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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름값 내릴 줄 알았는데”…UAE 탈퇴가 한국 원유시장 흔든 이유 [핫이슈]

    “기름값 내릴 줄 알았는데”…UAE 탈퇴가 한국 원유시장 흔든 이유 [핫이슈]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겉으로는 원유 소비국에 반가운 소식처럼 보인다. UAE가 생산량 제한에서 벗어나 원유를 더 많이 팔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원유시장에는 단순한 호재로 보기 어렵다. UAE의 증산은 유가를 누를 수 있다. 반대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산유국 균열은 시장을 더 크게 흔들 수 있다. 이제 문제는 원유의 양만이 아니다. 누가 얼마나 생산하느냐보다 그 원유가 어떤 길로 안전하게 나오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중동 전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UAE의 OPEC 탈퇴는 한국에 유가 하락 기대와 공급 불안을 동시에 던지고 있다. ◆ “원유 더 팔겠다”…UAE, OPEC과 결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UAE는 28일 OPEC과 OPEC+ 탈퇴를 선언했다. UAE 정부는 장기적인 시장 수요를 맞추기 위해 자체적으로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동안 UAE는 OPEC의 생산량 할당에 불만을 드러냈다. 막대한 투자를 통해 원유 생산 능력을 키웠지만 감산 체제 안에서는 마음대로 생산량을 늘리기 어려웠다. WSJ는 UAE의 생산 능력을 하루 480만 배럴 수준으로 봤다. 반면 OPEC 체제에서 허용한 생산량은 하루 340만 배럴 안팎이었다. UAE는 더 많이 생산할 능력도 있고 팔 이유도 있다. 에너지 전환이 빨라지는 상황에서 가능한 한 빨리 더 많은 원유를 시장에 내놓겠다는 계산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높은 유가를 원한다면 UAE는 판매량 확대를 원한다. 두 산유국의 이해관계가 갈라진 셈이다. NYT는 이번 결정을 UAE의 독자 노선으로 해석했다. 사우디가 이끄는 전통적 산유국 질서에 더는 묶이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다는 것이다. ◆ 한국엔 호재? 유가 하락 기대는 있다 원유 소비국인 한국 입장에서는 UAE의 증산 가능성이 일단 반가운 재료다. 공급이 늘면 국제 유가를 끌어내리는 압력이 생긴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국제 유가와 정제 마진, 환율 흐름을 따라 움직인다. UAE가 실제로 증산하고 다른 산유국까지 생산 경쟁에 뛰어들면 유가 하락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 OPEC이 유지해온 감산 공조가 흔들리면 산유국의 가격 통제력도 약해진다. 한국처럼 원유 대부분을 수입하는 나라에는 부담을 덜 수 있는 요인이다. 공급선 다변화 측면에서도 UAE는 매력적인 상대다. 한국은 사우디와 UAE, 쿠웨이트 등 중동산 원유에 크게 의존한다. 전쟁과 해협 봉쇄가 길어질수록 특정 지역과 항로에 기대는 구조는 위험해진다. UAE가 OPEC 밖에서 더 많은 원유를 안정적으로 팔 곳을 찾는다면 한국도 주요 구매 후보가 될 수 있다. 양국 관계가 비교적 우호적이라는 점도 긍정적 변수다. ◆ 그런데 왜 시장은 안심하지 못하나 낙관론만 보기 어려운 이유는 호르무즈 해협에 있다. 중동산 원유와 LNG의 핵심 통로인 이 해협이 막히거나 제한되면 증산은 곧바로 공급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 WSJ는 UAE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UAE는 자국 동부 푸자이라 항으로 이어지는 송유관을 통해 호르무즈를 일부 우회할 수 있다. 해협이 흔들려도 원유 일부를 육상 송유관으로 빼낼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우회로에도 한계가 있다. 송유관 용량과 항만 처리 능력, 선박 확보가 모두 맞아야 한다. 전쟁이 계속되면 항만 리스크와 선박 보험료도 커진다. UAE가 원유를 더 많이 생산해도 단기간에 수출량을 급격히 늘리기는 쉽지 않다. 한국에는 이 대목이 중요하다. 원유가 시장에 더 나온다는 기대보다 실제 물량이 안전하게 도착하느냐가 더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 사우디와 UAE 균열…OPEC 힘도 약해졌다 이번 탈퇴는 단순한 산유국 한 곳의 이탈이 아니다. UAE는 OPEC 안에서도 핵심 생산국이다. WSJ는 UAE의 이탈이 OPEC 생산 능력의 약 13%를 빼내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OPEC의 힘은 회원국들이 함께 감산하거나 증산을 조율할 때 나온다. 그런데 UAE처럼 생산 능력과 자본력을 갖춘 나라가 빠져나가면 시장 관리 능력은 약해진다. 다른 회원국도 사우디 주도 체제에 불만을 드러낼 수 있다. 중동 정세도 더 복잡해질 수 있다. UAE와 사우디는 한때 가까운 군사·외교 파트너였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지역 주도권과 경제 전략을 놓고 다른 길을 걸었다. 예멘과 수단 문제에서도 양국은 서로 다른 세력을 지원하며 균열을 드러냈다. 이란전은 이런 갈등을 더 키웠다. UAE는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반면 걸프 국가들의 공동 대응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불만이 UAE 내부에서 커졌다. UAE가 OPEC을 떠난 배경에는 생산량 문제뿐 아니라 중동 동맹 질서에 대한 실망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한국에는 유가 하락보다 변동성 확대가 더 문제 결국 한국에 중요한 것은 유가가 당장 내리느냐보다 변동성이 얼마나 커지느냐다. UAE 증산은 분명 유가 하락 요인이다. 하지만 호르무즈 봉쇄와 산유국 균열은 시장 불안을 키운다. 감산 공조가 흔들리면 가격은 내려갈 수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중동 정세를 불안하게 보면 유가는 일시적으로 급등할 수도 있다. 원유시장에서는 실제 공급량보다 공포 심리가 먼저 움직일 때가 많다. 한국은 원유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다. 국제 유가와 운임, 보험료, 환율이 한꺼번에 흔들리면 정유사 부담이 커진다. 이 부담은 시차를 두고 휘발유와 경유 가격, 항공유, 물류비로 번질 수 있다. UAE의 OPEC 탈퇴는 그래서 한국에 단순한 호재가 아니다. 더 많은 원유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는 있다. 그러나 중동 석유 질서가 깨지는 과정에서 한국 원유시장은 더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에 들어섰다. 기름값이 내릴 줄 알았다는 기대와 달리 시장은 불확실성을 먼저 본다. 호르무즈가 막힌 채 산유국까지 각자도생에 나서면 한국 원유길도 더 복잡해진다. UAE의 탈퇴가 한국 원유시장을 흔드는 이유다.
  • 아버지를 향한 소심한 반항 [으른들의 미술사]

    아버지를 향한 소심한 반항 [으른들의 미술사]

    ●엄한 아버지와 소심한 아들 폴 세잔(1839-1906)이 1866년에 그린 ‘예술가의 아버지’를 단순한 초상화라고 말하기 어렵다. 오히려 한 집안의 공기, 그중에서도 말로 꺼내지 못한 부자간의 감정들이 고스란히 눌려 있는 장면에 가깝다. 화면 속에는 성공한 은행가이자 가장이었던 루이 오귀스트 세잔이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좋은 집, 안정된 삶,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선택을 믿는 사람이었다. 루이가 아들에게 기대한 삶은 명확했다. 안정적인 직업, 특히 법률가로서 가업을 잇는 길이었다. 실제로 세잔은 아버지의 기대에 따라 법학을 공부했지만, 결국 예술가의 길을 선택했다. 이는 단순한 진로 변경이 아니라, 가족 내 가치관의 충돌을 의미하는 사건이었다. 경제적으로는 아버지에게 의존하면서도, 정신적으로는 독립하고자 했던 세잔의 상황은 더욱 복잡했다. 1861년 세잔은 파리로 올라가 본격적으로 화가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아버지는 처음에는 강하게 반대했지만 지원을 완전히 끊지는 않았다. 그러나 파리에서 예술가로 성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예술가로서 잘 풀리지 않았던 세잔은 1860-70년대 내내 아버지에게 의존해야 했다. 자신도 빨리 성공해서 아버지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었다. 세잔은 조급했다. 그러나 조급해할수록 일은 더 안 풀렸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는 더욱 서먹해져 갔다. 이러한 관계는 화면 속 인물의 배치와 태도에서도 드러난다. 아버지는 깊은 안락의자에 기대어 신문을 읽고 있으며, 안정과 권위를 상징하는 존재로 그려졌다. 그러나 그 자세는 완전히 편안해 보이기보다는 어딘가 미묘하게 어긋난 균형을 드러낸다. 이는 부자 관계의 심리적 거리를 보여준다. 사랑과 존중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 바로 그 애매한 거리감이 이 작품의 분위기를 말해준다. ●신문 속에 숨겨둔 메시지 특히 주목할 부분은 아버지가 읽고 있는 신문 ‘레베르망’이다. 이 신문은 당시 새로운 예술을 응원하던 매체였고, 진보적인 신문이었다. 그러니까 엄하고 보수적인 아버지가 읽었을 법한 신문은 아니었다. 세잔은 아버지의 손에 자신이 읽는 신문을 쥐여줌으로써, 직접 말하지 못한 자신의 입장을 슬쩍 전달한다. 사실 뒤를 보면 더 귀엽다. 벽에 걸린 작은 그림은 세잔의 작품이다. 세잔은 거대한 아버지 뒤에, 자기 그림을 조용히 걸어두었다. 크게 걸어두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숨기지도 않았다. 마치 세잔은 “아버지, 저는 굶어도 예술을 할 거에요”라고 단호히 말하고 있다. 그러나 세잔은 엄한 아버지 면전에서 이 말을 할 자신이 없었다. 이 말을 하면 불호령이 날 것이 뻔했다. 아버지와의 직접적인 충돌 대신, 소심한 세잔이 선택한 방법은 그림 속에 자신의 입장을 조용히 드러내는 것이었다. 아버지가 그 소리를 들었건 안 들었건 그건 알 바 아니었다. 세잔은 선언했으니까. ●말하지 못한 또 하나의 진실 세잔은 말로 설득하지 못한 것을 그림으로 남겼고, 직접 맞서기보다 화면 속에 조용히 드러냈다. 그런데 세잔이 숨겨야 할 사실이 하나 더 늘었다. 1869년 자신의 모델이었던 오르탕스 피케와 살림을 차리기 시작한 것이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몰래 연애하고 몰래 결혼해 버린 것이다. 둘 사이에 아이도 생겼다. 세잔은 결혼한 사실도, 아이가 생긴 사실도 10년간이나 말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보란 듯이 성공해서 아버지 앞에 나서고 싶었다. 이 작품은 아버지 앞에 다가가지 못했던,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지 못했던, 자신의 미래를 자신 있게 설명하지 못했던 19세기 한 취준생의 이야기였다. 세잔은 예술가로 성공하고 싶었다. 예술가로 성장한 후 아버지 앞에 떳떳하게 나서고 싶었다. 세잔은 끝내 아버지에게 크게 반항하지도, 또 완전히 순종하지도 못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이 초상화는 조금 쓸쓸하다. 그리고 조금 다정하기도 하다. 마주 앉아 있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두 사람 그리고 같은 공간에 있지만 각자의 세계에 있는 두 사람. 그러나 서로를 이해해 보려 했던 부자의 이야기다. 나와 내 아버지 사이는 어떤지 되돌아볼 일이다. 아무 말 없이 같은 신문을 들춰보는 것만으로도 그날은 충분히 괜찮은 하루가 될 것 같다.
  • “엉덩이 만졌냐” 따지더니 한 방…1년 전 술집 영상 왜 다시 떴나 [핫이슈]

    “엉덩이 만졌냐” 따지더니 한 방…1년 전 술집 영상 왜 다시 떴나 [핫이슈]

    성추행 의심은 어디까지 폭력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 국내에서 대형마트 폭행 사건을 둘러싼 댓글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던지는 과거 술집 영상이 다시 확산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27일(현지시간) 최소 1년 전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술집 보안카메라 영상을 소개하며 온라인에서 논쟁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상 속 장소는 비교적 한산한 술집이다. 한 부부가 당구를 준비하고 있다. 남편이 당구공을 정리하는 사이 테이블 반대편에 서 있던 아내 쪽으로 빨간색 상의와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남성이 다가간다. 남성은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린다. 곧이어 여성의 엉덩이 부위를 만지는 듯한 행동을 한다. 여성은 즉시 손짓으로 그를 밀어낸다. 이 장면을 본 남편은 곧바로 몸을 돌린다. 취객에게 달려간 그는 얼굴을 향해 강하게 주먹을 날린다. 맞은 남성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진다. 화면상 취객은 남편보다 체격이 작아 보인다. 아내는 남편이 달려드는 순간 두 사람 사이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남편은 이를 뿌리치듯 지나갔다. 이 과정에서 당구 큐대가 여성의 얼굴 쪽에 부딪힌 듯한 장면도 나온다. 잠시 뒤 술집 직원으로 보이는 남성이 남편에게 다가와 밖으로 나가라는 듯 손짓한다. 촬영 장소와 이후 사건 처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이 출동했는지, 남편이나 취객에게 혐의가 적용됐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영상 속 인물들의 신원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 마트에선 장애 노인, 술집에선 취객…쟁점은 같았다 이 영상이 눈길을 끈 건 국내에서도 비슷한 논쟁이 벌어진 직후였기 때문이다. JTBC ‘사건반장’은 27일 대형마트 폭행 사건을 다뤘다. 관련 내용은 다음 날 여러 매체 보도로 확산했다. 뇌병변 장애가 있는 70대 남성이 마트 통로에서 여성과 어깨를 스친 뒤 “남의 아내 엉덩이를 만졌느냐”는 항의를 받았고, 이후 폭행으로 이어졌다는 내용이었다. 댓글은 둘로 갈렸다. 다수는 “의심이 있으면 신고했어야 한다”, “고령의 장애인을 상대로 주먹을 휘두른 것은 과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일부는 CCTV 장면을 근거로 “접촉 경위부터 확인해야 한다”, “의심스러운 장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마트 사건과 해외 술집 영상은 상황이 다르다. 마트 사건에서는 접촉 정황을 두고 논쟁이 이어졌다. 고령의 장애인이 폭행 피해를 호소했다는 점도 컸다. 술집 영상에서는 취객이 여성의 신체를 만지는 듯한 행동을 했고, 남편은 이를 보고 바로 달려들었다. 다만 두 사건이 남긴 질문은 비슷하다. 불쾌한 신체 접촉이나 성추행 의심이 생겼을 때 곧장 폭력으로 대응해도 되는가 하는 문제다. ◆ “아내 지킨 것” vs “그건 폭행”…댓글도 갈렸다 해외 누리꾼들의 반응도 갈렸다. 일부는 남편의 행동을 “아내를 지킨 대응”으로 봤다. 낯선 남성이 여성의 신체를 함부로 만졌다면 물리적 제지도 이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이용자는 “다시는 여성을 함부로 만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그런 행동을 했으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썼다. “갑자기 여성의 엉덩이를 만지는 행동이 왜 주먹 맞을 일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았다. 취객이 술에 취해 있었고 체격도 남편보다 작아 보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얼굴을 향한 강한 주먹질은 지나쳤다는 비판이다. 일부는 “먼저 제지하고 사과하게 한 뒤 내보냈어야 한다”, “이런 식이면 감옥에 갈 수 있다”, “순간의 분노가 살인 사건으로 번질 수 있다”고 했다. 취객이 쓰러지며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을 가능성도 우려를 키웠다. “맞을 짓을 했다고 해도 저 정도 주먹이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 의심은 확인해야 하고 폭력은 통제돼야 한다 영상 속 취객의 행동은 부적절해 보인다. 여성은 거부 의사를 드러냈고, 남편도 그 장면을 봤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남편은 항의나 제지보다 먼저 얼굴을 가격했다. 옹호론자들은 “그 상황에서 누가 침착할 수 있겠느냐”고 말한다. 반대로 비판론자들은 “폭력은 마지막 수단이어야 한다”고 본다. 직원을 부르거나 경찰에 신고할 수도 있었다. 취객을 여성에게서 떼어놓는 정도로 끝낼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법적 판단에서도 쟁점은 여기서 갈린다. 타인의 신체 접촉을 막기 위한 제지는 상황에 따라 정당방위로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상대가 이미 물러났거나 즉각적인 위해가 끝난 뒤 강한 폭력을 행사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방어가 아니라 보복성 폭행으로 판단될 여지가 생긴다. 분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할 일은 아니다. 낯선 사람이 가족의 신체를 함부로 만졌다고 느낀 순간 누구라도 격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감정이 곧바로 주먹질의 면허가 되지는 않는다. 얼굴을 맞고 뒤로 넘어지는 사고는 생각보다 위험하다. 주먹보다 바닥 충격이 더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술에 취한 사람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다. 한순간의 가격이 성추행 대응을 넘어 중상해나 사망 사건으로 번질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 마트 사건이 그랬듯 해외 술집 영상도 같은 질문을 남겼다. 의심은 확인해야 하고 폭력은 통제돼야 한다. “가족을 지켰다”는 감정과 “그래도 때려서는 안 된다”는 원칙 사이에서 온라인의 논쟁은 쉽게 끝나지 않고 있다.
  • 농협·축협 조합장과 농민 500명 “정부 과도한 감독… 농협법 반대”

    전국 농협·축협 조합장과 농민 500여명이 28일 국회에서 ‘농협 자율성 수호 농민 공동선언식’을 열고 정부의 농협법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이번 개정안이 농업·농촌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추진되고 있다며 ▲정부의 과도한 감독 중단 ▲문제 조항 폐기 ▲자회사에 대한 지도·감독 권한 유지 ▲감사기구 신설안 철회 ▲중앙회장 선출 방식 변경 중단 등을 국회에 요구했다. 박경식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은 “농협의 자율성이 약해지면 결국 농업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며 “이번 개정은 개혁이 아니라 과도한 개입”이라고 말했다. 이어 “속도를 내기보다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멜라니아 곧 과부 될 것”… 美토크쇼 진행자 퇴출 위기

    “멜라니아 곧 과부 될 것”… 美토크쇼 진행자 퇴출 위기

    미국 코미디언 지미 키멀이 토크쇼에서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에게 “곧 과부가 될 것처럼 빛이 난다”고 했다가 또다시 방송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매주 평일 밤 ABC에서 토크쇼를 진행하는 키멀의 문제 발언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방송됐다. ‘과부’ 발언 방송 사흘 뒤 실제로 암살 시도가 벌어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격분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27일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 “키멀의 증오 발언은 우리나라를 갈라놓고 있다”며 “그가 매일 밤 미국의 가정에 분노를 퍼뜨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에 “이건 도를 넘어선 일로 키멀은 당장 디즈니와 ABC 방송에서 해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키멀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 처음 참석하는 것을 앞두고 자신이 행사 진행자가 된 것처럼 코미디를 하며 멜라니아 여사에게 과부 농담을 던졌다. 해고 요구에 키멀은 이날 방송에서 “과부 표현은 대통령 부부의 나이 차이에 대한 농담이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암살 선동 발언이 전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키멀은 지난해 9월에도 암살된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에 대해 부적절한 농담을 던졌다가 방송 출연이 금지된 적이 있다. ABC 방송은 무기한 방송 중단을 결정했지만 키멀이 폭력을 옹호하려던 것이 아니었다고 사과하면서 일주일 만에 토크쇼가 재개됐다. 당시 여러 할리우드 스타와 시청자단체들이 표현의 자유를 들어 해고를 반대했으며 이후 키멀은 에미상을 수상하며 트럼프 대통령 비판을 이어 나갔다.
  • 학생 줄어도 재정은 급증…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 ‘재점화’

    학생 줄어도 재정은 급증…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 ‘재점화’

    내국세의 20.79% 자동 배정 구조기획처, 연동 비율 단계 축소 검토고등교육 예산으로 전환 방안 거론 교육감 후보들, 일제히 우려 표명돌봄·복지·AI 교육 추가 재원 필요개편 두고 부처 간 이해관계 얽혀“李대통령이 구체적 방향 설정해야”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을 개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관련 논의에 불이 붙고 있다.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일제히 우려 입장을 표명하면서 오는 6월 3일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교육재정 문제가 선거 쟁점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기획예산처는 학령인구 감소를 들어 교육교부금 개편을 검토 중이다.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가 자동 배정돼 재정 규모가 계속 확대되는 구조다. 정부는 이 비율을 단계적으로 낮춰, 확보된 재원을 다른 사업에 쓰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교육감 후보들은 일제히 반대에 나섰다. 유아교육 완전 무상화(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 중학교 1학년생 100만원 지원(안민석 경기도 교육감 후보), 신입생 입학 준비금 30만원 지원(김성근 충북교육감 예비후보)등 교육감 후보들은 예산 확보가 더 필요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1991년 지방교육자치가 시행된 이후 지방교육재정 운용체계를 둘러싸고 교육자치를 일반자치에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2025년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가 교육교부금과 지방교부세를 통합하는 안을 검토하면서 논의가 재점화됐다. 오는 지방선거 이후 이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내국세 연동 방식의 교육교부금 산정 구조 조정이다. 초·중·고등학교 학생 수는 2015년 616만명에서 올해 483만명으로 21.6% 감소했지만, 교육교부금은 39조 4000억원에서 76조 4000억원(추경 포함)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국가재정운용계획지원단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60년 학령인구는 2020년에 비해 44.7% 감소하는 반면, 같은 기간 교육교부금은 3배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교육교부금 불용·이월액이 쌓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OECD 국가에 비해 초·중등교육에 대한 투자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공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 2025’에 따르면 한국의 학생 1인당 초등, 중등 공교육비는 각각 OECD 평균의 155.1%, 179.2%에 달한 반면, 고등교육 공교육비는 OECD 평균의 68.6%에 그쳤다. 이에 교육교부금을 고등교육 지원 예산으로 이양해야 한다는 주장도 대두된다. 이경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고등교육 예산이 현재보단 많이 확충되는 게 한국 교육 생태계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2023년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를 신설해 일부 교부금을 고등교육 재원으로 전환한 바 있다. 하지만 교육계에선 기계적 개편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교사 인건비, 학교 시설 유지·관리비 등 ‘경직성 비용’이 교육재정에서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해 감축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가장 크다. 학생 수가 줄었다고 해서 학교나 교원을 비례적으로 감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2만개가 넘는 과밀학급이 여전히 존재하고, 전체 학교 건물의 40%가 30년 이상 된 노후 건물이라는 통계도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성명에서 “지방교육재정의 약 56%가 인건비이며, 약 80%가 경직성 고정 경비”라면서 “저출생에도 불구하고 학급과 교원을 유지해야 하는 신규 택지개발 지역과 농어촌 소규모 학교가 공존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학령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교육 지원이 필요한 ‘고수요 학생’은 오히려 증가 추세다. 이주배경 학생, 특수교육대상 학생, 기초학력미달 학생 등의 비율이 늘고 있어 맞춤형 교육을 위한 추가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학교의 역할이 돌봄을 포함한 ‘사회안전망’으로 확장되고 있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초·중·고 방과후학교(늘봄학교)의 참여율은 2021년 28.9%, 2022년 36.2%, 2025년 36.7%로 상승세다. 학생의 마음건강 지원 강화, 학교폭력 대응 등 새로운 사회적 요구도 등장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교육, 고교학점제 도입 등 미래 교육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재정 투입 필요성도 무시할 수 없다. 향후 유보통합(유치원·어린이집 통합)이 본격화될 경우, 연평균 최소 1조 9200만원에서 최대 5조 7500만원에 이르는 추가 재원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때문에 일부 시·도교육청은 지방채를 발행하는 등 재정 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입장이다. 부처 간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를 풀어야 한다는 점도 남은 숙제다. 교부금을 산정·배분·심사·사후관리하는 주무부처는 교육부지만, 현재 개편 작업은 기획예산처가 주도하고 있다. 교부금이 예산처럼 집행돼서다. 교부금이 내국세 연동이라는 점은 재정경제부, 지방재정이라는 점은 행정안전부와 맞닿아 있다. 각 부처는 구체적 개편 방향을 놓고 ‘동상이몽’이다. 기획처는 교육교부금을 ‘고등교육’에, 행안부는 지역균형발전에 쓰길 희망한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개편 방향을 설정하고 힘을 실어줘야 부처 간 충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 “송언석, 선거 지휘해야”… 당권 수싸움 시작됐나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6·3 지방선거 전 조기 사퇴 방안에 소장파 모임 ‘대안과미래’가 28일 반대 입장을 냈다. ‘책임 정치’를 강조했으나 이면에는 지방선거 후 새 국면에서 선출되는 원내대표가 지도 체제를 구성해야 한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국민의힘은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기 전부터 선거 패배를 가정한 ‘포스트 장동혁’ 체제를 둘러싼 수싸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안과미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조찬 모임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책임 정치 차원에서 송 원내대표가 6·3선거 지휘를 할 필요가 있다”며 “그 전에 사퇴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송 원내대표는 다음달 6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출에 맞춰 조기 사퇴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SBS에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언제든지 내가 해야 되는 일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다”며 “현재 원내대표로서 해야 할 일은 이번 선거에 임하면서 당이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했다. 장동혁 대표도 관련 숙고를 이어 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기 원내대표 선거가 현실화하면 새 원내사령탑 후보로는 5선의 권영세, 4선의 김도읍, 3선 그룹에서는 정점식·성일종 의원이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와 거리를 둔 ‘지역별 독자 선거대책위원회’가 대세가 되면서 중앙당 선대위 구성에도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송 원내대표는 수도권 다선인 나경원·안철수 의원,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원내대표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기현 의원에게 선대위 합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 “미사일 대신 함포 쐈다”…美구축함, 이란 선박 엔진룸 겨냥한 이유 [밀리터리+]

    “미사일 대신 함포 쐈다”…美구축함, 이란 선박 엔진룸 겨냥한 이유 [밀리터리+]

    미사일과 드론이 현대 해전을 지배하는 시대에도 군함의 함포는 사라지지 않았다. 미 해군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이 이란 선박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127㎜ 함포로 엔진룸을 겨냥한 사실이 군사전문매체들 사이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수백만 달러짜리 미사일을 쓰는 대신 함포탄으로 선박의 추진력만 제거한 사례였기 때문이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에 따르면 미 해군 구축함 USS 스프루언스(DDG-111)는 지난 19일 북아라비아해에서 이란 국적 선박 M/V 투스카를 차단했다. 이 선박은 이란 반다르아바스항으로 향하던 중이었고 미군은 투스카가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를 위반하려 했다고 밝혔다. 당시 미군은 투스카에 여러 차례 경고를 보냈지만, 선박은 약 6시간 동안 지시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스프루언스함은 투스카 승조원들에게 엔진룸에서 대피하라고 통보한 뒤 함정에 장착된 Mk 45 127㎜ 함포로 엔진룸을 겨냥해 사격했다. 중부사령부는 이 사격으로 투스카의 추진력이 무력화됐고 이후 미 해병대 31해병원정대가 선박에 승선했다고 설명했다. ◆ 미사일 대신 127㎜ 함포…목표는 ‘격침’이 아니었다 이번 작전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미 해군이 미사일이 아니라 함포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스프루언스함은 이지스 전투체계를 갖춘 알레이버크급 유도미사일 구축함이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각종 함대공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지만, 이번 차단 작전에서는 함수에 장착된 Mk 45 127㎜ 함포가 선택됐다. 이 선택은 작전 목적과 맞닿아 있다. 미군의 목표는 투스카를 침몰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선박 전체를 파괴하면 승조원 피해와 해양 오염, 외교적 파장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엔진룸을 비워둔 뒤 추진 계통만 무력화하면 선박을 세운 채 승선 검색을 이어갈 수 있다. 미 군사전문매체 워존(TWZ)은 미 해군 함정이 다른 선박을 상대로 함포를 실전 발사한 것은 현대 해전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1988년 페르시아만에서 벌어진 ‘프레잉 맨티스’ 작전 이후 거의 40년 만에 나온 사례라는 점을 짚었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해상 검문이 아니라 실전적 함포 운용 사례로 거론되는 이유다. ◆ 아미 레코그니션 “정밀 함포 사격의 드문 실전 사례” 아미 레코그니션은 이번 작전을 현대 해상 차단 작전에서 함포의 가치가 다시 드러난 사례로 평가했다. 이 매체는 스프루언스함의 사격을 “고위험 해상 차단 작전에서 정밀 함포 사격이 실제 전투적으로 사용된 드문 사례”로 해석했다. 단순히 선박을 향해 무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 중요한 해상 요충지에서 통제된 힘을 적용하면서 확전 위험을 관리한 장면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아미 레코그니션은 비폭발성 탄 사용에 주목했다. 폭발탄으로 선박을 파괴한 것이 아니라 엔진룸에 운동에너지 충격을 가해 추진 계통을 멈춰 세웠다는 설명이다. 이 방식은 화재나 2차 폭발, 침몰 위험을 줄이면서도 선박의 항해 능력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한적 무력 사용의 사례로 평가된다. 이 매체는 Mk 45 127㎜ 함포를 단계적 대응의 핵심 수단으로 봤다. 경고와 정선 명령, 제한적 사격, 승선 검색으로 이어지는 해상 차단 작전에서 함포는 미사일보다 부담이 작고 통제 가능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함포는 ‘구식 무기’가 아니라 격침과 방치 사이의 중간 선택지를 제공하는 장비로 재평가됐다. ◆ ‘구식 무기’ 아니었다…드론·미사일 시대의 함포 재발견 함포는 한때 군함의 주무장이었다. 하지만 대함미사일과 함대공미사일, 장거리 순항미사일이 등장하면서 중심 무기 자리에서 밀려났다. 현대 구축함의 전투력은 수직발사관과 레이더, 미사일 방어 능력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함포는 여전히 군함에서 빠지지 않는다. 이유는 분명하다. 미사일보다 저렴하고 대응 속도가 빠르며 제한된 목표를 선택적으로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상 차단 작전에서는 상대 선박을 완전히 파괴하지 않고 멈춰 세워야 하는 상황이 많다. 이때 함포는 미사일보다 정치적·군사적 부담이 작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함포의 재평가는 대형 함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드론과 해상 무인정이 함정을 위협하는 시대가 되면서 각국 해군은 76㎜ 이하 속사포와 근접방어체계 개량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값비싼 미사일로 저가 드론을 요격하는 방식에는 비용과 수량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현대 함포의 가치는 ‘적 함정을 격침하는 주무장’에서 ‘위협 수준에 맞춰 단계적으로 대응하는 수단’으로 바뀌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해상 드론과 자폭 드론은 함정의 새로운 위협으로 떠올랐다. 러시아 흑해함대 함정들이 우크라이나 해상 드론 공격을 받고 손실을 입으면서 저가 무인체계가 대형 함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등 주요국은 76㎜ 함포와 35~40㎜급 속사포, 전방분산탄 등을 활용해 드론 방어 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함포 체계를 개량하고 있다. Mk 45 127㎜ 함포는 미 해군 구축함과 순양함에 널리 탑재된 대표적 함포다. 대수상전과 해안 표적 공격, 경고 사격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작전처럼 상선의 추진 계통을 겨냥하면 격침보다 낮은 수준의 무력 사용으로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 6시간 버틴 이란 선박…봉쇄 작전 긴장도 커졌다 이번 사건은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가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물리력 행사 단계로 들어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투스카는 미군의 정선 명령에 장시간 응하지 않은 끝에 함포 사격을 받았다. 이후 미 해병대가 선박에 승선했고 선박은 미군 통제하에 놓였다. 미국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과 오만만 일대에서 이란 관련 선박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봉쇄 조치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크게 줄었고 일부 이란 유조선이 회항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해상 교통이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투스카 차단 작전은 미국의 봉쇄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됐다. 다만 함포 사용은 그 자체로 긴장 수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 선박을 침몰시키지 않았더라도 군함이 상선을 향해 직접 사격했다는 사실은 이란과 미국 간 충돌 위험을 키울 수밖에 없다. 아미 레코그니션이 이번 작전을 ‘확전 통제’의 사례로 본 것도 이 때문이다. 강한 군사적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미사일 공격이나 격침으로 이어지는 더 높은 단계의 충돌은 피했다는 해석이다. ◆ 비싼 미사일보다 싼 함포탄…해상 차단의 현실적 선택 이번 작전은 현대 해군이 왜 여전히 함포를 포기하지 않는지 보여준다. 수백만 달러짜리 미사일은 고가치 군사 표적을 파괴하는 데 적합하다. 그러나 상선이나 유조선처럼 민간 승조원이 탑승한 선박을 멈춰 세우는 임무에는 지나치게 강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반면 함포는 경고 사격부터 제한 타격까지 단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함정 지휘관 입장에서는 상대가 명령에 불응할 때 곧바로 미사일을 쏘는 대신 함포로 압박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 이번처럼 엔진룸만 겨냥하면 선박을 침몰시키지 않고도 항해 능력을 빼앗을 수 있다. 결국 투스카 차단 작전은 ‘낡은 무기’로 여겨졌던 함포의 현실적 가치를 드러낸 장면이었다. 드론과 극초음속 미사일,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가 주목받는 시대에도 해상에서 선박을 멈춰 세우고 통제해야 하는 임무는 사라지지 않았다. 미 해군이 이란 선박을 상대로 미사일 대신 127㎜ 함포를 꺼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총격 울리자 배낭서 꺼냈다…美경호요원 손의 ‘초소형 기관단총’ [밀리터리+]

    총격 울리자 배낭서 꺼냈다…美경호요원 손의 ‘초소형 기관단총’ [밀리터리+]

    미국 워싱턴DC의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총격 시도 이후 현장에 있던 사복 경호요원의 손에 들린 작은 총기가 주목받고 있다. 정장 차림의 요원이 배낭에서 꺼낸 무기는 독일 헤클러앤드코흐(H&K)의 MP7로 알려졌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워존(TWZ)은 27일(현지시간) MP7을 든 사복 요원의 모습이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요원의 정확한 소속은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았지만 미 비밀경호국, 연방수사국(FBI), 연방의회경찰 등이 가능성으로 거론된다. 사건은 지난 25일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도중 벌어졌다. 행사장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JD 밴스 부통령,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 행정부와 의회 주요 인사가 참석해 있었다. 워존은 용의자가 만찬장으로 향하는 보안 구역 돌파를 시도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총격이 발생했고 법집행기관 요원들이 즉각 대응했다. 비밀경호국 요원 1명이 총탄에 맞았지만 방탄조끼와 휴대전화가 충격을 막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 배낭 속 MP7…정장 경호요원이 든 이유 온라인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한 사복 요원의 대응이었다. 그는 혼란 속에서 배낭을 열고 짧은 총기를 꺼내 들었다. 워존은 사진 분석 결과 해당 무기가 H&K MP7로 보인다고 전했다. MP7은 권총과 돌격소총 사이의 빈틈을 메우는 개인방어화기(PDW)다. 소형 기관단총처럼 보이지만 일반 9㎜ 기관단총과는 개발 방향이 다르다. 은밀하게 휴대할 수 있는 크기에 권총보다 강한 화력과 방탄복 대응 능력을 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핵심은 탄약이다. 기존 기관단총은 주로 9㎜ 권총탄을 사용한다. 휴대성과 연사 능력은 뛰어나지만 방탄복을 착용한 상대에게는 위력이 제한될 수 있다. MP7은 이 한계를 줄이기 위해 4.6×30㎜ 소구경 고속탄을 쓴다. 작은 탄을 빠른 속도로 쏴 반동을 낮추면서도 관통력을 확보하려 한 설계다. 크기도 경호 임무와 맞아떨어진다. MP7은 개머리판을 접으면 길이가 42㎝ 수준으로 줄어든다. 탄창과 부가 장비를 제외한 무게도 2㎏ 안팎이다. 정장 차림의 경호요원이 배낭이나 차량 안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 즉각 꺼내 쓰기 쉬운 크기다. 이번에 포착된 MP7에는 소형 조준경과 레이저·라이트 모듈 등 부가 장비도 장착된 것으로 보인다. 어두운 실내, 혼잡한 통로, 인파가 밀집한 행사장처럼 짧은 시간에 표적을 식별해야 하는 경호 환경을 고려한 구성으로 볼 수 있다. ◆ 권총도 소총도 아닌 ‘개인방어화기’ MP7이 주목받은 이유는 단순히 작기 때문만은 아니다. 개인방어화기는 후방 병력, 차량 승무원, 특수요원, 경호 인력처럼 대형 소총을 들기 어려운 인원이 가까운 거리에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고안된 무기 체계다. 대통령이나 고위 인사를 보호하는 사복 경호요원은 대형 소총을 노출한 채 움직이기 어렵다. 행사장 분위기를 해치고 일반 참석자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권총만으로는 장거리 위협이나 방탄복을 착용한 공격자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MP7은 이 두 조건 사이에서 타협점을 제공한다. 짧은 길이와 접이식 개머리판, 전방 손잡이, 대용량 탄창을 갖춘 MP7은 가까운 거리에서 빠르게 꺼내 쓰기 쉽다. 차량 경호, 실내 통로, 계단, 로비처럼 공간이 좁고 시야가 복잡한 장소에서도 다루기 수월하다. 이번 사진 속 요원이 계단 주변에서 이 무기를 들고 경계한 장면이 주목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MP7은 군 특수부대와 경찰 특수조직, 요인보호 부대에서 운용 사례가 있다. 미국에서는 연방의회경찰 요인보호부서가 2017년 공화당 의원들이 표적이 된 의회 야구 연습장 총격 사건 이후 이 장비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의회경찰은 MP7을 권총과 M4 계열 소총 사이를 메우는 무기라고 설명했다. 워존도 이번 장면을 두고 MP7이 권총과 돌격소총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장비로 쓰일 수 있다고 짚었다. 즉, 배낭에서 나온 작은 총은 단순한 ‘특이한 무기’가 아니라 최고위급 인사 경호에서 은밀성과 즉응성을 동시에 노린 선택지였던 셈이다. ◆ 1981년 레이건 피격 때 ‘우지’ 장면 소환 이번 장면은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 직후 포착된 사진도 떠올리게 했다. 당시 비밀경호국 요원은 대통령을 차량으로 대피시키는 동료들 옆에서 서류가방 속 우지 기관단총을 꺼내 주변을 경계했다. 당시 사진은 미국 대통령 경호 체계의 상징적 장면으로 남았다. 대통령을 차량으로 밀어 넣는 요원들 옆에서 다른 요원이 서류가방 속 은닉 무장을 꺼내 주변을 경계하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정장 차림 요원이 배낭에서 MP7을 꺼내는 모습이 비슷한 맥락에서 확산했다. 온라인에서는 40여 년 전 그 장면과 비교하는 반응도 나왔다. 다만 우지가 전통적인 기관단총에 가까웠다면 MP7은 더 작고 현대화된 개인방어화기라는 차이가 있다. ◆ MP7 든 요원은 누구…의회경찰 가능성 주목 요원의 정확한 소속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워존은 여러 가능성 가운데 연방의회경찰에 주목했다. 하원의장이 이번 만찬에 참석한 만큼 의회경찰 요인보호 요원이 현장에 배치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비밀경호국이나 FBI 등 다른 기관 요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대통령과 부통령, 하원의장 등 최고위급 인사가 한자리에 모인 행사였기 때문에 복수 기관이 경호와 현장 대응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 ◆ 경호 무장의 현실 보여준 한 장면 이번 총격 시도는 트럼프 대통령 경호 문제도 다시 부각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장에서 총격을 당해 부상한 바 있다. 당시 비밀경호국과 현장 법집행기관의 대응을 놓고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은 미국 정치권과 언론계 주요 인사가 모이는 행사다. 대통령과 부통령, 하원의장 등이 참석한 상황에서 무장 용의자가 보안선을 위협했다는 점에서 행사장 경호 절차와 무기 배치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 워존은 이번 대응이 대체로 계획대로 작동한 것으로 보이지만 총격 사건 이후 비밀경호국과 관련 기관의 전술·절차가 다시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결국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것은 단순한 이색 장면이 아니었다. 정장 차림 요원이 배낭에서 꺼내 든 MP7은 미국 최고위급 인사 경호가 어떤 방식으로 은밀한 무장을 운용하는지 보여준 장면이었다. 동시에 개인방어화기가 실제 경호 현장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드러냈다.
  • “미국, 이란에 굴욕당하는 중”…獨 메르츠 총리, 트럼프 작심 비판한 이유 [핫이슈]

    “미국, 이란에 굴욕당하는 중”…獨 메르츠 총리, 트럼프 작심 비판한 이유 [핫이슈]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이란 문제 해결에 대해 미국을 이례적으로 강경하게 비판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메르츠 총리가 미국 전체가 이란 지도부에 굴욕을 당하고 있으며 중동 전쟁이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메르츠 총리는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마르스베르크의 한 김나지움(중·고등학교)을 방문해 “이란은 협상에 매우 능숙한 것 같다. 오히려 협상하지 않는 데 매우 능숙한 것 같다”면서 “미국 관리들이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했다가 아무런 성과 없이 떠나도록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이란 지도부에 굴욕당하고 있다”특히 그는 “이란 지도부, 특히 혁명수비대라는 자들 때문에 온 국민(미국)이 굴욕을 당하고 있다”면서 “이 사태가 하루빨리 끝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메르츠 총리는 또한 “이 상황이 5~6주 동안 계속되고 점점 더 악화할 줄 알았더라면 더욱 강력하게 반대 의사를 표명했을 것”이라며 과거 미국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비교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호르무즈 해협에 부분적으로 기뢰가 매설된 것이 분명하며 통항 재개를 돕기 위해 기뢰 제거 함정을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과 이에 따라 독일이 큰 손실을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르츠 총리의 이례적인 미국 비판메르츠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그간 미국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왔던 것과 비교해보면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설득력 있는 협상 전략(출구전략)도 없이 이란과 전쟁을 벌였고 이에 따라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독일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여기에 미국이 이란 공격에 나서기 전 독일과 유럽 동맹국들에 미리 알리지 않은 점에 대한 불만도 내재해 있다. 특히 메르츠 총리는 취임 전후로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의 자립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온 바 있다.
  • “엉덩이 만졌냐” 따지더니 주먹질…장애 노인 폭행 영상에 댓글 폭발 [두 시선]

    “엉덩이 만졌냐” 따지더니 주먹질…장애 노인 폭행 영상에 댓글 폭발 [두 시선]

    대형마트에서 뇌병변 장애가 있는 70대 남성이 성추행 의심을 받다 폭행당했다. “남의 아내 엉덩이를 만졌느냐”는 항의가 주먹질로 번지자 온라인에서는 폭행 남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다만 일부 누리꾼은 공개된 폐쇄회로(CC)TV 장면을 두고 “접촉 경위부터 따져야 한다”며 다른 시각을 보였다. 2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4일 한 대형마트에서 발생했다. 뇌경색 후유증과 당뇨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70대 남성 A씨는 집 근처 마트를 찾았다가 일면식 없는 남성에게 폭행당했다. A씨는 평소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집 근처 마트를 한 바퀴 도는 것을 운동 삼아왔다. 사건 당일에도 식사를 겸해 마트를 찾았다가 통로에서 한 여성과 스쳤고 이후 여성의 남편으로 보이는 남성과 시비가 붙었다. 가족 측에 따르면 이 남성은 A씨에게 “왜 남의 아내 엉덩이를 만지냐”는 취지로 따졌다. A씨가 부인하자 남성은 그를 밀쳤고 곧바로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공개된 CCTV에는 A씨가 여성과 어깨를 스치듯 지나가는 장면이 담겼다. 이후 남성이 뒤돌아 A씨에게 항의했고 위협적인 행동은 폭행으로 이어졌다. 다만 보도 내용상 영상에서 A씨가 여성의 신체를 고의로 만지는 정황은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A씨는 안와골절 등 전치 8주 진단을 받았다. 그는 “몸 반쪽을 쓰지도 못하는 사람이 여자 엉덩이를 만질 여력이 어디 있느냐”며 “주먹으로 눈을 많이 맞아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그는 당뇨 합병증 등 기저 질환도 앓고 있다. 가족은 A씨의 신장 기능이 크게 떨어져 약물 치료에도 제한이 있고, 의료진으로부터 실명 가능성까지 들었다고 주장했다. ◆ “의심되면 신고했어야”…폭행 비판 쏟아졌다 사건이 알려지자 댓글의 다수는 폭행 남성을 향했다. “의심이 있으면 경찰에 신고했어야 한다”, “앞뒤 정황도 확인하지 않고 주먹부터 휘두르는 게 말이 되느냐”, “법보다 가까운 주먹을 썼으니 법으로 처벌받아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A씨가 고령에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다는 점도 분노를 키웠다. 일부 누리꾼은 “걸음이 불편한 노인이 다가오면 오히려 비켜주는 게 상식 아니냐”, “덩치 큰 남성이었다면 그렇게 때렸겠느냐”, “약자에게 분풀이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쌍방폭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았다. 누리꾼들은 “힘 차이가 이렇게 큰데 어떻게 쌍방이냐”, “멱살을 잡힌 사람이 뿌리치는 행동과 얼굴을 여러 차례 때리는 행동은 다르다”, “의심과 폭행은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마트 측 대응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왔다. A씨 딸은 방송에서 마트 직원들이 상황을 보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직원은 가족끼리 장난치고 싸우는 줄 알았다고 했지만, CCTV를 보니 처음부터 폭행을 지켜보고 있었다”며 “아버지가 직접 112에 신고하기 전까지 아무런 도움도 없었다”고 말했다. ◆ “영상상 의심스럽다”…접촉 경위 보자는 반론도 반면 일부 누리꾼은 CCTV 장면을 근거로 접촉 경위를 더 따져봐야 한다고 봤다. “오른쪽에 공간이 있는데 왜 여성 쪽으로 붙어 지나갔느냐”, “영상만 보면 의심스러운 장면이 있다”, “장애나 나이가 있다고 해서 접촉 의혹 자체를 배제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다. 일부는 A씨가 폭행 직전 손을 올리는 듯한 장면도 지적했다. “손을 못 쓴다더니 상대방 손을 뿌리치는 모습이 보인다”, “먼저 위협적인 동작을 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댓글도 달렸다. 다만 이런 의견을 낸 누리꾼들도 대체로 “그렇다고 폭행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접촉이 의심됐다면 경찰을 부르거나 마트 측에 CCTV 확인을 요청했어야지, 곧바로 주먹을 휘두른 것은 과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두 갈래다. 실제 성추행 또는 고의 접촉이 있었는지, 그리고 의심할 만한 상황이 있었다고 해도 고령의 장애인을 상대로 한 폭행을 정당방위나 쌍방폭행으로 볼 수 있는지다. ◆ 성추행 의심도, 폭행도 수사 대상이다 상대 남성은 경찰에 A씨가 먼저 때려 방어 차원에서 밀었고, 잡힌 팔을 뿌리쳤을 뿐이라는 취지로 쌍방폭행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 조사 뒤 남성을 귀가 조치했고 현재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공개된 영상과 양측 진술을 함께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지훈 변호사는 JTBC 방송에서 “쌍방폭행도 비슷한 사람끼리 할 때나 가능한 것 아니냐”며 “힘의 차이가 현저한 상황에서 이를 쌍방으로 볼 수 있을지, 또 실제 강제추행이 있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마트 측 책임도 향후 쟁점이 될 수 있다. 박 변호사는 마트에 형사 책임을 묻기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폭행 상황을 방치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가 확인될 경우 민사상 책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성추행 의심과 폭행 문제가 맞물리며 온라인 논쟁으로 번졌다. 하지만 의심이 곧 처벌이 될 수는 없고, 항의가 곧 폭행으로 이어져서도 안 된다. 반대로 장애나 고령만을 이유로 접촉 의혹 자체를 성급히 덮어서도 곤란하다. 경찰은 CCTV 원본, 목격자 진술, 여성 측 진술, A씨의 장애 정도와 동선, 폭행 당시 양측 행동을 종합해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 여론은 이미 갈라졌지만, 결론은 감정이 아니라 증거와 법적 판단 위에서 내려져야 한다.
  • 전통문화 계승 vs 동물학대 반대… 소싸움 딜레마에 빠진 지자체들

    전통문화 계승 vs 동물학대 반대… 소싸움 딜레마에 빠진 지자체들

    전통문화와 동물복지 가치가 충돌하는 소싸움(소힘겨루기) 대회를 둘러싼 논란이 일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정책 판단의 기로에 서 있다. 27일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이달 16~20일 창원시에 거주하는 만 18~6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6%(반대하는 편이다 37%·매우 반대한다 39%)는 시 예산을 투입한 소싸움 개최에 거부감을 보였다. 창원시는 1999년부터 전국민속 소힘겨루기 대회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29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마금산온천지구에서 대회를 열 예정이다. 매년 임시 경기장을 설치해 치르는 대회에는 시 예산 1억 7600만원을 투입한다. 설문 결과에서 ‘시 예산을 들인 소싸움 대회를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9%였다. 또 응답자의 71%는 소싸움 관련 예산을 복지·문화 등 다른 분야에 사용하는 데 찬성했고, 69%는 소싸움을 동물 학대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자유연대는 “시는 소싸움 폐지와 예산 전환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국회에서 ‘전통 소싸움 폐지 법률안’이 발의되는 등 찬반 논쟁이 본격화하자 지자체들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대회 폐지를 요구하는 여론 반대쪽에서는 전통문화 계승 필요성과 함께 싸움소 사육 환경이 식용소보다 낫다는 주장이 나온다. 여기에 대회 개최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자체별 대응은 엇갈린다. 경북 청도군은 2024년 취소했던 소싸움대회를 지난해 재개했고, 경남 함안군은 2022년 18회를 끝으로 대회를 중단했다. 올해 역시 일부 지자체는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반면 일부 지역은 예정대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5일간 열리는 대회에 평균 2만명이 방문해 체류형 소비로 이어지는 등 지역경제 효과가 있다”면서도 “동물복지 논란을 고려해 올해 대한민속소힘겨루기협회가 소뿔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경기 시간을 최대 40분으로 제한하는 등 관련 기준을 보완해 대회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이란, 美에 “단계적으로 풀자”… 트럼프 “전화 협상”

    이란, 美에 “단계적으로 풀자”… 트럼프 “전화 협상”

    ‘호르무즈 해협 개방 뒤 종전’ 제시이후 핵 논의 구상… 美 수용 의문트럼프 “원하면 전화하라” 압박 미국과 이란의 2차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핵 문제 등 주요 현안을 단계적으로 해결하는 ‘단계적 협상안’을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이견이 첨예한 난제는 뒤로 미루고 당장 실행 가능한 사안부터 풀어나가자는 취지지만, 미국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26일(현지시간)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미 행정부 관계자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중재국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해제를 우선 해결하자는 내용의 제안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정상화한 뒤 장기 휴전 혹은 영구 종전 합의를 맺고 그다음에 핵 협상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은 이란이 최소 10년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기존 농축 우라늄은 국외로 반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란 강경파들은 핵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것을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파키스탄과 이집트, 튀르키예, 카타르 등 중재국들에 “농축 우라늄 관련 미국의 요구 사항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두고 이란 지도부 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레바논 매체 알마야딘 역시 이란 당국자들이 중재국을 통해 미국 측에 ‘3단계 협상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1단계 조건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레바논에 대한 공격 중단이며, 이란은 1단계 합의가 이뤄지면 2단계(호르무즈 해협 개방), 3단계(핵 프로그램 협상)로 넘어갈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이란의 이 같은 제안에 미국이 화답할지는 불확실하다. 미국의 해상 봉쇄는 이란을 압박할 핵심 카드인데, 이를 먼저 해제할 경우 향후 핵 협상에서 주도권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계적 접근법을 수용할 경우 ‘이란의 핵 제거’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전쟁 명분도 힘을 잃게 된다. 한편 협상 관련 우위를 점하기 위한 양국의 기 싸움도 계속되고 있다. 앞서 미국 협상 대표단의 파키스탄행을 취소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협상을 “전화로 진행하겠다. 그러니 그들이 원하면 우리에게 전화하면 된다”고 말했다. ‘협상에 매달리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통해 이란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참모들과 향후 대응을 논의한다.
  • 우원식 “국힘 ‘개헌 반대’ 당론 풀어야… 무산 시 모든 책임”

    우원식 “국힘 ‘개헌 반대’ 당론 풀어야… 무산 시 모든 책임”

    우원식 국회의장은 27일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연계를 당론으로 반대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개헌안 투표 참여를 재차 촉구했다. 개헌안 투표가 열흘 앞으로 다가오자 의장이 직접 설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9년 만에 찾아온 개헌 기회를 무산시켜 국민의힘이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가”라며 “당론으로 막아 개헌이 무산된다면 모든 책임은 국민의힘이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이어 “‘개헌은 찬성하지만 지방선거와 함께하는 것은 안 된다’ 그러면 언제 하자는 것이냐”며 “공직선거와 동시에 해야 개헌 국민투표 투표율이 안정적일 것이라는 이유를 뻔히 알면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우 의장은 또 “‘공론 과정이 더 필요하다’, ‘선거에 맞춰서 하면 개헌 블랙홀이 된다’는 주장도 명분이 없기는 마찬가지”라면서 “개헌 내용에 찬반 논란이 없는데 블랙홀은 대체 어디서 생긴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현직 대통령의 임기를 들고 나오는 것도 정직하지 못하다”면서 “대통령께서도 이미 답을 했다. 왜 이렇게 끝까지 당론으로 막고 있을까 하는 의문에 혹자는 이 개헌을 가장 싫어할 세력이 ‘윤어게인’이 아닌가 반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기 양심과 소신에 따라 본회의장에서 개헌안에 투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의원 187명은 헌법 전문에 ‘부마 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의 민주 이념을 계승한다’는 내용을 추가하고, 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를 강화하는 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다음달 7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개헌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으면 ‘투표 불성립’으로 개헌안 처리가 무산된다. 이 경우, 본회의를 추가로 열 수도 있다. 개헌안 처리 시한은 다음달 10일이다.
  • [단독] “맛집 가자” 그놈 메시지… 소녀를 그날에 가두었다[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단독] “맛집 가자” 그놈 메시지… 소녀를 그날에 가두었다[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여섯 소녀들의 기억 150㎝ 조금 넘는 키, 인터뷰 내내 만지작거리던 키링, 앳된 얼굴. 여느 학생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 뒤로 자해 흔적이 유독 많았다. 자해 흉터 위에 타투(문신)가 덧대어져 있었다. 상처를 가리려고 새긴 갑옷이었다. 서울신문이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마주한 청소년 6명은 모두 온라인에서 만난 성인 남성에게 성착취를 당했다.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첫 피해 시기는 달랐지만, 그 뒤로 일상이 무너진 점은 같았다. #산부인과 A(17)양은 3년 전 그날 오후를 잊지 못한다. 산부인과 로비. 배가 불룩한 산모들 사이에서 교복 차림으로 혼자 앉아 있었다. 그날 이후 A양은 수차례 삶의 끈을 놓으려 했다. “우리 엄마, 아빠가 너무 불쌍해 보였어요. 저 자신도 불쌍했고. (성착취 피해 사실이) 학교에 소문나서 학폭도 당했거든요. 유서도 몇 번 지웠다 썼어요.” “그때 죽지 않은 게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담담하게 말하던 A양은 부모 이야기가 나오자 눈시울을 붉혔다.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건데… 잘 버티고 살아 냈구나 싶기도 해요.” A양은 아직도 가해자가 나타나는 악몽을 꾼다고 한다. 6명 모두 악몽은 스마트폰에서 시작됐다고 했다. #스마트폰 B(17)양은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X(옛 트위터)를 보고 있었다. 무료하던 차에 자신의 계정에 “심심하다”라고 딱 한 줄을 올렸다. 곧바로 쪽지가 왔다. 동네에서 40분 떨어진 곳으로 맛있는 걸 먹으러 가자는 내용이었다. 상대는 30대 남성이었다. 연락은 계속됐다. “제가 심심할 때마다 옆에 있어 줬으니까 처음에는 좋았어요. 그렇게 연락을 하다가 그냥 밥 먹는 줄 알고 만나러 나갔어요.” 지난해 겨울, 학교가 끝나고 그를 만난 순간을 B양은 또렷하게 기억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서 맛집을 찾아본 B양은 리스트까지 공유했다. 식당으로 가던 차는 너무 멀다는 핑계로 사람 없는 골목으로 향했다. 질문은 형식일 뿐이었다. 그는 멋대로 행위를 벌이고 5만원을 쥐여 줬다.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만난 상대라고 해서 특별히 경계하지 않았다. 스마트폰 하나로 수업을 듣고, 정보를 얻고, 여가를 때운다. 소통도 온라인이 기본이다. C(16)양은 “중학교 여름방학 때 프로아나(극단적 거식증)가 유행처럼 퍼졌는데, 다이어트를 하던 차에 관련 오픈채팅방에 들어갔다가 거기서 알게 된 아이들끼리 직접 만나 놀았다”고 했다. “요즘 애들은 일상계(일상 공유용 계정)도 많이 파고, 취미가 맞으면 오프라인 모임도 자주 가진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악몽의 시작SNS에 무심코 올린 “심심하다”30대男 “맛있는 거 사 줄게” 유인일상적인 대화 중 영상통화 요구신체 사이즈 묻고 실제 만남 유도 #친절한 아저씨 D(13)양도 중학생이 되자 익명 채팅앱을 설치했다. “학교에서 친구 사귀기가 힘들어서 외롭기도 해서 깔았어요. 한 번 접속할 때마다 기본 20개에서 많게는 40개까지 주르륵 메시지가 와요. 소개 글에 있는 제 나이만 보고 ‘진짜냐, 친구하자’면서 만나자고 연락해 온 사람도 많았고요.” 프로필에 13세라고 적어 둔 D양에게 한 남성은 영상통화를 요구했다. 처음엔 학교는 재미있었는지, 취미는 무엇인지 같은 일상 대화뿐이었다. 남성은 얼마 안 가 돌변했다. D양은 “얼굴은 보여 줄 필요 없으니 10분 정도만 영상통화를 하자고 했다”며 “키나 몸무게, 가슴 사이즈를 물어보는 사람도 많았다”고 전했다. E(14)양은 가해자를 ‘그분’이라 불렀다. 어린 나이에 성착취를 당한 E양은 인터뷰 내내 반말을 섞지 않았다. ‘친절한 아저씨’라는 인식이 남아 있었다. 반복된 가해에도 아이에게 ‘어른’의 벽은 높았다. “저에게 부드럽게 얘기했고, 밥도 사 주겠다고 늘 말했고, 걱정도 엄청 많이 해 줬어요. 그냥 엄청 착해서 경계심이 풀렸어요. 차로 태우러 와서 만나러 나가 보니 외진 곳으로 가더라고요. 성관계를 하자고 했고, 담배를 권유해서 피웠어요. 그분이 관계가 끝나고 저한테 말했어요. ‘내가 말하기엔 좀 그렇긴 하지만, 이렇게 어른 만나면 안 된다’고요.” E양은 아직도 가족에게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입막음 가해자들은 유무형의 대가로 입을 막았다. 5만~30만원의 현금, 담배, 술, 저녁 식사, 드라이브. 요구는 두 가지였다. ‘내가 하라는 대로 할 것’, ‘아무에게도 우리 사이를 말하지 말 것’. “만나기 전부터나 만난 뒤에도 ‘그냥 다 비밀로 하고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자’고 여러 번 강조했어요.”(D양) 평소 ‘좋다, 싫다’를 분명히 말할 수 있다는 F(16)양도 가해자 앞에서는 달랐다. “아저씨와의 관계에선 늘 스스로 ‘을’처럼 느껴졌어요. 그 아저씨(가해자)한테는 싫어도 그 말은 못 하고 어떻게든 돌려서 얘기했어요. 생리가 터져서 관계하기 싫다고 했는데도 다른 플레이를 하자는 둥 자기 욕구 푸는 데 급급했어요.” 착취는 성관계에 그치지 않았다. A양은 고민을 나누며 가까워진 40대 남성에게 불법 촬영 피해를 입었다. 처음엔 허락을 구하며 찍었고, 이후에는 몰래 촬영했다. 가해자는 편집한 영상을 SNS에 올렸다. A양이 따져 묻자 돌아온 것은 사과 한마디였다. “얼굴이 안 나오는 영상이면 유포돼도 나인지 모를 거라고 그냥 넘겼던 것 같아요. 또 나중에 제 허락 없이 영상을 찍고 올렸을 때 ‘지웠다, 미안하다’고만 하고 넘겼는데, 진짜 지웠는지는 모르겠어요.” #박제 E양은 자신의 일상 사진을 음란하게 합성당한 채 협박을 받았다. 가슴 사진을 보내지 않으면 합성물을 SNS에 퍼뜨려 ‘더러운 사람’으로 소문내겠다는 것이었다. B양도 온라인으로 가해자의 신체 사진을 여러 차례 받았고 성희롱도 잇따랐다. 여기에 적은 것은 피해의 일부다. 나머지는 옮기지 않는다. 가해자는 사라지고, 피해자는 박제됐다. SNS와 메신저 앱의 익명성을 이용해 가해자들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 대화창을 지우고 계정을 차단하거나 없애 버렸다. 부모에게 알려질까 봐 피해자는 신고조차 못 했다. 반대로 피해자의 신상은 박제됐다. 지인 초대로만 들어갈 수 있는 ‘사적 대화방’에 E양의 사진과 신상, 친한 사람들의 정보가 꾸준히 올라왔다. 친구에게 이를 전해 들은 E양은 초대 링크를 받아 직접 들어가 봤다. 참여자는 1만명이 넘었다. #아기 사진 “차가 멈춰 선 곳은 인적 없는 골목이었어요. 평범한 모습의 아저씨였고, 룸미러에는 갓난아기 사진이 걸려 있었어요.”(B양) 아이들이 만난 가해자는 모두 성인이었다. 뒷좌석에 아기 카시트가 있는 차도 있었다. 학교·학원 교사라거나 경찰이라며 아이들을 안심시킨 경우도 여럿이었다. 성착취를 마치고 학원 일정을 조율하는 전화를 거는가 하면, 여자친구에게 “어디로 가면 돼”라고 묻는 이도 있었다. SNS… 가해자 없고 피해자만 ‘박제’고민 나누면서 가까워진 그놈들일상 사진 편집해 올려 협박까지가해 계정 삭제… 사진만 떠돌아 성착취 영상 찍어서 유포하기도2020년 개정된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은 대가성이나 자발성과 관계없이 성인과의 성적 관계에서 청소년을 무조건 피해자로 규정한다. 그런데도 피해 이후 아이들에게는 “왜 그랬니” “왜 만났니” 같은 질문이 쏟아진다. 피해자들은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았다. “그냥 제가 잘못한 것 같았어요. 그때 그 아저씨와 대화하지 말고 만나지도 말 걸. 지금은 30~40대 남성이 길에 다니면 피해 다니게 돼요. 그냥 조금 그렇게 돼요.”(F양) A양은 여전히 그날 오후의 산부인과 로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누구도 가해자의 범죄에 대해서는 ‘왜’를 묻지 않았다. ■편집자주-피해를 경험한 아이들을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이들은 각 지역의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와 청소년 쉼터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상담사를 통해 취재 의사를 전하고, 아이들이 인터뷰에 응하기까지 기다렸다. 길게는 4개월을 설득한 끝에 진행한 인터뷰는 센터 상담실에서 이뤄졌다. 피해자들의 트라우마 등을 감안해 담당 상담사가 인터뷰 자리에 배석했다. 인터뷰는 2~3시간 정도 진행됐으며, 기사에는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게 모두 익명으로 표기했다. 나이는 피해 당시 기준이다. 글로 옮기기 어려운 잔혹한 행위는 제외했고, 자해나 성적 행위 묘사는 언론 보도 준칙에 따라 수위를 조정했다.
  • [단독] 다정함이 덫이었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단독] 다정함이 덫이었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마수처럼 뻗친 온라인 그루밍‘착취’ 아닌 ‘관계’로 세뇌시키고말 잘 들어주는 어른들의 가면벼랑끝 아이들은 자신을 탓했다 287명. 2025년 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온라인 그루밍을 통해 성착취를 당한 아동·청소년의 수다. 1심 법원이 선고한 사건 가운데 공개된 것만 추린 숫자다.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가해자의 통제 아래 신고조차 하지 못한 사례까지 더하면 실제 규모는 훨씬 크다. N번방과 딥페이크로 대표되던 온라인 성착취는 진화하고 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착취물 제작·배포는 2023년 1674건에서 2025년 2515건으로 늘었다. 성착취 목적 대화는 같은 기간 73건에서 273건으로 네 배 가까이 늘었다. 건수만이 아니다. 아이들을 교묘하게 꾀어내는 ‘온라인 그루밍’이 가해자들의 새 수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관대한 사법과 사회의 무관심이 이를 키웠다. 서울신문은 지난 4개월간 법원 판결문을 열람·분석하고, 전국 17개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와 위기청소년 쉼터를 거쳐 피해자를 만났다. 교정시설 접견과 공개 재판으로 가해자 진술도 확인했다. 피해자들은 자신을 탓했다. “대답한 내 잘못”, “사진을 보내지 말았어야 했다”고 했다. 가해자들은 “사랑해서 그랬다”, “합의된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같은 사건을 놓고 책임의 방향은 정반대였다. 법원의 판단만이 그사이 어딘가에 놓여 있었다. 그루밍은 특정 공간에 머물지 않았다. ‘랜덤톡’, ‘앙톡’ 같은 익명 채팅앱은 10대 성착취의 주요 통로로 굳었다. 인스타그램·엑스(X)·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 청소년이 일상적으로 쓰는 소셜미디어(SNS) 전반에서도 같은 방식의 접근이 나타나고 있었다. 접근 방식은 일정했다. “힘들지?” “내가 도와줄게.” 그리고 대가가 뒤따랐다. 피해자 다수는 가출 경험도, 특별한 위기 징후도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이 범죄를 ‘착취’가 아닌 ‘관계’로 받아들이는 아이들이 많다. 그래서 신고하지 못했고, 더 깊이 끌려 들어갔다. “내가 잘못해서 생긴 일 같아요.” 그것이 이 범죄의 작동 방식이다. 지금도 어른이 “상담해 줄게”라는 말을 보내고 있다. 또 다른 아이가 그 메시지를 읽고 있다.
  • [단독]룸미러에 걸린 갓난아기 사진…6명이 만난 어른들 [소녀에게]

    [단독]룸미러에 걸린 갓난아기 사진…6명이 만난 어른들 [소녀에게]

    287명.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온라인 그루밍을 통해 성착취를 당한 아동·청소년의 수다. 교묘하게 꾀어내는 방식의 ‘그루밍’은 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들을 노린다. 서울신문은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성착취 실태를 담은 를 총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온라인 성착취 피해 청소년 6인 인터뷰무심코 쓴 “심심하다” 한줄이 악몽으로가해자 모두 성인…“룸미러엔 아기 사진”범행 후 가해자는 ‘증발’ 피해자는 ‘박제’150㎝ 조금 넘는 키. 인터뷰 내내 만지작거리던 키링. 앳된 얼굴. 여느 학생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 뒤로 자해 흔적이 유독 많았다. 자해 흉터 위에 타투(문신)가 덧대어져 있었다. 상처를 가리려고 새긴 갑옷이었다. 서울신문이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마주한 청소년 6명은 모두 온라인에서 만난 성인 남성에게 성착취를 당했다.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첫 피해 시기는 달랐지만, 그 뒤로 일상이 무너진 점은 같았다. ■산부인과 A(17)양은 3년 전 그날 오후를 잊지 못한다. 산부인과 로비. 배가 불룩한 산모들 사이에서 교복 차림으로 혼자 앉아 있었다. 설레고 행복한 얼굴들 속에 홀로 다른 이유로 앉아 있던 그날 이후, A양은 여러 차례 삶의 끈을 놓으려 했다. “우리 엄마, 아빠가 너무 불쌍해 보였어요. 저 자신도 불쌍했고. (성착취 피해 사실이) 학교에 소문나서 학폭도 당했거든요. 유서도 몇 번 지웠다 썼어요.” “그때 죽지 않은 게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담담하게 말하던 A양은 부모 이야기가 나오자 눈시울을 붉혔다. A양에게 병원을 나선 뒤의 시간은 피해자의 시간이자 ‘죄인’의 시간이었다.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건데… 잘 버티고 살아냈구나 싶기도 해요.” 인터뷰를 마친 A양은 아직도 가해자가 눈앞에 나타나는 악몽을 꾼다고 했다. 아이들은 어쩌다 온라인에서 낯선 이들을 만나, 심하게는 강간에 이르는 피해를 당하게 됐을까. 6명 모두 악몽은 스마트폰에서 시작됐다고 했다. ■스마트폰 B(17)양은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X(옛 트위터)를 보고 있었다. 무료하던 차에 자신의 계정에 “심심하다”라고 딱 한 줄을 올렸다. 곧바로 쪽지가 왔다. 동네에서 40분 떨어진 곳으로 맛있는 걸 먹으러 가자는 내용이었다. 상대는 30대 남성이었다. 연락은 계속됐다. “제가 심심할 때마다 옆에 있어 줬으니까 처음에는 좋았어요. 그렇게 연락을 하다가 그냥 밥 먹는 줄 알고 만나러 나갔어요.” 지난해 겨울, 학교가 끝나고 그를 만난 순간을 B양은 또렷하게 기억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서 맛집을 찾아본 B양은 리스트까지 공유했다. 식당으로 가던 차는 너무 멀다는 핑계로 사람 없는 골목으로 향했다. 질문은 형식뿐이었다. 그는 멋대로 행위를 벌이고, 5만원을 쥐여줬다.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만난 상대라고 해서 특별히 경계하지 않았다. 스마트폰 하나로 수업을 듣고, 정보를 얻고, 여가를 때운다. 소통도 온라인이 기본이다. C(16)양은 “중학교 여름방학 때 프로아나(극단적 거식증)가 유행처럼 퍼졌는데, 다이어트를 하던 차에 관련 오픈채팅방에 들어갔다가 거기서 알게 된 아이들끼리 직접 만나 놀았다”고 했다. “요즘 애들은 일상계(일상 공유용 계정)도 많이 파고, 좋아하는 아이돌이 같거나 취미가 맞으면 오프라인 모임도 자주 가진다”고 덧붙였다. ■친절한 아저씨 D(13)양도 중학생이 되자 익명 채팅앱을 설치했다. “학교에서 친구 사귀기가 힘들어서 외롭기도 해서 깔았어요. 한 번 접속할 때마다 기본 20개에서 많게는 40개까지 주르륵 메시지가 와요. 소개 글에 있는 제 나이만 보고 ‘진짜냐, 친구하자’면서 만나자고 연락해 온 사람도 많았고요.” 프로필에 13살이라고 적어둔 D양에게 한 남성은 영상통화를 요구했다. 처음엔 학교는 재미있었는지, 취미는 무엇인지 같은 일상 대화뿐이었다. 남성은 얼마 안 가 돌변했다. D양은 “얼굴은 보여줄 필요 없으니 10분 정도만 영상통화를 하자고 했다”며 “키나 몸무게, 가슴 사이즈를 물어보는 사람도 많았다”고 전했다. E(14)양은 가해자를 ‘그분’이라 불렀다. 어린 나이에 성착취를 당한 E양은 인터뷰 내내 반말을 섞지 않았다. ‘친절한 아저씨’라는 인식이 남아 있었다. 반복된 가해에도 아이에게 ‘어른’의 벽은 높았다. “저에게 부드럽게 얘기했고, 밥도 사 주겠다고 늘 말했고, 걱정도 엄청 많이 해줬어요. 그냥 엄청 착해서 경계심이 풀렸어요. 차로 태우러 와서 만나러 나가보니 외진 곳으로 가더라고요. 성관계를 하자고 했고, 담배를 권유해서 피웠어요. 그분이 관계가 끝나고 저한테 말했어요. ‘내가 말하기엔 좀 그렇긴 하지만, 이렇게 어른 만나면 안 된다’고요.” E양은 아직도 가족에게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서라고 했다. ■입막음 가해자들은 유·무형의 대가로 입을 막았다. 5만~30만원의 현금, 담배, 술, 저녁 식사, 드라이브. 요구는 두 가지였다. ‘내가 하라는 대로 할 것’, ‘아무에게도 우리 사이를 말하지 말 것’. “만나기 전부터 만난 뒤에도 ‘그냥 다 비밀로 하고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자’고 여러 번 강조했어요.”(D양) 평소 ‘좋다, 싫다’를 분명히 말할 수 있다는 F(16)양도 가해자 앞에서는 달랐다. “아저씨와의 관계에선 늘 스스로 ‘을’처럼 느껴졌어요. 그 아저씨(가해자)한테는 싫어도 그 말은 못하고 어떻게든 돌려서 얘기했어요. 생리가 터져서 관계하기 싫다고 했는데도 다른 플레이를 하자는 둥 자기 욕구 푸는 데 급급했어요.” 착취는 성관계에 그치지 않았다. A양은 고민을 나누며 가까워진 40대 남성에게 불법촬영 피해를 입었다. 처음엔 허락을 구하며 찍었고, 이후에는 몰래 촬영했다. 가해자는 편집한 영상을 SNS에 올렸다. A양이 따져 묻자 돌아온 것은 사과 한마디였다. “얼굴이 안 나오는 영상이면 유포돼도 나인지 모를 거라고 그냥 넘겼던 것 같아요. 또 나중에 제 허락 없이 영상을 찍고 올렸을 때 ‘지웠다, 미안하다’고만 하고 넘겼는데, 진짜 지웠는지는 모르겠어요.” ■박제 협박은 다른 피해자들도 마찬가지였다. E양은 자신의 일상 사진이 음란하게 합성된 채 협박을 받았다. 가슴 사진을 보내지 않으면 합성물을 SNS에 퍼뜨려 ‘더러운 사람’으로 소문내겠다는 것이었다. B양은 온라인으로 가해자의 신체 부위 사진을 여러 차례 받았고, 성희롱도 잇따랐다. 여기에 적은 것은 피해의 일부다. 나머지는 옮기지 않는다. 가해자는 사라지고, 피해자는 박제됐다. SNS와 메신저 앱의 익명성을 이용해 가해자들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 대화창을 지우고 계정을 차단하거나 없애버렸다. 부모에게 알려질까 봐 피해자는 신고조차 못 했다. 반대로 피해자의 신상은 박제됐다. 지인 초대로만 들어갈 수 있는 ‘사적 대화방’에 E양의 사진과 신상, 친한 사람들의 정보가 꾸준히 올라왔다. 친구에게 이를 전해 들은 E양은 초대 링크를 받아 직접 들어가 봤다. 참여자는 1만 명이 넘었다. ■아기 사진 “차가 멈춰 선 곳은 인적 없는 골목이었어요. 평범한 모습의 아저씨였고, 룸미러에는 갓난아기 사진이 걸려 있었어요.”(B양) 아이들이 만난 가해자는 모두 성인이었다. 뒷좌석에 아기 카시트가 있는 차도 있었다. 학교·학원 교사라거나 경찰이라며 아이들을 안심시킨 경우도 여럿이었다. 성착취를 마치고 학원 일정을 조율하는 전화를 거는가 하면, 여자친구에게 “어디로 가면 돼”라고 묻는 이도 있었다. 2020년 개정된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은 대가성이나 자발성과 관계없이, 성인과의 성적 관계에서 청소년을 무조건 피해자로 규정한다. 그런데도 피해 이후 아이들에게는 “왜 그랬니” “왜 만났니” 같은 질문이 쏟아진다. 피해자들은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았다. “그냥 제가 잘못한 것 같았어요. 그때 그 아저씨와 대화하지 말고 만나지도 말걸. 지금은 30~40대 남성이 길에 다니면 피해 다니게 돼요. 그냥 조금 그렇게 돼요.”(F양) A양은 여전히 그날 오후의 산부인과 로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누구도, 가해자의 범죄에 대해서는 ‘왜’를 묻지 않았다. ■아이들을 어떻게 만나 인터뷰했나 피해를 경험한 아이들을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이들은 각 지역의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와 청소년 쉼터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상담사를 통해 취재 의사를 전하고, 아이들이 인터뷰에 응하기까지 기다렸다. 길게는 4개월을 설득한 끝에 진행한 인터뷰는 센터 상담실에서 이뤄졌다. 피해자들의 트라우마 등을 감안해 담당 상담사가 인터뷰에 배석했다. 인터뷰는 2~3시간 정도 진행됐으며, 기사에는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게 모두 익명으로 표기했다. 나이는 피해 당시 기준이다. 피해 사실 중 글로 옮기기 어려운 잔혹한 행위는 제외했고, 자해나 성적 행위 묘사는 언론 보도 준칙에 따라 수위를 조정했다. 우리 아이를 지키세요서울신문은 시리즈와 함께 온라인 성착취 징후와 대응법을 담은 인터랙티브 웹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아래 링크 및 QR코드를 통해 각각 10대 자녀를 둔 부모용, 청소년 당사자용 가이드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용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 청소년용 https://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teen/
  • “F-35급 아니라더니”…KF-21, 미·중·러 전투기판에 오른 이유 [밀리터리+]

    “F-35급 아니라더니”…KF-21, 미·중·러 전투기판에 오른 이유 [밀리터리+]

    미국 F-35, 중국 J-20, 러시아 Su-57. 세계 제공권 경쟁을 상징하는 전투기 명단에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군사 전문 매체 아미 레커그니션은 26일(현지시간) 미국·중국·러시아와 동맹국들이 제공권 장악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을 분석하면서 KF-21을 주요 전투기 사례 중 하나로 다뤘다. 다만 매체는 KF-21을 F-35나 F-22 같은 완전한 스텔스기로 보지는 않았다. 4세대와 5세대 전투기 사이에 놓인 ‘실용적 접근’으로 평가했다. 해당 분석에는 미국의 F-35 라이트닝Ⅱ와 F-22 랩터, 중국의 J-20 ‘웨이룽’, 러시아의 Su-57(나토 코드명 펠론)이 대표적인 현용 스텔스 전투기로 포함됐다. 튀르키예의 칸(KAAN), 한국의 KF-21 보라매, 미국의 차세대 공중우세 전투기(NGAD), 유럽 주도의 미래항공전투체제(FCAS)와 영국 주도의 템페스트처럼 개발 중이거나 미래형으로 분류되는 기체들도 함께 제시됐다. KF-21이 이 명단에 포함된 이유는 ‘지금 당장 F-35급이냐’가 아니다. 아미 레커그니션은 KF-21이 완전 스텔스기는 아니지만 저피탐 설계와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더, 현대적 데이터링크를 갖췄다는 점에 주목했다. 향후 내부 무장과 스텔스 성능 강화까지 이뤄질 경우 더 높은 단계로 진화할 수 있다고 봤다. ◆ “완전 스텔스는 아니다”…그래도 명단에 오른 이유 KF-21은 현재 기준으로 F-35A처럼 무장을 기체 내부에 숨기지 않는다. 미사일과 폭탄을 외부 무장 장착대에 다는 방식이어서 탑재량을 늘릴수록 레이더 노출 가능성도 커진다. 이 때문에 군사 전문가들은 KF-21을 5세대기보다는 4.5세대 또는 4.5세대 플러스급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외신은 KF-21을 글로벌 전투기 경쟁 구도 안에 넣었다. 판단 기준을 단순히 ‘완전 스텔스 여부’에만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 공중전은 저피탐 성능뿐 아니라 센서 융합, 장거리 탐지, 실시간 데이터 공유, 네트워크전 능력을 함께 요구한다. KF-21은 이 가운데 일부를 이미 반영했고, 나머지는 단계적 개량으로 보강할 여지를 남겼다. 특히 KF-21은 처음부터 한국 공군의 노후 F-4·F-5 전력 대체에 그치지 않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한국은 개발 단계부터 수출 가능성과 성능 향상 여지를 함께 고려했다. 아미 레커그니션도 KF-21이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현대적 전투 능력을 제공하면서 업그레이드 잠재력을 유지한다고 평가했다. ◆ F-35보다 싸고 4세대기보다 앞선 틈새 KF-21의 강점은 이 ‘중간 지대’에 있다. F-35 같은 완전 스텔스기는 성능이 뛰어나지만 가격과 운용비 부담이 크다. 반대로 기존 4세대 전투기는 도입 장벽은 낮지만 스텔스기와 네트워크전 중심 전장에서는 생존성 한계를 드러낸다. KF-21은 이 틈을 파고든다. 완전 스텔스기를 대량 도입하기 어려운 국가에는 F-35보다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동시에 기존 4세대기보다 탐지·교전·정보 공유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한국 공군 입장에서도 KF-21은 단순한 국산 전투기가 아니라 대량 운용 가능한 고성능 플랫폼이다. 이 점은 수출 전략과도 맞물린다. FA-50 수출로 한국 항공산업은 이미 일부 국가에서 신뢰를 쌓았다. KF-21은 그보다 높은 급의 전투기 시장을 겨냥한다. 가격, 성능, 정비성, 개량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할 수 있다면 중동과 동남아, 동유럽 등에서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 진짜 승부는 KF-21EX부터 KF-21의 현재형은 시작점에 가깝다. 블록 1은 공대공 임무 중심으로 전력화되고, 이후 블록 2에서 공대지 능력을 강화한다. 정밀유도무장과 장거리 미사일 통합이 이뤄지면 임무 범위도 넓어진다. 더 큰 관심은 향후 개량형인 KF-21EX에 쏠린다. 내부 무장창을 적용하고 스텔스 성능을 끌어올리면 KF-21은 지금보다 훨씬 더 5세대기에 가까워진다. 여기에 센서 융합, 인공지능 기반 전투 지원,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MUM-T)까지 결합하면 한국형 차세대 공중전 플랫폼으로 성격이 바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KF-21과 함께 작전할 협동 전투 무인기(로열 윙맨) 개념도 제시하고 있다. 유인 전투기가 앞에서 모든 위험을 감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무인기가 정찰·교란·공격 임무를 나눠 맡는 구조다. KF-21이 이런 무인 전력과 연결되면 단독 기체 성능 이상의 전투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변화는 전투기 세대 구분 자체와도 맞닿아 있다. 앞으로 공중전은 기체 한 대의 스텔스 성능만으로 결판나지 않는다. 누가 더 빨리 보고, 더 멀리서 쏘고, 더 많은 전력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느냐가 승부를 가른다. KF-21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한국형 전투기, ‘추격자’에서 ‘선택지’로 KF-21이 이번 분석에 포함된 것은 상징성이 작지 않다. 한국이 이미 F-35나 F-22급 완전 스텔스 전투기를 독자 개발했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형 전투기가 세계 제공권 경쟁을 설명하는 주요 사례 안에 들어갈 만큼 존재감을 키웠다는 의미는 분명하다. 한국은 오랫동안 고성능 전투기를 수입에 의존했다. 이제는 자체 개발 전투기를 양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스텔스 강화형과 무인기 연동형까지 준비하는 단계로 올라섰다. KF-21은 이 전환을 보여주는 대표 사업이다. 실제로 KF-21은 올해 양산 체계 진입을 본격화했다. KAI는 지난달 25일 경남 사천 본사에서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을 열었고, 정부는 올해 안에 공군 인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양산 1호기는 출고 22일 만에 첫 생산시험비행에 성공하며 전력화 일정에 속도를 냈다. 결국 KF-21의 경쟁력은 F-35와 같은 전투기가 되는 데 있지 않다. 고가의 완전 스텔스기와 기존 4세대기 사이에서 현실적인 가격, 빠른 전력화, 단계적 개량, 수출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하는 데 있다. 아미 레커그니션이 KF-21을 글로벌 전투기 경쟁 구도에 넣은 이유도 이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지금은 완전 스텔스기와 거리가 있지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설계 여지를 갖춘 전투기. KF-21 보라매가 ‘한국형 중간 해법’을 넘어 차세대 전투기 시장의 선택지로 평가받기 시작한 셈이다.
  • 트럼프, 총격범 ‘덕분에’ 살았다?…이란전쟁에 미칠 나비효과, 섬뜩한 이유 [핫이슈]

    트럼프, 총격범 ‘덕분에’ 살았다?…이란전쟁에 미칠 나비효과, 섬뜩한 이유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출입 기자 만찬장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을 노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사건이 이란전쟁에 미칠 영향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총격 사건 발생 직후 “이란과는 연관이 없어 보인다”고 밝힌 만큼, 실제로 이번 사건과 이란전쟁을 연결할 만한 고리는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역대 암살 미수 사건들을 되돌아봤을 때, 이번 사건이 이란전쟁에 부정적인 여론을 일시적으로나마 되돌려 오는 11월 중간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나비효과’를 만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 2월 28일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침공하며 시작된 전쟁과 관련해 미국 내 여론은 꾸준히 악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전쟁에 대해 찬성보다 반대 여론이 우세한 상황을 뒤집어 보려 애썼지만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지자 여론은 싸늘하게 식어갔다. 실제로 이란전쟁 개전 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인 33%까지 떨어졌고,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 내에서는 벌써 패배감이 맴돌았다. 그러나 이번 총격 사건은 이란전쟁에 집중됐던 여론의 관심을 돌렸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란전쟁으로 돌아섰던 강성 지지층 ‘마가’를 포함해 보수층의 지지 결집을 촉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시간은 우리 편’ 이라던 이란, 입장 바뀔까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목숨을 노린 총격 사건을, 지지율 발목을 잡아 온 이란전쟁을 통해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 가능성이 있다. 조기 종전에 대한 압박이 덜해진 상태에서 이란과의 협상에 나선다면 이란에 끌려가기보다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어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에 덜 쫓기며 이란전을 치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시간과의 싸움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해 온 이란도 미국 내 이러한 여론 동향을 예의주시한 채 대미 협상에 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의 대이란 압박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산하의 준관영 타스님 통신은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 26일 “이번 사건은 트럼프의 갱스터 쇼”라면서 “트럼프가 벌인 쇼처럼 보이게 하는 몇 가지 징후가 있다”며 자작극 의혹을 제기했다. 난감해진 민주당, 중간선거 전 총공세에 차질이란전쟁으로 악화한 여론을 중간선거까지 이어가려던 민주당의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란전쟁 개전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향해 거친 공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 이후 민주당은 이전처럼 트럼프 대통령을 몰아붙이기 어렵게 됐다. 이미 미국의 대통령이 표적이 된 상황에서 민주당이 공격 강도를 조절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유세 기간이던 2024년 7월 버틀러에서 연설하던 중 총상을 당했다. 용의자는 토머스 매슈 크룩스로, 현장에서 비밀경호국에 의해 사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알이 귀를 스쳐 피가 흐르는 와중에도 주먹을 치켜들고 “싸우자!”(Fight)를 외쳤고 이는 사실상 그해 대선 승리의 쐐기를 박는 결정적 상징이 됐다. 결집하기 시작한 강성 지지층트럼프 대통령의 목숨을 노린 총격 사건이 그를 또다시 위기에서 구할 것이라는 전망의 일부는 이미 현실이 됐다. 그의 강성 지지층은 이번 사건을 또다시 ‘신의 개입’으로 묘사하며 결집하는 모양새다. SNS에는 집무실에 앉아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뒤에 선 예수가 두 손을 어깨에 올리고 있는 합성 이미지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지자들은 “악한 세력이 그를 매일 공격하고 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라며 맹목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버틀러 유세 암살 미수 사건 당시 “신이 미국을 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내 목숨을 살려줬다”면서 자신의 생존을 대통령이 되기 위한 신의 섭리로 규정한 바 있다. 이와 유사한 논리가 대규모로 확산한다면 그를 둘러싼 ‘전쟁 침략자’ 이미지도 쇠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내가 출연하면 내 것? 퇴사 후 100만 팔로워 계정 영상 800개 삭제…법원 판결은? [여기는 중국]

    내가 출연하면 내 것? 퇴사 후 100만 팔로워 계정 영상 800개 삭제…법원 판결은? [여기는 중국]

    라이브 방송·숏폼 영상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중국에서 직원이 업무용으로 개설한 계정의 소유권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퇴사 후 100만 팔로워 계정의 영상을 삭제한 전 직원에 대해 회사에 전액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7일 중국 언론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한 소프트웨어 회사를 다니던 샤오황은 재직 시절 회사 요청에 따라 자신의 개인 정보로 숏폼 영상 플랫폼 계정을 개설했다. 회사는 계정 홍보를 위해 수십만 위안을 충전했고, 영상 촬영에 필요한 장비도 회사가 구매했다. 퇴사 전까지 이 계정에는 경제·과학기술·인공지능 관련 영상 800여 편이 올라 있었으며, 샤오황이 직접 출연한 영상은 전체의 약 30%였다. 퇴사 당시 계정 안에는 1만 위안(약 216만원) 상당의 가상화폐가 남아 있었다. 샤오황은 처음에는 회사 요청에 따라 계정 로그인 번호를 회사 담당자 번호로 변경했지만, 이후 회사 몰래 다시 자신의 번호로 바꿔 계정을 직접 사용했다. 그는 가상화폐를 사용하고 기존에 올라 있던 영상 800여 편을 삭제하거나 숨긴 뒤 직접 출연한 새 영상을 올렸다. 샤오황이 계정을 점유하는 동안 팔로워 수는 126만명에서 100만명 이하로 20% 이상 줄었다. 회사가 협의를 시도했지만 그는 “내 실명으로 등록한 계정이므로 사용권과 수익권이 나에게 있다”고 맞섰다. 결국 회사는 법원에 계정 귀속 확인과 삭제된 영상 복원, 경제적 손실 배상을 청구했다. 베이징시 제4중급인민법원은 샤오황의 계정 등록이 직무 행위였으며 회사가 계정 경제 가치 성장에 물질적으로 투자하고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또한 계정과 샤오황 개인이 강하게 결합돼 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개인 인격과의 연관성도 약하다며 계정의 사용권과 수익권은 회사에 귀속된다고 판단했다. 손해 배상과 관련해 법원은 샤오황이 사용한 가상화폐는 원래 금액 그대로 배상하도록 했다. 간접 손실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팔로워 수·좋아요 수 등 데이터가 계정의 경제적 가치를 나타내며, 팔로워가 20% 이상 감소해 계정의 영향력과 상업적 가치가 낮아졌다고 봤다. 또한 샤오황이 계정을 점유하는 동안 회사가 영업 활동을 할 수 없어 예상 수익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해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간접 경제 손실을 산정했다. 최종적으로 법원은 계정이 회사 소유임을 확인하고 샤오황에게 경제적 손실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반대 방향의 판결도 있다. 4월 22일 광저우일보에 따르면 광저우 법원은 회사가 직원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전면 기각했다. 회사는 자사 제품 홍보를 위해 류모씨를 채용해 숏폼 영상 기획·촬영·출연을 맡겼다. 계약서에는 류씨가 참여한 영상의 저작권이 회사에 귀속된다고 명시했다. 그런데 재직 1개월 만에 노동 분쟁이 발생했고, 류씨가 재직 중 회사 허가 없이 회사 영상을 개인 틱톡 계정에 올렸다며 회사가 10만 위안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에 류씨는 “회사 요청으로 다른 버전을 제작해 유입량 테스트 목적으로 개인 계정에 올린 것으로 직무 행위”라고 맞섰다. 법원은 류씨의 손을 들어줬다. 영상 게시 시점이 회사 공식 계정과 거의 동시였고, 회사 업무 단체 채팅 기록을 보면 회사의 홍보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한 직무 행위임이 증명된다고 봤다. 특히 회사 관리자 왕모씨와 여러 직원이 해당 영상에 좋아요·댓글·저장 행위를 한 것이 단순한 개인 행동이 아니라 회사를 대표하는 암묵적 승인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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