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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가니스탄 첫 여성 감독 사바 사하르 총격 받고도 목숨 건져

    아프가니스탄 첫 여성 감독 사바 사하르 총격 받고도 목숨 건져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사바 사하르(45)가 수도 카불에서 영화 작업을 하러 이동하던 중 총격을 받고 다쳤지만 목숨에 지장이 없다고 남편 에말 자키가 전했다. 이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이면서 인권운동가이기도 한 사하르는 25일(이하 현지시간) 카불 서쪽에서 차량을 타고 이동 중 세 명의 괴한으로부터 총격을 받았다. 남편은 사하르가 복부에 총상을 입었지만 수술이 잘 끝났다고 전했다. 피격 당시 사하르의 차량에는 두 경호원, 한 어린이, 기사가 함께 탑승하고 있었는데 경호원들은 총상을 입었지만 어린이와 기사는 다치지 않았다고 했다. 아직까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고 나선 단체는 없다. 사하르가 집을 떠난 지 5분 뒤에 총성을 들었다고 자키는 말했다.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총격을 받고 배에 총알을 맞았다고 말했다고 했다. 현장에 달려갔더니 모두들 다친 채였다. 아내가 응급처치를 받은 뒤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가 나중에 경찰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녀는 경찰관 교육도 받았고 여전히 내무부 소속으로 일하면서 영화 일도 한다. 자신의 영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일관되게 정의와 부패를 다룬다.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정치 활동가나 인권 옹호자들을 겨냥한 공격이 늘어나고 있는 데 대해 “매우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한편 8년 전 영국 일요신문 옵서버는 사하르가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 푸른색이 감도는 눈에 뾰족하고 높은 굽의 구두를 신고 코에 피어싱한 채 촬영 현장을 지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난 아프간 여성들도 남성들처럼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보수주의자들이 자기 딸들과 아내를 집에 가둬두지 말고 교육을 받거나 돈을 벌거나 나라의 재건을 돕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하르는 작품마다 여자 주인공으로 등장해 탈레반이나 반군들, 마약계 거물 등 악당들에 맞서 정의와 진실을 위해 싸우고 있다. 전통의상을 입고는 쿵후 식의 높은 발차기를 구사하고 희생자들을 어깨에 메고 안전한 곳으로 옮기며, 오토바이를 타면서 총을 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살해하겠다’는 식의 협박이 그치지 않고 여배우를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설사 배역과 장비, 스태프, 자금을 모두 갖추더라도 여전히 일터는 진짜 전쟁터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매일 아침 집을 떠날 때마다 죽을 수 있고 가족들을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안다”고 덧붙였다. 사하르는 1996년 탈레반이 권력을 쥐고 영화 상영마저 불법화하자 파키스탄으로 피신했다. 그 뒤 미국에 망명을 신청해 2001년 비자를 받을 수 있었지만 탈레반이 몰락하면서 카불로 돌아와 영화사를 설립했다. 2004년 첫 영화 ‘법(THe Law)’ 시사회를 할 때는 소요가 우려돼 영화관 소유주가 경찰들을 부르기도 했으나 소란은 없었고 영화는 뜻밖에 흥행을 했다. 남편과 아이 등 개인사는 말하려 하지 않지만 이미 이혼을 했고, 자신의 직업을 지원하는 가족이나 친지도 엄마를 비롯해 자매 등 극소수에 그치고 있다고 말한 점을 보면 자키는 새 남편으로 보인다. 사하르는 ”나는 사람들에게 아프간에 전투와 마약, 테러 이상의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다른 여성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싸울 수 있도록 노력하다가 내가 죽게 된다면 기꺼이 그렇게 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포연 속 렌즈, 치열하게 찍은 선악

    포연 속 렌즈, 치열하게 찍은 선악

    납치돼 목이 잘릴 뻔한 고비 ‘생생’전쟁과도 같은 사랑 여정도 담아최전방의 시간을 찍는 여자/린지 아다리오 지음/구계원 옮김/문학동네/472쪽/1만 9800원 “나는 수천 명의 사람들을 사진에 담으며 내 피사체들과 생존의 기쁨이나 억압에 저항하는 용기, 상실의 비통함, 억압받는 자의 끈기를 나누었으며, 가장 추악한 인간의 잔인함과 가장 훌륭한 선의를 지켜보았다.” 자신을 납치한 반군에게 “오늘 밤 그 예쁜 모가지를 싹둑 베어 줄게”라는 살해 협박을 들으면서도 여전히 카메라를 놓지 못한 여성 보도사진가가 남긴 말이다. 이탈리아계 미국인, 키 155㎝의 평범한 여성의 몸 어디에 저런 강인함이 숨어 있는 걸까.‘최전방의 시간을 찍는 여자’는 전장(戰場)과도 같은 세계 곳곳의 갈등 현장을 사진으로 기록한 사진기자의 자전 에세이다. 긴 망원렌즈를 들 때마다 휴대용 로켓포로 보이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진실을 보여 줄 의무”를 되새기며 위험 속으로 직진하는 종군 사진기자의 치열한 삶을 전쟁과도 같은 사랑 이야기와 함께 그린다. 폭력이 난무하는 현장에서 늘 최대 피해자로 남게 되는 여성과 아이들 문제에 분노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몇몇 매체에서 사진기자 생활을 하던 저자가 전환점을 맞은 건 2001년이다. 당시 금융 뉴스를 다루던 다우존스의 인도지국장은 여성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저자에게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이야기를 취재해 보라고 권했다. 이후 9·11 테러 등으로 전 세계의 관심이 중동에 쏠렸고, 저자 역시 종군기자로 상당한 경력을 쌓게 된다.위험 지역을 취재하는 만큼 죽을 고비는 무시로 찾아왔다. 이라크, 리비아에선 납치돼 목이 잘릴 뻔했고, 아프가니스탄에선 탈레반의 매복 공격을 받아 저승 문턱을 오갔다. 납치 상황에서도 차별은 엄연했다. 이라크 반군들은 동료 남성 기자는 누워 자게 하면서도 저자는 꼿꼿이 앉아 있게 했다. 여성이 낯선 남성 앞에서 누워선 안 된다는 게 이유였다. 성추행은 ‘흔한’ 일이었다. 대규모 군중집회 때 특히 그랬다. 과도한 호르몬과 광기로 달아오른 성욕을 주체하지 못한 남자들의 손 수십 개가 엉덩이와 사타구니를 동시에 주무를 때도 있었다. 책에 매캐한 포탄 냄새와 피비린내만 진동하는 건 아니다. 욱스발이라는 바람기 많은 멕시코 남성, 자신의 눈 호강을 믿기 어려울 만큼 미남이었던 이란 배우 메디를 거쳐 로이터통신 터키지국장이었던 현 남편 폴에게 가는 여정도 적지 않은 분량으로 곁들여진다. 저자는 전쟁터와 평화로운 곳을 오가며 겪었던 이 혼란의 과정을 “젊은 시절의 자멸적인 연애 행각”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저자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쳤던 남자들은 모두 동종 업계에 있는 인물들이다. 그가 ‘자멸적 연애 행각’이라고 한 건 결국 옷에 밴 포탄의 흔적과 피 냄새를 씻기 위한 한순간의 몸부림이 아니었을까 여겨지는 대목이다. 어쨌든 2006년 월드컵 결승에서 프랑스 ‘중원의 사령관’ 지네딘 지단이 이탈리아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에게 박치기를 하던 그날 밤, 터키에 머무르던 저자는 남은 인생을 이 남자와 함께 보내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의 원제는 ‘잇츠 왓 아이 두’(이것이 내가 하는 일)다. 그는 뉴욕타임스 취재팀의 일원으로 취재한 ‘탈레바니스탄 시리즈’로 2009년 국제보도 부문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美 “북 핵무기 최대 60개…‘돈 슛’ 카다피 최후 본 김정은 핵포기 안해”

    美 “북 핵무기 최대 60개…‘돈 슛’ 카다피 최후 본 김정은 핵포기 안해”

    美 국방부 산하 육군부 보고서“北 121국 소속 해커 6000명 달해” 북한이 핵무기를 최대 60개 보유하고 있으며, 화학무기 보유량도 최대 5000t에 달해 세계 3위 수준이라는 미국 국방부 보고서가 나왔다. 미 보고서는 2011년 “쏘지 마(Don‘t shoot)”라는 마지막 한 마디와 함께 군중들 속에서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의 최후를 본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은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남 살해 ‘VX’, 사린가스 등 “화학무기 최대 5000t 보유, 세계 3위” 18일 미국 국방부 육군부의 ‘북한 전술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핵무기는 20∼60개며, 해마다 6개를 새로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 일가는 리비아의 전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2003년 핵무기를 포기했다가 2011년 리비아 혁명을 맞은 것을 목도했고, 이러한 일이 북한에서 일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당시 카다피는 모든 핵 프로그램을 넘겨줬지만 미국은 현지 반군과 손잡고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렸다. 더욱이 카다피는 미군 등의 폭격을 피해 달아나던 중 반군에 붙잡혀 살해됐다. 김 위원장으로의 권력 승계가 이뤄지기 몇 개월 전이었다. 김 위원장은 실제로 카다피의 죽음을 두고 리비아의 군비 축소가 실수였다고 언급했었다. 미 육군부는 북한이 사린가스와 VX를 비롯해 치명적인 화학무기도 상당량 보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 형제이자 부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었던 ‘비운의 황태자’ 김정남이 살해당했을 당시 사용됐던 화학무기가 VX다. 보고서는 “약 20종의 화학무기 2500∼5000t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한다”면서 “세계에서 3번째로 큰 화학무기 보유국”이라고 밝혔다.“북, 탄저균·천연두 무기화 가능성”“탄저균 1㎏, 서울시민 5만명 죽음” 생화학무기 개발 가능성도 경고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1960년대부터 생화학무기 연구를 시작했고 탄저균과 콜레라, 황열병, 천연두, 티푸스 등을 무기화했을 수 있다고 봤다. 이어 “북한이 탄저균과 천연두를 무기화했을 수도 있고, 한국이나 미국, 일본인을 타깃으로 삼아 미사일로 쏠 수 있다”면서 “단 1㎏의 탄저균으로 서울 시민 5만명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운용하는 해커 규모가 6000여명에 이르며 벨라루스와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러시아 등지에서 활동한다고도 지적했다. 이는 북한 정찰총국 산하의 사이버전 지도국, 이른바 ‘121국’ 소속 인원을 따진 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라자루스 그룹’은 적국 네트워크의 취약성을 파고들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1700여명으로 구성된 ‘블루노로프 그룹’은 금융 사이버범죄를 담당하고 있으며, 1600명이 소속된 ‘앤대리얼 그룹’은 적국 컴퓨터 시스템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태석 신부의 남수단 ‘톤즈’ 軍·민간인 충돌 127명 사망

    2011년 독립 후 정정 불안이 계속되는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군인들이 민간인의 무기를 뺏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해 127명이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상점 불타고 약탈까지 번져 남수단군 대변인 룰 루아이 코앙 소장은 중부 지역 톤즈에서 지난 8~10일 이 같은 사태가 일어났다고 밝히며 민간인은 82명, 군인은 45명이 각각 사망했다고 전했다. 군은 톤즈의 젊은이들이 무기 인계를 거부하고 군인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번 폭력 사태로 시장이 약탈당하고 일부 상점이 불에 타기도 했다. 남수단은 2013년 말 육군 파벌 중 일부가 일으킨 쿠데타로 내전이 발생해 국가 기능이 마비된 상태였다. 많은 지역의 부족들은 내전 상황에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무기를 소지하고 있다. 남수단은 살파 키르 대통령과 반군 지도자였던 리에크 마차르가 내전 종결 당시 체결한 평화협정에 따라 민간인들을 무장해제시키고 있지만, 이들의 저항에 부딪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치안 불안 탓 부족들 무장 유지할 것” 앞서 키르 대통령과 마차르는 2018년 9월 내전 종식을 위한 평화협정에 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권력 분점 등에 대한 이견으로 갈등을 빚다가 올해 2월 양측이 연립정부를 구성하며 내전이 6년여 만에 비로소 막을 내렸다. 그러나 이미 38만명 이상이 희생된 가운데 수백만명의 실향민이 발생하고 민간인 무장해제 과정에서 유혈 충돌이 일어나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영국 BBC는 “톤즈 내 부족들이 국가가 지켜 줄 것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한 부족들을 무장해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지역은 올해 선종 10주기를 맞는 한국의 이태석 신부가 살신성인의 의료봉사를 펼쳤던 곳이기도 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우크라 정부군·친러 반군 정전 합의… 6년 전쟁 끝나나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6년 만에 총성이 멈출까.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무장세력이 27일 0시부터 정전에 들어간다고 AP·로이터통신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전화 정상회담에서 휴전을 재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 측에 붙잡힌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석방도 요구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인 돈바스의 반군 지도자들은 “소속 군에 정전에 관해 설명하고 무기 사용 금지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도 “정전에 대비한 준비를 시작하라”고 명령했다고 AP가 전했다. 앞서 지난 22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대표로 구성된 3자 접촉그룹은 원격회의에서 27일부터 포괄적인 정전을 시행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르면 공격작전과 정찰 임무, 화기 사용과 갖가지 대규모 훈련 등이 모두 금지된다. 우크라이나 대통령궁은 정전이 준수되면 ‘민스크 평화협정’을 실행할 길이 열린다고 기대했다. 민스크 평화협정은 2015년 2월 양국이 교전 중단, 평화 정착 방안에 합의한 내용으로, 프랑스·독일이 중재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앞서 2014년 3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 러시아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 무장세력과 돈바스 지배권을 확보하려는 우크라이나 군의 교전으로 지난 6년간 1만 3000명 이상이 사망한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군 개입을 부인하고 있다. 특히 민스크 평화협정에는 우크라이나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논란이 돼 왔다.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자치권과 자체 선거를 인정한 이후에야 러시아 국경 관할권을 넘겨받도록 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 과정에서 “국경선 관할권을 먼저 확보한 다음 선거를 인정하겠다”고 주장했지만, 러시아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당국이 오는 10월 실시될 지방선거에서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가 포함된 돈바스 지역을 제외한다고 밝히며 정전협정의 돌파구가 마련됐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리비아서 터키-이집트 충돌 가능성에 ‘대리전’ 우려 가중

    리비아서 터키-이집트 충돌 가능성에 ‘대리전’ 우려 가중

    이집트 의회 “국가 안보… 리비아에 무장군 파견 승인”2011년 독재자 무아마르 카디피 정권 붕괴 이후 10년째 혼란에 빠진 리비아의 최근 정세가 다시 심상찮아 졌다. 수도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한 서부지역 무장 세력이 전략적 요충지로 접근하자 이웃 나라 이집트 의회가 파병을 승인했다. 터키와 이집트 간의 직접 충돌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리전으로 혼란 가중이 우려된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와 아랍권 영어매체 알자지라가 전했다. 이집트 의회는 20일(현지시간) 이날 성명에서 “무장 범죄 세력 및 테러리스트로부터 국가 안보를 위해 국경 외부에서 무장군의 전투 임무 전개”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성명은 리비아라고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무장군은 리비아와 접한 “서부 국경”에 전개될 것이라고 이들 매체가 전했다. 의회 승인에 앞서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이 터키의 지원을 받는 무장 세력이 리비아 북부 지중해에 접한 연안도시 시르테와 주프라에 있는 공군기지를 공격하면 국경 방어를 위해 즉각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집트 서부 국경쪽으로 탱크가 집결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집트, 리비아 동부 터키군 주둔은 안보 위협으로 여겨이집트는 리비아 동부에 터키군이 주둔하는 것에 대해 국가안보 위협으로 여긴다. 특히 터키가 2013년 엘시시 대통령이 권력에서 쫓아낸 무슬림형제단을 지원하는 것도 거슬린다. 엘시시 대통령은 지난주 “국가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움직임을 한가하게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집트와 터키의 지원을 받는 세력들이 직접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집트는 리비아와 사막을 국경으로 삼고 있다. 스테파니 윌리엄스 리비아 유엔 특별대사 대행은 “리비아 시민 12만 5000명이 위험지역에 있다”며 즉각적인 내전 종식을 촉구했다. 터키는 이날 앙카라에서 리비아 및 몰타와의 3자 회의에서 반군 지도자인 칼리파 하프타르에 대한 지원 중단을 요구했다.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은 “리비아의 평화와 안정, 통합을 깨뜨리는 반군 주모자 하프타르에 대한 온갖 종류의 지원과 도움을 즉각 그만두라”고 말했다. 유엔이 인정한 리비아통합정부(GNA) 내무장관 파티 바샤가는 “하프타르를 지원하는 비현실적이며 잘못된 계획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리비아 동부 장악한 터키 “반군 지원 중단하라”이집트 지원을 받는 하프타르는 터키가 내전에 개입하면서 트리폴리 장악에 걸림돌이 된다고 보고 있다. 지난주 하프타르와 공동보조를 취하는 리비아 동부지역 의회는 터키가 리비아의 영토를 침략한다는 이집트에 군사개입을 촉구했다. 지난 16일엔 리비아 동부지역 부족장 수십명이 카이로로 날아가 엘시시 대통령과 면담하면서 이집트 개입을 요구했다. 이집트가 개입하면 리비아의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 리비아의 두 세력에 대한 지원도 나라마다 엇갈린다.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UAE), 러시아, 프랑스는 동부지역을 장악한 하프타르가 이끄는 리비아국민국(NNA)를 지원하고 있다. 리비아에 미그29기와 첨단 전투기 등이 주둔하는 부대를 두었던 러시아는 하프타르에게 무기와 드론, 용병 등을 지원한다고 FT가 전했다.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한 GNA에는 터키를 필두로 카타르, 이탈리아가 지지한다. 터키는 연안에는 소형 구축함, 지상에는 용병, 하늘에는 전투기까지 보내는 등 군사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리비아 “터키 지배 오래 받아”··· 반군 지도자에도 회의적문제의 시르테는 이집트 국경에서 800km 떨어져 있지만 이집트로 보내는 원유 수출의 가장 중요한 터미널이 있다. 이집트는 이 도시를 넘어서는 안 될 ‘금지선’으로 보고 리비아의 두 세력에 대화를 촉구해왔다. 터키와 GNA는 하프타르가 먼저 철수해야 종전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대응해 왔다. 벵가지에서 사업을 하는 여성 파와지아 알푸르자니는 오스만 투르크를 거론하면서 “우리는 터키 식민지배를 충분히 오랫동안 받았다”고 말했지만 상당수 국민은 하프타르가 그들의 구세주가 될지에는 회의적이라고 본다고 이코노미스트가 전했다. 리비아는 2011년 나토 지원군이 카다피 정권을 붕괴시킨 이후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한 세력과 하프타르를 중심으로 한 서부 세력으로 분열되어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여기는 남미] 콜롬비아군, 지뢰탐지견 위해 앰뷸런스 도입한 이유

    [여기는 남미] 콜롬비아군, 지뢰탐지견 위해 앰뷸런스 도입한 이유

    대인 지뢰 폭발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콜롬비아가 지뢰 탐지에 투입되는 군견을 위해 전용 앰뷸런스를 도입했다. 콜롬비아군이 지뢰탐지견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전용 앰뷸런스는 모두 6대. 군 관계자는 "콜롬비아 각지에서 진행되는 지뢰탐지 작업에 앰뷸런스를 배치, 군견의 부상 때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콜롬비아는 과거 무장 게릴라 반군이 활동했던 지역, 마약카르텔이 불법으로 마약을 재배하면서 군이나 경찰의 접근을 막기 위해 지뢰를 매설한 곳 등지에서 집중적으로 지뢰탐지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콜롬비아군은 지뢰탐지를 위해 군견 1687마리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처럼 군견도 피해가 크다. 콜롬비아군에 따르면 올해에만 지뢰를 탐지하던 현장에서 군견 13마리가 폭발사고를 당했다. 이 가운데 3마리는 끝내 사망했다. 군 관계자는 "폭발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실시간으로 군견 부상에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며 "적지 않은 비용을 감수하고 앰뷸런스를 장만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콜롬비아군이 장만한 군견 전용 앰뷸런스의 가격은 대당 26만 달러, 원화로 3억1300만원 정도다. 반세기 이상 내전에 시달린 콜롬비아에선 아직도 해마다 폭발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원격제어 폭발물이나 발사형 폭발물 등 원인은 다양하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경계대상 1호를 대인 지뢰다. 콜롬비아군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콜롬비아에선 대인지뢰로 7000명 이상의 군과 민간인이 부상하거나 목숨을 잃었다. 같은 기간 콜롬비아군이 제거한 대인 지뢰는 2만6000여 개에 이른다. 콜롬비아군은 "지속적으로 대인 지뢰를 제거하고 있지만 매설돼 있는 지뢰가 워낙 많아 폭발사고로 인한 피해가 줄지 않고 있다"며 "특히 최근엔 코카인을 거래하는 조직들이 보호를 위해 지뢰를 매설하고 있어 일부 지역에선 매설 지뢰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콜롬비아 적십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콜롬비아에선 181명이 지뢰 등으로 폭발사고를 당했다. 126명은 민간인, 나머지 55명은 군인이었다. 하반기 들어서도 폭발사고는 되풀이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남서부 카우카에선 불법으로 코카를 재배하는 곳을 수색하던 군인 2명이 폭발사고로 사망하고 3명이 부상했다. 군은 "코카를 불법으로 재배하는 조직이 접근을 막기 위해 설치한 사제폭탄이 폭발,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美정치 중심지 워싱턴 vs 제3세계 중재 베이징

    美정치 중심지 워싱턴 vs 제3세계 중재 베이징

    G2 정치수도·경제수도 비교해 보니‘신냉전’에 돌입한 미중의 라이벌 도시가 샌프란시스코와 선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두 나라의 정치수도와 경제수도 역시 전 세계를 움직이는 힘의 근원이다. 경쟁 관계에 있는 양국의 메가시티들도 살펴봤다. ●팍스 아메리카나 vs 중국판 브레턴우즈 미국의 정치수도인 워싱턴DC에는 백악관과 국회의사당, 연방대법원 등 미 연방정부의 주요 관청이 자리잡고 있다. 174개국 대사관과 국제기구, 각국 무역협회와 로비 단체 등이 모두 모여 있어 전 세계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가장 큰 도시라는 데 이견이 없다. 20세기 들어 국제 질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팍스 아메리카나’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 세계 어디서나 미국의 언어인 영어가 쓰이고 미국의 통화인 달러가 사용된다. 이는 미 달러화를 기축통화로 채택한 브레턴우즈 협정(1944)에 따라 생겨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이 미국 중심 세계화를 견인한 덕분이다. 바로 IMF와 WB 본부가 여기에 있다. 워싱턴은 팍스 아메리카나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도시다. 워싱턴과 경쟁하는 중국의 정치 중심지는 베이징이다. 중국에서 공산당 지도부가 집단 거주하는 중난하이 구역은 미국의 백악관과 같은 위상을 갖는다. ‘중난하이에 들어간다’라는 말은 ‘공산당 핵심 지도층이 된다’라는 뜻을 갖는다. 베이징이 미 주도 IMF·WB 질서에 대항하고자 내놓은 카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다. 중국과 주변국을 경제 공동체로 묶는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이 사업은 장기적으로 중국 위안화를 미 달러화처럼 기축통화로 만들려는 정지작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AIIB 출범을 ‘중국판 브레턴우즈 체제’의 시작으로 보기도 한다. 베이징은 제3세계 국가들의 중재도시 역할도 한다.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무장 반군 탈레반 간 협상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중국과 러시아,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국경 안보 문제를 논의하는 상하이협력기구의 본부도 베이징에 있다.●월스트리트·패션 도시 vs 세계경제지도 재편 미국 뉴욕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세계의 경제수도’다.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가 말해 주듯 대중문화와 패션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파리와 런던, 밀라노와 함께 세계 4대 패션 컬렉션을 연다. 유엔 본부와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이 여기에 있다. NYSE는 약 23조 달러(약 2경 8000억원) 규모로 전 세계 거래소 가운데 압도적인 1위다. NYSE와 나스닥이 위치한 월스트리트는 세계 금융산업의 대명사로 통한다. 미국 3대 지상파 방송국(NBC, CBS, ABC) 본사가 모두 뉴욕에 있다. 뉴욕의 경제적 위상은 중국 상하이가 추격한다. 거래 규모 세계 4위인 상하이증권거래소(SSE)가 있다. 장기적으로 중국 위안화가 기축통화 지위를 얻게 되면 상하이는 ‘국제 위안화 허브’로 떠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의 수천년 역사를 보려면 시안을, 수백년 역사를 보려면 베이징을, 수십년 역사를 보려면 상하이를 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체제를 뒷받침하는 신개발은행(NDB)의 본부도 여기에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코로나 통금 어기면 살해… 콜롬비아 ‘살벌 방역’

    코로나 통금 어기면 살해… 콜롬비아 ‘살벌 방역’

    콜롬비아에서 반군과 마약조직 등 무장단체가 코로나19 방역을 빌미로 ‘무단 통치’를 펼쳐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통금시간을 정해 놓고 이를 어긴 주민들을 살해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15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콜롬비아 32개주 가운데 최소 11개주에서 무장단체가 주민들에게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도록 위협하고 이를 위반한 주민들을 살해해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지난 3월 코로나19가 상륙한 후 국민들에게 격리령을 내리는 등 엄격한 조치를 시행했다. 그러나 무장단체들의 코로나19 방역지침은 정부지침보다 훨씬 살벌하다. 이들은 공권력이 덜 미치는 외딴 지방에서 공권력 행세를 하며 주민들에게 야간 통행금지령과 봉쇄, 이동 제한, 영업시간 제한 등의 조치를 내렸다. 이들은 전단이나 메신저를 통해 주민들에게 지침을 전하고 준수 여부를 점검했다. 통금시간 중 필수 외출은 허용하는 정부와 달리 무장단체들은 병원에 가는 것도 막는다고 HRW는 전했다. 지침 위반에 따른 처벌도 가혹하다. 콜롬비아 3개주에서 최소 9명의 주민이 통행금지 등 지침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살해됐다고 AP가 전했다. 지난달에는 푸투마요의 지역대표가 무장단체의 지침을 고발하는 서한을 당국에 보냈다가 결국 이들에게 살해됐다. 반군 민족해방군(ELN)은 지난 4월 주민들에게 배포한 전단에서 “식료품 가게, 빵집, 약국 직원만 일할 수 있다. 다른 이들은 집 안에 머물러야 한다”며 “사람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위반자들을 어쩔 수 없이 살해했다”고 말했다. 호세 미겔 비방코 HRW 미주국장은 “무장단체들의 가혹한 ‘처벌’로 주민들이 공격받고 목숨까지 잃었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콜롬비아 내전 후유증…하루 1명꼴 지뢰 등 폭발물 사고

    [여기는 남미] 콜롬비아 내전 후유증…하루 1명꼴 지뢰 등 폭발물 사고

    반세기 넘게 이어진 지긋지긋한 내전은 막을 내렸지만 전쟁의 잔재는 여전히 콜롬비아 국민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남미 콜롬비아에서 폭발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부상한 사람이 최소한 181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콜롬비아 적십자가 13일(현지시간) 밝혔다. 하루 1명꼴로 폭발사고를 당한 셈이다. 콜롬비아 적십자는 "분쟁과 무장폭력의 결과가 아직 콜롬비아에서 계속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특히 민간인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81명의 폭발사고 피해자 중 군인이나 게릴라단체 잔존세력은 55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126명은 민간인이었다. 여기에는 미성년자 17명도 포함돼 있다. 폭발사고는 제거되지 않은 대인 지뢰, 전쟁용 폭탄 등에서 비롯되고 있다. 정규군과 반군 잔존세력 간 산발적인 전투가 계속되면서 원격제어 폭발물이나 발사형 폭발물에 의한 사망도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다. 적십자는 "폭발물에 의한 사망자 누계는 충격적이면서도 고통스러운 수치"라며 "무기(폭발물)로 인한 오염이 심각한 비인도주의적 결과를 빚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폭발사고를 당했지만 기적처럼 목숨을 건진 사람들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린다. 적십자는 "폭발사고를 당하면 인생이 완전히 뒤틀어진다"며 "평생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대부분의 경우 가족들까지 엄청난 충격을 받아 평생 고통을 안고 살게 된다. 폭발물 오염의 부작용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대인 지뢰가 깔려 있는 곳에서 공동체가 외부와의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사실상 자가격리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적십자는 "지뢰를 밟을까봐 어른들은 논밭에 나가지 못하고, 아이들은 등교를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사실상 봉쇄된 마을에서 갇힌 생활을 하는 주민들 역시 폭발물 오염의 희생자들"이라고 설명했다. 통계를 보면 콜롬비아의 32개 주(州) 가운데 상반기에 폭발사고가 난 곳은 절반에 가까운 14개 주에 이른다. 특히 안티오키아, 노르테 데 산탄데르, 나리뇨, 카우카 등 4개 주에서 전체 피해자의 78%가 나왔다. 과거 내전이 심각했던 곳들이다. 콜롬비아 적십자는 "폭발물 피해자와 가족에 대해선 경제적 지원이 절실하다"며 "특히 요즘은 코로나19까지 유행하고 있어 국가의 경제적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옥광산 불법 채굴이 부른 미얀마 최악의 참사

    옥광산 불법 채굴이 부른 미얀마 최악의 참사

    지난 2일 미얀마 북부 카친주의 옥 광산에서 발생한 산사태 사망자가 최소 172명에 이르면서 미얀마 역대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옥 채굴량을 자랑하는 미얀마는 역설적으로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참사 이면에는 옥 광산을 장악한 군부와 일자리 없는 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목숨 걸고 불법 채굴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현실, 이를 악용하는 지역 반군 등 속사정이 숨어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날 AP 등에 따르면 카친주 흐파칸츠 지역의 와이카르 옥 광산에서 폭우로 토사가 흘러내리며 산사태가 발생, 최소 172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부상자는 50명이 넘었고 매몰자 구조·인양이 이어지고 있어 사망자는 200여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5년 11월 같은 지역에서 발생한 옥 광산 산사태 사망자 수인 113명을 이미 넘어섰다. 유사한 재난이 현지에서 매년 반복되고 있지만 나아질 기미는 없다. 전 세계 옥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미얀마는 대부분을 중국에 수출하고 매년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지만 옥 광산은 군부와 재벌의 통제하에 비밀리에 운영된다. 매년 30만명의 광부가 전국에서 모여들지만 이들 중 3분의2는 불법 노동자다. 이들은 국영인 노천광 언저리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옥을 채취해 생계를 잇고 있지만, 카친 지역 독립 반군이 이들에게 수수료를 받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한 광부는 “제일 비싸게 판 옥이 2200달러였는데 이 중 600달러 가까이를 반군에 바쳤다”고 말했다. 매년 소규모 산사태로 100여명의 광부가 사망하지만, 불법 채굴 인원이 많아 정확한 기록도 없다. 현지 주민들은 “코로나19 여파로 국제 옥 거래가 막히면서 반군에 상납하지 않고선 생존이 더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미얀마는 지난 2011년 민선 정부가 모든 권한을 이양받았지만 군부가 주요 재벌기업 2곳을 소유하는 등 권한이 여전히 막강하다. 반부패 비정부기구(NGO) ‘글로벌 위트니스’에 따르면 미얀마의 옥 산업은 2014년 기준 310억 달러 규모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그러나 미얀마 1인당 GDP는 2018년 기준 1298달러(IMF 기준)에 불과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은 “숨진 광부들 대부분이 허가를 받지 않고 광산 주변에서 옥 조각을 찾으려는 이들이었다”면서 “이는 미얀마 국민이 합법적인 직업을 얻기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미얀마 정부는 천연자원·환경보전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정부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고 조사에 나섰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옥광산 산사태 사망자 170명 넘은 최빈국 미얀마의 이면

    지난 2일 미얀마 북부 카친주의 옥 광산에서 발생한 산사태 사망자가 최소 172명에 이르면서 미얀마 역대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옥 채굴량을 자랑하는 미얀마는 역설적으로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참사 이면에는 옥 광산을 장악한 군부와 일자리 없는 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목숨 걸고 불법 채굴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현실, 이를 악용하는 지역 반군 등 속사정이 숨어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날 AP 등에 따르면 카친주 흐파칸츠 지역의 와이카르 옥 광산에서 폭우로 토사가 흘러내리며 산사태가 발생, 최소 172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부상자는 50명이 넘었고 매몰자 구조·인양이 이어지고 있어 사망자는 200여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5년 11월 같은 지역에서 발생한 옥 광산 산사태 사망자 수인 113명을 이미 넘어섰다.  유사한 재난이 현지에서 매년 반복되고 있지만 나아질 기미는 없다. 전 세계 옥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미얀마는 대부분을 중국에 수출하고 매년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지만 옥 광산은 군부와 재벌의 통제하에 비밀리에 운영된다. 매년 30만명의 광부가 전국에서 모여들지만 이들 중 3분의2는 불법 노동자다. 이들은 국영인 노천광 언저리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옥을 채취해 생계를 잇고 있지만, 카친 지역 독립 반군이 이들에게 수수료를 받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한 광부는 “제일 비싸게 판 옥이 2200달러였는데 이 중 600달러 가까이를 반군에 바쳤다”고 말했다.  매년 소규모 산사태로 100여명의 광부가 사망하지만, 불법 채굴 인원이 많아 정확한 기록도 없다. 현지 주민들은 “코로나19 여파로 국제 옥 거래가 막히면서 군부에 상납하지 않고선 생존이 더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미얀마는 지난 2011년 민선 정부가 모든 권한을 이양받았지만 군부가 주요 재벌기업 2곳을 소유하는 등 권한이 여전히 막강하다. 반부패 비정부기구(NGO) ‘글로벌 위트니스’에 따르면 미얀마의 옥 산업은 2014년 기준 310억 달러 규모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그러나 미얀마 1인당 GDP는 2018년 기준 1298달러(IMF 기준)에 불과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은 “숨진 광부들 대부분이 허가를 받지 않고 광산 주변에서 옥 조각을 찾으려는 이들이었다”면서 “이는 미얀마 국민이 합법적인 직업을 얻기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미얀마 정부는 천연자원·환경보전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정부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고 조사에 나섰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파키스탄 카라치 증권거래소에 괴한 급습 “적어도 10명 사망“

    파키스탄 카라치 증권거래소에 괴한 급습 “적어도 10명 사망“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 있는 증권거래소에 29일 무장 괴한들이 들이닥쳐 총기를 난사해 적어도 10명이 죽고 여러 명이 다쳤다. 지오뉴스 등 현지 언론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카라치 증권거래소 건물에 무장 괴한 4명이 은색 도요타 코롤라 승용차를 탄 채로 자동화기로 총격을 가하고 수류탄을 던지며 정문 검문소를 돌파하려 했다. 경찰과 특수 부대가 이들을 저지하기 위해 응사를 했다. 이 과정에 괴한 4명 모두와 치안요원 4명, 경찰관 한 명, 민간인 한 명 등 모두 1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지오뉴스는 전했다. 발루치스탄 해방군(BLA)이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발루치 부족들은 오랜 기간 독립을 추구하면서 그곳에서 생산되는 광물자원들을 자신들이 처분할 수 있길 바라며 목소리를 높여왔다. 파키스탄에서도 오래 전부터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의 준동으로 가끔 이런 유형의 공격에 시달렸지만 최근 들어선 거의 이런 일이 없었다고 BBC는 전했다. 아프가니스탄, 이란과 국경을 맞댄 발루치스탄은 평소 분리주의 무장 반군과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의 활동이 잦은 곳이다. BLA는 지난해 5월 발루치스탄주 과다르에서 5성급 호텔을 습격하는 등 파키스탄 남부에서 각종 테러를 일으켜왔다. 지난해 4월에도 카라치에서 과다르로 이동하던 버스를 세운 반군이 승객 14명을 살해했다. 해당 건물은 평소 경비가 삼엄한 곳으로 은행 등 주요 금융 기관도 입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거래소는 성명을 통해 상황이 “아직도 정확히 파악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비드 알리 하비브 소장은 괴한들이 탄 승용차가 주차장 쪽에서 튀어나와 “모두에게 총을 쐈다”라고 말했다. 건물 안의 많은 사람들은 뒷문으로 빠져나가 피신했다고 지오뉴스는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혁명의 아이콘’ 체 게바라 아르헨티나 생가 매물로 나와

    ‘혁명의 아이콘’ 체 게바라 아르헨티나 생가 매물로 나와

    영원한 혁명의 아이콘인 체 게바라가 태어난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의 생가가 매각된다. 현재 소유주인 아르헨티나 기업인 프란시스코 파루지아는 2002년 시 한복판에 있는 신고전주의 스타일의 건물에 자리한 240㎡ 면적의 아파트를 사들여 문화센터로 꾸미려했는데 실현되지 않았다며 어쩔 수 없이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26일 전했다. 그는 얼마를 받고 싶은지 액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1967년 세상을 떠나 53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혁명 정신으로 올곧은 삶을 살아낸 영웅을 기리며 생가를 찾는 이들이 많다. 호세 페페 무히카 우루과이 전 대통령, 쿠바 혁명 동지인 피델 카스트로의 자녀들도 이곳을 찾았다. 하지만 생가를 찾았던 인물 가운데 가장 도드라진 이는 1952년 젊은 의사이던 체 게바라와 함께 모터사이클로 8개월 동안 남미 대륙을 일주한 알베르토 그라나도스였다. 체 게바라는 1928년 넉넉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남미 여행을 통해 빈곤과 굶주림을 목격하면서 서서히 급진 사상에 빠져들었다. 그 뒤 1953년부터 1959년까지 진행된 쿠바 공산혁명에 가담해 풀젠시오 바티스타 독재정권을 전복시켰다. 그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남미와 다른 개발도상국으로 혁명을 수출해야 한다고 확신해 볼리비아로 건너가 르네 바리엔토스 오르투노 대통령 정부에 맞서는 반군 게릴라 활동을 이끌었다.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볼리비아 군대에 동지들과 함께 체포됐고, 1967년 10월 9일 라 히구에라란 마을에서 처형당한 뒤 비밀 장소에 매장됐다. 그의 주검은 30년이 지난 1997년 발굴돼 화장된 뒤 쿠바로 옮겨져 재매장됐다. 생전에도 그렇고 사후 반세기가 흘렀는데도 그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조금 엇갈린다. 지지자들은 그가 혁명에 대한 신념을 잃지 않고 자신을 철저히 희생했다고 보는 반면, 비판적인 이들은 잔인무도했다고 평가절하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서구 ‘자신감 시험’서 실패… 코로나 극복한 한국, 국제 지위 향상”

    “서구 ‘자신감 시험’서 실패… 코로나 극복한 한국, 국제 지위 향상”

    전염병은 어느 나라나 전쟁 다음으로 대처하기 힘든 도전이다. 그것은 한 국가의 통치, 사회적 결속력, 그리고 무엇보다 그 나라의 자신감을 시험한다. 해설자들은 대부분 치사율과 전파율 등의 의료 지표에 초점을 맞춰 왔지만, 결국 중요한 지표는 경제적 탄력성, 거버넌스, 사회적 결속력뿐이다. 이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의 슬픔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내가 언급했던 이들 지표가 팬데믹 이후의 세계에서 한 국가의 위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현재 코로나 대유행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 중 하나는 대부분의 서구 국가가 이들에 대한 시험에서 적어도 한 가지 이상 실패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내가 사는 영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는 세 가지 모두를 실패했다. 물론 나는 지금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시아를 포함한 여러 비서구 국가 정부들도 자국 국민에게 피할 수도 있었을 끔찍하고 엄청난 피해를 가져다주기도 했고, 그 반면에 서구에서도 일부 국가는 대유행병에 비교적 잘 대처해 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대체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은 서구다.●팬데믹 이후 세계에서 한 국가의 위치 결정 서구의 실패는 이들 국가가 택한 접근법이 대부분의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취한 것보다 더 자유를 허용했기 때문이 아니다. 서구 나라들이 채택한 조치는 아주 다양했다. 독일은 봉쇄 조치를 단행함과 동시에 확진 검사와 동선 추적 같은 한국 모델에 신속하게 접근해 잘 대처한 결과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훨씬 낮은 사망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아이슬란드도 이런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반면 스웨덴은 훨씬 더 자유주의적인 접근법을 취했고 봉쇄나 심지어 광범위한 접촉자 추적에 의존하지 않았다. 그 결과 다른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에 비해 사망률이 높지만, 폐쇄 조치를 취한 일부 국가(영국 등)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다. 이들 국가 가운데 어느 나라가 대유행병의 질곡에서 더 신속하게 빠져나올 것인가. 이를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그것이 사망자 수에만 전적으로 좌우되지는 않을 것이다. 독일은 자국이 택한 접근 방법에 힘입어 비교적 빨리 봉쇄 조치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그 나라 경제도 특별히 심각한 고통을 겪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웨덴 경제는 대유행병의 악영향을 훨씬 덜 받았으며, 이 나라의 개방 조치로 인해 현재 스웨덴은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가 되고 있다. 스웨덴은 과거에 사회문제, 특히 이민과 관련된 심각한 불안으로 고통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일부 극우단체가 이런 상황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었음에도 이 불안이 코로나 위기에 대처하는 자유주의적 접근 방법에 의해 심각하게 불붙지 않았다. 반면 독일은 사회 불안을 심각하게 겪었다. 5월 첫 2주 동안 베를린 거리에서는 정치적 스펙트럼의 양극단에 속한 사람들이 봉쇄 조치에 항의하면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이러한 소요는 봉쇄에 대한 불만뿐 아니라 이민이나 사회적 불평등과 같은 다른 문제들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다. 내가 말하려는 요지는 전염병에 대처하는 어떤 특정한 접근법이 다른 것보다 낫거나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특히 사회의 단층선이 이미 노출된 상황에서 전염병의 타격을 받을 경우 그동안 억눌렸던 강력한 사회적 긴장을 폭발시킬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1830년대 콜레라가 처음 유럽을 엄습했을 때, 이 질병이 퍼진 여러 나라에서 사회 불안과 소요가 있었다.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은 러시아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격리돼 생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되자 모스크바에서 폭력적인 소요를 일으켰다. 이들 폭동은 무자비하게 진압당했다. 파리에서 콜레라는 군주제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는 시기에 내습해 1832년 오를레앙파의 반군주제 봉기를 촉발했다. 1832년 영국도 정확하게 말해 갈등이 없는 나라는 아니었지만, 러시아와 프랑스에 비해 사회 분열이 덜했고 콜레라와 관련된 불안도 심하지 않았다. 실제로 일어난 시위는 주로 해부용으로 시체를 가져갔다고 의심받는 의사들을 겨냥한 것이었다. 이번 코로나19는 또한 많은 서구 국가들이 이런저런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한 시기에 엄습했으며, 그에 따라 몇 년간 쌓여 온 불만이 수면 위에 떠오르게 됐다. 봉쇄 기간 내내 서구 여러 나라가 극심한 불안을 겪었다.●억눌리고 쌓였던 불만 수면위로 떠올라 유럽에서 최악의 국가는 그리스와 프랑스였다. 그리스에서는 이 봉쇄로 심각한 경제 상황과 대량 이민에 대한 우려가 악화돼 아테네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방화 사건이 일어났다. 정부 건물과 풍요의 상징물이 그 표적 대상이었다. 정치적 스펙트럼의 다른 쪽 끝에는 이민 문제 및 유럽연합(EU)의 무기력한 조치와 관련해 극우 민족주의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실제로 EU는 코로나에 강타당한 국가들을 돕기 위해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유행병의 가장 큰 희생자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파리 교외 및 기타 도시들에 거주하는 노동계급, 특히 주로 소수인종의 변동성이 주된 문제였다. 이들 주민사회는 오랫동안 소외돼 왔고 국민통합의 호소를 인상 깊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도시 근교의 젊은이들은 그들의 이동을 통제하려는 시도에 분노를 표명하고, 강압적인 치안 유지에 맞서 심각한 폭동을 일으켰다. 폭동은 자기들에 대한 감시를 훼방하고 ‘정상으로의 복귀’를 막기 위해 휴대전화 송수신 안테나와 CCTV 카메라를 부수고, 이와 동시에 인터넷 케이블을 절단했다. 이는 서구 여러 나라에서 극좌와 극우 모두에 공통된 행위이며, 많은 사람이 느끼는 소외감의 정도를 보여 준다. 최근 몇 주 동안 이 문제들은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여러 유럽 국가들에서 흑인의 죽음 문제로 촉발된 일련의 시위에 의해 일시적으로 가려지기도 했다. 겉으로 보기에 이러한 문제들은 코로나19와 직접 관련은 없다. 그러나 대유행병에 따른 문제들은 인종주의 문제와 서로 교차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흑인과 일부 소수민족이 코로나19로부터 불균등하게 고통을 받아 감염 확률과 사망률이 모두 높다. 그 이유는 복잡하지만 구조적 불평등과 연관돼 있다. 코로나19와 반인종주의 시위는 또한 치안 문제와 서로 교차되고 있다. (흑인과 소수인종에게 피해의 정도가 높은) 봉쇄 조치가 차별적으로 취해진다고 보기 때문에 인종차별에 대한 기존의 관심사를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봉쇄 조치도 차별로 인식해 인종문제로 증폭 이러한 긴장감의 밑바탕에 깔린 불평등은 일부 서구 국가들에서 특히 극심한 대유행병에 이어진 경제 충격의 결과에 따라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는 전염병 발생 이후 4260만명이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청구 건수가 줄어들기 시작했지만 일자리 감소 규모는 미국 현대사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다. 이러한 감소는 대부분 빈곤층 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집단인 미숙련 노동자층에서 발생한 것이다. 영국에서도 실업률이 급격히 증가했지만, 대유행병에 대처한 봉쇄 조치로 직장에 복귀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부의 유행병 시기 직장 유지 계획 때문에 그 충격이 완전히 와닿지 않는다. 봉쇄 조치가 완화되면 일부는 복직할 수 있지만 다른 일부는 갈 곳이 없어질 것이다. 기존 일자리에 대한 정부 지원은 오는 10월에 끝날 예정이어서 그 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실업급여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 이 계획에 들어가는 엄청난 비용과 봉쇄 기간의 세수 손실이야말로 영국이 미래의 충격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4월 영국의 경제성장률은 사상 최저였고, 국내총생산(GDP)은 20% 이상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은 주요 국가 중에서 영국이 가장 극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中러 평판 타격… 美 국제적 신뢰 추락 이 모든 문제들은 형편없는 정치적 리더십에 의해 야기되거나 악화됐다. 미국과 영국은 국가의 장기적인 이익보다 대중매체 이미지와 여론에 대한 우려로 인해 무대책과 과잉반응 사이를 오가는 갈지자 행보를 거듭했다. 그 결과 유행병 창궐기 두 나라 정부의 지지율은 급속하게 떨어졌다. 영국 정부는 실제로 봉쇄 기간에 상당한 대중적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봉쇄 상태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정부는 최근의 사회 불안을 포함한 여러 이슈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 영국 정부의 입장은 불분명하고 정치적 입장을 넘어서 무수한 사람들의 지지로부터 멀어졌다. 미국의 심각한 상황은 이미 한국 독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국제적으로 신뢰를 많이 잃었다. 가장 중요한 경쟁국인 중국과 러시아도 그 평판에 타격을 입었지만, 궁극적으로는 미국에 비해 덜 심각할 것이다. 적어도 대유행의 첫 단계에서 전염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나라는 오직 대만, 한국, 싱가포르 같은 더 작은 나라들뿐이다. 이들 나라는 그 실제 무게를 훨씬 상회하는 과학 혁신, 기술 시스템, 국제 보건 등의 분야에서 더 강력한 목소리를 낼 기회를 갖게 됐다. 물론 더 힘 있는 강대국들을 넘어서지는 않을 것이고, 또 더 큰 권력을 행사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나라들의 권위와 국제적인 지위는 향상될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서구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강타당하고 말았다. 이들 나라의 많은 사람이 자신감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어느 문명에서나 가장 위험한 질병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이 글은 마크 해리슨 옥스퍼드대 교수가 써온 글을 이영석 광주대 명예교수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명예교수는 해리슨 교수의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를 번역했습니다. ■마크 해리슨 옥스퍼드대 교수로 최근 국내에 출간된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 (푸른역사 간행)의 저자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 정부를 대상으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방안들에 대해 자문 활동을 하고 있다.
  • 트럼프 “미친 볼턴의 ‘리비아 모델’에 김정은 분통”

    트럼프 “미친 볼턴의 ‘리비아 모델’에 김정은 분통”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최근 북한의 대남 적대행동에 대해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고록 출간을 앞둔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향해 “북미 관계를 후퇴시켰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올린 트윗을 통해 볼턴 전 보좌관이 ‘리비아 모델’을 고집하는 바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분통을 터뜨렸으며 볼턴의 주장이 북미 관계를 망쳤다고 탓했다. “리비아 모델 언급해서 김정은 분통…그럴 만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친 존 볼턴이 ‘디페이스 더 네이션(Deface the Nation)’에 나가 멍청하기 짝이 없게 ‘북한을 위해 리비아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을 때 다 망했다. 나와 잘 지내고 있었던 김정은은 그의 미사일처럼 분통을 터뜨렸고, 당연한 일이다”라고 적었다.이어 “그는 볼턴을 근처에 오는 걸 싫어했다. 볼턴의 멍청한 말 하나하나가 우리와 북한을 매우 형편없이 후퇴시켰고, 지금까지도 그렇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나는 (볼턴에게) 대체 무슨 생각이었냐고 물어봤고, 그는 답변도 없이 그저 사과만 했다. 초반의 일이었는데 그때 그를 해임했어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디페이스 더 네이션’(국가 망치기)은 CBS방송의 일요 시사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국가 마주보기)에 부정적 접두사를 붙여 비하한 표현이다. 볼턴이 내세운 ‘리비아 모델’이란? 볼턴 전 보좌관은 2018년 4월말 폭스뉴스 및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연달아 출연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리비아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볼턴 전 보좌관의 취임 후 첫 인터뷰였다.볼턴 전 보좌관이 언급한 ‘리비아 모델’은 미국이 리비아를 통치하던 무아마르 카다피와 협상 끝에 2003년 핵 무기 개발 계획 포기를 이끌어내고 대량살상무기도 폐기시켰다. 미국은 약속대로 경제 지원과 수교에 나섰지만 비핵화 이행이 끝나자 2011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대가 반군을 지원하며 카다피는 실각했다. 즉 북한에게 ‘리비아 모델’은 핵무기 포기의 대가로 경제 지원 약속을 받더라도 결국엔 정권이 무너지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북한은 리비아 모델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볼턴 전 보좌관을 당시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트럼프가 볼턴 비난하며 ‘연락사무소 폭파’ 언급 안 하는 이유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기본적으로 볼턴 전 보좌관을 비난하는 데 주력한 모양새다. 북한이 연일 대남 강경 행보를 이어가던 중 끝내 연락사무소를 공개적으로 폭파할 때까지도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던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전 보좌관이 자신을 공격하자 반응을 보인 것이다.특히 북미 협상이 교착된 책임을 볼턴 전 보좌관에게 돌리고 김정은 위원장을 두둔하면서 오는 11월 대선 전 혹시 모를 북한의 대미 무력시위를 차단하고 상황을 관리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볼턴 전 보좌관을 해임했을 때도 볼턴 전 보좌관의 리비아 모델 언급을 문제 삼으며 비난했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최근 연일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외교를 비판하는 행보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질세라 볼턴과 그의 책에 대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위터는 물론 공식석상에서도 최근 북한의 대남 강경 행보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4년 동안 지구를 떠돌았다…기회는 딱 한 번뿐이니까

    4년 동안 지구를 떠돌았다…기회는 딱 한 번뿐이니까

    獨 청년, 대학 입학 직전 여행길 떠나 선원·항해사로 일하며 생사 고비 넘어 韓선 반년 머물러 “시멘트 사막” 탄식 45개국 ‘4년간의 인턴십’ 경험담 술술누군가 무모하다 싶을 만큼 험난한 여행을 계획하는 이가 있다면, 그에겐 필경 그 여정에 나설 수밖에 없는 동기가 있었을 것이다. 이를테면 이런 거다. 자전 에세이가 원작인 영화 ‘와일드’(2014)에서 엄마의 죽음 이후 스스로 자신의 삶을 파괴해 가던 주인공 셰릴(리즈 위더스푼 분)이 약 4300㎞에 이르는 극한의 공간인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을 걷기로 결심한 건, 엄마가 자랑스러워하던 딸로 되돌아가기 위해서였다. ‘나를 부르는 숲’의 작가 빌 브라이슨이 여행가로 나서게 된 사연을 담은 영화 ‘어 워크 인 더 우즈’(2015)도 비슷하다. 노년의 빌(로버트 레드퍼드 분)과 카츠(닉 놀테 분)가 약 3500㎞에 달하는 애팔래치안 트레일(AT) 도전-물론 중도에서 명예롭게 포기하긴 하지만-에 나서는데, 이들의 모험은 하이킹을 통해 삶의 궤적을 돌아보기 위해서였다.반면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겠다는 ‘계획’만으로 거창한 도전에 나서는 이들도 있다. ‘신나게 걸어봐 인생은 멋진 거니까’는 젊은이들의 특권이나 다름없을 이런 여행에 도전한 한 독일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독일 북부의 소도시 홀슈타인에 살던 저자는 대학 입학을 앞둔 어느 날, 무작정 여행길에 올랐다. 이유는 단순했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였다. 책은 단돈 50유로(약 68만원)를 들고 45개국, 1512일, 10만㎞를 여행한 이야기다. 저자는 길을 떠나기에 앞서 ‘호텔에서 자지 않기’, ‘비행기 안 타기’, ‘신용카드 쓰지 않기’ 등 ‘3무 원칙’을 세웠다. 대륙 간 이동을 위해 요트에서 선원, 항해사, 요리사 등으로 일하다 생사를 넘나들기도 했고, 풍찬노숙도 밥 먹듯 했다. 돈이 없어 개가 물어뜯은 빵을 물에 씻어 먹고, 마약상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반군과 동행하거나 밀입국도 감행했다. 젊은이가 아니었다면 엄두를 내기 힘든 여정이다. 그의 여정엔 한국도 포함됐다. 첫발을 디딘 건 부산이다. 저자는 부산에 매우 만족해했다. 안전했고 깨끗했다. 이전의 한국은 “제3세계 국가”였지만 이젠 저자의 표현대로 “제1세계의 국가”가 된 게 분명해 보였다. 그런데 부족한 게 있었다. “어느 주민이 자가용 진입로에 놓아둔 화분이 유일한 식물이었고 난 거리에서 헛되이 푸른 잎을 찾았다”는 그의 탄식처럼 부산은 “자연이 추방해 버린 거대한 시멘트 사막”이었다. 유럽 대륙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조차 “자연과의 유대감이나 원시성 같은 건 찾아보기 힘들었다.” 발전만 보고 달려온 우리가 놓친 걸 저자는 이처럼 정확히 꼬집고 있었다. 저자는 한국에서 반년을 머물렀다. 가을 설악산, 작은 절집, ‘그 유명한 노래’에 나오는 서울 강남 등 우리나라 전역을 히치하이킹으로 돌았다. 일본, 중국 등에 견줘 우리나라 이야기를 길게 쓴 게 독특하다. 유럽의 젊은이들에게 한국이 중요한 나라가 된 게 틀림없는 듯하다. 그래서, 이 여정은 그에게 무엇이었을까. 저자는 이를 ‘4년간의 인턴십’이라고 불렀다. 45개국을 오가면서 거친 직업이 선원, 모델, 번역가, 어부, 베이비시터, 웨이터, 목수, 배관공, 광부 등 수십 가지나 된다. 세상 어느 학교에서도 얻을 수 없는 값진 경험과 우정, 그리고 인생의 반려자를 그는 이 여행을 통해 얻었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자신을 지켜주는 경비대원과 셀카 찍는 고릴라들

    자신을 지켜주는 경비대원과 셀카 찍는 고릴라들

    사람과 유전적으로 가까운 고릴라는 우리처럼 셀카를 찍기 위해 포즈 취하기를 즐길지도 모르겠다. 최근 콩고 동부 비룽가 국립공원에서 밀렵단속 경비대원(레인저)인 패트릭 새디키 캐러버런거(39)가 자신이 돌보는 고아 고릴라들과 함께 있을 때 종종 스마트폰으로 찍어둔 셀카 사진을 대거 공개했다. 이 자상한 경비대원은 10년 넘게 고아가 된 어린 고릴라들을 보살펴온 베테랑으로, 이들 고릴라를 친자식처럼 돌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원과 고릴라들의 긴밀한 유대를 보여주는 사진에서 한 어린 고릴라는 진지한 표정으로 카메라 렌즈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다.이에 대해 이 대원은 “고릴라가 셀카에 동참하는 것은 내 휴대전화에 호기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몇몇 사진에서 이들 고릴라는 셀카를 찍는다는 개념을 잘 알듯 포즈를 재미있게 취하고 있는 모습이다.어떤 고릴라는 셀카 찍는 동안 콧구멍을 손가락으로 파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또 어떤 고릴라는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밖에도 어떤 고릴라들은 멋지게 보이고 싶은지 팔짱을 낀 자세를 취했다. 이뿐만 아니라 공개된 또 다른 사진은 한 어린 고릴라가 이 대원의 등 뒤에 업혀 있는 모습을 다른 동료 대원이 찍어준 것으로, 이들 대원은 어린 고릴라들을 돌보며 이따금 이렇게 사진을 남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룽가 국립공원의 경비대원들은 평소 이들 고릴라를 보살피고 있지만, 숲의 천연 자원을 노리는 반군단체와 민병대 그리고 고릴라를 노리는 밀렵꾼들을 막는 역할도 하기에 목숨을 잃는 경우도 많다. 특히 최근에는 경비대원 12명을 포함한 총 17명이 르완다해방민주세력(FDLR) 소속 무장대원 약 60명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무장대원들은 경비대원 15명의 보호 아래 이동하던 민간인 차량 행렬을 매복 습격했고, 이 과정에서 경비대원 대부분이 목숨을 잃고 말았다.한편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인 비룽가 국립공원은 면적이 7800㎢가 넘어 마운틴 고릴라가 많이 서식하는 인기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병원 벽에 온통 총탄 자국, 신생아 둘, 산모 15명 등 24명 희생

    병원 벽에 온통 총탄 자국, 신생아 둘, 산모 15명 등 24명 희생

    사진만 봐도 얼마나 끔찍한지 모르겠다.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국경없는의사회’(MSF) 관련 병원 건물이 무장 괴한의 공격을 받았는데 무차별 난사의 흔적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유리창과 벽에 남겨진 무수한 총탄 자국이 몸서리가 처질 정도다. 괴한 셋은 이날 오전 10시쯤 카불 서쪽의 다시트-에-바르치 병원에 들이닥쳐 수류탄을 터트리고 총을 난사했다. 갓난 아기 둘을 포함해 12명의 산모와 간호사 등 14명 이상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고 처음에 보도됐는데 사망자가 24명으로 늘었고 16명이 부상당했다고 영국 BBC는 13일 전했다. 100여개의 병상을 갖춘 이 병원에는 국제 의료 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원을 받는 산부인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밖에는 엄마를 잃은 15명의 신생아들 가족이 찾아와 앞으로 아기들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정부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괴한들이 경찰 제복을 입고 병원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병원을 빠져나온 한 소아과 의사는 AP 통신에 “병원은 환자와 의사로 가득한 상태였다”며 “모두 패닉에 빠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장에 즉시 치안 병력을 투입했고 총격전이 벌어졌다. 경찰 등은 병원에서 신생아와 산모 등 100여명을 급히 밖으로 피신시켰다. 병원에서는 폭발로 인해 검은 연기도 치솟았다. 괴한들은 모두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나타나지 않았다. 병원이 자리한 곳은 이슬람 시아파들이 주로 거주하는 곳이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카불에서 시아파 주민이나 국제단체를 겨냥해 테러를 일으켜왔다. IS는 11일에도 카불에서 네 차례 연쇄 폭발 공격을 일으켜 어린이 등 민간인 여러 명을 다치게 했다.한편 이날 동부 낭가르하르주에서는 친정부 인사의 장례식 도중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 32명 이상이 숨지는 등 하루에만 1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현지 신문은 전했다. 무장 반군조직 탈레반은 트위터를 통해 카불과 낭가르하르주 공격 모두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무고한 이들을 공격한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는데 하물며 신생아와 임산부들까지 공격한 것은 추악한 악마의 행동이다. 또 장례식에 참석한 추모객들을 공격한 것은 함께 슬픔을 이겨내려는 가족과 지역사회의 분열을 획책하려는 시도로 그들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라마단 성월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와중에 이렇게 동시 다발 테러를 벌이는 것도 특히 지독한 짓”이라고 규탄했다. 아프간 평화 협상은 어찌 되고 있을까? 지난 2월 미국과 탈레반은 미군 병력을 철수하는 합의문에 서명까지 했지만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대화는 포로 교환과 폭력 문제 때문에 틀어져 지금까지 재개가 되지 않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두 발로 선 고릴라와의 슬픈 셀카…인간이 가져온 끔찍한 비극

    두 발로 선 고릴라와의 슬픈 셀카…인간이 가져온 끔찍한 비극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최악의 피살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밀렵꾼에게 어미를 잃은 고릴라들이 사람으로 인해 ‘부모’를 두 번이나 잃게 된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AFP,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르완다해방민주세력(FDLR) 소속 무장대원 약 60명은 지난달 24일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의 비룽가 국립공원에서 ‘레인저’로 불리는 밀렵단속 경비대원 12명을 포함해 총 17명을 살해했다. 당시 무장대원들은 경비대원 15명의 보호 아래 가던 민간인 차량 행렬을 매복했고, 이 과정에서 경비대원 대부분이 목숨을 잃고 말았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사망한 경비대원들이 비룽가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고아 고릴라’들의 부모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는 사실이다. 이 공원에서 경비대원들이 보살피던 고릴라들의 어미들은 2007년 7월 당시 밀렵꾼들에게 모두 죽임을 당했다. 이후 이 고릴라들은 비룽가 국립공원 내 보호구역에서 새 삶을 시작했고, 사망한 경비대원들과 10년 넘게 동고동락하며 이들을 부모처럼 따랐다. 피살사건이 발생하기 불과 며칠 전, 비룽가 국립공원 측은 SNS에 경비대원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고릴라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 속 고릴라는 마치 사람처럼 두 발로 선 채 편안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고, 이들의 맨 앞에는 부모 역할을 했던 경비대원 중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국립공원 측은 당시 사진과 함께 “이들은 항상 ‘건방지게’ 행동한다. 이 사진은 (연출이 아닌) 진짜”라며 재치있는 글을 남겼고, 또 다른 관계자는 “이 고릴라들은 곧잘 사람 흉내를 낸다. 두 발로 서는 것도 사람의 행동을 배우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을 본 한 네티즌은 “이 사진을 너무 좋아하는 두 살배기 아이를 위해 기쁜 마음으로 비룽가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지만, 실제 비룽가 국립공원과 야생동물을 지키는 경비대원들의 상황은 여의치 않다. 십수 년 째 정부군과 여러 무장반군 세력 간 내전이 진행중인 민주콩고에서 밀렵 단속 활동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다. 특히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으로 면적이 7800㎢가 넘는 비룽가 국립공원은 반군단체, 민병대, 밀렵꾼들의 공격이 잦은 곳이다. 이 때문에 1996년 이후 비룽가에서만 130명 이상의 단속반원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에는 반군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매복 공격으로 단속반원 5명이 숨지기도 했다. 화제가 된 ‘두 발로 선 고릴라의 인생샷’ 속 경비대원의 생사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밀렵꾼들에게 어미를 잃었던 고릴라들이 어미 대신 자신들을 지켜주던 몇 안 되는 ‘부모들’을 잃은 것만은 확실하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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