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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습 공포까지 덮쳤다… 미얀마 엑소더스

    공습 공포까지 덮쳤다… 미얀마 엑소더스

    전투기 동원 소수민족 공습까지 감행시민 수천명 태국·인도 향해 피란길태국 “미얀마 문제” 난민 거부 논란 3개 무장단체 “무력진압 중단” 성명美 “민주화 때까지 교역 협정 중지”미얀마 군부가 민간인을 대상으로 무차별 진압을 이어 가는 가운데 소수민족에 대한 공습까지 감행하며 사태가 내전 위기로 치닫고 있다. 미얀마 시민 수천명이 군부의 공격을 피해 인근 태국, 인도 등으로 도망치는 등 피란민 행렬도 이어진다. 30일 블룸버그 통신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군부가 소수민족이 사는 카렌주 파푼 지역을 공습한 이후 1만명 이상이 집을 떠나 피신했다. 국경을 넘어 태국으로 간 이들이 3000명이고, 8000명가량은 파푼 숲속으로 피신한 상태로 알려졌다. 앞서 소수민족 무장단체인 카렌민족연합(KNU)은 지난 27일 ‘미얀마군의 날’을 맞아 군 초소를 공격했는데, 군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전투기를 동원해 공습에 나섰다. 카렌족 인권운동가에 따르면 이번 공습은 약 20년 만에 처음이다. 태국과 인도에서는 미얀마 난민 행렬을 거부한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인권단체들은 태국으로 간 카렌족 주민 대부분이 본국으로 돌려보내졌다고 밝혔다. 이에 외교부 대변인은 해당 주장이 부정확하다고 주장했고,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미얀마 ‘국내’ 문제로 놔두라”면서도 대규모 난민 발생을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미얀마와 인접한 인도 마니푸르주 역시 난민 유입을 막고 식량 제공을 중단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에서는 최근 시민들의 거리 집회와 함께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의 반발도 거세지며 군부와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거리 시위를 주도하는 민족 총파업위원회(GCSN)는 앞서 KNU를 포함해 카친독립기구(KIO), 샨주복원협의회(RCSS) 등 16개 소수민족 무장조직에 ‘연방군’을 결성, 군부에 맞서 국민을 보호하자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내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이날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 아라칸군(AA), 타앙민족해방군(TNLA) 등 3개의 무장단체가 공동성명을 내고 군부를 상대로 시위대를 죽이는 일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반군부 진영의 임시정부 격인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가 임명한 사사 유엔 특사는 이미 내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시민들이 너무 절박해져 소수민족 반군과 함께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고 결정하면 전면적인 내전이 발발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총격 등 군경 폭력으로 사망한 사람은 최소 510명이다. 군부의 유혈진압이 지속되자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도 이어지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2013년 미얀마와 체결한 무역투자협정(TIFA)에 따른 모든 교역 관련 약속을 즉각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협력해 무역과 투자 문제에 대한 대화 플랫폼을 만드는 협정이었다.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미얀마군이 평화로운 시위대와 학생, 노동자 및 노동계 지도자, 의료진, 어린이를 살해한 것은 국제사회의 양심에 충격을 줬다”며 협정 이행 중단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가 복귀할 때까지 유효하다고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압박을 가하려면 우리가 더 단결하고 국제사회가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31일에는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도 긴급 소집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의료 봉사하던 외아들 총탄에, 네 아이 아버지 불에, 미얀마의 ‘떨어진 별들’

    의료 봉사하던 외아들 총탄에, 네 아이 아버지 불에, 미얀마의 ‘떨어진 별들’

    미얀마인들이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유혈 진압에 희생된 이들을 ‘떨어진 별들’이라고 표현한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지난 27일에는 적어도 114명이 스러져 쿠데타 발발 이후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낳았다. 어린이도 상당수 포함됐으며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다 총에 맞는 이들은 물론, 집안에 있다가 화를 당하는 일도 적지 않다. 오죽 했으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까지 “상상도 할 수 없는 참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개탄했을까? BBC는 ‘떨어진 별들’ 가운데 대표적인 이들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가장 먼저 두 번째로 큰 도시 만달레이에서 애꿎게 희생된 네 아이의 아버지 아이 코(40)다. 코코넛 간식과 쌀음료를 팔아 온가족을 먹여 살리던 가장이었다. 자경단원이기도 했던 그는 그날 밤 9시쯤 아웅먀타잔구를 급습한 군경의 총에 맞아 다쳤다. 누군가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로 쌓아 놓은 폐타이어 더미에 불을 붙여 화재가 발생하자 자경단원으로서 불을 끄기 위해 나왔다가 변을 당했다. 군경은 그를 체포한 뒤 불붙은 폐타이어 위에 던져버렸다. 한 주민은 “불길로 던져진 뒤 그가 ‘엄마 살려줘요’라고 외치고 있었다”고 전하면서 군경이 계속해 총을 쏴 주민들은 그를 구하러 집 밖에 나올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다음날 곧바로 장례식이 거행됐는데 한 친척은 “고인이 유일하게 돈을 버는 사람이었다”며 그의 죽음이 가족에겐 커다란 손실이라고 AFP 통신에 털어놓았다. 같은 도시에서 18세 청년 아웅 진 피오의 장례식도 열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린 랏 풋살클럽의 골키퍼였던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 응급실에서 자원봉사를 하기도 했던 아름다운 청년이었다. 가족들은 취재진에게 그가 시위대 맨앞에서 싸우다가 충탄을 맞았다고 했다. 그의 어머니는 관을 부둥켜 안고 “아들이 하나뿐이었는데 차라리 나도 죽여 아들과 함께 지내게 하라”고 외치며 오열했다.11세 소년 아예 먓 뚜의 관 옆에는 장난감들과 꽃들, 헬로키티 그림이 놓여 있었다. 현지 매체들은 마울라미인 시의 남동쪽에서 시위 도중 총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중부 메익틸라 시에서는 14세 소녀 판 에이 피유가 군인들이 쳐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문을 걸어잠그다 변을 당했다고 어머니가 증언했다. 어머니는 “딸애가 넘어진 것을 봤는데 처음에는 그저 발을 헛디뎌 넘어진줄 알았다. 그런데 가슴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더라”고말했다. 최대 도시 양곤에서도 13세 소년 사이 와이 얀이 거리에서 놀다 총에 맞아 스러졌다고 복수의 매체가 보도했다. 장례식은 28일 거행됐는데 어머니는 “너 없이 어떻게 살란 말이냐”고 오열했다. 또 19세 청년 흐티 산 완 피도 시위대의 바리케이드를 구축하다 뺨에 총알을 맞고 숨졌다. 이웃들은 고인을 커다란 웃음을 늘 짓던 청년이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부모들은 흐느끼는 아들 친구들을 향해 “아들이 순교했으니 울지 말라”고 말했다.28일에도 유혈 사태는 이어졌다. 37세 여권운동가 마 아 쿠가 서부 칼레란 도시에서 총탄에 맞아 숨졌다고 위민 포 저스티스가 전했다. 위민스 리그 오브 버마도 “헌신적인 영혼과 희망 넘치는 마음을 소유한 여성이 희생됐다. 그녀의 용기와 헌신, 대의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얀마 나우는 이날 오전 양곤 인근 바고 지역의 한 장례식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군경이 총기를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군경이 쏜 총탄에 맞아 숨진 스무 살 학생을 추모하는 자리였다. 이라와디는 군경이 도망치는 장례식 참석자들을 체포하려 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또 최대 도시 양곤의 흘라잉구에서는 이날 군경이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최소 두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군경은 열차를 타고 와서 내린 뒤 총격을 가했다. 아래 동영상을 보면 시위대원 중 일부가 화염병과 함께 수제 총을 제작해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장하기 시작했다는 얘기인데 카친족 등 소수민족 무장반군과는 다른 움직임으로 보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미얀마 군부 ‘저항의 날’ 5세 어린이 등 무차별 학살… 내전 양상도

    미얀마 군부 ‘저항의 날’ 5세 어린이 등 무차별 학살… 내전 양상도

    국제사회 개입 주저한 새 군부 무력 강화유엔 보고관 “국제 긴급 정상회담 열어야”한미일 등 12개국 합참의장 “폭력 중단을”안보리 중·러 반대로 구체적인 조치 못해 카렌민족연합, 국경 초소 습격 10명 사살민주진영 일각선 반군과 무장투쟁 추진‘미얀마군의 날’이던 지난 27일을 맞아 군부 학살은 더 무참히 자행됐다. 이날 미얀마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린 가운데 5살 어린이를 포함해 114명의 시민이 군경의 무차별 총격에 스러졌다.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450명 넘는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쿠데타 이후 두 달간 국제사회가 개입을 주저하는 사이 군부의 무력 강도가 세지면서 이에 반발한 소수민족 반군이 무장 저항에 나서는 등 미얀마 사태는 내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3월 27일은 원래 미얀마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중 자국을 점령한 일본군에 대항해 무장 저항을 시작한 날을 기념하는 ‘저항의 날’이었다. 그러다 1962년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군의 날’로 이름이 바뀌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날을 ‘저항의 날’이라고 부르며 거리로 나왔다. 전날 밤 국영 MRTV를 통해 ‘조준사격’을 경고했던 군부는 이를 실행에 옮겼다. 일부 시위대는 철제 방패를 만들고 대나무로 활과 화살을 만들어 군부의 총알 세례를 견뎠다. 무차별 총격 과정에서 특히 어린이들의 희생이 컸다. 현지 매체 이리와디 등에 따르면 5~15살 어린이 최소 4명이 군경의 총에 맞아 숨졌다. 이 중 14세 소녀는 집에서 총을 맞아 스러졌다. 소녀의 엄마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냥 미끄러져 넘어진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이의 가슴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며 울먹였다.쿠데타 이후 군부 총격에 목숨을 잃은 어린이가 2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도시인 양곤 교외의 집 근처에서 놀던 한 살배기 여자 아기가 오른쪽 눈에 고무탄을 맞아 붕대로 눈을 덮은 사진과 죽은 어린 아들을 안고 울부짖는 아버지의 영상 등이 트위터를 통해 퍼지면서 국제사회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 미얀마 주재 미국대사 토머스 바이다는 “어린이들을 포함한 비무장 민간인들을 살해하는 것은 소름 끼친다”며 군부를 비판했다.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 보고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지는 국제 긴급 정상회담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 12개국 합참의장은 “미얀마 군부와 경찰의 비무장 민간인에 대한 치명적 무력 사용을 비난한다”며 군부의 유혈 진압 규탄 공동성명을 냈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규탄 외 실효성 있는 국제사회 조치는 이행되지 않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미얀마 군부가 미얀마군의 날을 기념, 수도 네피도에서 연 군사 열병식에 대표단을 파견해 쿠데타 세력을 합법화해 주고 있다는 비난을 샀다. 무력을 과시한 열병식에 앞선 TV 연설에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안정과 안전을 해치는 폭력적 행위들은 부적절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해 민간 희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사회 개입 부재 상황에서 미얀마에서의 쿠데타 저항이 내전으로 비화될 여지가 커지고 있다. 군부의 무력 진압에 속수무책이 되자 미얀마 민주 진영 일각이 반군과 손잡고 무장 투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태국과 국경 지역에서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반군 중 하나인 카렌민족연합(KNU)은 군부가 미얀마군의 날을 기념하는 동안 군 초소를 습격해 10명을 사살했다. 반격에 나선 미얀마군이 태국 국경 근처 카렌족 마을을 공습하면서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미얀마에는 20여개 소수민족 무장조직이 있으며, 미얀마 총인구 5400여만명의 4분의1이 무장조직 통제 지역에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27일 90명 이상 희생, 길 가던 오토바이에도 총질, 미얀마 군은 열병 퍼레이드

    27일 90명 이상 희생, 길 가던 오토바이에도 총질, 미얀마 군은 열병 퍼레이드

    ‘미얀마군의 날’인 27일 군경의 무차별 총격에 이날 하루만 91명 이상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하루 기준 가장 많은 사람이 희생돼 지난달 1일 쿠데타 발생 이후 사망자는 400명을 훌쩍 넘겼다. 현지 SNS에는 행인과 차, 오토바이 등을 향해 군경이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는 장면이 속속 올라왔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미얀마군의 날에 군부는 시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며 “오후 4시 30분(한국시간 오후 7시) 자체 집계로 40개 도시에서 9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양곤, 만달레이, 사가잉, 바고, 마그웨, 카친 등 전국에서 희생자가 나왔다. SNS에 현지인들이 올리는 사망자 수는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으며 희생자 수가 “100명이 넘는다”는 게시물도 확산되고 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이날 적어도 89명이 진압에 숨졌다고 집계했다. 이날은 미얀마가 1945년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의 점령에 맞서 무장 저항을 시작한 날을 기념한 ‘저항의 날’은 1962년 군사정권이 쿠데타로 집권한 뒤 ‘미얀마군의 날’로 바꿨는데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저항의 날’로 돌아가자고 주장하고 있다. 국영 MRTV는 전날 밤 시위대를 겨냥해 “머리와 등에 총을 맞을 위험에 처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 메시지를 보냈는데 실제로 이날 무자비한 유혈 진압에 나섰다. 남부 다웨이 지역에서 지나가는 오토바이를 향해 군경이 갑자기 차를 세우고 총격을 가하는 장면도 많은 누리꾼의 공분을 자아냈다. 군경이 거리에서 시신을 유기하는 모습들도 SNS에 올라왔다. 특히 어린이 희생자들이 잇따랐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7살, 10살, 13살 아이들이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나우는 만달레이에서 13살 소녀가 집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 매체를 인용해 만달레이 사망자 가운데 5살 어린이도 있다고 보도했다. SNS에는 총에 맞아 피 흘린 아이들의 사진과 동영상이 잇따랐다. 한 동영상을 보면 남성이 차 안에서 축 늘어진 아이를 안고 “내 아들이 죽었어요”라고 울부짖었다. 한 살배기가 고무탄에 눈을 맞아 붕대를 감은 사진도 급속도로 퍼졌다. 군경의 유혈 진압에 대해 임시정부 역할을 하는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가 임명한 사사 유엔 특사는 온라인 포럼에서 “이날은 군부 수치의 날”이라고 비판했다. 사사 특사는 “군부 장성들은 300명 이상의 무고한 시민들을 죽여놓고는 미얀마군의 날을 축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양곤의 미국 문화원에도 총알이 날아 들어왔으나 부상자는 없다고 미국 대사관이 밝혔다. 군사위원회는 이날 제76회 ‘미얀마군의 날’을 기념하며 군인과 무기들을 대거 동원해 열병식을 개최했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열병식에 앞서 TV 연설을 통해 “안정과 안전을 해치는 폭력적 행위들은 부적절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비상사태 이후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지만, 구체적 일자는 여전히 제시하지 않았다. 이날 열병식에는 러시아 국방 차관 알렉산데르 포르민이 외국 관리로는 유일하게 참석해 눈길을 끌었는데 흘라잉 사령관은 “러시아는 진짜 친구”라며 감사를 표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국내에는 중국이 미얀마 군부의 뒷배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러시아와 군사 협력이 최근 들어 강화돼 러시아군은 수천명의 미얀마 군인들을 훈련시키고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이 갖가지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미얀마 군을 돕고 있다. 한편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반군 중 하나인 카렌민족연합(KNU)은 태국과 국경지역에서 군 초소를 습격해 10명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 KNU 대원 한 명도 숨졌다. 현지에서는 이날 KNU와 정부군 사이에 전투가 벌어졌고, 사망자 수가 훨씬 많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화마에 타 버린 희망…미얀마 소수민족 난민촌 대형 화재

    화마에 타 버린 희망…미얀마 소수민족 난민촌 대형 화재

    방글라데시에 있는 미얀마 로힝야족의 난민캠프에서 2개월 만에 또다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미 집을 잃고 난민촌에서 생활해 온 난민들에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과 상처만 남게 됐다.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방글라데시 남부에 있는 로힝야 난민촌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가옥 수백 채가 소실되고 이재민 수 만 명이 발생했다.난민촌 관리소 측은 난민촌의 34개 수용소 중 한 곳에서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직후 소방관과 구조대원들이 난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기 위해 애썼지만, 어린이 3명과 여성 2명 등 총 5명은 목숨을 잃었다. 현지 경찰은 AFP와 한 인터뷰에서 “요리에 사용하는 가스 실린더가 폭발하면서 불길이 치솟았고, 이는 곧 인근 다른 두 곳의 수용소로 빠르게 옮겨붙었다”면서 “화재가 시작된 지 8시간이 지난 시점에도 불길이 쉽사리 잡히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로힝야족이 머무는 난민촌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불과 지난 1월에도 같은 지역에 있는 난민촌에서 불이 났는데, 난민들이 사는 집이 대부분 대나무와 비닐 등으로 만든 가건물인데다 변변한 소화시설도 없었던 탓에 피해는 더욱 커졌다. 당시 화재로 집을 잃은 사람은 최소 3500명에 달하며, 화재의 원인은 이번 화재와 마찬가지로 요리용 가스 실린더로 추정됐다.  한편 전 국민의 약 90%가 불교도인 미얀마에서 로힝야족은 이슬람계 소수민족이라는 이유로 군부의 탄압을 받아왔다. 2017년 8월 로힝야족을 돕겠다며 나선 반군단체가 군부를 습격한 사건을 계기로 본격적인 로힝야족 학대와 핍박이 시작됐다. 이후 로힝야족 약 70만 명은 군부의 소탕 작전 등을 피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신했고, 방글라데시는 이들에게 난민캠프를 제공했다. 그러나 난민촌의 열악한 환경과 콜레라 등 수인성 질병, 협소한 공간에서 노출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등의 위협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정부는 그간 여러 차례 송환을 시도했지만, 로힝야족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송환 작업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2030 세대] ‘아랍의 겨울’로 본 미얀마/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재학생

    [2030 세대] ‘아랍의 겨울’로 본 미얀마/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재학생

    2011년 3월 15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났을 때 이것이 10년을 이어 갈 비극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아사드 정권은 그 이전 무너진 다른 독재 정권보다 훨씬 강고했다. 아사드는 권좌를 유지하기 위해 국민을 사살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고, 러시아와 이란 같은 우방국들도 있었다. 여기에 해묵은 종파 갈등이 고개를 들면서 시리아는 곧 무질서와 혼란, 비극의 상징과 같은 땅이 되고 말았다. 2014년에 마침내 야만적 테러집단인 IS까지 등장하면서, 아사드는 자신감 있게 구체제가 더 낫지 않았냐고 반문할 수 있었다. 이집트는 시리아 같은 혼란이 펼쳐지진 않았지만 민주주의의 꽃이 피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정치ㆍ경제적 헤게모니를 잃지 않으려는 군부와 이슬람주의를 통해 대중을 선동하려던 민선 정부의 갈등으로 이집트의 민주주의는 시작부터 표류했다. 2년간 경제난, 중산층의 이반, 종교 갈등 등이 겹치면서 민선 정부에 대한 지지가 떠나는 가운데 군부가 행동을 개시했다.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으나 군은 1000명 가까이를 순식간에 학살하면서 반대파를 찍어눌렀다. 이집트에서는 엘시시 장군이 그 후 8년째 나라를 통치하고 있다. 여기서도 급진 이슬람주의의 확산을 우려한 사우디 정부의 지원은 엘시시 정권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미얀마 사태가 심상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의 총격으로 벌써 200명 가까이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안타깝게도 상황이 나아질 것을 기대하기보다 악화할 것을 우려하게 된다. 지난 10년간 시리아와 이집트에서 벌어진 일들은, 집권 세력이 단결돼 있고 외부 세력의 지지만 받을 수 있다면 독재자들은 기꺼이 자국민을 사살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많은 경우 그런 비극은 독재자의 권력을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공고히 하는 효과까지 지닌다. 물론 소수민족 무장세력과 시민사회가 군부를 몰아내려 투쟁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력을 독점한 근대 국가를 반군이 몰아내는 것은 엄청난 노력과 투쟁을 필요로 하는 일이고, 많은 경우 다른 강대국의 지원이 필요했다. 그러나 시리아는 강대국이 교차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라면 외부의 직접적 지원 또한 어렵다는 교훈을 남겼고, 무엇보다 내전 과정에서 빚어질 엄청난 혼란과 비극이 어떤 모습일지를 보여 주었다. 미얀마 군부가 이집트 군부나 시리아 아사드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안타깝게도 어디에도 없는 듯하다. ‘최선을 바라되 최악을 대비하라’는 말은 미얀마에서도 적용된다. 우리는 미얀마의 상황이 최선으로 흘러가기를 바라야 한다. 그러나 사태는 무심한 듯 최악으로 미끄러져 버릴 수도 있다. 그때가 되면 우리가 해야 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 보아야 한다.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은 더이상 ‘남’이 아니기 때문이다.
  • 예루살렘 동굴에서 1900년 전 성경사본 조각 발견, 그런데 그리스 문자?

    예루살렘 동굴에서 1900년 전 성경사본 조각 발견, 그런데 그리스 문자?

    이스라엘 고고학자들이 예루살렘 인근 사막 동굴에서 1900여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성경 사본 조각 등을 찾아냈는데 왜 그리스 문자로 적혀 있을까? 1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문화재청(IAA)은 예루살렘 남부 ‘유대 광야’(Desert of Judea)의 동굴에서 발굴된 20여개의 양피지 조각에는 구약성서의 스가랴서와 나훔서의 일부가 그리스어로 적혀 있다. 문화재청은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을 통해 이 조각들이 1900여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양피지 조각 중 하나에는 하느님(God) 대신 히브리(Hebrew)라고 표기돼 있다. 그런데 모두 그리스 문자로 성경 사본을 적은 것은 왜일까? 기원전 4세기 알렉산더 대왕이 유대를 정복한 이후 이 문자를 써왔기 때문이라고 영국 BBC는 전했다. 고대 히브리 문자는 기원전 10세기 것부터 지금도 금석문 등에 남아 있다. 기원전 6~2세기에 고전(또는 정통) 히브리 문자가 팔레스타인에서 초기 히브리 문자 대신 쓰이고 있던 아람 문자를 차츰 밀어냈다. 고전 히브리 문자는 BC 2~1세기에 완전히 자리잡은 뒤 1500년 동안 근대 히브리 문자로 발전했다. 또 발굴팀은 이 조각들이 로마 제국에 대항한 유대민족의 저항운동인 ‘바르 코크바의 반란’(132∼135년)에서 패주한 반군들이 이 동굴에 숨긴 것으로 보고 있다. 사해 서안의 동굴에서 발굴된 구약성서 사본과 유대교 관련 문서들은 ‘사해문서’(死海文書, Dead Sea Scrolls)로 불린다. 새로운 사해문서가 발견된 동굴은 1960년대 발굴 과정에서 40여구의 유골이 한꺼번에 발견된 뒤 ‘공포의 동굴’로 불린 곳이다. 로프를 타고 절벽을 80m가량 내려가야만 동굴에 도달할 수 있고 동굴이 층층이 있기 때문에 그동안 도굴범 등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지금까지 발굴된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된 사해문서는 1940∼1950년대 사해 서안의 쿰란 동굴에서 나왔으며, 연대는 기원전 3세기부터 1세기 경으로 추정됐다. 이스라엘 문화재청은 지난 2017년부터 도굴범들이 손길이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유대 광야의 동굴에 대한 대대적인 발굴작업을 진행해왔는데 성경 사본 말고도 1만 5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완벽한 형태의 바구니와 6000년 전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어린이의 미라 등도 찾아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유엔 “미얀마 누적 희생자 최소 138명” 시위대-반군 손 잡을까

    유엔 “미얀마 누적 희생자 최소 138명” 시위대-반군 손 잡을까

    미얀마에서 지난달 1일 쿠데타 발생 이후 최소 138명의 시위자가 사망한 것으로 유엔이 집계한 가운데 군부가 비상계엄령을 계속 확대해 유혈 사태가 이어질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양곤 등의 중국 공장들에 대한 공격이 유혈 진압을 부추기고 시위대와 무장단체들이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져 상황이 더욱 악화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15일(이하 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미얀마에서 유혈 사태로 가득 찬 주말을 목격했다”며 “유엔 인권사무소에 따르면 여성과 아이를 포함해 최소 138명의 평화 시위자가 폭력 사태 속에 살해됐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사망자 18명, 14일 사망자 38명이 포함된 수치라고 두자릭 대변인은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있고, 날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는 병원 세 곳의 자료를 취합한 결과 14일 최대 도시 양곤에서만 최소 59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15일에도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만달레이와 중부 지역 여러 곳에서 군경의 실탄 발포 등으로 최소 11명이 목숨을 잃고 부상자가 속출했다고 AFP 통신이 현지 의료진 등의 말을 종합해 보도했다. 미얀마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휴대전화(모바일)이 끊겼다. 네트워크 모니터링 업체인 ‘넷블록스’는 트위터를 통해 “모바일 네트워크가 미얀마 전국에서 차단됐다”면서 “대부분의 사용자는 일상 생활과 시위에서 휴대전화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곤의 한 교민도 연합뉴스에 보낸 SNS 메시지를 통해 “모바일 인터넷이 이미 끊겼다. 인터넷 전용선만 겨우 작동되고 있다”면서 “이마저도 곧 끊길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앞서 미얀마 현지에서는 인터넷 접속이 무기한 차단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SNS에서 흘러나왔다. 군정의 휴대전화 인터넷 차단 조치는 유혈진압과 각종 폭력을 시민들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이를 SNS에 올리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시민들이 휴대전화를 통해 올린 동영상은 미얀마의 현 상황을 국제사회에 가장 잘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에 대한 법원 화상 심리도 오는 24일로 연기됐다. 군정은 이날 양곤 4곳에 대해 추가로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관영매체인 MRTV는 북다곤과 남다곤, 다곤세이칸 그리고 북오깔라빠에 계엄령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만달레이 일부 지역에도 계엄령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주재 한국대사관은 긴급 공지문을 통해 “계엄령이 선포된 지역에서는 치안 유지에 필요한 경우 군이 매우 강력한 조치를 현장에서 취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최근 시위대 및 SNS 상에 특정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고조되면서 오인 피해를 볼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미얀마 한인회는 흘라잉타야에 진출한 한국 봉제업체들이 중국 업체로 오인돼 피해를 입지 않도록 태극기 50장 가량을 배포했다고 이병수 회장이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평화 시위대를 겨냥한 계속되는 폭력과 미얀마인들의 가장 기본적인 인권에 대한 침해를 강하게 규탄한다”면서 “국제사회가 미얀마인들과 그들의 민주적 열망과 연대해 함께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고 두자릭 대변인이 전했다. 젤리나 포터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도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의 민주주의 회복 요구에 군부는 총탄으로 응답했다”면서 “군부의 폭력은 부도덕하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은 모든 국가에 (미얀마의) 쿠데타와 고조되는 폭력에 반대하는 구체적인 조처를 할 것을 계속해서 요구한다”고 미얀마 군부 제재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런 와중에 과거 정부와 휴전협정(NCA)을 체결했던 10개 소수민족 무장단체는 지난달 20일 군부와의 협상 보류와 쿠데타 불복종 운동 지지를 선언했다. 지난 11일에는 북부 카친주(州)에서 카친독립군(KIA)이 한 군부대를 습격했고, 미얀마군은 다음날 전투기까지 동원해 반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남부 다웨이에 근거지를 둔 카렌족 반군인 카렌민족연합(KNU) 반군은 소총 등으로 무장한 채 시위대의 행진을 호위했다. 아웅산 수치 고문이 이끌었던 문민정부 인사들로 구성된 ‘연방의회 대표 위원회’(CRPH)가 부통령 대행으로 임명한 만 윈 카잉 딴이 카렌족 출신이다. 그는 지난 13일 은신처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처음으로 대중연설에 나서 “혁명이 시작됐다”고 공언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버마 혹은 미얀마/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버마 혹은 미얀마/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1970~80년대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미얀마보다는 버마라는 이름이 훨씬 익숙할 게 틀림없다.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버마는 1989년 군사정부에 의해 바뀐 현재 국호 미얀마의 예전 이름이다. 버마 축구는 70년대 초반 공포의 대상이었다. 1971년 서울(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제1회 ‘박대통령컵 쟁탈 아시아 축구대회’에서 한국과 공동 우승을 차지하더니 이후 두 해 거푸 준결승에서 만난 한국에 똑같이 0-1 패를 안겼다. 자신의 이름을 딴 대회에서 연속 3위에 그치자 시상식을 마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차지철 경호실장에게 불같이 화를 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2회 대회 준결승 당시 25m짜리 중거리 결승골의 주인공은 마웅 예뉜이다. 이듬해는 마웅 틴윈이 헤딩 결승골을 넣었다. 버마 이름에는 성(姓)이 없다. ‘마웅’(Maung)은 20세 전후 미혼 남자의 이름 앞에 붙이는 일종의 존칭 접두어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거나 사회적 지위가 있으면 ‘우’(U)가 붙는다. 초등학교 시절 따지지도 않고 달달 외던 당시 유엔 3대 사무총장의 이름 우 탄트(우 딴)가 대표적이다. 1983년의 버마는 우리에게는 축구보다 더 충격적인 사건으로 기억된다. 10월 9일 버마를 방문 중이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전 수도 랑군(양곤)에 있는 버마 독립운동의 영웅 아웅 산 묘소를 참배하기 직전 발생한 폭탄 테러 때문이다. 정부 관료 17명이 한자리에서 폭사한 끔찍한 참사였다. 버마는 1988년 아웅 산 수치(이하 수치) 국가고문의 등장으로 다시 주목을 받는다. 병석의 어머니를 보기 위해 영국에서 돌아온 그는 8월 8일 3000여명이 죽어나간 ‘8888 민주항쟁’을 목격한 뒤 50만 군중을 상대로 ‘공포로부터의 자유’라는 연설을 통해 버마 민주화운동의 어머니로 떠올랐다. ‘아메이 수’(어머니 수)의 연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권력을 잃을지 모른다는 공포는 권력을 휘두르는 자를 부패시키고 권력의 채찍에 대한 공포는 거기에 복종하는 사람을 타락시킨다.” 19세기 이후 버마 혹은 미얀마를 관통하는 두 가지 코드는 ‘반외세’와 ‘민주화’다. 버마는 마지막 왕조 멸망 전 1824년을 시작으로 세 차례나 영국과 전쟁을 치렀다. 망국은 피할 수 없었지만 이후 ‘영연방’ 가입은 거부할 정도로 자존심은 옹골찼다. 가시밭길 같은 ‘민주화’ 행보는 우리네와 꼭 닮은꼴이다. 박정희의 5·16 군사정변 바로 1년 뒤 네 윈이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버마는 이후 60년 가까이 군부가 좌지우지했다. 2008년 개정된 헌법에는 의석의 25%를 군부가 지명토록 하는 조항이 명시됐다. 수치 고문의 민족민주연맹(NLD)이 2015년 총선에서 의석을 휩쓸어 1기 문민정부를 출범시키고도 사정은 그대로였던 이유다. 그런데 향후 15년간 단계적 군부 의석 지명 축소를 선언한 NLD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도 83%의 압승으로 이를 실현할 개헌 가능성까지 열었다. 이에 대한 반발이 전두환 신군부의 12·12사태와 비견될 만한 이번 쿠데타의 빌미다. 2013년 첫 방한 당시 수치 고문은 국내 언론사에 미얀마 대신 ‘버마’로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사실 미얀마는 영국의 지배 이전의 이름이다. 130여개 소수민족을 아우른다는 좋은 의미를 가졌지마 신군부에 의해 되돌려졌다는 사실 자체가 못마땅했다. 광주의 5·18 항쟁에 버금가는 반군부 시위와 유혈 진압은 이제 얼마나 더 많은 희생자를 낼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현지 매체는 14일 희생자가 100명에 육박한다고 타전했다. 꼭 50년 전 ‘박대통령컵 축구대회’에서처럼 이름이 ‘마웅’으로 시작되는 20세 안팎의 젊은이가 대다수일 것이다. 우리에게 한때 익숙했던 ‘민주주의 나무는 민중의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지금 버마 혹은 미얀마에서 고스란히 되풀이되고 있다. cbk91065@seoul.co.kr
  • 스리랑카 “부르카 착용 금지하고 수천 곳 이슬람 학교 폐쇄할 것”

    스리랑카 “부르카 착용 금지하고 수천 곳 이슬람 학교 폐쇄할 것”

    대표적인 불교 국가인 스리랑카 정부가 눈만 내놓고 얼굴과 몸 전체를 가리는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고 1000여 곳의 이슬람 학교들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영국 BBC와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사라스 비라세케라 공공안전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 안보를 위해 일부 무슬림 여성이 하는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는 내각 승인안에 전날 자신이 서명했다고 밝힌 뒤 “이제 이른 시간 안에 무슬림 여성과 소녀들은 부르카를 결코 쓰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최근 떠오른 종교 극단주의의 상징이다. 우리는 분명히 이것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의회 승인 절차만 남았다. 지난 2019년 4월 부활절에 이슬람 무장단체 요원들이 가톨릭 성당과 관광호텔에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해 25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한 뒤에도 스리랑카는 임시적으로 부르카 착용을 금지했다. 같은 해 국방장관으로서 이 나라 북부에서 수십 년을 암약하던 반군을 토벌한 고타바야 라자팍사가 극단주의 소탕을 공약으로 내걸어 대통령에 당선됐다. 라자팍사는 26년을 끈 내전 기간 인권을 유린했다는 지적이 잇따르지만 그는 부인하고 있다. 1983년부터 2009년까지 이어진 내전 기간 10만명 이상이 숨졌는데 민간인 희생자 대부분은 타밀족이었다. 비라세케라 장관은 이슬람 학교 마드라사가 국가 교육 정책을 조롱하고 있어 폐쇄하는 것이 옳다며 “누구도 아무 것이나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다고 학교를 열어 가르칠 수 없다”고 말했다.아라비아 문자와 꾸란을 가르치는 일도 나쁜 일이라고 했다. 지난해 스리랑카 정부는 코로나19로 숨진 이들을 안장하려는 무슬림들의 바람을 짓밟고 무조건 화장하도록 했다가 미국과 국제 인권단체들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올해 초 거둬들인 일이 있다. 스리랑카 국민 3분의 2가 불교도이며, 인구의 6분의 1 정도 되는 타밀족은 대체로 힌두교를 신봉하며 이 밖에 이슬람교도와 그리스도교도들이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팬데믹 장기화에 인도적 지원 반토막… 개도국 덮친 ‘코로나 재앙’

    팬데믹 장기화에 인도적 지원 반토막… 개도국 덮친 ‘코로나 재앙’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전 세계 기근이 심각해지는 와중에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을 향한 인도적 지원을 줄이면서 국제구호단체들의 우려가 커졌다. 당장 기본적인 보호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지만, 팬데믹이 길어지며 선진국마다 재정 압박이 커진 탓이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은 올해 예멘에 대한 인도적 지원금을 8700만 파운드로 줄인다. 지난해 1억 6400만 파운드의 절반에 그치는 수준이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코로나19 대유행이 경제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원조에 지출하는 전체 금액을 줄이게 됐다”며 “어렵지만 필요한 결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영국의 결정에 “지원 삭감은 사형선고와 같다”고 밝혔다. 예멘은 2014년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를 장악하며 벌어진 내전이 6년 넘게 이어지며 세계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 전체 인구의 3분의2인 2000만명가량이 국제사회의 지원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심각한 상황은 예멘뿐 아니라 아프리카 전역에서 목격된다. 유엔은 물론 각종 인도주의 단체들은 자금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올해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레이 지역 주민 225만명을 지원하기 위한 예상 금액은 13억 달러였지만, 3월 현재 60%도 채 모이지 않았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자금 감소에 따라 이달부터 르완다 난민에 대한 식량 지원을 60%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13만명 이상의 부룬디 및 콩고 난민에 대한 지원도 어려워질 예정이다. OCHA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 인도주의 지원 정보 사이트 릴리프웹(ReliefWeb)이 자선단체 활동가와 유엔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인도주의 지원 상황이 지난 10년 중 ‘최악’이라고 답한 비율이 73%였다는 보고서도 있다. 앞서 유엔은 코로나19 때문에 올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전 세계 인구가 지난해보다 40% 늘어난 2억 3500만명이라 예측했다. 주는 쪽에서는 ‘일시적’ 삭감이지만, 원조를 받는 쪽에서의 타격은 구조적으로 이어질 거란 점이 우려를 키우고 있다. WFP는 2017년 말에서 2018년 중반까지 자금 부족으로 배급을 25% 줄였는데, 그해 식습관이 열악한 난민 가정이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1년 넘게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가 한동안 취약국에 재앙으로 돌아올 여지가 크다는 뜻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미얀마서 한국 최루탄 사용됐나…문 대통령 “폭력 중단”

    미얀마서 한국 최루탄 사용됐나…문 대통령 “폭력 중단”

    문재인 대통령은 6일 미얀마 군부의 반군부 시위대 유혈 진압이 계속되는 것과 관련해 “미얀마 국민들에 대한 폭력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더이상 인명의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얀마 군과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을 규탄하며, 아웅산 수찌 국가고문을 비롯해 구금된 인사들의 즉각 석방을 강력히 촉구한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와 평화가 하루속히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미얀마 군부의 유혈진압과 관련해 SNS로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는 지난 4일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평화적 시위에 대한 미얀마 군과 경찰의 폭력적 진압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평화적이고 민주적으로 미얀마의 헌정질서가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적극 협력하는 동시에 우리 교민과 진출 기업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달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양국이 최근 미얀마 상황에 대해 우려를 공유하고, 민주적·평화적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전날인 5일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시위 진압 경찰의 총에 맞은 남성 1명이 사망했다. 미얀마 군부의 유혈진압으로 UN이 확인한 공식 사망자는 54명이며,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제 무기 거래와 사용을 감시하는 해외 비정부기구는 최근 미얀마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한국산 최루탄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을 내놨다. 영국의 무기 거래 조사단체 오메가리서치재단(Omega Research Foundation)은 지난 4일 단체의 SNS 계정을 통해 미얀마 노스 오칼라파에서 발견된 최루탄 발사체와 카트리지가 한국의 D사의 제품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재단은 지난달 미얀마 중부의 핀마나(Pyinmana)에서 발견된 수류탄형 최루탄 제품이 D사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오메가리서치재단은 미얀마 경찰이 착용한 장비들이 찍힌 사진을 근거로 한국에서 생산된 최루탄 발사기 또한 미얀마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 2014년 국내 업체들은 미얀마로 최루탄을 수출한 기록이 남아있다. 지난 2014년 당시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이 경남지방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그해 한해 27만7742발의 최루탄이 미얀마로 수출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들 제품은 모두 D사에서 생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2015년 이후 올해까지는 미얀마로의 최루탄 수출이 확인되지 않았다.최루탄의 외형만 보고 해당 제품이 한국산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2013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최루탄 수출에 대해 인도적 문제가 제기되면서 최루탄 수출이 중단되자 경찰이 안전수칙 준수와 탄피에 한국산 표기 금지를 조건으로 수출허가를 재개했기 때문이다. 제조사로 지목된 D사 측은 “미얀마에 수출한 내역이 없다”라며 “5년 정도까지는 수출 내역을 보관을 하는데 그전에 자료는 폐기돼 확인할 수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년(2011년~2021년2월) 사이 한국에서 국외로의 수출 허가를 받은 최루탄은 모두 1173만4817발로 1년에 평균 100만발 정도 수출이 이뤄졌다. 국제엠네스티가 최루탄 오남용 사례로 꼽은 31개 국가 중 프랑스, 이스라엘, 케냐, 나이지리아, 터키, 페루, 코트디부아르, 인도네시아, 튀니지 등 9개 국가에도 한국산 최루탄이 수출됐다. 이중 터키의 경우에는 10년간 최소 220만발 이상의 최루탄이 수출 허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한국이 바레인으로 수출한 최루탄이 중동의 봄 이후 촉발된 민주화 시위를 탄압하는 데 사용되고 바레인 정부군이 쏜 한국산 최루탄에 맞아 15세 소년이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이 한국으로 쏟아졌다. 1999년 경찰이 국가신용도 추락을 방지한다며 최루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면서 국내 시위현장에서 최루탄은 사라졌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바이든 행정부의 첫 군사행동은 시리아의 친이란 민병대 타격 “22명 사망”

    바이든 행정부의 첫 군사행동은 시리아의 친이란 민병대 타격 “22명 사망”

    이란이 미국의 시리아 내 친이란 민병대 공습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란 외무부는 27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시리아 동부에 대한 미국의 불법적인 공격은 인권과 국제법을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 정부는 시리아 영토를 끊임없이 침략하고 있으며, 미군은 시리아로 불법 침입해 일부 지역을 점령하고 시리아의 천연자원을 약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리아 영토에 불법적으로 설치된 미군 기지들은 테러리스트를 훈련시키고 있으며, 그들을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새 미국 행정부의 이번 공격은 시리아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노골적으로 침해한 것”이라며 “군사적 긴장과 역내 불안정을 가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군은 지난 25일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군사행동에 나서 시리아 동부 이라크 국경 인근의 친이란 민병대 시설을 공습했다. 미 국방부는 공습으로 카타이브 헤즈볼라(KH), 카타이브 사이드 알슈하다(KSS)를 포함한 친이란 민병대들의 여러 시설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공습에 따른 사상자를 밝히지 않았으나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미군의 공격으로 적어도 2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시리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의 여파로 내전이 발생해 지금까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란은 러시아와 함께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으며 시리아 전역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가 대치하고 있다. 다만, 이란은 공식적으로는 시리아 정부에 대한 군사 지원을 부인하고 있다. 미군이 군사행동에 나선 날, 오만 해상에서는 이스라엘 화물선 헬리오스 레이호 선체에 원인 모를 폭발이 일어났다. 이스라엘은 폭발의 원인을 이란의 공격으로 추정했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27일 국영방송 칸(Kan)과 인터뷰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의 시설과 이스라엘 시민을 타격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고 당시) 선박의 위치가 이란과 가까웠던 점이 사건의 배후를 이란으로 평가하게 된 배경”이라며 “다만 지금은 초기 조사 단계다”라고 덧붙였다. 현지 채널13 방송도 이스라엘 국방부 관리들은 이번 사건이 이란 혁명수비대의 미사일 공격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어 이스라엘과 미국 조사팀이 며칠 안에 사고 현장에 도착해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영국해군이 운영하는 해사 무역기구(UKMTO)는 지난 25일 밤부터 26일 새벽 사이 오만 인근 해상에서 이스라엘 국적의 자동차 운반선 MV 헬리오스 레이 호에 폭발이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 관리들은 당시 폭발로 이 선박의 선체 양쪽 흘수선 위쪽에 구멍이 생겼다고 전했다. 이 선박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본부를 둔 레이 쉬핑 소유로 알려졌다. 칸 방송은 이 선박의 공동 소유주를 인용해 폭발로 생긴 선박의 구멍 지름이 1.5m에 이른다면서 미사일이나 기뢰 공격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한 이란 핵합의에 복귀하는 것에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는 미국과 이란 정부가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줄다리기를 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미, 시리아 친이란 민병대 공격…바이든 정부 첫 공습

    미, 시리아 친이란 민병대 공격…바이든 정부 첫 공습

    미국이 25일(현지시간) 시리아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 시설을 공습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시리아 내 공습을 확인하며 “동맹 파트너들과 협의 등 외교적 조치와 함께 군사 대응을 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번 공습이 시리아 동부와 이라크에서 전반적인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다는 목표 아래 진행했다며 “이번 작전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과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격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뒤 처음으로 알려진 군사작전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익명의 관리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공습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 에르빌에 있는 미군 기지를 겨냥한 로켓포 공격으로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민간인 8명과 미군 1명이 다쳤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우리는 이라크 쿠르드 자치지역에서 벌어진 로켓포 공격에 격분했다”라며 “쿠르드 자치정부에 진상 파악과 책임자 규명을 요구했고 이에 대한 지원을 확인했다”라고 경고했다. 이번 공습은 로켓포 공격에 대한 보복이지만, 로이터는 이날 공습이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제한된 범위로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시리아에서 2011년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이 벌어진 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부를 군사적으로 지원해왔다. 공습으로 인한 구체적인 피해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美 국방 “아프간서 무질서한 철군 없다”… NATO 계속 주둔 가능성 시사

    美 국방 “아프간서 무질서한 철군 없다”… NATO 계속 주둔 가능성 시사

    미국 국방부가 1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성급하고 무질서한 미군 철수는 없다”고 밝혔다. 당초 철수 시한은 5월 1일이지만, 미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들은 철군 최종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NATO 회원국들의 주둔이 이어질 경우 아프간 반군 탈레반 반발이 예상된다. 아프간 철수 시한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2월 탈레반과 평화 협정에 서명하며 정했다. 당시 미국은 올해 5월 1일까지 미군 등 국제동맹군 철수를 약속했다. 탈레반은 아프간에서의 무장조직 활동 방지, 아프간 정파 간 대화 재개 등에 동의했다. 이후 1만 2000여명에 달하던 아프간 주둔 미군은 현재 2500명까지 줄었다. 그러나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뒤 미국은 전 세계 주둔군 배치 계획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아프간 주둔군 역시 재검토 대상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나토 회원국 국방장관 회담에서 “미국은 (철군) 조건을 준수했는지 판단하기 위해 미국과 탈레반 간 협정 조건을 철저히 검토 중이며 이 과정에서 동맹, 파트너들과 협의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아프간에서 무질서한 철수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역시 지난 15일 “만약 우리가 5월 1일 이후에도 (아프간에) 머무른다면 우리 병력에 대한 더 많은 폭력과 공격을 각오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떠난다면, 우리는 우리가 얻은 것들을 잃을 각오를 해야 한다”며 주둔을 이어가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만약 미군이 5월 1일 이후 아프간 주둔을 이어간다면, 동맹국들도 아프간에 남을 가능성이 높게 전망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하루아침에 벼락부자 된 마을”…새 차 176대 구입

    “하루아침에 벼락부자 된 마을”…새 차 176대 구입

    국영 석유회사가 225가구 소유부지 매입하루아침에 부자가 된 사람들 인도네시아 자바섬 동부 한 마을에 새 차를 실은 트럭이 끝도 없이 들어가는 동영상이 퍼졌다. 새 차를 산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부자가 된 사람들이다. 국영 석유회사가 정유공장을 지으려고 이 마을 주민 225가구가 소유한 땅을 한꺼번에 매입, 하루아침에 부자가 된 주민들은 너도나도 새 차를 구입했다. 18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 14일 동부자바 투반군 수무르그능 마을 진입로에 새 차를 실은 트럭 수 십 대가 줄지어 들어가는 동영상이 SNS에 퍼졌다. 이장 기한토는 “땅을 팔아 부자가 된 주민들이 차부터 구매했다. 한 가족이 2∼3대의 새 차를 산 경우도 있다. 지금까지 새 차 176대가 마을에 배달됐다”며 “땅을 판 주민들은 평균 80억 루피아(6억 3000만원) 정도 받은 것 같다”고 추산했다. 이어 그는 “땅을 판 사람 가운데 90%가 새 차 구매 계약을 했고, 75%가 대체 토지를 샀으며 50%가 집을 짓고 있다.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사람은 극소수”라고 말했다.국영 석유회사 퍼르타미나는 841만㎡(254만 4000평) 부지에 정유공장을 짓기 위해 3개 마을 토지를 사들였고, 수무르그능 마을에서는 전체 840가구 가운데 225가구가 소유한 땅을 매입했다. 퍼르타미나는 이 마을 토지를 1㎡당 60만∼80만 루피아(4만 7000원∼6만 3000원)에 샀다. 4만㎡(1만 2100평)를 판 주민은 260억 루피아(20억 5000만원)를 받았고, 또 다른 주민은 380억 루피아(30억원)를 받기도 했다. 2만 7000㎡를 팔아 180억 루피아(14억원)를 번 주민 시티 누룰 히다야틴(32)은 “승용차 두 대와 트럭 한 대를 샀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도네시아의 2019년도 1인당 연간 GDP(국내총생산)가 4175달러(495만원)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두 달간 100여 명 성폭행 피해...에티오피아 내전의 심각성

    두 달간 100여 명 성폭행 피해...에티오피아 내전의 심각성

    두 달 간 최소 108명의 여성이 강간을 당한 에티오피아의 한 지역에 국제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폭스뉴스 등 해외 언론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에티오피아의 북부 티그라이 지역은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이 끊이지 않는 지역 중 한 곳이다. 지난해 11월, 에티오피아 연방군은 중앙정부와 대립하던 지역정부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TPLF) 측 병력이 연방군 캠프를 공격했다면서, 티그라이 지역에서 군사작전을 시작했다. 에티오피아군은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과 치열한 전투 끝에 해당 지역을 장악했지만,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지는 못했다. 교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치안이 불안한 틈을 타 수많은 여성이 강간과 폭행의 피해자가 됐다. 에티오피아 인권위원회가 지난 2개월간 티그라이에서 벌어진 범죄를 조사한 결과, 최소 108명의 여성이 강간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필산 압둘라히 아흐메드 여성부 장관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티그라이 지역에서 발생한 끔찍한 범죄에 대한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아직 정보를 수집 중”이라고 밝혔다.인권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티그라이 지역에는 성폭력 피해를 신고하고 가해자들이 죗값을 치르게 할 만한 경찰이나 의료시설 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실제 사례는 보고된 사례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여성과 소녀에게 성폭행을 저지르는 가해자 가운데에는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 소속 군인과 에티오피아 정부군 소속 군인 등이 모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 탈출한 생존자들은 “가해자들은 티그라이 민간인에게 생필품을 제공하는 대가로 성관계를 요구하거나, 무기 등으로 위협한 뒤 가족을 강간하도록 강요하는 등 충격적인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티그라이에서 막대한 인권 침해와 유린이 일어나 민간인과 민간 대상에 대한 공격, 약탈, 납치, 여성과 소녀에 대한 성폭행이 자행되고 있다“면서 ”2주간의 연방군 대 북부 티그라이군 간 교전으로 최소 수백 명이 사망하고 3만 명의 피란민이 수단으로 건너갔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ICC, 소년병 출신 우간다 반군 사령관에 유죄 선고

    ICC, 소년병 출신 우간다 반군 사령관에 유죄 선고

    소년병 출신 우간다 반군 사령관에게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유죄를 선고했다. 반군에 납치돼 소년병이 된 ‘피해자’이긴 하지만, 성인이 된 뒤 그가 저지른 살해·고문·가간 등의 끔찍한 악행엔 책임져야 한다고 ICC는 밝혔다. ICC 제9재판부는 4일(현지시간) 2002년 7월부터 2005년 12월 우간다 북부 일대에서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도미니크 옹그웬(45)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옹그웬은 우간다 반군인 ‘신의 저항군’(LRA) 내 4개 여단 중 ‘시니아 여단’ 사령관으로, 민간인을 살해·고문하고 여성들을 강제로 자신과 자신의 병사들의 배우자로 삼고 강간한 혐의를 받는다. 자신도 9살 때 납치돼 소년병이 됐지만, 옹그웬은 15세 미만 소년을 징집하는 일에도 직접 나섰다고 ICC는 밝혔다. 재판 과정에서 변호사는 “옹그웬이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라고 주장했지만, 검사는 “자신이 어릴 때 겪은 끔찍한 범죄들을 이후 스스로 저지른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베르트람 슈미트 주심 재판관은 검사 측 주장을 수용해 “이번 재판은 옹그웬이 완전히 책임질 수 있는 20대 중후반의 성인이 된 이후 LRA 사령관으로서 저지른 범죄에 관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LRA는 1986년 우간다 정부에 대항해 봉기해 우간다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단, 민주콩고 등지에서 10만명 이상을 살해하고 어린이 6만명을 납치해 소년병을 만든 무장단체다. LRA 총사령관인 조셉 코니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 응그웬은 2015년 1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주둔 미군에 투항해 ICC에 인계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인도네시아 아체주 동성애자들 수십명 앞에서 채찍 77대씩

    인도네시아 아체주 동성애자들 수십명 앞에서 채찍 77대씩

    인도네시아의 두 20대 남성이 동성애를 즐겼다는 이유로 28일 공개 태형을 당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이 나라 전체에서는 동성애가 불법은 아닌데 가장 보수적인 것으로 악명 높은 아체주에서만 이렇게 동성애자들을 공개 태형하는 이슬람 샤리아 율법이 시행되고 있다. 이 주에서는 분리주의 반군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공개 태형으로 처벌하던 것을 2015년부터 동성애자들에게도 할 수 있도록 율법을 개정했는데 이날이 세 번째 집행이었다. 종교 경찰이 타만사리 시립공원에서 수십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채찍을 휘둘러 27세와 29세 두 남성이 일인당 77대씩 등에 채찍을 맞았다. 둘은 수상쩍게 여긴 이웃 주민들이 세 들어 살던 방을 덮쳐 관계를 맺는 현장을 들킨 뒤 종교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이런 수모를 당했다. 지난달 샤리아 법원은 일인당 80대씩을 주문했지만 구금된 날을 빼서 석 대를 줄였다. 이날 네 명이 더 불륜을 저질러 17대씩을, 알코올 중독자가 40대를 맞았다. 워낙 태형 횟수가 많아 다섯 집행관이 돌아가며 한 명당 40대씩 채찍을 휘둘렀다. 샤리아 율법에는 동성애를 비롯해 도덕적 방종에 대해 100대까지 태형을 규정하고 있다. 이 밖에 불륜, 도박, 음주, 여성이 몸에 딱 붙는 옷을 입거나 남성이 금요 예배를 빼먹어도 태형에 처할 수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프랑스군, 아프리카 말리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100명 사살

    프랑스군, 아프리카 말리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100명 사살

    서아프리카 말리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약 100명이 사살됐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말리군은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이런 사실을 공표했다. 말리군은 사하라사막 이남 사헬 지대에서 활개 치고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을 소탕하는 것을 목표로 프랑스군과 ‘바르칸 작전’이라는 공동 작전을 펼치고 있으며 이번달 테러리스트 약 100명을 제거했다. 말리군은 또 테러리스트 20명을 생포했으며 이들의 이동 수단인 오토바이 여러 대와 각종 무기 등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전으로 국제테러단체인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과 무슬림 지지그룹(JNIM·프랑스명 GSIM) 동맹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말리에서는 지난 2012년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이슬람 반군이 혼란을 틈타 알카에다와 연계해 북부 지역부터 중부 지역 고대도시 팀북투까지 상당 부분을 장악한 바 있다. 엄격하고 잔인한 이슬람 율법 통치를 펼치던 이들 반군은 2013년 프랑스군의 개입을 등에 업은 말리군에 의해 격퇴됐지만 이웃 부르키나파소와 니제르 등으로 근거지를 옮겨 준동했다. 그 와중에 서아프리카에서 1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100만 명 이상이 피난길에 나섰으며 서아프리카와 프랑스군도 큰 손실을 봤다. 프랑스는 옛 식민지였던 사헬 지대를 유럽으로 유입되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으로 보고 이 지역에서 2013년부터 4500명의 병력을 가동해 테러 격퇴전인 바르칸 작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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