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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둑질보다는 구걸이 낫잖아요”

    “도둑질보다는 구걸이 낫잖아요”

    진실을 똑바로 마주한다는 것은 대단히 고통스러운 일이다. 지난 3일 시에라리온의 수도인 프리타운에서 동쪽으로 자동차로 1시간을 달리자 습지대 인근에 세워진 주이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언뜻 여느 마을이나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이 재정착촌은 노르웨이의 한 자선단체 도움으로 지어졌다고 했다.그러나 10가구 정도가 사는 마을을 지키는 이들은 얼마 되지 않았다. “모두 프리타운으로 구걸하러 나갔어요.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그것 밖에 없어서요.” 내전 때 팔다리를 잘린 사람들의 협의회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는 알 하지 주스 자카(48).그는 1995년 수도 부근 30㎞까지 쳐들어온 RUF 반군 소년병들에게 양 팔을 모두 잘려 의수(義手)로 생활하고 있다.그는 “오늘 아침 학교를 가던 다섯살 아들로부터 ‘밥 좀 먹었으면 좋겠다.’는 푸념을 들었다.”며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이런 말을 듣는 게 너무 가슴 아프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동료들과 함께 추진 중인 부상자 재활 기금 마련에 한국 정부가 관심을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다음은 이날 자카의 집 앞마당에서 진행된 일문일답을 그의 증언으로 재구성한 것이다.이 기사는 여러 사정을 감안해 인터넷을 통해서만 게재한다. 반군이 쳐들어온다는 소문은 3주 전부터 들려왔지만 어디로 피난 갈 수도 없었어요.삶의 터전을 쉽게 벗어나지 못하겠더군요. 오후 3시쯤 갑자기 반군 병사가 집에 들이닥쳤어요.14살난 딸과 아내를 데려가겠다고 하더군요.옥신각신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딸이 붙들려 나갔는데 전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어 총을 구해가지고 반군에게로 갔지요. 격투를 벌였어요.결국 붙들려 두 팔을 뒤로 묶인 채 어딘가로 끌려갔지요.이미 많은 사람들이 저처럼 끌려와 무릎을 꿇은 채 앉아 있더군요. 소년병들은 ‘손목을 자르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들을 입고 있더군요.함께 있던 사람 중에는 두 손을 잘리고도 총맞아 죽는 사람들이 있었다.제 차례가 됐어요.막 총을 쏘려고 하는데 한 소년병이 “그냥 놔둬도 죽을텐데 총알이 아깝다.“고 말리더군요. 어떻게 집에 돌아왔는지도 기억에 없어요.어느 순간 깨어보니 아내가 저를 지켜보고 있더군요.마당에는 제가 흘린 피가 가득했어요.아내가 빨리 나가자고 해,“왜 그러느냐.”고 했더니 집에 불이 붙었다는 거예요.반군이 불을 지른 것이었어요. 병원이라고 갔는데 의사는 있었지만 먹을 게 없었어요.사흘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했어요.3주간 전투 끝에 정부군이 승리해 반군이 퇴각해 좀 더 큰 병원으로 옮겨졌어요.제 기억에 하루 밤에도 스무명씩 죽어나갔던 것 같아요.의사는 저를 처음 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한숨만 내뱉더군요.“어떻게 살아났느냐.이건 기적이다.이렇게 많은 피를 흘리고도 살아남았다니.” 나중에는 국립경기장으로 옮겨져 팔다리를 잘린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치료다운 치료를 처음 받았어요. 정부가 만든 진실화해위원회에 출두해 증언했고 그 결과 부상자를 돕도록 정부에 권고하는 조항이 들어가게 됐어요. 내전 직후 유엔 기구 등은 무기를 반납하는 소년병이나 반군 등에게 100달러씩 지원 정착금을 지원하고 내전 때 트라우마를 치료하기 위한 심리치료를 병행하는 등 배려했지만,부상자들을 위한 지원에는 인색했어요.땅을 내주고 집을 짓게 해주는 것이 고작이었지요. 지난 주 저는 여러 지방을 돌며 저같은 부상자들을 만나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는 방안 등을 논의했어요.우리의 요구 사항은 정부가 진실화해위의 권고 사항을 당장 이행하라는 것과 희생자들을 장기적으로 도울 수 있는 피해자 기금 마련을 지원해달라는 거예요. 6000∼7000명이 내전 당시 손발이 잘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부의 공식 집계가 시작되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반군들은 단지 국제사회에 조금 덜 알려진 내전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기 위해 만행을 저질렀어요.그런데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지른 이들에겐 정착 지원금이 건네진 반면,우리에겐 위로금 조로 약간의 돈만이 쥐어졌지요. 마을 사람들은 다 구걸하러 프리타운에 갔어요.저도 구걸을 할 수 밖에 없어요.그래도 도둑질보다는 낫잖아요. 부기(附記).인터뷰 도중 그는 갈고리가 달린 의수를 이용해 어렵사리 볼펜을 집어들어 노트에 글을 적기도 했다.한국 정부에 지원을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인터뷰 도중 한 한국 기자가 맨흙에서 올라오는 열기를 못 이겨 가벼운 일사병 증세를 보였다.병원을 가봐야 해 급히 마을을 떠나야 했다.아니 그들의 참상을 마주하기가 겁나 좋은 핑계 거리를 찾았다고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할 지도 모르겠다. 우리를 쫓아 차에 오른 자카는 머뭇거림 없이 일행에게 손을 벌렸다.구걸이 도둑질보다 낫다는 그였다. 돈을 걷어 적당한 금액을 건네야 했다.마치 그래야 도덕적 부담이 덜어질 수 있다고 믿는 듯이.
  • [희망-절망의 갈림길 아프리카] (상) 내전종식 5년째 시에라리온

    [희망-절망의 갈림길 아프리카] (상) 내전종식 5년째 시에라리온

    내전과 대량 난민 발생, 절대 빈곤의 악순환에 허덕이는 아프리카에 희망은 있는가.5년 전에야 총성이 멈춰진 시에라리온과 난민 유입, 아동 인신매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나를 둘러 보았다. 지난달 24일부터 6일까지 한국언론재단이 주관한 해외 인권 연수에 참가, 내전 극복에 한몫을 하는 난민 귀환 프로젝트와 아동 매매 근절 노력 등을 살펴 보았다.2회로 나눠 시에라리온과 가나의 얘기를 정리한다. 인터넷 서울신문(seoul.co.kr)을 통해 못 다한 얘기도 풀어 놓는다. |프리타운(시에라리온) 임병선특파원|국민의 3분의 1이 내전에 스러진 나라, 시에라리온의 참극은 계속되고 있다. 천혜의 항구로 서부 아프리카 제1의 중계무역항으로 손꼽혔던 수도 프리타운은 11년 내전의 상처로 여전히 신음하고 있었다.150만명이 사는 도시 곳곳엔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하수도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길바닥에 그대로 흘러 넘치고 있었다. 수많은 이들이 한낮에도 하릴없이 길거리를 방황하고 있었고 공허하다고 느껴지는 이들의 시선에선 일순간 적의(敵意)가 번득이기도 했다. 조그만 교통사고에도 사람들이 순식간에 몰려들어 운전자를 위협하는데 그 적대감이 대단했다. 밤에는 전기 공급이 제대로 되지도 않은데다 적도 근처 기니만 연안의 후텁지근한 기후 탓에 집안에 머무를 수 없어 사람들은 캄캄한 밤거리를 배회했다. 현지 경찰은 밤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택시를 이용할 때도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극한의 생활 조건이었고 누군가 불씨만 던져 주면 폭동과 소요가 터질 것 같은 일촉즉발의 분위기, 그것이 18세기 말 북미 대륙에서 해방된 노예들이 정착했다 하여 이름 붙여진 프리타운의 2006년 5월 표정이었다. ●국제사회의 원조도 별무 효과 안타깝게도 수년째 이어진 국제사회의 원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에라리온의 오늘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800달러에 불과한 1인당 국민소득 등 굳이 통계를 들이대지 않아도 최악의 경제 사정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정부의 경제개발 전략에 따라 자영업을 권장한 결과, 많은 이들이 농어촌에서 올라와 프리타운에서 좌판을 깔고 앉아 있지만 흥정하는 모습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경제개발부의 데스몬드 코로마 개발계획 담당관도 그 점을 인정했다. 빈곤감소전략보고서(PRSP)에 따라 해외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한편, 소비를 촉진해 투자를 활성화하는 정책 수단을 강구하고 있지만 솔직히 경제성장률을 5% 이하로 떨어뜨리지 않는 것이 정부의 최우선 목표라고 털어놓았다. 대서양 연안의 석유 채굴에 한가닥 희망을 걸면서 해외로 빠져나간 고급 인력들이 돌아와 조국 재건에 함께 해줄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2002년 평화적으로 치러진 선거를 통해 지난 1997년 쿠데타로 축출당한 경험이 있는 아마드 테잔 카바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 정치적 안정을 어느 정도 이뤘다는 점이다. 1999년 7월 1차 평화협정에 이어 2002년 완전한 내전 종식이 선언됐다. 유엔 평화유지군도 지난해 말 모두 철수했다. 그러나 내년에 다시 선거가 예정돼 있어 불안 요인은 상존한다. ●도화선 될지 모르는 테일러 재판 내전 극복을 위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도화선은 또 하나 있다. 프리타운 시내 한 복판, 이중 담으로 둘러쳐진 유엔전범 특별재판소에 수감된 라이베리아의 전 대통령 찰스 테일러 때문이다. 지난달 4일 첫 심리가 진행돼 테일러는 11가지나 되는 전범 혐의를 부인하고 “나는 결코 시에라리온 국민에게 몹쓸 짓을 한 것이 없다.”고 항변했다. 심리가 재개된 지난 3일 전범재판소 주변에는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었다. 재판소 안마당에는 무장 장갑차가 여러 대 눈에 띄었다. 담벼락에는 ‘여기 서있지 말라.’는 경고문이 나붙었다. 그러나 이 재판소에서 계속 재판이 진행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네덜란드의 국제형사재판소(ICTY)에서 이 재판을 헤이그 법정으로 옮겨야 하는지를 놓고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범재판소의 모든 행정적 절차를 책임지는 레지스트라(행정관)인 러브모어 먼로는 “언제 ICTY의 결정이 내려질지 모른다.”며 “우리는 이곳에서 재판이 진행돼 테일러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내려지더라도 소요없이 이 나라 국민들이 판결을 납득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에라리온 기자협회(SLAJ) 회장인 이브라힘 벤 카르보 역시 “재판 진행 장소가 여기여야 하는지, 헤이그여야 하는지에 대해선 현지 여론은 반반”이라고 전한 뒤 “어떤 식으로 결정이 내려져도 과거와 같은 소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엔평화유지군 대신 치안을 담당하는 유엔통합사무소(UNOISL)도 별다른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닷새동안 프리타운에 머물며 돌아본 결과 이 나라의 미래는 국제사회의 도움 없이는 보장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판단됐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은 찾기 어렵지만, 그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데 시에라리온의 딜레마가 있었다. 이 나라를 돕고 싶은 독자들은 국제이주기구(IOM) 서울사무소(02-6245-7647)로 연락하면 된다. bsnim@seoul.co.kr ■ 내전극복의 동력 ‘귀환 프로젝트’ |프리타운(시에라리온) 임병선특파원|혹독한 내전을 경험한 시에라리온 같은 나라에선 경제를 재건하는 데 이주가 각별한 중요성을 갖게 된다. 내전으로 조국을 등지거나 고향을 떠나 유랑한 이만 250만명이 넘었다. 이런 상황에서 부족한 자원과 기술, 노동력을 빠른 시간에 메우는 방법으로 자발적 귀환이 절실해졌다. 이같은 인식에 따라 이들의 조기 귀환과 정착을 돕는 여러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특히 영국과 스위스로 빠져나간 고급 기술인력의 귀국을 돕는 데 초점을 맞춘 MIDA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해외에 이미 생활 기반을 마련한 의사, 변호사, 교사 등이 6개월간 고국에 돌아와 자신의 기술과 경험을 나눠주는 동안 조국에서의 새 출발을 결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영국과 스위스에서 개인별로 3000파운드의 정착금을 지원해 어느 정도 성과를 봤다고 판단, 다른 유럽 국가로 확대하고 있다. 특별한 기술이 없는 국민이 돌아올 경우에도 간정부(間政府) 조직인 국제이주기구(IOM) 사무소에서 기술 교육과 창업 지원을 해주고 있다.1994년 영국으로 탈출한 압둘 카림 코로마(45)는 지난 3월 프리타운에 돌아와 조그만 바를 차렸다. 물론 IOM의 도움을 받아서였다. 하지만 그는 워낙 나쁜 경제 탓에 손님이 없다고 울상이다.“영국을 직접 찾아와 ‘돌아와도 좋다.’고 한 카바 대통령의 말을 믿은 것이 후회스럽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빈곤한 이들의 무료 변론을 돕는 30대 변호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어려운 동포들을 돕겠다는 마음에서 귀국했지만 다시 내전이 터진다면 “일단 탈출했다가 안정되면 돌아와 일하겠다.“고 서슴없이 밝혔다. 정부와 IOM 등 국제기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발적 귀환 프로그램은 아직 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내전 종식 5년 만에 성과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성급한 일인지 모른다. IOM 프리타운 사무소의 앤드루 초가(53) 대표는 “국제사회의 지원은 어디까지나 지원일 뿐”이라고 전제하고 “적절한 준비와 직업 훈련이 동반된 이주를 통해 내전을 극복하려는 이 나라 국민의 의지를 일으켜 세우는 일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bsnim@seoul.co.kr ■ 시에라리온은 순결과 약속의 상징인 다이아몬드의 세계 최대 산지로 알려진 시에라리온은 바로 그 다이아몬드 때문에 참혹한 내전을 경험해야 했다. 이웃 나라 라이베리아 대통령 찰스 테일러는 다이아몬드 공급권을 넘겨받는 대가로 시에라리온의 반군 조직 통일혁명전선(RUF)에 무기를 공급했다. 권력에 눈이 먼 RUF는 소년병은 물론, 소녀병까지 모집해 마약으로 잔학 행위를 부추겼고 아이들은 최소한 배고픔은 면할 수 있다는 생각에 총을 들었다. 반군은 1995년 수도 프리타운 주변 30㎞까지 포위했고 단지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이유로 무고한 이들의 손발을 자르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때 손발이 잘린 사람만 8000명으로 추산된다. 내전이 11년이나 계속될 수 있었던 것도 다이아몬드 공급권을 둘러싼 권력 다툼이었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시에라리온에서는 1000명이 태어날 경우 남아는 162명이, 여아는 127명이 죽는다. 태어나는 순간 남성의 기대 수명은 40.2세, 여성의 기대 수명은 45.2세에 불과하다. 또 인구의 3분의 1이 희생된 내전의 영향 탓인지 14세 이하가 전체 인구의 44.8%나 된다.65세 이상은 3.2%에 그쳐 아프리카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특이한’ 인구 구성을 갖고 있다.
  • 수단 다르푸르 ‘평화의 봄’ 오나

    21세기 대량 학살의 현장이었던 다르푸르의 비극이 끝날까. 수단 정부와 반군단체가 5일(현지시간) 평화협정을 맺었다. 수단 정부와 최대 반군조직인 수단해방운동의 미니 미나위그룹은 이날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서 아프리카연합(AU), 미국 등 국제 사회가 주선한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양측이 서명한 협정 조건은 친정부계 민병대의 무장해제, 반군의 정부군 통합, 주민 보호를 위한 특별군 편성, 다르푸르 등 3개주 의회에서 반군이 과반을 차지하는 내용이다. 반군이 요구한 부통령직 할당은 수용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03년 이후 18만∼30만명의 사망자와 200만명 이상의 난민을 낳은 다르푸르 내전이 종식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2개 반군단체는 평화협정을 거부, 전면적인 평화 정착은 불투명하다. 테러 단체인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최근 ‘수단에서의 장기전 준비’를 촉구하는 등 분쟁 요인은 여전히 있다. 다르푸르 내전은 2004년 4월 정전협정 체결 후에도 협정 위반을 명분으로 지속적으로 충돌했다. 수단 정부와 반군 양측이 협정을 얼마나 준수할 것인지가 평화 정착의 가늠자가 되고 있다. 로버트 졸릭 미 국무부 부장관은 재정난으로 치안 유지에 취약했던 다르푸르 주둔 아프리카연합 평화유지군을 유엔군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수단 반군, 평화협정 거부

    수단 반군, 평화협정 거부

    ‘21세기 최악의 인도주의적 재앙’으로 불리는 수단 다르푸르 지역의 유혈사태가 국제사회의 중재노력에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제중재단이 지난달 30일로 예정됐던 평화협상 마감시한을 48시간 연장하면서까지 합의 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정부가 더 많은 양보조치를 내놓아야 한다는 반군측 요구로 협상이 결렬 위기에 놓였다고 AP·AFP 등 외신들이 1일 보도했다. 주요 반군 세력인 수단해방운동(SLM)은 이날 “중재안은 우리의 결정적 요구사항들을 빠뜨리고 있다.”면서 “협상시한 연장은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아프리카 연합(AU) 중재단의 살림 아메드 살림 대표는 30일 나이지리아의 수도 아부자의 회담장에서 “미국과 다른 국제적 동반자들의 권고를 받아들여 마감시한을 연장키로 했다.”고 밝혔다. 수단 정부는 지난주 협상안 수용의사를 밝혔지만, 반군들은 이날 “중재안이 정부측 입맛에만 맞게 만들어졌다.”며 서명을 거부했다. 반군들은 수단 정부군에 합병되기 전 무장을 해제하라는 중재안의 요구사항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반군 지도자들은 수단 정부의 부통령직을 요구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다르푸르 지역은 토지 소유권과 농업용수 문제 등으로 아랍계와 흑인부족이 갈등을 빚다 지난 2003년 SLM과 정의평등운동(JEM) 등 흑인 반군단체가 정부시설을 공격하면서 유혈사태가 촉발됐다. 정부가 지원하는 아랍민병대가 보복공격에 나서면서 사태는 더 악화돼 3년새 20만명의 사망자와 200만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 한편 미국 워싱턴에서는 배우 조지 클루니와 스포츠 스타, 정치인, 종교지도자들이 모여 다르푸르 사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사태 해결을 위한 미국의 적극적 개입을 요구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국제油價 20%는 투기거품

    고유가의 주범은 국제 투기자본? 유가가 지난주 배럴당 75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데는 국제 투기자본의 개입이 크게 작용한 탓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원유 선물’이 단순한 원자재가 아니라 ‘금’처럼 하나의 금융자산으로 인식되면서 단숨에 막대한 부를 챙길 수 있는 투기 대상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국제 원유 시장의 연일 초강세로 헤지펀드와 뮤추얼펀드 등이 일확천금의 기회를 노리며 속속 진입하고 있어 가파른 유가의 상승세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실제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한달 동안에만 투기 자본이 10억배럴에 이르는 원유 선물을 매입했다고 NYT는 전했다. 때문에 현재 유가의 최대 20%가량이 투기 자본에 의한 거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 사이에서 투기자본은 떼돈을 벌고 있다. 이에 따라 원유를 사고 파는 거래 전문가들의 몸값도 함께 뛰었다. 평균 연봉이 100만달러(약 10억원)에 육박하고 일부는 1000만달러(약 100억원)도 너끈히 벌고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최근 원유나 석유제품 선물 시장의 60%가 헤지펀드라고 보도했다.세계적인 연기금과 헤지펀드가 올들어 운용자산의 최소 1∼10%를 원자재에 투자, 선물 매매를 통해 현물 시장의 초과수요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대형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에너지 상품에 쏟아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석유·가스 등에 180억달러(약 18조원), 메릴린치는 25억달러(약 2조 5000억원) 안팎을 에너지 펀드로 모집했다. 물론 주요 산유국인 이란의 핵문제와 나이지리아 반군의 원유시설 공격,‘세계의 공장’ 중국 등 개발도상국들의 급증하는 수요, 다국적 석유 회사들의 정제시설 부족 등이 모두 고유가의 기본 원인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국제적 불안요소를 틈타 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는 것이 투기자본이란 지적이다. 지난 2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서방 세계의 증산 요구를 일축한 석유장관들은 “현재의 유가는 공급 부족에 따른 것이 아니다. 현재 비축률은 최고 수준”이라며 투기자본 등 유통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주장했다. 반면 미국 정부는 증산을 거부하며 고분고분하지 않는 OPEC에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이다. 상원 법사위원회는 지난 27일 OPEC을 미 법원에 담합 혐의로 제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등 고유가를 둘러싼 산유국과 소비국 간의 신경전이 치열하다.지난주 사상 최고가인 배럴당 75.17달러까지 치솟은 유가는 올들어 18%가 올랐다. 지난해 45%, 지지난해 28% 상승한 데 이어 가파른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네팔 하원 개원… 개헌 재확인

    네팔 하원이 지난 2002년 해산된 지 4년 만에 처음으로 28일 개원했다. 하원이 다시 열린 것은 19일간에 걸친 야권의 총파업에 갸넨드라 국왕이 의회를 복원하겠다고 2차 양보안을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치트라 레카 야다브 부의장은 묵념을 올린 뒤 “모든 의원들을 환영하고 민주화 투쟁의 희생자들에게 감사를 표시한다.”는 말로 개원을 선언했다. 야권이 만장일치로 추대한 기리자 프라사드 코이랄라(84) 네팔의회당 당수는 건강상 문제로 참여하지 못했다. 야다브 부의장은 “우리는 실로 위대한 것을 성취했고,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계속 하나가 되어 나아가는 일”이라면서 “만약 우리가 다시 정치적 위기를 유발한다면 어느 누구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토론을 거쳐 제헌의회 구성에 관한 선거 일정을 공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행 헌법의 개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앞서 갸넨드라 국왕은 공산반군에 대처하기 위한 비상조치의 연장 문제로 정쟁이 심화되자 지난 2002년 5월22일 하원을 전격 해산했으며 이어 지난해 2월1일에는 정부마저 해산하고 전권을 틀어쥐었다.그러나 국왕은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국내외의 압력이 계속되자 지난 24일 대국민 담화문에서 총파업 과정에서의 사망자와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표시한 뒤 “하원을 복원시키겠다.”고 발표했다. 하원청사 주변에서는 이날 오후 공산반군과 민주 세력들이 시위를 벌이면서 왕권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헌법을 개정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날 하원에는 205명의 제적의원 가운데 202명이 참여했다. 회의는 30일 다시 열린다.뉴델리 연합뉴스
  • 네팔 갸넨드라 국왕 백기 “하원 복원” 선언…20만명 승리의 행진

    19일간 이어진 네팔의 ‘피플 파워’가 14명의 시위대들이 흘린 피 위에서 마침내 승리를 거뒀다. 갸넨드라 네팔 국왕은 25일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 시위에 굴복,2002년 5월 해산한 의회(하원)를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국왕은 이날 5분간의 TV연설을 통해 “의회가 오는 28일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야당 동맹은 국가의 화합과 번영을 위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네팔의 7개 야당 동맹은 공식적으로 민주화 시위와 파업을 중단하고 공산반군과도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 지도자들은 전직 총리이자 제1야당인 네팔의회당의 기리자 프라사드 코이랄라 당수를 차기 총리로 추대했다. 야당 동맹은 의회가 재구성되면 마오이스트와의 휴전을 선언할 계획이다.25일 20만명이 참여하기로 예정된 시위는 ‘승리의 행진’으로 변모했으며,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새로 구성되는 의회의 주요 의제는 헌법을 다시 구성하기 위한 선거를 실시하는 것으로 왕의 권력을 줄이고 군주제를 폐지할 전망이다. 야당 지도자들은 이날 “국왕이 결국 무릎꿇게 만들었다. 민중이 실질적인 힘을 가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 카트만두 포스트는 “피플 파워가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민주화시위를 후방에서 지원했던 공산 반군은 국왕의 제안을 “권력을 유지하려는 음모”라며 거절했다. 또 야당동맹에 배신당했다며, 수도 카트만두에 식량과 연료 부족사태를 일으켰던 도로 봉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갸넨드라 국왕은 14개월 전 마오이스트를 분쇄하고, 국가의 질서를 정립하겠다며 정부를 해산했다. 공산반군의 정권 수립을 위한 10년간의 무장투쟁으로 그간 1만 3000여명이 사망했다. 현재 1만여명의 마오이스트가 네팔 국토의 40%를 장악하고 있다. 공산반군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는 이웃 국가인 인도 역시 네팔 사태를 통해 반군 세력이 확장할 것을 우려, 갸넨드라 국왕을 압박했다. 마오이스트에 대한 지원을 거부한 중국은 네팔 국왕의 결정을 환영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네팔 시위대에 발포… 또 통금

    네팔 수도 카트만두 일원에 23일에도 전날에 이어 또다시 주간통금령이 내렸다. 갸넨드라 국왕이 지난 주말 권력이양을 발표했지만 민주화시위가 격화되자 다급해진 당국이 다시 통금을 실시한 것이다. 야당과 시민들은 국왕 하야와 군주제 폐지, 보다 확실한 민주화 일정 제시 등을 요구하며 충돌을 향해 치닫는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22일 수도 카트만두에서는 통금령에도 불구하고 10만여명의 군중이 참가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려 당국을 긴장시켰다. 시내 중심가에서의 대규모 시위는 처음이었다. 이날 경찰은 국왕의 궁 주변으로 몰려드는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고무탄과 최루가스에 이어 실탄까지 발사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7개 정당으로 구성된 야당연합은 지난 21일 국왕의 권력 이양 발표에 대해 거부의 뜻을 밝히고 국왕의 즉각적인 하야를 요구했다. 야당측은 “국왕의 발표가 의회 재개, 새 헌법 제정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등 요구사항과 거리가 많다.”면서 반대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제 1야당인 네팔의회당 등 야당측은 “국왕의 발표는 사기극에 불과하다. 행정권만 넘기겠다는 갸넨드라 국왕의 조치에 결코 만족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1년 즉위한 갸넨드라는 전임 비렌드라 국왕의 입헌군주제 및 복수정당제 도입 등 개혁노선과 달리 정치인 권한 제한 등을 시도했다. 지난해 2월1일 ‘친위 쿠데타’를 통해 정부를 전격 해산하면서 절대왕정을 부활, 국내·외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영국·인도 등 전통적 우방들이 다당제 민주화 압력을 넣으며 군사원조를 중단하자, 갸넨드라는 중국·파키스탄 등과의 유대강화 전략으로 버텨왔다. 한편 지난 6일 야당측이 공산반군과의 조율 속에 총파업을 시작하면서 촉발된 네팔 민주화사태로 지금까지 보안군에 의해 최소 14명이 사망하고 150여명이 부상하는 등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네팔 국왕, 권력이양 선언

    네팔 국왕, 권력이양 선언

    히말라야 산맥에 수천년 은둔해온 네팔 왕국이 드디어 ‘피플 파워’의 감격에 휩싸였다. 지난해 2월 친위 쿠데타를 일으켜 내각을 해산한 후 직접 국정을 장악했던 갸넨드라 국왕이 21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권력을 국민에게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총파업 16일만에 백기 투항 갸넨드라 국왕은 이날 미리 녹화된 연설에서 “입헌군주제와 다당제를 향한 신조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7개 야당이 총리를 지명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특히 “행정 권력은 오늘 이 시간부터 국민에게 돌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왕은 또 “이른 시간안에 선거를 통해 정통성 있는 기구들이 가동됨으로써 민주주의의 실천이 담보될 것”이라며 “현 각료협의회는 새 총리가 임명될 때까지만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평화와 질서가 회복되길 희망한다는 말도 보탰다. 그러나 그는 선거 일정이나 권력 이양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수도 카트만두 시내 진입을 시도하던 15만명의 시위대는 외곽지대로 물러나 국왕 연설을 경청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연설이 끝난 직후 일부 시민은 거리를 행진하며 “민주주의 만세!갸넨드라는 이 나라를 떠나라!”고 외치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대체로 시위대는 국왕 연설을 환영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정치 일정이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투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리헨드라 슈레스타는 “싸움에서 이겼지만 아직도 이겨내야 할 전투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주요 정당 지도자도 연설 직후 회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 내용은 즉각 전해지지 않았다. 이로써 지난 6일 국왕 하야를 요구하는 전국적인 총파업에 돌입한 지 16일만에 국왕의 투항으로 네팔은 새로운 민주주의 역사를 쓰게 됐다. ●“평화 티켓을 놓친 것이 결정적 실책” 갸넨드라 국왕은 7개 야당 연합의 총파업에 맞서 지난 6일 통금령을 발포한 데 이어 20일에는 사살령까지 내리는 강압 조치로 일관했으나 결국 무릎을 꿇게 됐다.16일 이어진 반정부 시위로 모두 14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백명이 다쳤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갸넨드라 국왕의 도박은 사실상 실패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국왕의 ‘권력 배후’인 보안군의 가족들까지 시위에 동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인과 전문직, 공무원까지 시위에 참여하거나 지지를 보냈다. 마지막 외부 지원세력인 미국과 중국, 힌두 민족주의 세력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미 국무부는 최근 “(전제정치가) 모든 분야에서 실패했다.”고 밝혔으며 제임스 모리아티 네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그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는 말로 결정타를 날렸다. 일부 전문가는 갸넨드라 국왕의 가장 큰 실정(失政)으로 ‘평화 티켓’을 놓친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마오이스트 반군이 제안한 평화협정도 거부했다. 그렇다고 사회적 갈등을 봉합한 것도 아니었다. 경제 안정과 도덕성 측면에서도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했다.1999년 50만명이었던 해외 관광객은 지난해 27만명으로 크게 줄었다.3주째 접어든 총파업으로 생필품 가격은 폭등했다. 국왕은 왕자 시절부터 뺑소니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또 왕실 총기 사건을 직접 일으켰다는 의혹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동안 왕실 예산은 6배가 늘었고 국민의 기본권을 억압하는 정책은 민심을 돌려세웠다. 국토의 40%를 점유한 마오이스트 반군은 가난한 농촌을 중심으로 꾸준히 세력을 키웠다. 피폐한 현실에 절망한 농민들이 마오쩌둥(毛澤東)의 혁명 이론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네팔 경찰 발포… 40여명 사상

    네팔 갸넨드라 국왕의 하야를 요구하는 3만여명의 시위대에 경찰이 총격을 가해 적어도 3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 네팔 당국의 25시간 통금령과 사살령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위대들은 여러 방향에서 수도 카트만두 외곽에 집결해 중심가 진입을 시도했다. AFP통신은 카트만두 북동부 공가부 지역에 모여든 시위대가 깃발을 흔들며 “갸넨드라 타도, 민주주의 만세” 등의 구호를 외쳤고, 여성과 어린이도 시위대열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시위 현장에서 환자 수송을 도왔던 시민운동가 쿤둔 아르얄은 “경찰이 최루탄과 진압봉에서 고무탄으로 무기를 바꾸더니 결국 무차별 실탄 사격까지 자행했다.”며 분개했다. 네팔에서는 지난 보름 동안 계속된 반정부 시위와 이를 막으려는 경찰의 대치 과정에서 모두 8명이 목숨을 잃고,100여명이 다쳤다. 한편 이날 정부는 카트만두 지방법원에 석달째 송치돼 있던 야당지도자 2명을 석방하는 화해 제스처를 취했다.그러나 야당인 네팔공산당(UMI) 사무총장은 “주권이 전면적으로 국민에게 돌아올 때까지 반정부 시위를 효율적이고 강력하게 전개할 것”이라고 천명했다.정치 분석가들도 갸넨드라 국왕의 양보가 너무 늦게 나와 사태를 수습하기에는 모자란다고 지적했다. 국왕은 시위가 공산주의 반군의 선동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경찰과 군대는 시위대를 체포하고 왕궁 앞에 기관총으로 무장한 장갑차를 배치하는 등 강경한 입장이다. ‘네팔의 봄’을 원하는 시민들은 지붕 위에서 소리를 지르며 시위대를 응원했으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시위 참가를 권유했다. 학생 산감 포우델(22)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유가 70弗시대… 세계경제 조정오나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서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국가 경제에 주름살이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내 경기가 하반기에 하강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돼 유가 폭등이 경기침체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도입하는 원유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는 지난 17일 두바이유 가격 기준으로 배럴당 64.71달러를 기록, 이달 들어 네차례나 사상 최고가를 갈아 치웠다.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현물가도 18일 70.88달러까지 치솟았고 북해산 브렌트유도 72.20달러를 기록했다. 유가 강세는 이란 핵문제가 심리적 불안감을 고조시켰고, 나이지리아 반군 문제로 하루 56만배럴의 원유 공급차질이 2개월 가량 지속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석유제품의 4분의1을 소비하는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최근 3주새 1000만배럴 줄어들어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도 국제 유가 강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고유가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국제적인 유가분석기관들은 올해 유가전망을 배럴당 2∼5달러씩 상향 조정했다.1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미국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는 지난 2월 중동산 두바이유의 올해 평균 가격을 배럴당 55달러로 전망했다.지난해 12월 전망치 52.3달러보다 3달러 가까이 높다. 분기별로는 ▲1,2분기 57.3달러 ▲3분기 56.3달러 ▲4분기 52.8달러로 분석했다.재정경제부는 올해 두바이유를 배럴당 54달러로 전망했다.KDI는 경제성장률 5.3%를 전제로 두바이유의 가격을 55달러로 예측했다. 두바이유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배럴당 49.5달러였으며 올해 1∼3월에는 배럴당 58달러를 기록했다. 아울러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2월 WTI의 가격을 배럴당 63.3달러에서 65달러로 2달러 정도 높였다. 이원걸 산업자원부2차관은 “두바이유가 상당 기간 배럴당 60달러 이상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아직까지 수급차질은 없지만 5월 초 유엔 안보리에서 이란 핵문제 논의 결과에 따라 더 급등할 것으로 우려되며, 최악의 경우는 석유배급제도 실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국제 유가가 경기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가 급등으로 세계 경제가 조정기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며 “한국 경제도 성장률, 수출, 내수, 기업채산성, 물가 등에 악영향을 받아 하반기로 예상되는 경기 상승의 정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경제전망을 할 때 이 정도로 유가가 치솟을 줄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면서 “유가가 연간 1달러 오르면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떨어진다.”고 덧붙였다.백문일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차드 정부군 - 반군 교전 500명 사상

    중앙 아프리카 빈국 차드에서 대통령 선거를 3주 앞두고 정부군과 반군의 대규모 교전이 발생해 400명의 사망자가 났다고 BBC가 보도했다. 차드 정부는 14일 수도 은자메나 외곽의 반군 집결지를 정부군이 전날 새벽 공격해 반군 370명, 정부군 30여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또 100명이 다쳤으며 이로써 반군을 완전 소탕했다고 주장했다. 정부측은 생포한 287명의 반군 병사 가운데 일부를 국회 앞 광장에서 행진시키고 시신을 늘어놓기도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차드 정부는 아울러 수단과 국교를 단절하기로 했다면서 수단 외교관들을 추방한다고 발표했다. 이드리스 데비(54) 대통령은 “수단 정부가 반군의 수도 진격을 지원했다.”면서 “유엔과 아프리카 연합(AU)이 6월까지 수단 다르푸르 지방의 분쟁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차드 동부에 있는 20만명의 수단 난민을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유엔은 폭력 종식을 촉구했다. 또 148명의 구호 요원과 비정부 기구 관계자들을 인근 카메룬으로 대피시켰다. 반군은 다음달 3일 대선을 앞두고 16년간 통치한 데비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해 은자메나에서 100㎞ 떨어진 외곽까지 야포 등 중화기를 동원해 진군한 것으로 알려졌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네팔 야당聯, 왕정 전면부인

    네팔 야당聯, 왕정 전면부인

    ‘신들의 땅’인 히말라야가 유혈사태로 얼룩지고 있다. 강력한 전제 통치에 나선 갸넨드라 네팔 국왕이 민주주의 회복과 하야를 요구하던 시위대에 발포, 사망자가 느는 등 ‘최악의 사태’로 치닫고 있다. AP통신 등은 9일 네팔 야당 연합체가 왕정 통치를 전면 부인하고 이날 끝내기로 했던 ‘총파업’을 무기한 지속할 것을 선언했다고 전했다. 지난 8일 정부군의 발포로 수도 카트만두에서 200㎞ 떨어진 제2의 도시 포카라에서 시위대 1명이 사망한 데 이어 이날 바네파에서 다시 1명이 숨졌다. 현재 사망자는 3명, 부상자는 최소 5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카트만두에서 공산반군이 시위대를 연행하던 정부군에 총격을 하는 등 ‘교전 상황’이 수도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네팔 정부는 주간 통행금지 조치를 카트만두 이외 도시로 확대하고 지난 5일 발효된 야간 통행금지(오후 11시∼다음날 오전 3시)에 이어 주간 통행금지(오전 7시∼오후 8시)가 9일부터 전면 시행됐다. 공산반군이 남서부 지역에서 정부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면서 네팔 정국은 깊은 혼돈 속으로 빠지고 있다. 6일 전국에서 시작된 총파업은 이날로 나흘째를 맞았다. 네팔 정부는 총파업 이후 야당 지도자와 시민 등 751명을 체포했다. 통금 조치를 무시한 다만 나트 던가나 전 하원의장과 락스만 아리알 전 대법관도 구금되는 등 115명을 공공안전법에 따라 기소없이 수감됐다. 네팔 공산당 지도자 카시나트 아히카리는 “시위대는 카트만두의 6개 지역에서 통행금지를 무시하고 있으며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등 서방은 네팔 정부의 강경진압을 우려하며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는 갸넨드라 국왕의 독재 통치에서 비롯됐다. 갸넨드라는 2001년 6월 왕실 총기난사 사건으로 국왕 일가족 8명이 모두 사망하자 왕위를 물려받았다. 그러나 그는 왕권 찬탈 의혹에 휩싸인데다 무례한 언행으로 국민의 신망을 얻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2월 공산반군에 대한 정부의 미흡한 대처를 이유로 ‘친위쿠데타’를 일으킨 뒤 의회를 해산했다. 강력한 친위정권을 설립하는 데 성공했지만 지난 2월 총선 투표율이 21%에 그치는 등 민심을 사로잡지 못했다. 정치적 탄압에 맞선 야당과 공산반군이 손을 잡고 갸넨드라 국왕의 하야를 촉구했고 이는 총파업으로 이어졌다. 공산반군은 1996년 부패와 빈곤 해결을 명분으로 봉기한 뒤 정부군과 교전을 벌여 현재까지 1만 3000여명이 희생되는 등 히말라야 곳곳에서 유혈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선원 피랍’ 장기화 우려

    소말리아 군벌의 무장세력에 납치된 동원수산 소속 제628 동원호 선원들에 대한 2차 석방협상이 별다른 진전없이 끝난 데 이어 7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3차 협상이 진행 중이다. 7일 동원수산측은 “2차 협상이 별다른 진전없이 결렬됐으며 이날 오후 3차 협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자칫 석방협상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동원수산 관계자는 “억류 반군세력들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선원 석방을 위한 금품요구 등에 대해서도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어 답답한 실정”이라며 “3차 협상에서는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사회플러스] 피랍선원 석방 협상 진전 없어

    지난 4일 아프리카 소말리아 공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동원수산 소속 제628 동원호를 납치한 무장괴한들은 소말리아 반군 세력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선원 석방 2차 협상이 6일(이하 한국시간)오후부터 본격 진행되고 있다. 동원수산 부산지사는 6일 “5일 상견례 형식의 1차 협상을 벌인데 이어 6일 오후 2시쯤 2차 협상에 들어가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현지에서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장반군들의 요구조건이 명확하지 않아 협상에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피플 인 포커스] 총리권한대행 칫차이

    태국 총리 권한대행에 5일 지명된 칫차이 와나사팃야(59) 제1 부총리 겸 법무장관은 사의를 밝힌 탁신 치나왓 총리의 최측근이다. 탁신과 오랜 친구 사이로 미국 유학을 함께 했으며 경찰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3년 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탁신 총리에 의해 마약통제국장으로 발탁되면서 전국적인 인물로 떠올랐다. 당시 ‘마약과의 전쟁’에서 2500여명이 희생돼 인권단체의 거센 비난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탁신에 의해 내무장관으로 기용돼 경찰을 진두 지휘하며 남부지역의 이슬람 반군 문제를 처리했다. 또 탁신 총리가 이끄는 집권 타이락타이당(타이애국당)의 표밭인 시골 지역에서 확고한 지지 기반을 다졌다. 칫차이는 지난달 중순 부패 및 권력남용 혐의를 받고 있는 탁신 총리에 대한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가 최고조에 이르자 제1 부총리에 기용됐다. 전문가들은 “칫차이의 총리 대행 발탁은 반정부 시위에 대한 탁신의 우려를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그가 경찰 출신으로서 반정부 시위에 잘 대처할 수 있고 탁신이 믿을 수 있는 강력한 성향의 인물이라는 것이다. 야당과 일부 국민들의 칫차이에 대한 반감도 거세다.‘충복’을 내세운 탁신의 수렴청정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까닭이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전범’ 찰스 테일러 도주중 체포

    전쟁범죄 혐의로 고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다가 나이지리아 망명지에서 사라졌던 찰스 테일러(58)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이 29일 이웃나라 카메룬으로 탈출하려다 잡혔다. 테일러 전 대통령은 이날 카메룬과 접경한 나이지리아 북동쪽 국경에서 도주 48시간만에 체포됐다고 BBC가 보도했다. 국경 검문소에 지프 승용차를 타고 가족과 함께 도착한 테일러는 차에서 미국 달러화가 쏟아지는 바람에 신분이 발각됐다. 그는 라이베리아의 내전을 종식한다는 조건으로 2003년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나이지리아에서 100여명의 경호 속에 호화 망명생활을 즐겼다. 나이지리아 정부가 “라이베리아는 테일러를 구금할 자유가 있다.”고 밝힌 지 48시간 만에 나이지리아 남부 카르발라의 한 별장에서 27일 종적을 감췄다. 테일러는 1989년부터 14년간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를 피로 물들인 내전의 배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전범 재판에 회부됐다.98년 8월 일어난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을 동시에 폭파시킨 테러범들을 숨겨준 혐의도 받고 있다. 그가 지원한 시에라리온 반군그룹은 소년병을 시켜 민간인의 신체를 절단하는 만행을 저질러 악명을 떨쳤다. 이번 도피는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워싱턴 방문길에 오름과 동시에 이뤄졌다. 오바산조 대통령은 테일러를 즉시 라이베리아로 인도하도록 지시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찰스 테일러 前라이베리아 대통령

    그는 잔혹한 전쟁광이었다.1989년부터 이웃나라 시에라리온 내전에 개입해 반군에 무기를 공급하며 전쟁을 선동했다.14년을 끈 전쟁에서 그는 닥치는 대로 민간인의 팔다리를 절단하는 악행을 저질렀다. 남자는 물론, 여자 어린이까지 소년병으로 차출해 전쟁을 부추긴 것도 그가 처음이었다. 다이아몬드와 목재, 고무 등을 반군 수중에 넣어 자신의 배를 채웠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17가지에 이르는 전쟁 범죄를 저지른 찰스 테일러(58)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2003년 실각하고도 재판도 받지 않고 나이지리아 남동부 칼라바르에서 100명의 경호원들에 둘러싸인 채 망명 생활을 즐겼다. 하지만 이제 그는 조국 라이베리아에 송환된 뒤 유엔이 시에라리온에 설치한 국제전범재판소에 인도될 예정이다. 나이지리아 정부가 그를 송환해 달라는 라이베리아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의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대통령이 직접 나서 테일러의 나이지리아 망명에 합의했던 아프리카연합(AU)과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CS) 위원장과 협의를 거쳐 본국 송환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테일러 전 대통령은 곧바로 시에라리온의 유엔전범재판소로 넘겨질 수도 있다고 영국 BBC는 내다봤다. 방송은 1만 5000명의 유엔 평화유지군이 그의 신병 인도 준비를 이미 마쳤다고 전했다. 아프리카 대륙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엘렌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지난 4일 오바산조 대통령과 회동, 직접 송환을 요청한 데 이어 지난 17일 유엔본부 연설에서 재촉구했다.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서부 아프리카에서 수많은 인명을 희생시킨 전범을 처벌할 수 있게 돼 정의가 바로 서게 됐다.”고 감격해 했다.AP통신은 그가 법정에 서게 됨으로써 인권 유린 범죄를 저지르고도 재판조차 받지 않고 호화 생활을 즐겨왔던 이 대륙 지도자들에게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반겼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해외여행 위험지역 미리 체크 하세요

    해외여행 위험지역 미리 체크 하세요

    외교통상부는 연간 1300만명에 달하는 우리 국민들의 해외여행 안전을 위해 130여개국에서 수집된 정보 즉, 정정불안, 치안상태, 테러위험 등을 토대로 4단계의 여행경보를 내놓고 있다.48개국 60개 지역이 해당된다. 용태영기자 피랍사건을 계기로 눈여겨볼 대목이다. 가장 높은 수준의 조치는 4단계인 ‘여행금지’구역. 전쟁 상태나 마찬가지인 이라크가 유일하다. 지난 2004년 6월 김선일씨 납치·살해사건 이후 금지지역으로 됐다. 입국이 금지되고 입국했다고 하더라도 즉시 대피하고 철수해야 한다. 다음은 3단계인 ‘여행제한’구역. 반군과 동맹연합군의 포격전이 계속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다. 그러나 법적으로 국민들의 여행을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지난 1월 아프간의 최대 위험지역의 하나인 칸다하르에서 국내 종교단체의 예술·문화행사가 열렸다.10대 청소년들까지 참가한 이 행사가 끝날 때까지 우리 대사관 관계자들은 가슴을 졸였다고 한다. 물론 극구 만류했다. 여행의 필요성을 신중하게 검토하라는 취지의 2단계 ‘여행주의’지역의 경우도 당장은 아니라 할지라도 강력사건이나 내란이 일어날 수 있는 전 단계에 있는 곳이다. 현재 19개국 40지역에 이르고,‘신변 안전에 조심하라.’는 1단계 ‘여행유의’국가는 35개국 19지역이다. 여행을 하려는 국가나 지역의 안전 여부와 주의 사항은 외교부홈페이지(www.0404.go.kr)에서 자세히 알 수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시론] 인도 핵외교에서 배울 점/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군비통제연구실장

    [시론] 인도 핵외교에서 배울 점/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군비통제연구실장

    지난 2일 체결된 미국-인도 핵협정은 미국이 인도의 평화적 핵활동을 지원한다는 약속과 함께 인도의 핵보유를 기정사실로 인정하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협정이 갖는 국제정치적 함의는 다양하고 막중하다. 세계전략 차원에서는 미국이 인도를 지렛대로 삼아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을 모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핵질서의 관리’ 측면에서는 인도를 핵보유국으로 인정함으로써 미국 스스로가 핵확산방지조약(NPT) 체제의 정당성을 훼손하는 자충수가 되고 있다. NPT는 핵무기의 확산을 견제하는 ‘핵질서의 헌장’이지만, 참여를 거부하면서 핵보유국이 된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북한 등 ‘이단아’들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이들은 핵을 포기하고 NPT에 가입하라는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을 핵보유국으로 공인하면 다른 NPT 회원국들에 “우리도 NPT를 탈퇴하고 핵보유국이 되겠다.”라고 주장할 근거를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이중 기준’ 논란을 피할 수 없다. 미국은 반확산 정책을 주도하면서도 이스라엘의 핵보유를 방조했다. 미국은 또 1979년 소련의 아프간 침공시 친미반군의 기지를 제공했고 지금도 ‘테러와의 전쟁’에서 동맹국이 되고 있는 파키스탄의 핵보유를 저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핵무기 단계에 접근하지도 않은 이란에 ‘농축 포기’를 종용하는 것은 ‘원천 봉쇄’ 정책이라 할 수 있으며, 이미 핵보유를 선언한 북한은 원천봉쇄를 돌파한 상태이다. 북한으로서는 핵보유를 기정사실로 인정받든지 아니면 핵포기의 대가로 원하는 반대급부를 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란이나 북한이 인도를 ‘NPT 밖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이번 협정을 놓고 이중 기준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은 다분하다. 인도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 협정은 인도 핵외교의 쾌거를 의미한다. 독립초기 네루 총리는 훗날을 기약하면서 핵과학자들을 양성했다. 또 1964년 중국의 핵실험 직후 국민들의 핵무장 요구가 빗발쳤지만 인도는 ‘민간부문 발전을 통한 잠재력 배양‘이라는 내실을 택했다. 하지만 1998년 핵실험과 함께 핵무장을 시작하면서 핵강국을 향한 인도의 발걸음은 빨라지고 있다. 인도는 이미 40∼50개의 핵탄두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수년 내에 수소폭탄을 포함한 300∼4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과 프랑스가 육지발사 및 공중발사 핵무기를 폐기하고 잠수함에 의존하는 추세다. 반면 인도는 2003년에 핵병기를 총괄하는 전략군사령부를 창설하고 육지, 바다, 공중에서 핵투사가 가능한 강대국형 ‘3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협정은 인도에 핵강국으로 가는 대로를 활짝 열어주었다. 자체 제작한 사정거리 2000㎞의 아그니(Agni)미사일, 건조 중인 핵잠수함, 대륙간 탄도탄으로 변신할 수 있는 PSLV 로켓 등은 핵강국 인도의 미래를 점치게 한다. 인도의 핵행보는 한국에도 교훈을 남긴다. 중요한 국익을 추구함에 있어 인도가 보여준 인내와 뚝심은 으뜸가는 본받을 점이다. 차별성 문제도 남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다. 냉철한 머리로 판단할 때 한국은 어떠한 경우에도 핵무장을 시도해서 안 되지만, 일찌감치 원천봉쇄를 당한 한국이 원천봉쇄를 거부하는 이란, 원천봉쇄를 돌파한 북한, 원천봉쇄를 돌파하여 공식 핵보유국 반열에 오르는 인도 등을 바라보면서 차별성을 느낄 뜨거운 가슴마저 가지고 있지 않다면 이 또한 비정상이다. 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군비통제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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