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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덩케르크 철수에 인도군 300명 가까이 참여, 노새 몰고

    덩케르크 철수에 인도군 300명 가까이 참여, 노새 몰고

    2017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덩케르크’는 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의 대규모 철수 작전 가운데 가장 손꼽히는 극적 장면을 그린 영화인데 인도군 병사 300명 가까이가 포함돼 있었다. 영국 BBC는 영화 상영 당시에도 인도군 병사들이 2500 마리의 노새들을 징발해 봄베이(지금의 뭄바이)를 출발해 프랑스 마르세유까지 갔다고 소개하며 왜 놀란 감독의 영화에 인도군은 사라졌느냐고 따졌는데 13일(이하 현지시간) 다시 다뤄 눈길을 끈다. 1940년 5월 나치 독일의 맹공에 밀린 연합군 병력 33만 8000명 이상이 아흐레에 걸쳐 프랑스 항구 도시 덩케르크 해변과 항구를 통해 영국으로 달아났다. 연합군에게 치욕과 수모였지만 한편으로는 병력과 전력을 크게 손상시키지 않고 유지해 반격의 기반을 닦아 나중에 나치 패망으로 이끈 성공적인 철수였다는 역사적인 평가를 듣고 있다. 그런데 마땅히 유럽인들의 전장이었을 이곳에 무함마드 악바르 칸 인도군 소령이 이끄는 병사들 300명 가까이가 포함돼 있었던 것이다. 그 해 5월 28일 그는 휘하 인도군 병사들과 23명의 영국군 병사들을 이끌어 해변에 쏟아지는 포탄 사이를 뚫고 1.6㎞에 이르는 나무 돌제(突堤, jetty)에 이르렀다. 악바르 소령은 키가 183㎝라 인도군 병사 사이에서 눈에 확 띄었으며 종전 후 인도로 돌아갔는데 영국의 인도 통치가 막을 내리고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분리됐던 1947년 8월 무렵이었다. 파키스탄 건국 영웅이며 초대 대통령을 지낸 무함마드 알리 진나를 군사 참모로 모셨다. 그는 또 40권 이상의 책을 쓴 저술가였으며 중국을 방문해 마오쩌둥을 만난 일화까지 남겼다.덩케르크 철수에 인도군도 있었다는 사실은 완전히 잊힐 뻔했는데 영국 역사학자 기 바우먼이 5년 동안 5개국을 돌며 문서고를 뒤지고 가족 앨범에 남겨 있는 사진들을 찾아내며 병사들의 후손들을 인터뷰해 밝혀냈다. 인도 병사들이 속한 부대 이름은 제25 동물수송연대였는데 영국군 병사들을 돕기 위해 노새들을 데리고 1만 1265㎞를 여행한 것이었다. 넷을 빼고는 모두 무슬림들이었던 것도 특이하다. 펀잡주 출신들로 카키색 제복에 깡통헬멧을 쓰고 파그리(터번)를 두른 채라 눈에 확 띄었다. 누구도 자신들이 6개월의 긴 여정 끝에 프랑스까지 간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아 무기도 소지하지 못한 채였다. 프랑스에서 혹독한 겨울을 맞은 영국군은 보급품들을 실어 나르기 위해 자동차 등을 대체할 당나귀들이 필요했다. 하지만 동물들을 다룰 능력이 있는 병사들이 없어 인도군 병사들의 도움을 빌게 됐다. 2차대전 때 영국군에 가담한 영연방(커먼웰스) 병사들은 500만명 정도인데 그 중 절반은 남아시아 출신이었다. 인도군 병사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었다. 초드리 왈리 무함마드란 병사는 나중에 “독일 비행기들이 끔찍한 새들마냥 머리 위를 맴돌며 우리에게 총을 쏴댔다. 난 15일이나 잠을 자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게 덩케르크 해변에 이르는 일 자체가 악전고투의 연속이었는데 그들은 5월 23일 해변에 도착했다. 그는 “우리는 덩케르크를 살아서 빠져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모든 것이 화염에 휩싸였다. 덩케르크에서는 모든 것이 불타고 있었다. 마치 대낮처럼 불이 많이 일어났다. 우리가 타기로 돼 있었던 배는 가라앉았다. 해변에 이르러서야 알게 됐다. 그래서 다시 우리는 숲 쪽으로 돌아 뛰어야 했다.하지만 이들 뒤 무함마드의 병사들은 그곳을 탈출했다. 제마다르 몰라 다드 칸은 병사들과 동물들이 안전하게 그곳을 빠져나온 것은 “대단한 용기와 냉철함, 결단력의 결과”라고 말했다. 바우먼은 “인도군의 중요성은 숫자에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그곳에 있었으며 인도인으로서, 영국 왕실의 일원으로 몰비(maulvi, 무슬림 신도)로서, 파그리를 두르고 그곳에 세상 완전히 다른 생김새로 있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BBC는 4년 전에 2500마리의 노새들을 현지 주민에게 줬다고 썼는데 이번에는 동물들이 함께 안전하게 탈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몇 마리나 탈출했는지 적시하지 않았다. 이들은 1940년의 대부분을 프랑스 북부 릴 바로 북쪽 위 마을에서 지냈다. 노새들을 훈련시키고 먹이며 마을 사람들을 만나곤 했다. 주에 한 번은 마을 사람들을 모아 노새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모습을 시범으로 보여주거나 펀잡 지방의 힘넘치는 민속무용인 방그라(bhangra) 춤을 시연하곤 했다. 하지만 독일군이 프랑스를 침공한 5월에 상황은 급변했다. 바우먼은 “일사불란했고 규율 잡힌 다국적 군대였는데 2주 안에 해변에 닿으라는 철수 명령이 내려진 뒤 혼란의 아수라장이 됐다”고 지적했다. 어쨌든 도버에 도착하자 인도 병사들은 방가르 춤을 췄고, 많은 영국 병사들이 구경하다 춤판에 뛰어들었다. 영국인들은 따듯하게 이들을 맞았고, 나중에 이들 모습을 본뜬 장난감인형이 만들어질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이렇게 프랑스와 영국을 거쳐 살아남은 이들의 인생은 인도에 돌아가 많이 달라졌다. 독일군에 붙잡힌 몇몇은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의 수용소에 갇힌 신세가 됐다. 윈스턴 처칠의 유명한 1940년 연설 ‘구원의 기적’에도 인도군 병사 얘기는 등장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까마득하게 잊혔을까? 바우먼은 한 이유로 이들이 전투병이 아니라 보급병이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짐작한 뒤 “집단 기억이나 집단 망각 모두 흥미로운 과정이다. 모든 이유를 다 대려면 열 손가락이 모자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후 유럽과 인도의 여건이 완전 달랐기 때문일 수도 있다. 유럽에서는 물리적으로 재건과 새로운 사회 건설이 시급했다. 초점은 미래에 맞춰졌으며 전쟁 요소는 백인 일과 즐거운 일만으로 좁혀졌다”고 지적했다. 인도에서는 독립과 분리가 우선 순위가 됐음은 물론이다.
  • 이재명 “적격자 생각에 변함 없다, 황교익 선생님께 죄송” (종합)

    이재명 “적격자 생각에 변함 없다, 황교익 선생님께 죄송” (종합)

    “명백한 전문성 부인 당해…상처 빨리 치유를”‘이낙연 정치생명 끊는다’ 황교익 발언엔“동의할 수 없는 발언, 이낙연께 사과”‘형수 발언 옹호 보인 인사’ 논란엔 거듭 부인황 “폐 끼치고 싶지 않다” 사장 후보 사퇴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20일 맛 칼럼니스트인 황교익씨가 ‘보은 인사’ 논란 속에 또다른 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측 캠프와 극심한 갈등을 겪고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에서 자진사퇴한 데 대해 “많은 분들의 의견을 존중, 의사를 수용한다”면서 “지금도 황교익 선생이 훌륭한 자질을 갖춘 전문가로서 경기관광공사에 적격자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황 선생님께 죄송하고 안타깝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큰 상처가 빨리 치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검증 기회 없이 치명적 평판 손상”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황씨가 이낙연 캠프의 공세에 ‘이낙연의 정치 생명을 끊겠다’고 반격해 논란은 키웠던 것을 가리켜 “선을 넘은 발언에 대해 저 역시 우려하고 경계했다. 동의할 수 없는 발언이었다. 이낙연 후보께 사과드린다”고 올렸다. 그러면서도 “황씨는 정치적 공방의 대상으로 끌려들어 와 전문가로서의 평판에 치명적 손상을 입고, 검증 기회도 갖지 못했다”면서 “한 시민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삶의 모든 것을 부정당한 참담한 상황”이라고 황씨를 감쌌다. 이 지사는 황씨가 과거 이 지사의 ‘형수 욕설’을 옹호했던 덕에 후보자로 내정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제가 그분에게 은혜를 입은 일이 없으니 보은 인사일 수 없다”고 부인했다. 이 지사는 “명백한 전문성을 부인당하고 친일파로 공격당하며 친분에 의한 내정으로 매도당한 황 선생님의 억울한 심정을 이해한다”고 했다. 이 지사는 “공격했던 사람이나 무심한 관전자에게는 정치 과정에서의 소동극으로 곧 잊힐지 모르지만, 당사자는 큰 상처를 입었다”면서 “빨리 치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더 이상 소모적 네거티브로 우리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드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면서 “저부터 경계하겠다. 저부터 더 배려하고 원팀으로 승리하는 데에 힘을 모으겠다”고 덧붙였다.황교익 “신나게 일할 생각이었는데중앙 정치인이 만든 소란 때문에…” 앞서 황씨는 일주일 만인 이날 경기관광공사 후보직에서 하차했다. 내정 사실이 알려지며 ‘보은 인사’ 논란이 불거진지 꼭 일주일 만이다. 황씨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 자리를 내놓겠다”면서 “소모적 논쟁을 하며 공사 사장으로 근무를 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그는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신나게 일할 생각이었다”면서 “그러나 도저히 그럴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중앙의 정치인들이 만든 소란 때문”이라고 논란 확산에 대해 정치권에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이미 경기관광공사 직원들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 듯하다”면서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의 중도하차로 이 지사는 ‘황교익 리스크’를 털게 됐지만 지난 6월 경도 이천의 쿠팡물류센터 화재 사고 당시 이 지사가 황씨와 유튜브 채널 ‘황교익 TV’ 녹화 촬영을 한 것을 두고 여야 주자들이 일제히 비판하는 등 여진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황교익 “이낙연 정치생명 끊어놓겠다”18일 이해찬 통화 후 자진사퇴 시사 황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사실은 지난 13일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관광 분야 전문성이 부족한 황씨가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과 관련해 이 지사를 두둔하는 발언을 한 덕에 발탁된 것 아니냐는 ‘보은 인사’ 논란이 일었다. 이낙연 전 대표 캠프의 신경민 상임부위원장은 지난 17일 황씨가 일본 음식을 높이 평가해왔다며 “일본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고 직격했다. 이에 황씨는 이 전 대표측이 자신에게 일베식 친일 프레임을 뒤집어 씌웠다며 강력 반발했다. 황씨는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이재명 캠프 내부의 자진사퇴 요구를 일축했으나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와 통화한 뒤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는 지난 18일 오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제가 대통령 후보냐, 왜 저한테 네거티브 하느냐”면서 “막말을 한 사람이 먼저 사과를 해야 사과를 하는 것이 순리”라고 거듭 이낙연 전 총리 캠프의 사과를 요구했다. 황씨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는 자신과 이 지사를 향한 ‘보은 인사’ 논란에도 “사장 후보자는 제 능력으로 확보한 권리”라며 자신을 향한 정치권 일각의 사퇴 요구에 대해 “당신들이 파시스트가 아니라면 시민의 권리를 함부로 박탈하라고 말하지 말기 바란다”라고 반박했다. 특히 황씨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 지사와 경쟁하는 이낙연 전 대표 측이 경기관광공사 사장 인선을 문제로 삼는 데 대해 “오늘부터 청문회 바로 전까지 오로지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에 집중하겠다”고 밝혀 이 지사 측 인사인 안민석 의원을 비롯해 당 안팎에서 “대형악재”라며 자진 사퇴 권고를 받았다. 그러나 황씨는 이해찬 전 대표와의 통화 이후 페이스북에 “제가 이 전 대표에게 ‘짐승’, ‘정치생명’. ‘연미복’ 등을 운운한 것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고 자진사퇴를 시사했다.
  • “규모 대폭 축소”…한미 연합훈련 사전연습 시작

    “규모 대폭 축소”…한미 연합훈련 사전연습 시작

    한국과 미국 군사 당국이 10일 하반기 연합훈련 사전연습에 돌입했다. 복수의 군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는 이날부터 오는 13일까지 한반도의 전시상황을 가정한 본훈련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 참모훈련(CMST)을 진행한다. 공식 훈련 일정에는 포함되지 않는 합참 주도의 연습이지만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비판한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이 사실상 시작된 셈이어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위기관리 참모훈련은 전쟁 발발 전의 돌발 사태를 적절히 관리해 위기 발생 이전의 상태로 돌려놓는 방안을 점검하는 훈련이다. 국지도발과 테러 등 위기 상황을 상정하고 이를 어떻게 대응해 전쟁으로 사태가 확산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을 고려해 전투참모단에 증원 인력을 편성하지 않는 등 전반기 훈련 때보다 참여 인원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무늬만 훈련’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본훈련인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21-2 CCPT)은 16∼26일로 예정됐다.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 역시 증원 인력 없이 작전사령부급 부대의 현 인원만 훈련에 참여하고, 사단급 이하 부대도 참가 수준을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년처럼 방어(1부)와 반격(2부) 등의 시나리오 그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지휘소연습(CPX)으로 진행된다. 전쟁 발발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어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가진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이 주관한다. 다만 김승겸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대장)이 1부와 2부 때 각각 하루만 사령관을 맡아 연합군을 지휘하는 미래연합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예행 연습이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전반기 훈련과 마찬가지로 전작권을 행사할 미래연합사령부의 FOC 검증은 이뤄지지 않아 연내 전작권 전환 시기를 도출하겠다는 한국군과 정부의 계획은 무산될 전망이다. 한미는 16일 본훈련 시작 직전에 시기와 규모 등을 공동발표하고 관례에 따라 북한-유엔군사령부 직통전화로 북측에 훈련 일정과 성격 등을 통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1일 담화를 내고 8월 한미연합훈련이 남북관계의 앞길을 흐리게 할 수 있다며 한국의 관련 결정을 예의주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 바이든도 대만에 무기 수출… 中 “반격할 것” 반발

    중국 압박을 공감대로 대만과의 교류를 늘리던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만에 무기 수출을 승인하면서 중국이 크게 반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국무부가 대만에 7억 5000만 달러(약 8567억원) 상당의 무기 판매를 승인하고 이를 의회에 통보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승인된 무기는 발사체를 더 정밀한 GPS 유도 무기로 변환하는 M109A6 자주곡사포 40기 및 관련 장비다. 미국의 무기 판매는 의회의 검토가 필요하지만 로버트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 역시 반대할 뜻이 없음을 비공식적으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CNN에 “이번 매각은 대만의 곡사포 현대화에 기여해 대만의 자위권을 강화할 것”이라며 중국 견제에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만 해경은 이날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지역인 프라타스 군도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실시한다고 발표하는 등 중국의 무력사용을 대비하는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도 대만에 최신형 F16V 전투기 66대, M1A2T 에이브럼스 전차, 휴대용 스팅어 대공미사일 등 130억 달러(약 14조 8500억원) 규모의 무기 수출을 승인한 바 있다. 이에 대만 외교부는 5일 성명에서 “미 정부가 대만의 방위 능력 제고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충분히 보여 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반면 중국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로 기자와의 문답을 홈페이지에 올려 “미국의 무기 판매는 중미 관계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손상을 끼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미국 측이 철저히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켜 즉각 무기 판매 계획을 취소하기를 촉구한다”며 “중국은 정세의 전개 상황에 따라 정당하고 필요한 반격 조처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대선주자대해부] #소년공#인권변호사#경기지사…정책·민심 업고 “끝까지 간다”

    [대선주자대해부] #소년공#인권변호사#경기지사…정책·민심 업고 “끝까지 간다”

     이재명, 1위 주자 되기까지  “헌인능에 소풍 갔다 오는 중학생 아이들과 마주쳤다. 나는 교복 하나 입어 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못 입을 것이다.”(검정고시 준비하던 1980년 5월, 일기장)  “앞으로 성남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열어 억울한 사람을 위해 일하겠다.”(사법시험 합격한 1986년 11월, 언론 인터뷰)  “판교신도시 조성사업비를 현재 성남시 재정으로 갚을 능력이 안 돼 지급유예를 선언한다.”(2010년 7월, 성남시장 취임 후 첫 기자회견)  이재명(57) 경기지사의 유년 시절은 가난과 고난의 연속이었다. 경북 안동 산골에서 태어나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성남시 빈민촌으로 이사했다.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소년공이 된다. 목걸이, 야구글러브, 시계 공장을 전전하며 일했고 글러브 공장에서 프레스기에 왼팔이 끼어 장애 6급 판정을 받아 병역이 면제됐다. 이 지사의 일기를 엮은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에는 “나 같은 팔 병신은 군역이 면제될 텐데 정말 그렇게 되면 난 어떻게 한단 말이냐”라고 적혀 있다.  막막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장애로 인한 우울증으로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암담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학비는 물론이고 매월 20만원씩 생활비를 지원받는 장학생으로 중앙대 법대 82학번으로 입학했다.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18기로 들어가 ‘노동법연구회’ 학회에서 정성호 의원 등을 만났다. 학회에서 당시 인권변호사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연을 듣고 ‘#인권변호사가 되겠다‘는 마음을 굳힌다.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뒤 숙명여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부인 김혜경씨와 1991년 결혼해 연년생 두 아들을 얻게 된다.  ‘성남시민모임’의 창립 구성원으로 #시민운동을 시작, 2002년 분당 파크뷰 아파트 특혜분양 사건으로 성남에서 유명해지기 시작한다. ‘성남시립병원 설립추진위원회‘를 만들어 공동대표로 활동하다가 2004년 성남시의회에서 공공의료원 심의를 거부당한 것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한다.  2006년 성남시장, 2008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내리 낙선한 뒤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되며 정치에 데뷔한다. 성남시장에 취임하자마자 ‘성남시 #모라토리엄(채무 지급유예)’ 사건으로 전국에 이름을 알렸다. 활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으로 주요 정치인과 설전을 벌이며 존재감을 과시했고 시장실 폐쇄회로(CC)TV 설치 등 기존 정치인과 다른 문법으로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청년 배당·무상교복·공공산후조리지원 등 ‘#성남시 3대 무상복지’로 존재감을 키웠다. 이 과정에서 중앙정부와 소송을 벌였고 재선 이후에는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했다.  2016년 촛불 정국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하야를 처음으로 요구했고, 탄핵 정국을 거치며 대권주자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가 3위에 그쳤지만 ‘사이다’ 발언에 열광한 열성 지지자 모임인 ‘손가혁‘(손가락혁명군)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2018년 경기지사에 당선되며 #경기도 기본소득, 신천지교회 강제조사, 불법 계곡 정화사업으로 #‘강한 행정가’로서 이재명표 정책을 부각했다.  여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 의혹은 검찰에서 무혐의 및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친형 강제입원 관련 허위 사실 공표(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 무죄, 2심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고 당선 무효 위기에 몰렸으나 지난해 7월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정치 인생 최대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1호 공약은 ‘공정 성장’…불공정·양극화 해법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선 공약과 정책 분야에서 자신의 성남시장 8년, 경기지사 3년의 공약이행률을 근거로 추진력을 강조한다. 이 지사는 “이재명은 지킬 약속만 하고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켰다”며 이를 경쟁 후보들과의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다.  이 지사는 지난달 18일 1호 공약으로 ‘전환적 공정 성장’을 내놨다. 기본소득 후퇴가 아니냐는 지적을 감수하고 1호 공약으로 ‘성장 해법’을 택했다. 그는 저성장의 원인을 불공정과 양극화에서 찾았다. 출마선언문에서도 “누군가의 부당이익은 누군가의 손실”이라며 불평등과 양극화가 자원 배분과 경쟁의 효율을 떨어뜨려 성장동력을 훼손한다고 진단했다. ‘공정’을 달성하면 우상향 성장경제로 전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경제적 공정을 실현하기 위해 우선 하청기업과 납품업체, 대리점과 가맹점, 소상공인 등 갑을관계에서 ‘을’의 위치에 있는 경제적 약자들에게 단체결성 및 협상권을 부여하겠다고 했다. 다만 단체행동권은 “아직 도입하기 이르다는 지적이 있다”며 제외했다. 또 불법행위에 징벌 배상을 도입하고, 공정거래위원회 권한을 대폭 강화한다. 이와 함께 정부 주도의 대대적 투자로 에너지·디지털·바이오 산업을 키운다. 기후에너지부, 대통령 직속 우주산업전략본부, 데이터전담부서 설치도 공약했다.  이 지사의 대표 정책 브랜드인 기본소득은 전 국민에게 연 100만원, 청년은 추가 100만원을 얹어 연 총 200만원으로 설계했다. 약 59조원(전 국민 52조원+청년 7조원)의 재원은 먼저 재정 구조개혁으로 25조원, 각종 조세 감면 제도 축소로 25조원을 확보해 증세 없이 시작한다. 이후 기본소득의 효과를 증명하고 기본소득 탄소세와 기본소득 토지세(국토보유세 신설)를 도입한다는 게 이 지사의 구상이다. 여야 가릴 것 없는 맹폭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친문(친문재인) 싱크탱크 민주주의 4.0 토론회에서는 “기본소득은 민주당의 길을 계승하는 게 아니다”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부동산 불로소득 차단’은 추후 공개할 부동산 공약의 핵심 내용이다. 부동산으로 수익을 내는 게 불가능한 구조를 만들고, 무주택자는 누구나 30년 이상 살 수 있는 기본주택을 공급한다. 법정 최고금리를 10%로 제한하는 것도 이 지사의 핵심 공약이 될 예정이다. 이 지사는 지난달 17일 “대통령 당선 시 1호 업무로 대부업체 법정 최고금리를 10%로 낮추겠다”고 했다.  ‘실용적 민생 개혁의 실천’도 이 지사가 내세우는 핵심 기조 중 하나다. 이 지사는 지난 4월 재보궐 참패 후 “작든 크든 민생에 도움 되는 실질적 개혁을 실천하고 있는지 성찰이 필요하다”며 “반발이 적은 작은 개혁도 많이 모이면 개벽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2017년 대선 출마 선언 때 말한 “작은 일 잘하는 사람이 큰일도 잘한다”와 같은 맥락이다. 최근 당내 경쟁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닭 잡는 칼과 소 잡는 칼은 다르다”고 하자 이 지사 측은 “닭도 잡지 못하면서 소 잡는 칼을 갖고 있으면 뭐 하냐”고 반격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계파에 치우치지 않은 ‘新친명’ 열린캠프    이재명 경기지사의 20대 대통령 경선 캠프인 ‘열린캠프’와 5년 전 성남시장 당시 19대 대통령 경선 캠프였던 ‘공정캠프’의 규모는 천지 차이다. 제윤경, 유승희, 정성호, 이종걸, 김영진, 김병욱 등 현역 의원은 6명이 전부였던 공정캠프는 당시 가장 작은 규모로 ‘다윗’이었지만, 지금은 수십명의 현역 의원이 가담한 골리앗으로 변모했다.  이재명 열린캠프의 특징은 특정 계파에 치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캠프에는 86세대 운동권 출신부터 친조국 의원, 비주류까지 모두 모였다. 캠프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상임선대위원장은 운동권 출신이자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출신인 우원식 의원이 맡았다. 고 김근태 고문을 따르던 우 의원은 계파색이 엷은 개혁 성향 의원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더좋은미래를 이끄는 박원순계 핵심이었던 박홍근 의원이 비서실장을 맡으며 힘을 보탰다. 계파가 없지만, 그간 당직을 맡았던 중진도 눈에 띈다.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낸 조정식 의원과 최고위원으로 일했던 남인순 의원이 대표적이다.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그룹과 친조국 의원들은 이 지사의 ‘비주류’ 이미지를 상쇄해 준다. 원조 친노로 분류되는 윤후덕 의원, 친문 송재호 의원은 캠프와 친문 지지자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다. 친조국 의원 모임으로 불리는 ‘처럼회’의 멤버도 대거 열린캠프에 입성했다. 김남국 의원이 수행실장을 맡고 있고, 황운하 의원도 캠프에 합류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최고위원을 역임했던 박주민 의원과 이재정 의원도 뒤늦게 캠프에 들어왔다. 2030 당원에게 인기가 많은 당내 최연소 전용기 의원도 대변인으로 발탁됐다.  원조 친이재명계는 배후에서 이 지사의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캠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 지사의 거친 이미지를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정 의원과 이 지사는 고시원 앞뒷방에 기거하며 우정을 쌓았고 28회 사법시험에 나란히 합격한 평생 동지다. 이 지사가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단점은 주로 김영진 의원이 보완한다. 김 의원은 최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문제 삼는 등 공격을 주도했다. 김 의원은 전략기획위원장, 원내수석부대표 등을 거친 당내 전략통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짐 싸는 美 vs 발 들인 中… 아프간 힘의 공백, 새 갈등의 서막인가

    짐 싸는 美 vs 발 들인 中… 아프간 힘의 공백, 새 갈등의 서막인가

    2001년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지도는 조금이라도 이 지역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존재가 됐다. 프라이팬 손잡이처럼 동쪽으로 길고 가늘게 뻗어 있는 아프가니스탄 동부지역은 와칸 회랑(Wakhan Corridor)으로 불린다. 회랑의 북쪽으로는 세계의 지붕이라는 파미르 고원이, 남쪽에는 힌두쿠시 산맥이 자리잡고 있다. 황량해 보이는 이곳은 오랫동안 중국과 서양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중 하나였고, 고선지 장군과 마르코폴로 등 역사적 인물들이 이용한 통로였다. 묘한 모습의 와칸 회랑은 19세기 초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100년 동안 러시아와 영국이 중앙아시아를 놓고 대결을 벌인 ‘그레이트 게임’의 결과물이다. 양국은 1873년 아프가니스탄을 중립지대로 하고 그 남쪽을 영국이, 북쪽을 러시아가 다스리는 것으로 합의했다. 양국의 세력이 국경을 접하는 와칸 계곡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피하려고 서로 물러서고 이곳을 중립지대인 아프가니스탄에 속하는 것으로 합의하면서 와칸 회랑은 지도상에 등장하게 됐다. 해발 5000m에 위치한 와칸 회랑은 이곳을 통해 아프가니스탄과 중국을 이동하면 순식간에 3.5시간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큰 폭의 시차가 발생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완충지대가 되면서 잊혀진 존재가 됐던 와칸 회랑은 200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과정에서 다시 존재감을 드러냈고 2021년 중앙아시아를 둘러싼 두 번째 그레이트 게임의 배경이 되고 있다. ●英·소련 이어 美… ‘제국의 무덤’ 된 아프간 2001년 9·11 테러사건으로 시작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미국의 철수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2021년 8월 31일까지 철수하는 것을 목표로 병력과 장비를 이동시키고 있는 미국은 19세기 영국, 20세기 소련에 이어 아프가니스탄에서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후퇴하는 또 하나의 세력이 됐다. 20년의 전쟁을 마무리하는 철수는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95% 이상의 인력과 장비가 이미 아프가니스탄을 떠났다. 알카에다의 위협을 근절하고 아프가니스탄이 테러리스트 그룹에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고자 했던 미국의 목표는 수많은 인명 피해와 엄청난 전비 지출에도 결국 달성될 수 없었다.미군 철수가 본격화되던 지난 5월부터 탈레반 반군은 정부군을 상대로 전면적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짧은 기간에 많은 행정구역이 탈레반 관할로 넘어갔으며, 이에 따라 카불 등 대도시에서는 20년 만의 탈레반 복귀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군의 이탈과 도주 등으로, 과거 미군 철수 이후 남베트남이 붕괴했던 것과 같은 일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언론을 중심으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탈레반의 진격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방어선 축소의 결과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 파키스탄 정부군은 수도인 카불과 몇 개의 대도시,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도로망을 중심으로 전선을 축소시켜 방어선을 강화하고, 이를 공격하는 탈레반의 인명손실을 증가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정부군의 의외로 강한 반격, 그리고 탈레반에 반대하는 민병대의 등장으로 탈레반의 공세는 곳곳에서 둔화됐으며, 두 달 사이 6000명 이상의 탈레반이 사망해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초 예상과 달리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의 일방적 붕괴와 탈레반의 조기 권력 장악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미군의 철수는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거대한 힘의 공백지대를 만든다. 이 공간을 누가, 어떻게 차지하느냐에 따라 중앙아시아와 유라시아의 질서는 1990년대 초반 구소련의 붕괴 이후 다시 큰 변화를 맞이할 상황이다.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국 철수 이후 중국이 이 지역에서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유력하게 대두된다. 중국은 와칸 회랑을 통해 70㎞ 정도를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접국으로 아프가니스탄 문제에 선택적으로 개입하기 유리한 지리적 위치에 있다. 중국은 200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이후 최대 3조 달러로 추산되는 리튬, 철, 구리, 코발트와 같은 아프가니스탄의 천연자원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으며, 아프가니스탄과 두 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다. 중국과 아프가니스탄을 연결하는 와칸 회랑이 중국에서 주요한 전략적 요충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2008년을 전후한 시기였다. 내륙국인 아프가니스탄의 특성상 전쟁물자 보급에 어려움을 겪던 미국과 영국은 파키스탄을 경유하는 기존 경로를 대체하면서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보급로로 활용하기 위해 와칸 회랑과 연결되는 지역을 개방해 줄 것을 중국 측에 다양한 경로로 요청했다. 최종적으로는 거부했지만, 당시 중국 내부에서는 이러한 요구를 수용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있었다.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하고 엉뚱해 보이는 이러한 요구는 아프가니스탄의 안정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중국은 2009년부터 국경 경비를 강화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국경 10㎞ 근처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새롭게 건설하고 이동통신 중계시설도 설치해 원활한 국경 경비와 통신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여기에 더해 2013년부터 시작된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은 아프가니스탄과 와칸 회랑의 중요성을 다시 부각시켰다. 중국·파키스탄 경제 회랑(CPEC)과 관련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의 필요성을 절감한 중국은 와칸 회랑을 통과해 중국과 아프가니스탄을 연결하는 도로망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아프가니스탄과 중국의 결속을 강화함과 동시에 최종적으로는 이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도로망을 기존의 카라코람 고속도로와 연결하는 것이 중국의 목표인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의 전략적 위치를 감안할 때 이 지역을 통과하는 도로는 북쪽 중앙아시아와의 교역을 늘리는 동시에 남쪽으로는 파키스탄 서부의 과다르 항구와의 연결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다. 혹독한 지형과 기후조건이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이 도로는 중국 측에서 보면 중앙아시아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전략적 사업인 것이다. 와칸 회랑과 아프칸에서의 도로 건설은 중앙아시아와 중국 사이의 더 짧은 파이프라인 경로를 위한 길을 열어 중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중앙아시아 경제를 중국에 더 긴밀하게 연결시킴으로써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기여할 것이다. ●‘중재자’ 자처한 中, 아프간 정정 안정 우선시 하지만 이러한 구상의 실현 조건은 아프가니스탄 정정의 안정이다. 중국은 탈레반을 적으로 하지 않는 외교적 접근을 꾸준히 시행해 왔으며, 탈레반 역시 중국의 필요성에 대해 인정하고 우호적 관계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2021년 7월 탈레반이 현재 중국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인 와칸 회랑 동쪽의 바다흐샨 지역을 장악하면서 중국과 탈레반 사이의 갈등은 최소한 단기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1990년대 중반 탈레반의 아프간 지배 이후 중국은 이슬람 무장 세력의 침투 등을 우려해 왔다.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무장집단인 투르키스탄 이슬람당(TIP)이 아프가니스탄 내부에 존재하며, 최근 이들이 중국 신장 자치구에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중국으로 이슬람 전사들을 투입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의 안보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2016년부터 와칸 회랑과 인접한 국가인 타지키스탄에 군 기지를 설치하고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 지대 경비를 강화해 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중국은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외에 파키스탄까지 포함하는 4각 테러대응 조정기구를 만들면서 테러 대응을 명분으로 이 지역의 안보적 위협에 대한 대응태세를 높이고 있다.중국이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의 안보적 위협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관계 역시 강화되고 있다. 2019년 6월 모스크바와 베이징은 ‘새로운 시대 조정의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협력의 수준을 격상시키고 지구적 안보 이슈에 대한 상호 지원과 긴밀한 조율을 다짐한 것의 배경에는 아프가니스탄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의 군사·경제적 입지 강화를 일정 부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가장 긴장하고 있는 국가는 인도다. 중국과 국경분쟁을 치르고 있는 인도로서는 도로를 비롯한 중국의 인프라 확충이 경제적 이유를 넘어선 병력의 빠른 이동과 배치를 위한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도로망의 확충은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의 상호의존성을 강화시키면서 인도를 북쪽에서 포위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의 철수로 발생하는 힘의 공백과 이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할 능력을 가진 국가는 중국이라는 인식이 보편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중국 역시 이를 조용히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중앙아시아에서의 힘을 공백을 중국이 효과적으로 메운다면 중국은 이란으로부터 러시아 극동지역에 이르는 광활한 유라시아 대륙의 핵심에 대한 장악력을 높일 수 있으며, 미국의 압박에 장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충돌로 인한 혼란을 우려하고 있으며,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로 직접적인 단독 개입보다는 주변국과의 협력과 지원을 통한 간접적인 영향력 확대와 안정화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의도가 계획대로 관철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는 미국은 아시아 지역에서의 병력 재배치를 통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중국의 해양 진출을 억제하고자 인도, 일본 등과 함께 중국에 대항하는 체계를 전략적으로 정비하고 있는 미국은 전술적으로는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병력을 보다 기동성 있는 체계로 변화시킴으로써 중국을 압박하려 하고 있다. 병력 재배치와 더불어 해병대의 역할 재정립, 그리고 중국을 겨냥한 중거리탄도미사일 배치도 진행하고 있다. 남중국해 및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대립은 본격화될 것이 확실하다. 머나먼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는 중앙아시아에서의 사건의 마무리가 아닌 아시아 전역에서의 변화와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 내는 시작점인 셈이다. ●미중의 또 다른 대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무대로 하는 중국과 미국의 대립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역사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100년 가까이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치열한 세력다툼을 벌이던 영국과 러시아는 불과 몇십 년 후에 벌어진 제1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일원으로서 힘을 합치면서 독일에 대항했던 것이다. 국제질서를 양자택일의 선택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지속되지만 그 속에는 다양한 층위와 단계들이 존재하고 있다. 국력에 걸맞은 넓은 시야와 장기적인 관점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하며, 대립 속에서 우리의 역할과 전략적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냉정하고 과감한 실행능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中, 주미대사에 ‘늑대전사’ 친강 임명… 거친 입으로 대미 공세 수위 높이나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새 주미대사로 친강(55) 외교부 부부장(차관)을 임명했다. 친 대사는 30년 넘게 직업 외교관으로 활동하며 ‘늑대 전사’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지만 미국에서 근무한 경험은 없다. 친 대사 발탁 이면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그를 ‘대미 공세 나팔수’로 내세워 미국의 압박에 지지 않고 맞받아치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 향후 미중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은 2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친 신임 대사가 (워싱턴DC로 가기 전) 뉴욕에 도착해 주미공사와 뉴욕 총영사의 환영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임 추이톈카이(69) 대사가 업무를 마치고 돌아간 지 한 달 만이다. 친 대사는 1988년 외교부로 입직해 주영 대사관 공사와 외교부 정보·의전국장 등을 지낸 대표적 ‘유럽통’이다. 2005~2010년에는 대변인으로 직설적인 화법을 서슴지 않아 ‘싸움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4년부터는 예빈사장(의전국장)을 맡아 시 주석의 해외 순방에도 수차례 동행했다. 2018년 부부장으로 승진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리고 미국 외교 경험도 전무한 것이 약점으로 여겨졌다. 이 때문에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그의 주미대사 발탁 가능성을 낮게 봤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로 여기는 미국을 상대하는 외교 수장으로 친 대사를 기용한 것은 뜻밖의 일”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그의 거친 언어 구사 스타일이 시 주석의 마음에 들었을 것으로 본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시 주석 집권 이후 중국 정부는 고위직 인사에서 능력이나 도덕성보다 공산당과 영도자(시 주석)에 대한 충성심을 우선시한다. 이런 경향은 시간이 지나며 더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친 대사는 중국 매체들과의 회견에서 “미중 관계가 중요한 기로에 섰다”며 “(누구도) 더 나은 삶을 추구하려는 중국인들의 노력을 멈출 수 없다. 인민의 행복을 위한 중국 공산당의 분투는 한계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 늑대 전사’로서 미국의 전방위적 공세에 맞서 최전선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백악관을 상대로 직설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고자 ‘시 주석이 아끼는 인물’을 서둘러 보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홍콩 명보는 “현재 미국은 주중대사 자리를 반 년째 비워 놨다. 그럼에도 중국이 서둘러 새 주미대사를 미국으로 보낸 것은 (미중 관계 개선을 위한) 긍정적인 신호”라고 봤다.
  • [이동구 칼럼]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상상해 보라/수석논설위원

    [이동구 칼럼]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상상해 보라/수석논설위원

    “2100년이면 현생인류는 지구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했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전망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시기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세계적으로 300만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간 데다 그 기세는 지금도 거세다. 여기에다 세계 곳곳에서는 상식을 벗어난 기상이변 속출로 수많은 목숨이 위협받고 있다. 독일, 벨기에 등 서유럽에서 최근 1000년 만의 폭우로 200여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캐나다와 미국의 서부 지역에서는 열돔현상 등으로 800여명이 숨졌다고 한다. “지구의 종말을 보는 것 같다”는 말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바이러스의 공격과 자연재해 등은 인간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대자연의 반격이라는 분석에 공감하지만 이 같은 시련을 또 슬기롭게 극복해 내는 게 인간의 위대함이 아닐까. 최근 몇몇 억만장자들이 보여 주는 우주를 향한 도전은 지구 종말마저도 극복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보는 듯해 유쾌하다. 제프 베이조스(57) 아마존 최고경영자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자신이 창업한 회사 블루오리진의 로켓 ‘뉴세퍼드’를 타고 지상 100㎞를 넘는 우주공간에서 무중력 체험과 우주를 관광하는 우주여행의 상업화를 위한 시험비행을 직접 마쳤다. 인류가 상상만 해 왔던 우주여행이 현실로 성큼 다가온 것이다. 이날은 52년 전 아폴로11호 우주선으로 인간이 처음으로 달에 발을 내디딘 날이기도 해 의미를 더했다. 열흘 전쯤엔 영국 버진그룹 회장 리처드 브랜슨(71)이 미국 스페이스포트 우주센터에서 자신의 회사 버진갤럭틱이 만든 우주비행선 스페이스십 투(Space Ship Two)를 타고 1시간량의 우주여행을 즐기고 돌아왔다. 그 역시 동승자 6명과 함께 지상에서 80㎞ 이상의 상공까지 도달해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고 우주 유영을 맛봤다. 물론 아름다운 지구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도 있었다고 한다. 버진갤럭틱은 내년부터 상업 운영에 들어갈 예정인데 벌써 600여명이 티켓을 구매했다고 한다. 브랜슨은 젊은이들을 향해 “꿈을 가진 다음 세대 여러분, 우리가 상상한 것을 이렇게 이룰 수 있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상상해 보십시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한발 더 나아가 미국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50)도 오는 9월 지구궤도 비행에 도전한 후 2023년엔 달 우주관광을 시작할 예정이다. 2024년엔 화성 우주선을 발사한다. 그는 “핵전쟁이나 소행성 충돌로 지구가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될 경우를 대비해 화성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세계 억만장자들의 우주여행 도전에 대해 부자들의 거드름 정도로 비아냥거리는 비판도 많았지만 그들의 도전 정신이 없었다면 우주여행은 여전히 꿈으로만 남아 있을 것이다. 그들은 실현 불가능해 보였던 꿈들을 현실로 만들었다. 무모해 보였던 그들의 상상력과 비전은 인류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것이다. 인류를 향해 새 희망을 가져다준 그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23일부터 ‘2020 도쿄올림픽’이 열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상 처음으로 1년 늦게 열리는 올림픽이다. 일본은 20여년 가까이 지속된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넣고 후쿠시마 대지진을 극복한 저력을 세계에 알리려 올림픽을 유치했지만 그 뜻을 이루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인간의 목숨을 위협하는 바이러스의 대침공에도 올림픽은 결코 중단되지 않는 세계인의 축제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자 한다. 세계의 젊은이들은 이를 통해 도전하는 인간의 능력을 보여 주며 인류애를 다시 한번 확인할 것이다. 우리 선수단은 이순신 현수막 파문과 욱일기 배제 요구 불용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로 대회를 맞고 있다. 여느 올림픽만큼 설렘과 기대감은 주지 못하더라도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리라 믿는다. 비록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라는 응원 문구 대신 “범 내려온다”는 메시지로 바뀌었지만 당당한 모습으로 좋은 결과를 거두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 선수들은 “도쿄 신화를 쓰겠다”는 각오지만 우리의 경쟁자는 일본이 아니라 세계의 젊고 뛰어난 선수들이다. 방탄소년단(BTS)이 세계의 팬들을 압도하듯 한계를 뛰어넘는 용기와 기량을 보여 주리라 기대한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만으로도 코로나19와 무더위 등으로 지쳐 있는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 주게 될 것이다. 상상한 것을 이루는 팀 코리아 파이팅.
  • 이재명 “김경수 관련 대통령 공동책임은 부당…진실과 다른 판결도 있어”

    이재명 “김경수 관련 대통령 공동책임은 부당…진실과 다른 판결도 있어”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1일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대법원 유죄 판결을 두고 야권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사과를 요구한 것과 관련 “부당한 정치공세”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MBN 종합뉴스에 출연해 ‘야권 후보들이 문 대통령에게 공동 책임을 묻겠다고 한다’는 질문을 받고 “정치적 책임이야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증언이 매우 엇갈려서 제 입장에서는 부당한 정치공세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사과할 필요가 없느냐’는 질문에도 이 지사는 “본인(김 지사)도 관계가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사과를 하겠느냐”고 선을 그었다. 이 지사는 “제 개인적으로도 검찰 사칭으로 유죄를 받았는데, 피디가 전화하는데 옆에 인터뷰하고 있던 것이 유죄 판결의 근거가 됐다”며 “(재판부의 판결이) 진실과 다른 경우도 꽤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경수 지사) 본인이 강력하게 주장하니까 저는 그 점을 믿어 주고 싶다”며 “또 한편으로는 사법 제도를 만들어 거기에 복종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그 점은 또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낙연 전 대표가 호남 지역과 2030 여성층에서 지지율을 회복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 지사는 “지지율은 바람같은 것이어서 올랐다 내렸다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은) 본선에서의 (민주당) 승리 가능성을 높여주는 매우 좋은 일”이라며 “한편으로는 저, 저를 지지하는 분들, 선거 운동하는 분들의 경계심이 흐트러진 상태였는데, 이제는 경각심을 갖고 총력을 다하는 효과도 있어서 좋은 일이라 본다”고 말했다.이 지사는 ‘지지율 반등을 위해 준비 중인 게 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 진영 전체가 정권을 재창출해서 지금 해왔던 성과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 때문에 만약 본선 가능성이 떨어지는 위험한 방식으로 제가 이길 생각은 없다”고 했다. 또 “제가 좀 더 위험해지더라도 민주당 진영이 이길 수 있도록 손해가 나도 봐줘야한다는 생각이었고 예비경선 단계에서 도를 넘는 네거티브가 있었지만 ‘반격하지 않고 견디자’, ‘내가 손해보자’는 것이 나름 유효했다”며 “그런데 국민 중 저를 일부 지지하는 분들이 ‘평소하고 다르게 왜 저러지’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보다 내가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는’이라는 질문에 이 지사는 “정치인은 공약을 잘 지켜야 하고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 주어진 권한으로 사적남용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그 점에서 저는 (경기도지사의) 공약 이행을 95% 이상 달성하고 있다. 과거의 약속을 잘 지킨 사람이 미래에도 잘 지키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마지막으로 “저한테 가족(친형)에게 욕했냐고 말씀하시는데 사실 그 발단은 저희 가족 중 그분이 시정에 관여하고 친인척이 이권에 개입하는 것이 보여서 그런 것을 막다가 충돌이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전 친인척 비리나 측근 비리는 없지 않나. 작은 권한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이 그 속에서 부정부패나 친인척 측근비리가 있었다면 더 큰 중요한 일을 할 때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저는 그 점에서 자유롭다. 실력, 신뢰, 청렴에서 우리나라 대한민국 국민이 함께 사는, 도전하는 희망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 ‘격돌’ 나경원 “막말 민주당스러워” vs 이준석 “달창 말한 게 누구”

    ‘격돌’ 나경원 “막말 민주당스러워” vs 이준석 “달창 말한 게 누구”

    나경원 “합리적 의심도 다 네거티브? 리스크”이준석 “내 리스크, 나경원 머릿속에만 존재”‘대권주자’ 윤석열 영입 놓고도 설전나경원 “李, 윤석열 오는 게 달갑지 않나”이준석 “일방적 구애 말라…근거 없는 기우”국민의힘 당 대표를 뽑기 위한 네 번째 토론회에서 이준석 후보와 나경원 후보 간 ‘막말을 놓고 거친 설전을 벌였다. 나 후보는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해 ‘막말 리스크’를 언급하며 “민주당(더불어민주당)스럽다”고 공격했고 이 후보는 “국민들에게 대놓고 문파·달창을 말한 게 누구냐”고 나 후보에 반격했다. 나경원 “거침없는 발언, 당 대표로 부적절” 두 후보는 8일 오전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 주관 합동 토론회에서 충돌했다. 나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 전날 TV토론회에 이어 이 후보의 태도를 문제삼았다. 나 후보는 “이 후보의 거침없는 발언은 환호를 받기도 하지만 당 대표 자리에는 적절하지 않다”면서 “고쳐달라고 했지만 어제도 ‘호들갑’ 등 이런 표현을 했다”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2위인 제가 위협적인 후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매우 적대적으로 말한다”면서 “합리적인 의심에 무조건 ‘네거티브다. 프레임이다’ 이렇게 말하는데 당 대표가 되면 이런 태도는 리스크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이준석 “막말 프레임 씌우지 마” 이에 이 후보는 “막말 프레임을 씌우려고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종합편성채널 방송을 10여년 하면서 말 때문에 언론에 오른 적이 거의 없다. 이준석 리스크는 나 후보 머릿속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또 “저희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에게 대놓고 ‘문파·달창’이라는 말을 한 게 누구냐”며 나 후보의 원내대표 시절 발언으로 역공을 펼쳤다. 문파와 달창은 문재인 대통령의 적극 지지층을 비하하는 발언이다. 그러자 나 후보는 “민주당이 계속해서 프레임 전쟁을 했다. (이 후보에게서) 민주당의 모습을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는 “‘달창’은 본인이 쓰신 표현”이라고 응수했다.이준석 “나경원, 음모론으로 집권 안돼”나경원 “합리적 의심에 답이나 해라” 이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 나 후보 공격에 나섰다. 그는 “네거티브를 계속한다. 보수 유튜버들의 방식과 유사하다. 음모론을 통해 집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말했다. 나 후보는 “합리적 의심에 대해 답을 안 하고 음모론을 제기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이 후보가) 말씀하시는 것이 ‘민주당스럽다’는 이야기다.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 후보가 이 후보의 정치인 자격시험을 ‘엘리트주의’라고 공격하자, 이 후보는 “컴퓨터 활용 능력시험을 본다고 해서 엘리트주의라고 주장하면 청년들은…”이라면서 “제발 과장과 왜곡을 멈춰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나경원 “이준석, 윤석열 깎아내려”주호영 “이준석 발언 때문에 尹 입당 주저”이준석 “당이 중심 잡아야, 근거 없는 기우” 범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을 두고도 설전을 벌였다. 나 후보는 “이 후보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깎아내리는 태도를 보인다”면서 “태도를 고칠 생각은 없는가. 윤 전 총장이 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나 후보는 “(당 대표 토론회에서 나온 윤석열 배제론에 대해) 직접 확인해 봤는데 윤석열 측이 불쾌해했다. 윤 전 총장을 보호하는 듯하지만 민주당과 똑같은 입장”이라고도 주장했다. 이에 이 후보는 윤 전 총장 영입에 대해서는 “우리 당이 중심을 잡아야 하는 것”이라면서 “일방적 구애만 하고 있다”고 나 후보를 공격했다. 나 후보는 “아예 떠나게 하는 태도는 안 된다”고 맞받았다. 주호영 후보 역시 윤 전 총장 영입과 관련해 이 후보를 겨냥했다. 주 후보는 이 후보가 윤 전 총장의 ‘장모 10원 발언’ 등을 두고 “책임져야 한다”고 한 것으로 인해 윤 전 총장이 입당을 주저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또 “이 후보가 윤 전 총장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가보다는 이미지를 줬다. 이에 대한 반작용이 ‘입당을 결심한 것 아니다’는 모양새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근거 없는 기우”라고 반박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6일 한 종편방송에서 출연해 윤 전 총장의 처가 의혹 해명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이) 검사의 전문적인 식견으로 사안을 들여다보고 판단을 했다면 나중에 그 결과까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윤 전 총장이 ‘장모가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준 적이 없다’고 해명한 데 대해 “수식어에 가깝기 때문에 지금 섣부른 판단을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다만 “대한민국 검사의 최고 중의 최고라고 하는 분이 만약 문제가 있는 사람을 문제가 없다고 옹호한 것이라면 공사 구분에 대해 정치인의 자질로서 문제로 지적될 수 있지만, 아무리 봐도 지금까지는 전언에 가까운 것”이라며 비판을 차단했다.주호영 “나경원 강경·아스팔트보수 연상”나경원 “이준석 언어, 수용 한도 넘었다”이준석 “네거티브가심해 비례 원칙 대응” 주 후보는 나 후보를 향해 “(나 후보의 원내대표 시절) 방식은 강경보수다. 그러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진 것 아닌가. 강경보수, 아스팔트 보수, 옛날 보수를 연상시킨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토론 과정에서 나 후보는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토론을 마친 후 나 후보는 “토론을 하는 데 있어서 서로에 대한 예의가 있다”면서 “어제도 지적했지만 계속되는 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가 패널을 해서 그런지 언어사용이나 이런 부분에서 지나친 게 있다. 수용할 수 있는 한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오늘 토론회에서 네거티브가 심한 것 같아 비례 원칙으로 대응했다”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백악관 “반도체 부족은 최우선 과제”… 美, 中 ‘반도체 굴기’ 노골적 견제

    백악관 “반도체 부족은 최우선 과제”… 美, 中 ‘반도체 굴기’ 노골적 견제

    초당파 의원들 “中 의존할 위험 커져고도의 기술 빼앗기면 되찾지 못할 것”中 반격 땐 무역 이어 반도체 전쟁 돌입“중국은 기다리지 않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열린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반도체 인프라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촉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발언은 지난 7일 2조 2500억 달러(약 2536조원) 규모의 인프라 법안 관련 연설에서도 나왔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에 맞서려면 미국도 정부 주도하에 반도체 자체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백악관은 이날 회의 후 보도자료에서 “반도체 부족은 바이든 대통령과 경제·안보 담당 고위 보좌관에게 최고로 시급한 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미국의 ‘반도체 자립’은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초당파 의원들도 이날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고도의 기술을 중국에 빼앗기면 결코 되찾지 못할 것이다. 더 나아가 경제나 무기는 물론 주요 인프라에 쓰이는 최첨단 반도체를 전략적 경쟁자(중국)에 의존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미 정부는 규제로 중국 반도체를 견제했다. 2019년 중국의 서버용 D램을 주도하던 푸젠진화가 사업에서 손을 뗐고,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대표하는 칭화유니그룹은 도산 위기다. 화웨이 역시 반도체 부족으로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백악관은 이에 더해 중국 반도체를 누르는 근본책이 ‘미국의 반도체 제조 능력 향상’임을 분명히 했다. 세계 반도체 제조 물량 중 미국의 비중은 1990년 37%에서 12%로 떨어졌다. 중국이 기업들에 정부 보조금을 주면서 반도체 산업을 육성했기 때문이라는 게 미국의 시각이다. 하지만 미국 기업들이 향후 새로운 공장을 짓고, 실제 반도체를 대량 생산하려면 수년은 족히 걸린다. 그동안 중국의 반격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중 간 반도체 전쟁은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중국은 지난달 반도체 제조기업의 기계류 및 원자재 수입에 대해 면세 조치를 발표했다. 쉬즈쥔 화웨이 순환 회장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자율주행 및 전기차 연구개발에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 미국의 제재로 기업들이 반도체 재고를 늘려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며 “미국이 세계 반도체 산업을 해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김종인, 안철수 수십번 만났지만 지도자감 아니라 해”

    “김종인, 안철수 수십번 만났지만 지도자감 아니라 해”

    “金, 安 오랜 대화…지도자로서 준비 부족 언급”김종인, “야권승리” 安에 ‘건방지다’ 발언 논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수십차례 만나 대화를 나눴지만 “지도자로서의 준비가 부족하다”고 말했다고 13일 성일종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가 4·7재보선 ‘야권 승리’ 발언을 “건방진 말”이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했었다. 성 비대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전 위원장의 안 대표를 향한 ‘건방지다’ 발언의 의도를 묻자 “그렇지 않아도 김 전 위원장에게 ‘안 대표에 대해서 후한 점수를 안 주는지’를 개인적으로 여쭤본 적이 있다”며 김 전 위원장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성 위원은 “(김 전 위원장이 안 대표를) 십수차례 만났고 오랜 시간 대화도 했다라는 말을 했다”면서 “(김 전 위원장이 안 대표에 대해) 지도자로서 준비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는 느낌을 제가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도 많이 공부도 하고 준비도 했을 테니 그동안 준비한 국가에 대한 경영 능력, 철학, 시대적으로 겪고 있는 국가 문제점들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에 대해 김종인 대표뿐만 아니라 국가의 원로 되실 수 있는 여러 분들하고 충분한 대화를 해보시면 어떻겠나”라고 제안했다. 이어 “김종인 대표도 그런 대화 요청하면 거부할 것이 아닐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김종인 “안철수, 대통령되면 나라 엉망”“국힘 합당해서 대선 후보 욕심 딱 보여” “安, ‘국민의힘 승리’에 축하해야”“야권 없다…국당? 무슨 실체가 있나”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지난 9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을 축하며 “야권의 승리”라고 표현한 데 대해 “어떻게 건방지게 그런 말을 하나. 자기가 이번 승리를 가져왔다는 건가. 야권의 승리라고? 국민의힘이 승리한 것”이라면서 “유권자들은 ‘국민의힘 오세훈’을 찍었다. 안철수는 ‘국민의힘 승리’를 축하해야 했다”고 쏘아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야권’이란 표현이 왜 문제가 되는지에 대해 “지금 야권이란 것은 없다. 몇몇 사람이 자기네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야권을 부르짖는 거다. 실체가 없는데 무슨 놈의 야권인가”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를 향해 “국민의힘은 바깥을 기웃거리지 말고 내부를 단속해서 자생력을 갖는 정당이 돼야 한다”면서 “내가 비대위원장으로 가기 전에 당에서 ‘자강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었나. 이번에 승리했으면, 그걸 바탕으로 (대선 승리를 위해) 스스로 노력할 생각을 해야지, 지금부터 무슨 대통합 타령인가”라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가 있는 국민의당 자체에 대해 평가절하했다. 그는 “솔직히 국민의당이 무슨 실체가 있나. 비례대표 세 사람뿐이다”라면서 “안철수는 지금 국민의힘과 합당해서 대선 후보가 되겠다는 욕심이 딱 보이는 것 아닌가. 서울시장에 출마하면서 대선은 포기한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 사람이 대통령 되면 나라가 또 엉망이 된다”고 맹비난했다.국당측 “金, 범죄자 신분에 건방지게”“안철수-오세훈 소통하니 배 아픈가”이준석 “발언 사과 안 하면 문제삼겠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이 안 대표에게 ‘건방지다’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한 반격으로 구혁모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전날 김 위원장을 “범죄자”, “건방지다”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해 논란이 일었다. 화성시 의원이자 당 전국청년위원장인 구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종인이 ‘김종인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면서 “야권은 오로지 국민의힘만 있다는 오만불손함과 정당을 단순히 국회의원 수로만 평가하고 이를 폄훼하는 행태는 구태 정치인의 표본이며 국민에게 매우 건방진 행동”이라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이어 “애초에 국회의원 시절 뇌물수수로 징역형을 받아 의원직이 박탈된 범죄자 신분이었으니 쌓았던 공도 그렇게 크진 않은 것 같다”며 김 전 위원장이 1993년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2억 1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의 형이 확정됐던 일까지 끄집어냈다. 구 최고위원은 김 전 위원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해 ‘별의 순간’이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와는 동떨어지게 고대 역사의 점성가처럼 별의 정치를 하고 있다”면서 “일각에서는 본인이 차기 대선에 출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언감생심 풍문이 돌고 있는데 이제는 정치에 미련 없이 깨끗하게 물러나 남은 시간 무탈하게 마무리하시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통합하겠다는 당의 비대위원장이 물러나자마자 ‘범죄자’까지 나온다”면서 “이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공개적으로 더 크게 문제 삼겠다”고 반발했다. 그러자 구 최고위원도 SNS에 4·7 재보선 직후 김 전 위원장과 안 대표가 악수한 사진이 담긴 기사를 링크하면서 “저렇게 악수하면서 속으로 건방지다? 무슨 화전양면전술도 아니고”라면서 “선거 이후 지속적으로 건강하게 소통 중인 안 대표와 오세훈 시장을 보니 배 아픈 것 아닌가. 야권의 판을 깨려는 사람이 누구인지 가슴에 손을 얹고 자문해 보라”고 재반박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욕망의 시대… 탐욕에 맞서는 ‘원더우먼 1984’

    욕망의 시대… 탐욕에 맞서는 ‘원더우먼 1984’

    23일 개봉하는 영화 ‘원더우먼 1984’는 풍요와 욕망이 넘치는 시대에 여성 슈퍼 히어로가 인류를 구한다는 영웅 서사다. 2017년 개봉한 ‘원더우먼’의 속편으로, 히어로 영화계의 경쟁자 마블에 밀렸던 DC가 3년 만에 내놓은 야심작이다.영화는 물질적 풍요와 상업주의가 넘쳐나는 1984년 미국을 조명한다. 1차 세계대전 말(1918년)이 배경인 전편에서 인류를 구했던 다이애나(갈 가도트 분)는 자신의 능력을 감춘 채 박물관의 고고학자로 살아간다. 그런 다이애나에게 소원을 빌면 이뤄지는 황수정이 나타난다. 이를 통해 66년 전 사망했던 연인 스티브 트레버(크리스 파인 분)가 살아 돌아와 행복을 느끼지만, 인간의 욕망을 대변하는 두 명의 빌런을 마주한다. 박물관 동료인 ‘치타’ 바버라 미네르바(크리스틴 위그 분)와 사업가 맥스 로드(패드로 파스칼 분)다. 다이애나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바버라는 다이애나처럼 강한 여성이 되고 싶어 한다. 탐욕스런 맥스는 황수정을 이용해 “소원하면 다 가질 수 있다”며 사람들의 욕망을 부추기고, 이를 통해 자신의 힘을 키운다. 바버라와 맥스가 질투와 욕망에 눈이 멀어 전 세계를 위협하자 다이애나는 이에 맞선다. 하지만 세상을 구하려면 되살아난 스티브가 다시 사라져야 하는 희생을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고뇌한다. 다이애나가 악당과 맞서 싸우지만, 갈등의 위기를 봉합하는 것은 일반 시민들이다. 패티 젠킨스 감독은 “이젠 슈퍼 히어로가 악을 처단하면 선이 이긴다는 신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실은 더 복잡하기 때문”이라며 “원더우먼은 우리 내면의 영웅을 끄집어내 세상을 더 나은 공간으로 만든다”고 설명했다.영화는 화려한 볼거리를 기대한 관객들을 첫 장면부터 만족시킨다. 다이애나가 어린 시절 아마존 여전사들의 경기에 도전하는 장면은 웅장하고 박진감 넘친다. 어린 다이애나는 반칙했다는 이유로 탈락하고 만다. 분을 삭이지 못하는 다이애나에게 어머니(여왕)는 “진실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진실을 받아들일 용기를 키워라”라는 영화 전체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아마존 전사들의 활극이 자주 등장했던 전편과 달리 이번엔 인간과 섞여 살아가는 평범한 원더우먼의 모습에 더 집중했다. 살상을 최소화하고 인류애에 신경 쓴 모습이다. 다만 원더우먼의 사랑, 악당이 된 보통사람들의 각성 등을 한데 버무리다 보니 전편에 비해 약해진 액션과 다소 맥빠진 결론은 아쉬움이 남는다. 전편이 나름 흥행하며 마블에 대한 반격의 기회를 잡았지만, 속편의 완성도는 그에 못 미친다. 상영시간 151분. 12세 이상 관람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여유 있는 與 “가덕신공항 감사? 김종인부터 해…선거 있는데 반대하겠나”

    여유 있는 與 “가덕신공항 감사? 김종인부터 해…선거 있는데 반대하겠나”

    김종인-주호영 이견에 與 반격최인호 “툭하면 감사요청, 유행 만들려하나”기존 김해 신공항안을 백지화하고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는 데 대해 감사원 감사를 주장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향해 더불어민주당이 18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입장부터 감사해야 한다. 같은 당 대표의 전혀 상반된 공항 입장부터 감사하라”며 “선거가 있는데 반대하겠느냐”며 조소를 날렸다. 與 “제1야당 신공항 정책 난맥상 적나라해 민망할 정도” 주호영 “월성 판막이, 감사원 감사해야”김종인 “가덕도 신공항 적극 강구해야”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김종인 위원장 입장부터 감사해야 한다”면서 “공항 정책에 대한 제1야당의 난맥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우리가 민망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는 지난 17일 국민의힘 ‘투톱’인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가 가덕도신공항 추진과 관련해 이견을 노출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정부의 김해 신공항안 폐기와 가덕도 신공항 추진 움직임에 대해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어떻게든 덕을 보려고 변경을 추진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를 “월성 1호기의 판박이”라고까지 말하며 “중요한 국책사업 변경 과정에서 무리나 불법이 있으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국책 사업을 함부로 절차에 맞지 않게 하는 건 감사를 받아야 하고, 절차가 점검돼야 한다”며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반면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감사가 필요하다는 데) 비슷한 생각”이라면서 “(김해 신공항으로) 확정된 상황을 갑자기 뒤집었다는 사실 자체는 정부 정책의 일관성이 없는 것이다. 특별한 정치적 목적이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옳다고 보지 않는다”고 동의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공항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다면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강구를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부산을 방문해서도 “정부가 결론을 낸다면, 부산 신공항에 대해 당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에 대해 최 수석대변인은 “정책이 다르다고 툭하면 감사 요청하는 것을 유행처럼 만들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럴수록 야당의 부실한 정책 능력만 부각시킨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신동근 “자기 당 정책부터 조율해야”“檢·감사원 판단에 맡겨 정쟁화 의도” 전재수 “PK 발목잡는 얄팍한 정치 공학” 신동근 민주당 최고위원도 “자기 당의 정책부터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김종인 대표, 이종배 정책위의장도 찬성하는데 보궐선거도 있으니 반대하겠냐”고 비꼬았다. 내년 4월 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공석이 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후임을 뽑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부산 유권자 표를 겨냥해 반대할 수 있겠느냐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 최고위원은 이어 “월성1호기도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말하며 감사원을 정쟁에 끌어들이고 안 되니까 검찰에 수사 의뢰해서 청부 수사한다”면서 “국민의 여론을 수렴해야 할 일을 검찰이나 감사원의 판단에 맡기고 정쟁화시키려는 의도는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부산 북강서갑을 지역구로 둔 전재수 의원은 “공항으로 극심한 지역갈등을 겪었던 과거 정부 시절로 돌아가자는 건가”라며 “PK(부산·경남) 발목잡기로 얄팍한 정치 공학이 되살아나지 않길 바란다”고 비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추미애 ‘좌표찍기’에…검사들 “나도 커밍아웃” 댓글로 반격

    추미애 ‘좌표찍기’에…검사들 “나도 커밍아웃” 댓글로 반격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개혁 방향에 문제가 있다는 일선 검사들의 비판이 잇따르자, 추 장관이 문제를 제기한 검사를 겨냥해 ‘개혁만이 답’이라며 공개 압박했다. 검사들 사이에서 ‘좌표찍기’라는 불만이 나오면서 추 장관을 비판하는 글에 동조하는 댓글이 수백 개씩 달렸다. 추 장관은 지난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검찰개혁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자신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를 저격하는 글을 썼다. 그러자 검찰 내에서는 “장관 방침에 순응하지 않는 검사를 압박하는 게 검찰개혁이냐”는 비판 글이 올라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같은 날 SNS에 ‘추 장관을 비판한 이환우 검사는 어떤 사람?’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2019년 보도된 기사를 링크했다. 해당 기사는 2017년 인천지검 강력부 소속 한 검사가 동료 검사를 비호하려고 피의자를 구속하고, 면회와 서신 교환도 막았다는 내용이다. 이 검사가 추 장관을 지적하기에 떳떳하지 못한 인물이라는 암시를 던진 것이다. 이를 본 추 장관은 잠시 뒤 SNS에 해당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좋습니다. 이렇게 (검찰 치부를) 커밍아웃(공개)해 주시면 (검찰) 개혁만이 답입니다”라고 옹호하는 글을 썼다. 앞서 이 검사는 지난 28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시스템 변화에도 검찰개혁은 근본부터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싶다”며 “인사권·지휘권·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역설한 바 있다.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도 이프로스에 비판 글을 올려 “(추 장관은) 정부와 법무부 방침에 순응하지 않거나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지 않는 검사들을 인사로 좌천시키거나 감찰 등 갖은 이유를 들어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했다. 이어 “이 검사와 동일하게 ‘현재와 같이 의도를 가지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상황은 우리 사법 역사에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저 역시 커밍아웃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 ‘나도 커밍아웃하겠다’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최 검사의 글에는 검사들이 실명으로 댓글을 남겼다. 이들은 “우리가 이환우다. 우리가 최재만이다”, “두렵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무도함과 치졸함, 치열함, 그리고 반민주적인 행태에 비하면 (우리 잘못은) 새발의 피인 듯 하므로 커밍아웃한다” 등의 글을 적었다. 윤석열 사단으로 꼽히는 이복현 부장검사도 이프로스에 추 장관이 지시한 합동감찰을 언급하며 “합동감찰이 뭔지 모르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의욕과 능력이 넘치는 분들이 많은 대검 감찰본부에 그냥 (감찰을) 맡기는 게 어떤가 싶다”고 덧붙였다. 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전날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은 이프로스에 “검찰의 업보가 너무 많아 비판을 받고 있다”며 “자성의 목소리가 없는데 우리 잘못을 질타하는 외부에 대한 성난 목소리만 있어서야 어찌 바른 검사의 자세라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임 부장검사는 2007년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주가조작·다스 차명재산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것을 비롯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관련 의혹, 김홍영 검사 사망 사건 등을 언급하며 최근 문제가 됐던 검찰의 실책을 하나씩 짚었다. 그러나 이를 본 검사들은 ‘물타기’라고 성토했다. 정희도 청주지검 형사1부장은 “죄송스러운 말씀이지만 이제 부장(임 연구관)님을 정치검사로 칭하는 후배들이 있다는 것도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고 받아쳤다. 이번 발언 역시 다분히 정치적이란 의미다. 다른 검사도 “검사들이 위 사건들이 아무 문제 없이 처리됐는데 성내는 게 아니다”라며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검찰개혁인데 현재는 그 반대로 가고 있을 뿐 아니라 (잘못된 방식으로) 제도화되고 있다고 느껴 목소리를 내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디지털 세상이 만들어낸 ‘가격의 착시’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디지털 세상이 만들어낸 ‘가격의 착시’

    우리에게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카네기의 자기관리론’ 같은 책들로 유명한 데일 카네기(Dale Carnegie)는 미국에서 처세술, 자기계발서라는 장르를 탄생시켜 전 세계에 퍼뜨린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의 책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잘 팔린다. 하지만 그의 배경을 아는 사람들은 그의 진정한 성공 비결은 ‘성(姓) 바꾸기’였다고 한다. 그의 본명은 데일 카네기(Carnagey)였고, ‘철강왕’으로 유명한 전설적인 사업가 앤드루 카네기(Carnegie)와는 전혀 무관한 가문의 인물이다. 하지만 처세술과 자기계발서를 팔기 위해서는 당시 미국인들에게 성공한 사업가로 각인된 앤드루 카네기와 영어철자가 같은 Carnegie로 바꾸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고,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많은 사람이 ‘카네기’라는 이름만 보고 그의 책을 갑부가 쓴 성공서로 생각했고 책은 불티나게 팔렸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에도 이 사실을 처음 알게 된 분들이 많겠지만, 그렇다고 그가 거짓말을 한 건 아니다. 미국에서는 합법적으로 이름과 성을 바꿀 수 있다. 그가 앤드루 카네기와 관련 있다고 말한 적이 없었고, 단지 그런 인상만 주었을 뿐인데 사람들이 그의 책을 철강왕이 쓴 것이라고 믿은 것이다.●베이조스의 전략 소비자들에게 착각을 유도하는 방법은 데일 카네기가 만들어 낸 것도, 그가 마지막으로 사용한 것도 아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다. 아마존이 2007년에 선보여 돌풍을 일으킨 킨들(Kindle)은 세계 최초의 전자책 단말기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 제품이 최초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그의 사업전략 때문이다. 베이조스는 방송에 나와 제품을 소개하면서 “킨들에서는 전자책을 9달러 99센트에 살 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아마존이 출판사들과 그 가격에 책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출판사들에는 금시초문이었다. 대개 15달러 안팎이던 책값을 킨들에서 30% 이상 할인해 주기로 한 출판사는 없었다. 그런데 베이조스는 왜 일방적으로 그런 말을 했을까. 소비자들에게 착시현상을 일으키기 위함이었다. 그의 말을 들은 소비자들은 ‘아, 종이책의 인쇄, 물류, 판매에 드는 비용이 책값의 30%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런 비용을 뺀 책의 ‘내용값’은 10달러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물론 베이조스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지만, 그가 ‘킨들에서는 모든 책이 10달러 이하’라고 선언한 순간 사람들 머릿속에서 전자책의 가격은 정해지고, 10달러가 넘는 책은 ‘비싸다’라는 심리적 저항감이 생기게 된다. 베이조스가 노린 것은 그런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감이다. 독자의 눈에 출판사들은 변화에 저항하면서 지나친 이익을 가져가려는 ‘적’으로, 아마존은 독자와 저자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좋은 기업으로 보이게 하려는, 기가 막힌 전략이었다. 다만 이 전략에 문제가 하나 있었다면 출판사들이 그 가격에 책을 공급할 능력이 없었다는 것. 따라서 그 이후로 아마존과 출판업계 사이에 길고 긴 싸움이 이어지게 됐다. ●기준점 효과 얼마 전 배달대행업체들이 배달료를 인상하자 언론이 앞장서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3000원짜리 커피 하나 주문하는데 배달료가 4000원이라니”라는 말로 요약되는 이 불만은 커피 한 잔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그걸 배달하는 비용보다 비싸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무슨 자료를 근거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됐을까. 음식점에서 기다렸다가 받은 음식을 들고 오토바이를 타고 위험천만한 질주를 해서 정해진 시간에 맞춰 계단을 뛰어오르는 사람들의 노동의 가치를 얼마나 산정해야 하는지 소비자들은 잘 모른다. 그들이 아는 것은 ‘예전에는 배달비가 3000원이었다’는 사실뿐이다. 그 가격이 어떻게 산출됐는지, 그게 적절한 산출이었는지는 상관없고, 올랐다는 사실이 싫은 것이다. 이를 행동경제학에서는 앵커링(anchoring) 혹은 기준점 효과라 부른다. 연봉이든 가격이든 한 번 정해지면 그 후에 일어나는 협상은 그 숫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현상이다. 베이조스가 킨들을 들고 나와서 출판사와 협의도 없이 9달러 99센트를 대대적으로 선언한 이유는 바로 이 효과를 노린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그 가격이 기준점이 돼 버리면 출판사와 서점들은 하루아침에 소비자들에게 그보다 높은 가격을 설득해야 하는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베이조스가 이런 방법을 사용한 것은 전자책에서만이 아니다. 그는 아마존에 연간 회원으로 가입하면 모든 급송 배달이 ‘무료’라는 조건을 내걸어 큰 인기를 끌었다(현재 미국 가정의 절반 이상이 이 서비스에 가입해 있다). 그런데 배달이 무료라는 건 무슨 뜻일까. 배달, 특히 급송 배달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따라서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얘기는 아니다. 당연히 소비자가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에서 무료다. 회원비는 있지만 많지도 않고, 정액이기 때문에 무제한 무료 급송 배달을 회원비로 충당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그 돈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바로 투자자들이다. 이들은 아마존이 전자상거래 시장을 완전히 평정하면 큰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며 아마존에 투자했고, 아마존은 그들에게서 받은 돈으로 소비자들의 배달비를 내 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마존과 경쟁할 상대가 없어지고, 소비자에게 아마존 외의 다른 대안이 없어질 때 즈음이면 배송비는 야금야금 오를 것이다. 하지만 부수적인, 그러나 더 중요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바로 ‘배달(노동)은 싸다’는 착시현상이다. ●적정가격 3년마다 한 번씩 재검토의 대상이 되는 도서정가제의 개정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도서정가제를 폐지하자’는 주장과 오히려 ‘도서정가제를 더 강화하자’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이 제도를 폐지하자는 주장 때문에 촉발된 이 논의는 궁극적으로 ‘책이라는 콘텐츠의 적정가격은 얼마인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도서정가제를 폐지할 경우 할인 폭이 커지고 가격은 내려갈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책은 얼마가 적정가격일까. 사실 적정가격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책의 가격이 지금보다 크게 내려가도 책은 출간된다. 문제는 적정가격이 아니라 적정품질과 다양성이다. 우선 할인율이 커지는 순간 그 할인율을 적용하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대형 온라인 서점 외에는 대부분의 소규모 서점들은 문을 닫게 된다. 이렇게 바뀌는 생태계에서는 수익성이 가장 중요하게 돼 흥행이 될 책들이 서점을 채우게 되고, 흥행성은 없어도 좋은 책을 쓰거나 번역하려는 작가들은 집필할 기회를 잃게 된다. 하지만 디지털 혁명으로 촉발된 새로운 판짜기에서 ‘노동의 가치’나 ‘콘텐츠의 품질’ 같은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지 못한다. 디지털 테크기업들은 ‘모든 정보는 공짜’라는 대전제 아래서 작동하고, 승차공유서비스의 운전자나 음식배달원 같은 긱(gig) 노동자들은 로봇으로 대체될 때까지만 유지해야 할 중간 단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만들어 낸 콘텐츠, 사람이 하는 배달은 공짜가 아니며 사람은 (로봇이 대체할 수 있는) 노동력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 엄연한 사실에서 고개를 돌리게 하기 위해 애를 쓴다. 책의 가격이 낮아져도 똑같은 품질과 다양성을 가진 서적들이 지금보다 더 낮은 가격에 우리 손에 들어올 거라는, 전혀 근거 없는 환상을 심어 주고 자신들의 배달은 공짜이니 자기네 서비스를 이용하라고 부추긴다. 그렇다면 아마존이 종이책 시장의 절반, 전자책 시장의 75% 이상을 장악한 미국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며칠 전 뉴욕타임스에는 미국의 도서시장이 펭귄랜덤하우스 같은 소수의 대형 출판사들이 독식하는 세상이 됐다는 기사가 실렸다. 특히 베스트셀러를 띄워 주는 아마존의 알고리즘 때문에 “베스트셀러이기 때문에 베스트셀러가 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출판계가 동질화하고 있고, 그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단다. 이들은 마치 슈퍼히어로 프랜차이즈가 독차지한 할리우드 영화판처럼 소수의 흥행작품으로 시장을 쓸어담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우리가 지불하는 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물건의 값을 깎으면 모두가 똑같은 저가, 저품질의 제품을 소비하는 세상이 만들어지고, 배달비를 적게 지불하면 인간의 노동이 가치 없는 세상이 만들어진다. ‘비싼 건 비싼 값을 하고, 싼 건 싼값을 한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이 맞다. 코드 미디어 디렉터 ■박상현은 한국과 미국에서 사회학과 미술사를 공부했다. 현 사단법인 ‘코드’의 이사이며 미국 패이스대학의 방문 연구원이다. 다양한 매체에 테크와 미디어, 시각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으며 ‘라스트 캠페인’, ‘아날로그의 반격’, ‘생각을 빼앗긴 세계’ 등을 번역했다.
  • 北 진지 초토화한 K9…호주 시장도 뚫었다

    北 진지 초토화한 K9…호주 시장도 뚫었다

    압도적 화력과 높은 기동성·생존성 장점연평도 포격전 때 실전 능력 검증받아北 무도진지 초토화에 ‘사형선고’ 삐라도한화디펜스는 3일 K9 자주포가 호주 육군 자주포 획득사업의 단독 후보 기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호주 정부는 이미 2010년 K9을 최종 우선협상 기종으로 선정했지만, 2012년 국방예산 삭감을 이유로 사업을 중단하면서 안타깝게 계약이 무산됐다. 10년 만에 다시 성사된 이번 사업에 호주 정부는 1조원가량의 예산을 편성했다. 납품 물량은 K9 자주포 30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다. K9 자주포는 2010년에도 호주 육군 자주포 사업의 최종 우선협상대상 기종으로 선정됐었다. 하지만, 호주 정부가 2012년 국방예산 삭감을 이유로 자주포 사업을 중단하면서 K9 자주포 수출이 무산됐다. 당시 호주는 견인포와 자주포를 모두 도입하려고 했지만, 국방 예산이 삭감되면서 견인포만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가 다시 자주포 획득 사업을 시작하고, K9 자주포를 단독 후보로 선정하면서 10년 만에 자주포 수출이 재추진되는 것이다. 한·호주 정상은 지난해 9월 국방·방산 협력을 주요 의제로 정상회담을 하고, 그해 12월 양국 외교·국방 장관이 방산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등 양국 국방 협력을 강화했다. ●안타까운 사업 중단, 10년 만에 다시 성사한화디펜스 관계자는 “호주법인을 설립해 현지 생산시설 구축을 계획하고, 호주 방위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등의 현지화 노력도 이번 후보 선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K9 자주포는 최대사거리 40㎞, 발사속도 1분당 6∼8발, 탄약적재량 48발이다. K9 자주포는 압도적인 화력과 높은 기동성·생존성을 자랑한다고 한화 관계자는 설명했다. 장거리 화력 지원과 실시간 집중 화력 제공 능력을 바탕으로 사막에서 설원까지 다양한 작전환경에서 운용이 가능하다. 한화디펜스는 터키, 폴란드, 핀란드, 인도,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에 K9 자주포를 수출한 바 있다. 이번에 수출계약이 마무리되면 7번째 해외수출 사례가 된다. K9 자주포는 155㎜ 구경에 52구경장(화포 전체의 길이가 화포 구경의 52배라는 뜻)으로, 길이 8m에 이르는 포신에서 발사하는 포탄이 최대 40㎞까지 날아가 적을 타격한다. K9 자주포는 이미 실전으로 성능을 검증받은 바 있다. 연평도 포격사건 때 적의 기습공격으로 포탄이 비처럼 쏟아지고 주변이 불바다가 된 와중에도 K9은 불과 13분 만에 반격에 나섰다. 당시 주한미군 수뇌부도 신속한 반격에 칭찬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격에 아팠던 北 ‘이승도 사형선고’ 삐라까지북한은 주력군이 밀집한 ‘무도진지’에서 큰 피해를 입어 2013년 날린 대남전단(삐라)에 포격전 당시 연평부대장이었던 이승도 현 해병대 사령관 얼굴을 그려넣고 ‘사형선고’라고 쓰기도 했다. 연평도 포격전에서 적의 공격을 받고도 신속한 반격이 가능했던 이유는 자동화된 ‘사격통제장치’와 ‘포탄 장전장치’를 탑재했기 때문이다. 첫 사격명령을 받고 길게는 11분까지 걸리는 기존 포의 초탄 발사 시간을 짧게는 30초까지로 줄여 일반 곡사포의 3배 이상 화력을 쏟아부을 수 있다. 최대 1000마력의 강한 힘과 시간당 67㎞의 주행능력을 갖춰 산악지형이 많은 한국은 물론 평원, 설원, 정글, 사막 등 다양한 환경에서 빠른 속도로 기동할 수 있다. 이성수 한화디펜스 대표이사는 “호주의 K9 도입 결정은 한·호주 국방 협력의 값진 결실이자 대한민국 방위 산업의 기술력을 입증한 쾌거”라며 “호주 정부와 협력해 현지 생산시설 구축과 인력 양성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미, ‘반쪽’ 연합훈련… 北은 의외로 잠잠

    한미, ‘반쪽’ 연합훈련… 北은 의외로 잠잠

    코로나19로 규모가 대폭 축소된 채 후반기 한미 연합훈련이 18일 시작됐다. 연합훈련을 체제 위협으로 간주해 강력 반발했던 북측에선 당국의 공식논평은 물론, 관영매체에서도 별다른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훈련 규모가 대폭 축소된데다 코로나19 방역과 전례 없는 호우 피해 복구에 ‘올인’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는 오전 7시부터 컴퓨터 시뮬레이션(CPX) 방식의 훈련에 돌입했다. 1부 방어연습(18~22일), 2부 반격연습 및 강평(24~28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훈련은 코로나19로 미군 증원전력 대부분이 한국에 입국하지 못해 ‘반쪽’으로 치러진다. 기존에 훈련이 이뤄졌던 전시지휘소인 수도방위사령부 ‘B1 문서고’에서 훈련을 진행하지 않는 등 병력 이동을 최소화했다. 기간도 이틀을 줄이고, 야간까지 이어지던 훈련도 대부분 주간에 실시한다. 병력이 좁은 공간에 밀집하는 만큼 합동참모본부는 50명으로 구성된 ‘코로나19 안전훈련통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합참 청사 지하 전투통제실에서 출입 통제·소독 등을 하도록 했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절차는 실시하지 못한다. 그동안 한국은 이번에 전작권 전환 단계인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하자고 했지만, 미측은 훈련 규모 축소를 이유로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훈련 직전까지 FOC 검증을 하기로 논의가 진전됐지만 막판에 미측이 강하게 반대했다”고 전했다. 연합훈련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던 북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최근 대외 선전매체를 통해서만 연합훈련을 비판했을 뿐,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최근 국제사회 제재, 코로나19, 홍수 피해 등 ‘삼중고’로 연합훈련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을 것”이라며 “미군이 대거 빠진 소규모 연합훈련이라는 점을 고려해 훈련 기간 중 수위를 조절한 불편함 정도는 드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아베 개헌 어려워지자… 안보 내세워 ‘선제공격’ 무기확보 승부수

    아베 개헌 어려워지자… 안보 내세워 ‘선제공격’ 무기확보 승부수

    집권 이후 끊임없이 군사력 증강과 군사활동 영역의 확대를 꾀해 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임기 만료를 1년여 앞두고 또 한번 자신만의 ‘레거시’(정치적 유산)를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이번에는 상대국이 일본을 공격하려는 움직임이 있으면 선제적으로 타격하는 것을 허용하는 ‘적기지 공격능력’의 도입이다.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의 군사위협 고조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목표는 결국 ‘타국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로의 대전환’이다. 코로나19 위기 와중에 느닷없이 들고 나온 도발적 선택에 한국 등 주변국은 물론이고 일본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적기지 공격능력 추진의 현황과 문제점을 질문·답변 형식으로 알아본다. Q.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를 둘러싸고 아베 총리와 집권 자민당 사이에 기민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데. A. 방위상(한국의 국방장관) 출신인 오노데라 이쓰노리 중의원 의원이 지난 4일 아베 총리를 방문해 적기지 공격무기의 보유를 골자로 한 전쟁 억지력 강화 방안을 자민당 제언 형식으로 전달했다. 핵심은 ‘상대 영역 내에서도 탄도미사일 등을 저지하는 능력’(적기지 공격능력)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아베 총리는 이에 “당의 제안을 받아들여 새로운 방향을 도출, 신속히 실행해 나아가겠다”고 화답했다. 오는 9월 말까지 관련 논의를 매듭짓고 ‘국가안보전략’ 지침 및 내년도 예산안에 이를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여당의 제언을 정부가 수용하는 모양새를 띠었지만, 아베 총리의 감독 아래 사전에 짜인 각본에 따라 일사천리로 움직이는 흐름이 분명했다. 적기지 공격능력 확보는 오래전부터 아베 총리를 포함한 당내 우익 강경파의 ‘숙원사업’이기도 했다. Q. 어떤 계기로 갑자기 이 문제가 정권의 주요 과제로 등장한 것인가. A. 고노 다로 방위상이 지난 6월 지상배치형 미사일 요격시스템인 ‘이지스 어쇼어’를 백지화한다고 발표한 게 도화선이 됐다. 일본 정부는 2017년 말부터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다며 이지스 어쇼어 배치를 추진해 왔으나 돌연 기술적, 경제적 문제 등을 들어 중단하기로 했다. 이후 일본 정부에서는 “그렇다면 새로운 방어체계는 무엇이 돼야 하는가”라는 논의가 시작됐고, 그 해답으로 적기지 공격능력 확보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자민당에는 전직 방위상들을 중심으로 특별 검토팀이 구성됐고, 역대 방위상 중에서도 초강경파로 통하는 오노데라가 좌장을 맡았다. 아베 총리에 대한 그의 제언은 검토팀의 결과물이다. 이들은 “중국·러시아는 마하(음속) 5 이상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북한은 변칙적인 궤도를 그리는 신형 미사일을 각각 개발하는 등 주변국의 군사적 위협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적기지 공격능력을 신속히 확보하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Q. 적기지 공격능력이란 게 결국 첨단무기 체계를 구축한다는 것과 같은 얘기 아닌가. A. 그렇다. 적기지 공격을 실현하려면 상대방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신속하게 포착하고, 아군 미사일을 적기지로 정확히 날려 보내기 위한 무기체계가 필수다. 장거리 미사일과 고성능 스텔스 전투기 등은 기본이다. 상대방의 대공 레이더 등 아군에 대한 요격을 무력화시킬 고도의 전자전 장비도 필요하다. 상대방 미사일을 탐지·추적하려면 인공위성도 현재 일본이 갖고 있는 7개보다 훨씬 더 많아야 한다. Q. 전범국가로서 군대 보유가 금지돼 있는 일본이 이런 발상을 한다는 것도 위험하지만, 현실적으로도 걸림돌이 많을 것 같다. A. 자위대 간부가 마이니치신문에 “적기지 공격은 지금의 기술적인 상태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현실성에 대해 회의적인 평가가 많다. 아무리 첨단장비를 갖춘다 해도 상대방이 이동식 발사대나 잠수함 등에서 미사일을 쏘면 사전에 공격징후를 파악하기가 극히 힘들기 때문이다. 상대가 공격을 시도하려고 했는지를 입증한다는 것 자체도 어렵다. 공격 의도가 증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타격을 하게 되면 국제법에 금하는 선제공격이 될 수밖에 없다. 막대한 예산도 문제다. 냉전 종식 후 감소해 오던 일본의 방위비 지출은 아베 총리의 재집권 이듬해인 2013년부터 플러스로 돌아서 2015년 이후 매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막대한 재정적자 속에 나타난 코로나19 경제위기로 일본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기준 -27.8%까지 떨어진 만큼 추가적인 방위예산 증액에는 여론과 야당의 큰 반발이 불 보듯 뻔하다. Q.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전수방위’ 원칙과 필연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을 텐데. A. ‘상대방의 공격을 받았을 경우에 한해 일본 영토·영해 내에서 최소한의 방위력만 행사한다’는 것이 일본 헌법에 따른 전수방위의 개념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모든 교전이 일본에서만 이뤄진다면 전쟁의 승패 여부와 상관없이 일본의 초토화는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이에 역대 정권은 상대의 공격이 있을 때 적기지에 대해 반격하는 것은 헌법 9조에서 인정하는 자위의 범위에 있다는 해석을 내려왔다. 가장 기본적인 지침으로 여겨져 온 것은 1956년 2월 하토야마 이치로 당시 총리의 국회 답변이다. 그는 “일본에 공격이 이뤄졌을 때 앉아서 자멸을 기다리는 것이 헌법의 취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수단이 없다고 인정될 경우 적의 유도탄 등 기지를 때리는 것은 법리적으로 자위의 범위에 포함되므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대국의 공격 가능성을 이유로 선제적 타격을 입히거나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무기를 보유하는 것은 헌법의 취지와 어긋난다는 게 일반적인 논리였다. Q. 일본의 공격용 군사력 강화는 지역안보를 더욱 불안하게 하는 것 아닌가. A. 필연적으로 한국과 북한,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다.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군비 확장 경쟁을 가속화시켜 전쟁 억지력을 도리어 약화시키는 안보 딜레마를 초래할 것이라는 견해가 일본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방패’(수비), 미국은 ‘창’(공격)이라는 미일 안전보장조약상의 역할 분담에 수정과 논란이 불가피하다. Q.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어느 정도나 될까. A. 일본은 이지스 어쇼어 도입을 결정할 때에도 그랬듯이 늘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전면에 내세워 왔다. 적기지 공격능력 확보를 통해 북한이 일본으로 쏘는 미사일을 중간에 요격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쏘지도 못하게 만들겠다는 공격적인 입장으로 선회하려는 것인 만큼 한반도에는 안보불안 요소가 추가되는 셈이다. Q. 일본 내에도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다는데. A. “전수방위 차원에서 공격형 장비는 보유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바꾸기 위해서는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이와야 다케시 전 방위상) 등 자민당 내부에서도 부정적 견해가 나오고 있다. 자민당과 연립여당을 구성하는 공명당은 ‘반대’로 당론을 정하고 정부와 자민당에 압력을 행사할 방침이다. 입헌민주당, 일본공산당 등 야당들은 “경솔한 논의는 그만두어야 한다”, “적기지 공격의 본질은 선제공격이다”라며 반발하고 있다. Q. 최종적으로 일본의 안보전략 원칙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얼마나 있나. A. 아베 총리는 지난 15일 전쟁 패망 75주년 기념 전몰자추도식에서 처음으로 ‘적극적 평화주의’를 언급했다. ‘안보는 자력으로 해결한다’는 개념의 이 말은 자위대의 근거 조항을 명기하는 내용의 개헌 및 군비확장과 연결돼 있다. 패전 기념행사에서 이 말을 꺼낸 것은 당면 현안인 적기지 공격능력 확보에 대한 의지의 표명인 셈이다. 자민당 내에서는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해 명실상부한 ‘군대’로 만들겠다는 개헌의 꿈이 사실상 무산된 상태에서 아베 총리가 적기지 공격능력 확보에 총력을 다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정권 지지율이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경기침체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이어서 뜻대로 관철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한미훈련 일정도 축소… 전작권 전환 검증 사실상 무산

    한미훈련 일정도 축소… 전작권 전환 검증 사실상 무산

    합참 “이번 훈련 연합방위태세 중점”후반기 한미 연합훈련의 규모와 일정이 코로나19로 축소되면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검증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합동참모본부는 16일 “한미동맹은 코로나19 상황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이번 연합지휘소훈련을 18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18~22일 ‘방어연습’과 24~28일 ‘반격연습’으로 나눠 컴퓨터시뮬레이션(CPX) 방식으로 실시된다. 당초 한미는 16일부터 28일까지 훈련을 진행하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시작 시점을 이틀 늦추기로 합의했다. 군 당국은 대전 자운대에 파견됐던 훈련 참가자 육군 간부 1명이 지난 14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추가 방역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훈련은 지난해 8월 후반기 훈련 이후 1년여 만이다. 한미는 올해 전반기 훈련을 코로나19로 연기한 바 있다. 훈련이 진행되더라도 전작권 전환 검증에는 차질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한미는 훈련에서 전작권 전환 절차인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검증평가관 등 미군 전력 대부분이 한반도에 오지 못하며 진행이 어려워졌다. FOC에 필요한 인원 편성이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는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국지도발과 테러 등의 상황으로 진행한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에서만 FOC를 진행했다. 전면전을 가정한 본훈련에서는 FOC 검증을 위한 예행연습만 이뤄진다. 본격적인 FOC 검증은 내년 전반기 연합훈련으로 미뤄졌다. 내년에는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이 예정돼 있지만, 올해 계획이 미뤄지면서 현 정부 임기 내(2022년) 전작권 전환 계획 자체가 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훈련 효과 달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합참은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중점을 둘 것이며 전작권 전환 이후 미래연합사 구조를 적용한 예행연습을 일부 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시에 사용되는 전쟁지휘소인 수도방위사령부 B1 문서고나 경기 성남 CP탱고에서는 훈련이 이뤄지지 않아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결국 실전 대비 효과도, 전작권 전환 검증도 이뤄지지 않는 훈련”이라며 “임기 내 전작권 전환에 얽매여 내년에 무리하게 속도를 내면 부실검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반발성 군사 움직임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집중호우 피해로 하계 훈련을 축소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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