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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 블로그] 최연희 한나라 복당설 배경은

    지난 2006년 여기자 성추행 혐의로 물의를 빚어 한나라당을 탈당했던 무소속 최연희(강원 동해·삼척) 의원의 복당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야당은 물론 여성계와 동해·삼척 지역 현역 한나라당 당협위원장 등의 반대 움직임이 거세다. 박희태 대표 쪽은 24일 “강원도당에서 최 의원의 재입당을 추진하고 있고 이를 승인해야 하는 중앙당 최고위원들도 모두 찬성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오는 4월 당협위원장 선거에서 거의 100% 선출, 복당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최근 최 의원을 만나 복당 문제를 논의했으며, 최 의원은 조만간 복당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당 위원장인 이계진 의원도 “성추행 사건 당시 현장에 있어 사태를 잘 아는 입장인 만큼 개인적으로 최 의원의 복당을 찬성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미 개인적으로 많은 타격을 받고 참회하신 데다 인품과 능력에 대한 지역 주민의 신망과 지지도 높다.”고 밝혔다.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지난해 4월 최 의원의 복당 심사를 보류했던 권영세 전 사무총장은 “지역 신망을 받아 지역에서는 면책이 됐을 지 모르겠지만 한나라당이 최 의원을 받아들여야 할지는 이와 전혀 별개의 문제”라면서 “야당 시절에 사실상 출당 조치를 해놓고 여당이 됐다고 스스로에게 온정주의로 나가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동해·삼척 지역 정인억 당협위원장은 26일 당원들과 함께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최 의원의 복당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 데다 개인적으로 참회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죄에 대한 대가를 치렀다.”는 의견이 많다.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해 강원 지역 주민들의 신망을 받고 있는 최 의원의 복당이 필요하다는 당내 여론도 우세하다. 최 의원은 성추행 사건이 불거지고, 당시 국회 본회의에서 사퇴촉구결의안이 가결되자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2007년 6월 2심 재판부는 최 의원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었던 1심을 깨고 벌금 500만원의 선고 유예 판결을 내렸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사설] 재계, 정부의 투자호소에 적극 호응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어제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등 경제5단체장과 만나 “재계가 고용과 투자를 늘려 달라.”고 주문했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도 회견에서 “100조원이 들어 있는 금고 문을 열어 달라.”며 대기업의 투자 확대를 촉구했다.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을 지낸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당시 고려대 교수)은 앞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재벌, 대기업 총수들이 좀 나서줘야 한다.”며 특정 기업의 이름을 직접 거명했다. 대기업의 투자확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국정운영에 대한 협조요청이 이어지고 있다.기업들이 투자보다 현금확보에 매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유도 있다. 글로벌 위기로 언제 자금난에 빠질지 알 수 없고 생존이 절박한 상황에서 섣불리 투자에 나서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600대 기업이 내놓은 올해 86조 7593억원의 투자계획은 지난해보다 2.5%밖에 줄지 않았다고 전경련은 해명한다. 초단기 금융상품 위주로 여유자금을 굴리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부분 생산설비 운영 등에 필요한 결제대금 등 운전자금이라고 반박한다.기업의 투자확대는 누가 강요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정부가 대기업의 투자확대에 매달리는 것은 그나마 여유가 있는 곳이 대기업뿐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가 실업공포에 떨고 있는 상황에서 일자리 확보가 더욱 절실하다. 어제 윤 장관의 요청에 경제단체장들은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하면서 투자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를 거듭 요구했다. 그제는 노사민정이 ‘일자리 나누기 대타협’을 통해 고통분담을 약속했다. 이제는 대기업들도 투자확대에 적극 호응해야 할 때다. 고용사정이 더 악화되면 사회안정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생각할 때다.
  • [이명박 대통령 취임 1년]개국공신들 어디서 뭐하나

    이명박 대통령을 만드는 데 주역으로 활약한 대부분의 측근들은 새 정부 출범 뒤 청와대와 국회로 진출해 핵심 권력층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일부 측근들은 갈등을 벌이면서 권력의 부침을 절감해야 했다. 이 대통령,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김덕룡 특보와 함께 이른바 ‘6인회 멤버’로 선거판의 밑그림을 그렸던 이상득 의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여전히 정치권에서 막강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은 ‘대통령의 형’이라는 위치로 ‘만사형통(萬事兄通)’이라는 조어가 나올 정도로 여전히 막강파워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6월 ‘권력사유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정두언 의원은 긴 ‘잠행’을 끝내고 서서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이 대통령을 위한 활동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재오 전 의원도 지난해 4·9 총선에서 낙선한 직후 미국행을 결정, 사실상 ‘정치 휴지기’에 들어갔으나 다음달 귀국을 앞두고 재기를 모색 중이다. 대선 당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박희태 대표와 김덕룡 특보는 원내 재진출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일류국가비전위원장으로서 대선공약의 성안을 총괄했던 김형오 의원은 국회의장으로, ‘네거티브 방어’를 총책임졌던 홍준표 의원은 한나라당 원내대표로 각각 국회와 거대여당 원내 수장의 자리에 올랐다. 안경률 의원과 임태희 의원은 각각 여당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으로 핵심 주류로 부상했다. 선대위 공동대변인을 맡았던 박형준 전 의원은 청와대 홍보기획관을 맡으며 이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다. 정책참모 그룹 중 1기 청와대를 지휘한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 곽승준 전 국정기획수석, 이주호 전 교육과학문화수석, 박영준 전 기획조정비서관 등은 지난 6월 촛불시위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곽 전 수석은 미래기획위원장, 이 전 수석은 교육과학기술부1차관, 박 전 비서관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으로 반년 만에 화려하게 컴백했다. 이 대통령의 측근인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도 퇴임하자마자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으로 발탁됐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할 당시 부시장으로 보좌했던 원세훈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가정보원장에 발탁됐다. 원 원장은 국정원 개혁 청사진을 마련하는 데 분주하다. 당시 원외에서 또 다른 주력부대를 형성했던 인사들 중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 박흥신 언론1비서관, 김해수 정무비서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등은 핵심 실세로 자리매김했다. 안국포럼 출신 이춘식, 정태근, 백성운, 조해진, 강승규, 권택기, 김효재, 김영우 의원 등은 국회로 진출했다. 김백준 총무비서관, 김희중 제1부속실장 등은 청와대에서 여전히 이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다. 무역협회장에 추대된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 등도 각계 핵심포스트로 자리잡았다. 남 소장은 국정원 차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이방호·정종복 전 의원은 편파 공천의 주역으로 몰리며 총선에서 낙선,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화음내는 친이계

    한나라당 친이계의 결속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당내 친이계 모임이 처음으로 공동 강연회를 가졌다. 집권 2년차를 맞아 친이계가 결속해 한나라당과 현 정부의 성공에 주춧돌이 되어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이 감지된다. 최근 이상득 의원의 ‘화합 행보’와 같은 맥락인 셈이다.친이계 최대 모임인 함께내일로(공동위원장 심재철·최병국 의원)와 국민통합포럼(위원장 안상수 의원)은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정부 출범 1주년을 기념해 ‘도약!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공동 강연회를 가졌다. 모임에는 박희태 대표와 안경률 사무총장, 정몽준·공성진·박순자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를 비롯, 이춘식·정의화·진수희 의원 등 현역 의원 50여명이 참석했다. 김형오 국회의장과 이윤성 부의장도 함께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통(通)하였느냐’라는 토론회를 가진 한나라당 국민소통위원장 정두언 의원도 참석했다. 함께내일로와 국민통합포럼은 “지난 1년을 성찰하고 신뢰받는 소통의 정치를 펼치기 위해 공동 강연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취임준비위원장을 지낸 중앙대 박범훈 총장은 이날 강연에서 음악에 빗대 한나라당의 화합과 결속을 강조했다. 박 총장은 “음악에서 장단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화음인데 일부러 화음을 만들기 위해 불협화음을 쓴다.”면서 “정치에서도 마찬가지로 다툼은 화음을 만들기 위해 나와야 하는 것인 만큼 다툼 뒤에는 화음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홍준표 “정부는 뭘 잘했느냐”

    홍준표 “정부는 뭘 잘했느냐”

    “정부는 뭘 잘했느냐.” 다혈질인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또 발끈했다. 20일 오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였다. 회의에는 한승수 국무총리와 정정길 대통령실장,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박희태 대표, 정몽준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권태신 총리실장이 “2008년 정기국회 이전 4차례 임시국회에서 2건의 법률만 통과됐으며 입법 지연으로 정부 정책이 제때 시행되지 못했다.”고 말하자 홍 원내대표는 “각 부처에서 법을 내지 않아 그런 것이지, 왜 국회가 잘못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홍 원내대표는 “정부에서 보낸 법안이 12개밖에 안 되는데 그중에서 2개 처리했으면 많이 처리한 것 아니냐.”면서 “쇠고기 정국에서 야당과 협상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데 그만큼 하면 잘한 것”이라고 정부 쪽 참석자들을 질책했다. 그러자 권 실장은 “앞으로는 조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박 대표는 “조심하도록 하라.”며 사태를 진정시켰다. 정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정부가 747 공약에 너무 부담을 느껴선 안 되고 경제현실을 국민에게 올바르게 알려야 한다.”고 훈수를 뒀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부 1년에 대한 통렬한 내부 반성이 필요하다.”면서 “지난 1년 국가 안보나 사회안전망 관리, 위기대응 태세 구비 등 국가 기능에 대한 통치기반을 확인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냈다. 한편 당정은 이날 회의에서 경제난 극복을 위한 추가 경정예산을 조기 편성해 3월말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또 이명박 정부 2년차를 맞아 대내외 환경 변화를 감안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정과제 우선 순위를 재조정하기로 했다. 당정은 사회 통합을 위해 올해 노·사·민·정 대타협을 체결하고, 당·정·청의 일체감 제고를 위해 범여권의 공식·비공식 협의 시스템을 재점검하기로 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은 미국내 경제 상황을 감안해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대북정책은 ‘원칙에 입각한 남북관계 발전’이라는 기조를 유지하며, 전략적 관점에서 ‘북핵문제’와 ‘보편적인 대북정책’의 분리 접근을 추진키로 했다. 추경 예산의 재원은 세계잉여금을 활용하되 필요시 국채를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추경 규모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15조∼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로드맵 없는 국회… 여야 장외 ‘맴맴’

    2월 임시국회 회기가 열흘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여야는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로드맵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정치 공세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여야가 각각 이번 국회에 내놓은 중점 처리 법안 가운데 서로 이견을 조율한 법안은 단 한 건도 없다. 18대 국회 개원 이후 지금까지 모두 3690개 법안이 국회에 접수됐지만 이 가운데 61.9%인 2287건이 처리되지 못한 채 사장되고 있다.한나라당 지도부는 20일 텃밭인 대구로 달려갔다. 중점 법안을 원안대로 처리하려고 홍보하기 위해서다. 박희태 대표, 정몽준 최고위원, 안경률 사무총장 등 지도부는 이날 대구 문화체육회관에서 기초·광역 의원 1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살리기와 사회안전망 점검을 위한 결의대회’를 갖고 정부 여당의 방침을 열변했다. 앞서 지난 17일에도 전국의 기초·광역 의원 1000여명을 모아 놓고 같은 행사를 가졌다.하지만 법안 처리를 위한 해법으로 여당이 제시하고 있는 것은 ‘상임위 중심의 국회’ 정도에 불과하다.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절충을 모색하려는 노력 없이 강행과 독주를 위한 내부 결속에만 매달려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 국회 파트너인 민주당을 향해 연일 ‘노는 야당’ 운운하며 압박 수위만 높이고 있다. 김정권 원내 대변인은 “모든 법안에 대해 상임위별로 활발한 토론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과의 쟁점법안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휴일을 빼면 이번 국회에서 법안을 심의할 수 있는 시간은 7일에 불과하다. 토론과 여론 수렴을 통해 숙성된 법안을 생산해 내기보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시나리오를 내심 기대하며 ‘나홀로 법안 처리’에 나서겠다는 계산이 엿보인다. 당내에서는 “제대로 된 고민과 전략 없이 야당에 무대만 마련해 주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민주당도 법안 심의보다는 투쟁과 생존을 위한 정략에 매몰돼 있다.쟁점법안 지연전과 반(反)MB 전선 공고화를 2월 국회의 기조로 삼고 있을 정도다. 여권이 집권 2년차 국정 운영의 기반으로 삼고 있는 미디어관련법과 사회 관련 법안의 2월 상정을 저지해야 정국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는다는 정쟁 위주의 인식과 동선이 드러난다. 민주당이 이날 금융노조 관계자들과 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갖고 금산분리 완화 등을 뼈대로 하는 금융정책을 비판한 것도 현 정부에 비판적인 장외세력과 공조하며 야당의 선명성을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국회 관계자는 “여야가 각각 주장하는 법안 말고도 민생과 서민 경제를 위해 처리해야 할 주요 법안이 적지 않다.”면서 “이런 식이라면 지난 회기 때처럼 막판 본회의에 100여건의 법안이 무더기 상정돼 졸속 처리될 것”이라고 꼬집었다.주현진 구혜영기자 jhj@seoul.co.kr
  • 13개 상임위 가동… 2월 입법전쟁 스타트

    2월 임시국회가 입법전 턱밑까지 왔다. 여야는 19일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지막으로 탐색전을 마무리지었다. 이날 13개 상임위가 열리면서 쟁점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전이 본격 시작됐다. 여야 모두 상호 대화를 강조했지만 각자의 목표를 관철시키기 위한 명분쌓기용이라는 의구심을 거둬내기 어렵다. 실제 한나라당 내 친이 진영의 집결 기류는 집권 2년차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전열 정비 차원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입법전의 처리일정을 최대한 미루면서, 용산참사의 불씨를 살려나가는 병행투쟁을 구사할 태세다. 이에 따라 쟁점법안 대치국면은 한나라당의 속도전과 민주당의 지연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쟁점법안이라고 해봐야 미디어법 정도”라면서 “여야가 합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다가, 정 안 되면 의회주의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며 강행처리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민주당이 미디어관련법을 반대하는 데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이번에도 직권상정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디어관련법을 뺀 일부 쟁점법안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란 현실론도 대두되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번 국회에는 금산분리 완화와 출총제 폐지 등 금융규제완화 법안과 복면방지법 등 일부 사회개혁법 정도만 처리하고, 미디어 관련법은 상정만 되더라도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쟁점법안을 뒤로 미루고 민생경제법안을 중점적으로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등록금 상한제와 카드 수수료 인하, 노인 틀니 지원 확대 등 18개 민생·경제 법안의 처리에 매진하는 전략을 취했다. 쟁점법안 지연전이 자칫 국회 발목잡기로 비쳐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세균 대표는 추경예산 처리를 위한 3월 국회설에 대해 “민주당이 요구했던 제안을 무시한 채 일방 독주로 예산안을 통과시켜놓고 다시 추경을 얘기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라면서 “국회법에 따라 4월 임시국회를 맞이하면 된다.”며 한나라당의 속도전에 맞불을 놓았다. 구혜영 주현진기자 koohy@seoul.co.kr
  • “대기업 100조 현금성 자산 풀어야”

    “대기업 100조 현금성 자산 풀어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19일 “국민의 뜻이 곧 한나라당의 마음이 되고, 그것이 곧 청심(靑心·청와대의 마음)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당 대표가 될 당시 당과 청와대간 소통의 고속도로를 닦겠다고 공언했는데, 고속도로는 안 됐고 열심히 노력해 국도 정도는 됐다고 본다. 팀워크가 잘 되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지난 1년 쇠고기 파동부터 미국발 금융위기까지 일파만파로 몰아치는 파란만장한 한 해를 보내면서 국민과의 소통 문제를 깊이 있고 세밀하게 살피는 것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평온함 속에서 항해하게 되면 올해에는 국민과 소통 문제를 잘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희망을 만듭시다.’를 화두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야당을 포함한 대기업, 노동계, 중소기업 등 주요 경제 주체들에 대해 양보와 협력을 당부했다. 야당에 대해서는 “경제회생의 디딤돌이 되어야 할 정치가 디딤돌은커녕 걸림돌이 되어 왔다.”면서 “의회 정치는 대화와 타협이 필수인 만큼 야당은 빨리 대화의 테이블로 나와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대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정책을 쳐다보기 전에 투자 계획을 실천해달라.”면서 “여러분의 금고에는 100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이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늘 즉시 금고문을 열어달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오는 4월 재·보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때가 되면 확실하게 밝히겠다. 4월 전에는 밝히겠다.”며 출마 의지를 피력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한나라 “경제살리기” 민주 “역주행 심판”

    한나라 “경제살리기” 민주 “역주행 심판”

    이명박 정부 출범 1주년을 앞둔 여야가 17일 각각 관련 모임을 갖고 기싸움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이날 당 소속 기초·광역의원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제살리기 및 사회안전망 점검을 위한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당정이 추진 중인 경기회복 대책과 복지정책의 현장점검 차원에서 이뤄졌다. 당 지도부는 이 자리에서 떼법방지법과 미디어 관련법, 금산분리 완화법 등 2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할 법안들의 홍보에 당력을 모아달라고 주문했다. 박희태 대표는 “너무나 불운한 한 해였지만, 우리의 각오는 더욱 불타야 한다.”면서 “자나깨나 경제를 생각하고 경제살리기에 열정을 바치자.”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나부터 조그만 것이라도 경제살리기에 바치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뛰자.”면서 “이제 정권도 되찾았고, 국회도 되찾았으니 경제도 살려 내년 지방선거에서 다시 승리를 쟁취하자.”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날 의원회관에서 ‘MB정권 역주행 1년, 끝없는 인사 실패’ 토론회에서 지난 1년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정세균 대표는 “과거부터 인사를 잘하면 만사, 잘못하면 망사라고 했는데 이 정권은 제대로 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질타했다. 김진표 최고위원은 “첫 내각 인선부터 측근인사, 편중인사, 부도덕인사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고소영·강부자 내각’이란 별칭까지 얻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2월 현재 전체 정부조직(2원15부2처18청5위원회)을 분석한 결과 322명의 장·차관과 청와대 비서관, 주요 공공기관 기관장 가운데 영남 출신이 45.0%로 지난해 9월의 43.1%보다 2.9%포인트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 자리에서 인사 시스템 개선을 위해 공적 인사검증의 법제화와 미국식의 청문회 강화, 정부의 인사청문회 요청시 국정원·검찰·국세청 등 관계기관의 조사보고서 제출 의무화 등을 제안했다. 오상도 김지훈기자 sdoh@seoul.co.kr
  • [김수환 추기경 선종] 정치권 “큰 별이 졌다”

    정치권은 16일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소식에 한결같이 “큰 별이 졌다.”며 애도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모든 신앙인의 표상이며 민족의 정신적 지주로서 큰 족적을 남긴 김 추기경의 영전에 온 국민과 함께 애도의 뜻을 표한다.”면서 “민족사의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 시대의 등불을 밝힌 고인이 하느님의 품 안에서 영면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김 추기경은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때 국민과 동행한 정신적 지도자였고, 이념적 중간이 아닌 정신적 중심 역할을 하신 분”이라면서 “김 추기경의 마음을 이어받아 따뜻한 세상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김 추기경은 우리 현대사의 큰 별이었고, 어두웠던 시절에는 빛이었고, 그분의 삶은 사랑이었다.”면서 “하느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가톨릭 신자로서 만났지만 40년 이상 정신적 스승으로 모셨다.”고 인연을 소개한 뒤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종교적 지도자이자 정신적 지도자가 남긴 말씀이 우리 사회가 바르게 가는 지침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애도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與 포스트 홍준표 경쟁 가시화

    與 포스트 홍준표 경쟁 가시화

    한나라당이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후보자 간 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오는 5월 1년 임기가 끝나지만, 2월 임시국회가 마무리되면 홍 원내대표의 역할이 사실상 종료되기 때문이다. 홍 원내대표도 요즘 “제대 말년”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차기 원내지도부는 이명박 정권 2년차의 강력한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강경 주류가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 많다. 지난 1년간 집권 여당의 원내활동에 대해 자성하고 있는 주류 진영이 향후 적극적인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결속을 다지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이런 점에서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가까운 4선의 안상수(경기 의왕·과천)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본인도 적극적이다. 안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이 어려울 때 한번 더 희생하라는 권유가 많다.”면서 “다수 의원들이 재출마를 요청해 오면 거절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고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안 의원은 홍 원내대표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바 있다. 안 의원은 박희태 대표와 안경률 사무총장이 모두 부산·경남(PK) 출신임을 지적하며,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의 승리로 한나라당이 압승한 만큼 집권 2년차의 원내대표는 수도권 정서를 담아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집권 여당에서 같은 의원이 두 차례나 원내대표를 역임하는 것에 대한 역풍도 감지된다. 안 의원이 원내대표로 출마하면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으로는 이종구(서울 강남갑)·정병국(경기 양평·가평) 의원 등이 거론된다. 같은 논리로 수도권 출신의 3선 임태희(경기 성남 분당을) 현 정책위의장도 차기 원내대표로 거론된다. 임 의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워 ‘코드 원내대표’로서 당·청 소통을 원활하게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임 의장은 “지금은 내공을 쌓을 때”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선수를 중시하는 국회직의 성격상 ‘3선 원내대표론’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있다. 부산 출신의 4선 정의화(부산 중·동) 의원도 주류 쪽에서 거론된다. 정 의원이 거론되는 배경에는 대야 관계를 고려해 온건하고 합리적인 인사가 원내사령탑을 맡아야 한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정 의원이 출마할 경우 지역과 계파 안배 차원에서 친박 쪽의 수도권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뚝심이 약하다.”는 평가가 단점이다. 이 밖에도 수도권의 4선 황우여(인천 연수) 의원도 물망에 오른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MJ “한나라당에 영혼이 있나”

    MJ “한나라당에 영혼이 있나”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은 9일 “정치인들은 행정부에 있는 공무원들을 보고 ‘영혼이 없는 조직’이라고 쉽게 폄하하는데 과연 우리 정치권에는 영혼이 살아있는지 궁금증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쟁점 법안 처리 등 주요 현안에 대한 한나라당 내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여러 민감한 현안에 대해 소신있게 본인의 의견을 말했다고 느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2월 임시국회는 지난 1월 초 우리가 국회 정상화를 위한 합의를 이룰 당시처럼 한나라당이 국민에게 드린 약속을 지키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면서 “그러나 한나라당과 관련된 소식을 들어보면 과연 우리가 국민에게 드린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가 있는지 궁금해하는 국민이 많은 것 같다.”며 무기력하고 소극적인 여당의 모습에 일침을 놓았다. 한편 지난해 18대 총선 과정에서 ‘사당·동작 뉴타운 추가지정’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공표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번째 공판에 출석했다. 이와 관련, 정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재판에 성실히 임해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할 테니, 박희태 대표 등 당직자들의 많은 성원을 바란다.”며 먼저 자리를 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박대출 선임기자 정가 In&Out] 올드보이 4인의 귀환과 정치변수

    김덕룡(DR) 대통령 국민통합특보는 사무실이 2개다. 공식 사무실은 삼청동의 청와대 별관이다. 여비서 1명만 보좌한다. 그래서 서초동 개인 사무실을 주로 쓴다. 요즘 이곳에는 민원이 몰리고 있다. ‘민원특보’란 별칭을 얻었다. 공천칼날에 쓰러진 1년 전과 다르다.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도 자주 갖는다. 지난 2일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의원들의 청와대 오찬은 그의 아이디어다. 두세 차례 나누자고 건의했지만 한번으로 수정됐다. 지난달 방미 때는 동북아·북한 담당 실무자 20여명도 만났다. 보고서를 이 대통령에게 올릴 예정이다.그는 요즘 표정이 밝다. 정치권에선 재선거 출마로 연결 짓는다. 다음 수순은 두 가지다. 차기 당 대표 혹은 차기 국회의장이란 자리다. 맞은편엔 홍사덕 의원이 있다. ‘친박’계로 당내 최다선인 6선이다. DR의 출마는 ‘친이’,‘친박’의 미묘한 관계로 연결된다. 지역으론 인천 부평을이 거론된다. 유성식 보좌관은 9일 “출마하라는 권유가 많다.”고 했다. 하지만 실무진에선 부정적인 보고서를 올렸다. 박희태 대표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DR 쪽에선 박 대표의 부평을 출마를 기정 사실로 본다. 여론조사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효재 대표비서실장은 펄쩍 뛴다. “괜한 짓을 왜 하냐.”며 고개를 젓는다.박 대표 쪽은 출마로 기울고 있다. 청와대 쪽과 교감이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경남 양산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조심스럽다. 후배인 허범도 의원의 자리를 넘보는 모양새가 내키지 않는다. 양산 얘기를 일절 꺼내지 않는다. 재판 중인 허 의원도 박 대표에게 호소했다. 출마하려면 대표직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반대다. ‘정몽준 대행’ 체제를 원치 않는다. 이재오 전 의원은 지난 5일이 생일이다. 아침 6시 실크로드 탐방길에 나섰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이명근·부용식 교수가 대동했다. 몽골, 카자흐스탄, 신장, 위구르 등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대담도 가질 계획이다. 생일상은 받지 못했다. 이 전 의원은 3월 초 귀국한다. 10월 서울 은평을 보선이 1차 목표다. 귀국모드는 ‘잠행’이다. 한 발 비켜서겠다는 뜻이다. 중앙대 겸임교수로 강의도 한다. 측근은 “이 전 최고위원이 달라졌다.”고 했다. 미국 유랑생활을 하면서 변했다는 것이다. 분란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스스로도 “여의도식 대결정치를 않겠다.”고 했다.하지만 ‘친박’은 경계한다. 김무성 의원은 ‘이재오 대항마’를 자임하고 있다. 분란을 일으키면 받아치겠다는 의지다. 보선도 확정된 게 아니다. 그를 낙마시킨 지역 분위기도 뚫어야 한다.이방호 전 의원은 경남 사천을 자주 찾는다. 그는 “재선거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재선거 여부는 불투명하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1심에선 살아남았다. 지난 4일에야 항소심 첫 공판이 열렸다. 대법원 판결까지는 먼 길이다.4인은 ‘공천칼날’의 피해자와 가해자들이다. 귀환 문제는 복잡미묘하다. 당 안팎의 정치역학과 물고 물린다. 당권·대권 구도로도 이어진다. 명예회복이 될지, 욕심이 될지는 곧 판가름난다. 첫 관문은 4월 재보선이다. 3월까지는 눈치작전이 치열할 것 같다. dcpark@seoul.co.kr
  • 흉악범에 감형없는 종신형

    정부와 한나라당은 연쇄살인범 강호순과 같은 흉악범에 대해서는 사형과는 별도로 종신형을 선고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한나라당 장윤석 제1 정책조정위원장은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극악무도한 범죄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사회적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법을 전반적으로 정비하는 계기로 삼겠다.”면서 “종신형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오는 12일 법무부, 행정안전부, 경찰청과 당정협의를 할 예정이다. 당정협의를 통해 감형이나 가석방, 사면이 불가능한 종신형을 추진해 흉악범죄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번에 추진키로 한 종신형은 무기형과 다소 비슷한 개념이지만 감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무기형은 수형자가 개전의 정을 보이거나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보이면 일부 감형해 주기도 하지만 종신형은 아예 감형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또 현재 가중 처벌을 해도 25년을 넘을 수 없도록 돼 있는 징역형의 형기를 50년 이상으로 대폭 확대해 강력범에 대한 형을 선고하는 데 제약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장 위원장은 “종신형이 도입돼도 현재의 사형제도는 그대로 존치된다.”면서 “무기형이 감형 등으로 반감효과가 있어 형벌체계를 사형제와 종신형, 무기형 상한 50년으로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당정은 피의자 인권보호 차원에서 얼굴 등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기로 했다. 성범죄자의 경우 직업을 포함한 인적사항까지 공개한다는 점을 고려해 흉악범의 경우도 신상공개를 제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또 강호순 사건을 계기로 사형제 집행 여부를 법무부 등과 논의할 예정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10년간 사형 집행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지난 5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흉악범 얼굴 공개와 사형집행에 대해 “둘 다 해야 한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기지개 켜는 정몽준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이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여의도 국회 근처에 정책연구소 ‘해밀을 찾는 소망’을 차리고, 6일 개소식을 가졌다. 개소식에 이어 첫 정책토론회도 열었다. 해밀은 ‘비가 온 뒤에 맑게 개인 하늘’이란 뜻의 순수 고유어다. 국가적 난제를 극복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개소식에는 박희태 대표와 이윤성 국회부의장, 안경률 사무총장, 전여옥·이범래·박준선 의원 등이 참석했다. 현역 의원만 20명이 넘어 성황을 이뤘다. ‘해밀’의 실무책임은 정 최고위원의 특보인 인병택 전 도미니카 대사와 정태용 전 국방장관 보좌관, 홍윤오 전 홍보특보가 맡기로 했다. ‘해밀’은 정치와 통일, 외교, 경제 등 분야별 자문교수단 20여명을 위촉, 정례 세미나와 토론회를 열고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을 분석·평가해 대안을 개발할 예정이다. 정 최고위원의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도 오는 11월쯤 광화문 인근에 지상 3층, 지하 3층 규모의 새 건물에 입주하면서 연구 인력를 대폭 확충할 예정이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민생 뒷전 정략만… 여의도 역주행

    민생 뒷전 정략만… 여의도 역주행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에서도 여의도의 시계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용산 참사와 경제 난국에 서민이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은 각 정파의 이해관계와 정략적 계산에만 매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친박(친박근혜)과 친이(친이명박) 세력이 ‘그들만의 싸움’에 집중하고 있고, 여야 중진들은 개인의 정치적 거취만 저울질하고 있다. 국민을 대표하고, 서민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치권 본연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는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야 지도부급 인사들은 텃밭을 차지하는 데 온통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엄중한 시기에 개인의 활로만 모색하고, 민생 현안에 대처하기도 부족한 당력을 분산시킨다는 비판이 높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당선이 용이한 경남 양산에 눈길을 주고 있다. 당내에선 18대 총선에서 낙천한 마당에 재·보선을 통해 원내에 입성하려는 게 “일관성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박 대표가 원내에 진입해 당의 구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의견 자체가 여권내 권력 지분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 국민 여론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도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전주 덕진 복귀설로 시끄럽다. 한 재선의원은 4일 “중량감 있는 인사가 당에 들어와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관계자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하는 인물이 새로운 비전 없이 패자부활전에 나서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정세균 대표와의 당내 역학관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 대표나 정 전 장관 모두 원내 입성을 위한 이해타산에 기울어 있다는 지적이다. 집권 여당으로서 국정운영에 책임을 져야 할 한나라당은 친이·친박 진영 간의 해묵은 계파갈등에 당력을 소진하고 있다. 지난 2일 청와대 오찬회동 직후 친박 진영의 김무성 의원이 “2월 임시국회가 끝나면 건전한 비주류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친박 내부의 ‘여의포럼’과 ‘선진사회포럼’ 등 친목모임이 통합적으로 만나자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 진영의 안국포럼 출신 인사들도 최근 회동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우리가 역할을 하자.”는 결의를 다졌다고 한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3월 귀국을 앞두고 차기 당 대표 경선과 당내 주도권 장악을 둘러싼 계파 싸움의 전초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여권은 국정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속도전을 재촉하고 있고, 야권은 현 정부의 실정 속에서도 대안세력이 되지 못한 채 사회적 흐름과 유리되고 있다는 것이 안팎의 시선이다. 이를 두고 전남대 조정관 교수는 “기본적으로 국회의원들이 정당이나 정파에 소속되기 이전에 국민을 대표한다는 의원의 사명을 망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2월 임시국회가 개막됐지만 입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교집합을 찾으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실업대책과 경제 회생책을 놓고 합심하기보다 정쟁으로 일관하고 있다. 본격적인 대치에 앞서 명분잡기를 위한 기싸움에 열중하는 것이다. 정치평론가인 박상훈 도서출판 후마니타스 대표는 “여야 모두 상대를 제압하기 어려운 상태로 흐르고 있다.”면서 “사회가 정치권에 요구하는 사안과 당파적 이익 사이의 괴리가 커지면서 정치 불신만 점점 커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구혜영 김지훈기자 koohy@seoul.co.kr
  • 與 경제입법 속도전에 野 ‘저항선’

    ■ 한나라 ‘경제 국회’ 여권은 임시국회 개회일인 2일 청와대 오찬 회동을 시작으로 ‘경제 국회’를 강조하며 속도전에 시동을 걸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등 최고위원 및 중진 의원 20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 회동을 갖고 “당·정이 진정 화합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데 나부터 나서겠다.”며 쟁점법안 등의 원만한 처리를 위한 결속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금년 연말 경제상황이 어떻게 될 것인지, 국민에게 희망의 싹을 보여줄 수 있는지는 전적으로 집권여당과 정부에 달려 있다.”면서 “그때는 우리가 무한책임을 진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한나라당이 친이·친박 세력 등으로 나뉘어 각종 현안을 놓고 내부 갈등이 표출되는 상황을 극복하고 경제살리기 법안 등의 차질없는 처리를 당부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경제적 장애물은 당·정이 힘을 모아야 해결할 수 있다.”면서 “지금은 ‘긍정의 힘’을 모을 때”라고 덧붙였다. 이에 박 대표는 “당헌에 ‘대통령은 당의 정강정책을 국정에 충실히 반영하고, 당은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고 돼 있다.”면서 “대통령을 정점으로 합심하고 노력하여 나라를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도록 하자. 모두 새 역사 창조의 주역이 되자.”고 화답했다. 앞서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번 임시국회 기간 동안 중점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해 ‘경제 국회’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번 임시국회는 경제살리기 입법과 당장 필요한 몇 가지 법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면서 “국민이 보더라도 ‘충분한 논의가 됐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개회 즉시 상임위 차원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하는 등 끈질기고 특별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한나라당은 또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전날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장외 집회를 가진 것은 용산 참사를 정치쟁점화해 이번 국회를 ‘용산 국회’로 변질시키려는 의도라며 몰아붙였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번에도 폭력이 난무하는 국회가 되면 이제는 국회 해산론까지 나올 수 있을 정도로 국민이 격앙되어 있다.”면서 “민주당이 좌파연대를 만들어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는 것은 옳지 못하며, 결과적으로 민주당 입지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종락 주현진기자 jrlee@seoul.co.kr ■ 민주당 ‘용산 국회’ 2월 임시국회 첫날인 2일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여당을 고강도로 압박했다. 정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용산 참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특별검사제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있는 공직자의 즉각 파면도 촉구했다. 2월 국회를 ‘용산 국회’로 규정한 민주당의 의지를 거듭 확인한 셈이다. 특검 도입의 실현 가능성을 묻자 정 대표는 “국민의 전폭적 지지가 있을 때 의석을 초월하는 조치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참사에 대한 여론의 공분을 유지하면서, 대여(對與) 저항선을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아울러 정 대표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당내 ‘경제위기 극복 및 일자리 창출 대책위원회’를 만들고 본인이 직접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국회 내 ‘경제위기 극복 및 일자리 창출 특별위원회(가칭)’를 구성할 것도 제안했다. 정 대표는 이와 관련, “중소기업 및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공공서비스 일자리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권이 이번 국회에서 감세정책과 기업 규제완화를 중심으로 속도를 내려는 것에 맞불을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악화일로를 치닫는 남북관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군사적 충돌이 일어난다면 우리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고, 국가신용도가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이명박 정부는 즉각 6·15와 10·4 공동선언의 이행의지를 천명하고 비중있는 대북 특사를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의 이같은 언급은 현 상황을 민주주의·경제·한반도 평화 등 3대 위기 국면이라고 인식한 데 따른 것이다. 2월 국회에 대응하는 전략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2차 입법대치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디어관련법의 경우 “학계와 언론계, 언론노조와 시민사회 등이 두루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을 향해서는 “MB악법을 포기하고, 국회에서 손을 떼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4월 재·보궐 선거 출마설에 대해 정 대표는 “전북지역의 선거는 수도권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역민심과 국민여론을 충분히 살펴본 뒤 명망가를 낼지, 지역일꾼을 낼지, 참신한 인물을 낼지 결정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박희태대표 경남 양산에 출마하나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4월 재·보선 출마가 점점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박 대표측은 ‘원외 대표’로서의 한계를 절감하며 그동안 박 대표의 원내 진입을 꾸준히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이미 출마를 결심했다는 얘기도 흘러 나온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4월까지)아직 시간이 좀 있으니 깊이 있게 고민하고 있다.”고 부인하지 않았다. 박 대표의 재보선 출마 시 거론되는 곳 중에 하나는 인천 부평을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박 대표의 정치적 위상을 감안해 보다 안전한 지역으로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친이측의 한 의원은 “박 대표가 대선 후보도 아닌데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면서 “박 대표는 일단 안전하게 원내에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박 대표의 경남 양산 재선거 출마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같은 당 허범도 의원의 지역구인 양산은 허 의원의 회계책임자가 1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 중이다. 양산이 재선거구로 확정되려면 허 의원 회계책임자에 대한 대법원 최종판결이 4.29 재·보선 선거구가 정해지는 3월 31일 이전에 나와야 한다. 현재로서는 대법원 최종 판결 시기가 관건인 셈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 시기가 3월31일 이전이 될지, 이후가 될지 예단키 어렵다.”고 말했다. 박 대표측은 양산 지역의 대법원 최종판결이 늦어져 인천에 출마하더라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인천에 출마한다 하더라도 승산은 있다.”면서 “인천은 지난 총선에서 12곳 중 10곳을 우리(한나라당)가 싹쓸이한 지역”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 대표가 출마한다면 대표직 타이틀을 달고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1998년에 조순 총재가, 99년에 이회창 총재가 각각 한나라당 총재직을 유지한 채 재보선에 출마해 당선된 선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직을 물러날 경우 조기 전당대회 논의로 당내 계파간 갈등이 부상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당·청 소통 부각-당 불만 재우기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새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달곤 한나라당 의원을 전격 발탁한 데에는 다목적 카드를 염두에 둔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이 내정자가 행정 전문가라는 점을 감안한 점도 있지만 발탁과정에서 여당의 입장과 여권내 역학구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선택이라는 게 여권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우선 이 내정자는 서울대 행정대학원장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 한국행정학회 회장 등을 지냈을 정도로 행정 전문가다. 이 내정자는 비례대표로 18대 국회에 입성할 때부터 일찌감치 행안부 장관 후보로 꼽혔다. ‘1·19 개각’에서 소외됐던 집권 여당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포석에서 이달곤 내정자를 선택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청와대가 논란 끝에 현역 의원을 입각시키고, 이 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협의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이런 당내의 불만을 배려했다는 해석이다. 청와대는 유력후보였던 류화선 파주시장이 막판 검증과정에서 탈락한 뒤 정치인 카드를 신중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내 ‘친이’(親李·친이명박)와 ‘친박’(親朴·친박근혜) 구도가 맞물리면서 선택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청와대와 당 주변에선 탕평인사 차원에서 김무성·허태열 의원 등 친박계 의원을 기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반면 친이측에선 4월,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의 지방조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자리인 행안부 장관을 친박 쪽에 넘겨줄 수 없다며 반대의견을 제시, 팽팽하게 맞서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당과 청와대 간에 긴밀한 물밑 조율작업이 가동되면서 이번주 중반쯤 의원 입각 방침이 정해졌다. 한나라당은 안상수 허태열 김무성 이달곤 의원 등 4명의 후보명단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정정길 대통령실장으로부터 이 의원의 내정 사실을 전달받은 박희태 대표는 30일 오후 1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한 뒤 최고위원들의 동의를 받아 이 의원을 단독 추천했다. 당에서 추천한 후보를 청와대가 장관으로 내정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당청간 소통부재라는 당내 불만을 잠재우고, 당청관계에서 당의 역할을 최대한 부각시키기 위한 모양새를 취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출신인 정정길 실장이 이 의원의 장관 발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만나고 싶었습니다] ‘술-한국의 술문화’ 내는 이상희 前장관

    [만나고 싶었습니다] ‘술-한국의 술문화’ 내는 이상희 前장관

    꽃은 반쯤 피었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활짝 핀 꽃은 이내 시들어버리니 그 모습은 허망할 뿐이다. 술을 마시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적당히 취했을 때 멈춰야지 흠뻑 취하면 추한 몰골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혹자는 이취(泥醉)의 주범으로 폭탄주를 지목하기도 한다. 그러나 폭탄주야말로 소통의 촉매라고 믿는 무리도 적지 않다. 시인 송종찬은 폭탄주에 사뭇 진지한 헌사를 바친다. “…위벽이 타는 폐허의 잿더미/너와 나의 경계를/무너뜨릴 수만 있다면”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며 위벽을 태워야 마음의 울타리를 허물 수 있을까. 알코올 소비량 세계 수위를 다투는 음주대국 대한민국. 이제 그 달갑잖은 명성을 걷어내야 한다. 양이 아니라 질로 승부하는 진정한 음주문화 선진국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난 주말 서울 낙원동 선출판사에서 이상희(77) 전 내무부 장관을 만났다. 한국의 술문화를 훤히 꿰뚫고 있는 그는 새달 중 ‘술-한국의 술문화’라는 200자 원고지 8000여장 분량의 초대형 저서를 낼 예정이다. 그래서인지 한껏 부푼 표정이었다. ●폭탄주는 반문화의 전형 보물급 희귀본을 포함해 6만여권의 진적(珍籍)을 소장하고 있는 국내 최고의 장서가. 그에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은 더 이상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숨을 쉬듯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다. ‘술-한국의 술문화’는 바로 그런 독서의 내공과 자료의 힘이 어우러진 결과다. 이 백과전서 같은 저서를 통해 그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우리나라는 어렸을 때부터 ‘소학(小學)’을 통해 술 마시는 예절을 가르쳤습니다. 주례(酒禮)를 무엇보다 중시했지요. 그러나 전래의 고상한 술문화가 요즘 폭탄주라는 반문화에 의해 훼손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조선시대에도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 마시는 음주문화가 있었어요. 고전소설 ‘삼선기(三仙記)’를 보면 평양감사가 대동강에 유람선을 띄우고 잔치를 베푸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 등장하는 술이 수십종이에요. 청소주, 황소주, 계당주, 과하주, 감홍로, 천일주…. 풍류가 증발된 지금의 ‘속도전’ 폭탄주 문화와는 차원이 달랐지요. 자유당 때까지만 해도 없던 폭탄주 문화가 이렇게 유행하게 된 건 아마도 1960년대 군사문화의 영향이 큰 것 같아요. ” 그는 폭탄주는 결코 무용담의 소재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내가 내무부 차관 때니까 옛날 얘기지요. 당시 정석모 내무부 장관, 김성기 법무부 장관과 함께 술자리를 했어요. 김 법무 장관이 국회에서 곤욕을 치른 걸 위로하기 위해서였지요. 그때 김 장관은 앉은 자리에서 18잔의 폭탄주를 거뜬히 마셨습니다.” 폭탄주 대가로 알려진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고시 동기이기도 한 그의 말에 따르면 진정한 ‘폭탄주 지존’은 고(故) 김성기 전 법무부 장관이다. 폭탄주 못지않게 그가 경계하는 것이 술잔을 주고받으며 마시는 수작(酬酌)이다. “정이 오가는 수작문화 자체는 아름다운 것입니다. 하지만 잔을 주고받다 보면 음주 속도가 빨라지니 과음과 폭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지요. 수작문화는 한국 특유의 주법입니다. 술잔을 주고받는 음주습관이 남아 있는 곳은 우리 말고는 아프리카의 이름조차 없는 어느 종족밖에 없다고 해요. 일본도 한때 수작문화가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졌다고 합니다. ” ●주도유단론은 억지이론 우리의 과장된 술문화 담론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는다. 술꾼을 18단계로 나누는 조지훈 시인의 이른바 주도유단론(酒道有段論)에 대해 그는 “억지로 짜맞춘 도식적 이론”이라고 비판한다. 굳이 계급을 매기자면 주졸(酒卒) 주사(酒士) 주걸(酒傑) 주장(酒將) 주선(酒仙) 주신(酒神) 등 6단계 정도가 적당하다는 것. 그는 “소주 서너잔의 주졸”이다. ‘술-한국의 술문화’의 집필 과정은 곧 자료와의 싸움이었다. “이 책에는 모두 1200여점의 사진 혹은 그림 자료들이 실려 있어요. 일제시대 맥주광고 여성 모델 사진 등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것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백이 술에 취해 강에 비친 달을 건지는 그림이나 용수를 장대에 꽂아 매단 주막 사진 같은 것은 구하느라 무척 애를 먹었지요. 돈도 만만찮게 들었어요.” 그는 놀이딱지만한 일제시대 술광고 모델 사진을 50만원에 샀고, 중국 죽림칠현 가운데 한 명인 유령의 주덕송(酒德頌)을 옮겨쓴 한석봉의 탁본은 경매에서 200만원에 구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런 투자를 결코 아깝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 고을의 정치는 술맛으로 알고 한 집안의 일은 장맛으로 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술은 그 나라의 정치 수준까지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적 척도라고 할 수 있지요. 술문화를 바로 알리는 데 필요한 자료라면 거만의 돈을 준들 무엇이 아깝겠어요. ” 그는 지금부터 꼭 10년전 1500쪽이 넘는 대작 ‘꽃으로 보는 한국문화’(넥서스)를 펴내며 “한국 정신문화사의 신기원을 이룩했다.”는 평을 들었다. 꽃과 술. 이것은 그의 저술작업의 양대 축이자 인생의 화두다. 하지만 그가 탐닉하는 것은 꽃이나 술 그 자체가 아니다. 술을 좋아하지도 화초를 애써 가꾸지도 않는다. 중국의 시인 도연명이 현(絃) 없는 악기를 뜯으며 그 분위기를 즐겼듯 술을 굳이 마시지 않아도 스스로 도도한 취흥에 빠져들 수 있는 경지라고나 할까. 이제 눈이 침침해 책 읽기도 힘들다는 그는 안총(眼聰)이 허락하는 한 계속 저술활동을 하고 싶다고 했다. 김종면 편집위원 jmkim@seoul.co.kr ▲77세 ▲경북 성주 출생 ▲성주 농업고·고려대 법학과 졸업 ▲고등고시 행정과 합격 ▲진주 시장, 산림청장, 대구직할시장, 경북지사, 내무부 장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한국토지개발공사 사장, 건설부 장관 등 역임 ▲저서 ‘지방세제론’ ‘지방재정론’ ‘파신(波臣)의 눈물’ ‘꽃으로 보는 한국문화’ ‘우리 꽃문화 답사기’ ‘매화’ ‘오늘도 걷는다마는-백년설 그의 삶과 그의 노래’ ‘술-한국의 술문화’ [다른 기사 보러가기] 군포살해범 수원 실종 40대女도 살해 ”우리도 다 벗겨놓고 싶죠” 구로다 지국장 “총재님 이건 좀 아닌 듯” ”우리보고 Mouth Tank나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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