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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보선 D-1] 참 이상한 재·보선

    “감독·주연 중앙당, 조연 거물정치인, 보조출연 후보….” 26일 한 정당 관계자가 10·28 재·보선 관전평을 압축한 말이다. 막바지로 갈수록 ‘지역 일꾼’은 뒷전으로 밀리고, 거물 대리인, 정당간 싸움, 현 정권과 전 정권의 대결이 부각되는 데 따른 자조가 담겼다. “참 기이한 재·보선”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 배경에는 야당의 ‘정권심판론’과 여당의 ‘못된 야당 심판론’이 깔려 있다. 두 논리가 정면 충돌하면서 중앙당의 개입이 심해졌고, 후보의 됨됨이보다는 명분에 매달리는 선거 풍토가 조성됐다는 해석이다. 특히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도권의 민심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경기 지역 두 곳의 재선거에서는 여야 후보보다는 대리전에 뛰어든 거물 정치인에 초점이 맞춰졌다.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수원 장안에서는 거리를 잠시만 걸어다녀도 언론에서나 볼 수 있는 정치인을 쉽사리 만날 수 있다. 한나라당에선 정몽준 대표, 수원 맹주로 불리는 남경필 의원, 전여옥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는 아예 이곳에 거처를 마련했고, 정세균 대표와 김진표 최고위원은 이틀이 멀다하고 유세를 벌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한나라당 박찬숙·민주당 이찬열 후보는 여론의 관심에서 한발 비켜서 있다. 경남 양산 재선거는 전 정권과 현 정권의 승부로 둔갑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전 대표는 현 정권의 실세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민주당 송인배 후보는 ‘노무현 집안의 막내아들’을 자칭하고 있다.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참여정부 핵심 인사들이 ‘한 표의 기적’을 호소하며 송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박 전 대표 쪽은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지원을 요청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이에 대해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이른바 거물정치인이 자신의 정치생명과 재·보선 결과가 연계되는 것처럼 과대 포장하는 게 문제”라면서 “해당 지역에서 인정받고, 지역에 필요한 인물이 공천을 받는 상향식 공천제가 서둘러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재·보선 D-1] 슬로건으로 보는 정당·후보별 쟁점

    “엄마가 뿔났다.”, “도둑 잡으러 왔다.”, “신 안산선(線) 타고 여의도 가자.”10·28 재·보선을 이틀 앞둔 26일 각당과 후보는 슬로건 홍보에 열을 올렸다. 선거 막바지 유권자에게 지역 현안을 압축적으로 설명하고 후보자를 각인시키는 데는 슬로건만 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슬로건은 지역뿐 아니라 중앙 정치의 논리와 쟁점까지, 선거에 관한 모든 것을 압축하며 많은 설명을 쏟아내고 있다. “엄마가 뿔났다.”는 정부·여당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을 겨냥하고 있다. 경기 수원장안의 민주당 이찬열 후보가 외치는 구호다. 4대강 예산으로 교육·복지 예산이 줄어들어 그 피해가 주부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 ‘뿔난 엄마’를 위해 일하겠다는 홍보인 셈이다. 이 후보는 ‘10·28은 4대강 국민투표의 날’이라는 구호도 곁들인다.이에 맞서 이 지역의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는 “일하게 해주세요.”라는 한마디로 맞서고 있다. ‘긴 설명 필요 없이 힘있는 여당후보 한번 뽑아보라.’는 얘기다. 경기 안산상록을에 등장한 “신 안산선 타고 여의도 가자.”라는 구호는, 그 자체로 여당 후보의 구호임을 암시한다. 한나라당 송진섭 후보는 ‘신 안산선 기관사’를 자처하고 있다. 집권 여당의 슬로건은 이처럼 한결같이 ‘힘’과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경남 양산의 박희태 후보는 ‘화끈한 양산발전’을,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의 경대수 후보는 ‘중부 4군(郡)을 국토개발과 인재개발의 중심으로’를 내걸었다. 다만 여당 후보의 슬로건은 자극적이지 않고 밋밋한 편이다. 여당 후보의 비교우위가 한정돼 있는 탓이다.상대적으로 야권 후보는 다양하고 직접적이고 톡톡 튄다. 때론 절박함까지 묻어난다. 양산의 민주당 송인배 후보는 ‘노무현 집안의 막내 아들’, ‘당신의 한 표가 노무현을 살립니다.’라는 구호로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후보는 “‘양산 박’, 도둑 잡으러 왔습니다.”라고 외친다. 무소속 김양수 후보는 ‘양산이 키운 김양수’라며, 외지인 후보와 자신을 대비시키고 있다.충북의 민주당 정범구 후보는 “그려, 정범구여~.”라는 감탄사로 유권자에게 접근한다. 우선 사투리로 지역 인물임을 드러냈다. 선택해 달라고 호소하지 않고, 뽑은 뒤의 만족감을 먼저 맛보게 했다. 충청도식 화법이다. 귀금속협회장 출신인 자유선진당 정원헌 후보는 “충청도에 정원헌 같은 보물이 있었습니까.”라고 반문한다. “충청도의 아들 정원헌과 함께 충청도를 금()청도로….”라는 문구도 재치있다.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사설] 10·28 재·보선 과열 도 넘었다

    28일 실시될 5개 선거구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과열을 넘어 혼탁으로 치닫고 있다. 여야 지도부가 재·보선 지역에 살다시피하며 선거 과열을 앞장서 부추기는 후진적 행태야 사실 새로울 것도 없다. 그런데 어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현 정권의 실세와 전직 대통령의 부인들까지 사실상 선거전에 가세했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박희태 후보가 출마한 경남 양산의 옆 고장인 밀양을 찾았다. 오늘과 내일 경북 청도와 경산을 방문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부인 권양숙 여사를 위로했다. 권익위 측이나 이 여사 측 모두 재·보선과 무관한 일정이라지만 곧이들을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정녕 무관하다면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일정을 변경했어야 옳다. 재·보선 지역 주변을 오가는 것만으로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게 이들의 정치적 무게다. 이들이 이를 모를 리 없다. 무차별 폭로와 근거 없는 비방, 인신공격 등 혼탁 선거의 단골 메뉴도 난무하고 있다. 어제는 한나라당이 이명박 대통령 특별당비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지도부 3명을 고발하면서 고소고발전의 심지를 돋웠다.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의 정치인생과 계파간 권력구도를 걸었고, 친노진영은 정치적 재기의 가능성을 찾느라 혈안이 돼 있다. 이런 야당의 기세에 한나라당은 집권 중반의 국정 동력을 잃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과열 선거판의 한 축에 섰다. 비어 있는 5개 국회 의석을 지역 주민의 뜻에 따라 채워 넣는 선거다. 지난 두 정부와 현 정부가 정권을 놓고 싸우는 선거가 아니다. 이런 식이라면 여야가 얻을 것은 의석이 아니라 국민의 냉소와 불신이다. 민심을 호도하지 말기 바란다.
  • [10·28 재·보선 열전] ③ 경남 양산

    [10·28 재·보선 열전] ③ 경남 양산

    국회의원 재선거를 열흘 앞둔 18일 경남 양산의 하북장터. 휴일을 맞아 여야가 치열한 유세전을 벌이고 있었다. 한나라당은 정몽준 대표를 비롯해 친박 김무성·이해봉 의원과 당직자들이 총출동해 세를 과시했다. 박희태 후보가 전직 대표 출신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해 모든 당력을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민주당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와 가까운 이곳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 친노 인사들을 투입해 맞불을 놓고 있었다. 장터를 찾은 정 대표는 마이크를 잡고 “국민이 원하는 것은 경제이지, 견제가 아니다.”면서 “박 후보는 양산 발전의 보증수표로 지역 숙원사업을 척척박사처럼 풀어 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도 “여기에 친박 의원들이 왜 왔겠느냐.”면서 친박 정서를 자극했다. 덕계시장에서 유세를 펼친 민주당은 친노 정서를 겨냥해 정권심판론을 내세웠다. 유 전 장관은 “송인배 후보는 ‘노무현 가문’의 막내 아들”이라면서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제일 불쌍한 게 막내다. 양산 시민들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무소속 김양수 후보는 “뼈를 묻어야 할 이곳에 옆집의 힘 센 사람이 집을 비워달라고 한다.”며 한나라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한나라 텃밭… 외지인 거부감 확연 한나라당은 텃밭 양산 재선거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바닥 정서에서는 온도차가 느껴졌다. 시민들은 재선거에 대해 묻자 “이번에도 외지인이 내려온 것 아니냐.”는 말부터 꺼냈다. 경남 남해 출신의 박 후보를 두고 한 말이다. 하북면 신평시장에서 건어물을 파는 40대 여성은 “당이야 한나라당이지만 또 외지인이 오지 않았냐.”면서 “양산에 그렇게 인물이 없냐. 벌써 세번째 외지인이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17대에는 부산 출신 김양수 의원이, 18대에는 경남 고성 출신 허범도 의원이 이곳에서는 외지인으로 통했다. 반면 개인택시를 모는 성주현(48)씨는 “그래도 한나라당을 찍겠다.”면서 “초선보다 거물을 보내는 게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낮은 투표율이 변수 양산은 다른 영남 지역과 달리 역대 총선에서 투표율이 저조한 곳에 속한다. 한나라당의 낙하산 공천에 대한 불만 탓이 컸다. 지난해 18대 총선에서도 투표율이 40.5%에 그쳐 전국 평균 46.1%에 못미쳤다. 경남 17개 지역구 가운데 가장 낮았다. 한나라당은 낮은 투표율과 여당의 조직표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민주당은 송 후보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선거 막판으로 가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관계자는 야권 단일화 가능성도 언급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후보는 “도둑을 잡으러 왔다.”는 슬로건을 내걸었고, 범여권 성향인 5명의 무소속 후보는 지역 연고를 바탕으로 민심을 훑고 있다. 양산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텃밭 지켜라” 거물의 대리전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10·28 재·보선의 막이 올랐다. 14일 후보등록를 마친 여야는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이번 선거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심의 향방을 살필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현 정권 집권 2년차를 평가하는 성격도 지니고 있다. 특히 여야 지도부는 이번 선거 결과에 정치적 명운을 걸고 있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이번 재·보선의 3대 관전 포인트를 짚어 본다. ① 중립지역 수원 장안 승자는 여야 지도부는 재·보선 지역 5곳 가운데 각각 ‘2곳 이상’의 승리를 목표치로 정했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민주당 정세균 대표 모두 당내 입지가 굳건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공격적인 선거운동보다는 ‘텃밭 지키기’에 주력하고 있다. 정몽준 대표는 ‘여당=재·보선 참패’의 공식을 깨고 여당 강세 지역인 강원 강릉과 경남 양산을 지켜내면 선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세균 대표는 경기 안산 상록을과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에서 승리하면 당내 비주류가 주장하는 조기전당대회론을 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따라 중립지역으로 꼽히는 수원 장안이 승패를 가르는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② 거물급 선대위원장 파괴력은 이번 선거에는 여야의 중진과 거물이 선거대책위원장 이름으로 대거 뛰어들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운영체제를 시험 가동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한나라당은 수원 장안에 안상수 원내대표, 안산 상록을에 친박(親朴)계 수장인 홍사덕 최고위원, 강릉에 공성진 최고위원, 충북 4개군(郡)에 송광호 최고위원, 양산에 허태열 최고위원을 각각 선대위원장으로 포진시켰다. 민주당은 수원 장안에 손학규 전 대표, 안산 상록을에 김근태 상임고문, 충북 4개군에 충북도당위원장인 이시종 의원, 경남 양산에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선대위원장으로 내세웠다. 대리전은 이날 민주당 손 전 대표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손 전 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에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문 전 실장,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 등 친노 핵심인사들도 양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표심(票心)을 달궜다. 여야 중진과 거물의 대리전이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③ 여-여, 야-야 갈등이 복병 이번 재·보선이 기본적으로 ‘텃밭 지키기’ 양상을 띤 가운데 ‘여당 대 여당’, ‘야당 대 야당’의 갈등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나라당 텃밭인 양산에서는 공천 반발로 탈당한 김양수 전 의원과 유재명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 한나라당 박희태 전 대표를 위협하고 있다. 민주당 역시 안산 상록을에서 열린우리당을 탈당했던 무소속 임종인 전 의원이 민주당 김영환 전 장관의 입지를 흔들고 있다. 군소 후보 간 단일화 움직임도 상위권 후보의 득표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홍성규 김지훈기자 cool@seoul.co.kr
  • [여야 리더십 대해부] 여야 이전 대표들의 리더쉽은…

    ■대주주형 박근혜… 관리형 박희태 최근 한나라당 대표들은 대주주형과 관리형으로 대별된다. 박근혜 전 대표가 전자에 속한다. 당내 지분이 확고하다. ‘원칙과 애국심’의 리더십이 더해지면서 2004년부터 2년 남짓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을 이끌었다. 악수세례에 따른 붕대투혼, 부정부패 이미지를 떨쳐내기 위한 천막당사 등의 일화를 남겼다. 단문과 메시지 중심의 화법이 특징이다. 다만 시대 정신에 부응하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비판론도 뒤따른다. 강재섭·박희태 전 대표는 관리형으로 꼽히지만, 성격에서 차이가 난다. 강 전 대표가 ‘큰 정치’를 위해 정치 역량을 실증하려 한 지분참여형이라고 한다면, 박희태 전 대표는 청와대와 코드 맞추기를 중시한 위탁관리형으로 볼 수 있다. 박희태 전 대표는 친박 의원의 복당 문제를 해결하는 등 친이·친박 간 갈등을 수습하기 위해 뛰었다. 하지만 청와대에 기울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사퇴 압박에 시달렸다. ■“통합” 한목소리… 실천은 제각각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김근태·정동영 전 의장과 통합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에게는 언제나 고비가 존재했다. 당내 세력을 모으고 굳히는 것이 당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때문에 이들은 늘 ‘통합’을 외쳐야 했다. 정 전 의장은 열린우리당 의장이 11차례 교체될 때 2004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 당 의장을 맡았다. 재·보선 연패로 위기에 처하자 ‘몽골기병’을 자임해 민생에 뛰어들어 당의 이미지를 구축하려 애썼다. 하지만 개혁적 이미지에 반해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줄곧 이어졌다. 지난 대선 패배 이후 통합민주당을 이끈 손 전 대표는 ‘고난의 6개월’을 보냈다. 대표 취임 이후부터 18대 총선 패배, 쇠고기 정국을 겪었다. ‘새로운 진보’를 표방했지만, 한나라당 출신으로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세력을 포용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여야 리더십 해부] 한나라당 정몽준대표 VS 민주당 정세균대표

    [여야 리더십 해부] 한나라당 정몽준대표 VS 민주당 정세균대표

    집권 여당과 제1야당의 대표직은 ‘양날의 칼’이다. 정치적으로 도약하는 구름판이 될 수 있지만, 상처와 이름만 남긴 채 뒷무대로 사라질 수도 있다. 정치적으로 기회인 동시에 위기인 셈이다. 어느 쪽이 될지는, 당 대표의 리더십에 달렸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기회를 잡았고,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위기를 맞고 있다. 두 사람의 리더십이 각자의 정치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 이들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통해 현 시기의 바람직한 정당 지도자상을 조명해봤다. ■한나라당 정몽준대표 “당 대표실 안에 ‘회장님 비서실’이 있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의 리더십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당 대표실이 정 대표의 일정을 몰라 허둥대는 일이 흔하다. 대표실에서 다음날 공식 일정을 확정한 뒤 저녁 늦게 다른 일정이 갑자기 추가되기 때문이다. 의원회관 출신 비서들을 통해 정 대표의 일정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정치 인생의 대부분을 무소속으로 지냈고, ‘재벌가 회장님’ 생활에 익숙한 탓이라는 지적이다. 당내 일각에선 “재벌 출신에 비주류의 티를 지우기가 쉽지 않다.”는 불만이 들린다. ‘굴러온 돌’이라는 시선도 여전하다. 정 대표도 이같은 약점을 의식한 듯 취임 초부터 ‘섬기는 리더십’을 표방하고 있다. 재래시장과 복지시설 등을 찾아다니며 친(親) 서민 행보에 주력하는 것도, 몸에 밴 ‘회장님’ 이미지를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정 대표는 소속 의원이나 당직자들과 폭탄주를 즐겨 마신다. 너댓 잔은 기본이다. 스킨십을 위해서다. ‘정씨 의원 모임’에서 정 대표를 만난 한 의원은 1일 “잘 추지 못하는 춤이었지만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맹이 있는 메시지는 없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메시지 관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 당직자는 “박희태 전 대표는 정치적 의미가 있는 메시지를 내놨지만, 정 대표는 모든 것에 일일이 간섭하다 보니 메시지 관리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계파 갈등이나 세종시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정 대표의 소신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 초선모임인 민본21 소속 한 의원은 “정치인은 메시지가 생명인데 정 대표는 메시지가 없다.”면서 “측근 의원에게 얘기했더니 ‘정 대표 연설 잘한다.’는 말만 하더라.”고 꼬집었다.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최진 소장은 “정 대표는 진두지휘하기보다 큰 흐름을 만들기 위해 물밑에서 노력하고, 상황이 무르익으면 거기에 편승해 뒤따라가는 신중한 전략가형”이라면서 “당의 강력한 구심점이 되어 대권주자로 거듭나려면 대세지향형보다 대세주도형의 승부사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를 위해 리더로서의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주현진 김지훈 기자 jhj@seoul.co.kr ■민주당 정세균대표 “대표를 둘러싼 매파들이 소통을 막고 있다.” vs “당권에 눈이 먼 험담에 불과하다.” 요즘 민주당에선 정세균 대표의 리더십이 최대 화두다. 비주류 의원들은 “정 대표가 당내 소통을 거부하고 독단적으로 당을 끌어 간다.”고 비판한다. 반면 정 대표를 지지하는 그룹에선 “합리적인 리더십 덕분에 그나마 제1야당으로서 면모라도 갖추고 당을 재건하고 있는 것”이라고 옹호한다. 비주류인 한 중진 의원은 1일 “장외투쟁, 단식, 총사직 등 벌여놓은 건 많은데 뭐 하나 건진 게 없다.”고 푸념했다. 다른 의원은 “정 대표 주변에 전술가만 있지, 전략가가 없다.”고 꼬집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따른 장외투쟁, 미디어법 저지를 위한 정 대표의 단식과 소속 의원들의 총사직 결의 등 대여(對與) 투쟁강도는 극한으로 끌어올렸지만, 소득 없는 공염불이 됐다는 허탈감이 묻어난다. 특히 범여권의 중도·실용, 친(親)서민 정책으로 빼앗긴 정국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선 투쟁 일변도로 갈 게 아니라, 대안 제시와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 대표의 한 측근은 “소수 야당의 한계를 정 대표 책임으로 돌릴 순 없다.”고 반박했다. 정 대표의 리더십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민주개혁 진영의 대통합 작업이 추진되면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계파간 이해관계에 따라 대통합 대상이 엇갈린다. 지난달 3일 의원 워크숍에서 정 대표의 대통합론이 집중 포격을 맞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정 대표가 친노그룹을 통합 우선 순위에 올려 놓은 게 도마에 올랐다. 무소속 정동영 의원과 옛 민주계 인사들은 배제됐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정 대표 고유의 합리적 리더십에 더해 리더십 자체에 일관된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여 관계, 당내 계파 갈등·공천·대통합 등 각종 현안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우선 원칙을 세우고, 돌파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컨설팅업체 포스 커뮤니케이션 이경헌 대표는 “정 대표로선 현안은 현안대로, 근원적인 문제는 근원적인 문제대로 치유하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성규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장관급 권익위원장 내정된 이재오 前최고 실세의 귀환

    장관급 권익위원장 내정된 이재오 前최고 실세의 귀환

    이재오(얼굴)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복귀했다. 지난해 총선 패배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지 16개월 만이다. 하지만 ‘절반의 복귀’다. “당인으로서 당무에 복귀하고 싶다.”던 소망과 달리 국민권익위원장으로서 행정부에 자리를 틀었다는 점에서다. 29일 정치권에서는 이 전 최고위원의 인선을 두고, 이명박 대통령이 여권 내 복잡한 상황을 감안해 이 전 최고위원을 배려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청문회 필요없는 자리 배려 국민권익위원장이 장관급 자리이지만 인사청문회가 필요하지 않고, 국민고충처리위원회와 국가청렴위원회,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 등이 합쳐진 기구인 만큼 업무영역도 넓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이 대통령이 이 전 최고위원의 정치적 위상은 물론 그의 도덕성이나 개혁성을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외형상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무총리 직속기구이지만, 위원회 업무의 특성상 이 전 최고위원이 장관급 위원장 역할에만 머물지 않고 정권의 실세로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역할보다 큰 목소리 낼 듯 당초 이 전 최고위원은 10월 재·보선을 통해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 다시 둥지를 틀겠다는 계획을 가졌다. 하지만 은평을이 이번 재·보선에서 제외되자 당 최고위원으로 방향을 돌렸다. 박희태 전 대표의 경남 양산 재선거 출마로 인해 공석이 된 최고위원 자리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전 최고위원의 당 복귀에 대한 친박 진영의 거부감, 주류 내 이견과 견제 등으로 계속 바깥을 맴돌았다. 그가 내년 2월 조기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조기 전대도 동력을 잃어가는 상황이었다. 한때 입각설도 제기됐지만 ‘실세 장관’의 존재가 오히려 이명박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 정부의 장관급 위원장으로 ‘우회 복귀’한 것은 이 같은 기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잠시 정부 쪽에 의탁” 관측 현 정권 출범 이후 줄곧 무관의 자리를 유지한 이 전 최고위원은 주요 국면마다 당 안팎에서 ‘이재오 역할론’의 부상으로 주목받았지만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번번이 당내 갈등과 잡음에 휘말렸다. 하지만 향후 은평을 재선거나 전당대회 개최 상황이 유동적이라는 점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잠시 정부 쪽에 몸을 의탁한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 전 최고위원 쪽은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한 측근은 “이 전 최고위원이 오랜 기간 재야에서 활동하면서 국민 권익 등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맡은 일에만 충실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여 “양산·강릉 우세… 수도권 1곳” 야 “정권 심판… 3곳 선전 기대”

    “여당 참패의 기록을 깨겠다.”(한나라당) vs “이명박 정권을 확실히 심판하겠다.”(민주당) 10·28 재·보선에 임하는 각오다. 경남 양산과 강원 강릉, 경기 수원장안 및 안산상록을, 충북 증평·괴산·음성·진천 등 5곳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산술적으로 3곳만 건진다면 승리를 주장할 수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0대5’로 참패한 4월 재·보선의 악몽은 재현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희태 전 대표를 공천한 양산과 권성동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공천한 강릉에서는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만일 두 곳에서 이기고 수도권 한 곳만 더 차지하면 여당 재·보선 참패의 기록을 깰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나라당은 25일 안산상록을에 송진섭 전 안산시장을 공천했다. 수원 장안에는 박찬숙 전 의원을 공천하기로 했다. 충북 증평·괴산·음성·진천의 공천도 추석 연휴가 끝나는 대로 확정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의 독주와 세종시 무력화 시도 등을 부각시켜 정권심판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수도권 2곳과 충북 등 3곳에서 선전할 것으로 점친다. 9·3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여권에 흠집이 생긴 데다 다음달 5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현 정부의 실정을 집중 제기하면 유리한 국면을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간판 스타의 지원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친노(親) 인사인 송인배 전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의 공천이 유력한 양산에서는 친노 중진인 한명숙·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투입해 바람을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다만 수원장안과 증평·괴산·음성·진천에서 각각 대항마로 거론되던 장상 최고위원과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이 출마를 고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공천 결과가 주목된다. 안산상록을에서는 예비후보자간 경선이 예상된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 한나라 공천불복·민주 거물부재 고심

    여야가 10·28 재·보선 준비에 난항을 겪고 있다. 공천 불복과 무소속 출마가 잇따르고, 거물 정치인의 공천 불발로 인선에 애를 먹고 있다. ●양산 친박계 무소속 출마 준비 한나라당은 경남 양산발(發) 공천 잡음에 몸살을 앓고 있다. 박희태 전 대표를 후보로 낙점했지만, 친박계인 유재명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이 공천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수 전 의원과 김용구 전 국회 사무처장은 이미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나라당에서는 정몽준 대표가 23일 양산에서 열린 경남도당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한뒤 민생을 탐방하며 정지작업을 벌였다. 민주당은 분란의 틈새를 노리고 있다. 범여권 후보가 난립하면 여당 텃세를 이겨낼 수도 있다는 계산에서, 최근 복당한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민주 4곳 모두 신청 새로 받아 경기 안산상록을 재선거에서는 여야 모두 후보 난립에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한나라당은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송진섭 전 안산시장을 사실상 낙점했지만, 발표를 24일로 미뤘다. 대외적으론 “야당의 공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게 이유지만, 실제로는 다른 예비후보 6명이 공천 불복 조짐을 보이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경기 수원장안 공천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박흥석 전 경기일보 편집국장, 정관희 전 경기대 명예교수, 심규송 전 경기도의원, 신현태 전 의원, 정상환 전 경기지사 비서실장과 비공개로 신청한 박찬숙 전 의원 중에서 4명을 압축한 뒤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를 결정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수원장안의 유력 후보로 꼽히던 손학규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 이후 수도권 공천 전략을 재정비하느라 바쁘다. 손 전 대표와 김근태 당 상임고문을 수원장안과 안산상록을에 나란히 내세워 ‘수도권 싹쓸이’를 노렸지만, 구상 자체가 무산됨에 따라 재·보선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키로 했다. 민주당은 24일까지 재·보선 지역 4곳 모두에 대해 공천신청을 새로 받은 뒤 후보를 인선하기로 했다. 안산상록을에선 김영환 전 의원, 김재목 지역위원장, 윤석규 전 청와대 행정관으로 압축해 경선을 벌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수원 장안에서는 손 전 대표가 추천한 이찬열 지역위원장과 함께 장상 최고위원이 전략 공천 후보로 거론된다. 민주당은 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이 안산상록을 공동 후보로 추천한 무소속 임종인 전 의원과 후보 단일화를 논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주목된다. 홍성규 김지훈기자 cool@seoul.co.kr
  • 김양수 “양산 무소속 출마” 선언

    한나라당의 경남 양산 재선거 공천에서 탈락한 김양수 전 의원이 15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다음달 28일 양산 재선거는 한나라당 공천이 확정된 박희태 전 대표와 민주당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 김 전 의원 간 3파전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의 양산 재선거 방정식이 더욱 복잡해진 셈이다.김 전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박 전 대표의 공천은) 양산시민의 뜻을 왜곡한 오만한 공천”이라면서 “한나라당을 탈당해 양산시민의 선택을 받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민의 선택을 받아 정치를 처음 시작한 한나라당으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한 당직자는 “안타깝다.”면서도 “공정하게 이뤄진 공천에 대한 문제 제기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김 전 의원의 주장을 일축했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박희태 양산 공천 확정

    한나라당이 10·28 경남 양산 재선거 후보자로 박희태 전 대표를 14일 확정했다. 이로써 경남 양산 재선거는 한나라당 박 전 대표와 민주당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의 대결로 벌어지게 됐다. 한나라당 전직 대표와 친노 인사의 맞대결 구도라는 점에서 이번 양산 재선거는 현 정권의 중간 평가라는 성격을 띠게 됐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광근 사무총장은 이날 “박 전 대표와 김양수 전 의원 간 여론조사 지지율 차이는 오차범위 이내였으며 당 공헌도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박 전 대표를 후보자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전관예우는 몰라도 전직예우는 처음 들어봤다.”며 강력 반발했다. 김 전 의원은 성명을 내고 “여론조사 결과 2위 후보를 공천한 것을 양산시민들이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는 경기 안산 상록을에서 공천 시비의 조짐이 일고 있다. ‘흥행 성공’을 위해 민주당이 거물급 인사 투입으로 선거판을 키우려는 곳이다. 당 지도부는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에 다른 예비 후보들은 ‘낙하산 공천’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현 지역위원장인 김재목 후보는 성명을 내고 “낙하산 공천은 정치불신을 심화시키고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면서 “전략 공천이 결정되면 단호하고 처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 등 다른 야3당은 이날 이 지역 출마를 선언한 무소속 임종인 전 의원을 공동 지지, 민주당의 사정은 더욱 어려워졌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10월 재·보선은 ‘거물 大戰’

    10·28 재·보선을 향한 정치권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10일 대법원의 확정 판결로 경기 수원 장안 출신의 한나라당 박종희 의원이 의원직을 잃어 선거구도 4곳으로 늘었다. 경기 안산 상록을과 수원 장안 등 수도권 2곳에 강원 강릉, 경남 양산 등이다. 그러나 후보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터져나오는가 하면 원치 않았던 변수가 등장해 갈 길 바쁜 각당 지도부의 마음을 졸이게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양산이 골칫거리다. 김양수 전 의원이 이날 후보자 공천면접 심사와 관련, “박희태 전 대표가 대리인을 내세워 면접을 실시했다.”면서 “다른 후보들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대리면접은 사실상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공천심사위원장인 장광근 사무총장은 “박 전 대표의 면접 문제는 공천심사위원회에서 결정했으므로 문제될 게 없다.”고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친노 그룹은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을 양산 재선거 후보로 민주당에 공식 추천했다. 시민주권모임의 공동 대표인 한명숙·이해찬 전 총리와 김두관 전 장관, 문재인 변호사, 안희정 당 최고위원 등이 직접 정세균 대표를 찾아가 힘을 실어줬다. 이들은 “송 전 비서관을 잘 받아들여서 중책을 맡겼으면 좋겠다.”면서 “양산 후보로 결정된다면 모두가 힘을 합쳐 당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송 전 비서관의 복당 절차에 들어갔다. 민주당 등은 당초 거물급 인사로 문 변호사를 영입하려 했으나 당사자의 고사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친노 그룹이 송 전 비서관에 대해 대대적인 지원을 약속함으로써 선거전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나라당에서는 박 전 대표와 김 전 의원, 친박계인 유재명 해양연구소 연구원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이 가운데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한 인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선거전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안산 상록을에서는 야권이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에서 김재목 지역위원장과 이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던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이 경쟁하는 가운데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이날 임종인 전 열린우리당 의원을 독자 후보로 내놓았다. 당초 민주당은 안희정 최고위원을 전략 공천하려 했으나 안 최고위원이 고사하면서 분위기가 복잡해졌다. 수원 장안에서는 한나라당이, 강릉에서는 민주당이 상대에 맞설 대항마를 딱히 찾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수원 장안에 손학규 전 대표를 전략 공천하려 하고 있다. 손 전 대표는 아직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선 박찬숙·고희선 전 의원과 함께 송광석 경인일보 사장, 최규진 전 경기도의원 등의 이름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손 전 대표로 민주당 후보가 확정된다면 상대하기 버겁다는 게 지도부의 판단이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강재섭 전 대표의 이름까지 거론하고 있다. 강릉에서 한나라당은 권성동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과 친박계 심재엽 전 의원이 경쟁하고 있다. 김창남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이호영 전 한나라당 대표 정무특보, 조영모 전 동국대 부교수 등도 가세했다. 한나라당은 이미 1차 면접심사를 마치고 공천 확정 단계에 들어갔으며, 민주당은 11일부터 공심위를 가동할 예정이어서 양당은 공천을 둘러싼 본격적인 진통을 겪게 될 전망이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정신적 양극화가 가장 큰 사회문제”

    “정신적 양극화가 가장 큰 사회문제”

    “제도보다 사람의 본성을 다스릴 수 있어야 세상이 바뀝니다.” 제13대 국회의원을 지낸 허만기(80) 유림본산 성균관 명예관장이 한국 사회의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기 위해 도덕성회복운동에 나섰다. 허 관장은 지난해 ‘도덕성 회복 국민연합’을 출범시키고 현재 대표직을 맡고 있다. 이 모임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한나라당 박희태 전 대표·정병국 의원 등 전·현직 국회의원과 조완규 전 서울대 총장 등 사회지도층 인사 100여명이 뜻을 함께하고 있다. 허 관장은 9일 “좁은 이해관계로 나라가 사분오열된 지금은 대륙(중국)과 해양(일본)에서 적은 쳐들어오는데 당쟁에만 매몰됐던 조선의 모습과 흡사하다.”면서 “이같은 자중지란으로 사회가 후퇴할까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허 관장은 ‘정신적 양극화’가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대 사회가 점차 다극화돼 대립은 심화되는데 이를 조정하는 타협의 문화는 성숙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어 “반대자를 무시하면 세상의 절반을 잃은 것”이라면서 “남을 존중하고 대의를 따르는 타협 정신은 개인의 도덕성 회복에서 시작될 수 있다.”며 운동 취지를 설명했다. 도덕성 회복을 위해서는 청소년기부터 유교적 예절관을 확립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덕성 회복 국민연합은 이를 위해 각 시·도에서 중·고등학생들을 상대로 ‘유교예절과 도덕성 회복운동’ 강연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40여회 벌인 강연회를 이어가는 한편 초·중·고교에 직접 찾아가 예절교육에 나서기로 했다. 교육을 담당할 예절지도사로는 40~50대 퇴직자들이 나설 예정이다. 허 관장은 “고학력 조기 퇴직자들은 경륜과 지식을 사회에 돌려줄 의무도 있다. 이들을 모아 교육시킨 뒤 학교 현장에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관장은 “윗사람의 몸가짐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백성은 행동한다. 하지만 몸가짐이 바르지 못하면 호령해도 백성은 따르지 않는다.”는 논어 구절을 거론하며 사회 지도층이 도덕성을 회복해야 국민들의 신임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관장은 지난달 유학고전 속 명구를 뽑아 엮은 잠언집 ‘고전 속의 도청도설(道聽塗說)’을 출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정몽준 화법은 ‘원론 고수형’

    한나라당 정몽준 신임 대표의 화법이 의원들 사이에 화제다. 의원들은 정 대표가 상대를 치켜세우는 말을 많이 하지만,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지극히 원론적인 얘기만 강조하는 ‘원론 고수형’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는 지난 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친이·친박의 화합 방안을 묻는 질문에 “그것을 지금 좋으냐 나쁘냐 얘기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당·청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를 묻는 질문에도 “정치 교과서에 써 있는 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 의견대로 하면 된다. 신중하게 판단해 결정하겠다.”며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발언을 삼갔다. 최고위원 시절엔 지도부 회의 때 미리 준비한, ‘정제된’ 메모를 그대로 읽는 일이 많았다. 사석에서는 민감한 현안에 대해 아예 답변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신임 대변인 등을 발표하기 전날인 7일 일부 의원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당직 인선 내용을 수차례 질문 받았지만, 일언반구 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한다.즉석 질문에 익숙하지 않은 모습도 연출됐다. 정 대표는 8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다가 취임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 백성들이….”라고 말문을 열었다가 곧바로 “우리 국민들이….”라고 정정했다.정 대표의 화법은 이전 대표들의 화법과도 비교된다. 박희태 전 대표는 대변인 출신답게 알맹이 있는 명문을 쏟아내 외화내실(外華內實)형으로 꼽혔다. “청와대로 통하는 고속도로를 만들겠다.”, “화합이 쇄신이고 쇄신이 화합이다.” 등이 대표적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대전은요?”, “정치의 수치”, “오만의 극치” 등 짧지만 핵심을 찌르는 단문으로 상황을 단번에 정리하는 힘이 있다. 강재섭 전 대표는 폭소를 자아내는 재치형으로 회자된다. 18대 총선 때 이명박 대통령을 큰머슴에, 의원들을 작은머슴에 비유해 지원 유세에서 분위기를 띄웠다. 한 당직자는 9일 “박근혜 전 대표도 처음엔 주로 준비된 말만 읽어 ‘수첩공주’라는 별명을 얻었다.”면서 “정 대표도 시간이 지나면 화법이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사설] 정몽준 대표체제 집권당 책무 다하라

    한나라당의 최대 과제는 인적청산이었다. 4월 재·보선 참패 이후 인적청산론이 제기된 지 4개월여 만에 여권의 쇄신작업이 마무리됐다. 박희태 대표가 경남 양산 재선거 출마를 위해 어제 내놓은 대표직을 정몽준 의원이 이어받았다. 청와대 참모진 개편과 정운찬 총리 내각 발표에 이어 한나라당 대표 교체로 당·정·청은 새 얼굴들로 교체됐다. 당·정·청의 인적 교체로 여권은 안정적인 정국운영과 변화의 틀을 마련했다고 본다.정몽준 대표 체제가 넘어야 할 과제는 높이 쌓여 있다.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는 그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정 대표는 정치권의 아웃사이더다. 그의 정치력과 리더십은 미지수다. 정치 경력 21년 가운데 정당 경험보다는 주로 무소속에 속해 있던 탓이다. 그의 한나라당 경력은 2007년 12월 입당 이후 2년이 채 되지 않는다. 정 대표가 거대 여당을 이끌고 친이(친 이명박)계와 친박(친 박근혜)계 등 당내 계파를 아우르는 화합의 정치를 보여줄지 주목되는 이유다.벌써부터 당 안팎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 정 총리 내정자, 정 대표간 대권경쟁 구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의 얼굴로 만족해서도 안 되겠지만 지나친 의욕을 보일 경우 당내 또는 당정 사이에 갈등을 촉발시킬 소지가 많다고 본다. 대권을 염두에 둔 행보는 자칫 당내 불협화음과 파열음만 키울 것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정 대표 체제는 168석의 거대 집권여당다운 면모를 보여주기 바란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라디오 연설에서 밝혔듯이 우리 사회와 현 정부의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는 민생과 일자리다. 정 대표는 민생을 위해 정운찬 내각과 호흡을 맞춰 긴밀한 당정협조 관계를 이끌어야 한다. 아울러 야당과의 협조관계를 구축하면서 집권여당의 책무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박희태 험한 벌판에…

    “권토중래(捲土重來)하겠다.” 한나라당 박희태 전 대표가 7일 당 대표직을 던지고 경남 양산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7월 취임한지 14개월 남짓 만이다. 다음달 28일 재선거를 본격 준비하기 위해서다. 원외의 노()정객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에서 ‘사퇴’가 아닌 ‘생환’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사퇴 동기와 관련, “청와대 및 정부 개편에 맞춰 여당도 분위기를 일신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쇄신에 기여해야겠다는 것은 정치적인 동기이고, 그 밖에 제 개인적인 동기가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앙당과 양산을 오가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무엇보다 선거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을 양산 주민에게 보이고 싶고, 또 그렇게 해야 되기 때문에 그만둔 것”이라고 말해 비장감을 드러냈다. 그의 사퇴는 지난 5월 당에 쇄신 바람이 불면서 어느 정도 예상됐다. 다만 조기사퇴론이 불거질 때 마다 13대부터 17대까지 쌓은 ‘5선 의원’의 내공으로 버텨왔다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위해 친이계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을 때는 “근본적인 화합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시간을 벌기도 했다. 이날 ‘양산행’으로 박 전 대표는 당헌·당규에 따라 사퇴한다는 명분을 살리고, 공천을 받기 위해 배수진도 치는 두 가지 효과를 얻게 됐다. 친박 무소속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 한국해양연구원 유재명 책임연구원이 최근 복당해 공천을 신청하면서 당내 경쟁 구도가 이뤄진 점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그동안 친박 쪽과 좋은 사이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협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노정객의 아름다운 용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나가신다는데 (공천을) 주지 않을 수 있느냐.”는 목소리가 일부 친이계 사이에서 나온다. 하지만 8대1의 공천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데다, ‘당선 가능성’ 기준에서 여론조사 결과가 공천의 결정적인 잣대가 될 것이란 점에서 박 전 대표의 고전을 점치는 관측이 만만찮다. 어렵사리 공천을 받더라도, 서거정국 이후 ‘양산 대첩’을 벼르는 야당 후보와의 본선 결과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6선의 배지를 달고 귀환한다면 하반기 국회의장은 물론 실세 원로로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안산 상록을·양산 공천경쟁률 8대1

    여야가 10·28 재·보궐 선거전에 시동을 걸었다. 한나라당은 지난 주말 재선거 지역 3곳의 공천 신청을 마감했고, 민주당은 이번 주부터 공천 절차를 진행한다. 한나라당의 공천후보 접수 결과, 경기 안산 상록을과 경남 양산이 각각 8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양산에는 박희태 대표를 비롯해 김양수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 친박인 유재명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안산 상록을 재선거에는 김교환 전 안산시의회 의원, 김석훈 전 안산시의회 의장, 이진동 전 당협위원장 등 8명이 접수했다. 강원 강릉 재선거에는 권성동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친박인 심재엽 전 의원, 김창남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등 5명이 신청했다. 한나라당은 8일 공천심사위원회 2차 회의를 열어 후보자 면접을 실시한 뒤 여론조사 등을 거쳐 오는 15일쯤 1차 심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공천심사위원장인 장광근 사무총장은 6일 “이명박 정부가 2기에 들어선 만큼 지역 일꾼을 뽑아 정부의 정책 수행을 잘 뒷받침하는 선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할지, 전략공천으로 정리할지를 아직 결론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인 안산 상록을 재선거에 후보가 난립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당내에서는 김재목 지역위원장과 15, 16대 이 지역 국회의원을 지낸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 등이 공천을 노리고 있다. 이미경 사무총장은 “정부 실정을 심판할 수 있는 후보인지가 중요한 공천의 기준이 될 것”이라면서 “경남 양산에는 문재인 변호사의 출마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두 鄭(정몽준·정운찬)의 출현… 與 3각 지각변동

    여권의 권력지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집권 한나라당의 ‘변검(變? 바꾸기)’이 그 출발점이다. 박희태 당 대표는 7일 대표직 사퇴를 발표할 예정이다. 대표직은 당헌·당규에 따라 지난해 7월 전당대회에서 2등을 한 정몽준 최고위원이 승계하게 된다. 이번 대표직의 사퇴와 승계는 여권 전체의 장·단기적 변화의 전주곡이 될 수 있다. 우선 승계자인 정 최고위원이 대선후보 출마경력이 있는 ‘대권 주자’라는 점에서다. 정 최고위원은 박 대표처럼 ‘관리형’에만 머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 기반이 거의 없는 그가 ‘정몽준식 정치’를 하려면 필연적으로 기득권 일부와 손을 잡거나 충돌할 수밖에 없다. 이른바 이상득계, 이재오계, 소장파, 친박계 등 당내 모든 계파는 첨예한 이해관계로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한때 일각에서 “안상수 원내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가자.”는 논의가 진행된 하나의 배경이기도 하다. 나아가 대권 주자 가운데 하나가 ‘정치의 전면’에 등장할 기회를 얻음으로써 수면 아래 머물러 있던 다른 주자들을 자극할 수 있다. 게다가 ‘정운찬’이라는 또 다른 유력 후보도 등장했다. 옛 여권의 유력 대선후보로 검토됐던 인물이다. 정운찬 총리 내정자가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한다면, 대권을 향한 경쟁은 예상보다 빨리 달아오를 수 있다. 총리는 ‘행정의 전면’에 위치하면서도 정치 영역을 넘나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내정자는 ‘정책’을 통해 당내 중도·개혁성향 및 소장파와 연대를 형성해나갈 수 있다. 그간 사교육비 대책 등 정책을 통해 목소리를 내온 정두언 의원 등 중도·개혁·소장파 의원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당내 중도개혁 세력을 결집시켜 세력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박 대표 사퇴로 공석이 되는 최고위원 자리에는 여전히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전 최고위원은 무리하게 복귀하지는 않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으나, 분위기가 무르익는다면 굳이 거부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은평을 재선거가 연내 실시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친박계는 ‘정몽준-정운찬’의 등장이 당장 박근혜 전 대표를 정치무대로 이끌어낼 만한 요소는 못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일 특사 일정을 마친 뒤에도 ‘잠행’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며 오는 10월 재·보선에서도 그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친박계의 한 의원은 전했다. 그러면서도 혹시 대권 경쟁 분위기가 조기에 달아오르지 않을까 주시하는 모습이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새로운 인물을 세워 박 전 대표와의 경쟁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여권 일부의 바람은 일단 ‘정(鄭)-정(鄭)’의 출현으로 그 씨가 뿌려졌다. 그러나 그에 앞서 두 정(鄭)씨가 청와대 및 여권 주류와 어떤 관계를 형성해 나가느냐가 주목의 우선 대상이다. 이지운 주현진기자 jj@seoul.co.kr
  • “4대강 예산 일부 水公 분담… SOC예산 확보”

    “4대강 예산 일부 水公 분담… SOC예산 확보”

    한나라당이 4일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정기국회에 대비한 의원 연찬회를 열고 쟁점 현안을 둘러싼 당내 분위기를 다잡았다. 여당 내부에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이 급선무였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동원됐다. 정 장관은 여당 의원조차 의구심을 갖고 있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문제를 꺼내들었다.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다른 SOC 사업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원들의 반발을 무마하려 애썼다. 정 장관은 “2012년까지 투입하기로 한 4대강 살리기 사업 예산 가운데 8조원을 수자원공사가 부담토록 해 정부 부담을 줄일 계획”이라면서 ‘지역 예산’에 피해가 크지 않음을 강조했다. 예컨대 2010년 국토부가 쓸 4대강 사업비 6조 7000억원 가운데 3조 7000억원만 정부 예산으로 부담하고 나머지 3조원은 수자원공사가 떠맡아 SOC 예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은 “수공이 지역개발 사업을 맡아 그 이익으로 사업비용을 충당하고, 금융비용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일정 부분을 부담하거나 수공이 추가 출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 오는 2012년까지 4대강 사업에 총 22조 9000억원을 쓴다는 기존 계획은 수정되지 않았다. 정 장관은 “4대강 사업이 이명박 정부의 최대 업적이 되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의원들은 별다른 반발을 제기하지 않았다. 당 지도부도 분위기 다지기에 나섰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그동안 지적한 4대강 예산 문제에 대한 대책이 됐다고 평가한다.”며 여론을 유도했다. 그러나 논란이 됐던 법인세·소득세 감세 문제와 관련, ‘감세하고도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정부 보고에 대해서는 반대 목소리도 나왔다. 김성식 의원은 “최소 2년 유예기간을 둬야 재정부실, 복지예산 감소 등 감세에 따르는 문제점들을 해소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연찬회에서는 박희태 대표의 거취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한 의원이 “박 대표가 ‘대표직 사퇴 의사를 곧 밝힐 예정이니 연찬회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요청해 왔다.”고 공개한 뒤부터다. 이에 박 대표 측은 “사실 무근”이라며 진화에 나서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한나라당은 이날 연찬회에서 선거구제 및 행정구역 개편 관련법, 집단 불법행위(떼법) 방지법, 사이버모욕죄를 골자로 한 정보통신망법 등 43개 법안을 정기국회의 중점 추진 법안으로 정했다. 천안 주현진 김지훈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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