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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호화 유람선 승객 3명 목숨 앗아간 한국산 바이러스

    초호화 유람선 승객 3명 목숨 앗아간 한국산 바이러스

    대서양을 항해 중인 유럽 국적의 호화유람선 승객들 사이에서 한국 한탄강에서 처음 규명된 ‘한타바이러스’가 퍼져 3명이 사망했다. 국제보건기구(WHO)는 4일(현지시간) 약 한 달 전 아르헨티나서 출발해 여러 국가를 항해 중인 크루즈 MV 혼디우스호에서 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미국인 17명을 포함해 149명이 승객인 이 유람선에서 바이러스 집단 감염으로 3명이 사망하고, 최소 3명 이상의 감염자가 발생해 아프리카 카보베르데 보건 당국은 승객의 하선을 금지했다. 한타바이러스는 1976년 경기도 연천군 한탄강 인근의 쥐에서 최초로 규명돼 기원지인 한탄강을 딴 이름이 붙여졌다. 지난해 배우 진 해크먼의 아내 베시 아라카와도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돼 숨졌는데, 부부가 미국 뉴멕시코 자택에서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줬다. WHO는 한타바이러스에 대해 쥐와 같은 설치류가 옮기는 질병으로 한국에서는 최근 수십년간 발병률이 감소했지만, 바이러스로 인한 유행성 출혈열(HFRS)은 매년 수천건 발생한다고 전했다. 한타바이러스가 발생한 혼디우스호는 네덜란드 국적으로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에서 출발해 남극에 기항한 뒤 영국의 해외 영토인 세인트헬레나섬에 들렀다가 현재 카보베르데 프라이아항에 정박해있다. 크루즈 승객들은 외딴 섬에서 고래, 돌고래, 펭귄, 바닷새 등 다양한 야생 동물과 접촉할 기회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러스 감염자 6명 가운데 첫 희생자는 70세의 네덜란드인으로 지난달 11일 선상에서 사망했다. 사망자는 갑작스러운 고열, 두통, 복통, 설사 증세를 보였으며 지난 24일 시신은 고국 송환을 위해 남대서양의 외딴섬 세인트헬레나에서 하선했다. 사망자의 아내인 69세의 네덜란드 국적 여성도 귀국 항공편을 타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공항에 도착했으나 쓰러져 인근 병원에서 사망했다. 지난 2일에도 크루즈 승객인 독일 국적 남성이 사망했지만,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이 유배돼 마지막을 보낸 곳으로 유명한 세인트헬레나섬에서 크루즈가 출발한 직후인 지난달 27일 영국인 한 명이 한타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각각 영국 국적과 네덜란드 국적인 승무원 두 명도 아직 확진 판정을 받진 않았지만, 현재 급성 호흡기 증상을 보이고 있다. WHO는 “한타바이러스는 아르헨티나와 칠레 등지에서 풍토병으로 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실험실 검사와 역학 조사를 포함한 상세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유람선 내 집단감염 원인으로는 설치류의 배설물 등에 오염됐을 가능성과 승객 중 한 명이 안데스 변종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타바이러스는 감염된 쥐 등 설치류를 통해서 사람에게 전염되지만, 유일하게 안데스 변종 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하다고 WHO는 설명했다.
  • “초범인 점 참작”…10대들 성착취물 제작한 20대 항소심서 ‘징역 10년→6년’ 감형

    “초범인 점 참작”…10대들 성착취물 제작한 20대 항소심서 ‘징역 10년→6년’ 감형

    10대들을 유인해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부모를 협박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20대가 초범이고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 등으로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4일 수원고법 형사2부(부장 김건우·임재남·서정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 착취물 제작·배포 등)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이어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내용, 방법, 피해자들의 나이 등에 비춰보면 죄질이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피해 복구를 위한 조치를 하거나 용서를 구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음에도 범행을 부인하며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피고인에게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나이가 어려 적정 기간 교화를 통해 사회에 내보내는 것이 재범 방지에 더 효과적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감형 사유를 밝혔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제3자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원격 제어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사실오인 및 법리 오해를 주장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제3자가 피고인의 휴대전화에 접속하려면 검은 화면에서 패턴을 그려 비밀번호를 정확히 재현해야 한다”며 “제3자가 접근과 해제가 어려운 보안 폴더 내 제어 기능을 굳이 사용할 이유가 없고 피고인의 진술도 수시로 변경돼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7월 유튜브 영상에 “구독자가 많은 계정을 무료로 준다”는 댓글을 작성하고, 이를 보고 연락한 당시 10살 B양 등 4명에게 접근해 신체 노출 영상을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B양 등에게 “열 온도를 확인하는 앱을 테스트하는 데 도와주면 계정을 주겠다”고 속여 이들의 휴대전화에 원격조정 앱을 설치하게 한 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피해 아동들의 부모를 상대로 “1억원을 주지 않으면 영상을 퍼뜨리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빼앗으려 했으나 부모의 신고로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 美국방부, 7개사와 ‘AI 기밀협약’… 앤스로픽만 뺐다

    美국방부, 7개사와 ‘AI 기밀협약’… 앤스로픽만 뺐다

    미국 국방부가 자율살상무기 사용을 제한한 앤스로픽을 배제한 채 주요 인공지능(AI) 업체들과 기밀업무용 협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앤스로픽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미 국방부는 1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오픈AI, 구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AWS), 리플렉션AI 등 7개 기업과 협약을 맺고 이들의 첨단 AI 기술을 기밀 네트워크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번 협약으로 미군의 AI 기반 전력화를 앞당기고 전장에서 전투요원의 의사결정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약에 참여한 기업들은 국방부가 자사 기술을 모든 합법적 용도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국방부 관계자들이 이번 협약을 통해 앤스로픽을 압박해 기존 입장을 철회시키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앤스로픽은 자사 AI 모델 ‘클로드’가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감시나 완전 자율무기에 사용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를 문제 삼아 앤스로픽을 ‘국가안보에 대한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했고, 앤스로픽은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전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를 겨냥해 “이념적 미치광이”라고 비난했다. 다만 소송전과 별개로 앤스로픽이 지난달 출시한 사이버 보안 특화 AI 모델 ‘미토스’에 대해선 협력 논의를 이어 가고 있다. 미토스는 소프트웨어 취약점 탐지 능력을 갖춰, 군 당국은 사이버 방어 역량 강화 차원에서 주목하고 있다. 아모데이 CEO는 지난달 17일 백악관을 방문해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잇따라 면담했다. 에밀 마이클 국방부 차관은 이날 CNBC에 출연해 “앤스로픽은 여전히 공급망 위험 기업”이라며 산하 부서에 다른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6개월의 유예 기간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토스 문제는 국방부 차원이 아닌 정부 전반에서 다뤄지는 별개의 국가 안보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 대법, 한동훈 자택 앞 흉기 협박범 징역 1년 선고 파기…“특수협박 성립 안돼”

    대법, 한동훈 자택 앞 흉기 협박범 징역 1년 선고 파기…“특수협박 성립 안돼”

    대법원이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자택 앞에 흉기와 라이터를 두고 갔다가 징역 1년을 선고 받은 40대 남성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지난달 16일 특수협박·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 받은 홍모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특수협박죄의 ‘휴대하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 홍씨는 지난 2023년 10월 한 전 대표가 거주하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아파트 현관 문 앞에 흉기와 점화용 라이터를 두고 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원심은 홍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쌍방 상고로 진행된 상고심에서 대법원은 특수협박죄에 대한 법리 오해가 있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라 특수협박죄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사람을 협박했을 때’ 성립하는데, 피고인의 경우 흉기를 두고 갔을 뿐 직접 휴대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인 과도와 라이터를 해악의 내용을 표상하는 매개물로 삼아 피해자의 주거지 현관문 앞에 놓아둔 다음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다. 피해자가 이를 발견한 때에는 피고인은 이미 범행 현장을 이탈해 과도와 라이터를 소지하거나 사실상 지배하고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박의 구체적인 방법, 위험한 물건의 종류와 사용 방법, 범행 전후의 상황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과도와 라이터를 그 용도대로 사용하려는 의도 아래 사실상 지배한 상태로 협박해 고지하는 해악의 실현가능성을 높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 ‘끝내기 패패패’에 “나를 욕하라” 욕받이 자처한 염경엽, 결국 4월 1등 했다

    ‘끝내기 패패패’에 “나를 욕하라” 욕받이 자처한 염경엽, 결국 4월 1등 했다

    연이틀 연장 끝내기 패배를 당한 LG 트윈스가 최악의 위기를 벗어나며 4월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4월 최종 성적은 17승 7패로 10개 구단 중 1위다. LG는 30일 경기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6 KBO리그 방문경기 KT 위즈전에서 6-5로 승리했다. 9회말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맞으며 끝내기 패배의 트라우마가 다시 떠올랐지만 마무리 함덕주가 후속 타자들을 무사히 돌려세우며 진땀 승부를 지켰다. LG는 1회초 문보경의 1타점 적시타와 4회초 송찬의의 투런포로 경기 초반 3-0으로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KT가 5회말 최원준의 1타점 적시타, 샘 힐리어드의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3-3 균형을 맞춘 뒤 6회초 최원준의 2타점 적시타가 또 터지면서 경기를 역전했다. 스윕 당할 위기에 처했지만 LG는 8회초 문보경, 박해민, 구본혁이 각각 1점씩 올리는 적시타를 터뜨리며 6-5로 역전했고 불펜진이 무사히 승리를 지켰다. 1위 KT와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었지만 LG는 이 승리로 SSG 랜더스와 함께 KT를 1.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앞서 4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지만 5번째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하며 시즌 상대 전적을 1승 4패로 만들었다. 두 팀의 다음 맞대결은 6월 2~4일 열린다. 자칫하면 4월 내내 잘하고도 비난받을 수 있던 위기를 벗어났다. 경기 전 염경엽 LG 감독은 “(28~29일) 2경기를 통해 팬들은 화가 많이 나셨겠지만 선수들이 잘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선수들 말고 감독 욕을 하시라”면서 “결정에 대해서 잘못된 부분은 분명히 감독이 욕을 먹을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들이 감독의 지시보다 팬들의 말에 더 많이 영향을 받는다는 걸 잘 아는 염 감독의 배려였다. 본인이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염 감독은 “엄청나게 욕을 먹어봤기 때문에 이제는 질 때는 기사도 안 본다”며 특급 노하우를 밝혔다. 염 감독은 “잘될 때만 가끔 본다”면서 “그게 제 멘털 관리 비법이니까 많이 욕하셔도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염 감독의 말대로 LG는 4월에 10개 구단 중 가장 잘했다. 개막 시리즈를 KT에 모두 내주며 최하위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4월에 7년 만의 8연승을 달리는 등 승승장구했다. LG는 4월 팀타율 2위(0.275), 팀평균자책점 1위(3.05)로 투타에서 모두 견고한 성적을 거뒀다. 1위 KT가 4월에 16승 9패로 선전했지만 그보다 더 잘한 팀이 LG다. 자신을 욕하라는 말은 잘하고도 마지막 경기 때문에 선수들이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당부였다. 염 감독은 “4월 성적은 90점”이라며 목표였던 ‘월간 5할+5승’ 이상을 이룬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승리 덕에 LG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됐다. 시즌 성적은 17승 10패다. 염 감독은 “만약 오늘 패했다면 5월의 흐름이 안 좋게 갈 수도 있는 중요한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역전승을 만들어낸 걸 칭찬하고 싶다”면서 “4월 한 달 동안 어려움도 많았고 부상도 많았지만 고참들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5할 승률)+7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낸 것에 대해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칭찬하고 싶다”는 소감을 남겼다. 이어 “마지막으로 안 좋은 경기를 했음에도 팬들이 끝까지 응원해주신 덕분에 역전승 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덧붙였다.
  • ‘항공사 동료 살해범’, 섬뜩한 살인 계획…동거남 수면제 먹여 통장 턴 20대 女[주간 사건일지]

    ‘항공사 동료 살해범’, 섬뜩한 살인 계획…동거남 수면제 먹여 통장 턴 20대 女[주간 사건일지]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범인이 치밀한 살인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성폭력 범죄집단인 ‘자경단’ 총책은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동거남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수천만원을 빼앗은 20대 여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결혼정보회사 듀오 회원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국제 공조 수사에 나섰다. 이번 주 발생한 크고 작은 사건을 정리한다. 부산 항공사 기장 살해범 김동환, 치밀한 살인계획 준비항공사 동료를 살해한 김동환이 범행 전 치밀한 연쇄 살인 계획을 세웠던 정황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 지난 28일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김씨의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8개월간 범행 대상자로 선정한 6명의 주거지 주변을 사전 답사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했다. 그는 6명에 대한 살해 계획을 세운 뒤 수개월간 이들을 미행하고 배달 기사로 위장하기도 했다. 또 항공사 운항 정보 사이트에 무단 침입해 대상자들의 비행 일정도 확인했다. 공소장에는 김씨가 특정 피해자에 대해 범행 순서를 정했고, 공격 장소는 물론 범행 후 도주 경로와 옷을 갈아입을 공간까지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텔레그램 성 착취 ‘자경단’ 총책 김녹완, 2심도 무기징역 역대 최대 규모의 텔레그램 성 착취 조직 ‘자경단’의 총책으로 활동한 김녹완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김성수)는 지난 29일 범죄단체 조직 및 활동, 성 착취물과 불법 촬영물 제작·유포, 불법 촬영물 이용 강요 및 유사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는 2020년 8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자경단이라는 이름의 사이버 성폭력 범죄집단을 조직하고 자신을 ‘목사’라고 칭하며 미성년자 등을 가학적·변태적으로 성폭행하고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자경단은 소셜미디어(SNS)에 신체 사진을 올리거나 조건만남을 하는 여성, 텔레그램 ‘야동방’이나 ‘지인능욕방’에 입장하려는 남성의 신상정보를 알아낸 뒤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나체사진 등을 받아내고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하는 한편 실제로 성폭행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김씨에 대해 “범행 기간 일부 가담자가 수사기관에 적발됐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새로운 피해자를 협박하는 등 범행을 지속했다”며 “이 과정에서 온라인에 유포된 허위 영상물 중 상당수가 현재까지도 온라인을 떠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들의 존엄 가치를 완전히 무시한 반인권적 범행에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모방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거남들 수면제 먹여 돈 뺏은 20대 女 구속결혼정보업체 등을 통해 만난 남성 등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돈을 빼앗은 20대 여성이 구속 송치됐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30일 강도상해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20대 여성 A씨를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수도권 일대에서 남성 4명에게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약 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는다. 그는 30대 남성 B씨 등 결혼정보업체나 소개팅 앱, 지인 소개로 알게 된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한달가량 동거했다. 이 과정에서 신뢰 관계를 쌓은 뒤 우유 등 음료에 수면제를 탄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피해자들이 잠든 사이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거나 수백만 원 상당의 물품을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듀오 개인정보 유출 공격자 추적… 국제공조 수사 국내 대표 결혼중개 업체인 듀오정보(듀오)의 개인정보를 빼간 해커에 대해 경찰이 국제 공조 수사에 나섰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27일 서울 서대문구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듀오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공격자 관련 추적 수사를 위해 국제 공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해 2월 4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접수된 뒤, 이튿날인 5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로 이송돼 현재까지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침입 관련 자료를 확보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중심으로 유출 경로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해커는 지난해 1월 듀오의 개인정보취급 직원의 업무용 PC에 악성코드를 감염시킨 뒤 데이터베이스(DB) 서버 계정 정보를 확보했다. 이를 활용해 DB 서버에 접속해 전체 듀오 정회원 42만 7464명의 정보를 내려받아 외부로 유출했다. 정부가 파악한 유출 개인정보 종류는 아이디와 비밀번호(암호화), 이름,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암호화), 성별, 이메일주소, 휴대전화 번호, 본인 주소, 신장, 체중, 혈액형, 종교, 취미, 혼인경력(초혼·재혼), 형제 관계, 장남·장녀 여부, 출신학교 명, 전공, 입학 연도, 졸업 연도, 학교 소재지, 입사 연월, 직장명 등이다. 개인이 직접 밝히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사생활 정보가 다수 포함돼 정교한 보이스피싱에 이용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 “37조라더니 74조”…트럼프 이란전 청구서, 동맹국에 돌아오나 [핫이슈]

    “37조라더니 74조”…트럼프 이란전 청구서, 동맹국에 돌아오나 [핫이슈]

    미국의 이란 전쟁 비용이 당초 보고치보다 두 배 가까이 불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 국방부는 의회에 전쟁 비용이 250억 달러(약 37조 원)라고 보고했지만, 이 계산에는 중동 미군기지 복구비와 파괴된 군사 자산 교체 비용이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청구서는 미국 내부 예산 문제로만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전쟁 비용이 커질수록 미국은 동맹국에 더 큰 안보 분담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도 방위비 분담과 유가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CNN은 29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산정한 이란전 비용 250억 달러에 중동 내 미군기지 피해 복구 비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기지 재건과 파괴된 군사 자산 교체 비용까지 더하면 전체 비용이 400억~500억 달러(약 59조~74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미 국방부 회계책임자가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란전 비용을 250억 달러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비용에 파괴된 기반시설 재건비가 포함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 탄약값만 37조 원…복구비가 변수 쟁점은 250억 달러라는 숫자가 무엇을 담고 있느냐다. 미 국방부 회계책임자는 청문회에서 이 비용의 상당 부분이 탄약 지출이라고 설명했다. 전투기와 폭격기가 투하한 정밀유도무기, 해군 함정과 잠수함에서 발사한 미사일, 방공·요격 체계 운용 비용 등이 핵심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전쟁 비용은 쏜 무기값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란의 반격으로 타격을 받은 미군기지를 복구하고, 파괴되거나 손상된 장비를 다시 확보하는 데에도 막대한 돈이 든다. 전쟁 초기 이란은 중동에 산재한 미군기지를 집중 공격했다. 바레인과 쿠웨이트,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지의 미군 시설이 48시간 동안 타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활주로와 격납고, 연료 저장시설, 통신·지휘시설 등 핵심 인프라 피해 가능성도 거론된다. 고가 군사 자산 손실도 변수다. 요르단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레이더가 파괴됐고, 사우디아라비아 공군기지에 있던 미군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3 센트리도 손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드 레이더는 미사일 탐지·추적의 핵심이고, E-3 센트리는 공중 지휘통제 자산이다. 한 대 손실만으로도 전력 공백과 교체 비용이 동시에 발생한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250억 달러에 기지 복구 비용이 포함됐는지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명확한 답을 피했다. 그는 이란전이 이란의 핵무기 확보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결국 250억 달러는 전쟁의 최종 청구서라기보다 현재까지 확인된 직접 지출에 가깝다. 미국이 공격에 쓴 비용은 계산했지만, 맞은 뒤 복구하는 비용은 아직 본격적으로 반영하지 않은 셈이다. ◆ 방위비·유가 압박…동맹국 청구서 되나 이란전 비용이 커질수록 미국은 동맹국에 더 큰 안보 분담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중동에서 기지를 다시 세우고 파괴된 장비를 채우고 추가 방공망을 배치하려면 결국 예산이 필요하다. 이 부담이 미국 재정에 쌓이면 워싱턴의 시선은 해외 주둔 비용 전체로 향할 수 있다. 한국에 이란전 비용을 직접 청구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이 “세계 안보를 미국이 떠안고 있다”는 논리를 강화하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주일미군 비용, 나토 방위비, 중동 안보 비용이 하나의 정치적 묶음으로 다뤄질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의 방위비 증액을 반복적으로 압박해왔다. 미국 내에서 이란전 청구서가 커질수록 동맹국이 더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다. 유가와 물류비도 변수다. 이란전은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와 맞물려 있다. 호르무즈는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가 오가는 핵심 통로다. 이 해역의 긴장이 길어지면 국제유가, 해상보험료, 운송비가 함께 흔들릴 수 있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다. 원유와 가스 가격이 오르면 정유, 석유화학, 항공, 해운, 제조업 비용이 연쇄적으로 올라간다. 국제유가 상승은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에도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미 국방부는 아직 기지 피해 규모와 복구 비용 산정이 끝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어떤 시설을 원상 복구할지, 더 큰 규모로 재건할지, 일부 비용을 동맹국과 나눌지에 따라 최종 비용은 달라질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지금 공개된 250억 달러가 불완전한 숫자라는 점이다. 전쟁은 전장에서 끝나도 청구서는 뒤늦게 도착한다. 미국의 이란전 비용 논란이 한국에도 남의 일이 아닌 이유다.
  • 빙수 한 그릇이 2만원 올라 13만원…“올해 먹어야 제일 싸다”

    빙수 한 그릇이 2만원 올라 13만원…“올해 먹어야 제일 싸다”

    여름철 고가 디저트의 대표주자인 특급호텔의 애플망고빙수 가격이 올해도 줄줄이 올랐다. 일부 가격을 동결한 곳도 있지만, 이미 한 그릇에 13만원에서 15만원에 육박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특급호텔 애플망고빙수의 ‘원조’격인 서울신라호텔 더 라이브러리의 애플망고빙수는 올해 판매가가 13만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11만원)보다 2만원 오른 것으로, 서울신라호텔은 다음달 1일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제주신라호텔에서 시작해 2011년 서울신라호텔에서도 판매를 시작한 애플망고빙수는 처음 판매가가 2만 7000원이었다. 매년 가격이 인상돼 2024년 10만원을 넘어섰지만, 신선한 제주산 생 애플망고를 듬뿍 넣는다는 점에서 매년 인기몰이를 하며 신라호텔의 상징이자 시그니처 매뉴로 자리잡았다.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도 다음달 1일부터 ‘제주 애플망고빙수’를 판매하며 가격을 지난해 대비 1만원 오른 13만원으로 책정했다. 시그니엘 서울은 13만원에서 13만 5000원으로 5000원 인상했다. 특급호텔 애플망고빙수 가운데 ‘최고가’ 자리를 지켜왔던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애플망고빙수는 올해 판매가가 14만 9000원으로 동결됐다. 그럼에도 15만원에 육박해 올해 역시 최고가다. 롯데호텔 서울도 가격을 9% 가량 인상했다. 2인용인 R사이즈는 11만원에서 12만원으로 올랐고, 2년 만에 출시한 4인용은 종전 17만원에서 22만원으로 뛰었다. 특급호텔 애플망고빙수 가격은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운영비 등의 상승을 반영해 매년 꾸준히 오르고 있다. 그럼에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유명세를 타며 애플망고빙수를 맛보려는 손님들의 줄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특급호텔 애플망고빙수 대신 ‘가성비’ 망고빙수를 찾는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대전을 대표하는 빵집인 성심당의 ‘생망고빙수’는 지난해 1만 4000원에 판매되며 화제를 모았다. 얇게 썬 생망고를 가득 담고 그 위에 톡톡 터지는 ‘팝핑보바’가 올려져 있는 것이 특징으로, 지난해 가격을 1000원 올렸다. 성심당은 지난 6일부터 다양한 종류의 망고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 성폭행·강제 결혼 일삼던 종교 단체 적발…JMS 정명석 판박이 [핫이슈]

    성폭행·강제 결혼 일삼던 종교 단체 적발…JMS 정명석 판박이 [핫이슈]

    신도에 대한 성적 학대와 강제 결혼, 현대판 노예 등을 일삼던 이슬람 기반의 종교 단체가 적발됐다. 영국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은 29일(현지시간) “전날 잉글랜드 북서부 전역에서 차출된 경찰관 500명이 아흐마디 평화와 빛의 종교(Ahmadi Religion of Peace and Light, 이하 AROPL) 본부를 급습했다”고 보도했다. 아흐마디 평화와 빛의 종교는 2010년대 후반부터 활동을 시작한 이슬람 교단으로, 압둘라 하심 아바 알사디크가 자신을 “신이 선택한 인물”이라고 주장하며 신도들을 모았다. 중동과 유럽,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한 이 종교는 구세주의 도래를 중심으로 한 종말론적 세계관과 현재 지도자가 구세주와 연결돼 있다는 주장을 중심으로 신도들을 현혹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아일랜드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해당 종교 본부에서 강간 및 성추행을 당했다며 신고하면서 이들의 범죄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해당 여성은 “AROPL의 신도였던 2023년 당시 교단 내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경찰은 추가 조사 끝에 체셔주에 있는 본부를 급습했고 인신매매, 성폭행, 강제 결혼, 현대판 노예제도 등 다양한 혐의로 남성 6명과 여성 3명을 체포했다. 용의자들의 국적은 미국, 멕시코, 스페인, 이집트, 이탈리아, 스웨덴 등 다양했다. 현지 경찰은 “이번 수사는 종교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제보된 심각한 혐의에 대한 수사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면서 “우리는 모든 성폭력 신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비 종교 JMS 닮은 AROPLAROPL은 2021년 영국 체셔주 크루로 본부를 옮긴 종교 단체로 알려졌다. 이들은 외계인이 미국 대통령을 조종한다는 음모론과 이슬람 교리 등을 결합한 교리로 신도들을 끌어모았다. 신도들은 일반적으로 검은색 모자를 쓰고 있으며 교주가 병을 고치고 달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는 가스라이팅 등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ROPL 측은 자신들이 이슬람 시아파에서 파생된 평화롭고 개방적이며 투명한 종교단체이며, 평등과 인권에 대한 신념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박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경찰이 급습한 본부에는 신도 약 150명이 함께 거주하고 있었으며, 이들은 대체로 본부에서 제작한 영상과 SNS를 통해 포교 활동을 펼쳐 왔다. AROPL은 과거 한국 사회를 들끓게 만든 기독교복음선교회(JMS)를 떠올리게 한다. 창립자이자 교주로 활동한 정명석 역시 AROPL과 마찬가지로 스스로를 메시아 또는 구원자라고 주장하며 개인의 권위를 강조했다. 또 두 종교 모두 종말과 구원을 활용하며 선택된 집단과 개인만이 구원받는다는 서사를 강조했다. 더불어 AROPL은 SNS와 유튜브 등을 적극 이용해 글로벌 신흥 종교로 성장했고, JMS는 대학 동아리와 문화 활동, 대인관계를 중심으로 포교하는 등 일상 속에서 자연스러운 접근을 시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무엇보다 AROPL과 JMS 모두 신도들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이단과 사이비 논쟁에 휘말렸으며 사회를 혼란과 충격에 빠뜨렸다.
  • [기고] 선거철 단골 공약, 문제는 실행력

    [기고] 선거철 단골 공약, 문제는 실행력

    인천의 평균 출근 시간은 41분 36초, 평균 퇴근 시간은 42분 54초다. 출퇴근 시간을 합치면 1시간 24분 30초에 달한다. 하루 2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인천에서 서울 강남으로의 대중교통 통행 시간은 평균 82.1분으로 이는 비슷한 거리에 있는 김포(78.7분), 화성(64.3분)보다 오래 걸린다. 인천 시민은 서울 강남을 가기 위해 훨씬 거리가 먼 오산이나 포천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길 위에서 허비한다. 이것은 단순한 교통의 편리 혹은 불편의 문제가 아니다. 눈 뜨자마자 붐비는 전철 혹은 덜컹거리는 버스에 몸을 실으며 자기 계발을 포기해야 한다. 젊은 부부는 육아를 나눌 엄두를 내지 못한다. 가족과 마주하는 따뜻한 저녁 식탁은 상상 속 풍경일 따름이다. 시간의 빈곤이 민생의 위기이자 복지의 위기인 이유다. 그렇기에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에선 선거철마다 교통 공약이 필수였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D, E 노선 도입은 8년 전에도, 4년 전에도 여야 후보 모두의 공약이었고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선거 때마다 같은 노선이 지도 위에 그려졌고 시민들은 올 듯 말 듯 여전히 오지 않는 기차를 기다리며 하릴없이 시간을 갉아먹어야 했다. 수도권 시민들의 숙원인 GTX-D, E 노선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2026~2035)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5차 계획은 애초 2025년 6월 발표 예정이었으나 그해 12월로 미뤄졌다가 2026년 7월로 다시 연기됐다. 수도권 시민들로서는 속이 탈 노릇이었지만 이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정부를 설득하고 협상력을 높이기보다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지방정부의 존재는 GTX-D, E 노선이 국가철도망 계획에 포함되는 것에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5차 계획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6차 계획이 나올 때까지 다시 10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그것이야말로 인천, 수도권 시민들에게는 재앙에 가까운 일이다. 철도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장 혼자 할 수 없고 중앙정부와의 관계를 통한 협업 체계가 결정적이다. 선거 뒤 짧은 시간 동안 국토교통부 장관을 설득해 내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나아가 단순히 계획에 반영하는 것을 뛰어넘어 어떤 우선순위로, 어떤 예산 규모로, 어떤 착공 일정과 함께 반영되느냐가 실질적 차이를 만들 것이다. 어디 교통 문제뿐일까. 선거철마다 같은 공약이 반복되는 이유가 있다. 객관적인 과제야 명백히 있지만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해법과 실행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선거가 임박해 모두가 얘기하는 해묵은 과제를 던지고 종이 위에 그럴싸한 그림을 그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결국 문제는 실행력이다. GTX는 공약이 아니라 협상이다. 중앙정부 설득이 시장의 진짜 일이다. 머지않은 시간 내에 확정될 제5차 국가철도망 계획, 그 협상 테이블의 결과물이 인천과 수도권 시민들의 출퇴근 시간, 나아가 삶의 질을 결정할 것이다. 남대식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교수
  • 푸틴 천벌? ‘불지옥’ 따로없네…시꺼먼 ‘기름비’ 철철 (영상) [배틀라인]

    푸틴 천벌? ‘불지옥’ 따로없네…시꺼먼 ‘기름비’ 철철 (영상) [배틀라인]

    투압세 정유공장 또 피격…2주 새 세 번째 공격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서남부 흑해 연안 항구도시 투압세의 석유 시설을 잇따라 타격하면서 화재와 유류 유출에 따른 환경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타스 통신과 현지 당국 등에 따르면 밤사이 크라스노다르주 투압세의 로스네프트 소유 정유공장이 우크라이나군 드론 공격을 받아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투압세가 공격을 받은 것은 최근 2주 사이 이번이 세 번째다. 투압세 정유공장은 나프타와 경유, 중유 등을 생산하는 러시아의 주요 수출형 정유시설이다. 로이터 통신은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이 시설이 지난 16일 드론 공격 이후 항만 선적이 어려워지면서 가동을 중단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기름 비’에 벤젠 초과까지…유류 오염 피해 확산특히 16일 공격 당시 화재는 연기 기둥이 인공위성 사진에 포착될 정도로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현지에서는 유독성 화학물질이 섞인 이른바 ‘기름 비’가 내렸다는 주민 증언이 잇따랐다. 일부 현지 보도는 대기질 검사에서 그을음과 벤젠, 자일렌 등 오염물질 농도가 정상치의 2∼3배에 달했다고 전했다. 석유제품이 대량 유출되면서 해상에는 거대한 기름띠도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크라스노다르주 운영본부는 27일 오전까지 석유제품에 오염된 토양과 물·중유 혼합물 4165㎥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또 중앙해변에는 기름띠 확산을 막기 위한 오일펜스가 설치됐다. 오염 토양 4165㎥ 수거…해안·강 하구 방제 총력방제 작업은 해상 터미널과 투압세강 하구, 해안선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당국은 투압세강으로 흘러든 석유제품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강에도 차단 시설을 설치했다.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흑해로 흘러드는 석유제품 유출은 차단됐으며, 오일펜스 등을 통해 확산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투압세 당국은 정유공장 인근 주민들에게 임시 대피소로 이동할 것을 요청했고, 지역 학교 수업도 중단했다. 러시아 소비자보호·복지감독청은 주민들에게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고 창문을 닫아둘 것을 권고했다. 우크라, 러시아 전쟁 자금줄 겨냥 장거리 타격 강화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투압세 공격을 거론하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 민간 기반시설 공격을 늘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석유산업을 교란해 전쟁 자금원을 약화하기 위한 작전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미국 중재로 진행되던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이 중동 사태 등으로 정체된 가운데 러시아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장거리 타격을 강화하고 있다. 투압세 공습은 러시아의 정유·수출 능력을 압박해 전쟁 지속 능력을 떨어뜨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러시아 당국은 이날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벨고로드주에서도 드론 공격으로 민간인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중부 크리비리흐 등지에서도 러시아군 공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 텔레그램 성착취 ‘자경단’ 총책 김녹완, 2심도 무기징역

    텔레그램 성착취 ‘자경단’ 총책 김녹완, 2심도 무기징역

    “반인권적 범행에 엄중한 처벌 필요”피해자 261명에 성 착취물 2000여개 달해텔레그램 등에서 활동한 성폭력 범죄집단 ‘자경단’ 총책 김녹완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n번방, 박사방 등 디지털 기반 성범죄가 확산하는데 대해 재판부는 “모방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김성수)는 29일 범죄단체 조직 및 활동, 성 착취물과 불법 촬영물 제작·유포, 불법 촬영물 이용 강요 및 유사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김녹완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전자장치 부착 30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 신상 공개 및 고지 10년 등도 함께 명령했다. 자경단 조직원을 포섭·교육하고 범행을 지시한 ‘선임 전도사’ 강모씨에게도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4년과 취업제한 5년을 선고했다. ‘전도사’ 또는 ‘예비 전도사’로 활동하며 피해자 물색, 텔레그램 채널 운영, 성 착취물 제작·배포, 피해자 협박 등을 수행한 9명 중 4명은 징역형, 5명은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양형에 대해 “피고인은 4년 5개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공소사실 관련 죄명이 27개고 유죄로 인정되는 죄명만 25개에 이른다”며 “범행 기간 일부 가담자가 수사기관에 적발됐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새로운 피해자를 협박하는 등 범행을 지속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피고인이 소위 ‘박제’한 온라인에 유포된 허위 영상물 중 상당수가 현재까지도 온라인을 떠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피해자들의 존엄 가치를 완전히 무시한 반인권적 범행에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피고인이 ‘n번방’ 사건을 보고 범행을 저질렀듯, 피고인의 범행 수법을 모방해 새로운 범죄를 하려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형사정책적 차원에서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모방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처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범죄집단 가입 혐의를 무죄로 본 원심 판단은 유지했다. 장기적 범행을 목적으로 범죄집단을 조직·활용하려 한 정황은 의심되지만, 김씨를 제외한 나머지 가담자들에 대해선 공동으로 범행을 실행하려는 목적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취지에서다. 김녹완은 2020년 8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자경단이라는 이름의 사이버 성폭력 범죄집단을 조직하고 자신을 ‘목사’라고 칭하며 미성년자 등을 가학적·변태적으로 성폭행하고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자경단은 소셜미디어(SNS)에 신체 사진을 올리거나 조건만남을 하는 여성, 텔레그램 ‘야동방’이나 ‘지인능욕방’에 입장하려는 남성의 신상정보를 알아낸 뒤 이를 뿌리겠다고 협박해 나체사진 등을 받아내고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하는 한편 실제로 성폭행했다. 피해자는 261명으로, 성 착취물은 2000여개에 달한다.
  • [이광호의 어찌보면] 4월의 애도, 세월호와 홀로코스트

    [이광호의 어찌보면] 4월의 애도, 세월호와 홀로코스트

    당신의 4월은 이미 찬란하겠지만, 죽음을 생각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봄꽃과 연둣빛이 만드는 저 어여쁜 풍경들은 때로 참혹함을 떠올리게 한다. 2014년 4월 16일의 그 봄날은, 수학여행에 들떴던 단원고 학생들에게도 아름다운 날이어야만 했다. 침몰 과정이 실시간 중계되는 잔인한 시간 동안, 국가 시스템의 기만적인 무능은 맨얼굴을 드러냈다. 304명의 희생자가 생긴 그날 이후 12년이 지났지만 애도는 완결되지 못했다. 어떤 애도는 권력에 의해 금지되기도 하고, 어떤 애도는 그 죽음을 아직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끝낼 수가 없다. 죽음의 진실과 의미를 드러내는 무한한 노력만이, 남은 자들의 연대만이 애도를 온전하게 한다. 지겨워서 중지해야만 하는 애도 같은 건 세상에 없다. 세월호와 함께 홀로코스트를 떠올린다. 홀로코스트를 둘러싼 두 개의 기념일이 있다는 걸 최근 알게 됐다. 홀로코스트는 600만명이 희생된 장기간에 걸친 제노사이드다. 제노사이드는 민족과 이념 등의 대립을 이유로 특정 집단을 말살시키는 행위다. 유엔이 공식으로 인정한 1월 27일은 소련군이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 수용소를 해방한 날이며 나치의 전쟁 범죄가 알려지는 계기가 된 날이다. 한편 이스라엘은 바르샤바 게토의 유대인 봉기를 기준으로 유대력에 따라 ‘욤 하쇼아’라 불리는 기념일을 지키는데, 올해는 4월 14일이 그날에 해당했다. 우연하게도 올해의 ‘욤 하쇼아’는 세월호 날짜와 가까웠다. 두 기념일은 홀로코스트를 애도하는 다른 방식을 보여 주는 상징처럼 보이기도 한다. 홀로코스트를 인류 보편의 윤리 차원으로 이해할 것인가, 혹은 유대 민족의 박해와 저항의 서사 안에서 볼 것인가 하는 문제 말이다. ●‘생명정치’가 된 홀로코스트 한 민족의 독립과 국가 건설을 위한 열망과 투쟁은 다른 민족의 그것과 동등한 가치를 갖는다. 하지만 1948년 이스라엘 건국은 이른바 ‘정착적 식민주의’에 기반한 것이었고, 그곳에 살고 있던 타민족에 대한 교체와 추방, 정착과 축출의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 ‘이산’의 민족이 정착을 위해 또 다른 민족을 내모는 이 참담한 아이러니는, 이 지역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으로 만들어 버렸다. 홀로코스트는 유대인의 생존 의지를 강화하는 역사적 기억의 자원이지만, 팽창적 ‘시오니즘’을 정당화하는 이념적 도구가 되기도 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스라엘 건국 초기에는 눈물과 박해의 서사와 결별하고 강인한 국민상을 제시하기 위해 홀로코스트의 기억을 밀쳐 두었다는 점이다. 1961년 아이히만 전범 재판과 1967년 아랍·이스라엘 전쟁 이후 역사적 피해자성은 안보 이데올로기의 이념적 자원으로 전환된다. 이스라엘의 역사가인 예후다 엘카나는 아우슈비츠 생존자이기도 하다. 1988년에 발표한 ‘망각의 필요성’은 홀로코스트의 기억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증오와 폭력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담고 있다. 그의 논리에 따르면 세계 모두가 홀로코스트를 기억할 의무가 있다 해도, 이스라엘은 오히려 망각을 배워야 한다. 홀로코스트의 기억이 국민 의식 깊은 곳에 침투해 국가 폭력을 정당화하는 위험 때문이다. 홀로코스트를 통해 항구적인 피해자의 위치로 자신들을 고정시키면, 군사행동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정당화된다. 피해자의 집단적 서사가 새로운 피해자를 낳는 논리가 될 때, 그 기억은 윤리적인 힘을 상실한다. 주디스 버틀러는 홀로코스트의 기억이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죽음을 가리는 데 동원되고, 유대인의 삶만을 ‘애도 가능한 삶’으로 설정하는 차별적인 ‘생명정치’가 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홀로코스트에 대한 애도는 또 다른 폭력을 중지시키는 윤리적 요청이어야 한다. 한 민족에게 일어난 참담한 비극은 다른 민족에게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 잔인한 역사의 보편적 교훈이다. ‘홀로코스트의 국유화’라고 일컬어지는 국가적 독점화는 타자에 대한 윤리적 감수성을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모든 죽음은 등가적” 세월호와 홀로코스트라는 두 사건은 비대칭적이며, 304명의 죽음과 600만명의 죽음은 분명히 같지 않다. 그러나 죽음은 개인들에게는 모두 단 한 번의 돌이킬 수 없는 일인칭의 사건이다. 인간의 존엄은 개별적인 인간들 하나하나의 존엄이다. 이란과 레바논과 팔레스타인에서 지금 희생되고 있는 민간인들의 죽음도 그러하다. 그중에는 175명의 이란 여학생들의 죽음도 포함되며 4·3 제주와 5·18 광주의 희생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세월호 피해자들의 죽음과 중동 전쟁의 민간인 피해자들의 죽음은 어떤 위계도 없는 등가의 것이다. 저 죽음들에서 아직 비켜 서 있는 우리는, 이런 맥락에서 ‘살아남은 자’라는 위치를 공유한다. 참혹한 기억은 완결되지 않고, 애도는 끝내 완성될 수 없으며, 죽은 자는 산 자의 생을 관통한다. 죽음의 등가성을 받아들이는 것은 애도를 또 다른 폭력으로 만드는 일을 정지시킨다. 그것이 4월 찬란한 계절에 숨 가쁘게 살아남아 있는 자들의 몫이다.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 공천 배제된 김용 “백의종군”

    공천 배제된 김용 “백의종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28일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에서 배제되자 “백의종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부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희생이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더불어)민주당의 승리에 밑거름이 된다면 기쁜 마음으로 내려놓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간 김 전 부원장은 경기 지역에 출마하고 싶다며 “저를 외면하면 자기 부정”이라고 당 지도부를 압박해왔다. 그는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김 전 부원장은 당의 무공천 입장을 수용하면서도 “저에 대한 기소는 명백한 정치검찰의 조작이자 치졸한 정치 보복이며 제가 여기서 무너지면 곧 조작 수사가 승리하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행보에 대해선 “사법부가 조속히 판결해주면 좋겠다. 현실 정치인으로서 계속 정치는 할 생각”이라고 했다. 지도부의 선거 지원 요청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 들은 것이 없다. 요청이 온다면 그것에 맞게 도움 될 일을 하겠다”고 답했다. 당내에선 김 전 부원장의 공천 배제 결정을 수용한 것에 대한 응원이 이어졌다. 김 전 부원장의 기자회견에 동석한 강득구 최고위원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텐데 큰 틀에서 당의 판단을 받아들인 김 전 부원장의 결단을 존중한다”며 “민주당은 김 전 부원장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미안하고 감사하다. 머지않아 더 크게 쓰임받을 날이 올 것”이라며 “김용의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 조만간 뵙겠다”고 밝혔다.
  • “트럼프 올까 봐?”…나토, 2028년 정상회의 통째로 건너뛸 수도 [핫이슈]

    “트럼프 올까 봐?”…나토, 2028년 정상회의 통째로 건너뛸 수도 [핫이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최근 수년간 이어온 연례 정상회의 관행을 손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회의 효율성과 장기 전략 수립이 명분이지만, 내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충돌을 피하려는 계산도 깔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 6명을 인용해 나토 회원국들이 정상회의 개최 주기를 늦추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국가는 매년 열던 회의를 2년 주기로 바꾸자는 의견을 냈다. 이 구상이 현실화하면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말인 2028년에는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나토는 2021년부터 매년 정상회의를 열어왔다. 올해 회의는 7월 7∼8일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다. 2027년 회의는 알바니아 개최가 예정돼 있지만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로이터는 2027년 회의가 가을로 밀릴 가능성이 크고, 2028년 회의를 건너뛰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라고 전했다. ◆ “트럼프 변수” 거론…동맹의 만남이 부담 됐나 회의 축소 논의의 배경을 두고 소식통들 사이에서도 설명은 엇갈렸다.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론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이란을 상대로 한 미국의 군사작전에 나토 동맹국들이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하면서 양측의 긴장이 커졌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부터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지출을 강하게 압박해왔다. 그는 정상회의 무대에서도 동맹국들이 충분한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방위비 압박은 이미 정상회의 의제 자체를 바꿔놨다. AP통신에 따르면 나토 회원국들은 지난해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를 방위 관련 지출에 쓰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압박 속에 나온 결정이었지만, 일부 회원국은 목표 달성에 부담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이란 전쟁과 관련해 유럽 동맹국들의 지원이 미흡하다고 문제 삼았고, 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앙카라 정상회의도 단순한 정례 회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로이터는 앞서 튀르키예가 회원국들에게 이번 회의를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재설정하고 미국의 나토 관여 축소 가능성에 대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정상회의 축소 논의가 갑자기 튀어나온 일정 조정이 아니라 트럼프 재집권 이후 흔들리는 대서양 동맹 관리법을 둘러싼 고민과 맞물려 있다는 뜻이다.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미국이 차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토 내부의 불편한 분위기를 키웠다. 덴마크는 나토 회원국이다. 동맹국 영토를 둘러싼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반복되면서 정상회의가 결속의 무대가 아니라 갈등을 노출하는 자리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 “나쁜 정상회의보다 줄이는 게 낫다” 다만 나토 안팎에서는 이번 논의를 트럼프 한 사람만의 문제로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일부 외교관과 안보 전문가들은 연례 정상회의가 매번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만들고 장기적인 군사·외교 전략 수립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한 외교관은 로이터에 “나쁜 정상회의를 여는 것보다 횟수를 줄이는 편이 낫다”고 밝혔다. 그는 “어차피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고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외교관도 동맹의 진짜 평가는 회의 횟수가 아니라 논의와 결정의 질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나토 관계자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나토는 앞으로도 정기적인 국가 및 정부 수반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며 “정상회의 사이에도 회원국 간 협의와 기획, 공동 안보에 대한 의사 결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 결정권은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에게 있다. 아직 확정된 방침은 없지만, 복수 회원국이 회의 주기 조정을 논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례 개최 관행은 흔들리고 있다. ◆ 냉전 때도 드물었던 정상회의…연례화는 최근 관행 나토 정상회의가 처음부터 매년 열린 것은 아니다. 나토는 1949년 창설됐고 첫 정상회의는 1957년에 열렸다. 냉전 시기 미국 중심의 나토와 소련 중심의 바르샤바조약기구가 대치했지만,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은 오히려 드물었다. 회의 빈도는 1970년대 이후 조금씩 늘었다. 냉전 종식 전후 안보 질서가 급변한 1988∼1991년을 거치며 개최 횟수는 더 잦아졌다. 최근처럼 매년 여름 정상들이 모이는 흐름은 2021년 이후 굳어진 관행에 가깝다.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의 필리스 베리 비상근 선임연구원은 정상회의 횟수를 줄이면 나토가 본연의 임무에 집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여러 차례 대서양 양안 회의에서 두드러진 극적인 갈등 장면도 완화할 수 있다고 봤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전 나토 사무총장도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긴장감을 언급했다. 그는 2018년 나토 정상회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회원국들의 국방비 지출이 너무 적다며 회의장에서 나가겠다고 위협했다고 회고했다. 스톨텐베르그 전 총장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퇴장했다면 남은 회원국들이 “산산조각 난 나토의 잔해를 수습해야 했을 것”이라고 적었다. 결국 나토의 고민은 단순한 일정 조정이 아니다. 매년 정상들을 한자리에 세우는 방식이 동맹 결속을 보여주는 장치인지 아니면 트럼프식 압박과 돌발 발언을 키우는 무대인지 따져보는 단계에 들어섰다. 2028년 정상회의를 실제로 건너뛴다면 나토가 트럼프 대통령 재임기의 돌발 변수까지 고려해 동맹 운영 방식을 조정하는 장면으로 해석될 수 있다.
  • [세종로의 아침] 인류를 구원할 ‘망설임’과 ‘무가치함’

    [세종로의 아침] 인류를 구원할 ‘망설임’과 ‘무가치함’

    믿거나 말거나지만 남자가 나이 들었음을 보여 주는 행동학적 지표 중 하나가 ‘드라마 보기’다. 그런 때가 있었나 가물가물할 정도지만 파릇파릇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실제로 책 읽는 시간만큼 TV 보는 시간이 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각설하고 최근 본 TV 프로그램 중에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는 몇 개의 장면이 있다. 하나는 많은 사람이 인생 드라마로 꼽는 ‘나의 아저씨’, “날 추앙해요”라는 대사로 유명한 ‘나의 해방일지’를 쓴 박해영 작가의 신작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다. 주인공은 20년째 입봉을 못 하고 독설만 남은 감독 지망생 황동만이다. 드라마 중 유독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황동만은 “안 되는 것 붙들고 바둥거리지 말고 그만해라”라고 충고하는 영화사 대표에게 “기대해라, 더 어마어마하게 무가치해질 거고 더 쓰잘데기 없어질 거고… 난 내 무가치함의 끝에서 빛나는 진실을 건져 올릴 거야”라고 대꾸한다. 쓸모없음에서 가치를 끌어낸다는 말이 과연 가당키나 한 것일까. 다른 하나는 소설가 김애란의 첫 TV 출연으로 화제가 됐던 ‘손석희의 질문들’이라는 대담 프로그램이다. 손석희는 김 작가에게 “인간과 인공지능(AI)의 차이는 뭐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김 작가는 “망설임”이라며 “누군가의 고민이나 아픔을 들을 때 말을 삼키거나 주저하면서 짐작하고 헤아리는 찰나가 있다. 그리고 그 주저엔 어떤 배려나 품위가 있다. 유려하고 빠른 AI의 조언보다 인간의 투박한 침묵이 더 위로가 된 적이 있었다. 인간의 결함과 한계처럼 보이는 게 우리의 미덕이고 개성일 수 있다”고 답했다. 소셜미디어나 언론에 넘쳐나는 자칭 AI 전문가들의 하나 마나 한 언사들과는 차원이 다른 통찰이다. 최적값을 빠르고 정확하게 내놔야 하는 AI에게 망설임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지연 오류’일 뿐이다. 그러나 인간에게 망설임은 단순한 사고의 지체가 아니다. 인간은 AI와 달리 특정 임무나 과제의 목적이 옳은지, 선택이 공동체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망설임’이라는 생각의 필터를 거친다. 많은 뇌과학 연구들도 인간의 망설임은 가치 판단과 감정의 복잡한 시뮬레이션 결과라고 밝히고 있다. 망설임이란 잠깐의 멈춤 시간들 덕분에 인류는 아직까지 대멸종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국은 AI 등장 이전부터 삶의 많은 부분에서 효율과 속도를 강조하며 ‘가치 있음’ 또는 ‘쓸모 있음’을 요구했다. 우리 사회는 AI처럼 가치 없는 정보나 행동은 일 처리를 늦추기만 하는 장애물로 받아들였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해 온 것은 아무런 이득이 없어 보이는 호기심에 밤새우는 열정과 당장의 생존이나 경제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예술 활동 덕분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과학기술도 그렇다. 당장 어디에 쓰일지 모르는 기초과학은 경제적 논리로만 따지면 무가치하고 쓸모없어 보인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나 지난 한국 정부처럼 장기적 안목이 없는 이들은 담합이니 뭐니 하는 핑계로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하는 데도 과감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처럼 인류 문명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니 가능한 일이다. R&D에서 실패를 받아들이는 태도 역시 인간과 AI를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AI나 기계에서 실패는 반드시 수정되고 제거돼야 할 오류일 뿐이지만 인간 과학자에게 실패는 새로운 단계로 뛰어오르기 위한 발판이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AI가 인간을 넘어서는 ‘특이점’ 도래를 예측하고, 대중은 ‘터미네이터’ 같은 SF 속 종말론적 상황이 닥칠 것을 두려워한다. 그렇지만 정작 걱정해야 할 상황은 인간이 망설임을 멈추고 쓸모없음의 가치를 비하하며 실패를 부끄러워하는 기계적 완벽주의에 빠져드는 것 아닐까. AI가 완벽해질수록 망설임과 무쓸모라는 인간적 약점이 더 돋보이고 인류를 더 멀리 이끌 것이다. 과학기술의 끝에는 무감정의 기계가 아닌 인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유용하 문화체육부 과학전문기자
  • 日, 자국 세금으로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한국에게 ‘나쁜 소식’인 이유 [핫이슈]

    日, 자국 세금으로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한국에게 ‘나쁜 소식’인 이유 [핫이슈]

    일본이 자비를 들여 주일미군의 기지 시설 지하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주한미군 기지가 있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 건물 구조 강화, 시설 분산 배치 등 주일미군 시설의 각종 방호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적에게 주일미군 기지가 공격받는 유사시에 피해를 최소화하고 반격 기능은 유지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강화해 미·일 동맹의 대응 능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일본 당국은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에 필요한 비용도 직접 부담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일본은 미일 주둔군 지위 협정을 근거로 주일미군의 병영과 가족용 주택 등을 ‘시설 정비비’ 명목으로 지원해 왔다. 여기에 대규모 비용을 더 투입해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더불어 일본은 5년마다 체결하는 주일미군 분담금 특별협정에 새 항목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해당 항목에는 폭발물과 전자기파 공격 등으로부터 주일미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올여름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과 일본의 주일미군 분담금 협상에서는 GDP 대비 방위비가 2%를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교도통신은 “동맹국에 재정 기여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의 노력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지만 일본의 향후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일본이 주일미군 경비로 쓴 돈 2조 이상현재 일본에 주둔하는 주일미군은 약 5만 5000명이다. 지난해 일본이 주일미군 주둔 관련 비용에 쓴 돈은 2274억 엔, 한화로 2조 1000억원이 넘는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을 포함한 주요 동맹국에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까지 끌어올리라고 압박해 왔다. 일본은 이미 2026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기준 방위비 예산을 총 10조 6000억 엔(약 98조원)으로 책정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5%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면 일본은 현재 방위비보다 최소 19조 엔(약 175조 6000억원)을 더 쏟아부어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 일본이 주일미군 기지 시설 강화를 위한 비용을 부담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 온 방위비 증액 요구를 사실상 받아들이는 셈이 된다. 한국 방위비 분담금에도 영향 미칠 듯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 직후 미·일 동맹을 강조하며 방위비 예산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 비용 부담 역시 동일한 기조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일본의 이러한 움직임은 방위비 증액 압박을 받는 한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은 2025년 당시 2026~2030년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통해 방위비 분담금을 1조 5192억원에 합의했다. 이는 전년보다 8.3% 오른 것이며 2027년 이후부터는 해마다 전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 증가율을 반영해 올린다. 다만 증가율이 5%를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지난해 기준 한국 GDP(2663조원)의 약 0.06% 수준이다. 일본이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를 통해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확대한 만큼, 일본과 비슷하게 방위비 증액 압박을 받는 한국의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과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만료 1~2년 전부터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다음 협상 시기는 2028~2029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2029년 1월 20일까지인 만큼 차기 협상은 트럼프 행정부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 네타냐후 역시나 ‘휴전’ 통수…레바논 공습에 기자 포함 5명 사망 [핫이슈]

    네타냐후 역시나 ‘휴전’ 통수…레바논 공습에 기자 포함 5명 사망 [핫이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또 휴전 국면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스라엘이 22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를 재차 공습해 종군기자를 포함한 5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지난 18일 열흘 휴전이 발효된 뒤 하루 기준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온 날이다. 미국이 중재하는 평화협상을 앞두고 공습이 이어지면서 이스라엘이 사실상 휴전 약속을 또 흔든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AP와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레바논 일간지 알아크바르 소속 아말 칼릴 기자는 남부 알티리에서 전황을 취재하다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숨졌다. 함께 있던 프리랜서 사진기자 제이나브 파라즈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두 사람은 앞서 폭격당한 차량 인근을 취재하던 중 다시 공격을 받았다. 이들은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바로 앞 차량이 폭격을 받자 인근 주택으로 몸을 피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이 주택도 곧바로 다시 폭격했다. 이 과정에서 칼릴 기자가 목숨을 잃었고 파라즈는 중상을 입은 채 구조를 기다려야 했다. 구조대는 현장 접근을 시도했지만 추가 공격과 사격 때문에 한동안 수색을 중단했다고 레바논 당국은 밝혔다. 같은 날 알티리에서는 다른 주민 2명도 공습으로 숨졌다. 레바논 보건당국과 외신 집계를 종합하면 이날 하루 레바논에서 최소 5명이 사망했다. 이는 이번 열흘 휴전이 발효된 뒤 하루 기준 최다 사망자 수다. ◆ 기자 숨진 날, 휴전 뒤 최다 사망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칼릴 기자를 수색하고 시신을 수습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압박해 달라고 촉구했다. 구조대는 약 4시간 뒤 현장에 다시 접근했고 3시간 넘는 수색 끝에 칼릴 기자 시신을 찾아냈다. 시신 수습은 자정 무렵에야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AP는 칼릴의 죽음으로 올해 레바논에서 숨진 언론인이 9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군사 시설에서 차량 2대가 출발했고 이들이 휴전 조건을 위반해 즉각적 위협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차량 1대를 먼저 공습한 뒤 현장에서 달아난 이들이 숨은 구조물도 다시 타격했다고 밝혔다. 또 기자를 겨냥하지 않았고 구조대 접근도 막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레바논과 언론단체의 판단은 다르다. 휴전이 유지돼야 할 시점에 취재진까지 숨졌고 구조 작업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AP는 레바논 관리들과 언론 자유 단체들이 이번 공격을 국제법 위반이자 전쟁범죄라고 규정하며 국제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헤즈볼라도 이날 저녁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휴전 위반에 대응했다”며 레바논 남부의 이스라엘군 표적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휴전 발표 뒤에도 양측 충돌이 이어지면서, 휴전이 이름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협상 직전 또 공습…반복된 휴전 훼손 논란 이번 공습을 두고 단발성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2024년 11월 휴전도 발효 다음 날부터 위반 공방에 휘말렸다. 당시 로이터는 이스라엘이 남부 레바논에 탱크 사격과 공습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거의 매일 공격을 이어왔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가자지구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반복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2025년 3월 하마스가 휴전 연장안을 거부했다며 직접 대규모 공습을 지시했고 그 공격은 두 달 가까이 이어진 휴전 국면을 사실상 깨뜨렸다. 이후 로이터는 이스라엘이 가자 휴전을 깨고 레바논 전선에서도 다시 공습 수위를 높였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번에도 시점이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는 23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 중재 아래 대사급 평화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협상 직전까지 공습과 사망자가 이어지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과 협상 국면을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AP도 이번 기자 사망 사건이 예정된 휴전 회담을 바로 앞두고 벌어졌다고 짚었다. 결국 이번 공습은 휴전이 얼마나 불안정한지 다시 보여줬다. 발표문상으론 열흘 휴전이지만 현장에선 폭격도 보복도 멈추지 않았다. 기자까지 숨진 이번 공격은 레바논 전선의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 [열린세상] 개인의 안목이 중요해진 AI 시대

    [열린세상] 개인의 안목이 중요해진 AI 시대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일상의 고민 상담은 물론이고 인생의 중요 사항도 인공지능(AI)과 상담한다. 청년들은 이제 속마음을 가장 깊이 털어놓을 수 있는 최고의 친구가 AI라고 말한다. 외로운 중년이나 이야기를 들어 줄 존재가 필요한 노년에게도 AI는 절실한 대화 상대가 되고 있다. AI가 우리 삶에 깊숙이 침투해서 단순히 업무 보조나 지식 제공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일상의 의사 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예를 들어 A회사와 B회사에 모두 합격한 청년은 둘 중 어디로 가야 할지를 결정하기 전에 AI에게 물어본다. 심지어 남편과 이혼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 사람과 지금 결혼할 것인가 말 것인가 같은 문제도 AI와 이야기할 수 있다. 현재의 자산 상황에서 지금 아파트를 구매하는 게 나은지 아닌지도 물어볼 수 있다. 이러한 인생의 중대 결정에 대해 AI는 나름대로 중요한 이야기를 전해 줄 수 있고, 우리는 AI의 이야기를 중요하게 참고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AI 고유의 치명적인 문제점이 하나 있다. AI는 본디 사용자의 ‘니즈’에 따라 어떤 방향으로든 거의 ‘무한하게’ 근거를 생성해 내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가령 배우자와 다툰 뒤 지금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AI에게 쏟아내면서 “진짜 이혼해야 되지 않겠어?”라고 묻는다면, AI는 ‘이혼 이유서’를 A4용지 100장 분량으로도 만들어 줄 수 있다. 그러나 다음날 마음이 바뀌어 AI에게 다시 그 이혼 이유서를 A4용지 200장 분량으로 반박하라고 한다면, 또 역시 그대로 반박해 낼 수 있다. 즉 AI가 하는 작업은 견해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선택된 견해를 합리화하는 일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인생에서 여러 의사 결정을 할 때 AI의 도움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모든 결정의 최종 판단은 ‘나 자신’에게 달려 있다. 어차피 AI는 이쪽 방향이든 저쪽 방향이든 거의 무한한 근거를 생성해 낼 수 있다. A회사에 갈 이유도 100개 만들어 낼 수 있고 B회사에 갈 이유도 100개 만들어 낼 수 있다. 만약 AI가 B회사보다 A회사에 가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면, 사용자의 취향을 고려해 편향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일 뿐이다. 두 가지 방향에서 모든 데이터와 근거를 최종적으로 종합하고 결정하는 건 결국 ‘나’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AI 시대에야말로 오히려 개인의 가치관, 안목, 판단 능력이 훨씬 더 중요해진다. 모두가 여러 의사 결정에서 ‘무한한 근거’를 만들어 내고 찾아내는 AI를 비서로 쓸 수 있다면 그만큼 많은 근거들을 스스로 통합하고, 읽어 내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에게는 더욱 큰 혜택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무리 AI가 많은 데이터를 모아 근거를 마련해 줘도 제대로 독해하지 못하고 무엇이 더 옳은지조차 자신만의 안목으로 판단할 수 없는 사람은 AI에게 더욱 휘둘리며 제자리걸음만 하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가치관, 안목, 판단 능력을 길러야 할 필요성은 오히려 더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다. 같은 프롬프트로도 AI는 100개의 글쓰기 초안을 마련할 수 있다. 그중 하나를 선택해 구체적으로 수정, 보완, 편집하며 글을 자신의 안목에 따라 완성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저작권 측면에서 보더라도 단순 생성된 글이라면 프롬프트 입력자를 저작권자로도 보지 않는다. 인간의 창작적 개입이 있을 때만 저작권자가 되기 때문이다. AI 알고리즘이 만들어 내는 온갖 짧은 영상들만 보거나 주문자의 입맛에 맞는 이야기만 골라서 하는 AI와의 대화만으로는 그런 능력을 기르기 어렵다. 결국 꾸준한 독서와 그에 기반한 성찰적 글쓰기를 이어 가며 생각과 가치관을 다듬어 가야 한다. 모든 게 쉬워지고 효율적으로 보이는 세상일수록 삶을 뿌리부터 지탱하는 힘은 더 깊고 어렵게 쌓아올리는 것들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정지우 변호사·작가
  • 청·일·미군 주둔한 이방인의 길… 이젠 세계인 찾는 ‘K감성의 길’[서울 로드]

    청·일·미군 주둔한 이방인의 길… 이젠 세계인 찾는 ‘K감성의 길’[서울 로드]

    접근성 좋아 침탈·수탈의 거점화강제징용 노동자상·효창공원 등이 땅이 견뎌온 역사 묻어나는 곳낡은 기찻길 뒤 높이 솟은 아파트복고적인 분위기에 관광객 ‘북적’골목마다 개성 넘치는 식당 가득 “장소의 의미를 둘러싼 싸움은 기억에 대한 투쟁이다. 억압된 기억은 긴 우회를 거쳐 언젠가 유령의 얼굴로 기억한다.”(문학평론가 이광호의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용산에서의 독백’) 한강으로의 접근성 때문에 용산은 오랜 세월 교통의 중심이었다. 한양도성 서쪽 안산 자락이 남쪽으로 뻗어나간 산줄기가 한강을 향해 구불구불 나아간 모양이 용을 닮았다 해서 용산이란 이름이 붙었다. 현재의 효창공원과 원효로 서쪽 일대 구릉지가 본래 용산이고, 미군기지와 삼각지, 이태원이 자리 잡은 일대는 신용산이라 불리다 ‘신’을 빼고 용산으로 굳어졌다. 조선시대 경강상인의 터전이자 개항 이후 근대 문물의 유입 통로였던 용산은 접근성 탓에 일본 군국주의 침탈과 수탈의 거점이 됐고 이후 미군과의 동거가 최근까지 이어졌다. 시작은 구한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임오군란(1882)이 일어나자 파병된 3000명의 청나라 군대가 이곳에 주둔했다. 1894년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1904년 러일전쟁을 치르기 위해 용산기지를 본격 조성했다. 용산이 행정구역상 경성부(현재 서울)에 포함된 것도 이때다. 일본군을 내몰고 이 땅을 접수한 미군은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거의 철수했지만, 한국전쟁으로 돌아온 뒤 1957년 주한미군사령부 창설과 함께 본격적인 주둔을 시작했다. 2004년 용산기지 이전협정 타결로 100여년간 이어진 남의 땅 신세는 면했지만, 아직도 반환 절차가 진행 중이다. 미군장교숙소, 용산어린이정원 등은 일반에 개방됐지만 여의도 면적과 비슷한 총 243만㎡(74만평)의 대부분은 여전히 접근할 수 없다. 옛 지명인 둔지방이 유래한 둔지산도 기지 안에 있다. 용산 곳곳에는 이 땅이 견뎌온 오욕과 그에 대한 교훈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 남아있다. 용산기지 바깥에 외국군 주둔 흔적은 ‘왜명강화지처비’나 후암동에 있던 ‘호국신사’ 터 앞 108계단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도시개발 과정에서 사라졌다. 다만 미군이 일본군의 건물을 재활용한 덕에 남아있는 용산기지 안에 1952년 이전에 지은 건물이 132동에 이른다. 2017년 용산역 광장에 세워진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노동자상은 용산을 거쳐 일본 본토와 사할린, 남양군도, 쿠릴열도로 강제징용됐던 조선인들을 기리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김운성, 김서경 작가가 제작했다. 2010년대 이후 용산은 서울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영국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한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은 백자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최근 완전체로 컴백한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하이브 신사옥은 글로벌 아미(BTS의 팬덤)들의 성지다.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과 삼각지역 사이 이면도로에는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가장 뜨거운 ‘용리단길’이 있다. 새로운 분위기의 가게들이 하루가 멀 만큼 들어서고 있다. 용리단길은 재개발 구역의 느낌과 신축 건물들이 뒤섞인 레트로 감성을 뽐낸다. 일본 하라주쿠 뒷골목에 있을 법한 선술집과 정갈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세련된 분위기의 한우구이 식당, 왁자지껄한 디제잉이 곁들여진 바(bar) 문화가 뒤섞인 무국적 공간으로 유동인구의 연령대도 폭넓은 편이다. 조금만 더 걸어 왜고개 성지의 고요한 마당에서 명상을 해도 좋다. 병오박해 때 순교한 한국인 첫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시신이 모셔졌던 곳이다. 왜고개란 이름은 조선 시대 기와를 구워 공급하던 와서(瓦署)의 흔적이다. 명동성당과 중림동 약현성당 벽돌도 이곳에서 공급했다고 한다. 한강대로 서편 골목길은 은행나무길로 불린다. 일제강점기 철도기지화와 함께 신시가지로 개발된 적산가옥이 남아있고, 독특한 감성의 식당과 카페가 들어섰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나온 백빈건널목의 저녁노을 배경 인증사진은 명불허전이다. 1928년 지어진 용산철도병원은 이제 용산역사박물관으로 쓰인다. 길 건너 주상복합단지 한켠에는 2009년 2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용산참사’를 기리는 용산도시기억전시관이 있다. 백빈건널목의 철제 가림막 너머에는 일제강점기 철도정비창 부지를 재개발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있다. 이곳 철도정비창에서 일본인 어깨 너머로 기술을 배운 조선인들이 광복 직후 ‘조선해방자호’ 열차를 만들었다. 1946년 7월 부산항에 도착한 독립운동가 이봉창·윤봉길·백정기의 유해가 이 열차에 실려 돌아왔고, 효창공원 삼의사 묘역에 모셔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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