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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내지도부까지 ‘친명’… 원팀 강조한 홍익표 ‘비명’과의 갈등 풀어야

    원내지도부까지 ‘친명’… 원팀 강조한 홍익표 ‘비명’과의 갈등 풀어야

    더불어민주당이 26일 범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홍익표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하면서 최고위원회는 물론 원내지도부까지 공고한 ‘친명 체제 구축’에 들어갔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당내 단합을 강조했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내년 선거를 차질 없이 치르겠다고 공언하면서 비명(비이재명)계와의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익표·우원식·김민석·남인순 의원의 4파전에서 이날 일찍 우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홍 의원은 1차 투표에서 재적 의원의 절반(84표) 이상을 득표하지 못했고 이어 남 의원과의 ‘결선 투표’에서 이겨 당선됐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어려울 때 힘든 자리를 맡았다. 내년 총선에서 값진 결과가 있을 수 있도록 항상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당내 균열 및 이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듯 구체적인 득표수는 발표하지 않았고,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후보자 정견 발표와 투표 과정도 비공개로 진행했다. 당선자 꽃다발 증정 등도 생략했다.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보궐선거로 치러졌기 때문에 홍 원내대표의 임기는 내년 4월까지로 총선 상황을 책임져야 한다. 홍 원내대표가 이번 보궐선거에 나서며 “당대표를 중심으로 흔들림 없는 단결된 힘으로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설명한 것에서 볼 수 있듯 향후 민주당 지도부의 친명 색깔은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내 의사결정 기구인 최고위원회도 친문(친문재인)계 고민정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친명계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이 대표 영장실질심사에 대해 기자들에게 “기각을 확신하고 있지만 이후 결과에 따라 당이 상당한 비상한 각오로 싸워 나갈 준비를 하겠다”고 이 대표 체제 수호 의지를 다졌다. 반면 다른 후보였던 김 후보에 비해 당내 통합을 이루는 방법이 온건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애초 이 대표 강성지지층(‘개딸’)이 최근 강성 친명 성향을 보여 온 김 의원을 지지해 달라는 문자폭탄을 보내는 등 의원들을 압박해 그나마 강성 친명 성향이 덜한 홍 의원에게 표가 몰렸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당장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이날 그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비명계 의원들의 가결표가 속출한 것에 대해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자신의 정치적 선택에 대해 민주성과 다양성이 보장돼야 하지만 그에 따른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부분도 있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반면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노웅래, 김영주, 안규백 등 4선 이상 중진의원들과의 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가 ‘가결표’를 해당 행위로 보는 데 대해 “당론으로 정한 게 아니기 때문에 해당 행위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이 중진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라며 새 지도부에 온건한 방식의 계파 통합을 요청했다. 한편 서울 출신의 홍 원내대표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 출신으로 서울 중·성동갑 등의 지역구에서 3선을 한 당내 대표적인 개혁 성향 정책통으로 불린다. ‘친이낙연계’로 분류됐지만 이 대표 취임 이후 뒤늦게 친명계 색깔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4월 친명계의 지원을 받아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지만 탈락한 바 있다.
  • ‘가슴 작은 처녀, 이 운동 하면…’ 초등생 사이 홍박사 노래 유행이라는데 [넷만세]

    ‘가슴 작은 처녀, 이 운동 하면…’ 초등생 사이 홍박사 노래 유행이라는데 [넷만세]

    19금 유머코드송 ‘홍박사님을 아세요?’코미디언 조훈, 부캐 조주봉으로 활약초중생들도 챌린지… 노래방서도 인기맘카페 고민글 “아들이 친구들과 연습”“세상이 천박해져” 네티즌 비판 목소리“우리 때도 비슷” 과한 우려란 반론도 ‘홍 홍 홍박사님을 아세요?’ 익살스러운 목소리로 연신 홍박사를 찾는 가사와 중독성 넘치는 경쾌한 댄스 비트, 거기에 하반신을 부르르 떠는 다소 민망한 춤이 결합한 노래 ‘홍박사님을 아세요?’가 최근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일부 초등생 학부모들의 근심이 늘고 있다. 어린아이들이 19금 유머 코드를 따라 하는 것을 우려하는 시선과 이를 둘러싼 비난 여론은 과하다는 지적이 맞선다. 초등생 아들을 둔 한 학부모는 최근 네이버의 한 지역 맘카페에 “아들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홍박사 챌린지를 찍는다며 연습하는데 ‘저게 뭔지는 알고 저러나’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성교육한다고 생각하고 이게 무슨 의미인지 제대로 알려줄까 싶다”며 “댁의 아드님 따님들도 혹시 홍박사를 아느냐”고 맘카페 다른 회원들도 비슷한 일을 겪고 있는지 물었다. 이 같은 걱정이 나온 것은 이 노래가 애초 19금 유머였던 것을 노래 형태로 만들어 SNS 유행에 성공한 사례라서다. 가사는 아래와 같다. ‘옛날에 한 처녀가 살았는데 가슴이 작은 게 콤플렉스였어요/ 그래서 이쪽으로 유명한 홍박사님을 찾아갔걸랑요/ 그랬더니 이 운동을 하면 가슴이 커진다는 거예요/ 그래가지고 버스정류장에서 이 운동을 막 하고 있었는데/ 한 남자가 어깨를 툭툭 치더니 뭐라는 줄 알아요?/ 홍박사님을 아세요?’ 뮤직비디오엔 이 같은 가사 이후에 남자(코미디언 조훈의 부캐인 조주봉)가 중요부위를 부각시키며 다리를 떠는 춤을 계속 춘다. 가슴 크기가 콤플렉스인 여자와, 중요부위 크기가 콤플렉스인 남자가 홍박사가 알려준 운동법을 따라한다는 설정이다. 맘카페에 이 노래에 대한 불만 섞인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맘카페에는 “저희 아이는 몰랐는데 이 글 보고 제가 검색해서 아이랑 둘이 신나게 흔들었다”, “저희집 애들 셋이 요즘 자꾸 부른다. 귓가에 맴돌아 미치겠다”, “우리집은 막둥이에 신랑에 아주 난리부르스다” 등 유쾌하게 즐기는 반응도 많았다. 온라인 여초 커뮤니티 ‘더쿠’에서는 “중학교 교사인데 홍박사는 여자애들도 함”, “홍박사 저거 노래방 차트 순위에서도 높더라”, “초등학교 교사인 친구 통해서 홍박사 밈 알게 됨” 등 학생들 사이에서 이 노래가 실제로 유행이라는 증언이 잇따랐다. 이와 함께 “가사가 저질이었네”, “세상이 천박해지는 중”, “부모가 뭐라 안 하고 같이 웃기다고 하는 수준이…” 등 비판적인 반응이 많았다. 다만 이 같은 우려가 과하다는 이용자들은 “나 어릴 때도 저런 거 많긴 했다. 3~4학년 한창 성에 눈뜰 때 성 관련 말장난 엄청 유행했고, 5~6학년 넘어가면 당연하다는 듯 섹스 얘기하고”, “어린애들이 똥이나 방귀 등 원초적인 거에 크게 반응함” 등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음악 유튜브 채널 ‘잇츠라이브’는 지난 23일 조훈이 출연해 ‘홍박사님을 아세요?’ 라이브 공연을 펼친 영상을 24일 비공개 처리했다. 비공개 사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 채널 주요 구독자인 아이돌 팬 등 일각에서의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그룹 여자친구 출신 예린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신곡 홍보를 위해 조훈과 함께 홍박사 챌린지에 참여한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예린의 챌린지 영상은 삭제됐다. 그러나 이 같은 비판 여론에 대한 비판도 있다. 19금 유머가 영상 삭제 요구로 이어질 만큼 유해하느냐는 의견이다. 남초 커뮤니티 ‘개드립넷’에서는 “홍박사 밈은 싫지만 챌린지 한다고 욕하거나 검열하는 건 잘못됐다고 봄”, “카디비 노래 가사 한 번씩 보여주고 싶다”, “이 나라에서는 코미디를 못 한다” 등 댓글이 달렸다. 반면 또 다른 개드립넷 이용자들은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홍박사 하면 싫긴 할 듯”, “저질 섹드립인 건 맞다” 등 홍박사 유행을 불편해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 7월 디지털 싱글 ‘홍박사님을 아세요?’를 발매한 조훈(30)은 지난 17일 iMBC연예와의 인터뷰에서 홍박사 밈을 향한 악플과 유머를 넘나다는 반응에 대해 “이런 반응들이 ‘밈’처럼 돼서, 캐릭터에 살이 더 붙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넷만세] 네티즌이 만드는 세상 ‘넷만세’. 각종 이슈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 기자 출신 유튜버 김용호, 연예인 협박해 수억원 뜯어낸 혐의…구속영장

    기자 출신 유튜버 김용호, 연예인 협박해 수억원 뜯어낸 혐의…구속영장

    부정적인 풍문을 폭로하겠다며 연예인들을 협박, 수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 유튜버 김용호(47)씨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최근 공갈 혐의로 김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20년 8월부터 여러 연예인들에게 접근해 “유튜브에서 부정적인 내용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뒤, 이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 김씨가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금액은 수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김씨는 돈을 건넨 연예인들 관련 내용은 유튜브 채널에 게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김씨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지난달 6월과 7월 김씨를 소환 조사했다. 기자 출신인 김씨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 출연해 인지도를 쌓았으며, 본인의 유튜브 채널 ‘김용호연예부장’을 운영했다.
  • [마감 후] 저출생보단 저출산… 해결의 열쇠는 다둥이/이영준 세종취재본부 차장

    [마감 후] 저출생보단 저출산… 해결의 열쇠는 다둥이/이영준 세종취재본부 차장

    ‘저출산’이란 용어를 ‘저출생’으로 고쳐 써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출산’은 여성만이 할 수 있는 일이므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출생’이란 표현이 젠더 감수성 측면에서 더 적절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계는 저출산을 더 적확한 표현으로 본다. 출산(fertility)은 남녀가 생명체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뜻하고 남성 중심으로도 산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출생(birth)은 통계상 물리적인 인구 지표다. 남녀가 몇 명의 자녀를 낳느냐에 출산율과 출생률이 달라지는 건 같다. 다만 출생은 인구구조 변화가 변수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출산과 차이가 있다. 변화된 사회 환경과 결혼관으로 젊은 세대가 자녀를 낳지 않으려는 상황이 ‘저출산’이고, 가임기 여성 수 감소 등 인구구조 변화로 통계상 출생아 수가 감소하는 것 자체가 ‘저출생’이란 것이다. 정부도 두 용어의 개념 차이를 알고 단순히 출생 통계 수치에 초점을 맞춘 ‘저출생 정책’이 아닌 젊은 세대가 출산을 결심하도록 육아하기 좋은 여건을 만드는 방향의 ‘저출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행 저출산 정책은 효과가 없다는 비판에 속수무책이다. 모든 인구·출생 지표가 악화일로여서다. 올해 2분기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명까지 떨어졌다. 1명대가 무너진 것도 세계에서 유일한데 0을 향한 추락은 멈추지 않고 있다. 하반기에 0.6명대까지 떨어질 거란 암울한 전망도 뒤따른다. 출생아 수 감소는 2015년 12월부터 지난 6월까지 91개월째, 전체 인구 감소는 2019년 11월 이후 44개월째다. 이런 비관적인 추세 속에서 희망을 주는 지표가 딱 하나 발견됐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출생 통계 중 ‘출산 순위별 출생아 수’에서 지난해 첫째아 수가 전년 대비 8000명(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아는 1만 5000명(16.7%), 셋째아 이상은 4000명(20.5%)씩 큰 폭으로 줄었다. 첫째 출산이 증가한 건 출산을 처음 경험한 여성이 출생아 수만큼 늘어났다는 의미다. 젊은 부부들이 출산 자체를 꺼리진 않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체 출생아 수가 줄고 인구가 감소하는 건 둘 이상 낳기를 거부하기 때문임이 분명해졌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겠다”며 둘째를 포기하는 건 다둥이 육아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핵심은 경력 단절이다. 자녀가 늘어나고 육아휴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직장에서 경력을 인정받고 승진에 성공할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진다. 현행 출산 지원책과 육아휴직 제도가 자녀 수에 따라 ‘1+1=2’라는 공식에 맞춰져 있다는 점도 다둥이 출산을 단념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다둥이가 저출산 문제 해결의 열쇠라면 정부는 저출산 대책에서 다둥이 장려책을 이원화해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둘 이상 낳는 부모에게 첫째 때보다 몇 곱절 파격적인 혜택을 주면 어떨까. 육아휴직을 장려하고 경력 단절을 최소화하는 기업에 대한 강력한 인센티브도 필요하다. 대중의 인식 변화도 뒤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미래 세대를 길러 내는 일이 고귀한 행위로 존중받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육아가 경제활동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저출산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한 가닥쯤 보이지 않을까.
  • 北 매주 한 번꼴 도발… 중러 잘못된 논리 옹호, 사실 기초로 반박… 세계 여론 이끌 것 [글로벌 인사이트]

    北 매주 한 번꼴 도발… 중러 잘못된 논리 옹호, 사실 기초로 반박… 세계 여론 이끌 것 [글로벌 인사이트]

    황준국 주유엔대한민국대표부 대사는 24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안에 대해 “제왕적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의 수를 늘리기보다 비상임이사국 수와 임기를 늘리고 특히 아시아 지역 대표성을 높여야 한다는 게 한국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황 대사는 이날 서울신문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 핵미사일 도발 관련 추가 제재가 막힌 현재 안보리에서 중러의 잘못된 논리에 대해 사실관계에 기초한 반박으로 세계 여론을 이끌어 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올해 진행 중인 유엔총회를 평가한다면. “올해 총회는 이른바 ‘SDG 정상회의’다. 반기문 사무총장 때인 2015년 채택된 유엔 지속가능목표(SDGs·빈곤 근절, 지속가능 에너지, 생태계 복원 등 17개)가 2030년 달성에 앞서 올해 반환점을 맞는다. 동시에 이번 고위급 주간은 글로벌 전쟁, 기후변화, 식량에너지 등 글로벌 위기 속에서 유엔 다자주의 강화를 외치는 총회였다.” -올해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미국 정상만 총회에 참석한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재 국제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불참은 예상 가능했으나 영국과 프랑스의 사정은 잘 모르겠다. 안보리가 우크라이나, 북한 핵 문제에서 아무런 역할을 못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사실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유일한 보편적 국제기구인 유엔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말도 이구동성으로 한다.” -유엔 개혁론, 한국이 제안하는 개혁안은 무엇인가. “안보리 개혁 논의는 1992년 처음 제기된 이후 각국 이해관계가 대립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해 왔다. 한국은 초지일관 불변한 입장이다. 대표성 측면에서 안보리를 확대 개편하되 상임이사국 대신 선출직인 비상임이사국만 늘리자는 것이다. 1963년 안보리가 현재처럼 비상임이사국을 포함해 15개국으로 확대될 당시 유엔 회원국이 113개였는데, 현재 회원국은 193개로 80개 늘었다. 또 아시아의 과소 대표 현실을 고려해 아시아의 이사국 배분을 늘려야 한다. (새로 가입한) 80개국 중 31개국이 아시아로 아프리카보다 많다. 한국이 오해받는 대목으로 일본의 진출을 막기 위해 상임이사국 증설을 반대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있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 제왕적 상임이사국을 더 늘릴 필요는 없다.” -안보리 무용론 속에서 한국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러에 대처할 방법은. “한국이 독자적 영향력이나 레버리지를 행사하기는 쉽지 않다. 중러가 잘못된 내러티브를 개발해 퍼뜨리고 있다. 한미의 연합훈련에 북한이 안보 자극을 받아 미사일을 쏜다든지, 2018~2019년 비핵화 조치와 관련해 한미가 성의를 안 보였다든지 하는 얘기들이다.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기본적으로 미국 주도의 서방 제재에 변화를 주고 싶어 하는 나라가 많아 이들 입장에서는 중러의 주장이 맞는다고 여길 수 있다. 북한 정권 핵개발 문제와 인권 문제는 동전의 양면이다. 북한처럼 나라 전체가 강제수용소 같은 체제를 유지하고 인권 박해, 정보 통제, 이동 제한을 가하는 나라가 있나. 정상국가가 안보 우려를 핵무기 개발 논리로 몰고 가서는 곤란하다. 북한은 지난 1년간 일주일에 한 번꼴로 미사일을 쐈다. 안보리 결의 위반을 일주일에 한 번꼴로 한 셈이다.” -한국이 2024~2025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진출한다. 활동 계획과 구상은. “한국 정부는 북한 핵·인권 문제 외에 4대 중점과제를 발표했다. 평화유지활동(PKO) 역량 강화와 여성과 안보, 사이버 안보, 기후 안보 등이다. 특히 사이버 안보는 선진·개발도상국, 서방·비서방 할 것 없이 중요 국가안보 사안으로 부상했는데 아직 안보리 공식 의제가 아니다. 이 이슈의 안보리 내 위상을 높이겠다. 우리 외교 지평을 넓히는 차원에서 아프리카 등지의 분쟁 이슈 논의에도 적극 참여하고자 한다.”
  • 우크라전 비판한 러 야권 인사, ‘푸틴 미워한 죄’ 25년형 선고받고 시베리아 독방으로 이송

    우크라전 비판한 러 야권 인사, ‘푸틴 미워한 죄’ 25년형 선고받고 시베리아 독방으로 이송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반대자를 국가 반역자로 몰고 있어요. 그러나 진짜 배신자는 개인 권력을 위해 러시아의 안녕과 명성, 미래를 파괴하는 자들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다 자진 입국한 뒤 국가반역죄로 체포된 러시아 야권 활동가 블라디미르 카라 무르자(42)는 지난해 말 교도소에서 영국 BBC방송 특파원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강요된 침묵에 굴종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러시아에서 반체제 운동을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행위인지 잘 알지만 목전에 벌어지는 일들을 두고 침묵을 지킬 수 없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행위 자체가 푸틴을 돕는 일이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부인 에브게니아(42)도 이에 동의했다. 남편이 지난해 초 모스크바로 돌아가겠다고 마음을 굳혔을 때 에브게니아는 러시아 당국에 체포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말릴 수 없었다. 짐 싸는 일을 거들지 않는 것으로 겨우 항의를 표시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이를 전쟁으로 규정하는 사람들을 범죄자 취급하고 있다. 그 결과 수천명이 체포됐다. 그는 “외국의 안전한 곳에 있으면서 러시아 내 동료들에게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할 수만은 없었다. 그것은 정치 투쟁을 위한 올바른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편지에 적었다. 에브게니아는 남편 변호사의 전화를 통해 남편의 체포 소식을 처음으로 접했다. 이들 부부는 ‘페레스트로이카’(perestroika·개혁) 세대로, 구소련 체제가 붕괴된 이후 민주주의에 눈을 뜬 러시아에서 자랐다. 남편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하면서 러시아의 젊은 개혁운동가 보리스 넴초프(1959~2015)의 보좌관으로 러시아 정치에 발을 들였다. 블라디미르 부부는 2004년 발렌타인데이 때 결혼식을 올린 이후 이번처럼 길게 떨어져 있기는 처음이다. 아직도 가족과 떨어져 있는 것이 가장 견디기 힘들다고 말한다. 에브게니아는 남편에 대해 “고결한 성품을 존경하면서도 싫어한다”며 “그는 거리로 나선 사람들과 운명을 함께 하면서 스스로 체포되는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악한 집단에 굴복해서는 안 되는 것을 몸소 보여주기 원했다. 그래서 정말 존경하지만 너무 밉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처음에는 러시아 군부와 간부들에 대한 ‘거짓 정보를 퍼뜨렸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미국 애리조나주 하원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민간인 지역에 집속탄(cluster bombs)을 투하했고, 산부인과와 학교에 폭탄을 투하함으로써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한 바 있다. BBC 특파원이 확보한 기소장엔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목표로 한 포격이 아니기 때문에 거짓 정보를 퍼뜨린 것”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반역 혐의는 그가 해외에서 러시아에 내 정치적 반대자들이 박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한 세 차례 연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그가 미국에 본부를 둔 ‘자유 러시아 재단(Free Russia Foundation)’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고 본다. 러시아에서는 국가 안보에 위협으로 간주되는 외국 조직에 대한 모든 ‘조언’ 또는 ‘지원’을 국가반역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바딤 프로호로프 변호사는 “카라 무르자가 당시 FRF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며 “이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러시아 야당 활동에 낙인을 찍으려는 정치 재판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에브게니아는 남편 때문에 여러 차례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한다. 모스크바에서 독극물로 두 번이나 죽을 뻔했는데, 중독의 원인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2015년 그가 처음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을 땐 생존 확률이 5%라는 말을 들었다. 에브게니아는 남편의 멘토이자 친구였던 넴초프를 기리기 위한 활동에 애쓰고 있다. 러시아의 저명한 야당 정치인이었던 넴초프는 2015년 크렘린궁 인근에서 청부 살인으로 숨졌는데 아직도 범인이 잡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활동가들 덕분에 영국 런던의 원형 교차로엔 ‘넴초프 거리’가 들어섰다. 에브게니아는 “이 끔찍한 전쟁을 멈추고 살인 정권이 정의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일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또 “남편은 역사가로서 구소련 시대의 반체제 인사들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데, 재판을 기다리는 동안 구치소 생활 속에서 공부를 더 많이 하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24일 AP통신, BBC방송 등에 따르면 프로호로프 변호사는 카라 무르자가 모스크바 구치소에서 경비 수준이 최고인 러시아 옴스크주 죄수 유형지로 옮겨져 작은 콘크리트 독방에 투옥됐다. 옴스크는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2700㎞ 떨어진 러시아 중남부 도시다. 러시아의 죄수 유형지 이감은 철로를 통해 종종 비공개로 장시간에 걸쳐 이뤄지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카라 무르자는 올해 4월 법원에서 검찰 구형량 그대로인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지금까지 러시아 야권 인사에게 가해진 자유형 가운데 가장 무거운 형벌로 알려졌다. 카라 무르자는 오래 전부터 러시아 관리들에 대한 제재 부과를 서방 국가들에 촉구하는 등 푸틴 정권에 맞서고 있다. 프로호로프 변호사는 독극물 중독 때문에 이미 신경질환을 앓고 있는 카라 무르자의 건강에 시베리아 격리가 해로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고흐가 남긴 ‘별빛의 주문’[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고흐가 남긴 ‘별빛의 주문’[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현실의 장벽에 부딪혀 희망이 좌절될 때마다 나도 모르게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바로 고흐가 그린 밤하늘의 별빛이다. ‘별’을 그린 화가들은 무수히 많았지만, ‘별빛’을 그런 방식으로 그린 화가는 고흐가 유일하지 않았을까. 고흐는 단지 별을 그리고 싶었던 게 아니라 별빛의 아우라를 그리고 싶었던 것 아닐까. 고흐의 별빛은 불꽃놀이처럼 아스라하게 번져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 물 위에서 파문을 일으키는 소용돌이 같기도 하며, 초신성이 폭발하는 것처럼 강렬한 에너지를 품어 안고 있는 듯하다. 고흐는 별빛을 그릴 때조차 마치 자화상을 그리듯 격렬하게 자신의 마음을 투사했다. 그리하여 고흐의 별빛은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 일종의 은밀한 암호나 신비로운 주문처럼 느껴진다. 제발 이 현실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기를, 부디 내 안에 숨어 있는 최고의 빛을 그림을 통해 발현할 수 있기를. 고흐는 그렇게 간절히 기도하듯, 은밀히 주문을 외우듯, 별빛을 그렸을 것이다.“내가 확실히 아는 것은 없지만, 밤하늘의 별을 바라볼 때마다 나는 새로운 꿈을 꾸게 됩니다.” 고흐는 편지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아무리 힘든 순간에도 고흐는 별을 그릴 때만은 행복했다고 한다. 누이동생에게 쓴 편지에서 그는 밤하늘의 별을 그릴 때야말로 모든 시름을 잊는 행복한 순간이라고 고백했다. 아마도 그 간절함이 별빛에 그토록 많이 투사되어 있기에 전 세계 사람들은 여전히 고흐가 그린 밤하늘에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 별빛에 무슨 간절한 사연이 깃든 것처럼, 별 하나하나에 저마다의 간곡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처럼, 그렇게 고흐가 그린 밤하늘은 아름답게 빛난다. 편안하고 지루하게 사느니 차라리 열정적으로 살다가 죽고 싶다고 생각했던 고흐. 그에게 열정이 없는 삶은 무덤과 같았으며 그 열정은 바로 사랑, 예술, 이상을 향한 멈출 수 없는 동경이었다. 그는 예술이야말로 삶으로 인해 망가지고 부서진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몸짓임을 알고 있었다. ‘밤의 카페 테라스’와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과 ‘별이 빛나는 밤’을 나는 ‘고흐의 별빛 3부작’으로 부르고 싶다. 이 별빛 3부작에는 뭔가 보이지 않는 스토리가 담겨 있는 것만 같다. 아를에서 그린 ‘밤의 카페 테라스’에는 인간 세상의 환한 빛과 별빛으로 반짝이는 어두운 밤하늘이 대비되면서 밤하늘이 아름다운 조연처럼 그려진다면,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에서는 반대로 인간이 아주 작고 소박한 조연처럼 그려지고 강물 위로 쏟아지는 별빛이 비로소 진정한 주연으로 등장하는 느낌이다. 생레미에서 그린 ‘별이 빛나는 밤’은 모든 주변의 풍경을 압도하는 별빛의 격동적인 불꽃놀이가 보는 이의 마음을 격하게 사로잡는다. 마치 별들이 장엄한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거대한 군무를 추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고흐가 별을 그린 모든 작품이 아름답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친근감을 느끼는 작품은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이다. 이 작품은 꼭 아를이나 생레미처럼 머나먼 유럽으로 떠나지 않아도 우리 동네 근처의 강물이나 호수에 비친 밤하늘의 별빛처럼 친밀하게 느껴진다. 내가 오르세 미술관을 여러 번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에 파리에 가면 또 오르세 미술관을 가야지’라는 결심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이 그림 때문이다. 고흐, 모네, 세잔, 마네를 비롯한 수많은 화가들의 걸작이 모여 있는 너무나도 볼 것 많은 미술관이지만, 아무리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나만의 원픽’은 바로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이다. 론강의 별빛이 오르세 미술관에서 빛나는 한, 나는 오르세 미술관을 향한 그리움을 멈추지 못할 것이다. 오르세 미술관에서 나는 일부러 ‘고흐의 방’을 남겨두고 다른 작품들부터 쭉 먼저 돌아본다. 고흐를 마지막에 봐야 감동의 여운이 더 길게 남을 것 같아서. 언제 봐도 도발적이고 발칙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식사’, 지베르니에 집을 짓고 자신의 집을 거대한 아틀리에로 만들었던 모네의 ‘수련’, 춤을 추는 댄서들의 동작을 평생 연구했던 드가의 연작들, 로댕과 카미유 클로델의 걸작 등을 벅찬 감동으로 천천히 관람한 뒤 나는 고흐의 방으로 거의 뛰다시피 걸어간다. 고된 노동을 잠시 멈추고 달콤한 낮잠에 빠진 농부의 ‘시에스타’, 하늘색과 민트색 붓 터치가 고흐를 마치 살아 있는 인물처럼 꿈틀거리게 만드는 ‘자화상’, 그리고 고흐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해 준 벗이자 의사였던 ‘가세 박사의 초상’ 등을 다 둘러본 뒤 나는 마치 ‘피날레 모멘트’를 오래오래 기다린 관객처럼 벅찬 감정으로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앞에 선다.고흐는 ‘검은색을 쓰지 않은 밤’을 꿈꾸었다. 그가 보기에 밤하늘은 대낮보다 훨씬 풍요로운 색채의 스펙트럼으로 물결치고 있었기에.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이 풍요로운 색채로 일렁이는 것은 바로 흔한 검은색을 쓰지 않고 파란색, 보라색, 녹색, 레몬색으로 밤하늘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밤하늘을 오랫동안 관찰해야만 바라볼 수 있는 다채로운 빛의 스펙트럼을 그는 이해했던 것이다. 그는 실제로 한밤 야외에 이젤을 세워놓고 이 그림을 그렸다. 보통 다른 화가들은 낮에 야외에서 스케치를 하고 밤에 아틀리에에서 보다 안전한 환경을 확보한 채 색칠을 했지만, 고흐는 바로 그 순간 별이 그 모습으로 빛날 때 반드시 현장에서 그려야만 별빛의 감동을 그대로 담을 수 있음을 깨달았다. 춥거나 바람이 불거나 무섭거나 고통스러울 때조차도 그는 오래오래 별다른 장비 없이 야외에서 버티며 ‘바로 그 순간의 그 빛’을 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나는 고흐의 이런 투지를 사랑한다. 내게 절실한 용기, 내게 부족한 용기이기 때문이다. 편안함에 이끌리고 아늑함에 매혹되는 나를 다그쳐 어서 바깥으로 나가 모험을 시작하라고, 내 안에서 새로운 실험과 떠남을 부추기는 사람이 바로 빈센트 반 고흐다. 고흐는 어둠 속에서도 어둠만을 보지 않았다. 어둠이야말로 낮에는 잘 보이지 않는 새로운 빛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세상이 힘들고 각박해질수록 우리는 어둠 속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빛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잃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고흐가 편지에서 밝힌 것처럼 어두운 곳에서는 색조의 특성을 명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녹색을 파란색으로, 분홍색 라일락을 파란색 라일락으로 칠할 수 있는 위험이 있었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 더 그윽하고 미묘하게 타오르는 색채의 섬세한 일렁임을 그리기 위해서는 밝은 화실의 익숙한 조명이 아니라 ‘바로 지금 오늘의 밤하늘, 바로 이 순간의 별빛’이 필요했다. 고흐가 보기에는 기존의 화가들이 그린 밤은 대부분 ‘검은색’으로 그려졌고, 어둡고 창백하며 희끄무레하고 흐리멍텅하게 느껴지는 색채의 조합이 밤하늘의 대명사처럼 굳어져 있었던 것이다. 고흐는 보다 찬란한 밤을 꿈꾸었다. 촛불 하나를 그리는 것만으로도 가장 풍요롭고 싱그럽게 빛나는 노란색과 주황색을 표현할 수 있는, 그런 밤을 그리고 싶었다.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은 검고, 단조롭고, 아무런 창조적인 해석이 느껴지지 않는 기존의 단조로운 밤하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고흐의 시도가 마침내 성공한 실험이었던 것이다.위대한 예술작품은 우리 마음속에 ‘자기만의 독립적인 방’을 만들어준다. 내 마음속에는 빈센트 반 고흐의 방은 물론 클로드 모네의 방, 피카소의 방, 조지아 오키프의 방, 마크 로스코의 방 등 수많은 아름다움의 비밀 처소들이 있다. 나의 힐링 스페이스는 단지 지상에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뿐 아니라 지도에도 없는 곳, 주소조차 없는 곳, 그러나 우리 마음속에는 분명히 존재하는 곳이기도 하다. 첫사랑의 설렘이 시작되던 장소나 처음으로 그 사람과 손을 잡은 장소를 잊지 못하는 것처럼 나는 고흐의 방, 모네의 방, 클림트의 방을 잊지 못할 것이다. 그곳은 내 마음속에서 예술이라는 눈부신 별자리가 그려지기 시작하는 장소이기에. 나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때마다, 이 세상이 내가 꿈꾸던 것만큼 따스하고 친절하지 않음을 깨달을 때마다, 나는 고흐를 생각하며 힘겨운 시간들을 버텼다. 바깥세상이 엄청나게 시끄럽고 고통과 충격으로 가득할 때조차도 ‘내 마음의 힐링 스페이스’에는 고흐의 별이 빛나고 있어 비로소 내 지친 마음이 쉴 수 있기에. 한낮에도 눈을 감으면 군청색의 밤하늘과 레몬색의 별빛이 반짝이는 고흐의 별밤이 마치 3D 영화처럼 내 마음속에서 입체적으로 떠오른다. 한낮에도 나는 언제든 내 마음속 고흐의 별빛으로 잠겨들 수가 있다. 우리는 그렇게 자신의 마음속에 힐링 스페이스를 지을 수 있다. 사랑하는 존재의 흔적이라는 씨앗을 우리 마음의 토양 속에 영원히 심음으로써. 고흐의 별빛이라는 씨앗, 모네의 수련이라는 씨앗, 클림트의 키스라는 씨앗이 내 마음속에 둥지를 튼 한, 나는 결코 어디서든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예술의 감동이 내 마음에 뿌린 감동의 소나기가 언제든 내 마음을 촉촉이 적셔줄 것이므로. 당신에게도 내 마음속에 집을 짓기 시작한 그 수많은 ‘아름다움의 방들’, ‘힐링 스페이스의 씨앗들’을 고스란히 선물해 주고 싶다. 사랑과 희망이 있는 장소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 있는 한, 우리는 끝내 이 슬픔과 우울의 시간들을 견뎌낼 수 있을 테니. 문학평론가·작가
  • “중국은 ‘산호 살인자’…불법 해병 이용해 생태계 파괴” 필리핀 주장[여기는 중국]

    “중국은 ‘산호 살인자’…불법 해병 이용해 생태계 파괴” 필리핀 주장[여기는 중국]

    남중국해 영유권을 사이에 둔 중국과 필리핀의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남중국해 생태계 문제를 두고 양국이 격돌했다. 필리핀 마닐라타임스, 미국 CNN 등 현지 언론과 외신의 2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전날 필리핀 해상경비대는 “남중국해 이로쿼이 암초와 사비나 암초 인근을 조사한 결과 생물의 흔적이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실제로 해당 영상에 등장하는 산호초는 거의 다 말라 죽은 상태로, 하얗게 부서진 잔해만 해저에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본래 이로쿼이 암초와 사비나 암초 인근은 화려한 산호 군락과 다양한 생물종 서식지로 유명한 곳이었으나, 중국의 불법 선박 때문에 현재는 ‘산호의 무덤’이 됐다는 것이 필리핀의 주장이다. 필리핀 해상경비대는 “중국 해상 민병대 어선들의 무분별한 어업 활동이 산호초 죽음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들의 무분별한 불법 어업 활동이 해당 지역의 해양 환경을 악화시키고 파괴하는 직접적 원인이 되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필리핀군 서부사령부 역시 앞서 지난 18일 “중국 선박의 불법 산호초 채취로 해상 생태계가 크게 악화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필리핀이 언급한 중국의 해상 민병대는 원칙적으로 민간에 해당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사실상 해군으로 분류한다. 필리핀 측은 이들이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불법 조업을 하거나, 영유권 주장에 유리하도록 인공섬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산호초를 대거 파괴했다고 주장한다. 필리핀 법무부는 “우리는 (중국의 해상 민병대가 해양 생태계를 파괴했다는) 많은 증거를 이미 확보했다”면서 이에 대해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에 문제 제기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필리핀 국방부 역시 남중국해 주둔 병력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현지 외무부는 “해역에서 생태학적으로 유해한 활동을 중단해 달라”며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호소문을 발표했다. 현지 일부 국회의원들은 “중국에 해양환경 파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필리핀의 주장은 악의적 공격…가해자가 피해 주장하는 꼴” 중국은 필리핀의 주장이 터무니 없다고 반박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필리핀의 주장에 대해 “필리핀이 중국을 환경 파괴자로 낙인찍기 위해 과대광고를 한다”며 “증거 없는 악의적 공격이고, (환경 소송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소송을 제기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혼란을 조성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중국과 필리핀의 관계는 더욱 심각한 긴장 상태에 진입하게 됐고, 협력에서 대결로 전환된 책임은 전적으로 필리핀에 있다”고 덧붙였다.앞서 중국 외교부는 “필리핀 측이 남중국해의 생태환경을 우려한다하면 불법적으로 정박해 있는 군함을 가능한 빨리 예인하고 하수를 바다로 방류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녹슬어가는 군함으로 인해 해양 생태계가 더욱 파괴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중국은 본토에서 수천 ㎞ 떨어진 많은 지형을 포함해 남중국해의 대부분의 섬에 대해 “분쟁의 여지가 없는 중국의 영토”라고 주장해 왔다. 여기에는 100여개의 작은 섬과 암초로 구성된 스프래틀리제도도 포함돼 있다. 지난 20년간 중국은 남중국해의 수많은 암초와 환초를 ‘점령’하고 활주로와 항구를 포함한 군사시설을 건설하며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과 영유권 다툼을 벌여왔다. 영유권 다툼을 벌이는 해상 지역에는 풍부한 해상자원이 존재하는 까닭에 이를 둘러싼 국가들의 갈등이 거세지고 있다. 문제는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일부 환초와 암초가 파괴하고 인공섬을 만드는 등 인위적인 활동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해양 생태계가 꾸준히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 대형병원 실손보험금 청구 ‘자동·전산화’ 법사위 통과

    환자가 병원에서 각종 서류를 발급받을 필요 없이 보험회사에 보험금 청구가 자동 전산화되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관련 법안이 발의된 지 14년 만이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가결되면 이르면 내년 10월부터 대형병원에서부터 도입될 예정이다. 국회는 21일 법제사법위원회 열고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을 의결했다. 보험업계는 25일 본회의에서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앞으로 실손보험 가입자는 병의원 등 요양기관에 보험금 청구를 위해 필요한 서류를 전자적으로 전송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고, 요양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그 요청에 따라야 한다. 보험 가입자는 요청만 해도 서류 접수가 자동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층 편리해지는 셈이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만큼 실손의료보험금 청구를 위한 전산 시스템 구축·운영에 관한 업무 관련자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얻은 자료를 업무 외 용도로 사용·보관할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도록 했다. 해당 법안은 국무회의를 거친 뒤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되는데 우선 대형병원에 한해 시행된다. 이후 1년 뒤인 2025년 10월부터 30병상 미만의 의원급 병원과 약국 등 전국에 도입될 예정이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 통과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실손보험은 가입자 수가 4000만명에 육박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도 불리지만, 환자가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려면 병의원에서 서류를 발급받은 뒤 직접 보험사에 제출해야 해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절차가 번거롭다 보니 보험금이 소액이면 신청을 미루다 청구를 포기하는 사례도 많았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청구되지 않은 실손보험금은 2512억원에 달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국민위원회가 2009년 관련 내용을 권고한 뒤 국회에서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의료계 반대에 부딪혀 14년째 계류됐다. 의료계는 질병 등 환자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고, 보험사가 환자 정보를 수익 활동에 이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이 시행되면 비급여 진료비를 과다하게 청구하기 어려워져 실손보험 적자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의료계가 자료 전송 보이콧 운동을 하고, 위헌소송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라 진통이 계속될 수 있다.
  • [책꽂이]

    [책꽂이]

    제정신이라는 착각(필리프 슈테르처 지음, 유영미 옮김, 김영사) 뇌과학 이론과 최신 연구 결과를 총망라해 인간 이성의 오류를 낱낱이 파헤친다. 뇌가 데이터에 의지해 세계상을 형성하는 과정을 추적하고, 확신은 어디서 생겨나 유지되고 어떻게 기능하는지 밝힌다. 지나친 자기 확신을 경계하고 타인과 공존하는 법도 안내한다. 384쪽. 1만 8800원.세상을 바꾼 항생제를 만든 사람들(고관수 지음, 계단) 우리 몸에 들어온 나쁜 세균만 골라 죽이는 항생제는 꾸준히 개발돼 종류가 엄청나게 많다. 책은 살바르산과 페니실린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한 다양한 항생제 개발의 역사를 들여다본다. 병원과 약국에서 처방되는 항생제도 소개한다. 328쪽. 1만 8000원.근대 일본인의 서울·평양·부산 관광(정치영 지음, 사회평론아카데미) 한국의 근대관광은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이 만들어 갔다. 그 주도 세력은 식민지 정부였다. 역사지리학자인 저자가 수년 동안 수집한 당시 기행문 80여편, 관광안내서, 지도와 사진 등 개인의 발자취와 기관의 기록을 분석해 식민지를 배경으로 한 근대 산물인 ‘관광’을 살핀다. 506쪽. 2만 8000원.여성의 역사(미셸 페로 지음, 배영란 옮김, 글항아리) 역사학자이자 여성사의 대모로 불리는 저자가 옛 행정 및 재판 기록, 여성들의 사적 기록과 공적 출판물 등 수많은 자료로 여성의 이야기를 길어 올린다. 여성 전기나 일대기, 여성의 신체를 다룬 작품들, 여성의 성욕에 대한 자료 등을 통해 ‘여성사’를 그려 낸다. 296쪽. 1만 8000원.사랑과 혁명(김탁환 지음, 해냄) 27년간 역사소설에 매진한 작가가 4년 만에 신작을 냈다. 1827년 전남 곡성에서 일어난 천주교 박해를 가리키는 ‘정해박해’를 배경으로, 방대한 자료로 치밀하고 정확하게 고증하고 탁월한 상상력을 더했다. ‘조선의 암흑기’로 불리는 19세기 조선에 살던 천주교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3권, 각 1만 8800원.미치고 흐느끼고 견디고(신달자 지음, 문학사상) 한국 여성 시를 개척한 대표적 시인인 저자가 팔순을 맞아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자신의 문학과 인생을 총결산한 묵상집이다. 저자는 80년을 한마디로 줄이면 “잘못하였습니다”가 될 것이라 한다. 지금까지 발표한 1000여편의 시 가운데 182편을 엄선한 시선집 ‘저 거리의 암자’도 동시 출간했다. 248쪽. 1만 6800원.
  • 무함마드 사우디 왕세자 “이란 핵무기 가지면 우리도 보유”

    무함마드 사우디 왕세자 “이란 핵무기 가지면 우리도 보유”

    사우디아라비아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38) 왕세자 겸 총리가 역내 경쟁국인 이란의 핵개발을 반대하며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되면 우리도 똑같이 보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0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떤 국가든 핵무기를 보유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그것(핵무기 보유)은 나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란)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기에 핵무기를 가질 필요도 없다”면서 “어떤 나라든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나머지 다른 국가들과 전쟁을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수니파 국가로서 시아파 맹주이자 앙숙인 이란의 핵 개발에 위기감을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이란은 2015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국(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영국) 및 독일과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거나 축소하는 것을 대가로 자국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전임 때 일로 도리어 이란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높였다며 2018년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에 이란은 우라늄 농축도를 높이는 등 핵 개발 프로그램을 재가동하며 서방을 압박해 왔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날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의 협상에 대해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회담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이스라엘과 사우디가 미국의 중재로 외교 관계 정상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사우디는 그 조건으로 핵무기 개발을 추진 중인 이란에 대응할 수 있는 안보 보장을 내걸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양국 관계 정상화를 내년 대선을 앞두고 내세울 잠재적 외교 성과로 본다. 하지만 무함마드 왕세자는 “팔레스타인 사안은 해결해야 할 매우 중요한 문제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는 예전부터 팔레스타인 독립을 이스라엘과의 국교 정상화의 전제로 내세웠다. 이스라엘 현 정권이 우파인 점에 비춰 팔레스타인 문제에 이스라엘의 양보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공정위, 삼성전자에 ‘갑질’한 美 브로드컴에 과징금 191억원

    공정위, 삼성전자에 ‘갑질’한 美 브로드컴에 과징금 191억원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부품 공급을 중단하며 자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장기계약을 강요하는 ‘갑질’을 한 데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 191억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남용 금지 조항을 위반한 브로드컴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91억원(잠정)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브로드컴은 2020년 3월 삼성전자와 스마트기기에 탑재돼 통신 주파수 신호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RFFE 부품 공급에 대한 장기계약(LTA)을 체결했다. LTA는 삼성전자가 2021년부터 3년간 매년 브로드컴의 부품을 최소 7억 6000만 달러어치 구매하고 구매 금액이 이에 미달하면 차액을 배상하는 내용이다. 공정위는 브로드컴이 경쟁업체를 배제하고자 LTA를 추진했으며 RFFE 등의 부품을 자사에 의존하는 삼성전자를 압박해 LTA를 관철시켰다고 판단했다. RFFE 부품 및 스마트기기를 다른 기기와 연결하는 커넥티비티 부품 시장에서 압도적 세계 1위 기업인 브로드컴은 2018년 RFFE 관련 부품 시장에서 코보, 퀄컴 등 경쟁업체의 도전을 받게 됐다. 이에 브로드컴은 2019년 12월 삼성전자에 커넥티비티 부품을 100% 독점 공급하고 있는 상황을 이용해 RFFE까지 독점 공급하기 위한 LTA 체결을 추진했다. 브로드컴은 LTA 협상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부품 구매 주문을 받지 않고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부품의 선적, 기술 지원, 생산을 중단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당시 막 출시한 ‘갤럭시 S20’의 생산 차질을 우려해 브로드컴의 LTA를 받아들였다. 삼성전자는 LTA로 인해 부품 선택권을 제한받고 필요 이상으로 브로드컴의 부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또 삼성전자가 저렴한 코보 부품 대신 브로드컴 부품을 구매하면서 약 1억 6000만 달러의 비용이 발생했다. 브로드컴 내부에서조차 불공정한 수단으로 삼성전자를 협박한다는 인식이 있었던 정황도 드러났다. 브로드컴 직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구매 주문 승인중단 조치를 ‘폭탄 투하’, ‘핵폭탄’에 비유하면서 ‘기업윤리에 반하는 협박’이라고 표현한 업무 메모를 남겼다. 공정위는 2020년 5월부터 LTA가 종료된 2021년 8월까지 삼성전자가 구매한 부품 금액 8억 달러를 브로드컴의 해당 행위 관련 매출액으로 보고 부과율 상한인 2%를 적용해 과징금을 산정했다. 앞서 브로드컴은 해당 사건에 대해 동의의결을 신청하고 자진시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동의의결은 법 위반 혐의를 받는 사업자가 스스로 타당한 시정 방안을 제안하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 종결하는 제도다. 브로드컴은 정보기술(IT) 분야 중소 사업자 지원을 위해 200억원 규모의 상생 기금을 조성하는 내용 등을 담은 자진시정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피해 보상이 미흡하다며 반발하자 공정위는 지난 6월 자진시정안을 기각하고 3개월 만에 제재 조치를 취했다. 공정위가 브로드컴 제재를 결정하긴 했지만 브로드컴과 삼성전자의 공방은 법원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브로드컴이 그간 불공정 거래 자체를 인정하지 않아 왔다는 점에서 공정위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피해 당사자인 삼성전자 측은 “규제 기관과 규제 대상 기업 간의 사안이라 특별한 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꼈지만 업계에서는 법원 1심 효력을 갖는 공정위가 ‘불공정 거래’로 판단했다는 점을 계기로 향후 민사소송을 통한 삼성 측의 피해 회복 절차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연이율 1000%…‘김 부장’은 나체사진 독촉 후 지인에 뿌렸다

    연이율 1000%…‘김 부장’은 나체사진 독촉 후 지인에 뿌렸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연이율 1000%의 고금리를 부과한 뒤 돈을 갚지 못하면 나체 사진을 독촉하는 등 ‘성 착취 추심’을 한 불법 사금융 조직을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피해자는 70명이 넘는데 대부분 젊은 청년들인 것으로 나타났다.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돈을 빌려준 뒤 갚지 못할 경우 나체 사진을 요구한 A씨 등 일당 6명을 검거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온라인에서 ‘김 부장’, ‘나 부장’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며 고리대금업을 일삼았다. 이들은 일주일 뒤 50만원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30만원을 빌려주는 방식을 이용, 총 3억 7000만원 상당을 불법추심한 혐의(대부업 위반·채권추심법 위반 등)를 받는다. A씨 일당은 채무자가 돈을 제때 갚지 못하면 이자를 계속 불려 연이율을 1000%까지 높였다. 끝내 돈을 갚지 못한 채무자들에게는 나체사진을 독촉했다. 일당은 대출 과정에서 채무자 명의 통장과 가족·지인 10여명의 연락처를 담보로 받았는데, 채무자가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면 담보 통장을 범죄용으로 쓴 뒤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대신 나체사진을 받아냈다. 실제로 불어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일부 채무자는 지인들에게 나체사진이 유포되는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이들에게 돈을 빌린 피해자 B씨는 “상체만 해서(사진 찍어서) 하나 보내. 하루 이틀 뒤에 하체도 (사진 찍어서) 보내. 통장 대여로 신고하면 벌금 600만원 정도 나와. 벌금 낼래, 사진 보낼래(라며 나를 협박했다)”고 MBN에 털어놨다. 협박에 못 이긴 B씨는 결국 일당의 요구대로 나체사진을 보냈고, 이후로도 불어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지인들에게 사진이 유포되는 피해를 봤다. B씨는 올해 3월 경찰에 이들을 고소했는데, 수사에 착수한 경찰이 현재까지 파악한 피해자 규모는 70명 이상이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A씨 일당이 범죄단체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 “단순 폭행·협박해도 강제추행 인정”…40년만 ‘항거 곤란’ 법리 변경

    “단순 폭행·협박해도 강제추행 인정”…40년만 ‘항거 곤란’ 법리 변경

    대법원이 ‘항거(저항)가 곤란한 정도’를 요구했던 강제추행죄의 판단 기준을 낮추면서 처벌 범위가 넓어지게 됐다. 1983년부터 적용된 종래 판례 법리가 40년 만에 바뀐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김명수 대법원장, 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1일 위력에 의한 청소년성보호법상 추행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A씨의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군사법원법 개정에 의해 군사재판의 항소심을 담당하는 서울고법으로 보냈다. 군인 A씨는 2014년 8월 자기 집 방안에서 15세였던 여자 사촌 동생을 끌어안거나 가슴을 만지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로 군사법원에 기소됐다. 1심 군사법원은 성폭력처벌법상 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1심은 “피해자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해 추행행위를 했다”고 봤다.반면 2심 고등군사법원은 A씨가 했던 “만져달라”, “안아봐도 되냐”는 말이 피해자에게 아무런 저항을 할 수 없을 정도의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말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또 피해자를 침대에 눕히거나 양팔로 끌어안은 행위 등을 할 때 물리적인 힘의 행사 정도가 저항을 곤란하게 할 정도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 다수의견(12명)은 “강제추행죄에서 추행의 수단이 되는 ‘폭행 또는 협박’에 대해 피해자의 항거가 곤란할 정도일 것을 요구하는 종래의 판례 법리를 폐기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강제추행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피해자의 저항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강제추행죄를 ‘정조에 관한 죄’로 분류하던 옛 관념의 잔재라고 봤다. 대법원은 “피해자의 항거 곤란을 요구하는 것은 여전히 피해자에게 정조를 수호하는 태도를 요구하는 입장을 전제하고 있다”며 “개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현행법 해석으로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가장 좁은 의미의 폭행 또는 협박을 요구했던 기존 법리를 폐기함에 따라 피해자 입장에서는 보다 쉽게 강제추행을 인정받을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는 평가다.
  • 이원욱, 이재명 체포안 부결요청에 “개딸 말고 누가 신뢰”

    이원욱, 이재명 체포안 부결요청에 “개딸 말고 누가 신뢰”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이재명 대표가 ‘체포동의안’ 부결을 호소한 것을 두고 “개딸(개혁의 딸) 등 강성 지지자 말고 이재명 대표의 말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대표적 비명(비이재명)계인 이 의원은 이날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전날 이 대표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체포동의안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 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사실상 부결을 요청한 것에 대해 “갑자기 부결해 달라고 하니 황당하고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는 지난 6월 교섭단체 대표연설 때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원고에도 없는 내용으로, 국민에게 생중계되는 그 자리에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 ‘정치 수사에 대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라고 얘기했다”며 “정치인의 말은 법과 같다. 말을 바꾼다고 한다면 ‘미안하다. 그때는 이러이러한 상황이었다’고 철저하게 반성해야 신뢰가 찾아진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말을 바꾼 이유와 관련해서는 “체포동의안 자체가 두려웠던 것 아니겠는가”라며 “그런 두려움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역시 개딸 등 강성 팬덤들뿐이 없다’, ‘나 이제 안 갈 테다’, 그러니 ‘나에 대해서 뭐라고 혹시 가결 표결이 예상되는 의원들을 색출해 겁박해라’ 이런 의미”라고 했다. 표결 전망에 대해선 “까봐야 알 것 같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체포안 가결시 분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도 “386 운동권 출신들이 주류 세력을 점하고 있는데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된 민주당에서 공생하려는 것에 대해서 반성하고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해 의원들의 분위기를 전하며 “가결 가능성도 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유 전 총장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사회자가 ‘부결될 거라는 전망이 많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가결하면) 정치생명을 끊어놓겠다고 그러는데 가결할 사람이 굳이 의원총회에서 (앞으로) 나가서 그(가결시킨다는) 발언들을 안 하지 하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총장은 “(저한테 말하는 의원이) 생각보다 좀 있다”며 “어제 SNS에 (이 대표가) 올린 메시지가 역풍이 생각보다 상당한 걸로 보인다”고 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도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부결을 호소한 것을 두고 “구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인정한 것”이라고 했다. 장 최고위원은 이날 “이 대표도 검찰의 영장이 신빙성이 높고 발부될 가능성이 높다고 겁을 잔뜩 먹고 있는 상태”라며 “벼랑 끝에 몰려 있기 때문에 정무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메시지까지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찌질’한 메시지인데 이보다 더 이 대표와 어울리는 단어를 찾아내기 힘들다”며 “이 대표의 메시지 때문에 오히려 민주당 내부에서 역풍이 분다는 보도가 많이 나온다”고 했다.
  • 정부·공기업 적자 100조 육박… 코로나 지원금·원자재값 영향

    정부·공기업 적자 100조 육박… 코로나 지원금·원자재값 영향

    지난해 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부문의 적자가 100조원에 육박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2년 공공부문 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 수지는 -95조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으로 정부 지출이 증가해 58조 4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뒤 2021년에는 적자가 27조 3000억원으로 줄었으나, 1년 사이 적자 폭이 3배 가까이 확대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 2009년(58조원 적자)을 뛰어넘어 해당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7년 이래 최대 적자 기록이다. 부문별로는 중앙정부 적자가 80조 6000억원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다. 조세 수입이 늘었지만 소상공인 코로나19 지원금 등이 급증하면서 적자폭이 28조 4000억원 확대됐다. 한전 등 비(非)금융 공기업은 원유와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생산비용이 늘어 적자가 전년 대비 42조 2000억원 늘어난 64조원을 기록했다. 유가 하락과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전은 올해 3분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적자폭은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해 7조 9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던 금융공기업들 중 일부가 올해 재정 악화를 겪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부채를 탕감해 주기 위해 부실채권을 매입하고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올해 출범 이래 처음으로 81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사기’와의 총력전을 펴고 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는 전세보증 대위변제액이 사상 처음 연간 기준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HUG의 전세보증 대위변제액의 회수율은 10%대에 그쳐, HUG 노동조합은 올해 공사가 3조 5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가 악화되면 정부가 공기업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이로 인해 공기업이 디폴트 위기에 빠지면 면책을 해 주는 식의 악순환을 낳는 정책 모델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동남아 성매매 걸렸어”…13억원 뜯겼다

    “동남아 성매매 걸렸어”…13억원 뜯겼다

    동남아 현지에서 범죄에 연루돼 체포되는 것처럼 연출한 뒤 수사를 막아주겠다며 13억원을 뜯어낸 일당이 붙잡혔다. 20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계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공갈·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박모(63)씨와 권모(57)씨 등 4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7월 4일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60대 사업가 A씨에게 “성매매 혐의 수사를 무마하려면 미화 10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협박해 13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평소 골프 모임에서 알고 지내던 A씨를 범행 대상으로 골라 지난 4월부터 계획을 세웠다. 함께 라운딩을 하며 친분을 쌓은 뒤 6박 7일 골프여행을 가자고 제안해 6월 30일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여행 닷새째인 7월 4일에도 A씨는 골프모임 회원들과 오전 라운딩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주유를 위해 들른 가스 충전소에서 갑자기 6명의 경찰이 들이닥쳤고, 여권 사본을 내밀더니 “현행범으로 긴급 체포한다”며 차에 태워 경찰서로 향했다. 전날 회원들과 함께 로컬 술집에 갔다가 옆 테이블 여성들과 합석을 했던게 화근이라고 생각했다. 회장 박모씨가 현지 여성에게 100달러를 쥐여주며 A씨를 호텔로 보냈기 때문이다. A씨는 “(박씨가) 억지로 들여보내 호텔에 같이 들어가긴 했지만 곧 그 여자를 내보냈다”며 성매매 혐의를 부인했다. 캄보디아 언어를 전혀 못하는 A씨는 현지에 능통한 회장 박씨와 동행한 통역밖에 믿을 구석이 없었다. 박씨는 “현지에서 성매매면 5~10년 동안 징역살이를 할 수 있다”고 말했고, 경찰 조사를 도와주러 온 통역가 역시 “해결이 안 될 것 같다”고 말할 뿐이었다. A씨가 의심하지 않도록 일행 중 권씨도 함께 체포되는 것처럼 꾸몄다. 이들은 실제 현지 경찰서로 끌려가 5시간가량 대기했다. 권씨는 먼저 13억원을 주고 풀려난 것처럼 연기했다. 결국 A씨는 체포조가 제시한 국내 계좌로 13억원을 세 차례에 걸쳐 송금했다. 박씨 등은 귀국한 뒤 은행 43곳을 돌아다니며 13억원을 전부 인출해 나눠 가졌다. A씨가 의심하자 함께 부담하겠다며 5억원을 돌려주고 신고를 막으려 했다. 경찰은 이들의 범죄수익금을 세탁해준 김모(50)씨 등 3명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브로커 주씨에 대해서는 여권 무효화 조치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에 요청해 적색수배를 내렸다.4월부터 범행 작전…현지 경찰 섭외도 모든 일은 골프모임 회장 박씨의 소행이었다. 박씨는 지난 4월부터 돈이 많아 보이는 사업가 A씨를 상대로 ‘13억원 갈취 작전’을 치밀하게 계획했다. 자금 세탁 관리, 경비 조달, 바람잡이 등 5명을 포섭하고, 피해자 A씨에겐 “여름에 공 치러 해외 한 번 가자”며 유인했다. 성매매 범행에 연루된 것도, 경찰서로 연행해 합의금을 뜯은 것도 다 계획된 일이었다. 경찰은 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없는 사람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해 범죄자로 몰아간 뒤 돈을 뜯어내는 전형적 ‘셋업 범죄’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셋업 범죄는 피해자 본인도 범죄에 연루됐다고 생각해 피해 신고를 꺼린다는 점을 노린다”며 “형사처벌을 빌미로 금품을 요구하는 경우 적극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총책 박씨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셋업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총책 등 공갈 혐의 피의자 4명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됐다. 자금세탁 피의자 3명 중 2명은 불구속 송치됐으며 나머지 1명도 조만간 송치 예정이다. 한편 A씨는 5억원을 돌려받았지만, 남은 돈은 박씨 일당이 도박, 유흥비 등으로 모두 써버려 돌려받지 못했다.
  • 지난해 공공부문 적자 100조원 육박 … 올해 캠코·HUG 등도 재정 ‘휘청’

    지난해 공공부문 적자 100조원 육박 … 올해 캠코·HUG 등도 재정 ‘휘청’

    지난해 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부문의 적자가 100조원에 육박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 대한 정부 지원과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한국전력 등 공기업의 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자영업자 대출 탕감과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등이 늘며 금융공기업의 재정이 악화하고 있어 올해도 공공부문의 재정 건전성 악화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공공부문 수지 -95조 8000억원 … 1년 새 적자 폭 3배로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2년 공공부문 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 수지는 -95조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공공부문 수지는 일반정부(중앙정부+지방정부+사회보장기금)와 공기업(비금융공기업+금융공기업)의 연간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금액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으로 정부 지출이 증가해 58조 4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뒤 2021년에는 적자가 27조 3000억원으로 줄었으나, 1년 사이 적자 폭이 3배 가까이 확대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 2009년(58조원 적자)을 뛰어넘어 해당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7년 이래 최대 적자 기록이다. 부문별로는 중앙정부 적자가 80조 6000억원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다. 조세 수입이 늘었지만 소상공인 코로나19 지원금 등이 급증하면서 적자폭이 28조 4000억원 확대됐다. 한전 등 비(非)금융 공기업은 원유와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생산비용이 늘어 적자가 전년 대비 42조 2000억원 늘어난 64조원을 기록했다. 유가 하락과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전은 올해 3분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공공부문 적자폭은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해 7조 9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던 금융공기업들 중 일부가 올해 재정 악화를 겪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부채를 탕감해 주기 위해 부실채권을 매입하고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올해 출범 이래 처음으로 81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캠코·HUG 등 금융공기업도 재정 건전성 악화 ‘전세사기’와의 총력전을 펴고 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는 전세보증 대위변제액이 사상 처음 연간 기준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HUG의 전세보증 대위변제액의 회수율은 10%대에 그쳐, HUG 노동조합은 올해 공사가 3조 5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은행 대출을 갚지 못한 소상공인들의 대출을 전국 17개 지역신용보증재단이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액은 7월 말 기준 9037억원에 달해 지난해 총액(5076억원)을 뛰어넘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재정적자를 공기업도 떠안고 있는 것”이라면서 “경기가 악화되면 정부가 공기업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이로 인해 공기업이 디폴트 위기에 빠지면 면책을 해 주는 식의 악순환을 낳는 정책 모델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동남아 골프여행서 경찰 체포…‘셋업 범죄’로 13억 갈취한 일당 검거

    동남아 골프여행서 경찰 체포…‘셋업 범죄’로 13억 갈취한 일당 검거

    성매매 체포 상황 꾸며 13억 갈취현지 브로커·현지 가담자 등 추적 해외에서 범죄에 연루된 것처럼 속인 이후 수사를 무마해주겠다며 13억원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계는 캄보디아로 골프 여행을 가자고 피해자를 유인한 후, 현지 경찰에 체포되는 상황을 가장해 수사 무마 명목으로 금품을 갈취한 박씨(63) 등 5명을 검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의 범죄수익금을 세탁한 김씨(50) 등 3명도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됐다. 이들의 범행 수법은 이른바 ‘셋업 범죄’로, 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없는 사람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해 범죄 또는 허위 범죄 사실을 뒤집어씌우는 것이다.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7월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60대 사업가 A씨에게 “성매매 혐의 수사를 무마하려면 미화 10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협박해 13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골프 모임에서 알게 된 A씨를 범행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후 범죄수익금의 자금 세탁을 담당할 김씨 등 3명을 섭외했고, 과거 캄보디아에 체류하며 알게 된 현지 브로커 주모(51)씨를 통해 경찰로 추정되는 현지인 6명도 섭외했다. A씨와 함께 지난 6월 30일 캄보디아 시엠립으로 골프 여행을 떠났고, 현지의 한 술집에서 A씨가 성매매 범죄에 연루된 것처럼 상황을 연출했다. 다음날 현지 경찰관으로 추정되는 체포조 6명이 들이닥쳤고, 박씨는 A씨에게 “성매매로 체포된 것 같다. 현지에서 징역형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이들은 A씨가 의심하지 않도록 일행 중 한 명도 함께 체포되는 것처럼 꾸며 실제 현지 경찰서에서 5시간 정도 대기했다. 체포됐던 일행 중 한 명이 13억원을 주고 풀려난 것처럼 연기했고, A씨는 13억원을 세 차례에 걸쳐 송금했다. 박씨 등은 귀국 이후 은행 34곳을 돌아다니며 범죄수익금을 모두 현금화한 뒤 수익을 분배했다. A씨가 의심하자 합의금을 공동 분담하겠다며 5억원을 돌려주기도 했다. 경찰은 캄보디아 현지 브로커 주씨에 대해 여권 무효화 조치 및 인터폴 적색수배 조처를 했다. 또 주씨가 고용한 현지인들은 실제 현지 경찰관으로 추정되는 만큼 인터폴을 통해 관련 사실을 캄보디아 경찰청에 통보해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 플라톤도 이슬람과 ‘어깨동무’… 평화적 공존역사는 기억한다[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플라톤도 이슬람과 ‘어깨동무’… 평화적 공존역사는 기억한다[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1400년 역사의 오해와 진실 9·11테러가 발생한 지 어느덧 22년이 됐다. 테러 직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배후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인 알카에다를 지목하고 군사적 응징을 택했다. ‘테러와의 전쟁’은 이후 20년간 이어지며 보복의 악순환을 불러왔다. 부시는 테러를 응징하는 보복 공격을 ‘십자군 전쟁’으로 규정하고 이를 악을 제거하려는 성전이라고 미화했다. 서양 중세의 폭력적인 사건인 십자군 전쟁을 성스럽고 정의로운 전쟁으로 포장하고 폭력을 정의로 위장하려고 했다. 그러자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도 알카에다의 투쟁을 침략에 맞서 이슬람을 방어하는 지하드로 규정했다. 이로써 사태는 이슬람과 그리스도교 간 문명 충돌 양상으로 전개됐다. 하지만 이슬람과 그리스도교는 지난 1400년간 서로 갈등만 한 것이 아니라 공존도 반복했다. 9·11테러 사건으로 이슬람 세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한층 더해졌지만 두 종교 사이에는 생각보다 유사성이 많다. 이들은 아브라함을 신앙에서 중요한 인물로 여기며 비슷한 교리도 상당하다. 아라비아반도에서 지중해로 진출한 이슬람 사회는 서구 문명의 뿌리로 알려진 고대 그리스로마 문명을 광범위하게 받아들였다. 이슬람 문화가 고대 그리스로마의 지식을 유럽에 전수했기에 르네상스 시대인 15세기에 잊혔던 고전 문화가 유럽에서 부활할 수 있었다.●서구 문명의 스승 이슬람 부시 대통령은 보복 전쟁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려고 중세의 십자군 전쟁 개념을 소환했다. 하지만 정작 중세에 십자군 전쟁을 주도한 교황청조차 십자군 원정은 잘못된 전쟁이었다고 시인하며 용서를 구한 바 있다. ‘신이 원한다’라는 종교적 대의명분을 내세운 십자군 전쟁의 이면에는 서유럽 그리스도교 사회의 내부 갈등을 외부로 돌리려는 세속적 이해관계가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십자군 전쟁은 알려진 것과 달리 항구적 전쟁이 아니라 긴장과 적대 기류가 흐르는 냉전 같은 상태였다. 전쟁이 계속된 200여년 동안 이슬람과 그리스도교 세력이 무력으로 충돌한 기간은 50년이 채 되지 못했다. 오히려 십자군 원정은 두 집단이 접촉하면서 다양한 교류를 가능하게 했다. 전쟁 기간에도 양측을 넘나드는 외교·문화·경제 교류는 점점 잦아졌으며 그로써 서로에게 적지 않은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다. 이렇게 해서 고대 그리스로마의 과학·철학 지식이 아랍어로 번역됐고, 이것들이 다시 서유럽 세계에 소개되면서 그곳의 학술 언어인 라틴어로 재번역됐다. 이슬람 세계는 청결을 지켜야 한다는 종교적 계율 때문에 학자들이 위생 부분을 개선하려고 연구에 몰두했다.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와 같은 의학자들이 쓴 저서를 아랍어로 번역했고 이를 토대로 많은 실험을 해 의학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그 결과 이슬람의 의학 서적들이 서유럽의 의과대학에서 교과서로 채택됐고, 이들 대학은 오늘날까지도 의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요컨대 이슬람은 서양 문명의 스승이라 할 수 있다. 지중해의 시칠리아섬에는 오늘날 불법 이민자가 해마다 15만명 이상 들어온다고 한다. 이들은 대부분 이곳을 거쳐 유럽으로 가려고 한다. 이처럼 지금은 유럽과 아프리카를 가르고 있지만 역사 속 시칠리아는 두 대륙의 경계를 이루는 모서리가 아니라 둘을 잇는 연결 통로였다. 이 섬은 북아프리카로부터 이슬람의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 창구이자 유럽인이 지중해로 진출하는 교두보로 활약했다. 역사적으로 시칠리아는 이슬람과 그리스도교를 분리하는 장소가 아니라 두 문화를 연결해 이들이 공생하는 접경 공간이었다. 현실적 욕망에서 비롯한 십자군 전쟁 중에는 유럽인이 유대인을 박해하고 학살하는 사건이 자주 일어났다. 특히 레콩키스타(Reconquista)로 불리던 재정복 운동을 벌인 결과 이베리아반도에 살던 무슬림과 유대인이 그리스도교인에게 쫓겨나자 이들을 기꺼이 받아 준 곳도 이슬람을 국교로 삼았던 오스만튀르크 제국이었다. 유대인은 정작 서구 그리스도교 사회보다 이슬람 세계에서 더 안정적으로 살게 됐다. 이는 역사적으로 아랍인과 유대인이 오랫동안 종교적 갈등 없이 비교적 평화롭게 공존했음을 의미하니 오늘날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따라서 유대교·이슬람·그리스도교를 적대적 관계로만 이해하는 것은 역사 왜곡과 다름없다. 종교 간 공존과 협력 관계가 경색된 원인은 19세기 서구 제국주의 세력이 이슬람 지역을 침략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대부분 이슬람 국가가 서구 제국주의의 지배와 수탈에 시달렸다. 이들이 독립한 이후에도 서구 열강은 다양한 방식으로 옛 식민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슬람 세계가 받은 상처와 저항적 민족주의가 종교적 전통과 결합하면서 알카에다 같은 이슬람 근본주의를 탄생시켰다. 이들은 자신들을 지배하고 착취했던 서구 사회와 문명을 증오의 눈길로 바라봤다. 무엇보다 과거 자신들보다 뒤떨어졌던 서구가 식민종주국으로 군림한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서구 제국주의가 만든 이슬람 근본주의 이슬람 근본주의가 어떻게 반미 감정을 가지게 됐는지는 종교적 이유보다 이스라엘과의 정치적 관계 속에서 살펴봐야 한다. 미국이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을 적극 지원했기 때문이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중동의 맹주 오스만튀르크 제국은 영국과 프랑스의 영토적 야망과 이 지역 석유 자원에 대한 욕심 앞에서 무너졌다. 대영제국 경제에 숨통을 틔워 주던 수에즈운하의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에 영국은 어떻게 해서든 이곳과 인접한 팔레스타인을 차지하고 싶어 했다. 영국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전해인 1917년 11월 전쟁 후원자였던 유대인에게 팔레스타인에 자치 지역을 건설해도 좋다고 허락했다. 영국 외무장관 밸푸어가 했던 선언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밸푸어 선언문은 팔레스타인 내에서 일부 지역만 유대인 정착촌으로 인정했을 뿐이다. 따라서 유대인에게 성지 예루살렘을 약속하지도 않았고 팔레스타인 전체를 양도하지도 않았다. 단지 유대인의 민족 국가를 건설하자는 민족주의 운동인 시온주의 운동에 불이 붙어 세계 각국에서 유대인이 대거 이주해 이스라엘을 건국하면서 팔레스타인 지역을 유대인이 강제로 차지했을 뿐이다. 밸푸어 선언문이 명시했던 “팔레스타인에 거주하는 비유대인 공동체의 시민권과 종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라는 규정을 어긴 것이다. 밸푸어 선언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문을 여는 판도라의 상자였다. 이후 이스라엘과 벌인 전쟁에서 아랍 국가들이 계속 패배하면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강경 노선으로 급선회했다. 이집트의 무슬림 형제단과 같은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는 서구와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투쟁을 벌이면서 점차 세력을 규합했다. 즉 이슬람과 서구 문명 사이의 갈등은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역사적 결과였다.●종교 간 평화적 공존의 경험 소환 서구 대 이슬람이라고 경계를 구분하는 것은 역사적 허구다. 미국의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은 1990년대에 쓴 ‘문명의 충돌’에서 동서 냉전 대립이 문명 간의 갈등으로 다극화되면서 전쟁의 역사가 지속될 것이라는 문명충돌론을 설파했다. 그는 서구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 문명이 만나는 단층선(fault line)에 주목하면서 역사적으로 이곳은 피로 물든 경계선이었으며 21세기에도 서구 주도의 세계 질서를 뒤흔드는 갈등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헌팅턴의 예견 이후 지난 30년을 돌아보니 코소보 전쟁, 9·11테러, 미국의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침공 등 서구와 이슬람 세계는 여전히 적대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두 종교가 비교적 평화롭게 공존했던 기간이 그렇지 않았던 때보다 훨씬 길다. 또한 문명 간 경계는 이질적인 다양한 문화가 만나 뒤섞여 새로운 것이 창조된 접경 공간이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그리스도교와 유대교를 증오하거나 부시 대통령이 십자군 전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던 것은 자신들의 역사를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짓이다. 우리는 이슬람·그리스도교·유대교가 역사상 가장 적대하는 시대를 사는 듯하다. 그래서 다양한 종교가 평화적으로 공존했던 과거의 기억을 소환해 내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중앙대 교수·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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