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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백년이상 가는 다리 놓겠다”/최원석회장 일문일답

    최원석 동아건설회장은 26일 기자회견을 갖고 시공회사로서 모든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그는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다소나마 속죄하기 위해 자손만대가 안심하고 다닐 수 있도록 성수대교를 다시 짓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새로 놓을 다리의 공사비는. ▲1천5백억원정도로 본다. ­서울시는 4차선인 성수대교를 6차선으로 확장해 다시 짓겠다는데. ▲세부적인 내용은 서울시와 협의해서 결정하겠다. ­유가족들에게 보상할 뜻은. ▲서울시와 상의해야 할 문제이다. ­건설당시 트러스공법에 관한 기술이 모자랐다는 지적이 있는데. ▲동아건설은 설계에 참여하지 않고 시공만 했으므로 그에 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새로 짓는 성수대교의 공법과 완공에는 얼마나 걸리나. ▲1백년이상,자손만대가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다리를 놓으려면 시일이 촉박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가장 안전한 다리를 놓을 수 있는 공법을 택하겠다.설계도 가장 튼튼한 다리를 만드는 일본에 맡길 방침이며 구체적인 계획은 임원들과 논의중이다. ­사고지점의 접속부위뿐 아니라 다른 철골도 녹슨 데가 많아 자재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있다. ▲정확한 사고의 원인규명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며 부식원인은 검찰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해외에서 우리의 시공능력에 대해 말들이 많은데 해외에 사람을 내보내 사고경위와 배경을 설명할 계획은 없는가. ▲일부러 해명할 계획은 없다.
  • 고객의 예금잔액 문의때/인출가능 금액 따로 통보

    ◎은행 결제 시차 이용한 사기 막게/은감원,공문 시달 다음달부터 금융기관은 고객이 예금잔액을 문의할 경우 총잔액과 인출가능금액을 따로 알려주어야 한다.입금내역을 문의할 경우에는 현금과 다른 금융기관이 발행한 미결제 타점권(자기앞수표·가계수표·약속어음 등)을 구분해서 알려주어야 한다. 은행감독원은 24일 가계수표사기범이 온라인으로 대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은행의 영업마감시간에 임박해 물품을 구입한뒤 현금대신 가계수표를 입금하고 고의적으로 부도를 내는 신종 사기사건이 빈발함에 따라 각 금융기관에 이같은 내용의 지도공문을 시달했다. 현재 고객이 본인의 예금잔액을 조회하는 방법에는 유선조회,통장정리,PC조회 및 자동응답시스템(ARS)조회 등이 있다.유선조회는 고객이 은행에 전화로 예금주와 계좌번호·비밀번호를 대면 예금잔액을 알려주나 입금내역을 묻지 않는한 미결제 타점권을 포함한 총잔액만 알려주고 있다. 통장정리는 고객이 통장을 가지고 영업점을 찾아가 예금조회를 하는 방법으로 정리된 통장에는 현금·타점권 등이 글자 또는 기호로 표기된다. PC조회는 각 은행의 컴퓨터에 고객의 컴퓨터를 연결하는 홈뱅킹서비스에 가입한 고객이 계좌내역을 조회하는 방법으로 예금잔액,타점권 입금여부 및 인출가능금액이 화면에 나타난다. ARS조회는 거래은행을 통해 가입신청을 한뒤 전화로 은행코드,서비스코드,계좌번호 및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현금·타점권 및 인출가능금액 등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음성으로 알려준다.
  • “일 방위정책 재검토/국제사회 신뢰향상 지향”/무라야마총리

    【도쿄 AFP 연합】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일본총리는 16일 국제사회에 보다 많은 기여를 하기 위해 일본의 방위정책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라야마총리는 이날 도쿄북서쪽에 있는 미우라반도 인근해상에서 벌어진 연례해군 관함식에 참석,『국제정세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미래의 방위정책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방위청 창설 40주년을 맞아 열린 이날 관함식에는 이지스급 구축함과 미사일적재함등 50여척의 함정과 항공기들이 참가했으며 인근에는 미해군 항공모함 키티호크도 정박해 있었다. 무라야마총리는 『아시아국가들과 상호신뢰를 더욱 굳건히 다지면서 우리는 일본과 미국간 안보협력체제를 통한 신뢰도 향상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정책대안“봇물”…국감 달라졌다/“합격”평가속 오늘「20일공방」마감

    ◎정치싸움 자제… 여야없이 성실 질의/수감측 답변 적극성 안띠어 “아쉬움” 지난달 28일 시작된 올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20일동안의 감사일정을 마치고 17일 막을 내린다. 문민정부 2차연도의 국정수행 결과를 점검한 이번 감사에 대한 평가는 『일단 합격권에 들었다』는 쪽이다.여야 스스로도 이번 감사활동 결과에 대해 만족스러워하며 후한 점수를 매기고 있다. 이같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된 요인으로는 우선 각 정당과 의원들이 국민들의 기대와 변화한 정치환경을 제대로 인식,어느 때보다 성실하게 감사에 임했던 점을 꼽을 수 있다.일부에서는 장관퇴진시비등 정치공방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대부분 수감기관의 잘잘못을 따지고 정책방안을 제시하며 앞으로의 대책을 묻는 정책감사가 주조를 이뤘다.야당은 공격하고 여당은 두둔·방어하던 지난날과는 달리 수감기관의 실정을 따지는데는 여야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지난 6월 국회법의 개정으로 도입된 15분 발언제는 이번 감사를 통해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이로써 보다 많은 의원들이 질의할수 있었고 의사진행도 대체로 매끄러웠다.특히 여야를 막론하고 주요당직자와 중진의원들의 적극적인 질의자세와 문제제기는 감사분위기의 신선한 변화를 선도했다. 이렇듯 총론 차원에서 보면 이번 국정감사는 차분함 속에서 어느 때보다 내실을 알뜰하게 챙긴 측면이 많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지워야 할 얼룩도 적지 않았다.초반의 진지하고 긴장된 감사자세가 얼마 못가 풀어졌으며 논리보다 고압적 언성으로 수감기관을 제압하려는 일부 의원들의 구태도 여전히 되풀이됐다.효율성 측면에서 계속 문제가 됐던 중복질의도 발언기회 확대에 비례,오히려 더 늘어났다.이른바 「의정성적표」의 공개를 의식한 의원들의 질의경쟁으로 「종일 질의」에 「순간 답변」이라는 기형적 감사형태가 드러나기도 했다.잔뜩 질의해 놓고 정작 답변을 들어야 할 때는 자리를 비우거나 서면답변을 요구,질의의 목적을 의심나게 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의원들의 자료제출요구 방식도 많이 개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국회 도서관이나 해당상임위에 이미 비치돼 있는 자료를 보내라는등 중복요구의 사례가 적지 않았고 심지어 신문스크랩까지 보내라는 의원도 있었다.또 5∼10년에 걸친 업무처리과정을 모두 복사해 보내라는등 지나친 요구로 수감기관의 관계자들을 욕보이기도 했다.연간 8천장이나 되는 각 실·국 문서의 접수·발송대장을 모두 보내라는 요구도 있었다.정부 시설의 설계도면이나 특정기관 모든 직원의 인사기록카드등 국가기밀이나 사생활을 가리지 않고 자료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이번에 확인된 가장 큰 문제는 수감기관들의 태도로 모아지고 있다.의원들의 자세는 변했지만 수감기관들의 「적당주의식」 태도가 그대로여서 국정감사가 무기력증을 털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20일동안 3백40여개의 기관장을 답변석에 세운 이번 감사에서 의원과 격렬한 논쟁을 벌인 기관장은 단 한명도 없었다. 한 의원은 『국정감사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감기관이 적극적인 자세로 수용할 것은 과감히 수용하고 반박할 것은 반박해야 참다운 정책방안이 도출되고 잘못이 시정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또 『수감기관을 대폭 줄여 한개 기관이라도 집중적인 감사를 벌여야 참다운 국정감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동남아서 선박해체·수리/삼성중,조선사업 다각화

    【충무=김현철기자】 삼성중공업이 고장난 선박을 수리하고 낡은 배를 해체하는 사업을 펴기 위해 동남아에 진출할 계획이다. 경주현(경주현) 삼성중공업 사장은 15일 『연말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대상국가 및 투자방식을 결정할 방침』이라며 『규모는 연간 10척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낡은 선박을 해체하는 작업은 인건비가 많이 들어 국내에서는 부적절하며,수익성보다 고철을 재활용하는 효과가 높다. 삼성중공업의 관계자는 『조선사업의 안정을 위해서는 낡은 선박의 해체가 선행되야 한다』고 밝힘으로써 앞으로 조선사업의 다각화 방침을 표명했다.
  • 「남북대화 명시」 마지노선 사수 총력

    ◎후속대책 마련… 긴박한 정부 표정/사찰시기 평가절하… 이미 양해 관측/외교채널 총동원 5개원칙 관철 주문 제네바의 미북 핵협상이 「합의」쪽으로 가닥을 잡아가자 우리 정부도 합의내용을 예의주시하면서 후속대책을 마련하느라 긴박한 분위기.정부는 제네바 핵협상이 장기적으로는 남북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면서도 미국측이 너무 큰 양보를 했다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 ○…외무부는 14일 북미간 제네바회담 타결이 임박해지고 있는 사실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대응책마련과 함께 대국민여론수렴에 나서는등 부산한 움직임.특히 『언제 타결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부 간부들은 『회담이 끝이 난 것이 아니다』『북한과 관련된 회담은 막판까지 두고 봐야한다』며 일반적인 관측에 제동. 이와 관련,장기호외무부대변인도 이날 하오 『할말이 있다』며 기자들은 불러 모은 뒤『제네바 회담은 오늘(14일하오)끝이 나지 않을 수 있다』『합의문 작성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해 북미간의 협상이 밀고당기는 식의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관측이 유력. ○…외무부는 북핵관련 간부들은 13일까지도 특별사찰시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결같이 말하다 갑자기 14일부터는 『사찰시기가 뭐 그리 중요하냐』『결국 남북회담의 물꼬를 트는 것이 중요하지 않는냐』면서 사찰시기에 「자조적」입장을 피력하기 시작.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사찰시기는 「경수로 주요 기자재가 반입되기전」쪽으로 우리측이 양해해 이미 사찰시기와 관련한 입장은 북미간에 정리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대두. ○…통일원도 협상결과가 우리측이 소외됐다는 인상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 역연. 이홍구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을 비롯한 통일원 관계자들은 외무부 북핵 관련부서와 관계자들에게 제네바 협상 진행결과를 수시로 탐문하면서 미북간 합의서에 남북대화 부분을 명시토록 주문하는등 우리측 양보 「마지노선」 사수에 마지막까지 진력. 이부총리는 이날 통일원에 대한 국감에서 미북협상이 우리측에 불리한 쪽으로 타결되는 게 아니냐고 의원들이 잇따라 문제를 제기하자 『과거핵 규명도 반드시 이뤄져야 하고 대북 경수로 지원도 한국이 주도해야 한다』는 등 이른바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한 「5개 원칙」을 제시하고 이의 관철을 거듭 다짐. ○…통일원의 관계자도 이와 관련,『제네바회담에서 합의서가 채택되면 이같은 5개 원칙을 수용하는지 여부를 예의 검토할 것』이라면서 『남북대화 등 일부 사안에 대한 타결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아 합의서 도출이 지연되고 있으나 우리 입장이 결국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 그러나 통일원의 다른 한 관계자는 『원칙에는 합의해놓고 구체적 실천단계에선 딴소리를 하는게 지금까지의 북한이 보여온 전형적인 협상태도』라면서 미국측이 특별사찰의 구체적인 시기를 합의하지 않고 적당히 얼버무리는 선에서 타협할 가능성을 크게 걱정. ◎타결국면 제네바협상 정부의 고민/“핵과거 규명없이 경수로 지원” 곤혹/강·온대립… 남·북대화 주도권 상실 우려 제네바 북핵협상이 사실상 합의상태에 들어가면서 후속대응책 논의를 위한 우리 정부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이번 북미간의 제네바협상을 보는 정부의 입장은 다소 불만스럽지만 내부적으로는 긍정적이라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13일에 이어 14일 청와대·통일원·외무부등 북핵관련 주무부처 고위당직자들은 심야대책회의를 갖고「북미합의」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여기서『특별사찰 시기도 문제지만 남북회담재개도 양보할 수 없다』며 북미회담 막바지에 이 문제를 관철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주무부서인 외무부는 제네바에 긴급전문을 보냈고 한장관은 앞서 13일 저녁 크리스토퍼 미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입장을 강력히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북미간 협상문안작성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은 바로 특별사찰과 남북대화의 시기때문이다. 문제는「경수로공사 착공전 특별사찰을 해야하며 이것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경수로지원비용등 경협에 임할 수 없다」고 강조한 우리 정부의 확고한 원칙이 깨져가고 있다는 사실.이 경우 우리로서는 핵투명성이보장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수로지원을 위한 비용을 상당부분 지불해야 할 판이다.이 문제는 청와대·외무부등 우리 정부 모두의 현실적 고민이 돼버렸다. 청와대의 고민은 곧 국민의 불만으로 다가온다.국민들은 핵투명성이 철저히 보장되기도 전에 경수로 비용을 들이는데 대해 거의 부정적이기 때문이다.특히 김영삼대통령의 최근 외신을 통한 발언도 모양이 썩 좋지않게 돼 버렸고 결과적으로 그만큼 운신의 폭을 좁힌 상황이 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또 하나의 고민은 이번 북핵타결이 정부내「강온파」의 대립을 낳고 결과적으로 남북대화에 이니셔티브를 놓치지 않을까하는 점이다.사실 정부내에서는 이번 타결방향이 북한을 대화의 길로 유도해 장기적으로 남북관계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쪽이 있었고 반면 그동안의 북한태도에 비춰 「압력」을 강화했을 경우가 북한을 대화무드로 이끌어내는데 더욱 효율적이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북미합의문이 특별사찰 시기와 남북회담 재개시기를 못박지 않을 경우 정부내 통일·안보팀의 전면적인 교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한장관은 이날 있은 한 남북관계 강연회에서 『핵문제의 협상을통한 타결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전쟁방지,북한의 개방과 남북관계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한미간에 합의된「북핵합의후 3개월이내 남북대화재개」문제역시 제네바협상무드로 볼때 관철되기 어려운 방향으로 가고있는 것으로 보여 한장관의 발언도 현실적으로 국민을 납득시키기엔 미흡하다는 여론이 높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일단 이같은 현실적인 고민을 인정한뒤 『남북대화등을 포함,구체적이고도 과감한 대응책을 구사할 것으로 안다』면서 「정면돌파」의사를 비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 정부,후속대책 18일 발표/「미북합의」 수용

    ◎“남북관계에 긍정적 영향” 정부는 14일 북미의 제네바회담 타결이 임박해오면서 남북대화재개문제등을 포함한 다각적 후속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정부는 13일에 이어 14일 이홍구부총리겸 통일원장관주재로 통일·안보 관계장관과 실·국장급 고위당국자회의를 열어 제네바 북미합의에 따른 우리 정부의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대응책은 오는 18일 통일·안보관계장관회의에서 최종 확정돼 북미회담이후 정부의 종합대책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제네바 북미회담과 관련,『북미간 합의가 다소 불만족스럽더라도 대북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이와 관련,이부총리는 이날 통일원 국정감사 답변을 통해 『협상결과가 북한핵문제 해결에 관한 우리정부의 일련의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한승주외무장관도 이날 남북문제와 관련된 강연회의 연설을 통해 『핵문제의 협상을 통한 이번 북미간의 타결이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남북관계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부총리는 이날 『제네바에서 합의가 도출되면 남북경협에 대한 단계적인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해 제네바회담 직후 「핵­경협」의 연계에 신축성을 보일수 있음을 시사했다.
  • 사회에 사랑의 온기 불어넣자/이충길 보훈처장(기고)

    중동전쟁 당시 미국에 유학중이던 이스라엘 학생들이 자진귀국하여 전쟁에 참전한 사실을 놓고 유태인들의 애국정신이 널리 회자된 바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보다 앞서 6·25때 일본에 거주하던 청년학도들이 혈육의 만류를 뿌리치고 또 일신의 안일을 포기한채 조국을 위해 전쟁에 뛰어들었던 빛나는 역사가 있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은 이들의 애국충정에 대한 존경의 마음은 고사하고 「재일학도의용군」이 있었는지 조차도 잘 모르는것 같다.이들은 국내에 연고도 없었고 참전하지 않더라도 아무런 비난을 받을 위치에 있지 않았음에도 스스로의 용기와 정열로 자신을 던졌던 분들이다. 6·25가 발발하자 모두 6백41명이 자발적으로 참전하여 유엔군의 일원으로 인천상륙작전에 참여하였고 이원·원산작전,풍산·혜산진 전투,백마고지 등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으며 이중 1백44명은 조국의 이름으로 산화하였다. 또다시 우리 한반도에 6·25와 같은 비극이 발생한다면 수많은 유학생중에 조국을 걱정하며 달려올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는지 오늘의 세태와 풍조에 비추어 의심스럽기 그지 없다. 지금 우리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의 격변기를 맞고 있다.북한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민족공동체발전에 입각한 통일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국제정세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면서 사회안정과 굳건한 안보태세를 바탕으로 외교·경제력을 포함한 우리의 총체적 역량을 극대하 하지 않으면 안된다.이러한 때에 국민 모두의 단합과 조국의 장래를 향한 일치된 노력은 너무나 절실한 문제이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내부에는 이같은 시대적 요청에 비해 많은 취약점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비록 극소수 이기는 하지만 우리의 일부 젊은 세대들은 호국용사들이 피땀으로 지킨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국가의 정통성을 부정하거나 자기 비하를 일삼는가 하면 사치와 방종,그리고 폭력으로 사회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이같은 윤리도덕의 실추와 극단적인 이기주의로 인해 우리 사회의 기강이 흐트러지고 자조적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음은 여간 걱정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외국인들은 한국사람들이 자신들이 이룩한지난 반세기의 업적을 너무 과소평가하는가 하면 자기비하 의식 내지 비판적 성향이 지나치지 않은가 묻고 있다.이는 자기 조국에 대한 애착심이 부족한 오늘 우리의 세태와 국민성을 꼬집는 충고의 말로 겸허이 받아들여야 할줄 안다. 우리가 경험한대로 경제적 도약은 가능한 일인지 모르지만 문화발전은 결코 짧은 기간내 이루어지지 않는것 같다.오히려 급속한 성장이 정신문화의 피폐와 공동체 기반의 약화를 초래함으로써 우리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사회에 온기를 불어 넣는 일이다.일찍이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는 『왜 우리사회는 이렇게 차오,훈훈한 기운이 없소,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빙그레 웃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겠소』라고 간절히 호소한바 있다.날로 각박해져 가는 오늘의 세태를 생각할 때 너무나 절실한 문제가 아닌가 한다. 우리의 선열들이 몸소 실천해온 국가와 민족을 위해 나를 버리는 멸사봉공의 희생정신까지는 어렵다 하더라도 조금씩 양보하고 절제하며 나누어 가지는 자세는 민주시민으로서의 기본적 자격이요 소양이다.이제 우리는 물질적 생활이 향상된 만큼 그에 걸맞는 정신문화를 창조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이 아침 남에게 뿌려준 향수가 내게 향기로 되돌아 오는 그 진리를 새롭게 느껴보자.
  • 현장소장 협박갈취/사이비기자 영장

    【창원=강원식기자】 경남경찰청 수사과는 12일 공사장을 찾아가 토사유출등 문제점을 보도하겠다고 협박,돈을 뜯어낸 울산 대한매일신문 김해 주재기자 이철우씨(27)를 공갈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4월 경남종합건설이 시공중인 김해군 진례면 삼본리 한전 김해변전소 공사장에 찾아가 소장 김모씨(45)에게 『공사장의 문제가 보도되면 좋을 것이 없으니 잘해 보자』고 협박해 2백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섣부른 「북핵타협」 경고 메시지/정부·민자당 잇단 우려 표명배경

    ◎“핵과거 규명 꼭 관철” 강력 전달/미·북의 「어물쩍 타결」에 미리 쐐기/“유화적 태도론 대화유도에 한계” 공개 거론 한승주외무장관이 11일 제임스 레이니 주한 미국대사를 외무부로 불러 한국정부의 입장을 공식전달함으로써 정부가 최근 북한핵문제 처리를 둘러싸고 돌출된 한미간의 「불협화음」수술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또한 민자당도 이날 고위당직자회의에서 북핵문제처리에 대한 미국측 자세의 문제점들을 지적함으로써 한국의 당정이 미국을 향해 일제포격을 가하는 양상을 빚고있다. 한장관은 이날 레이니대사에게 북핵문제에 지나치게 유화적 협상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북한의 핵과거 규명 없이는 이 문제의 완전 타결이 있을 수 없다는 우리정부의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날 아침 한장관은 청와대의 긴급 안보관련장관 조찬모임에 참석한뒤 예정돼 있던 덴마크등 4개국대사 신임장제정식 참석일정을 차관에게 넘기고는 곧바로 외무부로 돌아가 레이니대사를 긴급소환,청와대모임에서 정리된우리정부의 입장을 미측에 전달했다. 같은 시각 민자당의 박범진대변인은 이날 고위당직자회의 내용을 소개,『제네바에서의 미북고위급대화가 한미간 합의선을 넘어서는 인상』이라며 당의 「우려」입장을 정리해 발표했다.박대변인은 『한미간의 확고한 원칙은 북핵의 투명성보장을 위한 특별사찰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대북지원은 한국형경수로로 해야 한다는것』이라고 못박았다. 민자당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한외무의 레이니대사 소환과 같은 시각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김영삼대통령의 외신회견이후 우리정부 일각에서 표출되고있는 대미 「우려」의 시각과 교감을 같이한 것으로 보인다.즉 『북미회담에서 미국측이 지나치게 유화적으로 대처할 경우 한미간의 원칙대로 북한핵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희박해진다』는 우리 당정의 일치된 우려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나아가 미국의 현재와 같은 협상태도로는 북한측을 대화로 이끌어내 장기적으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는 없다는 우리측 견해가 전달됐다고 전했다. 이같은 당정의 일치된 입장표명은 제네바협상이 지루하게 계속되고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현재 제네바에서는 핵문제에 관한 「전반적인 문제」가 테이블위에 놓여져 협의가 진행중인데 바로 이 시기가 우리측의 강력한 의견을 표출할 적기라는 판단에서 이같은 입장이 정리·표출된 것이 아니겠느냐는 게 외무부주변의 분석이다.따라서 당정의 입장표명은 북한핵문제가 포괄적인 타결을 앞둔 시점에서 미­북한이 막판 초읽기에 들어가며 어물쩍 타결에 이를 가능성에 미리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가 강하게 작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 한가지는 현재 제네바협상에서 보듯 미국측 대표가 북한문제의 전문가가 아니라 핵 비확산전문가여서 북측에 「끌려가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 점에 대한 한국측의 불만이 표출된것으로도 볼수 있다는게 외교관측통들의 분석이다.북한과의 협상에 있어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한국정부가 미북대화 진행양상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란 지적이다.그렇잖아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전이 예상되고 있는 클린턴 민주당행정부가 한국측의 거의 공개적인 공세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전·노씨에 대한 청와대 정서 변화/최근의 행보에 평가 엇갈려

    ◎전씨/정치적 표현 자제… “한수높은 사람”/노씨/TK정서 업은 연설… “믿는 도끼에…” 전두환·노태우 두전직대통령에 대한 청와대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무엇보다 지난 9일 서울과 대구에서 있었던 경북고 동문체육대회와 대구공고 동문체육대회에서 행한 두전직대통령의 서로 다른 「행동」이 지금까지 청와대가 갖고 있던 두사람에 대한 분위기를 상반된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들었다.전전대통령에게는 무관심에서 「괜찮은 사람」이란 쪽으로,노전대통령에게는 「전임총재에 대한 예우」에서 「참…」이란 쪽이다. 전두환전대통령은 동문들과의 만남에서 『동문여러분이 산업현장에서 맡은바 소임을 다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이만큼 발전하게 됐다』면서 「장인정신」의 중요함을 역설했다.현실정치에 대한 일체의 관여나,아쉬움이 담긴 표현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노태우전대통령은 『달구벌사람들은 참을 줄도 용서할 줄도 기다릴 줄도 안다』면서 『다시 한번 여러분의 손으로 영광을 재현한다는 마음을 다짐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듣기에 따라서는 대단히 정치적이고 이른바 「TK정서」를 업은 연설이었다.청와대의 느낌도 그런 모양이다. 이날의 요란스런 행사들에 대해 청와대측의 공개된 표현은 『동문행사에서 한말인데 뭐…』정도다.다만 『동문행사를 신문에서 크게 취급하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을 것』이란 선이 최고다. 그러나 한발자국만 더 들어가 보면 금방 『전전대통령이 노전대통령보다 한 수 높은 것 같다』는 비공식 반응이 비치고 있다.『한때 그런분을 총재(민자당의)로 모시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30년동안 잡았다가 1년7개월 쉬었다고 그런식으로 표현하면 호남이나,다른 지역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전전대통령에 대한 청와대의 그동안 분위기는 무관심이었다.「쿠데타적 사건」으로 정리한 「12·12」의 주역이었지만 전직대통령인만큼 서로 모른체 하고 각자 길을 걷자는 식이었다.신세진 것 없이 박해만 받은 터라 오히려 미움에 가까운 무관심이었는데 최근의 행보를 보면서 청와대는 대통령을 지낼만한 사람이었다는쪽으로 생각을 바꾸는 것 같다. 이에 비해 노전대통령은 민자당의 전임총재였다.청와대는 전임총재에 대한 예우를 지키려했던 것으로 이야기한다.물론 고도의 정치적 득실을 따진 판단이겠지만 사정태풍 때 노전대통령의 이름이 나올 기미가 보이면 추적하던 계좌도 끊어버렸다고 말하는 관계자도 있다.청와대는 노전대통령이 비록 동문행사지만 지역정서를 등에 업는 듯한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은 전직국가원수로서의 금도를 벗어났다는 생각이다. 물론 노전대통령쪽에서는 전전대통령과 달리 김대통령에게 빚이 없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 일 열도선 아직도 “조센징!나쁜놈…”

    ◎일 인권조사위,「찢겨진 치마… 」 발간/교포학생 상대 폭행 155건 조사 보고 올 봄부터 여름에 걸쳐 일본에서는 치마 저고리를 입은 재일교포 여학생들을 상대로 때리고,차고,머리를 자르고,옷을 찢거나 폭언·폭행을 가하는 일이 빈발했었다. 이러한 민족박해의 사회적 병리현상에 대해 일본의 몇몇 학자·문화인·변호사 등은 「조선인 학생에 대한 인권침해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그동안 진상조사활동을 펴 왔다.조사위원회는 그간의 조사결과와 병리현상에 대한 제언 등을 담아 「찢겨진 치마·저고리」라는 소책자를 발간,화제를 모으고 있다. 피해자로부터 사정을 청취했던 작가 니시노 루미코(서야류미자)씨는 불과 8살밖에 안된 교포 여학생이 중년 남성으로부터 『조센징인가.나쁜 놈』이라는 폭언을 당하고 저고리가 찢긴 사건을 보고했다.이 여학생은 그 뒤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을 앓고 있다. 후쿠시마 미즈호(복도서수)변호사는 『폭행사건은 일본사회의 일본인의 문제다』라고 진단하면서 『2차대전중 조선의 10대 여성을 종군위안부로 한 민족차별·여성차별과 똑같은 정신구조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성악가인 곤도 히사코(근등일좌자)씨는 『일본인에게는 조선민족의 분단에 책임이 없는가』라고 반문하고 있으며 작가인 오치아이 게이코(낙합혜자)씨는 『왜 여성만이 치마 저고리로 민족을 상징하지 않으면 안되는가』라면서 사건들을 여성차별의 관점에서 접근했다. 보고서에는 폭행사건이 모두 1백55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도쿄일대에서 55건,교토 21건,효고현 20건,히로시마 16건 순이며 홋카이도에서 규슈에 이르기까지 일본 전국에 걸쳐 일어났음을 보여주고 있다.
  • 로마/카타콤베(아랍서 지중해까지:18)

    ◎기독교도 숨던 지하무덤… 미로수백㎞/「쿼바디스」의 아피아가도 주변에 산재… 땅굴 곳곳 교인들 수난 흔적 길 모퉁이에 있는 작은 가게를 구경하다 깜박 카메라를 놓고 나왔는데 두어 블록이나 걷고 있을때 『시뇨레! 시뇨레!』하면서 주인이 쫓아왔다.베네치아에서 만들어와 판다는 세라믹 액세서리들의 그 담백한 아름다움에 잠깐 정신을 놓았었던 것 같다.자리까지 비운 채 여기까지 유실물을 갖다주러 오다니 싶어 얼굴이 붉어진 것은 비단 그 가게주인이 예쁜 아가씨였던 때문만은 아니다.잊은 물건 으레 찾으러 들이닥치겠지 싶어 필자 같았으면 오불관언 그냥 버티고 앉아 있었을 것이다.아무 것도 아닌 이런 사소한 일이 실은 한 나라의 민도랄까 문화적 수준을 제풀에 측정케 만들고 절감케 한다.이탈리아 사람들은 너무 친절해서 모르는 것도 아는 척 곧잘 나서기 때문에 골탕을 먹는 수가 있다고도 하지만(하긴 필자도 그 때문에 엉뚱한 길을 헤맨 적이 한번 있기는 하다),이 아가씨의 친절은 여태까지도 쉬이 잊혀지지가 않는다.남의 얼굴에다 제 얼굴 디미는 간판들이나 판을 치는 대도시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미덕이요 소양이다.피곤한 신경으로 거리를 걷다보면 간판들의 그런 번잡스러움 같은 것까지가 그 나라의 수준을 금세 헤아리게 만든다. ○친절한 시민 인상적 소위 앞서간다는 나라들의 그것은 대체로 그저 눈에 뛸 정도의 글씨로 숨듯이 얌전한 반면 후진 나랄수록 그 요란함과 새치기는 극성스럽다.TV나 신문·잡지의 광고 역시 예외일 리가 없다.잠자리에 들기전 하다못해 잠깐이라도 TV를 켜는 새버릇이 이번 여행중에 붙은 것도 순전히 그 탓이었을 것이다.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의 책광고·상품광고 같은 것이 우리처럼 허풍스럽고 요란한 나라가 또 있을 것 같지 않아 겸연쩍고 창피했다.2등은 쓰레기처럼 잊혀지는 존재므로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제1이어야 한다느니,「정복할 것이냐 당할 것이냐」하는 따위 히틀러의 발악이 무색할 지경의 광고까지 태연히 횡행하는 사회이니 무슨 할말이 있겠는가. 로마 국립공원 뜰은 장식삼아 여기저기 놓인 세계 유명인사들의 대리석 흉상들로도유명한데 관광온 이쪽의 원로 하나가 이승만 대통령의 흉상도 있을지 모른다는 농담을 듣고 열심히 그것을 찾아다녔다는 얘기가 있다.결국 찾지 못하자 귀국해서는 그 얘기를 글로까지 썼다는 것이다.이런 얘기의 우스꽝스러움은 「유명인사」라는 그 개념상의 차질에 있다.독재를 했건 뭘 했건 유명하기만 하면 「문화적 인물」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고 이 원로는 착각을 한 것이다.인도의 간디수상도 신청을 했다가 거절을 당했는데 이 무슨 시대착오적인 사고방식일까보냐는 개탄이 나올 법도 하다.이 얘기를 해준 것은 60년대에 이주해서 30여년째 로마에서 살고있는 H씨이다.문청(문청)시절 어울려 다니던 친구로 이번에는 10여년 만의 해후인데 불혹의 연치가 완연한데도 그 유머러스하고 직재적인 사고방식은 여일했다.그 무렵의 친구들이 모르는 새 모두 소원해졌는데도 이 H씨만은 예 그대로 와락 반가운 느낌부터 앞선 것도 그 탓이었을 것이다.끝내 로마에다 뼈를 묻을 작정이냐는 농담에,집과 차와 가재도구를 다 정리해 귀국해봤자 강남에서 몇달이나 버틸 수 있을 것 같으냐고 되레 역습이다.자녀들이 장성하자 사위만은 모국청년으로 골라야겠다 싶어 몇 차례나 기회를 만들었으나 돈 타령,땅타령,줄리어드다 하버드다 하고 외국유학 얘기만 나오다 대화가 끊겨 끝내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사돈될 사람들 간에도,당사자들 새에서도 대화가 그 모양으로 단절돼 내심으로 충격을 받았던 모양이다.데이트 몇번하면 으레 제 소유물로 알고 자질이야 있건 없건 유학물 먹은 일이나 자랑삼으면서 연애 따로,결혼 따로를 당연한 듯이 생각하는 이쪽 젊은이들의 그런 사고방식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근교의 아파트단지 식당에서 제대로 된 한국음식을 모처럼 배불리 먹여주고 그녀가 차로 데겨간 곳은 카타콤베 앞이었다.로마에 와서 뭘 봤느냐는 물음에 실은 아무 것도 보고싶지 않았다는 필자의 동문서답이 마음에 걸려서 였을까.카타콤베는 옛 로마 서민들의 지하무덤이다.왜 아무 것도 보고싶지 않았느냐고 이번에는 그녀도 묻지 않았다.숙소에서 확인한 TV채널만도 20여개가 넘고 인근 지방의 유선방송까지 합하면 천여 채널이 넘는다는 각종 정보홍수에 에워싸여 살다보면 문명이니 문화적인 혜택이니 하고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그런 온갖 빤히 눈에 보이는 세계가 되레 지겨워질 나이에 그녀 역시 이르른 것같다.정부 각 기관과 문화관과 대기업의 본사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로마의 신시가지 에우르 구역을 도중에 거치면서 필자는 과천을 제풀에 연상하고 있었는데,카타콤베들은 그 너머 구아피아가도 인근에 흩어져 있었다. ○10만명 매장된 곳도 로마제국 때 닦여진 길이다.붉은 언덕과 짙은 색깔의 나무들이 갑자기 사방을 에워싸면서 차량마저 끊기다시피해 한적한 시골을 연상시키는 이 가도는 아닌게 아니라 「모든 길은 로마로」라는 속담을 역으로 연상시켰다.지금은 관광자원이 돼버린 옛 제국의 영화가 하층민들의 무덤까지도 그냥 버려두고 있지 않는 것이다.물론 이 무덤들이 특별히 유명해진 것은 박해를 받던 그 무렵 기독교도들의 지하 은신처요 포교활동의 근거지였다는 까닭이 더 크다.도망을 치던 베드로가 예수의 환영을 만나 저 유명한 대사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를 읊조리던 데가 아피아가도였고 그때 남은 예수의 발자국모형이 보존된 도미네 쿼 바디스교회가 이 인근에 있다.예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쿼 바디스」나 「성의」 같은 것에도 물론 카타콤베가 나온다.지하 2·3층,어떤 것은 5층까지 파내려간 이 부근의 수십기 카타콤베들은 복잡한 미로와도 같아서 혼자서는 들어갈 수가 없고,10만여명이나 매장된 곳도 있으며,그 길이를 합하면 수백㎞에 이른다고 한다. 입구에서는 각국 언어별의 가이드들이 여남은명씩 되는 관광객들의 조를 짜고 있었다.어쩌다 네덜란드어 가이드를 무심코 따라들어가 설명은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으나 구태여 그런 것이 필요한 것같지도 않았다.사람 하나가 간신히 비집고 들어갈만한 흙벽의 좁다란 통로와 역시 흙으로 된 계단을 몇번이나 꼬부라지며 내려갔는지 알 수가 없다.가이드의 랜턴불빛에 기괴하고 참담한 낙서와 그림들이 홀연히 벽에서 나타나는가 하자 어디로 이어지는지도 모를 샛길들이 곁으로 불쑥불쑥 들이닥치곤 했다. 이런지하에서 길을 잃고 미아가 돼버린다는 제풀의 상상은 기묘한 것이었다.나는 왜 여기 있는가,이번 여행은 뭐땜에 떠나왔는가 하는 따위 상투적인 의문들이 그제야 근거를 찾고 입지를 얻은 듯한 느낌이랄까,갑자기 천지가 막막했다.초기 기독교도들의 그것뿐 아니라 중세의 여러 종교적인 박해에도 이곳은 피난처가 됐던 모양으로 지상으로 올라오는 중간중간의 작은 방들에는 그 수난의 표상들과 기념물들이 흔적이나 조각들로 새겨지거나 놓여 있거나 했다.화살에 목이 꿰인 성 아무개,칼로 순교당한 누구 하는 식의 그런 전시물들 역시 숭엄한 분위기이기는 해도 청량한 느낌은 아니다.로마시내에는 4천여 승려들의 해골을 수백년에 걸쳐 모아놓은 해골사원이라는 으스스한 곳도 있지만,이런데를 특별히 찾는 사람들 역시 일반적인 심성의 그런 관광객들은 아닐 것도 같다. ○중세에도 피난처로 겨우 한시간 남짓이나 머물다 나온 지하에서 로마라는 한 도시의 허상을 통째로 별견한 듯한 느낌이었다고 하면 아마 과장일 것이다.사람사는 세상에는 으레 있게 마련인 그 말할 수 없이 구질구질한 거래와 아귀다툼들이 이를테면 로마라 해서 어떻게 이런 지하세계 같은데로 깨끗이 모두 매몰될 수가 있겠는가.필자가 카타콤베 속에서 저절로 떠올린 로마의 그 허상이란 것도 실은 숙소근처의 가게에서 사흘째 눈독을 들이고 있던 싸구려 골동품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우리 돈으로 2만여원쯤 되는 그 놋쇠물병은 연륜이랄 것도 쓸모도 별로 없어 보이는 얄팍한 물건 같았으나 이탈리아 사람들이 좋아하는 어떤 곡선형태라는 그 한가지 점만으로도 어딘가 정답고 신선하게 느껴져 값을 깎자느니 안된다느니 하고 며칠째 줄다리기를 해오고 있었던 것이다.도무지 무뚝뚝해 보이기만 하는 가게의 뚱보주인은 필자가 들를 때마다 『적당하고 좋은 값』이라면서 배짱을 부리고 있었다.이쪽 역시 기어이 에누리를 해서 그것을 손에 넣고야 말겠다는 집념에 들떠 있었다는 것도 아니다.구태여 따지기라도 한다면 한계가 빤한 피조물인 인간들에게 눈곱 정도로나 허용된 소위 그 「자유」라는 명제나 「자유스럽고 싶다」는 감정을 두고 필자도,그도 사실은 줄다리기흉내를 즐기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 미 우선대상국서 한국 제외가능성

    한국이 이 달 말 발표 예정인 슈퍼301조 우선협상 대상국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27일 대한무역진흥공사 워싱턴무역관에 따르면 미육류업계가 소시지를 문제삼아 한국을 포함토록 미행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있으나 최근 한국이 이 분야에서 미국측 입장을 상당폭 수용함에 따라 대상국에서 제외될 가증성이 커졌다.통상관계 전문지인 인사이드 US트레이드도 한국이 농산물 및 소시지에서 미국입장을 상당폭 수용함으로써 지정 가능성이 희박해졌다고 보도했다. 우선협상 대상국에 관한 최종안은 이번주에 열리는 미키 캔터 USTR대표와 국가경제 위원회(NEC)의 협의에서 결정된다.
  • 시·음악·무용의 이색만남/「가을저녁 시축제」 오늘 국립극장분수대서

    시와 춤 음악이 함께하는 「가을저녁의 시축제」가 24일 하오 6시 분수대광장에서 펼쳐진다. 국립극장이 마련한 「가을저녁…」은 한국시단의 대표시인들과 무용인 배우 음악인들이 출연하는 보기드문 대형 문화축제.이날은 지난 4월23일부터 매주 토요일 열린 국립극장 문화광장의 올해 마지막 행사이기도 하다. 「가을저녁…」은 국립합창단의 「시인만세」「추억」으로 막을 열어 한국시단을 대표하는 시인들이 대거 나서 자작시를 낭송할 예정.서정주가 「국화 옆에서」,조병화가 「내일」,김남조가 「풍경」,신달자가 「가을편지」,구상이 「강가에서」,이근배가 「풀꽃」,허영자가 「9월」,이경희가 「가장 가고싶은 곳」을 소개한다. 시와 음악 무용과의 결합도 다채롭다.한용운의 시 「알 수 없어요」를 국립창극단의 차세대 유망주 정미정이 창으로 부르면 최영미의 시 「서른 잔치는 끝났다」를 박해준·육미영 부부의 현대무용과 국립극단 배우 이경성의 낭송으로,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이명진무용단의 「사이섬」과 국립극단의 중견 배우 김재건의낭송으로 선보인다. 소프라노 김인혜의 「내마음」「달밤」,바리톤 최상규의 「이별의 노래」「그리운 금강산」은 가을 정취를 더욱 무르익게하는 대목. 「가을저녁…」은 국립발레단의 화제작 「카르미나 브라나」에 나오는 여성군무 「목장에서」로 2시간 축제의 막을 내린다.274­1151.
  • 「94국감」의원·정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폭로 지양… 대안제시 정책감사 역점/전문가 「팀」구성… 현장답사·자료준비/주민 면담… 작년지적 시정여부 확인/의원/추석연휴 반납 자료준비… 시간 모자라 “냉가슴”/정부 정기국회 국정감사 개시일이 임박해 오면서 밤늦도록 불을 밝히는 국회의원 사무실들이 늘어나고 있다.물론 정부 각 부처에도 비상이 걸렸다. ○…올해의 국정감사는 여야 모두 1회성·폭로성 감사보다 지속적이고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감사에 치중하기로 방향을 정한 가운데 여당이 야당 못지않는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감사활동을 벌이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일부 의원들은 특히 내실있는 국정감사준비를 위해 미리 현장답사에 나서고 있는가 하면 자비를 들여 외부 전문인력을 활용하는 등 성실한 자세로 임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평시에도 비교적 많은 5명의 보좌진을 두고 있는 손학규의원(민자·건설위)은 이번에 건설관련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원 출신 1명과 경제학을 전공한 감사전문가 1명을 보강,감사준비팀을 구성했다.손의원은 이들과 함께 그 주일의 핵심사안을 선택,역할분담에 따른 자료수집과 현장점검을 하고 매일저녁 토론을 거쳐 다음주 월요일에 최종결론을 도출하는 식의 감사 준비작업을 지난 8월부터 해오고 있다.손의원팀이 설정한 기본 감사방향은 정책감사,상임위 질의와 감사활동의 차별화,소수 핵심쟁점에 대한 중점감사등 세가지. 이번 감사의 초점을 한강의 수질문제에 맞추고 있는 신계륜의원(민주·노동환경위)은 요즘 한강주변 곳곳을 누비고 있다.16일에는 보좌진들과 함께 구의취수장과 자양취수장을 현장답사했는데 이같은 낮시간의 현장확인을 토대로 밤 11시까지 보좌진들과 함께 자료정리작업에 매달리고 있다.신의원 역시 폭로성 감사보다 대안제시를 기본방향으로 설정,정책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박주천의원(민자·보사위)은 새로운 문제점을 찾아내는 것보다 지난해 제기한 지적사항들의 시정여부 확인에 중점을 두는 새로운 감사방향을 채택했다.이를 위해 박의원도 의원보좌관·비서관출신 전문가 3명을 준비팀에 보강,일일이 현장점검을 통해 시정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의정활동의 우등생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이해찬의원(민주·노동환경위)은 보좌진들을 노동과 환경 두 파트로 분리,직접 이들을 이끌고 김포매립지등 현장을 누비고 있다.이의원팀은 이번 명절도 추석날 하루만 쉬고 모두 출근,준비작업에 매달릴 계획이다.특히 국감시작 직전에 같은 상임위의 민주당소속 의원보좌관과 비서관들을 한곳에 불러 2박3일동안 합숙하며 공동전략을 모색할 계획으로 있다. 이밖에 교수출신인 노승우의원(민자·재무위)은 최근 입수한 20여권의 해외 감사관련자료의 분석에 몰두하고 있으며 이철(민주·재무위) 정균환(민주·내무위)의원 등도 새로 보강한 전문인력들과 함께 관련지역과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면담과 설문조사를 갖는 등 현장중심·생활중심의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부분의 정부 부처는 추석 연휴 4일을 제외하면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를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어 답답하다는 표정이다. 일단 토요일인 17일까지 자료 준비를 끝낸다는 계획 아래 준비작업에 몰두하고 있으나 23일까지 자료를 제출하려면 아무래도 연휴를 고스란히 즐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 가운데는 4백21개에 이르는 정부산하 각 위원회의 위원프로필 회의개최기록등 제대로 만들면 수천 쪽이나 되는 자료가 있는가 하면 10년 이상 지난 일들에 대한 자료가 있어 걱정이라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라기 보다는 보좌관 또는 비서관들이 골탕을 먹이기 위해 임의로 요구한 자료도 많다』면서 요구자료를 시한안에 모두 제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 자유의 여신상(세계의 명소 걸작 건축감상:1)

    ◎명지대 4교수가 펼치는 공간미학의 새장/“여기가 신세계” 아메리카의 상징/횃불·독립선언서 든 높이 93.5m 청동상/3백개의 구리판 조립… 내부엔 계단 만들어 「왕관」까지 올라갈수 있어 한달이 넘도록 걸린 대서양을 건너는 항해에 사람들은 몹시 지쳐있었다.9월의 어느날 새벽,일찍 일어나 뱃전에 나섰던 사람들이 갑자기 환호성을 질렀다.가도 가도 끝없이 이어지는 수평선에 익숙해졌던 이들의 눈에 육지가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가을 새벽의 찬 기운을 피해 아직껏 선실 침대 속에서 꾸물거리고 있던 사람들도 모두 뛰어나와 소리를 친다.『미국 땅이 보인다! 이제 다 왔다!』『오 하나님,감사합니다!』 지금주터 1백년전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사람들을 실은 배는 느린 속도로,그러나 확실한 방향을 잡고 뉴욕만에 들어서기 시작한다.안개속으로 희미하게 녹색의 육지가 보인다.저 곳이 바로 우리가 그토록 염원하던 자유와 번영의 미국땅이다. 뱃머리에 서 있던 아이가 갑자기 소리를 지른다.『저 앞에 환한 불이 보여요』 수평선 너머로 가물거리며 불빛 하나가 떠오른다.사람들은 고개를 빼들고 그 불빛을 바라본다.이탈리아 시실리섬 언덕 위 등대에도 저런 불이 있었다.밤새 고기를 잡고 집으로 돌아갈 때면 으레 보던 불빛이었다.새삼 영원히 떠나온 고향이 눈이 시리도록 그립다. ○불서 만들어 선물 멀리 보이던 불빛이 점점 커지더니 모양이 뚜렷해진다.바로 횃불 모양이다.그리고 횃불을 추켜 든 손과 팔뚝이 보이기 시작한다.조금 더 시간이 지나며 사방은 점차 밝아지는데,수평선 위로는 고전적으로 잘 생긴 거대한 여신의 머리가 떠오르고,이윽고 전체 모습이 보인다.오른 손에는 횃불을 추켜들고 왼 손에는 석판을 들고 우뚝 서 있는 청동색의 여인 조각상.바로 그 유명한 「자유의 여신상」이다.십계명이 적힌 석판을 들고 시내산을 내려오는 모세의 경건한 모습과 인류에게 불을 선사하는 프로메테우스의 결연한 모습으로,긴 항해에 지친 유럽의 이민자들에게 신세계 미국의 자유를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뱃전 난간을 잡은 이탈리안(혹은 폴란드인·아일랜드인·스웨덴인일 수도 있다)이민자들의 손에 새삼 힘이 주어진다.뿌리뽑아 나선 삶에 대한 불안을 누르고 새롭고 자유로운 삶에 대한 희망이 이들의 가슴 속에서 손끝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이렇듯 지난 1백년간 1천7백만명의 유럽으로부터의 이민자들에게 주어진 신세계 미국의 첫 인상은 자유를 상징하는 청동빛의 거대한 여신상과의 극적인 해후였던 것이다. 자유의 여신상이 이토록 미국적인 것이지만,사실은 이것이 프랑스가 미국 독립 1백주년을 축하하기 위해서 이 여신상을 미국에 선사한 것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실제로 이 자유의 여신상은 프랑스에서 복권과 디너파티를 통해 모금된 자금으로 파리에서 제작된 후 뉴욕으로 옮겨진 것이다.그러나 이것의 받침대는 미국내의 자금으로 뉴욕에서 만들어졌다.요즈음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국제협력,국제분업의 고전적 모델이라 할까. 자유의 여신상의 제작자는 바르톨디라는 프랑스의 젊은 조각가였다.그는 1871년 뉴욕을 방문,뉴욕만 한가운데 위치한 조그만 섬을 발견하는데,그 위에서 횃불을 추켜든 채 우뚝 서있는 자유의 여신의 이미지를 머리 속에서 떠올릴 수 있었다고 한다.파리로 돌아온 그는 1875년에 거대한 여신상을 디자인하기 시작한다(높이 93.5m 당시 세계 최고).그 재료와 구성방법으로는 철골구조 위에 두드려 얇게 편 구리판을 씌우는 방법을 채택했다.당시 널리 쓰이던 청동이나 석재를 사용한다면 비용도 비싸거니와 나중에 미국으로 가져가기에 너무 무겁기 때문이었다. ○석고로 먼저 제작 여신상 내부에서 구리판을 붙잡아 줄 철골구조의 설계는 당시 파리 에펠탑의 제작자로 잘 알려진 철골구조 설계 전문가인 에펠에게 부탁했다.에펠은 우선 받침대에 견고하게 고정될 철제 중심탑을 세우고 여기에 여신상의 대체적 윤곽을 이루는 철제 트러스를 연결한 후,마지막으로 탄력성 있는 쇠막대기를 써서 트러스와 구리판을 잇게 된다. 여신상은 모두 3백조각의 얇은 구리판으로 이루어져 있다(두께 2.4㎜).이 구리판의 제작과정이 무척 재미있다.우선 석고로 여신상의 모양을 실제 크기로 제작한다.다음으로 이 석고상 표면을 따라 석고상의 모양을 정확하게 복제하는 목재 틀을 만들어야 한다.그런 후 이 목재 틀을 떼어내서,틀 안쪽에 구리판을 대고 두드리면 원래 석고상의 표면 곡선을 그대로 지닌 구리판 조각들이 만들어지는 것이다.이 3백개의 구리판 조각들은 서로 조금씩 겹치게끔 되어 있었는데 이 겹치는 부분을 리벳으로 연결하기 위해서 였다. 여신상은 1885년에 제작이 완료되어 철골구조 따로 구리판 따로 모두 2백10개의 컨테이너 상자 속에 넣어진 채로 뉴욕에 도착한다.이것들의 조립에만도 1년이 걸려 마침내 1886년 제작을 시작한지 11년 만에,미국 독립 1백주년에서 10년이 늦게,자유의 여신상은 뉴욕만의 중심에 우뚝 서게 되었다. 그로부터 1백여년이 흐른 오늘도 자유의 여신상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여신상 내부에는 중심기둥을 돌아올라가는 나선형의 계단이 있어 사람들이 여신상의 왕관까지 올라갈 수 있다.7개의 대륙과 대양(아시아·아메리카·유럽·아프리카·오스트레일리아·태평양·대서양)을 상징하는 대못이 있는 왕관은 25개의 창문이 있어 한번에 30명이 들어갈수 있는 전망대로 쓰이고 있다. ○왕관에 25개 창문 물론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1백년 전 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신천지를 찾아 온 유럽의 이민자들이 느꼈던 감동을 느낄 수는 없다.이들에게 있어서 자유의 여신상은 그저 『그 유명한 자유의 여신상에 가 봤다』라는 이야깃거리 구실을 줄 뿐이다.그렇지만 이들의 할아버지·할머니 중에는 이 자유의 여신상을 처음 보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던 사람이 있었을 것이며,그 눈물로 말미암아 오늘의 젊은 관광객은 고급 카메라를 목에 건 채,선글라스에 울긋불긋한 남방셔츠에 헐렁한 반바지를 입고 자유의 여신상 계단을 한가로이 오르내릴 수 있는 것이리라. 미국의 심장부 뉴욕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은 영국에서 박해를 받던 청교도들을 실은 메이플라워호 이래 개인의 자유를 보장해 주는 위대한 국가의 상징으로 남아 영원히 꺼지지 않는 자유의 횃불을 높이 들고 서 있다.한국의 심장부 서울에서 살아가는 우리들도 자유를 그린다.궁핍으로부터의 자유,두려움으로부터의 자유,공해로부터의 자유… 우리가 삶에지쳐 낙심될 때 눈을 들어 쳐다보며 다시금 희망을 얻을 수 있는 「서울의 자유의 여신상」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 반도체 등 전략품목 대한수출 일,규제완화 새달 시행

    ◎대만등에도 확대 【도쿄=강석진특파원】 일본 통산성은 지난 3월 대공산권 수출통제조정위원회(COCOM) 해체 이후에도 수출을 규제하고 있던 전략물자 1백25개 품목에 대한 한국수출 규제를 내달부터 완화하기로 했다고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분쟁 우려 국가 등 제3국에의 유출 방지를 내세워 이들 품목을 일본에서 수출할 때 실시해 왔던 규제를 오는 10월1일부터 한국에 대해 사실상 철폐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이같은 규제 완화는 앞으로 대만·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에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통산성은 지난주 한국의 상공부와 구COCOM대상 물자의 대한수출을 완화할 것에 합의했다. 일본 통산성은 한국은 작년 가을부터 자체적인 수출 관리제도를 도입하고 있어 한국을 경유,북한 등 분쟁 우려 국가에 일본의 구COCOM규제 품목이 유출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판단에 따라 한국에 대한 수출 완화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 미 영화사 매출/「디즈니」가 「워너」 추월

    ◎올 1억불 넘은 흥행작 「사자왕」 등 7편/할리우드 수입 38억불… 작년비 3% 증가 미국극장가가 올여름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흥행수입 기록을 세웠다. 5일 노동절 연휴로 막을 내린 여름시즌까지 미극장가의 흥행수입은 지금까지 기록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가 늘어난 38억달러에 달했다. 연말까지의 올해 전체 흥행수입도 지난해 수입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시즌이 끝나면서 1억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린 영화는 「사자왕」「포레스트 검프」「플린트스톤스」「진실한 거짓말」「스피드」「마스크」「눈앞의 위험」등 7편이다. 지난해 1억달러 이상의 흥행작은 「쥐라기 공원」「법률회사」「도망자」「시애틀에서 잠못이뤄」등 4편이었다. 특히 「사자왕」과 「포레스트 검프」는 2억달러를 넘어서서 빅히트작 순위 5위권이내로 육박해 들어가고 있다. 올해 흥행수입은 7월중순까지만해도 지난해에 못미쳤으나 대작들이 잇따라 쏟아져 나오고 불꽃튀는 1위경쟁이 여름내내 계속되면서 기록이 깨졌다. 5월말 여름시즌 개막직전 「매버릭」이 여름시즌 1위 경쟁의 신호탄을 올린뒤 「플린트스톤스」「늑대」「스피드」「사자왕」「포레스트 검프」「진실한 거짓말」「마스크」「눈앞의 위험」순으로 숨가쁜 1위경쟁이 이어졌다. 영화사별로는 디즈니사가 여름시즌동안 4억4천2백만달러,올해 전체 수입은 7억4백만달러로서 지금까지 기록인 지난해 워너 브러더스사의 7억달러를 넘어섰다. 「알라딘」「미녀와 야수」등의 히트 만화영화에 이어 32번째로 디즈니사가 내놓은 만화영화 「사자왕」의 인기에 크게 힙입은 것이다. 디즈니사는 만화영화로서 내년에 내놓을 「포카혼타스」,96년 개봉예정인 「노트르담의 곱추」와 처음으로 컴퓨터를 이용하는 「장난감 이야기」등을 준비하고 있다.
  • 태권도 올림픽 정식종목 확정/2000년 시드니대회

    ◎오늘 IOC총회 정식안건 상정… 통과 확실시/사마란치 위원장­김운용부위원장 회견 【파리=박정현특파원】 태권도가 오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것이 확실해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위원장과 김운용부위원장(대한체육회장)은 3일 파리시내 과학기술센터에서 열린 11인 집행위원회 임시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태권도와 철인3종경기를 2000년 시드니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키 위해 오는 4일부터 열리는 제103차 총회의 정식안건으로 상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총회 결과에 따라 태권도의 정식종목 채택여부가 최종판가름나지만 사마란치위원장이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는데다 IOC의 관례상 집행위원회를 통과한 의안이 총회에서 부결되는 경우는 희박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이나 다름없다. 89명의 IOC위원들이 참석하게 될 총회에서는 태권도 정식종목채택안건을 빠르면 4일 무투표통과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부위원장은 『집행위원회에서 태권도의 정식종목제안에반대한 위원은 아무도 없었다』고 회의분위기를 전하면서 총회에서의 통과를 낙관했다. 그러나 김부위원장은 이날 임시집행위원회에서는 추가 IOC위원 선임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태권도의 정식종목채택이 총회에서 통과되면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태권도가 육상등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정식종목으로 치러지게 돼 한국의 스포츠위상을 세계에 드높이는 데 큰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 경우 몇개 체급으로 경기를 치를 것인가 하는 문제는 앞으로 IOC와 시드니올림픽조직위원회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이와 함께 공용어가 우리말인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입성으로 우리말이 불어·영어·일본어에 이어 세계 네번째로 올림픽 공식경기용어로 쓰이는 영광도 함께 안았다. 우리나라가 종주국인 태권도는 86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으며 88서울올림픽·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는 시범경기로 열린 뒤 급속도로 세계에 확산됐고 다가오는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도 4개 체급 경기가 정식종목으로 열린다. 특히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태권도연맹(총재 김운용)은 북한이 이끌고 있는 국제태권도연맹(ITF)과 가라데의 방해공작을 피해 태권도를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하기 위해 프로그램위원회의 논의를 거치지 않고 임시집행위원회에 곧바로 상정하는 꾸준한 스포츠외교를 펼쳐왔으며 지난 1월에는 태권도를 올림픽정식종목으로 채택하기 위한 추진위원회를 결성해 회원국들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어와 결실을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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