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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말론(외언내언)

    한글사전은 「사이비」를 『겉은 제법 비슷하나 속은 다름』이라고 풀이하고 있다.따라서 사이비종교는 종교가 아니라 종교의 탈을 쓴 혹세무민 집단이다.이 집단들은 허무맹랑한 교리를 내세워 신도들을 현혹한다.그 대표적인 교리가 종말론이다. 사이비교주들은 종말론으로 위기의식을 강조하면서 「영생」과 「영원불멸」을 미끼로 활용한다.종말론의 뿌리는 깊다.초대교회때의 기독교박해,십자군원정,1·2차세계대전등 그때그때의 긴박하고 어려웠던 시대상황을 대변해왔다. 종말론을 신봉하던 프랑스 「태양사원」신도 16명이 23일 알프스산악지대에서 불탄 시체로 발견돼 성탄절을 앞둔 프랑스국민들을 경악케 했다.이들은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단지 환상일뿐이다」라는 유서를 남겼다고 하지만 프랑스경찰은 타살의 혐의가 짙은것으로 보고 있다. 종말론에 의한 참사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공통적인 현상이다.종말론 때문에 가장 많은 사람이 희생된것은 78년 미국 「인민사원」사건.이 교단의 교주 짐 존스는 남미 가이아나밀림에 건설한 종교촌락에서 어린이 3백명을 포함한 신도 9백14명을 음독자살하게 하는 희대의 참극을 연출했다.일본 도쿄의 지하철에 독가스를 살포한 「옴진리교」도 종말론으로 신도들을 현혹했다.사회주의 붕괴후 동구권에도 종말론 바람이 일고 있다.93년 11월 우크라이나에서는 신을 자칭하며 종말론을 강조한 사이비 교주 2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우리사회도 사이비종교의 종말론 때문에 여러차례 소동을 겪었다.87년 구원파의 오대양사건으로 32명이 떼죽음을 당했는가 하면 92년에는 다미선교회가 그해 10월28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속여 신도들에게 학업과 생업을 버리도록 강요해 가정을 파괴하는등 반사회적 행위를 저질렀다.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는 사이비종교는 이땅에서 추방되어야 한다.히로뽕이나 코카인이 인간의 육체를 좀먹는 마약이라면 사이비종교는 사회의 질서와 안녕을 해치는 정신적 마약이기 때문이다.
  • 신한국당 「총선 물갈이폭」 관심 증폭

    ◎현역의원 공천탈락 40%선 추정/당주변 「내정 통보」 소문… 「「김심」 향방 촉각/재야·전총리 등 중량급인사 영입 검토 간판을 바꿔 달고 새출발을 다짐한 신한국당이 15대 총선 공천이 임박해오면서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있는 물갈이론에 휩싸여 뒤숭숭한 연말을 맞고 있다. 정호용의원의 탈당과 정순덕의원 불출마선언은 그 소용돌이에 분출구를 제공했다.3당 합당이후 고비마다 어렵게 한배를 타온 5·6공 출신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5·18특별법제정과 전두환·노태우씨 기소를 계기로 「자의반 타의반」 정치적 선택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이를 반영한 당지도부의 노선갈등도 표면화되고 있어 김영삼 대통령의 「교통정리」 방향이 주목된다. 당주변에서는 여권핵심과 당외곽조직을 중심으로 이미 은밀한 「내천 통보」가 시작됐다는 소문이다.따라서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변화욕구를 강력히 자극한 노태우씨 비자금사건이나 5·18 역사정리 작업 등 중대한 국면의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는 「대폭 물갈이설」이 반공개적으로 민주계 외곽에서부터 확산되고 있다. 사정대상으로 거명되고 있는 민주계 H·K의원 등의 정계은퇴설도 이같은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나웅배 이승윤 안찬희 박경수 의원처럼 「후진을 위한」 정계은퇴를 고민하는 움직임도 이춘구 전대표를 비롯,김효영의원·정재철 중앙상무위의장·남재희 전의원 등 여권의 신임이 두터운 중진급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13·14대 등 역대 총선에서의 현역의원 공천탈락률 30∼35%를 훨씬 넘어 40%가 교체될 것이라는 소문은 정설로 굳어져 가고 있다. 여권 핵심인사들이 수도권은 물론 부산·경남 등에 교수·변호사·전문경영인 등을 총선주자로 끌어 들이기 위해 접촉을 늘려가고 있는 움직임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영입대상자 가운데는 이태복 노동자신문발행인·여익구 민중불교운동연합대표·최열환 경운동연합사무총장·심재철 전서울대학생회장·홍준표 변호사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홍구·이회창 전총리 등 중량급 명망인사들의 영입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물갈이 움직임에 대한 「후폭풍」은 대구·경북지역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5·18특별법에 반대했던 TK의원 10여명 가운데 정호용의원은 이미 탈당했고 김상구의원 등은 탈당뒤 무소속 출마로 현정권에 맞설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허화평 안무혁 금진호의원 등은 거취표명을 미루고 있으나 역시 탈당가능성이 높다는게 현지의 관측이다.최근까지 당직을 맡아왔던 최재욱·강재섭·김길홍의원도 지역구 사정을 이유로 무소속행을 고민중이다.권익현의원은 탈당얘기는 일체 꺼내지 않고 있으나 당이 먼저 손을 끊자고 하면 산청·함양에서 무소속 출마할 뜻은 확고하다. 민주계 중진 최형우의원이 지난 22일 이탈조짐을 보이고 있는 5·6공 인사들을 「파산하는 배의 쥐들」에 비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의 거취선택은 되레 앞당겨질 분위기다.「화합론」을 내세운 김윤환 대표에 대해 최근까지 지원을 표시해온 최의원의 「공격적」 발언은 곧 「갈 사람은 안잡는다」는 여권 핵심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됐다. 여권 지도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까지 『얼굴 없는 물갈이론은 일각의 사견』이라는 것이다.그러나 진화의 강도가 동요의 폭과 강도에 비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 과거와 다른 점이다.
  • 불우이웃과 함께 하는 성탄(사설)

    25일은 2천년전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절이다.이 땅에 사랑과 평화가 가득차기를 기원하는 종교적 메시지가 넘치고 크리스마스 트리에는 우리의 소망을 담은 장식등이 환하게 밝혀지고 있다.성탄절을 맞아 전국에서 6백1명의 모범수가 가석방의 기쁨을 누리게 됐고 마침 연휴가 되어 시민들의 마음은 한결 느긋하다. 기독교의 가르침과 원리는 사랑을 으뜸으로 친다.믿음 소망 사랑중에서 사랑이 제일이라고 가르쳐 왔다.남 모르게 행하는 사랑의 실천이야말로 기독교인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는 미덕이다.그러나 우리나라에는 1천수백만명의 기독교인이 있음에도 이 사회에서 사랑은 오히려 메마르고 있는 실정이다.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영악해지고 인성이 거칠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들은 각박해지는 세태에서 불우한 이웃과 소외된 계층을 돌보는 일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교회의 확장과 부흥에만 열을 올리고 교회당의 건축과 단장에만 급급한다는 비난을 받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교회는 사랑의공동체로서 불우한 이웃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할줄 안다.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아원이나 양로원등에서 도움받아야 할 사람들도 적지 않다.그들은 우리의 온정과 방문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우리가 외면하면 춥고 허전하게 겨울을 지낼 수밖에 없는 이웃들이다.그러나 연말을 맞았지만 비자금파동등 어수선한 사회분위기 때문에 온정의 발길이 전같지 않고 썰렁한 냉기에 휩싸여 있다고 한다. 이제 올해도 1주일밖에 남지 않았다.종종걸음의 바쁜 세밑에 우리는 가난하고 외로운 이웃들을 생각하며 그들을 위한 작은 사랑의 실천에 앞장서자.그것은 우리의 전통적 미풍이기도 하다.크리스마스 아침에 우리 모두가 사랑의 소중함과 나눔의 기쁨을 깨닫는 시간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
  • 보험(금융소득 종합과세:4)

    ◎내년 저축성상품 일시납 한도 1억/총납입 규모도 제한… 연내 가입자 5억까지/97년엔 배당 자율화… 회사별 비교후 가입을 내년부터 실시되는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앞두고 거액의 뭉칫돈이 보험쪽으로 흘러들고 있다.금융권에서는 지난 11월말까지 장기저축성 보험으로 흘러든 자금이 약 3천억∼4천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개인 돈이 보험으로 몰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만기 5년이상인 모든 보험상품은 보험차익(이자 소득)에 대해 전혀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정부가 보험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비과세 특혜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보장성 보험과는 달리 저축성 보험은 금리도 연 11%대로 비교적 높고 만기까지 내야 할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는 일시납이 가능해 편리하다. 보험사 관계자들은 올해를 넘기기 전에 장기저축성 보험에 가입하려는 사람이 러시를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교보생명 윤용 이사는 『저축성 보험 일시납 한도가 내년부터 현재 5억원에서 1억원으로 크게 낮아지고 보험계약자 1인당 총납입보험료 한도도 5년간 5억원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올 연말까지 뭉칫돈이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일시납 한도가 1억원으로 줄어든다고 해도 부부합산 금융소득이 연간 4천만원에 육박해 행여 종합과세대상에 해당될까 고민하고 있거나 여유자금이 있는 사람들은 보험의 비과세 상품들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보험상품중 눈여겨 볼 상품은 역시 개인연금보험과 5년이상 장기 저축성 보험.두 상품 모두 보험사에 따라 큰 차이는 없지만 97년부터 이자배당 자율화로 계약자 배당액이 회사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가입전에 회사별 계약자 배당률을 비교해 봐야 한다. 개인연금보험은 20세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연간 1천2백만원까지 불입이 가능하며 연말 소득정산 때 72만원 한도내에서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보험사에 따라 보장내용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은행의 연금신탁과는 달리 가입자가 사망할때까지 무기한으로 지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5년이상 장기저축성 보험에는 생명보험사들의 노후복지보험,새가정 복지보험 등이 있다.손해보험사들의경우에는 마이라이프보험,21세기설계보험 등이 있다. 새가정 복지보험은 납입보험료중 적립부분 순보험료를 「약관 대출이율-1.0%(현재 연 11.5%)」의 이율로 계산해 이자를 지급한다.사망 및 1급의 장해는 물론 암사망,각종 재해 장해까지 폭넓게 보장해준다. 손보사의 마이라이프보험은 적립보험료에 「우대금리+1%」의 수익률을 적용한다.우대금리는 보험회사에서 신용도가 높은 우량기업에 적용하는 금리로 연 9.5%이다.적립보험료가 복리로 계산돼 가입기간이 길수록 수익률이 큰 폭으로 증가한다.기본계약에서 교통사고 발생시 최고 보험가입금액의 2배를 보상한다. 개인연금보험의 경우 중도 해약하면 금전적인 손해가 엄청나다.장기 저축성 보험의 경우 손익분기점이 되는 3년이후에 해약할 경우에는 원금정도는 건질 수 있다.
  • “경제위축·물가불안 없게 대책 마련” 이 총리(국무회의:12일)

    ◎연말 이웃돕기 공직자들 솔선 당부 12일 열린 정례국무회의에서 이홍구 국무총리는 최근 정국이 경제의 안정기조를 흐트러지 않도록 내각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총리는 이어 연말을 맞았음에도 각종 복지시설이 외면당하고 있는 세태에서 공직사회 구성원들이 먼저 불우이웃돕기에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국무회의는 모두 15건의 안건을 의결했다. ○…이총리는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김영삼 대통령이 지시한 내용을 상기시키며,최근의 정국에 따른 경제활동의 위축과 물가불안심리에서 벗어나기 위한 내각차원의 종합적 대책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총리는 먼저 재정경제원과 농림수산부에 『최근 쌀값상승이 우려되는 만큼 연말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해 달라』고 지시했다.이어 통상산업부에 「기업의 투자의욕을 살리고,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최소화시키는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이총리는 특히 공보처에 『일련의 과거청산작업이 정경유착의 병폐를 시정하고,우리 경제의 선진화와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적극 홍보해 달라』고 당부했다.이와 함께 재정경제원에는 『현재 안팎의 경제여건을 종합적으로 점검·분석하여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강구하는 동시에 2∼3년 앞을 내다보는 중·장기적 시각에서 「96년 경제운용 방향」을 수립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최인기 농림수산부장관은 『겨울가뭄으로 현재 전주를 포함,전국 13개 시·군지역의 37만명이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총리는 이에 대해 『환경부와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제한급수로 인한 주민생활의 불편을 최소화하는데 최선을 다하라』면서 『비상송수관·암반관정개발과 함께 상습식수난지역에 대한 항구적인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총리는 연말 분위기에 대해 언급하며 『최근의 정국으로 인해 민심이 불안정해지고 서민경제가 어려워져 각종 복지시설을 찾는 발길이 뜸해지고 있다』고 각박해진 세태를 걱정했다. 그러면서 『여러 국무위원들이 책임지고 소속공무원들과 산하 기관·단체에서,어려운 여건 아래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있는 군·경과 불우이웃을 찾아 따뜻하게 격려할 수 있도록 독려해 달라』고 각별히 당부했다. ▷의결안건◁ ▲군위탁생규정(개) ▲군수품관리법(개) ▲농지법시행령(제) ▲외국인의 토지취득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개) ▲자동차관리법 시행령(개) ▲산림청과 그 소속기관직제(개) ▲공무원임용령(개) ▲연구직 및 지도직공무원의 임용에 관한 규정(개) ▲공무원임용령시행령(개) ▲1995년 일반회계 예비비 지출안­환경미화원 등에 대한 격려품 지원경비 ▲〃­내무부소속 재난관리기구신설관련경비·경찰청소관 비상동원매식비 ▲〃­거택보호대상자 월동대책비 ▲〃­봉급·공공요금및 형사보상금 등 지급경비 ▲1996년도 예산에 대한 국회의 증액요구에 대한 동의 및 예산공고안 ▲국제기능올림픽대회유공자 등 영예수여안
  • 김 대통령 「12·12」 담화에 담긴 뜻

    ◎쿠데타에 짓밟힌 사회정의 재정립/부정축재·반역사적 언행… 화합파괴 판단/“심판 역사 맡기자”서 선회이유 처음 설명 김영삼 대통령은 12일 발표한 대국민담화에서 「역사 바로 세우기」에 대한 의지와 견해를 솔직하게 정리하고 있다.전직대통령 두명을 구속하고 5·18특별법을 제정치 않으면 안되는 당위성을 다시 한번 설명하고 향후 정국운영의 방향도 시사했다. 김대통령은 「5·18」등을 역사에 맡기자고 했던 입장을 바꾼 이유로 두가지를 들었다.하나는 전직대통령의 엄청난 부정축재다.또 하나는 「역사를 되돌리려는 파렴치한 언행」이라고 했다.전두환 전대통령측이 현정부의 역사 바로잡기에 정면으로 대항하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것 같다. 두가지 상황을 접한 김대통령은 이들 「범죄」의 뿌리인 12·12,5·17을 정리해야 진정한 국민화합이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이어 「역사 바로 세우기」의 의미를 다각적으로 풀이했다.「명예혁명」 「제2의 건국」 「법치주의」 「창조의 대업」 「부정부패와 정경유착 근절」등이다.문민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해온 개혁작업이 역사 바로잡기를 위한 터닦기였음을 깨닫게 해준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쿠데타에 의해 파괴됐던 우리 사회의 가치관을 재확립하겠다는게 김대통령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쿠데타로 하루 아침에 위계질서가 무너지자 아래 위도 없고,사회를 지탱하는 공정한 기준도 무너졌다고 지적한다.오직 학연·지연·혈연과 패거리 모임이 경쟁에서 이기고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돼버렸다는 것이다.군사문화와 급속한 경제성장은 졸부근성,천민자본주의를 온 사회에 확산시켰다.역사 바로잡기는 사회정의를 바로잡고 정치판을 개혁하며 아울러 이런 가치 전도현상을 바로잡는 작업,「명예혁명」이라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국민과 여야 정당의 협조를 당부했다.「명예혁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압도적 지지가 필수적이다.개개인의 소리와 지역감정을 떠난 「이성적 자세」가 요구된다. 여야 정당에게는 당리당략을 버리고 5·18특별법을 올 정기국회 회기안에 제정해줄 것을 요청했다.역사 바로 세우기의 법률적 뒷받침에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는 주문이다. 이날 담화 내용을 보면 김대통령이 역사 바로잡기를 「정치적 타협」으로 어물쩍 넘어가지는 않을 듯싶다.야당과 신한국당 일각에서 정치 절충을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김대통령의 분위기는 단호하다. 검찰 수사를 통해 12·12와 5·18,그리고 비자금 파문의 진상을 있는대로 밝히고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정치권의 대화는 그 뒤의 문제다. 역사 바로잡기에는 시한이 있을 수 없다.김대통령도 「남은 임기를 바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온 나라가 두 전직대통령의 비리 문제에 휩쓸려 있는 상황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청와대측도 의혹을 남기지 않되 빨리 끝낼수 있다면 그게 더 좋다는 입장이다.검찰이 최근 수사에 채찍을 가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김 대통령 「12·12」 담화 전문 오늘은 우리 헌정사에 큰 오점을 남긴 12·12사태가 발생한지 열여섯 해가 되는 날입니다. 이 치욕의 날을 맞아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려는 저의 비장한 각오와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우리는 30여년의 긴 세월 동안 군사독재의 억압아래 고통과 슬픔과 좌절의 시대를 살아야 했습니다. 언론자유를 비롯한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국민이 뼈아픈 희생을 치러야 했는지 우리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 자신도 그 과정에서 엄청난 박해를 받았고 말로 다 할수 없는 수모와 고난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위대한 우리 국민은 마침내 민주주의를 쟁취했으며 문민정부 수립과 함께 어둠의 시대는 종식되었습니다. 저는 대통령에 취임한 후 대화합을 이루어 국가발전에 필요한 국민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지난 시대의 잘못을 용서하고 모든 것을 화합의 큰 그릇속에 포용하고자 했습니다. 그리하여 지난 시대의 어두움을 역사의 심판에 맡기자고 국민 여러분에게 호소했던 것입니다. 여기에는 잘못을 저지른 당사자들이 당연히 국민과 역사앞에 참회하고 용서를 비는 반성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기대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국민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전직대통령의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부정축재는 온국민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으며,대외적으로 국가의 위신을 크게 손상시켰습니다. 또한 과거의 잘못에 대해 스스로 뉘우치고 용서를 빌기는커녕 오히려 역사를 되돌리려는 파렴치한 언행은 온 국민을 분노케했습니다. 저는 전직대통령의 권력형 부정부패사건을 통하여 국민의 신뢰와 기대를 배반한 이 엄청난 범죄의 뿌리가 12·12와 5·17,5·18에 이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국민과 역사를 욕되게 한 이같은 작태를 더 이상 국민화합이라는 명분으로 묵과할 수는 없습니다. 이 나라에 정의와 법이 살아 있음을 분명히하고 진정한 국민화합을 이루기 위해 이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지난 어두운 시대가 남긴 국민적인 아픔과 상처도 보다 근원적으로 치유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자랑스러운 21세기 신한국을 건설하기 위해서 그리고 민족정기를 확립하기 위해서도 우리는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역사 바로 세우기」야말로 국민의 자존을 회복하고 나라의 밝은 앞날을 여는 「명예혁명」입니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남은 임기동안 우리의 역사를 바로 세우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일 것입니다. 저는 이 일이 「제2의 건국」이라는 신념으로 어떠한 반역사적,반민주적 도전도 분쇄하고 이 과업을 반드시 완수할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정의와 법,그리고 양심이 국가와 민족의 항구적인 발전을 보장하는 확고한 기반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지금 전진이냐,아니면 후퇴냐 하는 중대한 민족사적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세계는 성숙한 민주주의와 눈부신 경제발전을 토대로 세계의 중심국가로 떠오르고 있는 우리나라를 경이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의 중심국가로 떠오르느냐,아니면 세계사의 뒤편으로 떨어지느냐는 바로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역사 바로 세우기」는 단순한 과거의 정리작업이 아니라 바로 미래를 향한 「창조의 대업」입니다. 우리는 군사문화의 잔재를 과감히 청산하고 쿠데타의 망령을 영원히 추방함으로써 우리가 피와 땀과 눈물로 이룩한민주주의를 확고히 지켜나가야 합니다. 어떠한 헌정질서 파괴행위도 단호히 응징하고 법과 정의를 확고히 세워 법치주의가 이 나라를 지배하는 원칙이 되게 해야 합니다. 나라를 병들게 한 부정부패의 구조와 정경유착의 고리를 타파하여 깨끗하고 공정한 선진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대통령인 제가 그 전면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이 과업이 완수되려면 국민 여러분이 다 함께 나서 주셔야 합니다. 남은 임기동안 그 어떤 도전이나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역사 바로세우기에 모든 것을 다 바치려는 저의 충정을 온 국민이 이해하고 성원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역사 바로세우기」에는 너와 내가 따로 없습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국회가 이번 정기국회 회기내에 5·18 특별법을 반드시 통과시켜 줄 것을 충심으로 바라마지 않습니다. 특별법을 통해 12·12와 5·18의 비극을 깨끗이 청산해야만 온갖 어려움 속에서 묵묵히 국토방위에 헌신해 온 우리 군의 명예도 비로소 회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21세기 조국과 민족의 백년대계를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 후손들을 위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그들을 이끌어 줄 가치관을 바로 세워놓는 것입니다.폭력과 비리로 얼룩진 군사독재시대의 암흑과 비극은 결코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는 역사의 교훈을 그들에게 물려주어야 합니다. 정의와 법이 총칼보다 더 강한 것임을 그들의 의식에 새기도록 해야 합니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며 정의는 언제나 승리한다는 철리를 그들의 자산으로 삼게 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21세기 세계의 중심국가,신한국의 든든한 기초가 될 것입니다. 오늘의 이 명예혁명에 온 국민이 나선다는 것은 바로 우리 나라의 자랑이며 우리 민족의 긍지입니다. 역사가 이 시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저는 역사의 대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역사 바로세우기」의 위업에 다 함께 나섭시다.
  • 옹진 앞바다서 기름 유출/해경,긴급방제 나서/몰타선적 유조선서

    【인천=김학준 기자】 11일 상오 10시 10분쯤 경기도 옹진군 영흥도 남서쪽 3.5마일 해상에서 몰타 국적 1만9천2백70t급 유조선 「주리아 세칸다호」에서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해경이 긴급방제 작업에 나섰다.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상오 11시45분쯤 울산항을 출발,이날 인천 북항 인천유공저유소에 입항 예정이던 이 배가 사고지점에 이르러 배밑이 파손돼 바닷물이 유입되고 있다는 신고를 반도 해운으로 전해 왔다는는 것이다.「주리아 세칸다호」는 사고가 나자 이날 상오 10시30분쯤 사고지점 인근인 영흥도 서방 1마일 해상에 정박해 있다. 경찰은 이날 하오부터 선미 우측에서 10∼20㎝가량의 엷은 기름막이 유출되었다는 사실에 따라 인근에 1천60m의 오일펜스를 설치하는 한편,헬기 1대와 선박 12척을 동원해 방제작업을 펴고있다.
  • 예산안의 정상적 표결처리(사설)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됐던 예산안 변칙처리가 올해에는 정상적인 표결통과로 바뀌었다.국회가 여야의 대립과 진통에도 불구하고 법정시한인 어제 새해예산안을 통과시킨 것은 예산심의의 정상화를 위한 진일보로 평가할 만한 일이다. 국회가 대화와 토론을 통해 여야의 이견을 절충하고 결론을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지금까지 예산심의를 너무나 경시하고 소홀히 해왔던 터라 당연한 일을 한 것만도 반가운 일이 되었다.예산안을 정치투쟁의 볼모로 삼아 공전과 유회,장외투쟁 등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법정시한이 임박해서야 농성과 일방강행으로 충돌하거나 법정시한을 넘기는 부실심의가 작년까지도 되풀이되어온 악습이었다.비자금과 대선자금정국에도 불구하고 예산안을 정쟁의 무기에서 해방시켜 그러한 악순환을 단절한 이번 국회의 예산처리는 의정발전에 바람직한 선례가 된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예산심의가 그 내용에 있어 얼마나 심도있게 충실하게 진행되었는지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63조원에 이르는 규모임에도 여야의쟁점이 무엇인지,국민의 입장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공론조차 형성된 바가 없었다.물론 전직대통령비자금사건,5·18특별법제정결단 등 큰 정치적사건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그럼에도 국회의 존립이유라 할만큼 기본적인 예산심의가 이렇게 신문에 단 한줄도 나지않는 무지와 무시현상은 선진민주국가라면 보기 어려운 비정상적인 일이다. 정치권과 언론의 활발한 공론화를 통해서만 세금을 내는 국민은 심의과정에 참여하여 한해의 국정과 민생의 구체적 계획인 예산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아무리 다른 정치현안에 정신이 쏠렸다하더라도 국회와 언론이 예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환기시키지 못하는 불성실과 무성의한 예산심의풍토는 정치개혁의 차원에서 고쳐져야 할 것이다. 이제 예산심의를 내실화하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하는 것 이상의 중요한 정치발전과제는 많지 않음을 깨달을 때도 되었다.
  • 개혁불안 5·6공인사 결집 기대/강경대응 전씨의 속셈

    ◎“정치투쟁도 불사” 의지 엿보여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마침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전씨는 이날 「대국민 담화문」 발표라는 막판 승부수로 현 정부와 김영삼 대통령을 향해 전면전을 선포했다.초겨울의 날씨속에 전씨를 호위한 측근들은 전선에서 결전을 앞둔 군사참모들의 모습과 흡사했다. 마치 5공인사들을 주축으로 「옥쇄」작전을 각오한 듯한 느낌마저 감돌았다. 이날 전씨측이 밝힌 표면적인 전략은 법적·현실적 대응차원에 집중돼 있다.발표문에서 밝힌 입장을 끝까지 지키면서 법테두리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정치권이 5·18특별법을 제정하는 대로 헌법소원을 제기할 작정이다.소급입법을 금지한 헌법의 취지를 살려 위헌소송을 하겠다는 것이다.또 적절한 시점에는 5·18에 대한 검찰답변 자료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씨의 구속수감을 앞두고 참모진들이 구상하는 전면전의 양상은 이러한 차원을 벗어나고 있다. 사실상 정치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전씨가 발표문에서 현정부의 도덕성과 이념적 투명성,한술 더떠 김대통령의 역사관을 언급한 대목은 고도의 정치적인 복선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현 정부의 개혁정치에 불안감을 느끼는 5·6공 인사들을 결집시키는 듯한 논리적 구심점 역할을 기대한 듯 하다.검찰소환에 순순히 응하지 않고 강제구인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동정표를 얻으려는 얕은 속셈도 엿보인다. 전씨 측근인 이양우 변호사는 전씨가 여러 계층의 인사들로부터 현시국을 우려하는 의견을 모아 왔다고 귀띔했다.허화평·정호용·박준병의원 등 현 정치권내의 5·18관련 당사자들이 이변호사에게 법률자문을 구하면서 비슷한 견해를 나누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동·허문도·허화평·이양우씨 등 핵심측근 12명이 대응위원회를 구성해 정치권내의 세 결집을 암중모색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강창성 의원은 이날 전씨의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의 묵시적인 결탁가능성을 지적했다.전씨측은 물론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펄쩍 뛰었지만 이들의 세결집이 표면화될 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없지 않다.그럼에도 생명을 담보로 한 전씨측의 「물귀신 작전」이 성공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 보인다.어떠한 명분과 으름장도 전씨의 내란 및 군사반란 혐의를 비켜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 수입품 대금 선지불 위장/7억원대 외화 밀반출

    ◎은행간부·업주 구속 경찰청 외사3과는 1일 신발수입업체 JS 인터내셔날대표 원진성(48·서울 은평구 불광동 293의17)씨와 박해흠(36·Y은행 군자동지점 수출입 담당과장·서울 양천구 목동 한신아파트)씨를 특정경제가중 처벌법위반(외화밀반출)혐의로 구속했다. 원씨는 지난해 11월 평소 은행거래관계로 알고 지내던 박씨에게 예금 10억원을 예치해 주는 대가로 외화를 밀반출해 줄 것을 요구,지난 10월까지 11차례에 걸쳐 미국 뉴욕에 있는 친척에게 7억원을 불법으로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미국 뉴욕의 한 무역회사에서 스키세트를 수입하기 위해 선금을 지불하는 것처럼 수입승인신청서(IL)를 위조,돈을 부친 것으로 드러났다.
  • 학생폭력서클 1천39개 설친다/교육부 조사

    ◎피해학생 62만… 뺏긴돈 16억 넘어/“내년 학교폭력근절 최우선 과제로” 학교 주변의 폭력사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학생폭력서클이 1천39개나 만들어졌고 이중 6백36개는 아직도 해체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들 폭력서클로부터 금품과 옷가지등을 빼앗기거나 폭행당한 초·중·고교생만도 62만명에 육박해 근본적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같은 사실은 30일 교육부가 전국 1만2백85개 초·중·고교 8백54만5천명을 대상으로 학생폭력서클및 피해상황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진회」등 폭력서클은 중학교 2백88개,고교 4백48개,남녀혼성서클 3백3개등 모두 1천39개이며 피해학생은 61만9천5백40명으로 전체 학생의 7.2%에 달했다. 피해학생중 금품을 빼앗긴 학생은 42만2천7백58명으로 총 53만4백27건에 피해액은 16억6천9백여만원에 이르고 폭행을 당한 학생은 19만6천7백82명에 22만1백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학생수보다 건수가 많은 것은 한 학생이 두번이상폭행이나 금품을 갈취당한 때문이며 폭행을 당한 학생중 대부분이 금품도 동시에 빼앗긴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폭력서클중 4백3개는 해체됐다고 하나 상당수가 서클 이름을 바꾸고 음성화되는 등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함께 금년 8월말까지 각급 학교에서 폭행·절도·가출·약물 오남용등 비행을 저지른 학생은 총 2만1천5백68명으로 연말까지는 지난해(2만5천1백19건)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이에 따라 이날 전국 15개 시도교육감회의와 생활지도장학관회의를 소집,학교폭력 근절을 내년도 생활지도의 최우선과제로 정하고 학생폭력서클의 완전 해체등 학생지도및 단속을 대폭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회의에서는 특히 「학생폭력 예방및 근절대책」이 시달됐는데 교육부에 구성되는 학교폭력 추방대책본부의 본부장을 교육정책실장에서 차관으로 격상하고 각 시도교육청별 대책본부장도 부교육감으로 격상,지도체제를 더욱 강화하는 것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시도교육청이 각 지방검찰청과 협의해 검사 1명이4∼6개 학교를 전담,청소년범죄 예방및 선도활동을 총괄지휘토록 하는 「학교지도 담당검사제」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전 교원이 참여하는 생활지도체제를 구축,학급 담임은 휴식시간 학급지도를 강화하고 비담임은 순회조를 편성해 교내를 순시토록 했다.
  • 정태수 한보회장 전격 구속/노씨 검찰청서 극비 대질신문

    ◎검찰­“노씨 비자금 606억 불법 실명전환”/배종렬 전 한양회장도 사전영장 발부/재벌총수 10명 재소환 「추가뇌물」 확인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중수부(안강민 검사장)는 29일 밤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전격 구속,서울구치소에 수감했다. 검찰은 또 이날 서울구치소에서 14일째 구속수감중인 노전대통령을 극비로 대검청사로 소환,조사했다. 검찰의 노씨에 대한 극비소환은 재벌총수 가운데 이날 처음으로 전격 구속된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 등 재벌총수 2∼3명과 대질신문을 벌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노씨와 뇌물액수를 줄여 진술하거나 뇌물제공사실을 부인하는 정회장 등 재벌총수들과의 대질신문을 벌일 필요성이 절실했으나 재벌총수들을 서울구치소로 데려 갈 수 없어 노씨를 직접 검찰청사로 데려 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 주임검사인 문영호 중수2과장과 김진태 검찰연구관은 이날 서울구치소를 방문,하오 1시30분부터 3시30분까지 제4차 구류신문을 끝낸 뒤하오 4시30분쯤 노씨를 검찰청사로 데려와 특별조사실에서 2시간 남짓 정회장 등과 대질신문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노씨와 대질한 재벌총수들에 대해 정회장 말고는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여천과 거제의 석유비축기지 건설공사 수주와 관련,노씨에게 1백억원을 제공한 혐의로 지명수배된 배종렬 전 한양그룹 회장에 대해서도 뇌물공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이날 전격구속된 정총회장에게는 노씨의 비자금 가운데 6백6억원을 불법으로 실명전환해 준 혐의가 적용됐다. 정씨는 지난 27일 노씨에게 1백50억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었다.검찰은 당시 정씨의 뇌물공여에 대한 공소시효가 임박해 일단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정씨의 전격구속과 관련,『정씨에 대해 당초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불구속기소했으나 노씨의 비자금 가운데 6백6억원을 무단 실명전환해 준 사실이 확인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노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기업인 가운데 처음으로정씨를 전격구속한 것은 재벌총수의 추가 구속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재벌총수 10여명으로부터 지난번 1차 소환조사 때 확인된 것보다 많은 돈을 노씨에게 건넨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극동건설 김용산 회장,동아그룹 최원석 회장에 이어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을 지난 27일 재소환하는 등 문제의 재벌그룹 총수 10여명을 다시 불러 조사한 결과,추가뇌물액수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 “한보 정회장 시효 임박해 따로 기소”/안강민 중수부장 일문일답

    ◎노씨에 준돈 100억은 모두 수서관련 뇌물 안강민 대검중수부장은 27일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사건과 관련,구속될 것으로 전망됐던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을 불구속기소한데 대해 『나중에 알게 될 것』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다음은 안중수부장과의 일문일답. ­한보 정회장이 노씨에게 준 돈은 모두 얼마인가. ▲모두 1백50억원인데 이중 50억원은 공소시효가 지났다. ­기업인 가운데 정회장만 따로 기소한 이유는. ▲내일(28일)에서 다음달초 사이에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오늘 공소장이 갔나. ▲법원에 접수됐다. ­1백억원중에 수서비리 관련 뇌물이 들어있나. ▲전부 수서비리 관련이다.90년 11월28일 한보의 계좌에서 수표가 나갔고 며칠 뒤 노씨쪽 통장에 입금됐다. ­노씨쪽 통장은 누가 관리하던 것인가. ▲모른다. ­누구 통해 줬나. ▲기억이 안 난다. ­계좌추적을 통해 확인했나. ▲계좌추적과 노씨의 진술이다. ­노씨가 시인했나. ▲했다. ­나머지 50억원은 어떤 뇌물인가. ▲89∼90년 여름 사이에 각각 10,10,30억원씩 나눠 들어갔다. ­1백50억원이 그간 밝혀진 기업인 공여액수 2천3백58억원에 추가로 포함되나. ▲그런 셈이다. ­대가성 뇌물을 준것으로 드러난 정회장을 불구속한 것은 전에 구속했었기 때문인가. ▲(질문을 무시하고)시효가 임박해서 (기소)했다. ­구속을 왜 안했느냐는 말이다. ▲나중에 구속할 수도 있다. ­특정사업에 대한 대가인데 구속을 안하면 어떻게 하나. ▲우리 기준따라 한다. ­기준은 무엇인가. ▲나중에 수사발표때 보라. ­뇌물공여 시효가 다가오는 기업인에 대해서는 그때그때 기소하나. ▲그렇다. ­그러면 기업인을 일괄 사법처리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아직 결정 안됐다. ­기준만 잡혀있고 방침은 안 섰나. ▲그런 셈인 것 같다. ­곧 시효가 완성되는 사람이 있나. ▲있을 수 있다. ­기업인에 대한 재소환은 끝났나. ▲아직 안 끝났다. ­26일의 극동건설 김용산 회장 말고 추가로 소환된 회장은. ▲다음에 말하겠다. ­율곡비리 관련 소환자는. ▲없다.아직 검토중이다. ­이와 관련한 출국금지자도없나. ▲없다. ­출국금지 검토도 안하나. ▲다른 사건 처리가 바빠서….
  • 「반인류 범죄」 처벌에 시효없다/과거청산 외국선 어떻게 했나

    ◎유럽/나치전범 86년까지 6,479명 단죄­독일/2차대전 유태인 학살 투비에 종신형­프랑스 집단학살등의 반인류 범죄를 처벌하는데는 시한이 없다.특히 2차대전당시 인류를 학살하고 괴롭힌 전범들에 대해서는 5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세계 곳곳에서 단죄를 받고 있다. 반인류범 처벌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뉘른베르크 국제군사법정.미·영·불·소 등 4개국이 2차대전 전범자들을 처벌할 목적으로 지난 45년 11월20일 개설한 이 특별법정은 지난 20일로 개설 50주년을 맞았다. 뉘른베르크법정이 열리자 히틀러의 측근인 헤스를 비롯해 24명의 나치 지도급인사를 처벌됐으며 46년 10월1일까지 1년 가까이 4백8명의 전범들이 법정에 서야만 했다. 독일은 특히 56년부터 루드스비히에 나치전범연구소를 세워 전쟁자료를 추적,구체적 죄목을 입증해 전범을 꾸준히 처벌해왔다.이에따라 86년까지 모두 6천4백79명이 날카로운 법의 심판을 받았고 이중 12명이 사형이 선고됐고 1백60명은 종신형,나머지 6천1백9명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7천5백명 정도의 나치전범이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 등지에 불안에 떨면서 숨어지내고 있다.그러나 이들을 찾아내 처벌하려는 노력은 세계 도처에서 계속되고 있어 시한이 걸리기는 해도 법의 심판을 벗어나기는 어렵다. 유엔은 반인류범을 집단학살은 물론이고 정치·종교·인종적인 이유에서 학대하거나 약탈행위·암살·포로나 인질을 괴롭히는 등의 행위로 규정한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국가들도 이같은 반인류범을 시한없이 끝까지 추적하고 있다.프랑스는 64년12월 반인류범죄에 대해서는 시효를 적용치 않는다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지난해엔 형법을 개정해 집단학살범에 대해서는 법정 최고형인 종신형에 처한다고 명시했다. 프랑스에서 전범으로 처벌받은 대표적인 인물은 폴 투비에.투비에는 리옹 등지에서 나치 비밀경찰에 협조해 유태인 추방과 학살등에 관여한 혐의로 45년9월 열린 궐석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잠적해 버렸다.사면을 받는 등 우역곡절을 겪기는 했지만 결국 89년 붙잡혀 지난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또 유태인 어린이50여명을 학살한 클라우스 바르비도 반인류적인 행위자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리옹지역의 게슈타포 지휘자였던 바르비는 52년 궐석재판을 받았다가 지난 83년 붙잡혀 4년뒤 종신형을 받았다. 스페인도 15년 동안의 작업 끝에 최근 인권 학대 등에 대해서는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뉘른베르크 특별법정 이후에도 반인류범을 처벌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유엔은 93년 결의안 808조에 따라 유고내전에 대한 특별법정을 헤이그에 설치,전쟁을 일으킨 주범들을 처벌하고 있다.또 르완다내전에 대한 국제법정이 지난해 탄자니아의 아루샤에 설치돼 집단학살의 책임자들에 단죄를 가하고 있다. 이런 법정들은 특정사안을 다루는 특별법정이지만 항구적인 법정도 있다.유엔 사법재판소는 45년 헤이그에 설치된 항구법정이고 유럽연합(EU)은 51년 룩셈부르크에 사법재판소를 두고 있다.EU는 이것도 모자라 59년 스트라스부르에 인권법정을 마련해 반인류범에 대한 강한 처벌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스/의회,67년 군부행위 쿠데타 규정 특별재판서 주모자들 무죄징역 그리스의 쿠데타주모자 처벌은 비교적 순조롭고 철저하게 이루어졌다.2차대전 종전과 함께 부활된 왕정을 무너뜨리고 군부가 실권을 장악한 것은 67년.쿠데타 주역은 예오리오스 파파도풀로스 대령이 이끄는 영관급장교 24명.이들은 콘스탄틴 2세를 폐위시킨 뒤 68년 독재헌법을 마련,7년간의 군사정권이 계속됐다. 74년 키프로스사태가 군사정권 몰락에 크게 작용했다.키프로스공화국내 터키계 주민과 그리스계 주민 사이에 주도권 쟁탈을 놓고 벌어진 유혈사태에 그리스군을 파병하기 위해 군정실권자들이 총동원령을 내리자 그동안의 독재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했고 일부 군장성과 민간정치인들도 합세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명목상 군정대통령을 맡고 있던 기지키스 장군이 7월22일 야당지도자들과 민선 이양에 합의했다.당황한 군정측은 군대를 동원,아테네시를 포위하는 무력위협에 나섰고 시내 의사당 앞에 군정에 반대하는 수십만 시민이 모여 일촉즉발의 대치상태를 연출했다.결국 대세에 굴복한 군정측이 3일만에 손을 들었고 7월24일 파리에 망명했던 야당지도자 콘스탄티노스 카라만리스가 금의환양했다. 그해 11월 총리직에 오른 카라만리스는 곧바로 67년 쿠데타주역들을 재판에 회부했다.75년초 의회는 67년 군부행위를 쿠데타로 규정하는 결의안 채택과 함께 특별법을 제정했다.군정기간중 60여명이 독재에 항거하다 숨졌고 수천명이 부상당했음이 재판을 통해 밝혀졌다.같은해 8월 끝난 특별재판에서 쿠데타주모자인 파파도풀로스와 마카레조스에게는 사형이 선고됐고 여타 주모자들에게 최고 사형에서 최하 25년의 중형이 선고됐다.이후 사형은 무기징역으로 감형됐으나 쿠데타주역들은 지금도 복역중이다. ◎남미/쿠데타 집권 전대통령 등 법정에­아르헨/인권탄압자 사면조건 범죄고백 받아­칠레 ▷아르헨티나◁ 76년4월 이자벨리타 페론 대통령을 내쫓고 정권을 잡은 군부는 라울 알폰신 민선대통령이 취임하는 83년12월에 이르기까지 최소 1만3천여명의 동족을 좌파타도의 슬로건 아래 납치·살해(실종 9천여명 포함)했다.알폰신 대통령은 취임 즉시 군 최고지도층 절반을 은퇴시키는 군개혁을 실시한 뒤 군부가 민정이양 4개월전 제정한 과거 10년간 군·경의 정치범죄에 대한 소급 사면법을 폐기,쿠데타주도의 혁명평의회 장군들을 군사재판에 회부했다. 쿠데타 장군들의 재판은 85년4월 시작돼 12월 혁명후 첫대통령 비델라 장군과 마세라 제독(종신형) 등 5명이 형을 받았고 4명은 석방됐다.포클랜드전쟁(82년) 당시의 갈티에리 대통령 등 3인혁명위원에 대한 재판은 따로 열려 갈티에리는 12년형을 받았다.그러나 알폰신정부는 87년 부분사면법을 통과시켜 인권침해 혐의로 기소된 3백70명의 군·경중 40명의 고위직을 제외한 나머지를 석방했다. 89년7월 취임한 카를로스 메넴 새 대통령은 이전 페론당으로서 군부에게 학대를 받기도 했지만 군부집권시의 좌파대상 「추악한 전쟁」이나 민정 이후 쿠데타기도에 연루된 2백10명의 장교·하사관들을 89년10월 사면했다.그리고 90년12월 2차 대통령사면령을 통해 군부정권 1,2번째 대통령인 비델라,비올라 장군및 마세라제독 등 군부지도자들을 「국민화합」을 이유로 석방했다. 당시 「추악한 전쟁」에 참가했던 군인 두명이 올 2월과 4월에 약물에 마취된 좌파인사들을 비행기에서 바다로 떨어뜨리는데 일조했다고 최초로 고백하기도 했으나 1만여 동포살해의 진상은 제대로 밝혀지지 못하고 있다. ▷칠레◁ 세계최초의 민선 사회주의자 대통령인 아옌데를 살해하고 73년9월 정권을 잡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장군은 국민투표 신임미달(43%)로 90년3월 파트리시오 아일윈 민선대통령에게 정권을 이양했으나 자신이 오는 97년까지 육군참모총장에 재직할 수 있도록 했다.앞서 군부는 80년 헌법개정을 통해 자신들의 73∼78년 좌파대상 정치범죄를 일괄사면시켰으며 민정이양하면서 상원의 5분의1을 임명하는 권한을 가졌다. 지난 17년간의 군부독재 아래서 자행된 인권탄압 범죄를 법적으로 처리할 힘이 부족한 민선정부는 90년4월 「진실과 화해 전국위원회」를 구성,가해자에게 사면을 조건으로 범죄고백을 받고,모든 피해를 확인·적시하는 문서작성에 들어갔다.91년3월 아일윈대통령은 2천2백79명의 정치박해 사망자에 관한 1천쪽 분량의 보고서 완성을 TV방송을 통해 발표하면서 「국민화합」을 강조했다.여기서 피해자는 인적사항을 명확히 기록했으나 가해자는 이름 대신 소속기관을 거명하는데 그쳤다.칠레의 이같은 과거청산 방식은 동유럽,남미,남아공 등 14개국이 모방하는 세계적 모델로 예시되곤 한다. 한편 76년 미 워싱턴에서 전외무장관을 살해한 범죄는 군부의 사면법에서도 제외되었는데 92년11월 장기조사 결과 군부의 정치탄압 실행기관인 국가정보국 소행으로 밝혀졌고 당시 국장인 콘트레라스 퇴임장군과 참모장 에스피노사 현준장은 각각 7,6년형을 선고받았다.이 선고는 올 5월 최고법원에서 확정되었지만 피노체트 장군과 장교들은 콘트레라스 장군을 해군병원으로 피신시켜 에스피노사 준장만 현재 수감중이다. ◎남아공/「진실 및 화합을 위한 위원회」 창설/과거 인종차별 범죄행위 조사키로 지난 7월20일 넬슨 만델라 남아공대통령은 「진실및 화합을 위한 위원회」를 창설한다는 법안에 서명했다.만델라는 이 위원회가 흑백 인종차별 정책 아래 저질러진 숱한 인권탄압 등 국가의 주도 아래 벌어진 범죄들을 조사·단죄하기 위해 창설되며 창설 후 18개월간의 한시적 활동을 통해 인종차별 정책 아래 저질러진 모든 범죄행위들을 철저히 조사,남아공의 어두운 과거를 깨끗하게 정리하고 새 출발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공국민들은 대부분 이 위원회의 활동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인종차별정책에 따른 피해가 많은 국민들의 가슴에 상처를 남겨놓았기 때문이다.현재 남아공의 연정을 이루고 있는 아프리카민족회의(ANC)나 국민당도 모두 겉으로는 이 위원회의 취지에 찬성하고 지지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그러나 실제로 이들 정치인들이 이 위원회의 활동을 전폭 지지할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과거의 범죄행위들이 정말로 철저히 파헤쳐지면 과거의 백인 소수정부를 이끌었던 데 클레르크 부통령의 국민당측은 물론 만델라 대통령의 ANC측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실제로 일부 관측통들은과거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가져올 정치적 대가가 도덕적인 사기 앙양에 비해 훨씬 클 것이라며 과거의 범죄행위가 어디까지 파헤쳐질 수 있을 것인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범죄가 밝혀지더라도 처벌에 있어 어떤 예외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만델라 대통령은 『진실만이 과거를 잠재울 수 있다』며 과거의 범죄행위를 밝혀내는데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 한은법 개정안 연내 처리 난망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한은에 대한 재정경제원의 검사기능을 배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한국은행법 개정안이 올 정기국회에서도 처리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이에 따라 내년 4월 총선 이전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할 경우 자동폐기될 운명이어서 한은법 개정이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해외동포 어디에 얼마나(서울신문 50돌 특집)

    ◎그들의 위상은 어떠한가/6대주 142국에 520만명 근면·성실로 기반 확고히/2년새 5.7% 증가… 중국에 최고 194만 거주/미 180만·일 69만·중앙아시아 46만명 생활/최근 취업·유학·투자이민 급증/망국·가난의 한 딛고 현지 빠른 적응/정·관·재·교육계서 활약 숱한 인재 배출/한민족 동질성 유지가 최대의 과제로 구한말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 이주로부터 시작된 한국이민사가 90여년에 이르면서 해외교민수가 5백만명을 넘어서고 있다.중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그리 길지않은 역사이지만 한민족 특유의 근면성과 성실성으로 세계 곳곳에서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어느 나라에 얼마나 살고 있으며 그들의 현재 위상은 어떤가를 알아본다. ▷교민현황◁ 94년12월31일을 기준으로 외무부가 파악하고 있는 우리의 해외교포는 모두 5백22만8천36명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에 2백72만,미주에 1백96만,유럽에 52만,중동에 9천2백,아프리카에 3천2백명이 분포하고 있다. 국가별로 볼 때는 중국에 1백93만명으로 가장 많다.이어 미국에 1백53만,일본에 71만,러시아를포함한 독립국가연합에 46만명이 거주중이다. 전세계 1백92개국 가운데 우리동포가 살고 있는 나라는 무려 1백42개국이나 된다.중국이나 미국·일본등처럼 역사적인 이유로 우리 민족이 옮겨간 경우도 있다.그러나 우리동포의 분포가 이처럼 넓어진 것은 최근 늘어난 선교이민과 태권도교관의 파견 때문이라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2년마다 해외교포의 현황을 파악하는 외무부가 92년12월31일자로 파악한 해외교포는 4백94만3천5백90명이다.해외교포는 지난 2년동안 5.7%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해외교포가 증가한 것은 교포의 2세·3세·4세가 태어났고,해외경제활동의 증가로 우리 기업등의 파견원이 많이 진출하기 때문이다. 해외교포 가운데 95%인 4백70만명은 거주국의 국적을 갖고 있거나 거주국에서의 영주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나머지 5%는 상거래나 취업·유학등으로 체류중이다. ▷중국 교민◁ 중국에 한국인이 건너간 것은 매우 오래 전의 일이다.이미 삼국시대와 고려시대부터 전쟁포로나 인질·공녀등의 형태로 한국인의 이주가 시작됐다.그러나 중국에 2백만의 교민사회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말엽,일본의 한반도 침략이 본격화하면서부터다.외무부에 따르면 을사조약이 체결된 이후 한국민의 중국이주가 급격히 증가,1907년에 7만1천명,1910년에 10만9천명,1916년에 20만명,1921년에 30만7천명이 조국을 떠난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해방이후 80만명 귀국 1945년 이전까지 약 2백16만명의 한국인이 만주지역에 거주했으며,해방과 더불어 80만명이 귀국하고 나머지가 잔류했다. 현재 우리교민은 중국내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12번째 규모다.전체의 약 97%인 1백87만명이 길림성,흑룡강성,요령성등 동북 3성에 집중 거주하고 있다.특히 길림성내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는 82만명이 밀집해 살고 있다. 중국 교민들은 해방후부터 냉전시대까지 남한과는 별다른 접촉을 가질 수가 없었다.따라서 정부도 이들에 대해 특별한 정책을 세울 수 없었다. 지난 88년부터 우리정부가 사회주의권 교민의 자유로운 모국 방문을 허용함으로써 중국동포와의 교류가 본격화됐다. ○동북 3성에 집단촌 그러나중국교민들의 모국 방문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교민들이 경제수준이 월등한 모국에서 돈벌이를 하고자 대거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밀입국,불법취업,취업사기,절도·강도등의 사건이 잇따랐다. 정부는 이에 따라 중국교민들에 대한 사증발급 심사를 강화하고,이들이 고국으로 돌아오는 것보다는 현지에서 성장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중국내에서 교민들은 한인이나 다른 소수민족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교육수준과 경제·생활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또 중국 교민들은 스스로를 한국인 혹은 북한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조선족 중국인으로 생각한다. ▷미국 교민◁ 한미우호통상조약에 따라 1903년 한국인 1백21명이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 떠나면서 미국 이민사가 시작됐다. 이후 1961년 해외이주법이 제정된 이래 지난해까지 모두 62만6천명이 미국으로 이주했다.이 기간 동안의 총 해외이주자 79만2천명 가운데 미국이민 비율이 79%를 차지하고 있다. 재미교민의 상당수는 한국내의 중산층,식자층 출신이며 자녀의 교육문제,경제적 이해관계,혹은 한국사회에서의 불만 때문에 미국에 건너간 사람들이다. ○구한말 하와이로 나가 이들은 다른 민족들에 비해 비교적 짧은 이민 역사에도 불구하고 미국사회 내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물론 언어장벽과 사고방식의 차이 때문에 아직 미국사회의 주류에 진출하는데는 한계를 보이지만,최근들어 의사·변호사등 전문직 진출자가 늘어나고 있다.캘리포니아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된 김창준씨가 대표적인 한국교민의 성공사례이다. 교민 1.5세와 2세 이후세대는 현지에서 교육,성장해 비교적 빠르게 현지에 동화되어 가고 있다. 또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개선되면서 교민 사회에 북한과의 교류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고,과거 음성적으로 활동해오던 친북인사의 활동도 표면화하고 있다고 외무부 당국자는 밝혔다. ▷일본 교민◁ 일본에 거주하는 교민들은 다른 지역의 교민들과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태평양전쟁 발발후 일제가 전쟁수행을 위해 한반도 남부지방에서 강제적으로 징용해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강제 징용자의 숫자는 19 45년 당시 2백10만명에 달했으나,해방후인 46년 이후 65만명이 잔류하고 있다. 재일교민들은 오사카를 필두로 나고야·고베등지에 밀집해 거주하고 있으며,주로 상업 제조업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 일본교민들은 본국에서의 좌·우익 대립을 그대로 답습,민단과 조총련으로 나뉘어 대립하는 비극을 겪기도 했다.그러나 최근에는 남북간의 국력차이가 워낙 커져서,민단과 조총련이 특별히 경쟁하는 양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교민1세들은 우리국적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민족주의적인 성향으로,일본에 귀화하는 것에 대해 큰 거부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교민 2세이후부터는 모국과의 연대의식이 희박해지고 있으며,이에 따라 일본에 귀화하는 사람이 늘고있다.지난 50년 이래 일본에 귀화한 한국인은 모두 20만명 정도다.특히 교민 2,3세들은 일본인과의 결혼을 선호해 91년 결혼한 사람 가운데 82.5%가 일본인 배우자를 맞이했다. ▷독립국가연합지역 교민◁ 현재 옛 소련 지역내에는 러시아에 11만명,우즈베키스탄에 22만명,카자흐스탄에 10만명,우크라이나에 9만명등 모두 46만명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다.이들은 대부분이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연해주에서 강제이주된 우리 교민의 2,3세들이다. 각 지역으로 강제 이주된 뒤 이들은 자연적으로 그곳의 문화에 동화되었다.따라서 우리말과 문화적 전통을 많이 잃은 상태고,러시아 극동지역에 거주하는 교민들 말고는 우리말로 대화가 가능한 사람도 적다. 그러나 이들은 국제고려인단체연합회등 31개의 교민단체를 조직,모범적으로 혈연의식을 이어가고 있다.또 이를 바탕으로 각종 문화단체 활동,출판물 발간활동과 함께 대학교수,영농지도자를 다수 배출했다.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각 공화국은 우리교민의 근면성,높은 교육수준과 사회기여도를 평가하고 있다. ○사회기여도 평가 받아 이 지역에 대해서 정부는 물론 민간기업에서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우리업체와 현지 교민들간의 고용과 취업지원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내각 안에 「민족문제 및 지역정책부」가 설치돼 소수민족과의 화합 및 육성지원 정책을 마련한다고 표방하고있으나 체첸 공화국 사태에서 보듯이 러시아의 범위를 이탈하는 행위는 용납하지 않는다.정부는 이러한 점을 감안,교민들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보다는 민족의식과 민족적 일체감을 고양하기 위해 한글교육,전통문화 재생,학술·체육 교류를 중심으로 지원책을 마련해가고 있다. 사할린에 거주하는 4만명의 교민들 가운데 1세들을 본국으로 귀환하는 문제는 한·러·일간의 현안으로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주추이◁ 우리나라의 최근 해외이주자 추이를 보면,80년 3만3천3백명에서 83년에 2만3천3백명으로 하강세를 보이다,86년 3만7천80명으로 다시 늘었다.이후 다시 감소해 93년에는 1만4천4백명으로 매우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그러나 사업과 취업이주는 지난 10여년동안 꾸준히 증가했다.이는 그동안의 연고초청 이주,즉 막연한 동기의 해외이주보다는 뚜렷한 목적을 가진 이주형태가 늘어나고 있음을 반영한다. 이민간 사람이 다시 돌아오는 역이민도 늘어나고 있다.80년 역이주자수는 1천49명으로 그해 이민자의 2.8%였다.86년에는 역이민자의 비율이 7%를 차지했다가 89년 25%로 급증했으며,91년 40%,92년 50%를 기록한 뒤 93년에는 60.65%를 차지,이민자의 반이상이 되돌아오는 현상을 보였다. 역이주자수가 늘어나는 이유는 우리국민의 소득수준이 향상돼 국내에서도 안정된 생활이 보장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외무부는 설명하고 있다.같은 이유로 해외이주자수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외무부는 밝혔다. 최근 국내외에서 해외교민들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의 하나로 해외동포에 대한 이중국적을 허용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해외교민에게 이중국적을 부여, 국내 왕래를 자유롭게 하고 각종 할동 및 재산권 행사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견은 교민의 권익을 크게 신장할 수 있는 방안이기는 하지만 여러가지 문제점을 수반한다. 우선 교민들이 국적을 가진 두나라로부터 납세와 병역의 의무를 동시에 부여받게 되고, 범죄가 발생할 경우 자국민 불인도 원칙을 고수, 외교적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 또 납세·병역 등 의무를 다하는 국민들과 비교할 때 권리행사와 의무이행의 형평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다른 국민들과 위화감이 조성될 우려가 크다.
  • 길가던 중학생 위협 집 쫓아가 금품 털어/10대 영장

    서울 중랑경찰서는 14일 길 가던 중학생을 협박해 집까지 찾아가 금품을 턴 김모군(18·무직·서울 중랑구 망우2동)에 대해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임모군(19)을 수배했다. 친구 사이인 이들은 지난달 30일 낮 12시쯤 서울 중랑구 망우1동 망우국민학교앞 놀이터에서 지나가던 김모군(15·중3년)을 불러 세운뒤 『돈을 내놓지 않으면 미끄럼틀 위에서 밀어버리겠다』고 위협,4백원을 빼앗았다. 이들은 이어 김군의 부모가 외출했다는 것을 알아내고 김군을 앞세워 집에 찾아가 빈방에 가둔뒤 안방 서랍장 등을 뒤져 25만1천원을 털어 달아났다.
  • 러 항모 민스크호 떠돌이 신세(조약돌)

    ◎고철로 쓰려 수입… 해체할곳 못찾아 ○…고철로 쓰기 위해 들여온 러시아 항공모함 민스크호가 해체장소를 찾지 못해 바다의 천덕구러기신세가 돼버렸다. 민스크호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극동함대기지인 소비옛츠카 가반항을 출항,1일 포항시 남구 양포항에 입항하려 했으나 해체과정에서의 환경오염을 우려한 어민의 반대로 현재 여수 외항으로 옮겨져 정박중이다.당초 마산에서 해체되기로 됐으나 주민의 반대에 부딪친 데 이어 고성군 동해면과 남해군 서면도 수자원보전지구와 공동어장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민스크호는 구소련이 지난 80년대초 15억달러로 건조한 항공모함으로 길이 2백73m,너비 47.2m로 배수톤수 2만7천t이다.극동함대에 배속돼 태평양주변국가에 위협적인 존재였으나 러시아가 연간 1억5천만달러의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해 지난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 영유통(대표 조하영)에 해체조건으로 40만달러에 팔았다. 영유통 관계자는 『선박해체비 등 총경비만 5백만달러가 들지만 해체 뒤 나오는 고철 등을 국내외 제철회사에 팔면 득이돼수입하게 됐다』며 『국내해체가 어려우면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해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부여 능산리고분군 출토 사리감 명문의 의미

    ◎“백제­중국 북조 빈번한 교류” 확인/4세기 중엽외는 연호사용 안한 사실도 밝혀내/폐사·일 사천왕사 배치 일치… 백제서 영향 “확실” 최근 충남 부여 능산리고분군 절터에서 출토된 사리감의 명문은 백제에 관한 기록이 크게 부족한 현실에서 매우 귀중한 사료이다.그 명문은 백제사 연구자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전체 명문(새김글씨) 「백제창왕십삼년태세재/정해매□공주공양사리(백제창왕십삼년태세재/정해매형공주공양사리)」 20자 가운데 아직 글자체가 확인되지 않은 「형」자를 먼저 확정지을 필요가 있다.출토 당시 형자를 「형」의 옛글자로 추측했지만 그게 아니라 별자다.별자는 뜻은 같으나 모양이 다른 글자로,문자가 발달한 중국에서 멋부리느라 따로 만들어 사용한 것이다. 이 글자는 550년 중국 북제)때 명문인 「장백룡형제조상기」에 나온다.따라서 백제가 중국 북조(317∼581년)의 세련된 문화를 통해 많은 영향을 받았고,그만큼 자부심을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525년 제작된 무녕왕릉매지권의 글자체가 북조의 그것과흡사하다는 지적과,북조 계통 역사서의 백제전 내용이 구체적이고 정확한 것도 시사를 던져준다.즉 문헌기록과는 달리 백제와 북조 간에는 빈번한 교류가 있던 것으로 보이며,그러한 관계를 재검토하는 계기를 사리감 명문은 만들어 주었다. 그러면 「형공주」란 무슨 뜻인가.흔히 형을 공주 이름으로 해석하는데 그보다는 공주 가운데 맏이,곧 「맏공주」「큰 공주」로 봐야 옳다. 둘째로 백제의 칭원법(왕의 즉위 연대를 정하는 법)을 확인케 해준 점은 더욱 큰 수확이다.삼국사기에 따르면 창왕 13년은 병술년이고,그 다음해가 명문에 있는 정해년이다.삼국사기 기록이 1년 빠른 것이다. 이같은 차이는 왕의 즉위 원년을 정하는 방법이 두가지이기 때문에 발생했다.하나는 선왕이 사망한 그해를 새왕이 등극한 해로 삼는 즉위년칭원법이고,다른 하나는 다음해를 왕의 원년으로 하는 유년칭원법이다. 삼국사기는 백제가 즉위년 칭원법을 쓴 것으로 보았지만,사실은 백제가 유년칭원법을 썼음이 이 명문으로 확인됐다.이는 큰 의미를 갖는다.왜냐하면 삼국사기에나오는 삼국 국왕들의 즉위연대가 지금 추정하는 서기연도와 차이날 수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기 때문이다. 셋째,명문에서 연호를 쓰지 않은 것도 중요한 사실이다.백제는 근초고왕(346∼375년)때 중국 동진의 연호를 사용한 적이 있다.그러나 그 뒷시기에 만든 무녕왕릉매지권,사택지적비문을 비롯 이번에 나온 사리감등 어떤 명문에도 연호를 적지 않았다. 이로 미뤄 백제는 4세기 중엽 한때를 제외하고는 연호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그러므로 백제 칠지도에 새긴 「태화」는 동진의 연호임이 분명해졌고,따라서 칠지도가 6세기 초인 무녕왕 때 만들었다는 주장은 설자리를 잃은 셈이다. 넷째,사리감 명문은 고구려 광개토왕릉을 지목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던져줬다.현재 광개토왕릉으로 추정되는 능은 만주 집안에 있는 태왕릉과 장군총등 두가지이다.중국 학계는 태왕릉을 광개토왕릉으로,장군총을 장수왕릉으로 간주했고 국내 학자들도 이 학설을 많이 따랐다.그 바탕에는 「장수왕이 평양으로 도읍을 옮겼지만 사후에는 조상들 곁인 집안에 능을마련했으리라」는 가정이 깔려 있다. 그러나 백제의 수도를 웅진(공주)에서 사비성(부여)으로 옮긴 성왕이 부여에 묻힌 사실이 사리감 명문을 통해확실해졌다.또 백제 수도를 익산으로 옮기려던 무왕이 익산에,수원으로 천도하려던 조선 정조가 수원에 각각 능이 있음은 하나의 원칙을 방증해 준다.곧 왕조시대에 천도를 하거나 하려던 임금은 새땅에 능을 썼다는 뜻이다.이는 장수왕릉이 평양에 있을 가능성을 높여줬다.거꾸로 집안에 있는 장군총이 장수왕릉이라는 근거는 희박해졌다.결국 장군총이 광개토왕릉이라는 학설이 한층 힘을 얻게 됐다. 다섯째,문헌에 등장하지 않은 폐사지의 창건시기가 처음 밝혀짐에 따라 사원고고학에서 절대연대를 설정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또 백제가 일본 사찰건립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음이 명백해졌다.서기 567년쯤 지은 이 절터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로 알려진 사천왕사와 가람 배치가 똑같다.서기 593년 세운 사천왕사가 백제의 사찰 형태를 그대로 따랐음이 확인된 것이다. 이밖에 지난 93년 말 같은 절터에서발굴된 금동용봉봉래산향로의 제작시기를 6세기 중반으로 설정하는 게 가능해졌다.발굴 당시에는 향로 제작연대를 7세기쯤으로 추정했었다. 마지막으로 부여할 의미는 사리감 형태다.사리감은 윗 부분이 아치형을 하고 있는 특이한 모습인데,능산리 백제왕릉군 가운데 널방인 현실의 형태가 이와 유사한 게 있다.돌방무덤(석실분)인 능산리 제2호분이 그것이다.고고학계에서는 이 돌방무덤을 벽돌을 쌓아만든 전축분인 공주 무녕왕릉의 형태를 계승한 고분이고 능산리에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봐왔다. 그렇다면 뜻모를 사리감의 형태는 성왕의 관을 안치한 현실 구조에서 따왔을 가능성이 있다.독실한 불교신자인 성왕을 위한 원찰에 넣은 사리감과 현실의 모양이 같다는 점은 무엇을 의미할까.이는 「왕이 곧 부처」라는 「왕즉불」사상에 접근할 수 있는 물증으로 생각해 본다.
  • 동물 내세운 우화소설 눈길

    ◎「대머리 원숭이」­동물만 못한 인간 우매함 질타/「당나귀 그림자에 대한 재판」­정치적 명분의 허망함 꼬집어 시끄러운 세상을 비틀어 보여주는 우화소설 두권이 관심을 끈다.「인터넷에 들어간 대머리 원숭이」(실천문학)와 「당나귀 그림자에 대한 재판」(문학동네)이 그것.유럽 계몽주의의 산물인 이 책들은 인간세상의 위선과 분탕질을 은근한 거리를 두고 비춰봄으로써 더욱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 19세기 프랑스 정치풍자만화가인 그랑빌의 「인터넷∼」은 동물과 곤충의 생태를 의인화해 인간사회를 풍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솝우화를 연상시킨다.인간의 박해에 분노,국제회의를 소집한 동물들은 캥거루의 모성애,나이팅게일의 노래,구걸을 하느니 굶어죽는 곤충의 자존심 등 동물왕국의 덕목을 조목조목 내세워 하등동물보다 열등한 인간의 오만함을 공격한다. 18세기 독일 인문주의자 뷔일란트 원작을 레온하르트가 고쳐쓴 「당나귀∼」는 고대 그리스의 한 도시를 배경으로 당나귀 그림자를 둘러싼 재판이 어처구니 없는 국가적 싸움으로 번져가는과정을 그리고 있다.당나귀를 빌릴때 그림자도 포함되느냐를 두고 온 국민이 두파로 갈려 전쟁일보직전까지 치닫는 상황을 통해 지은이는 정치적 명분의 허황됨을 드러낸다. 두권 모두 작가가 직접 그린 삽화로 풍자의 생생함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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