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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인권결의안 기권 후폭풍

    18일 유엔총회에서 통과된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 우리나라가 기권한 것을 놓고 정치권에서 후폭풍이 거세다. 한나라당은 “대한민국은 인권국가이기를 포기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적극 공세를 취했고, 열린우리당은 당 차원의 대응을 자제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소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곧 의원총회에서 북한 인권문제 결의안을 채택키로 하는 등 정부를 압박해 나가겠다는 자세다. 인권·종교단체·납북피해자지원법과 북한주민 인도적 지원법 등 북한 인권 관련 5개법 제·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 대책회의에서 “정부의 기권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대북 인권관계를 미국의 노예제에 비유, 천천히 하면 된다고 했지만 900년간 내려온 노예제는 결국 남북전쟁을 발발시키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는 “비인간적·비인권적·반민족적 처사”라고 개탄했고, 나경원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정부는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공격했다. 김문수 의원은 개인 홈페이지에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포스터를 패러디해 게재했다. 군복 차림의 장병 얼굴 대신 노 대통령의 얼굴로 대체하고,‘남자들의 비밀과 거짓말’ ‘그날 이후. 더 이상 친구일 수 없었다.’라는 포스터 문구를 ‘대한민국 정부의 위선과 거짓말’ ‘그날 이후. 더 이상 동포일 수 없었다.’로 각각 바꾼 내용을 실었다. 반면 열린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은 “기권과 반대가 많았다는 점은 북한에 약점인 인권문제를 건드리는 것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정부를 엄호했다. 같은 당 최성 의원은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전세계 국가가 북한 인권을 성토한다고 했는데 실제 표결은 그렇지 않다.”며 지원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수능 D-6 마무리 학습법] 취약부문 집중…오답노트 최종점검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6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는 몸과 마음을 모두 결전의 날에 맞춰 조절해야 한다. 모의고사 성적이 비슷한데도 수능 당일 심리적 요인이나 수험 마무리 방법에 따라 실제 수능에서는 몇십점씩 점수차가 벌어지는 경우가 간혹 있다. 남은 기간을 차분하게 마지막 총정리에 활용하는 것은 물론, 시험 당일에 맞춰 컨디션도 조절해야 한다.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수험생들이 주의해야 할 점을 정리했다. ■ 고득점 가이드 수능시험이 1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무리한 욕심을 부리는 것은 금물이다.‘아는 것만은 틀리지 않겠다.’는 자세로 그동안 공부했던 것을 되새기고, 듣기와 읽기의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건강에도 유의하고 컨디션도 최상의 상태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 ●틀린문제 확인·실수없도록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전 감각을 익히고 취약한 부분을 최종적으로 점검하는 것이다. 상위권 학생이라면 모든 영역에 고르게 시간을 할당하고, 중·하위권 학생은 탐구영역과 지망 대학에서 반영비율이 높은 영역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인문계는 언어와 사회탐구, 자연계는 수리와 과학탐구가 대체로 반영비율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시간을 쪼개 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참고서와 교과서를 처음부터 훑다가는 마음만 조급해질 수 있다. 그보다는 출제 빈도가 높았던 단원과 본인이 취약한 단원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까지 만들어 온 오답노트를 보면서 관련된 내용을 머릿속에 정리하는 것은 필수다. 틀린 문제의 원인을 확인하면서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스스로 환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실전감각을 익히기 위해 실제 수능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에서 2회 정도 모의고사 문제를 풀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실전에서는 부담감 때문에 시간 조절이 쉽지 않으므로, 답안지 작성 시간 등을 계산해 미리 연습한다. ●꾸준한 연습으로 듣기·읽기 감각 유지 언어영역의 경우 교과서 부록에 제시된 어법 부분은 반드시 한번 더 읽어본다. 중요한 한자성어나 속담도 평소 헛갈리던 것 위주로 한번 더 정리해 두면 훨씬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자습서 지문이든 신문이든 긴 글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내는 감각을 시험 당일까지 유지하는 것이다. 수리영역은 시간이 촉박해지면 당황해 아는 문제도 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순서대로 푼다고 어려운 문제를 잡고 끙끙대지 말고 쉬운 문제부터 차례로 풀어버리는 연습도 해 둔다. 필수 공식은 한번 더 단단히 암기할 것. 외국어영역은 듣기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시험 당일까지 매일 꾸준히 영어 듣기 연습을 한다. 독해의 경우 한 문제당 1분30초 정도에 풀도록 시간을 재가며 연습해야 실전에서 당황하지 않는다. 탐구영역은 과목별로 문제가 나올 만한 단원이 거의 정해져 있다.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그동안 집중적으로 출제됐던 부분만이라도 확실히 개념을 정리하고 문제 유형을 익혀 둔다. ●컨디션 조절·마인트컨트롤도 새벽까지 공부하는 습관을 점차 바꿔가면서 수능 시험 당일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평소의 생활 리듬을 깨는 새로운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고 평소 습관대로 당일까지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 마지막으로 수험생 유의사항을 숙지해 괜한 시비로 시험 당일 기분을 망치지 않도록 한다. 올해부터 휴대 가능한 물품과 반입금지 물품이 엄격히 구분되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종로학원 평가연구실 김용근 평가이사는 “초조한 마음에 무리한 공부 계획을 세우는 것은 금물”이라면서 “‘내가 모르면 남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마음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영역별 문제풀이 주의사항 1∼2점이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수능에서 실수는 치명타다. 대학 입시 전문기관인 유웨이 중앙교육이 정리한 ‘수험생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를 영역별로 소개한다. ●언어영역:똑똑해도 틀린다? 시사적인 내용이나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소재를 다룬 지문에서 내용이 일치하는 문제가 나오면 수험생 자신의 배경지식에 기대어 일치·불일치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되면 오답을 택할 확률이 높다. 잘 아는 내용이라도 반드시 지문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수리영역:부등호 방향 주의해야 수학 문제를 풀 때 부등식 양변에 음수를 곱하거나 나눌 때 또는 양변에 역수를 취할 때 부등호의 방향을 바꿔야 하는데 이를 잊는 경우가 있다. ●외국어 영역:듣기땐 읽기문제 신경 꺼야 독해풀이에서 시간이 부족할 것을 걱정한 나머지 듣기문제를 푸는 중간에 읽기문제를 푸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집중력 저하로 결정적인 정답의 단서가 되는 녹음 내용을 순간적으로 놓치는 실수로 이어진다. 듣기 문제를 풀 때에는 듣고 푸는 문제만을 집중해야 한다. 또 대화에서 남자에 관한 사항을 묻는지, 여자에 관한 사항을 묻는지 잘 파악해야 한다. 여러 뜻을 가진 단어를 외울 때는 이를 모두 외워야 한다. 글의 분위기 파악, 심경 추론, 필자의 어조 판단, 빈칸 추론 등의 문제의 경우에 자주 등장하는 critical(중요한, 결정적인),nervous(불안한, 신경질적인),desperate(필사적인, 절망적인),appreciate(감사하다, 감상하다) 등이다. ●사회탐구 영역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는 문항은 정답이 될 수도 있는 게 여러 개 있다는 것이다.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제시문의 출처나 연도가 힌트가 될 수 있으므로 유념해야 한다. ●과학탐구 영역:이론적으로 옳은 개념은 항상 답이다? 개념상으로는 옳더라도 주어진 자료로부터 유추할 수 없는 내용인 경우 답에서 제외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실험 결과로부터 알 수 있는 내용으로 옳은 것은?”이라든지,“위 자료를 근거로 판단할 때…”라는 발문이 제시된다면 이론상 옳은 개념이라도 주어진 자료로 해석할 수 없으므로 정답이 아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수험생 긴장푸는 요령 큰 시험을 앞두고 수험생들은 극심한 긴장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안정시키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1년간의 노력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이다. 잠은 최소한 5시간 이상 자야 깨어있을 때 집중력이 유지된다. 일어난 뒤 2시간 뒤 정도가 가장 머리가 맑아지는 때이므로 남은 1주일 동안 기상 시간을 6시쯤으로 맞추고, 낮잠은 피한다. 특히 주말에도 늦잠을 자지 말고 일정한 수면 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긴장으로 잠이 잘 오지 않을 때는 따뜻한 대추차나 우유를 반잔쯤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식단은 평소 먹던 것을 위주로 너무 무겁지 않게 짠다. 포만감을 느끼기 전 80% 정도에서 절제하는 것이 두뇌활동을 유지하는 데 좋다. 인스턴트 식품 등 가공된 고열량 음식은 먹지 말고 채소·생선·과일을 충분히 먹는다. 아침은 평소 안 먹는 학생이라도 남은 1주일 동안은 죽 등으로 가볍게라도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생강차는 몸을 따뜻하게 해 감기 예방에 좋다. 따뜻한 물을 수시로 마시고 잠들기 전 족욕도 좋다. 어쩔 수 없이 감기약을 먹어야 한다면 졸음이 오지 않는 성분으로 차처럼 마시는 한방 감기약을 처방받는 게 좋다. 시험 시작 5분 전쯤 눈을 감고 천천히 복식호흡을 하면서 평화스러운 광경을 상상하거나, 쉬는 시간에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다. 단 청심환을 먹을 요량이라면 1주일쯤 전에 미리 한번 먹어본다. 생리통이 있는 여학생은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 김희진한의원 김희진 원장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5)조선 정조 北道 원수 주형채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5)조선 정조 北道 원수 주형채

    정조9년(1785) 봄이었다. 그 무렵 서울에서는 천주교인 수십 명이 오늘날의 명동천주교회를 결성했고, 그것이 문제가 돼 이른바 을사박해가 일어났다. 마침 전국적인 지하조직망을 가진 것으로 조사된 또 한 번의 ‘정감록’ 사건까지 발생해 세상인심이 뒤숭숭했다. 결국 정감록 사건의 주모자 몇은 사형을 받게 되었는데, 그 가운데 주형채(朱炯采)라는 평민지식인이 끼어 있었다. 당시 심문 기록에는 주형채에 관한 단편적인 정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실로 구슬을 꿰듯 주워 모아보면 주형채의 일생은 역사상 이름조차 제대로 남기지 못한 조선후기의 허다한 평민지식인 또는 술사들의 삶을 대변한다. 더욱이 그들은 체제에 저항한 일부 양반들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했다. 그런 점에서 주형채의 삶은 더욱 관심을 끈다. ●주형채의 ‘범죄행위’ 정감록 사건의 또 다른 주범인 문양해는 동지 주형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함경도 영흥이 고향인데 향악선생(香嶽 속명은 김정 또는 김호)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흉악한 말을 많이 했다고 한다. 편지에 쓰인 흉악한 구절을 문양해는 자기의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며, 예를 든다.“하늘이 내리는 재앙과 시국의 변천이 이와 같으니 이제 진인(眞人)이 마땅히 나와야 할 것이고, 우리들은 사람들을 모아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 잡을 반정(反正)을 일으켜야 할 것입니다.” 향악선생은 이 편지를 상자 속에 깊이 감추어 두었고,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다. 언젠가 향악선생이 외출한 틈을 타서 평소 호기심이 많았던 문양해는 몰래 편지를 꺼내 보았다고 했다. 문제의 편지가 지리산에 도착한 것은 아마 사건 발생 한 해 전인 정조8년 정월로 짐작되는데, 주형채가 하필 왜 그 시점에 이런 편지를 보내왔는지 문양해는 까닭을 모르겠다고 했다. 주형채가 향악선생과 교제를 시작한 것은 오래 전이었다. 적어도 사건 발생 15년 전에 시작되었다고 했다. 주형채는 얼굴 생김이 괴상하고 못났지만 눈빛이 날카롭게 번쩍여 사람을 쏘아보듯 하였다. 주형채와 향악선생 사이에는 오랫동안 편지가 오갔다. 지리산에서 함경도 영흥까지는 근 2000리나 되는 먼 길인데도 서로 소식을 전했던 것이다. 그들 사이에서 편지 심부름을 한 이는 혜준 스님이었다. 혜준은 오래 전 함경도의 어느 사찰에 잠시 머문 적이 있었다. 그 때 그는 주형채와 친해졌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그 뒤로도 함경도를 자주 왕래하였다. 사건 당시 혜준은 경상도 하동에 있는 영원사에 몸을 담고 있었다. 향악과 ‘괴이한’ 편지를 주고받은 것 외에도 주형채는 여러 차례 불온 문서를 조작했다고 한다. 그는 “멀리 귀양가는 노래”를 지어 조정의 잘못을 비난하고 민심을 선동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주형채는 아니라고 끝까지 부정했다. 그 노래는 충신이 멀리 귀양 갈 때 지은 시라고 누군가로부터 들었기 때문에 그저 베껴두었을 뿐, 다른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발뺌이 용이하지 않았다. 주형채는 장차 자기가 왕이 되겠다는 주장을 동지들 앞에서 서슴없이 했던 것으로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함경도의 평민지식인 주형채는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불순세력’과 연합해 조선왕조의 전복을 꾀했다.‘정감록’ 사건을 종결짓는 마지막 확정 판결의 일절은 이랬다.“이율, 양형, 문양해, 홍복영 등 여러 역적들이 반역을 음모해 여러 도에서 거사를 도모하면서 주형채를 북도의 원수로 정하였다. 그들이 서로 왕복하며 주도면밀하게 반역죄를 꾸민 사실은 여러 죄수들의 심문과정에서 샅샅이 드러났다. 대역부도(大逆不道)한 죄인들을 군율에 의거하여 한강 모래밭에서 효시(梟示)하라.”(실록, 정조 9년 3월22일 신미) ●천문과 점술의 대가 주형채 정감록 사건에서 “북도 원수”로 거론된 주형채에게는 사실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 그의 이웃사람들은 무엇이든 조금이라도 아리송한 일이 생기면 주형채를 찾아갔다. 주형채의 집은 함경도와 평안도 두 도가 만나는 접경지대에 있어 양도의 사람들이 그를 따랐다. 주형채는 이를 테면 ‘만물박사’였으며, 여러모로 평민들의 교사역할을 담당했다. 정감록 사건이 발생하기 일년 전인 정조8년 12월 초7일부터 사흘 동안 별자리에 이상이 있었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주형채에게 물어왔다. 당시 주형채가 관찰한 바로는 위성(危星), 실성(室星), 벽성(壁星) 앞에 20여 개의 별이 벽을 쌓고 늘어섰었다. 그 가운데 붉은 기운이 있어 상서롭지 못했다. 특히 여러 별 가운데서도 장군성(將軍星)과 태백성(太白星)이 서로 사흘 동안 싸우다 1도(度) 거리로 멀어졌다. 그 때 태백성이 어깨로 장군성을 부딪쳐 여러 번 이겼다 졌다 했는데, 이 모든 것이 흉한 조짐이었다. 주형채는 이같은 현상이 조선이나 중국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므로, 해로울 일이 조금도 없다고 주민들을 달랬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은 난리를 염려해 피란을 고려하고 있었지만 자기가 만류했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조정의 심문관들은 주형채의 말을 곧이듣지 않았다. 관리들이 보기에 주형채는 민심을 선동해 피란행렬을 조장한 혐의가 짙었다. 실제로 그 무렵 함경도에는 남쪽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정감록’에 예언된 십승지가 모두 남쪽에 있는 관계로, 북도 사람들은 여차하면 남쪽으로 옮길 태세였다. 그들의 상당수는 이미 십승지를 찾아 이동을 시작했다. 주형채와 같은 평민지식인들은 이주운동에 음양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그러나 주형채는 관리들의 문제제기를 부정했다.“저는 주민들을 타일렀습니다.‘현명한 임금이 다스리는 시대에 어찌 피란가는 일이 있겠는가´ 라고 말입니다.” 평민 주형채는 본래 고향 사람 장진익에게서 글을 배웠다. 그의 스승은 사건 당시 이미 사망한 지 오래 되어 화를 면했다. 유교의 기본 경전은 물론이고 천문과 점술까지 통달한 주형채는 향악선생과 같은 도사는 물론이고 점술인들과도 친한 사이였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주형채는 자신의 주변 인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철저히 함구했다. 모진 고문에도 불구하고,“제게는 제자나 동문생도 전혀 없었으며, 도사나 점술인은 원래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주형채는 의리가 무척 강했던 사람이며, 의지가 대단했다. 그러나 사건을 수사한 조정의 입장에서 보면, 주형채는 대단한 악질이었다.“주형채는 본래 흉악하고 요사스러운 놈으로 천문 역법과 점술, 둔갑술 등 갖은 술수를 써서 백성들을 속이고 인심을 선동하는 것을 일삼았다. 몰래 역적이 될 마음을 먹고 밤낮으로 기회를 엿보았으며, 스스로 ‘대장’이라 떠들기도 하고, 혹은 ‘도원수’라고 칭했다. 더러는 10만의 군사를 모을 수 있다고 했고, 혹은 영흥(永興)의 군사용 창고를 접수하겠다고 하였다. 심지어는 제가 세울 나라의 국호를 제(齊)나라라고까지 했다. 놈은 마음속으로 이것도 작다고 생각했던지 중국 황제를 만나 추천을 받아 자기가 임금이 될 거라고 했다. 또한 꿈의 해몽을 빙자해 신하로서는 감히 꺼낼 수도 없는 말을 멋대로 지껄인 편지가 남아 있다. 지극히 흉악한 죄상이 지금까지 압수된 문서 중에 이미 역력히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놈은 자기 죄를 한마디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것이 조정의 판단이었다. 평민지식인 주형채의 생각으로는 잘못된 것이 있다면 그 때의 부정 불의한 세상이요, 조정이었다. 자기와 자기 동료들은 아무런 죄도 없었다. 따라서 썩어빠진 관리들이나 임금 앞에서 죄를 인정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살점이 떨어지는 혹독한 고문을 묵묵히 견디면서 주형채는 단 한마디도 잘못을 빌지 않았다. 누구에게도 사태의 책임을 전가하지 않았다. ●주형채가 지하조직에 편입된 계기 ‘정감록’ 역모사건의 소용돌이에 주형채가 휩쓸리게 된 것은 물론 그가 지하조직에 가담했기 때문이다. 그가 지하조직에 가입하게 된 데는 몇 가지 계기가 있었다. 첫째, 주형채는 이 사건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 문양해 일가와 인연이 깊었다. 문양해의 삼촌 문광도는 함경도 문천에서 잠시 감목관(監牧官 목장업무를 담당하는 관리)을 지낸 적이 있었다. 그 때 그곳을 여행하던 주형채가 천문에 관한 일로 문광도와 토론을 벌였고, 이를 계기로 여러 문씨들을 사귀게 되었다. 문씨 일가는 충청도 공주의 평민으로 학식이 뛰어났다. 그들은 홍국영의 가까운 친족 홍낙순이 충청감사가 되었을 때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홍 감사가 충청도 감영(監營)에 계실 때 많은 은혜를 입었고, 감사께서 저희 집에 찾아오셔서 만났습니다.” 문양해의 아버지의 진술 중에 이런 말이 나온다. 평민 문광도 역시 홍낙순의 후원으로 감목관 벼슬을 얻은 게 틀림없다. 주형채는 이런 문광도와 서로 기맥이 통하게 됨으로써 장차 문양해 및 홍복영(홍낙순의 아들)과 뜻을 같이 하게 되었다. 둘째, 정감록 사건의 또 다른 주역 양형과도 깊이 사귀게 되었다는 점이다. 주형채의 사촌 주형로는 이미 양형을 알고 지냈다. 주형로(일명 주형일)는 사건 당시 충청도 단양에 머물고 있었다. 양형은 주형로를 통해 주형채란 존재를 알고 있었는데, 자기 친척 문광도에게서 주형채에 관한 이야기를 다시 전해 듣게 되자 호기심이 발동했다. 양형과 주형채는 서로 연락해 만나게 되었고, 그들의 사이는 곧 절친한 관계로 발전했다. 양형은 서울 입동에 사는 중인이었다. 낮은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워낙 글재주가 출중했던 그는 서울의 양반 홍복영 및 이율과도 매우 친한 사이였다. 정조 초년, 홍복영은 충청감사로 임명된 아버지 홍낙순을 따라 공주에 내려가 있었다. 그 때 의약에 관한 일로 홍낙순은 고민을 하던 중 양형이 의술에 밝다는 소문을 듣고 불러 상의한 적이 있었다. 양형의 처방이 적중했던지 의술을 매개로 그들은 서로 친해졌다. 홍낙순 일가가 서울로 돌아온 뒤 양형과 홍씨들은 더욱 가까워졌다. 홍복영은 양형의 살림이 어려울 때 도와주기도 했다. 그들은 때때로 편지를 주고받았으며, 나중에 함께 공모해 하동에 지하조직의 거점을 마련했다. 양형과 가까워진 주형채 역시 이 조직에 포섭된 것은 물론이었다. 셋째, 주형채와 홍복영은 끝까지 그 점을 부인했지만, 주형채는 여러 해 전부터 홍복영 일가와 알고 지냈다고 봐야 한다. 홍복영의 삼촌 홍낙빈은 주형채와 친밀해 편지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였다. 정조 5년(1781) 세도정치가 홍국영이 실각하자 가까운 친척 홍낙빈도 함경도 갑산으로 유배되었다. 그 때부터 주형채는 홍씨 일가와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되었다. 그들은 다들 왕조의 전복을 꾀하였다. 위에서 살핀 몇 가지 경로를 통해 주형채는 ‘정감록’ 사건의 주역들과 마음을 합친 것으로 생각된다. 주형채와 양형, 문양해, 홍복영 등이 지하조직을 형성해 나간 과정을 살펴보면 뜻밖에도 두 가지 사실이 부각된다. 하나는 18세기 조선사회에서 중인 또는 평민 지식인들이 끊임없이 지리적으로 이동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한 곳에 오래 머물러 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주형채처럼 고향을 지키고 사는 경우에도 자주 이웃 지방을 여행해 사교범위를 확장하고 있었다. 둘째, 평민 또는 중인 지식인들은 계층을 뛰어넘어 양반들을 사귀는 데 열심이었고, 양반들 역시 여러 가지 이유로 하층지식인들과 접촉하였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조선시대 양반들은 같은 신분층에 속하는 식자들만 사귀었을 것으로 짐작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완전히 달랐다. 양반과 평민지식인들은 그것이 비록 평교(平交 평등한 교제)는 아니었다 해도 인생의 다양한 국면에서 서로 만났던 것이다. ●주형채가 속한 전국규모의 지하조직 주형채는 조직의 상층부를 상당히 잘 알고 있었으나 하부구조를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대다수의 조직원들은 지하조직의 일부를 알고 있었을 뿐이다. 이 조직의 전모를 파악하고 있던 지도층 인사는 문양해 정도였다. 문양해는 심문을 받는 과정에서 지하조직의 얼개를 비교적 자세히 설명한 적이 있다. 북도의 원수는 주형채였지만 그 밑에 여러 명의 두목이 활동했다. 함경도 안변에는 조상호와 유덕휘가, 그리고 강원도 통천에는 유경일이 대도독(大都督)이라 불렸다. 고성의 칠송정에 사는 권생만 역시 대도독으로 통했다. 그들은 일단 유사시 지역사령관으로 능력을 발휘할 참이었다. 이들 가운데서도 특히 유경일과 권생만은 지리산의 향악선생과 가끔 연락을 취하고 있었다. 문양해는 사건 발생 2년 전에 그들이 향악선생에게 편지를 보낸 사실을 기억한다고 했다. 그밖에 황해도 봉산에 있는 이형윤과 황주에 사는 정몽로도 해서지방의 괴수로 손꼽혔다. 고위간부는 아니었지만 평안도 곽산에 살던 박필현도 이 조직의 일원이었다. 주형채 등의 명단은 지리산 거점에 보관 돼 있던 두루마리에 모두 적혀 있었다 한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서울 사는 양반들도 이 지하조직에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은 앞에서도 이름이 언급된 이율과 홍복영이었다. 진사 이율은 한양 이현에 살았는데 홍씨 일문에 보낸 편지에서,“이 세상을 보지 아니 할 때는 언제입니까? 제 뜻을 온 세상에 널리 펴지 못하게 된다면, 한탄한들 무엇 하겠습니까?”라며 반역의 뜻을 비쳤다. 서소문 밖에 살던 진사 정래정과 정래익도 지리산의 향악선생에게 편지를 보내 조정을 비방하였다.“우리가 비록 재주가 없고 불민하지만 거사하는 날에는 조영흥(趙永興 이름은 미상)이나 주공(朱公 주형채)의 부하가 되기를 원합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여기서 보듯 주형채는 조직 내에서 상당한 실력자로 인식되었다. 물론 지하조직을 총괄한 이는 향악선생이었고, 그를 측근에서 보좌한 이가 문양해였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향악선생이 끝내 체포되지 않은 가운데 이 사건은 종결된다. 어쩌면 향악선생이란 인물 자체가 허구였을 수가 있다. 문양해가 가공의 향악선생 노릇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문양해야말로 실은 지하조직의 괴수였던 셈이다. 문양해는 문장에 능한 미혼의 노총각으로 비승비속의 도사였다. 지하조직에서는 충청도출신 인사들의 참여도가 높은 편이었다. 특히 공주지방 사람들이 많이 포함돼 있었으며, 내포지방의 양반들도 여러 명이 관여했다. 조직의 실질적인 우두머리 문양해 일족이 공주 출신이었던 데다, 조직을 경제적으로 뒷받침한 홍복영의 아버지 홍낙순이 충청감사를 역임한 것과 관련이 있다. 예컨대 공주 효포 출신의 권우는 지하조직에 적극 가담했다. 그는 향악선생에게 보낸 편지에서 “선생님의 재간은 천고에 뛰어납니다. 제게 아들이 하나 있는데 마땅히 보내서 글을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훗날 거사할 기일을 정확히 알려주면 매우 다행이겠습니다.” 이밖에 공주의 상대장리에 사는 진규도 향악선생과 함께 흉악한 묘책과 비밀스러운 계책을 짰다고 한다. 공주 유구역의 홍정유, 한산의 정탁 3형제, 태안의 조수정과 조수인 형제, 역시 태안에 사는 가명정(賈命正) 등도 조직에 합류했다. 당진의 조두진, 서홍기, 한제만, 대흥의 이인치도 관련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전라 경상 양도의 참여도는 무척 낮았다. 전라도 광양의 오성겸과 이춘홍이 군비 조달에 기여하기로 내정되어 있었을 뿐이다. 특히 경상도 쪽은 조직원이 아예 전무했다. 그것은 이 지하조직이 노론 출신의 홍국영 잔당과 긴밀하게 연계돼 있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남인의 세력근거지인 경상도 인사들은 이 조직을 외면했던 것이다. 국가전복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가졌으면서도 이 조직은 다분히 종교적인 색채가 짙었다. 하필 그 거점을 지리산에 둔 것은 안전은 물론 신비스러운 성격을 부여하기 위해서였다. 이 조직의 실체는 문양해의 진술을 통해 어느 정도 밝혀진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이 비밀스러운 조직이었던 만큼, 그리고 심문과정에서 마지못해 털어 놓은 이야기란 점에서 불충분한 점이 적지 않다. ●동학의 원조 지하조직에 가담한 사람은 다양했다. 이율과 홍복영 등 실세한 양반이 한 축을 이뤘다면, 지하조직의 운영을 직접 담당한 실질적인 주도층은 중인 이하의 평민지식인들이었다. 주형채, 양형 및 문양해가 바로 그들이었다. 이 사건은 이미 18세기 후반에 정치 종교적인 성격을 띤 전국규모의 민중운동이 준비되고 있었음을 알려주는 실례다. 이런 운동 경험은 지속적으로 축적되어갔다. 그 결과,19세기 말 동학이 대두하자 각지의 농민은 순식간에 동학의 기치 아래 모여들어 거대조직을 만들어냈다. 빗방울이 바로 바다에 이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고인 빗물은 어디엔가 웅덩이를 이룬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안귀옥 가족클리닉 행복만들기] 간통죄 고소하면 이혼해야 하나

    간통죄 폐지론이 대세라고 하는데,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답답합니다. 남편은 제가 첫 아이를 임신하고 입덧이 심할 때도 관계를 요구했습니다. 저는 아이가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돼 거절했습니다. 처음에는 저를 이해해주던 남편이 언제부터인가 밖에서 성적인 욕구를 해소하는 것 같았습니다. 남편에게 항의할까 생각도 했지만, 제가 들어주지 못하는 것을 어쩌랴 하는 생각에 묵인했습니다. 남편은 그 이후로 아예 외도를 당연하다는 듯이 합니다. 남편을 말리기 위해 간통죄로 고소라도 하고 싶지만, 이혼을 하지 않고는 간통죄 고소를 못한다니 그냥 용서해야 하는지 고민됩니다. -진소라(37·가명)- 여성이 엄마가 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들이 많습니다. 여성들이 임신을 하면 신체적·생리적 변화를 맞습니다. 육체적으로 힘이 들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긴장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진소라씨뿐 아니라 많은 여성들이 임신했을 때 성관계를 가지면 자궁을 압박해 태아에게 해를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임신 중에 금욕을 합니다. 하지만 과도하지 않다면 임신 중 성관계가 반드시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가벼운 성관계는 여성들의 생리적·육체적 고통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진소라씨의 경우에는 엄마가 되는 성스러운 과정을 거치면서 남편의 성적 욕구를 받아주지 못한 것이 현재와 같은 힘든 상황을 불러온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의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남편과 충분한 대화를 하시는 것이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남편이 외도를 하는 대상이 단순히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연인관계로 발전된 상황인지 등을 파악해야 합니다. 상대여성이 독신녀인지 유부녀인지도 알아봐야 합니다. 모든 판단이 끝나면, 어떤 경우든 남편에게 현재 상태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인식시키고 그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단순히 육체적 욕구해소를 위해 외도를 했다면 그래도 정리가 쉽지만, 연인사이로 발전한 경우이거나 아이까지 출산한 경우라면 여러 가지 정리해야 하는 문제가 많을 듯합니다. 다만 이 때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더 이상의 외도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남편에게 강하게 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소라씨의 남편이 다시 가정으로 돌아올 것 같으면 더 이상 시비를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겠지만, 회복 가능성이 없다면 이후에는 일체의 외도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간통죄로 고소할 수도 있다고 통보하세요. 간통죄 고소가 이혼소송을 전제로 하는 것은 절차상 어쩔 수 없지만, 이혼소송은 간통죄 고소에 따른 형사재판 종결시까지 언제든 취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진소라씨가 가정을 지킬 생각이 있다면, 이 모든 과정에서 남편을 가정으로 돌아오도록 끊임없이 설득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합니다. 진소라씨뿐 아니라 우리 부부들의 성생활에 대해서도 부부세미나 등을 통해 교육을 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가족간의 갈등해소방법을 몰라서 고민하시는 분은 사단법인한국행복가족상담소에서 상담을 통해서도 해결하실 수가 있습니다(032-867-7119/e-happyhome.or.kr)
  • 마음을 훔쳐야 ‘판매 질주’

    자동차 광고전이 뜨겁다.11월이 전통적으로 자동차 비수기라는 통설을 비웃기라도 하듯 최근 신차 발표회가 잇따르면서 자동차 광고가 부쩍 많아졌다. 고유가에 따른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마케팅전이 자동차 광고시장을 달구고 있는 것이다. 요즘 자동차 광고 트렌드는 이국적 풍경을 배경으로 시원하게 달리는 모습이나, 자동차의 외관과 내부 구석구석을 보여주던 예전의 것과는 조금 다르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광고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자동차, 그리고 자동차가 일상속에 어떻게 녹아 있는지가 주된 소재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10일 기아차가 새로 선보인 고급중형 세단 로체. 신차 발표회 이전부터 관심을 끌었던 로체는 인쇄 광고에서 자동차의 반응성을 강조한다. 출근길 전쟁에서 스피드 못지않게 어떻게 반응하느냐를 컨셉트로 잡았다. 광고에는 24-108-57의 암호 같은 숫자가 나온다. 비밀 같은 숫자는 기아차 한 직원의 서울 상계동에서 양재동까지 출근도중 반복된 핸들링, 브레이크, 순간가속 횟수이다.24번 핸들을 꺾고,108번 브레이크를 밟고 57번 추월했다는 것이다. ‘핸들을 꺾은 다음 반응한다면 이미 늦다.’가 로체의 주된 카피다. 유려한 모델의 로체가 시선을 끄는 인쇄광고에서는 끊임없는 좌회전, 우회전,U턴 등이 반복된다.‘드라이브는 반응이다.’고 강조한다. 방송광고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을 인쇄광고에서 나타내고 있다.‘파워풀 드라이빙을 실현한 로체만의 첨단 메커니즘’,‘중형 최초로 선보이는 로체만의 신사양’,‘품격과 아늑함이 느껴지는 로체만의 편의사양’ 등을 표현하고 있다. 오는 22일 신차 발표회를 앞두고 사전광고를 내보내고 있는 현대자동차 싼타페는 사이드 미러의 기계음과 ‘당신의 마음을 훔치겠습니다.’는 카피만으로 구성된 단순한 광고로 주목을 끌고 있다. 좋은 차를 보면 가까이 다가가서 구경해 보고 싶은 게 인지상정. 이런 소비자의 마음을 컨셉트로 잡은 광고다. 다니엘 헤니를 모델로 기용해 화제를 낳았던 GM대우 젠트라는 매너를 주제로 삼았다. 준중형차의 잠재 고객들인 젊은 소비자들에게 단순히 차의 성능이나 외관 등으로 접근한 것이 아니라 젠틀함을 지향하는 라이프 스타일로 다가가는 광고 캠페인을 벌였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큰 몫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쌍용자동차의 코란도 후속작인 액티언 인쇄 광고. 모델 박해일과 정려원을 기용했다.‘헤이, 미스 액션, 액티언 탄생!’‘정려원, 이 가녀린 여인조차 매료시킨 다이내믹 스타일’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동급최강 145마력’,‘SUV 최초 쿠페 스타일’,‘신개념 조이터치 인테리어’ 등을 자랑하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이터널 선샤인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미셸 공드리/짐 캐리·케이트 윈즐릿 줄거리 헤어진 연인에 대한 기억을 컴퓨터로 삭제하는 과정에서 찾는 참사랑의 의미 20자평 갖가지 에피소드 나열 없이도 보편적인 사랑의 의미를 관객이 충분히 공감. 유령신부 장르/등급 팬터지/전체 감독/배우 팀 버튼/조니 뎁·헬레나 본햄 카터 줄거리 현실세계의 신부와 지하세계의 ‘유령신부’사이에서 고민하는 소심한 신랑의 얘기. 20자평 고뇌하고 갈등하는 인형들의 미묘한 표정 연출, 역시 팀 버튼. 러브토크장르/등급 드라마/18세 감독/배우 이윤기/배종옥·박진희·박희순 줄거리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사랑에 다가서길 주저하는 세 남녀의 치유와 방황. 20자평 일상의 정서를 섬세하게 포착해 내는 감독의 연출력은 여전. 월래스와 그로밋… 장르/등급 모험·코미디/전체 감독/배우 닉 파크/피터 샐리스·랄프 파인즈 줄거리 도시를 위협하는 거대 토끼의 저주에 맞서 벌이는 월래스와 그로밋의 수사극. 20자평 애니메이션도 음식처럼 ‘손맛’이 들어가야 감칠맛. 미스터 소크라테스장르/등급 액션/18세 감독/배우 최진원/김래원·강신일·이종혁 줄거리 한 청년이 조폭의 필요에 의해 강력계 형사로 경찰에 위장 잠입하며 벌이는 에피소드. 20자평 스토리 전개의 흡인력에서나 에피소드의 풍부함이 돋보여. 소년,천국에 가다 장르/등급 드라마/12세 감독/배우 윤태용/염정아·박해일 줄거리 사랑하기 위해 어른이 된 13살 소년과 그가 사랑하는 여인의 사랑이야기. 20자평 멈춰버린 낡은 시계 바늘처럼 누구나 꿈꿔봤을 아련한 추억을 회상케 하는 영화. 플라이트 플랜 장르/등급 스릴러/12세 감독/배우 로베르트 슈벤트케/조디 포스터 줄거리 비행기 안에서 딸아이를 잃어버리고 외롭게 싸워나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 20자평 스토리 얼개는 촘촘하지만, 반전은 밋밋.
  • [눈에 띄네 이 얼굴] ‘소년, 천국에 가다’ 박해일

    어떤 포지션에 서 있어도 관객을 안심시키는 배우 가운데 하나가 박해일(28)일 것이다. 살인사건을 미궁에 던져 놓는 용의자(살인의 추억), 연상의 여인을 연모하는 숫기없는 청년(질투는 나의 힘), 섬마을 순정파 우체부(인어공주), 여교생을 추근거리는 비행(?)교사(연애의 목적)…. 특별히 강렬할 것 없는 캐릭터들에 생기를 불어넣어 ‘박해일의 것’에 소속시키는 신통한 재주가 그에겐 있다. 그러고 보니, 팬터지 멜로 ‘소년, 천국에 가다’(감독 윤태용, 제작 FNH)는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캐릭터가 독특한 작품으로 꼽힐 만하다. 한국판 ‘빅’인 영화에서 그는 열세살 소년에서 어느날 갑자기 서른세살로 건너뛰는 남자 ‘네모’가 됐다. 엄마처럼 미혼모인 여자 ‘부자’(염정아)에게 순정을 바치는 팬터지 순애보를 위해 주름투성이의 90세 노인까지 연기했다. 진짜 어른이 되고 싶어 사진 속 아버지를 흉내내며 담배를 피워 물어도 그의 화면들은 결코 순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박해일이 뿜어내는 맑은 기운에 관객들은 꼼짝없이 몽상가가 되고 말 것 같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私교육비 월평균 15만원 학력 14배·직업별 6배差

    지난 3·4분기(7∼9월) 가구당 사(私)교육비가 월 평균 15만원에 육박해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가구주의 학력과 직업별 사교육비 격차가 각각 14배,6배에 달해 `학력세습’이 우려되고 있다. 전체 교육비에서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져 사교육비 부담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최상위 10%의 사교육비는 33만원으로 소득 최하위 10%의 가장 큰 소비지출인 식료품비를 넘어섰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전국 가구의 월 평균 보충교육비는 14만 9000원으로 1년 전보다 14.8%, 전분기보다 6.4% 각각 늘어났다.입시·보습·예체능학원비, 개인 교습비, 독서실비, 기타 교육비 등으로 이뤄진 보충교육비는 사교육비 지출의 추세를 보여주는 지표로 쓰인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후지모리 왜 칠레로 갔나

    |도쿄 이춘규특파원|내년 4월 페루의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욕을 불태우며 7일 칠레를 전격 방문했다가 체포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오산’으로 체포된 것일까, 아니면 대선을 겨냥한 치밀한 ‘전략’인가.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후지모리는 페루 국내에서 대통령 재직 중 살인이나 부패 등 21개의 죄목으로 형사 소추돼 국제형사경찰기구(ICPO)로부터 국제 수배된 범죄인이다. 따라서 칠레나 그의 국적국인 일본도 대응이 쉽지 않다. 페루도 향후 정치적 파장을 의식, 조심스럽다. ●페루와 갈등중인 칠레로 입국 일본 언론들은 오산설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다. 그는 칠레 당국에 체포되기 전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지만 무산됐다. 그는 지난 10월 이후 주위에 “극적인 방법으로 귀국하겠다.”고 공언했었고,3일 일본의 어머니(92)를 찾았을 때 페루 귀국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체포될지 몰랐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페루와 칠레가 지난달부터 영유권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고, 그가 재임 중 칠레와 우호적이었기 때문에 체포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으리란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칠레 정부는 페루 정부와 차기 대통령선거 유력후보까지 그의 체포와 신병 인도를 요구하자 귀찮은 존재로 규정, 체포를 허가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박해로 이미지 포장 의도 반면 전략적 계산에 따라 칠레 입국을 택했다는 분석도 있다. 칠레에서 체포되더라도 추방여부 재판이 공개리에 열리고 보도진 접촉까지 가능해 페루내 지지여론을 효율적으로 확산시키며 범죄자가 아닌 정치박해범의 인상을 주기 위한 계산을 했을 것이란 얘기다. 특히 페루와 범죄인 인도협약을 맺고 있는 칠레의 후지모리 구금기간은 내년 1월8일까지로 페루 대통령선거 후보등록 마감 직전이다. 이 기간 동안 국내외 여론을 환기시키면서 대선에 출마, 정치적 재기를 꾀하겠다는 고도의 정치 전략에 따라 칠레 입국이 전격 이뤄졌다는 것이다. ●칠레 정부 신병인도 시기에 달려 하지만 어느 경우에도 칠레 정부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칠레 정부가 구금기간 2개월을 끌면 페루 정부는 부담스럽다. 따라서 페루는 즉각 내무장관을 대표로 사절단을 파견, 신병인도를 요구했다. 빨리 신병을 인도해 버리면 후지모리는 페루법에 의해 처벌받고, 정치재기는 물 건너 갈 공산이 커진다. 일본측은 그동안 페루가 두 차례 후지모리의 신병 인도를 요구했으나 자국법을 앞세워 외면했다. 하지만 후지모리는 국제수배범이다. 그래서인지 일본 정부는 당초 영사면회를 요청하려 한 방침을 철회, 신중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칠레 당국이 후지모리의 신병을 헌병학교로 이송한 뒤 고문변호사와의 면회도 허가하자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변호인단은 후지모리의 보석을 요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일축했다. taein@seoul.co.kr
  • [송두율칼럼] 예술과 정치

    [송두율칼럼] 예술과 정치

    윤이상 선생의 타계 10주기를 기념하는 행사가 남과 북, 그리고 고인이 잠들고 있는 이곳 베를린에서도 있었다. 윤 선생이 영면하던 날 매섭게 몰아쳤던 그 찬 눈보라 대신에 찾아 온 결코 흔치 않은 쾌청한 늦가을 날씨는 마치 지난 10년 동안에 고인을 대하여 왔던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를 대신 전해주는 것 같았다. 물론 국가 공권력의 고인에 가한 부당한 박해에 대해서 공식적인 사과나 복권조치가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고인의 예술 그리고 이 예술이 고귀하게 승화시킨 그의 민족에 대한 뜨거운 사랑에 대해서 폭 넓은 이해가 그동안에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필자가 고인과 나눈 숱한 대화는 예술은 물론, 우리의 민족적 현실에 대한 내용이 그의 대부분을 이루었다. 물론 철학자와 예술가가 만나 민족문제를 논할 때 현실 정치인들끼리 만났을 때와는 다른 흐름이 대화의 기저에 놓여있다. 그러나 이 기저는 니체가 이야기했던 지배적 가치나 도덕체계, 나아가 현실정치의 질서를 파괴하는 철학자의 ‘지독한 귀족주의’나 안하무인격인 예술가의 ‘예술적 폭정(暴政)’은 결코 아니었다. “정치는 예술을 대신할 수 없지만, 예술은 정치를 대신할 수 있다.”는 서독의 초대 대통령 테오도르 호이스 (Th.Heuss)의 주장에 고인이나 필자도 공감했었다.‘정치의 심미화(審美化)’가 아니라 일종의 ‘심미적 체험의 정치화’에 대한 동의라고 볼 수 있다. 일상적 체험이 아니라 새로운 전망을 열어주는 신선한 심미적인 충격이 상상력이 결여된 지루하고 지저분한 정치의 혁파로 연결되기를 기대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심미적 체험의 정치화’도 유럽에서처럼 개인주의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집단적 체험으로부터 빚어진 ‘충격의 미학’이었기에 우리의 대화는 민족문제를 떠날 수 없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민족문제를 예술과 정치를 매개로 해서 제기한다는 것은 곧 나치의 ‘정치의 심미화’로 오해되는 강한 분위기가 있었기에 고인의 ‘나의 땅, 나의 민족’이나 ‘광주여 영원히’같은 교향시(交響詩)가 일종의 정치적인 ‘프로그램 음악’으로 곡해되기도 했다. 그러나 가령 스메타나의 ‘내 조국’이나 시베리우스의 ‘필란디아’도 민요, 민속춤, 설화와 같은 집단적 심미적 체험을 통해서 자기정체성을 확인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러한 고인에 대한 평가는 순전히 편견에 지나지 않았다. 사실 예술과 정치의 관계는 상당히 복잡하다. 나치 독일의 ‘정치의 심미화’가 여전히 대표적 부정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지만, 오늘날 미국의 대통령선거가 보여주는 정치의 상업화 내지 상징조작도 본질적으로 이와 다르지 않다. 대량소비사회나 정보사회에서는 정치도 상품이 되어야만 하고, 정치의 내용보다는 이의 포장기술이 예술과 정치의 관계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아름답다.’거나 ‘추하다.’라는 전통적인 예술의 코드보다는 이제는 어떤 분위기에 ‘어울린다.’ 또는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새로운 코드가 더 많이 작동을 하고 있고, 또 일상적인 모든 사물이 곧 예술로서 해석될 수 있는 예술적 코드의 인플레이션 현상도 바로 이러한 ‘정치의 심미화’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고인이 지향한 ‘심미적 체험의 정치화’는 그러한 상징 조작을 의미한 것은 물론 아니었고, 또 미추(美醜)라는 예술의 전통적인 코드를 완전히 버린 전위적인 체험에 심취한 것도 아니었다. 바로 고인의 ‘더 많은 인간성’이라는 예술적 코드는 심미적 체험과 정치를 독특하게 하나로 통일시킬 수 있었다. 고인은 민족 분단으로 야기된 비인간적인 고통을 반추(反芻)하지 못하는 심미적 체험이야말로 실로 공허하고 무책임하기가 짝이 없다고 확신했기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서도 서울과 평양에서 통일음악제를 열었다. 그때로부터 울려 펴진 남북의 화음은 정치적인 소음을 뚫고 아직도 우리의 귓가를 맴돌고 있다. 상상력이 메마르고 둔중(鈍重)하기만 한 우리의 정치세계에 던진 고인의 예술적 충격은 -흡사 창공에 흐르는 구름처럼 결코 똑 같은 모습을 보여 주지는 않겠지만- 앞으로도 우리를 계속 깨우쳐 줄 것이다.
  • [박동섭 가족클리닉 행복만들기] 가출 며느리, 아들 유산 달라는데…

    Q얼마전에 장남(44)이 교통사고로 숨졌습니다. 아들은 시가 5억원 정도인 아파트 한 채를 남겼습니다. 또 생명보험금으로 2억원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3년 전 가출했던 며느리와 손녀가 나타나 장남의 상속재산을 모두 가지겠다고 합니다. 집에는 미혼인 저의 차남과 장손자만 남아 있습니다. 자식까지 버리고 가출했던 며느리에게 장남이 남긴 재산을 모두 주어야 하나요. -고영희(가명·65) A돌아온 며느리와 손녀의 상속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우리 민법은 배우자와 자녀의 상속인 자격에 대해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다만 피상속인 등의 생명을 위협한 사람과 유언서를 위조하는 등 유언을 방해한 사람을 결격자로 규정해 상속자격을 박탈합니다. 즉 고의로 피상속인이나 상속인인 직계존속·배우자 등을 살해하거나 살해하려고 한 사람들은 모두 상속자격을 잃게 됩니다. 하지만 같은 상속순위의 사람에게 단순히 상처를 입혀 숨지게 했을 때는 상속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부모나 남편에게 욕설을 퍼붓거나 행패를 부리는 등의 행동을 일삼는 ‘패륜’을 저지른다고 상속인 자격을 빼앗지는 않습니다. 상속자격이 없어지는 경우는 ‘고의’로 상속인을 살해하거나 상해치사한 경우로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고의’는 살해나 상해에 대한 의도가 있었는지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상속과 관계없는 직계존속을 살해한 경우에도 상속자격이 없어집니다. 손자가 외할머니를 살해하면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는 것이 그 사례입니다. 하지만 피상속인 등을 살해하면 자신이 상속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는 인식이 있었는지 여부는 상속인 자격 상실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1992년 대법원 판결을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음주운전을 하던 남편이 자동차 사고를 내 동승한 아내가 사망했습니다. 고의로 아내를 살해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남편은 상속인 자격을 잃지 않았고, 보험금을 청구해 아내의 재산을 상속 받았습니다. 두번째로 유언행위에 대한 부정행위 부분입니다. 피상속인을 속이거나 협박해 유언에 영향을 미치거나 유언서를 위조·변조·파기 또는 은닉하면 상속자격이 없어집니다. 만일 유언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면 상속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민법에 열거된 상속 결격사유는 제한적으로 해석됩니다. 앞서 설명한 사유가 아닌 경우라면 가출했거나 불륜행위를 저지른 경우에도 상속 결격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고영희씨 장남의 경우처럼 오래 전에 가출해 이혼한 것과 다름없는 배우자가 상속이 개시된 뒤 나타나 자신의 상속권을 주장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법상 상속인의 자격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서 설명드렸던 결격자를 용서해 상속인 자격을 회복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국내의 학설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피상속인을 살해해 상속 결격이 된 사람을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없기 때문에, 용서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살해가 미수에 그친 경우나 유언서를 위조한 경우에만 용서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상속재산을 둘러싸고 더 많이 차지하려고 부정행위를 하는 자를 응징하는 차원에서 “결격자는 용서할 수 없다.”는 게 다수설입니다.
  • ‘대책’ 없는 김치대책회의

    일본에 이어 타이완과 홍콩에서도 국산 김치의 판매가 급감하는 등 기생충 알 검출에 따른 파장이 국내·외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정부는 7일 박해상 농림부 차관보 주재로 관계부처 국장급 등이 참석한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으나 김치의 오염경로를 파악하고 외교적 노력을 강화한다는 것 이외에는 이렇다 할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정부는 농산물 안전성 조사에 기생충 부분을 추가하고 산지 재배에서부터 김치 제조에 이르기까지의 범정부 차원에서 위생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도 정진권 수출담당 이사를 일본에 보내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발급한 안전증명서를 근거로 국산김치의 안전성을 알리기로 했다. 그러나 농수산물유통공사는 기생충 알 김치의 여파로 일본에 이어 타이완과 홍콩에서도 판매가 급감하고 있어 이들 지역에 대한 시장안정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는 “솔직히 지금으로서는 파장이 진정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면서 “중화권인 타이완과 홍콩에서는 아직 통관을 보류하지 않고 있지만 매출감소 등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에서는 기생충이 나온 김치업체 이외의 수출품에도 모니터링 검사를 강화, 통관이 지연되고 있다. 오사카 일부 지역에서는 모든 한국산 김치를 매장에서 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오늘의 눈] 마음이 ‘콩밭’에 있는데…/이천열 지방자치뉴스부 기자

    당초 예상한 대로 국민중심당과 자민련이 통합에 합의했다. 국민중심당을 주도하고 있는 심대평 충남도지사가 그럴듯한 수사로 신당 창당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지역 패권주의의 폐해를 고치고 극복하는 밑거름이 되는 신당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충청권 등지에서 회자되는 ‘도로 자민련’이란 비아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만큼 창당의 의미와 명분이 상당부분 훼손될 수밖에 없다. 신당이 앞으로 어떤 정치세력과 손을 잡을지는 모르지만, 지금으로서는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참여인사 상당수도 심 지사 본인이 탈당하기 전에 몸 담았던 자민련 의원과 당원들이다. 행정수도 선정과 행정도시 건설 반대활동이 있을 때마다 “지역분할과 갈등을 조장한다.”면서 비난을 하던 심 지사가 이제는 이에 앞장서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지역주의 타파를 갈구해 온 국민들의 여망을 또 한번 짓밟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심 지사가 신당 창당에 나서면서 충남도 조직과 직원의 공직기강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도 산하기관에 있는 공무원 출신 임원이 창당작업에 참여하고, 일부 간부들이 지방선거에서 국민중심당 공천을 받겠다며 뛰쳐나갔다. 일부 현직 간부들도 나갈 기회를 노리고 있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데 일이 손에 잡힐 리가 만무다. 공직기강도 문란해져 저잣거리에서나 있을 법한 공무원의 추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8일 밤 충남도 모 계장이 만취해 식당 여종업원의 뺨을 때리는가 하면, 다른 계장은 성인오락실에서 “700만원을 잃었는데 절반을 주지않으면 불법 영업사실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경찰에 입건되기도 됐다. 바로 ‘레임 덕’ 현상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심 지사가 만에 하나 내년 지방선거에서 현직의 프리미엄을 최대한 누리려고 사퇴를 늦추고 있다면 제발 그만 접기를 당부한다. 조직관리가 이 지경인데 “임기를 채우는 게 도민에 대한 도리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더이상 설득력이 떨어진다. 도지사라는 자리가 도나 도민과 무관한, 개인적 정치활동에 치중하라고 혈세로 적잖은 월급과 판공비, 관용차를 주면서 뽑아준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이천열 지방자치뉴스부 기자 sky@seoul.co.kr
  • [시네 드라이브] 너무 예쁜 ‘여배우들의 힘’

    ‘사랑해, 말순씨’의 기자시사회장에서 여주인공 문소리는 극중 중학생 아들로 나온 이재응에게 이런 우스개 덕담을 했다.“엄마 닮아 연기력으로만 승부하지 말고, 얼굴로도 승부를 보라.”고. 여배우가 자신의 미모를 스스로 부정하는 발언을 하기가 어디 쉬울까. 그런 당당함이 문소리의 매력이고 에너지일 것이다. 요즘 충무로는 오랫동안 입버릇처럼 떠돌던 ‘여배우 기근’이란 말이 무색하다. 근성있는 연기 하나로 승부수를 띄우는 여배우들의 활약이 맹렬하다. 아무렇게나 핀을 꽂은 부스스한 머리에 몸뻬 바지, 빨간 고무장갑, 낮술에 취해 정신없이 추는 막춤….‘사랑해, 말순씨’의 말순 엄마 역을 덥석 수락할 배짱있는 한국의 여배우가 몇이나 될까. 늦깎이 스크린 스타 염정아에게 ‘안티’관객이 없는 것도 그녀가 보여주는 연기의 진정성 덕분이다. 박해일과 호흡맞춘 팬터지 ‘소년, 천국에 가다’에서도 그녀는 ‘과감한 1인치’를 보여준다. 잠자리에서 메이크업을 완전히 지운 맨얼굴을 드러내는데, 소심파 여배우에겐 통하기 어려운 리얼리티 연기로 분류될 만하다(침대에서 화장을 씻어낸 젊은 여배우를 본 적이 있는지?). 엄정화도 ‘보여지기 강박’에서 벗어난 ‘쿨’한 연기의 대명사로 새롭게 떠올랐다. 딸의 죽음을 복수하는 처절한 모성을 그린 스릴러 ‘오로라 공주’에서 진짜 새끼잃은 짐승처럼 흉측하게 구겨진 얼굴 이미지는 그 자체로 영화의 알과 핵이 됐다. 박수받아 마땅한 사실연기는 TV 쪽에서도 부쩍 눈에 띈다. 노 메이크업을 허락한 ‘프라하의 연인’의 전도연은 용감무쌍했다. 클로즈업 화면에, 세월 앞에 장사 없는(?) 주름자국이 속수무책 드러나리란 걸 몰랐을 리 없을 터. ‘날생’의 연기가 전에 없이 각광받는 것은, 작품의 맥락과 상관없는 미적 정보에 눈돌리지 않는 관객들의 성숙한 감상자세 덕분이기도 할 것이다. 뭔가 부족한 리얼리티에 찜찜했던 관객들에게 채워지지 않는 2%를 돌려주는,‘그래서 너무 예쁜 그녀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건 즐거운 뉴스다.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뮤지컬스타 “안방서도 빛난다”

    국내 뮤지컬계의 톱스타들이 안방극장에서 열연을 펼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브라운관에서는 익숙지 않은 얼굴이고, 조연이지만 신선함과 동시에 무대에서 갈고 닦은 탄탄한 연기 내공을 선보이며 보석처럼 빛나고 있는 것. 우선, 올해 안방극장 최고의 악녀로 떠오른 뮤지컬 배우가 있다. 박해미(41)이다. 무대에 선 지 20년을 넘어선 국내 뮤지컬의 대들보.SBS 주말연속극 ‘하늘이시여’에서 주인공 자경(윤정희)의 계모 배득 역을 정말 ‘악독’하게 연기하고 있다. 생애 첫 드라마 출연이지만,‘뉴 페이스’들이 대거 포진한 이 드라마에서 단연 으뜸이다. 의붓딸을 욕하는 것은 물론, 때리고, 돈도 뜯어내고, 사랑 훼방까지, 시청자들은 치를 떨고 있다. 그녀가 어찌하나 지켜 보려고 드라마를 본다는 말이 있을 정도. 박해미는 “젊었을 때 몇 번 콜이 있었지만, 왠지 TV나 영화는 안 맞을 것 같아 욕심을 내지 않았다.”면서 “나이가 들며 뮤지컬을 위해서라도 지상파에서 인지도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때마침 끌리는 역할이 왔다.”고 늦깎이 브라운관 데뷔를 설명했다. 이보다 더 지독할 수 없는 계모 이미지가 쌓여가고 있지만, 걱정은 없다. 시청자들이 캐릭터로 이해해 줄 것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움을 받으면 받을수록 성공한 것 아닌가요?”라고 반문하기도 한다. 뮤지컬 바닥에서는 그녀를 모르면 간첩. 대학 3학년 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마리아역에 가수 윤복희와 더블 캐스팅돼 스타덤에 올랐다.1995년 국내 초대 여자 ‘품바’로, 또 해외 23개국을 돌며 공연한 ‘장보고의 꿈’과 ‘아가씨와 건달들’‘넌센스 젬보리’ 등에서 대형 배우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맘마미아’의 여주인공 도나 역으로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경기대 연기학과 겸임교수이기도 하고, 1985년 대학가곡제 동상 수상자라는 경력도 이채롭다. 현재 비제의 오페라를 현대적으로 고친 ‘카르멘, 더 뮤지컬’에서 드라마와는 다른 맛의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첫 드라마 연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에 가는 맛이 없어 아쉽긴 하지만, 빨리 적응하는 것 같아 큰 어려움은 없다.”고 평가하는 박해미. 그는 “나의 TV 연기 모습이 느물느물해 스스로도 웃음이 났다.”며 맞는 역할만 있다면 드라마에도 계속 도전하겠다고 했다. 반면, 앳된 미소에서 선한 ‘포스’가 느껴지는 오만석(31)도 있다. MBC 대하사극 ‘신돈’에서 주인공 신돈(손창민)을 평생토록 따라다니며 보좌하는 원현 스님 역을 맡았다. 신돈에게 구박도 받고 그를 통해 세상에 눈을 뜨게 되는, 지금은 순진무구한 캐릭터. 이후 급진파가 돼 신돈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고려판 부르투스로 변신한다. 드라마 출연은 지난해 ‘무인시대’에 잠깐 출연한 것을 포함, 두 번째다. 뮤지컬과 드라마 연기의 차이를 묻자, 옆에 있던 손창민이 냉큼 던지는 “노래, 춤이 없어요.”라는 농에 까까머리를 만지작거리며 웃기만 한다. 그는 “무대에서는 내 모습이 어떻게 비춰지는지 알고 있지만, 드라마에서는 아직 그런 감각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장르는 다르지만 연기는 매한가지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저런 질문에 초보처럼 쑥스러워하기도 하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1기이자, 어엿한 무대 경력 7년차로 국내 뮤지컬계의 젊은 간판이다. 올해에도 조승우와 더블 캐스팅된 록뮤지컬 ‘헤드윅’에서 인기몰이를 했고, 평양 방문 공연을 성사시킨 가극 ‘금강’, 역대 미국 대통령 암살자들을 다룬 ‘암살자들’ 등으로 쉼 없는 나날을 보냈다. 지난달 18일 한국뮤지컬대상에서는 남자주연상과 인기상을 한꺼번에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군 제대 후 데뷔를 앞두고 재즈댄스아카데미를 찾았다가 친해진 조승우가 시상식 시상자로 나와 카드를 펼쳐보고는 씨익 웃는 바람에 수상을 직감했다는 오만석. 굳이 연기 장르를 가리지 않겠다는 그는 그래도 뮤지컬에 애착이 더 간다. 새달 ‘겨울 나그네’에도 출연하고, 내년에는 소극장 뮤지컬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에릭(문정혁)과 닮았다는 말을 불쑥 던져봤더니 “고마운 얘기지만, 에릭 팬들이 알면 혼날 것 같은데요.”라고 배시시 미소를 흘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11일 개봉 ‘소년, 천국에 가다’

    11일 개봉 ‘소년, 천국에 가다’

    소재 측면에서 볼 때 11일 개봉하는 영화 ‘소년, 천국에 가다’(제작 싸이더스FNH 등·감독 윤태용)는 그대로 한국판 ‘빅’이다.13세 주인공 소년이 어느날 갑자기 33세 어른으로 건너뛰어, 사랑과 감동이 어우러진 해프닝을 엮어간다. 키치적 냄새를 마구 풍기는 시중의 포스터 앞에서 많은 관객들은 영화의 정체가 궁금했을 것이다. 그들에게 맨먼저 요약해줄 이 영화의 정보는, 시간에 최면을 걸어 순정한 사랑을 웅변하는 팬터지 멜로라는 사실이겠다. 80년대로 시계바늘이 옮겨간 화면 속 주인공은 시계수리점을 꾸려가는 미혼모 엄마(조민수)와 단둘이 사는 열세살 소년 네모. 아버지의 존재조차 모르는 네모는 장래희망을 “미혼모한테 장가드는 것”이라며 능청 떠는 밝고 장난스러운 아이이다. 영화는, 어딘가에 살아 있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회한에 서러운 젊은 엄마와 철부지 네모의 동거를 전반부에서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넘어간다. 갑작스러운 엄마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네모는 시계점에다 새로 만화방을 차린 미혼모(염정아)에게 마음을 뺏기고, 어른이 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며 생떼를 쓴다. 나른한 동심의 팬터지에 진중한 무게중심의 추를 달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네모가 만화방 여자의 아들을 구하러 불길에 뛰어든 이후부터 드라마의 시계는 마법에 걸린다. 저승 문턱에 간 네모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조건으로 어른(박해일)이 되어 현실로 되돌아온다.‘좋은 세상을 만들려다’ 뇌사상태에 빠져 저승을 넘나드는 네모 아버지의 분열적 존재는 왜곡된 80년대 정치현실을 발언하려 고민한 설정으로 읽힌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영화는 지나치게 현실감각을 무시했다는 인상이 짙다. 하루를 1년처럼 살며 90대 노인으로 빠르게 늙어가는 네모의 순정이 구체적인 드라마를 통해 자연스럽게 주제어로 부각되는 데는 실패했다. 동화를 뛰어넘은 사려깊은 팬터지를 기대한 관객들에게 끝내 ‘그냥 동화’로만 주저앉은 빈약한 드라마는 난감하다. 이 영화의 미덕은 아무래도 내용보다는 형식 쪽에 놓였다. 시간을 변주한 과감한 소재적 접근(터널이 끝나는 지점에 만화방이 있는 공간적 배치까지 신경썼다.)에 에밀 쿠스트리차의 스크린을 연상시키는 환상적 색감 등 어떤 영화보다 강력한 은유 능력을 자랑하는 건 사실이다.12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한강~서해 뱃길 55년만에 뚫린다

    한강~서해 뱃길 55년만에 뚫린다

    남북 분단 이후 막혀 있던 한강∼서해 뱃길이 55년 만에 뚫린다. 서울시는 오는 9일부터 14일까지 한강시민공원 이촌지구에 정박해 있는 거북선을 한강∼서해 뱃길을 통해 경남 통영 한산도로 옮길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한강∼서해 뱃길은 세곡 운행 등에 활발히 이용됐으나 한국전쟁 이후로는 사실상 막혀 있었다. 오두산 통일 전망대 앞∼인천 강화군 교동까지 군사분계선이 가운데로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1953년 10월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에서 한강에 민간 선박을 운행할 경우 유엔군사령부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협약이 맺어졌으나 그 이후 허가를 받아 운행한 배는 한 척도 없었다. 권종수 한강시민공원사업소장은 “군 당국, 통영시, 유엔 사령부과 협의해 55년 만에 처음으로 한강 뱃길 이용 허가를 받아냈다.”고 말했다. 거북선은 9일 한강 이촌 나루터를 출발, 만조시간에 맞춰 신곡수중보를 통과한 뒤 이틀 동안 자체 동력으로 인천항까지 이동한다. 이어 3일 동안 예인선 2척에 끌려 통영까지 옮겨질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정부와 유엔군에 한강 뱃길 이용이 활성화되도록 지원해줄 것을 건의할 것”이라며 “한강 뱃길이 활성화되면 중단된 경인운하의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한강~서해 뱃길 55년만에 뚫린다

    한강~서해 뱃길 55년만에 뚫린다

    남북 분단 이후 막혀 있던 한강∼서해 뱃길이 55년 만에 뚫린다. 서울시는 오는 9일부터 14일까지 한강시민공원 이촌지구에 정박해 있는 거북선을 한강∼서해 뱃길을 통해 경남 통영 한산도로 옮길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한산도는 임진왜란 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전승을 거둔 곳이다. 한강∼서해 뱃길은 세곡 운행 등에 활발히 이용됐으나 한국전쟁 이후로는 사실상 막혀 있었다. 오두산 통일 전망대 앞∼인천 강화군 교동까지 군사분계선이 가운데로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1953년 10월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에서 한강에 민간 선박을 운행할 경우 유엔군사령부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협약이 맺어졌으나 그 이후 허가를 받아 운행한 배는 한 척도 없었다. 권종수 한강시민공원사업소장은 “군 당국, 통영시, 유엔 사령부과 협의해 55년 만에 처음으로 한강 뱃길 이용 허가를 받아냈다.”고 말했다. 거북선은 9일 한강 이촌 나루터를 출발, 만조시간에 맞춰 신곡수중보를 통과한 뒤 이틀 동안 자체 동력으로 인천항까지 이동한다. 이어 3일 동안 예인선 2척에 끌려 통영까지 옮겨질 예정이다. 1990년 교육용으로 건조된 복원 거북선은 전장 34m, 폭 10m, 높이 6.3m에 무게는 180t이다. 통영으로 옮겨진 뒤 3년 동안 한산도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거북선 이동을 계기로 한강 수로(水路)이용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정부와 유엔군에 한강 뱃길 이용이 활성화되도록 지원해줄 것을 건의할 계획”이라며 “한강 뱃길이 활성화되면 중단된 경인운하의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살인범 검찰청사서 대낮 탈주

    살인범 검찰청사서 대낮 탈주

    지난 3월 항공사 여승무원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민병일(38)씨가 재판이 끝난 뒤 대기 중 달아나 교정행정의 허점이 또다시 드러났다. 민씨는 2일 오후 3시쯤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검 성남지청 3층 구치감 입구에서 포승줄을 채우려던 교도관 3명 가운데 한명의 눈을 때려 넘어뜨린 뒤 수갑을 찬 채 비상계단을 이용, 주차장 옆 담을 넘어 달아났다. 민씨는 이 날 오후 1시30분쯤 성남지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구치감에서 대기하다 버스로 옮겨타기 위해 구치감을 나서던 길이었다. 키 172cm, 몸무게 70kg인 민씨는 달아날 때 갈색 수형자복을 입고 있고 신발은 신지 않았으나, 도주 중 성남지청에서 100여m 떨어진 가정집(단대동 89번지)에서 청색 상·하 트레이닝복과 흰색운동화를 훔쳐 착용하고 성남세무서 쪽으로 달아났다. 민씨의 뒤를 쫓던 한 교도관은 담을 넘은 민씨를 발견, 검거를 위해 10여초가량 몸싸움을 벌였으나 놓쳤으며 곧바로 뒤따라온 검찰청사내 공익근무요원 2∼3명이 민씨를 추적했지만 붙잡지 못했다. 민씨는 도주후 오후 4시45분쯤 성남시 중원구 중동 김약국 앞 공중전화로 친구에게 전화를 건 사실이 확인됐다. 법무부는 민씨의 수배사진을 전국에 배포, 시민들의 제보를 당부하는 한편 경찰은 예상도주로를 차단하고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민씨는 지난 3월16일 오전 1시10분쯤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서 항공사 여승무원 최모(27·여)씨를 택시에 태우고 가다 최씨를 협박해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최씨의 목을 운동화 끈으로 졸라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경찰은 이미 전과9범인 민씨가 무거운 형량을 받을 것을 우려해 재판 대기중에 달아남에 따라 제2의 범행을 우려, 예상 도주로에 병력을 긴급 배치하는 한편 연고지에 형사대를 급파했다. 신고는 성동구치소(02-402-9131∼4)나 가까운 경찰서(112)로 하면 된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윤여춘의 풀코스준비 이렇게] 도전 1주일전

    [윤여춘의 풀코스준비 이렇게] 도전 1주일전

    풀코스 도전을 일주일 앞두곤 평소보다 트레이닝 강도나 지속 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 트레이닝을 줄이면 근력이 증가되고 에너지가 쌓여 레이스 당일에 많은 도움을 준다. 엘리트 선수들도 대회 1주일을 앞두고는 모든 트레이닝을 접고 컨디션 조절에 들어간다. 대개 사람들은 평소 여러 핑계로 훈련을 게을리하다가 대회 날짜가 임박해지면 불안한 마음을 달래려고 강하게 트레이닝을 한다. 이런 경우 오히려 트레이닝을 하지 않고 레이스를 하는 것만 못하다. 대회에 임박해서 하는 강한 트레이닝은 오히려 근력과 에너지를 저하시켜 레이스 당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방해가 된다. 평소에 정기적으로 트레이닝을 해온 사람이라면 대회 1주일 전에는 30∼40분 정도 가벼운 조깅을 하고 나서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는 트레이닝을 해준다. 대회 전날은 가벼운 조깅을 마친 다음 1000m를 전력주에 가깝게 한차례 달려준다. 훈련을 소홀히 한 사람들은 30∼40분 가볍게 조깅을 한 다음 80∼120m가량의 짧은 거리를 전력주에 가깝게 4∼5회 정도 강하게 실시하는 것이 좋다. 스피드 훈련을 하고 나면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페이스 훈련도 빼놓을 수 없다. 자신이 목표로 하는 기록을 산출해 3000∼5000m 페이스 훈련을 2일에 한번씩 2회 정도 실시한다. 이 트레이닝을 하면 실제 레이스에서 오버 페이스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경기 전에 반드시 실시하는 것이 좋다. 대회 1주일을 앞두고 미리 준비해야할 것도 많다. 러닝화는 새 것을 신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늘 신어서 발에 익숙해진 것이어야 발에 올 수 있는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 새 신발을 구입한 사람은 한번 세탁 후에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말이 잘 맞지 않으면 발의 물집이나 까짐의 원인이 되므로 양말 선택도 신중해야 한다. 양말을 구입할 때는 100% 면양말은 피하고, 땀을 방출시켜주고 발을 건조하고 시원하게 유지해주는 아크릴이나 쿨맥스와 같은 소재로 된 것을 택하는 것이 좋다. 양말의 솔기(이음새 부분)를 잘 살펴야 된다. 꿰맨 부분이 거칠어 물집이 생기는 경우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형태는 발목까지만 올라오는 것이 좋고, 새 양말일 경우 한번 세탁한 뒤 착용하는 것이 좋다. 러닝셔츠는 반소매 셔츠와 긴소매 셔츠를 같이 준비해 기온이 섭씨 5도 이하일 경우에는 긴소매 셔츠를 입는 것이 좋다. 몸에 딱 맞는 것보다는 조금 큰 것으로 여유가 있어야 한다. 피부에 달라 붙지 않고 쾌적하게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시간 달리기에서 마라토너들을 괴롭히는 것이 피부의 쓸림인데, 이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바셀린 크림을 사용하거나 통 넓은 유니폼보다는 타이즈가 피부 쓸림을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MBC해설위원 marathon0527@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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