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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년 시효’ 논란

    ‘15년 시효’ 논란

    온 국민들이 범인 검거를 갈망했던 ‘개구리 소년 유괴 살인사건´과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결국 영원히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됐다.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은 오는 25일,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다음달 2일이면 15년의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 시점이 지나면 범인을 잡아도 법정에 세울 수조차 없다. ●“아이들 한이라도 풀게 해 주세요” “5명의 아이를 무참히 죽인 범인들이 면죄부를 받고 거리를 마음껏 활보하고 다닐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아이들 한을 못 풀어 주는 부모의 심정은 찢어질 뿐입니다.” 1991년 3월 26일 개구리 소년 사건 당시 11살 난 영규를 잃은 김현도(60)씨는 요즘 하루 하루가 천근처럼 압박해 온다. 공소시효 만료(25일 자정)까지 남은 시간은 5일뿐이기 때문이다. 개구리를 잡아오겠다며 집을 떠난 아들은 11년반 만인 2002년 9월 대구 와룡산에서 한줌의 유골로 발견됐다. 소년들의 두개골에서는 무려 50군데의 골절흔이 나타났다. 누군가 무겁고 날선 흉기로 수십 차례나 내리쳤다는 증거다. 타살로 결론이 나자 살인에 해당하는 15년의 공소시효가 적용됐다. 단일 실종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인 32만여명의 경찰이 동원됐고, 제보만도 1000여건이 넘었지만 범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전 국민을 살인의 공포에 떨게 했던 화성 연쇄살인사건도 마지막 10차 사건이 4월2일로 공소시효가 만료된다.86년 9월 15일부터 마지막 살인 사건이 있었던 91년 4월까지 여성 10명이 죽어갔지만 8차 범행을 제외하고는 단서조차 찾지 못했다. 2001년 9월 이후 사건은 하나둘씩 공소시효를 넘겼고 이제 마지막 사건인 10차 범행의 공소시효마저 끝나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 공소시효는 낡은 ‘made in Japan´ 살인 등 강력범죄로 사형을 받는 사건의 공소시효는 15년이다.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당시 일본의 형사법을 기준으로 삼았지만 일본은 25년으로 시효를 연장했다. 독일은 30년, 미국은 연쇄살인 등 강력사건은 아예 공소시효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연쇄살인과 강간 등 반사회적 강력범죄는 공소시효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 시민들은 시효 연장을 촉구하는 서명운동도 펼 계획이다. 15년간 개구리 소년 사건을 수사해온 대구 성서경찰서 길성갑 경위는 “이렇게 수사를 접을 수밖에 없는 것이 아쉽다. 범죄자에게 일률적 잣대로 공소시효를 적용하는 것은 국민 정서상으로나 범죄 예방차원에서도 올바르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초 국가인권위원회도 반인도적 범죄 등의 공소시효의 배제나 정지를 권고한 바 있다. ●법조계 “15년이면 증거도 부정확” 반면 법조계 등에서는 공소시효의 폐지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법무부 김수남 공보관은 “법적 안정성에 예외를 두는 공소시효 폐지는 또 다른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15년 이상 지난 오래된 범죄의 경우 사실상 증인을 포함한 증거 자체가 부정확해진다는 점도 공소시효 폐지를 어렵게 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씨를 비롯한 개구리 소년 부모 5명은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인 23일 소년들의 유골이 발견된 와룡산을 찾아 범인들의 양심선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김씨는 “범인이 아이들에게 용서라도 빌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영규·대구 한찬규 기자 whoami@seoul.co.kr
  • 수입車 일그러진 시장선점 경쟁

    수입차업체들이 최대 2000만원에 이르는 파격 할인을 내세워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단기간에 판매량을 늘려 급성장하고 있는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라지만 출혈경쟁 우려와 함께 역으로 그동안 폭리를 취해온 것을 입증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볼보코리아는 이달 말까지 럭셔리세단 S80을 현금으로 일시불 구매하는 고객에게 최대 21%의 할인혜택을 주기로 했다. 가장 고가인 S80이그제큐티브는 정상가에서 1762만원(20%) 할인된 6921만원,S80 2.9는 1493만원(21%) 할인된 5689만원에 각각 구입할 수 있다. 또 320만원 상당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무상으로 달아주기 때문에 S80이그제큐티브의 경우 소비자가 받는 혜택은 2000만원이 넘는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도 이달 말까지 스포츠카인 SL500과 CLK 350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등록세(5%)를 깎아주기로 했다. SL500의 경우 차값이 2억원에 육박해 1000만원 가까이를 할인받는 셈이다 BMW코리아도 주력 모델인 5시리즈의 523i는 취득세(2%),525i와 530i는 등록세를 지원해주고 SUV(스포츠유틸리티차) X5는 등록세와 취득세를 모두 깎아준다. 할인폭이 525i와 530i는 400만원 안팎,X5 4.4i는 8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도요타코리아도 이달 말까지 ES330을 현금 일시불 구매하면 취·등록세에 해당하는 400만원을 깎아주고,RX330은 취득세(120만원)를 지원한다. 나머지 업체들도 특소세 인상분 지원 등으로 수백만원을 깎아주거나 선물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가격을 파격적으로 깎아주는 것은 그동안 폭리를 취해왔다는 점을 업체 스스로 자인한 셈”이라면서 “할인 직전에 차를 구입한 고객과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시민단체 “공인연비보다 10~30% 낮아” ‘가격 뻥튀기’ 의혹이 끊이지 않는 수입차가 ‘출력 뻥튀기’에 이어 이번에는 ‘연비 뻥튀기’ 논란에 휩싸였다. 자동차10년타기시민운동연합(이하 운동연합)은 아우디 A8 4.2와 렉서스 LS430의 연비를 국립환경연구원 교통환경연구소에 맡겨 측정한 결과, 공인 연비보다 10% 이상 나쁘게 나왔다고 20일 밝혔다. A8 4.2의 경우 공인 연비가 10.0㎞/ℓ인데 측정 결과 7.2㎞/ℓ로 28% 낮게 나왔고 LS430도 8.9㎞/ℓ로 공인 연비(9.9㎞/ℓ)보다 10% 낮았다. 문제는 이 차종들의 미국 공인 연비는 이번 측정치와 비슷하다는 것.LS430의 미국 연비는 8.7㎞/ℓ이며 아우디 A8 4.2는 8.2㎞/ℓ이다. 한국 소비자들만 ‘뻥튀기’ 연비에 속아온 것이다. 특히 LS430은 지난해 출력 과장 표기로 물의를 일으킨 모델이다. 미국에서는 278마력으로 출력 표기를 낮췄으면서도 국내에서는 293마력으로 표기한 것이다. 운동연합측은 매년 주기적으로 사후연비 확인검사를 받는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는 출시 때 한 차례만 연비를 측정하면 돼 이같은 부풀리기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운동연합 임기상 대표는 “연비에 유리한 사양이 적용된 차를 연구소에 보내 측정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부풀려진 수입차 연비는 상대적으로 국산차가 연비성능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소비자들에게 큰 피해를 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렉서스를 판매하는 도요타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테스트에 사용된 모델은 2만㎞ 이상 주행한 ‘중고차’여서 측정의 신뢰도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내 공인 연비가 미국보다 높게 나온 부분은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운동연합측은 수입차에 대한 연비 전면 재측정과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서한을 산업자원부와 국회산업자원위원회에 제출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열린세상] 폭력의 그늘,무엇이 남는가/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 납치되었던 KBS 용태영 기자가 무사히 귀환하게 되었다는 소식에 온 국민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제2의 김선일 사건으로 비화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해오고 있었던 터였다. 성공적 협상에 나섰던 한국 외교관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테러를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심리적 충격과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폭력적 행위라고 규정할 때, 테러의 역사는 아마도 인류 역사만큼의 오랜 기록일 것이다. 최근 자주 사용되는 테러방법은 주로 자살폭탄공격, 하이재킹, 그리고 인질납치 등이다. 정치적 갈등이 첨예한 중동지역에서 테러는 일상사가 되어 있다. 특히 종교적 차이로 인한 정치적 갈등일 때, 테러라는 폭력적 방법에 쉽게 도착(倒錯)된다. 테러를 감행하는 측에 있어 죽음은 순교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테러는 이미 중요한 국제정치적 이슈다. 탈냉전기 국제정치 현안의 중요도와 대응방법을 결정하는 소위 ‘현안 결정자’(agenda-setter)의 역할은 미국이 맡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 테러행위는 미국의 국가안보에 가장 심각한 위협요소다.9·11 테러 이후 명백해진 안보관이다. 냉전기 미국의 국가목표가 봉쇄(containment)였다면 탈냉전기 국가목표는 테러 방지다. 이에 따라 주요 강대국들의 외교안보 목표도 미국을 좇아 테러방지에 두고 있다. 그러나 국제정치의 핵심 현안으로 떠오른 테러가 쉽게 수그러들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 보인다. 목표가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의 논제에 철학적 합의를 이룰 수 없는 이상, 테러를 행하는 측과 이에 대응하려는 측 사이의 간극은 메워지지 않고 영원한 평행선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인간 지성적 능력의 한계, 인간과 사회의 불완전성이 오늘날 테러문제로 극명하게 드러나 있다. 더욱이 오늘날 미국이 테러방지에 대응하는 방법 또한 군사력이라는 폭력성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으면서 미궁에 빠지게 되는 폭력 악순환성의 전례를 보여준다. 테러는 테러를 가하는 측이 던지는 일종의 대화 방법이다. 문제는 대화의 방식이 너무 일방적이라는 점과 단기간에 세간의 주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환각 때문에 폭력사용이라는 유혹에 쉽게 빠진다는 점이다. 일방적으로 자신의 주장만을 퍼붓듯 이야기하는 것은 대화가 아니라 자기 논리의 난폭한 표현일 뿐이다. 이것은 사회 내 갈등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뭔가 보여주지 않으면 상대가 나의 주장에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는 강박관념이 폭력수단의 사용을 유혹한다. 유사한 폭력적 행동이 이전에 일정정도 효과를 가져왔다고 믿는 인식적 관성이 폭력 행위를 반복시킨다. 폭력성을 띤 언술도 마찬가지다. 사회 내부에서나 국제관계에서 폭력이 그치지 않고 하나의 관습처럼 전승되었던 이유도 거기에 있다. 상대방의 의사와 행동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난폭한 어조나 폭력만이 유일한 수단이 아니다. 꾸준한 설득을 통한 방도도 있고, 심금을 울리는 어사(語辭)나 눈물 한 방울에 비춰지는 감성도 변화의 원동력이 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들을 학습하고 있는 중이다. 민주화 이후의 민주화 시대가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과제다. 이럴 때, 비폭력 평화운동을 통해 위대한 진보를 이루었던 간디나 킹 목사의 발자취를 진지하게 재조명해야 한다. 폭력이 단기적 효과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근원적 문제 해결이나 장기적 목표 달성에 반드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피는 더 많은 피를, 폭력은 더 거대한 폭력을 부른다는 사실만이 명백한 진리다. 영화 ‘뮌헨’에서 주인공은 “테러를 주도한 자를 제거하고 나면 더 악랄한 자들이 그 자리를 채울 것”이라고 되뇌며 폭력적 보복행위의 허탈감을 토해낸다. 그 절망어린 목소리가 더 큰 울림으로 남는다. 그것은 이 시대 우리들의 고뇌나 다름없다.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
  • 美 ‘北 부정적 인식’ 재확인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발표한 국가안보전략보고서(NSS)의 핵심 내용은 북한과 이란, 시리아, 쿠바, 벨로루시, 미얀마, 짐바브웨 등 7개국을 독재국가로 지목하고 그 중 이란을 최고 위협으로 규정한 것이다. 또 테러리스트들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예방적 선제 공격’이 가능하다는 독트린을 재확인한 뒤 동맹의 확산을 통해 테러집단을 격퇴하고 민주주의 확산을 통해 테러가 자생할 토대를 줄여 나간다는 것을 천명했다. 보고서는 7개의 ‘독재국가’를 종식 대상으로 지목한 것과 함께 러시아와 중국,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등이 미국에 가하고 있는 안보적 위협들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11개 장으로 이뤄진 보고서는 9·11 이후 지금까지 추구해온 안보 정책을 보다 정교하게 이론화한 것이다.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선 “심각한 핵 확산의 위협”으로 규정하고 “6자회담의 다른 참여국들과 함께 북한이 9·19 공동성명을 이행토록 계속 압박해 나갈 것”이라고 ‘외교적’ 해결책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위조지폐 제작·유통과 마약 불법거래, 미사일 개발, 인권탄압 문제도 거론하며 “미국의 국가·경제 안보를 지키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의 군사 소식통은 “이번 보고서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인 인식을 재확인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의 선제공격 대상에 북한이 포함된다고 ‘과잉 해석’될 만한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dawn@seoul.co.kr
  • 경기신보 대정부 건의문 채택

    경기신용보증재단(이사장 박해진)은 17일 창립 10주년을 맞아 ‘경기도 중소기업인 대회’를 개최하고 기업규제 철폐를 정부에 촉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했다. 중소기업인들은 이날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 등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행사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정부 지원이 미흡하고 수도권 기업에 대한 차별과 규제가 상존하고 있다.”며 ▲투자유인책과 특별지원대책 강구 ▲공장총량제 등 기업규제 폐지 ▲신용보증재원 확충 등을 촉구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죽어도 좋을 영화 로망스

    연기파 배우 조재현, 영화 ‘여자, 정혜’가 있긴 하되 여전히 TV드라마에서의 야무지고 암팡진 연기로 각인된 김지수가 만난 멜로 ‘로망스’(제작 LJ필름).16일 개봉하는 영화는 두 배우의 조합이 심상찮은 상승효과를 기대하게 만드는 정통 멜로물이다. 영화의 전반적인 정조는 비감(悲感)이다. 포스터 카피(‘나는 이 사랑에 목숨을 걸었다’) 그대로 남녀 주인공이 운명적으로 다가온 사랑을 목숨으로 맞바꾸는 이야기 얼개이다. 비감멜로에 던져진 남녀는 온전한 곳 하나 없는 상처투성이의 삶을 견디고 있다. 강직한 성격 탓에 조직에서 소외되고 아내에게까지 버림받은 형사 형준(조재현)이 그만큼이나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여자 윤희(김지수)를 경찰서에서 우연히 만난다. 부와 권력을 한손에 거머쥔 남편이지만 병적인 집착과 폭력에 갇혀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던 윤희에게 상처를 쓸어주며 다가오는 형준은 순식간에 사랑의 존재로 발전한다. 막다른 골목에 내몰려 사랑 말고는 구원을 얻을 수 없는 남녀의 만남은 빤히 파국이 읽힌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위기의 로맨스가 된다. 권력자 남편의 눈을 피해 나누는 위태로운 밀애, 남녀를 벼랑끝으로 몰아가는 권력의 횡포가 드라마의 골간이 되어 시종 불안한 파열음을 빚는다. 상처받은 영혼이란 공통점을 빼고는 모든 것이 극대비되는 남녀의 캐릭터가 멜로의 입체감을 살린다. 세상과 타협하지 못해 밑바닥 삶을 택하는 조재현의 거친 캐릭터, 웃음 한번 없이 절제된 슬픔을 연기하는 김지수의 가녀리고 애처로운 캐릭터가 상반된 질감으로 드라마에 요철을 만든다. 그러나 이전에 만날 수 없었던 독특한 향미의 멜로를 고대한다면 아쉬울 대목들이 많다. 너무 많이 봐온 탓에 다음 대사까지 유추할 수 있을 전형적 설정들이 특히나 난감하다. 권력에 빌붙어 형준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경찰서 내부의 적, 음모에 맞서 형준을 우정으로 지켜주려는 동료(기주봉 장현성) 등의 캐릭터는 형사액션물의 모범답안을 그대로 베껴온 듯하다. 각자의 위치에서 두려움 없는 사랑을 연기하는 두 배우의 ‘개인 플레이’는 흠잡을 데 없이 화려하다. 하지만 주인공들이 목표인식을 전혀 다르게 하고 있다는 뜨악함을 안기는 것도 이 영화의 단점이다. 김지수는 멜로를, 조재현은 액션을 찍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건 아무래도 요령부득이다. 목숨을 버릴 만큼의 격정적 사랑을 그리고 싶었다면, 감독은 관객을 (액션이 아닌)심리적으로 압박해야 하지 않았을까.‘그렇다치고’ 덮어줘야 하는 우연이 남발되다, 후반부의 과도한 액션이 멜로라인을 잠식해버리는 한계가 아쉽다. 문승욱 감독은 ‘이방인’‘나비’ 등의 장편영화를 연출했다.18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행복지수’ 높이는 ‘빵순이’ 아줌마

    ‘행복지수’ 높이는 ‘빵순이’ 아줌마

    서울 영등포구 문래2동 독거노인 20여명은 매일 빵을 배달받습니다. 소보르빵, 피자, 맘모스빵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오늘은 어떤 빵을 갖고 올까.’ 궁금해하며 기다리는 게 재미있다.”고 한 할머니가 말하더군요. 첫 배달은 지난 2월12일.‘빵굽는 마을’ 대표인 김경희(36)씨가 전날 팔다 남은 빵을 무료로 내놓으면서 시작됐습니다. 동사무소는 빵을 기증받고도 한참이나 망설였습니다. 골목골목에 숨은 독거노인 집을 찾아 배달하는 일이 막막했거든요. 그때 주부 자원봉사단이 바람처럼 나타났습니다.“운동 삼아 동네 산책한다.”며 1시간30분을 거뜬히 돌아 빵을 배달합니다. 할머니 생신 날에는 케이크와 음료를 기증받아 파티도 열고 있습니다. 유쾌한 파티에 할머니가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답니다. 인간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지만 빵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분명합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공장에서 분업은 생산지수를 높이지만, 자원봉사의 분업은 행복지수를 높인다.’ 14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영등포구 문래2동 ‘빵굽는 마을’앞. 노란 조끼를 입은 주부 5명이 옹기종기 모여있다.“잘 잤어.”“피곤해 보인다.”“오늘은 좀 날씨가 풀렸네.” 여고생들이 등교해 아침 인사를 나누는 것처럼 다정하다. 이들은 최동화(65) 주부를 단장으로 한 문래2동 ‘자원봉사단’. 매일 아침 제과점에 빵을 받으러 나온다. 김정진 동장은 “빵굽는마을 대표인 김경희씨가 매일 빵을 20∼30개 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별일 아닌데 앞에 나서기 싫다고 이날 자리를 피했다. 김 대표가 동사무소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11월. 동사무소가 빵을 사먹는 쿠폰을 소년소녀가장에게 지급하고, 빵굽는 마을이 가맹점으로 등록하면서부터다. 김 대표는 “좋은 일을 시작했으니, 부족하지만 아침마다 빵도 내놓겠다.”고 먼저 제안했다. 동사무소는 독거노인들에게 빵을 간식으로 나눠주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날마다 집집마다 배달하는 게 문제였다. 골목골목에 있는 20여 곳을 1시간 30분씩 걸려 찾아가는 일이었다. 이때 문래2동 자원봉사 연합회가 나섰다. 최 단장을 중심으로 여섯 명이 돌아가며 배달을 자청한 것이다.2월 12일 배달이 시작됐다. 주중에는 독거노인에게, 주말에는 양로원에 빵을 전달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빵 배급에 나오는 최 단장에게 꾀가 나지 않느냐고 물었다. “매일 운동한다고 생각하면 되죠. 운동장이나 공원을 무작정 걸어다니는 것도 얼마나 좋아요. 어르신들과 얘기도 나누고, 빵도 드리고….” 작은 생각의 차이가 삶을 변화시키는 법이다. 제과점을 나온 주부 박이분(51) 서영숙(51) 하정분(54) 이춘하(46)씨는 다정히 빵 가방을 들고 ‘운동’에 나선다. 미로 같은 좁은 골목을 돌고 돌아 현관문을 두드렸다. 할머니는 딸을 맞이하듯 반갑게 인사했다. “추운데 고생하네.” “다리는 괜찮으세요.”“아침은 드셨어요.”“달지 않은 빵 좋아하시죠.” 주부들이 건네는 따뜻한 말에 할머니는 미소를 짓는다. “고마우이. 잘 먹을게.” 손까지 다소곳하게 모아 감사의 뜻을 전한다. 집이 비었으면 할머니와 약속한 비밀장소에 빵을 넣어두고 돌아선다. 찾아가는 곳마다 주부들이 건네는 인사가 달랐다. “XX이는 이번에 중학교에 갔죠. 공부를 잘한다면서요.” “성경 읽기는 재미있으세요. 눈 나빠지시니까 쉬엄쉬엄 하세요.” 금속가공업체로 둘러싸여 꼭꼭 숨은 집을 찾아내는 것도, 그 곳에 사는 할머니의 일상을 꿰뚫었다는 것도 신기했다. “동네 어르신이잖아요. 수십년간 골목을 오가며 만나 얘기하고, 인사하죠. 도시지만 우리 동네는 정이 남아 있답니다.” 최 단장의 동네 자랑에는 정이 담겨 있다. 지나가는 트럭이 옆에 서더니 운전사가 ‘무슨 자원봉사냐.’고 물었다.“할머니께 빵을 드린다.”고 말하자 “좋은 일하느라 수고한다.”며 손을 번쩍들어 응원해 준다. 25년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최 단장은 “자원 봉사를 하려고 나서는 사람이 예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각박해졌다고 말하지만, 깊이 살펴보면 훈훈한 얘기가 넘쳐난다.”고 말했다. 지난해말 영등포구청이 실시한 자원봉사 교육에도 500여 명이 등록했다. “할머니가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면 옛날에 맛난 음식을 몰래 챙겨주던 우리 할머니가 생각나요. 그래서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할머니만큼이나 저도 행복해지니까요.” 매서운 겨울을 이겨낸 봄의 햇살만큼이나 주부들의 마음씨가 따사로웠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부고]

    ●박해숙(국민일보 이사)씨 별세 준형(삼성전자)씨 부친상 김현희(가톨릭대 성가병원 소아과장)박건태(한국도로공사 과장)김본(PS바이오)씨 빙부상 14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02)590-2352●정락중(일본 쓰쿠바대학 국제정치학과 명예교수)씨 별세 인호(일본 쓰쿠바대학 특수교육학과 조교수)재훈(팬택&큐리텔 동경법인 차장)혜숙(전 링크인터내셔널 대표)혜순(미국 이스트캐롤라이나대학 커뮤니케이션학 교수)씨 부친상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6시 (02)3410-6915●장석재(전 대한제분 사장)석봉(미국 거주)영심(〃)영선씨 모친상 서세모(미국 거주)공수영(미스터디어컨설팅 대표)씨 빙모상 15일 서울대병원, 발인 18일 오전 7시30분 (02)2072-2016●제진주(전 경기소방재난본부장)씨 모친상 지상완(사업)지정효(강남소방서)씨 빙모상 1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7일 오전 8시30분 (02)3010-2293●조현용(덴츠 이노벡 매체팀 대리)씨 모친상 1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02)3010-2261●노영진(농협 전주완주지부 과장대리)갑섭(아이크래프트 대리)씨 부친상 송윤철(농촌공사 계장)씨 빙부상 노병철(한국원자력연구소 부장)병수(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본부 차장)영수(자영업)씨 형님상 15일 전북대병원, 발인 17일 오전 8시 (063)250-2444 ●김성현(조선일보 호남취재본부 기자)광현(한길학원 강사)씨 모친상 이진호(한길학원 원장)국정호(광주 국도유지건설사무소)고택순(자영업)허용우(한길학원 강사)씨 빙모상 14일 광주 조선대병원, 발인 16일 오전 10시 (062)231-8901●우성제(전 아이뉴스24 부국장)국제(월드써키트 대표)향제(산림청 행정사무관)씨 부친상 엄광흠(아륭산업 대표)정세훈(KT 천안지사지원 팀장)씨 빙부상 1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8일 오전 6시 (02)451-0099●김철기(이화 대리)씨 부친상 이상식(동신중 예체능부장)신병철(마리오건설 부장)박상우(이담건설 총무부장)한봉규(대림석유화학 부장)씨 빙부상 1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02)3010-2237●지종학(전 KBS스카이 사장)씨 상배 15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17일 오전 9시 (02)590-2560●최재철(한국주켄 이사)재석(국방부 검찰단장)씨 부친상 문의범(참정보통신 운영실장)김광석(파주 교하중 교장)씨 빙부상 1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30분 (02)3410-6916●하인성(KBS 미디어 방송제작팀 국장)씨 모친상 15일 이대 목동병원, 발인 17일 오전 8시 (02)2650-2741
  • 자이툰부대병력 교체 동행기

    자이툰부대병력 교체 동행기

    김 상사님! 만약 당신이 지난 9일 서울공항에서 자이툰부대 교대 병력의 출국 장면을 지켜봤다면 실망하셨을 겁니다.41년 전 용맹스러운 제2해병여단의 일원으로 당신이 월남으로 떠날 때 부산항을 가득 메웠던 만큼의 환송 인파를 그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활주로에 일렬로 늘어선 동료 군인들의 손짓만을 배경으로 트랩을 오르는 장병들의 뒷모습은 쓸쓸해 보였습니다. 이라크 파병을 둘러싼 숱한 찬반 논란의 포연(砲煙)에 질식하는 건 결국 장병들의 ‘실존’이 아닌지요. 그러나 김상사님! 저의 우울함은 기내로 들어선 순간 증발했습니다.300여명의 장정들이 일제히 뿜어내는 ‘테스토스테론’의 열기가 확하고 달려드는 것이었습니다. 베이지색 군복에 바짝 밀어버린 머리, 그리고 이글거리는 검은 눈동자는 흡사 질서정연한 사자떼의 모습이라 할 만했습니다. 저는 감히 그들을 정면으로 쳐다보지 못했습니다. 해석하기 힘든 침묵이 전장(戰場)으로 향하는 기내를 묵직하게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이륙 후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가까스로 뒷좌석의 한 병사에게 물었습니다. 두렵지 않으냐고.“담담합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오더군요.‘불치의 직업병’에 걸린 기자는 재차 다그쳤습니다. 전체 감정 중에 두려움이 몇 퍼센트나 되느냐고. 이번엔 “그걸 딱 잘라 말하긴 힘들다.”는 대답입니다. 우문현답이었습니다. 어찌 사람의 감정을 일률적으로 재단할 수 있겠습니까. 호기심과 설렘에 온통 구름 위를 걷다가도 순식간에 공포가 엄습하면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게 인간의 한계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아(我)는 비아(非我)요, 무아(無我)라는 것이겠지요. 김 상사님! 이륙 10시간 30분만에 장병들을 실은 민항 전세기는 쿠웨이트의 무바라크 공군기지에 도착했습니다. 전장인 이라크로 진입하기 전 장병들은 쿠웨이트의 미군기지(캠프 버지니아)에서 하루를 묵습니다.41년 전 김 상사님은 6일의 항해 끝에 월남의 깜란만에 상륙, 바로 전투태세에 돌입했지만 지금 후배들은 잠시나마 숨을 고를 겨를이 있는 것입니다. 비행기에서 내린 병사들을 제일 먼저 맞아준 것은 악명높은 사막의 모래바람입니다. 얼굴쪽으로 사납게 달려드는 모래 세례에 눈을 뜨기도, 숨을 쉬기도 힘든 지경이었습니다. 사막의 신(神)은 이런 식으로 여기가 호락호락한 곳이 아님을 경고하는 듯합니다. 다음날 장병들은 공군 수송기인 C-130에 실려 이라크 아르빌로 향했습니다. 김 상사님,41년 전 당신은 미 해군 함정을 타고 월남에 와서 미군이 나눠준 탄약으로 전쟁을 치렀지만, 지금 자이툰 부대원들은 소총에서 비행기에 이르기까지 일체 우리 장비로 전쟁에 임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력의 성장치는 이렇게 확인됩니다. 물론 여기에는 김 상사님과 전우들이 흘린 피의 기여가 포함돼 있겠지요. 보일러실 내부처럼 어수선한 수송기에 앉아 고막을 찢을 듯한 소음을 듣고 있으려니 본격적으로 전쟁터로 향한다는 실감이 났습니다.2시간 가량이 흘러 착륙이 임박해졌을 때 기체가 롤러코스터처럼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전술비행’에 돌입한 것입니다. 이것은 이·착륙시 혹시 있을지 모를 적의 대공포 공격을 피하기 위해 기체를 지그재그로 선회하는 것입니다. 장병들 모양으로 방탄조끼와 헬멧을 착용하고서 10분 넘게 넘실대는 기내에서 중심을 잡다보니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가 밀려올라왔습니다. 김 상사님도 월남으로 향하는 배 안에서 배멀미 때문에 죽을 고생을 했다고 하셨지요. 세상이 변해도, 또 기술이 진보해도 구역질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 전쟁의 통과의례인가 봅니다. 수송기가 닿은 곳은 아르빌 국제공항입니다. 수송기 주위에 배치돼 집총자세로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는 자이툰부대원들을 보면서 오싹 긴장감이 들었습니다. 이곳이 허허벌판이라고 해서 41년 전 밀림 속에서의 김 상사님보다 공포감이 덜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어디선가 순식간에 날아오는 총탄에 격살될지도 모른다는 상상은, 무애(無碍)한 광야에서 오히려 더 섬뜩하게 전개되는 것 같습니다. 이라크 북부에 위치한 아르빌은 예상과 달리 사막이라기보다는 구릉지와 녹지가 군데군데 펼쳐진 초원지대에 가깝습니다. 부대원들이 완전무장 차림으로 철통 같은 경계를 펴고 있는 자이툰부대 영내로 들어선 순간 안심이 됐습니다.100만평 규모에 3000여명의 사단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자이툰부대는 병원도 있고, 슈퍼마켓도 있고, 외환은행 지점도 있어 마치 한국의 어느 마을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입니다. 장병들의 식탁은 한국에서 배로 실어온 우리식 반찬으로 채워집니다. 김 상사님이 보시면 세상 참 좋아졌다고 하시겠지요. 김 상사님! 정작 놀라실 얘기는 지금부터입니다. 도착 다음날인 11일 자이툰 부대원들의 민사심리작전에 동행해 아르빌 외곽의 작은 마을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잔뜩 긴장해 있는 제 눈앞에 펼쳐진 장면은 흉악한 테러가 아니라 주민들의 따뜻한 미소였습니다. 자이툰 부대원의 차량을 발견한 어린이들은 하던 놀이를 제쳐놓고 손을 흔들며 수도없이 차량으로 달려들었습니다.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느라 팔이 아플 지경이었습니다. ‘피르라시’라는 마을에 다다르자 귀에 익은 우리 동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라크 어린이들이 용맹하기로 이름난 우리 특전사 요원들을 따라 율동에 맞춰 우리 말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곰 엄마곰 아기곰∼” 서울에서 8400여㎞나 떨어진 이국의 하늘 아래서 우리 동요를 부르고 있는 어린이들을 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울컥 눈시울이 불거졌습니다. 한쪽에서는 이라크 청년들과 우리 병사들 사이에 씨름대회와 줄다리기가 펼쳐지고 있었고, 호떡, 솜사탕 같은 우리 먹을거리도 차려져 있었습니다. 이 성대한 마을잔치는 오롯이 우리 군인들의 손으로 연출되고 있었습니다. 살벌한 전장을 상상하고 온 기자에게 이런 장면은 한바탕 충격이었습니다. 자이툰은 전투가 아닌 사랑을, 파괴가 아닌 재건의 씨앗을 뿌리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또 하나의 거대한 한류(韓流)였습니다. 이라크 파병이 어쩌고저쩌고하는 온갖 탁상공론을 자이툰은 총이 펜보다 강하다는 역설의 웅변으로 조롱하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6월 이후 아르빌에서 단 한 건의 테러도 일어나지 않은 기적은 이런 한류식 사랑의 결실입니다. 불퇴전의 특전사 요원들이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어린이들과 껑충껑충 율동을 하는 것, 이것은 유난히 다정(多情)한 우리 민족이 아니고선 다른 어떤 나라 군인들도 감히 흉내낼 수 없는 발상의 전환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한국군의 성과에 자극을 받은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최근 “한국군의 민사심리전을 벤치마킹하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생사가 오락가락하는 전쟁터에서 민심부터 챙기는 것은 우리 군의 오랜 전통인 것 같습니다. 월남전 당시 채명신 주월 한국군 사령관이 “100명의 베트콩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1명의 양민을 보호하라.”고 신신당부했던 것을 김 상사님도 기억하시지요. 현지에서 자이툰은 치안유지에서부터 도로포장, 기술교육, 의료봉사 등등 수십가지의 민사작전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정부 역할을 대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상황이 이러니 이곳 주민들은 한국군 철군 소식이 나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합니다. 이날 오후 만난 쿠르드 자치정부 관계자는 한국군이 얼마동안 주둔했으면 하느냐는 질문에 주저없이 “영원히(forever)”라고 하더군요. 12일 아침 저는 올 때와는 반대로 밝은 마음으로 아르빌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6개월의 복무기간을 마치고 귀환하는 300여명의 교체 병력과 말입니다.14일 아침 드디어 서울공항에 비행기가 안착했을 때 한 병사(김금휘 병장)에게 제일 보고싶은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어머니”라고 답하더군요. 그 말을 들으니 고작 6일간 이라크 출장을 가는 아들 걱정에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신 어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그러니 이라크에서 조국을 위해 생명을 담보잡힌 3000여 장병의 어머니들의 심정은 또 어떻겠습니까. 물론 41년 전 사지에 아들을 보내놓은 김 상사님의 어머니도 밤잠을 못 이루셨겠지요.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드라마 ‘개성만점 엄마’가 뜬다

    ‘드라마 속 엄마 연기 감칠나네∼.’ 주부 최진숙(55)씨는 최근 MBC 일일연속극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의 팬이 됐다. 주인공 대학생과 여고생의 연애이야기가 재미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천방지축 문제아를 딸로 둔 커리어우먼 엄마로 나오는 박원숙의 억척연기에서 눈을 뗄 수 없기 때문이다. 요즘 인기 드라마 속 ‘엄마’들의 활약이 대단하다. 주인공들을 뒷바라지하는 그림자 역할에서 벗어나 스토리라인 전면에 나서 중심축 역할을 한다. 특히 엄마들간 벌이는 미묘한 신경전은 드라마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가 대표적인 사례. 남편과 헤어진 자수성가형 엄마 박원숙이 과외선생과 결혼하는 둘째 딸과 벌이는 ‘전쟁’은 박원숙 특유의 말투와 몸짓으로 재미를 더한다. 게다가 과외선생 엄마로 나오는 정혜선과 언니 선우용녀 등과 펼치는 3각관계(?)는 이들의 연기대결을 보여준다. KBS의 일일드라마 ‘별난여자 별난남자’ 속 엄마들도 경쟁이 치열하다.‘웰빙홈쇼핑’ 사장 부인인 박정수는 아들이 엉뚱한 여자를 좋아한다며 방해하기 바쁘고, 변변치 않게 사는 큰집 형님 김해숙과 시누 이경진을 은근히 무시한다. 이들의 불꽃 튀는 신경전은 젊은 주인공들의 갈등과 사랑이야기에 못지 않은 긴장감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SBS의 주말드라마 ‘하늘이시여’에 등장하는 엄마들은 평범하지 않다. 미혼모로 낳은 딸을 어쩔 수 없이 버린 엄마 역의 한혜숙은 결국 딸을 찾아 며느리로 삼으면서 매회 눈물을 흘린다. 딸을 키워준 양엄마 역의 박해미와, 한혜숙의 아들을 짝사랑하는 회사 후배의 엄마 이보희는 주인공들의 결혼을 결사반대하는데, 이들의 모습은 다소 과장되고 비정상적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엄마들의 극성이 세질 수록 시청률도 올라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MBC 수·목드라마 ‘궁’의 젊은 엄마 혜정궁 역의 심혜진과 황후 역의 윤유선의 신경전도 볼 만하다. 실제로는 둘다 30대 후반이지만 19세 아들을 둔 엄마로 등장, 각자의 아들을 황제로 만들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SBS 주말드라마 ‘사랑과 야망’의 엄격한 엄마 정애리와, 금요드라마 ‘어느날 갑자기’의 딸밖에 모르는 엄마 김용림,KBS 아침드라마 ‘고향역’의 송옥숙,‘걱정하지마’의 김성령 등도 각각 개성있는 엄마 연기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엄마 역을 맡는 탤런트들의 나이가 낮아진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엄마는 엄마일 뿐. 개성도 중요하지만 엄마의 의미를 잃지 않는 따뜻한 연기를 기대해 본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대우조선해양 사장 남상태씨

    대우조선해양은 7일 정기주총과 이사회를 열고 정성립 사장의 후임으로 남상태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을 3년 임기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1950년생으로 연세대를 졸업하고 1979년 대우조선에 입사, 기획·재무담당 전무를 거쳐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으로 일해왔다. 대우조선 이사회는 새로 선임된 남상태 사장, 김동각 경영지원본부장(전무), 이영만 기술본부장(상무), 허종욱(산업은행 이사)·하종인(전북은행 상근감사위원)·김홍진(상은리스 자금부장)·김형태(충남대 선박해양공학과 교수) 이사에 기존 정동수(전 환경부 차관) 이사를 더해 8명으로 지난해보다 1명 늘어났다.
  • 인터넷뱅킹 ‘판교 대란’ 경보

    인터넷뱅킹 ‘판교 대란’ 경보

    “인터넷뱅킹은커녕 컴퓨터도 접해 보지 못한 어르신들께 인터넷뱅킹 가입을 안내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성남시 수정구의 국민은행 태평역지점에는 요즘 하루에도 100여명의 고객이 인터넷뱅킹에 가입하기 위해 몰려 든다. 이 지점 관계자는 “판교에 인접한 모든 영업점의 사정이 비슷하다.”면서 “판교 청약일에 임박해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고객이 몰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는 29일부터 접수가 시작되는 판교 청약이 인터넷뱅킹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인터넷뱅킹에 관심이 없던 은행 고객들을 컴퓨터 앞으로 끌어 당기고 있다. 은행들은 판교 청약이 인터넷 뱅킹에 일대 혁명을 가져 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한편 갑작스러운 폭증이 ‘대란’으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이번 청약은 원칙적으로 인터넷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청약 예정자들은 거래은행의 인터넷뱅킹에 가입해야만 전자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많고, 주택을 보유하지 못한 기간이 길수록 입주자 선정 순서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인터넷뱅킹의 ‘사각지대’로 남았던 고령의 저소득층까지 첨단 은행서비스를 경험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하루 평균 인터넷뱅킹 가입자 증가수는 3051명이었다. 그러나 올 2월 들어서는 일별 가입자 순증 규모가 1만명을 넘어 섰다. 지난달 27일에만 1만 2131명이 새로 인터넷 뱅킹에 가입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하루 평균 3200여명씩 늘어나던 인터넷뱅킹 가입자가 최근에는 8000여명씩 증가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 분양 공고일인 24일이 가까워지면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 전산이 마비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현재 수도권에 거주하면서 판교 청약이 가능한 1순위자 243만명 가운데 69%인 168만명이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지 않았다. 이들이 분양 공고일부터 청약접수 시작일인 29일까지 인증서를 받기 위해 한꺼번에 몰릴 경우 전산망이 다운될 우려가 있다. 시중은행 인터넷뱅킹 담당자는 “평소에도 거래가 많은 월말이면 속도가 느려진다.”면서 “3월말 ‘대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가입과 인증서 발급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은 일단 판교발 ‘인터넷뱅킹 혁명’을 반기고 있다. 영업점 창구를 이용하던 고객이 인터넷뱅킹으로 옮겨가면 창구의 혼잡도가 낮아지고, 직원들은 단순한 입출금 및 이체 업무에서 벗어나 상품 판매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금리 혜택과 수수료 인하라는 ‘미끼’까지 내세우며 인터넷뱅킹 가입을 독려해 왔다. 그러나 최근의 가입자 증가가 ‘1회성’이라는 시각도 있다.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 판교 청약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가입했지만 이후에도 꾸준히 이용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사춘기 속옷의 수줍은 속삭임

    사춘기 속옷의 수줍은 속삭임

    정서적으로 예민하고 민감한 청소년기.2차 성징이 드러나는 이 시기의 학생들은 자신의 신체발육에 대해 부끄러워하기 마련이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전에 없던 가슴이 봉곳하게 솟아오르면서 브래지어 착용에 대한 부담이나 창피함을 느낀다. 발육 상태가 애매하고 성인용 속옷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아이들에게는 청소년 전용 속옷을 선물해 주면 어색함을 줄일 수 있다. ●브래지어는 모양보다 가슴 크기에 맞게 브래지어를 처음 착용한 아동들은 속옷에 친숙함을 느끼기 위해 등판이나 어깨 끈의 느낌을 최소화한 디자인의 속옷이 좋다. 브래지어를 구입할 때는 아이의 가슴 사이즈를 정확히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브래지어 크기는 크게 ‘컵’과 ‘사이즈’로 구분된다. 유두를 기준으로 윗가슴 둘레에 따라 컵의 크기가 결정되고 밑가슴 둘레에 따라 사이즈가 결정된다. 맞지 않는 속옷을 오래 입게 되면 가슴 모양이 변형될 우려가 있다. 부모가 함께 아이의 사이즈를 재어 보는 게 중요하다. 브래지어를 착용한 뒤에는 팔을 올렸을 때 브래지어가 위로 올라가거나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철심이 천 밖으로 빠져나와 살을 찌르지 않는지, 가슴 부분을 심하게 압박해 땀띠 등을 유발할 수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몸에 너무 조이는 브래지어나 팬티는 발육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활동이 많은 아이들에게는 불편하므로 약간은 넉넉해야 한다. 소재는 가급적 순면 소재를 택한다. ●심플하고 귀여운 디자인 어울려 레이스, 큐빅 장식 등으로 화려한 디자인보다는 도트무늬, 캐릭터 디자인 등 심플하면서 귀여워 학생들에게 친숙함을 주는 디자인으로 선택하는 게 좋다. 주니어 속옷의 경우, 흰색이나 회색 등 단순하면서 심플한 색상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으나 최근에는 다채롭고 감각적인 디자인의 속옷을 찾는 학생들도 많아졌다. 인터넷쇼핑몰 디앤샵(www.dnshop.com)의 언더웨어 전문숍 ‘UNDERWEAR Secret SHOP’에서는 국내외 70개 브랜드 5000여종의 속옷을 판다. 특히 아동·주니어 속옷 코너를 별도로 마련했다. 디앤샵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속옷은 ‘(Kiss Republic) Beverly Hills 9종 세트’(4만 9800원)다. 아기자기한 프린트와 앙증맞은 레이스 등으로 특히 10대 청소년과 젊은 층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브래지어 3종과 팬티 6종으로 구성된 이 제품은 각기 다른 9종의 브래지어와 팬티를 혼합해 입으면 위 아래가 세트처럼 잘 어울린다. ‘미미꾸 문자캐릭터 브라팬티 2종’(1만 9100원)도 인기다. 복부 압박이 줄어 착용감이 뛰어나다. 일반 브래지어 착용을 꺼리는 학생들에게 추천할 만한 스포츠형 브래지어다. ‘비너스 자스민 쥬니어 와이어브라’(9만 8000원)는 엠보싱 면 원단으로 깔끔한 스타일이다. 단아한 백색으로 깨끗한 이미지를 드러낸다. 교복을 많이 입는 학생들에게 한, 두개쯤 꼭 필요한 기본 스타일. 부드러운 와이어가 삽입돼 있어 가슴에 압박없이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다. ●남학생 팬티는 통풍성 좋은 트렁크형으로 남학생의 경우 몸에 붙는 손바닥 사이즈의 삼각 팬티보다는 통풍이 잘 되고 활동성이 좋은 트렁크형 사각팬티가 좋다. 몸매가 드러나는 삼각팬티에 비해 트렁크는 속옷이라는 느낌보다 반바지 스타일에 가까워 덜 부끄럽기 때문이다.
  • ‘개구리소년’ 영영 묻히나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사망사건의 공소시효가 임박해 영구미제사건 가능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1일 대구 성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991년 3월26일 우철원(당시 12)군 등 소년 5명이 대구 와룡산에서 실종된 이른바 ‘개구리 소년 실종·사망사건’의 공소시효가 오는 25일로 만료된다. 이는 2002년 9월 소년들의 유골 발굴 당시 ‘사망 시점이 실종 당시로 추정된다.’는 경북대 법의학팀의 감정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공소시효 만료일 이후 범인을 잡아도 처벌이 불가능하게 됐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日帝 총동원체제가 지주제 해체시켰다”

    식민지근대화론과 뉴라이트 운동 등을 통해 기존 상식과 전혀 다른 역사상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는 서울대 이영훈 교수가 이번에도 논쟁적 논문 ‘전시기 농촌경제의 동향’을 발표한다. 자신이 소장으로 있는 낙성대경제연구소 주최로 3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리는 ‘일제하 징용문제 토론회’에서다. 이 논문에서 이 교수는 ‘일제의 수탈로 고달팠던 30∼40년대’ 대신 ‘자작농이 출현하고 지주제가 허물어지던 30∼40년대’라는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해방 뒤 남한 농지개혁의 뿌리도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가 주목하는 연도는 1942년. 이 시기를 경계로 상층농은 땅을 팔고, 하층농은 이 땅을 사는 추세가 뚜렷해지기 때문이다. 경북 예천군 용문면의 토지대장을 토대로 토지소유의 불평등도를 지니계수로 측정해보면 0.595 정도에 머물다가 42년 이후에는 0.570정도까지 확연하게 떨어진다는 것이다.이 교수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일제의 총동원체제에서 찾는다. 일제가 조선에 기대한 것은 노동력 공급과 군수식량의 확보였는데, 걸림돌이 바로 소작농의 낮은 생산성이었다. 일제로서는 농업 생산력을 높여 식량도 확보하고, 높아진 생산력으로 남아도는 인구를 노동력으로 흡수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는 것. 이 교수는 여기서 가난한 하층농들이 도대체 무슨 돈으로 땅을 샀을까 하는 점에도 주목한다. 바로 금융조합의 ‘자작농지 설정사업’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 사업은 30년대부터 시작됐지만 40년대 들어 크게 늘어났고, 특히 비교적 싼 이자의 특별대부금 비중이 4∼7%에서 40년대 들어 19%까지 늘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동시에 대장성에서 받은 돈만 대부하던 금융조합들이 40년대 들어서는 자기자금까지 대출해준다. 농민계층의 안정이야말로 생산력 증대의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입장에 따르면, 흔히 쌀 공출과 수탈과 함께 맞물려 ‘기만적’이라 비판받는 30∼40년대 일제의 농업정책은 오히려 철두철미한 ‘농촌 안정화 대책’이었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동시에 ‘식민지 농민운동의 경험이 이승만과 미군정을 압박해 농지개혁을 이끌어냈다.’는 기존 해석 역시 ‘지나치게 이념적’이라고 비판한다. 이 교수는 그 대신 “해방 이후 지주제의 쇠퇴와 자작농제의 성립은 해방 이전의 이런 추세가 가속화된 결과”로 평가했다. 이 교수의 이런 발표에 이어 박환무(서강대)는 ‘총력전하 조선인 군사 동원과 원호’, 도노무라 마사루(와세다대)는 ‘조선인 전시노무동원’, 후지나가 다케시(오사카산업대)는 ‘전시체제기 조선에서의 위안부 동원에 관한 풍문’, 홍제완(서울대)은 ‘전시노무동원 인원의 추정에 관한 검토’ 등의 논문을 발표한다.이들은 강제동원·수탈·탄압을 지나친 단순화라고 보기 때문에 토론자인 정혜경·윤명숙(일제강점하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 등과 격렬한 논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월드 리포트] ‘톨레랑스 정신’ 메말라가는 佛

    [월드 리포트] ‘톨레랑스 정신’ 메말라가는 佛

    프랑스 사회는 유대인 청년의 처참한 죽음으로 큰 충격에 빠져 있다. 올해 23세인 일란 알리미는 파리 11구에 있는 볼테르가의 한 휴대전화 영업소에서 판매원으로 일하는 평범한 젊은이였다. 영업소를 찾았던 젊은 여성을 만나러 1월20일 저녁 파리 남쪽 교외에 갔던 그는 약 3주가 지난 뒤 파리 남쪽 철로변에서 목숨만 겨우 붙은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그의 상태는 말할 수 없이 처참했다. 입에는 자갈이 물려져 있고, 손이 뒤로 묶여진 채 발견된 그의 벗겨진 몸은 온통 피멍으로 얼룩져 있었다. 칼 자국과 휘발성 액체로 불에 덴 자국 등 엄청난 고문을 당한 흔적이 곳곳에 있었다.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고통을 겪은 뒤 버려진 알리미는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다. 경찰과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알리미에게 가해진 고문은 한 인간이 할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난 것이며 여럿이 그룹으로 행동했을 때만 가능한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처음에는 단순한 납치·강도사건으로 여겨졌던 이 사건은 검거된 용의자가 경찰 조사에서 “알리미가 유대인이어서 집에 돈이 많을 것으로 보고 납치했다.”고 진술하면서 종교·인종적 동기가 범행에 개입된 것이 드러났다. 유대인 지도자들은 범죄조직이 정치적 동기를 지니지는 않았을지라도 유대인에 대한 증오와 편견이 폭력행위를 유발했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반(反) 유대주의적인 인종차별 범죄로 규정했다. 프랑스 사회는 범행의 ‘야만성’에 놀랐고, 반 유대주의와 인종차별주의가 파리 교외의 슬럼가 범죄조직에까지 스며들었다는데도 큰 우려와 경계를 표했다. 특히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한 사람을 납치해 고문하고, 목숨까지 잃게 만들었다는 데에 경악했다. 사람들은 이같은 범죄가 계몽주의가 태동한 지성과 예술의 나라,‘톨레랑스(tolerance·관용)’의 나라에서 발생한 것을 믿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프랑스의 필립 사시에는 ‘왜 톨레랑스인가’라는 책에서 “톨레랑스란 내가 동의하지 않는 것을 용인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서로 다른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톨레랑스이며 이는 프랑스인의 깊은 사상적 기저(基底)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톨레랑스가 언제부터인가 프랑스인들에게 가장 ‘부족한 품성’으로 인식되고 있다.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이 예전같지 않듯이 프랑스의 영광도 과거사가 돼 버렸고, 프랑스인의 생활은 각박해졌다. 늘어나는 이민자들과 함께 범죄발생률이 높아진 것 등이 자연스럽게 프랑스인들을 배타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에두아르 발라뒤르 전 총리는 수만명이 거리에서 반유대주의·인종차별주의 규탄시위를 벌인 지난 26일 방송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다문화·다민족 사회일수록 톨레랑스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인들이 ‘톨레랑스’ 정신을 되찾으려는 노력을 조금이라도 기울이게 된다면 알리미의 죽음은 헛되지 않을 것이다. lotus@seoul.co.kr
  • [독일월드컵 남은 100일] (上) 전문가 좌담

    [독일월드컵 남은 100일] (上) 전문가 좌담

    오는 6월9일(현지시간) 개최국 독일-코스타리카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한달간 지구촌을 달굴 독일월드컵축구 개막이 100일 남짓 남았다.2002한·일월드컵에서의 4강 달성으로 한껏 위상을 높인 한국축구는 4년만에 맞는 이번 대회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까.‘4강 신화’ 재현이 목표여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도 있지만 현실적인 목표는 16강을 넘어 8강 정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 남은 기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전문가들의 좌담을 통해 들어본다. ▶한국이 8강 정도는 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가능하다고 보는가. 이용수 현재의 인프라만 놓고 보면 16강이 적당한 목표다. 조별리그에서 2위에 드는 것도 쉽지는 않다. 하지만 16강 토너먼트부터는 부담없이 기량을 발휘할 수 있어 16강만 가면 8강도 가능하다. 신문선 현재의 실력과 위치로 볼 때는 16강 정도가 무난하지만 목표는 8강으로 잡아야 한다. 물론 준비도 8강까지는 해둬야 한다. 정윤수 2002년과는 다른 조건이라 사실 16강도 확신할 수는 없다. 경험적인 면에서도 그때와는 선수 구성이 달라 일단 16강 진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 ▶남은 기간 준비해야 할 것은. 이용수 선수들의 개인 능력을 비교하면 프랑스나 스위스에 비해서는 확실히 떨어진다. 남은 기간은 그 차이를 좁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가장 치중해야 할 부분은 조직력을 키우는 것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상대에 대해 더 잘 알 것이다. 지금까지는 여러 가능성을 두고 포백이나 스리백을 실험하고 있지만 5∼6월이 되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전술을 택해야한다. 신문선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선수들의 신체리듬을 잘 파악해 대회에 임박해서는 최고조로 끌어올려야 한다. 전술적으로도 마찬가지다. 포백이니 스리백이니 말이 많은데 중요한 것은 현재까지 드러난 수비 불안을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또 이 위원이 지적한 조직력과도 관계가 있지만 공격을 더욱 패턴화할 필요가 있다. 세트플레이 상황이나 기습공격에 나설 때 크로스의 정확성을 더 높여야 한다는 말이다. 정윤수 전훈과정에서 보면 일부 경기에서 상대의 수비가 완강할 때 공격이 답답한 모습을 보일 때가 많았다. 대회에 임박해서는 보다 강한 팀들과의 평가전이 필수적이다. ▶2002년 당시에 비해 현재 대표팀의 장점과 단점을 지적한다면. 신문선 경기력은 비교할 수 없지만 당시에 비해 미드필드진과 공격진은 더 좋아졌다고 본다. 다만 수비는 최진철 외에는 확실하게 자신의 역할을 책임질 선수가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정윤수 2002년 첫 경기였던 폴란드전에서 전반 중반쯤 홍명보의 중거리 슛 한방이 경기 초반 위축됐던 선수들의 투지를 불러 일으켰다고 기억된다. 그같은 선수가 필요한데 아마도 지금의 대표팀에선 박지성이나 김남일이 그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 이용수 2002년의 4강 경험이 있어 이번에는 원정경기임에도 선수들이 위축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첫 경기인 토고전이 중요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무조건 이겨야 한다. 비기거나 질 경우 2002년 이전대회 때와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축구팬들이 해야 할 준비는. 정윤수 축구는 오래전부터 세계화가 돼 있던 스포츠다. 경기를 갖는 나라에 대해 적대감 보다는 더 잘 알려고 하는 것만으로도 축구팬들은 세계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용수 2002년의 좋은 결과는 국민들의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번엔 비록 원정경기지만 그 때와 같은 성원을 보내면 그에 못지않은 성적을 낼 것이다. 신문선 한국축구는 이미 세계무대에서 능력과 실력을 입증했다. 목표에 연연하기보다는 선진화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팬들이 도움을 줘야한다. 정리 곽영완기자 kwyoung@seoul.co.kr
  • “이런 금수같은…” 소녀만 성폭행한 독신남

    “인간이 어떻게 더이상 이런 파렴치한 짓을….” 중국 대륙에 어린 10대 소녀에게 수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고 아이까지 낳게 한 것은 물론,그녀의 친구를 공갈·협박해 성폭행하는데 도와주도록 욱대긴 독신남은 인간이 얼마나 파렴치해질 수 있는 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중국 장사만보(長沙晩報)는 13살짜리 소녀를 여러 차례에 걸쳐 성폭행해 임신케 했을 뿐 아니라,그 소녀의 친구를 을러대 성폭행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록 한 혐의로 50대 독신 남성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고 최근 보도했다. 장사만보에 따르면 더이상 인간이기를 거부한 주인공은 중남부 지역 후난(湖南)성 장자제(張家界)시에 살고 있는 푸이궈(付衣國·52).그는 온갖 폭력·협박 등의 악랄한 수단을 써서 어린 소녀 탕쿠이화(唐桂花·가명)를 수차례 성폭행한데 이어 아이를 낳게 만들었다. 특히 그는 탕의 친구 천잉즈(陳英姿·가명)에게 협박·폭력을 통해 탕을 성폭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하는 파렴치한 행위도 서슴지 않아 분노를 사고 있다. 1991년 5월생인 탕은 집안이 너무 가난해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진학을 포기하고 아버지의 농사일을 도와주며,조금은 어렵지만 단란한 가정생활을 해왔다. 반면 이웃 마을에 사는 푸는 놀기만 좋아하고 일하기를 싫어한 까닭에 ‘무능력자의 대명사’로 널이 알려지는 바람에 결혼하지 못한 탓인지,성도착 증세를 보이며 인근의 부녀자들에게 기피인물로 꼽혀 왔다. 이런 상황에서 2004년 6월 탕에게는 천인공노할 악마의 손길이 뻗쳐 왔다.산에 올라 나무를 하고 있던 탕은 집에서 핀둥거리기가 지겨워 나무하러 왔던 푸와 우연히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이 기회를 노칠세라 푸는 몰래 살금살금 탕에게 다가가 뒤에서 껴안고 땅에 쓰러뜨린 뒤 짐승같은 짓을 저질렀다.그는 이어 “만일 오늘 일을 남에게 말하면 죽여버리겠다.”고 낫을 들고 협박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첫번째 범행에 성공하자 재미를 붙인 그는 심심하면 탕의 집을 낫을 찾아가 성폭행을 하고는 5위안(약 650원)씩 주곤 했다. 1개월여가 지난 그해 7월.푸는 산에 올랐다가 탕과 그녀의 친구 천이 함께 산나물을 뜯는 것을 발견했다.천을 불러 탕을 성폭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도록 욱대겼다.일을 마친 뒤 이들 2명에게 각각 5위안씩을 줘 입을 막았다. 그러나 푸의 완전 범죄는 1년여만에 결국 들통나고 말았다.탕이 임신을 해 딸을 낳았기 때문.대경실색한 탕의 부모가 탕을 집중 추궁한 끝에 푸의 범죄 사실을 알아내고 공안(경찰)에 신고했다. 붙잡힌 푸는 끝까지 범죄사실을 부인했으나,친자 확인 DNA검사 결과 탕의 딸이 그의 친딸임이 밝혀져 결국 쇠고랑을 차게 됐다. 장자제 중급 인민법원은 푸에게 강간죄를 적용해 무기징역을,5위안을 받고 성폭행을 방조한 탕의 친구 천에게는 징역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온라인뉴스부
  • 佛 시위 3만여명 참가

    |파리 함혜리특파원|유대 혐오주의에 희생된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 유대인 청년 일란 알리미(23)를 기리는 시위가 26일(현지시간) 수만명이 모인 가운데 파리와 지방 도시들에서 열렸다. 파리의 가두 시위에는 일반 시민과 여야 정치인, 인권단체 등에서 3만 3000여명이 참여했다. 시위대는 시내 동쪽의 레퓌블리크 광장과 나시옹 광장 사이를 행진하며 인종차별주의와 반(反)유대주의를 규탄했다. 필립 뒤스트 블라지 외교장관은 “프랑스인 각자는 종교와 피부색이 어떻든 존엄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오늘 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과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제1서기, 리오넬 조스팽 전 총리도 시위에 동참했다. 이날 리옹과 보르도, 마르세유를 포함한 일부 지방 도시들에서도 유사한 가두 행진이 있었다. 한편 코트디부아르에서 검거된 주요 용의자 유세프 포파나가 곧 프랑스로 송환될 예정이다. 포파나가 주도하는 범죄 조직이 과거 ‘국경없는 의사회’의 창시자인 로니 브로망 등 몇몇 유력 인사들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대계 인사인 브로망은 LCI TV와의 회견에서 “2004년 협박 편지를 받은 뒤 집 마당에 화염병이 날아들었고 문에 총알이 발사됐었다.”고 말했다.lotus@seoul.co.kr
  • [27일 TV 하이라이트]

    ●다큐극장-맞수(EBS 오후 9시30분) 평생을 어부로 살아온 영덕과 울진의 두 선장. 그들이 건져올린 그물 속 대게의 맛은 과연 어느 쪽이 좋을까? 두 선장의 노련함은 어떻게 차이가 나는 것일까? 그리고 어부로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칼바람 부는 겨울 바다 위 김규원·최정만 두 선장의 대게잡이 전선에 동승해 보자.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5분) 과거 사귀었던 남자가 협박해 남편 몰래 돈을 주었는데 이 사실을 남편이 알게 됐다. 남편은 그 남자를 고발해서 처벌받도록 하려는데 가능한지 알아본다. 또 여자에게 고가의 선물을 주며 환심을 사다가 여자가 다른 남자를 만나 관계가 깨진 경우, 남자는 선물 값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 지켜본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35분)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학술진흥재단이 공동으로 국가석학 11인을 발표했다. 과학분야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높은 우수연구자를 선발, 연구비를 지원하는 사업인데 국가석학 그중 한 명인 성균관대 이영희교수를 만나본다. 선도적인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이영희 교수의 실험실을 찾아보았다.   ●이제 사랑은 끝났다(MBC 오전 9시) 홍도는 희재와 함께 호텔에서 밤을 지새웠다는 신욱의 말에 충격을 받지만 이내 정신을 가다듬는다. 신욱이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믿는 홍도는 혼자서라도 결혼준비를 강행하겠다며 신욱에게 큰 소리친다. 한편 신욱을 만나기로 한 희재는 병언의 외출금지 명령으로 나가지 못하자 속상해한다.   ●별난여자 별난남자(KBS1 오후 8시25분) 석현은 재만과의 싸움 끝에 집을 뛰쳐나가고 종남은 석현의 말이 마음에 걸려 밤새 뒤척인다. 기웅은 꽃뱀잡기 작전에 들어가고, 나라는 석현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출생 문제 때문이 아닐까 걱정한다. 종남은 석현이 출근을 안 했다는 말에 걱정하고, 나라도 석현이 며칠째 연락이 없자 종남에게 전화를 한다.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스타 성우 배한성의 고달팠던 무명시절 이야기에 곁들여 배낭여행중 만난 17살 연하 아내와의 러브스토리가 공개된다. 국내 건축계의 독보적인 존재로 인정받고 있는 여성 건축가 김진애씨의 도시 예찬론을 들어본다.15권의 책을 쓴 작가이자 두 딸을 둔 주부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도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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