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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阿에 첫 해군기지 확보… 시진핑 ‘인도양 굴기’

    阿에 첫 해군기지 확보… 시진핑 ‘인도양 굴기’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아프리카 순방을 계기로 인도양 해군기지 확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리랑카, 파키스탄, 미얀마, 방글라데시 등 인도양 주변국가에 대규모 항구를 건설하는 일명 ‘진주목걸이’ 전략이 동아프리카 지역까지 확대되면서 대양해군으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25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24일(현지시간)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자카야 음리쇼 키퀘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인도양에 접한 바가모요항을 공동개발하기로 합의했다. 항구와 함께 물류센터, 개발특구 등이 들어선다. 개발 비용은 100억 달러(약 11조원) 규모로 중국국가개발은행 등이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 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이 이 항구를 자국 군함의 정박과 보급 기지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진주목걸이’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황둥(黃東) 마카오국제군사학회 회장은 “중국이 인도양 일대에 군함 정박 항구를 만들려 한다는 이른바 ‘진주목걸이’ 전략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안감을 의식해 일단 이 항구를 민간용으로 건설한 뒤 필요시 군함이 정박해 보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인도양 연안국의 항만 건설을 지원해 군사적 거점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중국과 패권을 다투고 있는 인도는 중국이 자국을 ‘진주목걸이’처럼 에워싸려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상태이다. 스리랑카의 함반토타, 파키스탄의 과다르, 방글라데시의 치타공, 미얀마의 시트웨 등이 현재 중국의 자금과 기술로 개발되고 있으며 중국 본토와 연결되는 도로나 철도, 가스·송유관 공사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이미 해외 군사기지 건설의 필요성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특히 2008년 말부터 아덴만에서 소말리아 해적 퇴치 활동에 나선 이후 14척의 군함을 파견하며 원거리 해상작전 경험을 쌓긴 했지만 보급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런 점에서 우호적인 관계인 탄자니아에 안정적인 항구를 건설할 경우 중국의 첫 번째 해외 군사기지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지난해 말에도 아프리카 동부의 세이셸군도와 해군 함대의 보급 분야 협력에 합의한 바 있지만 세이셸군도에는 미군이 무인기 기지를 운용하고 있어 중국 군이 본격적인 해군기지로 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아프리카 두 번째 순방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동했으며 이곳에서 열리는 제5차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마지막 순방국인 콩고공화국을 방문, 아프리카 상대 ‘자원외교’를 마무리한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씨줄날줄] 효도 계약/임태순 논설위원

    프랑스 작가 발자크는 소설 ‘고리오 영감’에서 자식들에 대한 과도하고 맹목적인 사랑이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프랑스 대혁명과 왕정복고 등 격변이 많았던 19세기에 제면업으로 큰 돈을 번 고리오 영감은 상류사회로 진출하려는 두 딸을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쏟아붓는다. 마지막에는 종신연금까지 팔고 하숙집 꼭대기층으로 옮기지만 그는 딸들의 외면 속에 쓸쓸히 죽음을 맞는다. “내가 내 재산을 간직하고 있었더라면. 내가 재산을 그 애들에게 주지 않았더라면…. 나에게 물려줄 보물이 있다면 딸들은 나를 치료하고, 나를 간호할 것이다. 나는 부자이고 싶다”라고 절규하지만 때늦은 후회일 뿐이다. 몇년 전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가 개발되기 전 외지에 있는 자식들이 세종시에서 농사 짓고 있는 부모들을 부쩍 자주 찾는다는 기사가 신문 지면에 소개된 적이 있었다. 신도시 개발로 토지가 수용돼 부모들이 막대한 보상금을 받을 것에 대비, 자식들이 ‘효도 문안’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재산을 물려주지 않는다며 자식이 부모에게 칼부림까지 저지르는 것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애교라고 할 수 있다. 세태가 각박해지면서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부모·자식 관계도 점점 이해타산적이고 현실적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100세 시대 등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런 현상은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들어 부모들이 자녀들을 상대로 재산반환소송을 냈다 패소하는 일이 잦다고 한다. 부모들은 노후 봉양을 하겠다는 아들, 딸들의 말을 믿고 재산을 물려줬다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자 돌려달라고 소송을 낸다. 그러나 노후 봉양을 하겠다는 ‘효도계약’의 물증이 없으면 대개는 부모들이 패소한다.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증거도 있어야 한다. 증거에 입각해 판단해야 하는 법원으로선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계약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 사회풍토로선 부모 봉양을 문서로 남기는 것도 낯설다. 그러나 소송에서 지면 소송비용까지 물어야 한다고 하니 효도계약은 문서화하는 등 꼼꼼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부모들이 자식들을 상대로 소송을 내는 것은 아무래도 재산이 없으면 노후생활이 불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국가의 복지 그물망이 더욱 촘촘해져야 하겠고,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노후생활을 먼저 확고하게 다진 뒤 남는 재산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효도계약이라는 불편한 계약을 맺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녀들에게 재산 증여보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일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전수하는게 최상의 선물이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미주통신] 아내 살해 후 시신 요리한 남성 징역 15년형

    자신의 아내를 살해하고 시신을 가마솥에 삶아 없앤 엽기적인 남편에게 결국 징역 15년형이 선고되었다고 미 언론들이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법원은 지난 2009년 아내와 다툰 후 아내의 손발을 결박해 결국 숨지자 이를 감추기 위해 자신이 일하던 식당 큰 가마솥의 끓는 물에 사흘 동안이나 삶아서 흔적을 없앤 데이비드 빈스(49)에게 2급 살인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선고했다. 빈스는 범행 후 아내가 가출해 실종되었다고 신고했으나 이를 이상하게 여긴 경찰의 추적을 피해 달아나다 절벽에서 떨어지는 등 자살을 시도했고 결국 지난 2011년 자신의 이러한 끔찍한 엽기적인 범행을 자백하였다. 하지만 빈스는 이번 선고를 앞둔 법원 증언에서 “자신은 아내를 사랑했고 요리하지 않았다.”고 당시의 자백 일체를 부인하며 죽이려는 의도는 없었고 사고였을 뿐이라고 변명했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털 건 털고 안을 건 안고 간다… 필터빠진 인사시스템 논란은 계속

    털 건 털고 안을 건 안고 간다… 필터빠진 인사시스템 논란은 계속

    청와대가 각종 의혹으로 국정의 걸림돌이 돼 버린 ‘김병관 카드’를 접고, 신임 각료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를 계기로 더 이상 내각의 정상 출범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잇단 인사 검증 실패로 내상을 입었지만 야당의 공세에 휘둘리지 않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계산도 엿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민주통합당이 청문보고서 채택에 반대한 현오석 경제부총리를 포함해 남재준 국정원장, 신제윤 금융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새 정부 출범 25일 만에 내각을 본궤도에 올림으로써 국정 운영의 중심을 잡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부처는 ‘컨트롤 타워’의 부재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던 상황이었다. 장·차관의 공석으로 매주 열리던 물가대책회의가 취소될 정도다. 현 부총리가 내각에 들어옴으로써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경기부양책이 본격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또 부총리 주재의 경제관계장관회의가 15년 만에 부활되며 글로벌 경제위기를 헤쳐나갈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맡게 된다. 여기에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바탕으로 한 가계부채 대책도 조만간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오늘 임명된 새 각료들과 함께 경제 위기, 안보 위기로부터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국정 운영에 부담으로 떠오른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 문제도 자진 사퇴 형식으로 정리했다. ‘털고 갈 것’과 ‘안고 갈 것’을 확실히 정리해 더 이상 국정 혼선을 빚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청와대는 이미 지난 20일부터, ‘의혹 백화점’으로 비난 여론이 들끓었던 김 후보자를 더 이상 보호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사퇴를 압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가스 자원개발업체인 KMDC의 주식 보유 은폐 의혹이 제기되고 이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김 후보자의 거짓 해명이 이어지자 최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주저앉힐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새누리당 지도부마저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 철회를 건의하자, 김 후보자를 안고 가기엔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자진 사퇴로 물러난 김학의 법무부 차관의 ‘성 접대 의혹’ 여파도 김 후보자에게는 악재가 됐다. 지난 21일 밤에는 이미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유임설’이 퍼지면서 김 후보자의 낙마가 기정사실화됐다. 이로써 김 후보자는 새 정부 출범을 전후로 사퇴한 여섯 번째 인사가 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계기로 박 대통령이 측근과 수첩에 의존한 ‘하명 인사’ 스타일을 버리고, 부실한 인사검증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더욱 강도 높게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김 후보자의 사퇴와 관련해 “현명하고 용기 있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상일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국정 운영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는 뜻에서 사퇴한 것으로 생각한다. 민심 등을 고려해 깊은 고뇌 끝에 내린 결정으로 보고 그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했다. 황우여 당 대표도 “(국방부 장관) 인재풀이 넓지 않다”면서도 “잘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2013 구정을 말하다] 김성환 노원구청장

    [2013 구정을 말하다] 김성환 노원구청장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휴대전화를 꺼내 독일 프라이부르크 주택단지에서 직접 찍었던 사진 수십장을 보여 줬다. 페인트칠도 없이 원목 그대로 만든 어린이 놀이터의 모습은 투박해 보이면서도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해 줬다. 김 구청장은 “화려하진 않지만 자연 그 자체를 느끼면서 놀 수 있도록 한 놀이시설을 보면서 자연 속에 어우러지는 인간의 삶을 되새겼다”고 소개했다. 김 구청장은 9일부터 17일까지 희망제작소 목민관클럽이 주관한 해외연수에 참여해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다녀왔다. 18일 시차적응도 채 안 돼 피곤한 상태에서도 김 구청장은 유럽 연수에서 느낀 점을 열정적으로 들려줬다. 특히 “환경 투자가 경제성장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생태적 근대화’ 개념을 독일 학자한테 들었는데 무척 인상적이었다”면서 “노원구가 지향하는 생태와 복지 역시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해 꼭 선행해야 할 디딤돌이란 생각을 새삼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월계동 도로에서 2011년 11월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아스팔트 460t이 발견되면서 홍역을 치렀던 김 구청장으로서는 오스트리아 츠벤덴도르프 원자력발전소를 둘러싼 국민투표가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김 구청장에 따르면 당시 오스트리아 정부는 1978년 원전을 완공한 뒤 본격 가동을 앞두고 주민반대가 커지자 국민투표를 제안했는데, 부결될 줄은 정부에서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김 구청장은 “당장엔 경제적 손실이 만만치 않았지만 장기적으로는 원자력이 아닌 재생에너지가 오스트리아의 전체 에너지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3%나 되는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김 구청장은 “에너지 정책은 국가 차원에서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자치단체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정부정책만 바라볼 수는 없지 않겠느냐”면서 “3중창 설치나 열이 빠져나가지 않는 환기시스템을 더 많이 도입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양학선’ 없이도 양학선, 금메달

    ‘양학선’ 없이도 양학선, 금메달

    ‘도마의 신’ 양학선(21·한국체대)이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 ‘양학선’(도마를 양손으로 짚고 공중에서 세 바퀴 돌기)을 쓰지 않고도 국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양학선은 18일 프랑스 라로슈쉬르용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대회 도마 결선에서 14.500점을 받아 응우옌 하 타잉(베트남·13.666점)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년 전 이 대회에서 착지 실수로 최하위에 머물렀던 양학선은 그때의 패배를 당당히 설욕하면서 올 시즌 첫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는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해 12월 도요타컵 초청대회에 이어 연속 금메달을 따내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위용도 한껏 과시했다. 양학선은 11명이 출전한 예선에서부터 1위로 통과했다. 난도 6.0의 ‘여2’(도마를 짚은 뒤 공중에서 두 바퀴 반 비틀어 돌기)와 ‘스카라 트리플’(도마를 옆으로 짚고 공중에서 세 바퀴 돌기)을 차례로 선보여 14.599점으로 4명이 겨루는 결선에 가볍게 진출했다. 결선에서도 같은 기술을 다시 쓰며 우승을 확정했다. 경쟁자들과의 격차가 커 ‘양학선’ 기술은 쓰지 않았다. 올해부터는 채점 방식이 바뀌어 실수로 인한 감점을 줄이는 것이 중요해졌는데 양학선은 높은 난도의 기술을 완성도 높게 구사했다. 양태영 대표팀 코치는 “일정이 촉박해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았을 텐데 경쟁자들이 예선에서 많이 탈락하면서 양학선이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새 시즌을 금메달로 기분 좋게 시작한 양학선은 19일 귀국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이스라엘-신의 땅에서 울다가 웃다가 ①悲 로마의 구둣발에 짓밟히랴

    이스라엘-신의 땅에서 울다가 웃다가 ①悲 로마의 구둣발에 짓밟히랴

    ISRAEL 신의 땅에서 울다가 웃다가 강해 보이기만 했던 이스라엘을 옆에서 바라보니 곳곳에 흉터가 선명했다. 이스라엘이 낸 ‘민족과 종교’라는 어려운 문제를 풀면, ‘사해·사막·지중해’가 들어있는 3종 선물 세트가 기다린다.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이스라엘관광청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悲 로마의 구둣발에 짓밟히랴 Masada마사다 & Qumran쿰란 강자 앞에서 당당하고 약자 앞에선 따뜻하고 싶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지리멸렬한 싸움을 지켜보는 내 마음은 팔레스타인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편향된 마음을 들킨 것인지, 이스라엘 여행은 처음부터 꼬였다. 출국을 코앞에 두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 간의 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신문 국제면이 ‘이스라엘-하마스 교전 격화…전면전 가능’, ‘하마스 군 수장 사망’ 등 살벌한 이야기로 도배됐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안전한 나라가 그 어디 있는가. 내 나라만 하더라도 서로 남과 북으로 찢어져 으르렁거리고 있는데 말이다. 다행히 하늘이 도왔다. 출국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을 때, 현지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휴전에 합의했으니 안심하고 와도 좋다.” 100여 명을 일주일 만에 죽이고 1,000명을 다치게 했다는 이번 전쟁은 시작도 끝도 문을 여닫는 것처럼 간단해 보였다. 짧은 말다툼으로도 마음이 들들들 끓는데, 총과 칼을 내젓는 싸움이 쉬울 리 없다. 이스라엘을 여행한다는 건 피고름이 철철철 흐르는 그들의 과거사를 훑는 과정이다. 이스라엘의 조상은 신에게 아들이삭을 제물로 바치려고 했던 아브라함1). 아브라함이 신으로부터 받은 땅은 바로 ‘젖과 꿀이 흐른다’는 가나안이다. 신의 간택을 받았을지언정 아브라함의 자손은 끝없는 고통 속에서 광야를 헤맸다. 그들의 수난사를 읊자면 끝도 없다. 유대인에게 행복한 과거란 노역생활을 하던 이집트를 탈출해 가나안을 되찾았던 순간, 지혜로운 다윗과 솔로몬을 왕으로 삼았던 시절 정도였을 테다. 여기에 십자군전쟁의 박해,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의 삶까지 더하면 ‘신은 정말 있습니까’ 하고 저절로 묻게 된다. 특히 이스라엘에서 로마제국의 발길질은 악명 높았다. 이탈리아를 지도에서 찾아보면, 지중해에 발을 담근 구두 한 짝과 같은 모양새다. 신발의 높다란 굽으로 로마군은 유대인을 마구잡이로 밟아댔다. 척박한 사막을 비집고 자리한 기괴한 마사다Masada 는 로마군과 유대인의 처절한 싸움을 그 자리에서 똑똑히 지켜봤다. 450m의 높이에 들어선 이 요새는 길이 600m, 너비 320m로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AD70년, 로마에서 온 디도 장군의 박해를 피하고자 유대인 960여 명이 마사다로 몰려들었다. 도망자들을 가만히 손 놓고 봐 줄 로마군이 아니다. 1만5,000여 명의 로마군은 마사다를 정복하고자 수를 쓴다. 하늘에 닿을 듯이 높은 마사다에 오르지 못해 쩔쩔매던 로마군은 요새로 들어가기 위한 경사로를 3년에 걸쳐 만들었다. 경사로가 마사다에 닿았을 때, 그곳에서 로마군을 기다린 것은 유대인의 시체 960구. 유대인들은 로마군에게 능멸을 당하는 대신 죽음을 택하기로 했던 것이다. 죽음을 도울 사람을 제비뽑기로 뽑고 최후의 1인은 자살하는 식으로 그들은 끝까지 ‘절개’를 지켰다. 마사다 정상에 오르면 900명이 넘는 유대인이 어떻게 3년간 마사다 꼭대기에서 생활할 수 있었는지 궁금증이 풀린다. 이곳엔 목욕탕, 창고, 채석장, 교회, 수영장 등이 아직도 남아 있다. 마사다의 본래 용도는 왕의 피난처였다. BC40년경 헤롯왕2)은 본인이 도망갈 곳으로 마사다를 지었고 온갖 시설을 갖추었다. 헤롯왕이 만든 시설을 이용하며 목숨을 부지하던 유대인은 빗방울을 모으려 도랑을 만들고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비둘기까지 길렀다고 한다. 마사다 정상까지는 케이블카로 금방이건만 많은 유대인은 가파른 마사다를 직접 두 발로 오르며 그날을 기억하고 있었다. 마사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쿰란 동굴Cave of Qumran이 있다. 쿰란 동굴 역시 마사다와 마찬가지로 로마에 굴하지 않은 유대인의 삶을 증명한다. 유대교의 한 종파인 에세네파는 쿰란 동굴에 숨어 살던 은둔주의자들이었다. 에세네파는 성경사본을 항아리에 담아 숨겨놓았는데 2,000년이 지난 1947년, 목동이 염소를 찾던 중 항아리를 발견한다. 그 속에서 사해본Dead Sea Scroll으로 불리는 양피지 두루마리 7개가 나왔다. 1)아브라함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이다. 그는 ‘아들인 이삭을 제물로 올리거라’는 신의 명령을 따르려 했을 정도로 신에게 충성했다. 현재 물과 기름 같은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는 사실 알고 보면 아브라함을 한 조상으로 삼고 있다. 2)헤롯왕 이스라엘 일대를 다니다 보면 이스라엘을 통치했던 헤롯왕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헤롯왕은 아기 예수가 두려워 ‘어린아이를 모조리 죽이라’고 지시했던 왕으로 유명하다. 악덕한 왕이긴 했지만 그는 건축에 조예가 깊었다. 무너진 예루살렘의 성전을 대대적으로 재건축했으며 자신의 피난처로 철옹성 같은 마사다를 축조했다. 1 로마의 발길질을 피하고자 발버둥친 유대인의 흔적을 이스라엘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국기에 새겨진 별은 ‘다윗의 별’로 불린다 2 검은 양복을 고수하는 정통 유대교인 3 ‘머리 위에 신이 있다’는 의미의 작은 모자, 키파 4 유대인은 예수의 이야기를 닮은 신약성서를 부정하고 구약성서만을 읽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그것은 누구의 사원인가 Temple Mount성전산 & Western Wall통곡의 벽 마사다와 쿰란을 돌아보던 중 고개를 들었다. 모래바람이 풀풀 날리는 사막 한가운데서 보이는 것이라곤 너른 하늘과 뜨거운 태양뿐. 왜 유대인이 ‘하나의 신’만을 숭배하는지 퍼뜩 이해가 됐다. 그들에겐 이리저리 떠돌며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잡아 줄 강력한 절대자가 필요했을 것이다. 반대로 불교는 ‘숲의 종교’라 불린다. 울창한 숲은 사막과 달리 풍요로워 수많은 식물과 동물이 살아간다. 유일신이 필요 없다. 인간이 곧 신이 될 수 있으며 그저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면 된다. ‘하늘에 계신 신’을 아버지로 삼는 건 유대교뿐만이 아니다. 유대교에서 뻗어 나온 기독교, 이슬람교도 마찬가지다.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보니 세 종교가 하나로 겹쳐져 보였다. 한 뿌리에서 뻗어 나왔을지언정 결코 세 종교를 같다고 말할 수도 없고, 말해서도 안 된다. 종교의 각축장인 예루살렘에 입성하면 세 종교의 정체를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다. 예루살렘을 조망할 수 있는 감람산에 올랐다. 공동묘지 너머로 성전산Temple Mount이 보였다. 성전산은 유대인, 기독교인, 이슬람교인 모두 ‘성지’라 여기는 곳이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했던 산인 동시에 예수의 발길이 닿은 곳이며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마호메트가 말을 타고 승천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곳에 서니 세 개의 종교가 동시에 “우리가 진짜”라 외치는 것만 같아 현기증이 났다. 지금 성전산에는 황금색 모자를 쓴 황금사원Dome of Rock이 서 있다. 이슬람교도가 예루살렘을 점령하며 지은 이 사원은 오마르 모스크Mosque of Omar로도 불리며 메카와 메디나만큼이나 중요한 곳으로 여겨진다. 당연히 유대인은 이슬람교도가 축조한 황금사원을 보며 칼을 간다. 그들은 성전을 두 번이나 지었으나 두 번 모두 잃었다. 솔로몬왕 시절 지어진 첫 번째 성전은 전란 중 부서지고 말았고 두 번째 성전은 로마 디도 장군에 의해 처참하게 파괴됐다. 디도 장군은 과시용으로 성전의 서쪽 부분 일부를 남겨 두었는데 그 흔적이 통곡의 벽Western Wall이다. 땅을 잃은 백성은 수천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이 벽 앞에 선다. 세우면 무너지고, 찾으면 또 뺏기고…. 약자의 역사를 이해한다. 우리의 조상도 그랬을 것이다. 전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유대인은 성전을 다시 세울 ‘그날’을 기다리며 통곡의 벽에 머리를 조아렸다. 키파1)를 쓰고 몸을 앞뒤로 흔들며 토라2)를 읽는 그들의 모습은 생경하다. 구레나룻을 돌돌 말고 검은 양복을 입은 정통 유대교도도 여기선 흔하게 보인다. 1) 키파 유대인이 쓰는 테두리 없는 모자. ‘하느님이 내 머리 위에 있다’는 뜻으로 크기는 손바닥 크기 정도. 이스라엘 어디서든 쉽게 살 수 있으니 기념품으로 사 와도 좋다. 2) 토라Torah 유대인은 예수의 행적을 담은 신약성서를 인정하지 않고 구약성서만을 읽는다. 토라는 구약성서의 처음 다섯 권을 일컫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봄, 따뜻한 악몽

    수년 전, 몽골 의료봉사 활동이 생각납니다. 고만고만한 구릉으로 이어진 초원이 끝없이 펼쳐지고, 그곳에서 풀을 뜯는 말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별천지가 여긴가 싶더군요. 가만히 살펴보니 억센 북방 초원의 잡초들 사이를 꽃들이 뒤덮고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들꽃이고 풀꽃이지요. 그 많은 꽃들이 겨루듯 피어 있는데도 초원이 초록인 것은 꽃이 소박해 색이 잘 드러나지 않은 탓이었습니다. 그런 꽃들을 주섬주섬 따는 저를 보고 현지 운전기사가 한사코 손을 내저으며 곤란한 표정을 짓지 않겠습니까. 무슨 터부라도 있나 싶어 물었더니 알레르기 때문에 몽골인들은 초원의 꽃들을 무척 경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주민들을 진찰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알레르기성 피부질환과 결막염 환자가 정말 많더군요. 그제서야 그 광활한 초원이 마냥 축복인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런 몽골인들과 몽고반점을 공유하는 우리도 다르지 않아 해마다 봄이면 아예 코를 감싸쥐고 살거나 천식 발작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꽃가루 날리는 꽃이며 나무를 모두 없앨 수도 없는 일이어서 더 난감합니다. 의사들은 한사코 꽃가루를 피하라지만 꽃가루가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일을 하지 않을 수도 없으니 안 들은 것만 못한 처방입니다. 그래서 나온 치료 방법이 면역요법인데, 꽃가루 등 항원물질에 노출을 시켜 몸이 적응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문제는 적응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변화의 기미를 잘 느끼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도저도 아니면 항히스타민제를 써야 하는데, 엄밀히 이 방법은 치료가 아니라 증상을 완화시킬 뿐입니다. 몽골에서 눈자위가 거북등처럼 부풀고 갈라진 한 여성 환자를 봤습니다. 꽃가루 알레르기였는데, 초원에서 양을 먹이며 살아야 하는 그에게 꽃가루를 피하라는 말은 가당치 않은 주문이지요. 도리 없이 항히스타민 제제와 피부용 연고를 건넨 게 전부였습니다. 그 환자가 방을 나서며 이렇게 말하더군요. “따뜻한 봄이 악몽”이라고. 수많은 사람들의 봄을 고통으로 기억하게 하는 꽃가루 알레르기, 이거 정말 대책 없을까요. jeshim@seoul.co.kr
  • 출자사들 “파산보다 낫다” 긍정 검토

    출자사들 “파산보다 낫다” 긍정 검토

    15일 코레일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내놓은 ‘빅딜’안을 놓고 29개 출자사가 고민에 빠졌다. 금융 출자사는 대부분 사업의 좌초보다는 코레일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시공권 등 기득권을 포기해야 하는 건설 출자사들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지만 결국에는 코레일의 제안을 수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단은 ‘(협조하지 않으면) 부도가 나더라도 민간 출자사를 배제한 채 2조 4000억원의 금융기관 차입금을 직접 갚고 독자 개발에 나서겠다’는 코레일의 ‘벼랑 끝 전술’이 먹힌 셈이다. 물론 금융 출자사와 건설 출자사 간 입장 차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세는 아니다. 건설 출자사 중 가장 지분이 많은 삼성물산도 당초 “이유 없이 랜드마크 시공권을 내놓을 수 없다. 제안이 오면 검토해 보겠다”던 원론적 입장에서 ‘적극적인 검토’로 입장이 변화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이런 변화는 코레일 제안을 거부했다가 사업이 파산하면 랜드마크 수주 조건으로 매입했던 전환사채(CB) 매입자금을 모두 날릴 수 있고 자칫 용산 사업 좌초 책임도 덮어쓸 수 있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삼성물산에 랜드마크빌딩 시공권을 내놓으면 CB 688억원에 대한 손실을 보전해 주겠다는 제안을 한 상태다. 금융 출자사들은 보다 적극적이다. 용산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 관계자는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KB자산운용의 경우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면서 “금융 투자자들 입장에선 사업 좌초로 투자 비용을 모두 날리는 것보다 사업을 정상화해 손실을 줄이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코레일이 제안한 빅딜안에는 사업구조 변경건도 포함돼 있다. 기존 방식대로 사업을 하면 수익을 낼 수 없다고 보고, 랜드마크 빌딩을 111층에서 80층 정도로 낮추고, 상업시설을 줄이는 대신 중소형 주택 등 주거 부문을 좀 더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드림허브 관계자는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오피스와 상업시설을 축소하고 대신 주거시설을 늘려 사업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역시 민간 투자자들이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서울시다. 오는 23일로 끝나는 인허가 시효는 서울시가 연장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유지 매각 대금을 토지보상채권으로 인수하는 것이나 국공유지 무상 귀속 등은 쉽게 수용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이와 함께 출자사들이 29개나 돼 입장 조율 과정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지금이야 상황이 급박해서 코레일 제안에 수긍을 하더라도 진행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나올 수 있다. 가장 큰 과제는 코레일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때 과연 수익을 낼 수 있느냐이다. 땅값을 좀 낮추고, 사업규모도 대폭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새 교황 프란치스코 선출] 국내 가톨릭계 반응 …“평화의 사도 돼 줄 것 믿는다” 기대감

    한국 천주교회는 가톨릭 역사상 첫 미주·예수회 출신인 새 교황 프란치스코를 환영하면서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는 14일 발표한 축하 메시지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대리해 지상의 교회를 이끌어 나갈 교황이 가난한 이에게 기쁜 소식을, 억압받는 이에게 해방을 선포하는 평화의 사도가 돼 줄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도 이날 오전 명동대성당에서 집전한 새벽 미사 강론을 통해 “새 교황이 우리 교회가 세상에 사랑과 일치, 진리와 희망, 빛과 기쁨을 가져오는 ‘평화의 도구’가 되도록 이끌어 주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특히 새 교황이 교황명으로 가난한 자를 위한 삶과 청빈을 강조한 이탈리아 아시시의 성인 프란치스코를 택한 것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총무인 정성환(프란치스코) 신부는 이에 대해 “이 시대 가톨릭 교회가 나아갈 길은 예수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복음적인 삶이라는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면서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사람이 경제에 예속되는 모습 속에 교회도 점점 세속화되는 것이 큰 문제였는데 이런 부분이 개혁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새 교황의 탄생을 환영하고 축하하면서도 왠지 서운한 것이 한국 천주교의 솔직한 심정이다. 한국 천주교의 사정이 그리 탐탁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천주교의 이 같은 속사정은 ‘아시아 가톨릭 강국’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은 대우 때문이다. 신자 수로만 봐도 531만명 규모는 필리핀(7700만명), 인도(1900만명), 인도네시아(740만명), 베트남(640만명)에 이어 다섯번째다. 천주교 안에선 로마 교황청으로 보내는 이른바 분담금 규모에서도 아시아 최고임을 공공연하게 거론한다. 한국 천주교는 거듭된 박해에 희생된 순교자만도 1만명에서 많게는 2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의 사상 유례없는 교세 확장과 세계 가톨릭에서 차지하는 역할 및 위상은 다른 나라 천주교계가 벤치마킹할 정도로 이례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2009년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직후 로마교황청이 교황청 관보 1면에 김 추기경의 선종 소식을 곧바로 실었던 사례는 한국 천주교의 위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는 1984년 방한 당시 한국 천주교 순교자 103위를 위한 시성식을 집전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한국 순교자 시성식은 교황청 밖에서 열린 최초의 시성식으로 기록된다. 한국 천주교는 새 추기경 임명 때마다 각별한 관심을 쏟았지만 번번이 추기경 추가 임명이 무산된 데 대해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난해 2월과 11월 각각 22명과 6명을 더 임명했지만 한국은 빠졌었다. 이번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단수 추기경인 한국 천주교를 배제한 것에 대한 신자들의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한국 천주교계는 일단 새 교황의 한국 배려에 관심을 쏟을 전망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천주교가 차지하는 위상 제고에 대한 기대다. 새 교황은 한국과는 별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새 교황이 기도와 고행 위주의 봉사와 사목활동에 치중했고, 유럽권 성직자들이 핵을 이루었던 종전의 가톨릭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염수정 대주교는 이날 새벽 미사를 통해 “새 교황께서 한국 천주교회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 주시고 한반도 전체의 평화와 아시아의 복음화를 위해서도 많은 도움을 주시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사실상 바티칸과 새 교황을 향해 한국 천주교의 소망과 기대를 감추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로마 교황청 시성성에서 추진 중인 한국 순교자 125위에 대한 시복시성(諡福諡聖)은 새 교황의 행보를 볼 수 있는 첫 단초로 보고 있다. 교황청은 그동안 한국 천주교가 제출한 순교자 125위의 조사 자료에 대한 최종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 천주교가 전 교계 차원에서 벌여온 시복시성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檢, 상고심까지 완패… ‘정치검찰’ 꼬리표만

    2009년 12월 서울중앙지검이 전 정권의 국무총리였던 한명숙(69)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자 민주당 등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는 이명박 정부의 전형적인 표적수사라며 반발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곽영욱(73) 전 대한통운 사장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하고, 한 전 총리는 돈 봉투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맞서면서 “돈을 받은 의자를 기소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1·2심 법원 판결 때까지 유죄 입증을 자신했지만 결국 모두 완패해 ‘정치검찰’ 소리를 듣는 역풍을 맞았다. 재판의 쟁점은 곽 전 사장에 대한 강압 수사 여부와 진술의 진위에 집중됐다. 사건 수사에서 피의자의 자백을 결정적 근거로 삼는 검찰은 자신이 한 전 총장에게 돈을 줬다는 곽 전 사장의 자백을 근거로 한 전 총리의 유죄를 자신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곽 전 사장이 검찰의 강압 수사 탓에 거짓 진술을 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곽 전 사장의 진술이 “자유스러운 상태에서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검사는 곽 전 사장을 압박해 생사의 기로에 섰다는 느낌을 갖도록 했다”고도 지적했다. 뇌물 공여에 대한 진술을 번복해 온 곽 전 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뇌물 공여를 부인할 때에는 밤늦게까지 진행되고, 일시적으로 뇌물 공여를 인정한 날에는 조사가 일찍 끝난 점도 재판부는 강압수사의 근거로 들었다. 곽 전 사장 진술의 신빙성 부족은 한 전 총리의 승소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1심 재판부는 곽 전 사장의 진술에 대해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는지 여부와 액수에 관한 진술이 계속 바뀌고 일관되지 못해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판시했다. 당시 김준규 검찰총장은 1심 판결 직후 대검찰청 간부회의를 소집해 “거짓과 가식으로 진실을 흔들 수는 있어도 진실을 없앨 수는 없다”고 반박했고, 검찰은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도 1심과 같았다. 검찰은 대법원 상고심에 마지막 자존심을 걸었지만 판결은 뒤집히지 않았다. 이날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한 전 총리는 보도자료를 내고 “정치탄압으로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더 없기를 바란다”면서 “검찰개혁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새 정부에서는 국민 앞에 당당히 설 수 있고 신뢰받는 검찰이 되기를 국민과 함께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검찰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대검 관계자는 “당시 증거와 진술 등을 토대로 기소했지만 사법부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내린 이상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으냐”면서 “현재 서울고법 형사6부에서 진행 중인 한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느냐가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에게서 9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2011년 10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 이에 검찰이 항소를 한 상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용산개발사업 부도] 2006년 시작땐 ‘황금알 사업’… 부동산 불황에 직격탄

    [용산개발사업 부도] 2006년 시작땐 ‘황금알 사업’… 부동산 불황에 직격탄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너도나도 사업을 같이 하자며 덤비더니 이제 와서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다가 용산사업을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로 만들었어요.” 한 부동산학과 교수의 얘기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시작된 2006년 용산 개발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보였다. 굴지의 건설사들이 군침을 흘렸고 금융권은 앞다퉈 투자에 나섰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용산개발사업도 함께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방만한 사업계획, 사업 참여자들의 주도권 다툼에 결국 용산은 무너졌다. 용산개발사업은 111층에 높이 620m에 이르는 랜드마크 빌딩인 ‘트리플원’을 포함, 초고층 빌딩 23개를 세워 서울 도심 속의 최첨단 신도시를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2007년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사업 후보자 공모 때 8조원을 써내 치열한 경쟁 끝에 사업을 수주했다. 이철 전 코레일 사장은 당초 땅값만 챙기려던 계획에서 한 걸음 더 나가 드림허브에 2500억원(25%)의 지분 참여를 결정하게 된다. 서울시도 숟가락을 얻는다. 한강르네상스를 추진하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개발 인가 조건으로 서부이촌동을 용산개발사업에 포함시키고 SH공사를 통해 용산 사업에 4.9%의 지분 참여를 한다. 장밋빛 청사진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 국면에 빠지면서 결정타를 맞는다. 사업성이 없다며 땅값을 깎아 달라는 삼성물산에 당시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은 나가라고 응대했다. 결국 삼성물산은 용산역세권개발(용산AMC)의 지분 45.1%를 롯데관광개발에 넘기고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 지분(14.5%)만 유지하게 된다. 제대로 된 주간사를 잃은 용산개발사업은 표류하게 된다. 드림허브의 대주주(25%)인 코레일은 민간 출자사들의 전환사채(CB) 매입을 조건으로 용산 개발의 랜드마크 빌딩을 4조 2000억원에 매입하는 등 지원책을 내놨지만 1800억원밖에 투자하지 않은 롯데관광개발이 용산AMC 대주주 지위를 이용, 사업을 쥐락펴락하자 사업구도의 변경을 추진한다. 하지만 민간 출자사들이 추가 자금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으면서 이때부터 양측은 사사건건 대립한다. 결국 코레일은 지난 8일 민간 투자자들이 기득권을 포기할 경우 연말까지 3000억원의 소요 자금을 지원하고, 그동안 수익을 낼 수 있는 구도로 사업구조를 변경하자고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하지만 주주들과 논의도 해보기 전에 롯데관광개발과 연대보증 문제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결국 52억원도 마련하지 못해 디폴트를 초래하고 말았다. 경영진의 무능도 용산 좌초와 무관치 않다. 롯데관광개발과 코레일은 박해춘 전 국민연금 이사장을 용산AMC의 회장으로 영입하고 해외 투자 자본 유치에 나섰지만 해외 자본의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고 고액의 연봉만 지급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용산개발사업 부도] 서부이촌동 주민들 “소송 불사”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이 52억원 때문에 좌초되자 6년간 재산권이 제한됐던 주민들은 ‘소송도 불사한다’는 격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새마을금고 3층에서 열린 ‘서부이촌동 보상대책 동의자협의회’에는 주민 40여명이 모여 “서울시와 코레일을 압박해 하루빨리 사업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주민들은 서울시와 코레일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반면 개발에 반대했던 서부이촌동아파트연합 비상대책위원회는 “시행사가 주민들에게 말도 안 되는 조건을 제시하며 속여서 동의를 받아 냈다”며 “지난해 8월 서울시의 설명회 이후 주민들이 시행사의 거짓말을 알게 됐다. 이들은 현재 개발에 반대하는 주민이 70~80%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SH공사를 통해 4.9%의 지분을 투자한 서울시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인허가 문제가 아니라 자금 조달능력 부족이 이번 문제의 핵심인 만큼 따로 손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전날까지만 해도 정리가 잘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자 52억원에 디폴트됐다는 게 황당할 뿐”이라면서 “자금 문제는 출자자들끼리 해결할 부분이라 지금으로서는 시가 주도적으로 사업에 대한 입장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용산구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아직 이자가 한 차례 연체된 것이고 확정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있지 않느냐”라며 “사업이 중단돼도 당장 손해 볼 것은 없지만 기대했던 지역 위상 변화나 세수 증대는 물거품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스마트폰 갈취 중학생 출동 경찰에게 주먹질

    후배들의 스마트폰을 빼앗은 것도 모자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주먹까지 휘두른 중학생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11일 중학교 3학년 정모(14)군을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정군은 학교 후배들을 협박해 스마트폰 3대를 빼앗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정군은 지난 5일 낮 12시쯤 양천구의 한 중학교 정문에서 후배들을 불러 세워 스마트폰을 잠시 빌려 달라고 한 뒤 돌려주지 않고 빼앗았다. 피해 학생이 117학교폭력신고센터에 신고해 경찰 조사를 받게 된 정군은 앙갚음을 하기 위해 7일 학교를 찾아갔다. 정군은 당시 특수절도 등 19차례의 비행 전력 때문에 학교를 쉬고 있는 중이었다. 교사와 배움터지킴이 등이 학교 진입을 막자 정군은 이들을 밀치고 욕을 하며 난동을 피웠다. 학교에 들어가지 못한 정군은 학교 근처에서 다른 후배의 스마트폰을 빼앗은 뒤 배회하다가 배움터지킴이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붙잡혔다. 이 과정에서 정군은 출동한 경찰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커버스토리-온라인은 지금 ‘댓글 전쟁’] ID 10개로 하루 2만여개 댓글 가능… 어디로 튈지 모르는 ‘폭발력’

    [커버스토리-온라인은 지금 ‘댓글 전쟁’] ID 10개로 하루 2만여개 댓글 가능… 어디로 튈지 모르는 ‘폭발력’

    지난해 초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립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미스터리네요. 알바 1등 집중 법칙?’이라는 글을 리트위트하며 댓글 알바의 실체를 꼬집었다. 한 언론매체가 2011년 12월 30일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별세 소식을 ‘네이버’와 ‘다음’에 동시 전송했지만, 누리꾼의 반응은 포털사이트에 따라 극과 극으로 갈렸기 때문이다. 다음에서는 김 고문의 별세를 추모하는 댓글이 주를 이뤘지만, 네이버에는 김 고문의 과거 행적을 색깔론으로 비난하는 글들이 다수였다. 당시 전문가들은 “두 포털 사용자들의 정치적 견해 차이도 분명 존재하겠지만, 이 정도로까지 극단적인 것은 특정 목적을 가진 세력이 의도적으로 댓글에 간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간 정치권에서의 댓글 알바 동원 논란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그 실체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갖게 만든 것은 ‘국가정보원 댓글녀’와 ‘십알단 검거’ 사건이다. 이들은 특정 입장을 지지하는 댓글을 달거나 특정 시간대(5분에서 10분 사이)에 올라온 글들에 집중적으로 추천 수를 올려 지속적으로 확인이 되게 하는 방식을 써 왔다. 일부에서는 ‘알바들이 댓글 몇 개 달고 특정 글에 추천 몇 번 눌러준다고 해서 여론이 바뀌느냐’고 반박하지만, 고가에 판매되는 자동댓글 생성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신 프로그램의 경우 ID 하나로 한 시간에 수백개씩 댓글을 달 수 있다. 한 시간에 100개씩만 댓글을 생성한다고 해도 하루 24시간이면 2400개를 만들 수 있다. 여기에 한 사람이 ID 10개를 이용하면 하루에만 2만 4000개, 100개를 쓰면 24만개의 댓글을 달 수 있다. 대규모 조직이 동원되면 댓글의 위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그렇다면 왜 기업이나 정치권은 무리수를 자처하면서까지 댓글 알바를 운영하는 것일까. 이른바 ‘바이럴 효과’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댓글은 확산 속도가 빠른데다 전방위적으로 퍼지다 보니 일개 개인이나 기업 차원에서는 사실상 대응이 불가능하다. 설사 잘못된 댓글이 확산돼 포털사이트에 삭제를 요청해도 사실 여부를 확인해 절차를 밟는 데까지 최소 2~3일이 걸려 대응 자체가 무의미하다. 최근 댓글 하나로 온 사회를 들썩이게 만든 솔로대첩 사건이나 ‘24인용 텐트를 혼자서도 칠 수 있다’는 댓글 하나로 시작된 T24 소셜페스티벌 등은 댓글의 위력을 잘 말해 준다. 쉽게 말해서 평소에는 잠잠하다가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폭발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부정적인 댓글 하나하나를 모두 찾아 대응할 경우 되레 부작용이 더 커진다”면서 “사실상 부정적인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유독 댓글의 힘이 커진 것에 대해 주류 언론에 대한 신뢰성을 상실한 한국적 특성이 반영됐다는 의견도 있다. ‘효순이 미선이 사건’처럼 신문과 방송 등 이른바 주류 미디어들이 외면하는 이슈들을 댓글이 대신 짚어준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경향은 보수 정권이 집권하면서 더욱 뚜렷해졌다. 이는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주류 언론들이 정부와 기업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믿음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즉 기사에 나와 있지 않은 ‘진짜 팩트’를 댓글에서 찾는다는 것으로, 이른바 한국에서의 댓글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역할도 한다는 것이다. 특정 정당이나 기업의 문제점에 대한 눈 감아 주기식 기사에 기사 논조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댓글들이 달려 또 다른 사실 확인 통로가 됐다는 것이다. 국내 대기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담당자는 “10년 전만 해도 시간이 지나면 자정 작용에 의해 개선될 것으로 봤지만 댓글 문화는 더욱 각박해지고 있다”면서 “일부 댓글에서는 인간의 악마적 본성까지 드러나기도 해 무서울 때도 있다”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내 아이들에게도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배우란 직업, 인생을 걸만하다고…”

    “내 아이들에게도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배우란 직업, 인생을 걸만하다고…”

    나지막하고 안정된 말투, 상대방을 무장 해제시키는 편안한 미소. 국민 배우 한석규(49)가 자신의 이미지에 딱 맞는 옷을 입고 돌아왔다. 새 영화 ‘파파로티’(오는 14일 개봉)에서 한석규는 건달인 성악 천재 장호(이제훈)를 가르치는 까다로운 음악 선생 상진 역을 맡아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만난 한석규에게 모처럼 따뜻한 영화에 출연한 소감부터 물었다. “좋은 선생님, 멘토가 되는 스승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에서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 큰형님도 존경하는 두 분의 선생님 덕분에 본인의 인생이 바뀌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부럽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인 데다 캐릭터의 진폭이 큰 인물이라서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 한석규와 극 중 배역 상진은 비슷한 구석이 많다. 학창 시절 중창단에서 노래하며 성악가를 꿈꿨던 한석규는 ‘차선책’으로 배우가 됐고, 한때 이탈리아 유학까지 다녀온 촉망받는 성악가였던 영화 속 상진도 자신의 꿈을 접고 지방 예고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둘 다 음악을 좋아하는데 꿈을 접었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하지만 제 꿈은 잘 접힌 것 같아요(웃음). 상진은 참 복잡다단한 캐릭터죠. 꿈을 잃어버리고 실패했다는 좌절감에 아무 생각 없이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는 그의 앞에 질투가 날 만큼 뛰어난 제자가 나타납니다. 제자를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는 이야기는 꽤 괜찮지 않나요?” 스승과 제자의 평범한 이야기처럼 보이던 영화는 한석규와 이제훈의 실감나는 연기로 생명력을 발휘한다. 처음에는 장호가 건달이라는 이유만으로 노래도 시켜 보지 않았던 상진이 장호의 노래를 듣고 감명받는 장면, 고아로 자라 가정 환경이 불우한 장호를 아들처럼 돌보고 제자의 능력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준다. 영화는 요즘은 잊힌 사제지간의 정이나 각박해진 사회에서 멘토를 갈구하는 대중의 심리를 관통한다. “평소 교육방송(EBS)의 청소년 대담 프로그램을 자주 보는데 10대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문제점은 물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시스템도 다 알고 있더군요. 그걸 보며 참 답답했고 기성세대의 책임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마음 같아서는 온 국민이 교육에 (모든 것을) 다 쏟아부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요즘 시대는 제가 청소년기를 겪었을 때와는 또 다른 상황인 것 같아요. 이번 영화가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세종 역을 맡아 “이런 우라질…” 등의 욕을 했던 그는 이번 영화에서도 제자에게 “이놈의 XX” 같은 친근한(?) 욕을 상당히 자주 퍼붓는다. “평소에 욕을 거의 안 하는 편인데 이번에 주변에서 잘한다고 부추겨 좀 과하게 선을 넘은 것 같아요. 제가 분위기에 취해 욕을 너무 많이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평상시 촬영 현장에서 후배들과 편해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빨리 친해지고 싶을 때 가끔 욕을 합니다. 그런데 제가 욕을 하면 다들 놀라요. 우스운가 봐요.” 그는 이번 영화에 함께 출연한 후배 이제훈에 대해 ‘진솔한 배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석규가 출연한 영화 ‘초록물고기’를 초등학교 5학년 때 보고 자란 이제훈은 대선배에게 밀리지 않는 호연을 펼쳤다. “후배로서 제훈이는 정말 최고죠(웃음). 저를 어려워하면서도 좋아해 주는 것이 느껴졌어요. 제훈이의 가장 큰 매력은 연기에 진솔하게 접근한다는 점이죠. 그런 마음은 꼭 분석하지 않아도 관객들에게 읽히거든요. 30~40대가 되면 연기 테크닉은 늘고 싶지 않아도 늘어요. 더 중요한 건 연기에 어떻게 접근하느냐죠. 같은 장면을 찍고 또 찍을 정도로 욕심도 많은 제훈이는 가능성이 많은 배우입니다.” 화두는 자연스럽게 연기 이야기로 이어졌다. ‘접속’ ‘쉬리’ ‘8월의 크리스마스’로 1990년대 충무로를 주름잡았던 1세대 국민 배우 한석규. 하지만 늘 최고였던 그에게 2000년대 접어들어 공백기와 침체기가 찾아왔다. 그는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배우 생활 초반이던 30대부터 그런 시기가 올 거라고 예상했어요. 연기가 제게 큰 기쁨을 주는 만큼 언젠가는 깊은 좌절감을 안길 수도 있다고 생각했죠. 그것은 선배도, 후배도, 누구도 피해 갈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막상 위기가 닥쳐오니까 힘들긴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순간에도 나를 끄집어내 주는 것은 결국 연기라고 생각했어요. .” 그가 오랫동안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던 것도 그의 이런 연기관과 관련이 있다. 한석규는 그를 재발견하게 한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가 흥행한 이후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도 모두 거절했다. “시간이 지나서 인터뷰 때 한 말을 돌아보면 후회되기도 하고 덧없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배우는 말로 하기보다는 몸으로 하는 직업이고 연기를 꾸준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관객은 그냥 제가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저를 읽어 냅니다.” 두 차례의 허리 수술 이후 건강상의 문제로 65㎏의 체중을 유지해야 하는 덕에 동안 외모를 간직하고 있다는 한석규. 네 명의 자녀 중에 대를 이어 연기자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밝혔다. “저는 누군가 (연기를) 했으면 좋겠어요. (하)정우나 많은 연기자 2세를 보면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어렸을 때부터 당연히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더군요. 아이들에게 배우는 인생을 걸어 볼 만한 직업이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배우는 사람에 대해서 끊임없이 생각하는 직업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저도 언젠가 한 단어로 규정지을 수 없는 사람을 연기해 보고 싶고요. 저는 아직도 그 꿈을 꾸고 있습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이란에 고양이 만한 ‘방사능 괴물쥐’ 창궐…저격수 투입

    이란에 고양이 만한 ‘방사능 괴물쥐’ 창궐…저격수 투입

    최근 이란이 약 2500만 마리로 추정되는 기형적으로 커진 ‘돌연변이 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테헤란 현지언론은 최근 “날씨가 풀리며 수많은 쥐들이 창궐해 하수구는 물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상업시설, 레스토랑, 패스트푸드 점까지 영역을 확장했다.”고 보도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쥐들의 무게가 최대 5kg에 육박해 고양이 조차 덤비지 못한다는 것. 또한 이 쥐는 일반 쥐약에도 잘 죽지않아 급기야 이란 당국은 육군 저격수까지 투입하고 나섰다. 테헤란시 환경부 책임자인 모하메드 하디는 “밤낮으로 쥐약과 저격수를 동원해 쥐와 전쟁 중”이라고 밝혔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현재 10명의 저격수들이 적외선 장비를 착용하고 밤마다 쥐잡기에 나서 총 2205마리를 죽이는 성과를 올려 30명이 더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환경전문가인 이스마일 카람은 “쥐들이 화학약품과 방사능에 오염된 돌연변이로 보인다.” 면서 “크기도 60g~5kg에 달해 고양이같은 천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적으로 이같은 크기로 쥐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수백만년이 걸린다.” 면서 “대단히 유해하기 때문에 쥐와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자료사진 인터넷뉴스팀
  • “탈북아동, 평범한 한국인으로 살 수 있게 디딤돌 역할”

    “탈북아동, 평범한 한국인으로 살 수 있게 디딤돌 역할”

    “탈북자들의 자녀에 대한 바람은 소박해요. 아이가 성공해서 이름을 알리는 것도 좋지만 그저 한국 사람들 속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 그걸로도 족한 거죠.” 4일 서울 구로구 개봉2동 금강학교에서 만난 주명화(53) 교장은 “탈북 아동들이 한국 아이들에 뒤지지 않고 자기 재능을 꽃피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학교의 목표”라고 말했다. 금강학교는 지난달 3일 문을 열었다. 이곳에는 부모가 탈북한 뒤 중국에서 자라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학생이 많다. 한국어도 서툴러 말부터 배우는 아이도 있다. 7~13세 아동 16명이 학년 구분 없이 생활하는데 말을 배우는 아이는 기초반, 글을 배우는 아이는 한글반에 속해 공부한다. 일 때문에 타지에 머무는 부모가 많아 아이들은 기숙사 생활을 한다. 학비는 무료이고 기숙사비만 실비를 받는다. 일반 학교처럼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도덕, 음악, 미술, 체육, 컴퓨터 등을 가르친다. 교사는 주 교장을 포함해 4명이다. 아이들의 한국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한 수업도 있다. 한 달에 한 번은 은행, 관공서, 박물관 등을 방문하는 현장체험을 한다. 중국을 떠도는 동안 상처 입은 아이들의 심리를 음악이나 놀이로 치유하는 수업도 병행한다. 한국어 실력이 일정 수준에 이른 학생은 인근 초등학교에 편입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주 교장 역시 2008년 한국에 들어온 탈북자다. 북한에서 15년 동안 교사 생활을 했던 경험이 있지만 처음부터 한국에서 교편을 잡으려 했던 것은 아니다. 주 교장은 “잘할 수 있는 일로 탈북 아동들을 돕고자 방과 후 학습을 하던 중 체계적인 대안학교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학교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주민센터에서 교과서 등 각종 교육 기자재를 구했고, 인근 초등학교에서 운동장을 빌려 체육 수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운영위원회나 후원회를 꾸려 체계적으로 학교 운영을 해 나갈 계획이다. 주 교장은 “다음 달 현판식도 할 예정”이라면서 “지역사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는 만큼 아이들이 사회의 어엿한 일원이 되도록 아낌 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또 하루…대한민국엔 ‘정치’가 없다

    또 하루…대한민국엔 ‘정치’가 없다

    박근혜 정부 출범 3일째인 27일에도 정부조직법개정안 대치를 둘러싸고 국정 표류가 지속됐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비보도 방송 부문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는 데 대해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가 실린 사안이란 점을 들어 원안 통과를 고집하고 있고, 이에 민주통합당은 방송장악 음모라고 맞서며 ‘수용 불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다음 주 국무회의도 열릴 가능성이 희박해 국정 표류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국정 파행을 둘러싼 책임론 공방도 치열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집현실에서 첫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제가 융합을 통해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한 핵심과제로 삼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도 지금 통과가 안 되고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국회에서 통과시켜 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며 개편안의 조속한 처리를 정치권에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박용진 민주당통합당 대변인은 “정부 출범의 지각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사실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있음에도 야당에 덤터기 씌우는 방식으로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하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행정 공백도 심각해지고 있다. 미래부와 방통위 등 정부조직법개정안에 따라 신설되거나 기능 조정이 예정된 부처에선 공무원들이 아예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방통위는 이계철 위원장의 사의 표명 이후 정례적인 전체 회의 개최마저 중단됐다. 안전행정부로 이름이 바뀌는 행정안전부도 새 정부 장관 임명이 늦춰지면서 장차관실 앞 복도에서 공무원들이 결재를 기다리며 줄을 서는 풍경이 사라졌다. 맹형규 장관은 27일 청사로 출근했지만, 특별한 결재 등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새 정부 각료 중 유일하게 임명장을 받은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임종룡 국무총리 실장, 육동한 국무차장, 김석민 사무차장 등 총리실 간부들에게 행정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안을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28일 총리실장 주재로 각 부처 차관회의를 소집해 부처 현안과 정책 추진상황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또 28일 긴급 차관급회의를 열어 물가안정 문제를 집중 논의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서민 생활과 밀접한 품목의 가격안정에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앞으로 매주 한 차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기로 했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수석비서관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비서실 핵심 회의체를 조기 가동하기 위해 박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는 매주 1차례,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는 매주 2차례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임창용 전문 기자 sdragon@seoul.co.kr
  • 거리 헤매는 ‘60대 성매매’ 그 할머니들 등치는 갈취범

    거리 헤매는 ‘60대 성매매’ 그 할머니들 등치는 갈취범

    밤 10시, 서울 종로 탑골공원 인근. 늦은 시간인데도 곱게 화장을 하고 치마 정장을 입은 할머니들이 드문드문 서 있다. 누군가를 찾듯 초조한 표정으로 서성이며 지나가는 남자들을 유심히 바라본다. 그러다 눈이 마주친 중년 남자에게 다가가 웃으며 말을 건넨다. 얘기를 주고받던 두 사람은 잠시 후 손을 잡고 근처 여인숙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생활고에 떠밀린 성매매 할머니들이 오늘밤도 거리를 헤매고 있다. 탑골공원 근처에서 1년 반째 성매매를 하고 있는 A(66)씨. 5년 전 폐암으로 남편이 사망하고, 자식들마저 연락이 끊기며 A씨는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됐다. A씨는 혼자가 된 후 폐지나 빈병을 주워 팔았지만 월세조차 감당하기 버거웠다.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한 어느 날, 노인들도 성매매를 한다던 얘기가 떠올랐다. 몇 달간의 망설임 끝에 거리로 나왔다. 서울 종로 지하철역, 탑골공원, 청계천 등지에서 성매매를 하는 60~70대 할머니들이 있다. 연고자없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독거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단속을 빌미로 이들을 협박, 상습적으로 금품을 갈취하고 폭행하는 일당들이 기승을 부리며 할머니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할머니들이 성매매의 대가로 받는 돈은 만원에서 3만원. 고령자는 5000원을 받기도 한다. 하루 종일 거리에 서서 호객행위를 해도 5만원 이상 벌기가 어렵다. 종로의 한 식당에서 지난 26일 어렵게 입을 뗀 A씨는 참았던 설움에 왈칵 눈물부터 쏟아냈다. A씨는 “그래도 산 목숨이라 밥값이라도 하려고 이 나이에 수치심을 참고 버는 푼돈마저,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때리고 뺏어 가는 사람들이 많다. 돈을 빼앗기고도 하소연조차 못 하니 하루빨리 눈을 감고 싶을 뿐”이라고 흐느꼈다. 법원에서도 이 같은 사건에 대한 판결이 있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권기만 판사는 지난 7일 성매매 할머니들을 공갈·협박해 금품을 갈취해 온 지모(52)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일정한 직업이 없던 지씨는 종로3가 부근에서 성매매를 하는 할머니들이 단속을 두려워한다는 약점을 이용, 돈을 갈취하기로 마음먹었다. 지씨는 지난해 11월 지하철역에서 호객행위를 하던 B(61)씨에게 “몸 파는 것은 잘못된 일이니 유치장에 집어넣겠다”고 말해 만원을 빼앗았다. 이후 50~70대 성매매 여성들에게 “이런 X들 다 때려 잡아야 한다”, “XX 파는 것은 범죄니 경찰서로 가자” 등 모욕과 협박을 일삼고 폭행하기도 했다. 지씨가 이런 식으로 할머니들에게 뺏은 돈은 기껏해야 한 명당 1만원 정도였다. 권 판사는 지씨가 반성하며 할머니들과 합의한 점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했지만 “사회적, 경제적 약자인 피해자들에게 감내할 수 없는 모욕적인 언행을 일삼을 뿐 아니라 이들을 위협해 재물까지 갈취하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엄중히 꾸짖었다. 현행법상 성매매 여성은 적발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검찰 관계자는 “법상 성매매는 처벌하도록 돼 있지만 연령과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면서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려운 이들의 약점을 악용해 2차적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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