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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병진, ‘오!캐롤’ 제작사 3억 대 손배소 제기 ‘불화설까지..’

    주병진, ‘오!캐롤’ 제작사 3억 대 손배소 제기 ‘불화설까지..’

    개그맨 주병진이 3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렸다. 19일 조뮤지컬 ‘오! 캐롤’ 제작사인 엠에스컨텐츠그룹은 지난 2월 주병진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3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오!캐롤’은 주병진의 첫 뮤지컬 데뷔작으로, 1960년대 미국의 ‘파라다이스 리조트’에서 벌어지는 로맨스 이야기를 담는다. 주병진과 배우 박해미가 주연으로 캐스팅돼 화제를 모았다. 주병진은 지난해 12월 22일 첫 공연부터 나왔어야 했지만, 돌연 하차했다. 주병진은 제작사 측에 “일신상의 이유로 하차하겠다”는 입장만 전달했다. 빈자리는 주연역에 더블 캐스팅 된 서범석이 채웠다. ‘오! 캐롤’은 지난 1월 20일 38회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제작사 측은 “주병진 출연 소식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줘 티켓이 모두 매진됐다”며 “그러나 주병진이 하차하며 기존 공연 일정을 취소해야 했고, 앞서 티켓을 구매한 관객들에게 환불을 해줘야 했다. 때문에 관객이 현저히 줄었고 공연 수입 역시 줄었다”고 주장했다. 제작사 측은 주병진이 다른 출연진과의 불화 때문에 하차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차를 공지하기 전 상대 배우인 박해미와 말다툼이 있었다는 것이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전북대 지역인재전형 재심의 요청

    전북대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지역인재전형 재심의를 요청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전북대에 따르면 대교협에 지역인재전형 지원자격 재심의를 요청하고 법제처에 해당 법령에 대한 유권해석을 신청했다. 전북대는 의대, 치대, 수의대, 간호대 등 일부 인기학과에 지역출신 학생 비중을 높이기 위해 2019학년도까지 지역인재 전형 자격을 ‘전북소재 고교에서 전 과정을 이수하고 입학일부터 졸업일까지 부모와 학생 모두 전북지역에 거주한 자’로 제한했다. 그러나 대교협의 권고를 받아들여 2020학년도부터 ‘전북지역 고교에서 전 과정을 이수한 자’로 완화했다. 이에 상대적으로 성적이 우수하고 다른 지역 출신이 많은 자사고 출신을 배려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부 또는 모와 함께 전북지역에 거주한 자’로 자격을 바꾸어 재심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대교협의 2020학년도 대학입학전형계획이 오는 30일 발표될 예정이어서 시간이 촉박해 재심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타 대학과 형평성도 논란이 된다. 전남대, 원광대, 우석대 등은 의대 등 인기학과 지역인재 전형 지원자격을 광주, 전북, 전남 등 호남지역 소재 고교에서 전 과정을 이수한자로 대폭 열어놓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양쯔강 뛰어넘는 中자동차…현지매체 “세계 신기록”

    양쯔강 뛰어넘는 中자동차…현지매체 “세계 신기록”

    중국이 자국 자동차의 성능을 뽐내고 싶었던 모양이다. 최근 중국의 한 액션배우가 양쯔강 상류지역에서 중국산 고급차 브랜드 ‘훙치’의 한 모델을 타고 활주로를 달리다 도약해 양쯔강을 뛰어넘는 데 성공했다. 리치롱(40)이라는 이름의 이 배우가 차를 타고 날아간 거리는 무려 75.6m로 전해졌다. 이는 국내에 가수량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유명 배우 커서우량이 20년 전 황허강 후커우 계곡을 차를 타고 뛰어넘으며 세웠던 55m를 넘어 세계 신기록을 세운 것이라고 뉴셩완바오 등 현지매체는 설명했다.보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리치롱이 탄 흰색 승용차는 활주로 위를 달리다 그대로 양쯔강 위를 뛰어넘어 파란색 착지대에 안착했다. 특히 이곳은 윈난성 쿤민 북쪽에 있는 고원으로 평균 해발이 2000m에 달해 공기가 희박해서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현지매체들은 이처럼 열악한 환경과 이렇게 먼 거리를 도전한 사람은 없었다며 이번 도전을 칭찬했다. 리치롱은 기록 달성 이후 인터뷰에서 불과 2초 만에 차량 속도가 0에서 시속 160㎞ 이상으로 치솟았다면서 착지하는 순간 식은땀이 흘러내려 두꺼운 레이싱복을 적셨다고 회상했다. 사진=웨이보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국내 첫 영리병원’ 제주 녹지병원, 결국 허가 취소돼

    ‘국내 첫 영리병원’ 제주 녹지병원, 결국 허가 취소돼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추진된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개설허가가 취소됐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오늘(17일) “녹지국제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 전 청문’의 청문 조서와 의견서를 검토한 결과, 조건부 개설허가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의료법에서 정한 3개월의 기한을 넘기고도 개원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개원을 위한 실질적 노력도 없었다”며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현행 의료법 제64조에 의하면 병원 개설 허가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90일) 이내에 개원하고 진료를 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간 내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를 시작하지 아니할 때는 개설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달 26일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 전 청문’을 실시하고, 청문 주재자는 지난 12일 청문조서와 최종 의견서를 도에 제출했다. 제주도는 ‘외국인에 한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제로 지난해 12월 5일 녹지병원의 개설을 허가했다. 그러나 녹지국제병원은 2019년 3월 4일로 지정된 개원 기한을 지키지 않았다. 청문 주재자는 15개월의 허가 지연과 조건부 허가 불복 소송 제기 등의 사유가 3개월 내 개원 준비를 하지 못할 만큼 중대한 사유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내국인 진료가 사업 계획상 중요한 부분이 아닌데도 이를 이유로 개원하지 않았으며 의료인 이탈 사유에 대해 충분한 소명을 하지 못했다는 점도 들었다. 이에 더해 당초 병원 개설 허가에 필요한 인력을 모두 채용했다고 밝혔지만, 이를 증빙할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는 의견도 제출했다.원 지사는 “지난 12월 5일 조건부 개설허가 이후 개원에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협의하자고 수차례 제안했지만 녹지 측은 이를 거부하다가 기한이 임박해서야 개원 시한 연장을 요청해왔다”며 “실질적인 개원 준비 노력이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요청은 앞뒤 모순된 행위로서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에 녹지병원 측은 “2017년 8월 28일 개설허가 신청 당시 진료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 인력을 갖췄다”면서 “하지만 제주도가 15개월간 허가 절차를 지연하고, 공론조사에 들어가면서 70여 명의 직원들이 사직해 개원이 지연됐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만큼 향후 소송전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녹지병원 사업자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는 지난 2월 조건부 개원 허가를 취소하라며 행정소송을 낸 바 있다. 이번 개설허가 취소 결정 역시 부당하다며 소송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녹지 측이 각종 행정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8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이어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녹지 측이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ISD) 제도를 통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직접 소송을 제기할 여지도 충분히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미일 무역협상 첫 만남부터 신경전… “환율도 포함” vs “협상과 별개”

    “美, 日아킬레스 환율 압박해 양보 얻을 것” 일대일로 입맞춘 中·日, 화웨이 놓고 충돌 미국과 일본의 새로운 무역협정을 위한 첫 번째 교섭이 1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에서 열렸다. 이날 교섭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지난해 9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후 첫 만남이다. 미국에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일본에서는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정담당상이 각각 협상대표로 나섰다. 이번 교섭은 16일까지 열릴 예정이지만, 두 나라가 원하는 방향이 너무 달라 당장 의견 차를 좁히기는 힘들 전망이다. 협상의 범위를 정하는 것부터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일본은 ‘물품무역협정’(TAG)이라고 부르며 자동차, 농산물 등의 물품 관세의 철폐·삭감을 중심으로 논의를 하자는 입장인 데 반해 미국은 ‘미일 무역협정’(USJTA)으로 지칭하며 서비스와 환율조항까지 포함시킨 사실상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교섭 테이블에서 “대일 무역적자 원인인 자동차 등 물품뿐 아니라 금융서비스와 환율조항 등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리자”고 요구했다. 반면 모테기 대표는 “환율조항에 대해서는 2017년 양국 합의를 통해 재무장관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한 바 있으므로 이번에는 제외하자”고 주장했다. 환율조항은 금융정책의 투명성과 설명책임을 강화하고 수출에 유리하도록 환율을 조작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외환시장 개입에 의한 달러화 강세 시정’에 합의한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큰 경제적 충격을 경험했던 일본은 환율 협상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워싱턴의 소식통은 “트럼프 정부는 일본의 아킬레스건인 환율 문제를 압박하면서 다른 분야에서 추가 양보를 얻어내려는 전략에 나설 것”이라면서 “일본이 미국의 환율 압박에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은 지난 14일 중국과의 고위급 경제대화에서 소고기 수출·일대일로 참여 문제는 급봉합했지만 화웨이 장비 배제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6일 일본 측 참석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측의 관심은 오로지 화웨이 문제였다”며 “중일 관계가 개선되는 분위기가 떠오르고 있지만 통상 문제는 미중 마찰과도 얽혀 있어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제재 고삐냐 유가 잡느냐…재선 시동 트럼프 딜레마

    2020년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음달 2일까지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 예외의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트럼프 정부 내에서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 고삐를 더 죄느냐, 아니면 치솟는 유가를 안정시켜야 하느냐’를 두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이란의 정치적 변화와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퇴진을 유도하기 위해 중국·인도 등을 압박해 이들 국가에서 생산한 원유 수입을 중단하거나 줄이도록 압박해 왔다. 그러나 두 나라 모두 꿈쩍하지 않고 있으며 유가만 치솟는 형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트위터에 “유가가 너무 상승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제발 진정하라”고 썼지만 정작 OPEC 회원국인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유가를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인상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미 정부로서는 지난해 11월 대(對)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한시적 제재 예외를 인정한 중국·인도·한국 등 8개국과의 관계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의 헬리마 크로포트 수석 상품전략가는 NYT에 “휘발유 가격을 낮게 유지하고 싶다면 베네수엘라와 이란산 원유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하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화이트 리스트’ 김기춘, 2심 불복해 상고

    ‘화이트 리스트’ 김기춘, 2심 불복해 상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6일 박근혜 정부의 보수단체 불법 지원(화이트리스트) 혐의로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받은 데 대해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기춘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4부(조용현 부장판사)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김기춘과 함께 재판을 받은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 오도성 전 청와대 비서관도 상고했다. 김 전 실장은 2014∼2016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압박해 33개 친정부 성향 보수단체에 69억원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이 중 강요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는 전경련에 대한 자금 지원 요청이 비서실장의 직무권한에 포함될 수 있다며 직권남용 또한 유죄로 인정했다. 하지만 1심에서도 유죄로 인정된 강요죄와 사실관계가 같은 만큼 추가로 형량을 올리진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 전 실장을 가리켜 ‘화이트 리스트’ 사건의 “시발점이고 기획자이자 기안자”라며 “범행이 대통령 비서실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조직적으로 이뤄진 이상 그 체계를 만들고 하급자들에게 지시한 책무는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현기환 전 수석은 징역 2년 10개월을, 범행에서 핵심 역할을 한 허현준 전 행정관은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박준우 전 수석, 신동철·정관주·오도성 전 비서관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김재원 전 수석은 1심처럼 무죄 판결이 났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성인지 감수성 결여’ 재판한 부부 자살 사건, 대법 유죄 확정

    ‘성인지 감수성 결여’ 재판한 부부 자살 사건, 대법 유죄 확정

    ‘강간 무죄’ 선고에 동반 극단 선택한 지 1년 만에1심 재판부의 강간 무죄 판결에 대해 대법원 ‘성인지 감수성 결여’를 이유로 파기 환송한 사건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3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1심의 강간 무죄 선고 이후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며 부부가 동반 자살한 지 1년 만에 나온 선고다. 이 남성(39)은 1·2심에서 강간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았으나, 대법원이 ‘성(性)인지 감수성’ 결여 등을 들어 유죄 취지로 원심을 파기환송함에 따라 다시 열린 2심에서 강간 혐의도 유죄로 인정돼 형량이 늘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강간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모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박씨는 2017년 4월 충남 계룡시 한 모텔에서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남편과 자녀들에게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해 피해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폭력조직 후배들이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폭행한 혐의 등도 받았다. 1, 2심은 박씨의 폭행 혐의 등은 유죄로 인정해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했으나 강간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1심은 징역 1년6월, 2심은 1심이 무죄로 판단한 협박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2년을 각 선고했다. 1심은 당시 모텔 주차장 폐쇄회로(CC)TV에 박씨와 함께 찍힌 피해자 모습이 ‘강간 피해자 모습이라기엔 지나치게 자연스럽다’ ‘피고인 담배를 피우고 가정문제에 대해 대화도 나눴다는 피해자 진술 역시 강간 당한 직후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 등 ‘피해자다움’을 문제삼아 박씨의 강간 혐의를 무죄로 인정했다. 2심도 “피해자의 항거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해져 간음에 이른 것인지 의문”이라며 같은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피해자 진술 신빙성이 인정된다며 강간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대전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은 일관될뿐 아니라 매우 구체적”이라며 “해당 진술 신빙성을 배척한 원심은 성폭행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성폭행 사건 심리를 할 때 요구되는 ‘성인지 감수성’을 결여한 것이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간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 성정이나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달리 나타날 수밖에 없다”면서 오히려 박씨 진술에 대해 “일관되지 않을 뿐 아니라 진술 자체로 모순되거나 경험칙상 납득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시 열린 2심은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유·무죄 부분을 다시 판단해 박씨의 강간 혐의를 유죄로 인정, 징역 4년 6월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명령을 선고했다. 2심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는 박씨 주장에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두번째 재판에서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이를 그대로 확정했다. 한편 피해자 부부는 1심이 박씨에게 ‘강간 무죄’를 선고하자 지난해 3월 전북 무주 한 캠핑장에서 ‘죽어서라도 복수하겠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함께 목숨을 끊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원유 통제·강대국 방관… 장기화되는 리비아 내전

    美는 주둔군 철수… 러 “외국 개입 안돼” 동부 유전지대를 장악한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최고사령관이 리비아 서부의 통합정부(GNA) 측을 공격한 지 열흘 만에 양측에서 147명이 죽고 614명이 다쳤다. 원유, 정치적 득실 등으로 이해가 얽힌 열강들이 사태를 방관하면서 내전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4일(현지시간)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와 그 주변 지역에서 벌어진 전투로 76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리비아에 거주하는 난민과 이주민의 생명도 경각에 놓였다. 알자지라는 이날 유엔 산하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을 인용해 “에리트레아, 소말리아, 수단 등지에서 전쟁과 박해를 피해 리비아로 피신한 1500여명이 트리폴리의 난민 센터 등에 위험하게 갇혀 있다”고 전했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이번 공격을 ‘테러 집단과의 전쟁’으로 명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원유 생산량을 통제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온 하프타르 사령관이 러시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등의 지원을 받아 트리폴리에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고 평가했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이날 이집트 수도 카이로를 방문해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과 LNA의 트리폴리 진격 문제를 논의했다. 시시 대통령은 하프타르 사령관의 지지자로 두 사람은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 무슬림형제단을 ‘공공의 적’으로 갖고 있다. 강대국들은 발을 빼는 모양새다. 미국은 안전을 이유로 지난 7일 리비아 주둔 미군을 일시 철수시켰다. 하프타르 사령관이 장악한 리비아 동부의 유전지대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하프타르 사령관 규탄 성명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러시아는 외국의 개입 없이 리비아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WP는 “이슬람권이 지배하는 트리폴리에는 비(非)이슬람계인 하프타르를 미워하는 정서가 뿌리 깊어 (카다피 정권이 몰락한) 2011년 이후 가장 치열한 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독일, 美 압박에도 화웨이 5G 배제 안한다...균열된 전선

    독일, 美 압박에도 화웨이 5G 배제 안한다...균열된 전선

    독일 정부가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5G 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품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요헨 호만 독일 연방통신청(FNA) 청장은 1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5G 통신망 구축에서 화웨이를 포함한 어떤 장비업체도 특별히 배제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화웨이를 반대하는 어떤 지침도 받지 못했다”면서 “독일 내 다른 기관이 믿을 만한 그런 지시를 받았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는 미중 무역전쟁이 가시화되면서 화웨이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여 왔다. 미국은 화웨이가 중국의 스파이 노릇을 하며 안보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독일을 비롯한 동맹국에도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화웨이 장비 금지를 동맹국에게 요구하는 이유는 중국과의 기술패권 싸움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이 5G 경쟁에서 우위를 노리는 상황에서 중국은 화웨이를 통해 5G 네트워크 시장 장악력을 확대하고 있다. 리처드 그리넬 독일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달 독일 경제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독일이 중국산 5G 장비를 사용하면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독일과 공유하는 정보를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렇게 될 경우 미국에 대한 테러정보 의존도가 매우 높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동맹국들에 안보위협이 된다며 화웨이 배제를 압박해 왔지만 독일 사례처럼 명시적으로 경고한 것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호만 청장은 화웨이를 배제하면 자국 통신업체들이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이 이미 화웨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을 갖고 있고, 화웨이가 이 분야에서 상당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는 “화웨이를 시장에서 배제하면, 5G 통신망 사업이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미국의 화웨이 보이콧 공세에 응한 국가는 호주와 뉴질랜드, 일본 등이다. 독일, 영국,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유럽 국가들은 동조하지 않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여기는 남미] 악명높은 범죄 조직, 두목 잡고보니 14세 소녀

    [여기는 남미] 악명높은 범죄 조직, 두목 잡고보니 14세 소녀

    운전기사들을 협박해 상습적으로 이른바 '통행료'를 갈취한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잡고 보니 조직의 우두머리는 여자어린이였다. 남미 콜롬비아에서도 치안이 불안하기로 악명이 높은 메데진의 13구역에서 벌어진 일이다. 1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콜롬비아 경찰은 공갈협박 등의 혐의로 14살 여자어린이를 긴급체포했다. 수사 관계자는 "그간 13구역에서 발생한 복수의 운전기사 살인사건, 차량공격사건 중 다수가 이 여자어린이의 명령으로 이뤄진 범행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여자어린이는 무장범죄조직을 결성, 13구역을 오가는 택시나 버스, 트럭 등에 매일 통행료를 받아왔다. 기사들이 상납한 돈은 평균 13달러, 우리돈 약 1만4800원이다. 큰 금액이 아닌 것 같지만 콜롬비아 현지 물가를 감안하면 적지 않은 돈이다. 통행료를 내라는 요구에 기사들은 대부분 울며 겨자를 먹는 식으로 돈을 내놨다. 콜롬비아 메데진의 13구역에서 운수업을 하는 한 기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목숨 걸고 운전대를 잡느니 돈을 주거나 아예 일을 나가지 않는 게 낫다"고 말했다. 실제로 13구역에선 그간 복수의 운전기사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누군가 불을 지르는 등 차량을 공격한 사건도 다수 발생했다. 경찰은 이들 사건이 통행료 내길 거부한 기사에 대한 보복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이들에게 어른들이 벌벌 떠는 세상이 됐다"면서 "처벌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청소년들 역시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 RCN에 따르면 절도, 불법총기 소지, 마약류 판매 등의 혐의로 메데진 소년원에 수감된 14~17살 청소년은 현재 1000명을 웃돈다. 이 가운데 25%는 살인 혐의로 소년원 생활을 하고 있다. 한편 메데진의 13구역은 콜롬비아에서도 치안이 불안하기로 유명하다. 사망한 콜롬비아의 마약황제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과거 청부살인업자들을 육성하기 위해 미성년자들을 끌어 모은 곳이기도 하다. 사진=자료사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朴정부 경찰, 靑에 세월호 특조위 방해 여론전 제안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 경찰이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밀착 감시한 정황을 검찰이 파악하고 수사하고 있다. 최근 특조위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검찰은 조만간 경찰 간부를 소환할 예정이다. 1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정보 경찰 문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는 최근 경찰청 정보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12월에 이어 지난 9일 3차 압수수색을 통해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 경찰이 작성한 세월호 특조위 관련 복수의 보고서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정보 경찰이 생산한 특조위 관련 문건들이 직무 범위를 벗어나 직권남용 소지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정보 경찰은 세월호 특조위 구성 전인 2014년 10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동향 파악 문건 등을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조위는 2015년 8월 시작해 2016년 9월까지 활동했다. 문건 등에서 경찰은 이석태(현 헌법재판관) 당시 특조위원장 등 특조위원들의 성향을 분석하고, 이 위원장 등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경력 등을 들어 ‘좌편향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이 위원장의 성향으로 미뤄 ‘반정부 성향’ 인사를 대거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참여연대와 민변 출신 인사들이 유력한 대상으로 거론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는 보수 언론을 이용한 여론전을 제안하기도 했다. 경찰은 “보수 언론과 법조계 원로 등을 통해 정부 입장을 대변하고 좌파 진영의 특조위 개입 시도에 대한 우려 여론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특조위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일반 방청객이 참여할 수 있는 특조위 전원회의에 ‘어버이연합’ 등 보수 단체 회원들의 참석을 유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실제로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전원회의를 방청하고, 특조위 청사 앞에서 장기간 시위를 하기도 했다. 문건에는 유족들이 설치한 광화문 농성장을 서울시를 압박해 조기에 철거하는 방안도 담겨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제주 중·고교생 17명이 또래 중학생 1명 협박·집단폭행

    제주 중·고교생 17명이 또래 중학생 1명 협박·집단폭행

    또래 중학생을 협박해 수천만원을 뜯어내고 집단 폭행한 중·고교생 17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경찰청은 공갈·특수절도교사·공동상해 등의 혐의로 제주 서귀포시의 한 고교 1학년생 A군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또 다른 고교 1학년생 B군, 그리고 피해 중학생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동급생 C군 등 16명을 같은 혐의로 형사입건했다. A군 일당은 피해자를 협박해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휴대전화 송금앱으로 2100여만원을 뜯어내고 수시로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군이 피해자에게 아버지 휴대전화에 송금앱을 몰래 설치하도록 한 뒤 이 앱으로 본인 계좌에 강제로 돈을 입금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가해 학생들은 피해자가 제때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수시로 폭행했다고 한다. 경찰은 가해 학생들의 범행으로 인한 추가 피해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조만간 가해 학생들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두테르테가 돌연 시진핑에 등돌린 까닭은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두테르테가 돌연 시진핑에 등돌린 까닭은

    지난 9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외곽 마카티의 중국 영사관 앞. 필리핀 시위대가 ‘중국은 당장 떠나라’(China out now)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 흔들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친중(親中) 행보를 보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을 상징하는 별이 찍힌 군화에 입맞춤하는 모습의 합성 사진에 ‘반역자’(traitor)라고 적은 피켓도 보였다.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제도(필리핀명 칼라얀 군도, 중국명 난사<(南沙>군도)의 티투섬(필리핀명 파가사섬, 중국명 중예다오<中業島>) 주변 해역에 중국 선박들이 공격적으로 항해·정박해 위협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필리핀내 반중(反中)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티투섬은 중국이 스프래틀리제도에 미사일을 배치한 3개 인공섬 가운데 하나인 수비암초(필리핀명 자모라, 중국명 저비자오<渚碧礁>)와는 불과 12해리(약 22㎞)쯤 떨어져 있다. 필리핀 당국이 지난해 티투섬의 해변 진입로 유지보수 작업을 시작한데 이어 비행장 활주로 보수 작업을 개시하자 중국이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다. 필리핀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티투섬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필리핀과 중국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군에 자살 임무수행 명령을 내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은데 이어 테오도로 록신 외무장관은 중국을 겨냥해 “미국만이 유일한 동맹”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보내는 등 ‘밀월기’를 보내던 필리핀·중국관계에 긴장감이 팽팽해지고 있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4일 “중국은 티투섬에서 손을 떼라”고 강력 경고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티투섬 주변에 집결한 수백 척의 중국 선단에 대해 “중국이 이 섬을 건드리면 군에 자살 임무를 준비하라고 지시할 것”이라며 ‘자살공격 불사’ 방침을 밝혔다. 그는 “티투섬은 우리 영토이며 중국이 이 섬을 점령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애원하거나 구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록신 외무장관도 가세했다. 그는 “미국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수호하는 세계 유일한 강국”이라며 “미국은 우리의 유일한 군사동맹으로 남을 것이며 우리는 다른 어떤 동맹도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중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필리핀이 자동 개입할 수 있다고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설명했다. 더군다나 필리핀에서는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3500명의 미군과 7500명의 필리핀 병력이 참가한 미국과의 연례 합동 군사훈련 ‘발리카탄 2019’를 실시하며 중국의 공세에 맞불을 놨다. 필리핀 의회도 질세라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華爲)의 감시장비 도입 프로젝트를 보류했다. 필리핀 일부 의원들은 화웨이 장비가 들어간 폐쇄회로(CC)TV를 설치할 경우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화웨이 장비가 들어가는 4억 달러(약 4560억원) 규모의 CCTV 설치사업 관련 예산안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랄프 렉토 상원의원은 “중국 장비와 관련해 전 세계가 스파이 문제와 데이터 보안 등을 우려하고 있다”며 감시장비가 꼭 필요하다면 다른 나라 제품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지난해 11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마닐라를 방문했을 때 1만 2000대 규모의 중국산 CCTV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장비는 마닐라는 물론 두테르테 대통령의 고향 다바오에도 설치될 예정이었다. 필리핀은 안면인식 기능까지 갖춘 이 장비를 범죄 예방과 수사 등에 활용할 계획이었다. 필리핀 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업 비용의 80%는 중국이 대지만 나머지는 필리핀이 지원할 예정인데 의회 결정으로 묶이게 됐다”며 “ 사업을 진행하려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필리핀은 2016년 6월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친중(親中) 노선을 걸어왔다. 중국 정부는 그 대가로 두테르테 대통령의 인프라 사업에 거액의 자금을 투자하고 중국인들의 필리핀 관광 규제를 해제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중국의 필리핀에 대한 인프라 투자액은 지난해 150억 달러(약 17조원) 규모이고, 필리핀을 방문한 중국인 수는 126만명에 이른다. 방문 중국인 수는 2015년보다 300% 가까이 늘었다. 여기에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인에게 33만 5800여건의 취업 비자와 특별취업 허가증을 발급하면서 중국인들이 폭증했다. 전체 외국인들에게 발급된 취업 허가의 절반 이상이나 된다. 관광비자로 입국해 필리핀에 눌러앉는 경우도 급증했다. 이에 따라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불법 체류 중국인 노동자들을 추방해야 된다고 말하면서도 정부 당국자들에게는 “이 같은 사건을 취급할 때 주의하라”고 애매하게 말하기도 하고 “그들(중국인 노동자들)을 이곳에서 일하게 하자”며 ‘관용’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대량 유입되면서 필리핀인들 사이에는 그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범죄를 저지른다며 불만이 커졌다. 지난해 5월 발생한 불법 체류 중국인의 필리핀인 웨이트리스 폭행 사건 등 불법 체류자들의 범죄와 관련한 보도가 이어지면서 필리핀인들의 중국인에 대한 반감은 증폭됐다. 이 때문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에 저자세로 일관했지만 정작 중국이 약속한 대규모 경제 지원은 제대로 실현된 게 거의 없다’는 따가운 여론에 직면했다. 중국인 대거 유입 문제는 오는 5월 중간선거(총선)를 앞두고 필리핀의 주요 정치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필리핀이 티투섬의 해변 진입로 유지보수 작업과 활주로 및 부두 보강시설 공사의 개시하자 중국 선박 수백 척이 섬 주변에 몰려와 ‘공포 분위기’를 연출했다. 필리핀 군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중국 선박 600여 척이 잇따라 티투섬을 돌고 있거나 에워싸고 있다. 군부는 이들 선박이 ‘중국의 해상 민병대’라고 의심하고 있다. 실제 저인망 어선 등은 고기잡이를 하지 않고 대부분 섬 주변을 둘러싸거나 그저 정박 상태로만 있어도 필리핀 어선들은 겁을 먹을 수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 어선 출몰 자체는 비군사적 활동이지만 그 배경에는 이 일대 섬 장악을 목적으로 한 ‘양배추 전략’(cabbage strategy)’의 일환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양배추 전략이란 상대 국가의 해상 자유를 제약하는 것을 목적으로 분쟁 지역 해상에 자국의 비군사 어선 또는 시설을 포화시키는 전략이다. 중국은 2014년 베트남을 상대로도 이 전략을 써서 논란을 빚었다. 그러나 중국의 입장은 단호하다. 중국 정부는 “우리는 티투섬과 인근 해역에 대한 주권을 갖고 있으며 중국 선박들이 그곳에서 어로 활동을 하는 것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해역에서 중국 어선과 어부들의 활동이 예년과 비교해 올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중국과의 협상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유엔총회에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을 제기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필리핀 정부는 2016년 7월 PCA에서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받아냈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에 판결 이행을 요구하지 않았다. 특히 중국의 움직임은 남중국해 일대에서 필리핀, 베트남 등과 분쟁을 벌이면서 이 일대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려는 미국과의 대립도 다시 확대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티투섬의 필리핀 영유권 주장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필리핀과 미국 간의 방위조약이 건재함을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화이트리스트’ 김기춘 항소심도 징역 1년 6개월…조윤선 집행유예

    ‘화이트리스트’ 김기춘 항소심도 징역 1년 6개월…조윤선 집행유예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의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사건을 주돤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조용현)는 12일 오후 3시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관계자 9명에 대한 항소심 선고에서 김 전 실장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특히 “누구보다도 보수단체 지원 행위의 시발점이고 기획자, 기안자로 볼 수 있다”면서 “보수단체 지원 기조를 최초로 형성하고 자금지원 방안을 마련해 가장 상급자로서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양형이유에서도 “대통령 비서실 내에서 보수단체에 대한 자금지원 및 활용을 강조하고 기조를 적극적으로 형성·강화했다”면서 “전경련을 통한 보수단체 자금 지원 및 국정현안에 대한 보수단체 활용의 체계를 구축했다”고 거듭 밝혔다.함께 재판을 받은 조 전 수석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조 전 수석을 향해 “박준우 전 정무수석과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에게 보수단체 자금지원 내용을 인수인계받고 전경련이 자금지원 요구에 비협조적이고 꺼리고 있다는 상황을 충분히 알았음에도 2015년 자금지원 예상 단체를 보고받고 전경련과 협의가 됐는지 묻지 않고 그대로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서실장에게 나온 지시를 정무수석을 통해 실무 책임자에게 전달되고 집행될 때 중간 관리자라고 할 수 있는 정무수석이 이를 모르고 직접 실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범으로서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2014~2016년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압박해 기업들을 통해 33개 친정부 성향 보수단체에 총 69억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강요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이날 허현준 전 행정관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고, 박준우 전 정무수석, 신동철·정관주 전 정무비서관, 오도성 전 행정관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현기환 전 정무수석은 2016년 총선 과정에서 새누리당 공천에 개입하고 여론조사를 위해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사용한 혐의 등으로 징역 2년과 징역 10개월을 각각 선고받았다. 1심에서는 전경련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것이 청와대 비서실의 일반적인 직무권한이 아니라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는 인정하지 않고 강요만 유죄로 봤지만, 2심은 이 판단이 잘못됐다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형량에 차이를 두지는 않았다. 조윤선·현기환 전 정무수석은 국정원에서 각각 4500만원과 5500만원의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도 있지만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무죄 판단을 받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미국 “미중 무역합의 이행 전담사무소 개설 합의...큰 진전”

    미국 “미중 무역합의 이행 전담사무소 개설 합의...큰 진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이 무역합의를 이행하는 문제를 전담할 사무소를 설립하기로 하는 등 양국 간 무역협상에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CNBC 프로그램 ‘디익스체인지’에 출연해 “미국과 중국 양측이 합의사항을 강제하는 메커니즘에 합의했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을 다룰 협정 이행 사무소(enforcement offices)를 개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어 “이것(합의사항 이행)은 양측 모두 매우 심각하게 여기는 문제”라며 “우리는 진정으로 합의문 실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므누신 장관은 그러나 양국 합의사항을 중국이 이행하도록 하기 위해 관세를 도구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앞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타결된 이후에도 2500억 달러(약 285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매긴 관세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하며 중국측을 압박해왔다. 이에 대해 중국은 무역합의 일환으로 관세 철폐를 요구해왔다. 므누신 장관은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의 화상회의가 생산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질질 끌고 있는 핵심 문제들을 포함해 미중 양국이 협상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어 “어제(9일)도 류허 부총리와 늦은 밤까지 회의를 했으며, 내일 아침에 다시 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아직 해결해야할 중요한 이슈들이 있지만 양측은 합의를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명확한 시간표는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미중 협상과 관련해 4주 안에 합의에 이를 수도 있다고 언급했었다. 므누신 장관은 “우리는 협상을 빨리 마무리하길 희망하지만 임의의 기한은 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 협정을 완성할 수 있다면 이것은 정말 지난 40년 동안 미국과 중국의 경제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므누신 장관은 특히 “중국 경제의 개방은 미 근로자와 미 기업에 이득이 될 구조적인 변화와 함께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성관계 몰카 찍어 유부녀 협박 20대 징역 2년

    법원이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난 유부녀와 성관계하는 장면을 몰래 찍은 뒤 협박해 돈을 뜯어낸 20대 남성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울산지법 형사6단독 황보승혁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공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9)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11월 스마트폰 채팅 앱에서 알게 된 유부녀 B씨와 약 1년 동안 채팅과 영상통화를 하면서 가까워졌다. A씨는 지난해 11월 울산의 한 모텔에서 B씨를 만나 성관계를 하면서 스마트폰으로 몰래 촬영했다. B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B씨 휴대전화에서 남편과 시어머니 등 가족 연락처도 알아냈다. 사흘 후 A씨는 “필요한 돈이 2000만원인데, 지금 1000만원이 급하다”는 내용의 메시지와 함께 동영상을 캡쳐한 사진과 가족 연락처 등을 B씨에게 보냈다. 돈을 주지 않으면 동영상을 가족에게 보내겠다고 협박한 것이다. 1000만원을 받은 A씨는 이후에도 “나머지 돈만 주면 영상과 전화번호를 모두 지우겠다”거나 “제일 먼저 시어머니에게 연락하겠다”는 등 회유와 협박을 일삼았고, 총 3차례에 걸쳐 라 추가로 뜯어냈다. 재판부는 “범죄 계획성과 반복성, 피해 여성의 정신적·금전적 피해 정도 등으로 볼 때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피해 보상이나 피해자들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학계 “독립운동 서훈, 이념 아닌 1945년 광복 기준으로 평가해야”

    학계 “독립운동 서훈, 이념 아닌 1945년 광복 기준으로 평가해야”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우리 사회의 이념 논쟁에 불을 붙인 인물이 있다. 약산 김원봉(1898~1958)이다. 학계에서는 ‘재평가와 복권이 이뤄져야 할 독립운동가 1순위’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보수주의자들은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인물을 복권할 수 없다’, ‘김일성도 반일투쟁을 했다는데 그에게도 훈장을 줘야 하느냐’며 극단적 거부 반응을 보인다. 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가들은 한반도가 분단되기 전 항일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이들을 평가하는 지금 우리는 분단의 결과물인 ‘이념’을 잣대로 들이댄다.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서 늘 배제돼 온 사회주의자들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논쟁거리다.●김원봉, 항일투쟁 업적에도 월북해 논란 “공산당 활동을 하고 월북한 김원봉을 독립유공자로 서훈하겠다고 한다. ‘뼛속까지 빨갱이’였던 이를 서훈하겠다는 이 정부가 원하는 게 무엇이겠나.” 지난달 26일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원봉의 독립유공자 서훈 수여 가능성을 언급하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보인 반응이다. 피 처장은 ‘김원봉을 국가보훈 대상자로 서훈할 것인가’라는 정태옥 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의견을 수렴 중이며 (서훈 수여) 가능성은 있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 기준으로는 (서훈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우리가 (북한과) 평화와 번영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북한 정권에 기여했다고 해서 (서훈 수여를) 검토하지 말라고 하는 부분은 (적절하지 않다). 북한과 6·25전쟁을 치렀지만 그런 부분은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피 처장의 발언을 문제삼아 해임결의안을 추진 중이다. 사회주의 독립운동가에 대한 우리 사회의 차가운 시선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원봉은 1919년 의열단을 꾸려 조선총독·일본군·친일파 등을 암살하고, 조선총독부와 동양척식주식회사 등 주요 기관에 폭탄을 투척하는 등 무장 항일투쟁의 선봉에 섰다. 영화 ‘암살’, ‘밀정’ 등에서 의열단장으로 등장한 인물이다. 일제는 김원봉을 “재외 반일 조선인의 거두”라고 표현하며 두려워했다. 하지만 이런 업적에도 그는 아직도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한다. 해방 뒤 월북 행적 때문이다. 1947년 김원봉은 극우주의자들에게 살해 위협을 받자 남조선노동당 지도자 박헌영(1900~1955)과 함께 북한으로 갔다.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해 국가검열상(검찰총장)에 임명됐고 노동상(노동부 장관)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지냈다. 1958년 숙청될 때까지 북한에서 최고위직으로 활동했다. 사회주의자인 이동휘(1873~1935)와 한위건(1896~1937), 김두봉(1889~?)도 업적에 비해 저평가돼 있기는 마찬가지다. ●분단 특수성 이유 사회주의자 대부분 저평가 한위건은 1919년 3·1운동 당시 서울 파고다공원에서 학생대표로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뒤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내무위원과 함경도 의원을 지냈다. 1920년 일본 유학 당시 독립군 자금 모집 사건에 연루돼 검거됐고 이듬해 조선유학생회 주최로 만세 시위 운동을 시도하기도 했다. 1930년 중국 공산당에 입당하면서 독립운동사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2005년 좌파 독립운동가에 대해 재평가가 이뤄져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장규식 중앙대 사학과 교수는 “3·1운동 초기 학생 조직을 만드는 산파 역할을 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동휘는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참여해 군무총장, 국무총리를 지냈다. 1907년 강화도 전등사에서 의병을 일으키려다 체포됐고, 안창호(1878~1938) 등과 신민회를 조직해 항일운동 전면에 나섰다. 1911년 조선총독부가 신민회를 탄압하기 위해 조작한 ‘105인 사건’으로 감옥살이를 하다가 풀려나 1913년 시베리아·북간도 지역으로 망명했다. 이곳에서 일본군과 싸우기 위한 무관 양성에 앞장섰고 아시아 최초의 사회주의 정당인 한인사회당을 조직했다. 박한용 전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은 “1995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된 이동휘는 독립을 위해 무장 투쟁으로 일제에 맞서야 한다는 신념이 강했다”며 “그의 활동에 비해 우리 교과서에서도 언급이 적다보니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조선어사전 ‘말모이’ 편찬을 진행한 한글학자 김두봉은 1919년 3·1운동에 참여한 뒤 대한민국 임시정부 임시의정원 의원을 지냈다. 1940년대 중국 옌안의 조선독립동맹 주석을 맡는 등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광복 이후 북한에서 조선신민당을 조직했고 북한 정권에서 최고인민회 상임위원장과 김일성대 초대 총장을 지냈다. 그는 김원봉과 마찬가지로 1958년 모든 지위를 박탈당하고 중노동을 하다가 1960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옥진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김구나 유관순, 안중근, 윤봉길은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안다. 하지만 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가들은 대부분 잘 모른다. 분단 상황이라는 특수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한성 민족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사회주의계열 인물들이 독립운동사에서 큰 역할을 했지만 분단 상황 때문에 제대로 부각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 주의 택한 것은 독립운동 위한 한 방법” 사회주의자들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제에 맞섰지만 지금도 남한과 북한 모두에서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김원봉과 김두봉은 현행법에선 독립유공자가 될 수 없다. 단순히 사회주의 활동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가들은 한반도를 소위 ‘붉은 국가’로 만들고자 치밀한 계획을 갖고 항일투쟁을 한 것일까. 이에 대한 학계의 의견은 대체로 회의적이다. 이들이 사회주의를 택한 것은 조국 독립의 숙원을 이루기 위한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로 보는 것이 정확한 평가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공산주의 운동의 선구자로 불리는 이동휘조차도 “난 공산주의가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인물”이라고 고백했다. 익명을 요구한 역사학자는 “일제 침략 시기에 우리 젊은이들에게는 사회주의 사상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제국주의 폭압에 맞서는 대안 이념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우리 독립운동가 상당수가 사회주의자였던 것에는 이런 사정이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연안파는 6·25전쟁 뒤 김일성이 중심인 빨치산파에 의해 북한 지도부에서 완전히 축출돼 남북한 양측에서 ‘잊힌 존재’가 됐다. 연안파는 중국 옌안 지역을 중심으로 항일투쟁을 하다가 해방 뒤 입북한 조선의용대 출신 세력을 뜻한다. 조선의용대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진영에서 치열하게 조국 광복을 위해 싸웠고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조직이다. 일부는 임정과 손잡고 한국광복군에 참여했고 나머지는 ‘조선의용군’으로 이름을 바꿔 중국 건국에 있어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해방 뒤 남쪽에선 좌파로 몰려 박해당했고, 북쪽에선 김일성 독재에 반대하다가 사라졌다. 우리부터라도 ‘비운의 독립군’으로 불리는 이들의 업적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광복 이전 독립운동 했다면 유공자로 봐야” 역사학계에서는 1948년 이후 남북을 가른 이념이 아니라 1945년 8월 광복 당시 행위를 기준으로 역사적 인물을 평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지난 1월 국가보훈처 자문기구로 활동한 보훈혁신위원회가 “1945년 8월 15일 이전 독립운동을 했다면 독립유공자로 봐야 한다”는 권고도 같은 맥락이다. 임경석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는 “후대에 만들어진 이념이라는 기준보다는 역사적 사실 자체에 맞춰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념이나 사상에 관계없이 1945년을 기준으로 독립운동을 한 사람이라면 그에 합당한 제대로 된 평가를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임정 바로 보기’로 새로운 100년 연다

    ①남북서 외면 김원봉·김두봉 재평가 ②사초부터 확보, 숱한 논란 종식해야 ③분당·송도 등 일제 용어 잔재 청산을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일을 맞아 역사학계에서는 정부가 시급히 해야 할 과제로 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가의 재평가, ‘임정 수립일’이 논란이 될 정도로 부실한 임정 사초 찾기, 여전히 남아 있는 일제의 잔재 청산 등을 꼽았다. 그동안 건국절 논란을 비롯해 이념적 대결 갈등에서 벗어나 ‘임정 바로 보기’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민감한 사안이라서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임정 관련 일부 독립운동가들의 판결문을 보면 ‘김일성 장군의 활약에 감동받아 항일투쟁에 나섰다’는 구절이 나와요. 생각지도 않은 내용이어서 저희도 놀랐죠.” ‘판결문에 담긴 임정의 국내 활동’을 출간한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10일 이렇게 털어놨다. 당시 임정의 활동에 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가들이 상당한 영향을 줬다고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우파 위주로 진행된 독립운동사 연구의 범위를 민족 전체로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남과 북으로부터 버림받은 김원봉과 김두봉 등 ‘연안파’에 대한 재평가 주문이 많다. 연안파는 중국에서 항일투쟁을 하다가 해방 뒤 입북한 조선의용대 출신을 말한다. 독립운동연구 전문 이원규 작가는 “이들은 일제와 무력으로 맞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냈다. 하지만 해방 뒤 남한에서는 ‘빨갱이’로 몰려 박해당했고, 북한에서는 김일성 독재에 반대하다가 숙청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1990년부터 임정 수립 기념일을 4월 13일로 기념해 오다가 올해 4월 11일로 바꿨다. 최근 발굴된 증거를 볼 때 실질적으로 내각을 구성한 날짜가 11일이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반병률 한국외대 교수는 “임정 수립 기념일을 다시 정한다면 통합임시정부 대통령과 각원을 선출한 9월 6일이나 이동휘 등 주요 각원이 취임한 11월 3일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임정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임정 자료가 거의 대부분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시준 단국대 사학과 교수는 “정부는 임정 수립 100주년을 맞아 사라진 임정 자료부터 찾기 위해 나서야 한다”이것이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일제의 잔재인지도 모르고 쓰는 용어를 정리해 임정 수립을 통한 독립의 참뜻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경기 성남시 분당은 조선총독부가 ‘장터’(盆店·분점)와 ‘당모루’(堂隅里·당우리) 지역을 억지로 합친 뒤 앞글자만 따 만들었다. 인천 송도 신도시도 러일 전쟁 때 침몰한 일본군함 마쓰시마(松島·송도)호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사람에게 입은 정신적 상처, 동물이 치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사람에게 입은 정신적 상처, 동물이 치유

    PTSD, 우울증, 자폐증, 약물중독에도 동물 치유효과 커 날씨가 포근해지면서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나온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또 길을 가다 보면 강아지나 고양이를 품에 안고 다니는 애견인, 애묘인들도 눈에 많이 들어옵니다. 예전에는 사람이 동물에게 사랑을 주고 귀여워해 준다는 의미로 애완동물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그렇지만 ‘애완동물’이라는 말에는 사람이 일방적으로 사랑을 주거나 거둘 수 있다는 의미가 강하게 느껴져서인지 요즘은 반려동물이라는 용어를 주로 쓰는 것 같습니다. 사랑을 서로 주고받으며 같이 생활하는 동반자로 인정한다는 뜻이겠지요. 그 때문일까요. 요즘은 동물을 심리치료에 활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고 합니다. 동물을 매개체로 해서 인지적, 사회적, 정서적 기능을 회복시키는 심리치료법을 ‘동물매개치료’라고 합니다. 살아 있는 동물과 상호작용을 통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증, 자폐증은 물론 알코올중독이나 약물중독 같은 중독증상 치료에도 보조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동물매개치료 역사는 중세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지만 실제 본격화된 것은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입니다. 미국 소아정신과 의사인 보리스 레빈슨 박사가 정신과 치료를 위해 진료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아이가 대기실에 있던 개와 놀면서 특별한 의학적 치료과정 없이 저절로 정신적 문제가 완치됐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후부터라고 합니다. 이처럼 동물매개치료 대상은 주로 심리적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스위스 바젤대 실험심리학과, 스위스 열대·공중보건연구소 소속 실험심리학자와 신경과학자들은 심각한 뇌손상 환자들에게 물리치료, 약물치료와 함께 동물매개치료를 실시할 경우 사회성과 공감력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치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신체적 회복 속도도 빨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9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뇌손상 환자 전문병원인 ‘레합 바젤’에 입원해 있는 19명의 중증 뇌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치료법과 함께 기니피그, 새끼돼지, 토끼, 양 등 다양한 동물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도록 한 뒤 환자의 치료의욕, 기분, 치료 만족도와 치료사들이 관찰한 환자의 태도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환자들은 이전보다 언어적으로나 비언어적으로 의료진과 의사소통을 자주 시도했으며 긍정적인 감정을 많이 표현했다고 합니다. 또 분노나 좌절, 실망, 우울 같은 부정적 감정은 눈에 띄게 줄었다고도 합니다. 연구를 주도한 카린 헤이디거 바젤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동물매개치료가 환자들이 치료 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것이 확실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동물매개치료를 기존 신경재활치료와 병행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습니다. 사람에게 입은 상처는 사람에게서 치유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들 합니다. 그렇지만 세상이 각박해지다 보니 낯선 사람은 무조건 적으로 간주하고 적개심을 갖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타인에게 날을 세워 상처를 주고 덧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귀엽고 예쁜 동식물들을 사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 있겠지만 사람이 싫어 동물과 식물에 눈을 돌리도록 만든 세상은 뭔가 단단히 잘못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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