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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이름 난 ‘주먹’이 올레길 ‘산파’로, 서동철 시인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이름 난 ‘주먹’이 올레길 ‘산파’로, 서동철 시인

    옛적 로마에서는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 행진을 할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소리로 “메멘토 모리!”라고 외치게 했다.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인데,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 오늘은 개선 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니 겸손하게 행동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아메리카 인디언 나바호족에게도 “네가 세상에 태어날 때 넌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으니,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어도 너는 기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라”는 가르침이 전해진다. 죽음이 곧 삶이다. 의미있는 삶을 마치고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의 자취를 좇는다.제주 조직폭력 ‘땅벌파’ 두목이었으나 제주 올레길의 숨은 산파로 변신한 시인 서동철 씨가 이승의 강을 건넜다. 향년 61.  섬 여행가 강제윤 시인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2007년 친누나 서명숙 제주 올레 이사장이 올레 길을 내겠다고 귀향하자 조직 생활을 청산하고 올레길을 만드는 탐사대장으로 활동했던 서씨가 세상을 떠나 전날 제주 빈소에 다녀왔다고 알렸다. 고인은 14일 오후 제주 서귀포의료원에서 숨을 거뒀고 18일 오전 발인했다. 중앙 일간지 가운데 딱 하나, 한겨레신문만 그의 부음을 전했다. 보고 들은 게 적은 기자는 19일 저녁에야 부음을 접했다.  어줍잖게 서 시인의 삶을 요약하기보다 강 시인의 글을 옮긴다.  ‘또 한 생이 레테의 강을 건넜다. 가파도에 살던 나의 형, 서동철 형이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다. 그는 한때 제주 조폭 두목이었다. 세상에 좋은 조폭은 없다. 그래서 조폭 시절의 그를 두둔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개심한 뒤 그는 제주를 위해 또 세상을 위해 아주 귀한 일을 했다. 제주 올레를 만든 것이다. 세상은 서명숙 이사장만을 기억하지만 실상 그는 서 이사장과 함께 제주 올레의 공동 창시자다. 단언컨데 그가 없었다면 제주올레는 시작도 못했을 것이다. 이것은 서이사장도 인정한다.  서동철 형은 서 이사장이 처음 제주에 걷기 길을 만들기로 했을 때 그 뜻을 이해하고 함께한 첫 번째 동지였다. 그는 제주 올레 초대 탐사대장으로 서 이사장과 함께 올레길을 개척했다. 다들 가망없는 시도라고 반대할 때 그만 적극 찬성하며 서 이사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의 적극적인 노력이 아니었다면 제주올레가 마을길들을 통과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 드센 마을청년회원들을 밤낮으로 만나 술까지 사주며 설득한 것은 그였다. 어둠을 위해 쓰던 힘을, 빛을 위해 썼고 그러자 그 힘은 더욱 강력했다. 제주올레의 핵심은 길 그 자체다. 길을 내는 것이 거의 전부다. 그가 그 물꼬를 터주었다. 제주도 지사도, 공무원들도 설득할 수 없는 이들을 그가 설득했다. 서 이사장도 할 수 없는 일을 그가 했다. 그가 없었다면 제주올레도 없었을 것이다. 제주 올레와 서명숙 이사장이 세상의 조명을 받을 때 그는 뒤에 물러나 숨어 살았다.  자신의 과거가 누이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어제 이주빈 아우와 제주로 건너가서 서명숙 누이와 함께 그를 추모하고 돌아왔다. 봄이 오면 그와 같이 도모하기로 한 일이 있었는데 그는 끝내 봄을 보지 못하고 떠났다. 누군가 겨울을 사는 덕에 누군가는 봄을 산다. 형이 영원한 안식의 봄이 돼서 산하에 깃들기를 기원한다.’  서 시인은 2012년 가파도에서 길을 내다 가장 심하게 반대한 51년 물질의 해녀 강수자 씨를 만나 여섯 번째로 결혼해 가파도에서 죽 투병해왔다. 강씨는 다큐멘터리 독립 영화 ‘숨비’ 주인공이다. 마침 병석에 누운 그녀를 살뜰히 보살피며 부부의 연을 맺었다. 이듬해 12월 한국 국보문학 64기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1985년 다른 폭력조직 선배의 밀고로 악명 높은 대공분실에 끌려갔다. 그는 이북 출신 아버지에 제주 출신 어머니, 유신 반대에 앞장 선 누이 등 정권이 간첩으로 몰기에 최상의 인적 자원을 갖고 있었다. 마침 사상이 의심스러운 재일교포와 만날 참이었다. 해서 주전자 안에 유리병 조각을 넣어 던졌다. 함께 연행돼 조사받던 조직의 부하들까지 자해하겠다고 수사관들을 겁박해 어머니를 면회해 재일교포 에게 피신하라는 메모를 건넸다.  전기고문 끝에 그는 간첩이었다고 거짓 실토를 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형사가 쓴 진술 조서를 신발 밑창에 숨겼다. 교도소는 물론 검찰에 가도 고문 끝에 거짓 자백을 했음을 증명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법정에 가서야 원본은 따로 있고 자신은 거짓 자백을 남긴 것이라며 형사가 쓴 조서를 증거 보전 신청했다. 그렇게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아는 것이 많았다. 순전히 ‘꼬붕’들에게 존경받기 위해 ‘국립대학’(교도소)에서 책을 엄청나게 많이 읽어 제주의 역사, 사투리, 희귀한 동식물 이름까지 뚜르르 뀄다. 제주 목사가 섬을 한 바퀴 도는 탐라 순력을 할 때 시흥(始興)에서 시작해 종달(終達)에서 끝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해서 올레의 시작점 1코스로 누나에게 추천했다. 두 마을은 해녀의 바다 구역과 농지를 두고 오랜 세월 반목해온 사이였으니, 평화를 지향하는 ‘올레 정신’과도 맞아떨어졌다.  고인은 올레길에서 만난 이들에게 난데 없이 끝말 잇기를 하자며 ‘제주’를 외치곤 했다. 제주-주전자-자리돔-돔구장-장소-소름 하면 끝이었다. ‘름’ 자로 시작하는 단어는 없기 때문이다. 강제윤 시인은 올레길에서 누군가 불쑥 나타나 끝말 잇기를 하자고 하면 틀림없이 서동철 시인일 것이라고 했는데 이제 그를 만날 일은 없게 됐다.  그가 어떻게 생과 작별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만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그의 명복을 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청와대, 해리스 美대사 발언 경고…“남북협력, 우리가 결정”

    청와대, 해리스 美대사 발언 경고…“남북협력, 우리가 결정”

    해리스 대사 발언에 청와대가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남북 협력, 한국 정부가 결정할 사안’ 분명히 한 것지난해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 불러 방위비 증액 압박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개별관광’ 언급에 대해 “미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한 데 대해 청와대가 17일 “대단히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이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면서 “남북협력 관련 부분은 우리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과는 항시 긴밀하게 공조하며 협의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남북 관계의 실질적 진전과 조속한 북미 대화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해리스 대사 발언에 청와대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리스 대사는 전날 외신 간담회에서 한국 정부의 독자적인 남북 협력 추진 구상을 두고 한미 간 긴밀한 협의를 강조하면서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교착 상태의 북미 대화를 타개하기 위해 “남북 간에도 이제는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않고 남북 협력을 증진시키며 북미 대화를 촉진해나갈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그러면서 “물론 국제 제재라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남북이 할 수 있는 협력에서 여러 제한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제한된 범위 안에서 접경 지역 협력, 개별 관광 같은 것은 충분히 모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었다. 해리스 대사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은 남북 협력 여부는 한국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엔 대북 제재라는 틀 안에서 최대한의 남북 협력을 한국 정부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데 주한 미국대사가 이에 반대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에 대해 강하게 경고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대해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대해 저희가 언급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면서도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일제히 해리스 대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장인 송영길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해리스 대사 개인 의견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의견 표명은 좋지만, 우리가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라고 말했다.또 해리스 대사의 평소 언행과 관련해 “대사로서의 위치에 걸맞지 않은 좀 과한 발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개인의 의견인지, 본부의 훈령을 받아서 하는 국무부 공식 의견인지 구분이 잘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설훈 최고위원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해리스 대사가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진전 구상에 대해 제재 잣대를 들이댄 것에 엄중한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며 “내정간섭 같은 발언은 동맹 관계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에서 “해리스 대사는 본인의 발언이 주권국이자 동맹국인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의 오해를 촉발할 수도 있다는 깊은 성찰을 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11월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당시 바른미래당 의원을 대사관으로 불러 ‘방위비 분담금을 50억 달러로 증액해야 한다’고 압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에는 미국이 주도하는 중동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군 파병을 공개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해리스 대사는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란 일본계 미국인으로 제24대 미국 태평양사령관을 지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美국방부 “방위비 분담금 증액하면 韓경제로 돌아간다”

    美국방부 “방위비 분담금 증액하면 韓경제로 돌아간다”

    정은보 “협상, 호르무즈 파병과 관계 없어”미국 국방부가 16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한 질문에 “한국의 분담금이 한국 경제로 되돌아간다”며 증액 입장을 재확인했다. 조너선 호프먼 국방부 대변인은 이같은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뒤 “그러나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계속 이것(분담금 증액)을 압박해 왔다”며 “그것이 중동이든, 유럽이든, 아시아든 계속 지켜보면서 우리 동맹이 분담금을 약간 더 올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관련해 한 가지 지적해온 점은 분담금의 일부인 많은 돈이 실제로는 재화와 서비스의 면에서 한국 경제로 직접 되돌아간다는 것”이라며 미군 기지에서 일하는 한국인 노무자 고용 등을 예로 들었다. 호프먼 대변인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가능성을 묻는 말에 “우리는 시험이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 계속 주시하고 있다”며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최근 언급한대로 시험 발사 여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그의 결정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항상 주시하고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무엇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진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북한 미사일 기술이 이란에 이전됐을 가능성을 묻는 말에 “나는 이란이나 북한의 미사일 기술에 관해 당신을 위해 얘기할 정보가 없다”며 “이란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고 대답했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이날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공항에서 귀국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방위비 협상에 대해 ‘상당한 의견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상당한 수준이 어떤 수준인지는 어떤 사람이 판단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거니까 저희 입장에서는 협정 공백 상태이기 때문에 조속 시일 내에 타결이 돼서 협정 공백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정 대사는 새로운 이슈가 호르무즈 파병 관련이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며 “그런 호르무즈 파병이라든지 SMA(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 틀 이외 (것은 논의하지 않고 있고) 또는 동맹 기여라든지 이런 부분과 관련된 것을 제외하고는 저희가 논의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입과 방위비 협상이 연계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외교부가) 보도해명을 해서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명백히 했다”고 답했다. 간접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저희가 지금 계속적으로 동맹기여와 관련해 정당한 평가를 받고자 하는 부분에 대해서 무기 구매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한 것들을 (미측에)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사는 이어 “그런데 그거하고 언론에서 언급하는 특정 구체적 무기와 관련된 사업들을 논의한다든지 또는 그것이 국방부의 사업비로 반영한다든지 하는 논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반도 순환배치와 역외훈련 비용 등을 부담하라는 미국의 입장에서 태도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계속 논의를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정 대사는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6차 회의차 미 워싱턴DC를 방문해 14∼15일 협상을 진행했다. 이번 회의는 10차 SMA가 지난해 말로 만료됨에 따라 협정 공백 상태에서 열린 첫 회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보통국가’ 꿈꾸는 아베의 외교, 실리 못 챙기고 빈 수레만

    ‘보통국가’ 꿈꾸는 아베의 외교, 실리 못 챙기고 빈 수레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아베노믹스’(아베+경제) 못지않게 자신의 큰 치적으로 부각시켜 온 것은 ‘외교’였다. 그가 2012년 12월 재집권에 성공한 이후 7년여 동안 국가와 대륙을 가리지 않고 활발한 외교 행보를 펼쳐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외교의 아베’는 그가 일본 역대 최장수 총리 재임 기록을 세우는 데 큰 보탬이 되기도 했다. 부활한 일본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전방위 외교를 펼침으로써 전 세계 영향력을 확대하고 나아가 전범국가의 ‘족쇄’를 벗어 버리는 것. 정식으로 군대를 보유한 이른바 ‘보통국가’로의 전환을 꿈꾸는 아베 총리의 욕망이다. 그러나 한일 관계를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간 데서 나타나듯 아베 외교는 실리가 결여된 빈 수레라는 평가도 끊이지 않는다.아베 외교의 골격은 미일 동맹과 한미일 3각 공조를 기축으로,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면서 인도·동남아·중동 등지를 포함한 아시아 전체 및 유럽과 유대를 강화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한 해 동안에만 5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졌을 정도로 빈번한 접촉을 하며 결속 강화에 노력했다. 2012년 중일 영유권 분쟁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국유화하면서 관계가 냉각됐던 중국과는 어느덧 ‘셔틀외교’(정상 상호 방문)를 추진하는 단계로까지 호전됐다. 러시아와의 평화조약 체결과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 등 이른바 ‘전후 외교의 총결산’도 아베 정권이 설정해 놓은 중요한 외교과제다. 일본 외무성이 발간한 2019년판 외교청서는 첫머리에서 “세계의 안정과 번영을 떠받쳐 온 국제질서가 다양한 도전을 받고 있는 만큼 일본은 지금까지보다 더 큰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일본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방위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베 정권은 ‘전 지구적 과제에 대한 대응’, ‘중동의 평화와 안정에 공헌’ 등을 중점 추진 분야로 설정했다. ●日 외교청서 “세계 안정·번영에 더 큰 역할”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는 자신의 업적으로 남길 수 있는 ‘아베표 외교 유산’을 만드는 데 강한 집착을 보여 왔다. 북한과 러시아를 둘러싼 전후 외교 총결산이라는 거창한 주제도 그런 강박증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방팔방 동분서주하는 모습만 보이지 실제로 얻어낸 것은 거의 없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굴하다’는 말까지 들어 가며 갖은 공을 들였지만 오랜 ‘갑을 관계’의 굴레 속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의 움직임을 불안하게 주시해야 하는 상황은 여전하다. 실제로 그동안 북미 정상회담, 미일 무역협상, 미일 안보비용 분담 등 이슈가 나올 때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업신여김이나 따돌림을 당하는 수모를 여러 번 겪었다. 미국 A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래의 기술’을 알지는 모르지만 ‘아첨의 기술’에 관한 한 아베 총리가 한 수 위”라고 비아냥대면서 “그러나 지금까지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밀한 개인 관계로 어떤 부분을 얻어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현실론을 편다.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악화됐을 때 닥칠 영향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일본이 미국에 저자세 외교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대안 없는 비난에 불과하다”며 “미국과의 관계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연후에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은 상식적인 얘기”라고 말했다. 일본과 중국의 관계는 2018년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명분으로 급격히 호전됐다. 올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양국 모두 외교·안보와 경제적 요인 등 복잡한 셈법이 바탕에 깔려 있다.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우방들에조차 공격적인 대외 정책을 구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견제의 목적도 있다. 그럼에도 양국 갈등의 핵심인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경비정 등 중국 공선의 센카쿠열도 접속수역 진입 횟수가 1000회를 넘어서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독자기술로 건조된 최초의 항공모함 ‘산둥’함이 공식 취역해 일본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테이블 위에서는 다정하게 손을 잡고 있으면서 아래로는 서로 발길질을 해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전후 외교 총결산의 양대 과제인 북한과 러시아 문제는 둘 다 진전이 없다. 아베 총리는 2018년 후반부터 태평양전쟁 종전 당시 러시아에 의해 불법으로 점령당했다고 주장해 온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4개 섬 분쟁을 해결한 뒤 일러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것을 서둘러 왔다. 여기에는 일본의 경제협력이 절실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관심을 보인 것도 이유가 됐다. 그러나 양국의 협상은 암초에 걸려 거의 꿈쩍도 안 하고 있다. 오히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지난해 8월 이곳을 직접 방문해 “여기는 우리 땅”이라고 쐐기를 박으며 당초 ‘4개 섬 전체 반환’에서 ‘2개 섬만 반환’으로 요구 조건을 낮추기까지 한 일본을 무색하게 했다. 나카무라 이쓰로 쓰쿠바대 교수는 “아베 정권은 북방영토 문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다 러시아에 약점을 잡혀 이용만 당하고 외려 손해를 봤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일관되게 북한을 압박해 오던 아베 총리는 지난해 5월을 기점으로 ‘조건 없는 대화’를 내걸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했지만, 북한으로부터 “아베 패당의 낯가죽 두텁기가 곰 발바닥 같다”는 원색적 비난만 들어야 했다. 이에 대해 집권 자민당 내에서도 “외교에서 접근을 유연하게 바꿔 나가는 것은 필요하지만,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갑작스러운 전환은 문제가 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와의 평화조약 협상이 정체 상태에 빠지자 북한 쪽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미중 저자세 반감에 대한국 강경 외교로 상쇄 2018년 10월 대법원의 일제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빌미로 본격화된 한국에 대한 초강경 자세는 1년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일본 보수층을 기반으로 하는 아베 정권의 근저에 한국에 대한 우월 의식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미국, 중국 등과의 저자세 외교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을 대한국 강경 자세를 통해 상쇄해 보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아베 총리는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를 위해서도 자신이 발로 뛰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이달 11~15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등 3개국을 순방했다. 그는 “일본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평화외교를 강력히 전개할 것”이라고 순방의 의미를 말했지만 실질적으로 중동 정세의 안정을 위해 한 역할은 거의 없다.●“본인만의 성과 없어 조급증 커져” 지적 일본의 한 전략연구소 관계자는 “최장기 집권 기록을 세운 아베 총리로서는 뭔가 ‘이것’이라고 말할 만한 가시적 성과에 대한 조급증이 커졌을 것”이라며 “그동안 장기 집권 총리들이 저마다의 외교적 이정표를 세웠던 것과 비교할 때 본인만의 성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전직 외교관인 다나카 히토시 일본종합연구소 전략연구센터 이사장은 아사히신문에 “외교에서는 국내 정치에 대한 고려 등을 앞세우지 말고 객관적이고 치밀하게 국익에 근거한 전략을 취해야 하지만 현재 일본 외교에서 그런 부분이 감안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야케 구니히코 캐논글로벌전략연구소 연구주간은 뉴스위크 기고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진 동아시아 외교·안보 환경에서 일본의 국익과 존재감을 높이려 노력했고 대체로 무난한 결실을 맺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미일 동맹 관계가 지금처럼 돈독했던 적은 없었다”면서 “잘 지내기가 어려운 버락 오바마, 트럼프 두 정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양국 동맹의 유지·확대를 이끌어 낸 공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기업 살리기’ 내세워 공산당 간부 파견… 中, 사기업까지 통제하나

    ‘기업 살리기’ 내세워 공산당 간부 파견… 中, 사기업까지 통제하나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민영기업을 장악하기 위해 두 팔을 걷었다. 당정이 민영기업에 공산당 조직 설치를 의무화한 데 이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독려했음에도 불구하고 당 조직을 설치하는 민영기업 수는 뒷걸음질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당중앙조직부 당내통계공보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당 조직이 설치된 민영기업은 158만 5000개사로 나타났다. 2017년 187만 7000개사(전체의 73.1%), 2016년 185만 5000개사(67.9%), 2015년 160만 2000개사(51.8%)로 감소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반면 중국 당원 수는 2013년 이후 해마다 12만~156만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며 2018년 말 기준 9000만명을 가뿐히 돌파했다. ●대기업은 당서기로 정부 출신 인사 영입 중국 공산당은 2015년부터 기업 내 당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했다. 기업 내 당원 수 규모에 따라 당지부, 당총지부, 당위원회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당장(黨章·당헌법)은 ‘당원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당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3명 이상 50명 이하의 당원이 모이면 당지부를 만들 수 있고, 50명 이상 100명 이하면 당총지부, 100명 이상이면 당위원회를 설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외국 기업에도 예외가 없다. 중국에서 가장 큰 외국인 투자기업 중 한 곳은 대만 폭스콘이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2017년 9월 기준 폭스콘에 설립된 당지부는 1030개, 당총지부 229개, 사업장별로 16개의 당위원회가 운영 중이고 3만명의 당원이 적극 활동하고 있다. 폭스콘의 전체 직원은 66만 7600여명이다(포천 2019년 기준). 하지만 중국에 당 조직을 설치하는 민영기업들의 수가 감소하는 것은 사내에 당 조직이 설치되면 회사가 공산당의 통제권으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을 우려해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당·국가 체제’의 나라, 즉 당이 국가의 모든 권력을 틀어쥐고 있다. 3권(입법·사법·행정)은 물론 언론까지 장악하고 있다. 공산당의 생각에 따라 국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구조다. 홍콩 반정부 시위 소식이 중국 본토에서 완벽하게 통제되고 있는 이유다. 당 조직은 기업 안으로 파고들어 회사가 당 노선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회사 조직과는 전혀 다른 또 하나의 권력 체계가 기업 안에 존재하는 것이다. 모든 당 조직 활동이 기업에 적대적인 것은 아니다. 있는 듯 없는 듯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기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곳도 많다. 그러나 회사 내에 또 다른 명령 체계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기업들에는 부담이다. 외형적으로는 자유로운 모습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당의 힘이 작용한다. 민영기업 대표는 당위원회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 민영기업은 대부분 직원들 중에서 당원을 뽑아 당위원회를 이끌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민영 대기업들은 외부에서 영입한다. 이른바 ‘관시’(關係·인맥)를 통해 당과의 관계를 매끄럽게 이끌어 갈 ‘로비스트’가 필요한 까닭이다. 중국 최대 포털업체 바이두(百度)는 2018년 말 회사 ‘당위원회 서기’(당서기)를 뽑겠다는 구인 공고를 냈다. ‘공산당원으로서 최소 2년 이상 정부 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있는 대졸 이상의 학력 소지자’를 자격 요건으로 내걸었다. 정부나 대기업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자는 우대한다는 부대 조건도 붙어 있다. 퇴직을 앞둔 유능한 공무원이 주요 영입 대상인 셈이다. 당서기는 회사 일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공산당의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연봉이 56만 위안(약 9400만원)에 이른다. 자동차 공유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도 당서기 공채 공고를 냈다. 연봉은 24만 위안. 역시 낮은 수준은 아니다. 지난해 이후 중앙정부가 사상 통제의 고삐를 죄면서 지방정부는 당 간부를 민영기업에 내려보낼 계획이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 정부는 지난해 간부 100여명을 선발해 알리바바그룹, 와하하그룹 등 100대 중점 민영기업에 ‘정부 사무대표’ 자격으로 파견할 방침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그룹과 대형 생수·음료 업체 와하하그룹의 본사는 항저우에 있다. 항저우시 정부는 정부 사무대표들이 기업의 각종 어려움 해결에 도움을 주는 업무에 집중할 것이며 일체의 경영 간섭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중국 관영 언론들조차 부당한 경영 간섭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저장신문은 논평을 통해 “정부가 뻗친 손이 너무 길어질 것을 우려하는 이들이 있다”며 “기업의 경영에 쉽게 간섭을 하고, 더군다나 기업인이 기업을 관리하는 것을 공산당이 대체하는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민영기업의 당 조직 설치 실적은 지지부진하다. 이에 당정은 특히 당 조직 설치에 미온적인 외국인 투자 기업에 은근히 압력을 가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분란만 일으키고 있다. 주중 독일상의가 외국인 투자 기업을 압박해 당 조직을 만들어 경영에 간여한다면 독일 기업들이 집단으로 중국을 떠날 수 있다는 성명을 내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미카엘 클라우스 주중 독일대사는 성명을 통해 “독일 기업이 중국 공산당지부를 설립하고, 당지부가 경영에 개입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영기업과 불평등 논란에 관리·감독 강화 이에 시 주석이 몸소 나서 독려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중국판 월스트리트’로 불리는 상하이 루자쭈이(陸家嘴)에서 당 조직을 더욱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해 당 기층 조직의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당정도 이를 위해 민영기업에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당중앙위원회는 ‘민영기업 개혁 발전을 위해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 그동안 국유기업의 텃밭이었던 인프라 시장 참여 기회를 확대한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전력·전신·철도·석유·천연가스 등 업종의 시장 경쟁 체제를 강화하고 민영기업이 진입할 수 있는 분야를 명확히 했다. 당은 이번 ‘의견’에서 사회주의 체제의 근간이 되는 국유기업과 민영기업이 공평한 시장 환경에서 평등하게 대우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쭝칭허우(宗慶後) 와하하그룹 회장은 “유리천장 문제를 해소하고 민영기업이 사업 영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정부는 경영난에 허덕이는 민영기업을 위해 세금 부담을 더 낮추고 금융 지원도 확대했다. 증치세(부가가치세) 세율 인하와 영세기업 세제 혜택 및 연구개발(R&D) 비용 공제 확대, 사회보험료 요율 인하 등이 시행된다.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올 들어 3분기까지 민영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감세액은 9644억 위안인데, 전체 감세액의 64%에 이른다”며 “세금 부담을 더 낮추면 민영기업이 경영에 더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민영기업의 기업공개(IPO)와 대출 연장 심사 기준을 완화하고 대출 과정에서 민영기업이 불평등을 겪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민영기업을 운영하는 자본가의 합법적인 재산을 보호하고, 지방정부가 민영기업과 체결한 각종 계약을 멋대로 파기하지 못하도록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기 시작한 ‘국진민퇴’(國進民退) 논란을 의식한 듯 사회주의 경제제도를 의심하거나 민영경제를 부정하는 잘못된 여론은 배격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국진민퇴는 국유기업들이 약진하고 민영기업들이 쇠퇴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중국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중에 내다 푼 4조 위안 규모의 엄청난 돈이 민영기업보다 대부분 생산성이 낮은 국유기업에 쏠린 것을 두고 비판하는 시각이 담겨 있는 말이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비리 폭로하겠다” 협박…학교서 7억 뜯은 교사들

    “비리 폭로하겠다” 협박…학교서 7억 뜯은 교사들

    사직을 권고받은 교사들이 학생부 위조 등 학교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총 7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이상훈 판사는 공동공갈 혐의로 기소된 홍모(55)씨 등 50대 해직 교사 7명에게 각각 징역 4~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홍씨 등은 서울 강서구의 한 대안학교에서 20년 넘게 교사로 재직하다가 2014년 3월 이사장 김모씨에게 사직을 권고받았다. 당시 학교는 구청 지원금이 끊기고 학생은 계속 줄어 재정 상황이 악화한 상태였다. 홍씨 등은 학교 졸업생들의 학생부가 일부 위조된 것을 발견하고 비리를 언론이나 수사기관에 폭로할 것처럼 협박해 법적 근거가 없는 퇴직 위로금을 약 1억원씩 받아 챙겼다. 재판부는 “학적 위조 등 비리가 실제인지와는 관계없이 이를 폭로할 것처럼 말한 것은 협박”이라며 “피고인들의 권리 실현을 위한 수단과 방법이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를 넘어 정당행위나 자구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中, 농산물 320억 달러 포함 美제품 231조원 추가 구매

    中, 농산물 320억 달러 포함 美제품 231조원 추가 구매

    지재권 보호·기술이전 강요 금지 등 조치 中 지재권 위반하면 판매 중단·형사 처벌 합의 불이행시 90일내 관세 재부과 가능미국과 중국이 15일(현지시간) ‘1단계 무역합의’에 최종 서명했다. 2018년 7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즉각 상응 조치에 나서며 무역전쟁에 돌입한 지 18개월 만이다. 세계 주요 2개국(G2)인 두 나라가 휴전에 들어가면서 그간 세계 경제에 드리웠던 불확실성도 다소나마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는 ‘미중 갈등이 더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주고 두 나라 간 추가 확전을 막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설명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중국측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 부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서명식을 끝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이전에 중국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중요한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면서 “중국과의 2단계 무역 협상이 마무리되면 무역전쟁 과정에서 부과한 대중 관세를 즉시 제거하겠다”고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류 부총리가 대독한 서한을 통해 “미중 합의는 세계를 위해서 좋다”면서 “이번 합의는 미중이 대화를 통해 견해차를 해소하고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밝혔다. 1단계 합의문은 총 96쪽으로 지식재산권과 기술이전, 농산물, 금융서비스, 거시정책·외환투명성 등 8개 분야로 이뤄졌다. 중국은 농산물과 공산품, 서비스, 에너지 분야에서 앞으로 2년간 2017년 대비 2000억 달러(약 231조 7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 구매한다. 분야별로는 서비스 379억 달러, 공산품 777억 달러, 농산물 320억 달러, 에너지 524억 달러 등이다. 농산물은 첫해 125억 달러, 두 번째 해 195억 달러 등 모두 320억 달러를 추가로 사야 한다. 2017년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액이 240억 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은 앞으로 2년간 연평균 400억 달러 정도를 미 농산물 구입에 써야 한다.특히 미국이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이전 강요 금지, 환율 조작 금지 등에 대한 조치가 담겼다. 중국은 앞으로 지식재산권을 위반한 상품에 대한 판매 중단에 힘쓰고 기술 절취범도 형사처벌하기로 했다. 또한 중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양측이 실무급·고위급 협의를 진행하고 이를 통해 해결되지 않을 경우 미국은 90일 이내 관세를 재부과할 수도 있다. 중국의 합의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스냅백’(합의 불이행 시 제재 원상회복) 조항이다. 분명 1단계 합의 서명은 세계 경제에 호재다. 하지만 갈등 재연의 불씨도 남아 있다. 우선 중국이 합의대로 막대한 규모의 미국 제품을 사들일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아무리 소비 대국이라고 해도 한 나라의 농산물을 연간 400억 달러씩 사들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앞으로 진행될 ‘2단계 무역협상’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1단계 합의에 담기지 않은 지식재산권 보호 및 기술이전 강요 금지의 세부안, 중국 국영기업에 대한 막대한 보조금 지급 관행 등에 대한 견해차가 상당해서다. 미국이 1단계 합의문에 담자고 주장한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 시정 법제화 약속 여부도 새로 논의해야 한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중국의 탐욕적인 무역 행태를 개혁하는 데 별다른 진전을 거두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1월 대선 때까지 1단계 합의에서 남겨 둔 ‘관세장벽’을 지렛대 삼아 중국을 압박해 2단계 합의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선거철 ‘깜짝스타’ 영입 한계…정당 인재 육성시스템은 초보 단계

    선거철 ‘깜짝스타’ 영입 한계…정당 인재 육성시스템은 초보 단계

    각 당 상설 정치 교육기관 사실상 전무 민주·한국당 형식적… 새보수당 ‘내실’ 정의당 출마할 정치인 키우는 데 초점 인재 육성 시스템 안정적 유지가 관건 선관위 산하 상설연수기관 검토할 만만 18세에 첫 투표권이 주어진 21대 총선을 앞두고 여의도의 청년 정치인 발굴 경쟁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여야는 앞다퉈 청년들의 출마 기회를 보장하고 정치 참여를 대폭 확장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선거 때만 되풀이되는 일회성 ‘청년 팔이’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청년 정치인의 탄생은 크게 인재 영입과 육성으로 나뉜다. 인재 영입은 총선에 임박해 각 정당이 경쟁적으로 외부 인물을 깜짝 영입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당 대표와 지도부가 총출동해 화려한 영입 행사를 열어 이른바 ‘꽃가마’를 태워 주는 것이다. 선거가 임박해 경쟁적 발굴과 영입이 진행되다 보니 크고 작은 사고도 발생한다. 반면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하고 교육하는 육성 시스템은 걸음마 단계다. 진영과 당의 규모를 가릴 것 없이 상설 기관은 사실상 전무해 기초부터 차근차근 준비된 정치 인재는 늘 부족한 실정이다. 2030세대가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하지만 20대 국회에 20대 국회의원은 0명, 30대 국회의원은 단 3명에 불과했다. 20대 국회 최연소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공식 회의 때마다 청년 공천 비율의 대폭 확대를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최고위원은 13일 “정당이 인재를 발굴·육성하는 시스템이 매우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365일 정당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정당 시스템이 선거 때만 가동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인재를 총선 때만 찾을 것이 아니라 1년 내내 작동하는 정당 시스템 내에서 키워 내야 한다”고 했다. ●2030 전체 인구의 30%… 국회의원은 3명뿐 민주당은 입문자 코스로 청년 정치 스쿨을 운영 중이다. 2014년 2월 1기를 시작으로 9기까지 배출했다. 참가 대상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청년 누구나’다. 지난 9기 스쿨에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최문순 강원지사 등이 연사로 나섰다. 하지만 수강료 3만원의 사흘짜리 단기 코스로 인재 양성과는 거리가 멀다. 자유한국당 청년정치캠퍼스Q는 한국당 청년 몫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한 신보라 최고위원이 주도하고 있다. 2018년부터 시작됐고 총 8주 코스다. 우수 수료자를 청년대변인, 청년국 소관 위원회 등 청년 당직에 우선 추천한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와 법치, 근현대사와 보수정치 등이 주요 커리큘럼이다. 청년정치학교는 바른정당,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 등을 거치면서 소속 정당의 부침이 심했으나 비교적 탄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 1월 바른정당 창당과 함께 바른정책연구소 산하 청년정치학교가 만들어졌는데, 같은 해 9월 1기 모집 경쟁률은 6.6대1에 달했다. 2018년 2기, 2019년 3기를 배출했고 지난해 9월 졸업생 단체를 구성해 151명의 총동문회를 발족했다. ●청년정치학교 출신 6·13 지방선거 7명 출마 청년정치학교는 정당 이념 교육이 아닌 시민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졸업생 25명 중 새보수당 9명, 민주당 3명, 한국당 3명 등이 청년대변인, 의원실 보좌진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는 청년정치학교 출신 7명이 출마했다. 청년정치학교장인 새보수당 정병국 의원은 “젊은 사람들이 정치하려면 힘있는 권력자에게 줄을 서야 하고, 그것이 곧 패거리 정치가 되는 것”이라며 “제대로 된 플랫폼을 만들어 주는 게 정치 개혁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노회찬 전 의원의 뒤를 잇는 ‘청년 노회찬’을 키우는 ‘진보정치 4.0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아카데미는 정의당의 가치를 제대로 습득해 정의당 후보로 선거에 나설 정치인을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18년 9월 1기 운영 때는 비당원도 아카데미 전반부 수강이 가능했으나 2기부터는 정의당 당원만 아카데미에 참여할 수 있다. ●1기 수료생 3명, 21대 총선 출마 준비 1기 실무를 담당했던 정의당 장경환 당대표비서실 국장은 “처음에는 정치에 관심이 있지만 아직 정당을 선택하지 못한 분들을 대상으로 했으나 당내에 충분한 열정과 가능성을 가진 분들이 많아 굳이 문을 열어 둘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또 “세대교체의 주인공이 될 진짜 정치인을 키우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이 심화했다”고 덧붙였다. 총 5학기로 8개월간 운영되는 아카데미는 수료증을 받기가 매우 까다롭다. 매주 출석은 물론 쏟아지는 과제량도 상당하다. 1기 수료생 중 현재 21대 총선에 지역구 2명, 비례대표 1명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관건은 현재 걸음마 단계인 각 당의 청년 인재 육성 시스템이 얼마나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느냐다. 민주당 장경태 청년위원장은 “정당 내 시스템 구축도 중요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에 상설 연수 기관을 두고 인재를 양성하는 방안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각 정당이 확장성을 갖고 선거를 치러야 하는 만큼 육성 인재 7, 영입 인재 3 정도의 비율로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력 적은 청년 후보 경쟁력 보장해 줘야 한국당 청년대변인을 지낸 황규환 부대변인은 “100년 정당을 가진 일본이나 영국은 정당의 지속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육성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지도부가 바뀔 때마다, 정치 상황이 변할 때마다 흔들린다”고 했다. 또 “다들 청년을 원한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청년들은 실제 선거에서 경쟁 후보와 비교할 수 있는 이력이 적다. 그런 후보의 경쟁력을 정당에서 보장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20~30년을 내다보고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독립적 예산 집행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진보정치 4.0 아카데미 1기 출신인 김가영씨는 지난해 ‘독일의 청년 정치를 보다’ 연수를 통해 목격한 청년사민당 운영 방식을 예로 들었다. 김씨는 “청년사민당은 아예 예산심의와 집행을 독립적으로 하기 때문에 독립적 운영이 가능하다”며 “사민당도 청년사민당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최소화하고 독립적인 운영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초대형 자족도시 고양… 킨텍스 3전시장·일산테크노밸리 곧 첫삽”

    “초대형 자족도시 고양… 킨텍스 3전시장·일산테크노밸리 곧 첫삽”

    인구 106만명으로 경기 북부 최대 도시인 경기 고양시에 전국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게 될 CJ라이브시티와 판교에 버금갈 일산테크노밸리 착공이 임박해 있고, 킨텍스 제3전시장 첫 삽을 뜰 예비타당성 결과 발표도 이번 주중에 있는 등 초대형 자족시설이 잇따라 들어선다. ‘땅속으로 달리는 고속철도’로 불리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이 착공된 데 이어 익산까지 연결하는 서울~문산고속도로는 올해 말, 대곡역을 중심으로 한 대곡~소사선은 내년 개통한다. 인천, 은평 새절역과 연결하는 경전철 연장도 확정됐다. 진행 중인 대형 사업들만 완공되어도 일산테크노밸리는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성남 판교의 입지 여건 못지않게 된다. 이렇듯 고양시 100년 대계를 가늠할 초대형 사업들은 차근차근 순항하고 있으나, 시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해묵은 현안들은 진행이 더딘 느낌이다. 취임 2년 차를 맞은 이재준 고양시장으로부터 12일 주요 시정현안에 대해 들어 보았다.-올 상반기 중 고양시청사 이전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으로 안다. 이전 후보지가 갖춰야 할 조건은. “‘신청사 입지선정위원회’에서 균형발전, 부지 매입비 등의 경제성, 접근성, 미래를 고려한 확장성 등 다방면으로 신중히 고려해 최적의 위치를 선정해 발표할 것이다. 고양 지역 어느 곳에서든 접근이 편리한 공간적 위치는 물론 미래 지향적인 고려도 중요하다. 시민들이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광장’ 역할, 부설 도서관 등 시민 편의시설도 갖출 수 있는 백년대계가 돼야 한다. 외형에서는 이야기의 소재가 될 수 있는 상징성, 예술적 가치도 필요하다. 국제 공모로 설계 업체를 선정하려고 한다.” -학교 부지와 1200억원대 업무용 빌딩, 개발이익금 등을 내놓지 않고 있는 요진개발 문제는 왜 해결이 안 되고 있나. “부지 중 절반을 기부채납 받기로 협약을 맺었는데, 단지 내 공원·도로 포함해서다. 말이 안 된다. 어찌 됐든 업무용 빌딩 이행 소송, 학교용지 환수 등은 법률 검토를 더 해서 대응하겠다. 보이지 않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으나 의연하게 대처 중이다. 요진 측 재산은 찾는 대로 압류하고 있다. 현재 600억~700억원가량 압류했다. 방향은 서 있다. 시의회 조사특위 결과보고서에 이미 답이 들어 있다.”-전임 시장이 위시티 뒤에 있는 신성레미콘·인선이엔티 등을 이전시키고 공동주택용지로 개발한다고 했었다. 특혜 소지가 있어서 개발 이익을 요진Y시티처럼 환수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데. “인선이엔티는 자동차 해체 재활용 및 건설폐기물 처리업 등 여러 분야의 사업을 하는 곳으로, 추후 강매동 자동차서비스복합단지 조성사업 부지로 이전할 계획이다. 건설폐기물 사업은 타 지역으로 이전하고, 자동차 부품 관련한 업무만 해당 사업지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전 후 터는 전임 시장 때 시가화예정용지로 해줬더라. 개발 이익은 환수하는 게 당연하다. 그렇게 하겠다. 행정의 연속성 때문에 자동차클러스터는 진행해야 한다. 현재 국토교통부에 5차 변경안이 접수돼 보완 중이다.” -금정굴 및 발굴된 유해는 어떻게 할 것인가. “평화공원을 만들어야 한다. 정파적 이용은 문제 있다. 아픔을 공유하고 기억해야 하는 역사의 일부분이다. 유가족 등과 협의해서 2007년 진실화해위원회에서 권고한 대로 이행해야 한다. 발굴된 153구의 유해 중 76구는 신원이 확인됐으며, 지난해 9월 행정안전부에서 관리하는 세종시 ‘추모의 집’에 임시 안치돼 있는 상황이다.”-‘먹튀’ 논란이 나오는 MBC일산드림센터와 그럴 우려가 있는 SBS탄현제작센터에 대한 입장은. “단순히 방송제작 환경 등의 여건 변화가 생겼다고 해서 고양시의 전폭적 지원을 받은 기능 일부가 사전협의 없이 상암DMC로 이전한 점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아울러 SBS탄현제작센터 이전도 현재 시와 (공식)논의된 바 없어 입장 표명은 어렵지만, SBS에서 지역 내 이전을 얘기하면서 용도 변경을 요구해와 어렵다고 했더니, 일부 언론에 (이전을 기정사실화해서) 보도되더라. 어이없었다. 민간방송시설의 존치와 이전은 시가 강요할 수는 없으나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방송통신시설 폐지와 용도 변경, 주거 목적위주의 활용방안은 우리 시 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다.” -법곶, 덕이, 풍동 등에서 진행 중인 조합아파트개발사업에 대한 입장은. “한정된 자원인 토지는 현 세대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미래 세대를 위한 중요한 자산이다. 무분별한 개발을 방지하고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도시정비를 도모해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과 공공복리 증진을 고려해 도시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추진 중인 각종 사업을 검토해 무계획적으로 추진하던 JDS구역 내 법곳(대화)지구, 중산동 약산마을 등에 대해 지난해 11월 최종 반려 처분하는 등 원칙에 입각해 도시개발사업을 바로잡고 있다. JDS지구는 미래 고양시 자족도시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자족용지로서 현재 수행 중인 ‘2035년 고양도시기본계획’에서 원점부터 다시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1기 신도시의 리모델링 완화 및 재건축 가능성은. “이제 곧 30년 된다.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을 보다 쉽게 하기 위해 10여일 전 ‘고양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1기 신도시 노후화 문제를 이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표준 모델을 만들어 대처하고 지원해야 한다. 올해 안에 리모델링 기금 조성과 자문단,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고양도시공사에서 리모델링 표준모델을 만들 것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이재준 고양시장은 ‘사람’과 ‘정의’ 목표… 실사구시 좇는 목민가 이재준(59) 고양시장을 아는 사람들은 그를 ‘정치인’이라기보다 ‘뼛속 깊은 행정가’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시장의 시정 목표가 ‘사람’과 ‘정의로움’에 방점이 찍힌 것을 보면 실사구시를 좇는 목민가적 정치가로 볼 수 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국민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998년 노무현 전 대통령 국회의원 후보 시절 비서로 정치에 첫발을 들였다. 경기도의원 8년 동안 ‘조례 제조기’, ‘개미’ 등으로 불렸다. 8년간 도민들 삶의 현장과 도서관, 의원실을 오가며 발의한 조례 및 결의안은 130여건으로 연간 약 16건에 이른다. 유일무이한 기록이다. 이러한 의정 활동에 당시 여당 출신 도지사였던 남경필 지사도 감동해 야당 도의원인 그에게만은 지사실을 연중 개방했다고 한다. 그의 시정 핵심은 ‘30년 된 일산신도시와 구도심의 조화로운 도시재생’, ‘일산테크노밸리 성공적 구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이다. 새해 첫날 현장방문도 성사혁신지구, 일산테크노밸리 예정 부지, 경기도 3개 기관 이전 예정지였다. 이 시장은 그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로 노 전 대통령과 함석헌 선생을 꼽는다. 저서로는 ‘지금 이대로가 좋니’(민원의 정치학), ‘격론’, ‘화정터미널 6:30’ 등이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부유한 나라 한국, 돈 더 내야”… 트럼프, 또 방위비 압박

    “부유한 나라 한국, 돈 더 내야”… 트럼프, 또 방위비 압박

    “韓 지켜주기 위해 3만 2000명 병사 주둔” 정부, 호르무즈해협 호위연합체 참여보다 ‘국민보호’ 명분 청해부대 독자 파병 검토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한국을 ‘부유한 나라’로 거론하며 방위비분담금을 훨씬 더 많이 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4~15일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11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6번째 협상을 앞두고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에서 “내가 한국에 ‘당신들도 우리를 도와야 한다. 우리는 당신들을 북한으로부터 지켜 주기 위해 3만 2000명의 병사를 주둔하고 있다. 돈을 내야 한다’고 했다”면서 “그러자 절대 돈을 주지 않던 그들이 5억 달러를 더 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한국)은 부유한 나라”며 “우리가 당신들을 지켜 주기 때문에 돈을 내야 한다고 했더니 5억 달러를 냈고, 그들은 훨씬 더 많이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가 제10차 방위비분담금 협정에 가서명한 지난해 2월에도 “전화 몇 통에 5억 달러를 추가 부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시 한미가 합의한 액수는 787억원이 인상된 1조 389억원으로, 5억 달러와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주한미군 숫자도 2만 8500명이다. 그가 방위비분담금 협상의 ‘성과 부풀리기’를 위해 과장된 화법을 구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란 갈등이 한고비를 넘기면서 미국이 압박해 온 호르무즈해협 호위연합체 파병 논의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이란과 국내 여론 반발을 고려해 호위연합체 참여보다 현지 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하는 독자 파병의 모양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정부가 제출한 ‘청해부대 파견 연장 동의안’에 따르면 청해부대의 주요 임무 중 하나가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다. 별도 국회 동의 없이 파견 지역 확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지난 9일 국회에서 “미국 입장과 우리 입장이 반드시 같을 순 없다”고 했다. 강 장관은 14일 미국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에 정부도 더 시간을 끌기는 쉽지 않다”며 “독자 파병이 현실적 대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서울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터키서 에게해 건너던 난민선 가라앉아 어린이 8명 등 11명 참변

    터키서 에게해 건너던 난민선 가라앉아 어린이 8명 등 11명 참변

    여덟 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열한 명의 이민 희망자들이 터키 서부 에게해 해상에서 보트가 가라앉는 바람에 익사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빚어졌다. 터키 해안경비대는 11일(이하 현지시간) 밤 8시 30분쯤 바다로부터 비명 소리가 들려온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보니 에게해를 사이에 두고 그리스 치오스 섬과 마주 보는 휴양 도시 체스메 해상에서 이런 사고가 발생해 다른 여덟 명은 구조됐지만 열한 명이 희생됐다고 밝혔다고 국영 통신이 전했다. 사고 지점은 치오스 섬으로부터 15㎞ 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점이었다. 치오스 섬에는 이미 몇천 명의 이민 희망자들이 수용 한계를 넘겨 수용돼 전혀 위생적이지 않은 여건에서 지내고 있다고 영국 BBC는 12일 전했다. 희생자들의 국적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터키는 유럽에 건너오려는 이민 희망자들이 주요 기점으로 삼는 곳이며 대부분 그리스로 건너와 유럽에 첫발을 내딛는다. 이 때문에 인신매매되거나 위험한 바닷길을 건너 목숨을 위협받는다. 2016년에도 터키는 유럽연합(EU)의 재정 지원을 받는 대가로 이민과 난민 유입을 차단하겠다고 약속할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터키를 통해 유럽 땅을 밟으려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대다수는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시리아 등 분쟁과 내전, 정치적 박해가 횡행하는 곳이다. 터키 당국은 지난해 지중해를 건너려고 시도한 6만명 정도를 구금하고 있고, 인신매매에 연루돼 체포된 사람만 9000명에 이른다고 아나돌루 통신은 전했다. 터키는 이미 난민 400만명에게 문을 열어줘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난민 숫자를 거느리거 있는데 그 중 시리아 난민만 360만명이 넘는다. 한편 터키의 참사가 일어나기 몇 시간 전 다른 이민 보트가 그리스의 팍시 섬 남서쪽 이오니아 해상에서 침몰해 적어도 열두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스 관리들은 스물한 명은 구조됐으며 얼마나 많은 인원이 배에 타고 있었는지 밝혀내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국적과 연령 역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손흥민, 70m 원더골 후 한달간 잠잠…수비 부담이 원인?

    손흥민, 70m 원더골 후 한달간 잠잠…수비 부담이 원인?

    토트넘, 12일 새벽 리버풀에서 0-1 패배손흥민, 후반 결정적 동점 기회 날려 버려수비 가담 부담 늘며 결정력 떨어졌다 평가조제 모리뉴 감독 부임 전 8골, 부임 후 2골지난 11일 손흥민의 70m 질주 원더골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2월의 골로 선정됐다. 개인 통산 두 번째다. 그러나 원더골 이후 손흥민의 득점포가 침묵하고 있다. 크게 늘어난 수비 가담에 대한 부담이 골 결정력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손흥민의 토트넘은 12일 새벽 열린 2019~20시즌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서 전반 호베르투 피르미누에게 얻어맞은 골을 극복하지 못하고 0-1로 무릎을 꿇었다. 리버풀은 20승1무(승점 60)를 신고하며 무패 1위를 질주했고, 토트넘은 8승6무8패(승점 30)를 기록하며 8위까지 밀려났다. 특히 토트넘은 FA컵 경기를 포함한 최근 4경기에서 2무2패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팀의 주포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손흥민은 루카스 모라와 번갈아 가며 이따금 최전방에 서기도 했지만 주로 왼쪽 측면을 오가며 쉴 새 없이 뛰었으나 소득이 없었다. 슈팅을 세 번 날렸으나 모두 골문 안쪽으로 향하지 못했다. 전반 6분 리버풀의 조던 핸더슨을 압박해 공을 가로챈 손흥민은 상대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했으나 골문을 크게 비껴갔다. 후반 14분에는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패스를 받아 파 포스트를 겨냥해 슛을 깔았으나 상대 수비에 스치며 굴절돼 역시 골문을 비껴갔다. 후반 29분에는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지오바니 로 셀소가 태클로 빼낸 공을 모라가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연결해주며 오픈 찬스를 잡았으나 공을 허망하게 하늘로 떴다. 손흥민으로서 충분히 결정지어줄 만한 기회여서 아쉬움이 컸다. 손흥민은 현지 언론으로부터 “골든 찬스를 날려버렸다”는 혹평과 함께 6점 대의 낮은 평점을 받았다. 손흥민은 3경기 출장 정지 징계에서 돌아온 지난 5일 FA컵 미들즈브러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징계 이전까지 포함하면 5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가 없다. 조제 모리뉴 감독의 부임 첫 경기에서 1골 1어시스트로 활약한 뒤 이후 도움 3개를 추가하고 번리전에서 70m 질주 원더골을 터뜨린 이후 잠잠하다.이 같은 부진이 수비 가담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체제에서 수비 가담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모리뉴 감독은 공격수들에게 보다 더 수비적인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실제로 손흥민은 이날 리버풀전서도 상대 풀백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깊숙이 자기 진영까지 내려왔다가 상대 진영으로 치고 나가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당연히 체력적인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손흥민은 모리뉴 감독 부임 이전 15경기에서 8골 4어시스틀 기록했으나 부임 이후 10경기에서 2골 5어시스트에 그치고 있다. 공격력이 확연하게 떨어졌다. 지난 시즌 케인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는 팀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지만 아직 케인이 없는 두 경기째이긴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인사] 관세청, KB금융지주·KB국민은행, 법무부, 대한주택건설협회

    ■ 관세청 ◇ 과장급 전보(1월 10일자) △ 본청 비서관 남성훈 △ ″운영지원과장 박철완 △ ″원산지지원담당관 임현철 △ ″심사정책과장 김종호 △ ″법인심사과장 김재홍 △ ″기획심사팀장 김현석 △ ″외환조사과장 정기섭 △ 관세국경관리연수원 인재개발과장 이해진 △ 인천세관 세관운영과장 윤선덕 △ ″휴대품통관1국장 이철재 △ ″조사국장 김철수 △ 수원세관장 박종일 △ 서울세관 자유무역협정집행국장 심재현 △ ″심사국장 장웅요 △ ″조사2국장 이동현 △ 부산세관 통관국장 이근후 △ ″신항통관국장 최재관 △ ″심사국장 안문철 △ ″조사국장 김영우 △ ″감시국장 하남기 △ 창원세관장 김기훈 △ 경남남부세관장 이동훈 △ 울산세관장 이갑수 △ 속초세관장 이승필 △ 광양세관장 백도선 △ 평택세관장 권태휴 △ 관세청 김우철 △ ″박진희 △ ″김용철 △ ″김기재 △ ″김종기 ◇ 과장급 전보(1월 29일자) △ 관세청 정재호 ■ KB금융지주·KB국민은행 <kb금융지주> ◇ 승진 △ 경영연구소 팀장겸연구역 황원경(부서장 대우) ◇ 전보 △ KB Innovation HUB센터장 고창영 △ 연금기획부장 김형섭 △ CIB기획부장 이원종 △ 개인고객기획부장 최명철 △ SME기획부장 정동교 <kb국민은행> ◇ 부장 승진 △ 구조화금융4부 김진현 △ 글로벌디지털금융Unit 김대형 △ 여의도대기업금융센터 영업1부 노윤호 △ 투자금융2부 왕성환 △ WM투자자문부 원종훈 △ 소비자보호부(금융사기대응Unit) 이익주 △ 정보보호부 이재용 △ 개인고객부(수신상품Unit) 임정숙 △ 기관영업관리부 임현석 △ 기업디지털지원부 최연우 △ IT플랫폼개발부 최영진 △ The K PMO 황응선 ◇ 센터장 승진 △ 부산PB 김영미 △ 대구PB 박은영 ◇ 수석전문역 승진 △ 미래IT추진부 박정호 △ 미래IT추진부 박찬수 △ 연금컨설팅부 이기택 △ CIB고객그룹(국외IB Unit) 차우석 △ CIB고객그룹(국외IB Unit) 채경호 ◇ 부점장 대우 승진 △ 중국현지법인(총행) 파견 김도한 △ 중국현지법인(쑤저우분행) 파견 김진선 △ 중국현지법인(광저우분행) 파견 김태학 △ 서초·강남지역영업그룹(소속) 김승호 △ 해운대PB 송경미 ◇ 지점장 승진 △ 동울산 강경표 △ 봉화산역 강선화 △ 북한산시티 강성훈 △ 안양벤처밸리 강현철 △ 강남대로 강희석 △ 청라시티타워 고인호 △ 청담영동 고재철 △ 강남역종합금융센터 구경희 △ KTX광명역 구정석 △ 서교동종합금융센터 권경화 △ 의정부 권기만 △ 석남동 권대형 △ 계양 권용준 △ 포항종합금융센터 권진혁 △ 별내 권혁춘 △ 인천한화 권혁호 △ 도곡 김대호 △ 대구혁신도시 김도균 △ 양주고읍 김민서 △ 테크노마트종합금융센터 김상덕 △ 다산역 김상욱 △ 답십리 김선부 △ 안산역 김성민 △ 신림서 김성수 △ 분당구미동 김수경 △ 청주지웰시티 김양형 △ 인하대역 김영규 △ 신평동종합금융센터 김원식 △ 상암DMC종합금융센터 김유창 △ 독립문 김은자 △ 정릉동 김은주 △ 인덕원종합금융센터 김인덕 △ 내당동종합금융센터 김재수 △ 서초무지개 김정미 △ 일곡 김종두 △ 산본 김종성 △ 동탄능동 김종수 △ 양산동 김종영 △ 부천시청역 김종완 △ 가능동 김종호 △ 거창 김종희 △ 모란역 김주영 △ 대방로 김준호 △ 가경남 김진만 △ 태평역 김진이 △ 풍암 김태균 △ 갈산 김현구 △ 목동파리공원 김현래 △ 오산운암종합금융센터 김형훈 △ 모래내 김희철 △ 성정동 노희영 △ 연신내종합금융센터 류진선 △ 부천중앙로종합금융센터 맹성렬 △ 민락동 민병수 △ 태평로 민병철 △ 파주종합금융센터 박성배 △ 대치남 박정윤 △ 압구정중앙 박종선 △ 인후동 박진형 △ 수지중앙 박찬영 △ 문정파크하비오 박철환 △ 모라 박태은 △ 가평 박혜성 △ 충북혁신도시 배석훈 △ 김포한강 배성일 △ 신당역 백철호 △ 순천 변해송 △ 시흥능곡 서성봉 △ 유성 서애란 △ 평촌남 소재용 △ 운정산내 손경욱 △ 군포당동 송보영 △ 나주 송왕근 △ 인천서창 송태선 △ 송내동 송태호 △ 오정동 신승목 △ 문래동에이스 신재갑 △ 동인천 신한승 △ 검단산업단지 신효섭 △ 춘의역 심성현 △ 둔촌남 안경순 △ 나운동 안복동 △ 판교벤처밸리 안중복 △ 한남동 양동규 △ 야탑동 양진욱 △ 여수시청로 염미경 △ 태백 오승열 △ 영종하늘도시 오원중 △ 울진 오창호 △ 구로벤처센터 우상남 △ 내서 우영갑 △ 일산종합금융센터 유동근 △ 문정법조종합금융센터 윤동수 △ 장림동 윤성필 △ 반여동 윤종한 △ 온천동종합금융센터 윤창하 △ 노형 이경렬 △ 삼전남 이경화 △ 역삼중앙 이근호 △ 일원역 이미경 △ 삼송 이상윤 △ 충주 이상호 △ 사직동 이상화 △ 동탄시범단지 이선숙 △ 센텀파크 이성우 △ 인천원당 이성헌 △ 대림동 이수일 △ 안양1번가 이연실 △ 청주금천 이영노 △ 남양주 이영우 △ 인천공항신도시 이영주 △ 화성남양 이원구 △ 상동역 이윤석 △ 화순 이재홍 △ 방학동 이정규 △ 분당아름 이정수 △ 용암 이정우 △ 역곡역 이종구 △ 가야 이종순 △ 외동산업단지 이준철 △ 옥동 이채규 △ 일산식사 이충식 △ 도곡렉슬 이향숙 △ 당정동 이형곤 △ 송림동 이형구 △ 광주종합금융센터 이화식 △ 다대동 이회숙 △ 응암역 임성수 △ 어린이대공원역 임성환 △ 반포남 장두식 △ 신영통 장문자 △ 해남 장범수 △ 길동종합금융센터 장희욱 △ 광양제철 장희정 △ 가산라이온스밸리 전병희 △ 노원역 전성일 △ 울산 전재석 △ 진천 전해광 △ 우장산역 정상석 △ 경산공단종합금융센터 정성재 △ 신림본동 정의석 △ 광양 정정인 △ 정읍 정혜식 △ 삼성역 조모선 △ 동대구 조석진 △ 수송동 조성래 △ 금천 조영철 △ 통영 조충식 △ 용인흥덕 주준기 △ 명륜동 차동일 △ 유성죽동 채은아 △ 마두역 최두호 △ 선릉역종합금융센터 최미향 △ 철원 최민상 △ 성산월드컵 최석우 △ 서진주 최영주 △ 마린시티 최용석 △ 삼성타운 최원석 △ 돈화문 최원석 △ 강릉 최위집 △ 독산동 최은연 △ 안산사동 최정윤 △ 송천동 최정호 △상안동 최진호 △ 구미인동 최현식 △ 금암동 한경철 △ 평택대 한영신 △ 포남동 함영명 △ 명곡 홍경숙 △ 가재울뉴타운 홍순선 △ 수원광교 홍진선 △ 구미 황석규 △ 위례 황성현 △ 송도스마트밸리 황인철 ◇ 부장 전보 △ 명동대기업금융센터 영업1부 김영국 △ 총무부 김재형 △ 영업기획부 김택규 △ 파생상품영업2부 김현우 △ 연금기획부 김형섭 △ 데이터기획부 노현곤 △ 구조화금융2부 류영준 △ 기술금융부 박노식 △ 인재개발부 박영세 △ 여의도대기업금융센터 영업2부 박원철 △ 비서실 서영익 △ 개인여신심사부 송용훈 △ 신용리스크부 송원태 △ 미래IT추진부 신광섭 △ 나라사랑금융부 양규석 △ 연금기획부(연금상품운영Unit) 양영철 △ 파생상품영업1부(파생상품영업부 겸임) 유한종 △ 신탁사업부 윤선주 △ 기업상품부 윤준태 △ 투자금융1부(투자금융부 겸임) 이동락 △ CIB기획부 이원종 △ 중소기업고객부 정동교 △ 신용감리부 조석영 △ ESG기획부 조용범 △ HR부 조호진 △ 개인고객부 최명철 △ 준법지원부 최학원 ◇ 센터장 전보 △ AI혁신센터 구태훈 △ 여신관리센터 천광석 △ 일산PB 마재순 △ 분당PB 송재섭 △ 김포골드밸리종합금융센터 박찬수 △ 서인천종합금융센터 김성국 △ 남동공단종합금융센터 김봉수 △ 대덕테크노밸리종합금융센터 장필곤 △ 오창종합금융센터 박양완 ◇ 수석심사역 전보 △ 기업여신심사부 봉종현 △ 기업여신심사부 신승훈 △ 기업여신심사부 장창용 △ 기업여신심사부 유보현 △ 기업여신심사부 최전식 △ 개인여신심사부 육영수 △ CIB/글로벌심사부 빈중일 ◇ 부점장 대우 전보 △ 비서실 박선현 △ 중국현지법인(북경분행) 파견 이현복 △ 중국현지법인(상해분행) 파견 정수용 ◇ 지점장 전보 △ 하남시청 강금원 △ 신길서 강성윤 △ 영등동 강장영 △ 명학 강중호 △ 중계북 고선미 △ 의정부홈플러스 고정훈 △ 일도 고창주 △ 봉선동 고훈 △ 흑석동 구미란 △ 영주 권영두 △ 대구유통단지 권오성 △ 구미역 권육춘 △ 반야월 김겸도 △ 반월산업단지 김경만 △ 경산 김경완 △ 화정 김경진 △ 신도봉 김경환 △ 간석동 김기경 △ 아현동 김기원 △ 남영동 김길영 △ 충주시청로 김남철 △ 월계동 김대중 △ 동백 김대천 △ 신용산역 김도수 △ 행신동 김동수 △ 남산동 김동언 △ 자양중앙 김동완 △ 양재동 김동웅 △ 장산역 김동진 △ 오류동 김두영 △ 침산동 김두환 △ 부천종합금융센터 김명규 △ 덕천동 김명준 △ 자양동 김미경 △ 서현동 김범곤 △ 강서 김병찬 △ 광명사거리 김병철 △ 곤지암 김상철 △ 석관동 김석진 △ 반포 김석현 △ 한티역 김선옥 △ 안동 김성곤 △ 범물동 김세종 △ 제기동 김송길 △낙성대역 김수나 △ 서판교 김승국 △ 서초2동 김애란 △ 퇴계원 김용태 △ 산본사거리 김을희 △화곡본동 김응남 △ 광복동 김일환 △ 논산 김재구 △ 행신역 김재언 △ 팔용동 김재욱 △ 덕정 김정근 △ 방배남 김종관 △ 미아역 김종규 △ 성남중앙로 김종모 △ 복현동 김종민 △ 안락동 김종혁 △ 봉덕동 김준연 △ 안동옥동 김준호 △ 망원동 김지영 대구국가산업단지 김진구 △ 우만동 김진삼 △ 대구메트로팔레스 김창식 △ 월성동 김철호 △ 동광양 김철환 △ 신정네거리역 김태공 △ 포천 김태국 △ 제천 김태동 △ 의정부시청역 김태완 △ 수락산역 김하수 △ 울산북 김해동 △ 울산동평 김현식 △ 인창 김형준 △ 중곡서 김훈식 △ 이매동 김희숙 △ 서초역 김희정 △ 청계 남궁은 △ 미아동 남길우 △ 목동역 노덕기 △ 학동역 노성임 △ 수유동 라고경 △ 강남구청역 류주향 △ 만수동 류현숙 △ 대구이시아폴리스 류호식 △ 병점 명재성 △ 방이역 문병훈 △ 디지털밸리 문원희 △ 마포 박광식 △ 염창역 박광호 △ 인천삼산 박교식 △ 화양동 박기옥 △ 교하 박대일 △ 목동 박미경 △ 대청역 박병섭 △ 동진주 박병진 △ 동암 박부용 △ 신현동 박성휘 △ 대화역 박연기 △ 까치산역 박오동 △ 대전가양동 박용철 △ 신촌 박윤식 △ 고척동 박인수 △ 남성역 박재광 △ 양정동 박재호 △ 방화동 박종권 △ 불당동 박종규 △ 대연동 박종대 △ 청천동산업단지 박종률 △ 평택 박종상 △ 강남타운 박지환 △ 불광동 박진선 △ 서라벌 박찬유 △ 도당동 박탁균 △ 만수6동 박평길 △ 삼선교 박한웅 △ 원주단구 박해영 △ 송정 방동희 △ 광안동 변기석 △ 마곡나루 변태섭 △ 구루그람 변형수 △ 기장 서경원 △ 죽전동 서미영 △ 부산법조타운 서영길 △ 강남중앙 손용대 △ 대구 손종목 △ 신도림역 송근수 △ 부흥오거리 송은이 △ 송탄 송철호 △ 뉴욕 송태훈 △ 서귀포 송희심 △ 공주 신광철 △ 오장동 신도수 △ 신사중앙 신만균 △ 대림3동 신명순 △ 관저동 심미화 △ 권선동 심영자 △ 산본역 심재욱 △ 문경 안춘화 △ 동광주 양회웅 △ 방이남 엄성용 △ 김해삼계 염만선 △ 부곡동 오기환 △ 상록수 오만진 △ 검단 오세영 △ 서울대입구역 오안국 △ 건대역 오정기 △ 둔산크로바 오찬세 △ 백마 원장영 △ 김천 위홍복 △ 길음뉴타운 유기열 △ 서강 유원몽 △ 충무동 유치성 △ 합정역 유혜선 △ 장안동 유흥기 △ 신부동 윤석준 △ 산곡동 윤재한 △ 테헤란중앙 윤평용 △ 미남 이강수 △청주 이강우 △ 진천역 이경률 △ 분당백궁 이경희 △ 중계동 이광남 △ 고덕역 이구운 △ 수완 이근배 △ 상무 이길룡 △ 언남 이길수 △ 송내역 이동균 △ 신월뉴타운 이맹희 △ 둔촌역 이명수 △ 발산역 이민숙 △ 서산 이병훈 △ 신자양 이상길 △ 익산 이상용 △ 동천동 이상효 △ 굽은다리역 이상훈 △ 영등포구청역 이선우 △ 마들역 이성우 △ 수안동 이세운 △ 가양동 이승호 △ 교문 이승호 △ 과천 이영민 △ 세종시청 이영재 △ 북악 이우섭 △ 광주전남혁신도시 이원일 △ 개봉동 이재운 △ 전하동 이재한 △ 문현동 이재헌 △ 포일 이재혁 △ 독산홈플러스 이재현 △ 고촌 이재형 △ 행당동 이종환 △ 논현사거리 이창권 △ 범박동 이현숙 △ 김포통진 인성룡 △ 조원동 임동배 △ 석촌동 임동수 △ 유성도안 임민순 △ 석동 임병권 △ 호계남 임정진 △ 명동역 임정호 △ 구로구청사거리 장인영 △ 광장동 장재호 △ 수원 장정훈 △ 대구강북 전환곤 △ 매봉역 전환령 △ 이문동 전희성 △ 장기동 정민식 △ 당감동 정세현 △ 무거동 정연주 △ 동대신동 정영희 △ 부천홈플러스 정용훈 △ 장위동 정일원 △ 천호동 정호현 △ 가산벤처 조광수 △ 대덕특구 조도형 △ 세종중앙 조성창 △ 사당동 조세현 △ 내손동 조원진 △ LH 조인득 △ 먹골역 조종경 △ 마산 주종열 △ 서염창 지순재 △ 하남 진성휘 △ 쌍문동 진형철 △ 서울숲 최명관 △ 봉천동 최성학 △ 동두천 최용준 △ 잠실새내역 최정권 △ 운정 최정순 △ 광화문역 최종우 △ 테헤란로 최창식 △ 의왕 최충환 △ 개포남 최평현 △ 문정동 최필박 △ 소사 최화영 △ 창원중앙동 탁주영 △ 학동 표형우 △ 서잠실 하태범 △ 시지 한강우 △ 조치원 한상만 △ 홍성 한상엽 △ 김제 한정연 △ 울산남 한학현 △ 마장동 허상길 △ 가산테크노타운 허주일 △ 대치북 현옥환 △ 하안동 현창호 △ 운정남 홍덕기 △ 송탄남 홍석환 △단계동 홍성권 △ 온양 홍성화 △ 서교사거리 홍승희 △ 서초남 황상미 △ 엄사 황서연 △ 안산단원 황연임 ■ 법무부 ◇ 고위공무원 승진 △ 부산보호관찰 심사위원회 상임위원 황진규 ◇ 부이사관 승진 법무부 보호관찰과장 양봉환 △ 치료감호소 행정지원과장 윤웅장 ◇ 부이사관 전보 △ 법무부 범죄예방기획과장 이형섭 △ 대구보호관찰소장 이영면 △ 대전보호관찰소장 최우철 ◇ 서기관 승진 △ 법무부 범죄예방기획과 민명식 △ 부산소년원 분류보호과장 문승주 △ 대구소년원 교무과장 권혁귀 △ 대전보호관찰소 관찰과장 이두관 ◇ 서기관 전보 △ 법무부 치료처우과장 송중일 △ 법무부 특정범죄자 관리과장 문희갑 △ 법무부 치료처우과 황철주 △ 법무부 보호관찰과 이정민 △ 법무부 소년보호과 이헌구 △ 광주소년원장 김태섭 △ 제주소년원장 민근기 △ 대전소년원 대전청소년 비행예방센터장 강종모 △ 서울서부보호관찰소장 양현규 △ 의정부보호관찰소장 김태호 △ 의정부보호관찰소 고양지소장 김용수 △ 인천보호관찰소장 이법호 △ 춘천보호관찰소장 정장면 △ 청주보호관찰소장 김시종 △ 부산보호관찰소 동부지소장 천원기 △ 부산보호관찰소 서부지소장 김정렬 △ 광주보호관찰소 순천지소장 신원식 △ 제주보호관찰소장 김세훈 △ 위치추적 중앙관제센터장 심선옥 △ 광주소년원 교무과장 김택준 △ 대전소년원 교무과장 민덕희 △ 서울소년분류심사원 분류심사과장 정기조 △ 대구보호관찰 심사위원회 상임위원 김종말 △ 광주보호관찰 심사위원회 상임위원 김영갑 △ 대전보호관찰소 행정지원과장 염정훈 △ 대구보호관찰소 행정지원과장 손세헌 △ 대구보호관찰소 서부지소장 김원진 △ 부산보호관찰소 행정지원과장 장재원 △ 광주보호관찰소 행정지원과장 이성칠 ■ 대한주택건설협회 ◇ 전보 △ 경영지원본부장 박성희 △ 정책관리본부장(직무대리) 정동주 △ 회원사업실장 이청운 △ 부산광역시회 사무처장(직무대리) 최진우 △ 대구광역시회 사무처장 김치용 △ 인천광역시회 사무처장 김수정 △ 광주·전남도회 사무처장 이동하 △ 대전·세종·충남도회 사무처장 신수의 △ 울산·경남도회 사무처장 손철원 △ 경기도회 사무처장 이철환 △ 경북도회 사무처장 이도희 △ 정책관리본부 임대주택부장 유희봉
  • 잔혹하도록 달콤한 유혹…모를수록 놀라운 여정

    잔혹하도록 달콤한 유혹…모를수록 놀라운 여정

    “Leave the gun, take the cannoli (총은 놔두고 카놀리나 챙겨)”“부온 조르노! 퀘스토에 시칠리아.”(Buon giorno! Questo e sicilia,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시칠리아입니다) 이탈리라 로마 테르미니역을 출발한 기차가 밤새 바다를 건너 시칠리아에 닿았을 때 열차에서는 이렇게 안내방송이 나왔다. 드디어 시칠리아였다. 시칠리아를 찾은 이유는 영화 ‘대부’ 때문이었다. 나는 배우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의 엄청난 팬이었다. 이들이 출연한 ‘대부’ 시리즈를 보며 언젠가 꼭 한번 시칠리아를 찾겠다는 열망을 가슴에 지닌 채 살아왔다. 드디어 그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해체돼 배에 실린 기차는 메시나에 도착해 다시 조립되어 철로를 달린 후 시칠리아의 첫 목적지인 카타니아로 내려놓을 것이다. ●“마피아는 관광객들을 건드리지 않는다네.” 시칠리아 하면 많은 사람들이 마피아를 먼저 떠올리나 보다. 시칠리아로 여행을 가겠다고 했을 때 주위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 “마피아를 조심해.” 그럴 만도 했다. 인터넷으로 시칠리아를 검색하면 마피아와 연관된 항목이 주르륵 올라온다. 실제로 시칠리아의 주도인 팔레르모는 이탈리아 최대 마피아 조직의 본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로마에서 시칠리아로 가는 기차 안에서 옆 자리에 앉은 이탈리아 노인(멋진 감색 양복에 붉은 머플러를 길게 두르고 중절모를 쓴 그 역시 약간 마피아스러웠던 것 같다)에게 “요즘에도 시칠리아에서는 마피아가 길거리 총격전을 벌이기도 하나요?” 하고 물었다. 그는 웃음을 머금고 대답했다. “그렇지 않아요. 가끔씩 일어나긴 하는데 다 옛날 일이죠.” 그리고 덧붙였다. “마피아는 관광객들은 절대 건드리지 않는답니다. 안심하세요.” 고대 그리스의 식민도시가 건설되기도 했고 로마와 비잔틴제국, 아랍과 노르만족의 영향을 받아 왔던 시칠리아. ‘혹시 그리스에 온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고대 그리스의 유적이 많이 남아 있다. 사람들은 친절하고 음식도 맛있다. 20일 동안 시칠리아를 여행해 본 후 내린 결론은 유럽 어느 도시보다 친절한 사람들과 아름다운 풍경으로 가득한 곳이 바로 시칠리아라는 것. 2018년 12월의 국내 신문들은 “이탈리아 경찰이 현지시간 4일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에서 대대적인 마피아 단속 작전을 펼쳐 마피아 고위급 조직원 46명을 체포했으며 우두머리인 80세 세티미노 미네오 등 거물급 조직원들을 조직범죄 연루와 갈취 등의 혐의로 붙잡았다”고 전했다. 아 참, 팔레르모 공항의 정식 명칭은 ‘팔코네와 보르셀리노 팔레르모 공항’이다. 이는 마피아 수사를 지휘하다 1992년에 테러로 사망한 두 판사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마피아와 시칠리아는 떼놓을 수는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시칠리아를 여행하는 내내 그 흔한 소매치기 한 번 만나지 않았다. 기차에서 만난 노인의 말대로 마피아는 관광객들을 ‘건드리지’ 않는 것인가. 아무튼 영화사상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대부’ 시리즈는 이탈리아 장면을 팔레르모에서 촬영했다. ‘대부’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에서 부모와 가족을 모두 잃고 아홉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고생 끝에 뉴욕 암흑가의 보스로 군림하는 마피아 두목 돈 콜레오네의 이야기다.●대문호 괴테가 사랑한 도시 팔레르모 마피아는 마피아고, 관광객들에게 팔레르모는 가슴 설레게 하는 도시다. 대문호 괴테는 그의 책 ‘이탈리아 여행기’에서 팔레르모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극찬하며 “시칠리아를 보지 않고는 이탈리아를 보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소설가 김영하는 “시칠리아에는 어렸을 때부터 내가 생각해 오던 이탈리아가 있었다”고 썼다. 유럽과 아랍 양식이 어울린 건축물들, 유람선이 정박해 있는 항구, 크고 작은 성당으로 놓인 골목이 도시 곳곳에 가득하다. 팔레르모 여행의 출발점은 프레토리아 광장이다. 광장 주위로 스페인 바로크풍의 집들이 펼쳐진다. 광장 서쪽에 있는 노르만 왕궁은 꼭 찾아봐야 한다. 아랍풍의 천장과 비잔틴식 모자이크가 조화를 이룬 멋진 건물이다. 팔레르모 대성당은 1185년부터 짓기 시작해 약 600년에 걸쳐 건축됐다. 원래는 비잔티움 양식으로 짓기 시작했지만 워낙 오랜 기간에 걸쳐 지어졌기 때문에 여러 세대의 건축 양식을 보여 준다. 여행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경거리는 단연 시장이다. 이 중 부치리아시장은 팔레르모에서 가장 유명하고, 시칠리아에서 가장 크다. 갖가지 해산물과 과일, 치즈, 농산물 등 없는 것이 없다. 우리나라의 5일장처럼 떠들썩하다. 팔레르모 사람들은 “만약 부치리아시장 바닥이 마른다면”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이 말은 “절대 그럴 일이 없다”는 뜻이다.●시칠리아의 자부심 카놀리와 파스타 팔레르모의 거리를 걷다 보면 손에 길쭉한 과자를 들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시칠리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인 ‘카놀리’다. 밀가루에 와인을 넣어 반죽한 후 튜브 모양으로 얇게 돌돌 말아 튀긴 후 안에 부드러운 리코타 치즈를 채워 넣은 것이다. 시칠리아 사람들이 카놀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대부’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시리즈 3편에서 팔레르모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를 감상하며 독이 든 카놀리를 먹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마피아가 등장한다. 그는 도저히 카놀리의 달콤한 유혹을 참을 수 없다는 듯 카놀리를 만지작거리다 한 입 크게 베어 문다. 그러고는 목을 잡고 의자에서 쓰러진다. 그의 발 밑에는 먹다 남은 카놀리가 부서져 있다. 카놀리 사랑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장면이 있다. 배신자를 처단하러 외출하는 행동대장 클레멘자에게 아내가 카놀리를 사오라고 부탁한다. 적에게는 잔혹한 마피아이지만 가족에게는 누구보다 극진한 마피아답게 클레멘자는 카놀리부터 사놓는다. 마침내 조직의 배신자를 제거한 클레멘자는 부하에게 가장 먼저 이렇게 말한다. “총은 놔두고 카놀리나 챙겨.”(Leave the gun, take the cannoli) 긴박하고 심각한 상황 속에도 냉혹한 마피아가 카놀리만은 잊지 않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아마도 영화의 배경이 시칠리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이왕 음식 이야기가 나왔으니 조금 더 이야기해 보자. 이탈리아 하면 파스타가 떠오르고 파스타 하면 이탈리아에서도 시칠리아다. 시칠리아는 서양에서 최초로 파스타를 전수받은 지역이다. 파스타의 시작은 국수인데, 히말라야산맥 북부 중앙아시아 지역의 유목 민족들이 처음 만들어 먹기 시작한 국수가 중국으로 이동하면서 음식으로 자리잡았고, 이 국수를 13세기 마르코 폴로가 중국을 여행하고 돌아가는 길에 가져가며 이것이 파스타로 ‘변이’를 일으켰다고 한다. 물론 이는 가설에 불과하다. 중세사학자 몬타나리가 쓴 ‘유럽의 음식문화’(새물결·2001)를 보면 생 파스타는 고대부터 지중해 연안, 중국 등에 널리 알려졌으나, 마른 파스타는 근대에 사막을 이동하는 이슬람인들이 발명했다고 한다. 사막을 횡단하는 오랜 기간 운반과 저장이 쉬운 음식이 필요했고 그러던 차에 건조 파스타를 개발해 낸 것이다. 밀가루와 물, 소금을 넣고 만든 반죽을 얇게 밀어서 건조시키는 이 방법은 11세기경 이슬람 상인들이 시칠리아로 건너오면서 이탈리아에도 본격적으로 전해졌다. 시칠리아 파스타는 해산물과 채소를 많이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목축이 발달하지 않아 육류와 치즈는 귀하지만 해산물은 풍부한 섬이어서 그렇다. 파스타 중에서도 정어리의 일종인 사르데 파스타가 유명한데, 올리브 오일과 정어리, 소금으로 맛을 낸다. ‘쿠스쿠스’라는 아랍풍의 파스타도 많이 먹는다. 국수류가 아닌, 좁쌀처럼 생긴 것인데 밀가루로 만들기 때문에 파스타로 분류된다. 시칠리아를 여행하고 온 후 파스타에 대한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생크림에 면을 담아 주던 수준이었던 한국형 카르보나라는 이탈리아에 존재하지 않았다. 버터와 계란 노른자, 베이컨 약간, 후추와 소금을 뿌린 ‘뻑뻑한’ 카르보나라의 맛에 길들여지고 말았다.●우연히 닿은 18세기 도시 모디카 시칠리아는 한국인에게 다소 낯선 관광지다. 로마, 베네치아, 밀라노 같은 이탈리아 본토의 주요 도시는 배낭 여행과 패키지 여행의 단골 코스가 됐지만 시칠리아까지 가는 여행객은 드물다. 로마에서 기차를 타면 메시나에 닿는다. 그리고 메시나에서 1시간 정도를 가면 카타니아다. 카타니아는 시칠리아 제2의 도시. 기원전 8세기경 그리스인들이 세운 도시다. 카타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에트나 화산이다. 유럽에서 가장 큰 화산으로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카타니아에 갔다면 꼭 어시장에 들러 보기를 권한다. 이른 아침 찾아야 제대로 볼 수 있지만 오후에 가도 시장의 정취를 즐기기에 모자람이 없다. 참치와 조개, 새우 등 갖가지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시장은 활력으로 넘친다. 생선값을 흥정하는 이탈리아인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카타니아에서 며칠 머문 후 모디카로 향했다. 모디카는 시칠리아 남동부에 위치한 자그마한 도시다. 팔레르모와 타오르미나, 시라쿠사 등 시칠리아의 큰 도시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져 있지만 꼭 한번쯤 찾아볼 만한 매력적인 도시다. 이탈리아 여행은 약간의 인내를 필요로 한다. 철도의 잦은 파업, 주먹구구식인 철도와 시외버스 시스템은 끊임없이 여행 계획을 수정하게 만든다. 모디카로 가는 여정 역시 그랬다. 원래 계획은 카타니아의 에트나 화산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탈 예정이었지만, 버스정류장에 붙어 있는 버스 시간표가 엉망이었다. 정류장 앞의 바에 들어가 왜 버스가 오지 않냐고 물어보았지만 주인은 “30분 전에 떠났다”며 어깨만 으쓱할 뿐이었다. 아마 이런 뜻이었겠지. “이탈리아에선 원래 이래.” 어쩔 수 없었다. 커피를 마시며 어떻게 할까 고민해보는 수밖에. 멍하니 앉아 있는 동양의 여행자가 안쓰러웠는지 바 주인이 다가왔다. “모디카라는 곳에 가보는 게 어때?” 고개를 들자 그가 말을 이었다. “음… 모디카는 시칠리아의 숨겨진 명소라고 할까? 관광객으로 붐비는 팔레르모나 타오르미나, 아그리젠토보다는 훨씬 멋진 곳이지. 아마 18세기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야.”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모디카행 버스가 들어왔다. 그는 얼른 타라는 눈짓을 보내왔고,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버스에 올랐다. 때론 일정에도 없던 여정이 여행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법이다. 그리고 2시간 후 바 주인의 말처럼 18세기의 중세도시를 걷고 있었다. 모디카는 BC 400년 무렵 시쿨리족이 건설했다고 한다. 12~17세기에는 매우 부유한 곳이었지만 1613년과 1693년 발생한 지진, 1833년의 홍수로 인해 파괴됐다. 하지만 모디카는 곧 도시를 재건했다. 모디카는 칼타기론, 밀리텔로발디카타니아, 노토, 파라졸로, 라구사, 시클리 등 히블라이아산 기슭에 위치한 이웃 8개 도시들과 함께 ‘발디노토 지역의 바로크 후기 마을’로 불린다. 지진과 홍수로 파괴된 이 도시들은 재건 사업을 하면서 파괴된 도시가 있던 자리나 그 근처에 세워졌는데, 이탈리아에서 시작해 17세기 전 유럽으로 퍼져 나간 바로크 양식이 절정을 이루었던 당시의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이들 도시의 바로크 후기 모습은 지금까지도 잘 보존돼 2002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모디카의 옛 영화를 가장 잘 보여 주는 건물은 ‘산피에트로성당’과 ‘산조르조성당’이다. 산피에트로성당은 광장 가까이 있는 것으로 아직도 웅장한 18세기 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산조르조성당은 모디카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하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모디카의 모습이 장관이다. 마치 레고 블록을 정교하게 맞춰놓은 듯한 도시의 모습에 입이 벌어진다. 피렌체, 베네치아, 로마와는 또 다른 이탈리아의 모습이다. 이탈리아에는 예전에 ‘사생활’이라는 말이 없었다고 한다. 지금 이탈리아 사람들이 쓰는 ‘프리바토’(Privato)라는 말은 영어 ‘프라이버시’(Privacy)에서 따온 말이다. 모디카의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을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프라이빗’이 없는 시칠리아 사람들의 생활을 이해할 수 있다. 이탈리아 사람들 삶의 특징 중 하나는 동네 사람들이 서로서로를 다 알고 지낸다는 것이다.●이탈리아 최고의 염전도시 트라파니 시칠리아를 여행한다면 시간을 내 트라파니에 가볼 것을 권한다. 섬 서북쪽에 위치한 트라파니는 시칠리아의 여느 도시들과는 사뭇 다른 풍광을 보여 준다. 이 도시들이 바로크풍의 건물들과 그리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유적지로 가득한 반면 트라파니는 이 도시들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는 로맨틱한 풍경으로 가득하다. 그것은 끝없이 이어지는 광활한 염전과 염전 위에 서 있는 붉은 기와지붕을 얹은 풍차다. 트라파니로 떠나기 전 시칠리아 모디카에서 만난 미슐랭 요리사 주세페는 자신은 요리를 할 때 반드시 트라파니산 천일염을 사용한다고 했다. “소금이 음식 맛의 절반이지. 이탈리아에서 가장 질 좋은 소금은 오직 트라파니에서만 구할 수 있어. 파스타 역시 마찬가지야.” “한 가지 질문이 더 있어요. 맛있는 파스타를 만들려면 뭐가 가장 필요하죠?”라고 묻자 주세페가 말했다. “큰 냄비를 갖추는 것.” 이런, 신선한 재료도 아니고 좋은 밀가루도 아니고 고작 큰 냄비라니. 주세페는 이렇게 답하며 눈을 찡긋했다. “스파게티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국수 중 가장 딱딱해. 이를 제대로 삶기 위해선 기다란 스파게티가 통째로 담기는 냄비가 필요하지.”■여행수첩 인천에서 로마행 항공은 다양하다. 로마에선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해 팔레르모나 카타니아로 간다. 시칠리아의 주요 도시까지 연결되는 항공편은 국영항공사인 알이탈리아 홈페이지(www.alitalia.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로마에서 열차로도 갈 수 있다. 이탈리아 국영철도 홈페이지(www.trenitalia.com)에서 시간표를 확인할 수 있다. 12시간 정도 걸리므로 침대칸을 이용하는 게 좋다. 시칠리아를 여행하는 루트는 크게 두 가지다. 섬 북부 왼쪽의 팔레르모에서 섬 왼쪽으로 돌면서 트라파니와 아그리젠토를 보고 로마나 나폴리로 귀환하는 것이 첫 번째다. 두 번째 방법은 섬 오른쪽으로 돌면서 카타니아, 시라쿠사, 라구사, 타오르미나를 여행하는 것. 되도록이면 한 방향으로 도는 것이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시칠리아는 지중해성 기후다. 겨울에도 낮에는 그다지 춥지 않다. 하지만 밤과 아침에는 기온이 뚝 떨어진다. 심한 일교차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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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혹하도록 달콤한 유혹…모를수록 놀라운 여정

    “Leave the gun, take the cannoli (총은 놔두고 카놀리나 챙겨)”“부온 조르노! 퀘스토에 시칠리아.”(Buon giorno! Questo e sicilia,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시칠리아입니다) 이탈리라 로마 테르미니역을 출발한 기차가 밤새 바다를 건너 시칠리아에 닿았을 때 열차에서는 이렇게 안내방송이 나왔다. 드디어 시칠리아였다. 시칠리아를 찾은 이유는 영화 ‘대부’ 때문이었다. 나는 배우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의 엄청난 팬이었다. 이들이 출연한 ‘대부’ 시리즈를 보며 언젠가 꼭 한번 시칠리아를 찾겠다는 열망을 가슴에 지닌 채 살아왔다. 드디어 그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해체돼 배에 실린 기차는 메시나에 도착해 다시 조립되어 철로를 달린 후 시칠리아의 첫 목적지인 카타니아로 내려놓을 것이다.●“마피아는 관광객들을 건드리지 않는다네.” 시칠리아 하면 많은 사람들이 마피아를 먼저 떠올리나 보다. 시칠리아로 여행을 가겠다고 했을 때 주위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 “마피아를 조심해.” 그럴 만도 했다. 인터넷으로 시칠리아를 검색하면 마피아와 연관된 항목이 주르륵 올라온다. 실제로 시칠리아의 주도인 팔레르모는 이탈리아 최대 마피아 조직의 본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로마에서 시칠리아로 가는 기차 안에서 옆 자리에 앉은 이탈리아 노인(멋진 감색 양복에 붉은 머플러를 길게 두르고 중절모를 쓴 그 역시 약간 마피아스러웠던 것 같다)에게 “요즘에도 시칠리아에서는 마피아가 길거리 총격전을 벌이기도 하나요?” 하고 물었다. 그는 웃음을 머금고 대답했다. “그렇지 않아요. 가끔씩 일어나긴 하는데 다 옛날 일이죠.” 그리고 덧붙였다. “마피아는 관광객들은 절대 건드리지 않는답니다. 안심하세요.” 고대 그리스의 식민도시가 건설되기도 했고 로마와 비잔틴제국, 아랍과 노르만족의 영향을 받아 왔던 시칠리아. ‘혹시 그리스에 온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고대 그리스의 유적이 많이 남아 있다. 사람들은 친절하고 음식도 맛있다. 20일 동안 시칠리아를 여행해 본 후 내린 결론은 유럽 어느 도시보다 친절한 사람들과 아름다운 풍경으로 가득한 곳이 바로 시칠리아라는 것. 2018년 12월의 국내 신문들은 “이탈리아 경찰이 현지시간 4일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에서 대대적인 마피아 단속 작전을 펼쳐 마피아 고위급 조직원 46명을 체포했으며 우두머리인 80세 세티미노 미네오 등 거물급 조직원들을 조직범죄 연루와 갈취 등의 혐의로 붙잡았다”고 전했다. 아 참, 팔레르모 공항의 정식 명칭은 ‘팔코네와 보르셀리노 팔레르모 공항’이다. 이는 마피아 수사를 지휘하다 1992년에 테러로 사망한 두 판사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마피아와 시칠리아는 떼놓을 수는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시칠리아를 여행하는 내내 그 흔한 소매치기 한 번 만나지 않았다. 기차에서 만난 노인의 말대로 마피아는 관광객들을 ‘건드리지’ 않는 것인가. 아무튼 영화사상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대부’ 시리즈는 이탈리아 장면을 팔레르모에서 촬영했다. ‘대부’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에서 부모와 가족을 모두 잃고 아홉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고생 끝에 뉴욕 암흑가의 보스로 군림하는 마피아 두목 돈 콜레오네의 이야기다.●대문호 괴테가 사랑한 도시 팔레르모 마피아는 마피아고, 관광객들에게 팔레르모는 가슴 설레게 하는 도시다. 대문호 괴테는 그의 책 ‘이탈리아 여행기’에서 팔레르모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극찬하며 “시칠리아를 보지 않고는 이탈리아를 보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소설가 김영하는 “시칠리아에는 어렸을 때부터 내가 생각해 오던 이탈리아가 있었다”고 썼다. 유럽과 아랍 양식이 어울린 건축물들, 유람선이 정박해 있는 항구, 크고 작은 성당으로 놓인 골목이 도시 곳곳에 가득하다. 팔레르모 여행의 출발점은 프레토리아 광장이다. 광장 주위로 스페인 바로크풍의 집들이 펼쳐진다. 광장 서쪽에 있는 노르만 왕궁은 꼭 찾아봐야 한다. 아랍풍의 천장과 비잔틴식 모자이크가 조화를 이룬 멋진 건물이다. 팔레르모 대성당은 1185년부터 짓기 시작해 약 600년에 걸쳐 건축됐다. 원래는 비잔티움 양식으로 짓기 시작했지만 워낙 오랜 기간에 걸쳐 지어졌기 때문에 여러 세대의 건축 양식을 보여 준다. 여행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경거리는 단연 시장이다. 이 중 부치리아시장은 팔레르모에서 가장 유명하고, 시칠리아에서 가장 크다. 갖가지 해산물과 과일, 치즈, 농산물 등 없는 것이 없다. 우리나라의 5일장처럼 떠들썩하다. 팔레르모 사람들은 “만약 부치리아시장 바닥이 마른다면”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이 말은 “절대 그럴 일이 없다”는 뜻이다.●시칠리아의 자부심 카놀리와 파스타 팔레르모의 거리를 걷다 보면 손에 길쭉한 과자를 들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시칠리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인 ‘카놀리’다. 밀가루에 와인을 넣어 반죽해 튜브 모양으로 얇게 돌돌 말아 튀긴 후 안에 부드러운 리코타 치즈를 채워 넣은 것이다. 시칠리아 사람들이 카놀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대부’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시리즈 3편에서 팔레르모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를 감상하며 독이 든 카놀리를 먹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마피아가 등장한다. 그는 도저히 카놀리의 달콤한 유혹을 참을 수 없다는 듯 카놀리를 만지작거리다 한 입 크게 베어 문다. 그러고는 목을 잡고 의자에서 쓰러진다. 그의 발 밑에는 먹다 남은 카놀리가 부서져 있다. 카놀리 사랑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장면이 있다. 배신자를 처단하러 외출하는 행동대장 클레멘자에게 아내가 카놀리를 사오라고 부탁한다. 적에게는 잔혹한 마피아이지만 가족에게는 누구보다 극진한 마피아답게 클레멘자는 카놀리부터 사놓는다. 마침내 조직의 배신자를 제거한 클레멘자는 부하에게 가장 먼저 이렇게 말한다. “총은 놔두고 카놀리나 챙겨.”(Leave the gun, take the cannoli) 긴박하고 심각한 상황 속에도 냉혹한 마피아가 카놀리만은 잊지 않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아마도 영화의 배경이 시칠리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이왕 음식 이야기가 나왔으니 조금 더 이야기해 보자. 이탈리아 하면 파스타가 떠오르고 파스타 하면 이탈리아에서도 시칠리아다. 시칠리아는 서양에서 최초로 파스타를 전수받은 지역이다. 파스타의 시작은 국수인데, 히말라야산맥 북부 중앙아시아 지역의 유목 민족들이 처음 만들어 먹기 시작한 국수가 중국으로 이동하면서 음식으로 자리잡았고, 이 국수를 13세기 마르코 폴로가 중국을 여행하고 돌아가는 길에 가져가며 이것이 파스타로 ‘변이’를 일으켰다고 한다.물론 이는 가설에 불과하다. 중세사학자 몬타나리가 쓴 ‘유럽의 음식문화’(새물결·2001)를 보면 생 파스타는 고대부터 지중해 연안, 중국 등에 널리 알려졌으나, 마른 파스타는 근대에 사막을 이동하는 이슬람인들이 발명했다고 한다. 사막을 횡단하는 오랜 기간 운반과 저장이 쉬운 음식이 필요했고 그러던 차에 건조 파스타를 개발해 낸 것이다. 밀가루와 물, 소금을 넣고 만든 반죽을 얇게 밀어서 건조시키는 이 방법은 11세기경 이슬람 상인들이 시칠리아로 건너오면서 이탈리아에도 본격적으로 전해졌다. 시칠리아 파스타는 해산물과 채소를 많이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목축이 발달하지 않아 육류와 치즈는 귀하지만 해산물은 풍부한 섬이어서 그렇다. 파스타 중에서도 정어리의 일종인 사르데 파스타가 유명한데, 올리브 오일과 정어리, 소금으로 맛을 낸다. ‘쿠스쿠스’라는 아랍풍의 파스타도 많이 먹는다. 국수류가 아닌, 좁쌀처럼 생긴 것인데 밀가루로 만들기 때문에 파스타로 분류된다. 시칠리아를 여행하고 온 후 파스타에 대한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생크림에 면을 담아 주던 수준이었던 한국형 카르보나라는 이탈리아에 존재하지 않았다. 버터와 계란 노른자, 베이컨 약간, 후추와 소금을 뿌린 ‘뻑뻑한’ 카르보나라의 맛에 길들여지고 말았다.●우연히 닿은 18세기 도시 모디카 시칠리아는 한국인에게 다소 낯선 관광지다. 로마, 베네치아, 밀라노 같은 이탈리아 본토의 주요 도시는 배낭 여행과 패키지 여행의 단골 코스가 됐지만 시칠리아까지 가는 여행객은 드물다. 로마에서 기차를 타면 메시나에 닿는다. 그리고 메시나에서 1시간 정도를 가면 카타니아다. 카타니아는 시칠리아 제2의 도시. 기원전 8세기경 그리스인들이 세운 도시다. 카타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에트나 화산이다. 유럽에서 가장 큰 화산으로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카타니아에 갔다면 꼭 어시장에 들러 보기를 권한다. 이른 아침 찾아야 제대로 볼 수 있지만 오후에 가도 시장의 정취를 즐기기에 모자람이 없다. 참치와 조개, 새우 등 갖가지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시장은 활력으로 넘친다. 생선값을 흥정하는 이탈리아인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카타니아에서 며칠 머문 후 모디카로 향했다. 모디카는 시칠리아 남동부에 위치한 자그마한 도시다. 팔레르모와 타오르미나, 시라쿠사 등 시칠리아의 큰 도시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져 있지만 꼭 한번쯤 찾아볼 만한 매력적인 도시다. 이탈리아 여행은 약간의 인내를 필요로 한다. 철도의 잦은 파업, 주먹구구식인 철도와 시외버스 시스템은 끊임없이 여행 계획을 수정하게 만든다. 모디카로 가는 여정 역시 그랬다. 원래 계획은 카타니아의 에트나 화산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탈 예정이었지만, 버스정류장에 붙어 있는 버스 시간표가 엉망이었다. 정류장 앞의 바에 들어가 왜 버스가 오지 않냐고 물어보았지만 주인은 “30분 전에 떠났다”며 어깨만 으쓱할 뿐이었다. 아마 이런 뜻이었겠지. “이탈리아에선 원래 이래.” 어쩔 수 없었다. 커피를 마시며 어떻게 할까 고민해보는 수밖에. 멍하니 앉아 있는 동양의 여행자가 안쓰러웠는지 바 주인이 다가왔다. “모디카라는 곳에 가보는 게 어때?” 고개를 들자 그가 말을 이었다. “음… 모디카는 시칠리아의 숨겨진 명소라고 할까? 관광객으로 붐비는 팔레르모나 타오르미나, 아그리젠토보다는 훨씬 멋진 곳이지. 아마 18세기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야.”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모디카행 버스가 들어왔다. 그는 얼른 타라는 눈짓을 보내왔고,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버스에 올랐다. 때론 일정에도 없던 여정이 여행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법이다. 그리고 2시간 후 바 주인의 말처럼 18세기의 중세도시를 걷고 있었다. 모디카는 BC 400년 무렵 시쿨리족이 건설했다고 한다. 12~17세기에는 매우 부유한 곳이었지만 1613년과 1693년 발생한 지진, 1833년의 홍수로 인해 파괴됐다. 하지만 모디카는 곧 도시를 재건했다. 모디카는 칼타기론, 밀리텔로발디카타니아, 노토, 파라졸로, 라구사, 시클리 등 히블라이아산 기슭에 위치한 이웃 8개 도시들과 함께 ‘발디노토 지역의 바로크 후기 마을’로 불린다. 지진과 홍수로 파괴된 이 도시들은 재건 사업을 하면서 파괴된 도시가 있던 자리나 그 근처에 세워졌는데, 이탈리아에서 시작해 17세기 전 유럽으로 퍼져 나간 바로크 양식이 절정을 이루었던 당시의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이들 도시의 바로크 후기 모습은 지금까지도 잘 보존돼 2002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모디카의 옛 영화를 가장 잘 보여 주는 건물은 ‘산피에트로성당’과 ‘산조르조성당’이다. 산피에트로성당은 광장 가까이 있는 것으로 아직도 웅장한 18세기 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산조르조성당은 모디카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하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모디카의 모습이 장관이다. 마치 레고 블록을 정교하게 맞춰놓은 듯한 도시의 모습에 입이 벌어진다. 피렌체, 베네치아, 로마와는 또 다른 이탈리아의 모습이다. 이탈리아에는 예전에 ‘사생활’이라는 말이 없었다고 한다. 지금 이탈리아 사람들이 쓰는 ‘프리바토’(Privato)라는 말은 영어 ‘프라이버시’(Privacy)에서 따온 말이다. 모디카의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을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프라이빗’이 없는 시칠리아 사람들의 생활을 이해할 수 있다. 이탈리아 사람들 삶의 특징 중 하나는 동네 사람들이 서로서로를 다 알고 지낸다는 것이다.●이탈리아 최고의 염전도시 트라파니 시칠리아를 여행한다면 시간을 내 트라파니에 가볼 것을 권한다. 섬 서북쪽에 위치한 트라파니는 시칠리아의 여느 도시들과는 사뭇 다른 풍광을 보여 준다. 이 도시들이 바로크풍의 건물들과 그리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유적지로 가득한 반면 트라파니는 이 도시들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는 로맨틱한 풍경으로 가득하다. 그것은 끝없이 이어지는 광활한 염전과 염전 위에 서 있는 붉은 기와지붕을 얹은 풍차다. 트라파니로 떠나기 전 시칠리아 모디카에서 만난 미슐랭 요리사 주세페는 자신은 요리를 할 때 반드시 트라파니산 천일염을 사용한다고 했다. “소금이 음식 맛의 절반이지. 이탈리아에서 가장 질 좋은 소금은 오직 트라파니에서만 구할 수 있어. 파스타 역시 마찬가지야.” “한 가지 질문이 더 있어요. 맛있는 파스타를 만들려면 뭐가 가장 필요하죠?”라고 묻자 주세페가 말했다. “큰 냄비를 갖추는 것.” 이런, 신선한 재료도 아니고 좋은 밀가루도 아니고 고작 큰 냄비라니. 주세페는 이렇게 답하며 눈을 찡긋했다. “스파게티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국수 중 가장 딱딱해. 이를 제대로 삶기 위해선 기다란 스파게티가 통째로 담기는 냄비가 필요하지.” ■여행수첩 인천에서 로마행 항공은 다양하다. 로마에선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해 팔레르모나 카타니아로 간다. 시칠리아의 주요 도시까지 연결되는 항공편은 국영항공사인 알이탈리아 홈페이지(www.alitalia.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로마에서 열차로도 갈 수 있다. 이탈리아 국영철도 홈페이지(www.trenitalia.com)에서 시간표를 확인할 수 있다. 12시간 정도 걸리므로 침대칸을 이용하는 게 좋다. 시칠리아를 여행하는 루트는 크게 두 가지다. 섬 북부 왼쪽의 팔레르모에서 섬 왼쪽으로 돌면서 트라파니와 아그리젠토를 보고 로마나 나폴리로 귀환하는 것이 첫 번째다. 두 번째 방법은 섬 오른쪽으로 돌면서 카타니아, 시라쿠사, 라구사, 타오르미나를 여행하는 것. 되도록이면 한 방향으로 도는 것이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시칠리아는 지중해성 기후다. 겨울에도 낮에는 그다지 춥지 않다. 하지만 밤과 아침에는 기온이 뚝 떨어진다. 심한 일교차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 ‘모던패밀리’ 박해미 “고3 때 사주 봤다가 이혼수에 충격”

    ‘모던패밀리’ 박해미 “고3 때 사주 봤다가 이혼수에 충격”

    박해미가 “남자를 조심하라”는 역술가의 사주풀이에 ‘동공지진’을 일으키다 ‘폭풍 공감’을 보낸다. 10일 MBN ‘모던 패밀리’(기획 제작 MBN, 연출 송성찬) 46회에서 박해미는 아들 황성재와 신년운을 보기 위해 철학관을 찾는다. 2020년 경자년을 맞아 새로 이사간 월세 집에서 대청소와 요리를 하다가, 재미삼아 사주를 보러 나서는 것. 철학관 방문 전 박해미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고3때 엄마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사주를 봤다”라며 “그때 이혼수가 있다고 해서 충격을 받았다”라고 아찔한 추억을 털어놓는다. 이번 철학관에서 역술인은 박해미의 사주를 살펴보더니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나쁘다”라고 운을 뗀다. 이어 “여태까지 돈을 많이 벌긴 했는데, 그게 관리가 안 되는 거다. 박해미 씨는 무조건 은행 거래만 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옆에서 듣던 황성재는 격하게 공감하다가, 급기야 웃다가 쓰러진다. 역술인은 특히 “(박해미가) 호기심이 많은 성격에다가, 사람들을 다 포용하는 편이라 쉽게 사이비에 빠질 수 있다”고 강력 경고한다. 애정운에 대해서도 귀띔하는데 “줄줄이 사탕처럼 나타난다”고 표현, 박해미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나아가 남자들이 쏟아지는 구체적인 년도를 언급하며, 피해야 할 남자 유형과 이상적인 배우자감까지 콕 집어준다. 박해미의 사주풀이를 VCR로 보던 스튜디오 MC와 게스트들은 놀라워 하다가, “저기 어디냐?”며 급 관심을 보인다. 김정난은 사주의 과학(?)에 수긍하며 “전 빨리 결혼하면 무조건 이혼한다고, 늦게 하라고 했다. 그런데 너무 늦어졌다”고 밝혀 의도치 않은 짠내를 풍긴다. 박해미에 이어 황성재의 사주도 함께 공개되는데, 이 역술인은 “대박”이라고 외치며 박해미와 180도 다른 리액션을 보인다. 박해미 모자의 신년운 이야기는 10일 ‘모던 패밀리’ 46회에서 공개된다. 이 외에도 2020년 2세를 목표로 한 고명환-임지은 부부가 ‘일일 부모’가 되어 육아에 나서는 모습이 펼쳐진다. 불금 대세 예능 MBN ‘모던 패밀리’는 매주 금요일 밤 11시 방송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란 대미보복 공격 속 美 파병 요청에 靑 “교민 안전 최우선”

    이란 대미보복 공격 속 美 파병 요청에 靑 “교민 안전 최우선”

    “교민 안전 이미 많은 조치 내렸다”“외교부, 현지 당국과 긴밀 협의 중”“시시각각 보고 받아 상황 예의주시”美대사 “韓 중동에 병력 보내길 희망”중동 에너지 의존 높아 경제대책회의 계속원유 70%·LNG 38% 이상 중동산‘한미일 안보 고위급 협의’ 예정대로이란이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기지에 대한 미사일 보복 공격을 감행하면서 미국으로부터 중동에 병력 파병을 요청 받았던 청와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미군기지 공격을 감행한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미국을 지원하는 동맹국도 공격 대상이라고 천명했다. 청와대는 8일 “교민 안전이 최우선이며 현지 당국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지만 군사동맹국이자 남북관계의 키를 쥐고 있는 미국의 요청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8일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이란 상황과 관련해 교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외교부가 중심이 돼 현지 당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면서 “청와대는 현재 상황을 시시각각 보고받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이후 브리핑에서 “지금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교민의 안전 문제와 경제에 미칠 영향”이라면서 “교민의 안전과 관련해 이미 많은 조치가 이뤄졌다. 여러 경우의 수를 두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경제 관련 모든 부처에서 계속 대책회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날 경제관계장관 회의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너무 불안해하지 않도록 보도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이는 중동이 한국의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경제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국내 원유·가스의 중동산 비중은 지난해 1∼11월(추정치) 원유 70.3%에 달하며 액화천연가스(LNG)도 38.1%로 높은 수준이다. 청와대는 인근을 운항하는 선박 안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이란혁명수비대는 지난 3일(현지시간)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드론 공격으로 사살한 미국에 대한 보복으로 이날(8일) 새벽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과 연합군 기지 등에 탄도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 이란의 공격시 문화유적지를 포함한 52곳을 공격지점으로 정해 반격할 준비가 돼 있다며 위협한 데 이어 이날 보복 공격 이후 트위터에 “우리는 전 세계 그 어디에서도 단연코 가장 강력하고 가장 잘 갖춰진 군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란 과의 전면전 우려를 높였다. 그러나 청와대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에 대해서는 “상황이 엄중한 만큼 신중하게 대처하려고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언론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파병을 요청한 데 대해 “앞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 보도자료에서 밝힌 입장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 7일 밤 KBS인터뷰에서 “한국도 중동에서 많은 에너지 자원을 얻고 있다”면서 “한국이 그곳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한국의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자유로운 항행 보장을 위한 공동방위’ 동참을 요구해온 미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과 같은 논리다. 청와대는 지난 6일 긴급 NSC 상임위 회의 후 보도자료를 내고 중동지역 긴장 고조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호르무즈 파병 문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지난해 12월 12일 NSC 상임위 회의 때에는 보도자료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한국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고 해양 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는 입장을 밝혔었다.이를 두고 당시 일각에서는 미국의 ‘호르무즈 파병 요청’을 수용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이후 정부는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을 뿐 결론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6일 긴박해지는 중동 정세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 일본 관계 선박의 항행 안전을 확보한다”는 이유로 해상자위대를 중동에 파견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미국과 이란 간 전면전 충돌 우려가 고조되면서 미국 현지시간 8일로 예정된 한미일 안보 고위급 협의가 취소 또는 연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아직 특별한 일정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일정에 변동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고위급 협의 참석 차 전날 미국으로 향했고, 카운터파트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만나 대북 대응책을 논의한다. 이번 협의는 북한의 ‘충격적 실제행동’ 예고로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신년사에서 남북협력 증진 기조를 천명한 만큼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한미일 또는 한미 간 별도 논의가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청와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답방 추진·비무장지대(DMZ)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등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제시한 남북협력 방안을 두고 해리스 대사가 인터뷰에서 “미국과 협의로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 “한미 간에 수시로 소통을 통해 여러 사안을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한 나라의 대사가 한 말에 대해 청와대가 일일이 답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한다”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종수의 헌법 너머] 독일 선거제도가 낳은 기적의 통독

    [이종수의 헌법 너머] 독일 선거제도가 낳은 기적의 통독

    선거법 개정안이 난항 끝에 국회를 통과했다. ‘석패율제’는 중진들의 재선 보장용이라는 여당의 반대로 끝내 빠졌다. 제1야당에서는 총선에서 현역 의원 절반의 공천 물갈이가 거론되고, 당내 일부 중진들의 불출마 선언이 뒤따른다. 다선(多選)의 중진 정치인들이 이렇듯 당내에서 홀대받고, 마치 온갖 비리와 기득권의 온상으로 인식돼 온 게 우리 정치에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든든한 정치적 자산이어야 할 중진 정치인들이 말 그대로 동네북 신세다. 중진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 내지 못한 탓이다. 아쉽지만 자업자득인 셈이다. 1989년 이른바 동독의 ‘가을혁명’에서부터 비롯된 독일 통일은 1990년 10월 3일에 법적으로 완결됐다. 불과 1년여의 짧은 시간에 동서독 간의 통일조약과 주변국들과의 2+4조약 등을 통해 통일을 둘러싼 많은 복잡한 쟁점들이 어렵사리 합의됐다. 애당초 영국과 러시아 등은 독일의 통일에 노골적으로 반대했다. 이렇듯 국내외의 많은 반대와 저항을 극복하고서 신속하게 통일을 매듭지은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독일의 정치와 외교가 이뤄 낸 쾌거였다. 당시 서독의 총리는 헬무트 콜이었다. 1982년부터 1998년까지 무려 16년 동안 연방총리직에 머문 콜 총리에게는 이후 ‘통일총리’라는 명예가 뒤따른다. 기민당 소속의 콜 총리는 1976년부터 2002년까지 26년 동안 연방의회의원이었는데, 고향의 지역구선거에서는 내내 떨어지다가 총리 시절 끝 무렵에 실시된 두 번의 총선에서만 겨우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그 전까지는 지역선거구에서 경쟁 정당인 사민당의 후보가 줄곧 당선됐다는 이야기다. 예컨대 지난 2002년에 실시된 총선에서도 당선된 전체 603명의 의원 중 285명이 지역선거구에서 낙선하고서 정당명부로 당선됐다. 1982년에 그가 연방총리직을 맡고서 우리나라에도 한때 콜 총리 농담시리즈가 회자됐다. 주로 그의 아둔함을 비꼬는 내용들이었는데, 그는 오히려 노회(老獪)한 정치인이었다. 당내의 숱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오랫동안 연방총리직을 독차지했고, 독일 통일에 회의적이었던 러시아의 고르바초프 서기장을 우군으로 돌려세웠으며, 서독의 동독 흡수통일에 대다수 동독주민들의 지지를 얻어낸 것은 결코 녹록한 일이 아니었다. 콜 총리와 함께 독일 통일의 과업을 매듭지은 서독의 외무장관은 한스디트리히 겐셔였다. 겐셔 장관은 독일의 전통적 제3당인 자민당 출신인데, 1965년부터 1998년까지 무려 33년 동안이나 연방의회 의원이었다. 그런데 그는 단 한 번도 지역구에서 당선된 적이 없이 내내 정당명부로만 의원직을 얻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자민당은 1949년 이래로 치러진 역대 총선에서 지금껏 지역선거구 당선자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겐셔 장관은 1969년부터 5년 동안 내무장관을 맡고서 1974년부터 1992년까지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무려 18년 동안 줄곧 외무장관직을 역임했었다. 주요 국가들의 여러 외무장관이 수시로 바뀌는 와중에 독일의 장수(長壽) 외무장관이 국제외교무대에서 갖는 무게감이야 넉넉히 짐작이 간다. 국제사회의 현안으로 동서독 간의 통일 논의가 급박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겐셔 외무장관이 그간 구축해 온 외교인맥과 경륜이 또한 크게 도움이 됐다. 이렇듯 독일의 급작스런 통일이 마치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면, 이 기적을 일궈 낸 인물이 바로 이들이었다. 물론 이들이 아니었더라도 독일 통일의 역사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어쨌든 가정(假定)에 불과하다. 또한 이 기적은 지역선거구에서 내내 낙선하고도 정당명부를 통해 이들을 오랫동안 의원직에 머물게 했던 독일의 선거제도 덕분이 아니겠는지. 표의 등가성과 비례성에 충실한 독일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제도는 다당제 구도 아래 정당 간의 협치를 강제하면서 정치적 안정을 가져왔다. 그리고 지역선거구와 정당명부의 동시 입후보를 허용해서 능력과 경륜을 갖춘 많은 중진 정치인들을 ‘국민의 대표’가 되게끔 한 선거제도가 통일의 대업을 가능케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우리의 경우에 총선에 임박해서 정당들이 늘 새 인물을 찾곤 하지만, 부대 자루가 더럽고 낡았는데 새 술만 들이붓는다고 해서 과연 무슨 소용이 있겠는지가 또한 의문이다.
  • 최준용, 대장에 용종 3822개 발견→대장절제술 ‘현재 건강 상태는?’

    최준용, 대장에 용종 3822개 발견→대장절제술 ‘현재 건강 상태는?’

    ‘모던 패밀리’ 최준용의 아내 한아름씨가 ‘대장 절제술’을 한 아픔을 어렵게 털어놓는다. 3일 오후 11시 방송되는 MBN ‘모던 패밀리’ 45회에서는 ‘15세 연상연하’ 신혼 부부 최준용 한아름씨가 심각한 표정으로 병원을 찾는 모습이 그려져 시선을 집중시킨다. 두 사람은 지난 해 10월 결혼해 장위동 옥탑방에 신혼살림을 차린 4개월차 부부. 특히 초혼인 한아름씨가 최준용의 부모님, 최준용의 아들과 한 집에 모여 사는 모습이 ‘모던 패밀리’에서 처음 공개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아름씨는 세련된 미모에 밝은 성격으로, 부족함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 남모를 아픔이 있다. 지난 2013년 대장에 용종이 무려 3822개가 발견돼 대장 절제술을 한 것. 연애 시절부터 이 사실을 안 최준용과 시댁 식구들은 한아름씨를 사랑으로 감싸 안아 진정한 가족애를 보여줬다. 대수술 후 오랜만에 병원을 방문한 두 부부는 현재 한아름의 건강 상태가 어떤지와 임신이 가능한지에 대해 전문의에게 상담한다. 이 과정에서 최준용, 한아름씨는 의사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접해, 착찹함을 감추지 못한다. 집에 돌아온 두 사람은 최준용의 어머니와 병원 다녀온 이야기를 나누고, 여기서 한아름씨는 그간 힘들었던 투병기와 “지금 너무나 행복해서, 나 내일 죽나 싶다”는 속내도 털어놓는다. 최준용의 어머니는 며느리의 고백에 “넌 행복 지각생이야. 이제부터 많이 행복해야 한다”고 다독인다. 최준용 역시 “당신을 좋아하게 된 게, 힘든 장애를 안고서도 긍정적으로 사는 성격 때문이었다”고 말한 뒤 “내가 한참 나이가 많지만 당신을 보살펴야 하니, 딱 1분만 더 살고 싶다”고 고백해 모두를 눈물짓게 한다. 드라마보다 감동적인 최준용 한아름 부부의 ‘찐’ 사랑 이야기는 이날 오후 11시 방송되는 ‘모던 패밀리’ 45회에서 공개된다. 이외에도 박해미 황성재 모자가 생애 처음으로 정신과 진료에 나선 사연이 공개된다. 한편, MBN ‘모던 패밀리’는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레이저로 무인기 격추… SF영화가 아닙니다

    레이저로 무인기 격추… SF영화가 아닙니다

    ‘레이저’는 공상과학(SF) 영화에 수없이 등장한,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무기입니다. 빠른 속도로 날아가 항공기를 파괴하는 모습은 환상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실제 레이저는 기상상황과 거리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무기화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리만족을 위해 선택한 것이 영화였죠.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실제로 공중에 있는 항공기나 로켓탄 등을 타격할 수 있는 ‘고성능 레이저’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2일 김종국 한국국방연구원 획득사업분석단 연구단장이 작성한 ‘고에너지 레이저 무기,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무장 무인기, 소형 로켓, 포탄 등을 요격하려면 100㎾급 이상의 고출력 레이저가 필요합니다. 또 공격헬기, 순항미사일을 요격하려면 출력을 300㎾급으로 높여야 합니다. 레이저를 계측장비 정도로 사용했던 과거에는 이것은 단지 ‘꿈’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2017년 미 육군은 전 세계가 깜짝 놀랄 만한 성과물을 공개했습니다. 미 육군 우주미사일방어사령부(SMDC)가 개발 중인 ‘이동식 고에너지 전술레이저’(MTHEL)입니다. 기동성이 뛰어난 18t 무게의 ‘스트라이커 장갑차’에 보잉사가 무인기 요격용으로 개발한 5㎾ 레이저포를 장착했는데 차체 왼쪽에 특이한 마크가 있었습니다.●레이저로 무인기 64대 격추… 50㎾급 개발 바로 4개의 로터(프로펠러와 회전축)를 갖춘 쿼드콥터 52기, 단발 고정익 무인기 12기를 격추했다는 표시였습니다. 미 육군은 실제 소형 무인기 격추 영상도 공개했습니다. 무인기 취약 부위인 뒤쪽 날개를 불태워 요격하는 방식이었는데 실험에서도 큰 어려움 없이 무인기에 화재를 일으켰습니다. 연구팀은 레이저 출력을 10㎾, 18㎾ 등으로 단계적으로 높인 뒤 2021년까지 50㎾급 레이저를 확보한다는 야심 찬 목표도 세웠습니다. 이 정도 출력이라면 적의 ‘대전차 미사일’도 막을 수 있습니다.미 육군과 보잉사가 함께 개발하고 있는 또 다른 무기는 광섬유 레이저를 이용한 ‘트럭 이동형 고에너지 레이저’(HELMTT)입니다. MTHEL보다 앞선 2005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해 2011년 미 육군에 인도됐다고 합니다. 레이저 냉각탱크, 레이저 발생장치 등 각종 장비를 갖춰야 하다 보니 무게가 50t에 육박해 오시코시사의 ‘8륜 중기동 트럭’을 차체로 삼았습니다. 화기는 10㎾ 출력의 미국 IPG사 레이저를 장착했습니다. 2013년 11월에는 뉴멕시코주 화이트샌드 사격장에서 발사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박격포탄 90여발과 여러 대의 무인기를 격추했는데 격추거리는 1.8~2.7㎞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 육군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보잉사는 현재 개발 중인 50㎾급 레이저를 이 시스템에 적용한다는 목표입니다.다른 미 군수업체인 록히드마틴도 레이저 개발 경쟁에 가세했습니다. 록히드마틴은 10㎾급 ‘아담’, 30㎾급 ‘아테나’에 이어 2017년 3월 60㎾급 광섬유 레이저 개발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아테나는 2015년 1.6㎞ 거리에서 자동차 엔진을 파괴하는 성능을 입증했습니다. 2017년에는 무인기 격추에 성공했습니다. 이번에 새로 개발한 60㎾급은 에너지 효율을 높여 축전지와 냉각장치를 소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미 해병대도 무인기 격추용으로 30㎾급 차량탑재형 ‘지상기반 대공방어(GBAD) 시스템’을 개발 중입니다.●獨 고정형 레이저, 240㎜ 로켓탄 방어 가능 실전 배치를 눈앞에 둔 50㎾급 레이저 무기는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의 ‘헬’입니다. 헬은 ‘고정형’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이미 2013년 소형 무인기 3대를 연달아 격추하는 묘기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회사는 현재 240㎜ 로켓탄과 무인기 편대를 제압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군사용 레이저 개발 과정에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소형화’입니다. 미국 등 군사 강국들은 과거 탄도미사일 레이저, 우주배치 레이저 등 규모가 큰 고출력 레이저에 치중했지만 최근에는 무인기, 로켓탄 등 테러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좀더 규모가 작은 레이저 무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레이저 발진기, 냉각장치, 광전송장치, 망원경 등 부피가 큰 장비가 많아 지속적인 경량화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특히 레이저 발진기 효율을 높이는 과제가 핵심입니다. 김 단장은 “레이저 발진기 효율은 전체 전원 출력이 레이저로 전환되는 비율을 의미하는데 현재까지 록히드마틴사 레이저의 43%가 최고 수준”이라며 “최근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고효율 희토류 레이저, 알카리 레이저 등 새로운 고효율 레이저가 개발되면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 “고온에서도 동작하는 광학구성품을 개발하면 냉각부담이 줄어들어 냉각장치 소형화가 가능해진다”며 “광전송 및 집적장치, 망원경은 구조를 바꿔 체적을 최대한 분산시키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우리 정부도 최근 레이저 무기 개발을 선언했습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9월 “올해부터 880억원을 투자해 2023년까지 레이저 대공 무기 체계 개발 사업을 완료하고 전력화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별도의 탄약 없이 전력만 공급하면 되고 소음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1회 발사 비용이 2000원에 불과한 것이 장점입니다.●요격미사일보다 비용 저렴… 소형화 관건 개발만 완료하면 1발이 수억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인 요격미사일보다 비용효율성이 훨씬 높다는 겁니다. 시제품 개발은 방산업체인 한화가 맡기로 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난 10여년간 연구를 통해 수백m 떨어진 정지 상태의 소형미사일 표면에 구멍을 낼 수 있는 레이저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으로 1㎞ 이상 떨어진 무인기를 떨어뜨리는 기술을 확보할 계획인데, 기술이 고도화되면 전투기도 요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를 ‘한국형 스타워즈 사업’으로 부릅니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은 금물입니다. 너무 큰 기대는 바로 실망으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꾸준히 핵심기술에 대한 투자를 이어 가야 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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