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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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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 선수들 “무리뉴를 대표팀 감독으로”

    호주 선수들 “무리뉴를 대표팀 감독으로”

    호주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대표팀 감독으로 주제 무리뉴 전 첼시 감독을 원하고 있다는 현지 언론보도가 나왔다. 호주대표팀은 거의 확정된 것으로 보였던 딕 아드보카트(제니트) 감독과의 계약이 무산되면서 시간이 촉박해진 상황. 현재 호주축구협회(FFA)는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을 앞두고 잇달아 유명 감독들과 접촉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호주 최대 통신사 AAP는 20일 “대표선수들이 무리뉴 전 첼시 감독을 원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골키퍼 마크 슈워처(34·미들즈브러)는 “만약 경제적인 문제만 없다면 곧바로 무리뉴 감독을 잡아야 할 것”이라는 희망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 “무리뉴 감독이야말로 이시대 최고의 감독 중 하나” 라면서 “다만 그의 연봉 때문에 바로 다음 감독으로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 월드컵 본선에서 일본을 상대로 골을 기록했던 공격수 존 알로이시(31·알라베스)도 팀 동료의 이같은 발언에 동의하면서 자국 축구협회의 결단을 촉구했다. 알로이시는 “대표팀 감독선임은 매우 급한 문제”라며 “우리에게는 겨우 두달여 시간이 남아있을 뿐이다. 어떤 외국인 감독이 오든 리그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는 고작 1주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와 같은 다급한 상황에서 팀을 구성할 수 있으려면 무리뉴 감독과 같은 ‘카리스마형’ 감독이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이같은 선수들의 희망과 달리 호주대표팀의 롭 반 코치는 “우리는 팀에 걸맞는 감독을 원하며 그 사람이 바로 클린스만 감독”이라며 위르겐 클린스만 전 독일 감독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호주축구협회는 감독 물색에 최선을 다하면서 동시에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딕 아드보카트 감독에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제2자유로 졸속공사 우려

    제2자유로 졸속공사 우려

    제2자유로(6차로 22㎞)를 2009년말까지 개통시킬 수 있을까. 파주 운정신도시의 본격 입주시점인 2009년말까지 개통되지 않으면 운정신도시와 고양 일산신도시 등 서울 출퇴근 차량들이 모두 자유로로 몰려 교통대란이 불가피해 진다. 경기도와 고양시, 파주시 등 관련 지자체와 주택공사는 통상 5년이 걸리는 공기를 2년내로 단축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는 가운데 졸속공사에 대한 부작용 우려와 민원제기 등이 변수로 남아 있다. ●노선갈등으로 3년을 허송세월 제2자유로 건설이 이처럼 급박해진 것은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3년을 노선갈등으로 허비했기 때문이다. 당초 대화IC에서 고양 대화와 가좌택지지구를 관통, 운정지구에 연결되도록 계획된 노선은 지역 양분과 주거지 환경파괴 등을 이유로 반대에 부딪쳐 지난해 7월에야 자유로쪽으로 더 붙여 김포∼관산간 도로에 접속하는 것으로 결론났다.(노선도) 이때부터 도로건설을 위한 제반 절차가 초스피드로 진행됐다.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동시에 진행해 내달말 설계를 완료할 계획이다. 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평가 등을 규정한 18개의 관련법 규정을 이행해야 하는 도로구역결정도 조만간 아뤄져 내달 중엔 공사를 발주한다. 70일간의 공고기간을 거쳐 12월 시공사가 결정되면 내년 1월부터 동절기 공사도 강행할 예정이다. 조기 완공을 위해 평균 5㎞단위로 5개 공구로 나눠 분리발주, 일제히 착공된다. 경기도와 고양시·파주시, 주택공사측은 공사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지난 4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월 2회 정례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고양시 입장에선 제2자유로 운정연결 구간(대화IC∼운정지구)은 파주 주민들을 위해 내 땅에 길을 내주는 셈이어서 도로에 녹지와 가로수 설치, 보도설치,IC추가설치와 지하차도 연장 등의 요구조건을 내놔 조속한 개통을 바라는 파주시와 갈등을 빚었다. 주택공사가 시행자가 되면 지자체간 갈등을 해결할 능력이 없으므로 경기도가 시행자가 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조속한 개통을 위해 사업비의 즉각적인 조달 등이 가능한 주택공사가 시행을 맡기로 했다. ●민원제기 돌발변수 우려 그러나 워낙 서두는 탓에 졸속공사의 부작용 우려와 함께 2009년말 개통을 위협할 돌발변수들이 발생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이 주민들의 민원이다. 편입토지 보상에 불만인 민원인들이 강제수용재결 과정에 불만을 갖고 공사중지 가처분신청 등을 낼 개연성이 남아 있다. 제2자유로 기점 부근인 고양 대덕동 주민들의 노선변경 요구도 변수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용어 클릭 ●제2자유로와 운정지구는 제2자유로는 운정지구 사업자인 주택공사가 1조 1112억원, 교하지구를 조성한 토지공사가 2022억원,KINTEX 조성 주체인 경기도와 고양시가 각각 829억원씩 부담해 모두 1조 4792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제2자유로와 함께 김포∼관산간도로(7.5㎞)도 동시에 착공돼 함께 개통될 예정이다. 경기도는 만일 제2자유로 공정이 차질을 빚으면 이 도로만이라도 우선 개통, 교통대란을 일부 완화시킨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운정신도시는 2009년 9월 4700여가구 입주를 시작으로 모두 4만 6000여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 [데스크시각] 17대 대선과 시대정신/박현갑 정치부 차장

    오는 19일은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에게 투표하는 날이다. 어느 대선 때보다 집권 가능성이 높다며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 진영은 살벌한 ‘전투’를 하고 있다. 지지도 1위를 고수 중인 이 후보측은 ‘수성(守城)’에, 박 후보측은 뒤집기에 총력전이다. 상호 비방이나 폭로, 금품 살포 등 부정선거 논란, 네거티브 공세는 이번 경선전의 필수 군수품이 된 지 오래다.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양측이 으르렁대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당선자가 바뀔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박 진영에는 12월19일 ‘전쟁’에서 여권 후보가 누가 나와도 가볍게 물리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고 있다. 지리멸렬한 범여권 대선 주자들의 낮은 지지도는 이런 주장을 충족시킬 만한 요소다. 그러니 전투가 치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되더라도 정권 탈환이라는 고지를 점령할지는 미지수다. 한나라당에 쏟아진 높은 지지도는 여권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적인 측면도 적지 않다. 한때 범여권에서는 ‘다음 대선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과 반대되는 사람이면 무조건 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그만큼 참여정부 실정에 등돌린 민심이 많고 이런 민심이 한나라당에 대한 호감으로 이전됐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이 집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미래지향적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다. 이른바 시대정신이다. 유권자들은 정부 실정에 대한 비판은 총선 투표로, 미래에 대한 기대감은 대선 투표로 표출하고 있다. 1992년 대선전의 시대정신이 ‘군부통치 종식’이었다면 97년 대선은 ‘수평적 정권교체’였다.2002년에는 변화와 개혁이었다. 그리고 이를 강조한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후보가 각각 승리했다.15·16대 대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았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두번이나 고배를 마신 것은 이러한 민심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해서였다고 본다. 이·박 두 후보는 어떤가? 이 후보는 13일 경기도 안산연설회에서 시대정신이 경제살리기라고 했다. 참여정부 실정으로 핍박해진 국민살림살이를 펴는 게 다음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경제 대통령’이다. 박근혜 캠프에서 내세우는 시대정신은 산업화, 민주화에 이은 ‘나라 선진화’다. 국민화합과 통합을 강조하며 사심 없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 옳은 주장이다. 그렇다면 일반 유권자들은 이번 대선에서 무엇을 기대할까? 규칙을 지키는 사람이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 줄 지도자, 사교육비 문제와 부동산 문제로 가슴에 멍이 든 서민들의 고통을 헤아리고 이를 해소할 지도자, 표리부동하지 않은 언행의 지도자가 아닐까. 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도를 받고 있는 대선 후보들 언행에는 이러한 평범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거스르는 것도 적지 않다. 검증 공세에 ‘일하다 보면 그릇도 깨트리고 그러는 것 아닙니까?’라는 이 후보 발언이나 고 최태민 목사를 둘러싼 의혹 제기에 ‘천벌받으려면 무슨 짓을 못 하느냐?’라는 박 후보 발언은 듣기에 따라서는 ‘유권자를 무시하는 퉁명스럽고 진정성 없는 정치인’이라는 느낌을 준다. 범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한때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정신병자라고 비판한 적 있다. 그런 그가 요즈음은 ‘김심(金心)’을 사로잡으려는 듯 DJ 칭찬 일색이다. 한나라당이든 대통합민주신당이든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은 자기를 낮추고 유권자를 받들어 모시려는 마음가짐을 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진정성을 온전히 보여주며 ‘1차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 게다. 박현갑 정치부 차장 eagleduo@seoul.co.kr
  • [깔깔깔]

    ●믿음 가진 사자 어느 남자가 사자에게 쫓기고 있었다. 한참 도망 다니다가 남자는 그만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고 말았다. 긴박해진 남자는 하늘에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제발 저를 쫓아오는 사자에게 믿음을 주시옵소서.” 그러자 한입에 남자를 잡아먹을 것처럼 달려들던 사자가 갑자기 멈추는 것이었다. 남자는 이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 순간, 사자가 점잖게 남자 쪽으로 다가와서 기도를 했다. “오늘도 일용할 양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멘.”●신사와 숙녀 여자가 버스를 타고 있는데 청년이 들어오다 뜻하지 않게 그녀의 옷을 밟고 말았다. 부인은 청년에게 10분 동안이나 잔소리를 해대다 “신사라면 사과했을 거예요.” 그러자 청년은 이렇게 맞받아쳤다. “숙녀라면 제게 말할 기회를 줬을 겁니다.”
  • 백상예술대상에 주몽·타짜 영예

    MBC 드라마 ‘주몽’과 영화 ‘타짜’가 올해 백상예술대상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25일 오후 6시부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제43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작품상은 ‘괴물’(영화 부문),KBS ‘서울,1945’(TV드라마 부문),SBS ‘긴급출동 SOS24’(TV 교양부문),KBS ‘미녀들의 수다’(TV 예능 부문)가 각각 차지했다. 최우수 연기상은 김명민(하얀거탑·MBC)과 손예진(연애시대·SBS), 류승범(사생결단)과 염정아(오래된 정원)가 각각 TV와 영화 부문에서 수상자로 선정됐다. 또 TV부문 신인연기상은 박해진(소문난 칠공주·KBS)과 고아라(눈꽃·SBS)가, 영화부문 신인연기상은 정지훈(싸이보그지만 괜찮아)과 박시연(구미호가족)이 받았다. 연출상은 MBC ‘하얀거탑’의 안판석 PD, 감독상은 ‘타짜’의 최동훈 감독에게 돌아갔으며 인기상의 영광은 김태희, 이범수, 이준기, 한예슬이 안았다. 나머지 부문별 수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TV부문▲신인 연출상=김형식(외과의사 봉달희·SBS)▲극본상=정형수·최완규(주몽·MBC)▲TV 예능상=정종철(개그콘서트·KBS), 김미려(개그야·MBC)◇영화부문▲신인 연출상=전계수(삼거리 극장)▲시나리오상=이해영·이해준(천하장사 마돈나)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박해진 ‘청소년 금연·금주 홍보대사’

    KBS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에서 연하남 역할로 인기를 끈 탤런트 박해진(24)씨가 12일 ‘청소년 금연·금주 홍보대사’에 위촉됐다.서울경찰청은 “박씨는 평소 행실이 바르고 극중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 청소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홍보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그는 홍보대사 자격으로 서울경찰청이 개최하는 청소년 유해환경 정화캠페인에 동참하고 비행청소년 선도를 위한 홍보물 제작에도 참여할 예정이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17일 TV 하이라이트]

    ●라이프n조이(YTN 오전 11시35분) 강원도 동해안 최남단의 항구도시, 삼척. 관동 제일경이라 불릴 정도로 예로부터 경치를 알아준 곳, 죽서루를 찾아 오십천의 맑은 물이 감싸 휘도는 경치와 절벽 풍경을 느껴본다.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남긴 유서 깊은 현판 글씨도 감상한다. 새천년 해안도로를 달리며 환상적인 드라이브를 즐긴다.   ●新이민시대(EBS 오후 8시40분) 최근 5년 사이 국제결혼은 4배 가까이 증가, 전체 결혼 중 13.6%를 차지하고 있다. 국제결혼의 증가에 따라 혼혈아의 비율도 증가해 올해 3만 5000명으로 추산된다.2020년에는 170만명의 혼혈아가 대한민국에 존재할 것이라는 가상집계가 나온 지금, 우리는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닥터 레옹의 매직쇼 기적2(SBS 오후 6시30분) 손으로 수조를 뚫는가 하면, 명함을 뚫는 동전 마술 등으로 지난 추석 국민을 경악케 했던 레옹이 업그레이드된 마술을 선보인다. 게다가 벽에 붙어있는 그림에서 진짜 와인이 나오고, 거울 속에서 실제 귤이 나오는 마술 등 매직을 넘어, 시공간을 초월하는 기적의 현장을 체험하게 된다.   ●빅뱅! 스포츠 스타(MBC 오전 9시55분)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스포츠 스타들이 설 연휴를 맞아 입담 대결을 벌인다. 코트의 황제 김세진, 작은 거인 심권호,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 당구요정 차유람, 볼링계의 미소천사 남보라, 코트의 미녀 정은순, 돌아온 여검객 남현희, 사이클 가문의 영광 장선재, 살아있는 태권V 이용열이 총출동한다.   ●행복한 여자(KBS2 오후 7시55분) 지연은 준호에게 이혼서류를 내민다. 준호는 지연을 설득하려 애쓰지만, 지연은 단호하다. 절박해진 준호는 지연을 끌고 옥상으로 간다. 최회장은 준호를 불러 지연을 달랠 방법을 생각해냈다고 말한다. 종민 부부는 태섭이 세종을 데리고 미라와 함께 외식하는 것을 목격하고 둘의 관계를 궁금해 한다.   ●순옥이(KBS1 오전 8시5분) 5년의 세월이 흐른 후, 인호와 결혼한 미조는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막심은 기섭이 준 돈으로 다방을 차려, 행자와 생계를 꾸려간다. 순옥이 결혼한 지 5년이 지나도 아이가 생기지 않자 복례의 타박이 이어지고 기섭도 갈수록 밖으로만 돈다. 그러던 어느 날 복례는 순옥 몰래 낯선 여자의 전화를 받는데….
  • [새광고] 박해진·김옥빈 신원 새 모델에

    의류업체인 신원은 올해 남성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인 ‘지이크(SIEG)’ 모델로 신예 스타 박해진(사진 왼쪽)씨를, 여성 캐주얼 ‘씨(SI)’의 새 얼굴로 김옥빈씨를 각각 1년간 3억원에 전속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신원은 이미 재계약을 맺은 전지현(베스띠벨리)·윤은혜(비키)·천정명(쿨하스)·윤소이(쿨하스)씨 등과 함께 스타 군단을 보유하게 됐다. 박해진씨는 KBS 주말연속극 ‘소문난 칠공주’에서 연하남으로 열연 중인 신예 탤런트로, 특유의 미소로 여성 팬을 사로잡고 있다. 김옥빈씨는 MBC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와 영화 ‘여고괴담4-목소리’에서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줬다.
  • [주말탐방] 세밑 녹이는 구세군 3인

    [주말탐방] 세밑 녹이는 구세군 3인

    ‘땡그렁∼, 땡그렁∼’8일 밤 서울 명동 거리에 은은한 종소리가 울려퍼지자 팔짱을 낀 커플이 자선냄비 앞에 발길을 멈췄다. 남녀는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지갑을 꺼내 들었다. 자신들의 행복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싶었을까. 자선냄비로 향하는 그들의 아름다운 손길은 차가운 겨울바람을 녹이기에 충분했다.2006년 겨울. 차가운 잿빛 도심에 올해도 어김없이 붉은 자선냄비가 등장해 거리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바쁜 일상에 주위를 둘러보지 못했던 각박한 도시민들의 마음을 열게 만든다. 매서운 추위를 훈훈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종소리. 빨간 사랑을 전하는 구세군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 31년째 종소리를 울리는 양웅철(75)옹 “춥긴요, 더운데요?” 찬바람이 계단을 타고 밀려 들어오는 서울 영등포역 지하 대합실.31년째 겨울마다 종을 울리는 양씨는 코트도 걸치지 않은채 짙푸른 제복만 입고 있었다. 춥지 않으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예나 지금이나 여기 서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경제가 나빠지면 사람들 마음마저 각박해진다고 하는데, 자선냄비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나날이 늘어가는 것 같다.”면서 “어제는 한 남자분이 300만원이 든 봉투를 넣고 갔다.”고 말했다. 사실 그에게는 300만원이나 3000원이나 금액 상관없이 똑같이 소중하다.10년 전 시각장애인이 손에 쥐어주었던 돈처럼. “먼 발치에서 ‘여기 자선냄비 어딨냐.’고 소리를 치고 있더군요.‘저 여기있습니다.’라면서 다가갔더니 주머니에서 3000원을 꺼내 ‘이것 좀 냄비에 넣어달라.’고 하더라고요.” 머리에 과일 바구니를 이고 ‘앞주머니에서 돈을 꺼내가라.’던 과일행상 아주머니, 크리스마스에 아이들 주려 샀다는 케이크를 냄비 옆에 놓고 가던 아저씨도 있었다.30년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자선냄비 앞으로 나오고, 퇴직을 한 뒤 다시 구세군 모자를 쓴 것도 그 ‘꼬깃꼬깃한 돈’ 때문이었을 게다. 그는 사람들의 훈훈한 마음은 여전하다고 한다. 살기가 좋아졌기 때문인지, 냄비쪽으로 와 ‘이거 날 달라.’며 떼쓰는 사람들이 없어졌을 뿐이다. 적으나마 자선냄비에 모금액을 넣는 사람은 오히려 늘고 있다고 느낀다. “어떤 분들은 적은 돈을 넣으면서 미안한 표정을 짓기도 하지만 돈의 많고 적음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관심이 점점 늘고있다는 게 중요한 거죠.” 그의 곁에는 빨간 자선냄비와 함께 버스 무인요금 계산기를 변형시킨 ‘디지털 자선냄비’가 있다.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최근 새로 나온 자선냄비를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그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평생 여기 서있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 연봉 4000만원 접고 구세군된 김기석(33)씨 “연봉이 딱 4분의1로 줄었지만 직장다닐 때 느끼지 못했던 기쁨이 있어 행복합니다.” 김 사관후보생은 지난해만 해도 한해 4000만원을 버는 촉망받는 대기업 사원이었다.‘배고파도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 살겠다.’는 결심에 구세군의 길로 들어섰다.“허름한 옷차림의 할아버지가 주머니에 구겨넣은 돈을 통째로 털어 냄비에 넣었습니다. 그러더니 폐지가 잔뜩 쌓여있는 리어커를 끌고 가는 거예요. 그게 아마 저녁 값이었을 텐데….” 명동 한복판에서 마이크를 쥐고 진지하게 모금을 하는 젊은 구세군도 그럴 때면 ‘울컥’한다고 한다.“직장인일 때는 노숙자도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는 그는 “밑바닥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희망인데 우리는 그것을 주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대 구세군답게 그는 모금에 적극적이다.‘오른손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가르침보다는 더 많이 알려 더 많은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왜 여름에는 자선냄비가 나오지 않느냐, 연초에도 구세군이 나와있으면 신년 분위기가 더 좋지 않겠느냐는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귀 기울여 들어요. 기본을 지키되 시대의 흐름에 맞게 모금 형태는 다양화해야겠죠.”그러나 그는 무엇보다도 기본을 지키는 구세군이 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외되고 경쟁에서 뒤처지는 사람들을 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세월이 아무리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은 자선냄비가 밑바닥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는 점”이라고 자신했다. # 3대째 자선냄비 지키는 여성사관 박은영(38)씨 사당역 자선냄비 옆에 선 박 사관에게 양복을 잘 차려입은 남성이 걸어왔다.“백화점이 어느 쪽이죠?”생긋 웃으며 길을 가르쳐준 박 사관에게 또 누군가가 다가와 “11번 출구가 어디냐.”고 묻는다.“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그만큼 구세군을 믿기 때문 아닐까요.”15살때부터 자선냄비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는 박 사관이 이 길에 들어선 것은 같은 일을 한 아버지 때문이었다. 종로2가로 아버지를 따라가 모금 활동을 하면서 이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취객들이 와서 행패를 부릴 때가 제일 힘들죠.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때는 자정까지 한 시간동안 앞에 서서 주정을 하는 통에 혼이 났죠.”종소리가 시끄럽다는 상인들, “내가 불우이웃”이라면서 모금함을 통째로 들고 가려는 사람들도 있지만 감동적인 순간이 훨씬 많았단다. “올 들어 처음 모금을 시작한 지난 2일, 목발을 짚고 힘겹게 걸어와 돈을 넣고 가는 장애인의 뒷모습을 한동안 바라봤어요. 택시를 타고 가다가 잠깜 멈춘 뒤 돈을 넣고 가기도 하고, 어떤 분은 따듯한 차와 귤을 건네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에 이어 3대째 구세군 활동을 하고 있는 박씨는 자녀들이 ‘구세군이 되겠다.’고 한다면 어떨까. 그는 “큰아들이 이미 사관이 되고 싶다고 하는데 자랑스럽고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아이들의 학교 행사에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아 너무 고맙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글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105년 역사 구세군 변천사 매서운 겨울 추위를 녹이는 빨간 사랑을 담은 구세군 냄비가 첫 종소리를 울린 지 105년이 흘렀다. 구세군 자선냄비의 은은한 종소리는 올해도 어김없이 도심 곳곳에서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올해는 지난 2일 오전 11시 시종식을 시작으로 오는 24일 자정까지 전국 76개 지역 230개 장소에서 사랑의 손길을 기다린다. 올해의 목표액은 30억원이다. 빨간 자선냄비가 종소리를 울린 것은 189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당시 도시 빈민들과 갑작스러운 재난을 당해 슬픈 성탄을 맞게 된 1000여명의 사람들을 먹여야 했던 구세군 사관 조셉 맥피 정위가 난민을 구제할 방법을 고심하다가 떠올린 게 바로 쇠솥이었다. “쇠솥을 끓게 합시다.”란 구호와 함께 오클랜드 부두에 내걸린 주방용 쇠솥은 바로 불우한 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할 만큼의 충분한 기금으로 가득찼다. 현재 전세계 107개국으로 확산된 자선냄비의 시작은 이렇게 작고도 옹골찼다. 자선냄비가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것은 1928년 12월15일 명동거리다. 당시 한국 사령관으로 재직하고 있던 스웨덴 선교사 조셉 바이(한국명 박준섭) 사관이 구세군 운영자금과 불우 이웃돕기의 활성화를 위해 들여왔다. 그 해 명동, 충정로, 종로 등 서울시내에 20여개의 자선냄비를 설치해 당시 화폐로 812원을 모았다. 그 시절엔 나무막대 지지대에 가마솥을 매달았다고 한다. 이어 자선냄비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빠르게 변모해 왔다.10년 전부터 톨게이트 모금, 소형 자선냄비를 통한 모금이 등장했고, 최근 들어서는 ARS, 휴대전화, 신용카드, 교통카드, 인터넷뱅킹 등에 의한 결제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에 따라 기부금 형태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현금 위주였으나 지금은 현금, 수표, 금반지를 넣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로또복권도 종종 보인다. 온라인상에서는 신용카드 포인트, 싸이월드의 사이버머니인 ‘도토리’도 디지털 시대에 등장한 새로운 기부금이다. 이렇게 한푼 두푼 모아진 모금액은 기초생활보호자 지원, 심장병·백혈병 환자 치료지원,AIDS예방 및 말기암 환자 지원 등 여러가지 사회구호 사업에 쓰여진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구세군이 되려면? 구세군 하면 자선냄비 모금원을 떠올리기 쉽지만 구세군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교회다. 구세군 사관학교가 있는데, 신학대학이 목사를 배출하듯 목회자인 사관을 배출한다.2년 기숙사 생활을 이수하면 사관 자격이 생기고, 이후 2년 통신 과정과 대학원 3년 과정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 구세군은? 1865년 윌리엄 부스가 런던 슬럼가에서 창립했고,1908년 11월에 한국 첫 교회인 서울 제일영이 개영됐다. 현재 우리나라 구세군 규모는 교회 241개, 교인 10만명 정도다. # 구세군은 왜 제복을 입나? 구세군이 준군대식 조직이기 때문이다. 일반 구세군 신도는 ‘병사’로, 성직자들은 다양한 계급으로 나눠진 ‘사관’으로 불린다.
  • 한강 뱃길 출근 내년엔 현실로

    한강 뱃길 출근 내년엔 현실로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버스를 타고 들어서자 오른쪽에는 하늘공원, 왼쪽에는 노을공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한쪽에는 과거 쓰레기 동산이었던 난지도의 모습을 잊지 말라는 듯 마포자원회수시설의 굴뚝이 우뚝 솟아 있다. 저 굴뚝이 머지 않아 전망대로 거듭난다니, 서울시가 계획하고 있는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사이를 잇는 ‘하늘다리’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높이 96m에 길이만 450m에 이를 하늘다리 전망대에서는 선유도와 여의도지구는 물론 멀리 한강 하구의 고즈넉한 모습도 한눈에 들어올 것이다. 서울시가 유람선을 타고 한강을 둘러보며 ‘한강르네상스’의 청사진을 가늠해볼 수 있는 선상 기자설명회를 열었다. 아직은 과거의 무분별한 개발로 척박해진 모습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지만, 둔치 곳곳에 푸르게 뿌리를 내리는 나무들을 보며 머지않은 미래에 진정한 서울의 젖줄로 거듭날 한강의 모습을 어렴풋이 그려볼 수 있었다. 선착장에 가기 위해 지나친 난지 지구 캠프장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반팔로 뛰어다니는 어린이들이 눈에 띄었다.3년 뒤 월드컵 공원과 시민공원을 잇는 길이 50m의 보행녹도가 완성되면 그곳에서 달리기 내기를 하는 아이들로 활기가 넘칠 것이다. 난지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상류 쪽으로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양화대교 북단 즈음의 언덕에 높게 솟은 십자가가 보인다. 대원군의 천주교 박해로 수많은 신자들이 피를 흘렸던 절두산이 바로 저곳이다. 서울시의 계획대로 내후년 절두산 성지 주변에 홍보관과 학습관이 설치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이들이 어두운 우리 근대사에 대해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평일 오전, 요트 몇 척만이 유유히 떠가고 있는 한강은 유난히 넓어 보였다. 차를 타고 무심히 다리를 통해 건너다니기만 했던 한강의 폭이 1㎞나 된다는 사실에 새삼스럽게 놀라게 된다. 곧 내년 가을부터 운행될 관광콜택시와 수륙양용버스가 관광객들을 실어나르는 모습이 그려진다. 외국인들은 철마다 물새떼들이 찾아와 알을 품는 밤섬을 지나치면서 서울에 이런 곳이 있냐며 눈에 휘둥그레질 것이다. 직장인들도 ‘오늘은 차가 막혀 배를 타고 출근했다.’고 예사롭게 말하게 될 것이다. 유람선이 잠수교 밑을 지나자 차들이 쌩쌩 속도를 내며 달리는 반포대교가 올려다 보인다. 하지만 눈을 감으니 내년이면 완성될 반포대교 낙하분수가 조명을 받아 반짝일 환상적인 모습이 떠오른다. 그때쯤이면 보행전용도로로 바뀔 잠수교에서 유람선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는 이들도 있으리라. 이날의 짧은 여정은 수중보가 설치되어 있는 잠실대교를 앞둔 선착장에서 끝이 났다. 지금은 4m정도의 낙차가 나는 수중보까지 갈 수 없지만, 배가 지나다니게 되면 항로를 잇는 갑문 역할을 해줄 것이다. 잠실 선착장에 내리니 밑둥 지름이 40㎝가 넘는 나무들이 곳곳에서 인사를 했다. 이팝나무와 느티나무, 메타세콰이어 등 인공그늘막을 대신해줄 아름드리 나무들은 4년 안에 한강 둔치의 자전거 도로를 따라 5000그루나 자리를 잡게 된다. 이 나무들은 지난 수해 때 한강 둔치가 며칠씩 침수됐을 때에도 끄떡없이 견뎌냈다. 한강을 푸르게 할 이 ‘친구’들이 궂은 비바람에도 굳게 뿌리내려주길 바라며 잠실 선착장을 떠났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女談餘談] 가을 편지/이순녀 문화부 기자

    여름이 끝났나 했더니 요 며칠 늦 더위가 만만치 않다. 그래도 아침저녁으로 스치는 선들 바람은 어느새 우리 곁에 바싹 다가선 가을을 느끼게 한다. 새벽 공기가 차가워지고, 발 아래 낙엽이 시나브로 쌓일 즈음이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로 시작하는 ‘가을 편지’다. 고은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것인데, 흥얼거리다 보면 정말 누구에게라도 편지를 쓰고 싶은 기분이 든다. 그런데 가만, 마지막으로 편지를 쓴 게 언제였더라. 컴퓨터 앞에서 휘리릭 쓰는 이메일 말고 정말 편지다운 편지를 써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이메일을 비롯해 메신저, 문자메시지가 일상적인 의사소통 수단이 되면서 전통적인 의미의 편지는 거의 사라진 듯하다. 기자 역시 컴퓨터에 익숙해진 후로 우표 붙여서 보내는 아날로그 편지는 고사하고, 이메일도 간단한 안부를 묻는 것 말고 사색이 담기거나 정감어린 편지를 써본 적이 별로 없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인데도 바쁘다는 핑계로 게으름을 피워놓고 괜히 각박해진 세상을 탓한다. 그래서일까. 글 잘 쓰기로 소문난 작가들이 편지 쓰는 모임을 만들었다는 소식이 새삼 반갑게 들린다. 서영은 김훈 이문재 하성란 등 소설가와 시인 28명으로 구성된 ‘편지 쓰는 작가들의 모임’이 22일 밤 서울 홍익대 앞 한 음식점에서 발족식을 가졌다. 얼마 전 김다은 추계예대 교수가 펴낸 ‘작가들의 연애편지’에 사신을 공개한 인연으로 모인 이들은 앞으로 편지 쓰기를 문화운동 차원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란다. 연애편지에 이어 우정편지를 묶은 책도 조만간 내기로 했다. 작가들 사이에 불기 시작한 편지 쓰기 바람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전염성 강한 바이러스처럼 주변 사람들을 두루 포섭해 편지 쓰는 즐거움과 받는 기쁨에 대한 잊혀진 기억들을 되살려주면 좋겠다. 이 가을, 단 한 통의 편지라도 진심과 성의를 다해 써보는 건 어떨까. 연인이든, 친구든, 가족이든 ‘그대가 되어’내 편지를 받아줄 누구에게든 말이다. 이순녀 문화부 기자 coral@seoul.co.kr
  • [데스크시각] 미술계 돈 이야기 의미 있으려면/임창용 문화부 차장

    갈수록 사회가 상업화로만 치닫다 보니 요즘은 미술계도 ‘돈’ 이야기 빼면 별로 남는 게 없다. 박수근 작품이 경매에서 낙찰 최고가를 경신했다느니, 중국 유명 현대작가 작품은 없어서 못 판다느니, 어떤 화랑이 솔드 아웃으로 한몫 잡았다느니 …. 아직 실체도 없는 아트펀드가 미술계의 주요 뉴스로 보도되고, 부동산이나 주식 이야기하듯 미술품 투자 수익률까지 그럴싸하게 포장돼 이야기된다. 한데 이같은 이야기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 실체가 모호한 경우가 많다. 한두 달만에 쉽게 깨지는 낙찰가 기록이라는 게 그리 의미 있는 것인가.19세기 인상파 작품이나 박수근 작품의 투자 수익률 등도 따져보면 극히 부분적이고 주관적인 측면이 강하다. 지난해부터 금방이라도 도입될 것 같았던 아트펀드도 여전히 그 실현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태다. 펀드상품을 개발하고 관리할 금융기관이 볼 때 우리나라에서 미술품은 아직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데도 미술계는 계속 ‘돈’이야기만 한다. 사람들이 미술 자체보다는 ‘돈’에 훨씬 관심이 많으니 그럴만도 하겠다. 막말로 “이 작품은 작품성이 뛰어나니 집에 오래 걸어두고 감상하라.”는 말보다 “이 작가 뜰 것 같으니 사두면 돈 될 것”이라고 해야 한 점이라도 더 팔지 않겠는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예술의 상업화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내실이 뒷받침된 뒤의 일이어야 한다. 상업화할 내용물은 빈약한데, 내용물을 채우는 데 필요한 이야기는 뒷전이고 돈공론만 무성한 것이 문제다. 이는 그야말로 ‘공론’(空論)이다. 우리 미술시장 규모는 연 2000억원 수준이다. 그나마 일정 규모 이상의 빌딩 신축시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장식미술품 시장을 빼면 절반으로 줄어든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출판이나, 수조원대의 영화, 게임산업에 비하면 사실 얼마나 초라한가. 그런데도 우리 미술계는 돈 이야기에만 열중하고, 언론은 이를 여과하기는커녕 오히려 증폭시켜 사람들을 부추긴다. 하지만 이같은 돈공론은 실체가 없는 만큼 소모적이고, 우리 미술 발전을 가로막는다. 국민의 예술적 소양 없이는 미술산업도 발전하지 못한다. 우리보다 훨씬 못 산다고 하는 모스크바나 동유럽에 가보면 깜짝 놀라는 것중의 하나가 국민들의 예술에 대한 사랑이다. 자그마한 전시나 공연에도 관람객이 끊이지 않고, 제법 비싼 오페라 티켓을 사기 위해 주머니를 턴다. 전시든 공연이든, 블록버스터급에만 사람이 바글거리는 우리와는 딴판이다. 지금이라도 미술계는 진정한 미술공론으로 돌아와야 한다. 솔드 아웃 이야기만 할 게 아니라 작가를 발굴하고 키우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애매모호한 수익률로 투자심리만 부추길 게 아니라, 미술애호가가 한 사람이라도 더 늘어나도록 작품과 전시의 질을 높여야 한다. 투기심리만 부추기는 아트펀드보다는 국민들이 그림에 친숙하도록 도와주는 아트뱅크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아트뱅크는 현재 문화관광부가 시행중이지만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공공기관에만 작품을 빌려줄 뿐 일반 국민들에겐 ‘그림의 떡’이기 때문이다. 공공기관보다는 오히려 국민들이 싼 값에 그림을 빌려 집에 걸어놓도록 도와야 우리 미술진흥에 도움이 된다. 정부의 문화예술 지원도 지나친 산업적 편향에서 벗어나야 한다. 문화부 예산으로 올해 미술계에 직접 지원하는 것은 화랑들의 국제아트페어 참가비용을 지원하는 4억 5000만원뿐이다. 문화정책 주무부서의 미술 지원액수로는 너무 적고, 그나마도 대표적인 지원이 화랑들의 그림 판매시장인 아트페어여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작품이 아닌 작품값에만 관심 있는 사람들이 늘어갈수록 우리 미술은 척박해진다. 문화적 소양이 높은 사람이 많을 때, 그리고 이를 위한 미술공론이 활성화됐을 때, 비로소 돈 이야기도 의미를 찾을 것이다. 임창용 문화부 차장 sdragon@seoul.co.kr
  • 이태란 “25㎏ 군장메고 충성!”

    “목소리 톤이나 외모 때문에 억척스러운 연기가 잘 어울리나 봅니다. 실제 가장 저와 비슷한 역할을 맡아 좋지만 여자다운 면도 있어요(웃음).” KBS 인기 드라마 ‘장밋빛 인생’에서 세련된 커리어우먼 역으로 주목받았던 탤런트 이태란이 이번에는 군인으로 변신한다. 다음달 1일 첫 방송되는 KBS 주말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연출 배경수, 극본 문영남)에서 딸부잣집에서 아들 노릇을 하는 모범생 둘째 딸 ‘나설칠’역을 맡았다. 나설칠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육사를 나와 중위로 근무, 대위 진급을 앞두고 있는 씩씩한 캐릭터.‘장밋및 인생’에서 호흡을 맞춘 문영남 작가가 이태란을 염두에 두고 대본을 쓴 것으로 알려져 역할 소화에 무리가 없어 보인다. 나설칠은 뛰어난 외모의 이란성 쌍둥이 ‘나미칠’(최정원)과 라이벌로 자라면서 사사건건 대립하고, 대학때 알게 된 첫사랑이자 짝사랑 ‘유일한’(고주원)도 미칠에게 빼앗긴다. 이후 군대 졸병인 ‘연하남’(박해진)의 사랑을 받아들이지만 그들의 관계도 쉽지만은 않다. 그는 “원래 양보를 잘 하는 성격이지만 짝사랑이 아니라 서로 사랑한다면 절대 뺏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태란은 무거운 군장을 메고 땀을 흘리며 훈련을 받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당연히 극중 입는 옷도 군복이 대부분.“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역할상 머리와 화장 때문에 미용실에 오래 앉아 있지 않아도 되니까 오히려 편해요(웃음).” 훈련장면에서 사용된 군장은 그를 위해 무게를 뺐는데도 25㎏이나 나가고, 군인들이 입는 군복을 그대로 입어 다소 헐렁했다.“뛸 때마다 철모가 머리와 부딪쳐서 힘들었어요. 군복은 처음에는 아저씨 같았는데 이제는 정이 갑니다. 앞으로 더 힘든 특별훈련 장면이 나온다고 해서 체력 단련에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촬영에 들어간 지 불과 한 달쯤 지났지만 거의 군인이 된듯 한 말투다. 군대에 다녀온 친구·매니저 등 주위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고 있지만 군인 말투와 자세가 가장 많이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그래서 촬영 부대 소령이 군대 신을 찍을 때마다 옆에서 코치를 해준다고. “촬영하는 부대에서 군인들의 호응이 커 재미있게 지내고 있어요.60만 군인이 제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들에게 재미와 웃음, 활력소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그의 희망 역할은 술집 마담이나 보스, 카리스마 있는 변호사 역할이라고. 드라마 출연과 함께 영화 ‘어깨 넘어 연인’에도 캐스팅돼 4월부터 촬영하는 등 활동을 넓힐 계획이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경기신보 대정부 건의문 채택

    경기신용보증재단(이사장 박해진)은 17일 창립 10주년을 맞아 ‘경기도 중소기업인 대회’를 개최하고 기업규제 철폐를 정부에 촉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했다. 중소기업인들은 이날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 등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행사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정부 지원이 미흡하고 수도권 기업에 대한 차별과 규제가 상존하고 있다.”며 ▲투자유인책과 특별지원대책 강구 ▲공장총량제 등 기업규제 폐지 ▲신용보증재원 확충 등을 촉구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CEO칼럼] 2006년 새 화두 ‘행복경영’/서영길 TU미디어 사장

    [CEO칼럼] 2006년 새 화두 ‘행복경영’/서영길 TU미디어 사장

    2006병술년, 새해 들어 신문과 방송을 보면 자주 눈에 띄는 단어가 있다. 바로 ‘행복’이다. 많은 기업이 새해 목표나 회사의 새로운 비전으로 행복 추구를 내세우고 있다. 언론에서도 우리 사회의 새로운 추구 가치로 ‘행복’을 제시하고 나선다. 실제로 한 방송사는 ‘이제는 행복이다’라는 구호 아래 올해의 어젠다로 행복을 내세우고 있다. 기업과 언론뿐만 아니다. 정부 부처들도 ‘국민의 행복한 삶 추구 돕기’ 등의 표어를 홍보하며 ‘행복’을 행정의 중요 원칙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새로운 개념도 아니고 늘 써오던 단어인 ‘행복’이라는 말이 갑자기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들어 더욱 각박해진 사회상 때문인 듯하다. 개인들은 취업, 승진, 사업의 성공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간다. 기업들도 생존을 위해 내부 경쟁을 강화하고, 상대를 이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개인이건, 기업이건 그렇게도 치열하게 경쟁하는 궁극적인 목표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답은 ‘행복’이다. 그러나 요즘 사회나 기업이 돌아가는 것을 보면 그 목표는 잊은 채 ‘경쟁에서의 승리’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럴수록 세상은 더욱 각박해지고 비인간적인 모습으로 비춰진다. 하지만 우리가 최종 목적이 ‘행복’임을 기억하고 살아간다면 좀더 따뜻하고 바람직한 사회가 될 것이다. 기업의 목적 역시 궁극적으로 행복해지는 데 있다. 기업의 행복추구는 고객, 구성원, 주주, 사회 등 이해 관계자의 그것과 일치한다. 먼저, 기업은 고객 행복에 기여해야 한다. 기업은 품질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여 공급해야 한다. 고객은 이런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행복을 얻을 수 있다. 둘째로 기업은 구성원들에게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제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고객을 만족시켜 이윤을 창출하고 이를 구성원들에게 복지, 성과급 등 다양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이 자기계발을 통해 자아실현을 이룰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기업은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한 주주들의 행복에도 책임져야 한다. 기업은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을 펼쳐야 하며 또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즉 회사의 가치를 제고해 주주들에게 그 이익이 되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넷째, 기업은 사회의 행복에도 기여해야 한다. 기업 성장의 토양인 우리 이웃과 함께 행복하기 위해 기업은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는 것이다. 기업이 이해 관계자의 행복 추구 때문에 이윤 추구를 등한시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최대한의 이윤 창출을 통해 합리적인 방법으로 이해 관계자에 나누어 줄 때,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이다. 즉 이윤추구도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행복을 만들어 내는 방식 중의 하나라는 것. 필자의 회사 역시 고객, 구성원, 주주, 사회의 행복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펼치고 있다. 위성DMB라는 이동방송 서비스를 현실에 구현함으로써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나 방송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자연재해시에 재난 방송을 실시해 가입자들의 안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게 한다. 이렇게 고객이 만족하고 행복함으로써 기업의 가치는 증가하고, 이는 곧 내부 구성원과 주주 모두에게 다양한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다. 또 폭넓고 알찬 방송 서비스를 통해 사회의 공익에 기여하고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행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다. 2006년에는 정부는 물론 모든 기업들이 궁극적인 목표가 행복임을 인식하고, 각자 분야의 행복경영을 통해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원한다. 서영길 TU미디어 사장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12)차의 보관과 선별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12)차의 보관과 선별

    찬 서리가 새벽 산봉우리 구름에 걸리더니 어느새 빨간 화염(火焰)들이 두륜산을 하나 둘씩 점령해나가고 있다. 백두산에서 시작된 단풍이 설악대청을 넘어 이곳 두륜산에 도착한 것이다. 그 하얀 무서리 위로 하얀 차꽃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그 차꽃사이로 노란 꽃술을 잔뜩 묻힌 벌들이 윙윙거리며 바쁘게 꿀을 모으고 있다. 온갖 만물이 풍성하고 바쁜 계절들을 뒤로하고 서서히 생을 마감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지금쯤 차인들은 자신의 차 곳간이 비어가고 있음에 벌써 초조해진다. 이때부터 차인들의 ‘차 인심’은 각박해진다. 봄은 아직 멀리있기 때문이다. 보관하고 있는 차 역시 마찬가지다. 장마가 지나고 가을이 오면 햇차맛은 사라지고 묵은 차 밭이 시작될 시점이기 때문이다. 정말 좋은 차와 아닌 차가 감별이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차는 그 성질이 매우 까다롭다. 그래서 차를 고르고 보관하는 법 역시 매우 신중해야 한다. 만든 지 한 두 달이 된 햇차는 대부분 어떤 것을 고르더라도 색과 향 그리고 맛이 좋다. 찻잎이 가지고 있는 맛 향 색이 신선함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초의스님은 (다신전)에서 “차에는 스스로 진향(眞香), 진색(眞色), 진미(眞味)가 있으니 한번 한점이라도 물들게 되면 곧 참다움을 잃게 된다. 예컨대 물에 소금기가 있는 것과 차에 다른 물질이 있는 것과 다완에 생강이 있으면 모두 참됨을 잃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차의 보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차를 만들 때는 정성을 다하고, 보관할 때에는 건조한 곳에 두어야 하며, 탕을 끓일 때는 청결하게 하여야 한다. 정성을 다하고 건조하게 보관하고 청결하게 끓이게 되면 다도를 극진히 했다고 할 수 있다.”며 차의 보관에 대해 논하고 있다. 초의스님의 차 보관법은 그런 점에서 매우 특이했다고 보여진다. 초의스님은 먼저 차를 청결한 병에 담아 대나무로 만든 피편(皮編)으로 눌렀다. 그리고 몇 차례 종이와 죽순 껍질로 빈틈없이 차통을 봉해버렸다. 그리고 예쁜 기와를 얹어 다실에 두었다. 명나라때 다서인 (다소)에서도 비슷한 예가 있다.(다소)에서는 “차를 자기 항아리에 넣고 죽순껍질로 누르고 죽피를 채워 봉한 후 상끈으로 매어 새로 구운 곱돌을 그위에 얹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초의스님이 다성인 이유를 우리는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한봉지의 차를 보관하기 위해 손수 만든 차통을 밀봉한 후 그 차의 올곧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 따로 다실까지 만드는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은 것이다. 차를 직접 제다했던 다인으로 차 한잎에도 늘 그 가치를 부여했다. 송나라 채양의 (다록)에도 차의 성질에 대해 논하고 있다.(다록)에는 “차는 대껍질과 상화하고 향이나 약 냄새를 싫어한다. 또 건조한 곳을 좋아하며, 축축한 곳을 꺼린다.”고 되어 있다. 옛날 우리 다인들은 차를 대나무로 만든 상자나 죽통에 보관하기도 했다. 또한 오동나무통에 넣어 끈으로 묶어서 처마 밑에 걸어두었다. 그것은 땅의 단열성과 흡수성으로 온 습도가 자연적으로 조절되었기 때문이다. 요즘식으로 말하면 자연식 김치냉장고 같은 역할을 한 것이다. 또한 바로 먹을 차의 용기는 한지같은 종이재료를 사용했고, 오래 두고먹을 차는 옹기같은 흙을 재료로한 것을 많이 이용했다. 과거 우리 차인들은 이렇게 차를 저장하는 집을 따로 마련,‘찻집’이라고 불렀고 차를 보관하는 방을 ‘다실’ 또는 ‘차실’이라고 불렀다. 자연을 이용해 그 사물을 보호하고 활용하는 우리선조들의 지혜가 경이로울 뿐이다. 먼저 법제된 차가 변질되지 않으려면 습도 온도 광선 산소 냄새 등에 주의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차가 지닌 본래의 맛과 향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차는 먼저 햇볕을 피해야 한다. 차가 햇빛에 직접 닿으면 폴리페놀 성분이 쉽게 산화될 뿐만 아니라 온도가 높으면 차의 엽록소가 쉽게 분해되어 찻잎이 누렇게 변질되기 때문이다. 차는 또한 섭씨 5도 가량 저온에 저장하는 것이 매우 좋다. 그래서 요즘 어떤 차인중엔 김치냉장고 같은 냉장고를 차 전용 냉장고로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만약 여러 음식과 함께있는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면 흡착성이 매우 강한 차의 성질을 막아내기 위해 철저하게 밀봉하여 넣어두는 것이 좋다. 차는 가능한 한 차통에 보관해야 한다. 요즘 차를 보관하는 차통은 상품에 따라 다양한 재료들이 선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전통적으로 쓰이고 있는 차통은 자기나 토기 금속 유리 종이 등이다. 그중 가장 무난한 것은 바로 자기나 토기로 된 차통이다. 금속 중에서는 주석통이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기도 하다. 차중에서도 녹차나 말차는 그 보관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황차나 홍차등 발효차에 비해 공기중에 노출되면 쉽게 변하기 때문이다. 차가 공기중에 노출되면 습기를 흡수해 수분 함량이 높아진다. 차가 수분에 의해 용해되면 재빨리 변질되어 버리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마시는 녹차는 자체 변질이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 오룡차나 반야병차처럼 발효시켜 만든 차는 오래 저장할수록 그 깊은 맛이 우러나오지만 생잎을 가지고 만든 덖음차나 녹차는 아무리 잘 보관하더라도 일년이 지나면 변질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보관에 신경을 써야 한다. 차를 개봉해서 마시며 보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개봉한 차는 늘 사람의 손보다는 찻숟가락 같은 도구를 이용해 마실 양을 꺼내야 한다. 사람의 손이나 다른 용도로 사용했던 도구들을 사용하면 그 냄새를 차가 흡수해 좋은 차맛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차 보관에 못지 않게 좋은 차를 고르는 법 또한 매우 중요하다. 차는 먼저 어떤 곳에서 사용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등 사용하는 곳에 따라 차를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사무실에서 여러사람들이 차를 마셔야 한다면 값싸고 가볍게 마실수 있는 중작 정도의 차나 발효차가 무난하다. 특별히 격식을 갖추지 않고 여러사람이 두루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가정이나 귀한 손님을 접대할 차를 원한다면 가장 최고의 차로 꼽히는 첫물차 즉 우전 같은 차를 선택해야 한다. 가장 품질이 뛰어난 첫물차는 귀한 손님을 대접할 수 있는 최상의 상품이기 때문이다. 첫물차 두물차 세물차 등 시기별로 고르는 차의 종류는 보통 차를 처음 대하는 일반인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차를 감별하는 방법은 색·향·미다. 차는 초의스님이 말했듯이 진미, 진향, 진색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차는 그 발효정도에 따라 고유한 맛과 향이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녹차는 신선한 자연의 풋냄새와 열처리에 의한 깊은 향이 제맛이다. 차를 끓였을때 찻물은 맑고 신선한 것이 매우 좋으며 색이 어둡고 잡티가 섞인 것 같은 것은 좋지 않은 차에 속한다. 찻잎은 가늘고 말려진 상태가 균일한 것이 좋은 차다. 찻잎이 고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표면에 윤기가 흐르는 것이 좋다. 차의 빛깔을 보는 것을 완상(玩賞)이라고 한다. 완상은 오른손으로 찻잔을 쥐고 왼손으로 가볍게 받쳐서 가슴까지 가져간 후 눈으로 차의 빛깔을 보는 것이다. 이때 차의 빛깔은 봄날 갓 돋아난 여린 잎에서만 볼 수 있는 맑은 취색(翠色)을 으뜸으로 친다. 다음은 차의 향이다. 차의 향에서는 사향 즉 네가지의 향이 있다. 진향 난향 청향 순향을 말하는데 겉과 속이 똑같이 순수한 것을 순향, 설익지도 타지도 않은 것을 난향, 싱그러운 냄새를 갖춘 것을 진향이라고 한다. 차맛을 감미할때는 먼저 차 한모금을 입에물고 입안에서 한바퀴 굴려 보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차가 가진 색·향·미의 감미로움과 상태를 직접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차에 대해 먼저 인식하는 것이다. 차 한잎은 마치 참새의 혓바닥처럼 작고 가늘다. 그 참새의 혀같은 차를 한통 채취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공력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다. 그 차를 법제하기 위해서 또 얼마나 많은 진기가 소모되는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그래서 차는 탄생에서 소비까지 모든 인간의 순수한 모든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 정심한 것이다. 과거 우리 차인들이 차방을 만들고 다실을 만드는 행위가 자칫 지배계층의 유희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 한가지 음식이라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연과 합일된 생명사상으로 봐야 한다. 그리고 그 차를 마시기 위해 투여된 중생들의 뜨거운 눈물을 생각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차는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우리의 발아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역설의 미학이 숨어 있는 것이다. 일지암 암주 ■ 정약용의 걸명소 차는 사람의 마음속에 차분한 기운으로 깃들어 있을 때 비로소 차가 된다. 차는 그 어떤 것보다 신묘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신묘함이란 것은 우리가 말하는 형이상학적인 신비스러움이 아니다. 그 어떤 것에도 물들지 않는 청정한 그 자리에 차는 있다는 것이다. 삶의 형식과 내용도 마찬가지다. 맑고 순수한 마음으로 삶을 영위하지 않고 오염이 된다면 세상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뿐만 아니라 평생을 치욕속에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사회지도층의 추문은 그같은 삶의 또다른 반영이다. 한잎의 차에 우주가 깃들어 있다는 것은 바로 그속에 생멸의 윤회를 그대로 반영하고 투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가 일상에서 하나의 삶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그것이 일상과 현실속에서 자신이 걸어가고 있는 삶의 비밀을 자연스럽게 투영하는 또하나의 반영체로 자리잡을때 비로소 살아 숨쉬는 것이 된다. 차가 우리시대에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실의 삶에서 거칠게 부대끼는 중생들의 삶속에 여유와 평안함을 줄수 있는 간절한 힘이 바로 차속에 충만하게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같은 예는 조선시대 최대의 실학자요, 당시대 최고의 지성인이었던 정약용의 (걸명소)에서 확인된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고 소외된 자의 마음을 달래며 새로운 삶의 의미를 개척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차의 마음을 정약용이 읽어냈기 때문이다. 그 차의 마음속에 깃든 힘을 통해 그는 새롭게 시대를 관통해내는 살아있는 지식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다산이 초의스님에게 보낸 차를 구하는 마음은 그같은 철학적 현재적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내가 요새 차에 걸신이 들려 차를 약으로 하고 있다오, 다서 중에 중요한 것은 육우의 (다경)3편에 능통해야 하고 병든 주제에 꿀떡꿀떡 노동의 일곱잔을 다 마시고 있소, 비록 정력이 가라앉고 기력이 없어진다는 기 모경의 말을 잊지 않고 소화를 돕고 기미가 없어진다고 해서 이찬황의 버릇만 생겼소. 아침에 일어났을 때 맑은 하늘에 구름이 둥실 떴을 때, 낮잠에서 깨어났을 때, 밝은 달이 시냇가에 떠있을 때, 한잔의 차가 목마르다오. 바람 부는 산, 등잔 밑 따끈한 차 한잔은 자순의 향이요, 물을 긷고 불을 지펴 마당에서 달인 차는 백토의 맛이지요. 화자 홍옥잔의 사치는 부호 노공에 미칠 수 없고, 돌솥에 푸른연기 지피는 검소는 한비자를 따를 수 없소, 게 눈이니 고기 눈이니 하는 옛 사람들의 완호는 부질없고, 궁궐의 용단봉단은 너무 심한 사치라오. 땔감나무조차 하지 못할 깊은 병이 들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차를 얻고자 할 뿐이오. 살짝 훔쳐듣건대, 고해의 다리를 건너는 데는 스님들의 보시가 제일이고, 명산의 고액인 서초의 우두머리인 차를 살짝 베풀어 주시는 것이라 했소, 목마르게 바라노니, 부디 그 은혜를 아끼지 마옵소서” 한사람의 생활인으로 차인으로서 간절한 마음은 시공을 초월해 있다. 난마같이 얽힌 실타래를 풀어내듯 다산은 차의 모든 것을 일거에 관통해내고 있다. 그리고 또한 차를 법제하고 보내는 그마음이 바다보다 넓은 은혜임을 일깨우고 있다. 바로 이것이 진정한 차인의 마음자리인 것이다. 차 한잎에 깃든 우주의 생멸을 깨닫는 것이…
  • [옴부즈맨 칼럼] ‘진화’하는 신문의 ‘얼굴’/염희진 성균관대신문 前편집장

    신문의 1면이 ‘진화’하고 있다.1면은 으레 그 날의 ‘가장 중요한 기사’가 차지해왔다. 그러다 보니 기사가치를 결정하는 판단기준이 다를 경우를 제외하면, 신문사마다 비슷한 제목과 내용의 기사가 배치됐다. 제호를 가리면 어떤 신문인지 구별하기 힘들었던 것이 이제까지 신문의 1면이었다. 그러한 신문이 요즘 들어 1면에 자기만의 색깔을 넣기 시작했다. 정말 중요한 사건이 아니면 신문사가 자체적으로 준비한 기획기사를 전면 배치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신문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방증이다. 다매체시대에 정보를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다양해짐에 따라 신문은 위기에 처해있다. 보도에 있어 아직까지 제한된 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방송과 달리 여러 개의 일간지와 특수지, 무가지와 경쟁해야 하는 신문의 경우는 독자의 선택권이 훨씬 더 넓다. 위기에 처한 신문이 독자의 선택을 받아야 할 필요성은 더욱 절박해진 것이다. 따라서 좀더 튀는 1면을 만들기 위한 신문사의 노력은, 어떻게 하면 독자의 눈을 사로잡아 판매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의 결과이기도 하다. 또 다른 배경은 독자들이 신문에 기대하는 역할의 변화다. 이제까지 ‘신문(新聞)’은 말 그대로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매체였다. 하지만 이제 독자는 신문의 속보성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이것이 신문의 역설이다. 대신 독자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보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심층적인 정보를 신문에 요구한다. 예전에는 신문의 1면을 보고 그날의 주요 사건 사고를 알았지만 이제는 인터넷이나 방송을 통해 이미 알고 있는 사건을 더욱 정확하고 깊이 있게 알고자 신문을 찾는다. 따라서 타매체에서 다룰 수 없는 기획기사와 사건의 추이를 상세히 다루는 심층성만이 신문이 차별적인 매체로 거듭날 수 있는 유일한 활로다. 때문에 최근 1면의 변화는 자기만의 고유한 색깔로 타매체, 타신문과 차별하려는 몸부림으로 볼 수 있다. 그러한 면에서 서울신문의 얼굴은 확실히 진화중에 있다. 우선 다른 신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1면의 독특한 편집이 눈에 띈다. 날씨부터 오늘의 한자, 장바구니 물가, 기사 목차까지 담겨있는 1면의 우측 인덱스는 독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기사에 있어서도 김성수 기자의 마라톤 도전기(7월6일자 1면)와 한서대와 공동 기획한 ‘100년 뒤 한국인 미소남녀’(7월18일자 1면), 에너지관리공단과 함께 기획한 에너지 ‘끄자, 뽑자, 걷자’ 등은 색다른 기획과 기사로 독자의 눈길을 끌었다. 또 지금까지 굳어져 있던 ‘1면감’의 기준을 확실히 바꿔놓았던 기사도 있다.‘의사당 앞서 4년째 1인 반전시위 런던 명물 새달 퇴장할까’(7월14일자 1면)나 ‘대학중퇴 후 마이웨이 레스토랑 종업원 소믈리에 명장됐다’(7월30일자 1면)등은, 훈훈한 미담이나 인물을 다룬 기사도 1면에 배치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하지만 독자들이 서울신문에 요구하는 1면의 모습은 색다른 편집과 흥미 있는 기사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서울신문이 독자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다른 신문이 다루지 않은 새로운 사회 현상이나 기획기사를 계속해서 발굴해내지 않는다면, 이러한 노력은 독자의 이목만을 끄는 소재나 주제의 선정주의로 흐를 위험이 있다. 주가가 오르면 시황판 아래서 웃고 있는 사람들의 사진을 배치하거나(7월12일 1면 사진), 정상회담 다음 날이면 악수하고 있는 각국 정상의 사진이 1면을 장식하는 이제까지의 관행 또한 탈피해야 할 것이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1면의 변화 움직임이 단순한 ‘화장술’에 그치지 않으려면 서울신문만이 할 수 있는 기획기사 발굴에 힘써야 할 것이다. 편집의 혁신이 아닌 풍부하고 다양한 기획이 담겨져 있는 1면의 변화를 서울신문이 주도하기 바란다. 서울신문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바로 그때 생긴다. 염희진 성균관대신문 前편집장
  • 美, 北에 ‘추가 인센티브’ 화답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부는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기로 약속함에 따라 추가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매우 유연한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태국의 푸껫을 방문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수행하고 있는 관리가 “북한이 회담에서 건설적으로 나오면 지난해 6월 3차 6자회담에서 내놓은 미측 제안의 조건들을 재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특히 “최종 합의를 위해 북한에 추가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한가, 그리고 (핵 제거와 이를 보상하기 위한) 미·북간 상호조치의 단계를 재조정하는 것이 필요한가를 북한측으로부터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3차회의 당시의 안은 요구가 아닌 제안”이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그동안 한국과 중국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와 협상에 들어가기 전에는 추가적 인센티브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미국이 3차회의에서 제시한 안은 북한이 3개월내에 핵 개발 포기를 선언한 뒤 사찰을 받고 관련 시설 철폐에 들어가면 미국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는 내용으로 북한측은 이를 “일방적”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로이터통신은 미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조지 W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1,2개로 추정됐던 북한 보유 핵무기 수가 8개 이상으로 늘었다는 정보기관의 의견이 최근 제기됨에 따라 회담을 재개하려는 미국의 입장이 더욱 절박해진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9일 베이징 만찬회동에서 “해결지향적인 과정”에 초점을 맞춰 대화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신문은 힐 차관보를 인용, 만찬 대화가 ‘온당하고 신중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으며 “(6자회담장에서) 결투 연설이 아니라 성과를 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은 또 “매번 회담이 중요한 회담이 되도록 하는 길을 찾아야 하며, 매 회담마다 다음 회담을 위한 모멘텀을 쌓음으로써 (지금까지처럼)매 회담마다 다시 시작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데도 공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dawn@seoul.co.kr
  • [열린세상] 불멸에 대한 욕망/김민숙 작가

    요즘 신문이나 텔레비전에서 황우석 교수의 얼굴을 자주 본다. 심지어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그가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예상투표까지 하고 있다. 물론 그의 빛나는 업적은 칭송받아 마땅하다. 더구나 지금 난치병과 싸우는 사람들은, 그 연구결과가 가져올 기적을 얼마나 가슴 졸이며 기다릴 것인가. 거기다 그 연구가 우리 경제에 엄청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니 별 뾰족한 자원이 없는 이 나라 전체가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버릇처럼 쓸데없는 걱정이 많은 나는 가끔 오싹한 공포를 느낀다. 과학에는 무지하지만 인간의 저 야만스럽고 자제할 줄 모르는 욕망에 대해서는 웬만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체세포로부터 줄기세포를 배양하여, 그 줄기세포를 손상된 장기에 투입해 거부반응 없이 원래 상태로 복구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것이 이번 황 교수의 업적이다. 인간복제에는 생식용 개체복제와 치료용 배아복제가 있는데 황교수는 치료용 배아복제의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 줄기세포는 뼈나 뇌·근육·피부로 자랄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줄기세포가 치료용으로 이어지려면 멀고먼 길이 남아 있다고 한다. 이 시점에서 복제된 개체의 배아가 생명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로 그 업적의 중요성을 훼손할 생각은 없다. 1970년대 초반 무렵 텔레비전의 인기 외화시리즈로 ‘육백만불의 사나이’라는 게 있었다. 미국의 우주비행사 스티브 오스틴 대령은 사고로 빈사 상태에 빠졌지만 600만달러라는 거액을 들여, 최첨단 생체공학으로 양쪽 다리와 한쪽 팔, 한쪽 눈은 초능력을 보유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그는 그 능력을 이용하여 OSI 비밀요원으로 활약하는데, 그 꿈같은 초능력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그런데 요즈음 복제니 줄기세포니 하는 말을 들으면 이 ‘육백만불의 사나이’가 현실이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난다. 신문에서는 날마다 저출산 현상을 걱정하고,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심지어는 독신에게 독신세를 부과하자는 기특한 안을 낸 경제연구소도 있었다고 들었다. 하도 이상한 세상이니 세금내기 싫어서 아기를 낳거나 미혼모가 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 여자의 평균수명이 80.4세이고 남성의 평균수명은 73.4세라고 한다. 사실상 비교적 건강한 체질을 가졌고, 운이 좋아 암같은 병에 걸리지 않고, 의료 혜택을 잘 받고, 거기다 가족의 보살핌까지 충분히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평균수명보다 훨씬 오래 산다. 고령화사회에 대한 우려는 충분히 그 이유가 있다고 보아진다. 태어나 죽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어서 그 불가능해 보이는 불멸은 인간의 가장 오래된 원초적 욕망이다. 진시황의 불로초 이야기는 그렇다 치고 종교 또한 불멸에 대한 꿈의 또 다른 형태가 아닌가. 어쩔 수 없이 몸은 죽더라고 영혼만이라도 영생을 누리고 싶은. 무병장수는 소박한 인간의 소망이다. 장수에 대한 욕망은 죽음이 가까이 다가오는 노년에 더욱 절박해진다. 유전자의 기본목적이 바로 생존이라니, 유전자 덩어리인 인간의 좀더 오래 생존하고자하는 욕구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100세가 되고 120세가 될 거라는 미래 예측 기사를 읽을 때면 소름이 끼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정말 무병장수가 좋기만 한 것일까? 병없이 건강한 사람에게 이제 90세이니 죽음을 준비하라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늙고 몸이 아플 때 죽음도 그저 순순히 수용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병들고 늙는 것이 꼭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인간은 본래 겸손한 존재가 아니다. 힘이 있고 능력이 있으면 못하는 것이 없다. 좀더, 좀더…라고 외치는 인간의 욕망을 견제할 어떤 도구가 있을 것인가. 차라리 가능한 한 자연스레 살다 더이상 품위를 지킬 수 없을 때 좀더 편안하게 죽을 수 있는 법과 의술의 발전을 기다린다면 너무 소극적이고 겁많은 인간인가. 황 교수는 이번 연구가 치료에 한한다고, 인간을 위한 일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핵폭탄과 노벨상의 이야기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불멸에 대한 인간의 야욕이 얼마나 집요하고 끔찍한지 짐작하는 사람이라면 내 앞서는 두려움을 이해하리라 믿는다. 김민숙 작가
  • 한듯 안한듯 ‘가슴’ 편한게

    한듯 안한듯 ‘가슴’ 편한게

    ‘가슴이여, 압박에서 벗어나라.’ 여성들의 자기 표현 욕구가 높아지면서 가슴선이 한층 높아졌고, 노출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지면서 브래지어의 어깨끈을 드러내는 패션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작은 가슴 콤플렉스를 벗어던져도 좋을 것같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삶이 각박해진 탓인지 일상생활 속에서는 건강과 안정을 누리고자 하는 심리적인 변화가 편안함을 지향하는 패션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래서 가슴표현도 부자연스러운 것에서 벗어나 보다 편안한 쪽으로 달라지고 있다. ●볼륨감 주는 인위적 패드 줄어 편안함을 추구하는 심리는 기능적으로는 몸과 마음의 편안함을, 시각적으로는 밝고 화사한 색상, 자연을 모티브로 한 무늬로 드러나고 있다. 여유롭고 편안하며 창의적이고 화려한 디자인의 유행은 자연을 닮은 그린 컬러의 확산, 자연스러운 에스닉·로맨틱 히피 패션, 고풍스러운 앤티크 가구의 유행 등으로 표현됐고, 속옷까지 영향을 미쳤다. 브래지어는 더 가볍고 부드럽게, 활동하기 편하게 달라졌고 볼륨감을 주는 인위적인 패드는 대부분 배제됐다. 브래지어 앞중심을 낮게 하거나, 와이어에 변화를 주어 원래 가슴을 자연스럽게 안쪽으로 모아주는 정도다. 거들이나 올인원에 사용되는 신축성이 강한 파워네트(powernet) 원단도 올 봄에는 한결 가볍고 얇아져 몸의 답답함이 덜해졌다. 별도의 레이스나 장식을 부착하지 않고, 무늬를 원단 자체에 짜넣는 스타일로 심플하게 변화했다. 비비안 우연실 디자인실장은 “여유롭고 편안한 삶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면서 속옷도 편안한 소재, 은은한 장식으로 기능성과 건강, 편안함의 균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래지어에도 등장한 라텍스 올 봄 신제품도 트렌드에 따라 착용감에 집중하고 있다. 비비안은 이름처럼 거품같이 가볍고 부드러운 ‘카푸치노브라’를 선보였다. 고무나무에서 추출한 성분을 가공한 천연 라텍스 몰드컵을 사용해 일반 몰드컵의 답답함과 찌그러짐을 보완했다. 라텍스의 공기구멍으로 유해성분이 몸 밖으로 발산돼 가슴이 쾌적한 상태로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비너스의 ‘더블업 웰빙 브라’는 토르말린 성분으로 코팅한 음이온 와이어를 사용해 혈액정화, 항균작용, 대사촉진 등을 도와 가슴을 편하고 건강하게 지켜준다. 폴리우레탄 직조 몰드컵으로 밀착감이 좋다. 샤빌은 몰드컵의 무게를 줄여 편안한 ‘뷰라인텐브라’를 선보였다. 벌집 구조의 몰드컵으로 무게가 가볍고, 통기성이 뛰어나 편안하면서 상쾌하다. 트라이엄프의 ‘슬로기브라’는 신축성이 뛰어난 스판 소재를 사용해 움직임이 커도 브래지어가 딸려 올라가지 않고, 몸을 탄력있게 감싸준다. ●속옷을 잘 입는 것도 웰빙 속옷은 피부다. 자신의 체형과 사이즈, 모양, 기능 등을 꼼꼼히 따져 보고 골라야 몸도 마음도 편안해지는 웰빙이 실현된다. 가슴을 아름답고 편안하게 감싸주는 역할을 하는 브라는 자기 가슴의 정확한 모양과 사이즈를 알고 보완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슴이 처진 사람은 컵의 와이어가 튼튼해 중앙으로 모아주고 올려주는 스타일을, 가슴이 작은 사람은 아랫부분에 패드를 넣어 어느정도 도톰하게 보이도록 한다. 가슴이 크다면 가슴을 완전히 감싸주는 풀컵 브래지어나 유(U)자 와이어가 좋다. 스포츠 브라는 가슴이 큰 사람에게 더 적합하다. 옷이 얇아지는 봄에는 봉제선이 없는 몰드형을 착용해 자연스러운 실루엣을 연출한다. 등의 군살이 많다면 허리까지 연결된 롱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것도 좋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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