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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北, 이젠 유엔에서의 논의마저 협박하나

    북한이 로켓 발사를 앞두고 또다시 국제사회의 우려에 협박으로 대응했다. 북한 외무성은 2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위성 발사에 대해 비난하는 문건을 내거나 상정을 취급하는 것 자체가 우리에 대한 적대행위”라면서 “상정 논의만 해도 6자회담은 없어지고 핵 불능화 조치도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인공위성 발사라고 주장하나 국제사회는 장거리 미사일일 가능성을 우려하는 로켓 발사에 대해 국제사회가 논의조차 하지 말라고 협박한 것이다. 이 같은 협박은 불과 수일 전 유엔 안보리가 제재할 경우 6자회담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서 한 걸음 더 강도를 높인 것이다.북한의 협박은 국제사회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 2006년 북한 핵실험 직후 유엔 안보리는 결의안 1718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안은 북한이 탄두미사일 프로그램에 관한 모든 활동을 정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공위성이든 장거리 미사일이든, 유엔 안보리는 로켓 발사가 결의안에 위반하는지를 확인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갖고 있다. 북한은 유엔 회원국으로서 이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 일방적 협박은 북한의 속셈이 6자회담을 깨고 핵 불능화 약속을 파기하려는 것임을 시사한다. 진정 위성을 발사하는 것이라면 성실하게 국제사회에 설명을 하면 된다. 유엔 안보리도 국제사회를 설득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 무력시위와 험한 협박을 되풀이하는 것은 로켓 발사가 외교와 내치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위협 수단이라는 점을 확인시켜 줄 뿐이다.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등 국제사회는 긴밀한 공조로 북한이 협박 외교를 단념하게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마침 오는 4월2일 런던에서는 G20정상회의가 열린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관계국 정상과 밀도 높은 협의로 공조방안을 마련해 북한의 돌발 행동을 제어해 나가길 바란다.
  • 시어는 소박하나 사유는 깊어졌다

    최동호가 7년 만에 새 시집을 냈다. 사유는 더욱 깊어졌고, 시어는 절제와 소박미를 지켜내고 있다. ‘불꽃 비단벌레’(서정시학 펴냄)는 최동호가 1976년 첫 시집 ‘황사바람’ 이후 문학평론가(고려대 교수)이자 시인으로서 30년 이상 꾸준히 정립시켜온 자신만의 정신주의 미학 세계를 집대성한 작품들을 묶었다. 그의 사유의 방향성은 독특하지만 명징하다. 발 딛고 있는 현실의 토대 속에서 사람이 이뤄낸 신화와 전설, 역사를 그만의 언어로 구사한다. 하지만 리얼리즘시와는 궤를 달리한다. 물질적 사회상 이면의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 천착은 그가 추구하는 ‘정신주의 미학’이라는 시세계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벼락 맞으러 가라/ 엉덩이에 수박 이파리 펄렁거리고/ 번개 눈썹/ 소낙비 사이로 달려가/ 물장구치는/ 개울가의 아이들’(‘번개 눈썹’ 전문) ‘…꿈밖의 경계에서/ 나를 바라보는/ 반백의 내가/ 고향집 흐린 벽에 걸린/ 그림 속 고기잡이 노옹을 만나/…새우등 구부린 나는/ 한 생애를 돌아온 물고기처럼/ 고기잡이 노옹에게 붙잡여/ 여기에 당도하고 만 것 아닐까’(‘몽유조어도’ 부분) 얼핏 보면 전혀 다른 이의 시작품이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 수도 있다. ‘번개 눈썹’이나 ‘두부 부스러기’ 등을 보면 리얼리즘 계열의 느낌이 드는가 싶더니, ‘몽유조어도’, ‘카프카와 석가와 장자와 어머니, 어머니’ 등에서는 피아(彼我)가 합치와 분리를 반복하는 노장철학의 정수가 시화됐다. 최동호의 시세계는 ‘춘자 누나’, ‘노인과 수평선’, ‘구들장’ 등에서 정점을 이룬다. 최동호가 1993년 제시했던 정신주의 이론의 토대를 바탕으로 시집을 해석한 문학평론가 권혁웅은 “시인이 얘기하는 정신주의는 전인(全人)의 철학”이라면서 “정적인 시학과 동적인 시학을 뛰어넘어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재론적 통찰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머릿니, 놀라지 말고 서캐까지 잡아라

    머릿니, 놀라지 말고 서캐까지 잡아라

    과거 빈곤의 상징이었던 ‘머릿니’. 사람의 머리에서 살며 피를 빨아먹는 1~4㎜ 크기의 작은 곤충이다. 머릿니는 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대부분 퇴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100명 중 4명(4.1%)꼴로 머릿니가 기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 아이에게 머릿니가 기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 놀라기 마련.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치료법부터 궁리해보자. 머릿니는 사람의 몸에 붙어 사는 이의 종류로, 두피에서만 발견된다. 머릿니에 물리거나 머릿니의 배설물 때문에 무척 가려운 것이 특징이고, 많이 긁을 경우 진물이 나올 수 있다. 서캐(이의 알)는 머리카락에 붙어 있고 비듬과 달리 잘 떨어지지 않아 머릿니 진단에 도움이 된다. 머릿니는 대체적으로 위생관리가 불량한 경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경제적 차이나 가정환경의 청결함과는 무관하게 어린이 모두에게 감염될 수 있는 질환으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많이 모이는 어린이집, 캠프, 학교, 수영장 등에서 집단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머릿니의 치료제로는 크로타미톤, 린덴 등의 성분이 함유된 로션, 크림, 샴푸 등이 있다. 하지만 약물 치료를 해도 알까지 퇴치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가는 빗으로 죽은 이와 서캐를 모두 제거해야 한다. 아이가 치료를 시작한 뒤에는 증상이 없더라도 온 가족이 동시에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물은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영·유아, 임신부나 모유 수유 중인 여성은 반드시 의사와 상담한 후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간혹 빨리 머릿니를 치료하려는 마음에 알코올, 식초 등의 약물을 어린이의 두피에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발진, 감염, 접촉 피부염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멀리하는 것이 좋다. 사용한 빗은 약용크림으로 깨끗이 씻어 주고, 집의 바닥이나 가구 등은 진공청소기로 청소하는 것이 좋다. 또 최근 사용한 옷은 끓는 물에 넣어서 세탁하고, 베개와 이불은 햇볕에 말려 일광소독을 해야 한다. 머릿니는 같은 침구를 쓰거나 모자, 의복, 수건 등을 통해서 전파될 수 있다. 따라서 캠프, 어린이집, 찜질방, 헬스장, 수영장 등 공동생활을 하는 곳에서는 개인물품을 함께 사용하지 말도록 아이에게 미리 주의를 줘야 한다. 젖은 머리는 머릿니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에 머리를 감은 뒤 선풍기 바람이나 헤어드라이어로 완전히 말리는 것이 좋다. 세탁하기 힘든 봉제인형, 쿠션 등은 랩으로 감싸서 냉동실에 이틀 이상 넣어두면 머릿니가 사멸된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박하나 전문의는 “가정에서 정기적으로 아이들의 머리를 살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쉽게 옮기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위생검사를 받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1순위 박혜진 우리은행으로

    여자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1순위 박혜진 우리은행으로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 포인트가드 박혜진(사진 왼쪽·삼천포여고)이 우리은행 품에 안겼다.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소피텔앰배서더에서 열린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신인 선수 선발에서 우리은행은 1라운드 1순위로 박혜진을 지명했다. 삼성생명에서 뛰는 프로 3년차 포워드 박언주(오른쪽·20)의 친동생이기도 한 박혜진은 올해 8경기에서 평균 16.6점,9.3리바운드의 성적을 냈으며, 경기 조율 능력과 리바운드 가담 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가드 부재에 시달리던 우리은행 박건연 감독의 시름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 감독은 “박혜진은 완급 조절이 뛰어나고 폭발력도 갖고 있다.”면서 “청소년 대표 소집이 끝나는 다음달 말 이후 즉시 전력감으로 투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순위 지명권을 얻은 신세계는 박하나(숙명여고)를 지명했고,3순위 구리 금호생명은 이화연(선일여고)을 뽑았다. 이화연은 지명되자마자 드래프트 이전에 약속된 대로 삼성생명으로 트레이드됐다. 4순위 국민은행은 김수진(옥천상고),5순위 신한은행은 김지수(인성여고)를, 마지막 6순위 삼성생명은 김보미(수피아여고)를 각각 선발했다. 그러나 지난 6월 대통령기 전국남녀고교대회 여자부에서 수원여고를 첫 정상에 올린 전윤정과 박나리는 지명을 받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신인드래프트에서는 25명 중 14명만이 선발됐다. 이번에 지명된 선수들은 11월1일부터 정규 리그에 출전할 수 있다. 전주원(신한은행)을 역할모델로 삼고 있었다는 박혜진은 “언니한테 프로는 냉정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내가 하기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면서 “사실 언니가 있는 삼성생명 말고는 어느 팀에 가도 좋다고 생각했었다.1,2분을 뛰더라도 열심히 해서 팀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서울시 3·1절 기념 타종행사

    서울시는 제89주년 3·1절을 기념해 다음달 1일 낮 12시에 종로 보신각에서 타종행사를 갖는다고 27일 밝혔다. 올해 타종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주웅 서울시의회 의장, 김충용 종로구청장을 비롯해 독립운동가인 고(故) 남상은 선생의 아들 남만우(78) 광복회 사무총장, 고 이필주 선생의 손자 이현기(66) 민족대표 33인 유족회장, 고 권득수 선생의 손자 권중찬(69)씨가 참여한다. 또 매년 4억원가량을 기부해온 가수 김장훈(40)씨,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핸드볼 은메달 주역인 임오경(37) 서울시청 핸드볼팀 감독, 선로에 떨어진 승객을 구한 서울메트로 안현철(42) 기관사, 국내 최초의 외국인 출신 동장인 리위옌(35) 연남글로벌빌리지센터장, 총 242회의 헌혈을 한 특전여단 노규동(47) 원사,120다산콜센터 우수상담원 박하나(22)씨 등도 참가한다. 이들은 이날 4명씩 3개 조로 나눠 11번씩, 모두 33번의 종을 치게 된다. 3·1절 타종 행사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펼친 애국지사의 정신을 기리고,3·1운동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1953년부터 계속해 왔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박인환 : 어린 딸에게

    박인환 : 어린 딸에게

    글 유종호 문학평론가, 시인 기총(機銃)과 포성의 요란함을 받아가면서 너는 세상에 태어났다 주검의 세계로 그리하여 너는 잘 울지도 못하고 힘없이 자란다. 엄마는 너를 껴안고 삼 개월 간에 일곱 번이나 이사를 했다. 서울에 피의 비와 눈 바람이 섞여 추위가 닥쳐오던 날 너는 입은 옷도 없이 벌거숭이로 화차(貨車) 위 별을 헤아리면서 남으로 왔다. 나의 어린 딸이여 고통스러워도 애소(哀訴)도 없이 그대로 젖만 먹고 웃으며 자라는 너는 무엇을 그리 우느냐. 너의 호수처럼 푸른 눈 지금 멀리 적을 격멸(擊滅)하러 바늘처럼 가느다란 기계는 간다. 그러나 그림자는 없다. 엄마는 전쟁이 끝나면 너를 호강시킨다 하나 언제 전쟁이 끝날 것이며 나의 어린 딸이여 너는 언제까지나 행복할 것인가. 전쟁이 끝나면 너는 더욱 자라고 우리들이 서울에 남은 집에 돌아갈 적에 너는 네가 어데서 태어났는지도 모르는 그런 계집애. 나의 어린 딸이여 너의 고향과 너의 나라가 어데 있느냐 그때가지 너에게 알려 줄 사람이 살아 있을 것인가. 작고한 시인 박인환은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의 시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목마와 숙녀>의 화려하면서 감상(感傷)적인 모더니즘, <세월이 가면>에 보이는 샹송 흐름의 가볍고 유창한 애상은 박인환 시편 곳곳에서 발견되는 특징이다. 해방 직후 박인환은 동인 사화집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에 수록된 시편을 선보이면서 주목을 받았다. 거기 수록된 <인도네시아 인민에게 주는 시>같은 작품은 해방 직후의 정치적 격정과 노도질풍의 시기에 발표된 정치시편 가운데 가장 우수한, 유려하고 활력 있는 것의 하나였다. 지배권을 회복하려는 모략을 부셔라 이제는 식민지의 고아가 되면 못 쓴다 전 인민은 일치 단결하여 스콜처럼 부서져라 국가방위와 인민전선을 위해 피를 뿌려라 3백년 동안 받아온 눈물겨운 박해의 반응으로 너의 조상이 남겨놓은 야자나무의 노래를 부르며 홀랜드군(軍)의 기관총 진지에 뛰어들어라 -<인도네시아 인민에게 주는 시> 중에서 언뜻 임화의 격문시(檄文詩)를 연상케 하는 바 있지만 상상력의 규모나 세목에서 임화를 능가하는 박력을 가지고 있다. 그 후에도 사회 현실에 대한 관심은 지속되지만 어느덧 도시인의 영탄으로 흐르면서 대중적 상상력 속에서는 <목마와 숙녀>의 시인으로 굳어져 있다. 그에게는 김수영이 경멸해 마지않았던 어떤 경박함이 명시적으로 드러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서른 살의 이른 나이에 요절했다는 그의 불행한 개인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사실 박인환은 50년대 전후해서 등장한 많은 모더니스트 시인 가운데서 읽을 만한 시편을 남긴 몇 안 되는 시인이기도 하다. 가령 <행복>같은 작품은 널리 알려진 시편보다 한결 격조 있는 성숙 시편이기도 하다. 위에 적은 <어린 딸에게>는 각별히 뛰어나거나 박인환의 시적 특징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은 아니다. 활달하고 잘 읽히는 쉬운 시편으로서 박인환에게 이런 시편도 있나 하는 소회를 갖게 되는 독자도 적지 않을 것이다. 3년 간 계속된 전쟁 중에 많은 사람들이 피란 생활을 강요당했으나 그런 특이 체험을 다룬 시편은 의외로 많지 않다. 그런 가운데 위의 시편은 당대의 숨김없는 소회가 담긴 소박하나 진실한 시편이다. 전쟁 중에 태어난 어린 딸을 데리고 부모는 수없이 이사를 다녔다. 심란하기 짝이 없는 생활이었을 것이다. 너의 호수처럼 푸른 눈 지금 멀리 적을 격멸(擊滅)하러 바늘처럼 가느다란 기계는 간다. 그러나 그림자는 없다. 이 대목에서 독자들은 주춤할 것이다. ‘적을 격멸하러 가는 가느다란 기계’는 무엇일까. 당대를 살아보지 않은 독자들에게 이 대목은 수수께끼로 비칠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전쟁 당시에 하늘을 자주 날던 제트기(機)를 가리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음속보다 빠른 제트전투기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한국전쟁에서다. 처음 제트기를 접했을 때 폭음은 나지만 비행기는 보이지 않아 적지 아니 당황했다. 나중에 보니 소리나는 곳보다 훨씬 전방에 쏜살같이 달리는 비행기가 보였다. 제트기는 특유의 비행운(飛行雲)을 달고 다녔는데 그것을 통틀어 ‘바늘처럼 가는 기계’라 한 것이라 생각된다. ‘그림자가 없다’는 것도 그 보충설명이라 보면 될 것이다. ‘호수처럼 푸른 눈’이란 서술 다음에 비행기가 나오는 것은 마침 아기의 눈이 비행기 쪽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엄마는 전쟁이 끝나면 너를 호강시킨다 하나 언제 전쟁이 끝날 것이며 나의 어린 딸이여 너는 언제까지나 행복할 것인가. 사실 전쟁 중에는 전쟁이 언제 끝날지 대중을 잡을 수 없었다. 전쟁 중에 태어나 제대로 먹이지도 입히지도 못한 처지이기 때문에 전쟁이 끝나면 호강을 시켜준다고 부모는 다짐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일 뿐이다. 과연 전쟁은 끝날 것이며 딸의 행복은 기약할 수 있는 것인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에겐 생소한 소회일 것이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부모들이 과연 무사하게 평화를 맞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도 기약할 수 없다. 담담하면서도 절박한 느낌이 다음 대목에 보인다. 너의 고향과 너의 나라가 어데 있느냐 그때가지 너에게 알려 줄 사람이 살아 있을 것인가.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 전쟁과 그로부터 파생한 고통스러운 기억은 대체로 망각되어 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전혀 모르는 세대들이 인구의 다수파를 이루고 있다. 그러한 시점에 박인환의 <어린 딸에게>를 읽는다는 것은 각별한 소회를 안겨준다. 젊은 독자들은 거침없이 활달하기는 하나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이런 시편의 장점과 미덕이 어디에 있는지 혼란을 겪을지도 모른다. 20세기의 한국은 역동적인 격변의 시대였다. 취향의 변화도 막심하였다. 그러한 풍화의 세월 속에서 이만한 생명력을 가진 시편도 그리 흔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50년대에 씌어진 다른 시편과 견주어보아야 실감이 될 터이다. ”나는 불모의 문명, 자본과 사상의 불균형한 싸움 속에서 시민정신에 이반(離反)된 언어작용만의 어리석음을 깨달았다. 자본의 군대가 진주한 시가지는 지금은 증오와 안개 낀 현실이 있을 뿐-더욱 멀리 지난날 노래하였던 식민지의 애가이며 토속의 노래는 이러한 지구(地區)에 가라 앉아 간다.“ 시인으로 출발하면서 박인환은 이러한 시적 포부를 밝혔다. 시민정신에 충실하련다는 그의 시적 선언은 그의 요절로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였다. 그러나 시편 곳곳에 박혀 있는 그의 신선한 언어는 아쉬운 잠재가능성의 기호로서 우리에게 안타까운 호소를 계속할 것이다. 피로한 인생은 지나(支那)의 벽처럼 우수수 무너진다. -<종말> 중에서 나는 들었다 나는 보았다 모든 비애와 환희를. -<어느 날> 중에서 유종호 · 1935년 충북 충주 출생. 서울대 문리대 영문과를 나와 뉴욕 주립대(버펄로) 대학원에서 수학. 현재 연세대 문과대학 특임교수. 1957년부터 비평 활동을 해왔으며 저서로 《유종호 전집》(전 5권) 이외에 《시란 무엇인가》 《서정적 진실을 찾아서》 《다시 읽는 한국시인》 《내 마음의 망명지》 《나의 해방 전후》 《시 읽기의 방법》 등이 있다.       월간 <삶과꿈> 2006.10 구독문의:02-319-3791
  • [사설] 교원평가 시범학교 누가 협박하나

    교원평가 시범학교에서 해괴망측한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시범학교로 선정된 48개교 중 일부 학교에서 교장에 대한 인신공격성 글이나 협박전화 등이 난무할 뿐더러 교정에 붉은 페인트로 쓰인 협박 문구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학교의 교정은 미래를 끌고 나갈 학생들의 배움터이다. 교원평가를 둘러싼 대리 싸움터로 변질돼서는 안 되는 귀중한 곳이다. 그렇기에 교정 안에서 일어난 비방·협박·낙서 등 비교육적인 처사는 묵과할 수 없는 일임을 확실히 해둔다. 현재 드러난 시범학교에 대한 방해 및 음해는 저질스럽고 유치하기 짝이 없다. 현관 유리창에는 ‘교평 반대’라는 낙서가 페인트로 씌어 있고, 운동장의 단상에는 붉은 스프레이 등으로 ‘민주절차 무시하는 ××× 떠나라’라는 글씨가 휘갈겨져 있다. 또 본관 통로와 교내 입간판에는 ‘너 딱 걸렸어’라는 유인물이 나붙고, 어느 교장에게는 ‘제명에 죽으려면 시범학교 신청을 철회하라.’라는 협박 전화까지 서슴지 않았단다. 정녕 참교육의 현장인지 묻고 싶다. 더구나 교원평가에 참여하는 동료 교사들에게 ‘나라를 팔아먹는 이완용’으로 매도하는 지경이라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교원평가제의 당위성은 새삼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시범학교는 교원평가의 본격 시행을 위한 틀을 짜는 과정이다.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시범 기간인 내년 8월까지 공론의 장은 열려있다. 상황이 이럴진대 배움터를 훼손하고 학습 분위기를 해친 비교육적인 행위는 엄단해야 마땅하다. 수사를 통해서라도 누구의 짓인지를 밝혀내야 한다. 목적을 위해 협박을 일삼고 배움터마저 수단으로 이용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누가 참교육을 실천하는 참교사인지를 잘 알고 있다.
  • [열린세상] 6자회담과 한국의 역할/이철기 동국대 교수·평화연대 공동대표

    북한 핵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2차 6자회담이 25일 중국의 베이징에서 열린다.본질적인 해법이 마련될 가능성은 희박하나,대화를 지속시킬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2차 회담 개최에 합의하게 된 배경에는 북한과 미국 모두,일단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6자회담의 교착이 장기간 계속되는 것은 북한으로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대량파괴무기 확산방지구상(PSI) 등 불리한 환경이 강화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고,부시가 재선될 경우 상황은 돌이킬 수 없게 악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둔 부시의 입장에서도 북한 핵문제의 악화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북한이 핵개발 선언과 같은 추가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면,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고 대선 정국에서 쟁점으로 부각될 경우 곤경에 처할 것이기 때문이다.따라서 북한이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대화의 채널을 열어 두면서 대선 때까지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2차 회담에서는 북한과 미국이 서로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원칙적이고 선언적인 합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북한은 궁극적으로 핵을 완전한 폐기할 수 있다는 의사를,미국은 북한에 안전보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입장을 상호 표명하는 것이다.또 핵의 완전한 폐기에 앞서 우선 핵동결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합의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그런데 북한 핵문제 협상과 관련해 가장 큰 변수는 11월에 있을 미국의 대선이다.결과는 예측불허 상황이다.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미국의 대북정책과 북한 핵문제 해법은 달라질 것이다.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승세를 굳히고 있는 존 케리 후보는 북한과 직접 대화를 통한 핵문제 해결을 줄곧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부시가 재선에 성공한다면,미국의 대북정책은 계속 강경기조를 이어갈 것이고 북한에 대한 압박은 더욱 강화될 것이 분명하다.부시가 재선된 2005년 한반도엔 전쟁의 먹구름이 감돌 것이다. 네오콘의 입장에서 북한과 리비아는 본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정책적·전략적 차원과 전술적 차원의 차이이다.‘북한위협론’은 일방주의 정책의 주요한 명분이다. ‘북한핵의 위협’은 선제 핵공격전략을 지탱해주는 구실이 되고 있다. ‘북한 미사일의 위협’이 없어진다면 정권의 운명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 방어(MD)의 명분이 사라진다.따라서 ‘깡패국가 북한’ 혹은 대량파괴무기(WMD)를 확산시키는 북한이 계속 필요하다.이라크의 후세인 정권이 붕괴된 상황에서 이러한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 북한으로서는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 억울할 것이다.그러나 부시가 재선될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부시가 낙선하기만을 기대할 수는 없다.미국의 대선 결과에 북한 자신의 운명과 한반도의 장래를 걸고 도박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부시가 재선되더라도 군사적 행동을 하거나 강경정책을 유지할 수 있는 구실을 주지 말아야 한다.좀 더 ‘통 크고 과감한 조치들’이 필요하다.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 놓아야 한다.그러기 위해서 북한은 동결 해제했던 원자로 등의 재동결과 이 시설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 수용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이러한 일방적인 조치들은 북한에 불리한 양보가 아니라 오히려 북한의 입지를 강화시켜줄 것이다. 한편 북한 핵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우리 정부의 주도적인 역할과 자주적인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한·미 공조라는 미명 아래 미국에 주도권을 내주고 미국의 강경정책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고 있다. 북·미간에 타협이 가능한 구체적인 협상안을 내놓고 북한과 미국을 설득하는 중재자 역할이 요구된다.또한 북한의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에 대한 전력지원과 같은 적극적인 자세도 필요하다. 이철기 동국대 교수·평화연대 공동대표˝
  • 잇단 유괴·납치…‘100일 소탕작전’돌입 / “강력범죄 나가있어”

    경찰이 갈수록 흉악해지는 강력범죄와 전쟁을 선포했다. 경찰청은 16일 전국 경찰지휘관 회의를 갖고 납치·유괴,폭력,강·절도 등 강력범죄를 대상으로 ‘소탕 100일 작전’에 들어갔다.이는 최근 납치와 유괴,살인 등 카드빚 등에 의한 끔찍한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급증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납치·유괴 범죄부터 근절’ 경찰은 사회 불안을 증폭시키는 가장 주된 범죄로 납치·유괴를 꼽고 있다.지난 주에만 서울 강남 압구정동 여대생 납치 사건 등 3건의 유괴·납치 사건이 잇따랐고,올 들어 12건의 납치·유괴 사건 가운데 8건이 5,6월에 몰렸다.경찰 관계자는 “범행 수법이 대담하고 치밀해졌고 영유아에서 성인 여성에 이르기까지 범행대상도 넓어졌다.”면서 “일부 모방범죄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살인·강도·절도·강간·폭력 등 5대 강력범죄 발생건수도 지난 98년 33만여건에서 지난해에는 47만여건으로 증가 추세에 있고,올 들어서는 지난 1월 3만 3294건에서 지난달 4만 4642건으로 34%나 늘어났다.최기문 경찰청장은 이날 전국 경찰지휘관 회의에서 “안심하고 밤길을 다닐 정도로 치안상태가 좋은 나라로 평가됐는데 이제는 범죄가 어느 곳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어느 때보다 정신을 차리고 경찰이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각 지방청별로 인질·납치 수사 경험이 많은 5,6명 규모의 ‘인질·납치 전담수사반’을 편성,인질·납치 사건을 직접 수사하거나 일선 경찰서의 수사를 지원하도록 했다.또 경찰청 수사국장의 지휘 아래 지방청 차장과 경찰서 형사과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강력범죄 소탕본부’를 설치,지방청·경찰서별로 책임을 지고 강력범죄에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시민들 “대낮에도 돌아다니기 무서워” 흉악범죄가 잇따르자 시민들은 ‘한낮에도 돌아다니기 무섭다.’고 호소하고 있다.무인경비 수요도 늘어났다.무인경비업체 관계자는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이달 들어 가입 문의전화가 지난달보다 2배 정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개인경호가 가능한지를 문의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서울 S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인간성을 말살하는 흉악 범죄가 지난해보다 3∼4배쯤 늘어났다.”고 말했다. 여대생 박하나(22·서울대 소비자학과 4년)씨는 “경찰이 뒤늦게나마 대책을 마련해서 다행이지만 ‘특별반’을 만든다고 납치나 유괴가 근절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대안을 주문했다. ●“수사시스템 혁신으로 근본 대책 마련해야” 전문가들은 강력범죄가 더 이상 기승을 부리기 전에 범죄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이 즉각 신고하고 수사기관은 첨단 수사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형사정책연구원 최인섭 연구실장은 “시민들이 일종의 ‘공황’ 상태에 빠져 있는 것 같다.”면서 “검·경이 범인을 100% 잡아내고 법원이 중형으로 다스리는 등 사법기관이 강력 대응해 전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사회의 복합 병리현상이 강력범죄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정부 차원에서 범죄대응 기술과 범죄심리를 전문으로 연구해 강력범죄에 능동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택동 이두걸 박지연기자 taecks@
  • 민주 DJ 절연표명 안팎

    민주당내에서 ‘탈(脫)DJ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복잡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쇄신파는 김홍일(金弘一)의원의 탈당과 거국중립내각 구성 등의 건의안을 27일 최고위원회의에 공식 건의할 예정이다.그동안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도 차별화의 운을 떼기 시작했다.쇄신파 주장에 대한 동교동 구파의 반발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민주당내의 미묘한 갈등 기류를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脫DJ”盧 최후의 베팅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26일 본격적인 ‘DJ(金大中대통령) 차별화’방침을 표명,노 후보의 중대 결단이 임박한 분위기다. 노 후보는 그동안 김 대통령과의 차별화 문제에 대해선 인간적 도리를 앞세우면서 “너무 야박하다.”는 입장에서 자제해 왔으나 이날 ‘상황 변화’를 들면서 본격적인 ‘탈(脫)DJ 프로그램’가동 의지를 천명했다. 노 후보는 “(김 대통령과) 차별화를 안한다고 했을 때는 부패문제가 그렇게 드러나지 않을 때였다.”고 해명했다.즉 대통령의 삼남 홍걸(弘傑)씨에 이어 차남 홍업(弘業)씨도 비리혐의가 드러나면서 구속됐기 때문에 인간적 도리 등을 핑계로 이 문제를 방관할 단계가 아니란 뜻이다.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가 검찰수사로 잇따라 드러난 만큼 적절한 대응책을 민주당이 제시하지 않으면 ‘국민적 신뢰’를 얻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차별화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는 입장이다. 노 후보는 특히 부패청산 문제가 제대로 결론나지 않을 경우에 후보직 포기 등 중대결단을 하겠다고 배수진을 쳐 ‘탈(脫)DJ’를 위한 결단 임박설에 무게를 실었다. 이를 볼 때 김홍일(金弘一) 의원 민주당 탈당과 아태재단 해체 및 사회 환원,그리고 청와대비서진 인책론과 거국중립내각 구성 등 민주당의 ‘과거청산프로그램’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도 “김홍일 의원 탈당 등 제반 사항에 대해 ‘일이 진행중이므로 조용한 비공개 해결이 필요하다.내게 맡겨 달라.’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이용범(李鎔範) 부대변인을 통해 밝혀 자진 탈당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김의원 탈당·공직사퇴 문제와 관련,“대세가 그렇게 가고 있는데 이를 거스를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민주당 핵심관계자들의 잇단 언급도 결단임박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신기남(辛基南) 최고위원이 과거청산문제를 건의하고,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른 수단도 강구할 것이라며 지도부를 압박하는 등 민주당 기류가 강경하다. 따라서 민주당의 DJ절연 방안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특히 지금까지 ‘DJ차별화’에 조심스러웠던 노 후보가 본격적인 차별화 의지를 시사,김 의원 탈당외에도 아태재단 해체,청와대 비서진 문책 등 쇄신파가 줄곧 요구해온 DJ와 절연 프로그램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농후해지는 분위기다. 노 후보가 앞으로 DJ와 절연 의지를 천명할 경우 ‘6·29 선언식 충격요법’까지점쳐지고 있다.노 후보가 과거청산에 적극 나섬에 따라 민주당이 전방위적으로 ‘청와대 압박’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제기된다.앞으로 ‘내치(內治) 중단’‘거국중립내각 구성’ 등 민주당측의 청와대 압박이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춘규기자 taein@ ■신기남최고 공세 “김홍일의원 탈당은 民心”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金弘一) 의원의 탈당을 26일 최고위원회에 공식 건의한 민주당 정치부패근절대책위원장인 신기남(辛基南·사진) 최고위원은 “나에게 맡겨달라.”는 한화갑(韓和甲) 대표의 발언에 대해 “선거 전부터 나에게 맡겨달라고 해놓고선 된 게 뭐가 있느냐.”며 “조용히 밀행적으로 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고 꼬집었다.또 “청와대는 ‘너희들(민주당)이나 잘하라.’고 말하는데,그런 오만이 어디서 나오느냐.”며 “참으로 유치하고 오만한 대응”이라고 맹비난했다.다음은 신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책위 건의안이 채택되지 않으면. 최고위원회에서 민심과 여론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적극 설득할 것이다.채택되지 않으면 다른 수단을 강구할 것이다. -당 윤리위원회에서 다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김 의원의 잘잘못을 거론하는게 아니다.따지면 잘못도 있겠지만….지금 대통령 아들 문제 때문에 온 국민이 난리이다.구시대와 절연하고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상징적으로 하는 것이다. -쇄신파의 탈당 요구가 오히려 김 의원의 운신의 폭을 좁혔다는데. 인간적인 감정,당사자의 자존심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선거 전부터 줄곧 (김 의원의 결심을)기다리지 않았는가.쇄신파들이 나서는 것이 방해가 된다는 것은 궤변이다. -김 의원을 직접 만나 설득할 계획은. 개인적으로 설득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김의원 얼굴을 보면 인간적 측면 때문에 말을 못할 것이다. -대통령이 탈당한 상황에서 청와대 비서실에 책임을 묻는 것이 논리적 모순이라는 지적이 있다. 대통령이 탈당해서 당과 청와대가 절연됐다면,지방선거 결과가 이렇게 나왔겠는가.국민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지금 청와대는 민심을 돌릴 생각은 안하고 오기로 맞서고 있다. -당사자인 김 의원도 쇄신파의 주장에 불쾌해 하는데. 우리들도 인간적으로 못할짓이다.처음엔 청와대나 한화갑 대표가 조용히 해결해 줄 것으로 알았다.그러나 지금까지 이뤄진 게 뭐가 있느냐.국민으로부터 버림만 받았지.국민을 위해서나 자신을 위해서 (탈당하는 게)좋을 것이다. 홍원상기자 wshong@ ■김옥두의원 맞공 “쇄신파 지난총선 비리 안다” 민주당 동교동계 핵심 김옥두(金玉斗·사진) 의원은 26일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장남 김홍일(金弘一) 의원의 탈당을 요구하고 있는 신기남(辛基南) 최고위원 등 쇄신파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난을 퍼부었다. -쇄신파가 김홍일 의원 탈당을 요구하고 있는데. 누가 누구보고 나가라고 그러나.정작 쇄신돼야 할 대상은 쇄신파다.그들의 비리를 내가 다 알고 있다.지난 총선때 내가 사무총장 하지 않았나. -김홍일 의원의 탈당이 임박했다는 보도도 있는데. 지금은 나가고 싶어도 (쇄신파가) 떠들어대서 못나가는 상황이다.압력에 밀리는 모양새로 어떻게 나가겠는가.엄연히 지역구(목포)를 가진 국회의원을 밀어낸다면 목포 시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쇄신파가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홍일 의원 탈당 요구안을 공식 제출할 것이라고 하는데. 상황을 보고 대응하겠다.내가 최고위원은 아니지만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서 의견을 밝히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쇄신파가 왜 이렇게 강경하다고 보나. 방송,신문에 이름을 날리려고 그러나 보지….신기남 최고위원이 정말 충정이 있다면 먼저 최고위원직을 내놓아라.자기는 가만히 있으면서 남보고 나가라고 해서 되겠나. -김홍일 의원 탈당을 반대한다면,민심수습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대통령 아들이 둘이나 구속되고 대통령이 사과했으면 이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쪽으로 가야지,왜 연좌제처럼 김홍일 의원을 걸고 넘어지느냐.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고,한나라당의 비리를 공격해야지,같은 식구를 왜 공격하나.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대통령을 면담할 것이란 보도도 있다. 왜 대통령을 압박하나.대통령은 이미 탈당해서 당과 아무 상관이 없다. -사태 해결의 중재자로 나설 의향은 없나. 결국 잘 될 것이다.이런 문제는 조용하게 비공개로 해결해야지.언론에 대고 떠들어대면 될 것도 안된다. 김상연기자 carlos@
  • 푼돈, 은행을 탈출하라

    푼돈은 은행을 떠나라? 은행들이 소액예금에 이자를 거의 주지 않거나 오히려 ‘계좌유지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돈을 물리고 있어 푼돈들의 은행권 탈출이 예상된다.재테크 전문가들은 콧대 세우는 은행에 더 이상 미련갖지 말고 투신권의 신탁상품에 눈돌리라고 조언한다.하루를 맡겨도 이자를 주고,단돈 1원까지도 받아준다.물론 ‘운용한 만큼 돌려준다.’는 실적배당 원칙에 따라 원금손실의 위험이 상존하지만 보수적으로 설계된 상품을 선택하면 원금이 깨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은행 정기예금처럼 확정이자를 주는 신탁상품도 있다. ●은행권,푼돈 문전박대= 제일은행은 다음달 1일부터 100만원 미만 수시 입출금식예금이자를 연 2%에서 1%로 낮추기로 했다.서울·하나은행은 이달 16일부터 각각 40만원·50만원 미만 예금에 대해서는 아예 이자를 한푼도 안준다.평균잔액이 5만∼10만원을 밑돌면 오히려 은행에 벌금을 내야한다.수익에 하등 도움안되는 푼돈은 은행을 떠나라는 얘기다. ●투신권에도 확정금리 상품있다= 은행이 이렇듯 서민을 홀대해도 쉽사리 은행권을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은행처럼 원금과 이자를 보장해주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투신권에도 은행 정기예금처럼 확정이자를 주는 상품이 있다.‘신탁형 증권저축’이 그것.가입기간도 한달 미만에서부터 1년 이상으로 은행보다 훨씬 자유롭다.그러면서 이자는 은행보다 0.2%포인트 가량 많다. ●은행에 묵히는 것보단 채권형 신탁상품이 낫다? = 장롱에 묵히느니 몇푼이라도 이자가 붙는 은행에 넣어두는 게 낫다는 말은 이제 옛말.대한투신 영업추진팀 주순극(朱舜極) 팀장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신탁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불신이 높아졌지만 주로 채권에 투자하는 보수적인 채권형 상품은 원금손실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다.물론 당초 제시했던 수익률보다 실제 지급하는 이자가 더 적거나 많을수도 있지만 한푼도 이자를 안주는 은행보다야 낫지 않으냐는 설명이다.그렇지만 원금손실 가능성이 희박하나마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편입채권의 종류를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하는 게 좋다. 안미현기자 hyun@
  • 자사주 소각 得인가 失인가

    폭락장에서 자사주 소각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수 있을까. 삼성전자가 16일 자사주매입을 공시하면서 주주들이 원하면 소각할수도 있다고 말해 자사주 소각이 새로운 테마로 떠오를 지에 관심이쏠리고 있다.그러나 17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만1,000원 하락,13만7,000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고 자사주 관련주인현대차·현대전자 등도 급락하는 등 맥을 못췄다. ■자사주 소각 발표기업들 주가 올들어 자사주 소각을 발표한 기업은다함이텍(구 새한정기) 현대전자 서울증권 기아자동차가 있다. 포항제철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도 소각을 전제로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지난 2,3월에 소각을 발표한 다함이텍이나 현대전자는 주가에 어느정도 반영됐지만 종합주가지수가 하락추세를 지속해온 지난 9월 소각을 발표한 서울증권과 기아자동차 주가는 하락세를 멈추지 않았다. ■매입소각 왜 하나 단기적으로는 주가안정,중장기적으로는 기업이미지 제고와 주주가치를 향상시킬수 있다.또 자사주 매입기간중에는 해당 주식의 수요가 늘어 주가가 오를수 있다. 상장주식수가 줄어들어 주당순이익(EPS)과 자본수익률(ROE)이 증가한다.기아차의 경우 공시대로 내년 1월 6,000억원을 들여 17.8%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면 EPS는 471원에서 658원으로 증가,소각하지 않을 경우 611원보다 7.7% 증가한다는 분석도 나와있다. 대주주 지분이 적은 경우 소각을 통해 지분율을 높임으로써 경영권방어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는 등 여러 장점이 있다.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 지분은 53%에 육박하나 대주주 지분은 26%에 불과,경영권방어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여기에 주가관리가 경영진을 평가하는 주요 항목으로 떠오르면서 하락장에서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가관리는 경영자 입장에서 필요불가결한 것 일수 있다. 삼성증권 정우창(鄭又暢)연구원은 “미국에서는 87년 10월 블랙먼데이 당시 650개의 상장사들이 자사주소각을 잇달아 발표,시장이 안정을 찾는데 상당히 기여했다”면서 “아직 국내에서는 자사주 매입에대해 부정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익소각과 자본소각 차이점 이익소각은 이익잉여금 한도내에서만자사주를 매입소각할수 있으며 이사회 결의만으로도 가능하다.소각후주식수는 감소하지만 자본금은 변화가 없다.자본소각은 주총의 특별결의와 채권단의 동의가 필요하며 자사주 매입한도는 제한이 없다.이익소각에 비해 까다로운 편이며 자본금과 주식수가 모두 감소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수가 감소한다는 면에서 차이는 없다.따라서소각 규모가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중요하다. ■하락장에서는 백약이 무효(?)신영증권 장득수(張得洙)부장은 “폭락장에서는 호재보다는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면서 “삼성전자나 현대전자는 반도체경기 등 해외변수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강선임기자 sunnyk@
  • 석조각 개척자 전뢰진 古稀展

    국내 석조각의 개척자로 예술원 회원인 전뢰진 고희전이 인천시 계산동에있는 경인여자대학에서 23일부터 30일까지 펼쳐진다. 작가는 이번에 ‘낙원가족’ ‘아침’ ‘생애’ 등 9점을 선보인다.특히 강관욱 유영교 고정수 한진섭 등 중견의 제자 작가들이 2∼3점씩 같이 출품해기대를 모으고 있다.92년에 세워진 경인여대 졸업생들이 작가의 작품을 기념물로 학교 증정하면서 작가 전뢰진과 이 학교의 특별한 인연이 시작됐다.현재 경인여대 교정에는 작가의 작품 6점과 제자 작품 13점이 놓여져 있다. 원래 지난해가 고희였던 작가는 고희전을 갖지 않을 생각이었으나 평소 그의 작품에 큰 관심을 보여온 김길자 경인여대 학장의 권유를 못이겨 학교에서 제자들과 함께하는 이색 전시회를 개최하게 됐다.한국 석조각을 개척한그는 전북 익산에서 나는 대리석을 이용해 투박하나 한국적 정감이 넘치는구상 조각품을 지금까지 400점 가까이 제작했다.서양 조각이 마무리 작업을대부분 기계적 연마에 의존하는 데 비해 그의 작품은 정과 망치로 일일이 쪼아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여기에 작품의 일정부분을 뚫는 투각으로 재질의육중함을 보완한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뚝배기에 담긴 된장국’이라고 스스로 평하고 있다.(032)540-0114.
  • 나토 군사조직 체계

    나토 19개 회원국의 병력은 다 합치면 300만 명을 육박하나 유럽에 주둔하는 10만 미군이 나토 군사력의 근간을 이룬다.이는 나토 연합군 조직표에 잘반영되어 있다. 나토 연합군은 유럽과 대서양지역으로 관할을 2개로 나눠 각각 최고사령관을 두는 쌍두 체제로 운영된다.나토군 창설이후 이 쌍두 최고사령관을 모두미 장성들이 맡아왔다. 나토 유럽 연합군(ACE)은 노르웨이에서 지중해,대서양 서해안에서 터키 코카서스산맥에 걸치는 500만㎢을 관할하는데 초대 최고사령관(SACEUR) 아이젠하워 원수의 면모에서 보듯 실질적으로 나토군 총사령관 역을 맡고 있다. 현재 유고 공습을 총지휘하고 있는 웨슬리 클라크 장군도 나토 연합군 총사령관으로 불리지만 정식 직함은 이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이다.더 중요한 사실은 미 육군 대장인 클라크 장군은 미군의 9개 통합사령부의 하나인 미 유럽사령부(USEUCOM) 최고사령관으로서 이 나토 총사령관격인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 직을 ‘당연직’으로 겸한다는 점이다.형식상으론 나토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각료이사회의 추인을 받으며 나토 사무총장과 군사위원회의 명령을 수행한다.최고사령부(SHAPE)는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 인근인 몽스. 나토군의 다른 축인 대서양 연합군(ACLANT)은 북극에서 북회귀선,북미주 동해안에서 유럽·아프리카 서해안에 이르는 3,000만㎢을 관할한다.나토 대서양연합군 최고사령관(SACLANT)은 미 9개 통합사령부의 하나로서 버지니아주노포크에 최고사령부가 있는 미 대서양사령부(USATCOM) 최고사령괸이 겸직한다.현재는 해럴드 게먼 미 해군대장이 맡고 있다.부사령관은 영군 해군중장이 맡아왔다. 한편 나토 유럽연합군은 북서군,중부군,남부군으로 갈라지는데 유고 등 발칸반도가 속해있는 남부군의 현 사령관도 제임스 엘리스 미 해군대장이다. 김재영 기자
  • [공직탐험](3)세무공무원의 꽃 일선 세무서장

    일선 세무서의 규모는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연간 세수가 3조5,000억원이넘는 곳이 있는가 하면 100억원 정도에 그치는 세무서도 있다. 세무공무원도 200명 이상이 있는 곳이 있는 반면 고작 36명에 불과한 세무서도 있다. 현재 전국의 일선 세무서는 134개.세무서는 세수규모와 인구를 감안,1급지(100개)와 2급지(32개),3급지로 나눈다.1급지는 광역시와 대도시에 있는 세무서로 보면 되고,중소도시는 2급지,전남 강진세무서와 경북 영덕세무서가 3급지로 돼 있다. 1∼3급지로 분류를 해놓은 것은 세무서장의 자격 때문이다.1급지는 4급 서기관,2급지는 5급 사무관이나 4급 서기관 이상,3급지는 사무관이 서장을 맡도록 규정돼 있다.그러나 현재는 3급지 두군데를 빼고는 모두 서기관이 서장을 맡고 있다. 세수 규모로 보면 울산세무서가 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다.지난 97년 한해세수가 3조5,917억원이었다.그 뒤를 여수 세무서 2조2,293억원으로 잇고 있고,3위는 서울 을지로세무서로 2조2,145억원이다. 울산세무서 權重源서장은 1등을 하고 있는 이유를 “특별소비세 때문”이라고 말했다.세율이 높은 정유업체인 SK(유공)와 쌍용정유가 관내에 있어 세수가 많다는 설명이다.울산에서 가장 큰 제조업체인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은 동울산세무서가 관할하고 있다. 여수가 2위를 차지한 것도 여천화학단지의 LG정유 덕분이다. 인원수로 보면 단연 의정부세무서가 톱이다.현재 204명의 직원이 있다.그러나 연간 세수는 2,247억원에 불과하다.울산의 111명에 비해 인원은 거의 배에 육박하나 세수는 10분의 1도 안된다. 朴守甲의정부세무서장은 “중부 전선 전부에 해당하는 2개시 4개군을 커버하기 때문에 인원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의정부시와 동두천시,경기도 양주·포천·연천군,강원도 철원군이 의정부세무서 관할이다.지역이 넓으니 인원도 많을 수밖에 없다. 朴서장은 관내에 대기업이 없고 주로 무허가 공장이나 영세업자들이라서 직원들이 세수지도까지 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서울시내 세무서 중에는 서부세무서가 164명의 직원이 근무,이 부문 1위(전국 7위)를 차지하고 있다.그 뒤를 마포(163)와 송파세무서(161)가 잇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작은 세무서는 강원도 태백세무서다.직원은 서장 포함 36명. 金鍾石 태백세무서장은 “세원이 뻗어나가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미니 세무서가 되고 말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석탄산업이 활황일 때,삼척세무서 황지지서에서 태백세무서로 승격했으나 80년대 후반 석탄산업이 사양화되면서세무서도 졸아들고 말았다는 진단이다.태백세무서는 현재 관내에 탄광은 3개밖에 없고 갑근세가 주세원으로 자리잡았다.지난해 157억원의 세수를 기록했다. 홍성추
  • 유혈종식… 평화의 싹 틔웠다/중동평화협상 타결 의미·전망

    ◎땅과 평화 교환… 실리·명분 나눠/이·팔 강경파 설득­추가철군 숙제로 세계의 대표적인 유혈지역으로 꼽히던 중동지역에 마침내 평화의 마침표가 찍혔다.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중동평화협상 타결은 이스라엘과 아랍전역간 민족적 반목을 잠재우는 초석이 될것으로 보인다. 평화협상 타결의 큰 의의는 93년 9월13일 오슬로 평화협정에서 쌍방간에 인식을 같이 했던 ‘땅과 평화의 교환’이라는 대의에 다시 합의했다는 대목에 있다.오슬로 협정은 이스라엘이 제3차 중동전쟁으로 점령한 동예루살렘,요르단강 서안,가자,골란고원 등을 원칙적으로 반환하는 댓가로 평화를 보장받는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96년 집권한 강경파 네타냐후는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해 버렸다.‘평화의 중재자’라는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명성은 구겨졌다.배신감에 찬 팔레스타인 강경파 하마드가 보복에 나서면서 중동에는 다시 크고 작은 유혈분쟁의 나날들이 찾아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지부진하던 신 중동평화협상이 타결에 이르게 된 데는 회담 3자들의 형편과 이해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11월 대선을 의식한 클린턴이 죽기 살기로 매달렸다.네타냐후도 평화파괴자라는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이 큰 부담이었다. 특히 네타냐후로서는 명분에다 실리마저 챙길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여기에 상대적으로 입지가 넓어진 팔레스타인도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접점을 찾게 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중동평화협상은 갈 길이 더 멀다.이스라엘 군대가 아직 요르단강 서안 60%를 장악하고 있고 네타냐후는 이스라엘 내 매파를,아라파트는 강경 무장세력은 물론,이웃 아랍의 불만까지 잠재워야 한다.팔레스타인 자치국가 수립까지는 아직도 희망과 회의가 교차하고 있다. ◎이·팔 합의내용 △‘이’ 요르단강 서안지역 13% 추가 철군 △‘팔’,‘이’ 국가전복 규정한 ‘팔’ 헌장 규정 폐기 △‘이’에 구속된 ‘팔’ 좌수 수백명을 단계적으로 석방 △‘팔’,테러리스트 체포 및 무기압수를 위한 구체적 보안계획 마련 △양측,포괄적 안보협정 체결 ◎요르단강 서안/요르단 영토… 이,67년 점령20세기초까지 오스만 투르크의 지배하에 있다 1923년 영국의 위임통치령이 됐다.2차대전 이후 신생국 요르단의 영토로 편입됐다가 67년 3차 중동전쟁때 이스라엘에 점령됐다. 이후 이스라엘이 군사기지와 유대인정착촌을 세워 영구영토화할 계획을 추진하면서 이곳에서 살아온 팔레스타인측과 마찰을 빚게 됐고 중동의 화약고로 떠올랐다.이스라엘은 이지역을 통치,요르단강과 사해를 국경으로 하겠다는 생각이었다.성지인 동예루살렘을 확보한다는 의도도 크게 작용했다. 땅의 대부분은 척박하나 요르단강이 주변국들의 중요 용수공급원이어서 옛부터 영토분쟁이 잦은 지역이었다.팔레스타인은 93년 오슬로 협정에 따라 99년까지 이지역전부를 이스라엘로부터 양도받기로 했다.지금까지 27%를 넘겨 받았다. ◎중동평화협상 일지 ▲48년 5월14일=이스라엘 독립 ▲49년 7월=제1차 중동전,팔레스타인인 85만명 축출 ▲56년 10월=2차 중동전.이,가자지구 및 시나이반도 장악 ▲67년 6월=3차 중동전.이,시나이반도,가자지구,골란고원,요르단강 서안,동 예루살렘 점령 ▲78년 9월=이·이집트 캠프 데이비드 협정 체결.이,시나이반도 이집트에 반환 ▲93년 9월=오슬로 협정.가자·예리코 팔 자치.이 철군. ▲95년 9월=워싱턴 2차 자치협정 서명.헤브론 등 7개 도시로 자치권 확대 ▲97년 1월=헤브론 협정.헤브론 등 추가철군 합의 ▲98년 10월=와이 밀즈 신중동평화협상 타결.이,요르단강 서안 13% 철수 등 합의
  • ‘작은 국무회의’ 경제장관회의(눈높이 경제교실)

    ◎임 부총리 IMF에 손뺏겨 “개점휴업” 경제장관회의는 ‘작은’ 국무회의다.그러나 국무회의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국무회의가 헌법기관으로 확정된 법안이 통과되는 의례적 측면이 강하지만 경제장관회의는 비헌법기관으로 살무적인 논의를 거치는 게 특색이다. 물론 갑론을박하나 경우는 거의 없다. 경제차관회의에서 논란거리를 먼저 걸러주기에 예상치 못한 정책이 튀어나온다든가 하는 일은 드물다. 다만 부총리의 스타일에 따라 회의운영에 180도 달라지곤 한다. 예컨대 초대 재경원 장관인 홍재형 부총리는 모든 사안을 실무적으로 접근하는 타입이다. 자기 목소리를 자제하고 관련법규를 바탕으로 의견을 개진,회의가 조용조용했다는 평이다. 부처 장관들도 실무진들이 준비한 서류를 바탕으로 보고하면 큰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나웅배 부총리는 기억력이 비상하다. 10년전에 추진하던 정책사항을 법규까지 들어가며 조목조목 지적하기로 유명하다. 한승수 부총리는 교수출신답게 꼼꼼하지만 의사결정 과정에 시간이 걸리는 스타일이다. 남의 얘기를많이 듣는편이기에 난상토론도 많았고 경제부처 장관의 목소리가 유별나게 많았다고 한다. 강경식 부총리는 한보와 기아사태 때문에 무척 바빴다. 자연히 정책결정보다 기아사태 등에 관심을 더 쏟았고 회의는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게 보통이었다. 실무진이 준비한 자료를 바탕으로 회의를 주재했기에 돌출변수는 없었다. 현 임창열 부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자금지원 문제로 경제장관회의를 한번도 주재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경제조찬간담회의 통해 본 임부총리는 전통적인 관료출신답게 ‘지시형’이라는 분석이다. 의사결정도 머뭇거림이 없이 일방통행이다. ◎어떻게 구성되나/관련 12개 부처장관·공정위장 참석/부처간 이견 조정… 효율적 정책 추진/첨예한 대립때 시행 보류 ▷구성◁ 경제장관회의는 경제정책의 수립 및 집행에 있어 경제 부처간의 상호 협조를 긴밀히 하여 국민경제의 효율적 운용을 도모하기 위해 설치됐다. 법적인 근거는 72년 2월 9일 대통령령 제6085로 공포된 경제장관회의 규정에 두고 있다. 회의 정규 구성원은 재정경제원장관,외무부장관,농림부장관,통상산업부장관,정보통신부장관,환경부장관,보건복지부장관,노동부장관,건설교통부장관,해양수산부장관,과학기술처장관,정무제1장관,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과 심의될 안건의 해당 원·부·처 장관이다. 의장은 재정경제원 장관이 맡는다. 이외에 중소기업청장,한국은행 총재,한국산업은행 총재,농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이 출석하여 해당 안건에 대해 의견을 말할 수 있다. 실제 경제장관 회의장에는 각 부처 장관들 외에 심의안건의 해당 국·과장 및 법무담당관이 배석하여 안건에 대한 토론이 있을 경우 장관들에게 당해부처 의견의 논리적 근거와 실무 자료를 제공한다. 재정경제원 법무담당관은 경제장관회의의 간사로서 회의의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참석한다. ▷기능◁ 경제장관회의에서는 정부의 대내외 경제정책에 관한 주요사항을 조정·심의한다. 경제장관회의에 회부되는 안건의 예를 들면 경제부처 소관 법률,대통령령,주요 경제정책,경제현안에 대한 보고 등이 있다. 각 장관들이 위와 같은 안건들을 심의하여회의 통과여부를 결정한다. 주요 경제정책의 경우 한 부처가 이를 추진하더라도 여러 관계부처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므로 부처간의 협조와 조정이 필수적이다. 즉 한 부처의 정책이 다른 부처의 정책과 상충되는 경우,정책에 예산 및 세제 지원 등 한정된 국가자원을 배분하는 내용이 포함된 경우,각 부처간 업무영역의 조정이 필요한 경우 등 관계 부처간의 의견조율이 없이는 정책 집행의 일관성과 효율적인 업무 추진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경제장관회의의 중요 기능은 이런 경우에 각 장관들이 안건 심의를 통해 부처간의 의견을 조정하고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토록 하는 것이다. ▷운영◁ 본래 안건 의결은 위원 3분의 2 이상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회의중 안건이 논의되는 가운데 대부분 각 부처의 의견들이 조정되므로 실제로 표결로 가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각 부처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안건의 경우 의장(재정경제원장관)이 의견을 조정하고 그 후에도 부처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는 경우에는 통과되지 못하고 보류된다. 회의 준비,회의진행순서,회의록 작성 등 회의 실무운영은 경제장관회의의 간사인 재정경제원 법무담당관이 담당한다. ◎어떻게 진행되나/의장인 재경원장광이 주재 (1997년 9월 5일 하오 2시30분 과천 정부종합청사 1동 7층 701호 재경원 대회의실.타원형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중앙에 경제장관회의 의장인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맞은편에 외무부장관,두사람을 중심으로 경제장관들이 나란히 앉아 있고 양쪽 끝에 한은 부총재(총재를 대신하여 참석),중소기업청장,산업은행총재 등이 앉아 있다. 부총리 뒤로는 간사인 재경원 법무담당관을 비롯,이날 상정되는 안건들의 소관 국·과장들이 배석하여 의안 상정을 기다리고 있고 장관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 위에는 안건과 마이크가 놓여 있다) ▲의장=성원이 되었으므로 제15차 경제장관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제14차 경제장관회의 회의록에 대해 의견이 있으시면 말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의견이 없으면 원안대로 접수하겠습니다. 오늘 심의할 안건은 대통령령안 6건,일반안건 3건 등 모두 9건 입니다. 먼저 관세법중 시행령개정안을 상정하겠습니다. 재정경제원 안건이므로 제가 설명드리겠습니다. 의견이 있으시면 말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건복지부장관=복지부에서 개별법에 분산되어 있던 사회복지모금과 관련한 규정을 전체적으로 모아서 사회복지모금법을 제정하였는데 이 규정에 의해 모금되는 기부금은 손금산입을 허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봅니다. ▲의장=준조세적인 기부금의 모집은 앞으로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보건복지부장관=물론 기부금 중에는 다소 강제적인 면이 일부 있는 것도 있으나 크게 보면 다 자발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재경원 담당실무자=기부금품 공동모금회를 세법상 기부금인정단체로 하는 문제는 이 모금회가 98년 7월에 설립되고 내용이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개정 사항이므로 설립 전까지 시행령을 개정하여 조치토록 하겠습니다. ▲보건복지부장관=법 시행까지 과도기 중에 기부금중 상당히 비중이 큰 불우이웃돕기성금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노동부장관=법에서 직접 정해 법정기부금으로 인정하자는 말인 것같습니다. ▲보건복지부장관=법에 여러가지 기부금이 들어올텐데 법에서 정한 것을 모두 손비인정한다는 말씀입니까.그러면 기부금품공동모금회에서 모금하는 기부금은 모두 인정해준다는 말입니까. ▲재경원 실무자=공동모금회는 사회복지법인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5%의 손비인정을 받을 수 있으며 불우이웃돕기 성금은 정부에서 모금하는 것이므로 전액 인정되고 있는 것입니다. ▲의장=사실은 불우이웃돕기도 재정에서 지원해야 하는 것이지 손비인정을 통해 민간으로 하여금 지원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면도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장관=공적부조는 공공부문에서 담당해야 하지만 어떤 부분은 정부가 하는 것보다 이 분야에서 정열적으로 일하시는 분들이 하는 것이 현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유리할 수 있다고 봅니다.이 경우 정부가 여기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야 하지 않느냐 하는 것입니다. ▲의장=공동모금회를 전액 손비인정단체로 하는 것은 곤란하므로 법인세법 시행규칙제17조에 의한 지정기부금단체에 추가하는 문제는 시행규칙을 개정할 때 다시 논의하기로 하고 이 안건은 원안대로 의결하겠으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안건 검토/회의에 안건 접수전­내부입안 거쳐 일반실무자 협의/안건 접수∼회의 개시전­실·국장 수준 고위실무자도 이견 조율/준비­쟁점사안 참고자료로 작성 제시 경제장관회의에 안건이 접수되기 위해서는 사전에 ①내부입안 ②관계부처협의 ③입법예고(법령안의 경우) ④공청회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그리고 경제장관회의에 안건이 접수된 후에도 실제로 회의에 안건이 상정되기 전까지는 많은 실무자들의 검토 및 조정과정을 거친다. ▷회의에 안건 접수전◁ 내부입안=각 입안 부처에서는 안건을 내부적으로 확정한다. 내부안이 확정되면 관계기관간의 협의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관계부처 협의=다른 부처와 관련사항이 없는 경우에는 생략하기도 하지만 관련사항이 있을 경우에는 꼭 협의를 거쳐 의견을 조정한다.이 과정에서 추진하려던 정책이 취소되기도 하고 관련부처의 협조로 가속도를얻기도 한다. 입법예고·공청회=입법예고(법령안의 경우)또는 공청회를 통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할 사항이 있을 경우에는 입안된 안을 수정한다. 수정된안이 타부처와 관련이 있을 경우 재협의한다. ▷안건 접수∼회의 개시전◁ 일반실무자간의 협의=안건에 관하여 경제장관회의 위원을 구성하는 부처와 이견이 없다면 회의를 기다려 상정되지만 서로간에 쟁점사항이 남아 있는 경우에는 회의 전까지 다시 실무자간 협의를 거친다.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들에 관하여 서로간의 의견을 재교환하거나 서로 교환된 의견을 토대로 수정의견을 제시하여 합의를 위해 노력한다. 재정경제원 법무담당관실에서는 관계 부처간의 협의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의견이 제대로 교환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이를 알려주고,법논리상 또는 정부정책상 모순되는 의견이 나왔을 경우에는 이를 철회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고위 실무자간의 협의=과장,사무관 수준의 일반 실무자간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실장,국장 수준의 고위 실무자간에 협의과정을 거치게 된다. 관계부처의 민감한 쟁점사항에 대해서는 고위 책임자간의 논의를 통하여 타협점을 찾도록 한다. 실무자 수준에서 합의를 구할 수 있는 사항은 대부분여기서 타협점을 찾게 된다. 관계부처 조정회의=쟁점사항에 관하여 서로간의 협의만으로 해소되지 않을 경우에는 안건의 소관부처 또는 재정경제원의 주관으로 조정회의를 갖는다. 회의의 수준은 일반 실무자들간 또는 고위 실무자들간에 이루어진다. 이 경우 재정경제원은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조정안을 내어 관계부처를 설득하기도 한다. ▷준비◁ 실무자간에 쟁점사항에 관하여 사전조정 과정이 완료되면 회의에 안건이 상정된다. 조정과정에서 합의된 내용이 접수안건의 내용과 다른 경우에는 안건을 수정한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쟁점사항에 대해 재정경제원 법무담당관실은 회의에서 충분히 논의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의 주장 및 논리를 정리하고 참고자료를 준비한다. 그러나 안건에 대해 사전적인 실무자간의 검토나 조정과정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에는 안건은 상정되지 않고 그 다음 회의로 상정이 보류된다.
  • 이석씨는 누구인가/해남 출신… 최근 서울서 선반기능공으로

    ◎며칠전 부모에 “좋은 회사에 취직” 전화도 숨진 이석씨(23)는 전남 해남군 해남읍 수성리 126이 고향으로 최근까지 수원과 서울의 중소업체에서 선반기능공으로 일했다. 해남군 계곡면사무소에서 민원봉사계장으로 근무하는 아버지 이병욱씨(52)와 어머니 정옥애씨(49) 사이의 3형제중 장남. 92년 2월 해남실고를 졸업하면서 용접기능사 자격증을 땄다.이어 해남천주교의 추천을 받아 서울대교구(명동성당)에서 운영하는 돈 보스코 청소년센터(직업훈련원)에서 선반기능공 2년 과정을 수료했다. 이씨는 93년 키가 작아(5급판정)병역을 면제받았다.지난 4월 고향집에 들른 이씨는 할아버지 이규림씨에게 『수원에 있는 직장에서 선반 기능공으로 일하며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으나 최근 서울로 직장을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고교 1·2학년 생활기록부에는 「인사성이 밝고 순박하나 솔직성이 요구됨.천성이 착하고 명랑하나 집중력이 요망됨」이라고 적혀 있었다. 독실한 천주교신자인 이씨는 며칠전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최근 수원에서 서울의 좋은 회사로 옮겼으며 돈을 벌어 용돈을 보내 드리겠다』고 말했다.또 동생 원(21)·경(16)군에게도 자주 편지하는 등 우애가 깊었다고 주위 사람들은 전했다.
  • 원혼들에 평안을 안기는 내용으로(박갑천 칼럼)

    원통한 죽음은 눈만 못감는게 아니다.설사 눈을 감아도 썩지 않는다고 했다.어찌 썩지 않으리요마는 오뉴월에라도 서리가 치듯이 한이 맺히는 법이라는 뜻이었으리라. 불륜·보복등이 기록된「추관지」2편에 충청도 대흥땅 열녀 우씨얘기가 있다.남편이 죽자 그 종손된 자가 짐승같은 짓을 하고자 협박하나 끝내 거절하니 때려죽여서 묻는다.그러고서 아홉달이 지나 관이 알게 되어 파내었는데 그얼굴은 산사람과 같았다.그때의 군수 이도선이 이를 밝혀 한을 풀어주자 이태동안 가물던 그 고을에 비가 내렸다.그때 사람들은 이를 「절부의 비」라 했다. 이런 얘기는「계서야담」에도 보인다.풍원군 조현명(풍원군 조현명)이 영남안찰사일때 정언해가 통판이었다.어느날밤 정통판에게 순사로부터 빨리 오라는 전갈이 왔다.득달같이 달려갔더니 칠곡의 배이발·지발형제를 찾아 지발을 체포하고 이발의 딸 주검을 검증하라는 것이었다.통판이 주검을 파내보니 죽은지 3년이 지났건만 그모습에 변함이 없었다.동생지발이 재산상속문제로 형의 후처와 짜고 했던 짓.사형에 처해 원한을 풀어준다.원혼이 순사에게 현몽하여 옴나위없이 밝혀진 것이다. 그렇게 원통함과 억울함을 푼 다음에는 여느 주검과같이 되면서 서릿발을 거두는 것일까.하여간 그걸 풀지 못하는 동안에는 버력내릴 길을 백방으로 찾는다.광주의 5.18원혼들도 지금껏 이승의 얼굴을 지우지 못한채 있는 것이리라.한은 구천에 사무쳐있다.더구나 그들의 죽음을 딛고 깔고 펼쳐진 가해자들의 주눅좋은 영화가 그들을 더욱더 분통터지게 해왔다.그러는한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그들은 서릿발을 이고지고 떠돌밖에는 없지 않겠는가. 『천하에는 본디 아무런 일이 없건만 용렬한 자들이 난을 꾸며서 어지럽게 한다』.순암 안정복 「임관정요」(처사장)에 나오는 경구이다.이글은 이렇게 이어진다.『알선하고 변통할만한 재주가 없으면서 경장을 좋아한다면 폐단이 가시기 전에 백성은 먼저 병폐를 받는다』.「무능한 정부」라면서 그에 갈음하겠다고 총칼로 일어선 자들의 명분론·당위론을 찌르는 글귀 아닌가 한다. 현안이던 5.18특별법이 마련된다.원혼들은 생전의 그눈빛을 띠고서 어떤 내용으로 되는지 지켜보는 것이리라.거늑해진 그들이 주검의 본디모습으로 돌아갈수 있도록 만들어져야겠건만.
  • 2001년/수출입 3천6백억불대 “진입”

    ◎「21세기 한국의 교역구조」 산업연 예측/중화학·기술집약형 제품이 주도/연평균 수출 10%­수입 9% 신장/수출대상국 미·일서 중국 등 개도국으로 전환 내년쯤 우리의 수출과 수입이 모두 1천억달러를 넘어선다. 오는 2001년에는 수출이 1천8백25억달러에 이르고,이중 전자제품이 6백20억달러로 3분의 1을 차지,주력 수출품으로 자리를 굳힌다.수출구조는 중화학·기술집약적 제품 위주로 재편되고 수출시장은 미국 일본 EU(유럽연합)에서 아세안 중국 중남미 등 개도국 쪽으로 옮겨진다. 최근 산업연구원이 예측한 「21세기 한국의 교역구조」이다.산업연구원은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 경제가 선진 문턱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무역확대를 통한 성장과 발전이 불가피하며 이에 따라 세계시장을 공략할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출입구조◁ 수출입이 95년을 전후해 각각 1천억달러를 넘어선다.2001년에는 수출 1천8백25억달러,수입 1천7백억∼1천8백억달러로 모두 합쳐 3천6백억달러가 된다.수출은 연평균 10%,수입은 8∼9%씩 느는 셈이다.2001년의 수출품 구조는 당연히 요즘과 다르다.전자제품의 수출이 6백20억달러로 34%나 되고 기계류도 1백75억달러로 10%를 차지한다.자동차도 6%(1백12억달러)에 이른다.그러나 조선 철강 석유화학은 신장세가 둔화돼 그 비중이 낮아진다. 섬유수출(2001년 2백30억달러)도 늘지만 그 비중은 현 20% 수준에서 12% 대로 떨어진다.신발 역시 고부가가치화에 성공해도 큰 폭의 신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최대 시장인 미국(2001년 3백30억달러)과 EU지역의 수출(1백59억달러)은 꾸준히 늘지만 2001년의 수출비중은 지금보다 4∼5%포인트 떨어진다.이들 지역에 대한 수출입은 매년 6∼7%가량 늘어 무역수지가 대체로 균형을 이룬다. 대일 수출은 2001년에는 2백83억달러로 미국 수준에 육박하나 수출증가가 수입확대를 불러일으켜 특별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대일적자는 늘어난다. 반면 북방지역 등 대개도국 수출은 계속 늘어 2000년대 수출비중이 절반에 달한다.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시장은 무역흑자 지역으로,중국은 수지균형을 도모할 수 있는 파트너로 부상한다. ▷세계시장전략◁ 이러한 교역구조가 쉽사리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세계 시장의 전략적 특성을 파악,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수출시장을 주력 및 보완 시장으로 나누고,주력시장을 다시 현재 및 미래 시장으로 나누어 관리해야 한다.주력시장 중 미국 일본 EU는 현재 시장으로 수출비중이 장기적으로 50% 이상을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대미 통상전략은 항상 단기 또는 중기의 현안 중심으로 세워야 하며,정책 순위도 가장 우선이다. 자동차 공작기계 통신기기 반도체 항공 우주 등 분야에서 미국의 설계기술과 우리의 제조기술을 접목,제3국에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일본의 시장개방 폭이 넓어질 것에도 대비해야 한다.엔화 강세가 지속돼 1달러당 1백엔이 무너지면 일본의 개방은 불가피해진다.이 때에 대비한 전략이 필요하다.현지 유통업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재일교포를 활용,고유의 유통망도 갖춰야 한다. 유럽은 현재 시장이긴 하나 블록화에 따른 배타성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인지도가 높은 기업 중 일본기업에 고전하는 유럽기업과 제휴를 추진하는 게 좋다. 아세안 중국 등 후발 공업국과 중남미 등 개도국 시장은 성장잠재력이 큰 미래 시장이다.이 지역의 산업발전에 동참하면서 시장을 개척하고 유통·금융서비스와 동반 진출,장기적인 시장기반을 조성해야 한다.인도네시아는 자원개발형,태국은 대만식의 중소기업 위주형,말레이시아는 우리와 비슷한 중화학 공업형으로 개발하고 있어 이에 알맞는 협력이 요구된다. 중국은 21세기 최대의 생산기지와 시장 역할을 할 것이므로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중남미 시장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체결에 이어 범미주 통합움직임이 엿보이므로 미국과 합작투자를 통한 시장진출과 역으로 중남미 현지생산을 통한 미국진출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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