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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학원축구 대수술 꼭 성공해야

    나는 이 귀한 지면을 통해 우리의 스포츠 현실이 얼마나 극단적인 양면성을 갖고 있는가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우리의 스포츠는 국내외적으로 빛나는 성취와 성장을 동시에 일궈 냈다.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2008베이징올림픽에 이르는 21세기의 드라마는 귀한 결실이었고 이에 헌신한 지도자와 선수는 아낌없는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동시에 어두운 측면도 있다. 현재 활약하고 있는 지도자와 선수들에게 “자식에게도 운동을 시킬 것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들은 잘 알고 있다. 이 빛나는 성취는 아주 뛰어난 몇몇 소수의 결실이란 점을. 그들의 선후배나 동료들 대다수는 그 과정에서 탈락해 스포츠 현장을 떠나야 했거나 아니면 그 누구의 관심도 받지 않는 무명의 길을 걸어야만 했다. 더욱이 비교적 성공한 지도자와 선수도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모조리 운동에만 바쳐야 했기 때문에 이 사회로부터 일찌감치 소외됐다. 아마도 그렇게 스스로를 사회로부터 격리시켰기 때문에 성적을 낼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내 자식에게는 운동을 시키지 않겠다.”고 주저없이 말한다.이것이 우리 스포츠의 현실이다. 소수의 지도자와 선수는 각광을 받지만 대부분은 무명의 설움 속에서 살아간다. 중·고교의 지도자가 되는 길이 그나마 생계라도 유지할 수 있는 방편이지만 이 역시 불안정한 고용과 경기 결과에 대한 압박에 시달리는 냉혹함은 피할 수 없다.파리 목숨만도 못한 것이 중·고교 지도자들의 목이다. 그렇다 보니 성적을 내기 위해 어린 학생 선수들에게 무리한 훈련과 과도한 승부 근성을 요구하게 되고, 그런 사정을 잘 아는 지도자와 선수들이기 때문에 자식에게는 결코 운동을 시키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지난 11일 체육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와 그 관계자들은 ‘지역별 연중 주말 리그제’를 골자로 하는 학원축구 개혁안을 발표했다.만시지탄이 있지만 진실로 이 개혁안은 그 어떤 장애물이 있더라도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 어쩌면 너무나 늦은 선택인지도 모른다. 발표에 따르면, 내년부터 초·중·고교 축구의 학기 중 전국 규모 토너먼트 대회가 폐지되고 지역별 연중 주말리그제가 도입된다. 이렇게 되면 어린 학생 선수들이 1년 내내 큰 대회에 참가하느라 공부는 하나도 하지 않고 오직 훈련에만 매몰되는, 기형적이며 반인권적인 상황이 조금이나마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도 예외가 돼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제대로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꽤 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번 조치는 축구에 한정된 것이다. 앞으로 전 종목으로 확대돼야 한다. 이는 흔들림 없이 추구해야 할 한국 스포츠의 숙명적인 과제다.교육받을 권리와 기회를 완전히 박탈당한 채 또래의 학생 집단과 완전히 격리돼 1년 내내 훈련과 경기에만 시간을 바치는 학생 선수들의 반인권적이고 치명적인 상황은 청산돼야만 한다. 스포츠 이전에 인권의 문제인 것이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HAPPY KOREA] “농촌인접 중소도시를 ‘기반시설의 축’으로”

    [HAPPY KOREA] “농촌인접 중소도시를 ‘기반시설의 축’으로”

    천편일률적인 ‘붕어빵 마을’에서 탈피,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시작된 마을 단위 맞춤형 개발사업이 ‘살기좋은 지역만들기’이다. 마을이 발전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려면 소득 못지않게 기반·편의시설 등 기초인프라도 중요하다. 관광지에 장사꾼은 넘쳐나지만, 주민들은 별로 없는 것도 기초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그렇다고 병원·학교·관공서 등을 마을마다 지어줄 수는 없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과거 ‘읍내’가 생활의 중심지였듯, 인근 농촌마을이나 낙후 지역을 아우르는 기초인프라 중심지를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수도권보다는 지방에서 매우 절실한 문제로 꼽힌다. 이는 현재 마을 단위로 추진되고 있는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등 다양한 정부지원사업이 갖는 ‘규모의 한계’를 보완할 수도 있다. 정부가 매년 지역개발·지원사업 등에 수조원을 쏟아붓고 있지만, 주민들이 체감하는 만족도는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국민 생활의 기반이 되는 기초인프라에 대한 지역별 편차가 큰 것이 근본 원인으로 작용한다. 상대적 박탈감이 문제인 셈. 하지만 모든 국민이 기초인프라 서비스를 균등하게 제공받기 위해서는 일정부분 ‘선택과 집중’ 전략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지역주의’를 넘어서는 게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기초인프라 투자 ‘선택과 집중’ 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230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군 단위 지자체는 모두 86개이다. 부산 기장군이나 대구 달성군처럼 광역시에 속해 있는 5개 군을 제외할 경우 순수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은 전체 인구의 9.2% 정도인 450만여명에 불과하다. 이는 경기 수원·성남·고양·부천·용인시 등 수도권 5개 시의 주민 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군 지역의 면적은 5만 7174㎢로, 전체 국토 면적 10만 33㎢의 57%를 차지한다. 이처럼 사람은 적고 면적이 넓은 농촌지역에서는 상당한 비용이 수반되는 기초인프라 투자에서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콩나물 시루’와 같은 도시와 달리,‘가뭄에 콩 나듯’ 주민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 농촌에서는 최소한의 이용자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농촌과 인접해 있어 동일 생활권을 형성하는 중소도시 등이 기초인프라 투자의 중심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인구 100만명 미만의 시는 전국적으로 76개가 있으며, 전체 인구의 41.7% 정도 거주하고 있다. 이들 중소도시로부터 30분 이내에 접근 가능한 농촌지역은 전체의 80%에 이르고 있다. 또 경북 울진·영덕군, 경남 거창군 등 극소수 지역을 제외하면 전국이 인근 중소도시에 1시간 이내로 접근할 수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기초인프라 투자에도 ‘규모의 경제’ 원리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통해 전국 모든 지역에서 주민들의 삶의 질을 골고루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간 인프라 편차´ 해소가 우선 과제 전국에 산재해 있는 중소도시들이 같은 수준의 기초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행안부가 지난 2006년 전국 76개 중소도시를 대상으로 ▲보건·의료 ▲문화·여가 ▲소비·유통 ▲교육 ▲교통·생활편의 등 5대 기초인프라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역간 편차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5개 분야 모두에서 평균 이상으로 분류된 중소도시는 전남 목포시와 전북 익산시, 강원 원주시·춘천시 등 4곳이었다. 또 경북 경주시와 전남 순천시 등 2곳은 4개 분야에서, 전남 창원시와 충북 제천시 등 31곳은 3개 분야에서 각각 평균 이상으로 조사됐다. 반면 평균 이상인 분야가 1개도 없는 중소도시도 6곳에 달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보건·의료나 교육 분야는 도시간 수준차가 크지 않았지만, 종합병원이나 대학의 유무에 따라 격차가 발생했다.”면서 “반면 문화·여가나 소비·유통, 교통·생활편의 등의 분야에서는 인구 규모에 따라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어느 지역에 거주하느냐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이 비슷한 수준의 기초인프라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이같은 지역별 편차를 해소해야 한다. 기초인프라가 없다면 주민들의 ‘이탈 현상’을 가속화시킬 수밖에 없다. 지역별 ‘맞춤형 기초인프라 투자’가 시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협력적 지역계획’ 수립이 관건 이같은 현실을 감안해 참여정부 당시에는 ‘중소거점도시 육성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정권 만료와 함께 빛도 보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어 이명박정부에서는 ‘기초생활권 개발’이라는 밑그림을 제시했다. 농촌지역과 지방의 중소도시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취지다. 최근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명칭이 바뀐 지역발전위원회가 이달 말쯤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정책 취지가 각 지역에서 무리없이 뿌리내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행정구역이나 지역형성의 역사적·문화적 맥락이 다르다는 이유 등으로 ‘소지역주의’가 발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초인프라에 대한 구축이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이명박정부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5+2 광역경제권’ 구상 등도 ‘물 위에 뜬 기름’처럼 겉돌 수 있다. 양광식 순천향대 교수는 “중소도시와 그 주변 농촌지역이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하며, 이를 강화하려면 교통인프라부터 체계적으로 확충해야 한다.”면서 “또 행정구역이나 소지역주의를 초월하기 위해서는 동일 생활권을 형성하는 지방자치단체끼리 ‘협력적 지역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합의된 사안에 대해서는 공동 추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맞춤형 인프라투자’ 어떻게 기초인프라에 대한 ‘맞춤형 투자’는 지역 현실을 제대로 알아야 가능하다. 여기에는 앞으로 행정구역이 아닌 생활권을 단위로 기초인프라에 대한 실태조사가 보다 정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전제도 깔려 있다. 정확한 통계는 국가 정책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전남 남동부에 위치한 순천시의 경우 지난 2006년 행안부가 처음으로 실시한 ‘기초인프라 실태조사’에서 전체 5개 분야 중 4개에서 평균 이상의 점수를 얻었다. 분야별로는 도서관·미술관·박물관·영화관·체육시설 수 등을 평가한 문화서비스에서 76개 중소도시 중 4위를 기록했다. 약국·병원·보건소·의사 수 등 의료·복지서비스는 11위에 올랐다. 또 터미널·철도역·금융기관·호텔 수 등 교통·환경서비스는 31위, 초·중·고·대학 수 및 교원 1인당 학생 수 등 교육서비스 37위, 백화점·대형판매점·시장 수 등 소비·유통서비스는 37위 등을 차지했다. 대부분의 지방 중소도시가 인구 감소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지만, 순천시는 최근 4~5년 동안 27만여명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순천시가 보다 나은 기초인프라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교육 및 소비·유통 서비스 분야에 우선 투자하는 전략도 필요한 것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기초인프라 등 도시 여건을 제대로 분석해야 올바른 투자도 이끌어낼 수 있다.”면서 “1시간 이내에 보성·고흥·구례·곡성군 등 4개 군에 20만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급 효과는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또 충남 공주시도 교육서비스 15위, 의료·복지서비스 16위, 소비·유통서비스 27위, 교통·환경서비스 32위 등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문화서비스는 하위권인 52위에 그쳤다. 각급 학교가 몰려 있어 교육도시라는 별칭을 얻었지만, 정작 젊은층을 위한 공연·전시시설 등에 대한 투자는 미흡했던 셈이다. 공주시 관계자는 “지방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기초인프라는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중앙정부의 체계적 뒷받침이 없으면 사실상 투자가 불가능하다.”면서 “중앙정부가 지방의 수요에 맞춰 예측가능한 투자계획을 세우고, 여기에 맞춰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북 상주시 역시 내륙의 중심지역으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교육이나 주거, 교통 등의 여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의료·복지서비스(62위)와 문화서비스(71위)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순천·공주·상주시 등은 그나마 다른 지방 중소도시에 비해 여건이 낫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프라 확충은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이 안고 있는 공통 과제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남아공의 전설적인 여가수 마케바 타계

    남아공의 전설적인 여가수 마케바 타계

     ’마마 아프리카’로 불릴 정도로 아프리카인은 물론,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던 미리암 마케바가 이탈리아 남부 카세르타란 마을에서 눈을 감았다고 영국 BBC가 10일 전했다.76세.  그는 전날 나폴리 근처의 이 마을에서 열린 콘서트에 참석해 90분 동안 노래를 부른 뒤 집에 돌아와 쉬던 중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숨졌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이 콘서트는 이탈리아에서도 악명높은 카모라 마피아의 정체를 폭로한 작가 로베르투 사비아노를 위해 열린 것이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1932년 3월4일 요하네스버그에서 태어난 마케바는 1959년 남아공 출신의 보컬 그룹 맨해튼 브러더스의 일원으로 미국 공연을 하면서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이듬해 그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장례를 위해 고국에 돌아가길 원했으나 흑백분리정책(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했던 전력 때문에 남아공 백인정부는 그의 영주권을 박탈하고 그의 음악을 판매금지했다.이 때문에 그는 31년간 망명 생활을 해야 했고 미국을 거쳐 기니에도 머물러왔다.  그는 1965년 해리 벨라폰테와 함께 앨범 작업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아프리카계 여인으로는 처음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2년 뒤 그가 낸 앨범 ‘파타 파타(그의 부족인 초사족 사람들이 즐겨 추는 춤동작 가운데 영어의 ‘터치 터치’를 옮긴 것)’의 판매고가 치솟으면서 더욱 유명해졌다.하지만 로열티에 대한 인식이 없었던 그는 계약을 엉망으로 해 정작 아무런 금전적 이득도 챙기지 못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세계적 명성에도 외동딸 봉지가 유산 후유증으로 36세의 젊은 나이에 숨졌을 때 그는 돈 한 푼 없어 관을 살 수 없을 정도였다.그는 봉지의 유해를 몇몇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쓸쓸히 묻었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가 어릴 적 돌아가시고,유방암에 걸렸고,교우관계가 좋지 못했고,알코올에 절어 산다는 근거없는 소문 등을 모두 이겨낸 것처럼 이때도 고난을 극복해냈다.  만델라가 감옥에서 풀려났던 1990년대에야 남아공에 돌아왔지만 자신의 레코딩에 뒷돈을 대줄 사람을 찾기 위해 6년을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그는 고국에 돌아온 기쁨과 감옥에서 보낸 수많은 세월,국제연합 증언대에 두 번 선 일 등을 고스란히 담아 앨범 ‘홈랜드’를 냈다.  그가 자서전에 남긴 말은 두고두고 기억된다.“난 우리 문화를 지켰어요.뿌리가 되는 음악 말이지요.비록 그것이 발매되지 않는 일이 있더라도 난 음악을 통해 아프리카의 목소리가 됐고 민중들의 이미지가 됐던 것이지요.”    마케바는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멤버였던 폴 사이먼이 1987년 주도했던 그레이스랜드 투어에 동참했고 영화 ‘사라피나’에도 주연으로 출연했던 인물.  또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공연을 한 바 있는데 이때 브룩 쉴즈 등의 명성에 가려 제대로 스포트라이트와 예우를 받지 못한 일을 안타깝고 부끄러웠던 일이라고 돌아보는 국내 팬들이 적지 않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협력업체 자금난으로 부품 공급 위기

    Q중요한 산업기계를 만드는 H기업에 반제품을 공급하는 1차벤더 회사입니다. 우리 회사에 플라스틱 부품을 공급하는 S기업이 금융경색을 겪다가 급기야 원자재 대금과 임금, 공과금을 제때 주지 못할 위기를 맞았다는 소문이 들려 옵니다.S기업이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 우리도 H기업에 납품하지 못해 우리나 H기업이나 연쇄적으로 생산차질을 겪게 될 상황입니다. -서진규(가명·46세)- A협력업체와 연계로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실시간으로 주문, 조달하는 ‘JIT(just-in-time)’ 생산방법은 시간과 공간의 절약을 통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러나 어느 한 업체의 생산차질은 그 상위업체 모두의 조업에 차질을 주고 결과적으로 상위업체의 주문을 받지 못하는 다른 하부 협력업체 모두가 조업하지 못하는 피해를 보게 됩니다. 즉 S기업의 문제는 귀사뿐만 아니라 H기업의 거대한 생산라인이 멈추고 연쇄적으로 H기업에 계열화된 모든 하부협력업체의 조업을 멈추게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거대기업은 이 같은 위험을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평소 공급선을 2,3개 회사 이상으로 다변화하여 두었다가 그 중 한 협력업체가 공급을 하지 못하면 다른 협력업체에서 조달하는 방법으로 생산중단의 위험을 피하기도 합니다. 귀사의 경우에도 하부에 있는 S기업의 사정으로 귀사가 공급을 못하게 되면 아마도 H기업은 귀사의 경쟁업체로 주문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물론 귀사로서도 S기업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협력업체에 공급받으면 그만이지만, 문제는 그렇게 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업체의 공장 증설과 인원고용 기타 생산능력의 확충이 필요할 수 있고 금형 등 자본재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직접 개발하느라 1년 이상 걸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단기간이라도 S기업의 조업을 확보하는 전략적 조치가 필요합니다. 첫째로는 인수합병을 통해 S기업을 귀사의 통제 하에 두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싸게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S기업은 귀사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 임대료, 노임, 원재료비 같은 직접경비 말고도 이전의 경영진이 발생시킨 과거의 채권도 S기업은 책임져야 하고 또 나중에 표면화되지 않았던 우발채무가 몇 년 뒤 갑자기 현실화하기도 합니다. 둘째로는 S기업에 원재료와 자재, 부품을 귀사가 제공하면서 임가공을 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물건에 대한 소유권을 귀사가 가지고 있기에 귀사는 비교적 안전하게 S기업의 기술인력을 이용하여 용이하게 제품을 확보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임시 조치일 뿐입니다.S기업의 채권자들은 귀사에 대해 S기업이 받을 임가공료를 압류함으로써 S기업이 기대하는 최소한의 수익마저도 박탈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S기업은 더 이상 조업할 수 없습니다. 이 같은 장애는 통합도산법 제2편에 정한 기업회생(과거 ‘법정관리’) 절차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 절차에서는 과거 발생한 채권의 지급을 일단 중지하고 채권을 하나로 통합해 계획적으로 해결하는 반면 우발채무의 가능성을 제거함으로써 인수합병과 회사 운영을 용이하게 해 줍니다. 실무상으로도 회생절차는 인수합병의 전 단계로 많이 활용됩니다.
  • [Local] 위암 장지연 문고 문열어

    영남대는 위암(韋庵) 장지연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위암장지연문고’를 교내에 문 열었다고 5일 밝혔다. 중앙도서관 9층에 마련된 문고는 위암 선생의 유족들이 기증한 고서 250종 704권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는 위암 선생이 주필과 사장으로 재직했던 황성신문과 국내 최초의 지방지인 경남일보, 격일간지 시사총보 등이 포함돼 근현대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장지연 선생은 일제가 조선의 외교권을 박탈하는 을사조약을 강제로 체결하자 황성신문에 ‘시일야방성대곡’을 발표했다. 또 삼국시대부터 조선 인조 때까지 애국명장을 전기로 엮은 6권 3책의 목활자본 ‘해동명장전’과 국내에서 간행된 최초의 서양법학서인 ‘공법회통’, 조선후기 시풍의 변화와 경향을 보여주는 ‘사명자시집’ 등도 포함됐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김을동 “송일국 정치 입문은 본인이 알아서 할 일”

    김을동 “송일국 정치 입문은 본인이 알아서 할 일”

    배우 출신 현 국회의원인 김을동(친박연대)이 배우인 아들 송일국이 대를 이어 정치를 해도 말리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OBS경인TV ‘정한용의 명불허전’의 최근 녹화에서 만약 송일국이 정치를 하겠다고 하면 찬성하겠냐는 질문에 “내가 절대로 아버지의 대를 이어서 정치를 안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했다. 본인이 알아서 해야지…”라고 답했다. 이어 3대와 6대 국회의원을 지낸 아버지 김두한 전 의원에 대해서는 “오물 투척 사건 때문에 국회의원직을 박탈당하긴 했지만 아버지가 국회의원을 두 번 씩이나 하셨다.”며 “아버지를 보면서 정치는 집안을 거덜 내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고 덧붙였다. 또 김을동은 “나중에 철들고 보니 아버지의 인생이 참 보람있는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치에 자연스럽게 뜻을 가지게 됐고 주위에서도 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을동이 출연한 ‘정한용의 명불허전’은 11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초교파 개신교 잡지 ‘기독교 사상’ 600호 발행

    초교파 개신교 잡지 ‘기독교 사상’ 600호 발행

    지난 1950∼70년대 서슬퍼런 개발독재 시절 사상계와 함께 한국사회 지성들의 목소리를 여과없이 담아내던 대표적인 진보잡지 ‘기독교사상’이 12월호로 지령 600호를 맞는다.1957년 창간된 ‘기독교사상’은 한국의 격동기를 관통하며 끊임없이 압제와 맞서 논조를 굽히지 않았던 지성인들의 대표적인 애독지. 당대 이름을 날렸던 학계, 기독교계의 인물들은 “당시 사상계와 기독교사상을 보지 않으면 대화의 축에 낄 수 없었다.“는 말을 서슴없이 전한다. ●격동기 맞선 진보 잡지… 사회·교회 가교 역할 기독교사상은 비록 5000부를 찍는 작은 잡지로 출발했지만 개신교계 초교파 잡지로는 가장 오래된 잡지. 도시빈민 사목으로 주목받았던 박형규 목사가 초대 편집주간을 지낸 데 이어 서울대 해직 교수인 한완상 전 부총리도 편집주간을 맡았었다. 재갈 물린 언론들이 쉽게 다루지 못한,‘전환시대의 논리’ 저자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의 글을 실었던 잡지로도 유명하다. 이런 논조와 통로 역할로 겪은 수난도 부지기수. 5·16쿠데타에 즈음해선 ‘혁명반대론’ 관련 글에 대한 수정 협박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1975년에는 반유신적 입장 탓에 긴급조치 9호를 위반했다는 명목으로 판매금지를 당했다. 특히 1982년 제5공화국 시절 ‘한국선교 100주년 기념호’를 통해 북한선교를 다뤄 6개월간 책을 내지 못하기도 했다. 사회와 교회의 통로 못지않게 진취적인 신학 소개도 개신교계에선 독보적이었던 잡지. 기독교의 비종교화, 세속화 신학, 해방신학, 여성신학 같은 신학 논쟁이 활발하게 이어졌고 토착화 신학과 민중신학을 결정적으로 태동시킨 매체로 꼽힌다. 최근 한국교회의 이른바 ‘대표 목회자’로 불리는 목사들의 설교에 메스를 댄 정용섭 목사의 설교비평을 연재, 책으로 출간한 것은 우리 개신교계 강단 설교의 새로운 비평 영역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념 강연회·학술대회 잇달아 개최 기독교사상 600호 발행을 기념하는 강연회와 학술대회가 잇따를 전망. 먼저 11일 오후 2시 서울 감신대 웨슬리채플에서는 미국 텍사스 베일러대학의 유대학자 마크 엘리스 교수를 초청해 ‘불안과 위기의 시대와 하나님에 대한 물음’ 주제의 강연회를 연다. 엘리스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홀로코스트의 피해자인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생존권과 인권을 박탈하는 현실을 비판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인의 평화로운 연대를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9일 오후 4시 서울 장충동 경동교회에선 이화여대 정진홍 석좌교수를 초청하는 ‘혼란의 시대, 종교는 무엇을 할 것인가’ 주제의 기념강연회가 있다. ‘기독교사상’ 발행인 정지강 목사는 “한국의 많은 기독교인들은 교회의 틀에 갇힌 채 사회현상을 직시하지 못한 탓에 사회의 지탄을 받기 일쑤인 만큼 ‘기독교사상’은 아직도 할 일이 많다.”면서 “교회와 사회의 다리 역할을 중시했던 초기 ‘기독교사상’의 불씨를 계속 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20 & 30]당신의 직장내 라이벌은 누구?

    [20 & 30]당신의 직장내 라이벌은 누구?

    성공과 실패의 뒤안길에는 항상 라이벌이 있다. 라이벌과 선의의 경쟁을 하는 사이라면 당신의 직장생활은 활력이 넘칠 것이다. 반면 라이벌과 쓸데없는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면 가뜩이나 힘든 직장 생활이 더 피곤할 수밖에 없다. 때로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서로의 발전에 긍정적인 자극제가 되기도 하지만, 지나친 경쟁으로 인간관계마저 틀어져 서로 눈엣가시가 되기도 하는 라이벌.2030 청춘들이 주목하는 직장 내 라이벌 관계를 들어 봤다. ●후배를 라이벌로 여기는 상사와의 불편한 관계 직장인들은 유능한 후배가 들어오면 자신도 모르게 경계심을 갖게 된다. 서울의 중소 섬유무역업체에서 근무하는 김모(26·여)씨는 요즘 회사 다닐 맛이 영 나지 않는다. 명문대학 출신인 김씨는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와 영어실력도 수준급이다. 입사 직후부터 뛰어난 영어실력 덕분에 외국 바이어들을 만나는 자리에 사장과 함께 나가기도 했다. 유일하게 사장과 같은 대학 출신이었던 김씨를 이사인 정모(44)씨가 경계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 명문대 출신임을 자랑스러워하는 사장이 지난달 거래처 임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역시 외국에 물건 팔려면 누구처럼 어느 정도 학벌은 돼야지.”라고 말한 것이 화근이었다. 동석하고 있던 정씨는 김씨를 잠시 노려 보았고, 이후 회사 내에서 마주치거나 결재를 할 때도 김씨에게 절대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스스로 잘난 척을 한 것도 아니고 이사에게도 항상 공손했는데 이런 상황이 된 것이 너무 억울해요. 비슷한 직위에 있는 사람과 문제가 생겼으면 허심탄회하게 풀어 버릴 수도 있을 텐데, 정말 방법이 없네요.”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이모(25)씨는 수요일마다 열리는 부서회의에 들어가기 괴롭다. 자신이 내는 아이디어에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선배가 있기 때문. 이씨보다 5개월 먼저 입사한 김모(27·여)씨는 처음엔 “입사 날짜가 얼마 차이나지도 않으니 동기처럼 지내자.”고 말하며 잘 챙겨 줬다. 하지만 둘의 평화는 한 달뿐이었다. 이씨가 내놓은 아이디어가 상사에게 인정받고부터다. 일본어를 전공한 이씨가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일본서적을 수입하자고 제안했고, 이씨의 아이디어가 채택됐다. 그 후로 김씨는 이씨가 아이디어를 내놓을 때마다 “예전에 나왔던 거다. 아직 입사한 지 얼마 안돼서 모른다.”는 식으로 무시하기 시작했다. “회의는 공식업무이니까 그러려니 하지만 술자리에서도 무시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날 좀 내버려 뒀으면 좋겠어요.” ●뭔가 특별한 동갑내기 대학동문 입사동기 입사동기들은 대부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지만, 미묘한 경쟁의식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올해 9월 입사한 김모(28)씨에게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입사 동기 정모(28)씨. 동갑인데다 같은 대학 동문이기도 하다. 특히 입사시험 최종 전형에서는 한 조로 같이 들어가 면접을 함께 봤는데 그의 타고난 ‘끼’에 혀를 내둘렀다. 면접관이 묻는 질문에 딱 들어맞는 답은 아니었지만 동기 정씨가 대답하기만 하면 엄숙하기만 하던 면접관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자기소개를 뮤지컬처럼 노래로 하고, 대학 시절 배웠던 비보잉(브레이크 댄스)까지 추면서 면접관의 눈을 사로잡았다. 일을 잘한다는 칭찬은 언제나 정씨에게 돌아갔다. “그 친구를 따라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조직생활을 잘 하려면 업무 외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음 속으로 라이벌을 정해 놓고 연구하면서 언젠가는 저만의 친화력으로 좌중을 압도할 그 날을 생각하는 거죠.” 대기업 입사 3개월 째인 김모(30)씨는 같은 부서에 배치된 입사동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 회사 인턴 출신인 동료 정모(30)씨가 상사들의 신임을 독차지하면서 번번이 비교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회사의 업무뿐 아니라 상사와의 관계에서도 서툴렀다. 하지만 1년 간의 인턴경험이 있는 정씨는 이전부터 알고 있었던 상사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얼마 전에는 부장이 가까이 앉아 있는 정씨를 불러 업무 지시를 했다. 부서의 막내인 두 사람에게 주어진 것이었다. 그러나 정씨는 지시 내용을 전달하지 않았고, 퇴근 시간이 가까워져 부장에게 질책을 받고서야 김씨는 자신에게도 주어진 업무가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김씨가 “왜 말을 해주지 않았느냐.”고 따지기 위해 입을 여는 순간, 정씨는 “깜빡했다.”며 유유히 짐을 챙겨 자리를 떠났다. 김씨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라이벌이 잘 될 때 상대적 박탈감 인사 이동에서 라이벌이 잘 될 때는 왠지 모르게 얄밉고 상대적인 박탈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화학회사에 다니는 입사 4년차 최모(29)씨는 한동안 회사생활에 회의를 느꼈다. 올해 1월의 인사 이동에서 입사동기에게 밀려 지방의 공장으로 내려가게 됐기 때문이다. 신입사원 연수를 마치고 회사 동기인 이모(29)씨와 같은 구매파트에 배속됐을 때는 동기와 같은 곳에 배치됐다는 안도감이 있었다. 하지만 같은 일을 시켜도 동기인 이씨가 더 눈치가 빠르고 기민하게 일처리를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이상한 소문이 들렸다. 회사에서 최씨와 이씨를 포함한 몇몇 직원을 경기도 소재 공장으로 보낸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인사발령 공지를 보니 공장으로 내려가는 사원은 동기 중에 최씨 혼자뿐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씨는 “나를 공장으로 내려 보낸다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대리에게 항의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자괴감을 느꼈죠. 동기가 나에게 잘못한 것은 없는데 왠지 모르게 얄밉네요.” 정부 중앙부처의 사무관인 박모(31)씨는 5년 전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공무원 교육원 동기 세 명과 같은 부처에 발령받았다. 하지만 친밀하던 동기간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 같아 그의 마음이 아프다. 박씨는 4년 전 모 공기업에 파견근무를 나가게 됐다. 동기들 중 나이가 비교적 어렸던 박씨는 처음에 과천청사를 떠나야 한다는 사실과 좌천된 것 같다는 느낌에 괴로웠다. 특히 동기모임에서 김모(35)씨가 유독 자신을 위로한다는 사실에 고마움을 느꼈다. 2006년 7월,1년6개월간의 야인생활을 마치고 과천으로 복귀한 박씨는 부처에서 가장 선호하는 부서로 옮겼다. 박씨는 그때부터 자신을 바라보는 김씨의 시선이 달라진 것을 느꼈다.“외부에 나가 있을 때는 위로와 동정의 눈빛을 보내던 동기가 복귀하고 내가 더 좋은 부서로 옮기게 되자 시선이 싸늘해진 것 같아 속상하네요.” ●선의의 라이벌 의식은 좋은 성과로 이어져 선의의 라이벌 의식은 때때로 좋은 성과로 이어지기도 한다.S은행 과장 이모(36·여)씨는 지난 8월 자신이 일하던 지점의 VIP룸 관리자로 발령받았다.VIP룸은 한 번의 거래로 큰 실적을 올릴 수 있어 모든 행원들이 선망하는 자리다. 더구나 이씨가 일하는 지점에는 또 다른 여성 과장 박모(38)씨도 있었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했다. 상고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이씨가 명문대 출신인 박씨를 앞설 수 있었던 비결은 다름아닌 ‘라이벌 의식’에 있었다. 이씨는 2년 째 박씨와 한 지점에서 근무하며 ‘고졸’이라는 학력 콤플렉스를 느껴 왔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제재무설계사(CFP) 등 금융자격증을 취득했다. 또 고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방문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결과는 고스란히 실적으로 나타났고, 이씨는 박씨를 제치고 하나뿐인 VIP룸 관리자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간호사인 임모(35·여)씨는 최근 ‘책임 간호사’ 승진 시험에서 낙방했다.4년제 간호대학을 졸업한 임씨는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전문대 출신 간호사 김모(34·여)씨를 제치고 승진할 수 있다고 장담해 왔지만 보기좋게 빗나갔다. 김씨가 책임간호사 승진에 성공한 것이다. 김씨와 임씨는 인사 결과가 발표되던 날 밤 늦게까지 함께 술을 마셨다. 취기가 오른 김씨는 “임 간호사 덕분에 실력을 쌓아 승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씨와 같은 해 입사한 김씨는 대학 선배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수월하게 병원생활에 적응해 나가던 동기와는 달리 입사초기 어려움을 겪었다. 임씨를 앞질러 ‘수간호사’가 되기 위해선 월등한 실력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한 김씨는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갔다. 대학에 편입해 간호학사 학위를 땄고, 대학원에 등록해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부족한 인맥을 채우기 위해서 병원 직원들의 경조사도 빠짐없이 챙겼다. “김 간호사가 저를 라이벌로 생각하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죠. 저도 누군가를 의식하며 노력했다면 좀 더 나은 결과가 있었을 텐데 아쉬워요.” ●지나치면 아예 틀어지기도 강남에 있는 연예기획사의 매니저 고모(30) 실장의 라이벌은 다른 매니저팀의 김모(31) 실장이다. 고 실장은 김 실장이 능력있고 그 팀의 실적도 좋다 보니, 선의의 경쟁을 해 나가면 서로 발전할 수 있는 좋은 라이벌이 될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최근 ‘연습생 빼돌리기 사건’으로 둘은 서로 악질적인 라이벌이 되고 말았다. 고 실장이 오디션을 통해 힘들게 뽑은 연예인 지망생 한 명을 김 실장이 최종 상담을 대신 하는 척하고는 몰래 자기 팀으로 데려가 버린 것이다. “최종 상담을 대신 갔던 김 실장이 그 연예인 지망생이 우리 기획사에 들어오는 건 포기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만 믿고 있었는데, 며칠 뒤 회사 연습실에 갔다가 그 친구를 만났죠. 어이없게도 김 실장 팀 소속 매니저가 저 몰래 그 친구를 관리하고 있었던 거예요. 이제 김 실장과 전쟁을 벌일 겁니다.” 대학원에서 근대 유교사를 전공하는 박모(29)씨의 라이벌은 같은 전공의 후배 한모(27)씨다. 근대 유교사라는 학문이 그리 대중적이지 않다 보니 전공 연구실에 있는 인원은 박씨와 한씨 둘뿐이다. 하지만 박씨의 석사논문 중간 발표회를 계기로 둘 사이는 틀어졌다. 교수와 동료 과정생이 참석하는 중간발표회에서는 서로 민감한 질문은 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발표에 흠이 있는 것이 발견되면 논문제출 자격을 박탈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료들은 보통 자리가 끝난 뒤 따로 조언을 하곤 했다. 그런데 그 날은 한씨가 작심한 듯 박씨에게 날카로운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논문은 통과됐지만 그 녀석이 일부러 제게 그런 것 같아서 기분이 잘 풀어지지 않더라고요. 그 뒤에는 발표 기회가 있을 때면 저도 똑같은 방법을 쓰곤 합니다. 대학원 생활 힘든 거 알고 있는 마당에 서로 좋게좋게 지내면 좋을 텐데, 한 번 틀어지고 나니 회복이 잘 안돼요.” 장형우 김정은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전통 성규범 우선

    ‘간통죄 다음번엔?’ 헌법재판소가 30일 간통죄에 대해 네 번째로 합헌결정을 내린 것은 국민 대다수가 성에 대한 부부간의 성실의무 등 전통규범에 동의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앞선 세 차례 결정 때와는 달리 재판관 9명 가운데 합헌 4명, 위헌(헌법불합치 포함) 5명으로 치열하게 의견이 엇갈린 점을 고려할 때 시대변화와 과거 결정에서 나온 고민의 편린들이 반영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나아가 사상 처음으로 위헌의견이 다수를 이룬 터라 또다시 위헌 소송이 제기된다면 헌재 판단이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위헌 정족수에 육박하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입법부 차원에서 간통죄 폐지 또는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990년 9월 헌재가 6대3의 의견으로 첫 합헌결정을 내렸을 때는 한병채·이시윤·김양균 재판관이 “징역형만 둔 것은 필요한 정도를 넘어선 무거운 처벌로 기본권에 대한 최소 침해 원칙 등에 어긋난다.”며 위헌의견을 냈다. 이번 결정에서의 김희옥·송두환 재판관 의견과 어느 정도 맥락을 함께하는 것이다. 심지어 합헌의견을 낸 민형기 재판관도 “반사회적인 성격이 미약한 사례까지 처벌하는 것은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993년 3월 두 번째 결정에서는 앞선 결정을 그대로 인용했지만 2001년 10월 8대1로 합헌결정이 났을 때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이유로 하는 위헌의견이 처음 제시됐다. 권성 재판관이 “간통의 형사처벌은 애정과 신의가 깨진 배우자만을 사랑하도록 국가가 강제하는 것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인격적 자주성, 즉 성적 자기결정권을 박탈해 성적인 예속을 강제하는 것이며 존엄성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당시 합헌의견이 압도적이었으나 헌재는 입법부에 간통죄 폐지를 진지하게 검토하라고 권고하는 등 고심의 흔적을 드러냈다.▲간통죄는 세계적으로 폐지 추세에 있으며 ▲사생활 영역의 문제에 법이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협박이나 위자료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있고 ▲가정이나 여성보호를 위한 실효성도 의문이라는 것이었다. 이번 선고와 비교하면 김종대·이동흡·목영준 재판관의 위헌의견과 연결되는 대목이 많다. 합헌결정을 놓고 여성단체들이 강하게 성토하는 것도 시대변화를 새삼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소장 이임혜경씨는 “실효성 문제는 물론 죄 입증과정의 인권침해 문제도 심각한데 합헌결정이 나 아쉽다.”면서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형벌로 처벌하기보다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한황주연씨도 “간통죄 규정이 가정을 보호해준다는 정서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서 “여성의 간통을 더 심각하게 여기는 사회적 터부가 작용해 남성 간통 기소율에 견줘 여성 간통 기소율은 매우 높은 편으로 여성에게 보다 엄격하게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홍지민 김정은기자 icarus@seoul.co.kr
  • 여풍 더 거세지고 경찰대출신 약진

    여풍 더 거세지고 경찰대출신 약진

    지난 21일 발표된 2차 사법시험은 기존 명문대들의 강세 속에 경찰대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내년을 끝으로 합격자 1000명 시대를 접게 되는 사시는 올해 2만 3656명(1·2차 면제자 2574명)이 지원해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응시율을 보였다.3차 면접은 다음달 18일부터 진행되며,28일 최종합격자가 가려진다. ●7대 사시 명문대 변함 없어 1005명이 합격한 2차 사시합격자의 출신대학을 분석한 결과,7대 사시 명문대의 순위는 지난해와 똑같았다. 서울대가 274명으로 최다 합격자를 냈으며, 고려대 183명, 연세대 105명, 성균관대 76명, 이화여대 64명, 한양대 53명, 중앙대 26명 순으로 집계됐다. 지방대 가운데는 부산대 22명, 전남대 19명, 경북대 14명으로 지방 3대 명문의 맥을 이어갔다. 이밖에 서강대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올랐으며, 지방에서는 전북·충남·동아대가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여풍은 더욱 거셌다. 여성합격자는 384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38.2%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3%포인트(30명) 늘어난 수치다. 또 내년부터 시작되는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로 인해 일부 문을 닫는 법대 출신 비중이 81.3%(817명)로 지난해보다 3.7%포인트 증가했다. 2차 시험 합격자 가운데는 1차 시험 면제자가 76.3%(767명)였고, 비면제자는 23.7%(238명)에 불과했다. 즉, 올해 처음 응시한 순수 지원자 2만 1082명 중 1.1%만이 통과했다는 얘기다. ●경찰대 13명·육사 2명 합격 이번 시험에서는 경찰대 13명, 육사 2명 등 특수대학 출신들도 다수 안착했다. 특히 경찰대의 경우 올해 2차 시험 합격자가 전년 대비 63% 증가하는 등 해마다 사시 합격자가 느는 추세다.2003년 5명,2005년 6명, 지난해 8명으로 최근 6년간 32명이 사시에 최종 합격했다. 학년당 전체 정원수가 120명에 불과한 점 등을 감안할 때 합격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사 출신 가운데 경찰대 출신이 많이 있다.”면서 “사시 또는 행정고시에 합격할 경우 내부 승진이 빠른 데다 향후 경찰에서 은퇴하고 나서도 변호사일을 할 수 있는 등 직업적 안정성이 높은 측면이 주효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신림동 등 학원가에는 최소 100명 이상의 경찰대 출신들이 사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학원 관계자는 “재학 중에는 휴학이 힘들기 때문에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듣거나 겨울방학을 이용해 기본강의를 들으러 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경찰대 관계자에 따르면 교내 학생 70~80%가 한번씩은 사시에 도전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06년부터 경위 근속승진제가 생기면서 사실상 너무나 많아진 경위라는 직책 자체의 효용 가치가 떨어진 데다 타 대학생과의 상대적 박탈감도 적지 않다.”면서 “통상 졸업 후 공무원 휴직을 한 뒤 대학원에 가서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면접, 최근 이슈 법률적 쟁점 검토를 마지막 3차 면접은 다음달 18일 사법연수원에서 집단면접(1시간), 개별면접(1인당 9분), 일부 심층면접(50분) 순으로 진행된다. 최종면접에서 떨어진 수험생이 2006년 6명, 지난해 11명인 만큼 끝까지 방심해서는 안 된다. 집단면접은 통상 10~11명이 함께 보며, 심사위원 3명이 평가한다. 지난해 답변 미흡 등으로 최종 심층면접까지 간 인원은 29명이었다. 한찬식 법무부 법조인력정책과 부장검사는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최소한 법조인으로서의 자격과 실력을 갖췄는지 확인하는 것”이라면서 “최근 시사·법조윤리 등 알고 있는 법률적 지식을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베리타스법학원 관계자는 “간통죄 헌법불합치 문제, 안락사 등 최근 법률적 쟁점 사항들을 잘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시험장에는 응시자 사전조사표와 신분증을 꼭 지참해야 하며, 응시표는 반드시 컬러로 출력해 가야 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1999년부터 스테로이드 복용했다”

    약물 사용과 거짓 증언으로 몰락한 여자 육상 스프린터 매리언 존스(33·미국)가 폭발적인 시청률을 자랑하는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 못다한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위증 혐의로 6개월 복역 뒤 지난달 6일 만기 출소한 존스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처음이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존스는 30일 오전(한국시간) 방영되는 이 쇼에서 약물 복용과 관련해 연방 검찰에 위증을 결심하게 된 이유 등을 털어 놓았다고 외신들이 29일 전했다. 존스는 미국 스포츠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발코 스캔들’의 중심 인물로 ‘클리어’라는 스테로이드계 물질을 바르고 경기에 나선 것은 물론, 한때 사귀었던 남자 100m 세계기록 보유자 팀 몽고메리(33)의 약물복용 혐의를 수사하던 사정 당국에도 위증해 수사를 방해했다.그는 조사를 받던 중 검사가 증거로 클리어를 제시하자 복용 사실을 은폐하고자 위증을 결심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난 그 물질을 복용한 것을 알고 있었지만 거짓말을 해야겠다고, 그래요, 당신도 알다시피 (진실을) 덮으려고 했던 거지요.”라고 말했다. 아울러 존스는 1999년부터 스테로이드를 사용했고 2001년에도 복용한 적이 있다고 털어 놓았다.2000년 시드니올림픽 여자 100m, 200m 등에서 금메달 3개 등 5개의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던 존스는 약물 추문으로 모든 메달을 박탈당했는데 이와 관련,“메달들을 반납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진짜 퇴색되는 것은 올림픽에서 빛났던 기억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존스는 텍사스주 포트워스 교정시설에 수감됐을 때 자녀들에게 보낸 편지를 읽으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그는 끝으로 매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내가 놀라운 실수와 그 뒤로도 몇 번의 실수를 저질렀던 것은 진실을 털어 놓을 만큼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허술한 유공자 지정제도 재정비하라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다. 공무수행 중에 부상이나 질병을 얻은 공무원을 대상으로 심사를 벌여 공상(公傷)으로 판정되면 국가유공자 지위를 부여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국가보훈처가 소속직원들에게 유공자 지위를 남발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보훈처는 엊그제 공상공무원으로 등록된 전·현직 직원 92명을 대상으로 재심사를 벌여 이 중 24명의 국가유공자 지위를 박탈하고 5명은 자격을 격하시켰다고 밝혔다. 이들의 ‘가짜 유공자 만들기’ 백태는 자녀의 학자금 지원과 취업혜택에 눈이 먼 공무원들이 저지른 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보는 듯하다. 중앙선 침범사고를 공무 중 교통사고로 위장했다. 동호인모임 산행 중 입은 골절상도 공무관련성을 인정받았다. 상사의 사망으로 인해 공황장애를 앓았다며 공상을 인정받았다. 유전성 뇌종양 등을 공상으로 인정받은 직원도 12명이나 됐다. 직원보다 보훈처의 죄질이 더 나쁘다. 지난 2월 이들의 유공자 지위를 박탈했지만 쉬쉬해오다 언론의 취재가 압박해오자 지난 9월 중간발표를 했고 최근 국정감사에서 공론화되자 마지못해 공개했다. 또 법률상 위법성과 부정행위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지급된 학자금을 회수하지 않기로 해 학자금을 마련하느라 속을 태우는 대다수 국민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했다. 보훈처직원들의 가짜 유공자 만들기는 땅 짚고 헤엄치기였다. 보훈처의 입김이 닿는 산하 보훈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아 등급을 마음대로 올렸으며 이를 따지는 심사위원도 한솥밥 식구들로 구성했다. 이대론 안 된다. 감사원 특별감사를 통해 유공자 지원제도 전반을 샅샅이 뒤져 당시 심사위원 등 관련 직원을 일벌백계하고 현행 유공자 지원제도를 전면 재정비할 것을 엄중하게 주문한다.
  • 무단횡단 사고·산행 부상… 엉터리 유공자 24명 퇴출

    국가보훈처는 27일 공적 업무와 관련, 공상공무원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았던 전·현직 직원 92명을 재심사해 이 가운데 24명의 국가유공자 지위를 박탈했으며 5명은 유공자에서 지원대상자로 격하했다고 밝혔다. 27일 보훈처가 공개한 유공자 지위 박탈자들은 회식 후 무단횡단으로 인한 교통사고, 동호인회 산행 중 부상 등 공무와 직접 연관성이 없는데도 이를 이용해 유공자 자격을 취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직 김모(4급)씨와 양모(8급) 씨는 출장 중 교통사고로 공무 연관성을 인정받았으나 재심과정에서 중앙선을 침범하는 등 자기 과실로 확인돼 유공자 지위를 박탈당했다. 전직 문모(6급)씨, 현직 남모(3급)씨 등은 각각 잦은 출장과 국회 방문도중 계단에서 굴러 디스크 질환을 얻은 것으로 인정받았으나 MRI(자기공명영상장치) 판독 결과, 퇴행성 발병으로 추정돼 유공자 지위를 잃었다. 이 밖에 전직 최모(2급), 현직 서모(5급)씨 등 12명은 신장 종양과 뇌종양 등 각종 암에 걸려 공상공무원이 됐으나 이번 재심의에서 공무상 연관성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보훈처는 지난 2월 이들에 대한 유공자 자격을 정지했으나 그동안 지원된 자녀학자금 등은 회수하지 않기로 했다. 또 당시 심사위원들에 대한 별도조사도 진행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보훈처는 공상공무원도 군인이나 경찰과 동일하게 퇴직 후에 국가 유공자 등록 신청을 할 수 있도록 ‘국가유공자 예우법’ 개정 등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우크라이나 내우외환

    금융위기가 덮친 우크라이나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과 율리아 티모셴코 총리의 연정이 파국을 맞은 가운데 러시아까지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 인디펜던트 등이 21일 전했다. 티모셴코 총리는 20일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그녀는 “금융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물러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단 경제혼란을 다스리면서 내년 대선 표밭을 다지자는 계산이 역력하다. 유셴코 대통령도 경제 실정으로 지지도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터라 내년 대선에서 티모셴코 출마를 막는 데 혈안이 돼 있다.유셴코가 오는 12월 조기 총선을 요구한 이유는 티모셴코 낙마가 주목적이라는 관측이다. 그는 앞서 9월 의회에서 대통령 권한을 일부 박탈하는 법안이 통과된 뒤 티모셴코 총리와의 연정 중단 및 조기총선방침을 밝혔다. 유셴코 대통령은 뒤늦게 금융위기의 심각성을 파악한 뒤 총선을 12월14일로 한 주 연기했다. 그러나 내각은 총리와 이전투구 중인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분위기다. 흐리호리 네미리아 부총리는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는 총리를 제거하려는 것”이라면서 “그는 우크라이나에 무슨 일이 일어나건 관심이 없다.”고 질타했다. 러시아의 경제적 압박도 금융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티모셴코 총리는 친재벌·친러시아 성향이지만 유셴코대통령은 그루지야 지지 등 친서방·반러시아 정책을 펴왔다.이에 대응하듯 러시아의 국영가스회사 가즈프롬사는 최근 “내년도 우크라이나 가스 수출가격을 올해의 1㎥당 179.5달러에서 400달러로 인상하겠다.”며 우크라이나를 압박했다.7월 현재 우크라이나의 외채규모는 1000억달러에 이른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직불금 파문,이명박 정부·여당 가장 큰 타격”

     공직자들의 쌀 직불금 부당 수령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정치세력은 이명박 정부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20일 실시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은 ‘직불금 파문’ 이후 이미지가 가장 나빠진 세력으로 ‘현정부’(정부 27.7%)를 꼽았다. 현정부와 책임론 공방에 휩싸인 ‘참여정부’에 대한 이미지가 가장 나빠졌다는 의견은 25.9%였다. 이어 ‘한나라당 19.5%’, ‘민주당 6.1%’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정부와 참여정부를 각각 택한 비율은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한 차이를 보인 것이지만, 현정부와 여당을 합한 수치는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직불금 파문에 대한 비판이 현재 정권을 잡고 있는 세력에 집중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는 22일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알렸다.  연구소의 한귀영 실장은 이날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직불금 파문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매우 크다.”고 말하면서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한 실장은 “경제위기에 따라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높은 상황에서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서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국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다.  그는 경제난 이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평가가 극도로 악화됐다고도 전했다.  지난 13일 조사에 따르면 ‘강 장관이 현재 금융위기에 잘 대처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는 대답은 12.8.%인 반면 ‘그렇지 않다’는 평가는 62.5%를 차지했다. 지난 9월 같은 설문조사에서 ‘그렇다’는 대답이 20.5%였던 것과 비교하면 강만수 경제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급락했음을 나타내고 있다.  한 실장은 또 “이명박 대통령 국정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사람들 중 강 장관에 대해 우호적 평가를 한 비율은 50% 이하”라며 “강 장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거의 임계점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는 자료설명을 통해 “강 장관 사퇴에 대한 여론이 끊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이 대통령이 (강 장관에 대한) 신뢰를 표명하면서 청와대와 국민들의 인식간 괴리가 크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강 장관 문제는 향후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자진신고 오늘 마감 ‘긴장하는 공직사회’

    ‘쌀 소득보전 직불금’ 수령 여부에 대한 자진신고 마감기간이 다고오고 있지만,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는 적법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등이 모호해 ‘우왕좌왕’하는 형국이다. 특히 연말 대규모 인사철을 앞두고 불이익 등을 우려해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읽혀지고 있다. ●부산·광주 신고자 거의 없어 21일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자진신고 마감시한을 하루 앞둔 이날 현재 신고 실적은 미미한 실정이다. 이 중 경기도는 160여건 신고됐지만 부산·광주·경남 등 상당수 지자체에서는 자진신고 건수가 거의 없다. 광주시 관계자는 “홈페이지 등에 자진신고 절차와 양식 등을 올려 놓은 만큼 문의도 뜸한 상황”이라면서 “마감일인 22일 한꺼번에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남도 관계자도 “자진신고 시한이 너무 촉박한 데다, 적법성 여부를 판단할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자진신고를 독려하기도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행안부는 농림수산식품부 등과 협의를 거쳐 늦어도 22일까지 부당 수령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세부기준을 각 기관에 내려보낼 계획이다. 앞서 행안부는 지난 17일 각 기관에 ‘직불금 수령 적법성 판단기준’을 통보했으나,“판단기준이 모호하다.”는 문제가 제기돼 보완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행안부와 농식품부 등은 ▲공무원이 오래전 상속받은 농지에서 따로 사는 부모가 농사를 짓는 경우 ▲농촌에서 공무원과 부모가 같이 살면서 부모가 농사를 짓고 공무원이 직불금을 받은 경우 등 사안별로 적법성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앙부처 관계자는 “자진신고 얘기를 꺼냈다가 괜히 미운털 박힐까봐 언급 자체를 피하고 있으며, 때문에 신고부서를 직접 방문해 자진신고하는 공무원은 드문 상황”이라면서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몰래 신고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감봉만 받아도 승진 1년 연기 이처럼 공무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징계 때문이다. 연말·연초 대규모 정기 인사를 앞두고 부당 수령자로 분류돼 징계를 받을 경우 불이익을 우려해 극도로 말을 아끼는 것. 파면·해임 등 중징계가 결정되면 공복을 벗어야 하며, 감봉이나 견책 등 경징계 되더라도 1년 이상 승진 기회 자체가 박탈될 수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견책은 최대 15개월, 감봉은 최대 21개월 동안 승진·승급할 수 없다.”면서 “징계 결정 후 30일 이내에 소청심사위원회에 소명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지만, 징계 자체는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전국종합 장세훈 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 “불법체류 급증 땐 비자면제 정지”

    미국이 지난 17일(현지시간) 한국 등 7개국을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신규 가입국으로 발표하면서 이르면 연내 우리 국민들이 비자 없이 90일 이내 관광이나 상용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할 수 있게 된다. 유럽·일본 등 이미 가입한 27개국에 이어 체코·헝가리 등과 함께 뒤늦게 미국 VWP 가입국이 됐지만 그 혜택이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 당국자는 19일 “한국이 미국의 새로운 VWP 가입국 조건을 충족시켜 신규로 가입하게 됐지만 향후 불법체류가 늘어날 경우 미국이 2년마다 평가를 해 VWP 혜택이 정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국무부·정보기관 등과 함께 2년마다 개별 VWP 가입국에 대한 평가를 실시, 가입국의 VWP 지위가 미국의 안보와 복지에 위협이 되는지 판단한다. 따라서 불법체류 비율이 높아지면 가입국 지위가 박탈될 수도 있다. 이미 아르헨티나·우루과이 등이 외환위기 직후 미국 내 불법체류가 급증하자 VWP 혜택이 정지된 바 있다. 특히 미국이 이번에 VWP 가입 기회를 확대하면서 불법체류 통계를 보다 정확하게 집계할 수 있는 출국통제시스템을 구축, 다음달 12일부터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VWP 가입국별 불법체류 비율이 더욱 정확해져 VWP 혜택 지속 여부에 대한 판단도 깐깐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봉테일’ 봉준호가 돌아왔다

    ‘봉테일’ 봉준호가 돌아왔다

    ‘봉테일’ 봉준호가 돌아왔다. 영화 ‘괴물’ 이후 꼭 2년 만이다. 하지만 이번에 그는 좀 색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미셸 공드리, 레오 카락스 등 세계적인 감독들과 함께한 옴니버스 영화 ‘도쿄!’(23일 개봉)를 내놓은 것.‘아키라와 히로코’(미셸 공드리),‘광인’(레오 카락스), ‘흔들리는 도쿄’(봉준호) 등 도쿄를 배경으로 한 영화 세편을 모은 이 작품은 올해 칸 국제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되며 화제를 모았다. ●히키코모리 주인공을 내세운 봉준호식 사랑이야기 봉 감독이 연출한 ‘흔들리는 도쿄’는 11년째 집에서만 생활하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를 주인공으로 대도시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소통이 단절된 현대사회를 감성적으로 표현했다.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다 우연히 피자배달부를 사랑하게 된 히키코모리는 10년 만의 외출을 감행하지만, 집 밖으로 나오자 더 암담한 현실이 그를 기다린다. 주인공들의 이름조차 나오지 않고 이들의 대화도 몸에 문신으로 새겨진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대체되곤 하지만, 빛을 적절히 활용해 사랑과 소통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처음으로 멜로영화에 도전한 봉 감독은 “히키코모리에게 가장 힘든 것이 사람과의 접촉”이라면서 “서로 가닿고 싶은데, 실제는 그렇지 못한 인간의 외로운 심정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적 디테일을 중시해 붙여진 ‘봉테일’이라는 감독의 별명은 이번에 특히 빛을 발했다. “히키코모리의 집안은 일종의 소우주와도 같기 때문에 현미경으로 찍듯이 촬영했다.”는 감독은 “내부 소품과 설계는 물론 빛의 세기를 통해 단절과 소통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한편 히키코모리 역을 맡은 일본의 연기파 배우 가가와 데루유키는 “3주간의 촬영 기간 동안 희로애락의 모든 감정을 쏟아낼 수 있었던 만큼 내겐 장편영화나 다름없었다.”고 말했다. 봉 감독의 ‘살인의 추억’의 열렬한 팬이라고 밝힌 그는 “봉 감독과는 영화적 디테일을 중시하고 가짜가 아닌 진짜를 추구하는 것이 닮아 우린 ‘같은 종자’라고 생각한다.”면서 “대학 때 사회심리학을 전공했고, 배우 자체가 일이 생겨야 밖으로 나가는 권리가 주어지는 직업이기 때문에 10년차 히키코모리역을 큰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드리의 판타지 월드 vs 카락스의 기발한 상상력 한편 봉준호의 ‘흔들리는 도쿄’에 앞서 소개된 ‘아키라와 히로코’나 ‘광인’도 도쿄를 무대로 한 영화 천재들의 무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수작들이다. 영화 ‘수면의 과학’, ‘이터널 선샤인’으로 유명한 공드리 감독은 ‘아키라와 히로코’에서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 문제가 되고 있는 비정규직 증가 현상을 소재로 삼았다. 일명 ‘공드리 월드’라고 불릴 정도로 전작들에서 판타지 세계를 선보였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화려한 도시에서 여성이 느끼는 소외감과 박탈감을 길거리에서 소녀가 의자로 변한다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나타낸다.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로 유명한 레오 카락스의 ‘광인’은 이보다 더 기발한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영화 ‘폴라 X’ 이후 무려 9년 만에 신작을 내놓은 감독은 하수도에 살면서 맨홀 뚜껑을 열고 출현해 도쿄 시민들을 괴롭히는 괴이한 남자를 통해 인간 사회를 풍자한다. 특히 주인공 광인역으로 나오는 드니 라방은 기괴한 모습에 알아들을 수 없는 언행으로 광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광인의 행동과 그를 교주로 모시는 신흥 종교단체의 등장 대목에선 감독의 재치와 유머 감각도 엿볼 수 있다. 15세 관람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사교육으로 내모는 선생님들

    서울 송파구 S초등학교 김모(10)양은 13일 학교 가기가 두렵다고 했다. 선생님이 수업 중 “다른 아이들은 학원에서 다 배워오는데, 넌 이것도 안 배웠니. 엄마는 뭐 하는 분이니.”라며 매번 질책하기 때문이다. 어릴 때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김양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어 학원에 다닐 형편이 아니다. 서울시내 B중학교 2학년생 아들을 둔 이모(42·송파구 삼전동)씨는 며칠 전 담임 교사와 면담을 하며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었다. 담임은 “아이 수학 실력이 많이 떨어지니 학원에 보내라.”고 말했다. 이씨가 “지금 학원에 보내고 있다.”고 하자 그는 “학원 강사 실력이 좋지 않은 것 같다. 근처에 수학 교사로 재직했던 분이 운영하는 학원이 있는데, 그곳에 보내라. 소수정예라 자리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을 잘해 들어가도록 해주겠다.”며 권했다. 이씨는 “교사들이 학생들을 가르칠 생각은 않고 학원 소개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남구 D고등학교 학부모회 어머니들은 최근 단체로 특정 학원에 아이들을 보냈다. 학부모 모임에서 한 국어 교사가 “아이들 언어영역 성적이 전반적으로 안 좋다. 모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다 사직한 교사가 학교 바로 앞에 학원을 열었는데 그곳에 보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고2 아들을 둔 최모(46)씨는 “어머니들은 ‘시험 관련 정보나 유출 문제가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아이들을 모두 그 학원에 보냈다.”면서 “교사들의 행태가 못마땅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으냐.”고 하소연했다. 일부 현직 교사들이 학생들을 학교 밖으로 내몰고 있다. 학원 과외 광풍이 불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선행학습을 해오기 때문에 교사들은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에겐 “학원에서 배워오라.”며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사교육비 실태조사에서는 1인당 월평균 과외비가 7만 7000원(2000년), 14만 8000원(2004년), 22만 2000원(2007년)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초등학교의 교사는 “실력이 제각각인 30여명이나 되는 학생들을 일일이 가르치기는 어렵다.”면서 “학원에서 배워오면 서로 편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평준화 교육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한양대 교육학과 차윤경 교수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학원이나 개인 교습 등 과외를 권하는 것은 직무유기이자 빈곤층 자녀들의 소외감과 박탈감을 키우는 처사”라고 말했다. 서강대 교육문화학과 정유성 교수는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가 사교육과 공교육의 공생 관계를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을 사교육에 떠넘기는 교사들의 책임 방기가 흔히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이지운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中, 토지 양도권 허용 안한듯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공산당 제17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가 3박4일 일정을 마치고 12일 내놓은 4800여자 분량의 보고서는 ‘농(農)’으로 요약된다. 3중전회가 통과시킨 ‘농촌 개혁과 발전에 관한 약간의 중대한 문제 결정’은 2020년까지 농촌 개혁과 발전의 기본 목표를 제시했다. 농민의 평균 수입은 2008년의 2배로 설정했다. 도시·농촌 경제 일체화를 위한 기본 시스템의 설립도 이때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절대 빈곤 계층도 해소하겠다는 약속을 내놓았다. 다만 통상 그렇듯, 회의의 구체적 결정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목표가 달성된다면 중국 공산당은 지난 30년의 업적을 능가하는 성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 이날 국영 신화사의 특별 평론에 따르면 30년전 134위안이던 농촌 1인당 순수입은 4140위안으로 뛰었다.2억 5000만명이던 절대 빈곤인구는 1479만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향후 12년간의 길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30년간 퇴적된 문제점을 치유해 가면서 가야 할 길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절대 빈곤인구는 15분의1 수준으로 줄었지만 그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몇배가 더 늘었는지 알 길이 없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약속한 토지에 대한 농민의 권리 증진도 현장에서 어떻게 현실화될 것인지, 이 과정에서 어떤 마찰이 빚어질지 예단하기 어렵다. 중국식 표현으로 ‘사용권’과 ‘수익권’ ‘양도권’ 등 3가지로 요약되는 토지에 대한 권리 가운데 사용권과 수익권은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해온 권리였다. 그간 제대로 누리지 못해 왔을 뿐이다. 우리의 소유권에 해당하는 ‘양도권’은 중국은 아직 허용할 형편이 못된다. 이번에 행여 오해를 일으킬까, 중국 관영 언론들은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양도권을 허용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먼저 못을 박아왔다. 도농 일체화 실현을 위해 농민과 도시민을 구분하는 현행 호적제도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지금 중국의 농촌은 다같이 못살던 때의 농촌이 아니다. 어설픈 정책을 섣불리 시행하려다가 어떤 반발을 사게 될지 모른다.1479만명으로 줄어든 절대 빈곤인구가 2억 5000만명 시절보다 더 무서운 이유다. 중국 정부도 잘 알고 있는 바다.‘농민 평균 수입 2배 증가’라는 숫자보다, 실재하는 권리를 실질적으로 누리게 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각오가 현장에 어떻게 적용되느냐가 관건이다.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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