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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그대, 무엇에 분노하는가/박찬구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그대, 무엇에 분노하는가/박찬구 정치부 차장

    “우리가 CEO를 뽑았습니까, 아닙니다, 심부름꾼을 뽑은 겁니다.” 차벽이 물러난 광장에서 청년은 시민들을 향해 외쳤다. 지난 6월10일 6·10항쟁 22주년을 기념하는 범국민대회 행사장이었다. “잠시 귀국한 유학생”이라고 소개한 청년의 즉석 연설에 광장의 시민들은 환호했다. 한때 기대를 모았던 최고경영자(CEO)형 리더십에서, 왜 시민들의 마음이 떠나고 있는 걸까. 1980년대 중반 대학가와 지금의 광장은 닮았다. 로마 보병처럼 투구와 방패로 무장한 채 교정을 에워쌌던 전투경찰이 타임머신을 타고 광장으로 옮겨온 듯하다. 시위 학생을 실어나르던 닭장차는 차벽으로 ‘진화’했다. 구호와 쟁가(爭歌)의 처절함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외쳐도 부르짖어도 답이 없다. ‘좌파’니, ‘전문 시위꾼’이니, 임의로 규정한 낙인만 돌아온다. ‘하자는 대로만 하면 잘먹고 잘살 수 있다.’는 CEO형 메시지만 던져진다. 87년 체제를 누려온 터라 박탈감과 상실감은 독재시절보다 더 깊고 심하다. 정권이 출범한 지 만 1년 하고도 4개월이 지났다. ‘어륀지’는 실소와 낭패의 시작이었다. ‘강부자·고소영’ 내각, 부자 감세, 교육 양극화, 무리한 재개발 사업 강행, 이벤트 정치, 공안통의 전면 배치, 양심과 사상의 탄압…. 반론과 우려는 ‘정치 공세’나 ‘이념 논쟁’으로 치부된다. 5개월을 넘기고도 희생자의 장례식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는 용산참사의 참담한 현실에서도, 관객의 선택권을 무시한 ‘대한 늬우스’의 시대착오적인 부활에서도, 귀는 닫고 할 말만 하겠다는 일방통행의 고집이 느껴진다.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한 축인 입법부에서는 대화와 타협의 가치가 중시된다. CEO의 용어로 효율과 생산성을 얘기할 수 있지만, 여야간 합의 정신을 앞설 수는 없다. 서로 다른 지지세력과 이해관계를 안고 있는 각 정파가 한발씩 물러나 최대공약수를 찾고 제3의 대안을 마련하는 게 의회 정신이다. 도를 넘어 폭력이 오가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날치기나 단독 처리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대화와 타협은 양보와 진정성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그것이 소통의 정치다. ‘말할 테니 들어보라.’면서도 제 귀를 닫는 건 아집이다. ‘당신 생각이 그렇고 내 생각이 이러니 조금씩 양보하자.’며 합의를 이뤄가는 과정이 소통이다. 현 정권이 당면한 문제의 핵심은 좌파도, 중도도, 이념도 아니다. 본질은 소통이다. 그날 마이크를 잡은 청년은 ‘좌’나 ‘우’를 얘기하지 않았다. ‘권력을 위임한 유권자의 소리에 왜 마음을 열지 않고 독주만 하느냐.’는 것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중도에 이어 소통을 말한다. 그동안의 학습효과로 반대파나 야당은 ‘위기를 모면하려는 정치 수사’라며 폄하한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사회는 더 깊은 불통(不通)과 비극의 늪에 빠질 테다. 그 결과의 섬뜩함 때문에 아직은 소통의 진정성을 예단하지 않으려 한다. 다만 당부하고 싶다. 정말 소통하려면 ‘나’를 희생하고 헌신해야 한다. 반대와 저항의 소리를 경청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한다. 이유 없는 항거는 없다. 시늉이 아닌 진정으로 야당에 손을 내밀고, 약자에게 다가가야 한다. 정권이 용산참사와 각계의 시국성명에 대처하는 태도를 바꿀지가 진정성을 판단하는 단초가 될 것이다. 사회를 실은 수레는 두 바퀴로 움직인다. 하나는 효율과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시장의 가치, 다른 하나는 연대와 소통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의 가치를 상징한다. 지금 우리의 수레는 한쪽 바퀴가 해어지다 못해 빠져나갈 판이다. 멀리 가기도, 빨리 가기도 버거워 보이는 수레를 우선 고쳐야 한다. 어디로, 어떻게 갈지를 생각하는 건 그 다음이다. 박찬구 정치부 차장 ckpark@seoul.co.kr
  • 외시출신 대사직 3修는 없다

    외무고시 출신이면 모두 대사가 되는 시절은 이제 끝난 것 같다. 공관장 자격 심사가 한결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9일 “공관장 심사 기준을 대폭 강화해 올 하반기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외무고시 출신이라면 공관장을 당연히 1번 이상 하는 관행이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동안 해마다 20~50명 안팎으로 선발돼온 외시 출신들은 정년까지 적어도 공관장을 1번 이상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학 능력 및 자질평가 등 공관장 자격심사가 강화되면서 기준에 맞지 않으면 공관장으로 나가지 못할 전망이다. 외교부는 특히 공관장 자격심사에서 3번 탈락하면 공관장 자격을 박탈하는 ‘3진 아웃제’를, 2번 탈락하면 자격을 주지 않는 ‘2진 아웃제’로 기준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공관장을 평균 2번 정도 할 수 있었던 외시 출신들도 자격심사에서 2번 떨어지면 공관장을 하지 못하고 정년때 물러나게 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그동안 역량이 부족해도 외시 출신이라는 이유로 공관장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있었다.”며 “‘2진 아웃제’ 실시 등을 통해 능력에 따른 적재적소 공관장 인사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공관장 임기는 현행 2년6개월~3년에서 최소 3~4년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관장의 전문화를 꾀하고, 주재국과의 관계도 더욱 돈독히 만드는 등 다목적 포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서울광장] 네버랜드의 현실과 환상/김성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네버랜드의 현실과 환상/김성호 논설위원

    1904년 영국작가 J M 배리가 세상에 내놓은 동화 ‘피터 팬’. 1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동심을 자극하는 불후의 명작이다.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소년 피터 팬과 인간세계의 소녀 웬디가 이끌어가는 모험.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신비한 스토리들을 세우는 피터 팬 작품들엔 어김없이 네버랜드가 있다. ‘피터팬 신드롬’이란 용어까지 끌어낸 공통의 중심축인 것이다 영원히 나이를 먹지 않는 ‘가상의 섬’ 네버랜드는 작품 속 신비와 꿈의 공간과는 달리 실제로는 원작자 배리의 실화와 연결된 슬픈 땅이다. 일찍 죽은 형을 절절히 그리워한 어머니의 사랑을 받기 위해 몸부림쳤던 어린 시절. 역경을 딛고 작가로 대성, 엄청난 명예와 부를 쌓았지만 배리는 작품 속 실 모델들을 박대해 죽게 하거나 고통을 안겨 주었다고 한다. 과거사에 대한 후회인지 아동성애에 빠져들었고 자신 탓에 희생된 이들을 위해 작품 속 가상공간으로 네버랜드를 설정했다고 한다. 이 통설이 후대 사람들의 끼워맞추기식 미담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작가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아름다운 가상의 공간으로 탄생시킨, 현실-환상의 간극 메우기는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유토피아적 환상이며 더 나은 삶과 위치에 대한 집착이 보편 인심이라고 할 때 ‘영원히 늙지 않는 동심의 세상’ 네버랜드는 가장 근본적인 욕심의 결정으로 볼 수 있다. 1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피터 팬’은 바로 세상 인심과 속성을 아름답게 환치한 단적인 예가 아닐까. 급사한 ‘팝 황제’ 마이클 잭슨의 안식처로 네버랜드가 거론된다. 20년 전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에 동물원, 놀이시설을 갖춘 어린이공원, 저택을 세우고 이름 붙인 곳. 잇따른 어린이 성추문과 악화된 재정 탓에 떠나야 했던 미완의 섬이지만 마이클 잭슨에겐 결코 잊을 수 없는 회심의 땅이다. 아주 어린시절부터 아버지의 학대에 시달렸던 그가 ‘피터 팬’의 네버랜드를 꿈꾼 건 우연이 아니다. 돌아갈 수 없는 어린 시절에 집착한 때문일까. 유난히 어린아이들을 좋아했고 자주 네버랜드에도 초청했지만 결국 성추행으로 네버랜드의 환상을 스스로 접어야 했다. 아직도 깨지지 않는, 1억 400만장의 최다 단일음반 판매기록과 그래미상 13회 수상. 달 위를 걷는 듯한 뒷걸음질춤 ‘문 워크’로 춤 패턴을 단박에 바꿔 놓은 ‘팝 황제’. 기네스북에 오른 ‘가장 성공한 연예인’이란 수식어를 달고 살던 마이클 잭슨은 왜 하필 네버랜드를 세워놓았을까. ‘영원한 피터 팬으로 살고 싶다.’는 말 그대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든 재인은 아니었을까. ‘피터 팬’ 원작자 배리가 현실의 부조리를 환상으로 성취해 놓은 네버랜드와, ‘팝 황제’ 마이클 잭슨이 환상을 현실로 바꾼 네버랜드. 배리의 ‘피터 팬’ 속 네버랜드가 사라지지 않는 영원한 환상섬이라면 마이클 잭슨의 네버랜드는 자신이 세워 놓은 무덤이 될 판이다. 마이클 잭슨의 사인을 놓고 말들이 많다. 약물중독이니, 심박정지후 소생과정에서 주사한 약제 탓이니 공방이 치열하다. 두 차례에 걸친 성추행 사건과 거듭된 결혼 파경, 알아볼 수 없을 만큼의 얼굴성형 비난에 얹혀 잡음이 난무한다. 다음달 중순 예정된 런던 공연을 ‘마지막 커튼콜’이라고 불렀던 마이클 잭슨. 2005년 대중들을 떠나 은둔생활 중 재기를 위해 몸부림치다 맞은 죽음에 돌팔매질을 해 그의 간절하고 소박했던 환상의 네버랜드마저 박탈해야 할까.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사설] 세계가 인정한 조선왕릉의 가치

    조선왕릉 40기가 그제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제33차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확정됐다. 조선시대 왕릉 42기 가운데 북한지역의 두 기를 빼곤 전체가 세계유산이 된 셈이다. 세계 곳곳에 이런저런 빼어난 왕릉이 많지만 한 왕조에 걸친 왕릉 전체가 세계유산 목록에 오른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 문화유산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전 세계가 다시 한번 공인했다는 점에서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조선왕릉은 단순한 무덤을 넘어 유교, 풍수사상 등 한국전통의 세계관을 압축해 보여주는 원형 공간이다. 다른 역사공간과 달리 철저히 관리되어 보존에 성공한 대표적인 유산이랄 수 있다. 각 왕릉에서 전통방식에 따라 제례가 거행되고 있는 점도 세계는 부러워해 왔다. 유네스코가 ‘제례의식 등 무형의 유산을 통해 역사적인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다.’고 등재 이유를 밝힌 대목을 눈여겨봐야 한다. 보존 못지 않게 그것에 담긴 유·무형의 정신적 가치를 높이 산 것이다.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유네스코로부터 보존·유지와 관련한 지원을 받지만 훼손방지와 보존에 대한 책임도 함께 떠안게 된다. 이번에 등재된 조선왕릉 말고도 이미 등재된 8건의 소중한 우리 세계유산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최근 독일의 엘베계곡은 대형 교량건설로 인한 훼손 탓에 세계유산 자격이 박탈될 위기에 놓여 있다.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말할 나위 없이 국보 1호 숭례문 소실 같은 뼈아픈 참사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獨 엘베계곡 세계유산 자격 박탈

    독일 ‘드레스덴 엘베 계곡’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서 삭제됐다고 AP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드레스덴 엘베 계곡은 구 동독의 대도시 드레세덴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으며 중세 르네상스 시대의 도시 모습을 간직한 세계적인 명소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스페인 세비야에서 25일 열린 제33차 회의에서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을 심사한 결과, 엘베 계곡을 표결 끝에 찬성 목록에서 삭제키로 했다고 밝혔다. WHC는 드레스덴 시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교량 건설이 엘베 계곡의 역사적 가치를 크게 훼손한다며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삭제 방침에 맞서 헬마 오로츠 드레스덴 시장 등이 변론을 벌였고 WHC 위원국인 이집트가 목록 삭제 방침을 1년 더 유예하자는 수정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엘베 계곡을 목록에서 삭제한다는 원안은 위원국 전체 표결에서 찬성 14표 , 기권 2표, 반대 7표로 최종 확정됐다. 독일 측은 즉각 유감을 표시했으며 시 당국은 논란을 낳았던 대규모 교량 건설 계획이 드레스덴 시민 다수의 찬성으로 이뤄진 만큼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엘베 계곡의 세계문화유산 목록 삭제는 2007년 오만 ‘아라비안 영양 보호구역’ 이후 두 번째이며 인류 활동의 흔적을 대상으로 한 ‘문화유산’으로서는 첫 번째다. 아라비아 영양 보호구역은 당사국 오만의 요청으로 삭제됐으며 WHC가 자체적으로 목록 삭제를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법원 “당선무효 비례대표 승계제한 위헌”

    선거 범죄로 당선이 무효가 된 비례대표 지방의회 의원직을 승계할 수 없도록 한 공직선거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이로써 친박연대 비례대표 후순위 후보들이 헌법소원을 내면 서청원 대표 등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잃어버린 3석을 되찾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25일 국민중심당(현 자유선진당) 비례대표 충남 논산시의회 2순위 후보자 박모씨가 “비례대표 당선인이 선거 범죄로 당선무효가 됐을 때 승계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8대1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재판부는 “현행 비례대표 선거는 유권자가 특정후보가 아닌 정당에 투표하는 것”이라며 “선거 범죄를 저지른 당선인 본인의 의원직 박탈에 그치지 않고 의석승계를 제한하는 것은 비례대표 지방의회의원 의석을 할당받도록 한 선거권자들의 정치적 의사표명을 무시하는 결과가 된다.”고 밝혔다. 헌재는 비례대표 국회의원 부분은 함께 판단하지 않았지만 헌법소원이 제기되면 이번 결정과 같은 법리를 적용해 위헌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헌재는 또 잔여임기가 180일 이내에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궐원이 생길 경우 차순위 후보자가 승계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공선법 제200조 2항 단서부분에 대해서도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재판부는 “임기가 180일 남았다고 해서 의석승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대의제 민주주의 원리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시론]비정규직 법과 비정규직 정책/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본부장

    [시론]비정규직 법과 비정규직 정책/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본부장

    최근 최저임금이 과거와 달리 대폭 인상되었을 때 나는 내가 사는 아파트의 친절한 경비아저씨들의 생활도 나아지겠지 하고 내심 기대를 했다. 그런데 얼마 전에 경비아저씨들이 반으로 줄었다. 월 3만원 정도의 추가부담 때문에 경비아저씨들 일자리를 박탈했느냐고 동네반장인 처에게 면박을 주자 별 수입이 없는 노인네들만 사는 가구들에서는 정말 그 정도도 부담된다고 절반 해고를 완강히 주장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비정규직 문제도 유사한 성격을 가진다. 사실 비정규직 문제는 복잡다단한 경제와 시장구조의 산물이다. 더구나 결과적으로 시장경제의 약자로서 인건비가 매우 부담스러운 중소기업들이 대다수의 비정규직을 안고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기업을 압박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마치 내가 사는 동네의 노인 가구에서는 월 3만원이 중요한 문제인 것처럼 각각 형편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는 7월1일부터 중소기업들도 2년 이상 고용한 비정규직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비정규직법 적용을 앞두고 노사간, 노정간, 여야간 논쟁이 한창이다. 앞으로 몇십만명의 비정규직들이 법의 혜택을 보게 될지, 아니면 법의 취지와 달리 실직이라는 시장의 역풍을 안게 될지 추산과 추론이 다양하게 엇갈리고 있지만 적어도 엉뚱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긴급처방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들의 경영상황이 악화되어 있고 일자리도 추가로 만들기보다는 현재의 총량수준을 지키는 것도 벅찬 상황에서 법의 완벽한 개선을 위한 처방보다는 일단 국회에서 신속한 보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대부분 현재의 비정규직 법만으로는 비정규직 문제를 현실적으로는 해소하기 어렵다고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비정규직 정책의 골간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비정규직의 문제는 기업들이 과도하게 남용한다는 점과 비정규직들의 고용불안이 곧 일상적 생활불안으로 연계되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물론 정규직과의 차별 문제도 중요하지만 이미 시장은 차별의 근거와 시비를 피해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남용과 생활불안이 차후 집중적인 정책관심이 되어야 한다. 먼저 과도한 비정규직 사용을 줄이기 위해선 외주화의 확대와 단가인하 압박으로 인해 비정규직의 대부분을 떠안고 있으면서 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와 대기업-중소기업간의 상생을 위한 새로운 경제산업정책이 나와야 한다. 그 다음은 과도한 해고비용과 경직적 임금인상을 핵심으로 하는 ‘정규직 고용의 공포’로부터 사용자들을 해방시켜 줄 노동시장 정책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사용에 따른 비판이 정규직 해고에 따른 고통보다는 더 낫다는 기업들의 현실적 인식을 바꾸지 않는 한 일시적인 지원금 혜택 때문에 정규직 전환을 감행할 기업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다음으로 비정규직의 낮은 임금수준과 복지혜택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기업들이 업무와 직종을 분리하고 있기 때문에 점점 임금과 복지에 있어서 법적으로 정규직과의 차별 근거를 찾기 어렵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사회적 수준의 차별은 분명하다. 따라서 재정의 사회적 역할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서 취약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정규직 중심의 사회보험 원리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서 비정규직의 사회적 보호를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본부장
  • 서울대 석좌교수 3년만에 교내 발탁

    서울대가 3년여 만에 교내 교수 중 석좌교수를 다시 임명한다. 1997년 석좌교수제를 도입한 서울대는 2004년 황우석 전 교수를 초대 석좌교수로 임명했다가 2006년 1월 논문조작 사태로 교수직을 박탈한 이후 교내 교수진에 석좌교수직을 부여하지 않았다. 서울대 연구처는 17일 “학교의 연구성과를 질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석좌교수를 임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석좌교수선정위원회는 다음달 말까지 1명을 선정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자연과학 분야의 교수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임지순·김진의·노태원(이상 물리천문학부), 김명수(화학부), 최양도(농생명과학부) 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40대인 김빛내리 교수나 현택환 교수(이상 생명과학부) 등 젊은 교수들이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대 석좌교수는 ▲노벨상 또는 이에 준하는 국제학술상, 국제기구상 수상자 ▲20년 이상 학문적 업적을 이룩하고 덕망이 높은 자 ▲박사학위 소지자로 연구업적을 20년 이상 쌓은 자 가운데 한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석좌교수에 선정되면 연구비 지원 및 연구인력, 추가 연구공간을 지원받는다. 황 전 교수는 당시 연간 연구비 2억원을 지원받았다. 2008년 1월 필즈상 수상자인 히로나카 헤이스케 하버드대 명예교수가 석좌교수로 임용된 전례가 있어 이번에 임용될 석좌교수는 서울대 사상 세번째가 된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언소주 불매운동’ 법리검토 착수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언소주)’이 지난해에 이어 조선·중앙·동아 등 보수언론에 광고를 게재한 광동제약을 대상으로 제품 불매운동을 벌인데 대해 검찰이 법리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검찰은 언소주의 불매운동이 위법인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언소주의 행위가 형법상 강요·강박, 제3자에게 재산상 이득을 주는 공갈죄가 성립되는지 알아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11일과 12일 광동제약 관계자를 불러 언소주의 부당한 압력을 받고 특정 언론에 광고를 냈는지 등을 조사했다.언소주는 광동제약에 이어 2차로 삼성그룹 제품의 불매운동을 선언했고 조만간 3차 기업도 공개하기로 했다. 광동제약은 지난 8일 언소주의 불매운동 발표 다음날인 9일 다른 언론에도 광고를 내기로 하면서 광고 파문은 일단락된 상태다. 하지만 검찰은 언소주가 지난해 10여개의 업체에게 보수 언론에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광고주 리스트를 공개하고 해당 기업에 직접 압력성 전화를 한데 대한 법원의 판단에 주목하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은 지난 2월 “광고 게재 여부를 광고주가 스스로 자유롭게 판단할 수 있도록 맡기는 한 보수언론에 광고를 게재하지 말라고 홍보하는 행위나 인터넷 사이트에 광고주 리스트를 게재하고 불매 의사를 고지하는 행위는 허용된다.”면서 “그러나 광고주들에게 광고 게재중단이나 계약 취소를 직접적으로 요구하고 집단적인 세를 과시하는 것은 광고주가 자유로운 결정을 할 기회를 박탈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언소주는 직접 전화를 걸어 위협하거나 압력을 행사하지 않는 방법이라면 위법이 아니기 때문에 제품 불매운동은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언소주 김성균 대표는 “올해는 광고주와 기업에 직접 압력을 가하지 않고 제품 불매운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시변) 등 일부 시민단체는 언소주의 운동방식이 불법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시변의 공동대표인 이헌 변호사는 “지난해 법원의 1심 판결은 소비자 운동의 범위를 원론적으로 다시 확인한 것”이라면서 “업체에 직접 항의전화를 걸지 않더라도 특정 기업을 불매운동 대상으로 정해 공개하고 ‘선전포고’하는 행위 자체를 업무방해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열린세상] 저널리즘을 위한 변명/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열린세상] 저널리즘을 위한 변명/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의사나 변호사가 진료나 변론을 탈법적으로 하면 강제폐업을 당하거나 자격을 박탈당하게 된다. 그뿐인가. 그 정도가 심하면 신체적으로도 처벌을 받게 된다. 그러나 기자가 몰래카메라를 사용하거나 비합법적인 취재로 부정부패를 폭로하면 벌을 받는 시늉은 잠시, 그는 곧이어 대중의 뜨거운 사랑과 함께 퓰리처상까지 받게 된다. 저널리즘의 세계다. 널리 알려진 미국 대학의 언론학 교재속에 나오는 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둘러싸고 언론책임론이 뜨거워지고 있다.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이번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주된 책임으로 검찰(56%)과 언론(49%)을 꼽았다. 취재보도 윤리가 논란의 핵심이다. 취재보도 윤리는 크게는 두 가지로 대별된다. 공리주의 원칙(Utilitarian Principle)과 의무의 원칙(Duty-Based Principle)이다. 공리주의는 제러미 벤담, 존 스튜어트 밀 등에 의해 제기된 이래 취재보도의 윤리적 기준을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사상적 배경으로 이용되어 왔다. 공리주의 입장은 행위의 윤리성에 대한 옳고 그름은 그 행위의 결과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the greatest happiness of the greatest number)’에 기여하는가에 기초한다. 좋은 결과가 나쁜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다(The End Justify, The Means)고 보는 시각이다. 노 전 대통령 관련 검찰수사 보도도 여기에 기대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공리주의 원칙은 명확하고 완벽한 윤리기준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라고 하지만 국민들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진심으로 알고 싶어 했는지를 파악하기 어렵다. 또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고 주장하지만 도대체 누가 최대다수를 정확하게 짚어 낼 것이며 또한 최대의 행복이 실제로 보장되는지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는 의문이다. 덧붙여 소수의 행복은 늘상 다수의 행복을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은 쉽사리 풀리지 않는 숙제다. 공리주의 원칙의 근본적인 한계다. 공리주의 원칙의 대척점에 있는 주장이 의무의 원칙(Categorical Imperative)이다. 이마누엘 칸트의 도덕철학에 기초한 윤리관으로 모든 인간들이 보편적으로 인정하는 절대적인 윤리적 기준이 있음을 전제로 한다. 예를 들면 남을 속이거나 사칭하는 행위는 비윤리적이므로 절대로 그러한 행위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리주의처럼 행위의 결과가 어떠한가를 따지지 않는다. 따라서 노 전 대통령 사저 건너편 언덕에 진을 치고 밤낮으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듯이 하는 인권침해성 취재행위는 정당한 절차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언론인들은 윤리적 절대성을 강조하는 의무의 원칙에 대해 융통성 없고 비현실적인, 한마디로 세상물정 모르는 주장으로 애써 무시한다. 특히 의무의 원칙을 따를 경우 취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고 반박하고 있다. 게다가 저녁 뉴스시간, 탈법적인 성격의 몰래카메라가 들추어 낸 부정과 불법사례를 보며 쾌감을 느끼며 아무도 그 수단에 대해 문제삼지 않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다. 전직 대통령의 죽음, 그것도 바위산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목숨을 끊은 일은 한국 현대사회에 엄청난 충격이었다. 사회전반에 전대미문의 상황을 야기했으며 후폭풍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 과정에서 언론책임론이 불거져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언론 본연의 기능이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컵라면으로 삼시 세끼를 때우고, 빗물에 빨래하고 샤워하다 보니 피부병에 걸렸다.’ 봉하마을에 한달여 ‘뻗치기 취재’를 하고 온 취재기자들의 고생담이다. 무엇 때문에 문명시대에 그 같은 ‘개고생’을 했는지, 언론책임론에 앞서 국민 모두가 그들, 언론인들의 고뇌하는 충정만은 알아 줬으면 좋겠다. 언론책임론에 앞서 국민 모두가 그들, 언론인들의 고뇌하는 충정만은 알아 줬으면 좋겠다. 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 서울시 장기전세 재당첨 제한

    이르면 8월부터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의 재당첨을 제한하는 제도가 생긴다. 서울시는 청약 대기자들에게 고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첫번째 시프트 당첨 이후 경과한 시간만큼 감점을 주는 ‘재당첨 제한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지금까진 세대주 나이와 부양가족수, 서울시 거주기간 등으로 매기는 가점이 높거나 청약저축 총액이 많으면 입주한 뒤에도 다른 시프트로 언제든지 옮겨다닐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가점이 낮은 다른 청약대기자들의 당첨 기회가 박탈돼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 지난 2년간 공급된 시프트 5217가구 중 총 390가구가 2~5회 중복 당첨됐고, 그 중 20가구는 다른 시프트로 이주했다. 이주로 인해 기존 시프트가 빈 집이 되면 SH공사가 그 손실을 떠안아야만 했다. 현행 주택공급 규칙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주택에 당첨되면 1~5년간 다른 분양주택의 입주자 선정을 제한하지만 임대주택은 재당첨 제한이 없다. 시는 시프트가 임대주택이라는 점을 고려해 일정기간 청약을 금지하는 방법보다 당첨 경과 기간별로 차등을 둬 감점하는 간접제한 방식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 재당첨 제한 제도 시행 이전 입주자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제한만을 가할 방침이다. 아울러 서울시는 시프트 도입 2주년을 맞아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시프트 입주자격과 주택 구매능력이 동시에 있는 경우에도 ‘시프트에 입주하겠다.’고 한 응답이 49.5%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나머지 ‘주택을 소유하겠다.’는 대답은 50.5%로 나타났다. 입주하려는 이유로는 ‘20년간 안정적인 거주’(34.1%), 저렴한 전세금’(28.9%), ‘전세형 임대주택’(27.4%) 순으로 대답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광진·중랑·서대문 부정부패 ‘청정특구’

    서울시내 자치구들이 깨끗한 공직풍토 조성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광진구는 6월을 ‘청렴의 달’로 지정하고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공무원 금품 수수 여부 등을 설문조사하는 등 ‘투명행정’에 앞장서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광진 6월 청렴의 달 지정 이를 위해 방문 민원인에게 휴대전화를 통해 공무원 부조리 등을 설문조사하는 ‘청렴고객관리시스템(CCRM)’을 가동하고 있다. CCRM은 구가 청렴지수 평가 인센티브 사업비를 받아 지난해 개발한 시스템으로 올 1월부터 시행해 왔다. 지난 3월엔 정송학 구청장이 직접 서울시 창의행정 추진회의에서 CCRM을 창의우수사례로 발표하기도 했다. 구는 부정부패와 관련, 보상은 확대하고 처벌은 강화했다. 부조리신고 보상금 지급에 관한 조례도 개정해 보상금을 기존 1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한 업체와 개인을 고발 조치하고, 구청에서 추진하는 각종 공사 입찰 참가자격을 6개월 이상 박탈하기로 했다. 부패·비리 신고 보상금 확대로, 내·외부의 감시시스템이 더욱 철저히 가동되도록 유도하고 금품을 받은 사람뿐 아니라 제공자에게도 엄중한 제재를 가해 비리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공직자뿐 아니라 민원인들의 동참도 함께 유도하기로 했다. 각 주민센터와 구청 민원부서에 ‘주민과 함께하는 청렴광진 서명부’를 비치, 투명행정 동참 서명을 받고 있다. ●중랑 민원필터링시스템 운영 5년 연속 청렴지수 평가 최우수구를 목표로 하는 중랑구도 ‘공무원 청렴도 높이기’에 적극 나섰다. 12일까지 청렴의식을 주제로 한 광고물, 만화 등을 공모해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지하철역과 구청 로비에 ‘청렴 패러디물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또 민원접수 단계부터 처리완료까지 진행과정을 민원인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알려 주고, 처리 후에는 음성정보(UMS)를 발송해 공정성과 청렴도를 평가하는 민원필터링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민원처리가 끝난 후에는 부조리 신고엽서를 보내고, 업소 지도점검 후에는 클린행정 고객평가서를 통해 비리 발생 여부를 신고하도록 했다. ●서대문 청렴도 상시모니터링 도입 서대문구는 ‘부패 제로, 청렴 서대문구’를 구정 목표로 내걸었다. 지난 9일 구청 대강당에서 700여명의 직원을 불러 모아 ‘청렴 서대문구 만들기’ 교육을 실시했다. 현동훈 구청장은 이 자리에서 “청렴이야말로 공무원에게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자 주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무기”라면서 “이번 교육을 통해 공직자로서 자세를 가다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는 이번 교육을 계기로 ‘청렴도 향상 종합대책’을 1년 내내 실시하기로 했다. 대책에는 청렴도 상시모니터링 A/S 콜서비스, 공직자 비리·클린신고센터 운영 활성화 및 부정부패에 대한 신상필벌 강화 등이 포함돼 있다. 백민경 이은주기자 white@seoul.co.kr
  • 사형제 첫 헌재 공개변론

    사형제 위헌 여부를 두고 최초의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이 11일 열렸다. 살인 혐의로 기소된 청구인 쪽과 법무부의 치열한 법리공방은 물론 현 정부에서 사형을 집행할 수 있을지, 사형제의 대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도 심도 있게 이뤄졌다. ‘보성 어부 살인사건’의 피고인 오모(71)씨는 여행객 4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고 항소심을 맡고 있는 광주고법이 오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사형을 규정한 형법 41조 등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재판부는 “기본권 가운데 가장 기초적인 의미를 갖는 생명권을 박탈하는 사형제는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공개변론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사형제가 헌재의 도마에 오른 것은 두번째다. 헌재는 96년 사형을 합헌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평화롭고 안정된 사회가 실현되는 등 시대상황이 바뀌어 사형이 가진 범죄 예방 필요성이 거의 없어진다면 사형은 헌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단서를 달아 재논의의 여지를 남겼다. 이날 공개변론에서도 사형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제한하는지, 실제로 범죄 예방 효과가 있는지, 국민의 법감정과 국제적 추세 등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등이 주요 쟁점이 됐다. 청구인을 대리한 이상갑 변호사는 “생명형인 사형은 몸 일부를 절단하고 마비시키는 신체형보다 몇 차원 더 가혹한 형벌”이라면서 “우리나라는 97년 이후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폐지국이 됐고 15대 국회 이후 지속적으로 사형제 폐지를 위한 특별법안이 제출되는 등 96년 헌재 합헌 결정 이후 국내 상황에 변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쪽을 대리한 정부법무공단 성승환 변호사는 “사형은 죗값을 치르게 하려는 정의의 발로이고 사회악을 영구히 제거하자는 사회방위 측면에서의 정당성도 있다.”면서 “사형에 대한 실무는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관들의 날카로운 질문도 이어졌다. 김희옥 재판관은 법무부 쪽에 10년 동안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는데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 물었다. 법무부 쪽 서규영 변호사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시절에는 사형 집행에 대해 대통령이나 법무부 장관이 거부 의사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짐작하지만, 지금은 집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 정부도 계속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15년, 20년이 지난다면 제도적인 불필요성을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강국 헌재 소장은 “국회가 법으로 폐지하거나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리는 식으로 사형제가 폐지되기를 나도 기대한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 사형과 무기징역 사이에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도입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쌍용차 정리해고 발효 첫날, 노조원 1000여명 ‘빗장 농성’

    쌍용차 정리해고 발효 첫날, 노조원 1000여명 ‘빗장 농성’

    쌍용자동차 직원 1000여명에 대한 정리해고 법적 효력이 시작된 8일 오전 경기 평택의 본사 공장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노조원 1000여명은 이날 오후부터 평택 공장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공장 곳곳에서는 쇠파이프 등이 눈에 띄었다. 도장공장은 인화성 가스가 가득해 화약고나 다름없어 보였다. ●정문·후문 등 컨테이너로 막아 공장 정문은 농성 노조원들이 쌓은 2층짜리 컨테이너로 굳게 봉쇄됐고, 붉은 색 마스크를 두르고 쇠파이프 등을 든 노조원들이 교대로 경계를 섰다. 공권력 투입에 대비, 대치하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후문은 물론 곳곳의 경비초소, 공장 내부 역시 컨테이너로 쌓아 막혀 있었다. 또 5~6명의 사수대가 공장 외부를 지켜봤다. 공장 후문에는 10여년을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4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대치했다. 한쪽은 사측의 정리해고 통보에 대해 “해고는 살인”이라며 부당성을 주장했다. 다른 한쪽은 “정상화만이 살길”이라며 노조측의 공장점거 농성을 규탄했다. 사측은 해고 대상자가 아닌 직원들을 후문 건너편 공원으로 모아 ‘쌍용차 생산 정상화 촉구 임직원 결의대회’를 열었다. ●“파업풀면 해고 유보” 회사안 거부 이런 가운데 쌍용차 노조는 이날 “파업을 풀면 정리해고를 유보하겠다.”는 회사측의 협상안을 거부했다. 노조는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6일 회사측이 서면으로 보낸 중재안과 관련, “회사측은 오로지 정리해고 강행만을 역설, 함께 살자는 우리의 바람은 처참히 무너졌다.”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노조는 또 이날 정부에 즉각적인 공적자금 투입을 요구하고, 상하이 자본의 대주주권 박탈과 51.33% 주식 소각을 촉구하는 한편 정리해고와 분사계획을 무조건 철회하고, 정규직·비정규직 총고용 보장을 주장했다. 앞서 쌍용차측은 지난달 8일 평택 본사와 창원 엔진공장, 구로 정비사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2646명에 대한 정리해고 계획안을 노동부에 신고했고, 1700여명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사측은 지난 2일 정리해고 대상 인원 1056명에게 해고를 통보했고, 이중 80명이 5일까지 추가 희망퇴직을 신청해 정리해고 대상자는 모두 976명으로 줄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친이 권력다툼에 실리 없고 시기상조”

    “무엇이든 상관없다. 그러나 조기전당대회만은 안 된다.” 한나라당 친박계는 친이계 일부의 조기전대 주장에 연일 각을 세우고 있다. 쇄신이란 명분에 동참하면서도 친이계 내부의 권력 싸움에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는 이중의 고민이 엿보인다. 박희태 대표의 사퇴에도 반대한다. 현상 유지가 최선의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당내 여론이 조기전대 쪽으로 흐르지 않도록 하는 데 만전을 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친박계는 왜 조기 전대에 반대할까. 해답은 간단하다. 박근혜 전 대표든 그 대리인이든 전대에 나갈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친이계 내부의 헤게모니 싸움에서 친박계가 자칫 실리도 챙기지 못하고 들러리 역할에 머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당 쇄신의 논란 속에서 계파 이익을 우선시하겠다는 계산이 엿보인다. ●박근혜 전 대표 아직은 준비 안 돼 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도 친박계 의원들은 전날 쇄신특위 토론에 이어 거듭 조기전대 반대론을 폈다. 4선의 이경재 의원은 “4·29 재·보선 참패에 따른 쇄신안으로 조기전대론이 다시 나오는데 이는 책임 소재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하는 주장이다. 다른 정치적 복선이 깔려 있다.”면서 “이미 원내대표 등 당의 핵심 진용이 갖춰진 만큼 조기 전대는 불필요하게 복잡한 상황만 만든다.”고 주장했다. 송광호 최고위원은 “인적쇄신을 잘못하면 인기영합적인 정당이 된다.”면서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고 거들었다. ●“얼굴 바꾼다고 국민 점수 딸 수 있나” 4선의 이해봉 의원은 “당내 화합과 통합을 이뤄갈 것이냐, 청와대와 조율은 누가 할 것이냐 등 현실적인 대안을 놓고 쇄신안을 검토해야지 현실적인 대안 검토도 없이 무작정 얼굴만 바꾼다고 국민에게 점수를 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친박 쪽은 친이 쪽이 조기전대를 밀어붙인다면 당이 시끄러워질 것이란 으름장도 불사한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민심이탈 사태의 책임을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에게 똑같이 지우려는 시각 자체가 오류”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 관심사는 조기전대나 대표의 얼굴이 아니다.”면서 “조기전대 쪽으로 관심을 돌려 대통령의 책임을 면할 수 있도록 하고 국정을 쇄신할 기회를 박탈하려는 것은 쇄신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이에 친이계인 권택기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나설 수 없다면 조기전대에는 그 대리인이라도 내놓아야 한다.”면서 “박 전 대표도 당 쇄신과 화합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압박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美·쿠바 관계개선 ‘순풍에 돛’

    지난 6년간 대화 중단으로 냉각됐던 미국과 쿠바가 새로운 관계정립 작업에 가속을 붙이고 있다. AP통신은 1일 두 나라 정부가 쿠바 주민들의 합법적인 미국 이주와 직접 우편서비스 개통 문제에 대한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쿠바에 친지를 둔 미국인의 쿠바 방문 및 송금 제한을 철폐한 지 한달여 만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30일 쿠바의 고위급 외교관이 쿠바인의 미국 왕래와 직접 우편서비스 허용 문제를 놓고 양국 간 직접 대화를 재개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담은 외교문서를 미 국무부에 전달했다. 이는 지난달 22일 주민 왕래 및 직접 우편서비스에 관한 미 국무부의 대화 제안을 수용한 결과다. 그러나 회담 재개 시기 및 구체적인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다. 쿠바인들의 합법적인 미국 이주를 지원하고 불법 대량이민을 규제하기 위한 양국 간 이민 협상은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 때 시작돼 90년대 들어 정례화됐으나, 2004년 1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의해 전격 중단됐다. 당시 부시 행정부는 쿠바가 미국 비자 발급을 희망하는 쿠바인들에 출국허가를 내주는 문제 등 핵심 사안에 대한 논의를 기피하고 있다며 협상을 중단했다. 최근 오바마 행정부의 유화적 제스처에 쿠바 정부의 반응은 적극적이다. AFP통신은 익명의 미 국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쿠바 정부가 향후 마약 밀반입, 테러, 허리케인 같은 재난 예방 등에 관한 추가협상에도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오바마의 대(對)쿠바 ‘햇볕정책’이 가속을 붙여가자 그 범위가 어디까지 확장될지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당장 2일(현지시간) 온두라스에서 열릴 미주기구(OAS) 고위회담에서 쿠바의 재가입 문제와 관련, 미국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가 이슈로 떠올랐다. 회담에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미 행정부는 쿠바의 재가입 전제조건으로 ‘민주적 개혁조치 이행’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측은 “쿠바의 OAS 복귀에 걸림돌이 돼 온 조치들을 없앨 의향이 있다.”면서도 “정치적 수감자의 석방, 기본권 존중 등의 조치가 취해질 때까지는 금수조치 및 OAS 복귀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1948년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창설된 국제기구인 OAS에는 아메리카 대륙 35개국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쿠바는1962년 회원국 자격이 박탈됐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변희재 “국민장에 세금 1원도 들이지 마”

    변희재 “국민장에 세금 1원도 들이지 마”

    ”국민의 한 명으로서,내가 번 돈으로 세금을 국가에 내는 납세자의 한 사람으로서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국민세금은 단 돈 1원도 투입돼서는 안 된다.” 변희재 미디어발전국민연합 공동대표가 인터넷 세상에 또다시 파란을 일으켰다. 변 대표는 지난 25일 자신이 대표로 있는 인터넷매체 빅뉴스에 게재한 ’노 대통령의 장례,국민세금 들이지마’ 제목의 글을 통해 “장례는 국민장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법으로 규정한 이유는 그동안 수고했으니 놀고 먹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대한민국의 국정을 운영하면서 일반인들은 얻지 못할 치열한 경험을 죽을 때까지 국민들과 함께 나누며 끝까지 봉사하라는 의미”라며 “만약 이러한 의무를 다하지 못한 전직 대통령이라면 당연히 그 예우를 박탈해야 한다.그 때문에 형사처벌을 받으면 예우를 박탈하게 되고,노 전 대통령은 바로 이러한 위기에 처해 있었다.”고 지적했다. 변 대표는 “그보다 더 높은 차원의 관점에서 전직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의무는 명이 다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한다는 것이다.이것은 역사적 평가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한 개인이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국정을 운영하는 하나의 거대한 세력이 역사적 평가를 받으며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것이다.대통령은 퇴임 이후에도 수많은 학자들 혹은 국민들로부터 사후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민생고에 허덕이는 모든 국민들을 위로하고 다독이는 위치에 있다.자살률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이라면 힘든 국민들에게 ‘그래도 같이 살아야 합니다’고 해야지,자기 측근들이 위험하다고 죽어버리는 게 말이나 되는 이야기인가.이명박 정부가 못마땅해도 살아서 싸워야 하는 것”이라고 짐짓 꾸짖었다. 더구나 변 대표는 “검찰이 무리수를 두었던 어쨌든 노대통령은 비리혐의가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날 시점에서 자살을 택하였다.국민을 위한 것도 대한민국을 위한 것도 아니었다.그의 유서에도 국민과 대한민국이란 단어가 없고 오직 자신의 측근들의 안위만 걱정하는 내용이었다.한 마디로 자신의 측근을 살리기 위해 장렬히 몸을 던지는 조폭의 보스나 다름없는 사고”라고 공격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노 전 대통령 자살 직후 어느 택시기사의 ‘참 싱거운 사람이네.다들 힘들어도 그래도 살아가고 있는데’란 말에서 배우라.”며 “매일 같이 힘들고 고달픈 삶 속에서도 하루하루 생명력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대다수 국민들의 입장에서 반성하고 성찰해 보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선 ‘변듣보’(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스러운 생각’에 그의 성을 갖다 붙인)란 새로운 조어가 인기 검색어로 올랐다. 국민장을 치르기로 하고 정부도 서울 경복궁 앞뜰에서 영결식을 갖고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노제를 지내기로 장의위원회와 합의하는 등 29일 영결식 준비에 한창인 상황에서 변 대표의 글에 적지 않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변 대표는 미디어관계법 개정을 위한 여론수렴 기구인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의 한나라당 추천 위원이기도 하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미스 영국’ 출신 모델, 클럽서 피습 충격

    ‘미스 영국’ 출신 모델, 클럽서 피습 충격

    ‘2006 미스 영국’ 출신 유명모델 다니엘 로이드(25·Danielle Lloyd)가 나이트클럽에서 습격을 당해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로이드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새벽 2시 30분께 런던 사우스우드포드에 위치한 크리스탈 나이트클럽 안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 2명에게 폭행당했다. 로이드는 다리와 얼굴, 등이 찢어지고 온몸이 피로 뒤집어쓴 채 친구들의 부축을 받으며 근처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로이드는 이날 토트넘 핫스퍼 FC 소속 축구선수인 남자친구 제이미 오하라(Jamie O‘Hara)를 포함한 6명의 친구들과 나이트를 찾았다. 2시 30분께 여성 2명이 그녀에게 다가와 시비를 걸었지만 무시하고 떠나려하자 여성들은 로이드를 술잔이 놓인 테이블로 밀어 부상을 입혔다고 로이드 측 대변인은 말했다. 로이드를 수술한 담당 의사는 “그녀가 등에 부상을 당해 봉합 수술을 받았으며 다리 쪽 부상은 더 심각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부상을 입힌 여성 2명을 현장에서 체포하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알아보고 있다. 한편 로이드는 2006년 미스 영국 1위로 선발됐지만 심사위원인 테디 셰링엄과 대회 이전에 데이트를 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왕관을 박탈 당한 바 있다. 그 뒤에도 같은 축구클럽 소속 저메인 데포와 제이미 오하라와 잇따라 핑크빛 데이트를 즐기면서 “토트넘에서 해트 트릭을 기록했다.”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사진=데일리메일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ML 스프링캠프 5일내 전원검사

    다른 사람의 소변으로 채운 콘돔을 질 속에 넣어두고 도핑검사 전 몰래 찢어 무사히 넘긴다? 극단적인 경우지만 도핑을 피하려는 교묘한 수법 또한 늘고 있다. 미리 피를 뽑아 보관했다가 경기 전 다시 수혈해 헤모글로빈을 늘려 ‘산소탱크’로 돌변하는 혈액도핑은 공공연히 알려져 있고, 생체물질 도핑 또한 앞으로 더 골칫거리가 될 전망이다. 약물의 힘을 빌려서라도 경기력을 향상시키려는 선수와의 두뇌싸움(?)이 펼쳐지는 도핑 테스트. 하지만 스포츠맨십을 위한 철저한 검사 역시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은 ‘안티도핑 올림픽’으로 불렸다. 총 900여명의 검사관을 동원해 역대 최다인 4500건의 도핑 테스트가 실시됐고, 북한의 김정수(사격)는 신경안정제의 일종인 베타 차단제 양성반응으로 메달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중국은 대회 6개월 전 무려 6038종의 도핑검사를 실시, 금지 약물을 복용한 자국 선수 2명과 해당 감독에게 평생 선수활동을 금지하는 철퇴를 가하기도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는 도핑검사가 보편화돼 있다. 스프링 캠프 입소 5일 안에 모든 선수들을 검사하며, 포스트 시즌이 끝날 때까지 선수들을 무작위로 총 1200번 이상 검사한다. 처음 적발되면 50경기, 두 번째는 100경기 출전정지, 세 번째 적발되면 영구 추방당한다. 일본 프로야구(NPB)도 매월 1회씩 팀에서 임의로 뽑힌 2명에게 도핑 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더 강력하게 금지약물 복용선수를 제재할 방침이다. 1994년 도핑검사를 도입한 미프로풋볼(NFL)에서는 시즌에만 1만 2000회의 도핑 검사를 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프로축구 도핑검사 한번도 안했다

    프로축구 도핑검사 한번도 안했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는 흥분제의 일종인 에페드린 복용이 적발돼 월드컵에서 영구 퇴출됐다. 신이 내린 천재도 덫에 걸릴 만큼 금지약물의 유혹은 치명적인 셈. 프로야구 스타 출신 마해영의 회고록 출간 이후 국내도 금지약물의 청정지대가 아니란 것이 새삼스럽게(?) 확인됐다. 국내 스포츠 전반의 반(反)도핑 실태를 점검해 봤다. ●아마추어는 WADA 코드 적용 금지약물의 유혹은 짧은 시간에 힘을 쏟는 종목과 극도의 지구력을 요구하는 종목을 가리지 않는다. 육상과 수영, 역도가 전자라면 사이클은 후자에 해당한다. 육상에선 서울올림픽 남자 100m에서 세계기록으로 우승했지만 금메달을 박탈당한 벤 존슨과 시드니올림픽 3관왕 매리언 존스 등 굵직한 별들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아직 국내에선 적발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 백분의 일초를 다투는 수영도 곧잘 도마에 오른다. 2007년 전국체전 때 국가대표 A의 시료에서 스테로이드계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양성 반응이 나왔다. A는 “부상으로 한약을 복용했을 뿐”이라고 소명했지만 2년 자격정지를 당했다. 1967년 레이스 도중 약물 과다 복용으로 선수가 사망했던 최고 권위의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는 최근 수년 동안 한 해도 약물 파문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아마추어의 경우 한국반도핑위원회(KADA·Korea Anti-Doping Agency)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World Anti-Doping Agency)의 금지약물 규정인 이른바 ‘WADA 코드’를 적용해 철저하게 도핑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반도핑행정관리시스템(ADAMS·Anti-Doping Administration & Management System)에 따라 국제대회 메달리스트는 물론 대상자 명부에 오른 선수는 3개월 단위로 훈련 소재지 등을 기록하게 돼 있다. WADA나 KADA 요원들이 경기 기간 외에도 주소지를 불시에 방문, 도핑 테스트를 하기도 한다. ●4대 프로 스포츠 ‘도핑과의 전쟁’ 금지약물 파문의 한가운데에 선 프로야구는 의혹의 눈초리를 벗기 힘들다. 국내에서 ‘초인적인(?)’ 성적을 내던 다니엘 리오스(전 두산)와 펠릭스 호세(전 롯데)가 외국 리그에서 금지약물 사용이 적발돼 철퇴를 맞았기 때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팀당 무작위로 3명씩 추첨해 8회가 끝난 뒤 소변검사를 실시한다. 하지만 전수조사가 아닌 데다 2군 선수들은 포함되지 않는 등 빈틈이 많다는 지적이다. 지난 네 차례의 도핑 테스트에서 적발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도핑 테스트 도입 이전인 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출전했던 투수 P는 근육강화제 성분이 검출됐다. 이들에겐 2년간 국제대회 출전금지 제재가 내려졌다. 프로축구 K-리그에는 ‘금지 약물 복용이 판정된 경우 6~10경기 출장 정지 및 경기당 100만원 벌금을 내린다.’는 규정이 있지만 지난 26년 동안 한번도 도핑검사를 실시한 적이 없다. 시범 실시를 계획하던 연맹은 최근 분위기를 감안해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연맹 관계자는 “새달 4일부터 16일까지 5개 권역으로 나눠 K-리그 선수들에게 약물 복용 금지 교육을 하고 구단별로 2명을 무작위 차출, 도핑 테스트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약물복용이 확인되면 해당 구단과 선수에게 비공개 경고조치를 할 계획이며 내년부터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주로 용병들의 약물의혹이 거론되던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도 2009~10시즌부터 도핑 테스트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마해영 회고록에서 비롯된 파문에 대해 ‘프로야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란 시선도 있다. 하지만 저자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근본적인 금지약물 대책을 세울 계기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1998년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의 홈런 레이스 과정에서 일찌감치 스테로이드 논란이 제기됐다. 하지만 쉬쉬하면서 넘어갔다. 결과는 참담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대기록의 진실성과 명예의 전당 자격에 대해 누구도 선뜻 답하기 힘들게 됐다. 메이저리그가 금지약물 천국이 된 과정은 국내에서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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