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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진타오 오른팔에서 ‘쌍개’… 링지화는 그렇게 무너졌다

    후진타오 오른팔에서 ‘쌍개’… 링지화는 그렇게 무너졌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팔’ 링지화(令計劃·59)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이 마침내 몰락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정적 척결은 신속하고 과감했으며 링지화 가문이 쌓아 온 부와 권력은 모래성처럼 순식간에 무너졌다.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은 지난 20일 오후 회의를 열고 중앙기율검사위가 제출한 ‘링지화의 엄중한 기율 위반에 관한 심사 보고’를 검토한 뒤 곧바로 공직과 당적을 박탈하는 ‘쌍개’(雙開) 처분을 내렸다. 기율위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최고인민검찰원은 “링지화를 (정식으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민일보는 21일자 1면에 그의 쌍개 소식을 전하며 “지도부가 뼈를 긁어내 독을 치료하는 괄골요독(刮骨療毒)의 용기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당 지도부가 밝힌 혐의는 정치 기율, 정치 규범, 조직 기율, 보밀 기율(비밀준수) 위반, 거액의 뇌물 수수, 간통 등이다. 신화통신 등은 “링지화가 직무를 이용해 다른 사람의 뒤를 봐주고 거액의 뇌물을 수수했으며 핵심 기밀을 대량으로 취득했고, 다수의 여성과 간통했다”면서 “부인은 부당한 경영 활동으로 이득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당이 밝힌 혐의만으로도 무기징역 이상의 중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링지화 처벌로 시진핑 체제 출범에 반기를 들었던 것으로 의심받았던 ‘신4인방’은 모두 제거됐다.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과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는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고,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병사했다. 링지화 가문의 몰락은 한 편의 비극이다. 링지화의 아버지 링후예는 당성이 강한 의사였다. 보시라이의 아버지로 ‘혁명 8대 원로’였던 보이보(簿一波)와 친했다. 다섯 남매를 낳았는데 이름을 팡전(方針·방침), 정처(政策·정책), 루셴(線·노선), 지화(計劃·계획), 완청(完成·완성)으로 지었다. 공산당 문건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에서 따온 이름이다. 1977년 사망한 큰아들 링팡전을 제외하고 모두 다 비리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특히 링지화의 아내 구리핑(谷麗萍)은 남편의 권력을 이용해 수많은 정보기술(IT) 기업을 운영하며 부를 축적했다. 간첩 혐의로 구속된 전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앵커 루이청강(芮成鋼)과 간통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링지화의 몰락은 아들 링구(令谷)가 2012년 3월 베이징에서 만취한 상태로 페라리 슈퍼카를 몰다가 사망하면서부터 예고됐다. 당시 링지화는 중앙판공청 경비국 병력을 동원해 현장을 은폐하려 했다. 알몸으로 링구와 동승했던 여대생 2명에게 입막음을 위해 거액을 제시했다는 의심도 받았다. 사건 이후 링지화는 중앙판공청 주임에서 통전부장으로 밀려났으며 정치국 진입에도 실패했다. 후진타오 주석의 최측근인 링지화를 처벌한 것은 시 주석이 원로들의 권력을 더이상 용인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원로 세력이 약해질수록 시 주석의 권력은 강해진다. 1975년부터 공산주의청년단에서 활동해 온 링지화는 1985년 당시 공청단 제1서기였던 후 전 주석에게 발탁돼 당 중앙 선전부 부처장으로 중앙 무대에 등장했다. 후 전 주석은 2007년에 그를 비서실장인 당 중앙판공청 주임 겸 중앙 서기처 서기로 임명했다. 이후 링지화는 후 전 주석이 몇 시에 CCTV 뉴스를 시청할지까지 결정하는 강력한 막후 실력자가 됐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베일에 싸인 재벌 3~4세… 그들끼리의 이너서클 있었다

    베일에 싸인 재벌 3~4세… 그들끼리의 이너서클 있었다

    재계에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서울신문의 대기획 ‘재계 인맥 대해부’가 21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서울신문 산업부는 지난해 9월 30일부터 10개월간 매주 두 번꼴로 기사를 게재해 모두 73회에 걸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62개 그룹과 500여개 기업의 인맥을 집중 조명했다. 지면 사정상 미처 담지 못했던 재벌가의 뒷이야기와 취재 기자들의 지난했던 취재기를 공개한다. -이종락 산업부장(이하 이) 2005년과 2006년에도 서울신문이 재계 혼맥과 가맥에 대해 분석했지만 10년이 지나서는 대한민국 기업들도 많은 변화상을 겪은 것으로 취재 결과 나타났다. 우선 정보통신기술(ICT) 벤처기업들의 대약진이 눈에 띄었다. 시가총액에서 대기업을 압도하는 ‘공룡’으로 성장했다. 공기업이었던 포스코, KT, KT&G 등도 민영화 이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기존 대기업들도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해야 할 만큼 몸집이 커졌다. 무엇보다도 재계 인맥을 취재한 기자들의 소회가 남다를 텐데 미처 지면에 담지 못했던 얘기들을 이 자리를 빌려 기록으로 남겼으면 한다. -강주리 기자(이하 강) 최근 10년 사이 급성장해 처음으로 재계 인맥에 포함된 기업을 취재하는 부분은 정말 쉽지 않았다. A회사의 경우 회장의 젊은 시절과 가족사, 인맥들을 확인하기 위해 2박 3일간 지역에 머물며 학교 동문회와 문중까지 훑는 등 다방면으로 접촉하기 위해 무척 애를 썼다. 회장과 만나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번번이 행사를 이유로 기피하는 등 오너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업체에 대한 기대를 접고 회장과 조금이라도 인연이 있을 법한 업체들을 만나 하나씩 하나씩 퍼즐을 맞췄다. 대학교와 고등학교 총동문회를 찾아가 동창들을 찾아내 협조를 구했으며 기자와 같은 종씨인 문중을 찾아가 내 가족사까지 소상하게 얘기해주며 오너 일가의 정보를 수집했다. -명희진 기자(이하 명) 구글 등 포털사이트를 비롯해 온라인을 샅샅이 뒤졌다. 연관인들에게 ‘전화 마와리’(전화 돌리기)는 물론, 직접 찾아가 정보를 묻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하림 등 기업 오너와 직접 인터뷰도 할 수 있었다. 취재를 하다 보면 가족사를 숨길 수밖에 없는 사연이 줄줄 터져 나왔다. 실제 기사를 쓰지 않은 정보가 더 많다. -유영규 기자(이하 유) 힘든 기억이 대부분이다. 특히 재벌 3~4세의 일상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는 것이 싫어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것도 있지만, 일반 서민들과 삶의 영역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출입 기자도 마찬가지다. 2~3년을 출입해도 정작 오너 일가와 제대로 말 한번 나눠볼 자리를 갖기 어렵다. 그들끼리는 하나의 이너서클을 유지하며 소통한다. 공통점도 많다. 소위 한국의 부촌이라고 불리는 동네에 몰려 살다 보니 학군이 겹쳐 학교 선후배 사이가 적지않다. 경복초, 경기초, 영훈초, 개성초교 등이 대표적이다. 중·고교도 청운중에 휘문고, 경기고 출신들이 부지 기수다. 물론 여기를 졸업하면 미국 아이비리그를 중심으로 해외 유학길에 오른다. -김진아 기자(이하 김) 재계 인맥은 기업의 사보를 만드는 기획이 아니다. 기업의 성장 배경과 성장사에 대해 알아야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예컨대 올해 해방둥이 기업으로 꼽히는 크라운·해태제과그룹과 SPC그룹 재계 인맥 편에서는 기업의 성장 배경이 곧 우리나라의 먹을거리 변천사를 돌아보는 것과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 측에서는 단순 홍보용 기업 사회공헌활동 자료를 준다던가 며칠 전에 냈던 보도자료를 참고하라며 던져 준 적도 많았다. 덕분에 기자 본인의 취재능력을 시험하는 기회가 됐다. 취재할 수 있는 모든 루트를 동원해 2개 면을 채웠고 기사가 나가고 난 다음 그제야 기사를 수정해 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기도 했다. 사실 관계가 틀려 고쳐달라는 요청보다는 아예 내용을 빼달라는 내용이 많았었다. -주현진 차장(이하 주) 서울신문의 재계 인맥 시리즈는 2006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처음 취재 요청을 받은 기업의 경우 협조하지 않으려는 모습은 예전과 똑같다. 더욱이 과거보다 개인정보 보호가 엄격해져서 정보 접근이 쉽지 않았고 민감한 사생활은 사실이라 할지라도 공개하기가 더 어려워하는 분위기가 생긴 것 같다. 대신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공개는 되어 있으나 많이 알려지지 않은 내용들을 모아 분석해 보면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일부 젊은 오너들은 과거와 달리 스스럼없이 언론 취재에 응하거나 홍보팀을 통해 충실히 자료를 제공해 정확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하라고 지시하는 등 자신감이 읽혔다. -박재홍 기자(이하 박) 뒤늦게 취재에 합류해 상대적으로 편하게 취재했다. 기존에 진행해 왔던 시리즈를 봐 온 기업들에서 시리즈의 중요성을 알고 상대적으로 자료를 잘 준비해 줬기 때문이다. 특히 D그룹의 경우 최근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주요 계열사들이 모두 정리된 상황에서 보도하기 쉽지 않은 측면도 있었다. 그룹의 문제도 있지만 현재 어려움에 빠져 있는 기업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를 더 쓸 경우 해당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 역시 사기가 저하될 수 있어 이 점을 감안했다. -이 오너가도 1~2세에서 3~4세로 경영권 승계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땅콩회항’ 등 후세들의 눈살 찌푸리는 일탈행위가 벌어져 세간의 지탄을 받았다. -유 대한항공 3남매처럼 튀는 일부를 제외하고 3세들의 사내의 평은 한결같이 좋다. 겸손하고 인사성 바르며 성실하고 부지런하며 소탈하다는 것이다. 업무 장악력이나 기획력도 뛰어나다는 평도 나온다. 어릴 때부터 엄한 재벌가에서 경영 수업을 받다 보니 인성도 자질도 뛰어난 인재가 된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대부분 이 같은 평판은 회사 홍보팀 등 사내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고 과장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철저한 통제사회인 북한의 영도자들처럼 자본주의에서도 우상화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명 한국사회에서 재벌가 후손들은 저마다 로열패밀리를 구축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재벌가 가족=공인’이라는 등식은 없다. 단 가족들이 회사 지분을 나눠 가지고 등기에 오르는 순간 상황은 달라진다고 본다. 소리 소문 없이 돌잡이 아이에게 회사 지분을 넘겨주는 것이 일부 기업의 현실인 상황을 고려하면 언론이 이러한 지분 구조에 대해 낱낱이 들여다보고 감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벌가 역시 소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 -김 처음에는 기자 본인도 비슷하게 생각했다. 회장의 부모가 누구고 또 그 회장은 누구와 결혼하고 자녀를 뒀는지 시시콜콜 밝혀야 할까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취재를 하면 할수록 회장의 사생활이 결코 회사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느꼈다. 이는 혼맥 등으로 이뤄진 기존의 대기업은 물론이고 신생 기업도 마찬가지였다. 회장의 친·인척이 해당 기업에서 일하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어 기업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업들도 많았다. 사생활이라 밝힐 수 없다던 회장의 부인과 자녀가 알고 보니 회장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어 후계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업들도 있었다. 이는 기업이 특정 1인의 소유이고 이를 대물림하는 구조 속에서 이뤄지는 일이었다. -강 맞다. 왜 오너 일가들을 취재하느냐고 묻는다. 취재한 기업 중에는 우리나라의 산업화 과정 속에 직간접적으로 비호를 받거나 혜택을 받아 성장한 기업들이 권세와 재물을 대물림하는 가업 구조가 많다. 기사에는 나가지 못했지만 내 자식과 그 자식에게 재물을 넘겨주기 위해 부정 비리를 저지르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오너 일가의 횡령 배임 등은 회사의 건전성에 영향을 주고 평범하게 법질서를 준수하고 살아가는 일반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은 물론 우리 경제에도 직간접적인 피해를 끼친다. 오너 일가의 가족사를 아는 것은 특수한 우리나라의 재계 구조상 해당 기업의 장래성과 투명하게 경영하는 평가의 기초 자료가 될 수 있고 나아가 건전한 재계를 형성하는 데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유 미국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경영권 세습을 빗대 “2020년 올림픽 대표팀을 2000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자식 중에서 선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경고했다. 심지어 북한의 권력세습과 뭐가 다르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자식들이 거대 기업을 승계하는 일에 대해서는 보수와 진보 할 것 없이 비판적이다. 미국은 재벌 3세의 경영권 세습이 실패한 모델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굳어졌고, 일본은 재벌이라는 단어가 많이 희석화돼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만은 재벌 3세의 기업 승계가 현재진행형이다. 실제 한국의 30대 재벌 총수 중 희수 이상 고령인 사람은 11명에 달한다. -이 신흥 기업과 기존의 대기업의 취재 과정은 어떻게 달랐나. -주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네이버, 다음카카오, 엔씨소프트, 넥슨, 서울반도체, 휠라코리아, 골프존, 미래에셋 등 신생 기업들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새로운 기업이 생겨난다는 것은 한국 경제가 그만큼 발전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반면 주요 그룹 리스트는 10년 전과 비교할 때 별 차이가 없다. 이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새로 진입한 곳이 별로 없다는 뜻이다. 새로운 기업이 많지 않다는 것이어서 우려스럽다. -강 신흥기업은 기존 대기업보다 오너 일가에 대한 접근이 훨씬 어려웠다. 오너를 중심으로 한 결속은 더욱 강하고 언론에 노출되는 것에 과민한 느낌이다. 경험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의 일종으로 보이기도 하고 자신감 부족이거나 뒤가 구린 뭔가를 들키지 않으려는 방어 태세로 보인다. 신흥 기업이 한 단계 더 나아가려면 더이상 비밀·폐쇄경영으로는 안 된다. 일가 경영에 대한 비판이 있다면 수용할 건 과감히 수용하고 더 큰 그릇의 기업이 되기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거나 철저한 인재등용 시스템을 통해 기업의 성장동력을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 -김 공통점도 적지 않았다. 한국에서 손꼽히는 기업이 되기까지 오너가 다른 이들보다 뛰어난 능력이 있었고 어려운 상황에서 굴하지 않고 도전해 기업을 지금의 모습으로 키워왔다는 점이 바로 그렇다. 미래에셋그룹의 박현주 회장도 자신의 투자 능력을 인정받아 높은 연봉의 임원 자리에 만족했더라면 지금의 미래에셋그룹은 없었을 것이다. 카리스마적인 1인의 도전정신에 따라 만들어진 기업이고 나름의 창업정신이 남아 있지만 우리나라의 기존 대기업의 장점이자 단점이라 볼 수 있는 가족기업의 형태로 가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앞으로 한 단계 더 뛰어 굴지의 대기업이 될지, 또 다른 성장동력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갈림길에 선 신생 기업들이 많다. 창업주 1인이 회사 지분을 완벽하게 독점하거나 어린 자녀까지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과연 지금의 흐름이 맞는지는 계속 지켜봐야 할 일이다. -이 인상 깊었던 취재 경험들을 털어놓자면. -주 취재 과정에서 최고경영자(CEO)와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주어진다. 그 회사의 투명성과 자신감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2006년 애경의 장영신 회장과 채동석 그룹 부회장을 만난 뒤에는 애경 제품만 쓰고 싶었다. 서울우유 송용헌 대표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경영 소신과 회사의 비전을 자세히 설명해 줬다. ‘우유가 몸에 나쁘다는 말이 있다’는 껄끄러운 질문에도 “어떤 음식이든 많이 먹으면 해롭다”며 차분하게 설명하는 모습에서 제품에 대한 신뢰마저 느낄 수 있었다. -유 10년후 재계 인맥 시리즈를 다시 정리할 때는 한국 재벌을 이해하기 위해 오너 직계들의 가계도를 빼곡히 그리는 일이 사라졌으면 한다. 시대가 변했다. 이제 한국의 재벌기업은 주주 회사로 덩치가 워낙 커져 3세가 경영을 승계하더라도 1·2 세대와 같은 제왕적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이 많다. 승계 과정에 보다 분명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선진국 같은 전문 경영인 체계가 보다 넓고 빨리 정착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기업과 나라가 모두 상생하는 길이다. -김 재계 인맥 시리즈가 시작되기 두 달여 전인 지난해 7월부터 약 1년 동안 단 하루도 초조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맡은 기업의 수가 많아 2~3개의 기업 취재를 동시에 했던 탓도 있었고 나오지 않은 내용을 취재하고 정확하게 다뤄야 했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다. 부담감에 비례해 좋은 기사가 나와 많은 독자가 공감해줘서 다행이었다. 무엇보다도 ‘내가 다니는 회사가 이렇게 성장했구나’ 하고 기업 관계자들 스스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리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알맹이 빠진 채… 野 ‘사무총장 폐지’ 혁신안 통과

    알맹이 빠진 채… 野 ‘사무총장 폐지’ 혁신안 통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명운은 물론 야권 신당설의 최대 변수인 ‘김상곤 혁신안’이 20일 당 중앙위원회에서 의결됐다. 김상곤 위원장으로선 한고비를 넘긴 셈이지만, 선출직 평가위원회 구성 및 현역의원 교체지수 마련 등 ‘공천 룰’ 결정과 최고위원제 폐지 등 휘발성 강한 안건을 9월 중앙위원회로 미뤄 놓은 터라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당내 일각에서는 혁신안이 국민의 삶과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혁신’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최고 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를 열어 사무총장제 폐지를 골자로 한 1차 혁신안을 참석자 395명(재적 555명) 중 302명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부정부패 등으로 직위 상실 때 재·보선 무공천 ▲당원소환제 도입 ▲부정부패 연루 당직자의 당직 박탈 등도 개정된 당헌에 포함됐다. 중앙위 전후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혁신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문재인 대표는 “완벽한 혁신안이란 있을 수 없다”며 “아무리 좋은 안이라도 신뢰하지 못하고 흔든다면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며 혁신안 통과를 호소했다. 이어 “혁신을 계파적 관점으로 볼 일은 아니다”라면서 “혁신의 요체는 대표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상호 의원은 “대표에 대한 비판은 좋지만 호남 여론을 빌려 신당·분당 얘기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동철 의원은 “지금까지 발표한 혁신 과제는 본질과 동떨어졌다”며 “국민은 최고위나 사무총장제 폐지에 관심 없다. 당 주변의 관심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표의 살신성인을 요구한다. 대표직 사퇴야말로 최고의 혁신 과제”라고 덧붙였다. 문병호 의원도 “(혁신위가)탈당·신당설의 원인을 분석해 통합을 위한 조건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혁신안 통과는 당내 갈등의 ‘뇌관’인 당직 인선을 문 대표에게 숙제로 남겼다. 문 대표는 이르면 21일 발표를 목표로 총무·조직·전략홍보·디지털소통·민생본부장 등 후속 당직 인선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재성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하면서 홍역을 치렀던 만큼 ‘탕평’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최단명 사무총장으로 끝난 최 의원을 총무본부장에 기용하는 대신 또 하나의 핵심보직인 조직본부장에 비노(비노무현)계 인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당직 인선을 논의한 비공개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인선은 내일이나 모레 정도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권선택 대전시장 당선무효형 “항소심서도 당선무효형 대체 왜?”

    권선택 대전시장 당선무효형 “항소심서도 당선무효형 대체 왜?”

    권선택 대전시장 당선무효형 권선택 대전시장 당선무효형 “항소심서도 당선무효형 대체 왜?” 지난해 6·4 지방선거 과정에서 사전선거운동을 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권선택(60·새정치민주연합) 대전시장이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등법원 제7형사부(유상재 부장판사)는 20일 오전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 시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권 시장은 시장직을 잃고, 국고 보전 선거비용 6억여원도 반납해야 한다. 권 시장은 2012년 10월 김종학(51) 전 대전시 경제협력특별보좌관과 함께 ㈔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을 만들어 운영하며 사전선거운동을 하고, 이 과정에서 특별회비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1억 59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전선거운동과 불법정치자금 수수 등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포럼의 설립 목적, 회원 모집 경위, 행사 기획 의도, 행사 내용 등을 종합하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정치활동을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로 보기 어렵다”면서 “포럼은 불특정 다수의 주민과 접촉하는 행사를 통해 당선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위해 설립된 유사 선거 기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포럼이 권선택 피고인의 인지도 향상을 위해 설립된 단체인 만큼 포럼 회원들에게 받은 회비는 불법 정치자금”이라면서 “전통시장 방문 등 인지도 향상을 위한 사전선거운동을 하고, 이를 통해 직접적인 혜택을 누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불법 수당 지급과 허위 회계보고를 한 혐의 등으로 권 시장과 함께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선거사무소 회계책임자 김모(48)씨에게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증거들을 종합하면 김씨가 컴퓨터 가공 거래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보인다”면서도 “가공거래 대금이 전화홍보 선거운동원들에 대한 불법 수당 지급으로 쓰인다는 점까지 인식하였음이 법관의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큼 증명됐다고 보기 어럽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종학 전 경제특보와 선거사무소 조직실장 조모(45)씨에게는 각각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전 특보는 권 시장과 함께 포럼을 만들어 운영하며 사전선거운동을 벌인 혐의 등이, 조씨는 전화홍보 선거운동원에게 4500여만원을 불법 수당으로 지급한 혐의 등이 각각 유죄로 인정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3월 권 시장에게 적용된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판결 직후 권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잘못한 게 있고 죄도 있지만, 당선 무효형이 선고돼 시장직 박탈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최후까지 저의 부당함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상고 의지를 분명히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성혐오 판치는 사회 대안 모색] “인권 부재가 부른 문제…청년 질타 아닌 기성세대 반성이 먼저”

    [여성혐오 판치는 사회 대안 모색] “인권 부재가 부른 문제…청년 질타 아닌 기성세대 반성이 먼저”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뭘까요. 아마도 각자 잘사는 것 아닌가요. 내가 잘살려고 하는데 걸리적거리는 게 있으면 짜증 나고, 분노를 표시하고 각자 개인으로 파편화되고 분열됐죠. 마을이나 이웃 공동체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데 대한 기쁨도 잃었어요. 여성 혐오라는 키워드에서 여성을 빼더라도 곳곳에서 벌어지는 혐오 행위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배우 권해효(50)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 서두에서 “꼰대 같은 소리로 이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아 우리 사회가 무섭다”며 이렇게 운을 뗐다 그는 직업이 배우인 ‘시민 활동가’로 통한다. 199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이주 노동자 인권 운동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활동, 호주제 철폐 운동, 재일본 조선학교 후원, 반값 등록금 1인 시위를 하는 등 대표적인 사회 참여 연예인이다. 2012년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 특별상’을 받았다. 두 자녀의 아빠로, 한국여성단체연합 홍보대사로 양성평등 운동도 벌이고 있다. 그는 지난 18일 서울 성미산 인근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기성세대가 반성해야 된다”고 말했다. “강남의 한 고급 아파트에서 우유·신문 배달부들은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게 했어요. 자신의 자녀와 임대아파트에 사는 아이들과 같은 학교에 보낼 수 없다고 학교 배정을 철회해 달라는 학부모들의 시위도 있었죠. 한 초등학교 입학식에서는 임대아파트 아이들만 따로 줄을 세웠어요. 우리 지역에 들어오는 기피 시설을 반대하는 님비현상도 넘치죠. 우리 아이들에게 타인에 대한 혐오를 보여 준 사람들이 다름 아닌 기성세대인 것 같아요.” 권씨는 “여성 혐오도 우리 사회 안에 있는 수많은 혐오 행위의 단면 아니냐”며 “청년들을 비난하기 전에 ‘위너’(승자)와 ‘루저’만 존재하는 사회로 만든 기성세대로서 미안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여성 혐오는 ‘인권 문제’라고 단언했다. 권씨는 “ ‘김치녀’, ‘삼일한’, ‘보슬아치’ 등 여성 혐오적 표현들을 보면 사람이 사람을 상품이나 물건으로 대상화하지 않는 이상 결코 쓸 수 없는 말”이라며 “여성을 성적 상품화해 온 사회 흐름과도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서 혐오적 표현을 쓰는 사람들에 대해 누구도 제어하거나 나무라지 않는 상황이 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 주지 않고, 그들이 (사회로부터) 존중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데서 박탈감과 분노가 작용하는 것 같다”며 “그래서 인권 감수성이 없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권씨는 “초·중·고교에서 인권이나 양성평등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데 따른 기회비용이 갈수록 커지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 케이블 방송이 최근 방송한 힙합 가사가 여성 혐오 논란에 불을 지폈다. -힙합 문화와 한국 사회의 혐오 코드를 연결하는 건 반대한다. 랩이 담고 있는 사회적 함의에 대한 이해나 맥락과 상관없이 무조건 비판하는 것도 건강하지 못하다. 공연장이 아니라 TV를 통해 불특정 다수의 대중에게 전달된 건 해당 뮤지션보다는 그것을 걸러내지 않고 방송한 제작진에게 책임을 묻는 게 합당하다. →‘김치녀’, ‘보슬아치’, ‘아몰랑’ 등 여성 혐오를 내포한 표현들은 어떻게 보나. -표현 자체는 문제가 있다. 우리 헌법에 규정된 양성평등에 대한 최소한의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결코 쓸 수 없는 말이다. 재미있으니 쓴다는 말도 옳지 않다. 개똥녀라는 표현도 알고 보면 언론이 확대 재생산한 측면이 크다. 그런 말이 유행한다고 그 말이 그 시점에서 뉴스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었을까. →2008년 2월 국회 앞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반대 1인 시위도 했는데. -여성부가 출범하게 된 데는 우리 정부 정책과 제도 안에서 여성 차별적인 부분을 시정하고 여성 정책을 새롭게 만들어 보자는 취지가 컸다. 지금도 정부 정책을 입안할 때 양성평등적 관점이 반영되는 게 중요하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성평등지수에서 한국은 142개국 중 117위였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 사회가 진보해 왔다고 하지만 그 기간 자본 앞에서 가장 많이 노출됐던 게 ‘여성’과 ‘여성의 성’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나라처럼 다양한 방식의 매매춘이 일어나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1993년 ‘서울대 우 조교 성추행 사건’ 등은 여성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져왔지만 사회 저변에서 여성은 상품화·대상화됐다. 여성 혐오가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라 우리 몸에 밴 여성을 돈 주고 살 수 있는 물건처럼 취급하는 상품화가 심화된 것 아닌가. →여성 혐오와 인권 문제를 같은 선상에서 봐야 한다고 했는데. -임대아파트 학생들과 같은 학교를 보낼 수 없다고 농성하는 엄마들의 모습과 혐오 시설이 우리 동네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하는 ‘님비현상’ 등을 보면 인터넷에서 마치 배설하듯이 여성에 대해 혐오감을 드러내는 것과 본질적으로 무슨 차이가 있나 싶다. 한국처럼 급격히 공동체 문화가 깨진 곳이 있는가. 어느 순간 우리 사회에서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이 귀찮은 일이 됐다. 서로가 서로에게 귀찮은 존재가 된 거 같다. 우리 사회가 함께 사는 법이 아닌 배제하고 혐오하는 법을 가르쳐 온 것 아닌가. →특히 청년 세대가 인터넷 등에서 여성 혐오를 드러내는 배경은. -학교부터 이상해지고 있다. 일부 예체능 학과가 아니라 대학이라는 공간 전체에서 일상생활과 카톡 등을 통해 벌어지는 ‘군대놀이’(다·나·까 말투, 복장단속, 90도 인사)가 우려스럽다. 초·중·고에서 대학까지 학교 안의 폭력 등을 보면 젊은 세대들이 존중받아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남을 존중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여성 혐오 표현은 범죄이고, 기본적인 인권 문제다. 사회적 가치가 전도된 게 아닐까. →어떻게 풀어 가야 할까. -학교 내 양성평등 교육은 성교육 수준에 멈춰 있다.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 시민으로서의 행위 등 초·중·고 교과과정에서 ‘시민교육’과 ‘인권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2012년 출범한 서울시 성평등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서울시 사업과 정책들을 보면 대부분의 사업이 어릴 때 학교에서 제대로 교육했으면 필요 없는 캠페인들이다. 여성 혐오라는 인권 문제도 어린 시절 제대로 교육했다면, 타인에 대한 혐오가 범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사설] 방학 때 교사 당직근무 말라는 진보 교육감

    대부분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여름방학을 앞두고 일선 교육 현장이 방학 중 교사 당직 문제로 혼란스럽다. 서울, 전북, 충북, 제주 등 진보 성향 교육감이 주도하는 일부 교육청이 방학 기간 교사의 당직 근무를 폐지하라는 공문을 보내자 학교 안팎의 불협화음이 심각하다. 제대로 조율하지 못하고 방학에 들어가는 학교들은 꼼짝없이 교장, 교감이 학교 관리를 도맡아야 할 판이다. 논란은 일부 시·도교육청이 지난해와 올 초 전교조와 단체협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방학 당직 근무는 교사 본연의 의무가 아니며 휴식권을 박탈해 재충전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 단체협약의 내용이다. 일부 전교조 지부는 “재량휴업일 등에 교사에게 강제 근무를 배정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는 으름장 공문을 관내 학교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교사들은 수업 이외 공문 처리 등 행정 잡무에 시달린다고 호소한다. 당직 업무라도 덜어 줘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단체협약 사항도 그런 점에서는 헤아릴 만하다. 그럼에도 이번 논란에 따가운 여론이 쏟아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학교는 노동을 팔아 대가를 얻는 단순한 일터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방학 중 교사의 당직은 만약의 비상사태에 대비하거나 학교 시설 관리 등에 있어 필수 업무다. 한 달 가까운 방학에 당직 하루이틀 없애는 게 교사들에게 의미 있는 휴식이 된다고 생각할 학부모가 과연 몇이나 있겠나. 방학에도 맞벌이나 저소득층 자녀들은 학교에 의지해야 한다. 엄연히 돌봄 교실, 방과후 학교 같은 프로그램이 운영되는데 교장이나 교감, 외부 강사한테 학교 관리를 맡기겠다는 발상은 난감하다. 학교 주변에서 어린 학생들을 상대한 몹쓸 사고들도 잦은 현실을 감안한다면 일반 국민 정서와도 한참 동떨어지는 논리다. 당장 교사들에게 방학 중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라는 성토가 쏟아진다. 학생의 안전을 최우선 순위에 놓지 않는 교육행정은 어떤 경우에도 환영받을 수 없다. 학부모들에게 박수받는 진보 교육이 되려면 첫째도 둘째도 학생들의 권익을 먼저 고민하는 자세가 전제돼야 한다.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교육감이 당직 근무 폐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할 일이 아니다. 학교마다 여건에 맞게 자율 운영하도록 해 학생들의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
  • [세종로의 아침] 조계종 특사/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조계종 특사/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민주주의 사회에서 법과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할 정의다. 그래서 모든 모임과 조직은 물론 국가의 집행과 조치에는 법과 원칙의 명제가 따라붙는다. 그런데 많은 경우 그 법과 원칙은 화합과 균형의 기준이 아닌, 분열과 쏠림의 명분이 되는 모순을 낳는다. 한국불교의 맏형 조계종이 법과 원칙의 시비로 시끄럽다. 1994년 범계(犯戒)행위를 이유로 멸빈당한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감형이 단초이다. 멸빈은 승적을 영구 박탈하는 불교계 최고의 형벌이다. 극형을 받았던 서 전 총무원장에게 느닷없이 ‘공권정지 3년’이라는 극단의 감형 사면 판결을 냈으니 평지풍파가 일 만하다. ‘종단 명예와 위신 실추의 장본인’으로 낙인찍혀 종단에서 내쳐졌던 인물을 21년 만에 복권시킨 조치가 마뜩지 않다. 일반인들은 최근 조계종 사태를 그저 ‘불교계가 또 왜 저러나’식의 호기심 차원에서 보는 것 같다. 하지만 바깥 시선과는 달리 조계종단의 사정은 심각하다. 법과 원칙을 어긴 범법과 일탈에 대한 거센 반발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형국이다. 서 전 총무원장에 특별사면 판결을 내린 재심호계원은 서 전 원장이 고령인데다 참회 입장을 밝혀 왔고 사면 여론이 적지 않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 사면의 바탕에 대승적 차원의 화합을 두고 있다. 그런데 그 입장에 대한 조계종단 사부대중의 민심은 정반대이다. 1994년의 종단사태는 조계종을 거듭나게 한 분기점이고 서 전 원장은 그 갈림의 정점에 놓였던 인물이다. 1994년 이후 종단이 일관되게 목표로 삼아 달려온 개혁정신의 계승을 지금 왜 거스르냐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바로 나라의 헌법과 법에 해당하는 조계종단 종헌·종법의 위배이다. 엄연히 법과 원칙의 실행 도구인 종헌·종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스님들이 모여 일방적으로 사면 복권을 결정한 밀실의 음모로 보고 있다. 종무원들의 반발 모임으로 시작된 판결 철회 요구는 재가자 연대와 서명운동으로 번지고 있고 1994년 개혁운동에 참여했던 스님들까지 동참하면서 그야말로 벌집을 쑤셔놓은 형국이다. 재심호계원이 종단 화합의 계기로 든 사면 복권이 파국을 향한 촉매가 된 것 같아 안타깝다. 조계종단의 내홍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던 무렵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특사를 거론해 주목된다. 지난 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광복 70주년에 단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광복절 특사의 이유는 국가 발전과 국민 대통합이다. 경제사정이 어렵고 이런저런 갈등이 뒤섞이는 나라 형편상 특사 조치에 대한 환영이 재계를 중심으로 연일 이어진다. 그 한쪽에서 특별사면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왔던 박 대통령의 다소 이례적인 작심에 쏠리는 견제의 시선이 적지 않다. 법과 원칙을 살린 형평성의 지적이다. 내일은 자유민주주의를 기본으로 한 대한민국 헌법의 제정과 공포를 경축하고 헌법수호를 다짐하기 위해 제정한 국경일 제헌절이다. 법과 원칙의 시비로 얼룩진 조계종 내홍도, 나라 발전과 국민 대통합을 위한 것이라는 광복절 특사도 제헌절을 계기 삼아 모두 차분히 정리되기를 바란다. kimus@seoul.co.kr
  • [경제뉴스 in] 외환 몫으로? 한투 ‘성골’로?… 김정태 고차방정식 시작됐다

    [경제뉴스 in] 외환 몫으로? 한투 ‘성골’로?… 김정태 고차방정식 시작됐다

    하나·외환은행 노사가 조기 통합에 전격 합의하면서 이제 초미의 관심사는 초대 합병은행장을 누가 맡느냐로 옮겨 가고 있다. 통합은행장과 통합은행명 등을 결정할 통합추진위원회는 오는 20일 발족한다. 하지만 김정태(JT) 하나금융 회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 1년 전 김 회장이 조기 합병 카드를 꺼내 들었을 때만 해도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유력했다. 김 회장의 머릿속에는 두 가지 계산이 서 있었다. 초대 합병은행장 자리를 외환에 내줌으로써 합병당하는 외환은행 임직원들의 박탈감을 달래자는 것이었다. 또 하나는 행장 자리를 줄 테니 책임지고 외환은행 노조를 설득하라는 것이었다. 꼭 자리가 걸려서가 아니라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한 김 행장은 그야말로 입술이 부르트도록 직원들을 설득했다. 문전박대당하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노조원들을 만나고 또 만났다. 하지만 노조는 좀체 김 행장을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대신, 김 회장을 끊임없이 요구했다. 김 회장은 계열사 노사 협상에 그룹 회장이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응하지 않았다. 지난 10일 김 회장은 회의석상에서 김 행장에게 최후통첩을 했다. “오늘 안으로 책임지고 (조기 통합에 대한 노조) 합의서를 가져 오라”. 그러고는 9월 1일 합병하겠다고 공시까지 해버렸다. 김 행장의 속이 타들어 갔다. 하지만 노조는 끝내 김 행장을 외면했다. 결국 이날 저녁 김 회장은 노조에 연락했다. 만나겠노라고. 김기철·김근용 외환은행 전·현 노조위원장과 마주 앉았다. 폭탄주가 쉼 없이 돌았고 김 회장의 인간적인 읍소가 시작됐다. 노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끝내 “예스”는 나오지 않았다. 이틀 뒤인 일요일, 금요일 밤 멤버가 다시 회동했다. 날 듯 날 듯한 결론이 계속 겉돌았다. 김 회장이 벌떡 일어섰다. “내가 제안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다. (이 제안을) 받든지 말든지 이제 (노조가) 알아서 하라.” 그 시각, 김 행장은 김근용 노조위원장의 집 앞에서 서성거렸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김 회장과의 담판 사실을 알 리 없는 김 행장은 위원장을 만나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다음날 새벽 6시 노조에서 연락이 왔다. 협상을 재개하자는 내용이었다. 김 행장과 하나은행의 김병호 행장은 반신반의하면서 달려갔다. 이날 아침 8시에 이사회가 잡혀 있었지만 그전에 노조가 합의해 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다. 노조가 마음을 바꾼 데는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한 무기명 찬반 투표 결과도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조기 합병 찬성 의견이 꽤 많이 나왔다는 후문이다. 막판에 노조를 설득한 이는 김 회장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김한조 초대 합병은행장’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완전히 물 건너간 것은 아니다. 진짜 합병 작업은 지금부터이기 때문이다. 이질적인 두 은행의 문화를 ‘하나’로 합쳐야 하는 큰 숙제가 남아 있다. 단자회사(한국투자금융·한투)에서 출발한 하나은행은 ‘비즈니스’ 유전자가 강하다. 한때 한국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외환은행은 “남은 것은 자존심뿐”이라는 얘기가 말해 주듯 엘리트의식이 유난히 강하다. 그런 엘리트들이 사실상 장돌뱅이 밑으로 들어가게 됐다는 점에서 외환맨들의 정서를 보듬는 노력은 필수적이다. 그러자면 외환 출신 통합은행장은 여전히 유효한 카드다. 외환은행에서 발탁하되, 김 행장이 아닌 제3의 인물을 전격 선임해 분위기 쇄신을 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쉼 없이 조기 통합 필요성을 설파한 ‘큰형님’ 김 행장의 사전 정지작업이 없었다면 김 회장의 담판도 성공하지 못했을 수 있다.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고 김 행장을 통합은행장에 기용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단, ‘길게’ 갈 카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어느 정도 조직이 안정되면 행장을 전격 교체할 가능성이 있다. 유력 후보는 김병호 하나은행장이다. 장고(長考) 끝에 김 회장이 발탁한 차기 회장 후보군인 데다 취임한 지 반 년밖에 안 됐다. 현재 공석인 지주회사 사장으로 잠시 보냈다가 합병은행장으로 다시 불러들이는 시나리오도 유효하다. 다소 부담스럽지만 처음부터 통합은행장으로 바로 발탁할 수도 있다. 이 경우 김병호 행장에게 필적할 만한 이를 지주 사장으로 내세워 ‘경쟁 구도’를 만들 공산이 크다. 차기 통합은행장은 ‘포스트 JT’(차기 그룹 회장)와 직결돼 있다. 김병호 행장은 하나금융의 ‘성골’로 꼽히는 한투 출신이다. 김 회장이 올 초 연임을 앞두고 전임자 인맥을 교통정리할 때 이현주 부행장 등 한투 핵심 멤버들은 상당수 힘을 잃었다. 그렇더라도 한투 출신들은 하나금융의 중추세력이다. 제아무리 JT라도 한투 출신을 완전히 배제했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지략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난 JT가 어떤 수를 내놓을지 흥미진진하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우버’, 미 캘리포니아서 84억 원 벌금형

    ‘우버’, 미 캘리포니아서 84억 원 벌금형

    전 세계 규제기관이나 택시운전사 조합 등과 잦은 마찰을 벌이고 있는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 ‘우버’(Uber)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미국 일간 로스앤젤리스 타임즈 등 외신들은 1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 공공재 위원회(CPUC)가 "규제 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우버 측에 730만 달러(약 84억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우버를 포함하여 리프트(Lyft), 겟(Gett), 사이드카(Sidecar)등 차량공유기업 관련 규제를 담당하고 있는 CPUC는 업체들에게 2014년 9월까지 차량 운용 정보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었다. CPUC에 따르면 이들 업체 중 우버만이 필수정보 중 일부를 누락시킨 채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CPUC가 업체들에 요구한 정보는 승객 탑승 시간, 주소, 운임, 탑승요청 승낙 비율, 교통사고 발생원인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CPUC는 정보 수집의 목표가 “모든 승객이 차별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공공 안전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우버 측은 그러나 CPUC의 요구가 지나치다고 항변하고 있다. 우버 대변인은 “지금 제공한 것 이상의 정보를 제공하면 운전기사와 승객에 대한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다”며 “현재 CPUC의 요구는 월권의 소지가 엿보이며, 공공안전 강화에도 악영향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우버는 2009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로 CPUC와 잦은 마찰을 일으켜왔다. CPUC는 이전에도 종종 우버가 규제를 어겼다며 영업 자격을 박탈했다가 이내 서비스 재개를 허락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버는 이외에도 미국 포틀랜드, 오레곤 등에서 관련당국과 마찰을 일으켜 해당 도시 내 영업을 정지당하기도 했다. 택시기사 면허가 없는 사람의 택시 영업을 금하는 독일 및 이탈리아 등 국가에는 우버 서비스가 아예 도입되지 못했던 바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朴대통령 사면 언급] 최태원 형제·구본상 유력 거론… 김승연도 사면 대상

    [朴대통령 사면 언급] 최태원 형제·구본상 유력 거론… 김승연도 사면 대상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언급하며 정·재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해 1월 설 특사 당시 ‘서민생계형’을 강조했던 박 대통령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국가 발전’과 ‘국민 대통합’을 방향으로 잡아 재계와 정계에서 모두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재계에서는 횡령 혐의 등으로 수감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동생 최재원 부회장이 유력 특사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2013년 1월 법정구속된 최 회장은 징역 4년이 확정돼 2년 6개월째 수감 생활을 하고 있고, 최 부회장은 같은 해 9월 항소심에서 법정구속돼 징역 3년 6개월이 확정됐다. 둘 모두 형기의 60% 이상 복역한 상태다.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은 가능성이 더 높다. 사기 혐의로 징역 4년이 확정돼 2012년 10월부터 수감 생활을 하고 있어 형기의 70% 이상을 복역했다. 집행유예 기간에 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대상으로 거론된다. 상고심이 진행 중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형이 확정되지 않아 특사 대상이 아니다. 법무장관이 사면심사위원회 심사·의결을 통해 정해진 대상자를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재가를 받게 된다. 이후 국무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공포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가석방 심사는 형기의 30% 이상 복역을 요건으로 하고 있고, 실제 70% 이상 복역한 경우에 실시됐지만 특사는 대통령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형이 확정된 경우 복역 기간과 상관없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 출마를 가르는 복권 여부가 관심사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각각 벌금형과 실형이 확정된 홍사덕 전 새누리당 의원과 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각각 5년과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됐지만 복권되면 당장 내년 총선에 출마할 수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서울 19개 구청 공무원 건축 비리 ‘민원창구’로

    서울 19개 구청 공무원 건축 비리 ‘민원창구’로

    서울의 한 구청 건축과 팀장 김모(53·6급)씨는 2000년부터 올해까지 건축업자들의 각종 민원 창구 노릇을 했다. 건축법 위반으로 시정 조치를 받은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김씨를 찾아가 50만~300만원을 건넸다. 그러면 꽉 막혔던 일들이 술술 풀렸다. 김씨가 중간에서 관련 서류를 파기하는 등의 수법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꾸몄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김씨가 15년간 챙긴 돈은 총 168차례 1억 3000여만원에 달했다. 돈은 김씨가 평소 알고 지내던 건축업자 동생 명의로 개설한 차명 계좌로 들어갔다. 건축물 인허가 과정에서 뇌물을 받거나 건축사와의 친분 때문에 불법을 묵인한 구청 공무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김씨를 비롯한 서울 시내 19개 구청 공무원 35명을 뇌물 수수, 허위 공문서 작성,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이 중 뇌물 액수가 크고 죄질이 나쁜 김씨는 구속했다. 건축사 21명도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00년부터 건축 현장 조사를 하거나 인허가를 내줄 때 건축사들이 법규를 준수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도 검사 조서에 기재하지 않거나 시정 조치 없이 사용 승인을 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외에 5명의 공무원도 23차례에 걸쳐 건당 20만~100만원씩 총 1065만원을 받고 불법을 묵인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29명은 뇌물을 받지는 않았지만 건축사와 안면 때문에 위법 사항을 눈감아 준 것으로 조사됐다. 특별검사원제도는 공사 과정에서 일어난 위법 사항을 묵인하는 관행을 차단하고자 설계자, 시공자가 아닌 제삼자가 건축물 사용 승인을 위한 현장 조사를 하게 하는 제도다. 경찰은 앞서 돈을 받고 건축 공사 시 발생한 법규 위반 사항을 묵인해 준 특별검사원 100명을 적발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시 25개 구청 중 19개 구청의 공무원들이 적발됐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그만큼 불법 불감증이 만연해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공무원과 업주 간의 과도한 ‘갑을 관계’를 건축업계 비리가 끊이지 않는 주된 이유로 보고 있다. 김태일 제주대 건축학과 교수는 “구청 공무원의 자의적 판단이 건축물 인허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라며 “건축물이 법에 위반됐을 때 실제로 시정 조치를 하지 않고 인허가 권한이 있는 공무원을 접촉해 쉽고 빠르게 해결하려는 관행이 여전하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건축과 공무원들이나 건축물을 설계·감리하는 건축사들, 제3자로서 건축물의 부실 여부를 따지는 특별검사원 등이 모두 학연·지연 등으로 공생 관계를 형성해 유착이 반복되는 구조”라고 했다. 비리 반복 관행을 끊으려면 원아웃제로 자격을 정지시키는 등 일벌백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용화 경기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불법 건축물로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건축물 설계, 시공, 감리 등 관계자들의 자격을 즉시 박탈하거나 벌금을 현행 1억원에서 대폭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1차 관문 넘은 ‘김상곤 혁신안’… 느닷없는 정청래 재재심 ‘시끌’

    새정치민주연합은 13일 당무위원회에서 사무총장직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김상곤 혁신안’을 표결로 의결해 중앙위원회로 회부했다. 하지만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한 재심사를 요청하는 돌출 안건이 갑자기 상정되는 등 당무위 안팎은 어수선했다.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의 논쟁은 이날도 이어졌다. 찬반토론 과정에서 “사무총장제를 폐지하면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본부장직을 신설해도 핵심 기능과 역할이 계파 위주가 되면 의미가 없다” 등의 우려가 제시됐다. 혁신위원인 조국 서울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당헌 개정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한 주승용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결국 전체 당무위원 정원 66명 가운데 35명이 참석한 실제투표에서는 찬성 29명, 반대 2명, 기권 4명으로 통과됐다. 이 밖에 중앙위에 회부된 당헌 개정사항은 당무감사원 설립 및 당원소환제 도입, 부정부패 연루 당직자의 당직 박탈, 부정부패 등으로 직위 상실 시 재·보궐선거 무공천 등이다. 당은 혁신안 중 하나인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원회 도입 안건은 20일 중앙위 직후 열리는 당무위에 제출하고, 최고위원제 폐지는 당초 발표대로 9월 중앙위에 상정하기로 했다. 이날 당무위는 ‘공갈 사퇴’ 발언으로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재심을 거쳐 당직 자격정지 6개월 처분을 받은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한 재심사를 요청하기로 해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위를 정상화하고 당을 화합하는 차원”이라며 이용득 최고위원이 긴급 발의한 재심사 요구 안건은 재석 당무위원 37명 중 19명이 찬성해 단 1표 차이로 가결될 만큼 찬반이 뚜렷했다. 이번 의결로 그동안 “최종심과도 같다”며 윤리심판원 결정의 위상을 강조했던 문재인 대표의 발언까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당의 혁신을 위해 마련한 자리에서 ‘막말 의원’에 대한 징계 경감을 논의한 셈”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20:49:57’ 9년 여행 끝… 9번째 별의 비밀과 만난다

    ‘20:49:57’ 9년 여행 끝… 9번째 별의 비밀과 만난다

    인류 최초의 태양계 경계 탐사선 ‘뉴허라이즌스’호가 태양계 최외곽의 왜소(矮小)행성 명왕성과 드디어 오늘 저녁 만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미국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연구소는 뉴허라이즌스호가 9년 6개월여의 항해 끝에 14일 오전 7시 49분 57초(미국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14일 오후 8시 49분 57초)에 명왕성과 1만 2500㎞ 떨어진 최근접점을 통과한다고 13일 밝혔다. 2006년 1월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뉴허라이즌스호는 2007년부터 7년 동안 동면에 들어갔다가, 지난해 12월 깨어나 명왕성 탐사 준비에 돌입했다. 임무수행을 열흘가량 앞둔 지난 4일에는 81분 동안 지구와 교신이 중단돼 탐험 무산의 위기감이 돌기도 했다. 명왕성은 1930년 3월 미국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에 의해 발견됐다. 이 때문에 특히 많은 미국인에게 사랑을 받았다.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에서 태양계 행성 지위를 박탈하고 왜소행성으로 분류했을 때는 반대시위까지 일어났을 정도다. 뉴허라이즌스호는 명왕성과 위성 ‘카론’을 근접 통과하면서 0.5㎞급 해상도의 컬러사진과 100m급 해상도의 흑백 사진을 촬영하는 한편 대기 및 토양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뉴허라이즌스호는 지구와 48억㎞ 정도 떨어져 있어 정보가 오기까지 4시간 30분이 걸린다. 존스홉킨스대 앤디 리브킨 박사는 “그동안 명왕성은 천문학자들에게 미지의 공간으로 남아 있었는데, 뉴허라이즌스호의 근접 통과로 많은 수수께끼가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법 심판대에 선 非 거물들… 文 반사이익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 온 비노(비노무현) 진영 거물들이 잇따라 사법부에 손발이 묶이고 있다. 비노계의 탈당과 신당·분당론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비노계의 중진인 박지원 의원은 10일 저축은행 금품 수수 혐의에 대한 항소심 유죄(징역 1년, 집행유예 2년)판결과 관련,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심은 명백한 오심”이라며 “저는 결백하다. 의연하게 싸워 진실을 반드시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에서 형량이 확정되면 박 의원은 의원직을 잃게 된다.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실효되지 아니한 자’에 해당,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탓에 20대 총선 출마도 불가능하다. 게다가 박 의원은 측근인 박기춘 의원이 특정 업체의 금품 로비 사건에 연루돼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다. 박기춘 의원은 앞서 박 의원이 사무총장으로 밀었던 인사다. 비노계의 좌장 격인 김한길 의원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검찰이 이미 세 차례 소환 통보를 보냈지만, 김 의원은 응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의 정치적 위상 때문에 소환 방법을 놓고 고심 중인 검찰은 7월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는 오는 24일 이후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의원 모두 당의 ‘보호막’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페이스북과 방송 출연을 통해 쏟아 내던 문 대표와 친노(친노무현) 진영을 겨냥한 비판도 눈에 띄게 줄었다. 두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 등이 신당 창당 등 야권 재편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차기 대통령선거 상대로 친노 프레임을 씌울 수 있는 문재인 대표가 가장 무난하다”는 여권의 정서와 일련의 검찰 수사가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 수사에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있을 수 없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열린세상] 진정한 동반성장/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진정한 동반성장/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사회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은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우리 사회의 갈등을 깊게 만드는 것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분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는 고용 형태의 차이이지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의 신분 차이는 아니다. 동일한 업무에 대해서는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이나 동일한 대우를 받아야지, 고용 형태가 다르다고 해서 차별적인 대우를 받는다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만약 정규직원이 수행할 수 없는 특정한 업무를 비정규직원을 채용해 그 특정한 업무를 맡기게 된다면 오히려 정규직원보다 더 많은 보수를 지급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같은 업무를 하면서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계약상에 없는 일도 도맡아 하지만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정규직원보다 더 적은 보수를 받는다면 지극히 비정상적인 것이다. 동일한 업무를 했다면 정규직과 동일한 보수를 비정규직에게 지급하면 아무런 갈등이 발생할 수 없다. 그런데 이렇게 간단한 논리가 왜 그렇게 실행하기가 어려운가. 가진 자, 즉 기득권을 가진 자들의 이기심 때문이 아니겠는가. 기업은 이익을 많이 내기 위해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을 선호할 것이고, 정규직은 자신의 몫을 지키고 싶을 것이다. 비정규직법은 애초에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겠지만, 이로 인해 고통이나 불편을 겪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무기계약직을 양산해 노동시장을 왜곡하기도 한다. 무기계약직이 겉으로는 정규직화된 것이지만, 여전히 동일 업무 동일 대우의 원칙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얼마 전 동반성장위원회에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동반성장지수를 발표했다. 최우수 등급을 받은 모기업은 협력사들과의 공정거래는 물론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해 운영자금을 대여하고 기술지원을 하는 등 동반성장을 위한 경영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간 협력에 의해 성과가 발생하면 그 과실을 서로 공유하는 것이 당연하다. 가진 자로서 우월적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들이 수행해야 하는 역할인 동시에 산업부가 제시한 성과공유제가 정착되는 길이기도 하다. 같은 의미에서 성과는 협력사 간에만 공유될 것이 아니라 정규직과 비정규직도 동일한 업무와 성과에 대한 기여율에 따라 보수와 성과급이 지급돼야 할 것이다. 물론 정규직의 경우 어려운 채용 관문을 통과해 정규직이 된 반면 비정규직은 상대적으로 쉬운 과정을 거쳐 계약직 또는 파견직으로 입사했기 때문에 자신들과 다르다는 주장은 존중돼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규직의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비정규직의 공헌 없이 정규직의 고용 및 경제적 안정성을 보장할 수는 없다. 비록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성을 요구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보수의 안정성은 보장돼야 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비정규직에게 동일 업무 동일 대우를 보장하되 비정규직들도 무조건적인 고용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정당하게 입사 시험을 보고 취업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도 비정규직원들에게 어떤 형식이든 합당한 방식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보수 차별성이 없어질 때 단순 노무직에서 고도의 전문직까지 비정규직을 필요로 하는 고유 직무 영역이 살아날 것이고, 이어서 비정규직 노동시장이 활성화돼 그들의 고용 안정성도 보장될 수 있다. 자신의 특징을 살려 몸값을 정할 수 있고 그 몸값을 인정해 주고 존중해 주는 기업이 있으면 언제든지 자유롭게 자리를 옮길 수 있는 시장의 원리가 작동할 때 비로소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이 사라질 것이다. 더이상 비정규직법이라는 왜곡된 법으로 노동시장을 교란할 것이 아니라 상식이 통하는 노동시장의 관행을 만드는 것이 정도가 아닐까 한다. 차별은 기분 좋은 단어가 아니다. 특히 같은 일을 하면서 같은 대우를 받지 못해 받는 상대적 박탈감은 관행이란 이유만으로 정당화될 수는 없다. 자유경제시장을 지향하는 우리나라에서 비정규직을 모두 없앨 수는 없으며, 기업의 경쟁력을 위해서도 일정 부분 필요함을 인정해야 한다. 다만 비정규직이라 해도 업무의 성격에 따라 정규직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는 노동시장이 형성되기를 기대한다.
  • 새정치연 혁신위 ‘당원소환제’ 도입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당 대표 등 선출직 당직자를 당원들이 탄핵할 수 있는 ‘당원소환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10일 국회에서 “당원에게 자부심을 주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며 이러한 내용의 3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당원소환제는 당 대표, 시·도당위원장 등 선출직 당직자에게 당헌·당규 및 윤리규범 위반, 직무 유기의 사유가 발생했을 때 발동된다. 당원 10분의1 이상이 요구하면 당무감사원의 적격심사가 이뤄진다. 심사를 통과할 경우 전 당원 투표에 회부되며 과반수 이상이 동의하면 직위가 박탈된다. 혁신안에는 주요 선거철마다 늘어나는 ‘종이당원’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당비 결제 시 무통장입금을 금지하는 방안이 담겼다. 한편 1·2·3차 혁신안은 오는 20일 중앙위원회 의결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최종 인준까지는 어느 정도 진통이 예상된다. 이날 열린 김 위원장과 3선 의원들의 조찬간담회 자리에서도 혁신안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간담회에 참석한 주승용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제나 사무총장제 폐지는 당의 헌법을 개정하는 사안으로 전 당원 투표라도 거쳐야 한다”며 “이런 권한까지 혁신위에 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前총무원장 복권은 개혁 후퇴” 뿔난 조계종 종무원들 모였다

    “前총무원장 복권은 개혁 후퇴” 뿔난 조계종 종무원들 모였다

    1994년 종단개혁 당시 범계(犯戒) 행위로 멸빈(승적 박탈)당한 서의현 전 조계종 총무원장에 대한 감형, 복권을 둘러싸고 조계종단이 내홍을 겪고 있다. 재가자, 불교단체들이 잇달아 반대성명을 내고 연대운동에 돌입한 가운데 스님들이 동조하고 나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조계종 내홍의 발단은 지난달 조계종 재심호계원에서 서 전 총무원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공권정지 3년’의 감형 판결을 내린 것. 재심호계원은 종단 내부에서 서 전 총무원장에 대한 사면 여론이 적지 않다는 점을 들어 대승적 차원의 복권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종무원과 불교단체들은 이 같은 판결이 1994년 종단개혁정신을 훼손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참여불교재가연대와 대한불교청년회, 민주주의 불자회, 바른불교재가모임, 정의평화불교연대, 종교와젠더연구소, 청년여래회, 한국대학생불교연합, 나무여성인권상담소, 대불련 총동문회, 불교사회정책연구소, 불력회, 삼보법회, 지지협동조합 등 14개 단체는 ‘94년 불교개혁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비상대책회의’(비대위)를 결성,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이들은 “재심호계원이 대중 공의 수렴이나 1994년 개혁회의에서 출발한 현 종헌·종법에 대한 고민 없이 편법적으로 서 전 총무원장의 복권 결정을 내렸다”며 “개혁정신을 후퇴시키는 졸속 결정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재심호계위원 즉각 사퇴와 조계종 중앙종회의 재심호계위원 불신임, 조계종 집행부의 사과 및 복권 절차 진행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종단에서 근무하는 재가자들로 구성된 종무원조합은 두 차례 모임을 갖고 지난 8일 “서 전 총무원장에 대한 재심호계원의 판결은 1994년 종단개혁 당시의 개혁정신을 고려하지 못한 결정”이라며 “종헌·종법과 종도들의 공의에 따라 공명정대하게 처리할 것”을 종단에 요청했다. 조계종 종무원조합이 종단의 조치에 대해 집단행동에 나서는 건 1997년 종단개혁 이후 18년 만의 일인 만큼 종단 안팎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재가자들의 연대운동과 맞물려 일부 스님이 동참할 태세여서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1994년 종단개혁에 참여했던 선우도량과 실천승가회, 당시 종회의원으로 개혁에 참여한 주역들은 10일 오후 긴급회동을 갖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도 지난 8일 백양사 인근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재심 결정을 전면 무효화하고 1994년 종단개혁 징계자 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서 전 총무원장에 대한 재심호계원의 재심 판결문은 현재 작성이 완료된 채 결재를 남겨 둔 상태다. 판결문 결재와 재심호계위원들의 확인 날인이 끝나면 호법부로 이관된 뒤 서 전 총무원장의 승적을 회복하는 행정 조치가 종결된다. 종무원조합과 재가단체들은 일단 현 집행부가 재심 판결을 그대로 수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대위는 ‘조계종단 혁신과 백년대계를 위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추진위원회’가 오는 29일 제5차 대중공사에서 서 전 총무원장 재심 판결 논란을 의제로 다루기로 한 사실을 주시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총무원이 15일을 전후해 이번 사태와 관련한 종무원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소문이 돌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최송이 미스 월드 브라질 1위, 대단한 미인

    최송이 미스 월드 브라질 1위, 대단한 미인

    ‘최송이 미스 월드 브라질 1위’ 한국계 브라질인 최송이(25·카타리나 쇼이 누네스 Catharina Choi Nunes)가 브라질의 대표 미녀로 뽑혀 미스월드 대회에 출전한다. 지난 8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송이는 지난달 말에 열린 2015년 미스월드 브라질 대표 선발대회에서 2위에 선정됐다. 하지만 1위에 선정된 여성이 기혼자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규정 위반으로 우승 자격을 박탈당해, 최송이가 1위의 왕관을 차지하게 됐다. 최송이는 브라질의 최고 미녀로 선정돼 올해 12월 중국에서 열리는 미스월드 대회에 브라질 대표로 출전할 예정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사설] 석차는 끝내 공개 않겠다는 반쪽짜리 변호사 시험

    법무부가 변호사 시험 성적을 공개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치러진 1~4회 시험의 성적을 어제부터 인터넷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성적 공개를 금지한 변호사법이 알권리를 침해한다고 지난달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데 따른 조치다. 그동안 성적이 일절 공개되지 않아 변호사 시험을 통한 법조인 선발은 끊임없이 공정성 시비를 낳았다. 그런 점에서 다행스런 결정이지만 형평성 논란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험 점수만 공개할 뿐 석차는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헌재 결정에 마지못해 점수만 공개한다는 인상이 짙다.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반쪽짜리 공개란 비판이 들린다. 이래 가지고서는 변호사 시험이 조만간 완전 폐지될 사법시험의 대체 카드로 손색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는 어렵다. 그 어떤 시험보다 공정해야 할 법조인 선발 과정에 툭하면 특혜 시비와 ‘카더라’ 통신이 끊이지 않는 현실은 심각한 사회문제다. 어느 고관대작의 아들딸이 무슨 특혜를 어떻게 받았다더라라는 식의 개운찮은 의혹들에 국민의 박탈감과 피로감은 이제 위험 수위를 넘었다. 지난달 처음 임용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경력 법관들에게 온전한 신뢰를 보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로스쿨 출신의 신규 판사 37명이 명문대 출신인 데다 태반이 법원에서 근무한 재판연구원이었다. 실력을 객관화할 엄정한 기준이 없으니 국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법조계와 로스쿨 내부에서조차 께름칙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것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못하는 일이다. 성적과 석차가 사법연수원 입소 단계에서부터 에누리 없이 공개되는 사법시험에서는 최소한 이런 근원적인 불신이나 잡음은 끼어들 여지가 없다. 변호사 시험 성적 공개 논의에는 당연히 석차 공개의 의미도 포함됐다. 석차까지 밝혀지면 지나친 시험 경쟁으로 로스쿨의 취지가 훼손된다는 우려도 없진 않다. 자격 시험인데 왜 석차가 필요하냐는 반박도 있다. 로스쿨을 ‘현대판 음서제’로 바라보는 많은 국민들에게는 한가한 아전인수격 논리로 들린다. 가뜩이나 여러 폐단으로 존립 자체에 시비가 걸리는 로스쿨 제도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신뢰 회복부터 하고 볼 때다. 투명한 운영으로 국민들의 인정을 받는 일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석차 비공개 시비를 남겨 둘 이유가 대체 뭔가.
  • 최송이 미스월드 브라질 1위, 2위→1위 순위 변동 이유가..‘1위가 기혼자이기 때문에?’

    최송이 미스월드 브라질 1위, 2위→1위 순위 변동 이유가..‘1위가 기혼자이기 때문에?’

    ‘최송이 미스 월드 브라질 1위’ 한국계 브라질인인 최송이(25·브라질 이름 카타리나 쇼이 누네스)가 브라질 미스월드 대회에 출전해 대표 미녀로 선정됐다. 최송이는 지난달 말 열린 2015년 미스월드 브라질 대표 선발대회에서 2위에 올랐다. 하지만 1위가 기혼자라는 사실이 때문에 규정 위반으로 자격을 박탈당해 1위로 올라서게 됐다. 브라질 최고 미녀로 선정된 최송이는 올해 12월 중국에서 열리는 미스월드 대회에 브라질 대표로 출전할 계획이다. 최송이는 지난 2013년 브라질 한인 이민 50주년을 기념해 열린 미스코리아 브라질 선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해 작년 MBC ‘무한도전’에 출연한 바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응원단원으로 확정된 멤버들에게 브라질에서 사용하는 포르투갈어 선생님으로 최송이가 깜짝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미모의 포르투갈어 선생님 등장에 무도 멤버들은 크게 환호를 보냈고 최송이는 정형돈을 위해 “화장실이 어디예요?”라는 뜻의 포르투갈어를 알려줘 웃음을 자아낸 바 있다. 최송이 미스 월드 브라질 1위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최송이 미스 월드 브라질 1위, 축하한다” “최송이 미스 월드 브라질 1위, 예쁘다” “최송이 미스 월드 브라질 1위, 자랑스럽다” “최송이 미스 월드 브라질 1위..정말 아름답다” “최송이 미스 월드 브라질 1위..부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최송이 미스 월드 브라질 1위)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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