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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굿맨, 조현두 헤드브루어 대표이사 전격 해임, 왜?

    [단독] 굿맨, 조현두 헤드브루어 대표이사 전격 해임, 왜?

    크래프트맥주 양조장 ‘굿맨(Goodman)’의 책임양조사(헤드브루어)인 조현두(39) 이사가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2016년 경기도 구리의 양조장 문을 연 이후 굿맨은 업계에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으며 국내 손꼽히는 크래프트 브루어리로 성장했으나 이번 해임으로 양조장의 ‘상징’이었던 조 전 이사와 사실상 결별하게 되면서 추후 생산하는 맥주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해임은 장인 정신을 추구하는 양조사와 사업가인 이사진의 갈등이 폭발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굿맨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조 이사의 대표이사직을 박탈했다. 그동안 굿맨은 경영을 담당하는 3인의 이사진에 양조를 책임지는 조 이사를 더해 4명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됐다. 그러나 이번 해임으로 조 전 이사는 양조에서 완전히 물러나고 주주로만 남게 됐다. 이사 해임 사유는 ‘건강 문제로 인한 의무 불이행’인 것으로 전해졌다. 맥주 양조 및 생산을 책임지는 조 전 이사는 건강 악화로 지난 10월 초부터 양조에서 손을 뗀 상태다. 굿맨의 파국은 예견된 일이었다. 일식 셰프와 와인 소믈리에를 거쳐 영국 런던의 유명 크래프트 양조장에서 양조사로 일했던 조 전 이사는 한국에서도 장인 정신이 살아있는 제대로 된 크래프트 맥주를 만들고 싶었다. 수년 전 한국에서 크래프트맥주가 인기를 끌자 사업가 출신의 3인 이사진은 런던에 찾아가 조 전 이사를 책임양조사 및 파트너로 영입했다. 그러나 막상 양조장을 차린 뒤 양측은 사사건건 충돌했다. 가치관이 달랐기 때문이다. 갈등이 폭발한 건 지난 봄이었다. 굿맨 맥주의 인기 탓에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 닥쳤다. 3인 이사진은 해결책으로 대형 양조장에 위탁 양조를 하자고 주장했다. 위탁 양조란 위탁 받은 양조장이 특정 맥주의 레시피를 받아 맥주를 대신 생산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위탁 양조로는 맥주 맛의 형평성을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한 조 전 이사는 이를 반대했다. 조 전 이사는 차라리 굿맨 양조장 시설을 증설하자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열악한 노동 환경도 문제였다. 쏟아지는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조 전 이사는 월급 100만 원을 받으며 휴일에도 쉬지 못하고 1주일에 70시간 이상을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조사로서의 조 전 이사가 업계에서 실력자로 정평이 나 있었기 때문에 양조 뿐만 아니라 경영진의 몫인 영업을 하는 자리에도 나가야 했다. 굿맨에서 보조 양조사로 일했던 A 양조사는 “생맥주를 담는 통(케그·Keg)이 부족한데도 이를 지원 해주지 않을 정도로 이사진들은 양조장에 무관심했다”고 전했다. 결국 조 전 이사는 과로와 스트레스가 쌓여 신경쇠약, 디스크 등에 시달렸고 양조를 할 수 없는 몸 상태에 이르렀다. 대기업의 굿맨 인수가 무산 된 것도 이번 해임의 결정적인 사유로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주류회사인 B사는 지난달 굿맨의 지분 상당량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수십억 투자를 추진했다. 굿맨 이사진들은 적극 환영했지만, 조 전 이사의 반대로 끝내 무산됐다. 조 전 이사는 “현재 회사 상태가 정상이 아닌데, 거짓말을 하고 계약이 이뤄지는 것은 도의적으로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고 사기꾼이 되기 싫었다”고 말했다. 기자는 이사진 3인 가운데 한 명인 C씨에게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통화를 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수치의 굴욕… 명예시민권 또 박탈

    수치의 굴욕… 명예시민권 또 박탈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인종 청소’ 사태를 방관해 국제 사회의 지탄을 받아 온 아웅산 수치(72) 국가자문역이 영국 옥스퍼드시에 이어 아일랜드 더블린시에서도 명예시민권을 박탈당했다.아일랜드 더블린 시의회는 13일(현지시간) 수치의 명예시민권을 박탈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쳐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투표 결과 찬성 59명에 반대는 단 2명이었고 1명은 기권했다. 더블린 시의원인 키에란 페리는 인디펜던트 아일랜드판과의 인터뷰에서 “로힝야족에 대한 일상적인 탄압이 계속돼서는 안 되며 만약 명예시민권 박탈이 미얀마 정부가 자국 시민을 존중하도록 압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이는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더블린 시의회의 이 같은 결정은 미얀마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이 군부의 학살·강간·방화 등을 피해 이웃나라 방글라데시로 탈출해 62만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한 상황에서 내려졌다. 수년간 가택연금 생활을 하면서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힘쓴 공로로 1991년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수치이지만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탄압에는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해 노벨평화상 철회 요구가 쏟아지기도 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평창, 상황 봐서”… 결정 미룬 KHL

    “평창, 상황 봐서”… 결정 미룬 KHL

    “선수 참가 여부 파악한 뒤 확정”평창 직전 한국과 친선 경기평창동계올림픽에 불참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던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KHL)가 최종 결정을 유보했다. AP통신은 14일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KHL 회장이 ‘누가 평창에 가고, 안 가는지를 우선 파악한 뒤 KHL도 그에 상응하는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주도의 KHL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 이은 세계 2위 리그로 NHL이 지난 4월 평창올림픽 불참을 공식 선언한 마당에 올림픽 흥행에 결정적 타격을 줄 수 있어 이들 소속 선수의 평창대회 참가가 비상한 관심을 끌어 왔다. KHL은 지난달 4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러시아 선수 표적 약물 검사를 빌미로 평창대회 불참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지난 6일 IOC가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 출전을 금지하면서도 ‘깨끗한’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평창에 갈 수 있는 길을 터주고 러시아올림픽위원회도 지난 12일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길 원하는 자국 선수들의 요청을 승인하기로 해 보이콧 명분이 사라지면서 최종 결정을 유보한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아이스하키협회는 나이키에서 제작한 대표팀 유니폼 착용을 고수하고 있다. 또 소치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기도 한 체르니셴코 회장의 2022년 베이징대회 조정위원 자격 박탈에도 반발해 IOC와의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날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최강 캐나다를 상대로 선전해 희망을 부풀렸다. 백지선(50·영어명 짐 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러시아 모스크바 VTB 아이스 팰리스에서 열린 2017 유로하키 투어 채널원컵 개막전에서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랭킹 1위 캐나다에 2-4로 아쉽게 졌다. 당초 한국은 출전 선수 25명 중 23명이 NHL에서 뛰는 캐나다에 크게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2피리어드 10분까지 2-1로 앞섰고 종료 32초 전까지 1점 차 승부를 펼쳤다. 지난 시즌 아시아리그 최우수선수(MVP) 김상욱(안양 한라)이 2골을 터뜨렸고 골리 맷 달튼(안양 한라)은 소나기처럼 쏟아진 캐나다의 56개 유효 슈팅 중 53개를 온몸으로 막아 냈다. 한편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이날 같은 경기장 프레스룸에서 러시아아이스하키협회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세계 2위 러시아 대표팀의 평창 훈련 캠프를 지원하는 한편 내년 2월 10일 경기 안양빙상장에서 두 나라 대표팀의 마지막 평가전을 치르기로 합의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국정농단 재판 검찰 구형 전문]“최순실은 국정농단 사건의 시작과 끝”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비선실세 최순실(61·최서원으로 개명)씨에 대한 재판에서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씨에 대해 징역 25년과 벌금 1185억원, 추징금 77억 9000여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최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하여 적법절차를 무시하고 자신의 사익추구에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함으로써 국가의 기강을 송두리째 흔들었다”며 중형 선고를 요청했다. 아래는 검찰이 최씨에게 구형 전 읽은 논고 전문이다. 1. 들어가는 글 2016. 7. 청와대에서 대기업들로부터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출연금 500억 원을 모금하였다는 의혹이 최초로 제기된 이후 2016. 10. 24. 대통령에게 보고된 중요 비밀문건들이 피고인에게 유출되어 피고인이 은밀하게 국정 운영에 개입해 왔다는 증거들이 공개되면서 우리 국민들은 도탄에 빠지게 되었고,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가 명백히 밝혀지기를 바라는 국민적 열망으로 본격적인 수사가 착수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검찰은 2016. 10. 27. 기존 수사팀을 확대 개편하여 1기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고, 13회에 걸쳐 주요 정부 부처 및 대기업 회장실 등 52개소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통해 다수의 객관적 증거를 수집하여, 2016. 11. 20.과 2016. 12. 11. 최서원 피고인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였고, 2017. 3. 6. 특별검사로부터 수사기록을 인계받아 2기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수사를 재개하여, 2017. 4. 17. 피고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하여 롯데?SK그룹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추가로 확인하고 기소하게 되었습니다. 2. 이 사건의 의미 우리 헌법은 대통령에게 정부 부처의 인사권, 대기업 규제 등 경제정책을 비롯한 국정 전반에 있어 최고 결정권을 부여하고 있어, 대통령은 각 재벌 기업에 대한 규제와 지원을 사이에 두고 광범위하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오랜 기간 동안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해 온 친분관계를 이용하여 자신의 사적이익을 위해 국정운영에 깊이 개입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기업의 자금을 이용하여 대통령과 함께 재단을 설립하였으며, 자신이 운영하거나 자신과 친분이 있는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도록 하였고, 재단 설립 후 운영 과정에서도 재단의 인사권, 의사결정권, 자금관리 권한을 독점하면서, 위 두 재단과 관련된 사업 테마나 기획안 마련을 지시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통해 그 내용이 정부 정책이나 해외 순방 행사 등과 연계되어 시행되도록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최서원 피고인은 검찰이 강압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태블릿PC 등 주요 증거를 조작하였다는 등, 근거 없는 주장이나 변명으로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실체진실을 왜곡시키려 하였습니다. 3. 최서원 피고인에 대한 범죄 성립 여부 먼저 재단법인 설립?모금 범행과 관련하여,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진술, 재단 출연금 모집에 관여한 전경련 및 대기업 관계자들의 일관된 진술,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및 위 재단과 관련된 피고인 운영의 플레이그라운드, 더블루케이 등 법인의 핵심 관계자들 진술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이 빼곡하게 기재된 안종범 수석의 수첩 및 수첩 기재에 부합하는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하여 본건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명확히 입증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을 이용하여 피고인의 사익을 추구한 범행과 관련하여, 케이디코퍼레이션, 더블루케이 등 특정 기업 관계자들의 진술, 위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지원 요청을 직접 받았다는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 등 대기업 관계자들의 일관된 진술, 안종범 수석의 수첩 및 수첩 기재에 부합하는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보고 문건에 의해 명확히 입증됩니다. 피고인이 박근혜 前 대통령과 공모하여 롯데그룹으로부터 케이스포츠 재단 추가지원금 명목으로 70억 원을 수수한 범행은, 최서원 피고인의 박근혜 前 대통령의 통화내역, 안종범 수석의 진술 및 이에 부합하는 사실이 적시되어 있는 안종범 수석의 수첩, 케이스포츠 재단 관계자 및 청와대?기재부?관세청 공무원들의 진술,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재취득과 관련한 롯데 내부 보고서 등에 의해 명확히 입증됩니다. 마지막으로 SK그룹에게 케이스포츠 재단 추가지원금 명목으로 89억 원을 요구한 범행과 관련하여, 최태원 회장 등 SK그룹 관계자들 및 케이스포츠 관계자들의 일관된 진술, 안종범 수석의 수첩, 케이스포츠 재단 관계자의 수첩 및 각 수첩 기재에 부합하는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에 의해 피고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하여 본건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명백히 입증됩니다. 4. 최서원 피고인에 대한 엄벌 필요성 가. 본건 범행 관련의 점 피고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대기업들로 하여금 미르, 케이스포츠 재단에 출연금 합계 774억 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하고, 대기업들에게 피고인이 운영하거나 피고인의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도록 강요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업경영의 자유,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였습니다. 피고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위 재단 출연금 774억 원으로 설립된 미르? 케이스포츠 재단의 운영권을 완전히 장악하여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취득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더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하여 롯데 및 SK그룹으로부터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합계 159억 원을 피고인이 설립?운영하는 재단 및 회사에 납부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뇌물을 수수하거나 요구하기도 하였습니다. 피고인이 자신의 사욕을 채우기 위해 동원한 대기업의 계열사 자금은 기업의 사회공헌 형태로 소외된 계층이나 국민 일반의 복지?문화 생활의 향상에 사용되어야 할 자금이므로, 피고인의 이와 같은 행위는 피해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도 피해를 양산시키는 행위입니다. 피고인은 자신에 대한 범죄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해외로 도피하였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차명휴대전화로 지속적으로 통화하면서 안종범?우병우 수석 등과 검찰 수사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였으며, 전경련 부회장 등 관련자들에게 허위진술을 요청하고, 지인들을 동원하여 문서, 컴퓨터 등 주요 증거를 파쇄하는 등 적극적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하기도 하였습니다. 나. 헌법적 가치 훼손의 점 우리 헌법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와 같은 헌법가치를 수호해야 할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하여 적법절차를 무시하고 권한을 남용하여 자신의 사익추구에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함으로써, 헌법적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국가의 기강을 송두리째 흔들었습니다. 특히 이 사건 범행은 기업의 현안을 이용하여 천문학적인 금액의 경제적 이익을 향유한 사건으로 과거 군사 정권?권위주의 정권 하에서나 가능했던 적폐를 그대로 답습함으로써 정경유착의 고리를 만들고, 기술개발과 시장개척에 주력해야 할 기업의 핵심 임원들을 대관업무에 주력하게 하는 병폐를 쌓는 등 부정부패를 양산하였습니다. 5. 결어 피고인은 국정농단 사태의 시작과 끝입니다. 피고인은 박근혜 대통령과 40년지기로서의 친분관계를 이용해 소위 지난 정부의 ‘비선실세’로서 정부조직과 민간기업의 질서를 어지럽히면서 국정을 농단하여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되는 국가위기 사태를 유발한 장본인입니다. 무분별한 재산 축적의 사욕에 눈이 멀어 온 국민을 도탄에 빠트린 피고인에게 그에 상응하는 형사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그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확인된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양형에 대한 최종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피고인의 범행 중 검찰과 특검에서 기소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의 법정형이 무기 또는 징역 10년 이상인 점, 피고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하여 취득한 사익이 수백 억대에 이르는 등 거액인 점,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등과 함께 허위 진술, 증거인멸 등의 방법으로 이 사건 실체 발견을 방해해 오는 등 피고인에게 법정형보다 낮은 구형을 할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려운 점, 특히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이익의 직접적 귀속 주체임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점 등 참작할 만한 정상이 전혀 없고, 피고인의 이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대한민국 헌정 사상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야기하는 등 우리 사회에 엄청난 피해를 야기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그에 상응하는 중한 형이 선고되어야 하고, 아울러 피고인으로부터는 이 사건 범행으로 취득한 이익을 박탈하기 위해 추징금도 병과하고자 합니다. 이에 피고인에 대하여 이미 이대 학사비리 사건에서 징역 7년이 구형된 점을 감안하여 징역 25년 및 수수금액인 592억 2800만 원의 2배에서 5배 범위 내인 벌금 1185억 원, 그리고 피고인이 승마 지원 명목으로 직접 금품을 수수한 부분에 해당하는 77억 9735만 원에 대하여 추징을 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 [전문] 검찰의 최순실 결심공판 논고 “최순실은 국정농단 시작과 끝”

    [전문] 검찰의 최순실 결심공판 논고 “최순실은 국정농단 시작과 끝”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국정농단 사건의 장본인인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에게 14일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아래는 검찰이 최씨에 대한 구형을 제시하기 전 ‘의견 진술’(논고)을 통해 밝힌 내용의 전문이다.피고인 최서원에 대한 논고문 1. 들어가는 글 2016. 7. 청와대에서 대기업들로부터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출연금 500억원을 모금하였다는 의혹이 최초로 제기된 이후 2016. 10. 24. 대통령에게 보고된 중요 비밀문건들이 피고인에게 유출되어 피고인이 은밀하게 국정 운영에 개입해 왔다는 증거들이 공개되면서 우리 국민들은 도탄에 빠지게 되었고,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가 명백히 밝혀지기를 바라는 국민적 열망으로 본격적인 수사가 착수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검찰은 2016. 10. 27. 기존 수사팀을 확대 개편하여 1기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고, 13회에 걸쳐 주요 정부 부처 및 대기업 회장실 등 52개소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통해 다수의 객관적 증거를 수집하여, 2016. 11. 20.과 2016. 12. 11. 최서원 피고인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였고, 2017. 3. 6. 특별검사로부터 수사기록을 인계받아 2기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수사를 재개하여, 2017. 4. 17. 피고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하여 롯데․SK그룹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추가로 확인하고 기소하게 되었습니다. 2. 이 사건의 의미 우리 헌법은 대통령에게 정부 부처의 인사권, 대기업 규제 등 경제정책을 비롯한 국정 전반에 있어 최고 결정권을 부여하고 있어, 대통령은 각 재벌 기업에 대한 규제와 지원을 사이에 두고 광범위하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오랜 기간 동안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해 온 친분관계를 이용하여 자신의 사적이익을 위해 국정운영에 깊이 개입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기업의 자금을 이용하여 대통령과 함께 재단을 설립하였으며, 자신이 운영하거나 자신과 친분이 있는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도록 하였고, 재단 설립 후 운영 과정에서도 재단의 인사권, 의사결정권, 자금관리 권한을 독점하면서, 위 두 재단과 관련된 사업 테마나 기획안 마련을 지시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통해 그 내용이 정부 정책이나 해외 순방 행사 등과 연계되어 시행되도록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최서원 피고인은 검찰이 강압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태블릿PC 등 주요 증거를 조작하였다는 등, 근거 없는 주장이나 변명으로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실체진실을 왜곡시키려 하였습니다. 3. 최서원 피고인에 대한 범죄 성립 여부 먼저 재단법인 설립․모금 범행과 관련하여,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진술, 재단 출연금 모집에 관여한 전경련 및 대기업 관계자들의 일관된 진술,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및 위 재단과 관련된 피고인 운영의 플레이그라운드, 더블루케이 등 법인의 핵심 관계자들 진술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이 빼곡하게 기재된 안종범 수석의 수첩 및 수첩 기재에 부합하는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하여 본건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명확히 입증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을 이용하여 피고인의 사익을 추구한 범행과 관련하여, 케이디코퍼레이션, 더블루케이 등 특정 기업 관계자들의 진술, 위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지원 요청을 직접 받았다는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 등 대기업 관계자들의 일관된 진술, 안종범 수석의 수첩 및 수첩 기재에 부합하는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보고 문건에 의해 명확히 입증됩니다.피고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하여 롯데그룹으로부터 케이스포츠 재단 추가지원금 명목으로 70억 원을 수수한 범행은, 최서원 피고인의 박근혜 前 대통령의 통화내역, 안종범 수석의 진술 및 이에 부합하는 사실이 적시되어 있는 안종범 수석의 수첩, 케이스포츠 재단 관계자 및 청와대・기재부・관세청 공무원들의 진술,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재취득과 관련한 롯데 내부 보고서 등에 의해 명확히 입증됩니다. 마지막으로 SK그룹에게 케이스포츠 재단 추가지원금 명목으로 89억원을 요구한 범행과 관련하여, 최태원 회장 등 SK그룹 관계자들 및 박헌영, 정현식 등 케이스포츠 관계자들의 일관된 진술, SK그룹 김창근 의장의 수첩, 안종범 수석의 수첩, 케이스포츠 재단 박헌영의 수첩 및 각 수첩 기재에 부합하는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에 의해 피고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하여 본건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명백히 입증됩니다. 4. 최서원 피고인에 대한 엄벌 필요성 가. 본건 범행 관련의 점 피고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대기업들로 하여금 미르, 케이스포츠 재단에 출연금 합계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하고, 대기업들에게 피고인이 운영하거나 피고인의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도록 강요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업경영의 자유,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였습니다. 피고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위 재단 출연금 774억원으로 설립된 미르․ 케이스포츠 재단의 운영권을 완전히 장악하여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취득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더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하여 롯데 및 SK그룹으로부터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합계 159억원을 피고인이 설립․운영하는 재단 및 회사에 납부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뇌물을 수수하거나 요구하기도 하였습니다. 피고인이 자신의 사욕을 채우기 위해 동원한 대기업의 계열사 자금은 기업의 사회공헌 형태로 소외된 계층이나 국민 일반의 복지․문화 생활의 향상에 사용되어야 할 자금이므로, 피고인의 이와 같은 행위는 피해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도 피해를 양산시키는 행위입니다. 피고인은 자신에 대한 범죄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해외로 도피하였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차명휴대전화로 지속적으로 통화하면서 안종범․우병우 수석 등과 검찰 수사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였으며, 전경련 부회장 등 관련자들에게 허위진술을 요청하고, 지인들을 동원하여 문서, 컴퓨터 등 주요 증거를 파쇄하는 등 적극적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하기도 하였습니다. 나. 헌법적 가치 훼손의 점 우리 헌법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와 같은 헌법가치를 수호해야 할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하여 적법절차를 무시하고 권한을 남용하여 자신의 사익추구에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함으로써, 헌법적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국가의 기강을 송두리째 흔들었습니다. 특히 이 사건 범행은 기업의 현안을 이용하여 천문학적인 금액의 경제적 이익을 향유한 사건으로 과거 군사 정권․권위주의 정권 하에서나 가능했던 적폐를 그대로 답습함으로써 정경유착의 고리를 만들고, 기술개발과 시장개척에 주력해야 할 기업의 핵심 임원들을 대관업무에 주력하게 하는 병폐를 쌓는 등 부정부패를 양산하였습니다.5. 결어 피고인은 국정농단 사태의 시작과 끝입니다. 피고인은 박근혜 대통령과 40년 지기로서의 친분 관계를 이용해 소위 지난 정부의 ‘비선 실세’로서 정부조직과 민간기업의 질서를 어지럽히면서 국정을 농단하여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되는 국가위기 사태를 유발한 장본인입니다. 무분별한 재산 축적의 사욕에 눈이 멀어 온 국민을 도탄에 빠트린 피고인에게 그에 상응하는 형사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그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확인된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양형에 대한 최종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피고인의 범행 중 검찰과 특검에서 기소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의 법정형이 무기 또는 징역 10년 이상인 점, 피고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하여 취득한 사익이 수백 억대에 이르는 등 거액인 점,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등과 함께 허위 진술, 증거인멸 등의 방법으로 이 사건 실체 발견을 방해해 오는 등 피고인에게 법정형보다 낮은 구형을 할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려운 점, 특히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이익의 직접적 귀속 주체임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점 등 참작할 만한 정상이 전혀 없고, 피고인의 이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대한민국 헌정 사상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야기하는 등 우리 사회에 엄청난 피해를 야기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그에 상응하는 중한 형이 선고되어야 하고, 아울러 피고인으로부터는 이 사건 범행으로 취득한 이익을 박탈하기 위해 추징금도 병과하고자 합니다. 이에 피고인에 대하여 이미 이대 학사비리 사건에서 징역 7년이 구형된 점을 감안하여 징역 25년 및 수수금액인 592억 2800만원의 2배에서 5배 범위 내인 벌금 1185억원, 그리고 피고인이 승마 지원 명목으로 직접 금품을 수수한 부분에 해당하는 77억 9735만원에 대하여 추징을 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명단 공개만으론 고액 체납자 못 줄인다

    고액 상습 체납자들의 명단이 또 공개됐다. 국세청에 따르면 2억원 이상 고액의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는 전국의 체납자는 2만여명이나 됐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저명 인사들이 역시나 빠지지 않았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유지양 전 효자건설 회장 등 기업인이 체납자로 꼽혔다. 가수 구창모, 탤런트 김혜선 등 유명 연예인도 끼었다. 소득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는 이치는 삼척동자도 안다. 무슨 배짱들인지 궁금할 뿐이다. 상습 체납자들의 비양심적인 행태는 달라진 게 없다. 서류상 위장이혼을 하고 세금 납부를 피하거나 고가의 미술품을 자녀가 운영하는 사업체에 보관하는 수법을 동원했다. 수억원의 현금을 집안에 쟁여 놓고 세금 낼 돈이 없다며 시치미를 떼다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국세청은 명단이 공개된 4748명 가운데 306명에 대해서는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193명은 형사고발 조치했다. 이번 공개 명단은 역대 최대 규모다. 명단 공개 기준을 1년 이상 체납액 3억원에서 2억원 이상으로 하향 조정한 결과다. 체납자 중에는 부도나 폐업 등 피치 못할 사정에 내몰린 이가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당수는 의도적이거나 습관적으로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건전한 시민 의식에 찬물을 끼얹는 양심 불량자들이 아닐 수 없다. 명단 공개만으로는 상습 고액 체납자들을 긴장시킬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조세 당국은 체납 사례를 줄이기 위해 5000만원 이상 체납자의 은닉 재산을 신고하는 사람에게 많게는 신고액의 15%를 포상금으로 주고 있다. 당국의 노력이 계속되고는 있으나, 체납자들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국가의 보호를 받는 국민에게는 납세의 의무가 있다. 현금을 쌓아 놓고도 오리발을 내미는 체납자들 때문에 ‘유리 지갑’인 대다수 직장인은 박탈감이 심하다. 건강한 사회의 기반을 만들려면 반드시 조세정의가 바로 서야 한다. 예년보다 상습 체납액을 좀더 걷었다고 세무 당국이 호락호락하게 물러서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법이 허용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납부 능력이 있는 체납자들을 끝까지 추적해야 함은 물론이다. 고의로 세금을 떼먹었다가는 엄벌을 면치 못한다는 따끔한 선례를 꾸준히 남겨야 한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경기前 뇌·근육 미세한 전기자극… 도핑검사 피하는 신종 수법 등장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경기前 뇌·근육 미세한 전기자극… 도핑검사 피하는 신종 수법 등장

    19세기 말 프랑스 역사학자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은 “스포츠를 통해 상호 이해와 협력을 이뤄 국제사회의 갈등을 풀고 세계 평화를 이끌어 내자”는 취지로 고대 그리스의 행사인 올림픽 부활을 주장했습니다. 그의 노력 덕분에 1896년 그리스 아네테에서 제1회 올림픽대회가 열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내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 동안 강원 평창에서는 ‘제23회 동계올림픽’이 열립니다. 올림픽이 다가옴에 따라 참가 선수들과 각 종목 관계자들은 물론 불법 약물 사용을 잡아내는 과학자들도 바빠졌습니다. 선수라면 누구나 경기 성적을 향상시키고 메달을 따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자 합니다. 이 때문에 불법 약물을 사용하려는 유혹에도 쉽게 빠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지어 국가가 나서서 이런 불법적인 일을 조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이 열리기 직전 러시아는 2011~2015년 30개 종목 자국 선수 1000명을 대상으로 국가 주도로 조직적인 도핑 조작을 했던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인류 최초의 도핑 약물은 식물에서 추출한 환각제 ‘스트리크닌’으로 이웃 부족과 전투에 참여하는 전투원들에게 쓰였다고 합니다. 16세기부터는 신대륙에서 수입된 카페인이나 코카인도 도핑 약물로 쓰였습니다. 19세기에는 운동선수나 노동자들에게 도핑 약물들이 공공연하게 사용됐다고 합니다.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올림픽 마라톤 우승자인 토머스 힉스는 경기 직전 코치로부터 직접 스트리크닌과 브랜디를 받았다고 합니다. 운동경기에서 도핑 약물이 본격적으로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 로마올림픽 때 사이클 개인도로 경기 중 덴마크 선수 크누드 에네마르크 옌센이 암페타민 과다 복용으로 갑자기 사망한 사건부터입니다. 약물 복용 양성반응으로 메달을 박탈당한 첫 사례는 1968년 멕시코시티올림픽 근대 5종 경기에 출전해 동메달을 딴 스웨덴의 한스 군나르 리렌바르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 육상 1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땄다가 약물 복용으로 메달을 박탈당한 캐나다 벤 존슨의 사례이지요. 가장 유명한 도핑 약물은 육상, 복싱, 보디빌딩에서 주로 사용됐던 남성호르몬입니다. ?또 벤 존슨이 사용했던 아나볼릭스테로이드는 근육 단백질 합성이 눈에 띄게 발달하면서 경기력을 급격히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 유일의 도핑분석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도핑컨트롤센터에 따르면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는 규정하는 반(反)도핑 약물에는 성장호르몬이나 적혈구 생성인자 같은 바이오 약물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이들 바이오 약물은 인체 내 존재하는 단백질과 유사하고 체내에서 대사되는 양이 적어 분석이 쉽지 않기 때문에 최근 선수들을 유혹하고 있는 대표적인 도핑 약물이라고 합니다. 금지약물 탐지 기법이 발달함에 따라 최근에는 뇌나 근육에 경기 전에 미세한 자극이나 전류를 흘려 경기력을 향상시키면서 도핑검사에는 감지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도핑법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랜 기간 노력의 결과를 공정한 상태에서 판정받아야 할 운동경기에서 도핑의 유혹에 빠지는 것은 메달 색깔 같은 결과에 집착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모든 사람들이 인정할 수 있는 결과보다는 ‘나만 아니면 돼’ 또는 ‘나만이어야 해’를 위해서 사용하는 그런 편법과 탈법들은 ‘사회적 도핑’이라고 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 edmondy@seoul.co.kr
  • [생각나눔] 여가부 “비타민 담배 흡연 조장” 청소년들 “금연 더 어려워졌다”

    [생각나눔] 여가부 “비타민 담배 흡연 조장” 청소년들 “금연 더 어려워졌다”

    정부가 지난 11일부터 ‘비타민 담배’라 불리는 전자담배 모양의 ‘비타민 흡입제류’를 청소년에게 판매할 수 없도록 규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제품의 사용 방식이 흡연 행위와 똑같기 때문에 청소년의 흡연 습관을 차단해야 한다”며 규제에 나서자 흡연 청소년들은 “금연 기회를 박탈하는 처사”라며 맞서고 있다.여가부는 흡입형 비타민제인 비타스틱·릴렉스틱·비타미니·비타롱과 흡연 욕구 저하제류 타바케어·체인지 등을 ‘청소년 유해물건’으로 지정하는 행정 고시를 지난 11일 발효했다. 해당 물품을 청소년에게 팔거나 유통하다 적발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과징금이 부과된다. ‘비타민 흡입제류’는 비타민을 수증기 형태로 체내에 흡입하는 비타민 기화기다. 궐련형 담배와 구조가 유사하지만 액상에 니코틴·타르 대신 비타민 A·C·E 등이 소량 들어 있다. 국내 흡연자들 사이에서는 금단 현상을 줄여 주는 금연 보조용품으로 인기가 높다. 사용하는 방법은 담배를 피우는 것과 똑같다. 정부가 이를 청소년 유해물건으로 지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여가부는 이번 고시를 발표하며 “해당 제품들이 청소년의 청소년유해약물 이용습관을 심각하게 조장할 수 있다”면서 “유통 규제근거를 마련함으로 청소년 흡연을 예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흡연 청소년들은 “금연을 돕는 보조제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이미 흡연을 하고 있는 청소년들은 금연을 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며 항변하고 있다. “청소년 금연 대책도 마땅찮은 상황에 금연용품 구매까지 막아 난감하다”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 수원에 사는 고교생 이모(18)군은 “비타스틱 때문에 담배를 피우게 된 친구는 본 적이 없고, 담배를 끊으려 비타스틱을 이용하는 친구들은 많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흡연자 최모(18)군은 “담배를 끊고 싶지만 금연껌도 별 효과가 없었는데 이젠 비타스틱도 사용 못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교육부·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2016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흡연율은 지난해 기준 6.3%로 집계됐다. 한 반에 1~2명꼴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중·고등학생 가운데 남학생의 9.3%, 여학생의 2.7%가 흡연자로 파악됐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여고생 72명 성추행한 교사 2명 교단서 퇴출

    여고생 제자 7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 중인 교사 2명에 대해 파면 결정이 내려졌다. 경기도교육청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경기도 여주 A고등학교 교사 김모(52)씨와 한모(42)씨를 파면하기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최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등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김씨 등의 비위로 사회적 파문이 컸고 교육 당국이 성 비위 교원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로 엄벌로 다스리고 있는 만큼 파면 결정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미성년자와 장애인에 대한 성매매 및 성폭력 비위를 저지른 교육공무원에 대한 최소 징계 수위는 해임이다. 김씨와 한씨는 이번 파면 처분으로 공무원 신분을 박탈당하며, 향후 5년간 공직 임용이 제한된다. 학생들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전해 듣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교사 C씨는 불문경고 처분을 받았다. 현행법은 교사는 제자로부터 성 관련 피해 사실을 알게 되면 즉시 학교장에게 보고해야 하며, 학교장은 경찰에 고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도교육청은 C씨의 과거 공적 등을 고려해 감경했다고 밝혔다. 파면된 교사 김씨는 인권담당 안전생활부장을 맡으면서 지난해 3월부터 지난 6월까지 여학생 13명을 추행하고 자는 학생 1명을 준강제 추행하는 한편 자신의 신체를 안마해달라는 명목으로 13명을 위력으로 추행하고 4명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한씨는 2015년 3월부터 지난 6월까지 3학년 담임교사로 재직하면서 학교 복도 등을 지나가다가 마주치는 여학생 54명의 엉덩이 등을 만진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변호사 ‘자동 세무사 자격’ 폐지… 변협 “무한투쟁”

    변호사 ‘자동 세무사 자격’ 폐지… 변협 “무한투쟁”

    신규 변호사, 자격 얻어야 세무 대리 변협 “국민 선택권 박탈”… 삭발식도 세무사회 “공정경쟁 위한 정책” 환영 ‘미의결’ 본회의 상정 선진화법 첫 사례 변호사에게 자동으로 주던 세무사 자격을 앞으로는 주지 않기로 한 세무사법 개정안이 8일 국회를 통과하자 대한변호사협회는 개정안이 폐지될 때까지 ‘무한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하며 크게 반발했다.개정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찬성 215명, 반대 9명, 기권 23명으로 가결됐다. 개정안은 변호사 자격이 있는 자에게 세무자격을 자동부여하는 규정을 삭제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세무사법 개정안 통과로 앞으로 변호사시험을 통과하는 신규 변호사는 별도의 세무사시험을 통과해야만 세무 대리 업무를 맡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변호사들은 세무사시험을 따로 보지 않아도 세무 업무를 할 수 있었다. 당초 법조인 출신이 많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가 진척을 보이지 않자 정세균 국회의장은 자유한국당 소속 조경태 기획재정위원장과 합의해 개정안을 이날 본회의에 상정했다. 국회의장과 해당 상임위원장이 합의해 법사위 장기계류 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국회선진화법 규정(국회법 제86조)을 적용한 첫 사례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앞서 삭발식을 갖고 향후 궐기대회 등 무기한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김현 대한변협 회장을 포함해 이장희 사무총장, 이호일 윤리이사, 천정환 사업이사 등은 이날 국회 정문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했다. 변협은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이란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을 박탈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은 변호사 제도의 근간을 훼손하고 국민 선택권을 박탈하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 등은 삭발식에서 ‘로스쿨 제도에 반하는 세무사법 개정안 결사 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들은 로스쿨 제도를 통해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지닌 법조인이 육성됐고, 국민이 세무 등 법조 유사 영역에서도 적은 비용으로 변호사로부터 질 좋은 서비스를 받게 됐는데 세무사 자격을 갑자기 박탈하면 로스쿨생의 신뢰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변협 집행부와 전국 변호사 2만 4000여명은 개정 세무사법의 폐기를 위해 ‘무한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사들은 다음주 궐기대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창규 한국세무사회장은 “세무사 제도가 창설된 1961년 이후 세무사의 자존심이며 숙원 사업이었던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가 폐지된 것에 대해 가슴 벅차다”면서 “국회의 뜻은 공정경쟁의 국가 정책을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준 것”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던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합리적 이유 없이 변호사 자격 취득자에게 세무사 자격을 자동 부여하는 부당한 특혜를 막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박주원 “‘DJ 비자금 제보’ 보도 사실 아냐…법적 대응”

    박주원 “‘DJ 비자금 제보’ 보도 사실 아냐…법적 대응”

    국민의당 박주원 최고위원은 8일 자신을 2008년 당시 제기된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 사건의 제보자로 지목한 언론보도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박 최고위원은 이날 배포한 입장문 및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사정 당국의 제보를 받아 만들어낸 가짜뉴스에 실망스러움과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한 언론은 사정 당국 관계자를 인용, 한나라당 주성영 전 의원이 100억원짜리 양도성 예금증서(CD) 사본과 함께 폭로했던 김 전 대통령 비자금 의혹의 최초 제보자가 검찰 수사관 출신인 박 전 최고위원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국민의당은 긴급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어 박 최고위원의 당원권을 정지하고 최고위원직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 박 최고위원은 “주 전 의원에게 비자금 의혹과 관련한 CD를 제공한 사실이 없으므로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주 전 의원이 공개했던 100억원짜리 CD의 발행일은 2006년 2월이고, 본인은 2005년 10월 검찰에서 퇴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보자가) 검찰에 있을 때 취득한 CD라는 정황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계를 뒤흔들 만한 정보를 2년 동안 간직하다가 폭로했다는 사실도 설득력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며 “언론은 이런 개연성을 체크하고 보도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최고위원은 “가장 존경하는 김 전 대통령께 누가 되는 정치인이 되지 않도록 DJ 정신계승에 앞장서고, 후회 없는 제3의 길을 지속적으로 개척하겠다”면서 최고의원직에서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주 전 의원과 김 전 대통령 CD 의혹에 대해 대화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주 전 의원과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지만, 그런 것을 구체적으로 얘기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주 전 의원을 만나 자료를 주거나 제공한 것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검찰 재직시절 김 전 대통령 의혹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이날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당원권 정지 및 최고위원직 사퇴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선 “(의혹이) 사실과 다르기 때문에 당무위에서 소명하겠다. 제가 무슨 잘못이 있어야 사퇴하지 않겠느나”고 반문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주 전 의원과 연락했느냐는 물음에는 “통화했다”면서 “(의혹이) ‘어처구니없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9년 만에 베이징 동메달 승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받고 싶다”

    9년 만에 베이징 동메달 승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받고 싶다”

    “2008 베이징올림픽 동메달을 많은 관중이 운집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받고 싶을 뿐이에요.” 9년 전 베이징올림픽 육상 여자 7종경기에 영국 대표로 출전했던 켈리 소더턴(41)이 선수라면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바람을 털어놓았다. 2012 런던올림픽 대표 선발전에 맞춰 등 부상이 회복되지 않아 5년 전 은퇴한 그녀는 7일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관중들의 함성도 듣고 싶고 모든 이로부터 축하받는, 베이징에서 느끼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갖고 싶다”며 “조국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렇게 한다면 아주 특별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도 났지만 이제는 메달을 받는 날을 기대하고 있으며 메달이 가져올 것들과 미래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더턴은 당시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타탸나 체르노바(러시아)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메달 박탈 결정에 항의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기한 항소가 최근 받아들여지지 않아 동메달을 승계한다. 당시 4위를 차지했던 류드밀라 블론스카(우크라이나) 역시 도핑으로 기록이 삭제돼 소더턴에게 동메달이 넘어온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 7종경기 동메달리스트인 소더턴은 베이징 대회 여자 1600m 계주에서도 벨라루스와 러시아 대표팀의 실격으로 역시 동메달을 승계하게 됐다. 체르노바는 지난 2011년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했지만 역시 약물 문제로 박탈당해 제시카 에니스 힐(영국)이 금메달을 승계했다. 소더턴은 또 CAS의 기각 결정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처음 접했다며 “난 다른 누구보다 빨리 알았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녀가 언제 동메달을 받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IOC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CAS 결정에 이어 공식 기록을 변경하고 이를 알려주길 기다리고 있다. 그 절차가 완료되면 영국올림픽위원회(BOA)에 메달 재할당을 알리기 위해 접촉한다. 러시아육상연맹은 체르노바에게 메달을 돌려달라고 요청하지만 IOC는 메달 승격 선수에게 “시상식이 늦어질 수 있음”을 알리고 있다. 에니스 힐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메달을 지난 여름 런던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림픽 개최 기념 세계선수권대회 도중 목에 걸었다. BOA는 소더턴, 영국육상연맹과 협력해 메달 수여에 “적절한 시간과 장소를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로 올림픽 개최기념 대회와 미국과 영국의 하루 친선경기가 내년 여름 예정돼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세 차례나 올림픽에 출전했던 소더턴은 세 번째 동메달이 선수 경력의 마지막 메달이길 바란다며 체르노바보다 러시아의 시스템 탓을 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어떤 사람이라도 성인이 돼 사기 당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시스템이나 정권을 비난해야 할 것이다. 그게 우선이다. 체르노바의 마지막 메달이었는데 선수경력이 지워지게 됐다. 그녀가 치른 대가“라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2011~15년 선수 1000명 도핑 조작…반성 없는 러 비판 여론에 ‘뒤늦은 철퇴’

    2011~15년 선수 1000명 도핑 조작…반성 없는 러 비판 여론에 ‘뒤늦은 철퇴’

    소변 샘플 조직적 ‘바꿔치기’ 리우 참가 허용으로 사태 키워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에 최고 수위의 징계를 강행한 것은 ‘반성이 없는 러시아의 태도와 전 세계적으로 들끓는 비판 여론’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러시아의 도핑 스캔들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불과 석 달여 앞둔 2016년 5월 그레고리 로드첸코프 전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 대표의 폭로로 수면 위에 떠올랐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수년간 러시아 체육부가 조직적으로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금지된 약물을 제공했다”고 밝힌 것이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직원이 선수의 소변 샘플을 약물 복용 전 샘플과 바꿔치기했다며 구체적인 조작 방식까지 세상에 알렸다. 리우올림픽 직전인 작년 7월 18일 세계반도핑기구(WADA) 조사위원회를 이끈 캐나다 법학자 리처드 매클라렌의 보고서는 좀더 자세한 정황을 담았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는 2011~2015년 30개 종목 자국 선수 1000명을 대상으로 국가 주도의 조직적인 도핑 조작을 일삼았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러시아 선수 28명이 연루됐다고 적시했다. 세계는 또다시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IOC는 러시아 선수들의 리우올림픽 참가를 막지 않았다. 보고서 발표 일주일 뒤 종목별 국제경기연맹(IF)에 러시아 선수 출전 허용 결정권을 이양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스포츠 강국인 러시아가 빠질 경우 올림픽 흥행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한 결정이었다며 전 세계에서 항의가 빗발쳤지만 결정은 변함없었다. 결국 육상과 역도를 제외한 러시아 선수 271명이 리우올림픽에 출전했다. 러시아는 리우올림픽에서 금 19, 은 18, 동 19개를 획득하며 종합순위 4위로 대회를 마쳤다.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를 강력히 징계해야 한다는 스포츠계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IOC도 칼을 빼들었다. IOC는 ‘데니스 오스발트 징계위원회’, ‘슈미트 조사위원회’ 등을 꾸려 관련 사건을 정밀 추적했다. 결국 소치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 중 도핑 조작에 연루된 25명의 기록과 성적을 삭제하고 메달 11개를 박탈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러시아는 도핑 스캔들을 인정하지 못하겠단 입장을 고수했다. 일부에서는 IOC와 내부고발자들에 대한 원색적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결국 IOC는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금지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어 1년 반 가까이 끌어온 논란을 일단락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법원, 김장겸 MBC사장 해임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기각

    법원, 김장겸 MBC사장 해임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기각

    김장겸 MBC사장 해임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6일 법원에서 기각됐다.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야권 추천 이인철·권혁철·김광동 이사가 제기한 임시 이사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들은 지난달 22일 열린 가처분 신청 심문 기일에서 “2일 정기 이사회가 열렸고 16일 차기 정기 이사회가 예정돼 (방문진이) 그 사이 임시 이사회를 열 필요가 없었고 임시 이사회 일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사장 해임안은 충분한 심의와 소명이 필요한데 이런 과정이 생략돼 이사로서의 권한이 침해·박탈됐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장겸 사장의 해임 결의안은 지난달 13일 개최된 방문진 임시 이사회에서 의결됐다. 이에 야권 이사들은 지난달 15일 가처분 신청과는 별도로 법원에 김 사장 해임 결의 무효 소송도 제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OC “러시아 선수단 평창행 불허, 개인 자격만 허용” 평창 반응은

    IOC “러시아 선수단 평창행 불허, 개인 자격만 허용” 평창 반응은

    결국 러시아 선수단은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다만 엄격한 도핑 기준을 충족시킨 선수는 개인 자격으로 출전한다. 러시아의 대회 보이콧이 예상되며 평창 흥행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5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이사회를 열어 국가 주도로 도핑을 저지르고 국제적인 도핑 기준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자격을 정지시키기로 결정했다. 올림픽 경기장에서 러시아 국기 게양이나 러시아 국가 연주도 금지했다. 집행위는 다만 러시아 선수들이 올림픽기를 달고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자격으로 출전하는 것은 허용했다. 강화된 도핑 검사를 통과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붙였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단이 저지른 조직적인 도핑 의혹을 파헤쳤던 사무엘 슈미트 조사위원회 위원장은 “러시아 스포츠 당국의 책임 아래 도핑이 이뤄졌다”며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 부총리를 영구 제명했다. 알렉산드르 주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의 자격 정지와 함께 IOC 위원직도 박탈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때 각 종목 연맹이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을 결정하도록 한 것보다 한 단계 무거운 조치다. 당시에는 육상, 역도를 뺀 종목들의 러시아 선수 271명이 참가해 금메달 19개로 종합 4위를 차지했다. 러시아는 이날 여자 피겨 싱글 세계 1위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가 집행위원회에서 선수단 출전 정지 처분을 막기 위해 전방위로 나섰지만 제재를 막지 못했다.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모두 33개의 메달을 따 종합 1위에 올랐던 러시아는 그 뒤 샘플 재조사 결과 도핑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25명이 기록 삭제, 모든 올림픽 출전 금지 등 징계를 받아 11개의 메달이 박탈돼 4위로 순위가 밀렸다. IOC가 한 국가를 대상으로 올림픽 출전 금지 처분을 내린 것은 흑백분리정책(아파르트헤이트) 때문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해 1964년부터 1988년까지 올림픽 출전 자격을 박탈한 이후 처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IOC 결정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국기를 달지 못하게 하는 것은 국가를 모욕하는 것이라며 반발해 사실상 러시아가 평창 대회를 보이콧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메드베데바가 이끄는 여자부를 비롯해 지난 여섯 차례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6개 가운데 14개, 메달리스트 75명 가운데 26명을 러시아 선수들이 차지했던 피겨, 이미 불참을 선언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 이어 많은 스타들을 보유한 러시아아이스하키리그(KHL)에 속한 러시아 선수들이 불참하게 된 아이스하키, 시상대를 휩쓸다시피하는 봅슬레이, 빅토르 안(안현수)이 이끄는 쇼트트랙 등에서 흥행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이날 새벽 IOC 집행위원회 참석을 위해 스위스에 도착한 뒤 “IOC 깃발을 들고 참석하는 모양새지만 러시아가 아예 불참하게 된 것은 아니다”며 “러시아 깃발을 들고 나오지 못하지만 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는 만큼 IOC가 차선의 대안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흥행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선 “선수들이 아예 참가를 못 하는 것은 아닌 만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기본적으로 IOC가 결정을 내린 사안인 만큼 조직위도 따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양극화의 늪… ‘좀비 中企’ 113곳 퇴출

    양극화의 늪… ‘좀비 中企’ 113곳 퇴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면서 회생 가능성도 낮은 ‘좀비’ 중소기업 113곳이 사실상 ‘퇴출’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최대 규모다. 최근 호황을 보이는 반도체 등 전자부품 분야의 부실기업은 줄어든 반면 자동차부품 등의 부실기업은 늘어나는 등 ‘양극화’ 경향이 뚜렷해졌다.금융감독원은 5일 ‘2017년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 올해 구조조정 대상(C등급 61개·D등급 113개)은 174곳으로 지난해보다 2곳 줄었다고 밝혔다. 구조조정 대상 중소기업은 2009년 512곳에서 2011년 77곳으로 떨어졌다가 2015년 175곳, 2016년 176곳 등으로 정점을 찍었다. 금감원은 올해 신용위험 평가대상 중소기업이 2275곳으로 지난해보다 11.8% 증가해 구조조정 대상 기업 수가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평가 대상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연간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기업)이거나 현금 흐름이 마이너스인 회사 등이다. 특히 부실 징후가 있는 데다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D등급 중소기업은 113개로 2009년(221개)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당 기업들은 채권은행의 추가 지원 없이 자체 정상화를 하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대부분 경영진이 경영권을 박탈당하고, 파산하지 않고 회생 절차를 거치더라도 성공적으로 회생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부실 징후는 있지만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C등급 중소기업은 61곳으로 지난해보다 10곳 줄었다. 이들 기업은 금융 채권자와의 협의를 통해 구조조정을 하는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된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업종별로는 기계제조업(26곳), 금속가공품 제조업(23곳), 자동차부품제조업(16곳) 등의 순으로 많았다. 자동차·조선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자동차부품과 기계업종의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지난해 대비 각각 11곳, 7곳이나 증가했다. 반면 전자부품의 경우 구조조정 대상이 지난해 대비 10곳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소기업 업종 실적이 전반적으로 상승했지만 자동차부품 등을 중심으로 자산 규모가 낮은 기업들은 부실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등 중소기업 업계의 ‘빈익빈 부익부’가 극심해지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금리인상 여파로 부동산임대업 등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9월 말 기준 구조조정 대상 중소기업에 금융회사들이 빌려준 자금 규모는 1조 6034억원으로 지난해(1조 9720억원)보다 줄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영국 7종경기 소더턴, 베이징올림픽 동메달 둘 이제야 승계

    영국 7종경기 소더턴, 베이징올림픽 동메달 둘 이제야 승계

    영국의 육상 선수였던 켈리 소더턴(41)이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 7종경기 동메달을 뒤늦게 승계받는다. 당시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타탸나 체르노바(러시아)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메달 박탈 결정에 항의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기한 항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소더턴이 동메달을 승계받는다고 BBC가 4일(현지시간) 전했다. 당시 4위를 차지했던 류드밀라 블론스카(우크라이나) 역시 도핑으로 기록이 삭제돼 소더턴이 동메달을 목에 건다. IOC는 9년 전 대회를 마치고 조사한 체르노바의 샘플에서 스테로이드 성분에 대한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연초에 메달을 박탈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 7종경기 동메달리스트인 소더턴은 베이징 대회 여자 1600m 계주에서도 벨라루스와 러시아 대표팀의 실격으로 이미 동메달을 챙긴 바 있어 동메달 둘을 모두 승격으로 받는다. 체르노바는 지난 2011년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했지만 역시 약물 문제로 박탈당해 제시카 에니스 힐(영국)이 금메달을 승계했다. 소더턴은 지난해 IOC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러시아 선수단 전체의 출전을 막지 않고 종목별 국제연맹(IF)에 결정권을 일임하자 “(슬프게도) 2016년 올림픽은 IOC가 속만 끓게 한 대회로 기억될 것”이라고 개탄했다. CAS는 또 베이징 대회 레슬링 남자 96~120㎏급 자유형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아르투르 타이마조프의 항소를 기각해 그의 금메달 박탈 결정을 유지시켰다. 타이마조프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부터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대회 3연패를 달성했는데 그 기록도 삭제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시론] ‘교육 촛불’이 필요하다/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시론] ‘교육 촛불’이 필요하다/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교육 촛불’이 필요하다. 사익을 위해 그릇된 관행과 편의에 기대어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고, 절차의 공정함에만 그쳐 차별을 당연시하는 사회를 벗어나려면 그러하다. 세월호 참사와 서울 구의역 김군과 제주 음료공장 이민호군의 비통한 죽음, 암기를 통해 얻은 초라한 지식에 기댄 시험 통과를 유일 능력으로 간주해 같은 일을 하는 동료의 처우개선을 가로막으며 차별을 정당화하는 편협함이 사라진 사회를 세우려면 그러하다. 비통한 죽음과 편협함에 기댄 차별이 횡행하는 사회는 재생산은 커녕 유지조차 어렵다. 사회는 홀로 살 수 없는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그리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 낸 발명품이다. 인간이 ‘지구의 정복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도 사회 때문이다. 인간은 생각과 처지가 달라도 다툼을 멈추고 서로를 달래고 보듬으며 사회를 유지하고 재생산함으로써 생존을 넘어선 삶을 영위할 수 있었다. 사회를 해하는 집단과 개인을 제어하고 악습과 폐단을 고쳤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 세밑의 대한민국에서 목도하는 현실은 그런 사회와 삶에서 아직 멀리 떨어져 있다. 비통한 죽음과 편협함에 기댄 차별이 여전히 반복, 지속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촛불혁명 이후 생존을 넘어선 삶과 그것이 가능한 사회를 기대한다. 촛불혁명은 무려 6개월에 걸쳐 1700만명의 자발적 시민이 평화적으로 일궈 낸 변화였다. 바로 이 변화의 기운이 권력을 사유화하고 부당한 사익을 추구한 대통령과 정부만이 아닌, 고용과 소득의 불안정으로 인한 고통스러운 일상의 삶과 헬조선으로 불리는 사회답지 못한 사회도 바꿔 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어 왔다. 그러나 비통한 죽음과 편협함에 기댄 차별의 반복과 지속은 그러한 기대와 희망을 다시금 잦아들게 한다. 그러면서 촛불혁명을 나쁜 대통령과 정권을 퇴출시켜 민주주의의 최후 방어선을 지켜 낸 것에 머물게 한다. 이런 중에 최근 학계를 중심으로 혁명이란 호칭의 적절성 여부를 둘러싸고 서서히 논란이 일고 있다. 혁명이란 호칭과 그것을 둘러싼 논란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그런 논란 속에 전복이 아닌 진화의 관점에서 혁명의 새로운 의미 혹은 진정한 의미를 조명할 기회가 차단될 뿐만 아니라 혁명이라고까지 일컬어진 변동도 삶과 사회에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는 좌절감으로 더이상의 실천을 하지 않게 된다는 데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할 지점이 바로 교육이다. 비통한 죽음과 편협함에 기댄 차별 모두 낙후된 교육이 낳은 악습이고 폐단이다. 비통한 죽음의 위험성을 무시하거나 감수하게끔 몰아가는 교육. 또 자신의 진입 경로를 절대화해 타인의 진입 자격을 제한하고 박탈하는 것을 공정함으로 착각하게 하는 교육. 이것을 바꿔야만 한다. 그래서 촛불혁명으로 일군 변화의 기운을 삶과 사회의 변화로 이어 낼 역량의 보유와 발현으로 이어 가야 한다. 교육은 시간과 비용의 측면에서도 현대인의 일상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도 우리의 교육은 입시와 취업처럼 진입 자체를 목적으로 삼아 그 기술을 연마시키는 데 머물고 있다. 그것도 ‘나만의 진입’을 위한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전쟁과 같은 경쟁’과 단순 지식의 기계적 습득을 강제한다. 왜 진입해야 하는지, 진입해서 무엇을 이룰지는 뒷전이다. 이러 저러한 조직과 기관에서 층층이 갑질이라 불리는 행태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진입을 주목적으로 삼는 교육은 지위와 상품의 획득과 과시로 삶과 행복을 대체하게끔 한다. 교육이 시간과 비용의 낭비를 낳는 기제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벗어나려면 서로 배우며 감싸 주는 관계의 형성이 삶의 여정에서 제일 중요하다는 사실을, 또 일터와 일상에서 직면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자원의 종류와 그 동원의 경로와 방식이 사람과 때에 따라 다양할 수 있음을 체험하고 인식하는 교육을 만들어야 한다. 단지 입시제도 변경이 아닌 교육의 목적과 내용과 방식을 새롭게 바꿔야 한다.
  • ‘도핑’ 러시아 평창 못 오나… 내일 새벽 결론

    “개인 자격 참가 가능” 전망도 러 “국기·국가 못 쓰면 보이콧” ‘평창의 눈’이 5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으로 향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집행위원회를 열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러시아 선수단 전체를 출전하지 못하게 할지 결론을 내리기 때문이다. IOC는 지난해 러시아의 국가 주도 도핑 음모를 파헤친 매클라렌 보고서의 내용이 맞는지 규명하기 위해 출범시킨 두 위원회의 보고와 함께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권고, 관계자들의 서면 진술 등을 종합해 최종 결론을 내린다.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6일 새벽 3시 30분(한국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공표한다. IOC는 지난달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 25명의 메달 11개를 박탈하고 기록을 삭제하는 한편 모든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게 징계했다. 지난해 7월 매클라렌 보고서가 나온 지 한 달 만에 막을 올린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때와 완전히 달라졌다. 리우올림픽 때는 시간도 없고 결정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는 러시아의 항변을 받아들여 러시아 선수단의 출전을 막지 않고 대신 종목별 국제연맹(IF)에 결정권을 일임했다. 이에 따라 육상과 역도 외 다른 종목의 러시아 선수들은 리우올림픽에 출전했다. 하지만 이번은 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딕 파운드(캐나다) IOC 위원은 4일 미국 일간 USA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리우올림픽 때 IOC가 행동하지 않았다는 세계의 비판을 고려해야 한다. IOC는 모든 증거를 평가해 올림픽 정신을 수호할 기회를 잡았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촉구했다. USA투데이는 IOC가 러시아 선수단 전체의 평창행을 막는 것보다 개인 자격의 출전을 터주는 것으로 타협책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개인이 기록을 제출해 무고함을 밝히면 IOC는 출전을 막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 선수들은 국기도 달지 못하고, 금메달을 따더라도 국가가 연주되지 않는다. 그러나 러시아는 IOC가 이런 결정을 내리면 평창 대회를 보이콧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어 주목된다. IOC로선 동계스포츠 5대 강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고 가뜩이나 힘겨운 평창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소 잡으면 종신형…인도 농축산업 망하겠소

    [글로벌 인사이트] 소 잡으면 종신형…인도 농축산업 망하겠소

    “소들이 농작물을 모두 망가뜨리고 있어요. 밤마다 잠도 못 자고 소들을 쫓아내고 있습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1년 농사가 헛수고가 돼 버립니다.”인도 마디아프라데시주 피팔리야미라 마을에서 밀과 콩 농사를 짓는 소한 랄(52)은 올해도 소 때문에 피가 마르는 나날을 보냈다. 버려진 소들이 밭에 침입해 수확 직전의 농작물을 몽땅 망쳐 버렸기 때문이다. 답답한 랄은 소들을 도축하거나 무슬림 국가인 인근 방글라데시에 팔아넘기고 싶지만 법에 위촉돼 실행에 옮길 수 없다. 주정부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은 2004년 모든 소의 도살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소 가운데 특별히 암소를 신성시하는 인도에서는 암소가 아닌 물소는 도축하고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은 물소의 도축뿐만 아니라 이동이나 무역까지 금지해 버렸다. 설상가상 2012년 주의회가 해당 법안의 처벌을 강화하는 법까지 통과시키면서 소를 키울 여력이 없는 주민들은 밤에 몰래 소를 끌고 나와 도로나 인근 마을에 버리기 시작했다. 주인을 잃은 소들이 길거리에 쏟아져 나왔다. 마디아프라데시주의 농경지는 곧 쑥대밭으로 변했다. 2014년 총선에서 이슬람을 적대시하고 힌두 민족주의를 추구하는 BJP가 승리해 강력한 소 보호 정책이 시행되면서 이 같은 현상은 마디아프라데시주뿐만 아니라 현재 인도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랫동안 날씨 변화나 들쭉날쭉한 물가 변동 등의 고질에 시달려 온 인도 농민들이 최근 소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극단적인 소보호법이 인도의 농축산업 전체를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힌두교의 나라인 인도는 전통에 따라 소를 신성시한다. 특히 힌두교도들에게 암소는 여신과 같은 매우 신성한 힘을 지닌 존재다. 암소를 돌보거나 암소 앞에 서 있거나 암소를 보기만 해도 행운을 얻고, 악으로부터 보호받는다고 믿기 때문에 더이상 우유를 짤 수 없는 암소를 죽이는 행위는 어머니가 늙었다고 살해하는 행위와 동일하게 여긴다. 이 때문에 인도 29개 주 가운데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암소의 도축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인도인들이 소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인도의 12억 인구 중 소를 신성시하는 힌두교도는 약 80%를 차지한다. 약 2억명의 무슬림은 소 사육과 도축, 우육 생산 및 수출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에게 소고기는 일상의 식재료다. 대신 무슬림은 신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암소가 아닌 물소를 식육으로 삼는다. 인도는 세계 최대의 소고기 수출국이기도 하다. 인도의 소 사육 마릿수는 3억 마리가 넘는다. 2위인 브라질보다 8000만 마리 이상 많은 압도적 1위다. 소고기 수출량도 176만t으로 1위다. 세계 전체 소고기 수출량의 20% 가까이를 차지한다.그러나 극우 힌두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소는 훨씬 더 귀한 몸이 됐다. 엄격한 채식주의자로 알려진 모디 총리는 2014년 선거 유세 때 “소를 도살하는 이들은 우리나라 우유의 강을 파괴하는 자들”이라며 비난한 데 이어 50억 달러 규모의 소고기 수출 산업을 “끔찍한 분홍색 혁명”이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인구의 절대 다수인 힌두교도들의 표를 의식한 주장이었다. 총리가 된 모디는 소를 보호하는 것을 주요 정책 과제로 삼고 약속대로 초강력 ‘소 보호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모디 총리가 주지사를 지낸 구자라트주 의회는 지난 4월 암소를 도살하면 현행 7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받던 것을 최고 종신형으로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동물보호법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새 법에 따르면 단지 소고기를 운반하기만 해도 10년 이하의 징역이 부과되며 당국은 소고기 운반에 사용된 차량을 몰수할 수 있다. 인도에서는 대부분의 주에서 암소 도축을 금지하며 이를 위반할 때에는 처벌 규정을 두는 경우가 많지만 구자라트주 동물보호법은 암소 도축을 가장 엄하게 처벌하는 것이다. 주민 2억명으로 가장 인구가 많은 주인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도 정육점과 도축장을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대부분 이슬람 신자들이 운영하는 이들 정육점·도축장이 암소를 몰래 도축한 뒤 거래가 허용되는 양고기나 물소로 속여 파는 경우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마침내 지난 5월 연방정부는 시장에서 암소뿐만 아니라 물소의 거래와 판매를 하지 못하게 했다. 새 금지령에 따르면 소를 사고팔기 위해서는 소를 기르는 집에 찾아가 직접 거래를 해야 한다. 또 가축을 거래하는 이는 판매하는 소가 식용을 목적으로 도축된 동물이 아니라는 서약도 해야 한다. 소의 판매 및 구매에 대한 엄격한 문서화도 의무화했다. 사실상 전국적으로 도축 및 소고기 소비를 금지하는 법안이었다. 연방정부의 소보호법이 발표되자 낙농업과 가죽산업, 소고기 수출 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소보호법으로 업계가 축소돼 실업자가 수십만명 양산될 뿐 아니라 수백만명의 기독교도와 무슬림, 빈곤층의 값싼 단백질 공급원을 박탈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농촌 경제가 박살날 것”이라며 “축산업을 비롯해 소고기, 낙농, 가죽 경제는 모두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낙농업부터 직격탄을 맞고 있다. 낙농업은 농장주가 소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어야 발전하는 법인데 그런 자유가 없어졌기 때문에 우유 생산도 악영향을 받게 된 것이다. 델리의 자와할랄네루대 경제학과 라비 스리바스타 바 교수는 “농부들이 여분의 소를 팔 수 없게 됐기 때문에 향후 우유 가격이 엄청나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고기 가공산업도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무슬림 신자가 많아 인도 식육의 절반을 차지하는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소고기 가공업체 알라나사는 지난봄 2개의 소고기 생산라인 가운데 하나를 가동중지했다. 공장장 아야스 시디키(42)는 “하루 평균 2000마리를 처리해 왔으나 4월 들어 300마리로 격감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냉동 소고기를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 수출한다. 인근 가죽 공장들의 기계도 멈췄다. 집권당의 과잉 소 보호가 지방 경제를 무너뜨리고 있는 셈이다. 종교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이른바 ‘소 수호자’들이 “왜 신성한 소를 죽이느냐”며 도축 등 축산업에 종사하는 무슬림을 닥치는 대로 공격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지난 4월 인도 북서부 알와르 부근 도로에서는 이슬람 주민들이 트럭 3대로 암소 10여 마리를 운송하다 힌두교도의 공격을 받아 1명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으며 앞서 3월 말에는 우타르프라데시주의 한 정육점 진열장이 집단 방화로 불에 타기도 했다. 정부는 이들의 공격 행위를 사실상 방관했고 공포에 질린 업자들이 손을 놓아 버려 소 공급 체인은 완전히 붕괴됐다. 모디 정권이 현 노선을 수정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소 보호는 힌두 민족주의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인도 대법원이 도축을 목적으로 가축시장에서 소를 거래할 수 없게 한 연방정부 행정명령에 대해 효력을 중지했음에도 정부는 거래를 하는 모든 이가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밝히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뉴델리 아쇼카대 정치학과 질 베르니에 교수는 “모디 정권의 소 보호 정책은 경제적인 이유로 쉽게 버려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집권당이 힌두교 지지자들을 집결할 수 있기 때문에 소보호법으로 얻는 정치적 이득은 이로 인해 치르는 비용을 능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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