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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되살아난 ‘유전무죄 무전유죄’

    거침없는 영화적 상상력이 통 크게 빛을 내는 작품이 19일 개봉하는 ‘홀리데이’(제작 현진씨네마, 감독 양윤호)이다. 영화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을 남겼던 탈주범 지강헌 사건(1988년)을 모티브로 한 액션 누아르. 서울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로 들떠 있던 무렵, 온나라를 경악케 했던 희대의 인질극이 호기롭게 스크린으로 옮겨진 것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지강헌을 연기한 이성재의 배우적 성가에서부터 얘기를 시작해야 하겠다. 불필요한 근육은 단 1인치도 남김없이 몸을 ‘깎은’ 그의 폭발적 에너지가 강렬하게 기억에 남을 누아르가 됐다. 강제철거 직전인 달동네 판잣집의 지강혁(이성재)을 첫 화면에 노출시킨 영화의 정조는 드러내놓고 비감하다. 지강헌의 가슴 아픈 복역 동기를 자세히 설명해주며 영화는 비정(非情) 누아르의 전형을 다듬어간다. 판자촌 강제철거 대치전에서 억울하게 동생을 잃은 지강혁이 징역 7년, 보호감호 10년형을 받고 들어간 교도소. 비열한 경찰 김안석(최민수)이 교도소 부소장으로까지 부임해 숨통을 조여오자 지강혁과 감방동료 일행은 이송 도중 무장탈주를 감행한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만날 수 있던 탈옥 소재가 정공법으로 국내 스크린에 구현됐다는 점만으로도 이 영화의 성취는 적잖다. 김안석의 총구에 동생을 잃은 지강혁의 복수심이 드라마를 끌어가는 근원적 에너지. 거기에 형량보다도 긴 보호감호제도 등 왜곡된 사회장치들을 고발하며 관객에게 동의를 호소한다. 몇십만원을 훔쳤다가 억울하게 10년 넘게 복역하는 죄수들의 사연을 일일이 나열하는 것도 그런 계산에서이다.560억원을 횡령하고도 7년형을 받는 대통령의 동생 이야기가 나올 즈음 지강혁 일행의 박탈감은 극에 달하고 자연스럽게 관객도 그들과 공분을 나누게 된다. 실화를 기본소재로 삼았으되 캐릭터간의 충돌에서 묘미를 찾는 액션물의 기본공식도 챙겼다. 지강혁과 그를 끈질기게 노리는 냉혈경찰 김안석의 대립각 덕분에 영화는 긴장과 탄력을 유지해간다. 하이라이트라 할 만한 지강혁 일행의 인질 드라마가 예상보다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사람을 해치지 않았던 지강혁 인질극의 ‘미덕’을 부각시킨 영화는 그래서 자칫 신파로 치우치는 불안감을 주기도 한다. 사회적 패자들의 상처를 에둘러 위로하며 비리에 찬 제도권력에 정서적 응징을 가하는, 고전적인 감동코드를 벗어나진 못했다. 한국형 누아르의 소재 영역을 과감히 확장시켰다는 점 등 전반적으로 박수를 받을 대목이 많은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압축의 묘미가 아쉽다. 보여주고 싶은 장면,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를 좀더 응축시켰다면 한결 더 탄력있는 휴먼액션이 될 수 있었을 법하다. 금니 반짝이는 비열한을 연기한 최민수의 투혼이 인상적이긴 하다. 그런데 ‘오버’의 이물감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스크린의 정서는 암울한 80년대를 흐르는데, 그 혼자 방금 할리우드에서 뛰쳐나온 것처럼 겉돈다.18세 이상 관람가.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데스크시각] 고소득 자영업자 세무조사 이대론 안된다/오승호 경제부장

    얼마전 연말정산 서류를 작성하면서 또 한번 씁쓸함을 느꼈다.‘학원비 지로납부’ 사용액을 빈칸으로 놔둬야 했기 때문이다. 현행 소득세법에는 자녀들의 학원비를 지로영수증으로 내면 연말정산때 신용카드소득공제 혜택을 받게 돼 있다. 학원비를 신용카드로 결제해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연말정산때 학원비를 지로나 신용카드로 내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 학부모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학원비를 지로나 신용카드로 내기란 쉽지 않다. 학원들이 꺼려하기 때문에 현금으로 내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기는 학부모들이 태반이다. 사업자들의 탈세를 막고 근로자들에겐 소득공제 혜택을 주기 위한 제도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직 종사자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착수금이나 성공보수금 등 변호사 수임료나 치료비를 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정착되는 것은 요원한 실정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전체 신용카드 결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6% 증가했다고 한다. 반면 변호사나 법무사 등 법률사무소에서 결제된 카드 소비액은 되레 15.7% 감소했다. 몇 해전 국세청을 출입할 때 겪은 일이다. 소득세 신고액을 기준으로 변리사나 관세사의 수입이 의사나 변호사보다 훨씬 많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변리사나 관세사들이 항의를 한 적이 있다. 의사나 변호사에 비해 소득을 성실히 신고하면서 빚어지는 일종의 ‘착시현상’일 뿐, 소득이 더 많지는 않다는 요지였다. ‘유리알 지갑’으로 비유되는 평범한 봉급생활자들은 세금 측면에서만 보면 내년 생활이 올해보다 팍팍해질 수 있다. 올해 1%포인트 인하된 소득세율이 내년에 그대로 적용되지만, 세금감면이나 비과세 혜택이 줄어든다. 정부는 돈을 많이 벌고도 세금은 제대로 내지 않는 이들 때문에 봉급생활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매월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샐러리맨들은 재벌들보다는 일상생활에서 접하기 쉬운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탈세 문제가 더 피부에 와 닿을 것이다. 국세청이 고소득 자영업자 422명을 대상으로 지난 22일부터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소득을 축소 신고해 탈세한 사실이 포착된 사람들이어서 세무조사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방식의 세무조사만으로 탈세가 더 이상 발 붙이지 못하게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세무조사가 해마다 되풀이되지만,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법 행위가 수그러들지 않는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당국은 고민해야 한다. 세무조사가 전가보도(傳家寶刀)는 아니지만, 탈세를 막는 하나의 방법인 것만은 틀림없다. 그렇지만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거나 그럭저럭 넘기면 그만이라고 여길 수준의 세무조사가 반복되어선 안 된다. 면역만 생겨 인력투입에 비해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세무조사할 때만 바짝 엎드렸다가 당국과 ‘게임’이라도 하는 것처럼, 이내 고개를 드는 게 투기꾼이나 탈세자들의 속성이다. 따라서 이들의 탈세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고소득 자영업자들에 대한 세무조사 비율을 지금보다 높이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고소득 자영업자를 포함한 개인사업자의 세무조사 비율이 얼마인지에 대한 통계를 별도로 작성하지는 않지만, 법인의 1.7%보다는 낮을 것이라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1년에 세무조사를 받는 이가 100명중 한 명 정도일 것이라는 얘기다. 인력이 모자라 여의치 않으면 탈세를 한 시점과 상관없이 세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보완책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국세청이 탈세자의 고의성을 입증하지 않는 한,5년이 지나면 세금을 물리지 못하게 돼 있는 제도(국세부과 제척기간)를 손질해야 한다고 제안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미국 국세청은 영화 ‘MASH’의 주인공 역을 맡았던 배우의 탈세를 적발해 세금추징은 물론 낮에는 배우 활동을 하게 하고, 밤에는 교도소에서 지내게 하는 아이디어로 탈세 방지 효과를 본 적이 있다. 그만큼 가혹하다는 얘기다. 국세청이 새해 화두로 던진 ‘고소득 자영업자와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오승호 경제부장 osh@seoul.co.kr
  • 현금결제·비보험치료 ‘집중탈세’

    현금결제·비보험치료 ‘집중탈세’

    국세청은 22일 의사, 변호사, 웨딩관련업자, 유흥업소 업주 등 고소득 전문·자영업자 422명에 대해 이날부터 한달간 세무조사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422명중에는 의사, 변호사, 한의사, 세무사 등 고소득 전문직 149명이 들어있다. 조사대상자를 업종별로 보면 현금거래를 유도해 수입금액을 탈루한 웨딩관련업자가 43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성형, 지방흡입, 부인과 성형 등 미용 목적의 수술과 라식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성형외과·피부과·산부인과·안과의사가 42명으로 두번째로 많았다. 고액의 착수금과 성공보수금을 받으면서도 소득을 적게 신고한 변호사 38명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자영업자의 탈세를 방조 또는 부추기거나 세금탈루 혐의가 있는 세무대리인(세무사) 25명과 보약·한방다이어트 등 고가의 비보험진료 수입금액이 많은 한의사 17명도 세무조사를 받는다. 한상률 조사국장은 “세무조사 결과를 토대로 내년 1∼2월 탈루 혐의가 큰 고소득 자영업자를 다시 선정, 세무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소득 전문직·자영업자와 전면 전쟁 ‘현금으로 결제하면 10∼20%정도 깎아주고, 비보험 진료는 소득을 대폭 줄여서 신고하고, 세무대리인(세무사, 회계사)이 나서서 허위장부를 작성해주고’ 세금 탈루 혐의로 국세청의 조사를 받게 된 의사, 변호사, 한의사 등은 과거부터 계속된 전형적인 탈세수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국세청은 ‘많이 벌고,(세금은)적게 내는’ 고소득 전문·자영업자의 세금탈루 혐의에 대해 내년에는 더욱 강도높은 세무조사를 하기로 했다. 조사 대상에 오른 사람들 중 일부는 빼돌린 세금으로 부동산투기를 일삼는 등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해왔다. 성실하게 세금을 내온 대다수 봉급생활자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안겨줬다는 점에서 내년에는 조사 강도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탈루 사례 서울에서 골프연습장과 사우나를 운영하는 박모(52)씨는 매출을 낮춰 신고해 25억원의 소득을 탈루했다. 또 간이골프장 부지를 부동산업자에게 양도하면서 매매가액을 조정해 43억원을 편법으로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이렇게 얻은 소득으로 서울 강남의 90평대 아파트(30억원대), 서초동의 상가, 경기도에 주유소 2개 등 87억원대의 부동산을 샀다. 경기도에서 2002년 세무대리인으로 개업한 김모(45)씨는 유통과정이 문란하고 자료상 혐의마저 있어 세무대리계약이 금지된 화물사업자들을 골라 세무대리를 해주면서 탈세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화물업자들이 발행한 세금계산서가 허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들의 약점을 이용,2∼3배 높은 수임료를 받고 가짜 세금계산서 발행을 눈 감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에서 피부·비만 전문 클리닉을 운영하는 의사 이모(48)씨는 대부분의 진료비가 비보험 항목임을 악용, 현금계산시 10∼20% 할인해주겠다며 현금결제를 유도,8억여원을 탈세했다. 예식장을 하는 김모(53)씨는 결혼식장을 부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위장, 예식장 수입금액 74억원을 누락한 뒤 탈루한 소득으로 서울 강남에 시가 30억원짜리 93평형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등 부동산투기로 수백억원대의 재산을 축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변호사 박모(41)씨는 인터넷법률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성공수수료 등 수입금액을 누락했다. 또 인터넷법률서비스업체를 설립, 수입금액이 늘자 다른 소득이 없는 타인 명의로 대표자를 등록한 뒤 가공경비를 계상하는 방법 등으로 27억원의 기업자금을 변칙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국세청은 밝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화이트타이 맨 어워드’ 첫 수상 송길원 대표

    ‘화이트타이 맨 어워드’ 첫 수상 송길원 대표

    “결자해지(結者解之)라고 하지요. 여성에게 가해지는 각종 폭력과 차별은 상당부분 남성중심적 문화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남성들이 먼저 나서 편견을 깨고 의식을 바꿔나가야 합니다.” 21일 여성가족부가 주관하는 ‘2005 화이트타이 맨 어워드’를 수상한 하이패밀리 송길원 대표는 언뜻 ‘급진적인 남성 패미니스트’의 인상을 풍긴다. 그러나 “오랜 세월 여성의 성이 남성에 의해 사고 팔리고, 참다 못한 여성들이 나서 성매매금지법까지 만들었지만 정작 당사자인 남성들은 침묵하고 있다. 세상의 ‘반쪽’인 여성을 무시하거나 비하하는 것은 결국 남성 스스로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나면 온건한 합리주의자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성매매 금지 운동을 하는 여성들이 일부 남성들의 불만과 비난의 몰매를 감수해야 하는 것에 비해, 그가 벌여온 운동에는 시비를 거는 남성들이 거의 없었다는 것도 흥미롭다. 그는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기 전인 2003년 초 일찌감치 남성들을 대상으로 ‘성매매 거부 10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거리에서 마이크를 잡고 피켓을 들며 벌인 이 운동은 몇달 만에 거뜬히 10만명을 돌파했다. 이 운동에 자극을 받아 그해 6월 국무총리실과 서울시 산하 ‘성매매방지공동기획단’이 구성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건강가정시민연대 차원에서 여성에 대한 비하 발언·용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다.‘집사람’은 ‘아내’로,‘남녀공학’은 ‘공학’으로,‘남녀평등’은 ‘양성평등’으로 고쳐써야 한다는 것.“단어 속에도 여성 비하의 뜻이 숨어있죠.‘레이디스 앤드 젠틀맨’을 우리나라에서만 ‘신사숙녀여러분’으로 번역합니다. 반면 ‘못된 년놈들’ 하는 식으로 나쁜 뜻에는 꼭 여성을 앞세우죠.” 그는 성매매특별법이 성매매를 범죄로 인식하게 하는 데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법은 만능이 아니며 역기능이 반드시 나타난다.”면서 “남성의 인식이 바뀌고 이런 생각이 문화로 승화되지 않으면 성매매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성매매에 대해서만큼은 남성이 나서서 근절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서명운동이 끝내 군대의 참여는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 그래서 못내 아쉽다. 군대가 청년들이 성매매를 배우는 ‘학교’처럼 되어 온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새해에는 국방부 등에 제의해 군대의 문화도 바꿔 볼 생각이다. 송 대표는 “여성의 자의식을 너무 급격히 내세우는 운동으로 상대적 박탈감이나 역차별을 느끼는 남성도 있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여성 특유의 여유와 포용력을 발휘해 완급을 조절하면 반발도 덜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송 대표는 ‘행복발전소 하이패밀리’ 대표와 건강가정시민연대 공동대표로 건전가족문화운동을 이끌고 있으며, 사랑의 교회 협동목사 및 숭실대 기독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화이트타이 맨 어워드´ 여성가족부가 성매매 방지와 성폭력 예방을 위해 펼치고 있는 캠페인으로 ‘여성을 존중하는 남성의 다짐’을 가장 잘 실천한 인물에게 주는 상. 생활속에서 캠페인 정신을 실천하는 남성들을 웹사이트(whitetie.co.kr)를 통해 공모, 가장 많은 네티즌의 추천을 받은 인물을 선정했다.
  • [사설] 건강보험 이원화 신중해야

    우리나라의 의료보장제도를 공보험인 건강보험 중심에서 민간의료보험이 보충하는 이원화 체계로 개편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재정 부담과 고소득층의 욕구, 의료산업 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건강보험 중심체계로는 한계가 있다는 논리다. 재정경제부는 특히 민간보험의 활성화를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국민 의료정보를 생명·손해보험사가 공유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할 방침이라고 한다. 그리고 저소득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해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에게 지원해온 국고보조금을 저소득층에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의료서비스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것이 그럴듯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공공성의 최후보루로 꼽히는 건강보험 체계 개편문제를 규제 완화나 산업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잘못됐다. 공공의료기관 병상 수(10.6%)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의 15∼30%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에서 민간의료보험 도입은 공공의료체계의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가장 은밀한 개인정보인 병력을 민간 보험사와 공유할 수 있게 하겠다는 발상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민간의 장사에 정부가 공개돼선 안 될 개인정보를 대주는 꼴이다. 민간의료보험이 허용되면 고소득자는 건강보험에서 이탈할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를 위한 조치가 재정 악화를 부채질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더구나 민간보험은 평균 급여율이 61.3%에 불과한 반면 건강보험은 재정지원 등에 힘입어 108%나 된다. 건강보험 이원화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이 공약한 대로 공공의료 비중 30% 확대, 건강보험 보장률 80% 확대에 매진할 때다.
  • 남북단일팀 구성 ‘산넘어 산’

    지난 1일 남북한이 차기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한 것은 스포츠 교류를 통한 화해와 협력이라는 측면에서 가히 획기적인 성과라 할 만하다. 하지만 ‘순풍에 돛단 격’이라고 하기에는 단단히 매듭져야 할 부분들이 너무 많다. 과거 ‘정치적 고려’라는 삐딱한 시선에서는 상당 부분 벗어난 결과물이라 하더라도 ‘단일팀’이라는 큰 틀 속에 채워질 내용물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단일팀 구성에서는 남북한 경기력의 편차가 가장 먼저 고려돼야 할 부분. 지난 9월 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은 “순수한 경쟁을 통해 최고 기량의 선수를 뽑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은 말처럼 쉽지 않다. 한국은 지난해 아테네올림픽에서 전체 28개 종목 중 24개 종목에 출전해 금메달 9개와 은 12개, 동 9개로 종합 9위를 차지했다.이에 견줘 북한은 9개 종목에서 금 없이 은 4개, 동 1개에 그쳤다. 양측의 종목 특성을 계량화하고 메달 획득이 가능한 공통 분모를 찾아 내는 게 사실 쉽지 않다. 합동 훈련 비용은 접어두더라도 방법과 장소에 뜻을 같이할지도 의문. 지난 1991년 지바세계탁구선수권 때 양측은 훈련 장소를 놓고 설전을 벌인 끝에 일본에서 합동훈련을 마쳤다.단일팀이라는 ‘대의’가 바랜 경우다. 코칭스태프간 의사 소통도 일부 종목을 제외하곤 이제까지 이뤄진 적이 거의 없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감독·코치의 지도력은 곧바로 선수들의 경기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있을지도 모를 선수들의 ‘박탈감’과 사기저하는 사실 가장 먼저 고려돼야 할 문제다. 오로지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꿈꾸며 일평생 피땀을 쏟은 선수가 합의 규정에 의해 선수단에서 제외될 경우에 대비, 적정한 보상 체계도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태릉선수촌의 한 관계자는 “단체 종목보다 개인 종목에서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면서 “달라진 시대 상황만큼 선수 개인의 성취도도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오랫동안 공들여 겨우 입을 맞춘 남북단일팀은 그동안의 것보다 몇 곱절 많은 고민과 노력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현실화될 전망이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대출금리 5%시대 맞아?

    대출금리 5%시대 맞아?

    연봉이 3000만원인 직장인 이모(35)씨는 19일 신용대출을 받기 위해 거래 은행을 찾았다. 은행측은 예상과 달리 연 9.3%의 이자를 제시했다. 은행 내부에는 5.4%짜리 공무원 우대 대출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이씨는 당장 “공무원과 내가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은행원은 “공무원은 직장이 확실하지만, 고객님의 직장은 우량 대기업이 아닌데다 과거 세 차례나 대출받은 경력이 있어 신용등급이 중위권 수준이라 9.3% 밑으로는 돈을 빌려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주부 김모(47)씨도 최근 비슷한 일을 겪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받으려다 은행이 무려 16%의 높은 이자를 내라고 하는 바람에 대출을 포기했다. 김씨는 “평생을 거래한 은행조차 신용불량자 취급을 한다.”면서 “은행이 사채업자와 다른 게 무엇이냐.”고 분개했다. 지표상으로는 평균 대출금리가 연 5%대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상대적인 박탈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거래실적이 적다.’,‘직장이 튼튼하지 않다.’,‘소득이 확실치 않다.’는 등의 이유로 여전히 높은 이자를 물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도 ‘양극화’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셈이다. 은행이 고객의 신용등급을 차등화하고, 예금과 대출금리 차이인 예대마진을 통해 수익을 노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영업전략일지 모른다. 하지만 금융기관이 공익성은 제쳐두고 지나치게 수익만 좇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높은 금리 부담을 져야 하는 것만이 아니다. 은행 창구 직원이 예·적금을 들라고 은근히 요구하는 ‘꺾기´ 사례가 사라지지 않은 게 현실이다. 현재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연 5∼6% 정도다. 반면 최고금리는 12∼13%로 갑절 이상 차이가 난다. 웬만한 신용등급을 갖춘 고객은 최저금리 수준의 대출을 예상하겠지만 5∼6%대의 금리 혜택을 받는 사람은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나 공무원, 은행과 특별 협약을 맺은 몇몇 우량 대기업 직원뿐이다. 우리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공무원 생활안정자금대출’의 금리는 19일 현재 연 5.31%다. 조흥은행도 퇴직금을 조흥계좌에 맡기는 조건으로 공무원에게 5.41%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우량기업 직원을 위한 신한은행의 ‘엘리트론’의 최저금리는 5.91%, 하나은행의 ‘패밀리론’은 6.0%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런 저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고객은 은행별로 10만∼20만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서민이나 일반 직장인들은 연체 기록이 없더라도 대부분 최소한 연 7% 이상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일반 직장인의 경우 대개 7∼11%의 금리가 적용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 역시 “대출 고객 가운데 9∼10% 수준의 이자율이 적용되는 사람이 30∼4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순전히 통계로만 보면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사람들은 평균 5%대의 ‘저금리 혜택’을 누리는 것으로 돼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예금은행의 8월 가계대출금리는 연 5.38%에 불과하다. 그 달에 새로 대출로 나간 돈을 기준으로 가중평균해 계산한 금리다. 예를 들어 금리가 연 5∼6% 미만인 대출금액이 전체의 50%이고,6∼7% 미만인 대출이 25%였다면 5.5%×0.5,6.5%×0.25식으로 가중치를 둬 대출평균 금리를 산출한다. 이런 방식으로 산정하는 한은의 가중평균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무는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제외하고 계산한다. 일정한 소득이 없는 주부들이나 수입 규모가 들쭉날쭉한 영세 개인사업자들이 주로 활용하는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금리는 직장인 신용대출보다 2∼3%포인트 더 높아 16∼17%대를 적용받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런 통계기법 때문에 마이너스대출을 제외한 평균 대출금리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한은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마이너스대출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평균 대출금리 산정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면서 “규모가 크지 않아 평균금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이창구기자 sskim@seoul.co.kr
  • 지구촌 위협 ‘닷 컴 테러’ 그 해결책은

    지구촌 위협 ‘닷 컴 테러’ 그 해결책은

    7월 런던 테러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인 지난 1일 세계적인 관광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또다시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또 지하철 테러 첩보가 입수된 미국 뉴욕은 공포에 휩싸였다. 국내에서도 다음달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혹시 모를 테러 가능성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 테러의 안전지대일까? 국내에서도 테러방지법 제정 이야기가 자주 나왔지만,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세계 흐름에 걸맞은 테러방지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과 테러방지법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인권 침해와 권한 남용의 우려가 있기에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어쨌든 최근 몇 년 사이 일어났던 테러를 살펴보면, 그 양상은 급변하고 있다.EBS는 이런 테러의 동향을 살펴보고, 이에 대비하는 세계 각국의 모습을 담은 시사다큐멘터리를 준비했다. 영국 BBC가 제작했다.12일 오후 11시5분 ‘진화하는 알카에다’ 1부 ‘지하드 닷 컴’이,19일 같은 시간 2부 ‘대중교통에 대한 위협’(가제)이 방송된다. 1부에서는 인터넷 테러리즘을 다룬다. 폭력적인 지하드(성전)를 지지하고, 이슬람근본주의를 퍼트리며, 지원자와 자금 모집은 물론 테러훈련 교본까지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자살폭탄 공격 장면 등이 동영상으로 제공되는가 하면 이슬람 젊은 세대를 선동하기도 한다. 인터넷은 위기에 몰렸던 테러조직의 돌파구로 자리 잡았다. 9·11 직후 미국은 애국법을 만들어 이메일을 감시하고, 이슬람 과격파 웹사이트 운영자들을 기소하는 등 강경조치를 취하지만, 사실상 통제가 불가능하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마이클 슈어 전 CIA 빈 라덴 추적팀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미국 정치인들은 진실을 외면하고, 국민들한테 거짓말을 하고 있다. 테러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이슬람권이 박탈감과 위기 의식을 해소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여성&남성] 아내 월급봉투 보면 “음매~ 기죽어”

    [여성&남성] 아내 월급봉투 보면 “음매~ 기죽어”

    “남들은 부럽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저의 두 배나 되는 아내의 월급명세서를 보는 게 별로 기분 좋은 일은 아니죠.” 작은 건설회사에서 5년째 근무하는 회사원 서진모(35)씨의 월급은 186만원. 항공사에 다니며 400만원 정도를 벌어오는 아내와는 200만원 이상 차이 난다. 서씨는 월급으로 장기적금 하나를 붓고 남는 돈은 용돈으로 쓴다. 생활비나 주택부금, 집안 대소사에 들어가는 돈은 모두 아내의 봉급에서 나온다. 서씨는 “주위에선 돈 잘 버는 부인을 둬 좋겠다고 말하지만 경제의 주도권을 빼앗긴다는 생각에 왠지 스스로 작아지는 느낌”이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도 안다. 이런 생각이 전통적인 가부장적 사고에서 나온 것임을. 돈 잘 버는 아내를 둔 ‘복 받은 남자’들이 고민하고 있다. 남들은 선망의 대상으로 보지만 정작 본인들은 가장으로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호소한다. 아내가 의류 도매업을 한다는 조모(39)씨는 “직장생활을 하는 나보다 아내가 훨씬 많이 번다는 생각에 묘한 자격지심이 드는 게 사실”이라면서 “그 때문인지 언제부터인가 아내의 수입에 대해 알고 싶지도, 알려고 하지도 않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도 아내의 말만 듣는 것 같고, 다른 집들과 비교할 때 가장의 목소리도 자꾸 잦아드는 것 같아 쓸쓸한 마음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최근 부부싸움도 부쩍 늘었다고 했다. 실제 이런 문제로 정신과 상담을 받는 남성들이 적지 않다. 클리닉비 김정수(40) 정신과 전문의는 “부인의 경제적 우월함이나 높은 사회적 지위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남성들이 적지 않다.”면서 “이런 남성들은 자존심에 심한 상처를 입고 사소한 결정이라도 자기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을 때 쉽게 좌절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남성 스스로 돈 잘버는 여성 선호 이런 가운데 최근 젊은 남성들은 배우자를 찾는 기준으로 ‘직업’과 ‘경제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전국 남녀 25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중복응답)에 따르면 남성들의 이상적인 배우자 요건으로 ‘직업과 경제력’(39.4%)이 3위를 차지했다.‘성격’(91.3%)과 ‘외모’(61.0%) 다음으로 돈버는 능력을 따진다는 얘기다.2002년과 2003년에 했던 같은 조사와 비교할 때 한 계단 상승했다. 당시 조사에서는 성격-외모-가정환경에 이어 4위였다. 이들이 원하는 여성의 연봉 수준은 평균 2350만원이었다. 듀오 홍보팀 오미정 대리는 “최근 경기불황 탓인지 고소득에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여성을 선호하는 남성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비교적 왕성한 국가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최근 미국의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남성들 사이에 배우자감으로 ‘돈 많이 버는 여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UCLA대 사회학과 메건 스위니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백인 여성의 경우 연 소득이 1만달러 올라갈 때마다 그 해 결혼할 확률이 6.8%가 늘어났다. 흑인 여성들은 소득 1만달러당 결혼할 가능성이 8.2%씩 증가했다. 미국의 결혼정보업체 ‘매치닷컴’(Match.com)은 배우자 조건으로 ‘얼마 이상 벌어야 한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 남성 비율이 2001년 37%에서 2004년에는 51%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또 데이트 알선업체인 ‘트루닷컴’(True.com)에 따르면 남성의 35%가 자기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여성과 만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보다 소득이 적은 여성을 원한 남성은 20% 미만이었다. ●변화의 시기 과도기적 현상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2004년 배우자가 있는 가구 중 기혼여성의 평균 취업비율은 47.3%로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40.2%에 비해 7% 이상 상승했다.2004년 한국노동연구원이 맞벌이 부부 607쌍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남편의 수입은 평균 197만원인 반면 부인의 수입은 이보다 60만원 정도 적은 135만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체 맞벌이 가정 중 부인의 수입이 남편보다 많은 경우도 5분의1인 20%를 차지했다. 여성들의 취업이 상대적으로 힘들고 노동력이 평가 절하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주부들의 대단한 선전이 아닐 수 없다. 여성단체들은 돈 잘 버는 부인을 둔 남편들의 스트레스를 ‘강한 남자 콤플렉스’라고 규정한다. 가정에서건 직장에서건 남성이 항상 우월하고 높은 경제력과 지위를 가져야만 한다는 생각에서 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라는 얘기다. 한국여성단체연합 김기선미(35) 정책부장은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와 구조조정 등으로 이 사회가 점차 남성만의 독점적이고 우월한 경제권이 유지되기 힘든 곳으로 변해가고 있다.”면서 “남성이 스스로 옥죄어 온 강한 남자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때 그동안 혼자 지던 짐을 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부의 문제는 서로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면서 “이젠 남편들이 돈 잘 버는 부인을 기꺼이 받아 들일 때”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사설] 지역별 교육투자 격차 해소책 찾아야

    전국 234개 기초 지방자치단체가 관내 초·중·고에 지원하는 교육경비 보조금 규모가 지자체별로 큰 격차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4년간 통계를 보면 경기 부천시는 268억여원을 보조한 데 견줘 부산의 5개 구는 한푼도 지원하지 않았다. 보조금뿐 아니라 학교발전기금 규모도 차이가 커 서울의 경우 강남구 소재 학교들은 모두 132억원이 넘는 기금을 모은 반면 모금액이 가장 적은 자치구에서는 30억원에도 못 미쳤다. 교육경비 보조금과 학교발전기금은 급식시설과 체육·문화공간 설치 등 교육환경 개선에 쓰는 돈이다. 그런데 그 규모에서 이처럼 큰 격차가 생긴다면 교육에 관한 지역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갈수록 심해질 수밖에 없다. 기초 지자체가 교육투자를 하는 데는 물론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관련 법규상 자치구세(稅)에서만 교육경비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해, 재정 자립도가 낮고 세수가 적은 지자체에서는 내놓을 돈이 실제로 제한받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지자체의 재정 상태와 보조금 지원 규모가 일치하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은 걸 보면 일부 지자체와 교육구청은 지역의 교육여건 개선에 지금보다 더 힘을 쏟아야 하겠다. 아울러 우리는 지역간·학교별 교육환경 격차를 해소하는 일은 결국 정부의 몫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우리의 교육체계는 중학교까지가 의무교육이고 고교에서는 많은 지역에서 평준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의무교육과 평준화 정책을 제대로 시행해 교육 효과를 얻으려면 지역·학교간 일정한 여건 형성은 필수조건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정부는 재정이 열악한 지역에 더욱 과감한 교육투자를 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시켜 주어야 할 것이다.
  • [사설] 현대차 돈잔치 후폭풍 우려한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파업 11일만에 기본급 8만 9000원 인상, 성과급 300%, 타결 격려금 200만원, 추석귀향비 30만원에서 80만원으로의 인상 등 주머니가 두둑할 정도로 ‘눈부신’ 전과를 올렸다. 파업 덕분에 조합원 1인당 758만원을 더 챙기게 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25년 이상 근속한 조합원은 부부동반 해외여행의 혜택을 받게 되고 자녀가 특목고에 진학한 조합원에게는 일반고 학비를 초과한 금액의 절반을 회사가 부담키로 했다고 한다. 이러니 현대차 노조가 비난 여론을 무릅쓰고 연례행사처럼 해마다 파업을 결행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종업원들의 노력으로 회사 이익이 늘어나면 노사가 그 과실을 공유하는 것은 당연하다. 현대차 노사도 이번 임단협 타결안에 대해 동일한 논리를 들이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차의 비정규직 근로자 불법파견 실태조사에서도 드러났듯, 현대차의 기록적인 순이익은 하청업체 납품가 후려치기와 비정규직 근로자 차별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번에 비정규직에 대해서도 정규직과 엇비슷한 수준의 임금 인상률을 챙겨주었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는 도리어 확대되는 등 상대적인 박탈감만 키웠을 뿐이다. 현대차의 임금 수준은 이미 생산성을 월등히 웃돌아 국제 경쟁력을 잠식하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우선 내 배부터 불리고 보자는 식으로 돈잔치를 벌인다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사상 유례없는 흑자를 내고도 기술 개발 등 미래를 위한 투자를 늘리기 위해 기본급을 동결했다고 하지 않던가. 현대차 노사 모두가 뼈아프게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현대차는 임금 인상분을 차값이나 하청업체에 전가시키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나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믿을 바가 못 된다.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이 75%나 되는 상황에서 어떤 핑계를 동원하든 소비자와 하청업체에 부담을 떠넘길 것이 뻔하다. 국민은 현대차의 행태를 지켜보고 있다.
  • 현대車 파업 노조만 배 불렸다

    현대車 파업 노조만 배 불렸다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이 지난 8일 밤 비교적 짧은 기간인 11일만에 타결됐다. 노조는 두둑한 임금을 챙겼고 사측은 유연한 인력배치 등을 얻어 노사 모두 만족할만한 수준이라는 평이다. 하지만 파업으로 인해 발생한 원가 인상 요인은 고스란히 소비자와 협력업체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챙길만큼 챙긴 노조 이번 임단협에서 노조는 기본급 8만 9000원(기본급 대비 6.91%, 통상급 5.73%) 인상, 성과급 300%, 타결격려금 200만원, 설·추석 귀향비 30만원에서 80만원으로 인상, 수당소급분 108만원 등 적지 않은 소득을 올렸다. 귀향비는 애초 50만원으로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막판 협상과정에서 사측이 30만원 더 올려줬다. 기본급 인상만으로도 연봉이 100만원 이상 올랐고 이로 인해 상여금(700%)도 60만원 가량 오른다. 성과급 300%는 390만원에 해당한다. 귀향비 인상분 100만원에 그동안 질질끌던 수당소급분까지 더하면 이번 파업으로 조합원 1인당 758만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게다가 개인연금 지원 명목으로 월 2만원이 통상임금에 포함됐다. 현대차노조가 94년을 제외하고 매년 파업에 돌입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해할만한 대목이다. 25년 이상 근속 조합원 부부동반 해외여행도 눈에 띈다. 올해 2000명,4∼5년 뒤에는 매년 5000명이 해당되는데 여행경비를 200만원으로 잡으면 4∼5년 뒤에는 매년 200억원이 소요된다. 여행을 가지 않으면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조합원 자녀가 특수목적고에 진학할 경우 일반고 학비를 초과한 금액의 절반을 회사가 부담키로 했다. 지금까지는 특목고 학비도 일반고 학비와 동일하게 지급했었다. 특목고는 연간 학비가 400만∼700만원으로 일반고(150만원)보다 훨씬 비싸다. 노사협의를 거친다는 조건을 달았지만 2009년부터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실시키로 한 것도 노조에 유리하다.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심야근무와 잔업이 없어지면서 근로시간은 단축되지만 임금손실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노사관계 새 틀 짜는 현대차 현대차는 이번 노사협상에서 생산공장의 효율적인 인력운용에 커다란 걸림돌이 돼왔던 ‘배치전환의 제한’을 완화키로 한 것이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물론 더 유연한 기준을 노사가 논의해 보자는 수준의 합의여서 실제 회사가 원하는 만큼 유연하게 인력을 배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자동차업계는 또 현대차가 파업기간 4만 2707대 생산차질로 빚어진 5910억원의 매출손실도 이후 잔업과 특근으로 상당부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얼핏 사측에 불리해 보이는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도 긴 안목에서 보면 현대차가 새로운 노사관계의 틀을 짤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애널리스트는 “주간연속 2교대제로 가동시간과 생산량이 20% 축소되지만 2008년까지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확장전략이 마무리되면 국내 생산물량에 대한 의존도가 현저히 줄기때문에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은 올해 323만대, 내년 327만대,2007년 331만대로 거의 바뀌지 않지만 해외생산은 올해 97만대에서 2007년 202만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노조를 달래가면서 국내비중을 줄이게 되면 노사관계에서 그동안 끌려다니던 사측이 주도권을 쥘 수 있다. ●파업피해는 소비자, 협력업체로 올해 예상 물가상승률 3%의 두배가 넘는 임금인상 등은 상당부분 차량가격으로 전가될 전망이다. 파업으로 출고 차질을 빚었던 차량을 잔업과 특근으로 추가 생산할 경우 잔업·특근수당이 정규수당의 150∼350%에 달하기 때문에 원가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현대차가 이윤을 포기하지 않는 한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것을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대차는 “차값을 인위적으로 인상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매출감소로 이어질텐데 누가 임금인상으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차값을 임의로 올리겠느냐.”고 반박했다. 하지만 내수의 경우 이미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75%에 달해 ‘대안’이 마땅찮은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차값 인상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협력업체로부터 납품받는 부품가격을 인하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 현대차는 “세계 모든 자동차회사들과 똑같이 협력업체와 원가절감 방안을 협의하겠지만 파업 때문에 부품가를 깎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노사는 임단협에서 사내 비정규직 기본급 인상분을 정규직의 93%인 8만 2770원으로 정하고 성과급 300%에 합의하는 등 비정규직 처우개선에도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규직이 격려금으로 200만원을 받는 반면 비정규직은 120만원에 불과하고 연간 160만원인 명절 귀향비 혜택도 없어 비정규직의 ‘박탈감’은 오히려 더욱 커졌다는 지적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개발예정지는 ‘물가도 껑충’

    전국의 물가가 안정세라고 하지만, 개발 예정지역은 외식비와 집세가 오르면서 물가가 뛰고 있다. 개발이 진행되면서 해당 지역의 주요 농축산물 산지가 멀어지고, 개발이 완료되지 않아 유통 흐름이 원활치 않으면서 주요 농축산물 값도 오르고 있다. 개발지에 살면서 땅이나 집이 없는 사람들은 심리적 박탈감에 물가까지 올라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지는 셈이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의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2.0% 오르는 데 그쳐 2000년 5월(1.1%) 이후 가장 낮았다. 반면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들어설 충남 공주는 3.4%, 기업도시가 되는 충북 충주는 2.7%, 역시 기업도시인 강원 원주는 3.0%씩 올랐다. 특히 올들어 8월까지의 물가 상승률은 전국 평균이 2.9%에 그친 반면 공주는 3.6%, 충주는 3.1%, 원주는 3.6%를 기록해 다른 지역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8월 전국의 외식값은 전년 동월보다 1.9%, 서울은 1.5% 오르는 데 그쳤다. 원주는 2.3%, 공주는 3.0%, 충주는 1.9% 올랐다. 공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주는 올 상반기부터 외식값 상승률이 전국 평균을 웃돌기 시작했다. 통계청 한성희 물가통계과장은 “개발 소식에 외지인들이 많이 찾아오면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밥값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농축산물을 생산하던 땅이 개발되면서 이전보다 농축산물 수송에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충주·원주·공주 등은 축산농가가 있어 생고기를 일부 자체적으로 공급해 왔다. 생고기가 지난달 전국적으로는 0.6% 오르고 서울은 0.4% 떨어졌지만 공주는 12.7%, 충주는 16.2%, 원주는 2.2%가 올라 큰 차이를 보였다. 전국적으로 집세는 안정세이거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집값은 지난 8월 전국이 0.5%, 서울이 0.9% 각각 떨어졌지만 원주는 2.3%, 공주는 1.7%, 충주는 0.6%씩 올랐다. 집세는 전국은 지난 4월부터, 서울은 지난 3월부터 내리고 있으나 세 지역은 지난해 하반기에 전국·서울 지역 상승률을 넘어서서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형제는 식인마였다” 살인 뒤 내장 꺼내먹어

    “형제는 용감한 것이 아니라,식인마귀였다.” 사람들을 죽여 시체를 먹질 않나,신장 등의 내장기관을 꺼내 씹어먹는 등 인간이기를 거부한 짐승이나 다름없었다. 중국 서북부지역 간쑤(甘肅)성 성도(省都) 란저우(蘭州) 중급 인민법원은 1일 살인한 뒤 시체와 신장을 먹은 혐의로 선창인(沈長銀)·창핑(長平) 형제를 살인죄·강도죄 등을 적용,사형을 선고했다고 시부상바오(西部商報)가 2일 보도했다. 법원은 이들이 무려 13차례에 걸쳐 인명 살상을 서슴지 않은 것은 물론 입을 막기 위해 사람을 죽이고 돈을 강탈했으며,시체와 사람의 내장을 먹는 등 사람들이 할 수 없는 너무나 극악한 범죄를 저지른 만큼 영원히 사람들과 격리시키는 징벌을 내려야 한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평범한 농촌 가정에서 태어난 이들 형제의 범죄 행각은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됐다.아버지가 사업을 하라며 준 4만 5000위안(약 585만원)을 받은 이들은 곧바로 자동차 부품공장을 차렸다. 하지만 사업은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자금 유통도 원활하지 못해 부도 직전에 몰렸다.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여러 곳의 금융기관을 찾아다녔으나 헛수고였다. 이런 까닭에 동생 창핑은 하룻밤에 떼돈을 버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그때 곧바로 생각난 것이 사업을 하면서 드나들던 가라오케 아가씨가 생각났다.이들 가라오케 아가씨들은 일반적으로 돈이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형과 친구 등과 공모해 이들을 털어 돈을 장만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단순히 돈만 털려던 마음이 아가씨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으로 나쁜 감정이 증폭됐다.평소에 전통적인 여인을 최고로 치부하던 이들에게 ‘무조건 돈만 밝히는’ 술집 여자들이 모성과 여성 특유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린 것’으로 간주,세상에서 없애야 하는 존재로 인식한 탓이다.사업 실패와 여성에 대한 극도의 혐오감이 이들을 식인마귀로 만든 셈이다. 이들의 변호사인 안리(安利)는 “이들이 중학교도 제대로 졸업을 하지 못해 사회 생활을 하면서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 많은 컴플렉스를 갖고 있는 데다 경제적 박탈감 등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식인과 살인,강도 등의 이같은 만행을 저지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인터넷부
  • [8·31이후 부동산시장] 8·31대책 빈틈은 없나

    ‘8·31 부동산대책’이 여러 허점을 보이고 있다. 서울 송파구 거여지구나 강북 뉴타운의 집값은 세제강화라는 정부의 엄포에도, 급상승하고 있다. 기준시가 6억원 미만의 집이나 공시지가 3억원 미만의 땅에 대한 투기는 양도소득세가 강화되더라도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1가구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는 저개발지역의 집값을 떨어뜨려 집값 양극화를 심화시킬 가능성도 높다. 가구별 합산과세인 종합부동산세는 예외조항이 없어 ‘선의의 피해자’ 논란에 계속 휘말릴 수 있다. 개발부담금에 기반시설부담금까지 물려 건설경기가 위축되고 경기회복도 늦어질 수 있다. ●장소와 대상 바꾼 부동산 투기 신도시가 예정된 서울 송파구 거여동 인근과 뉴타운 개발이 가속화되는 강북 일부 지역의 집값이 뛰고 있다. 거여지구가 신도시로 개발되면 거주환경이 좋아져 주변 부동산값은 오를 전망이다. 강남과도 가깝고 2억∼3억원짜리 다가구주택이 많다는 점에서 중산층이나 서민들이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 강북 뉴타운의 경우 서울시가 강북 재개발 의지를 밝힌 데다 정부마저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해 집값 상승을 사실상 ‘보증’한 셈이다. 개발예정지에 전세를 안고 2억원짜리 집을 사서 1∼2년에 1억원 정도 오른다면, 실거래가 기준 취득·등록세(800만원),2주택자 중과 양도소득세(5000만원),1년치 재산세(지방교육세, 도시계획세 포함 44만 8000원) 외에 부동산중개비용 등을 제외해도 2000만∼3000만원은 남는다. 자기가 사는 집까지 합쳐 종부세 과세대상인 6억원을 넘지 않는다면 종부세를 걱정할 이유도 없다. ●집값 양극화 심화 1가구 다주택자들은 강남의 아파트보다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변두리·소형아파트, 단독주택을 먼저 팔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집값도 강남보다는 강북, 지방이 더 떨어질 수 있다. 실제 1가구 3주택 중과세가 올해부터 적용되면서 지난 연말 강북 지역의 집값이 떨어졌다.1가구 2주택자의 비거주주택은 내년부터 양도세를 실거래가로 과세하겠다는 ‘5·4대책’이 나온 직후에도 강북과 수도권 변두리에는 급매물이 쏟아져 이 지역의 집값이 떨어졌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1가구 2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 동안에는 소형이나 저개발지역의 집값이 많이 내릴 것”이라며 “경제적 측면에서는 서민들의 집값이 안정돼 좋지만 이들의 정서적 박탈감은 더 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 있고 능력있는 자녀가 집 있는 부모와 같이 살면 종부세 가능성 종부세의 가구별 합산과세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사람들은 소득없는 노년층 부부다. 은퇴한 노부부가 서울 강남의 기준시가 10억원짜리 집에 산다면 올해 보유세(종부세+재산세)는 373만 8000원이지만 내년에는 601만 8000원으로 껑충 뛴다.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산세는 집을 팔아서 내는 것이 아니라 그해 소득으로 납부하는 세금”이라며 “재산세의 실효세율(집값 대비 세금 비율)을 논할 때는 소득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득이 있고 집도 있으면서도 부모와 함께 살면 종부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준시가 6억원 미만의 집을 갖고 있더라도 부모도 집이 있으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재경부 관계자는 “가구는 생계를 같이 한다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카드사 ‘VVIP마케팅’ 열풍

    카드 사용자들의 ‘계급 분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신용카드사들이 초우량고객(VVIP)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과소비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11개 회원은행을 확보하고 있는 비씨카드는 오는 9월 연회비 100만원짜리 ‘인피니트 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인피니트(Infinity) 카드는 무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으로, 비자 카드가 전세계 최고 부유층 고객을 겨냥해 내놓은 상품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7월 현대카드가 비자와 손잡고 첫선을 보였다. 현대 비자 인피니트 카드는 5개 메이저 골프장의 무료 부킹과 17만원 상당의 그린피 면제 등 특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비씨카드의 회원은행은 물론 삼성, 신한 등 전업카드사들까지 대부분 다음달에 인피니트 카드를 한꺼번에 내놓을 것”이라면서 “골드(금), 플래티늄(백금) 시대를 넘어 본격적인 인피니트 시대가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개념의 명품카드 출시에 맞춰 부자 고객을 위한 이벤트도 점점 더 호화로워지고 있다. 특히 은행계 카드사들은 프라이빗뱅킹(PB) 창구를 적극 활용, 초우량 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다. KB카드는 초우량고객을 위한 전용 서비스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동반자 1인에게 매년 1회씩 국내선 왕복항공권을 제공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VIP 고객의 결혼 적령기 자녀를 초대해 결혼정보업체의 VIP 고객들과 맞선을 주선하기도 했다. 매월 엄선된 고객을 초청해 골프 아카데미, 샴페인 축제 등을 하고 있는 현대카드는 22일부터 전용 배송 차량을 통해 우량 고객들에게 직접 카드를 전달해 주는 ‘카케팅(자동차 마케팅)’서비스를 시작했다. 외환카드는 전국의 유명극장을 빌려 ‘VIP 고객 초청 영화상영회’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우량고객 1만 5000명을 뽑아 연회비 1년 면제 혜택 등을 주는 ‘VVIP 클럽’을 이달부터 실시하기 시작했다. 카드사들이 명품 카드 발급과 초호화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기존의 골드·플래티늄 카드가 더이상 고객 차별화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발급됐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VVIP 고객은 전체 카드 고객의 0.3% 정도에 불과하지만 일반고객보다 11배 정도의 이익을 실현시키고 있다.”면서 “특별한 카드를 통해 ‘특별 대우’를 받고 싶어하는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진화된 명품 카드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카드 고객의 ‘계급 분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초우량고객을 잡기 위해 연회비를 깎아주거나 면제해 줄 경우 인피니트 카드 역시 빠른 시일 안에 골드 카드나 플래티늄 카드처럼 ‘대중카드’로 전락한 채 과소비만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카드 전문가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지금도 골드 카드가 우량고객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면서 “VIP 카드가 신용 판단의 기준이 아닌 회원모집의 도구로 사용되는 한국 카드 시장의 특성상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명품카드 마케팅은 고객의 등급을 불필요하게 다분화시켜 일반카드 이용자의 상대적 박탈감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Doctor & Disease]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지훈상 박사

    [Doctor & Disease]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지훈상 박사

    “발전은 이끄는 누군가가 있어야 합니다. 세브란스의 발전이 곧 한국의료의 발전을 이끈다는 믿음을 갖고 우리 병원을 아시아 의료허브로 키우겠습니다.” 연세의료원장 겸 연세대 의무부총장 지훈상(60) 박사는 그의 그늘에서 자란 많은 후학들로부터 ‘범털’로 불릴 만큼 엄격해 지금도 “의사 하려면 제대로 하라.”는 호령을 입에 달고 살지만 여전히 그의 품에 깃드는 사람이 차고 넘친다. 가슴이 따뜻한 까닭이다. 이렇게 외과 전문의로 한 시절을 풍미한 그였지만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격세지감이지요. 요즘 의대 졸업하는 젊은 세대는 외과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쉽게만 가려고들 해요. 힘겨운 과정을 거쳐 뭔가를 쟁취하려는 도전의식이 없는 탓이지요.” 사실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닌 외과 기피현상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는 이런 현상을 ‘국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사태’라고 진단했다. ▶이런 현상이 외과의 역할과 맞물려 더 크게 부각될 텐데, 의료 분야에서 외과가 차지하는 비중과 의미를 설명해 달라. -외과 없이 의료를 말할 수 없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인 암의 경우 환자의 80∼90%는 치료 중 1회 이상 외과적 수술을 거친다. 다른 질환도 마찬가지다. ▶실태는 어떤가. -최근 전공의 모집현황을 보면 피부과 안과 이비인후과 성형외과 등은 지원자가 넘쳐나는데 일반외과나 흉부외과는 매년 미달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런 외과 전문의 기근이 벌써 10년을 넘겼다. 원인은 어디에 있나. -외과 전문의의 고난도 의료행위가 현행 의료보험 체계에서 적절한 보상을 못받기 때문이다. 이들이 숙련된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는 오랜 교육 및 수련기간을 거치는데, 막상 수입은 기대에 턱없이 못미쳐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인 박탈감이 크다. 물론 매사에 쉽게 가려는 젊은 의학도들의 자세에도 문제는 있다. ▶그 결과 현상적으로 의료 현장에서 나타난 부작용과 문제는 무엇인가. -외과는 약제가 아니라 기술과 지식으로 환자를 다뤄야 하며, 이 때문에 잘 훈련된 전문의의 수적인 부족은 응급환자나 암 등 중요한 질환자에 대한 처치 지연과 부실로 이어지고, 결국 국민건강에 대한 위협으로 나타난다. ▶산술적 형평에 집착한 ‘정책적 불평등’을 외과 기피의 주요 원인으로 짚었는데, 다른 이유는 없는 것인가. -대학병원의 외과 전문의들은 스태프로서 수련과 전공의 교육을 담당하는가 하면 진료와 연구도 병행해야 한다. 정신적·체력적인 고충이 크고 시간도 태부족해 교육 부실로 이어지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지 박사는 외과 수련의로 수입이나 건강을 돌보지 않고 오로지 일에 매달려 보낸 젊은 시절을 회고했다.“그런 열정이 필요한데, 요새는 오로지 ‘easy-going’하잖아요? 예전에 소위 메이저과로 불렸던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가 공히 기피 대상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책 대안이 필요합니다. 제가 교환교수로 있던 80년대의 미국도 지금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때 미국 정부가 위기의식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지원정책을 편 결과 90년대 들어 조금씩 개선되더군요. 우리나라도 마찬가집니다. 정책부재로 유능한 인력이 사장되고 의료인력의 균배가 깨어지는 현실은 빨리 바로잡아야지요.”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해법은 사회적 인식 전환과 의료제도의 보완에 있다고 본다. 정부가 실상을 면밀히 파악하고 평가해 이에 걸맞은 정책을 제시한다면 틀림없이 반향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일부에서는 기기 첨단화와 기술화로 이런 현상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데…. -그런 측면이 없지는 않다. 이는 대세이고 점차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영향으로 당장 외과 의사의 수요가 줄지는 않을 것이며, 기기도 외과 의사가 다루기 때문에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의학도들의 생각도 중요할 텐데…. -생명을 지키는 사명을 다하기 위해 의학을 선택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의학의 꽃’이라는 외과학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주기를 바란다. 내가 지나온 발자국이 지금의 그들에게 길이 되고 방향타가 됐을 거라고 생각하면 어깨가 무겁다. ■뇌·암 ‘선택과 집중’… 아시아 의료허브로 지 박사는 지금 ‘한국의 세브란스’를 ‘세계의 세브란스’로 키워내 이곳을 아시아의 의료허브로 자리잡게 하는 일이야말로 120년 세브란스 역사의 대전환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변화는 3개월 전의 세브란스 새 병원 개원이 직접적인 동인이자 계기가 됐다. “새 병원이 이젠 안정기에 들었습니다. 새 병원 개원은 환자 중심의 통합진료 시스템을 실현하게 했으며, 유비쿼터스 시스템 등 첨단시설과 로봇수술, 첨단 iMRI와 PET-CT 등으로 국제경쟁력을 갖춰 감히 우리나라 의료의 표준을 제시했다고 자부합니다.” ▶아시아의 의료허브로 성장할 구체적인 전략은 무엇인가. -그 방법론은 ‘선택과 집중’이다. 우선, 우리는 암치료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축적해 왔으며, 이를 토대로 세계 굴지의 암 전문병원을 건립, 운영할 계획이다. 이어 세포치료를 포함한 뇌신경분야에도 에너지를 집중해 육성할 것이다. 또 늘어나는 외국 환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새 병원에 국제진료소를 설치, 운영 중이다. 이런 일련의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최근 미국을 방문해 존스홉킨스,MD앤더슨 암센터 등 세계 굴지의 병원들과 의료협력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어 일본과도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발전적 관점에서 선진국과 우리의 의료 수준을 냉정하게 비교해 달라. -대한의학회는 최근 세계 상위 10%의 의료기관과 우리나라 상위 10% 의료기관을 비교한 결과 우리가 세계의 83% 수준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아직 갭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려우나 위암, 간암, 간이식과 심장질환 치료 등은 세계 최고수준에 올라 있다. ■의료·교육등 지식서비스산업 과감한 육성을 지 박사는 정부의 의료정책에 대해서도 비교적 냉철하게 문제를 짚었다. “참여정부가 표방하는 의료정책의 핵심은 공공성 강화와 의료산업화인데, 이는 공공의료의 사회적 기능을 강화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 지나친 규제로 국제경쟁력을 저해한다는 문제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향후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의료와 교육분야에서 얻어야 하고, 이는 싱가포르의 성공 사례에서도 확인되는 대목입니다. 이런 구상을 구체화하려면 정부가 과감한 인센티브 정책을 제시하고 이에 따라 민간이 부담없이 의료의 공공기능을 담당할 수 있도록 친시장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봅니다. 의료도 결국 경쟁력으로 말하는 시대 아닙니까?” ■ 지훈상 박사는 ▲연세대의대 및 대학원(박사)▲영동세브란스병원장▲미국외과학회 정회원▲미국외상학회 명예회원▲미국 쇼크-소사이어티(Shock Society)정회원▲국제 외상 및 중환자협회·국제외과학회 정회원▲현, 대한응급의학회·대한외상학회 명예회장, 한국의료QA학회 부회장▲대한병원협회 전국 전공의 전형위원장▲현, 의학교육발전추진실무위 실무 및 기획위원▲현, 연세대 동문회 상임부회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송두율칼럼] ‘이민시대’의 윤리

    [송두율칼럼] ‘이민시대’의 윤리

    며칠 전 외국인이 밀집해서 사는 베를린의 한 구역에서 화재가 발생, 터키와 폴란드 출신의 이주자 9명이 숨지고 많은 사람이 중화상을 입은 불상사가 발생했다. 책임소재를 둘러싼 논란 중에 외국인들이 소방관의 지시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피해가 컸다면서 앞으로는 외국인의 거주를 허가할 때 독일어 해득능력을 철저히 시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하여 불의의 상황 속에서는 독일사람도 사태판단을 잘못해서 피할 수 있는 재난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같은 주장들은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9월 중순에 있을 총선에서 외국인문제를 쟁점화해서 유권자의 표를 더 얻어 보겠다는 얄팍한 발상이 낳은 무책임하고 비인간적인 작태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물론 언어는 원활한 상호이해를 위한 극히 중요한 수단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필자는 뉴욕의 한국식당을 찾을 때 그곳서 일하는 멕시코 출신의 종업원들의 능숙한 우리말 구사력에 종종 놀란다. 독일에서도 한국식당에서 일하는 네팔출신의 요리사를 본 적이 있다. 의사소통에 있어서 큰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들과 한국인 고용주사이의 갈등도 적지 않고, 불법고용과 저임금문제 때문에 현지의 경찰이나 노조와의 분쟁도 자주 있다. 문화적 요소들이 경제적 이해관계와 얽혀, 인종간의 갈등을 증폭시키기 때문이다. 소수민족으로서 우리 동포들이 겪은 1992년 4월의 로스앤젤레스의 흑인폭동은 이러한 갈등을 대표적으로 보여주었던 사건이다. 물론 외국 땅에서만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30만이 넘는 외국인노동자들이 살고있는 한국에서도 임금체불이나 인권침해로 인해 여러 가지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의 근저에는 물론 외국인, 그것도 특히 가난한 나라에서 온 노동자들에 대한 한국사회의 부정적인 정서나 편견도 놓여 있다. 지하철에서 외국인노동자가 앉아 있으면 그 옆자리가 설사 비어 있어도 그 자리를 애써 피하려는 광경을 자주 목격했던 아내에게도 이 경험은 쉽사리 지울 수 없는 서울의 어두운 인상 가운데 하나였다. 독일의 외국인노동자나 이주민정책을 참고할 만하다고 해서 서울로부터 기자나 시민운동가들이 종종 독일을 방문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곳 역시 문제는 많다. 특히 통일이후 옛 동독지역에서 외국인이주자들에 대한 테러사건이 아직도 발생하고 있다. 물론 옛 서독지역의 상황이 이와 비교해서 크게 양호하다는 것은 아니다. 사실 옛 동독지역에서 휴가를 한번 보내고 싶었으나 아직까지 필자가 이를 실행에 옮기지 못한 이유 중에 하나도 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그러한 사태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는 옛 서독지역보다는 외국인들과 접촉기회가 적었던 이 지역이 통일 이후에 누적되고 있는 상대적 박탈감 속에서 외국인이주자들을 쉽게 속죄양으로 만들 수 있는 분위기가 아직도 있다. 현재 자국내 취업인구의 10% 전후를 외국인노동자가 차지하는 서유럽사회와 비교할 때 한국사회에서 외국인노동자가 제기하는 문제는 아직은 덜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도 이제는 외국인노동자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신자유주의는 국경을 넘는 자본이동의 자유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이지만 노동력의 이동문제에 대해서는 아예 고개를 돌리는 모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미 시작된 빈국에서 부국으로 향한 인간의 대이동행렬은 까다로운 출입국수속절차나 밀입국저지를 위해서 만든 캘리포니아와 멕시코 사이의 높은 장벽과 같은 물리적 수단만으로 통제할 수 없게 되었다. 오히려 현재 실시되고 있는 부국의 이주통제정책은 지구적 범위의 불평등을 강화하고 있다고 옥스퍼드대학의 이민문제전문가 스티픈 캐슬(S. Castle)은 지적하고 있다.‘이민(移民)의 시대’(Age of Migration)가 제기하는 새로운 지구적 과제해결에 한국도 이제는 동참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어떤 경우에든지 외국인노동자를 노동력으로서가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서 바라보는 확고한 자세야말로 과제해결의 근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 [사설] 교수의 논술과외 엄중 처벌해야

    일부 대학교수들이 대입 논술교재 집필에 참여하거나 심지어는 학원 수강생들을 상대로 출제·강평까지 한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교육부가 어제 각 대학에 실태 파악과 함께 관련 법규에 의거, 조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우리는 교육부의 이같은 지시를 일단 환영하면서도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음을 밝혀둔다. 교육부가 일정한 징계 수위를 제시하지 않고 대학에만 일임한다면 대학에 따라서는 그 처리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국·공·사립을 막론하고 교수가 학원생들을 직접 지도하는 행위는 국가공무원법의 영리업무 금지 규정과,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위배된다. 이는 또 법률 위반이라는 차원을 넘어 대입 논술고사 체제 자체를 흔들 만한 일이라고 우리는 판단한다. 주지하다시피 대학입시에서 논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금도 작지 않으며 2008학년도부터는 더욱 커진다. 그런데 출제와 채점을 맡을 교수가 사교육 현장에 나선다면 공교육 붕괴, 사교육에서 제외된 학생들의 상대적 박탈감 등으로 큰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논술 과외’에 나선 교수를 엄중 처벌할 것을 교육부에 요구한다. 교수가 교재를 집필만 하고 직접 지도에 나서지 않는 행위는 법규상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도 도덕적으로는 옳지 않은 일이므로 교수들은 논술교재 집필을 자제해야 한다. 아울러 각 대학은 교재 집필에 참여한 교수를 논술 출제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등의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 또한 실태 파악에 무성의한 대학에 책임을 묻는 등 강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 [데스크시각] 시장의 반란/박정현 정치부 차장

    요즘 ‘넌 노미니(non nominee)’란 골프 회원권이 등장했다고 한다. 보통의 골프 회원권은 회원 한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골퍼들에게 회원보다 비싼 일반 그린 피를 물리지만,‘회원이 지명되지 않은 회원권’이란 뜻의 넌 노미니 회원권은 골퍼 모두에게 회원 그린 피를 적용한다. 회원권은 12억원가량으로 일반 회원권보다 훨씬 비싸지만 그린 피는 일인당 6만원으로 일반인의 3분의1 수준이다. 이런 신종 회원권이 등장한 이유는, 카드 접대비 한도 50만원을 넘으면 신고해야 하는 접대비 실명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골프접대에는 한팀에 보통 10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들고, 이를 50만원 한도 내에서 두차례로 나눠서 결제하는 카드실명제 기피방법은 기업인들에게는 새삼스럽지 않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03년 3·4분기의 법인카드 사용규모는 12조 1413억원이었으나, 지난해 카드 실명제가 도입된 뒤 3분기에 12조 9058억원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접대비를 줄여보겠다는 정부의 취지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의 뛰는 정책 위에서 시장은 날고 있기 때문에, 정부 정책은 언제나 시장을 뒤쫓기 마련인 듯하다. 얼마전 만난 공기업의 간부는 ‘넌 노미니’ 회원권을 사례로 들면서 “정부가 시장을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권력은 시장에 넘어갔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도 정부의 한계와 시장의 힘을 반영한다. 정부가 시장을 이기기 어렵다는 사례가 어디 이뿐이랴. 최근 사회적으로 뜨거운 논란과 관심을 모으고 있는 교육과 부동산 문제는 분명 ‘시장의 반란’이다. 정부가 강도 높은 부동산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부동산 값은 마치 정부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다.“강남불패가 아닌 대통령 불패의 신화를 만들겠다.”던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은 “하늘이 두쪽이 나도 부동산 값을 잡겠다.”고 톤을 높여가고 있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토지공개념을 들먹이면서 초강경의 대책을 내놓을 태세다. 부동산 값은 가진 자를 살찌우면서, 서민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절절히 느끼게 한다. 이런 사회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부동산 값을 잡아야 한다는 점은 정부의 당연한 의무이다. 하지만 런던·뉴욕 등에서도 부동산 값이 최근 몇년 사이에 두 배로 뛰었다는 사실에 행여 정부 당국자들은 귀막고 있지는 않는가. 저금리 시대에 갈 곳 없는 돈이 부동산 시장에 몰리는 게 세계적 추세인데, 집값을 잡으려는 정부의 무리한 대책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루 평균 30억달러의 거래규모를 가진 우리 외환당국이 환율방어에 나서 일평균 1조 5000억달러의 거래량을 가진 국제 외환시장과 싸우면 거꾸로 당하게 마련이어서 외환당국은 항상 신중해야 한다. 고교등급제, 본고사 부활, 기여입학제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참여정부의 ‘3불 정책’에 정책의 수요자인 대학들은 반기를 들고 있다. 교육부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서울대 총장마저 노 대통령의 발언에 맞서는 모양새는 시장 반란의 극치다. 교육정책의 수요자인 대학의 요구대로 시장논리에 따라 본고사를 부활하고 고교등급제를 시행하면 교육정책의 최종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가 따를지는 미지수다. 일산과 분당에서 시행되던 고교입시제가 몇년전에 사라지고 평준화됐다는 사실은 시장논리가 철저하게 반영된 사례다. 정부는 3불 정책을 밀어붙이기에 앞서 고교평준화 분석 자료를 투명하게 제시하라는 요구를 충족시켜줘야 충돌과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정책이 시장과 유착해서도 안되지만 시장논리에 역행해서도 안 된다. 개혁적이면서도 시장친화적인, 이상과 현실을 반영한 정책이 성공한다는 점은 실패한 부동산 정책의 교훈이다. 박정현 정치부 차장 jh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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