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원 28명이 내다본 새해 정국/서울신문사 설문조사
◎경제난 타개새 지도자 선출 최대 이슈로/대선후보는 경제마인드·통일비전 갖춰어야/현정부 개혁 드라이브·안보정책 지속추진을/야 공동집권 신한국 “회의적” 국민회의 “낙관”/차기정부 해묵은 지역갈등 씻고 「화합정치」를
97년은 15대 대통령선거가 있는 우리 정치사에서 큰 의미를 갖는 해다.특히 새로운 대통령은 정보와 지식사회로 일컬어지는 21세기 신한국을 이끌고 통일시대를 열어야 하는 막중한 역사적 책무를 안고있다.여기에 하강국면에 접어든 우리경제를 되살려야 하는 부담까지 두 어깨에 걸머져야 할 판이다.
그러나 새해정국은 아직은 예측불허이다.구룡으로 불리는 신한국당의 대선예비주자들의 경선과 국민회의·자민련의 공동집권구상,남북문제 등 굵직굵직한 정치현안들이 수두룩하다.
서울신문은 정치의 산실인 국회의사당에서 이 나라 정치를 재단하는 여야의원들의 눈을 통해 올해 정치권이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과제로 어떤 것을 꼽고 있으며,신한국당 경선에 있어 최대변수는 무엇인지,또 21세기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어떤 것들이며 야권이 최대의 승부수로 띄워놓고 있는 공동집권구상은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자세히 알아봤다.신문의 자의적 해석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한개 항목의 중복답변도 그대로 살렸다.그러나 당내문제 등 미묘한 질문들이 많은 탓인지 대다수 의원들이 실명을 밝히길 꺼려 설문지에 스스로 기명한 의원들의 이름만을 기사에 인용했다.
대상자는 각당의 의석비율과 지역,선수에 따라 신한국당 14명,국민회의 8명,자민련 4명,교섭단체에 속하지 않은 2명을 엄선했다.
▷올해 국정 최대이슈◁
의원들은 단연 경제난을 최대 현안으로 꼽았다.응답자 28명 가운데 85%에 달하는 24명의 대다수 의원이 경제난을 들었고,안보가 3명,지속적인 개혁이 2명으로 나타났다.이 가운데 1명은 경제난과 함께 안보를 중복으로 꼽기도 했다.
의원들은 정치인답게 『국민의 피부에 직접 닿는 가장 큰 문제』라는 이유로 경제난을 선택했다.자민련 이정무 총무는 대선과 겹쳐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고,국민회의 이윤수 김민석 의원은 『정부 발표지수보다국민의 체감지수가 훨씬 심각한데다 특별한 처방이 없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특히 신한국당 맹형규 의원 같은이는 『대선에서도 경제난 극복의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가 많은 득표를 하게 될 것』이라고 응답,경제난이 대선쟁점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안보를 현안으로 꼽은 의원은 신한국당 김덕 의원 같이 정치에 입문하기전 남북문제에 관여했던 의원들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반면 김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자 개혁의 기수로 문민정부 초기 청와대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신한국당 박종웅 의원은 지속적인 개혁을 들었다.그는 『개혁이 중단되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라며 여전히 현정부의 개혁정책에 강한 애착과 의지를 보였다.
▷신한국당 후보경선의 최대변수◁
여야를 막론하고 단연 김영삼 대통령의 선택,이른바 「김심」이 압도적이었다.대중적지지와 중복답변도 있어 응답자중 74%인 무려 23명이 「김심」이 후보경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신한국당과 달리 국민회의 의원 8명은 전원이 「김심」을 꼽았다.반면 자민련의원은 4명중 2명이 대중적 지지를 선택,내각제 대선을 앞둔 묘한 당내기류를 반영했다.
신한국당에서는 서상목 김영일 의원 등 6명이 대중적 지지를 들었다.이회창·박찬종 고문 등 여론의 지지도가 높은 신한국당 일부 주자들의 대세론과 맥을 같이해 흥미롭다.
▷후보경선 과정에서 신한국당의 당내분열 가능성◁
분열가능성이 『있다』와 『없다』가 각각 13명(46.4%),15명(53.6%)으로 엇비슷하게 나타났다.
응답자를 당별로 비교하면 『분열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의원은 신한국당 3명(10.7%),국민회의와 자민련이 각각 4명(18%)으로 드러났다.대선을 염두에 둔 야권의 기대심리를 반영하고 있다는 풀이다.
특히 자민련은 4명 전원이 분열될 것으로 예측해 같은 야권이지만 여권의 분열을 더욱 희망했다.
분열이유로 자민련의 이정무 총무와 김선길 의원은 『계파간 갈등과 반목』을 들었다.
국민회의 손세일 의원은 서로 동질성이 희박하고 역사적으로 대통령이 물러나면 집권여당은 없어지거나 분열됐다는 이유를 꼽았다.같은 당의 정호선 의원은 『9명의 후보가 모두 엇비슷해 승복하기 곤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국당에서는 후보군과 친소관계가 뚜렷한 서훈 의원 같은이가 분열가능성을 예측해 흥미로웠다.
반면 『분열가능성이 없다』는 응답은 신한국당이 압도적인 11명(39.2%)으로 나타났고,국민회의 3명(10.7%),무소속 1명(3%)으로 집계됐다.이같은 수치는 당내기류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유에 대한 답변은 개인적 이해관계를 은연중에 함축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신한국당 서상목 의원은 『김대통령의 판단과 대세가 대체로 같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댔다.
같은 당의 박종웅 의원은 『경선이 공정하게 치러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고,맹형규의원은 『분열은 정권재창출을 어렵게 만든다는 위기감』이라고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익명이지만 신한국당 소속으로 여겨지는 세명의 의원도 박·맹 두 의원과 비슷한 답변을 했다.
국민회의 정균환 의원은 보수적이며 현실적인 여권의 속성을 예로 들면서 『정권교체의 우려가 가장 큰 장애물』이라며 분열가능성이 없다고 내다봤다.
▷야권공동집권 실현 가능성◁
『있다』라고 응답한 의원들은 16명으로 전체 응답자 가운데 가장 많은 57%를 차지했다.『없다』라는 응답자는 43%에 그쳤다.그러나 내용을 보면 여야에 따라 아전인수식 전망을 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신한국당의 경우 『없다』라는 응답자가 9명으로 전체의 절반이 훨씬 넘는 64%에 이르렀다.하지만 『있다』고 응답한 경우도 5명에 이르러 야권의 공동집권 실현가능성을 어느정도 예상하는 견해도 적지 않았다.
회의적인 견해를 편 이유로 맹형규 의원은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전혀 이질적인 집단이기 때문에 화학적 융합은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반면 긍정적인 예상을 한 서상목 의원은 『분열되었을때 패배가 명백하므로 막판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았다.
이밖에 부정적 반응으로는 『이념과 색깔이 기름과 물과 다름없기 때문』 『대통령제하에서 공동집권은 허상』 『국민들도 권력욕으로 비쳐지기 때문에 부정적』 『두당의 노선문제로 균열을 가져와 정권 분열 야기』등의 의견이 제시됐다.이에 반해 『양당의 이념적 편차가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아래 긍정적인 견해가 익명으로 나왔다.
이에 대해 야당측 가운데 국민회의 응답자 8명 전원은 『있다』고 낙관을 표시했다.자민련은 그러나 『있다』가 3명,『없다』가 2명으로 전망이 엇갈렸다.
국민회의 손세일 의원은 가능한 이유에 대해 『현 시점에서 정권교체만큼 중요한 역사적 과제는 없다』고 전제,『그 과제를 실현시킬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공동집권』이라고 말했다.같은 당 김민석 의원은 『국민의 정권교체 욕구가 높고 단독집권이 사실상 어려움을 야당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민련 이정무 의원은 『단일후보를 내지 않으면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공동집권은 불가피한 것』이라고 분석했다.자민련 김선길 의원은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기대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야권공동집권 성사경우 유력 단일후보◁
전체 응답자의 60%인 17명이 DJ를 꼽았다.JP는 5명(17%)에 불과했다.그러나 제3후보 가능성을 점치는 의원도 1명 나왔다.아예 응답하지 않아 실현 가능성을 배제한 응답자도 5명에 이르렀다.
DJ를 예상한 응답자 가운데 신한국당 의원은 9명에 이르렀으며 국민회의 의원들은 응답자 8명 전원이 DJ를 선택했다.DJ는 그러나 자민련과 무소속 의원들로부터는 한명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JP의 경우 신한국당 의원 1명을 포함해 자민련 소속 응답자 5명 가운데 4명으로부터 유력한 단일후보로 꼽혔다.
제3후보의 출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한국당 의원 1명을 제외하고는 한명도 인정하지 않아 이채로웠다.
▷21세기 지도자 덕목◁
10개항의 덕목 가운데 세가지를 선택토록 하는 설문 방식을 택했다.『경제적 마인드』를 응답한 의원은 전체의 57%인 16명에 달해 최근 가중되고 있는 경제난 해소가 가장 시급한 과제임을 반영했다.『미래에 대한 비전』도 전체 53%인 15명에 이르러 전향적인 통치스타일의 지도자에 대한 욕구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통일에 대한 철학』은 13명(46%),『강력한 리더십』은 11명(39%),『도덕성』은 8명(28%),『사회통합과 조정능력』은 7명(25%)으로 집계됐다.이밖에 『경륜과 식견』(4명),『참신함』(2명),『국정운영 경험』(2명),『국제적 감각』(2명)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야간의 시각 편차는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신한국당만을 보면 『경제적 마인드』가 9명(64%)으로 가장 많았으며 『통일에 대한 철학』은 8명(57%),『미래에 대한 비전』은 7명(50%)이었다.『강력한 리더십』과 『도덕성』도 6명(42%)으로 문민정부의 강점을 여전히 평가하는 견해도 적지는 않았다.
『사회통합과 조정능력』이라는 응답자는 3명이었으며 『국정운영경험』『국제적 감각』 『경륜과 식견』은 한명씩 응답했다.
야당 의원들 가운데 『미래에 대한 비전』을 꼽은 응답자는 8명(57%)으로 『경제적 마인드』라는 응답자 7명(50%)보다 한명이 더 많았다.특히 국민회의 응답자중 『참신함』 『국정운영경험』 『경륜과 식견』 등은 한명도 꼽지 않았다.
▷차기정부 최우선과제◁
중복 응답한 사례를 포함하더라도 무려 전체의 96%에 이르는 23명이 『경제회생』을 꼽았다.새해 핵심 이슈로 역시 89%라는 압도적인 응답률을보인 『경제난』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회생』을 선택한 응답자 가운데 신한국당 의원은 11명(소속 응답자의 78.5%),국민회의는 7명(87.5%)으로 집계됐다.무소속 2명과 자민련 4명 전원은 100% 『경제회생』을 꼽았다.
신한국당 가운데는 5명(35.7%)이 『통일기반조성』을 최우선 과제로 응답했으며 『지역갈등 해소』도 2명이 나왔다.『개혁의 완성』과 『선진개발협력기구(OECD)체제에 맞는 선진국가 기반』도 1명씩 선택했다.
국민회의 응답자 중에는 『경제회생』을 선택하지 않은 2명이 모두 『지역갈등 해소』를 꼽는 애착을 보여주기도 했다.무소속 의원은 『경제회생』과 함께 『통일기반 조성』 『인사탕평책』을 중복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