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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소리 한국 배우 최초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

    문소리 한국 배우 최초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

    배우 문소리(42)가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에 위촉됐다.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문소리가 내달 31일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개막하는 제7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경쟁부문 심사위원에 위촉됐다”고 밝혔다. 국내 영화인 가운데 박찬욱 감독(2006년), 김진아 감독(2009년) 등이 이 부문 심사위원에 위촉된 적이 있지만 배우로서는 문소리가 처음이다. 오리종티 경쟁부문은 전 세계 영화계의 혁신적인 작품을 소개하는 부문이다. 문소리는 영화 ‘오아시스’(2002년)로 제59회 베니스영화제 신인배우상을 받았고 출연작 ‘바람난 가족’, ‘자유의 언덕’ 등이 꾸준히 이 영화제에 초청됐다. 문소리는 “영화제 심사는 서로 다른 영화들을 비교하고 경쟁을 붙여 점수를 매긴다는 것이 무척 힘들고 불가능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늘 고민스러운 지점이 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전 세계의 영화인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커다란 공부이고 기쁨”이라고 말했다. 베니스영화제는 8월 31일~9월 10일 열린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인사]

    ■법제처 ◇과장급 전보△경제법제국 법제관 김한울 ■방위사업청 ◇과장급 임용△지원장비사업팀장 신수호 ■데일리스포츠한국 △편집국장 직대 손시권△종합편집부장(부국장) 김형환△광고국장 박범주△제작국장 한봉찬△판매국장 우승필△관리국장 이재영 ■전자신문 ◇승진△전국부 부국장 직무대리 김순기△통신방송산업부장 김원배◇전보△미디어인쇄국장 조휘광△광고마케팅국 지원팀 부국장 강병준 ■서울대 △교육부총장 및 대학원장 박찬욱△연구부총장 신희영△기획부총장 황인규△기초교육원장 이재영△교무처장 김기현△학생처장 이준호△연구처장 김성철△기획처장 이근관△입학본부장 안현기△국제협력본부장 이근△정보화본부장 박세웅△기초교육원 부원장 허원기△교무부처장 및 교육부처장 이용무△학생부처장 이유리△연구부처장 오정미△기획부처장 오헌석△협력부처장 한규섭△국제협력본부 부본부장 구민교△정보화본부 부본부장 윤용태 ■KEB하나은행 ◇승진 <지점장>△홍제동 강환복△동인천 고창효△서울숲 구희동△태안 권조순△사직중앙 금호석△문화동 김기태△일원역 김대용△사직동 김봉수△나주빛가람 김세훈△중촌동 김영환△미아동 박성숙△본리동 박영하△예산 박완희△죽전중앙 방재현△답십리역 서유석△효자촌 오인자△송파동 윤문노△신정동 윤미애△공항터미널 윤웅기△대전중앙 이동열△오류동 이병승△이매동 이선용△첸나이 이용효△화양동 이정우△연신내 이정준△고척동 이정호△대구공단 이창근△안동 임재봉△잠실리센츠 임채웅△신당역 전종섭△수지동천 정애현△성남기업센터 조성민△노은 조홍연△풍암동 최홍길△사당동 한병철△화성발안 홍기인△수유동 황순양<지점장 겸 RM>△송도GCF 양승진△반월기업센터 강성문△센텀시티 강인길△내자동 계명관△양재동 권홍근△삼성역기업센터 김기영△석촌역 김봉배△세종로 김상혁△메트로자이 김수정△인사동 김영준△강서 김인철△방배동 김재호△방이동 김정순△장안중앙 김종욱△코엑스 김종홍△초량 김태민△광주 김판식△김포대로 김홍영△판교 문홍배△삼성타운 박말봉△아차산역 박미옥△도곡역 박상열△창동중앙 박성진△광화문역 박승용△계동 박재수△현대모터금융센터 박주용△소공동 박 창△마포 배상오△시화기업센터 배윤식△일산 백승악△대전 소승안△이천 송명석△노원역 신인균△한성대역 안경수△부산 안상원△논현남 안성대△화곡 안신엽△양재동 안창환△상무 양우근△둔산동 양철진△청담역 유병삼△용인 유수동△구로 윤동환△서초동 윤인섭△삼성센터 이강곤△양정동 이경란△남가좌동 이관순△SK센터 이남진△평촌 이문호△신촌 이미선△의정부 이상현△하남 이 석△역삼동 이선기△야탑동 이용호△평촌스마트 이원근△계동 이윤구△충무로 이응석△서현금융센터 이재석△서대문 이주희△둔촌역 이진권△인사동 이찬용△공항로 이춘범△역삼중앙 이현미△수성동 이현직△판교 이현철△무역센터 이형진△청주 임병진△창원기업센터 임향미△압구정중앙 장성춘△분당중앙 장준영△구로디지털단지 전병우△신갈 정서현△녹산공단 정순부△파주 정재두△대전금융센터 정진수△서울아산병원 정천실△여의도금융센터 조강환△잠실역 조남도△잠원역 조병영△상공회의소 조병현△청량리역 조은아△병점 지광호△성남북 진영규△신사동 천명성△화성발안 최관운△무교 최원호△시화공단 최지언△범계역 한일석△삼성역 한재영△선릉역 함진식△강남금융센터 허 곤△강남역 황거성△학동역 황지환△신제주중앙 황태우△도곡PB센터 김현주△서압구정 송혜영△대치동 이성아△여의도 이태훈<수석 PB>△한남중앙 김정희△구미 백영미△해운대동백 박규석△동소문 박은정△주엽역 박일규△반포중앙 박일순△이매 박현주△잠원역 서승희△언주역 안경희△테헤란로 정연우△서초슈퍼빌 최홍숙△신방동 홍경희◇전보 △반포동 고중렬△의정부 김철△화정역 김태준△마두역 박병휘△이매 박태연△을지로 신동호△수내동 오연근△신설동 윤승호△퇴계로 임헌상△군자동 장우진△주안공단 장형석△여의도금융센터 정원선△남동기업센터 홍성하
  • 문소리 한국 배우 최초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문소리 한국 배우 최초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배우 문소리(42)가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에 위촉됐다.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문소리가 내달 31일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개막하는 제7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경쟁부문 심사위원에 위촉됐다”고 밝혔다. 국내 영화인 가운데 박찬욱 감독(2006년), 김진아 감독(2009년) 등이 이 부문 심사위원에 위촉된 적이 있지만 배우로서는 문소리가 처음이다. 오리종티 경쟁부문은 전 세계 영화계의 혁신적인 작품을 소개하는 부문이다. 문소리는 영화 ‘오아시스’(2002년)로 제59회 베니스영화제 신인배우상을 받았고 출연작 ‘바람난 가족’, ‘자유의 언덕’ 등이 꾸준히 이 영화제에 초청됐다. 문소리는 “영화제 심사는 서로 다른 영화들을 비교하고 경쟁을 붙여 점수를 매긴다는 것이 무척 힘들고 불가능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늘 고민스러운 지점이 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전 세계의 영화인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커다란 공부이고 기쁨”이라고 말했다. 베니스영화제는 8월 31일~9월 10일 열린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문소리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 위촉 “한국배우 최초”

    문소리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 위촉 “한국배우 최초”

    배우 문소리가 올해 제7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문소리의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측은 “배우 문소리가 내달 31일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개막하는 제7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경쟁부문 심사위원에 위촉됐다”고 전했다. 한국배우가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것은 문소리가 처음이다. 국내 영화인으로서는 2006년 박찬욱 감독이 국제 경쟁부문에, 2009년 김진아 감독이 오리종티 경쟁부문 심사위원에 위촉되어 베니스를 찾았다. 앞서 문소리는 2002년 영화 ‘오아시스’로 제5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신인배우상 수상한 바 있어 이번 심사위원 위촉이 더욱 의미가 깊다. 더욱이 문소리는 출연작 ‘바람난 가족’, ‘자유의 언덕’이 초청되며 꾸준히 베니스국제영화제와 인연을 맺어와 다시 한번 ‘베니스가 사랑하는 배우’의 면모를 드러냈다. 올해 문소리가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오리종티 경쟁부문(Orizzonti competition)은 전 세계 영화계의 혁신적인 경향의 작품을 소개하는 섹션. 이번 위촉은 베니스국제영화제 신인배우상 수상 이후 문소리의 행보를 감명 깊게 지켜봐 왔던 알베르토 바르베라(Alberto Barbera) 집행위원장과 엘레나 폴라끼(Elena Pollacchi) 수석 프로그래머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영화제 측은 “문소리는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훌륭한 배우로, 그 동안 한국 영화사에 이정표를 설정하는 뛰어난 활약을 보여왔다. 베니스국제영화제와는 2002년 ‘오아시스’ 수상으로 인연을 맺은 이후 올해 심사위원으로 모시게 되어 영광이다”며 위촉 사유를 밝혔다.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 위촉 소식을 접한 문소리는 “영화제 심사는 서로 다른 영화들을 비교하고 경쟁을 붙여 점수 매긴다는 것이 항상 무척 힘들고, 불가능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늘 고민스러운 지점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전 세계의 여러 영화인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커다란 공부이고 기쁨이기에 늘 심사위원을 제안 받을 때마다 감사하고 기쁘면서도 한 켠에는 부담스러운 마음도 있다. 베니스국제영화제는 내게 많은 추억이 있는 곳이다. 그 곳에서 멋진 영화들과 여러 영화인들과 또 한번 소중한 시간 만들어보겠다”고 감격 어린 소감을 전했다. 그간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로카르노국제영화제, 도쿄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며 한국 영화계 위상을 높여왔던 배우 문소리. 이번 베니스국제영화제에 한국배우로서는 최초로 심사위원에 위촉되는 영광을 안으며 다시금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배우임을 입증했다. 한편 제73회 베니스영화제는 오는 8월 31일부터 9월 10일까지 개최된다. 문소리는 현재 영화 ‘특별시민’을 촬영 중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미래 박찬욱·봉준호가 자란다, 구로에서

    미래 박찬욱·봉준호가 자란다, 구로에서

    ‘서울 구로 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미래의 영화감독과 배우의 꿈을 키우세요.’ 올해 4회를 맞이한 서울 구로 국제어린이영화제가 구로구의 대표 문화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어린이를 위한 영화를 상영하고, 학생들이 만든 영화를 시상하는 ‘서울 구로 국제어린이영화제’가 22~28일 열린다. 개막식도 탁 트인 야외 구청 광장에서 열어 문화 구로구의 면모를 선보이게 된다. 영화제의 성공은 통계로 확인할 수 있다. 참여작이 2013년 21개국 147편에 불과했지만 2014년 36개국 164편, 2015년 39개국 245편, 올해 42개국 269편까지 늘어났다. 초·중등학생들로 구성된 ‘학생 단편 심사위원’ 지원자도 2014년 5명에서 올해는 310명이나 된다. 구 관계자는 “문화를 통해 구민들과 소통하고 싶어 했던 이성 구로구청장의 의지가 있었기에 영화제가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경쟁력강화본부장 출신인 이 구청장은 ‘충무로영화제’ 집행위원을 맡는 등 평소 영화에 애착이 크다. 개막작에는 맥심 볼코브 감독의 러시아 애니메이션 ‘양과 늑대’가 선정됐다. ‘양과 늑대’는 천적인 늑대와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양 그레이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외에도 42개국 269편의 엄선된 영화가 관객을 찾는다. 대부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전체 관람가 애니메이션으로 구로, 신도림 CGV 영화관이나 구로구민회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요금은 3000~7000원으로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구민들은 심사를 거쳐 모든 영화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인 ‘영화 워크숍’도 23일부터 사흘간 마련된다. 현승훈 목원대 영화학부 교수, 최원재 목원대 만화애니메이션과 교수, 김진욱 평택대 영화학과 교수, 영화배우 김민서씨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20명의 아이에게 영화촬영, 시나리오 작성, 연기 등을 가르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영화는 오는 28일 열리는 폐막식에서 상영된다. 이 구청장은 “아이들이 서울 구로 국제어린이영화제를 통해 배우, 작가, 감독 등의 꿈을 꿀 수 있도록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어린이 영화산업이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 영화제가 어린이 영화의 기반이 되면 정말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공포 거장 존 카펜터 회고전 박찬욱 ‘아가씨’ 확장판 공개

    공포 거장 존 카펜터 회고전 박찬욱 ‘아가씨’ 확장판 공개

    한여름 ‘시네 바캉스’가 오는 28일부터 한 달 동안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공포 영화 거장 두 명에 대한 회고전 특별 상영이 눈에 띈다. 우선, 폭력과 서스펜스 묘사에 빼어난 솜씨를 자랑하는 존 카펜터 회고전이 준비됐다. SF, 액션, 미스터리, 공포 장르를 넘나들며 어둠의 제왕으로 불렸던 감독이다. 특히 그는 데뷔작 ‘할로윈’(1978)을 통해 1980년대 난도질 영화(슬래셔 무비)의 대중화를 이끄는 등 호러 영화의 흐름을 바꿨다. 회고전에서는 ‘할로윈’과 컬트로 각광을 받은 ‘뉴욕 탈출’(1981)을 비롯해 ‘크리스틴’(1983), ‘매드니스’(1995) 등 대표작 6편이 준비됐다. 또 독창적 이미지와 이야기로 ‘제이(J) 호러’를 세계에 알렸던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최근작 ‘해안가로의 여행’(2015)과 ‘크리피: 일가족 연쇄 실종 사건’(2016), 5부작 TV 드라마를 극장판으로 만든 ‘속죄’(2012)가 특별 상영 형식으로 선보인다. 최근 주목받은 독창적인 한국 영화를 볼 수 있는 ‘작가를 만나다’도 주목된다. 기존 개봉 버전의 러닝타임을 20분가량 늘린 박찬욱 감독의 164분짜리 확장판 ‘아가씨’(2016)를 비롯해 정지우 감독의 ‘사랑니’(2005)와 ‘4등’(2015), 이경미 감독의 ‘비밀은 없다’(2016), 조성희 감독의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2016)이 상영된다. 감독과 관객이 대화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고전·예술 영화도 대기하고 있다. 20세기 가장 중요한 예술 조류인 큐비즘과 영화의 만남이 돋보이는 마르셀 레르비에 감독의 ‘비인간’(1924), 니콜라스 레이 감독의 ‘자니 기타’(1954),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차가운 물’(1994) 등이 상영된다. 관람료 8000원. (02)741-9782.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박찬욱·이창동·이병헌씨 美 아카데미 회원 위촉

    미국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29일(현지시간) 한국 영화감독 박찬욱·이창동, 배우 이병헌을 신입 회원으로 위촉했다. 한국 영화인들이 AMPAS 회원이 된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에는 임권택, 봉준호, 최민식, 송강호 등이 위촉됐다. AMPAS 회원이 되면 아카데미상 후보작들에 대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한국 영화 입상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2016 상반기 결산] 성추문부터 음주운전까지… 연예계 사건·사고 주의보

    [2016 상반기 결산] 성추문부터 음주운전까지… 연예계 사건·사고 주의보

    언제나 사건·사고가 많은 ‘시끄러운’ 연예계라지만, 해도 해도 너무했다. 2016년 상반기 연예계 소식은 신문 연예면이 아닌 사회면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었을 정도로 사건, 사고들이 끊이지 않았다. 한 사건이 마무리되는가 싶으면 다른 사건이 튀어나오며 논란의 연속이었다. 연예계 단골사건인 음주운전부터 성폭행 논란 그리고 톱스타의 불륜설까지 세간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상반기 연예계 사건, 사고들을 소개한다.◆ 여성 연예인 원정 성매매 논란… 억울한 2차 피해자까지 올 상반기는 연예계 핫이슈는 소문만 무성했던 연예계 스폰서 및 성매매 논란이 수면위로 떠오르는 것으로 시작됐다. 유명 여가수 A양과 걸그룹 출신 배우 B양 등 다수의 연예인들이 성매매 브로커의 알선을 통해 국내외 재력가와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밝혀졌다. 이들은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이 중 한명은 정식 재판을 청구했으나 약식명령과 달리 정식 재판의 경우 피고인의 이름과 혐의 등이 공개된다는 것을 알고 재판을 포기했다. 이 사건의 파장은 컸다. 여성 연예인들의 실명과 액수 등이 담긴 허위사실이 유포되며 억울한 2차 피해자들까지 나왔다. 악성루머의 당사자로 거론된 배우 강소라, 남보라, 신세경, 원더걸스 유빈 등은 소속사를 통해 “확인된 내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증권가 찌라시’라는 이름 아래 무차별적으로 배포, 재생산되고 있는 현 상황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으려 한다. 해당 루머를 추가로 유포하거나 재생산하는 행위에는 어떤 협의나 선처 없이 강경한 대응으로 일관할 것”이라고 강력 대응에 나선 바 있다.◆ 너도 나도 음주운전… ‘연예계 릴레이 음주운전’ 연예계 단골 사건인 음주운전은 올해만 벌써 6번 터졌다. 지난 3월 7일 아이돌그룹 초신성 멤버 윤성모(29)가 음주운전 및 음주사고로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그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92%. 이어 4월 20일에는 방송인 이창명(37)이 교통사고를 낸 후 잠적했다가 만 하루 만에 경찰에 출두해 음주운전 의혹이 일었다. 그는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했지만 경찰은 워드마크공식을 적용해 사고 당시 그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0.16%로 추산했고, 경찰은 결국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현재 서울남부지검은 이창명 기소 여부 결정을 위한 보강 수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5월 24일에는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강인(31)이 음주 교통사고를 냈다. 강인은 7년 전 음주 뺑소니 사건에 이어 두 번째 음주운전이라는 점에서 대중의 큰 질타를 받았다. 현재 강인은 모든 연예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이후에도 연예인들의 음주운전 소식은 이어졌다. 배우 윤제문(46)과 가수 이정(36)의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됐고, 래퍼 버벌진트는 자신의 음주운전 사실을 스스로 고백하며 용서를 구했다. 하지만 버벌진트의 고백은 KBS 시사고발 프로그램 ‘추적 60분’ 제작진의 카메라에 이미 담긴 것으로 확인됐고, 이 때문에 그의 고백에 대한 진정성 시비도 일었다.◆ 박유천·유상무… 성폭행 혐의 논란 ‘죄의 유무 떠나 큰 타격’ 개그맨 유상무와 그룹 JYJ의 멤버 박유천은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하며 연예계 생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유상무는 지난 5월 18일 서울 강남의 한 모텔에서 20대 여성 A씨에게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유상무 측은 “여자친구가 만취해 생긴 술자리 해프닝”이라고 해명했지만, 신고를 취소했던 A씨가 신고취소를 철회하며 “유상무와는 며칠 전 SNS를 통해 알게 된 사이”라고 주장해 논란은 커졌다. 박유천은 일주일 사이에 총 4건의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했다. 지난 10일 여성 A씨는 “지난 6월 4일 오전 5시쯤 강남의 한 유흥업소 화장실에서 성폭행 당했다”며 박유천을 고소했다가 15일 “강제성은 없었다”며 고소를 취하했다. 이후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추가로 세 명의 여성이 같은 혐의로 박유천을 고소하겠다고 나서면서 사건은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 박유천 측은 해당 여성들을 모두 무고죄와 공갈죄 명목으로 맞고소했다. 특히 그는 성폭행 혐의가 입증될 경우 연예계에서 은퇴하겠다는 초강수까지 둔 상황이어서 대중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터질 게 터졌다? 김민희·홍상수 감독 불륜설 ‘여전히 묵묵부답’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6월, 어쩌면 올해 연예계의 가장 큰 사건이 터졌다. 바로 배우 김민희와 영화감독 홍상수의 불륜설이다. 지난 21일 두 사람이 22살의 나이 차이에도 1년째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촬영하며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배우인생 전성기를 맞은 김민희는 유부남 영화감독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밝혀지며 연예계 생활의 큰 고비를 맞게 됐다. 특히 “이혼하지 않고 기다리겠다”는 홍상수 부인의 인터뷰가 공개되면서 두 사람을 향한 따가운 시선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 양측은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은 채 미국에 체류 중이어서 불륜설은 기정사실화 되어가고 있다.◆ 연예계 대표 트러블메이커 조영남… 이번엔 대작 논란 자유로운 연애관과 거침없는 발언으로 늘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연예계 대표 트러블 메이커’ 조영남. 그동안 화투 그림을 그리며 화가로도 활동했던 조영남이 대작논란에 휘말렸다. 화가 송모씨는 “8년간 조영남을 대신해 300여 점의 그림을 그렸다”며 “90% 정도를 내가 그려주면 조영남이 나머지 10%를 덧칠하고 사인을 넣어 조영남 작품으로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그린 작품들이 조영남의 이름으로 고가에 판매됐다며 조영남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특히 그는 조영남으로부터 1점당 10~20만 원의 대가를 받고 그림을 그렸다고 밝혀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에 조영남은 “조수를 쓰는 건 오래된 미술계 관행이다. 어디까지나 조수는 보조 역할이고 아이디어는 내 머리에서 나온 것이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결국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뿐만 아니라 미술인 단체 역시 “조영남이 창작 사기 범죄를 면피할 목적으로 대작이 관행이라 호도하며 미술인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남이 그린 그림에 자신의 이름을 쓰고 작품을 팔았다면 명백한 창작 사기다”라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냈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김민희 스캔들에도 ‘아가씨’ 흥행 “영향 無” 400만 관객 돌파 ‘눈앞’

    김민희 스캔들에도 ‘아가씨’ 흥행 “영향 無” 400만 관객 돌파 ‘눈앞’

    ‘아가씨’가 주연배우 김민희의 불륜설 파문에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24일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23일 하루동안 3만 7,087명을 불러모아 박스오피스 5위를 기록했다. 누적관객수는 390만 1,086명이다. ‘아가씨’ 관계자는 “이같은 추세라면 이번 주말에 4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민희 스캔들 이후에도 ‘아가씨’ 스코어 추이에 특이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의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불륜설이 터진 이후 ‘아가씨’는 평점 테러를 당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그러나 흥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일 흥행 3위를 기록했던 ‘아가씨’는 주연배우 김민희의 불륜설 보도가 나온 21일 박스오피스 순위가 오히려 한 계단 상승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입소문이 좋게 났고 박찬욱 감독에 대한 신뢰도가 더해져 400만 돌파는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라며 “손익분기점이 400만 관객인데, 이미 해외 176개국에 판매를 했기 때문에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의 불륜설이 개봉 4주차에 알려져 흥행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김민희를 비롯해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이 주연을 맡았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In&Out] 한국영화 100년, 이제 영화박물관이 필요할 때/류재림 한국영상자료원 원장

    [In&Out] 한국영화 100년, 이제 영화박물관이 필요할 때/류재림 한국영상자료원 원장

    1919년 최초의 영화 ‘의리적 구토’(김도산 감독)가 개봉한 이래, 한국영화는 2019년 탄생 100주년을 맡는다. 지난 100년 동안 한국영화는 우리의 근현대사와 함께하며 변화와 발전을 거듭했고, 때로는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어려운 시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 영욕의 시간을 거쳐 우리는 현재 1인당 영화관람 횟수 세계 1위, 3년 연속 영화관람객 2억명 돌파라는 양적 성장과 함께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웰메이드 완성작의 수출편수 지속 증가라는 질적 성장을 이루어내며 세계 5대 영화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영화는 우리가 친근하게 누리는 대중문화이자 예술이고, 당대 기술의 집약체이기도 하다. 또한 한 편의 영화는 개인의 창작물인 동시에 국민의 집단적 의식과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있기에 그 자체가 역사이기도 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영화문화와 역사를 풍성하게 정립하고 나아가 영화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기념하고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아시아를 비롯한 서구의 많은 나라들은 자국 영화의 역사를 정립하고 이를 세계에 알리는 교두보로서 영화박물관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전통적인 영화강국들은 이미 자국을 대표하는 영화박물관을 운영 중이다. 이 박물관들은 세계 영화팬들의 성지이자 관광객을 위한 랜드마크로 기능한다. 또한 중국은 2007년 베이징에, 2012년에는 상하이에 세계 수준의 첨단 영화박물관을 건립했고, 미국 할리우드는 2017년 완공을 목표로 영화박물관을 건립 중에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상황은 어떨까. 우리도 국가가 운영하는 영화박물관이 서울 상암동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의 영화박물관은 200여평 남짓의 협소한 전시실이 전부이고, 그것마저도 영화에 사용된 소품, 의상 등 전시자료의 부족으로 풍부하고 다양한 전시를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지난 6월 2일 ‘영화박물관 건립을 위한 공청회’를 열어 영화계와 산업계, 언론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물론 우리의 영화역사를 전시하는 방식과 규모에 있어서는 모두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지만 국가를 대표하는 영화박물관이 건립되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176개국에 수출돼 한국영화 최다 국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는 ‘태양의 후예’, ‘런닝맨’ 등 방송 분야에서뿐 아니라 영화 역시 ‘한류’ 바람을 일으키며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을 반증한다. 필자는 한류의 뿌리를 찾고, 자랑스러운 한국영화 유산의 역사와 전통을 전시하고 국내외에 알리는 일이 지속가능한 한류문화 확산의 길이라 믿는다. 또한 3D, 홀로그램, 가상현실(VR) 등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한국의 IT와 영상기술 역시 지금부터 체계적으로 정립해 후대에 전승해야 한다. 우리 영화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오늘의 모습을 반추하며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영화박물관의 건립.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3년 앞둔 지금 깊게 고민해 볼 과제이다. 과거가 없는 미래는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인사]

    ■기획재정부 ◇과장급 전보△평가분석과장 고종안 ■국세청 ◇부이사관 전보△강남세무서장 이청룡△광주지방국세청 성실납세지원국장 문희철△광주지방국세청 조사1국장 송바우◇서장급 전보 <국세청>△대변인 신희철△정보개발1담당관 서재익△법령해석과장 정종식△이태훈 류충선 김영상 백운철 홍성범<서울지방국세청>△개인납세1과장 강상식△조사1국 조사3과장 공석룡△조사3국 조사1과장 김지암△조사3국 조사3과장 김재철△국제조사1과장 채병호<세무서장>△종로 김춘배△중부 고근수△남대문 박종현△성북 김갑식△서대문 배상재△영등포 전을수△동작 남해찬△반포 허종△서초 한덕기△강동 박찬욱<중부지방국세청>△개인납세2과장 박헌옥△법인납세과장 고영일△체납자재산추적과장 이훈구△조사1국 조사2과장 고영호△조사1국 국제거래조사과장 윤순상△조사2국 조사1과장 최기섭△조사3국 조사1과장 이응봉△조사3국 조사2과장 김준우△조사4국 조사2과장 김범구△조사4국 조사3과장 최명식<세무서장>△인천 조상욱△북인천 남우창△부천 이판식△안양 전애진△수원 박정열△동수원 한지웅△화성 김남영△평택 정대만△파주 이기철△시흥 이봉근△용인 박근재<대전지방국세청>△조사2국장 양동훈<세무서장>△대전 강종훈△북대전 장종환△동청주 정해범<광주지방국세청>△조사2국장 김광근△북광주세무서장 김성후<대구지방국세청>△조사1국장 최정수△북대구세무서장 배철환<부산지방국세청>△조사2국장 김원용<세무서장>△북부산 신동익△울산 이수진◇초임 세무서장△국세청 정보개발2담당관 김천기△대전지방국세청 징세송무국장 김동욱△부산지방국세청 개인납세1과장 나명수△부산지방국세청 징세과장 한재현<세무서장>△홍천 윤경필△삼척 구재완△청주 전지현△천안 장병채△홍성 전정수△서광주 노대만△익산 김기영△목포 김기완△정읍 이준호△남원 이세협△경주 강영진△구미 강동훈△경산 고현호△상주 이창기△중부산 이영득△서부산 박진하△수영 김용진△금정 변세길 ■특허청 ◇과장급 전보△특허심판원 심판관 김주대◇과장급 승진△정보기술융합심사과장 양재석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국장급△감사실장 오지현△공익 사업국장 장헌정△마케팅리서치팀장 이정혜 ■평화방송·평화신문 △전무이사 박선환 신부△상무이사 심상락△경영관리국장 박성호△보도총국장 서종빈△TV국장 전성우△기술국장 임형빈△마케팅국장 양기석 ■한양대 ◇서울캠퍼스△관리처장 박종대△관리부처장 이희호△입학1부처장 정재찬△소프트웨어융합원장 유민수△스마트교수학습센터장 김성훈 ■LIG투자증권 △PE사업본부장 전무 김병욱◇상무△상품운용본부장 이민영△전략기획본부장 박용희△투자금융본부장 이철훈 ■신영증권 ◇상무△기업금융본부 명창길△FICC 트레이딩본부 정헌기△프로덕트 세일즈본부 허영범 ■일동제약 ◇이사△개발본부 구영애△클래식팀 권정아
  • 전통·현대 어우러진 몸짓, 프랑스 홀렸다

    전통·현대 어우러진 몸짓, 프랑스 홀렸다

    佛 국민 안무가 조세 몽탈보와 합작 샤요국립극장 ‘포커스 코레’ 피날레 장식 관습의 경계 허문 춤과 영상 하나로 이어 1200여명 관객 “한국의 다른 매력 발견” “전통과 현대의 몸짓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무용수 한 명 한 명에게 ‘브라보’를 외쳐 주고 싶다.” 표현에 인색한 프랑스 관객들이 일제히 발을 구르기 시작했다. 1200여명이 장단을 맞춰 보내는 갈채는 이미 한 호흡이 돼 있었다. 박수 소리는 극을 이끌던 북소리처럼 깊고 너른 울림으로 극장을 압도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국립무용단의 ‘시간의 나이’가 끝난 직후 프랑스 파리 샤요국립극장에서 펼쳐진 커튼콜의 풍경이었다. 샤요국립극장은 ‘세계 무용의 현재’를 집약해 보여 주는 무용 전용 극장이다. 이곳에서는 지난 9일부터 한국 무용 작품들을 소개하는 ‘포커스 코레’가 열렸다. 프랑스의 국민 안무가 조세 몽탈보가 국립무용단과 합작한 ‘시간의 나이’가 마지막을 장식하는 한국 춤의 결정판으로 무대에 올랐다. 이날 공연은 매진(유료 관객 점유율 90%)이었다. 1200여석의 대극장을 빈틈 없이 채운 관객들은 전통과 현대, 한국의 문화와 서양의 문화, 현실과 환상이 이물감 없이 어우러진 무대에 매료됐다. 붉은색과 흰색 부채의 극명한 색채 대비를 이루며 환상적인 움직임을 빚어내고, 프랑스 작곡가 라벨의 ‘볼레로’에 맞춰 열정과 신명을 발산하는 무용수들의 몸짓에 관객들은 일제히 숨을 죽였다. 몽탈보란 대가의 이름만 보고, 혹은 다른 문화권 춤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에 극장을 찾았던 관객들은 ‘뜻밖의 발견’에 기뻐했다. 평소 사요극장을 자주 찾는다는 파리 시민 세실 뒤부아(36)는 “평소 홍상수·박찬욱 감독의 작품을 좋아해 한국은 ‘영화의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인터넷을 통해 한국 무용이 소개된다는 걸 보고 왔다”며 “볼레로, 플라멩코 등 몽탈보의 유럽 스타일 춤이 한국적인 몸짓과 어우러지는 조화가 훌륭했고 북, 괭가리 등 한국의 타악기와 전통적인 제스처를 발견하는 기쁨이 있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무용 잡지 기자인 빅토르 이그나토브는 “프랑스 현대 무용의 현주소를 보여 주는 동시에 한국 전통 무용의 아름다움을 보여 준 공연이었다”며 “무용계에서는 서로 다른 행성과도 같은 두 나라의 스타일, 움직임, 분위기가 빚어내는 어울림이 놀라웠다”고 평했다. 이는 한국 춤의 관습에 얽매이지 않은 몽탈보의 발상의 전환에 기인한다는 평이 나온다. 여자 무용수들만 추던 부채춤, 남자 무용수들만 추던 양반춤을 남녀 무용수 모두에게 맡기며 성별의 경계를 허무는 사례나 여성 무용수들이 북 위에 앉아 북을 치며 한껏 에너지를 발산하는 모습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몽탈보의 장기이자 그의 작품의 특징인 무용과 영상을 하나로 잇는 작업은 관객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안기면서도 흥미로운 질문 거리들을 던졌다. 공연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몽탈보는 “프랑스에서는 초연에서 관객들에게 큰 갈채를 얻기가 힘든데 현지 평론가들과 대중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작품을 공동 제작한 샤요국립극장의 디디에 데샹 극장장도 “다른 문화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우아함과 부드러운 움직임이 한국 춤의 차별화되는 매력”이라며 “지난 3월 서울 공연에서보다 객석과 가까운 샤요극장의 무대가 프랑스 관객들을 더 집중시키고 몰두하게 했다”고 자평했다. 이번 작품은 전통을 어떻게 동시대인들에게 의미 있고 설득력 있게 보여 줄 것인지 우리 춤의 과제에 대한 또 하나의 대답이 돼 주기도 한다. 몽탈보는 “많은 현대 무용가들이 과거를 지우고 새로운 스타일을 보여 주는 데만 주력하는데 그건 틀린 발상”이라며 “전통이라는 풍부하고 무한한 가치를 재해석하고 새로운 힘을 불어넣는 게 현대적인 안무라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짚었다. 파리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박찬욱 사진집으로 보는 ‘아가씨’

    박찬욱 사진집으로 보는 ‘아가씨’

    영화감독이 아닌 사진작가 박찬욱을 만나 보는 것은 어떨까. 요즘 한창 극장가를 달구고 있는 영화 ‘아가씨’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3년의 시공간을 담은 사진집 ‘아가씨 가까이’(그책)가 나왔다. 작품을 기획하던 2013년 4월 경기 파주에서부터, 전남 고흥, 강원 평창, 일본 구와나와 아오모리의 촬영 현장을 거쳐 영화음악을 녹음하던 2016년 3월 독일 베를린에 이르기까지 박 감독이 영화 ‘아가씨’ 가까이에서 숨쉬던 인물과 풍경을 피사체로 직접 찍고 엄선한 사진 110여장을 담았다. 설명이 필요한 일부 사진에는 박 감독의 해설이 후주 형식으로 곁들여졌다. 대학 시절부터 사진 카메라를 취미 이상으로 가까이해 온 그는 ‘친절한 금자씨’ 때도 영화를 소설로 재구성하고, 영화제작 전 과정에 걸쳐 찍은 사진이 수록된 책을 출간한 바 있다. 2014년에는 사진작가 김중만과 함께 자선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한편 영화 ‘아가씨’는 지난 1일 개봉한 뒤 9일 만에 관객 250만명을 돌파했다. 앞서 칸영화제 마켓에서 역대 최다인 176개국 판매 기록을 세운 ‘아가씨’는 오는 24일 대만을 시작으로 홍콩, 싱가포르, 태국, 체코, 슬로바키아, 러시아, 폴란드, 프랑스, 그리스에서 개봉 일정을 확정한 상태다. 북미에서도 10월 중 개봉 예정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새 영화] ‘시선 사이’

    [새 영화] ‘시선 사이’

    오는 9일 개봉하는 영화 ‘시선 사이’는 국가인권위원회가 2002년 ‘여섯 개의 시선’을 시작으로 15년째 꾸려온 인권 영화 프로젝트의 13번째 작품이다. 다소 무겁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인권 이야기를 영화라는 대중적인 매체를 통해 친근하게 풀어내는 프로젝트다. 그간 박찬욱, 류승완, 김태용, 정지우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감독들까지 참여해 인권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를 놓고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뽐내왔다. 프로젝트 중 옴니버스물로는 7번째인 이번 작품에는 ‘여고괴담4’의 최익환, ‘프랑스 영화처럼’ ‘러시안 소설’의 신연식, ‘꿈보다 해몽’의 이광국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인권 영화 하면 사실적인 묘사에 천착할 것 같은 데 ‘시선 사이’에서는 이전 작품과는 달리 세 감독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판타지적인 요소를 십분 활용해 영화적인 재미를 주고 있다. 첫 순서인 최익환 감독의 ‘우리에겐 떡볶이를 먹을 권리가 있다’는 세 편 중 가장 경쾌한 이야기다. 청소년 인권을 주제로 학교에서의 규율들이 과연 학생들을 위한 것인지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평소 교문 앞 분식집에서 떡볶이 군것질을 즐겼으나 일과 중에는 쉬는 시간이라도 절대 교문 밖에 나가지 못한다는 학교의 새 방침 때문에 실의에 빠진 여고생을 좀비처럼 묘사하는 장면이 흥미롭다. 올해 ‘동주’의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을 해 주목받았던 신연식 감독이나 출연 배우인 김동완, 오광록 등의 이름값만 놓고 보면 두 번째 순서인 ‘과대망상자(들)’이 가장 눈길을 끌지만 내용은 외려 난해하다. 연극적인 연출도 이러한 느낌을 부채질한다. 각종 사건 사고 소식이 쏟아지는 미디어를 통해 피해망상, 과대망상에 사로잡힌 주인공을 보여주며 실제 여러 위험에 노출된 채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개인의 불안감을 그린다. 이전까지 프로젝트가 대개 성, 외모, 이주, 장애 등 각론의 인권을 다뤘다면 ‘과대망상자(들)’은 사회라는 큰 틀을 다루고 있어 인권 영화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지막 순서인 이광국 감독의 ‘소주와 아이스크림’은 청년 보험설계사의 기이한 체험을 다루고 있다. 처음에 5포 세대의 아픔을 다루는 것 같던 작품은 독거노인의 고독사로 대표되는 현대 사회의 가족 해체와 소외 문제로 시선을 옮겨 간다. 보통은 해마다 한 편씩 영화 관객들을 찾아가던 인권 영화 프로젝트는 스포츠 인권, 청소년 교육 문제를 다룬 정지우 감독의 ‘4등’이 지난 4월 지각 개봉하며 올해에는 12번째, 13번째 프로젝트가 거푸 개봉하게 됐다. 그런데 올해에는 관련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잠시 중단될 상황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자막의 마술사’ 외화 번역가 이미도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자막의 마술사’ 외화 번역가 이미도

    “해운대에서 이제 막 올라왔습니다. 영국 작가 알랭 드 보통은 인간의 본성을 ‘부끄럼을 타는 동물’(샤이 애니멀)이라고 표현했는데, 그게 이상하게도 저는 해운대에 가야 나오거든요.” 1일 서울 광화문의 한 건물 1층 커피숍에 흰 뿔테 안경을 쓰고 캐주얼 복장을 한 ‘청년’이 들어서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20년 넘게 국내 최고의 외화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미도(55)씨였다. 그는 외모뿐 아니라 내면도 여전히 20대에 머물러 있었다. 번역과 자기 책에 대한 애정을 표현할 때도, 본인의 어두웠던 유년기를 말할 때도 초롱초롱한 눈빛은 여전했다. -나는 요즘 흔히 하는 말로 ‘출생의 비밀’ 같은 걸 갖고 태어났다. 부모가 아닌 친할머니 손에서 컸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공개되는 자리나 지면에서 나의 유년 시절과 학창 시절을 이야기한 적이 없는 이유다. 어린 시절은 기억 속에서 싹 지워 버렸다. 고2 때 집을 뛰쳐나온 뒤 아직까지 안 들어가고 있다. 그래서 ‘남자는 가정을 못 지킬 수는 있지만 가족을 못 지키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 아마도 그 원천은 아버지에 대한 반감일 것이다. 아버지는 외국어가 자유롭게 되니 지금도 혈혈단신 어디선가 잘 살고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 집을 나온 뒤에는 어머님께 많이 의지했다. 젊은 시절 방황할 때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었다. 십수년 전에 돌아가셨지만. -그런 아버지가 나에게 물려준 건 있었다. 미군 부대에서 통역관과 도서관 사서 등으로 일했던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영어 공부를 강조했다. 말하자면 내 첫 영어 선생님이었다. 억지로 영어 고전 등 독서를 시켰다. -방황하던 고교 시절 여러 스승을 만났다. 그중 한 분이 소설가 이병주 선생이다. 소설 ‘알렉산드리아’를 읽으면서 이렇게 재미있는 글을 쓰는 분들이 있고 이런 세계가 있는 걸 왜 모르고 그저 방황만 했나 싶었다. 박람강기(博覽强記)의 세계를 까까머리 시절에 만난 건 행운이었다. 당시 동경하는 마음에 선생님께 팬레터도 보냈다. 그분의 책은 모두 다 읽었다. 그러다 대학 시절 학교 강연에서 뵙게 됐다. 강연 뒤에 “어린 시절에 편지를 보냈다”고 인사드렸더니 “그때 그 학생이 너냐”며 반가워하셨다. -남들보다 1년 늦은 1981년 대학에 들어갔다. 전공으로 스웨덴어를 택한 것은 나중에 영화를 공부하고 싶어서였다. 당시 가장 좋아하던 감독은 스웨덴의 거장 잉마르 베리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예술영화 하면 유럽, 그중에서도 스웨덴 영화를 첫손에 꼽았다. 나중에 스웨덴에서 영화를 공부하면 도움이 될까 싶었다. 대학 시절은 황금기였다. 오전엔 학교 근처 카페에서 소설과 시를 읽고, 오후에 강의를 마친 뒤에는 선후배들과 술집을 순회했다. 영어 공부도 열심히 했다. 난 혼자 있을 땐 내성적이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땐 외향적이다. 축구 같은 운동도 많이 했다. 당시 별명이 ‘가미카제’였다. 한번 뜨면 누군가는 꼭 쓰러뜨린다는 뜻이었다. 종종 골대로 공이 아닌 내가 빨려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당시 인연을 맺은 선배들과는 지금도 자주 만난다. -대학 졸업 뒤에는 디자인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갔다. 하지만 군 복무와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중간에 그만두고 귀국해 공군 학사장교로 입대했다. 원래는 레이더기지에서 근무해야 했지만 운 좋게 영어 교육 담당으로 차출됐다. 입대 전 치렀던 영어 시험에서 고득점을 한 덕이었다. 당시 공군전자통신학교 영어교육대대에서 미국에 파견되는 장교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맡게 됐다. 교육을 하는데 교본이 구식인 데다 딱딱해서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미국 영화를 보여주며 교육했다. 그 과정에서 할리우드 영화의 판권을 사서 한국 시장에 되파는 한국계 미국인 사업가를 만났다. 영화로 영어를 가르친다고 말하니 “내 일을 도와 달라”고 했다. 영화 판권을 사서 우리나라에 소개하려면 각종 자료들을 번역해야 하는데, 그 일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 -1991년 제대한 뒤 자막 번역을 시작하려니 막막했다. 당시에는 번역가를 주변에서 찾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영화 자막을 입히는 회사를 찾아가 국문 대본과 영문 대본을 빌린 뒤 이 둘을 비교하면서 공부했다. 보조 번역가로 활동하다 1993년에 함께 일하던 사업가가 폴란드의 거장 크시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의 영화 ‘블루’ ‘화이트’ ‘레드’ 3부작의 판권을 사서 번역을 맡겼다. 당시 처음으로 자막 번역가 실명제를 관철시켰다. 종로에 있던 예술영화 전문관 ‘코아아트홀’에서 ‘블루’가 상영됐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데 엔딩 크레디트에 내 이름이 뜨는 게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었다. 훌륭한 영화 작업에 참여했다는 자부심도 컸지만 자막 실명제를 하다 보니 당시 막 진출했던 외국 직배사들에도 이름을 알리는 효과가 있었고, 이후 전문 번역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초기에는 생업으로서의 자막 번역 여건이 매우 열악했다. ‘블루’의 번역료가 회사원 한달치 월급에도 못 미치는 60만원에 불과했다. 비디오용 영화 자막 번역에는 10만원, 20만원밖에 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열배 넘게 올랐다. 번역 실명제를 처음 정착시키고 번역가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까지 번역 작업을 한 영화가 400편 정도다. ‘굿 윌 헌팅’ ‘식스 센스’ ‘인생은 아름다워’ ‘뷰티풀 마인드’ ‘글래디에이터’ ‘시카고’ ‘진주만’ ‘반지의 제왕’ 등은 나름의 대표작이라 할 만하다. 1997년에 자막 번역을 한 ‘굿 윌 헌팅’은 ‘스탠드 바이 미’와 더불어 나에게 운명의 영화다. 주인공인 윌 헌팅(맷 데이먼)은 고아 출신의 청소부다. 고통에 허우적대는 그를 심리학 교수인 숀 맥과이어(로빈 윌리엄스)가 너그러운 마음으로 품어 준다. 나는 고아가 아니지만 윌 헌팅이 마치 내 모습 같았다. ‘스탠드 바이 미’가 내 소년기를 보듬어 줬다면 ‘굿 윌 헌팅’은 청년기의 날 감싸안았다. 많은 영화들이 날 구원해 주는구나, 영화는 내 친구이자 부모구나, 이 분야에 몸담길 잘했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애니메이션 영화도 80여편을 번역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개봉한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이 내 손을 거쳤다. 애니메이션은 특정 작품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모두 애착이 간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보라”고 했다. 단순히 보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눈으로 대상을 포착하고 가슴으로 느끼라는 뜻이다. 들여다보는 건 아이들이 잘한다. 칠레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표현한 ‘내 안에 있던 아이가 어디에 갔을까’라는 문장의 ‘아이’는 바로 아이의 호기심을 뜻한다. 이 호기심을 잃지 않는 건 창의성을 계속 지키는 일이다. 나에게 애니메이션 번역은 호기심과 창의성의 마르지 않는 우물이다. -자막 번역의 가장 큰 매력은 일을 하며 공부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다룬 소재를 이해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번역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부를 게을리할 수 없다. 20년 전쯤에는 ‘틴 컵’이라는 골프 영화의 자막을 번역했다. 당시엔 골프를 전혀 몰랐다. 프로 수준의 아마추어 골퍼 선배를 데려다 같이 영화와 대본을 보고 번역 작업을 했다. 예를 들어 ‘비축하다, 꼼짝 못 하게 하다’라는 뜻의 ‘Lay up’은 골프에서는 ‘끊어 가기’라는 뜻이다. 영화가 개봉한 뒤 골프 전문가들로부터 “재미있게 봤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영화 번역 작가들의 기본적인 원칙은 원래 대사의 의미와 표현의 맛을 가장 정확하게 살리는 것이다. 여기엔 각국의 문화적 배경이 반영돼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 영화 ‘타짜’에 나오는 대사인 “나 이대 나온 여자야”를 미국 관객들에게 “I graduated Ewha university”라고 직역해서 보여주면 사람들은 뜬금없다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여기에서 적절한 번역은 “You know who I am?” 정도가 될 것이다. 의미를 전달하는 원칙을 고수하되 언어에 담겨 있는 문화나 정서가 반영돼야 한다. 번역가이자 소설가인 이윤기 선생은 “번역은 ‘밴 아이’를 낳는 거고, 소설 쓰기는 ‘안 밴 아이’를 낳는 것이지만 번역 역시 안 밴 아이를 낳는 것에 견줄 수 있다”고 하셨다. 나 역시 안 밴 아이를 낳는다는 자세로 번역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번역은 외줄타기다. 두 개의 기둥은 직역과 의역이다. 보는 사람들은 편안하지만 외줄을 타는 광대는 첫 번째 공연이건 백 번째 공연이건 피를 말리기 마련이다. -영화 번역을 시작하고 딱 10년이 되니까 갈증이 왔다. 나만의 고유한 것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마침 ‘책을 한번 써 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고, 옳다구나 싶어 저술 작업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내가 제일 잘 아는 걸 쓰자’고 마음먹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화와 영어가 떠올랐다. 영화의 인문학적 내용을 배경으로 영어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실제로 영화 대사에는 영어 학습에 유익한 내용이 차고 넘친다. ‘똑똑한 식스팩’(2013년 미래창조과학부 인증 우수 과학도서)이라는 이름의 자기계발서도 냈다. 말은 자기계발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걸 발견하는 게 능력을 개발하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평소 내 지론을 담았다. 이 책 역시 영화와 영어, 책 등을 사례로 넣었다. -내 이름은 아름다울 미(美)에 길 도(道) 자를 쓴다. 본명이다. 부친이 모친과의 사랑은 아름다웠을지라도 아름답지 않은 방식으로 나를 낳았으니 내가 아름다운 길을 걸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것 같다. 그래서 영화 자막 번역과 글쓰기라는 일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배우 이미도씨와 동명이인이다. 이미도씨가 결혼할 때 축하 문자를 많이 받았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에서 배우 강혜정씨가 맡은 역할의 이름 ‘미도’는 내 이름에서 따왔다. 영화 제작 당시 박 감독이 “미도라는 이름을 쓰고 싶다”고 요청했고, 제작 발표회 때 무대에 함께 올라가는 조건으로 수락했다. 이런 이유로 많은 분들이 날 여자라고 생각한다. 기업 강연에 가서 미리 준비를 하고 있으면 임원들이 처음에는 보조요원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 내 소개를 하면 뜨악한 반응을 보인다. ‘오랜만에 여자 강사가 온다’는 기대를 저버렸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한 삶은 재미있는 삶이다. 행복의 반대는 재미없게 사는 것이다. 삶의 세 가지 틀을 재미와 가치, 기여 등으로 정의한다면 여기의 시작은 재미다. 심지어 다른 이들에 대한 봉사도 재미가 없으면 못 한다. 보람 역시 궁극적으로는 의미를 찾아야 하고, 그것은 재미의 또 다른 모습이다. 어떻게 더 재미있게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계속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요즘은 소설가 한강씨의 ‘채식주의자’를 꼼꼼히 읽고 있다. 맨부커상을 수상한 건 한국 영화가 미국 아카데미상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탄 것과 마찬가지로 대단한 일이다. 특히 번역에 참여한 영국 아가씨가 그렇게 기특할 수가 없다. 다만 늦은 감이 있다는 게 아쉬웠다. 국내에서 도끼날을 가는 준비를 계속했다면 한씨보다 앞선 작가들도 해외 유수의 상을 받을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이미도씨 1993년 영화 ‘세 가지 색-블루’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400여편의 외화를 번역했다. 최근에는 작가로, 출판인으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서 개봉된 유명 외화 상당수가 그의 손을 거쳐 한국 관객들과 만났다. 공군 영어교육 장교로 복무하면서 해외 파견 요원에게 영어를 지도한 것이 번역가의 길로 접어든 계기가 됐다. ▲1961년 서울 출생 ▲한국외대 스웨덴어학과,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광고커뮤니케이션학(중퇴) ▲‘나인’, ‘눈먼 자들의 도시’, ‘쿵푸 팬더’, ‘클로버필드’, ‘슈렉’ 시리즈, ‘반지의 제왕’ 3부작, ‘진주만’, ‘킬빌’, ‘캐리비안의 해적’, ‘뷰티풀 마인드’, ‘아메리칸 뷰티’, ‘글래디에이터’, ‘노트북’, ‘식스센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제리 맥과이어’, ‘더록’, ‘피스메이커’, ‘인디펜던스 데이’ 등 번역 ▲‘이미도의 영어선물’, ‘이미도의 영어 상영관’, ‘나의 영어는 영화관에서 시작됐다’, ‘이미도의 등 푸른 활어영어’, ‘이미도의 아이스크림 천재 영문법’ 등 지음.
  • 영화 ‘아가씨’ 개봉, 신스틸러 이용녀 등장..박찬욱 “무시무시+소녀의 공존”

    영화 ‘아가씨’ 개봉, 신스틸러 이용녀 등장..박찬욱 “무시무시+소녀의 공존”

    영화 ‘아가씨’가 개봉하며 배우 이용녀도 관심을 받고 있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The Handmaiden, 2015)가 1일 국내에 개봉하면서 영화 팬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화 ‘아가씨’는 배우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 김혜숙, 문소리 등 탄탄한 배우들을 중심으로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매혹적인 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아가씨’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화려한 배우들 속에서 자신만의 색을 뽐내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조연 캐릭터다. 특히 박찬욱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은 배우 이용녀는 ‘아가씨’에서도 독특한 연기로 신스틸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져 어느 장면에서 어떤 캐릭터로 등장할지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기대감을 안기고 있다. 박찬욱 감독은 지난해 9월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의 ‘친절한 용녀씨’ 편에 출연해 “이용녀 선생님은 무시무시하다고도 할 수 있고 소녀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흔히 공존하기 어려운 모습이 한 얼굴과 한 사람의 연기 안에 다 들어있었다”고 이용녀에게 극찬을 보냈다. 이어 박찬욱 감독은 “그래서 영화 ‘친절한 금자씨’ 만들 때 연락을 드렸고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아예 이용녀 선생님을 생각하며 캐릭터를 만들었다”며 배우 이용녀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한편 1일 개봉한 영화 ‘아가씨’는 영진위 통합전산망과 전 예매 사이트, 극장 및 포털 사이트에서 예매율 1위를 차지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칸영화제 보러 프랑스까진 못 가도… 황금종려상 상영 놓칠 수 없다

    칸영화제 보러 프랑스까진 못 가도… 황금종려상 상영 놓칠 수 없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등 4편 매주 소개 예술영화전용관 아트나인이 6월 시네프랑스 프로그램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스페셜’로 꾸린다. 프랑스 영화 중 황금종려상 수상작 네 편을 매주 화요일 오후 8시에 한 편씩 소개한다. 7일 첫 순서는 3년 전 압둘라티프 케시시 감독은 물론 이례적으로 주연 배우인 레아 세이두와 아델 에그사르코풀로스에게까지 황금종려상을 안겼던 ‘가장 따뜻한 색, 블루’다. 평범한 소녀 아델이 우연히 만난 파란 머리 소녀 엠마로 인해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강렬한 감정을 느끼며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동성애가 소재라 올해 칸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와 가장 많이 비교되기도 했다. 14일에는 거장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두 번째 황금종려 수상작 ‘아무르’가 상영된다. 2012년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 등을 제치고 황금종려상을 품은 작품이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등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수십 년간 변치 않은 사랑을 나누다가 병마와 마주하게 된 80대 노부부를 주인공으로, 사랑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21일 세 번째 순서는 폴란드 출신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다. 프랑스, 독일, 폴란드 등의 합작품이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장교의 도움으로 유대인 강제 거주 구역을 탈출한 폴란드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의 실화를 영화로 만들었다. 전쟁의 참화 속에서 피어난 남자의 예술과 삶에 대한 의지를 그려 2002년 칸에서 극찬을 받았다. 애드리언 브로디는 이 영화로 미국 아카데미에서 최연소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2008년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로랑 캉테 감독의 ‘클래스’가 28일 마지막 순서를 장식한다. 프랑스 이민자 마을의 한 학교에서 실제 학생, 교사와 함께 촬영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작품이다. 프랑스 사회를 축소한 것 같은 교실을 통해 평등과 불평등의 문제를 다뤘다. 로랑 캉테는 프랑스 영화감독으로는 모리스 피알라(‘사탄의 태양 아래서’) 이후 21년 만에 황금종려상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관람료 9000원.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칸 황금종려상의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다면…

    칸 황금종려상의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다면…

     예술영화전용관 아트나인이 6월 시네프랑스 프로그램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스페셜’로 꾸린다. 프랑스 영화 중 황금종려상 수상작 네 편을 매주 화요일 오후 8시에 한 편씩 소개한다. 7일 첫 순서는 3년 전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은 물론, 이례적으로 주연 배우인 레아 세이두와 아델 에그사르코풀로스에게까지 황금종려상을 안겼던 ‘가장 따뜻한 색, 블루’다. 평범한 소녀 아델이 우연히 만난 파란 머리 소녀 엠마로 인해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강렬한 감정을 느끼며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동성애가 소재라 올해 칸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와 가장 많이 비교되기도 했다.  14일에는 거장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두 번째 황금종려 수상작 ‘아무르’가 상영된다. 2012년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 등을 제치고 황금종려상을 품은 작품이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등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수십 년간 변치 않은 사랑을 나누다가 병마와 마주하게 된 80대 노부부를 주인공으로, 사랑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21일 세 번째 순서는 폴란드 출신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다. 프랑스, 독일, 폴란드 등의 합작품이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장교의 도움으로 유대인 강제 거주 구역을 탈출한 폴란드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의 실화를 영화로 만들었다. 전쟁의 참화 속에서 피어난 남자의 예술과 삶에 대한 의지를 그려 2002년 칸에서 극찬을 받았다. 애드리언 브로디는 이 영화로 미국 아카데미에서 최연소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2008년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로랑 캉테 감독의 ‘클래스’가 28일 마지막 순서를 장식한다. 프랑스 이민자 마을의 한 학교에서 실제 학생, 교사와 함께 촬영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작품이다. 프랑스 사회를 축소한 것 같은 교실을 통해 평등과 불평등의 문제를 다뤘다. 로랑 캉테는 프랑스 영화 감독으로는 모리스 피알라(‘사탄의 태양 아래서’) 이후 21년 만에 황금종려상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관람료 9000원.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섹션’ 하정우, ‘아가씨’ 가장 인상 깊은 사람은? “김민희 아닌 김태리” 이유보니

    ‘섹션’ 하정우, ‘아가씨’ 가장 인상 깊은 사람은? “김민희 아닌 김태리” 이유보니

    ‘섹션’에서 하정우가 배우 김태리의 첫인상이 가장 인상깊었다고 언급했다. 29일 방송된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는 칸 영화제에 입성하며 외신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영화 ‘아가씨’ 출연진과의 인터뷰가 전파를 탔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김민희, 김태리, 조진웅, 하정우 화려한 배우들의 등장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첫 인상이 가장 인상 깊은 사람을 지목하는 질문에서 하정우, 조진웅은 김태리를 지목했다. 하정우는 “김민희와 조진웅은 자주 봤다 김태리는 처음 봤으니까 인상 깊다”며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김태리는 “김민희 선배님이 말투가 애교 스럽다”며 선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MBC ‘섹션TV 연예통신’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민희 “첫 베드신이 동성…감정 연기 충실”

    김민희 “첫 베드신이 동성…감정 연기 충실”

    김민희(34)는 가장 존경하는 선배로 손꼽은 전도연의 뒤를 따라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출발 전 최대한 즐기고 오겠다고 다짐했건만 쉽지 않은 일. “기립 박수가 좀 생소했어요. 기쁜데 편안하지는 못했죠. 불안한 느낌이랄까요.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그때는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쉽게도 칸의 여왕이 되어서 돌아오지는 못했다. 그래도 콧등을 살짝 찡그리며 짓는 미소에서는 만족감이 묻어나왔다. ●“칸서 기립박수 받을 때 불안… 담엔 즐길 수 있을 듯” 그녀를 칸에 세운 작품은 새달 1일 개봉하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다. 어려서 부모를 잃고 묘한 취미를 지닌 이모부(조진웅)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란 일본 귀족 아가씨 히데코를 연기했다. 그녀의 막대한 상속 재산을 노리고 가짜 백작(하정우)과 숙희(김태리)가 접근하며 영화가 시작되는데, 숙희가 히데코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며 이야기가 꿈틀댄다. ‘시스로맨스’(시스터+로맨스)의 대명사인 리들리 스콧 감독의 ‘델마와 루이스’(1991) 느낌도 있다. 우정이 사랑으로 바뀌며 관능미가 듬뿍 발라졌다. 서로를 속고 속이며 전체 3부로 구성된 미스터리의 얼개가 구미를 돋운다. 여기에 박 감독 특유의 향기까지. 무엇보다 ‘아가씨’는 가련하고 순정한 처녀에서부터 팜파탈의 느낌까지 주는 변화무쌍한 김민희를 보는 즐거움이 크다. 1부에서 숙희의 눈으로 한 차례 풀어냈던 이야기가 2부에서 히데코의 시선으로 되감기며 재미가 치솟는데, 특히 히데코가 피식 웃음을 터뜨리는 1부 마지막 장면을 기점으로 김민희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관객들에게 선물한다. “시나리오를 워낙 재미있게 읽기도 했지만 박찬욱 감독님과 작업을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영화 색깔이 강하고 독특하잖아요. 배우의 또 다른 모습을 찾아내 주는 감독님이라고 생각했죠.” ●“박찬욱 감독 배우의 새 모습 찾아줘… 함께하고 싶었죠” 아무래도 세간의 관심이 전라의 베드신에 쏠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듯. 생애 첫 베드신인데 그것도 동성 간이다. “(노출신은) 당연히 힘들지 안 힘든 배우가 어디 있겠어요. 어쨌든 다른 감정들까지도 소화해 내야 하는 장면이었기 때문에 배우로서 최대한 집중하려고 노력했지요. 동성애라고 굳이 선을 긋고 생각하지 않고 사랑의 감정이라고 생각하며 따라갔을 뿐이에요.” 다섯 살 때부터 조선에서 살아온 일본인 캐릭터라 일본어 대사가 상당하다. 이모부의 취미와 관련된 낭독회 장면에서는 실제 일본 사람 못지않게 낭랑한 모습을 뽐낸다. “아무래도 일본어는 제가 가지고 놀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감정을 넣어서 하기가 쉽지는 않았죠. 수개월간 개인 교습을 따로 받고 현장에서도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으며 연습을 많이 했어요. 하다 보니 재미가 생겨 일본어로 흥얼거리는 버릇이 생길 정도였죠. 원래 2부 처음의 일어 내레이션 장면을 좋아했는데 나중에 한국어로 바뀌어 아쉽네요.” ●CF스타·패셔니스타 넘어 연기 물 올라… “연기 자체 즐길 것” CF 스타, 패셔니스타, 신세대 아이콘에 머무를 것 같았던 김민희는 드라마 ‘굿바이 솔로’(2006)와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2008)에서 가능성을 엿보였고, 변영주 감독을 만나 찍은 ‘화차’(2012)에서 마침내 연기를 할 줄 아는 배우로 ‘포텐’을 제대로 터뜨렸다. 아마도 ‘아가씨’로 김민희를 다시 보게 되는 관객들이 많을 것이다. 덩달아 그녀에 대한 기대가 한층 높아질 것은 분명하다. 부담감은 없을까. “어떤 부담을 갖고 연기를 하면 연기를 못할 것 같아요. 그런 건 연기를 방해하는 불순한 생각이라고 봐요. 연기의 길을 가야겠다고 결심한 게 ‘굿바이 솔로’ 때인데 벌써 10년이 넘었어요. 어찌 보면 긴 시간인데, 그때부터 한결같은 마음이에요. 계속 준비하고 노력하고 인연을 만나서 작품을 하게 되면 그 자체가 소중한 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그런 과정 자체를 즐기려고 합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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