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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盧 vs DJ, 그리고 한나라당의 ‘투 트랙’

    “김구 선생이나 좌파가 집권했다면 어떻게 됐을까.”,“미국이 없었다면 한국의 현대사는 어떻게 변했을까.” 노무현 대통령이 지방행에 따라 나선 정부 고위 인사에게 던진 질문이다. 핵심 측근은 “노 대통령은 창의성과 팩트가 있는 토론을 좋아한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의 역발상에 제대로 맞장구치며 토론할 수 있는 인사는 많지 않다고 한다. 이종석·진대제 전 장관, 김영주 산자부 장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이 손에 꼽히는 정도다. 대선 공간에서 ‘노심(盧心)은 무심(無心)’이라는 해석에 의문 부호를 다는 시각도 상상력이 풍부한 노 대통령의 특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열린우리당 핵심 당직자가 “노 대통령은 항상 무에서 유를 창조해 왔다.”며 노심에 주목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런 노 대통령이, 노구를 이끌고 전장에 뛰어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각자의 정치 지분을 확인하고 통합 논의의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노 대통령의 ‘대세론’과 김 전 대통령의 ‘1대1구도론’이 범여권을 달구고 있는 것도 각자 지지세를 결집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해석이 많다. 이해찬 전 총리의 부상을 계기로 친노 후보간 전략적 분화가 두드러지고, 범여권 후보의 동교동 방문이 끊이지 않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번 주에도 범여권 각 정파와 후보는 노심과 김심(金心)의 갈등 속에 각자 약진하는 단계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정치컨설팅업체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상호 지분과 이해 관계가 불명확한 상태에서 대통합은 의미가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면서 “김 전 대통령의 ‘1대1구도론’은 노 대통령이 추진하는 방향으로 이탈하거나 흔들리지 말라는 대(對)호남 메시지이며, 노 대통령의 ‘대세론’은 시간을 끌기 위한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노심과 김심에 기대려는 후보들이 딜레마를 맞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대선에서는 유권자가 시대와 사회의 발전을 통해 삶이 개선되길 바라는 진보적 키워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면서 “계승보다는 변화, 승계보다는 극복의 키워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김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자기 판을 복원하려는 사람이고, 노 대통령은 대선 이후 자기 판을 만들려는 사람”이기 때문에 공통 분모를 찾을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열린우리당 탈당파 이강래 의원의 전망도 흥미롭다. 한나라당은 이번주 대선행 투 트랙(two track)을 본격 가동한다. 일반 국민에게는 29일 광주를 시작으로 5명의 후보가 참여하는 4대 권역별 정책토론회를 선보이고, 당 내부적으로는 후보 검증작업에 들어간다. 광주 토론회는 올 대선 국면에서 후보들이 참가하는 첫번째 정책 검증의 장(場)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후보들은 토론회 이후 여론의 평가가 현재의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의 각축전은 물론이고 뒤늦게 경선전에 뛰어들어 특유의 전투력을 발휘할 홍준표 의원의 감초 역할이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소장파인 고진화·원희룡 의원의 승부수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각 후보가 내놓는 주된 이슈가 무엇이며, 상호 공방전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가 관건”이라면서 “초반 분위기를 타는 후보가 상승세와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kpark@seoul.co.kr
  • ‘기자실 통폐합’ 파문 확산

    정부의 기자실 통폐합 조치와 국정홍보실 존폐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한나라당이 25일 언론관계법, 신문법, 방송법, 언론중재법 등 관련 법률의 전면 개정에 나서기로 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는 기자실 통폐합 발표 이후 첫 공식 반응을 내고 “홍보처 폐지는 정치 선동”이라고 반박했다.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범여권에서도 “한나라당의 국정홍보처 폐지 주장은 정치공세”라며 국정홍보처를 개편하거나 기능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기자실 통폐합과 국정홍보처 폐지, 언론 관련 법률 재개정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6당 원내대표 회담을 제안해 오는 30일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을 갖기로 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6월 국회에서 국정홍보처가 폐지되도록 힘을 모으고, 신문법, 방송법, 정보공개법, 언론중재법 등 언론관계법의 개정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청와대브리핑에 홍보수석실 명의로 글을 올려 “한나라당이 ‘현대판 분서갱유’라며 ‘홍보처 폐지’를 주장하고 ‘언론자유 수호’를 외치는데, 이건 정치적 선동”이라면서 “한나라당의 뿌리인 민정당이 집권하던 시절의 공보처가 언론사와 언론인들을 어떻게 다뤘는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내실 있는 브리핑제도와 깊이 있는 정보공개를 위해 이르면 8월시행 때까지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은 “언론탄압이라고 하는데, 공사기간 빼면 불과 몇달 동안 대통령이 대체 무슨 탄압을 하겠다고 시스템을 바꾸겠느냐. 대통령도 솔직히 참 힘이 든다. 누가 이걸 하고 싶겠느냐.”고 말했다고 청와대브리핑은 전했다. 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는 6당 원내대표 회담 제의는 수용하면서도 정부의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특히 장 원내대표는 전날 국정홍보처 폐지법안을 6월 국회에서 협의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과는 달리 “홍보처 폐지는 한나라당의 정치 공세 차원이며, 홍보처의 기능은 어느 정부에서든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해 국정홍보처 기능 조정론에 무게를 뒀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도 “국정홍보처의 기능은 필요하다.”며 폐지론에 반대했다. 박찬구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기자실 통폐합 파문] “춘추관 기자는 모이 쪼아먹는 병아리”

    [기자실 통폐합 파문] “춘추관 기자는 모이 쪼아먹는 병아리”

    “새로 출입하게 됐습니다. 만나서 인사도 하고 현안 취재도 하고 싶은데요.”,“지금은 바쁘고, 다음 주초에 연락드릴 테니 꼭 봅시다.”(하지만 그는 기자가 춘추관을 출입한 지 7주가 되는 지금까지 전화 한통 없다.) “점심 식사 하면서 나눈 대화는 관행적으로 ‘비보도’(오프더레코드)인데 기사를 쓰다니 유감입니다.”,“‘비보도’를 전제하지도 않았는데,‘관행’이라는 잣대를 일방적으로 적용할 수 있나요.”(기자실 통폐합 조치에 주도적 역할을 한 그는 이달 초 하루만에 ‘유감 철회’의사를 전해 왔다.) 이번 기자실 통폐합 방안에서 “왜 청와대 기자실인 춘추관은 빠졌나.”라는 질문에 청와대는 “개방형 브리핑제의 취지에 가장 근접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7주간 춘추관을 체험한 기자에게 춘추관의 취재 시스템은 ‘개방형’이 아니라 ‘폐쇄형’에 가까웠다.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이 지난 22일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의 배경을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한 기자가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전화를 받지 않고, 사실 확인도 제대로 안 해주고, 전화 메모를 남겨도 콜백이 안 온다. 알권리를 차단당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다른 기자는 “하루에 전화를 10통씩 해도 제대로 통화가 되는 일이 드물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취재원이 ‘입맛’에 따라 기자들의 전화를 골라 받거나 질적·양적 정보 제공에 편중을 두는 사례도 춘추관에선 알려진 얘기다.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기자의 정보 접근성이 공적인 시스템이나 기자의 성실성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안면과 연줄에 의해 차별화·양극화되고 있는 것이다. 기자가 아무리 ‘발품’을 팔아봐야 취재원 접근이 차단되고 제한된 개방형 브리핑제에서는, 신생 언론사나 매체력이 약한 언론사가 정보 접근성에서 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일부 언론사의 시장 독과점을 견제하려던 참여정부의 언론정책이 정작 취재현장에서는 매체간 정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키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아이로니컬하다. 평일 하루 한차례 오후 2시에 실시되는 대변인의 공식 브리핑은 ‘피할 건 피하고, 알릴 건 알리는’식으로 정보의 양과 질이 공급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재단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문답 시간이 있긴 하지만, 언론이나 국민이 관심을 갖는 사안에는 정제되고 힘빠진 답변이 돌아오기 일쑤다. 오죽하면 “춘추관 기자는 모이(보도자료)만 쪼아먹는 병아리”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까. 천호선 대변인도 24일 비공식 간담회에서 “전화 취재와 정보의 투명한 공개 문제에서 청와대가 변하고 고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성실하고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제도화 필요성을 인정했다. 또 다른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앞으로 전화 취재 시스템이나 전자 브리핑 제도, 백그라운드 브리핑의 실효성을 높이는 등 취재 지원시스템을 보강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속 방안들이 개방형 브리핑제의 모범이라고 하는 춘추관 시스템의 문제점을 얼마나 해결할 수 있을지는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취재현장에서 하루하루 치열하게 부딪치는 기자들과 부처 공무원들의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고는 ‘언론의 총궐기’가 쉽게 사그라질 수 있을지 솔직히 의문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노대통령 “한·미 FTA 후속대책 임기내 제도화”

    노무현 대통령은 23일 “내년까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비준이 될지 안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한·미 FTA 후속 대책 현장점검 차원에서 제주 감귤농가를 방문, 농민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한·미 FTA로 인해 우리 농민에게 생기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할 일은 제 임기 안에 전부 제도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정권이 바뀔 때가 되면 정책이 가다가도 또 뒤집어지는 수도 있고 해서 걱정이 되지만 실제로 그렇지는 않다.”면서 “제가 약속한 것은 다음 정부에서도 깨지 못하도록 농림부 정책을 일관되게 단단히 심어 놓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옛날로 치면 대통령도 이 정도면 좀 괜찮은데 요새 우리 국민들이 눈이 높아져 가지고 영 안 쳐준다. 저도 품질향상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기자실 통폐합 파문] 靑 “뭘 알고 비난하나 언론 헛스윙하고 있다”

    “모든 언론이 총궐기하고 있는데, 이는 헛스윙을 하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부 부처 기자실 통폐합과 사무실 출입 금지를 골자로 하는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방안’이 언론들로부터 역풍을 맞고 있는 현실을 빗대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언론들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선입관을 갖고 이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사실 관계를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방안은 2003년 개방형 브리핑제가 도입된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옛날 기자실 체제로 돌아가려는 것을 바로잡고 보완하자는 것”이라면서 “뭘 알고 비난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정치권의 반발에는 “대통령이 임기 말에 이 문제로 덕볼 일이 뭐가 있냐.”고 반문한 뒤 “지금 하지 않으면 다음 정부에서는 다시 옛날 시스템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문제 의식에서 원칙과 사명감, 안목을 갖고 추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부처 사무실 출입 금지가 위헌이면 모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가 위헌 국가”라면서 “공간을 37개에서 10개 정도 줄인다고 위헌이 되느냐.”고 말했다.“사무실 출입 허용은 군사정권 시절 10개 정도의 관리 가능한 언론사가 있던 시절에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무단출입 문제된적 있나” 질문에 머뭇

    “무단출입 문제된적 있나” 질문에 머뭇

    이날 정부중앙청사 10층 브리핑실에는 신문·방송 등 국내 언론사 출입 기자들이 총출동했고, 외신기자도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김창호 홍보처장도 이런 관심은 처음이라는 듯 브리핑 내내 떨리는 목소리가 감지됐다. 한 기자가 “대선 예비후보들이 모두 반대하는 상황에서 예산 낭비가 아닌가?”라는 지적을 했다. 그러자 김 처장은 “그럴 리는 없다.”면서 “역사를 거꾸로 되돌릴 만큼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되받았다. 다른 한 기자가 “사무실 무단 출입이 문제가 된 사례가 있느냐.”고 질문하자 잠시 머뭇거린 김 처장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사해 보고 만약에 있으면 한두 개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처장이 “낡은 관행”이란 단어를 반복하자 한 기자가 “낡은 관행 속에서도 전문기자로 명성을 날린 분”이라고 쏘아붙이면서 미묘한 감정대립이 일어나기도 했다. 청와대에서도 신문기자 출신인 윤승용 홍보수석이 출입 기자들에게 설명하다 항의성 질문이 잇따르자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출입 기자들은 “청와대 송고실인 춘추관은 참여정부의 개방형 브리핑제의 취지에 가장 근접하게 운영되고 있어 존치하기로 했다.”는 윤 수석의 설명에 대해 “취재원 접근이 막히고, 알권리도 차단당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일부 기자는 “취재에 어려움이 많다. 비서관들이 전화도 받지 않고, 사실 확인도 안해 주고, 전화 걸었다는 메모를 남겨도 콜백이 안 온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박찬구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취재자유·알권리 침해 헌법소원 대상 된다”

    “취재자유·알권리 침해 헌법소원 대상 된다”

    정부가 기자실을 통폐합하기로 하고 전자대변인을 언론 접촉 창구로 제한하는 문제와 관련, 법조계에선 대체로 ‘언론의 취재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기자실운영 당연한 행정서비스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을 지내다 3월 퇴직한 서상홍 변호사는 22일 “행정부내 지침이라고 하더라도 직접적으로 기본권을 침해한다면 헌법소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알권리는 기자들의 자유로운 취재와 보도를 통해 구현되는데 그동안 기자실 운영과 공무원 접촉 등으로 누릴 수 있던 취재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알권리 침해와도 직접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실 운영이 정부가 주는 시혜로 해석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선 “국민 자체가 국가인 이상 행정서비스를 시혜로 볼 수 없다.”면서 “당연히 해야 할 행정서비스를 안 하는 것도 문제지만 하고 있던 것을 없애는 것도 문제다.”고 덧붙였다. 헌재 사무처장을 지낸 박용상 변호사 역시 “신문은 국민의 정보 소스이고 기자는 국민의 알권리를 대변하는 것”이라면서 “기자의 취재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를 제한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헌법연구관 출신인 이석연 변호사는 “기자실은 정부부처의 소유물이 아니다. 주권자인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국민의 이름으로 설치한 국민의 것이다.”면서 “자기 뜻에 안 맞는다며 기자실을 통폐합하는 건 자유민주주의의 토대를 무너뜨리는 행위이며 기본권의 핵심인 보도의 자유,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다.”고 말했다. ●공공복리 위해 비밀공개 금지는 합헌적 반면 헌법재판관을 지낸 이시윤 변호사는 “정부부처에 대한 자유로운 취재를 막는다는 점에서 언론통제지만 국가안전보장·공공복리·질서유지를 위해 직무상 비밀 공개를 금지한다고 본다면 제한이 합헌적일 수 있다.”면서 “정부의 세세한 조치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다.”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헌법연구관 출신인 황도수 변호사는 “단지 기자실이라는 공간의 자유로운 사용권을 놓고 따지는 문제라면 헌법소원 대상이 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전자대변인 등으로 언론 접촉 창구를 제한하는 것은 공무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홍성규 이재연기자 cool@seoul.co.kr ■ 시민·사회단체·학계 우려…“언론감시 거부하겠다는 것” 정부가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을 확정발표한 데 대해 시민·사회단체와 학계는 일제히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 학자는 “빈대 한 마리 잡기 위해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방안을 마련하면서 공청회 등 여론수렴 과정을 무시한 데다 해당 부처와의 협의도 제대로 하지 않은 ‘밀실행정’이라는 비난도 높았다.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문종대 교수는 “기존의 폐쇄적인 기자실 운영에 따른 폐단을 수정하는 것이 통폐합뿐이냐.”고 반문한 뒤 “정부 입장에서는 가장 쉬운 방법이겠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밀어붙이기식 정책’ 추진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 비쳐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교수는 “정보가 잘 소통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정보공개를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사실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내용이어서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무공간의 무단출입을 방지할 수 있는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방침에 대해서는 “기자들이 정부 문건을 몰래 빼돌리는 등 법적으로 저촉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 한 사무실 출입을 막아선 안 된다.”면서 “정부는 국민들에게 각종 정책을 자세히 설명할 의무가 있고, 그것을 기자들이 대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김기태 교수 역시 “기자실 운영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방식의 하나로 기자들의 공적 취재원인 공무원 접촉 자체를 차단하는 정책은 그 자체로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대로 밀어붙인다면 기자실 운영의 폐해를 고치겠다는 의도는 전해지지 않고, 대통령의 언론관에 대한 비난만이 쇄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상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진보와 보수, 친정부, 반정부를 떠나 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면서 “열리고 참여한다는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정부라면서 홍보 효율성 차원에서 기자실이나 브리핑룸 등을 없애고 통폐합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창수 새사회연대 대표는 “제대로 된 의견 수렴이나 공론 형성 없이 정부 입맛에 맞는 것만을 강요하는 민주주의의 전횡”이라면서 “몇몇 언론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입맛에 맞는 정보만 던져 주고 나머지는 가린다는 이야기인데 참여정부의 언론관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한창일 때 경찰 수뇌부는 ‘검찰과 달리 일선 경찰서에는 기자들이 수시로 들락날락하기 때문에 숨길 게 없다. 어항 속처럼 투명하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국민의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면서 “그런 경찰이 이제 와서 기자실을 폐쇄한다면 고문 수사를 하겠다는 건지 원래 어항 속처럼 투명한 조직이 아니었던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팀장도 “경찰서에서 감시의 눈길이 없어지면 분명 인권 침해의 요소가 높아질 수 있다. 일선 경찰서의 인권침해가 많이 개선됐지만 지금도 폐쇄적인 공간인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박홍환 임일영 정서린 박창규기자 stinger@seoul.co.kr ■ 정부 브리핑 표정 이날 정부중앙청사 10층 브리핑실에는 신문·방송 등 국내 언론사 출입 기자들이 총출동했고, 외신기자도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김창호 홍보처장도 이런 관심은 처음이라는 듯 브리핑 내내 떨리는 목소리가 감지됐다. 한 기자가 “대선 예비후보들이 모두 반대하는 상황에서 예산 낭비가 아닌가?”라는 지적을 했다. 그러자 김 처장은 “그럴 리는 없다.”면서 “역사를 거꾸로 되돌릴 만큼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되받았다. 다른 한 기자가 “사무실 무단 출입이 문제가 된 사례가 있느냐.”고 질문하자 잠시 머뭇거린 김 처장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사해 보고 만약에 있으면 한두 개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처장이 “낡은 관행”이란 단어를 반복하자 한 기자가 “낡은 관행 속에서도 전문기자로 명성을 날린 분”이라고 쏘아붙이면서 미묘한 감정대립이 일어나기도 했다. 청와대에서도 신문기자 출신인 윤승용 홍보수석이 출입 기자들에게 설명하다 항의성 질문이 잇따르자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출입 기자들은 “청와대 송고실인 춘추관은 참여정부의 개방형 브리핑제의 취지에 가장 근접하게 운영되고 있어 존치하기로 했다.”는 윤 수석의 설명에 대해 “취재원 접근이 막히고, 알권리도 차단당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일부 기자는 “취재에 어려움이 많다. 비서관들이 전화도 받지 않고, 사실 확인도 안해 주고, 전화 걸었다는 메모를 남겨도 콜백이 안 온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박찬구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전자브리핑 실효성 의문 정부가 브리핑실 통폐합과 함께 내놓은 취재 지원 서비스 강화 방안의 핵심은 전자브리핑제 도입과 정보공개법 개정 추진이다. 전자브리핑제는 프랑스 외교부가 실시중인 방식으로, 브리핑 참석이 어렵거나 신속한 답변을 원하는 기자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국정홍보처의 주장이다. 브리핑 내용을 동영상으로 실시간 온라인 송출하고, 속기로 풀어 텍스트로도 제공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잇단 질의·응답 힘들어 그러나 기자들은 물론 언론학자들도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낸다. 통상적으로 언론브리핑은 질의와 응답, 또 그에 대한 질문과 응답이 꼬리를 물고 이루어지는데, 전자브리핑에선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한번에 응답이 끝날 수 있는 간단한 질문만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질문에 대한 답변 속도와 질이 보장될지도 미지수. 언론 속성상 분초를 다툴 때가 많은데, 전화 혹은 대면을 통했을 때만큼 답변이 이루어지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만족스럽지 않은 답변을 올릴 경우 제대로 된 답변을 요구하기도 매우 어렵다. 답변 여력 때문에 기자별, 혹은 사별로 질문 수를 제한하겠다는 방침도 부작용이 예상된다. 홍보처 관계자는 “시스템 정착을 위해서는 기자들의 절제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질문을 했을 경우 정부가 입맛에 맞는 질문에만 답변하는 폐단이 있을 수 있다. ●‘정보공개법 개정´ 구체내용 없어 정보공개법 개정 추진 방안은 정부가 ‘마지못해’ 내놓은 인상이 짙다. 개정 방향만 내놓았을 뿐 어떤 조항을, 언제까지 어떻게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빠져 있다. 정보공개를 청구할 때 답변 시한(15일)이 너무 길고, 답변 예외 기준이 추상적이라는 점, 빠르고 정확한 정보가 필요한 언론의 속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인들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등의 문제에 대해선 홍보처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노대통령 ‘불호령’

    노대통령 ‘불호령’

    노무현 대통령은 21일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감사혁신포럼의 외유성 남미 출장과 관련, 국민에게 사과하고 해당 감사들의 부적절한 행태를 엄중 질책했다. 노 대통령은 공직사회와 공기업 전반의 해외연수제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는 등 제도 개선과 재발방지책 수립을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공공기관 감사 공직기강 재정립을 위한 간담회’에서 “공공기관 감사의 부적절한 행태로 물의를 빚어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날 간담회는 노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획예산처에 ‘공공기관 감사 전원 소집’을 비밀리에 지시해 마련된 자리로, 참석 감사들은 노 대통령의 참석 사실을 행사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전혀 몰랐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노 대통령이 감사들을 전격 ‘집합’시켜 ‘불호령’을 내린 셈이다. 노 대통령은 “어느 공직보다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되고 공공기관 내부의 방만경영을 견제해야 할 감사들이 관행에 따라 외유성 출장을 시행한 것은 명백한 실책이며, 문제의식의 부재를 드러낸 것”이라고 질책하고, 기획예산처 등 관계기관의 조사를 토대로 필요한 조치를 조속히 취할 것을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감사뿐 아니라 공공기관 전체와 정부를 포함해 해외 연수제도와 공공기관 감사역할의 재정립을 위한 전반적 대책을 강구하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또 “세상이 변하고, 국민의 요구수준도 날로 달라지고 있다.”고 전제한 뒤 “관행이고, 다른 사람이 그렇게 한다고 해서 괜찮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종부세 깎아주는 후보는 1% 대통령”

    “종부세 깎아주는 후보는 1%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은 21일 대선 후보의 부동산 공약과 관련,“어떤 대통령 후보가 양도소득세나 종부세를 깎아준다고 공약한다면 그 사람은 1% 대통령, 많아야 ‘4%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매일경제·MBN 특별 대담 ‘노무현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6억원 이상 주택을 가지고 있어서 종부세에 걸리는 사람이 전체 다해서 4%니까,‘4% 대통령’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 중에 가장 넉넉한 그 4%를 위해 세금을 깎아주겠다고 공약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될 수 있겠나.”라면서 “1가구 1주택 갖고 있으면서 65세 이상 되는 사람은 1%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1가구 1주택 장기 보유자에 대해서는 종부세의 예외규정을 두거나 세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종부세와 보유세)증가율이 너무 높은 게 문제이며, 현실에 맞춰 세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유시민장관 전격 사퇴

    유시민장관 전격 사퇴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취임 1년 3개월만에 21일 전격 사퇴했다. 유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을 둘러싼 정치 공세가 계속되면 복지정책에 부담을 끼치게 될 것이라며 사퇴배경을 밝혔다. 이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은 유 장관의 사의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은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유 장관과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 유 장관의 사의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4월 초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지만 한 달 이상 보류됐다.”면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복지부의 여러 정책이 정치 공세로 불안정해져서 최근 다시 사의를 수용해 달라고 절차를 밟아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국민연금법을 제외하고 다른 갈등사안이 대부분 해결됐다.”면서 “내가 계속 보건복지부에 머물면 직원들에게 누를 끼치게 된다. 대선주자들이 국민연금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 유 장관은 향후 거취에 대해 “복지정책과 사회투자전략 등 대통령과 내가 추진하던 복지정책을 담은 책을 수개월 동안 집필할 것”이라면서 “복귀 이후 열린우리당 당원과 국회의원으로서 활동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단 한번도 대선에 도전하거나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며 사퇴와 관련된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유 장관이 지난 주말 문재인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와 사의를 거듭 표명했고, 주초에 언론에 사의를 밝히겠다는 입장을 청와대에 전했다.”면서 “문 실장은 노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고 대통령은 이에 대해 특별히 언급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박찬구 구혜영 오상도기자 koohy@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대선주자의 ‘현찰’

    정치는 현찰로 한다. 경쟁자와 차별되는 정치 자산이 현찰이다. 말로만 ‘공약’(空約)하는 어음정치는 신뢰를 주지 못한다. 부도가 날 수 있다. 현찰이 있어야 정치적 파괴력이 따르고,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현찰은 ‘낡은 정치 청산’이며, 최소 20%의 고정 지지층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호남과 ‘50년 만의 정권교체’가 자산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현찰은 청계천과 현대건설의 성공 신화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그의 부모가 정치 자산이다.‘잃어버린 10년’은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공유한 현찰이며, 한나라당이 내세우는 최대의 정치자산이다. 그러나 나라를 운영하려는 정치지도자는 과거형 현찰만으로 부족하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상대와 대립되는 미래지향적 이슈제기에 성공할 것인지가 대선구도의 관건”이라면서 “국익과 한반도 평화, 개방형 통상국가, 사회투자국가 등 미래가치가 담긴 화두를 선점하기 위해 후보 고유의 메시지와 정치행보를 일관성 있게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대선주자의 현찰 싸움이 시작된다.21일 전국위에서 경선룰이 확정되면 경선관리위와 검증위가 잇따라 가동된다. 검증 공방은 오는 29일 광주에서 시작되는 4대 권역별 정책토론회로 이어진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각자의 자산을 다 쏟아부으며, 전면적 대결국면에 들어가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국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공세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릴 기세다. 이 전 시장은 “과거 이회창 후보가 내부 검증에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는 논리로 공세적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반도 대운하나 한·중 열차페리식의 설익은 정책으로 미래 어젠다를 주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검증 공방이 분열의 빌미로 작용할까. 김우석 한나라당 디지털정당위원장은 정치환경의 변화를 들어 신중한 반응을 보인다. 김 위원장은 “과거 대선과 달리 당을 나가면 실패한다는 여론의 압박이 워낙 강하다.”면서 “각 진영의 참모들이 내년 4월 총선 공천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상황도 원심력을 줄이는 요인”이라고 진단한다. 반면 양쪽 진영간 갈등의 본질이 정치적 생존권 확보에 있는 만큼, 최악의 분열상황과 정치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범여권의 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 모두 국민에게 내보일 정치자산이 부족하다 보니 지지율이 고만고만하다. 노 대통령의 현찰에 기대, 차별화에 따른 반사이익을 노리거나, 계승에 따른 후광효과를 기대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임기 중에 개혁과 통합을 이루려 했는데, 내 성격이 그래서 그런지, 다른 사람이 보는 이미지가 그래서 그런지, 통합은 힘들 것 같다. 대신 임기말까지 구부러진 것을 바로 펴는 것에 계속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차기 후보의 현찰로 ‘개혁’보다는 ‘통합’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주말 노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통합 메시지가 범여권의 각 정파나 주자의 ‘반한나라당’행보에 적잖은 동력을 제공할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두 전·현직 대통령의 정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들의 공과를 계승·극복하는 정치 메시지와 어젠다 장악력이 범여권 주자에게 필요한 가장 큰 현찰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ckpark@seoul.co.kr
  • 전력·철도 등 위기상황 대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는 18일 전력·철도를 비롯한 국가핵심기반의 기능 마비 등 중대 상황에 대비해 관련분야 공기업에 적용하는 ‘공공기관 위기관리 지침’을 마련했다. NSC 사무처는 “이 지침은 전력·철도·도로·석유·가스·수자원 등 국가 경제와 국민 생활, 정부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공기업이 평소 효율적인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운영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지난해 7월부터 기획예산처 등과 협조해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침은 공기업을 비롯한 각종 공공기관이 관리해야 할 위기관리 분야와 유형을 설정해 위기관리의 개념, 위기관리 체계의 구축과 운영에 필요한 조직·문서·자원의 구성, 위기관리 활동의 기본방향과 기준 등을 담고 있다. 분야별 위기관리 세부지침은 경영위험 관리, 재난 관리, 커뮤니케이션(홍보)위기 관리, 갈등 관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적용 대상은 기획예산처가 지정한 297개의 공공기관 가운데 위기발생시 파급영향이 큰 한국전력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석유공사 등 17개 기관이며, 추후 대상기관이 확대될 예정이다. NSC 사무처 관계자는 “이 지침이 해당 공공기관의 위기관리체계 구축과 운영, 위기관리 활동 등을 더욱 효율화하고 정부와 공공기관 간 위기관리 활동의 연계·협력을 도모하며, 민간분야의 위기관리 인식 확산과 발전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노대통령ㆍDJ 나란히 범여권 대통합론 ‘합창’

    연말 대선을 앞두고 범여권 헤게모니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주말 동시에 대통합을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의 분열을 막는 것이 반(反)지역주의라는 대의를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며 당 지도부 중심의 대통합론에 힘을 실었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친노 주자 등 특정인사를 배제하고 소통합을 추진하는 것을 겨냥, 대통합에 나서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대세 잃는 정치하면 안돼” 최근 노 대통령의 발언은 미묘한 뉘앙스 변화를 담고 있다. 지난 19일 무등산 메시지도 그랬다. 노 대통령은 이날 광주 무등산 산행길에 동행한 광주·전남 지역 시민단체 대표와 노사모 회원 등을 상대로 한 산상 연설에서 “지난해 말 나는 지역주의로 돌아가는 통합은 적절치 않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그때도 지금도 그것이 대의이지만, 그 이유 때문에 우리당이 분열되거나 깨지거나 없어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지역주의 회귀 반대’라는 ‘대의’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우리당 중심의 대통합’이라는 ‘대세’를 잃는 정치를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2·14 전당대회 직후와 비교하면 노 대통령 발언의 무게중심이 ‘지역주의 회귀 반대’에서 ‘우리당 분열 불가’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여권에서는 그 분기점을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의 ‘반발’ 시점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우리당 내에 지역주의 회귀 반대라는 대의를 따르는 분위기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전 의장에 이어 정 전 의장까지 돌아서는 상황에서 “이러다 정말 당이 깨어지겠구나.”라는 우려를 갖게 됐고, 이를 막기 위해 대의와 원칙을 양보할 테니 당을 지키자고 호소하게 됐다는 것이다. ●“특정인사 배제·소통합 안돼” 김 전 대통령도 이날 공교롭게 대통합 메시지를 정치권에 던졌다.7박8일간의 독일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인천공항에서 열린우리당 배기선 의원과 중도개혁통합신당 이근식 의원 등과 가진 간담회에서였다. 김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 관심이 많다. 내가 바라는 것보다 국민이 바라는 것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동교동계 관계자는 “민주당 박 대표의 특정인사 배제론과 소통합 논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대통합을 주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당 엇갈린 반응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은 “두 분의 발언이 우리당의 대통합론과 일맥상통한다.”면서 “5·18을 기점으로 본격적 대통합의 흐름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환영했다. 하지만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드디어 지역주의에 굴복했다.”면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협상에 숨통을 터주기 위한 책략”이라고 경계했다. 민주당은 “우리당 사수 의지를 숨긴 전략적 후퇴”라고 비판했다. 유종필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5·18 행사 때 열린우리당 사수의지를 밝혔는데 하루 사이에 다른 말을 했다.”며 “심중은 전자에 있으며 불리하면 어제처럼 후퇴하는 게릴라 방식”이라고 공격했다. 박찬구 나길회기자 ckpark@seoul.co.kr
  • “정권재창출 관심없다고? 절대 아냐”

    “정권재창출 관심없다고? 절대 아냐”

    노무현 대통령이 18일 지역주의 심판론과 민주세력 정권재창출론을 꺼내들었다.“지역주의는 오로지 일부 정치인들에게만 이로울 뿐”이며 “어느 누구도 도도한 진보의 흐름을 가로막거나 되돌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 운동 27주년 기념식’에서였다. 기념식에 이어 지역 경제인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는 “일부에서 내가 정권재창출에 관심 없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면서 “그건 절대 아니다.”고 민주세력의 정권재창출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지역주의 부활 조짐” 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가슴 아픈 일이지만 우리 정치의 지역주의가 아직 남아 있다.”면서 “광주 시민이 영남사람인 저를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만들었고, 영남에서도 30% 안팎의 국민이 지역당을 지지하지 않았지만, 선거제도가 합리적으로 바뀌지 않아 (지역주의 극복 노력에)후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군사정권의 업적은 부당하게 남의 기회를 박탈하여 이룬 것”이라면서 “그 업적이 독재가 아니고는 불가능했다는 논리는 증명할 수도 없고, 국민의 역량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세력임을 자처하는 사람 중에도 민주세력이 무능하고 실패했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민망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광주·전남 지역 경제인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은 “내가 탈당은 했지만, 열린우리당이 결정하면 따르겠다.”며 질서있는 통합의 결과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열린우리당 해체와 ‘도로민주당’ 회귀에 우려 표시 노 대통령의 발언은 열린우리당의 해체와 도로 민주당식 지역주의 회귀 움직임을 경계하고, 지역 중심의 호남·충청연대론보다는 지역주의를 벗어나려는 ‘영남의 30%’에 정권재창출의 단초가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군사독재 정권의 후신이라고 보는 한나라당과 민주세력 무능론을 주장하는 일부 진보진영 인사들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반(反)지역주의와 ‘김대중-노무현’을 계승하는 민주세력 단결을 역사 진전의 해법으로 내놓은 셈이다. ●“2단계 균형발전계획 밀어붙여 보자” 노 대통령은 이날 경제인 오찬간담회에서 2단계 균형발전계획과 관련,“대통령 선거판에 국회에 내놓고 밀어붙여 보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금년 1·4분기가 되면 (정책 입안이)마무리될 줄 알았는데 그게 늦었다.”며 “(현재)입안 중”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2단계 균형발전 계획의 핵심 내용과 관련,“(기업이)지방 가면 비용이 훨씬 줄도록 세금·인건비 확실히 줄여주고, 지방 가면 사람이 확보되게 해줘야 한다.”면서 “2010년쯤에는 보따리 싸서 가겠다고 기업이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겨냥? 한편 노 대통령은 “2011년 (혁신도시 건설이) 끝나고 나면 대운하 만든다는 사람도 있고 하니까 건설물량은 끊임없이 나올 것 같다.”며 듣기에 따라선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해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혁신도시 조성사업과 관련, 노 대통령은 “삽 뜨는 게 60조원쯤 되고 거기에 건설이 100조원 정도 될 것”이라면서 “제 임기 동안은 큰 건설을 못했고, 건설업이 썩 잘 돌아가지 않았다고 하는데 앞으로 5년 동안은 우리나라 건설업이 잘 돌아갈 것”이라고도 했다. 박찬구기자·광주 구혜영기자 ckpark@seoul.co.kr
  • 盧,단임제 한계 토로…“김 빠지고 동력 저하”

    “단임제 임기말에 김이 빠지고, 동력이 떨어진다.” 노무현 대통령이 단임제 임기말의 한계를 지적하며, 임기내 개헌 무산의 아쉬움을 털어놨다. 노 대통령은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 “요즘 일할 때마다 ‘지금 시작해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하는 망설임이 생긴다.”면서 “그럴 때마다 개헌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외환위기와 카드대란을 초래한 전임 대통령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환율과 부동산 등 주요 사안을 ‘일일 점검’하고, 하루 두세 차례씩 정책 점검회의를 여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노 대통령으로서도, 시간의 흐름 앞에서 느끼는 무력감은 피할 수 없는 듯하다. 청와대는 16일 “당시 국무회의 발언 중 ‘레임덕이 없다.’는 내용이 주목을 끌었지만, 대통령 발언의 취지는 ‘단임제의 한계와 그 보완책’을 강조한 것이었다.”며 발언 내용 전체를 청와대브리핑에 올렸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일반 국민이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정부 사이트에 접속해 바로 찾아갈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정보공개를 만들고 싶다.”고 예시한 뒤 “정말 해보고 싶고, 하면 좋겠는데 아무리 계산해도 임기중에 끝날 일이 아니니까 김이 빠지고 저 스스로 동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개헌을)차기 국회의 약속으로 넘겼지만, 다음 대통령도 단임제의 어려움을 또다시 겪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규제개혁 얘기를 하다가도 임기 안에 마무리할 수 있을까, 그동안의 경험과 분석을 토대로 새로운 정책을 세울 수 있을까, 그런 연구결과와 성과가 다음 정부에서 흐지부지되어 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레임덕보다는 정치권과 여당의 비협조 때문에 국정 수행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당의 협조를 구하지 못해 걸려 버린 법이 자치경찰법을 비롯해 몇 가지 된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단임제 임기말’의 보완책을 임기 없는 공무원에서 찾아야 한다고 제시했다.“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하면 담당부처와 책임자를 정해 부처의 과제로 뿌리를 내리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국무회의 직후에는 노 대통령이 “공무원이 열심히 일한 덕분에 정부 내부에 레임덕 현상이 없다.”고 자신감을 표현한 대목만 보도됐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오늘의 눈] 개성을 상상하며/박찬구 정치부 기자

    왜 대통령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이 너도나도 개성공단으로 상징되는 한반도 평화담론에 매달리는 것일까. 진보성향의 표심에 호소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하려는 정치행보라고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힘에 의한 평화’가 아니라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를 추구하는 탈(脫)분단식 접근이라는 평가에 굳이 인색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남북열차가 반세기 만에 개성에 간다. 끊어진 철로를 잇는다는, 그 이상의 의미를 두고 싶다. 역사적으로 개성은 복식부기 방식을 서양보다 200년 앞서 사용한 국제무역의 중심지였다. 현재는 금강산과 함께 북한 개방의 바로미터가 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개성의 미래는 어떨까. 어느 학자는 개성과 서울, 인천을 묶는 복합경제특구를 제안한다. 개성은 생산, 서울은 기획과 금융, 인천은 물류를 담당토록 하자는 발상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개성·파주 경제권을 형성해 북한을 개방으로 이끌자고 주장한다. 서울에서 60㎞ 거리에 불과한 개성에 일일 관광열차를 운행하자는 의견도 있다. 모두 한반도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동북아 평화와 통일시대의 주도권을 회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냥 될 일은 아닐 것이다. 자유무역협정(FTA)이 거부할 수 없는 국제사회의 현실이라면, 개성공단 원산지 규정처럼 FTA를 남한식이 아니라 한반도식으로 풀어나가는 게 단초가 될 수 있다. 남북이 FTA를 체결해 북한을 국제 경제질서에 ‘연착륙’시키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하다. 문제는 우리 정부가 6자의 틀에 얽매이기보다 ‘남북이 한반도 평화논의의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는 의지를 확인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남북의 정상이 악수하고, 우리 중소기업이 개성에서 물건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이나 했는가. 개성행 열차에 오를 각계 인사들이 함께 고민하고 상상하길 기대한다. 박찬구 정치부 기자 ckpark@seoul.co.kr
  • 노대통령 “3不정책 반드시 지켜져야”

    노무현 대통령은 15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입 3원칙, 이른바 ‘3불(不)정책’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스승의 날인 이날 전국 유치원과 초·중등 교원 30만여명에게 이메일로 보낸 ‘사랑의 사이버 카네이션 메시지’에서 “무엇보다 큰 걱정은 교육현실에 대한 잘못된 진단을 가지고 우리 교육에 진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주장을 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대입제도 만으로도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에 충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모범교원 초청 오찬에서 “지나친 경쟁 때문에 인간성이 망가지고 스트레스가 많이 생겨난다. 경쟁대열에서 낙오하면 또 다른 집단의 지배와 예속을 받아들여야 했던 것이 역사적 경험”이라면서 “문제는 사람됨의 교육과 경쟁력이 있는 교육, 창의력 교육과 인성·민주시민 교육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아나가느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뺄셈’의 권력투쟁 朴대博, 그리고 盧心

    대선을 겨냥한 정치권의 권력투쟁이 점입가경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간 갈등은 서로의 공약수를 줄여 차이를 부각시키는 ‘뺄셈의 정치’라는 성격을 띠고 있다. 상대를 굴복시키고 내쫓아야 내가 살 수 있다는 식의 이전투구가 이들에겐 권력의지와 정치생명을 건 승부수인 셈이다. 통합하고 덧셈을 해야 할 범여권에서는 참여정부 장관 출신의 일부 주자가 노무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꾀하면서 노골적인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지율 10%의 문턱을 넘는 사람에게 여권 지지층의 쏠림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범여권 주자에게는 떨칠 수 없는 ‘유혹’이자 악수를 자초하는 ‘독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엔 이번 주가 ‘박(朴)대 박(博)’의 분열 또는 봉합의 분기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을 전국위원회에 상정할지를 결정하는 15일 상임전국위원회가 중대 고비가 된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어느 한쪽이 밀려나가고, 정치생명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느냐, 이 전 시장이 대타협을 선택하느냐의 두 가지 가능성을 상정할 수 있다.”면서 “휴일과 주초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이 불리해지면 타협이 모색될 것이고,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무너지면 극단적 선택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선구도의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한나라당이 분열하고, 범여권이 ‘호남·충청 연합’을 중심으로 단일후보를 내세우는 3자구도론,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따로 출마해도, 비노(非盧)와 친노(親盧)의 분열로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4자필승론, 이 전 시장과 ‘반이(反李)’연합이 격돌하는 양자구도론, 박 전 대표의 산업화 세력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화 세력이 손을 잡는 영·호남 연대론 등이 그것이다. 한나라당 고위당직자는 “한나라당의 내홍은 정치권의 모든 세력에게 대선 국면에서 다양한 전략적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면서 “대선 구도 자체가 상당히 역동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범여권에서는 열린우리당 김근태·정동영 두 전직 의장과 친노 진영의 대립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두 전직 의장이 노 대통령과 통화한 내용이나 회동한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감정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갈등의 본질은 ‘노심(盧心)’으로 압축된다. 두 전직 의장은 청와대 주변에서 유력주자로 거론되는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등의 정치 동선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친노 진영의 영남신당설,‘선(先)정체성·후(後)대선론’ 등이 의혹의 배경이다. 청와대는 펄쩍 뛴다. 한 고위관계자는 “노심은 각개약진해서 뽑히는 사람을 추인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노 대통령의 유시민 장관 인물평도 같은 맥락이다.“재능이 있고, 노무현 정치에서 일탈한 적이 없지만, 내가 마음에 둔다고 범여권 후보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는 것이다. 여권에서는 정치 고수인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마음에 둔 후보가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을 환기시킨다. 최근 노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특정후보를 거론하거나 노심으로 오해받을 언급을 자제토록 당부한 것도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 사이의 간극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ckpark@seoul.co.kr
  • 임기말 더 세진 ‘靑 전투력’

    청와대의 시계는 여전히 2003년 임기 초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연일 왕성한 전투력으로 ‘왜곡’과 ‘오해’를 도마에 올리고 시시비비를 가려야 직성이 풀리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도 “지금이 임기 초가 아닌지 헷갈릴 정도”라고 자평한다. 11일에는 김근태 열린우리당 전 의장과 보수언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론자, 일본의 역사인식을 겨냥했다.천호선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 전 의장이 지난 8일 “노무현 대통령이 전화로 원포인트 개헌 주장을 비판했다.”며 사과를 요구한 것과 관련,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당시 김 의장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본인 선거를 치르지 않으니까 민심에서 멀어지고 선거에 무관심해진다. 그래서 4년연임제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얘기하자, 노 대통령이 당 의장으로서 대통령을 선거결과와 연관지어 부적절하게 평가한 부분을 비판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천 대변인은 “김 전 의장이 노 대통령의 발언을, 개헌을 비판한 것으로 오해한 것 같다. 의도적 왜곡은 아닐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환 정책조정비서관은 이날 청와대브리핑에 올린 글에서 보수언론이 참여정부를 매도하기 위해 지난 6일 프랑스 대선결과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김 비서관은 일부 보수언론이 우파인 사르코지가 당선된 대선 결과를 들어 ‘프랑스조차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데, 참여정부는 큰 정부의 미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 사례를 거론하며,“군사독재 시절 민주화운동을 모두 ‘빨갱이’로 매도한 것처럼 답답하고 두렵다.”고 밝혔다.‘저성장, 고실업, 고복지’ 체제의 문제점을 가진 프랑스와 복지지출이나 공무원이 턱없이 부족한 한국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김 비서관은 “프랑스 사람이 날씨가 더워 옷을 벗는다고, 아직 한기가 가득한 우리 국민에게 반팔을 입으라고 강요해서는 곤란하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한편 윤승용 홍보수석은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공동체 구축을 위한 제언’이라는 글을 청와대브리핑에 올려 “일본해 표기 주장은 과거 일본의 제국주의와 침략주의의 유산”이라며 일본 정부가 ‘최소한 동해 병기’라는 한국의 제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역사 교과서 왜곡과 일본군 위안부의 공식적인 책임 부인, 야스쿠니 신사와 독도 문제 등에서 일본 지도자와 보수세력이 보이고 있는 퇴행적 역사인식도 꼬집었다. 이수훈 동북아시대위원장도 청와대브리핑에 글을 게재,“한·미 FTA로 동북아시대 구상이 끝났다는 비판은 기우”라면서 “한·미 FTA 타결 이후 일본과 중국이 한국과 FTA에 더 적극적인 점에서 보듯, 한·미 FTA가 경제뿐 아니라 외교안보 측면에서도 한국이 동북아 질서를 구축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당 어렵다고 너도나도 대통령 공격 어려울때도 신의 지킬줄 알아야”

    “당 어렵다고 너도나도 대통령 공격 어려울때도 신의 지킬줄 알아야”

    “어려울수록 의리를 지켜야 한다.”노무현(얼굴) 대통령의 말이다. 하지만 참여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인사들에게 융단폭격을 맞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지난 2001년 11월10일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예비후보 자격으로 무주리조트에서 열린 당원단합대회에서 연설했던 내용이다. 청와대는 당시 노 후보의 연설 동영상과 요지를 10일 청와대브리핑에 올렸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민심은 당과 대통령을 떠났다.3곳의 보궐선거에서 우리는 실패했다. 당원들은 고개를 숙이고 있다.”면서 “민심의 파도는 김대중 대통령을 때리고 민주당을 흔들지만 역사의 조류는 우리와 함께할 것이며 역사의 법정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이 시기가 어렵다고, 민심에 도움이 된다고 우리 당에서도 최근 너도나도 대통령을 공격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면서 “당장 대통령이 두렵지 않다고 손가락질을 해서는 안 된다. 나라의 지도자는 어려울 때도 신의를 지킬 줄 아는 뚝심을 가져야 한다. 나는 의리있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김근태·정동영 두 전직 의장을 비롯한 비노 세력이 노 대통령을 공격하는 상황이 공교롭게도 당시와 너무 맞아떨어져 이들에게 메시지를 주기 위해 연설내용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윤승용 홍보수석은 청와대브리핑에 별도로 올린 글에서 “임기말 대통령과의 차별화 시도는 역대 대통령의 불행이자, 한국 정치가 극복해야 할 잘못된 유습”이라고 밝혔다. 대통령비서실도 따로 글을 올려 “노 대통령이 친노 세력을 묶어 열린우리당을 사수하려 한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왜곡이고 모함”이라고 강조하며 노 대통령을 향한 정략적 공세를 경계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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