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하이라이트]금융감독위원회
국회 정무위원회는 12일 금융감독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카드대란’과 관련해 금융감독기관의 관리·감독기능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또 ‘LG카드 사태’가 벌어졌을 때 LG카드 대주주들이 대량으로 주식을 매각한 사례를 제시하며,금융감독기관의 관리·감독이 부적절했음을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야4당이 합의한 대로 카드대란에 대한 국정조사를 벌여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카드대란은 천민적 자본주의가 카드사의 부실을 부채질해서 이뤄졌다.”면서 “규제폐지 만능주의가 판치고 있는데,이에 휩쓸려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감독 소홀이 카드거품 양산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은 “카드대란으로 국민들이 많은 고통을 받고 있고,카드사들이 휘청거리고 있는데,윤증현 금감위원장은 금감위 부위원장에게 인사 통보한 것외에 정책실패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했느냐.”면서 “야4당이 이미 합의한 카드대란에 대한 국정조사를 벌여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은 “길거리 모집을 하고,현금대출 비중을 늘리고,LG카드 사태에 대해서 늑장대응을 한 것이 현 정부인데,정책 당국자들은 책임을 안 지고 금감원 부위원장이 책임을 지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역시 같은 당 김정훈 의원은 “당시 대통령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외환위기를 1년 만에 극복하겠다고 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마구 외상으로 신용카드를 쓰게 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은 “카드대란은 정부의 규제와 감독이 부당하고,자유방임이 최고라는 식의 천민자본주의가 횡행했기 때문”이라면서 “현재도 규제폐지 만능주의가 세력을 얻고 있지만,이에 휩쓸리면 안된다.”고 주장했다.같은 당 문학진 의원은 “규제개혁위원회의 규제도입 지연이 카드사 부실과 신용불량자 양산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금감위도)책임 있는 감독당국으로서 신용카드사의 불량을 예견했었다면 더 강력하게 규제정책 도입을 건의했어야 했다.”고 따졌다.
●LG카드 대주주들의 주식 매각도 도마에
한나라당 이계경 의원은 “카드대란으로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을 때,LG카드 대주주들이 2003년 1∼11월까지 약 1700만주를 매각했다.”면서 “대기업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남경필 의원은 “LG카드가 유동성 위기로 현금서비스가 2003년 11월 21일에 중단됐는데,2주 전부터 LG카드 대주주의 친인척들은 주식 561만주,773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면서 “부당 내부자거래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의 도덕적 해이도 문제지만,더 큰 문제는 정부가 채권단에 대주주와 협상하도록 압박하고,산업은행에 LG카드사로 자금을 투입하게 한 관치금융”이라며 재정경제부 장관 명의로 산업은행 총재에게 LG카드사태 해결을 위해 협조를 당부하는 내용의 문건을 공개했다.열린우리당 전병헌 의원은 “LG카드 정상화 과정에서 LG그룹은 유동성만을 지연시켰을 뿐,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증인으로 출석한 강유식 LG구조본부장은 “지난해 LG카드 주식 매각은 LG그룹에서 분리된 LG전선 대주주들이 분리요건을 맞추기 위해 분산 매각한 것일 뿐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와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문소영 박지윤기자 symu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