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회담 난항 안팎
15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진통을 겪고 있다.
여야는 18일 총무회담을 갖고 이날로 끝난 국정감사 이후의 정기국회 의사일정 등을 논의했으나 절충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자민련 이긍규(李肯珪),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총무는 이날 잠정합의 상태에 있는 의사일정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예결위원장 배분문제에서 타결점을 찾지 못해 두 차례 마라톤회담을 거듭했다.
여야는 지난 주말 접촉에서 19일 새해 예산안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20∼22일 교섭단체 대표연설,22일 박지원(朴智元)문화부장관 해임건의안 처리,26일부터 11월1일까지 대정부질문 등의 의사일정에 잠정합의했다.
이날 회담의 최대 걸림돌은 예결위원장 문제였다.여당은 지난해 여야 총무간에 위원장을 윤번제로 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국민회의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야당은 합의한 적이 없으며 원내 다수당이 맡아야한다고 맞섰다.이부영 총무는 “여당이 위원장직을 가져가려는 것은 선심성예산을 단독처리하겠다는 저의가 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여야가 예결위원장직에 사활을 거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야당은내년 예산안을 선거법 등을 포함한 정치개혁 협상과 연계하겠다는 속셈이고 여당은 이를 차단하려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따라서 야당으로서는 예결위원장 자리를 여당에 내줘 여당이 예산안을 단독처리할 경우 연계전략이 무너지게 된다.특히 다른 상임위와는 달리 예결위는 미합의 안건에 대한 국회의장의 본회의 직권상정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예결위원장의 힘은 막강하다.
현행 소선거구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야당은 급할 것이 없다는 태도다.예결위원 명단도 아직 제출하지 않고 있다.반면 중선거구제로의 선거구제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여당으로서는 정치개혁 마무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예결위원장 문제와 정치개혁 협상문제를 놓고 벌이는 팽팽한 줄다리기의 해법이 쉽지 않은 것이다.
박준석기자 pj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