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박지원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대금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거북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이민자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일본인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012
  • 한국당 제외 정치권은 4대 강 사업 비판하는데 한국당만 “정치보복” 주장

    한국당 제외 정치권은 4대 강 사업 비판하는데 한국당만 “정치보복” 주장

    지난 4일 이명박 정부 시절 4대 강 사업을 실패한 사업으로 결론 낸 감사원의 4번째 감사 결과를 놓고 정치권이 6일 공방을 벌였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등은 ‘4대 강 사업은 총체적으로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했지만 한국당에서만 ‘부패는 없었다’고 맞받아쳤다. 포문은 친이(친이명박)계의 좌장이라고 불렸던 이재오 한국당 상임고문이 열었다. 이 고문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대운하를 만들기 위해 수심을 6m까지 판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강의 형편에 따라 수심을 조절한 것일 뿐 의도적으로 수심을 깊이 판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4대 강 전도사란 네임(이름), 명예스럽다”면서 이명박 정부 시절 벌인 4대 강 사업이 정상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고문은 감사원 감사 발표 후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권이 모든 정부기관을 총동원해 정치보복에 골몰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당을 제외한 정치권에서는 4대 강 사업을 일제히 비난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4대 강 사업은 국정농단보다 바로잡기 어려운 국토농단”이라면서 “수질을 개선한다는 거짓말로 31조원의 혈세를 퍼부었다”고 비판했다.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해 “앞선 3번의 감사는 감사라도 할 수도 없는 거짓말”이라면서 “4대 강 사업은 해악이 큰 사업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이 4차례나 감사하는 등 제 역할을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감사원이 맞춤형 감사를 전문으로 하는 권력의 시녀로 타락했다”면서 “감사원의 감사를 국회가 하자”고 주장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눈먼 쌈짓돈 후폭풍, 홍영표 “운영위 소위에서 특활비 투명화 논의”

    눈먼 쌈짓돈 후폭풍, 홍영표 “운영위 소위에서 특활비 투명화 논의”

    국회의원들이 눈먼 돈으로 불리는 연 80억원의 특수활동비(특활비)를 영수증 한 장 남기지 않고 사용한 사실이 처음으로 공개되자 정치권 안팎에서 후폭풍이 거세다. 정치인들은 이제서야 해명과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뒷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6일 2011년부터 3년간 가장 많은 특활비를 수령했다는 지적에 대해 “이 기간 민주당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 남북관계특별위원회 위원장, 법제사법위원회 청원심사위원회 소위원장이 겹치면서 금액이 많아졌다”고 해명했다. 참여연대가 전날 공개한 2011~2013년 국회 특활비 지출결의서에 따르면 박 의원은 국회 직원이나 당직자를 제외하고 실명이 확인된 국회의원 중 가장 많은 5억 9000만원의 특활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특수활동비를 받았지만, 국회 운영과 정책개발비에 썼지 개인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활비 폐지 논의에 대해 “필요한 예산을 필요한 곳에 적법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지, 무조건 폐지해서 정치나 정책활동을 위축시킬 필요는 없다”면서도 “국회에서 폐지를 논의하면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특활비 폐지를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특활비 내용과 사용처 등을 검토해봤는데 특활비라는 우산 아래 국회의원들이 보호를 받거나 특권을 누려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냈다”고 설명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후반기 원 구성이 완료되면 운영위원회에 소위를 설치해 특활비 문제를 본격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정부는 지난해 청와대 특활비를 이미 축소했다”면서 “국회 특활비는 운영위에서 소위를 만들어 하면 되고 정말 특활비가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떻게 투명하게 제도화할 것인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활비 폐지에 앞서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문제는 사용 내역이 공개되지 않으니까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안의 필요한 부분에 따라 예산을 놔두고 불필요한 부분은 없애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국회가 걸핏하면 개점휴업인 상태에서 특활비 유지를 주장하는 건 말이 안 된다.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현재 책정된 정책비가 부족하다면 증액을 하면 되고 꼭 기밀이 필요한 항목이 있다면 현실에 맞게 조정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지식인의 편지로 본 조선시대 삶과 역사

    지식인의 편지로 본 조선시대 삶과 역사

    옛 사람의 편지/손문호 지음/가치창조/416쪽/1만 5000원“지나치게 곧은 말과 교만한 행동이 스스로를 해치고 패망에 이르게 한다는 교훈은 내가 효직에게 굳이 깨우쳐 줄 필요도 없을 것이다. 무릇 사람은 세상에서 더불어 살아야 한다. 새처럼 높이 날아가 혼자 살 수도 없고 짐승처럼 멀리 달아나 혼자 살 수도 없다. 반드시 어느 정도 세속에 맞춰야 다른 사람의 미움을 면할 수 있다.” 오늘날 선배 세대가 후배에게 건네는 충심 어린 조언 같다. 하지만 대화는 조선 중종 때 막 천거를 받아 관직에 나가던 조광조에게 숙부 조원기가 보낸 편지글의 한 부분이다. 30대 젊은 나이에 초고속으로 권력의 핵심에 진입해 개혁을 시도한 조카에 대한 근심을 적어 보낸 조원기의 진심은 결국 왕에게 버람받은 조카의 불행한 최후를 미리 건너다본 듯하다. 이처럼 옛사람들의 편지는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삶과 역사를 통찰할 수 있는 매개가 된다. 시대와 인간의 삶에 대한 당대 인물들의 사상과 정서, 고민과 연민을 세심하게 짚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원대 총장을 역임한 손문호 전 교수는 조선조 지식인들의 편지를 발굴해 옛사람들의 궤적을 풍성하게 재생시키려 했다. 그 시도가 우리의 전통 인문학을 재조명하는 ‘사람을 향한 인문학’ 시리즈 첫 편이다. 거창하게만 보이는 인문학과 역사가 사람의 사소한 삶과 흔적에서 멀리 있지 않음을 보여 주려는 기획이다. 저자는 정도전, 이황, 기대승, 이순신, 박지원, 정약용, 김정희 등 조선 역사의 큰 전환점을 이룬 인물들의 편지 32통을 골라낸 뒤, 해설을 곁들여 조선의 정치사와 생활사에 촘촘히 살을 입혔다. 중국 송나라 유학자 정호가 “편지를 쓰는 것은 선비의 일에 가까운 것”이라 말했듯, 문학의 한 형식인 편지글에 나타난 유려한 문장에서 고전의 풍류도 느낄 수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씨줄날줄] JP의 묘비명/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JP의 묘비명/황수정 논설위원

    유명인들의 묘지명은 두고두고 회자된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영국 극작가 버나드 쇼의 저작을 한 권도 읽지 않았더라도 사람들은 그의 묘비명만은 기억한다. 한 줄의 묘비명으로 작품 세계를 새삼 궁금하게 이끄는 작가도 있다. 독설과 풍자의 미국 여성 작가 도로시 파커가 그렇다. 뒤통수를 탁 치는 묘비명 “먼지를 일으켜 죄송합니다”의 주인공. 이 괴짜 묘비명이 아니었다면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염문을 뿌리며 불꽃처럼 살다 간 바다 건너 작가를 국내 팬들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촌철살인의 서양 묘비문과는 다르게 우리에게는 개인적 삶을 응축한 묘지명(墓誌銘)이 많다. 묘지명이란 망자의 생전 행적을 기록한 글로, 대개 돌에 새겨 함께 묻었다. 조선 영·정조 때에는 미리 자신의 묘지명을 짓는 작업이 지식인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다. 일명 ‘자찬(自撰) 묘지명’. 다산 정약용의 것은 그의 삶을 통째로 반추해 볼 수 있는 고백서이자 역사적 재료로서도 압권이다. 18년 유배를 마친 뒤 환갑연에 자신의 행적을 독백 형식으로 정리한 묘지명에 다산은 집 뒤 정남향 언덕에 무덤을 어떻게 만들라는 유언까지 살뜰히 담았다. 자찬 묘지명만 유행한 게 아니다. 당대 문필가들이 직접 지은 가족 묘지명은 빼어난 산문의 가치를 자랑한다. 연암 박지원이 요절한 누님의 상여를 차마 떠나보내지 못해 읊은 묘지명은 조선 산문의 백미로 꼽힌다. 둘째가라면 서러운 문장가 이덕무가 “300자도 안 되는 글에 수천 글자의 문장 기세가 엿보인다”며 그 묘지명을 붓으로 베껴 쓴 이야기는 유명하다. 내로라하는 문장가에게는 묘지명 ‘대필’ 주문도 쇄도했다. 30대 후반 이름값을 드날리던 추사 김정희에게 묘지명을 받겠다고 장안의 세도가는 물론 청나라 서예계가 들썩거렸다. 지난 23일 타계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손수 묘비명을 남겼다. 맹자의 ‘무항산이무항심’(無恒産而無恒心·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가질 수 없다)을 인용한 121자의 글에는 회고와 반성이 함께 깃들었다. 그의 일생 궤적을 놓고 공과를 평가하는 목소리는 엇갈린다. 그럼에도 지금 분명해진 한 가지. 깊은 시선과 반성으로 92년 생애를 스스로 묘비명에 응축해 후대의 평가를 자청할 수 있는 품격의 정객이었다는 사실이다. 방대한 독서로 ‘르네상스 교양인’이라 불리던 고인의 별칭이 벌써 아련하다. 책꽂이에 거미줄 칠 것 같은 ‘막말’ 정치인들만은 JP의 묘비명을 밑줄 쳐 외웠으면 한다.
  • ‘박원순·문성근 등 사찰’ 원세훈 또 기소

    검찰이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정치인과 진보 성향 인사 등을 불법 사찰했다는 이른바 ‘포청천 작전’ 의혹과 관련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또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차장검사)은 원 전 원장과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 김모 전 대북공작국장을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원 전 원장은 앞서 ‘국정원 댓글’, ‘국정원 외곽팀 운영’, ‘MBC 장악’, ‘김백준 전 청와대 비서관 특수활동비’ 사건 등으로 수차례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달 3일 사찰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모 전 방첩국장을 먼저 기소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2월 대북공작금 유용 사건을 수사하다가 불법 사찰 정황을 포착했고, 지난 3월 국정원이 수사 참고자료를 제출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냈다. 원 전 원장은 2010∼2012년 당시 정부의 정책에 반기를 드는 인사들의 비위나 불법 행위를 찾도록 한 일명 ‘포청천 작전’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사찰 대상에는 봉은사 전 주지인 명진 스님, 야권 통합 운동을 하던 배우 문성근씨 등도 포함됐다. 또 2011년 9월 권양숙 여사의 중국 방문을 미행하기도 했고, 2012년 2월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일본 출장도 사찰했다. 시효 문제로 기소 내용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언론사 간부와 한명숙 전 총리,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황영철 자유한국당 의원 등도 사찰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사찰에 필요한 자금 중 일부를 대북공작금에서 꺼내 사용한 것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찰에 필요한 인력과 차량, 예산 등을 가짜 작전명으로 신청하고, 작성된 보고서를 보고 후 바로 삭제하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박원순·문성근 등 사찰’ 원세훈 또 기소

    검찰이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정치인과 진보 성향 인사 등을 불법 사찰했다는 이른바 ‘포청천 작전’ 의혹과 관련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또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차장검사)은 원 전 원장과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 김모 전 대북공작국장을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원 전 원장은 앞서 ‘국정원 댓글’, ‘국정원 외곽팀 운영’, ‘MBC 장악’, ‘김백준 전 청와대 비서관 특수활동비’ 사건 등으로 수차례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달 3일 사찰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모 전 방첩국장을 먼저 기소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2월 대북공작금 유용 사건을 수사하다가 불법 사찰 정황을 포착했고, 지난 3월 국정원이 수사 참고자료를 제출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냈다. 원 전 원장은 2010∼2012년 당시 정부의 정책에 반기를 드는 인사들의 비위나 불법 행위를 찾도록 한 일명 ‘포청천 작전’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사찰 대상에는 봉은사 전 주지인 명진 스님, 야권 통합 운동을 하던 배우 문성근씨 등도 포함됐다. 또 2011년 9월 권양숙 여사의 중국 방문을 미행하기도 했고, 2012년 2월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일본 출장도 사찰했다. 시효 문제로 기소 내용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언론사 간부와 한명숙 전 총리,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황영철 자유한국당 의원 등도 사찰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사찰에 필요한 자금 중 일부를 대북공작금에서 꺼내 사용한 것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찰에 필요한 인력과 차량, 예산 등을 가짜 작전명으로 신청하고, 작성된 보고서를 보고 후 바로 삭제하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DJP연합으로 정권교체 이뤄” “명암 엇갈리지만 큰 족적”

    “DJP연합으로 정권교체 이뤄” “명암 엇갈리지만 큰 족적”

    JP 영정 좌우 文대통령·MB 조화 2007년 틀어진 박근혜 조화는 없어 靑 “文대통령 조문 여부 안 정해져” 충청 출신 반기문·이회창 등 찾아 與도 “선배 정치인 떠나는 길 지원” 27일 발인… 자택서 노제 뒤 화장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24일에도 각계각층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빈소를 정면으로 가장 왼쪽에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조화를 시작으로 정세균 전 국회의장, 황교안·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조화가 줄지어 놓였다. 오른쪽에는 이명박·노태우 전 대통령의 조화가 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명의로 조화를 보냈다. 병상에 있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조화도 눈길을 끌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조화는 보이지 않았다. 김 전 총리의 부인 고 박영옥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형 박상희씨의 장녀다. 김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의 사촌 형부다. 두 사람은 2007년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사이가 틀어졌다. 빈소에는 박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 부부가 발걸음했다.여권 인사들은 공과에 관계없이 ‘선배 정치인’인 김 전 총리가 평안히 떠날 수 있도록 장례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빈소를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는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수록 후대에 도저히 흉내 내기 어려울 만큼 거인이시라는 것을 확인하곤 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 전 총리는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DJP 연합으로) 정권교체라는 큰 시대적 책무를 다한 어르신”이라고 했다. DJP 연합 당시 정치적 동지였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명암이 엇갈리지만 족적이 크다”고 평가했다. 문희상 의원,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등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날 낮 러시아에서 귀국한 문 대통령이 발인(27일) 전에 빈소를 찾을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는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동시에 우리 현대사에 짙은 그늘과도 작별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조문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해 홍준표 전 대표와 정우택·이명수·홍문표·성일종 의원 등 충청권 의원들, 김무성·나경원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고인의 영정 앞에 고개를 숙였다. 이한동 전 총리도 빈소를 지켰다. 김 권한대행은 “대한민국 경제가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토대를 세운 업적을 기려 저희가 환골탈태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박주선·유승민 전 공동대표, 손학규 지방선거 상임선거대책위원장, 김동철 비대위원장 등도 일제히 고인의 넋을 기렸다. 한승수 전 총리, 이철우 경북지사 당선자, 남경필 경기지사, 김문수 전 경기지사, 김용채 전 국회의원, 한갑수 전 농수산부 장관,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 이태섭 전 과기부 장관, 이긍규·김종학 전 국회의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등도 조문했다. 충청 대망론을 업고 지난 대선에 도전했다가 포기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빈소를 찾아 “우리 민주 정치의 발전과 산업화 과정에서 참 큰 공적을 이뤘다”고 했다. 생전 고인과 정치적으로 불편한 관계였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JP가 현역으로 있을 때 서운한 점도 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과거의 일이고 상가에 와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JP와 함께 3김 시대를 이끌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차남들도 조문했다. DJ의 차남 김홍업 전 의원은 “찾아뵙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YS의 차남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는 “아버지와 김 전 총리는 오랜 정치생활 동안 정치적 견해가 많이 다를 때도 있었지만 인간적으로 두 분이 정말 각별한 사이라 애석하다”고 했다.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 방송인 송해, 가수 하춘화·김추자씨, 배우 정혜선, 성우 고은정씨도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 준상주 역할을 맡은 정진석 한국당 의원은 장례 일정에 대해 “27일 오전 6시 30분에 빈소에서 발인제를 간단하게 지내고 영결식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27일 오전 9시 김 전 총리의 자택이었던 청구동에서 노제를 지내고서 오전 11시 서초동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할 예정이다. 이후 고향인 부여의 가족 묘원으로 가는 길에 고인이 다녔던 공주고 교정을 잠시 들를 계획이다. 장례위원장은 이한동 전 국무총리와 강창희 전 국회의장이, 부위원장은 정우택·정진석 의원과 심대평 전 충남지사 등이 맡았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JP 빈소 조문 이틀째... 박지원·한광옥·박지만 등 찾아

    JP 빈소 조문 이틀째... 박지원·한광옥·박지만 등 찾아

    김종필(JP) 전 국무총리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24일 이틀째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보다는 다소 차분한 분위기의 빈소에는 오전부터 여야 정치권을 비롯해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당시 정치적 동지였던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빈소를 찾았다. 박 의원은 “명암이 엇갈리지만 족적이(크다)”라며 DJP연합을 통해 헌정사상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룩하는데 기여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DJ정부시절)문화관광부 장관으로서 (고인을)총리로 모셨고, 최근까지 찾아뵙고 많은 지도를 받았는데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이완구 전 총리도 빈소를 찾았다. 이 전 총리는 ”충청인들만이 ‘JP키즈’가 아니고 JP의 여유와 너그러움, 관용을 생각하면 우리 모두가 JP키즈“라며 ”저는 속을 많이 썩여서 JP로부터 예쁨은 못받았다. 그런 개인적 많은 소회가 있다“고 말했다.이 전 총리는 한국당 전당대회 및 최근 당내 혼란에 대해 ”개인적으로 당권에 관심 없다는 말씀 정확하게 드렸다“면서 ”책임 문제가 나오는데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누가 누구를 대상으로 할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 부부도 이날 오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과 한광옥 전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최각규 전 경제부총리 등도 이날 일찌감치 조문을 마쳤다. 홍 실장은 조문 후 JP에 대한 훈장추서와 관련해 ”검토와 절차가 진행중“이라면서 ”오늘 정도에 결정하는 것을 목표로 해서 절차가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 바른미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등도 이날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문화 분야에도 관심이 많았던 JP의 빈소에는 문화계 인사들도 발걸음을 했다. 방송인 송해씨가 오전 1시께 조문한 데 이어 이날 가수 하춘화·김추자씨도 빈소를 찾았다. 한편 JP의 묘비에는 부인 고(故) 박영옥 여사가 지난 2015년 별세한 직후 고인이 직접 써둔 121자의 글귀가 적힐 예정이다. JP는 ”한 점 허물없는 생각(思無邪)을 평생 삶의 지표로 삼았으며 나라 다스림 그 마음의 뿌리를 ‘무항산이면 무항심(無恒産而無恒心·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견지하기 어렵다)’에 박고 몸바쳤다“고 했다. 이어 ”나이 90에 이르러 되돌아보니 제대로 이룬 것 없음에 절로 한숨짓는다. 숱한 질문에 그저 웃음으로 대답하던 사람, 한평생 반려자인 고마운 아내와 이곳에 누웠노라“는 글귀로 비문을 맺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지원 “김종필, 5·16 뺄 수만 있다면 가장 멋진 정치인”

    박지원 “김종필, 5·16 뺄 수만 있다면 가장 멋진 정치인”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23일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별세 소식에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5·16(군사쿠데타) 등을 뺄 수만 있다면 가장 멋진 정치인”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대중(DJ) 정부 때 총리·장관 관계로 JP를 모셨다”면서 “JP는 애국심과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하셨다”고 회상했다. 그는 “총리 재임 중에도 (청와대) 수석들과 정례적인 식사 자리를 마련하면서 권력의 흐름을 파악하시는 탁월한 판단력을 가지셨다”고 말했다. 이어서 “총리 퇴임 후에도 DJ와의 의견 조율차 신당동 자택으로 밤늦게 방문하면 고 박영옥 여사님과 함께 따뜻하게 맞아 주셨다. 그때마다 2인자의 길을 가시는 혜안에 감탄했다”고 회상했다. 또 “문화장관 재직 시 해임건의안 표결이 부결되자 총리께서 ‘박 장관 건강하세요. 미운 사람 죽는 걸 보고 나중에 죽으면 이기는 거예요’라고 하셨다”며 “그때 저는 모골이 송연해졌고 ‘아 그래서 30대에 혁명을 하셨구나’라고 순간 느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과거 JP 건강 이상설이 보도되고 YS(김영삼 전 대통령)는 배드민턴 운동으로 건강을 과시하고 DJ는 투석 중일 때 저는 ‘비록 대통령은 못하셨지만, JP는 3김 중 맨 나중 작고하신다. 그래서 내가 이겼다며 웃으시며 가신다’고 말했다”고 떠올렸다. 박 의원은 “1년 반 전 안철수 전 대표와 신당동을 방문했고 저는 그 후 두 세 번을 더 찾아 뵀다”며 “당시 안 전 대표 칭찬을 엄청나게 하셨지만, JP의 속내는 (대선) 보수후보 단일화였고 저는 그 의미를 알았지만, 그냥 넘겼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김종필 총리님. 역사는 발전합니다”라고 쓴 후 “사모님 다시 만나셔서 편히 쉬시고 ‘3김’도 하늘나라에서 만나셔서 저희에게 애국의 지혜를 주십시오”라는 당부로 마무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람들 살리려고 저잣거리를 떠돈 조선의 착한 거지

    사람들 살리려고 저잣거리를 떠돈 조선의 착한 거지

    이토록 고고한 연예/김탁환 지음/북스피어/628쪽/1만 6800원귀밑까지 찢어진 커다란 입. 짓뭉개져 입보다 더 낮은 콧등. 꿀벌이 제집인 줄 알고 들락날락거릴 만큼 큰 콧구멍. 털 하나 없는 눈썹 아래로 쏟아질 듯 흔들리는 왕방울만 한 눈. 연지를 칠한 듯 도드라지는 광대뼈. 몸에 살점이라곤 하나 없는 홀쭉이. 못난 몰골로도 모자라 걸어다닐 때마다 가축의 썩은 시체와 시궁창 냄새를 훅 끼치는 이 사내는 조선시대 이름난 추남 거지 ‘달문’이다. 소문이 어찌나 파다한지 달문을 직접 본 사람은 드물었지만 장안에서 그는 절대로 닮아서는 안 되는 흉측한 인간으로 통했다. 아무리 겉볼안이라지만 사귀어 보지 않은 이상 그 사람의 진가를 알아차리기는 힘든 법. 거지 패를 이끌었던 달문은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재담이면 재담 그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광대로 유명했다. 그뿐인가. 뛰어난 재주를 이용해 돈을 벌어도 자기보다 더 어려운 이들에게 베푸는 인품마저 갖췄다. 이쯤 되면 이야기의 극적인 구성을 위해 만든 허구의 인물로 보이겠지만 달문은 조선 후기 실존했던 사람이다. 연암 박지원(1737~1805)이 쓴 소설 ‘광문자전’에서 종로 저잣거리의 거지로 등장하는 ‘광문’이 바로 달문(1707~?)이다. 역사 소설가로 잘 알려진 김탁환 작가가 달문을 신작 소설에 불러낸 건 역시 그가 지닌 독보적인 매력 덕분일 터다. 특히 의아할 정도로 의롭고 착한 마음을 지닌 채 모든 사람을 믿고 도왔던 ‘한없이 좋은’ 한 인간의 본성에 주목했다. 작가는 매설가(소설가)를 꿈꾸는 인삼가게 주인 ‘모독’의 눈을 빌려 18세기 ‘만능 재주꾼’ 달문의 인간적인 면모를 세밀하게 그려 냈다. 달문은 꼭두각시, 놀이, 마술, 줄타기 등 조선 최대의 종합예술축제였던 산대놀이에 특히 능했다. 내로라하는 팔도의 재인들이 달문을 만나고 싶어서 줄을 설 정도였다. 이 정도면 콧대가 높을 법도 한데 달문은 자신을 낮추기에 바빴다. 온갖 판에서 춤추고 노래해서 번 돈은 늙고 병들어 죽을 날만 기다리는 광대들에게 나눠줬다.길 위를 떠돌던 달문은 굶어 죽는 백성들을 위해 ‘달문 유랑단’을 꾸려 흉년이 심한 고을만 골라 놀이판을 벌였다. 당연히 벌어들인 돈은 제 주머니에 넣지 않고 곡식을 사서 가난한 백성들에게 나눠줬다. 손에 쥔 게 없어도 그 돈이 꼭 필요한 이들에게 나눠준 사람이 부자라는 달문. 평생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온갖 손해를 기꺼이 감수하는 그의 기이한 행적을 보고 있자면 인(仁)과 자비를 강조한 공자나 부처도 이와 같았을까 싶다. 전국을 떠돌며 백성을 돕는 이유를 묻는 나라님에게 건넨 달문의 대답은 간단하지만 묵직하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나라님도 구제하지 못한 백성의 가난을 위해 인생을 바친 거지라니. 이토록 고고한 연예(演藝)라니. 작가는 작품의 말미에 실린 ‘작가의 말’에서 “거리의 사람들은 어리석고 심약하고, 더럽고 게으르며 무책임하다고, 몰상식하다고 욕심 덩어리라고, 꿍꿍이가 있다고, 병을 옮긴다고, 언제든지 범죄자로 돌변할지 모르니 위험하다고 공격받아 왔다”면서 “거리에서 평생을 흐른 한 인간의 몸과 마음을 통해 그 단단한 편견을 부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면 작가가 달문을 통해 우리에게 던진 질문을 곱씹게 된다. 이 험난한 곳에서 좋은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가능한가. 그렇다면 좋은 사람으로 잘사는 것은 무엇인가.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경제·문화 DNA가 흐른다… 종로가 서울, 서울이 종로였다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경제·문화 DNA가 흐른다… 종로가 서울, 서울이 종로였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5회 종로(종묘에서 사직까지) 편이 지난 9일 종로구 훈정동 종묘광장에서 사직동 사직단까지 종로 일대에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서울시와 서울신문사가 제작한 서울미래유산 로고가 인쇄된 빨간색과 밤색 스카프로 멋을 내고 도심을 활보했다. 올해 처음 미래투어에 합류한 강영진 해설자는 집결지인 종묘광장과 세운상가 9층 옥상정원 일원에서 오디오 가이드 시스템의 작동이 일시적으로 원활치 않아 육성으로 답사단을 이끄느라 고군분투했다.이날 투어에는 미국에서 온 중년부부와 남매의 손을 잡고 나온 젊은 엄마, 여행 마니아 대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가했다. 40명 정원을 채우는 만원사례를 이뤘다. 그랜드투어가 거듭되면서 매주 월요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예약 경쟁도 치열해졌다. 오전 9시 20분쯤 예약한 한 참가자는 “‘대기자5’였다”면서 서울미래유산의 열풍에 놀라워했다. 종묘(宗廟)와 사직(社稷)은 절대 통치자를 과거와 미래의 세계에 각각 연결하는 신성한 영적 공간이다. 종묘는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와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국가의 으뜸 사당이요, 사직은 농경사회의 근본인 토지의 신(國社)과 곡물의 신(國稷)에게 제사를 지내는 최고의 제단이다. 종묘사직의 줄임말인 종사(宗社)는 중세 봉건사회에서 국가나 왕조 그 자체였다. ‘좌묘우사’(左廟右社)란 궁궐의 왼쪽에 종묘, 오른쪽에 사직을 두도록 명문화한 것이다. 실제 종묘는 경복궁의 동쪽, 사직단은 서쪽에 있다. 조선 건국의 역사는 1394년 한양 천도 이후 종묘와 사직을 가장 먼저 세우고, 다음으로 경복궁을 건립했으며, 마지막으로 한양도성을 쌓았다. 일제는 한양도성을 헐고, 경복궁의 전각을 뜯어낸 뒤 총독부를 짓고, 제례를 폐지했다. 종묘에서 사직에 이르는 중심 길, 운종가(종로)는 사실상 서울의 최고, 최대 중심가였다. 사대문 안 서울은 남~북 간 육조가(세종대로)와 동~서 간 운종가(종로) 두 개의 큰길로 이뤄졌다. 지금도 두 간선도로가 강북의 뼈대를 이룬다. 종로가 영적 길이라면 육조가는 의전용 길이었다. 1830년에 그려진 ‘조선성시도’를 기준으로 보면 육조가 앞은 황토마루라는 나지막한 언덕이 버티고 앉았다. 광화문 네거리가 아니라 삼거리였다. 율곡로를 잇는 사직로도 1967년 사직터널이 뚫리기 전까지 막혀 있었다. 왕이 사직단에 행차하려면 육조가 공조 터(광화문 현대해상화재빌딩) 뒷길을 따라 서울경찰청 앞을 거쳐야 갈 수 있었다. 도심의 중앙에서 낙산 쪽은 넓고 평평했지만 높고 험준한 인왕산과 무악(안산) 고갯길에 가로막힌 서대문 쪽은 좁고 비탈졌다. 종묘에 비해 사직단 행차는 뜸했다. 20대 경종 이후로 2년에 한 번 정도 행차하는 데 그쳤다.종묘에서 사직에 이르는 동서 간선도로의 특징은 유교 국가 조선의 신성한 종교적 길인 동시에 이덕무가 ‘성시전도시’에서 읊은 것처럼 ‘팔만여 가옥에 세 개의 저자를 낀’ 도성의 저잣거리였다. 운종가 상점은 우산전, 생선전, 사기전(그릇), 상미전(쌀), 면주전, 면포전, 저포전, 지전, 선전(비단), 어물전, 철물전 등 17개 특정 물품을 파는 상점이 진을 쳤다. 종루에서부터 태묘(종묘) 앞까지 2000칸이 넘는 시전행랑이 빌딩처럼 솟았다. 박제가도 ‘온갖 장인이 붐비나니, 온갖 물화가 이문(이익)을 쫓아 수레가 연이었네’라고 한양의 영화를 노래했다. 종묘사직의 한 가운데 자리잡은 탑골(인사동)에는 특이한 문사 집단이 깃들었다. 이름해 ‘백탑파’였다. 사대문 안에 들어오면 사방 어디에서나 보이는 하얀 탑, 원각사지십층석탑은 한양의 랜드마크였다. 연암 박지원을 좌장으로 유금, 유득공, 서상수, 이서구, 이덕무, 백동수, 홍대용, 박제가 등 쟁쟁한 ‘북학파’ 선비들이다. 이들 중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은 정조의 명에 따라 지은 13편의 ‘성시전도시’ 중 한양과 운종가의 거리풍경을 묘사한 걸작을 남겼다. 18세기 탑골을 주름잡은 백탑파는 노론명문가부터 서얼까지 출신 성분이 다양했지만 신분을 떠나 어울렸다. 오늘날 인사동의 예술문화 DNA를 심은 사람들이다. 이들 중 서얼 출신 이덕무, 박제가, 유득공, 서이수가 규장각 검서관으로 등용돼 정조의 황금시대를 뒷받침했다. 탑골이라는 지명은 대리석으로 빚은 흰 탑에서 따온 것이고, 인사동은 관인방의 ‘어질 인’(仁)자와 대사동의 ‘절 사’(寺)자를 합쳐 만든 국적불명의 지명이다. 오랫동안 종로가 서울이었고, 서울이 종로였다. 적어도 조선 500년간 한양의 굳건한 중심이었다. 매일 도성의 새벽을 깨우던 운종가는 출판문화의 터전이었다. 책을 빌려주는 세책점이 책 중개인(서쾌), 필사꾼과 함께 유통공간을 형성했다. 1918년 미국인 선교사 쿤즈는 ‘서울에 모두 36곳의 책 대여점이 성업 중인데 독자는 상인, 술집주인, 학생, 노동자와 가정주부’라고 기록했다. 대개 한 집에서 30~ 50책을 대여했다. 탑골과 종루(보신각) 앞에서는 ‘책 읽어주는 노인’ 전기수가 ‘숙향전’, ‘심청전’, ‘설인귀전’ 등을 읽어주고 돈을 벌었다. 훗날 종로에 출판사와 서점, 학원가가 형성된 이유다. 또 개화기 전차, 전기, 빌딩 등 서양문물이 가장 먼저 이식된 첨단유행의 거리였다. 만민공동회와 조선물산장려운동과 삼일만세 운동이 일어났던 민족저항의 무대였다. 모던보이와 모던걸이 활개를 치던 근대화의 최전선이었다. 백화점, 서점, 빵집, 음악감상실, 빈대떡집, 다방이 시전행랑의 맥을 이었다. 1980년대까지 대중문화와 민주화의 성지였던 종로는 지금은 한 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제야의 종 타종행사가 열리는 서울의 여러 도심 중 한 곳으로 기억되고 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이원석 연구위원 ●다음 일정 : 홍대(경의선 철길) ●일시 : 6월 16일(토) 오전 10시~낮 12시 ●집결 장소 :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앞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 얼싸안은 서훈과 폼페이오…어떤 사이길래

    얼싸안은 서훈과 폼페이오…어떤 사이길래

    14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여러 청와대 참모진 가운데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특별히 반가운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취재진에 포착됐다. 서 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은 양팔로 서로의 어깨를 감싸며 환하게 웃었다. 두 사람은 한-미 정보라인의 핵심인사다. 폼페이오 장관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낼 때부터 각별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 원장은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여러차례 미국을 방문해 폼페이오 당시 CIA 국장과 대북 정보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신뢰를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자리에 국정원에서 북한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는 실무자도 대동해 구체적인 정보를 교환했으며 폼페이오 측도 만족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방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만남을 극비리에 추진했던 것도 서 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인 것으로 전해졌다.서 원장은 북한 정보라인을 책임지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도 각별한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통일전선부는 대남공작을 담당하는 정보기관이면서 대남 정책도 총괄한다. 서 원장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는 비공개 접촉에 대표로 참가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선친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을 가장 많이 만난 인물로 꼽힌다. 2007년 정상회담 과정에도 참여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북한과 미국 양쪽을 모두 잘 아는 서 원장과 폼페이오 ‘드림팀’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이뤄낸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공식 카운터파트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지만 최근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남북미 관계에서 서 원장도 못지 않은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박지원 “홍준표는 무서운 사람…대표직 사퇴해도 돌아올 것”

    박지원 “홍준표는 무서운 사람…대표직 사퇴해도 돌아올 것”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표가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밝혀 당 대표직 사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14일 오후에 예정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홍 대표는 무서운 사람”이라면서 재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박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홍 대표가 거취를 표명한다고 하는데, (당 대표) 사퇴는 하지만 다음 전당대회를 준비할 것”이라면서 “홍 대표가 재출마할 것이라고 본다. 스스로가 대권에 대한 욕망을 가지고 있다. 무서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앞서 홍 대표는 전날 오후 6시에 발표된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한국당이 사실상 참패한다는 결과가 나오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책임을 내가 진다”고 밝혀 대표직 사퇴를 시사했다. 박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결과가 너무 자명해 얘기할 게 없다”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이렇게 압승을 했기 때문에 야당과 협력하고, 또 우리도 협력해 더 좋은 대한민국으로 나가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홍 대표를 당할 만한 사람은 청와대 누구도 없고 민주당 누구도 없다. 그런데 이번엔 대북 문제에 대해서 나무를 잘 올라가는 원숭이라도 떨어졌다”면서 “그 어떤 사람이 전쟁을 원하는가. 비핵화로 가게 해야 하는데 (홍 대표는) 모든 인간이 동원할 수 있는 가장 강한 막말을 동원해 비난하니까 벌어진 일”이라는 말로 자유한국당의 참패 이유를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사전투표로 뭉친’ 민주평화당 지도부

    [포토] ‘사전투표로 뭉친’ 민주평화당 지도부

    민주평화당 지도부가 8일 오전 전남 목포시 동명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병완 원내대표, 박홍률 목포시장 후보, 조배숙 대표, 박지원 의원, 윤영일 의원.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프로미스나인 송하영 “작사 참여, 꿈에 다가간 것 같아 뿌듯”

    프로미스나인 송하영 “작사 참여, 꿈에 다가간 것 같아 뿌듯”

    프로미스나인 송하영이 새 앨범 타이틀곡 ‘두근두근’ 작사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5일 서울 명동 메사홀에서는 프로미스나인의 두 번째 미니앨범 ‘To.Day’ 언론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이날 멤버들은 “두번째 앨범을 발표하게 됐다. 데뷔 때와 비교했을 때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많이 준비했다. 데뷔 때와는 다른 떨림이 있다”며 컴백 소감을 전했다. 멤버 송하영은 타이틀곡 ‘두근두근’ 작사에 참여한 것에 대해 “평소 작사에 관심이 많았다. 팬들에게 내 곡을 들려드린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작사 참여로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선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프로미스나인은 이날 새 앨범 ‘To.Day’를 발매했다. 타이틀곡 ‘두근두근(DKDK)’은 독특한 사운드와 함께 프로미스나인의 보이스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퓨전 씬스 팝 장르의 곡으로, 영(YOUNG)한 비트와 매력 넘치는 코러스 사운드가 돋보인다. 멤버 송하영, 박지원, 이서연이 작사에 직접 참여했다. 사진=뉴스1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中 법인 방문한 박지원 두산 부회장

    中 법인 방문한 박지원 두산 부회장

    박지원(가운데) 두산그룹 부회장이 지난 25일 중국 산둥성 옌타이시에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DICC)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DICC의 올해 1분기 굴삭기 판매 대수는 501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7% 증가했다. 박 부회장은 “시장 변동성에도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사업 구조를 갖춰 나가자”고 당부했다. 두산그룹 제공
  • 워너원 황민현-라이관린, ‘복면가왕’ 판정단 “외모만큼 빛나는 추리”

    워너원 황민현-라이관린, ‘복면가왕’ 판정단 “외모만큼 빛나는 추리”

    오는 일요일(27일) 방송되는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는 복면 가수 8인이 ‘동방불패’에 대항하는 듀엣 무대를 펼친다. 연예인 판정단에는 워너원 황민현과 라이관린, 만능 뮤지션 창민, ‘국민 썸녀’ 레이디제인 그리고 떠오르는 신예 걸그룹 프로미스_9의 박지원이 참여한다.특히 워너원 황민현과 라이관린의 활약에 관심이 집중된다. 첫 출연에도 불구하고 “발음을 보니 확실히 래퍼다!”, “저 복면 가수는 아이돌 선배님이다!” 등의 소신 발언을 이어간 두 사람의 추리가 얼마나 적중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지난 4월 복면 가수 ‘게임보이’ 유회승에게 사랑을 고백했던 레이디제인은 이번에도 ‘국민 썸녀’의 면모를 이어간다. 그는 한 남성 복면 가수들의 듀엣 무대를 본 후 “모범생과 나쁜 남자의 대결이다.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너무 어렵다”고 진지하게 고민해 웃음을 안겼다. 작사, 작곡 실력을 겸비한 뮤지션 창민과 신예 걸그룹 프로미스_9의 박지원 또한 자신들의 지식과 촉을 총동원해 추리에 박차를 가했다.판정단의 신들린 추리 대전은 일요일(27일) 오후 4시 50분 ‘복면가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 영장 청구..보석 한 달 만에 재구속 기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 영장 청구..보석 한 달 만에 재구속 기로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사찰 조직인 ‘포청천 팀’을 지휘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이 석방된 지 32일 만에 다시 구속 기로에 놓였다.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진재선)는 25일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에 대해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및 특가법상 국소손실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는 이르면 오는 28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전 차장은 국정원 예산 48억원을 전용해 국정원 외곽팀을 운영한 국소손실 혐의로 1심 재판을 받던 중 지난달 24일 보석 석방됐다. 이 전 차장은 2011년부터 이듬해까지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과 함께 국정원 직원들로 하여금 권양숙 여사, 박원순 서울시장의 해외 방문 일정을 미행·감시하도록 지시하고, 배우 문성근씨가 야권통합 단체를 주도하자 컴퓨터 해킹을 지시하는 등 사찰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이 전 차장에겐 대북공작금 예산 수억원을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해외 비자금 등 의혹을 추적하는데 전용한 혐의도 있다. 지난 1월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원이 ‘포청천’으로 박 시장을 비롯해 한명숙 전 국무총리,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등 당시 야당과 시민단체 인사, 전직 언론인 등 민간인을 상대로 불법사찰하는데 대북공작금을 썼다고 주장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박지원, 북미회담 취소에 “국내에서 불필요한 논쟁 지양돼야”

    박지원, 북미회담 취소에 “국내에서 불필요한 논쟁 지양돼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25일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일방 취소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안전 운전과 국내에서 불필요한 논쟁은 지양돼야 합니다”라는 의견을 밝혔다.박지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북미정상회담 취소의 이유를 분석했다. 박 의원은 “풍계리 핵시설 폐기 한시간만에 트럼프 서신 공개로 북미회담이 연기된 사실에 충격을 금치 못합니다”라며 “펜스 부통령 인터뷰에 대한 최선희 부상의 발언이 직접 화근이 되었다고 판단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싱가폴회담 준비에 북한의 무성의한 태도가 더 큰 불씨를 제공했으며 근본적으로 과거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북한의 태도는 트럼프가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북한에 대한 불신, 진실성을 의심케 한 것으로 판단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펜스 부통령의 팍스TV 인터뷰도 23일 새벽 한미정상회담 전의 내용으로 최선희 부상의 직격탄은 트럼프로서는 볼턴까지는 인내 가능했지만 자신의 런닝메이트인 펜스 부통령에 대한 비판까지는 인내하기 어려웠으리라 짐작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아직 북미회담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나 입장이 바뀌면 서신이나 전화하라고 김정은에게 친절한 첨언을 했습니다”라며 “여기에 김계관 부상이 ‘아무 때나 마주 앉아 문제를 풀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습니다”라는 이유를 들었다. 그는 “저는 거듭 트럼프도, 김정은도 한계점에 도달했음을 지적합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천추의 한입니다”라면서 “다시 시작하면 특히 북한이 준비팀을 싱가폴에 파견하여 적극적인 준비에 임하고 북미 양국이 말 대 말이 아니라 행동 대 행동으로 나서야 한다 제안합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빈소 찾은 반기문… “기내 독서등 고장나자 구 회장이 자리 바꿔줘”

    빈소 찾은 반기문… “기내 독서등 고장나자 구 회장이 자리 바꿔줘”

    반 前총장, 도움받은 일화 공개 정의선·안철수 등 정·재계 발길 오늘 오전 발인… 수목장 관측도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별세한 이튿날인 21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엔 오전부터 각계 인사들이 잇달아 조문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과거 고인의 배려로 도움을 받았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유족이 비공개 가족장을 치르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고인의 빈소는 손님들로 북적이지 않고 조용했다. 하지만 고인을 추모하려는 각계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오전 10시쯤 빈소를 찾은 반 전 총장은 “2004년 권오규 청와대 전 경제수석과 경제설명회 참석을 위해 비행기를 탔는데 좌석 독서램프가 고장 난 걸 알게 됐다”면서 “마침 옆자리에 앉았던 구 회장은 ‘나는 자료를 안 봐도 되지만 두 분은 자료를 봐야 할 테니 자리를 바꿔 앉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유엔사무총장에 선출돼 뉴욕으로 가게 됐을 때도 “고인이 ‘공관에 전기제품이 필요하면 한국 제품으로 해 주겠다’고 했다”면서 “단순한 인사말이라고 생각했는데 공관 공사가 끝나고 가 보니 LG전자 제품이 와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귀국 뒤 통화에서 고인이 ‘내가 머리 수술을 받아 몸이 불편하다. 곧 나을 테니 그때 만나자’고 했다면서 “그게 마지막이었는데 그때 병원에 가서 문병이라도 했었으면 하는 자책감이 든다”고 말했다. 구씨 집안과 ‘3대째 동업자’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전날 해외에서 추도문을 보낸 뒤 이날 급거 귀국해 빈소를 찾았다. 그는 “어제 (추도사로) 말을 다 해서 더는 할 말이 없다”며 빈소로 들어갔다. 오후 빈소를 찾은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는 “너무 큰 상실감이 느껴진다”면서 “정치권에 있는 저도 고인 뜻을 받들어 기업인들과 제 역할을 열심히 다하겠다”고 말했다. LG CNS에서 부사장을 지낸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옛날에 LG에 있을 때 많이 사랑해 주고 예뻐해 주셨다”면서 “한국 경제의 큰 별이 너무 일찍 가셨다. 좋은 걸 남겨 줬으니 남아 있는 사람들이 잘 해야 되겠다”고 말했다.이 외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기업인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다.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사장)도 남편인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과 함께 조문을 했다. 또 그룹 부회장단과 임원 35명도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자유한국당 김광림·이완영,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 등 정치권에서도 발길이 이어졌다. 고인의 발인은 22일 오전 엄수된다. 그룹 측은 “유족의 뜻에 따라 유해는 화장하고 장지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수목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그룹 측은 “구체적인 장례 절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