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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성공단 제품 한국산인정 요구 농업등 취약부문 보완대책 검토”

    “개성공단 제품 한국산인정 요구 농업등 취약부문 보완대책 검토”

    |워싱턴 이도운특파원|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일(현지시간) 롭 포트먼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공동회견을 통해 한·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공식 출범을 발표하기 앞서 1일 워싱턴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추진이유 등을 설명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국익이라는 확신에 따라 FTA협상을 추진했다.”면서 “농업 등 취약 부문에 대해선 보완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도로, 항만, 원자력 발전소, 공항, 고속전철 등 하드웨어를 만들어왔는데 FTA는 21세기의 눈에 안보이는 초고속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면서 “(이를 넘어야)우리 경제가 계속 수출할 수 있고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어 3만달러 시대로 계속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크린 쿼터를 줄이는 것에 대한 반발이 심한데. -1997∼98년 외환위기 때 투자유치가 굉장히 중요했다. 그래서 미국과 투자협정(BIT) 체결을 위해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이 미국측에 73일을 제안했다. 당시는 한국 영화의 시장점유율이 25% 안팎이었지만 (정부가)1500억원을 지원해 지난 5년간 50%를 넘었다. 지난 2년간은 59%를 넘었다. 한국 영화 상영의무일수가 110일이지만 실제 상영일수는 170일이다.73일로 줄여도 경쟁력이 있다. 앞으로 5년에 걸쳐 4000억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안다. ▶미국과 스위스간 FTA 협상이 농산물 예외 인정 여부를 놓고 무산된 것을 보면 한·미간엔 농산물에 예외를 두지 않기로 합의한 것인가. -협상도 시작하지 않은 만큼 합의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모든 FTA엔 예외가 있다. 저라고 왜 예외를 요구하지 않겠나. 아예 배제하는 방법도 있고, 몇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개성공단 상품의 한국산 인정 전략은. -요구해야 되지만 북핵 6자회담이 영향을 미치는 게 있지 않겠나. 지금으로선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쇠고기, 사과, 고추 등은 FTA 체결때 국내 생산 감소가 클 전망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 품목들에 대해선 예외 요구를 생각지 않고 있나. -그렇진 않다. 어떤 상품에 대해 예외 여부가 결정된 게 없다. 농업분야에 대해 방어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도 과연 농산물을 미국에 수출할 것은 없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농업외에 한·미 FTA의 부정적인 영향은 어떤 게 있나. -아마 제일 민감한 게 금융서비스일 것이다. 타격 최소화 방안을 재정경제부와 협의 중이다.FTA에는 상호인정(MRA) 해주는 게 있다. 만약 양국간 자격증이 상호인정되면 수의사나 간호사가 미국에 진출했을 때 혜택이 있을 수 있다. 대미협상에서 그런 것도 검토하고 요구할 것이다. ▶교육, 법률시장의 개방 영향은. -95년 유통시장 개방때 다 망한다고 했지만 오늘 현실은 어떤가. 김대중 정부 때 일본에 문화시장을 개방하면 다 빼앗긴다고 했는데 지금 어떻게 됐나. 방어적으로 보는 사고방식보다 공세적으로 나아가서 우리가 뭘 수출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FTA로 양극화가 심해질텐데. -그런 부분이 사실 걱정스럽다.FTA를 하면 항상 어느 국가에나 단층(斷層)이 생긴다. 재취업을 위한 직업훈련 프로그램 등에 투자해야 한다. 정부는 농업분야에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양극화 문제를)무시하는 게 아니다. dawn@seoul.co.kr
  • [유림 속 한자이야기]溫故知新(온고지신)

    儒林(515)에는 ‘溫故知新’(익힐 온/예 고/알 지/새 신)이 나오는데,‘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안다.’는 뜻이다. ‘溫’자는 중국 귀주성(貴州省)에 있는 강 이름을 지칭하는 것이었으나 假借(가차)하여 ‘따듯하다’는 뜻을 나타내게 되었다.用例(용례)에는 ‘溫習(온습:이미 익힌 것을 다시 익힘),溫柔敦厚(온유돈후:성격이 온화하고 부드러우며 인정이 두터움),溫情(온정:따듯한 마음)’ 등이 있다. ‘故’는 본래의 뜻이 무엇인지는 확실치 않다.故의 의미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여러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해온 이야기’라는 주장에서부터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故에는 ‘일부러, 죽다, 본래, 오래되다, 까닭, 친구’와 같은 여러 가지 뜻이 있다.用例로는 ‘故事(고사:유래가 있는 옛날의 일),故意(고의:일부러 하는 생각이나 태도),變故(변고:갑작스러운 재앙이나 사고)’ 등을 들 수 있다. ‘知’자는 ‘안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인데, 이직도 무엇을 가리키는 것이었는지에 대한 定說(정설)은 없다.用例에는 ‘未知(미지:아직 알지 못함),安分知足(안분지족:편안한 마음으로 제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을 앎),知己(지기:자기의 속마음을 참되게 알아주는 친구)’ 등이 있다. ‘新’자는 ‘辛’(매울 신)을 音符(음부)로 하고 ‘斤’(도끼 근)이 意符(의부)인데, 본래 뜻은 ‘땔감’이었다. 점차 글자의 형태는 없고 發音(발음)만 존재하던 ‘새롭다’라는 觀念(관념)으로 借用(차용)되면서 본래의 뜻인 ‘땔감’은 ‘薪’자로 대신하였다.‘新規(신규:새로운 규칙이나 규정. 새로이 하는 일),革新(혁신: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 등에 쓰인다. 論語(논어) 爲政(위정)편에는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알면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라는 句節(구절)이 있다.朱子(주자)에 따르면, 이 말은 ‘예전에 들은 것을 익혀서 매일 마음에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것’이라고 한다. 이때 옛것이나 새것 어느 한 쪽에만 치우치지 않아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過程(과정)을 무시한 채 結果(결과)에만 執着(집착)하려는 사람들을 향해 왕충(王充)은 ‘옛일만 알고 오늘을 모르는 것을 육지에서 빠져 죽는 것이요, 오늘만 알고 옛일을 모르는 것을 대낮에도 눈이 멀어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警戒(경계)하였다. 實學(실학)의 대가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이 이른바 ‘法古創新(법고창신)’의 이념을 강조한 것 역시 같은 脈絡(맥락)이다. 옛것의 단순한 模倣(모방)과 保存(보존)도 잘못이며 새것을 위해 常道(상도)를 무시하는 破格(파격) 행위도 문제다. 진정한 創意力(창의력)은 옛것을 본받으면서도 융통성이 있고 새것을 만들면서도 古典(고전)에 근거를 둘 때 가능한 것이다(法古者病泥跡 創新者患不經 苟能法古而知變 創新而能典). 전쟁터에서도 말 위에서 책을 읽었다는 나폴레옹,世紀(세기)의 科學者(과학자) 뉴턴,發明王(발명왕) 에디슨,21세기형 영웅 빌 게이츠. 이들은 한 시대를 선도한 사람인 동시에 열렬한 讀書狂(독서광)이었다.創意力(창의력)과 思考力(사고력)의 伸張(신장)이 우리 교육의 관건인 만큼 古典(고전)에 대한 覺醒(각성)이 있어야겠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다산과 연암, 노름에 빠지다/유승훈 지음

    다산과 연암, 노름에 빠지다/유승훈 지음

    “경자년 봄에 촉석루에서 떠들썩하게 악기를 연주하다 해가 저물어서야 파하였습니다. 그리고 심 비장과 함께 저포(樗蒲) 노름을 하여 3천 전을 가지고 여러 기생들에게 뿌려주며 즐겁게 놀았던 일을 기억하십니까? 이제는 벌써 19년이 지났는데도 어제의 일처럼 역력합니다.” 1799년 황해도 곡산부사로 있던 다산 정약용이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의 한 대목이다. 천하의 학자이자 ‘목민심서’를 통해 관리의 청렴을 강조한 다산이 기생들과 노름을 벌이고 3000전이라는 거금을 뿌렸다니…. 하지만 이것은 ‘다산시문집’에 실려 있는 엄연한 사실이다. 물론 다산은 이후 수차례 도박의 중독성과 폐해를 경고하게 되지만, 이때만 해도 노름을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다산은 저포 노름을 양반과 기생이 함께 즐기는 흥겨운 놀이의 하나로 여긴 듯하다. ‘다산과 연암, 노름에 빠지다’(유승훈 지음, 살림 펴냄)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도박에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와 사회상을 추적한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도박사(賭博史)다. 다산과 연암이라는 조선의 대학자를 내세운 데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노름’이라는 놀이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우리 사회의 보편적 현상임을 보여준다. 저포는 백제시대부터 유행한 놀이로 주사위 같은 것을 던져 그 사위로 승부를 다투는 게임이다. 조선시대 저포는 도박 일반을 뜻하기도 했고 쌍륙 놀이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 다산의 편지에 나오는 저포 노름은 쌍륙 놀이를 가리킨다. 쌍륙은 조선 중기 이후 사대부의 놀이문화를 주도했다. 양반이 기녀들과 누린 풍류생활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쌍륙 놀이다. 혜원 신윤복의 ‘쌍륙삼매’나 기산 김준근의 ‘쌍륙 치는 모습’ 같은 풍속화를 보면 쌍륙이 얼마나 풍류남아의 주된 놀잇감이었는가를 금방 알 수 있다. 그렇게 보면 연암 박지원이 쌍륙 놀이에 빠져 있었다는 사실도 이해할 만하다. 연암은 편지를 쓰다가 문장이 막히면 혼자서 쌍륙을 쳤다고 한다. 왼손과 오른손을 양 편으로 삼아 자기 혼자 대국을 벌였다고 하니 그야말로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준 셈이다. 이 책의 의의는 무엇보다 우리 역사 속의 진정한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를 찾아냈다는 데 있다.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호이징가는 인간을 호모 루덴스로 정의, 모든 문화가 놀이로부터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우리 역사와 일상 또한 놀이를 떼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위론 왕에서 아래론 평민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 속에는 수많은 호모 루덴스들이 있어 문화를 살찌웠다. ‘놀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고려시대 임금 의종이다. 무인 성향이 짙었던 의종은 격구중독자였다. 말 위에서 긴 장대를 가지고 공을 골대로 쳐넣는 격구는 오늘날의 경마와 같은 스포츠 도박, 즉 내기성 놀이다.‘격구왕’이라 할 정도로 격구를 좋아한 의종은 이틀 동안 격구를 구경한 적도 있고, 대궐에서 국사를 논한 다음 내처 격구장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태조 이성계 역시 고려 말 가장 출중한 격구선수였다. 격구는 고려시대 크게 흥행했지만 임진왜란을 거친 조선 후기에 들어 명맥이 끊겼다. 책은 풍류로서의 도박뿐만 아니라 악질적인 도박 사례도 소개한다. 을사오적 가운데 한 명인 이지용은 희대의 ‘화투대왕’이었다. 그는 나라를 판 돈으로 한꺼번에 수만원씩의 판돈을 걸었다고 한다.1907년 국채보상운동이 펼쳐질 당시 조선의 국세총액이 1300만원이었으니 그의 노름돈을 합하면 나라를 살렸을 정도다.1931년 일제가 ‘골패세령’이란 법령을 통해 어마어마한 세금을 거둬 식민지 경영에 사용한 사실도 우리로선 잊을 수 없는 일이다. 저자(부산시립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도박이라는 비주류의 문화를 구체적인 예화를 통해 흥미롭게 다룬다. 최근 생활사나 미시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도박과 같은 음지의 역사는 여전히 관심권 밖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 이 책은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을 제공함으로써 우리 역사를 한층 풍성하게 해준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CEO칼럼] 실용주의에 대한 斷想/노영인 동양시멘트·메이저 사장

    [CEO칼럼] 실용주의에 대한 斷想/노영인 동양시멘트·메이저 사장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1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2005년 11월말 기준 무역흑자 규모는 사상 최대치인 908억달러를 기록했다. 외환보유고는 8000억달러에 다다른다.‘종이 호랑이’로 전락했던 중국이 세계 7위의 경제 대국으로 급성장한 것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은 이미 200여년 전에 중국의 저력을 간파했다. 그는 중국 청나라 건륭제 만수절(70세)을 축하하는 사절단의 비공식 수행원으로 중국을 찾은 기행을 ‘열하일기’에 담았다. 그가 북경에서 놀란 것은 화려한 궁성이 아니었다. 중국이 우리나라 동의보감 25권을 간행했다는 사실과 판본 또한 정묘함에 감탄한 것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 수준 높은 문집이나 유학 관련 서적이 많이 발간되었지만, 잡문으로 취급 받았던 실용서는 드물었다. 실용서인 ‘동의보감’이 중국에서 발간돼 요즘 말로 베스트 셀러가 된 것이다. 또한 당시 청나라의 국가 이념은 우리와 같은 주자학이었다. 그러나 주자를 정통으로 표방하면서도 불교, 도교 등의 영역을 인정했다. 심지어 건륭제는 달라이 라마를 스승으로 모셨다. 그 이면에는 강성한 티베트를 억누르려는 정치적인 안배가 숨겨져 있었다. 유목생활에서 비롯된 유연하고 실용적인 청나라의 노마드 정신을 읽은 박지원은 중국을 찾는 조선 선비에 대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주자를 반박하는 이를 만나거든, 부질없이 이단이라고 배척하지 말고, 그 속까지 스며든다면 천하의 대세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사회주의혁명 이후 국제 교류에 빗장을 걸고 폐쇄 경제를 지향했다. 실용성과 유연성을 잃은 경제와 문화는 깊은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반면 우리나라는 1970,80년대 고도성장을 거듭했다.90년대말 국가부도 위기를 겪었지만 ‘산업화에 늦었지만 정보화에서 앞서가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IT산업을 일으켰다. 그 결과 IT산업 종주국의 위상을 세웠다. 중국은 뒤늦은 1979년 대외경제개방정책을 내놓았다.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하면서 자본주의 경제를 받아들였다. 상하이, 선전 등 경제특구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지 10여년 만에 중국은 경제규모 면에서 아시아권에서 일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우리나라 코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머지않아 우리를 앞지를지 모른다는 초초감마저 들 정도다. 필자가 아는 중국 사람들은 “중국에서 사상은 실용에 복무한다.”고 초고속 성장의 이유를 댔다. 사회주의 혁명 이후 실종되었던 유연성과 실용성이 되살아난 것이다. 그 일례로 중국 경제특구에서는 5일 만에 공장 설립 인허가가 난다. 인허가뿐만 아니라 기업이 기업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통관, 세무 등 다양한 문제를 국가가 앞장서서 전 과정을 처리해준다. 우리나라 지자체도 벤치마킹하여 비슷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것은 차치하고라도 법적인 규제의 장벽이 높아 중국을 따라가기가 근본적으로 힘에 부친다. 달라이 라마에게 예를 표하라는 건륭제 앞에서 이단이라 하여 어깃장을 놓은 만수절 축하사절단의 모습이 떠오른다. 아직도 우리에게는 형식적이고 경직된 사고방식이 잔존해 있고 님비 현상이 팽배해 있다.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려 많은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이들이 경제 성장을 더디게 하는 걸림돌이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용후생을 추구했던 연암 박지원의 고언을 되새겨볼 일이다.‘이용(利用)이 있은 후에야 후생(厚生)이 될 것이요, 후생이 된 후에야 정덕(正德)이 될 것이다. 대체 이용이 되지 않고서 후생할 수 있는 이는 드물지니.’ 노영인 동양시멘트·메이저 사장
  • 정상명 검찰총장후보 청문회…與 호된 질타 野 무딘 추궁

    정상명 검찰총장후보 청문회…與 호된 질타 野 무딘 추궁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상명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첫날 여야 청문위원들은 날선 질문으로 후보자의 직무능력과 자질, 도덕성을 검증했다. 화두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로 좁혀지면서 김대중(DJ) 정부 시절의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이 구속된 ‘민감한’ 현안도 부각됐다. 열린우리당은 전직 국정원장의 구속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으며 정 후보자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 반면, 한나라당은 천정배 장관의 수사지휘권 논란을 강조하며 은근히 검찰을 두둔해 대조를 이뤘다. 첫 질의에 나선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은 X파일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하며 날을 세웠다. 그는 “도청은 YS(김영삼 전 대통령)때 더 많이 했는데 왜 DJ의 국정원장만 구속시켰느냐.”고 쏘아붙였다. 같은 당 우윤근 의원은 “아무 고민도 없이 무조건 구속하라는 식으로 쉽게 처리할 수 있느냐.”고 호통쳤다. 국회 정보위 소속이기도 한 최재천 의원은 “수사를 하려면 박정희 정권 때부터 하거나 최소한 통신비밀보호법 제정(1993년) 이후부터는 해야 하는데 지금은 일부분만 똑 떼어내 수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용규 의원은 “DJ정부에서 문화부장관과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씨만 봐도 (구속 수사를 받았지만)결국 무죄취지로 파기 환송됐다.”면서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어떻게 이런 사유로 기소할 수 있느냐.’고 했다.”는 논리로 검찰을 싸잡아 비난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정 후보자는 “두 분을 구속하면 국민의 정부 시절 실질적인 인권신장과 IMF 극복 등의 성과가 가려지지 않을까 고심했지만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부분은 구속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YS때의 불법 도청은)공소시효는 지났지만 역사적, 도덕적 평가는 시효가 남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말해 여운을 남겼다. 그러자 이번에는 한나라당 김명주 의원이 “아무리 도둑을 잡는 것이 좋다고 해도 무조건 아주 옛날 도둑까지 다 잡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면서 “바로 이 때문에 공소시효가 필요한 것”이라고 훈수를 두기도 했다. 같은당 김재경·장윤석 의원 등은 김종빈 전 검찰총장이 사퇴하게 된 천정배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가리켜 “법에 위배되지는 않지만 정당하진 않았다.”“오히려 검찰의 중립성을 해쳤다.”며 검찰을 두둔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한나라 폭로 ‘2002 문건’ 유출경위 조사

    안기부와 국정원 도청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17일 지난 2002년 대선 직전 한나라당이 폭로한 ‘국정원 도청문건’이 국정원 도청내용을 토대로 작성된 것이라는 정황을 포착, 당시 도청 정보의 유출 경위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지난 2002년 문건 유출여부에 대해 자체조사를 벌였던 전 국정원 감찰실장 이모씨를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국정원의 자체조사 내용과 함께 도청내용이 유출된 경위 등을 캐물었다. 검찰은 이씨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이르면 다음 주부터 ‘도청문건’을 폭로한 이부영ㆍ김영일 전 의원을 출석시켜 관련 문건을 누구로부터 전달받았는지 등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2002년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국정원의 ‘도청내용’을 공개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의 소환 조사도 고려하고 있다. 검찰은 한나라당이 폭로한 문건의 형식이 국정원 내부문서와 다르지만 내용의 상당부분이 국정원이 도청했던 통화내용과 일치하는 등 국정원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김 전 의원과 이 전 의원이 폭로한 이인제 당시 민주당 고문과 전갑길 의원간 민주당 경선 관련 통화내용, 박지원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박준영 국정홍보처장간 통화 내용 등은 모두 신건 전 국정원장의 영장에 도청사례로 들어있다.김효섭 박지윤기자 newworld@seoul.co.kr
  • ‘대통령外 모두도청’ 사실로

    ‘대통령外 모두도청’ 사실로

    검찰이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의 영장에서 밝힌 내용은 국정원이 국내 주요인사를 망라한 1800여명을 상시 도청했다는 충격적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모두 도청대상이었다.”는 전직 국정원 직원 김기삼씨의 증언을 확인한 셈이다. 검찰은 임씨 지시로 국정원이 2000년 10∼12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친인척 이수동, 이형택, 이상호, 이성호씨 등을 도청했다고 밝혔다. 임씨가 재임했던 기간은 각종 권력형 비리사건이 잇따랐고, 김 전 대통령 아들들을 포함한 친인척들의 이름도 수시로 거론되곤 했다. ‘햇볕정책의 전도사’를 자처하던 임씨는 2000년 12월∼2001년 초 당시 통일부장관으로 햇볕정책 추진의 ‘동반자’이던 박재규씨와 통일부 간부 김모씨 등 통일부 공무원들의 대북지원 관련 통화도 도청했다. 또한 2000년 말 안기부 비자금의 정치권 유입의혹 사건인 이른바 ‘안풍사건’이 논란이 되자 한나라당 강삼재 의원의 통화를 감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임씨는 햇볕정책에 비판적이던 군사평론가 지만원씨에 대한 도청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밖에 임씨는 ▲2000년 4월 국회의원 총선 출마자들의 선거 관련 통화 ▲2000년 4월 총선 당시 대통령을 비판한 한국논단 사장 이도형씨의 통화 ▲2000년 현대그룹의 ‘왕자의 난’과 대북사업 관련해 고 정몽헌 회장과 김윤규, 이익치씨의 통화 ▲2000년 여름 의약분업 사태와 관련 신상진 당시 의사협회회장과 약사협회 간부 등의 통화 등도 도청한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이런 사실들은 공소시효 5년을 지나 기소혐의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신건 전 원장은 2001년 8월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이 언론사 세무조사에 항의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가자 박 의원을 도청했다. 또 모 일간지 기자와 한나라당 김모 의원의 통화와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박준영씨간의 취업알선 관련 통화내용을 도청하기도 했다. 특히 2002년 대선 전 한나라당이 폭로했던 ‘국정원 도청문건’도 사실로 확인돼 파장이 예상된다. 검찰은 신씨가 2002년 3월에는 한나라당 관계자와 하순봉 한나라당 부총재의 ‘한나라당과 자민련 합당’관련 통화내용,2002년 3월 민주당 이인제 고문과 전갑길 의원과의 민주당 경선 관련 통화를 도청했다고 밝혔다. 이 내용들은 당시 도청문건에 포함된 것으로 유출 경위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하게 됐다. 검찰은 국정원이 정·재계 인사와 언론인, 고위 공무원 등 주요인사 1800여명의 전화번호를 유선중계통신망 감청장비(R2)에 미리 입력해 도청을 해왔다고 밝혔다. 고위공직자가 20여명, 국회의원이 200여명에 달한 점을 고려하면 불법감청 대상은 말 그대로 우리 사회의 핵심들을 망라하고 있어 이들의 실명이 공개될 경우 엄청난 ‘도청 후폭풍’이 불어닥치는 것은 물론 도청 테이프 공개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정·관·언론계인사 1800명 도청 확인

    정·관·언론계인사 1800명 도청 확인

    안기부와 국정원 도청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15일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이 대통령 친인척과 정·재계, 언론계 인사 1800여명에 대해 전방위 불법감청을 한 정황을 포착,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신건·임동원 원장을 이날 통신 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이 법원에 제시한 영장에 따르면 임씨는 1999년 12월∼2001년 3월 재직기간 동안 대북정책부터 정치사찰까지 현안이 있을 때마다 광범위하게 불법감청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임씨의 국정원장 재직 시절 이뤄진 불법 감청 가운데 ▲박재규 당시 통일부 장관 ▲각종 게이트에 연루된 진승현씨 ▲안풍사건의 강삼재 의원 ▲대북사업을 추진하는 고 정몽헌 회장 등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신씨가 원장으로 있던 2001년 3월∼2003년 4월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 박준영 국정홍보처장, 이인제·하순봉 의원 등 대규모로 불법감청이 이뤄졌다. 검찰은 당시 정치권의 이슈였던 DJP공조 파기와 관련, 여·야 의원을 막론한 감청이 이어졌고, 이것이 신씨의 지시 또는 묵인하에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이 감청대상의 휴대전화 번호를 유선중계통신망 감청장비(R2)에 입력, 상시 도청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검찰이 제시한 두 전직 원장의 이 같은 혐의사실을 상당 부분 인정, 이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중앙지법 김득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두 전직 원장이 불법감청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수사기록에 나와있는 당시 국정원 직원의 진술과 여러 정황에 비춰 (혐의사실이)신빙성이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두 원장은 자신들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임씨는 영장심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재임기간 중 불법감청 행위가 이뤄진 것을 적발, 단속하지 못한데 대해 지휘책임을 통감한다.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신씨는 “국민의 정부 국정원장들은 감청을 지시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물증이 없다.”고 주장했다. 홍희경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단원 풍속도첩/안대희 옮김

    “밤이면 밤마다 권마성이 들려오기도 하고, 때로는 나귀 방울 소리가 나기도 하며, 때로는 경마잡이가 말을 차며 일어나는 모습과 말을 뒤따르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고 집안 사람이 말하는 것이었다…. 하루는 막 잠이 들려 할 즈음에 몽롱하게 그 소리가 들려왔는데 병풍 사이에서 나오는 소리임을 알 수 있었다. 다름 아닌 단원 김홍도가 그린 속화(俗畵)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이상히 여겨 병풍을 치워놓자 바로 고요해졌다. 그림이 신령과 통하는 것은 예로부터 그런 일이었다.” 조선 후기의 문인 이유원(1814∼1888)은 단원의 풍속화에 대해 ‘임하필기’에서 이렇게 ‘명화는 신령과 통한다.’는 감상의 글을 남기고 있다. 단원이 ‘화성’(畵聖)으로까지 불리게 된 것도 조선 후기 화가인 강세황의 지적대로 ‘물태(物態)를 곡진하게 그려낸’ 인물·풍속화 때문이다. 단원의 이같은 면모는 보물 527호로 지정되어 있는 화첩 ‘단원 풍속도첩’에서 두드러진다. 민음사에서 펴낸 ‘단원 풍속도첩’(안대회 옮김, 진준현 해설)은 보물 단원 풍속도첩을 원본 크기에 가깝게(90%) 전통 수제본으로 복원한 화첩이다. 서당, 논갈이, 활쏘기, 씨름, 행상, 무동, 기와이기, 대장간, 나룻배, 주막, 고기잡이, 벼타작, 장터길 등 25점의 그림이 담겨 있다. 그림에 더해 박지원, 박제가, 정약용, 서유구, 유득공, 이덕무 등 18세기 단원이 활동하던 시기 조선조 최고 문인들이 당시 풍속을 재치있게 묘사한 글들을 옮겨 실었다. 책 말미에는 진준현 서울대박물관 학예연구관이 단원의 생애와 예술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해설을 덧붙였다.4만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책꽂이]

    |실용경제|●영혼을 움직이는 리더(커트 센스케 지음, 이영주 옮김, 황금부엉이펴냄)현명한 리더가 되기 위한 경영전략서. 나만 잘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조직원들이 모두 잘될 수 있도록 조직원의 마음까지 움직일 수 있는 리더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들을 소개.1만 2500원.●WE프로젝트(주디스 글레이저 지음, 한근태·이영숙 옮김, 흐름출판 펴냄)훌륭한 일터를 만드는 전략을 담은 경영서. 안정돼 보이지만 정체된 조직, 조용해 보이지만 갈등이 내재된 조직을 바꾸는 조직문화 혁신서.1만 8000원.●굿바디(이브 엔슬러 지음, 이은정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자신감 있는 여성이 되기 위한 실용서. 당당해지고, 자기 몸을 사랑하라는 메시지.9000원.●다시멜로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엘렌 싱어 지음, 정지영 옮김, 한국경제신문 펴냄)삶의 지혜가 담긴 실용서. 오늘의 달콤한 만족보다 특별한 내일의 성공을 준비할 줄 아는 지혜.9000원.●사람맛 한번 쥑이네(이인환 지음, 바다 펴냄)다양한 인간유형의 체험백서. 평범한 사람들이 특이하게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를 걸쭉한 입담으로 소개.9000원.●거짓말 심리학(시부야 쇼조 지음, 송진명 옮김, 휘닉스 펴냄)거짓말에 담긴 인간 심리를 분석한 심리서. 유익한 거짓말을 통해 인간관계를 개선하자는 내용.1만원.|유아·아동|●할머니 집 가는 길(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글, 하야시 아키코 그림, 이향순 옮김, 비비아이들 펴냄) ‘잘자요 달님’ 등으로 유명한 인기작가의 따뜻하고 유쾌한 그림책. 바깥세상 나들이가 두려운 꼬마주인공, 할머니가 가르쳐주신 대로 “똑바로, 똑바로”만 걸어가니 들꽃, 산딸기, 산등성이를 만나게도 되는데…. 글자수는 적지만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해주는 신통한 그림책이다.3세 이상.9000원.●괜찮아(최숙희 글·그림, 웅진주니어 펴냄) 개미는 작고, 뱀은 다리가 없고, 타조는 못 날잖아? 꼬맹이의 눈에 동물들은 참 이상도 한데, 정작 만나는 동물들은 모두 “괜찮다.”고들 행복해한다. 그럼 꼬맹이는 뭘 잘할 수 있지? 세상에서 가장 크게 웃는 것! 건강한 웃음의 가치를 말해주는 그림책.4세까지.7500원.|초등·청소년|●킹 피셔 동물백과사전(전4권)(데이비드 버니 지음, 고정아 옮김, 주니어파랑새 펴냄) 동물의 분류방법, 기원, 특성 등 동물학에 관한 다양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담았다. 거미와 곤충(1권), 어류와 파충류(2권), 조류(3권), 포유류(4권) 등 각각의 특성을 자세히 알 수 있도록 동물 2000여종의 천연색 사진과 도표가 실렸다. 초등생 이상. 각권 1만 3000원.●책만 보는 바보(안소영 글, 강남미 그림, 보림 펴냄) ‘책만 보는 바보’라 불렸던 조선후기 실학자 이덕무의 눈을 빌려 되짚어본 당대 실학자들의 삶과 사상. 박제가 유득공 이서구 박지원 홍대용 등 실학자들, 협객 백동수, 개혁군주 정조와 18세기 조선의 면모를 두루 살펴볼 수 있다. 초등 고학년 이상.1만 2000원.
  • [정치플러스] 김정일 “박지원씨에 안부 전해달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구두로 안부를 전한 것으로 확인돼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방북한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면담을 마친 뒤 오찬석상에서 한 참석자가 박 전 실장을 언급하자, 관심을 보이며 근황을 물었다는 후문이다. 건강이 좋지 않지만 잘 지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김 위원장은 당시 배석하고 있던 임동원 전 장관에게 남쪽에 내려가면 박 전 실장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실학 정신’ 몸소 체험하세요

    ‘실학축전 2005 경기’가 11일간의 일정으로 13일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유적지 앞마당에서 개막됐다. 올해로 두번째 열리는 실학축전은 실학인물마당, 실학풍류학교, 함께하는 실학체험 등 온 가족이 참여해 실학정신을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연암 박지원과 초정 박제가 서거 200주년을 기념해 이들의 시서화를 한지로 만든 5층 백탑에 담아 전시하는 ‘백탑전’을 비롯해 다산의 생가인 여유당 안마당에서는 다산의 글과 그림 등을 전시하는 ‘여유당생가전’이 열린다. 열하일기의 전 여정을 만화적, 민화적 기법을 사용해 꾸민 10개 구간을 당나귀 수레를 타고 돌아보는 체험행사 ‘연암마당’도 눈길을 끈다. 또 무예24기 타악공연인 ‘초정마당’이 14∼16일과 22∼23일 오후 1∼2시 다산유적지 사당 앞마당에서 열린다.실학풍류학교에서는 차를 마시며 심신을 다스리는 ‘다도교실’, 붓글씨와 풍물연주를 배우는 ‘시서화교실’, 무예24기와 제기차기 등을 해 볼 수 있는 ‘어린이 놀이교실’이 운영된다. 실물로 복원된 거중기를 작동해 수원화성을 쌓아보고 높이 20㎝가량의 모형 거중기를 조립하는 프로그램도 준비됐다.031)236-1734.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연암, 근대문명 기획자? 전근대적 지식인?

    종전 ‘실학’하면 단연 다산 정약용이 거론되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연암 박지원이 더욱 각광받는 듯하다. 알려졌다시피 다산은 소수파 남인 출신이었기에 강렬한 개혁정치인으로 살았다. 정조 사후 18여년간 유배생활을 한 것이나 그 때 남긴,‘다산학’이라 불리는 500여권의 방대한 이론서가 그 증거다. 이에 반해 연암은 집권 노론 명문가에서 태어났으나 ‘엉뚱한’ 일에만 열을 올렸다. 신분에 걸맞지 않게 당시로서는 쓰레기 취급당하던 단편소설(양반전 등)이나 기행문(열하일기) 같은 것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현대에 들어서는 연암을 더 매력적인 인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생겨나고 있다. 어떤 문제에 대해 엄정한 논리를 들이댄 인물이 다산이었다면, 그 논리 자체를 비껴나간 사람은 연암이었기 때문이다. 후대 학자들에게 다산은 끼어들 틈이 없어 심심하다면, 연암은 풍부한 해석을 즐길 수 있는 놀이터로 비춰질 만도 하다. 이를 반영하듯 박지원 서거 200주년을 맞아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실학학회, 한국한문학회, 경기문화재단 공동주관으로 열린 ‘18세기 조선, 새로운 문명기획’ 국제학술회의에서도 연암에 대한 폭넓은 해석이 포인트였다. ●연암은 전근대인? 근대인? 탈근대인? 가장 일반적인 해석은 ‘근대를 지향한’ 인물로서의 연암이었다. 기조발제에서 성균관대 송재소 교수는 “계몽의 시대 18세기 조선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나.”라고 물은 뒤 연암을 근대 문명의 기획자로 평가했다. 중국 옌볜대 김병민 총장 역시 ‘근대’에서 루쉰과 연암간의 유사성을 찾았다. 연암이 루신보다 더 빨랐던 것은 “중심부보다 주변부 지식인이었기에 더 유연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에 반해 단국대 김문식 교수는 ‘여전히 전근대적인’ 지식인으로 볼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열하일기’를 꼼꼼히 읽어보면, 연암은 천하를 제패했다는 청나라가 사실은 동으로는 조선, 서로는 서장, 남으로는 한족(漢族), 북으로는 몽골을 둔 위험한 상태라고 결론지었다. 김 교수는 이를 통해 연암의 근대민족국가 지향성을 말하고 싶었겠지만, 도리어 전근대적 면모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아주대 조성을 교수는 토론에서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 “노론 출신이었던 연암에게 알게 모르게 대명(大明)의리론이나 북벌론의 잔재가 남아 있었다고 해석할 수는 없느냐.”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연암의 접근법과 관점 자체가 명이 아닌 청이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느냐는 것. 연구공간 ‘수유+너머’의 고미숙씨는 저서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선보였던 ‘탈근대적인’ 연암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도 만만찮았다. 계명대 김영진 교수는 “그런 측면이 있다.”면서도 장자와 불교의 영향에 대한 언급이 없다보니 추상적인 감탄사만 연발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명지대 문석윤 교수는 연암의 탈근대적 측면이 사실은 주자주의의 또 다른 얼굴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실학을 즐기자 경기문화재단은 국제학술대회 외에도 13일부터 23일까지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유적지 일대에서 ‘실학축전’도 마련했다. 축전조직위원회는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는 ‘풍류(風流)’로 실학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연암의 청나라행을 따라가는 ‘열하일기 보드게임’, 실학에 대한 문제를 풀면서 미로를 통과하는 ‘실학공부 미로여행’, 다산이 고안한 ‘거중기(擧重機)’를 소형 모델로 제작해서 작동해보는 거중기 행사, 지금의 비닐하우스격인 ‘궁중 온실’체험, 벌집을 녹여 인조매화를 만드는 ‘윤회매 만들기’ 등의 행사가 준비됐다. 다도와 붓글씨, 풍물 등을 배울 수도 있다. 구경갈 사람은 제 손과 발을 놀릴 각오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자세한 행사일정 등은 홈페이지(www.silhakfestival.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031)236-1734.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두산 비자금’ 총수일가 전원 出禁

    두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손기호)는 7일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 등 총수 일가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또 총수일가 중 처음으로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해외출장을 마치고 전날 귀국한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에 대해 피진정인으로 출금 조치를 내렸다. 또 지난 7월 검찰에 진정서를 냈던 박용오 전 회장도 두산산업개발의 분식회계 등에 관여한 의혹과 관련, 참여연대에 의한 피고발인 신분이어서 역시 출국금지 조치했다. 검찰은 이미 박진원(박용성 회장 장남) 두산인프라코어 상무, 박용욱(박용곤 그룹 명예회장의 막내 동생) 이생그룹 회장, 박지원(박용곤 명예회장 차남)두산중공업 부사장 등에 대해 출금 조치를 내린 바 있어 이번 사건과 관련돼 출금된 총수일가는 모두 6명으로 늘었다.검찰은 이날 두산그룹 ‘용’자 돌림 형제의 막내인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박 회장을 상대로 두산 관계사인 넵스를 운영하면서 지난 5년 동안 납품업체를 통해 수십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 관여했는지, 이렇게 조성된 비자금을 전달받았는지 등을 캐물었다.아울러 넵스가 두산산업개발에 납품단가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2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 박용만 부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박용오 전 회장측이 제기한 진정 내용도 조사했다. 검찰이 전격적으로 총수 일가에 대해 출금을 확대하고, 박 회장을 소환한 것은 총수 일가의 사법처리가 시작됐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검찰은 다음주 중 계열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진원 상무, 박용만 부회장, 박용성 회장 등을 차례로 불러 조사해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한 뒤 이달 안으로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검찰은 진정·고발 내용 중 두산산업개발, 넵스, 동현엔지니어링 등 관련 회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은 액수와 방법의 차이가 있을 뿐 상당 부분 근거가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는 거의 마무리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조선의 지식인들과 함께 문명의 연행길을 가다/김태준·이승수·김일환 지음

    싫든 좋든, 한반도와 이웃해 있는 중국은 역사적으로 한국과 숙명적 관계였다. 반도의 특성상 중국으로부터 선진 문물을 받아들였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문화를 꽃피웠다. 수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왕래했는데, 그중 외교의 일환으로 중국에 건너간 중국 사행을 통칭하는 말이 바로 ‘연행’(燕行)이다. 연행은 ‘연경행’의 줄임말로, 연경은 원·명·청의 수도였던 베이징의 옛 이름이다. 연행길은 한 해에도 두 번 이상, 한번에 500여명이 오간 길이다. 치욕스러운 사대외교였다는 평가, 현실적인 교류였다는 평가가 엇갈리기도 하지만, 연행길을 나섰던 조선의 선비들은 수많은 연행록을 남겼고, 그 안엔 수많은 애환과 고뇌, 그리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감상이 가득하다. ‘조선의 지식인들과 함께 문명의 연행길을 가다’(김태준·이승수·김일환 지음, 푸른역사 펴냄)는 이들이 남긴 연행록을 바탕으로, 현재의 사학자들이 수차례에 걸친 현장 답사를 거쳐 연행로를 인문지리학적으로 재구성한 책이다. 연행사들이 지나간 길을 직접 밟으면서 보고 느낀 감상과 직접 찍은 현장 사진들, 역사적 기록을 버무려 완성했다. 석달 이상이 걸리는 연행길은 피곤함과 무료함 속에서도 갖은 애환이 교차되는 여정이었다. 대부분의 연행사들은 명나라가 ‘오랑캐’ 청에 의해 허무하게 무너진 후 곳곳에서 중화사상이 흔들리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가 하면, 압록강을 건너며 고구려때의 전성기를 그리워하기도 한다. 첩첩산중에 익숙한 연행사들에게 일망무제한 요동벌은 그 자체로 경이였고, 일부는 그 크기에 압도당해 세계관, 나아가 우주관의 변화를 경험했다고 기록했다. 일부 대담한 연행사들은 노정에서 벗어나 천산, 봉황산 등에 올라 절경을 즐기기도 했다. 오랜 여정에서 비롯된 에피소드도 많다. 오랫동안 여인을 가까이 할 수 없었던 연행사들은 그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길을 가다가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면 말로만 첩을 삼아 무료함을 달랬는데, 거기서 ‘구첩’(口妾)이란 말이 생겼다. 연암 박지원은 연행중 한 전당포 주인의 부탁에 거리 어디선가 보았던 ‘기상새설’(欺霜賽雪) 넉 자를 크게 써주었다가 낭패를 보기도 했다.‘서리를 속이고 눈과 다툴 만큼 희다.’는 뜻의 이 말은 국수집에나 거는 깃발이었던 것이다. 연행사들의 애환을 풍부하면서도 간명하게 그려낸 이는 1803년 베이징에 다녀온 이만수다. 그는 풍광의 장대함에서 느끼는 통쾌함, 재물을 밝히는 청나라에 대한 부끄러움, 선진문물에 대한 부러움 등 연행의 풍정을 9가지로 간추려 시로 표현했다. 몹시 피곤하고 정신적 부담감이 컸지만, 연행을 기대한 이들도 있었다. 박지원, 박제가, 임창협 등 실학자들이다. 이들에게 연행은 미지의 세계로 통하는 유일한 길 이었고, 견문과 안목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2만 45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野 “감청대상 4개월마다 대통령 승인”

    [국감 하이라이트] 野 “감청대상 4개월마다 대통령 승인”

    7일 국가정보원을 상대로 열린 국회 정보위 국감에서는 국민의 정부 시절 휴대전화 감청에 대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전 인지설을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은 “당시 국정원장이 직접 대통령을 방문해 승인을 받았다.”면서 “국정원은 감청 대상자의 규모를 정해 매년 1월과 5월,9월 등 4개월 단위로 대통령의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KT측에 대통령 승인서 사본을 제출한 뒤 유선중계망 회선에 연결, 국정원 내부의 감청 장치까지 연결하는 방식을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르면 감청관련 서류에는 유·무선 전화번호를 기재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에 대통령 승인서에도 감청 대상의 번호가 기재돼 있었을 것”이라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승인서에는 장비 기재란이 없다.”면서 “국가안보 목적을 위한 감청의 경우 반국가활동 혐의가 있는 외국기관과 단체 등에 한정하고 있으며 적법한 절차를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권 의원은 “대통령 승인서에 휴대전화 번호가 적시되지 않았다면 더 문제”라면서 “이 경우 국정원이 대통령의 백지 위임을 받아 정치사찰 등을 위한 불법 도청을 자행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권 의원은 지난해 국정원이 대통령의 승인을 받은 문서 양식을 열람한 뒤 “현재로서는 김 전 대통령이 사전 인지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꼬리를 내렸다. 권 의원은 한걸음 더 나아가 참여정부의 불법감청 가능성까지도 제기해 이를 부인하는 국정원측과 설전을 벌였다. 그는 “국정원의 대화감청 건수가 지난해 160여건, 올해 6월 현재 60여건이나 되지만 법원에 청구된 영장은 1건에 불과하다.”면서 “국가안보 등에 관련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영장이 필수적인 만큼 현 정부에서도 불법감청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국정원측은 “국정원은 대상사건 모두 영장을 발부받았고 영장 사본을 보관하고 있다.”며 불법감청 의혹을 일축했다. 김승규 원장도 “노무현 대통령이 승인서를 결재할 때 불법적으로 감청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하게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편 “김은성 전 차장이 권노갑·박지원씨 등에게 불법 감청 관련 내용을 보고하지 않았냐.”는 추궁에 김 원장은 “전직 직원이라 수사권이 없어 조사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사실로 드러난 DJ정부 정치인 도청

    김대중(DJ) 정부 시절 국정원이 저지른 불법도청과 정치사찰의 일단이 검찰에 포착됐다. 국민의 정부 시절 유력정치인의 대화 내용을 담은 도청 테이프가 국정원 간부 집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나아가 대선 직전인 지난 2002년 10월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 등이 국정원 도청내용이라며 폭로한 자료가 실제로 국정원에서 작성된 것이라는 국정원 직원들의 진술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게도 정치사찰 근절을 강조했던 DJ정부의 도덕성을 일거에 허물어뜨릴 사안이라는 점에서 이번 테이프는 지난 7월에 발견된 안기부 미림팀의 X파일 못지않은 충격파를 던져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국정원 파일’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대목은 크게 두가지일 것이다. 우선 국정원 도청이 언제까지 자행됐는지를 밝히는 문제다. 국정원은 ‘불법도청은 2002년 3월 중단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002년 말 한나라당이 폭로한 자료에는 그 해 8월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과 요시다 다케시 신일본산업 사장이 대북사업과 관련해 두차례 통화한 대화내용이 나온다. 검찰은 이 기록이 감청내용인지, 도청내용인지를 가려야 한다. 국정원 직원들의 진술대로 국정원이 도청을 통해 만든 자료로 드러난다면 DJ정부 시절 도청 및 정치사찰 전반에 대해서까지 수사범위를 넓혀야 할 것이다. 다른 국정원 파일의 존재 여부와 유출 경위도 수사해야 한다. 한나라당의 폭로 내용 또한 재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당시 여야는 서로 정치공작이라며 공방을 벌이다 진위를 가리지 못한 채 대선을 치렀다. 이후 검찰은 지난 4월 휴대전화 감청은 불가능하다며 관련자 전원을 불기소처분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그러나 휴대전화 도청은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수사가 잘못됐던 것이다. 바로잡아야 한다.
  • ‘X파일’ 수사 급물살 예고

    검찰이 김대중(DJ) 대통령 시절 국정원에서 만든 것으로 보이는 도청 테이프를 확보하면서 DJ정부의 도청 수사가 새 국면에 접어 들고 있다. 감청기기를 이용한 도청이 있었다는 국정원 직원들의 진술도 확보했다. 그동안 DJ시절의 도청의혹은 “김대중 대통령의 도청 중단 지시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정부시절에도 한동안 불법감청을 했다.”는 국정원의 지난 8월의 자체조사 결과발표만 있었지 구체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추가 도청테이프 확보 검찰은 앞서 국정원 압수수색에서 감청장비 사용내역 등을 통해 DJ시절 도청을 일부 확인한 바 있다. 추가 도청테이프 확보로 도청 수사는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이 테이프의 내용과 등장인물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국정원 외부에 보관돼 있던 이 도청 테이프는 검찰이 확보하기 전에 이미 복사 등의 방법으로 밖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림팀을 운영해온 공운영(58·구속)씨 말고도 제 3의 인물이 일부 언론사와 이 도청 테이프 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국정원은 95년 9월 이후 감청자료는 컴퓨터에 파일형태로 저장되고 한달뒤, 자동으로 삭제된다고 지난 8월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이번에 확보한 도청내용이 테이프 형태로 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DJ시절의 감청장비를 이용한 도청내용이 아니라 미림팀 방식으로 도청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한나라당 정형근 의원 조사 불가피 검찰은 DJ정부 시절 감청기기를 이용한 도청이 있었다는 국정원 직원들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직원은 지난 2002년 한나라당이 폭로한 국정원 도청문건 중 일부를 국정원에서 실제로 작성했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2002년 9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 등에서 국정원 최고위 간부만이 볼 수 있는 국정원 도청문건이라며 보고서 양식의 문건을 공개한 바 있다. 이 문건에는 2002년 8월 박지원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과 재일동포 2세인 요시다 다케시 신일본산업 사장이 나눈 대북사업 관련 국제전화 통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김영일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그 해 11월 김원기 국회의장과 김정길 대한체육회장과 나눈 대화 등 여·야 정치인과 언론사 간부 등 39명의 통화내용을 담은 ‘국정원 도청 문건’도 공개했었다. 특히 정 의원이 공개한 내용 중에는 국제통화 내역도 있다. 이 때문에 국정원이 합법적인 국제통화 감청을 하면서 ‘끼워넣기’식 도청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이에 따라 당시 폭로의 주역이었던 한나라당 정 의원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로또사업자에 시스템소유권 줬다”

    [국감 하이라이트] “로또사업자에 시스템소유권 줬다”

    22일 국무총리실에 대한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는 로또특혜 의혹을 추궁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해찬 총리의 경기 대부도 땅투기 의혹과 국무조정실의 국감자료 대응지침에 대한 사과요구도 빗발쳤다. 총리실 산하 복권위원회의 로또사업은 특혜의 ‘종합선물세트’라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로또복권 사업 컨설팅용역을 맡았던 영화회계법인, 운영기관인 국민은행, 시스템사업자 코리아로터리서비스(KLS)가 한 통속으로 정부특혜를 받았다는 것. 한나라당 이진구 의원은 “용역업체가 예상한 7년간의 예상수익금을 KLS측은 3년도 안 돼 벌어들였다.”면서 수수료율을 높게 책정한 배경을 따져물었다. 같은 당의 고진화 의원은 특혜의혹을 제기하며 “박지원 전 장관이 개입됐다는 의혹도 있다.”면서 “박 전 장관과 친분이 있는 안 모씨가 KLS이사로 취임하면서 20%의 지분을 소유했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이상경 의원 역시 박 전 장관의 의혹설을 언급했다. 또한 정부가 로또시스템 소유권을 KLS에 돌아가도록 승인하는 바람에 KLS와의 계약기간이 끝나면 거액의 시스템투자비용을 다시 들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조영택 국무조정실장은 “초기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어 사업의 안정적 수행에 유리하다는 용역결과에 따른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 등은 “용역업체 선정과정부터 비리가 있다.”면서 “무자격 용역업체의 잘못된 컨설팅으로 국가에 미친 손실을 어쩔거냐.”고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 총리의 땅투기 의혹에 대한 질책도 쏟아졌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땅투기를 잡는 선두에 선 총리 자신이 땅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는 것은 불행한 문제”라면서 “투기를 ‘사회적 암’이라고 말해온 총리가 이런 사회적 암을 퍼트리는 역할을 한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답변에 나선 이기우 총리 비서실장이 “어떻게 투기냐.”고 반문하자, 남 의원은 “남들이 하면 투기고, 총리가 하면 투자냐.”고 쏘아붙인 뒤 “액수가 작더라도 스스로 처분하고 반성하는 것이 당연한 처신”이라고 꼬집었다. 나경원 의원 역시 “이 총리가 대부도 땅을 매입한 2002년 당시에는 농업인이 아닌 경우 농지를 소유할 수 없었던 만큼 이 총리의 땅 매입 자체가 위법”이라며 “이 총리는 즉각 대부도 땅을 처분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데스크시각] 열하 ‘피서산장’ 有感/김종면 주말매거진WE팀 차장

    청나라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가운데 하나가 열하(熱河)의 피서산장(避暑山莊)이다. 베이징에서 동북쪽으로 260㎞쯤 떨어진 허베이성(河北省) 청더(承德)에 있는 청나라 황제들의 여름별장. 청더의 옛 이름이 열하이니, 이곳은 바로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의 배경이다. 강희·옹정·건륭제 3대에 걸쳐 90년 가까운 세월을 들여 완공한 피서산장은 원래 황제가 북쪽 변방으로 사냥을 떠나면서 잠시 머무는 행궁으로 지어진 것이다. 산장 주위에는 금빛 찬란한 외팔묘가 마치 북극성을 둘러싼 뭇별처럼 호위하고 있어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보이기도 한다. 기자는 지난주 중국사에 관심 있는 몇몇 인사들과 함께 말로만 듣던 열하의 피서산장을 다녀왔다. 베이징의 자금성이 각국의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것과 달리 피서산장은 고적하기까지 했다. 주로 중국인들과 유럽인들이 많아 보였다. 지구촌 어디서나 만나는 한국 관광객들조차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아직은 교통사정이 그리 좋지 않고 뚜렷한 여행상품도 없으니 그럴만도 하다. 그러나 피서산장이 어떤 곳인가. 그 내력을 살펴보면 피서산장이 자금성보다 오히려 더 의미있는 여행지임을 어렵잖게 알 수 있다. 피서산장은 우리 역사와 무관한 ‘피안의 산장’이 아니다. 여행 당지에서, 또 돌아온 지금도 지워지지 않는 잔상이 있다. 연암 박지원이 수모를 겪은 담박경성전(澹泊敬誠殿)의 풍경이다. 피서산장의 정문인 여정문을 지나 정궁에 들면 ‘피서산장’이라는 편액이 걸린 내오문과 만난다. 이 문을 지나면 청나라 황제가 외국 사절단을 접견하던 담박경성전이 나온다. 사신으로 온 연암 일행이 약소국의 설움을 삭이며 치욕적인 삼궤구고(三九叩, 머리가 세 번 땅에 닿도록 하는 절을 세 번 반복하는 것)의 예를 행해야 했던 곳도 바로 이곳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지금 역사의 한이 서린 이 피서산장을 초들어야 하는가. 그것은 무엇보다 청나라 최전성기인 강건성세(康乾盛世)에 완공된 피서산장이 그 당당한 모습만큼이나 중국 역사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피서산장은 적어도 중국인들에게는 단순한 황제들의 별궁이 아니다. 자국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대변하는 ‘정신적인 장성(長城)’인 것이다. 한족 지식인들은 애써 청의 존재를 무시하려 할지 모르나 중국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문명을 구가한 시기는 다름아닌 청대다. 피서산장은 이화원 건설에 몰두한 서태후로 인해 한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에 처하기도 했다. 진귀한 보물들이 군벌에게 약탈당하는 참화도 겪었다. 하지만 지금 피서산장은 화려한 청대 문화의 집결체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관광중국’의 움직임도 기민하다. 중국은 지난 2003년 강희제의 피서산장 착공 300주년을 맞아 베이징 중국중앙박물관에서 ‘피서산장 300주년’ 기념전을 대대적으로 열었다. 또한 지금 피서산장의 일부인 기망루에는 제법 안락한 빈관까지 들어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 ‘자금성 유람’ 수준에 머물 뿐 ‘피서산장 이해’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열하 하면 자연스레 피서산장을 떠올리고, 피서산장을 말하면 흔히 열하를 이야기한다. 피서산장의 호수가 대부분 열하에서 발원하는 것과도 연관이 있는 듯하다. 반면 우리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배우면서도 정작 열하의 존재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땅은 요새를 지키며 북방 사막으로 치달리고, 하늘은 쇠 자물쇠를 지닌 채 산해관을 베고 있다.”는 매혹의 땅 열하. 그것은 중국인에게도 한국인에게도 의미심장한 이름임에 틀림없다. 중국 황가 원림의 으뜸으로 꼽히는 피서산장은 단아하고 고졸한 맛이 있어 마음을 차분히 해주는 미덕이 있다. 너무 휘황찬란한 나머지 ‘키치’적으로까지 보이는 자금성과는 또 다른 감흥을 안겨준다. 피서산장 여행은 청대(淸代)에 대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우리 지성계를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도 됐다. 청대는 중국 역사상 가장 찬란한 문명을 일군 시대임에도 이에 대한 변변한 공구(攻究)서적 하나 제대로 나와 있지 못한 것이 우리 현실 아닌가. 김종면 주말매거진WE팀 차장 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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