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총리 “사퇴는 무슨”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사퇴를 둘러싼 여권내 기류가 1일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 이후 조정 국면을 맞고 있다.
한명숙 총리가 ‘해임 건의’에서 ‘유보’쪽으로 한발 물러선데다 청와대와 김 부총리도 ‘금명 자진사퇴’ 가능성을 일단 부인한 반면 열린우리당은 김 부총리의 결단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코드 인사’로 불거진 당·청간 난기류가 심화될 조짐도 보인다.
하지만 여권내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김 부총리의 자진 사퇴를 전제로 ‘모양 갖추기’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여권은 김 부총리의 최종 거취가 늦어도 노 대통령의 휴가가 끝나는 4일 이후엔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교육위 전체회의 직후 김근태 당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 교육위 소속 당 의원의 긴급회의와 심야 비대위 회의 등을 통해 “교육부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는지 본인이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김 부총리의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교육위에서 의혹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김 부총리의 명예가 회복되는 계기가 됐다.”고 전제,“그러나 과거 (학계의)관행과는 별도로 국민이 교육부총리에게 높은 도덕적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교육위 직후 해임을 건의할 것으로 알려진 전날 기류와 달리 “하루이틀 시간을 두고 각계 여론을 수렴한 뒤 노 대통령에게 김 부총리의 거취 문제를 건의하겠다.”고 말했다고 김석환 공보수석이 전했다.
김 수석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종합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해 해임 건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며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다. 노 대통령도 이날 청와대에서 TV를 통해 교육위 전체회의를 지켜보며 “잘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총리는 교육위가 끝난 뒤 사퇴 용의를 묻는 기자들에게 “사퇴는 무슨 사퇴냐.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것은 거취 표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 등 야4당은 노 대통령이 김 부총리를 해임하지 않으면 8월 임시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을 제출키로 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김 부총리가 사퇴할 때까지 계속 압박할 것”이라면서 “학자적 양심으로 빨리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 부총리는 이날 논문관련 의혹을 다룬 교육위 전체회의에 출석, 제자 논문 표절,BK21 연구비 중복수령, 논문 실적 중복보고, 논문 중복 게재, 성북구청장 박사학위 논문 용역 등 ‘5대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김 부총리는 모두발언과 문답에서 “논문을 표절하지 않았고, 재탕 의혹에도 동의할 수 없다. 같은 논문을 보고하는 실수는 있었지만, 연구비를 이중수령하는 파렴치한 행위나 제자와 거래하는 부도덕한 행위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리에 연연해서가 아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심경을 피력했다.
박찬구 구혜영 박지연기자 kooh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