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박지연
    2025-07-2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983
  •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 과거 정보기관 통제사찰 실태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 과거 정보기관 통제사찰 실태

    국가정보원 진실규명위원회가 24일 펴낸 보고서에는 과거 중앙정보부와 후신인 국가안전기획부가 정치·사법·언론 등 각 분야를 광범위하게 사찰, 통제한 흔적이 담겨 있다. ●여야 막론 ‘무차별´ 정치사찰 박정희 정권 때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의원까지 정치 사찰이 이뤄졌다. 특히 초대 중앙정보부장과 국무총리를 지낸 ‘김종필(JP) 사찰’이 광범위하다. 3선 개헌 논의 때 JP가 공화당 박종태·김용태 의원을 만나 개헌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개헌이 본격 추진될 경우 자신은 표면에 나서 범국민적인 개헌반대 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한 내용이 기록된 문서도 발견됐다.▲전 공화당의장 김종필 동향첩보 통보 ▲김종필 동향 첩보 입수 ▲국회의원 김용태 동향첩보 통보 ▲김용태에 대한 첩보 ▲개헌 논의를 포함한 정계동향이다. ●원하는 판결위해 ‘판사 뒷조사´ 각종 시국사건 때 정보기관은 담당 재판부를 직·간접적으로 압박해 원하는 판결을 유도했다. 1982년 ‘송씨 일가 사건’은 검찰 기소 때부터 대법원 확정판결 때까지 안기부가 모두 개입, 조정했다. “북한 노동당 연락부 부부장 송창섭씨가 남파, 친인척을 간첩으로 만들어 25년간 암약했다.”는 내용의 이 사건은 안기부가 피의자를 불법으로 장기 구금하고 고문으로 진술을 받아낸 뒤 검찰에서도 그대로 말하도록 강요했다. 별다른 물증이 없고, 검찰 조서의 임의성 문제가 제기돼 대법원이 두 차례나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하자 안기부는 검사와 함께 판사를 찾아가 설득했다. 이 밖에도 국가배상법 위헌 판결 등 정권의 의도와 다른 판결을 내린 판사를 뒷조사했고, 검찰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1983년 대법원 비서실장 뇌물사건을 재조사하도록 해 부장판사 2명과 검사장·지청장을 사임하도록 유도했다. ●기자연행·광고통제로 언론 탄압 정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글을 실은 매체에 압력을 가한 것도 정보기관의 몫이었다. 김지하 시인이 1970년 ‘사상계’ 5월호에 정부 비판적인 성격이 강한 시 ‘오적’을 게재하고, 신민당이 당 기관지인 ‘민주전선’ 6월1일자로 이 시를 다시 싣자 중정이 반공법 위반혐의로 그를 구속하고 사상계의 폐간을 추진했다. 정권에 부담이 되는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은 정보기관에 연행돼 조사받은 것도 국정원 보유자료를 통해 공식적으로 첫 확인됐다. 광고를 통제해 언론을 탄압하기도 했다.1973년 주요 광고주 대표를 불러 조선일보에 광고를 실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았다는 점이 국정원 자료로 확인됐고,1974년 동아일보 광고탄압 사건도 중정이 주도했음이 유추된다고 진실위는 밝혔다. ●통제 가능한 노조간부 특별 관리 1961년 대한노총을 해산하고 한국노총을 조직한 장본인이 중정이었다. 중정은 직접 통제가 가능한 구성원으로 한국노총 간부를 육성하고 관리했다. 노총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력도 행사했다고 진실위는 판단했다. 중정은 또 김말룡씨 등 비판적 성향의 인물이 간부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강압, 회유를 반복하며 공작을 벌였다. “용공지하서클을 결성,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했다.”며 크리스천아카데미 사회교육원 간사 등을 연행한 1979년 크리스천아카데미 사건도 중정이 유신체제를 위협하는 반체제 활동으로 간주, 사건의 실체가 과장됐다고 진실위는 강조했다. ●대학별 담당관 운영해 학원 통제 학생운동 사찰은 물론, 대학정책 입안과 학사행정 업무까지 중정과 안기부가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학원사태로 제적된 학생의 복교, 타 대학 입학을 막고, 소요가 극렬한 학과는 정원을 감축했으며 비판 성향의 교수는 승진을 불허했다. 주요 학원문제가 생길 때마다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개최해 교련교육, 교수 재임용제, 졸업정원제 등 범정부 대책을 마련한 것도 정보기관이 주도했다. 대학별 담당관을 지정, 운영하는 등 광범위한 정보망으로 학원을 통제한 점도 이번 조사로 밝혀졌다. ●간첩사건, 실체보다 확대·과장 우선 조사한 7대 사건에 동백림 사건, 인혁당 재건위 사건, 남한조선노동당 사건 등 3건이나 포함된 것만 봐도 정보기관이 간첩사건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월북한 친인척과 접촉, 간첩교육을 받고 국가기밀을 제공했다며 간첩으로 몬 81년 ‘박동운 사건’이나 납북귀환 어부를 간첩으로 몰아붙인 82년 ‘정영 사건’, 조총련을 찬양하고 국가기밀을 탐지 수집했다는 82년 ‘차풍길 사건’ 등 적잖은 간첩사건들이 실체보다 확대, 과장됐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BBK 공방 재연… 한나라 퇴장

    ‘이명박 국감’ 논란의 진원지인 국회 정무위원회가 23일에도 파행했다.BBK 주가조작 사건 관련 증인채택을 둘러싼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의 지루한 공방이 재연됐다. 막상 국감이 본격 시작되자 한나라당은 일제히 퇴장하면서 ‘반쪽 국감’에 그쳤다. 오전 10시쯤 박병석 정무위원장이 ‘국감 개시’를 선언하자마자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은 앞다퉈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말싸움을 벌였다. 핑퐁 입씨름만 1시간 20분 넘게 진행됐다. 논란은 여전히 ‘BBK 증인채택’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통합신당 간사인 박상돈 의원은 “지난 11일의 증인 채택은 민주주의 절차, 정당성을 감안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궁색한 논리로 신성한 국감장을 어지럽혀선 안된다.”고 포문을 열었다. 같은 당 김현미 의원도 “한나라당이 문제 삼는 증인은 오로지 (BBK 전 대표)김경준씨다. 영웅본색이 아니라 한나라당 ‘증인본색’은 김경준”이라면서 “여기서 큰 소리를 치면서 뒤로는 못 오게 하느냐.”며 일각에서 제기한 ‘김씨 귀국 저지설’을 거론했다. 김재홍 의원은 “이명박 후보가 나오면 우리 후보도 나온다. 성역 없는 국감을 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한나라당의 반격도 거셌다. 김양수 의원은 “김경준씨는 여권 위조를 밥먹듯하고, 사문서 위조는 떡 먹듯한 사람”이라면서 “그런 김씨가 3년 내내 (한국에)안 오려고 하다가 왜 갑자기 자기 손으로 들어오려는 것인가…정치권이 이걸 가지고 대선에 악용한다면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진수희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김대업 병역비리, 윤여준 20만달러 수수설, 이회창 후보 부인 10억원 수수설 등이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을 가능케 했고 이는 허위로 드러났다.”면서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BBK 의혹의 내용이 아니라 여당 의원들의 공작과 선동”이라고 꼬집었다. 원색적인 비난도 넘쳤다.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는 참여정부 5년의 실정에 대한 평가는 실종되고 1등 후보에 대한 흠집내기로 오염되고 ‘똥칠’되고 있다.”고 말했다가 통합신당 채일병 의원으로부터 “차 의원의 ‘X칠 발언’은 품위가 너무 떨어진다. 속기록에서 삭제해야 한다.”는 핀잔을 들었다. 채 의원은 또 “한나라당 의원들이 우리를 자꾸 ‘구 열린당’이나 ‘신당’이라고 하는데 앞으로는 정식 약칭인 대통합신당으로 불러 달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한당’이라고 부를 것이고, 그렇게 되면 ‘차떼기한 당’,‘부패한 당’이라고 오해받을 것”이라고 으름장도 놓았다. 지루한 말싸움 끝에 잠시 정회했다 속개된 정무위 국감엔 한나라당 의원들이 모두 불참했다. 이제 전선은 이틀 뒤인 25일 금융감독위원회 국감 때 다시 형성될 전망이다. 금감위 국감은 BBK 사건과 관련해 통합신당이 ‘책임소재’를 캐기 위해 잔뜩 벼르고 있는 상태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이회창 재출마설 ‘엇갈린 기류’

    이회창 재출마설 ‘엇갈린 기류’

    ‘이회창(얼굴) 전 한나라당 총재는 과연 대권 3수에 도전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어떤 구도로 가능한가. 당 후보인 이명박 후보와는 어떤 관계가 설정될 것인가….’ 요즘 여의도 정가에 떠도는 ‘창 재출마설’의 핵심이다. 당사자인 이 전 총재가 가타부타 직설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각종 해석만 난무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진원지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열렬 지지자를 중심으로 “이명박 후보로는 힘들다.”는 주장이 높아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후보가 지금은 50%포인트를 넘나드는 높은 여론조사 지지율을 보이지만 범여권이 BBK 주가조작 사건, 도곡동땅 차명의혹, 상암동 DMC 특혜분양 의혹 등을 하나씩 공격하면 곧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 섞인 관측’이 그렇다. 범여권의 ‘한방이면 간다.’는 주장과 맥이 닿아 있다.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 사이의 미묘한 역학관계를 둘러싸고 이 소문이 확대되는 측면도 있다. 이 후보측은 “박 전 대표측이 창 재출마설을 퍼뜨린다고 들었다.”고 했고, 반대로 박 전 대표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오히려 그쪽에서 만든 얘기 아니냐.”고 반박하고 있다. 이 후보측 주장은 이 전 총재가 출마할 경우 박 전 대표와 손을 잡을 것이란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다. 반면 “제2의 김대업식 검증은 필요 없다.”던 이 전 총재가 박 전 대표와 연대하긴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어쨌든 이 전 총재는 21일 대권주자가 총출동한 ‘충청인 한마당’에 축하 화환을 보냈고, 최근 들어 각종 강연에 나가는 등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실제 출마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은 높지 않다. 이 후보측과 박 전 대표측 모두 “평생 1등만 하고 살아온 분이 확실하지 않으면 출마하지 못할 것”,“신중한 성격의 이 전 총재가, 하물며 지금의 정치상황에서 그렇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국감 ‘검증 싸움’에 民生 뒷전

    국감 ‘검증 싸움’에 民生 뒷전

    17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대선 후보 검증과 방어전으로 얼룩지고 있다. 국정 전반을 점검, 민생을 챙겨야 할 국회가 대선 공방에만 몰두하고 있어서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은 모두 국감을 맞아 ‘정책 검증’을 장담했다. 하지만 두 당은 이명박 후보 때리기와 방어, 나아가 정동영 후보 흠집내기로 정치공방전에 매달렸다. 지난 17일 국감 첫날부터 증인 채택 문제로 파행된 정무위는 금감위·금감원 국감이 예정된 25일에도 진행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통합신당이 BBK 사건 관련 증인을 신청, 한나라당이 보이콧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통합신당은 21일 “한나라당이 정무위에 출석하기로 한 증인들에게 실질적으로 출석하지 말라고 문서를 보냈다.”면서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로 명백한 국회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건설교통위도 정치공방이 뜨겁다. 경부운하뿐만 아니라 이명박 후보의 서울시장 재직시절 제기된 상암 DMC 특혜 의혹이 관건이다. 오는 29일 서울시 국감에서 증인 출석이 예정돼 있어 두 당의 정면 충돌이 예상된다. 재정경제위에서는 BBK 주가조작, 도곡동 땅 차명 보유 의혹 등이 핵심이다. 통합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모 주간지를 인용해 “이명박 후보가 LKe뱅크 주식을 매각하면서 양도세 등을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양도 행위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다. 세금 탈루 주장은 얼토당토하지 않다.”고 반박했지만 22일 국세청 국감에서 이 문제가 다뤄질 전망이다. 한편 통합신당의 최재천 대선기획단 대변인은 이날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BBK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씨 귀국에 정동영 후보의 한 측근이 개입됐다.”며 귀국 배후설을 거론한 것과 관련,“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정 의원을 고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행정자치위에서는 정동영 후보 부친의 친일 행위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은 문화관광위 국감에서 정 후보가 문화방송(MBC)기자시절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을 취재하다 구조 작업을 방해했다고 공격했다. 법사위 국감에서는 정 후보 처남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 이 후보에 대한 BBK 주가조작 의혹에 맞불을 놨다. 19일까지 국감이 ‘몸풀기’였다면 22일부터는 양당의 전면전이 예상된다. 통합신당은 이 후보에 대한 도덕성 검증을 계속하는 한편 ‘성공한 경영인’ 이미지 깨기에 나서는 두 갈래 전략을 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이 후보의)지지율이 끄떡없다.”면서 “성공한 CEO가 아니라는 것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 후보에 대한 공세를 최대한 막으면서 정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고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 후보가 참여정부 핵심인물인 만큼 참여정부 실정을 부각시키는 ‘물귀신 작전’도 병행할 방침이다. 박지연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강 대표 “노대통령 먼저 수사 받아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21일 검찰이 이명박 대선 후보의 출석을 요구한 것과 관련,“고발인인 대통령이 수사원칙에 따라 먼저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청와대가 고발했다는 것은 대통령이 고발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가 이 후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뒤 검찰이 이 후보 출석을 요구하며 정치 공세가 불거지자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 대표는 “대선 기간에 청와대가 대선 후보를 고발한 일은 유사 이래 없는 사건이며, 청와대는 즉시 고발을 취소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 응한다면 이 후보도 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강 대표의 발언을 전하며 “선거 중립을 지켜내야 할 검찰이 이번 대선에서도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또다시 선거에 개입하려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면서 “검찰은 대선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심이 한쪽으로 기울어 정상적인 방법으론 이길 수 없으니 검찰로 하여금 총대를 메게 하는 비정상적인 수단을 청와대가 동원하고 있지 않나 의심이 간다.”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청와대는 “청와대가 고소한 사건, 청와대가 고발당한 사건 모두에 대해 당당하게 검찰 수사에 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누구나 잘못을 범했다면 당당하게 수사에 임하고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와 정권을 맡겠다는 정당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상식”이라고 말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빅2 ‘국민참여 정책’ 만든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콘텐츠 전쟁’에 돌입했다. 남다른 정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접근 방식도 비슷하다.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토대로 현장형 정책을 만들겠다는 심산이다. 정 후보의 정책 개발은 ‘유권자 창조형 캠페인(UCC·User Created Campaign)’으로 요약된다. 말 그대로 국민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 세부적으론 ‘행복 프로젝트’가 눈에 띈다. 국민이 온·오프라인에서 정책 대안과 선거운동 방식을 제안하면 당이 토론을 거쳐 실제 선거 현장에 적용한다.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담아 ‘신선한 정책’을 내겠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자발적인 서포터스를 확장하는 계기로도 활용할 방침이다.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당시 민주당 후보가 재미를 봤던 ‘희망돼지’ 전략을 연상케 한다. 정 후보측 관계자는 “유권자가 직접 만드는 상향식 캠페인”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도 공약을 만드는 데 국민 의견을 적극 반영키로 했다. 당 일류국가비전위원회는 아예 당 홈페이지에 ‘대선공약 특별페이지’를 개설했다.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상대로 ‘MB 공약, 내가 디자인한다’라는 제목으로 정책 공약집 제목과 표지 디자인도 공모한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젊은층 관심도 끌고 참신한 아이디어도 얻자는 셈이다. 이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는 ‘경제살리기 특위’에 명망가 대신 현장전문가를 대거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모두 24명인 특위 위원단에는 외부에 잘 알려진 명망가 대신 ‘민생경제, 서민경제’ 이미지에 걸맞은 인사를 영입했다. 중소·벤처기업, 자영업자, 농업인, 택시업계 종사자 등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사람을 두루 골랐다.박지연 박창규기자anne02@seoul.co.kr
  • 鄭 “가치논쟁 토론 붙자” 李 “단일화 후보와 할것”

    한쪽은 만나려 하고 다른쪽은 피하려 한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연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1대1 토론’을 요구하고 있다.21일에는 “이번 대선에서 가치로 승부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밤샘토론’과 ‘국감 동반 출석’도 요구했다. 정-이 후보간 1대1 구도를 만들겠다는 계산으로 읽힌다. 반면 이 후보는 “범여권 단일화부터 이루고 오라.”고 일축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애걸해도 체급이 안 맞다.”고도 했다. 철저한 ‘무시모드’다. 정 후보는 이날 당산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후보간 끝장토론을 요구했다. 또 통합신당의 ‘차별없는 성장 특별위원회’와 한나라당 ‘경제살리기 특별위원회’의 정책전문가 대토론회 개최도 공개 제안했다. 그는 “1997년 대선에서 45차례 토론이 있었고,2002년에는 TV 토론을 포함해 85회의 토론이 있었다.”며 이 후보에게 맞대결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자신 있으면 나와서 토론 못할 이유가 없다. 새로운 가치에 대해 토론하자.”고 했다. 이 후보측의 무대응 전략에 답답한 기색이다. 그는 “이 후보가 유일하게 내세우는 게 지지율인데, 지지율 믿었다가 나중에 망신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상대를 자극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다급하다. 이 후보의 대세론은 벌써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지지율은 50%를 넘는 고공행진이다. 대세론을 넘어 아예 ‘독주체제’다. 이제 막 추격에 나선 정 후보로서는 갈길이 멀다. 공격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 정 후보는 연일 공격 수위를 올리고 있다.‘정글자본주의’‘냉전노선’‘약육강식’등 적나라한 표현도 쏟아낸다. 대립각을 명확하게 세워 전통적 지지층을 붙잡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빨리 1대1구도를 만들어 범여권 단일화 국면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셈법도 포함돼 있다. 이 후보에 맞서는 범여권 대표선수로 먼저 자리매김하려는 것이다. 반면 이 후보는 ‘충돌’을 피하고 있다. 지지율 20% 미만에다가 아직 범여권 단일 후보도 아닌 정 후보와 맞대좌할 필요가 없다는 태도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만약 대선 후보간 토론회를 한다면 여타 후보들이 단일화된 후 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에서 후보간 토론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정동영 후보, 이인제 후보, 문국현 후보등 일부 대선후보들 사이에 후보 단일화하겠다는 말이 많은 만큼 이들 후보가 단일화를 이룬 후 특정 후보와 토론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나 대변인도 정 후보의 제안에 대해 “‘토론하자.’‘국감에 함께 가자.’고 애원하는 것은 1등 후보와 함께 지지율을 올리려는 수법”이라고 폄하했다. 공식적으로는 “범여권 단일화가 이뤄진 뒤에야 상대해주겠다.”는 입장이다. 속으로는 다른 계산법도 있다. 방송기자 출신에 달변인 정 후보와 벌써부터 TV토론을 벌여 유리할 게 없다는 판단이다. 자칫 말실수라도 했다간 오히려 손해보기 십상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다. 게다가 이 후보는 지난 11일 ‘MBC 100분 토론’에서 동문서답을 하는 등 당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당시 일부 네티즌들은 MBC홈페이지에 몰려가 “이게 토론이냐.”며 성토하기도 했다. 어쨌든 정 후보와의 토론은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이 후보의 최측근은 “TV토론으로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최대 3%포인트 안팎”이라며 “두 후보가 근접해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도 아닌데 왜 우리가 TV 토론을 거부하겠냐. 일단 후보단일화부터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규 박지연기자 nada@seoul.co.kr
  • [국감 중계] “온정각 안전 묻는데 소화기 비치했다니…”

    “답변이 아주 불후의 명작이더군요.”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19일 한 말이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한국관광공사 국감장에서 상대를 매섭게 추궁하면서다. 관광공사가 금강산에서 운영하는 온천시설 ‘온정각’의 안전 현황을 질의했는데 ‘소화기 비치, 구급약 비치’라는 답변에 그치자, 이를 꼬집으며 지적한 것이었다. 전 의원은 “심지어 담당자가 구두로는 ‘사실 아무것도 없다.’고 하더라. 이건 대책이 전무하단 것 아니냐.”며 속사포처럼 쏘아붙였다. 질의시간 7분이 이미 끝나 마이크마저 꺼졌지만 그는 특유의 높은 목소리로 강광호 관광공사 부사장을 코너로 몰았다.“도대체 앞으로 얼마나 사고가 더 나야 안전 대책을 세울 거냐.”는 대목에선 목청을 더욱 높였다. 구룡폭포 무용교 붕괴 사건에 대해서는 “하늘이 도와서 28명 부상이었지, 목숨을 잃고도 남을 대형사고 중 사고였다.”고 혀를 찼다. 현대아산이 맡아 운영하긴 해도 전체적인 대북 관광사업은 관광공사가 책임져야 할 몫이란 말도 덧붙였다.“집에 문제가 생기면 임대자가 아닌 주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다. 전 의원의 거듭된 추궁에 관광공사 강 부사장은 “시설은 현대아산에 임대해줬고, 건물은 저희가 진단해 개·보수했다. 안전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鄭후보 측근 개입” “李측 美와 직거래”

    “鄭후보 측근 개입” “李측 美와 직거래”

    19일 정치권의 관심은 단연 ‘BBK’ 김경준씨에게로 쏠렸다. 미국 법원이 그의 한국송환을 승인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그가 대선 전 귀국할 것인지, 만약 그렇게 된다면 60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메가톤급 변수가 될 것이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갔다. ●정두언 의원 “필요하면 관련자료 공개” 분명한 것은 김씨가 이번 대선에서 ‘뜨거운 존재’라는 점이다. 당장 이날만 해도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측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측이 날선 공방을 벌였다. 정면충돌 조짐도 있다. 이 후보측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김씨의 귀국과정에 정 후보의 한 측근이 관여돼 있다는 믿을 만한 정황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필요할 경우 관련 정보를 모두 공개할 것이란 말도 보탰다. 이 후보측의 주장은 귀국하는 즉시 사법처리될 것이 분명한 데도 김씨가 굳이 한국에 오겠다는 것이 ‘의심’스럽단 것이다.“보이지 않는 손”이란 말도 나왔다. 그동안 한나라당이 줄곧 “제2의 김대업”이라고 싸잡아 비난했던 것과 맥이 닿아 있다. 이 발언에 정 후보측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다. 감옥가고 싶으면 계속 떠들라.”고 반격했다. 최재천 대선기획단 대변인은 한술 더 떠 미 국무부와의 ‘직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최 의원은 “이 후보측이 (김씨의 귀국을 막기 위해)미 국무부를 상대로 직거래에 나선 움직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태풍이냐, 찻잔속 미풍이냐 김씨의 귀국여부가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냐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일단 범여권은 귀국을 반겼다. 정동영 후보부터 공격에 앞장섰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후보는 BBK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그의 소송대리인은 김경준씨의 귀국을 저지했다. 이 후보의 도덕성과 대선 가도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줄 문제”라고 일축했다. 이 후보보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30%포인트 이상 뒤진 정 후보와 통합신당은 사건 배후에 이 후보가 있다는 김씨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기를 ‘희망’할 수밖에 없단 것이다. 범여권이 공격수위를 일제히 높인 이유다. 반면 한나라당의 공식 입장은 “신경쓰지 않는다.”로 요약됐다. 귀국을 하든지 말든지 언제 하든지 달라질 게 없다는 반응이다. 당사자인 이 후보 역시 “생각할 게 뭐 있느냐.(특별한)생각이 없다.”고 짧게 언급할 뿐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선 2002년 대선 때처럼 판을 깨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범여권이 ‘제2의 김대업’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할 가능성이 있어 경계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론 “실체적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했다. 당의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BBK사건은 일단 어렵고, 또 국민들이 한꺼번에 공분할 일도 아닌 데다 대선이 60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라 파괴력이 낮을 것이다.” 박지연 나길회기자 anne02@seoul.co.kr
  • ‘李·鄭후보 비방전’ 곳곳 충돌

    ‘李·鄭후보 비방전’ 곳곳 충돌

    국회는 18일 14개 상임위별로 소관부처와 산하 기관을 상대로 이틀째 국정감사를 벌였으나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비방전으로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양당의 지도부와 대변인단도 이날 총출동해 치열한 흠집내기를 전개했다. 정무위에서는 전날 BBK 증인 강행 채택 문제로 극심한 몸싸움 끝에 파행된 데 이어 양측은 이날 오전 내내 설전을 벌이다가 오후 회의에 한나라당측이 불참,‘반쪽국감’에 그쳤다. 통합신당은 이 후보의 건강보험료 탈루, 건물임대소득 축소 신고 의혹을 제기했고, 한나라당은 정 후보 부친의 친일 의혹 등을 거론하며 상호 비방전을 폈다. 양당은 특히 정·이 두 후보를 둘러싼 의혹을 국감 대상으로 볼 수 있느냐는,‘국감의 정의’를 둘러싸고 정면 대립했다. 폭력사태로 전치 2주의 피해를 입었다는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국감은 참여정부가 4년 동안 물경 1000조원에 달하는 실정을 한 것을 총괄 평가하는 자리”라며 국감 대상은 국가기관에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정훈 의원도 “BBK 사건은 법무장관과 금감위원장이 공식적으로 문제 없다고 한 것”이라면서 “법무장관 말을 믿어야지 왜 사기꾼 김경준 말을 믿느냐.”고 일축했다. 반면 통합신당 김재홍 의원은 “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힘없는 국민이 5000억원 넘게 피해를 봤지만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씨, 핵심 관련자와 친분이 있는 분은 다 보상받았다.”면서 “금융감독원과 검찰이 제대로 수사했는지 따지는 게 어째서 국감이 할 일이 아니란 말이냐.”고 맞섰다. 같은 당 김현미 의원은 “앞에선 김경준씨가 귀국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뒤로는 의원들을 시켜 24시간 대치하도록 한 이명박 후보의 이중 플레이, 도덕성으로는 대통령이 될 수 없고, 된다고 해도 한달도 못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또 정윤재·김상진 관련 의혹 등 ‘권력형비리’ 공방, 종전선언 및 평화체제 구축 문제,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 등을 놓고 한치 양보 없는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종락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대선후보 검증 격돌

    [국감 하이라이트] 대선후보 검증 격돌

    ■“李, 임대소득 축소… 건보료·세금 탈루” 대통합민주신당 강기정 의원은 18일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건강보험료와 세금 탈루 의혹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이날 보건복지위의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이 후보는 서울 서초동 영일빌딩과 대명주빌딩, 양재동 영포빌딩을 관리하는 부동산 임대업체 3곳의 대표로 건강보험료 납부 금액을 토대로 국세청 신고 소득을 환산하면 3억 3461만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문가들이 말하는 임대 소득은 9억 5447만원으로 큰 차이가 난다.”고 소득 축소 신고와 세금 탈루 의혹을 내놨다. 그는 “신고 누락 금액을 건강보험료로 환산하면 매달 379만원의 건강보험료를 탈루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건보공단에서 입수한 자료를 인용,“이 후보는 2000년 7월∼2001년 6월,2003년 4∼7월 사이에 영포빌딩의 임대 소득을 건물 관리인 소득 120만원보다 낮은 94만원으로 신고했다.”면서 ”얼마나 파렴치하고 부도덕하게 탈세를 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2001년 1월부터 상시 근로자 1명을 고용하면서 건강보험에 가입토록 한 의무를 회피했다는 문제도 꺼내들었다. 그러면서 “2004년 10월까지 3년 10개월간 건보료 3054만원을 고의로 탈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보건복지위원들은 “이 후보는 건보료를 제대로 납부했고 임대 소득을 축소 신고한 적이 없다. 잠시 누락된 부분은 법 개정에 대한 직원들의 무지로 빚어진 문제로 후보와 연결시키는 것은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鄭, 부친 친일 의혹 국민검증 받아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18일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부친이 친일 행각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친일반민족진상규명위원회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인 정 의원은 이날 행정자치부 국감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정 후보의 부친(고 정진철씨)은 일제 하에 5년간(1940∼1945년) 금융조합에서 일했다.”면서 “당시 금융조합은 일제의 침략전쟁을 지원하는 통제기구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 후보의 부친은 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는 등 일제하에서 잘 나가는 집안 출신”이라면서 “친일반민족진상규명위원회의 3기 조사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국감 질의에서도 “정 후보는 2001년 ‘친일 문제는 여자·금전문제보다 더 중요’하다고 했고,‘국가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에 대해 도덕성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역사에 대한 관점’이라고 말했다.”면서 “정 후보는 부친에 대해 고백하고 국민적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은 “친일진상규명위는 독립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행자부와 관련이 없고, 사무 지원만 한다.”면서 “행자부가 답변할 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 후보측 김현미 대변인은 “일제하 금융조합은 지금으로 말하면 농협과 같은 것인데 금융조합 직원이었다는 것만으로 친일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남의 얘기를 하기 전에 본인이 중심에 있는 상암 DMC 특혜 의혹에 대해 해명하기 바란다.”고 일축했다. 박지연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폭력의원” “생떼의원” 끝내 파행

    “폭력의원 물러가라.”(한나라당 김정훈 의원) vs “뗑깡, 생떼…이성있는 국회의원이 아니다.”(대통합민주신당 박상돈 의원) 국정감사 첫날인 17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끝내 파행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감증인 ‘강행채택’에 반발하며 위원장석을 점거,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자정까지 양당 의원들은 국감파행 책임을 서로 떠넘기며 지루한 공방만 되풀이하다 결국 유회(流會)사태를 빚었다. 남은 국감기간 내내 파행을 되풀이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당초 국감은 세종로 정부 청사 19층의 회의장에서 오전 10시부터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1시간 전부터 위원장석을 점거했다.‘불법증인 채택 무효’‘박병석 폭력위원장 즉각 사퇴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내걸고, 차명진 의원이 속옷만 입고 상처 부위를 찍은 사진도 전시했다. 실랑이는 오전 9시57분 통합신당 의원들이 입장하며 시작됐다. 통합신당 정무위 간사인 박상돈 의원이 “어제(16일) 한나라당 의원님들 이름으로 상임위 개회요구를 제출해놓고 오늘 막상 하려니까 위원장석을 점거하느냐.”고 따지자, 위원장석에 앉아 있던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이 “의원도 아닌 사람, 괴한을 불러들인 폭력 정무위원장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반격했다. 그러면서 박병석 정무위원장의 사퇴 등 4개항을 요구했다. 이후 박상돈 의원이 “BBK를 비롯한 이명박 후보 관련 의혹에 대한 검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고 이러는 것이냐.”고 포문을 열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고함으로 맞섰다. 김정훈 의원은 “그렇게 폭력행위나 하라고 위원장 준 게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신당을 ‘날치기당’,‘여성폭행당’이라고 비판했다. 박병석 위원장은 오전 10시17분 회의장에 입장해 “불미스러운 모습을 보여 송구스럽다. 여야 간사가 합의하도록 하자.”고 말한 뒤 퇴장했다. 한나라당은 “정무위는 격투기장이 아니다.”,“사과부터 하라.”고 비난했다. 이 과정에서 양당 의원은 10분가량 몸싸움도 벌였다. 양당 간사는 이후 의견조율에 나섰지만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동안 피감기관 공무원과 증인·참고인만 하루종일 자리를 지키며 벌을 서야 했다. ■ 법사위 증인채택 맞서 결론 못내 한편 법사위의 법제처 국감에서도 양당 의원들은 여야 후보 연루 의혹이 제기되는 사안과 관련한 국감 증인채택 문제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양당은 결국 서로의 주장을 관철시키지 못하고, 다음에 논의키로 했다. 국감이 시작되자 대통합민주신당 김종률 의원은 “이명박 후보의 도곡동 땅 차명매입 의혹과 BBK 사건과 관련된 국감 증인채택건과 이 후보의 도곡동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기록의 문서검증건을 처리해야 한다.”며 최병국 위원장에게 입장을 표명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신정아씨 사건 등 특검법은 한나라당이 먼저 제출했기 때문에 논의를 한다면 한나라당 법안을 먼저 심사해야 한다.”면서 “국감을 먼저 진행하고, 나중에 상의하자.”고 제안했다.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자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은 “정동영 후보 처남 민모씨가 2001년 코스닥 업체 3곳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전주지검 수사를 받았다.”면서 관련 문서검증을 요청, 통합신당에 맞불을 놓았다. 결국 최병국 위원장이 “간사간 협의를 좀 더 지켜본 뒤 논의하자.”며 논쟁을 일단 매듭지었다. 박지연 홍희경기자 anne02@seoul.co.kr
  • 국감중계-NLL·대운하등

    국감중계-NLL·대운하등

    ■ 金 국방 “평화수역도 NLL전제로 가능 ” 17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는 예상대로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대한 정부 정책의 적절성을 문제 삼는 ‘NLL 국감’으로 흘렀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NLL은 영토선이 아니다.”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NLL에 대한 김장수 국방장관의 소신을 치켜세웠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은 군과 국방부의 전향적 자세를 요구했다. 맹형규 한나라당 의원은 이달 초 남북 정상회담 이후 2차례나 NLL을 침범한 사실을 들어 “대통령의 발언이 진심이라면 서해교전에서 NLL을 사수하다가 숨진 해군 장병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김 장관에게는 “대통령 눈치를 보기보다 양심과 소신, 역사를 보고 국방장관 회담에 임해달라.”며 힘을 실어줬다. 반면 통합신당의 원혜영 의원은 “서해 평화협력특별지대는 육상의 DMZ처럼 군사적 충돌의 완충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정상회담의 합의 성과를 적극 두둔했다. 이와 관련, 김 장관은 “공동어로수역을 통해 평화수역으로 만들자는 것도 NLL이 해상경계선이라는 전제 하에서만 가능하다.”는 원론적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국방연구원(KIDA)의 김충배 원장은 김 장관의 신중한 언행과 대조적으로 “NLL은 지난 50여년 이상 목숨걸고 지켜온 해상경계선이자 해상영토선이라는 것이 KIDA의 전체 입장”이라며 노 대통령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을 쏟아내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한나라당 김학송 위원은 지난 8월 서주석 KIDA 책임연구위원의 ‘NLL 기고문’과 관련, 보직을 사퇴한 심경욱 전 KIDA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을 11월 2차 국감의 증인으로 요청해 NLL을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 전망이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李 통일 “NLL은 보는 관점에 따라…”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17일 “전적으로 동감입니다.”와 “오해입니다.”란 말을 노래 후렴구처럼 반복했다. 전자는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후자는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답변에서 구사했다. 국회 국방위의 통일부 국감에서다. 질문들의 초점이 정파별로 뚜렷하게 갈렸다는 의미다. 의원들은 2차 남북정상회담의 평가 전반을 놓고 충돌했지만, 주전선은 역시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형성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NLL이 영토선인지 아닌지를 명확히 하라며 이 장관을 몰아세웠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은 NLL은 영토선 개념이 아닌데 보수세력이 트집을 잡는다며 이 장관을 엄호했다. 그 사이에서 이 장관은 단정적 표현을 피하면서 아슬아슬하게 ‘총알’을 피해갔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육상 군사분계선을 영토선으로 보는가. -(이 장관)현재 상황으로서는, 우리가 지키는…. ▶영토선인가. -그, 그, 그렇게…, 영토…. 분단선이다. 군사분계선. ▶그럼 NLL은. -보는 관점 관점에 따라…. 이 장관은 이날 ‘영토선’이라는 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면서 “NLL은 정전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준비된 답안’만을 되풀이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대국민 사기극” “이명박 죽이기” 공방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구상’을 공격하느라,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기에 맞받아치느라 하루를 다 썼다.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은 의원들의 정치적 질문에 억지로 정치적인 답변을 강요받았다. 정작 정책에 대해서는 진지한 답변을 해볼 기회조차 없었다. 17일 국회 건설교통위의 건설교통부 국정감사는 한반도 대운하 구상에 대한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질의보다는 정당의 처지에 따른 주장만 난무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두번째 질의자인 대통합민주신당 홍재형 의원. 그는 “한반도 대운하는 상식에 들어맞지 않는 사업”이라며 이에 대한 이 장관의 생각을 물었다. 난처해진 이 장관이 원론적인 수준에서 답을 하자 홍 의원은 “말도 안 되는 사업이 논의되는데 주무부처가 손놓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한나라당 이재창, 박승환, 김석준 의원 등이 앉은 자리에서 “국감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정치공세를 중단하라.”고 소리치며 홍 의원의 발언을 제지했다. 오후에도 통합신당은 대운하 공약을 ‘대국민 사기극’,‘국가재앙 프로젝트’,‘국가파산, 식수재앙, 국민고통 구상’ 등으로 몰아세웠다. 한나라당은 정부가 작성했던 ‘대운하 구상 타당성 보고서’와 관련해 ‘이명박 죽이기’,‘청와대 음모설’ 등을 제기하며 지루한 공방을 되풀이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언론자유 뒷걸음질에 피눈물 난다” 문화관광부를 상대로 한 17일 국회 문화관광위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기자실 통폐합 강행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한나라당 김학원 의원은 “취재 현장에서 전방초소 역할을 하는 기자실을 폐쇄하는 것은 언론의 손발을 잘라내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정부의 ‘기자실 대못질’을 맹비난했다. 김 의원은 특히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 언론 감시단체인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16일(현지시간) 발표한 ‘2007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한국이 지난해 31위에서 올해 39위로 하락한 점을 거론하며 “현장에서 기자들을 몰아내 언론의 감시 기능을 약화시키고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장윤석 의원은 “정부조직법(35조)상 언론 정책 주무부서인 문화부가 아무런 책임과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최구식·심재철·장윤석·이재웅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2층 로비에 임시로 마련된 기자들의 작업 공간을 방문, 기자실 폐쇄와 관련한 기자들의 설명을 듣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기자 출신으로 한나라당 간사인 최구식 의원은 “언론 자유가 뒷걸음질치는 현장을 보며 피눈물이 난다. 이 조치에 관여한 사람들은 법과 제도적·역사적으로 무거운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검증·게이트 국감’ 혈투

    ‘검증·게이트 국감’ 혈투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이 17일부터 국정감사 혈투에 들어간다. 두 당은 이번 국감을 사실상 ‘대선후보 검증국감’으로 규정한 터라 19일 동안 진행될 이번 국감에서 양측은 이명박·정동영 후보 공격과 방어로 뜨거운 공방전을 펼 전망이다. 정책의 잘잘못에 대한 비판이라는 국감 본연의 모습은 실종되고 대선 전초전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양측, 오늘 정무위 격돌 예상 17일 오전 10시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열릴 정무위 첫 국감에서부터 충돌이 불가피하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1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감은 참여하겠지만 (증인 채택을 강행한)정무위는 용납할 수 없다.”면서 “박병석 위원장의 사회를 일절 거부한다. 그가 사회를 고집한다면 정무위는 결코 열리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나라당은 ‘정무위 사태’와 관련, 법적 절차도 밟고 있다. 헌법재판소에는 권한쟁의심판 청구서를, 법원에는 증인 채택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서를 냈다. 국회에는 통합신당 소속 박병석 정무위원장의 의원직 사퇴촉구 결의안과 징계요구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통합신당에선 한나라당에서 요구하는 정무위원장 사퇴나 국감증인 채택무효화 주장에 대해 “어림없는 소리”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어 첫날부터 파행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 ●신당 “BBK 주가조작 사건 등 검증” 양측은 이번 국감에 대비, 상대측 대선후보를 겨냥, 상당한 ‘실탄’을 준비했다. 통합신당에서 이 후보를 겨냥해 준비한 ‘공격무기’는 BBK 주가조작 사건과 김경준씨 귀국방해 의혹, 상암동 DMC 의혹, 도곡동 땅 의혹,AIG 외화국부유출 의혹, 천호동 뉴타운 특혜 의혹, 이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교육 정책 등이다. 통합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번 국감에서 이명박 후보의 각종 의혹을 하나하나 검증하겠다. 도덕성은 물론 정책에 대해서도 검증하겠다.”고 공포했다. 신당은 특히 상암동 DMC 건설 비리의혹을 규명하자며 국정조사 요구서도 국회에 제출했다. 이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 시절에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특혜와 편법을 썼다.’는 게 요지다.17일 국무조정실을 상대로 한 정무위 국감에서 관련 물증을 제시하고 이 후보 연루의혹을 주장하고 30일 행자위의 서울시 국감에서도 이를 재론할 것으로 전해져 양측의 정면충돌 양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나라당 “변양균·신정아 사건 등 추궁” 한나라당의 반격도 거세다. 우선 권력형 비리 게이트로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변양균·신정아 사건을 둘러싼 청와대 개입 의혹을 파헤칠 계획이다. 여기에다 정윤재 전 청와대 비서관과 부산의 건설업자 김상진씨 로비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며 특검법안을 제출했다. 현 정권의 권력형 비리를 파헤쳐 범여권의 ‘연대 책임’을 묻겠다는 뜻이 담겼다. 안상수 원내대표가 “김상진씨는 노무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에 관급공사를 6건 수주한 뒤 한 건도 없다가, 다시 대통령에 취임한 후부터 13건, 금액으로는 3647억원을 수의계약으로 따냈다.”고 공격한 것도 마찬가지다. 내친 김에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축하금 의혹, 자양동 ‘스타시티’ 부지 특혜분양 의혹 등도 상임위별로 철저하게 파헤치기로 했다. 통합신당 정 후보를 둘러싼 각종 자료를 수집해 ‘맞불놓기’ 준비도 마쳤다. 국감 기간에는 ‘24시간 비상체제’로 전환해 통합신당의 공격에 맞서기로 했다. ●양당 기싸움 팽팽 국감시작을 하루 앞둔 이날 양측 원내사령탑은 날카로운 기싸움을 폈다. 신당의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번 국감에서 권력형 비리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겠다는 한나라당 방침에 대해 “밝힐 의혹이 있다면 다 밝히자는 입장”이라면서 “다만 한나라당도 신당이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이 후보를 증인에서 빼준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여권후보 검증과 관련,“흠집내기 의도는 전혀 없다.”면서 “우리 후보는 당 경선에서 검증받았지만 범여권 후보는 검증을 안 받아 기본적인 검증은 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박지연 구동회기자 anne02@seoul.co.kr
  • 불편한 朴…친 박근혜 인사 당직 좌천에 불만

    불편한 朴…친 박근혜 인사 당직 좌천에 불만

    “오늘 우울한 얘기를 안 하려고 했는데…. 저를 도운 사람들이 죄인인가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5일 이명박 대선후보 체제가 들어선 이후 단행된 당의 사무처 당직자 인사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제가 요즘 많은 전화를 받는 게 일인데 전화 내용이 (친 박근혜 성향의 사무처 당직자들을)임기가 남았는데도 제거하고 한직으로 보내고 잘라내고 한다는 거다.”라며 “그런 전화를 받을 때마다 난감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착잡한 표정으로 “저는 정치발전을 위해 노력해왔고, 기득권도 포기해왔다. 그래야 나라가 발전한다고 말했는데….”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전 대표의 발언은 최근 사무처 당직자 인사에서 기존의 친(親) 박근혜 인사들이 친 이명박 인사들로 상당수 교체된 데 대한 불만 표시로 해석된다. 특히 박 전 대표가 경선 패배 승복 이후 백의종군 의사와 함께 일체 불만을 표시하지 않은 점에 견줘보면, 이날 언급이 심상치 않다. 그동안 박 전 대표의 적극적인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 부심해온 이 후보 진영으로서는 긴장할 만한 대목이다. 한나라당은 지난달 단행한 중앙당 사무처 당직자 인사와 이달 12일 충북, 충남, 울산, 경북, 전남 등 5개 시·도당의 사무처장 인사 등에서 상당수 친 박근혜 인사들을 좌천시키거나 대기발령하고 대신 친 이명박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임명했었다. 이를 놓고 친 박근혜 성향의 당직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고조돼 왔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대운하 무기명 투표로 정하자” 親朴 유승민, 의총서 기습제의

    한나라당이 15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명박 대선 후보의 대표공약인 한반도 대운하를 놓고 ‘토론’했다. 그러나 5시간 가까이 계속된 의총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 중심으로 만만치 않은 비판이 터져 나왔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 유승민 의원이 강하게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2005년 행정복합도시법 통과 때 무기명 투표를 실시했던 예를 들면서 “너무나 중요한 만큼 이 공약을 당론으로 채택할지 무기명 투표해야 한다.”고 ‘기습 제의’를 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관련 예산이 최대 8조 5000억원으로 정해졌던 법을 두고 한나라당이 진통을 겪었는데 대운하를 비판하는 측에서는 40조∼50조원이 들지 모른다고 비판한다는 점에서 행복도시법보다 국가적으로 더 중요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의총에서 암기위주의 주입식 교육을 받은 것 같다.”며 불편한 심기를 피력한 뒤 “다른 공약은 (무기명 표결을)할 필요가 없지만 이 프로젝트만은 삽질을 시작하면 되돌리기가 상당히 힘들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 후보측인 이병석 의원이 “대운하 사업은 법도 아닌데 무슨 투표냐.”고 비판했고, 유 의원은 “의견을 말도 못하느냐.”고 받아치면서 가시돋친 설전도 오갔다. 이후 친박계인 김성조 의원은 “옛날처럼 석탄이나 통나무를 운송하는 건 몰라도 지금 봐서는 기업이 물류에 운하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 다롄까지 구미에서 만든 휴대전화를 배로 싣고 간다면 도착해서는 이미 그 다음 세대 휴대전화가 통용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충환 의원은 “이것을 대표정책으로 내세웠는데 국민 설득도 제대로 안 되면 표가 안 나올 우려도 있다.” 했고, 이재창 의원은 “운하가 발달한 유럽의 지형과 달리 우리나라는 문경새재를 넘어야 하고 갑문도 설치해야 하는 등 운하 건설에 대해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다.”고고 가세했다. 차명진 의원은 “운하 수심을 6m로 한다는데 기존의 교량이 다 흔들리는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앞서 제안 설명은 ‘대운하 전도사’를 자처한 이재오 최고위원이 했다. 이 최고위원은 “나라 전반을 새롭게 만드는 계기이자 국토재건 사업”이라고 옹호한 뒤 “운하를 통해 터미널 50곳이 생기고 그 주변이 중소도시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문제점은 보완할 필요가 있지만 이 공약 자체가 되느냐 안 되느냐는 정치적으로 별 의미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국회 결국 파행

    한나라당이 12일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중단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한나라당이 이명박 후보를 지키기 위해 국회를 파행시켰다.”며 즉각 반발했다.17일부터 시작될 국정감사가 파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가 BBK사건 관련자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한 것을 ‘폭거’로 규정하고, 통합신당이 이를 무효로 선언할 때까지 의사일정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당장 이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표결처리가 한나라당 거부로 무산됐다. 한나라당은 의총에서 정무위의 국감 증인채택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법원에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내고, 통합신당 소속 박병석 정무위원장과 임종석 원내부대표 등을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하기로 결의했다. 박 위원장에 대해선 의원·위원장직 사퇴권고 결의안도 제출키로 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국회가 증인채택문제로 ‘괴한’들에게 점령당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면서 “이 시각 이후부터 대통합민주신당이 날치기 시도에 대해 무효를 선언하고 국민과 한나라당에 사과할 때까지 모든 의사일정을 중단한다.”고 밝혔다.‘대통합민주신당의 날치기 시도 폭거 규탄’이라는 제목의 결의문도 채택,“정당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야당 후보 죽이기 음해공작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통합신당 최재성 원내부대표는 “한나라당이 이명박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국회를 통째로 마비시킨 폭거”라면서 “이 후보는 그렇게 떳떳하다면 국감 증인을 자청하고, 국회 일정도 당장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이명박 국감’ 충돌… 예산안 처리 무산

    한나라당이 12일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하면서 ‘이명박 국회’ 논란이 현실화됐다. 한나라당이 “범여권이 야당 후보 죽이기에 나섰다.”며 의사일정을 보이콧하자, 대통합민주신당이 “위장·위선·위증후보인 이명박 후보는 반드시 국회에서 검증해야 한다.”고 맞서면서다.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하지 않는 한 국정감사는 물론이고 내년도 예산안·민생법안 처리 등 시급한 의사일정이 공전될 상황에 처했다.‘반쪽 국회’내지는 ‘변질 국회’ 우려도 나온다. ●한나라,“정무위 증인채택 무효” 초강경 한나라당은 이날 긴급 의원총회에서 ‘국회 보이콧’으로 강경 선회했다. 내친 김에 ‘이명박 국감’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전략도 내비쳤다. 의총장에는 ‘통합신당 폭력 날치기 시도, 국민 앞에 사죄하라.’‘날치기 주역 박병석은 의원직을 사퇴하라.’는 글귀를 붉은 글씨로 적은 플래카드도 내걸었다. 대형 스크린을 준비해 전날 정무위 상황을 녹화한 CCTV동영상도 상영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정말 무도하고 황당한 일”이라며 정무위의 BBK 관련 증인채택을 성토했다. 그러면서 “신원미상의 괴한 수십명이 들이닥쳐 안건도 제대로 밝히지 않고 ‘가결됐음을 선포한다.’고 말한 것은 당연무효”라고 주장했다. 정무위 소속 박계동 의원은 “놈현스러운 폭행”이라고 촌평했다. ●신당,“오늘 사태는 李후보 책임” 비슷한 시각 통합신당 의총장에서는 반대로 한나라당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명박 후보가 지난 8월 당 워크숍에서‘국회에서 나를 잘 막아 달라.’고 말했다니 결국 오늘 사태는 이 후보 책임”이라면서 “그의 지시로 국회가 파행됐으니 국회 정상화도 이 후보가 오더를 내리라.”고 비꼬았다. 통합신당은 의총을 통해 ‘국회 사수’로 의견을 모았다. 대선후보 경선 등 어수선한 당 상황이지만 국감에 빠지지 말고 이명박 후보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자는 것이다.‘이명박 국감’을 치러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최재성 원내부대표는 브리핑에서 “이 후보는 겉으로는 모든 의혹을 가리자고 말하면서 실제론 국회를 마비시켰다.”면서 “그렇게 떳떳하다면 국감 증인을 자처해 의혹을 해소하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의 보이콧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가장 먼저 파행을 보였다. 처음엔 한나라당 최병국 법사위원장이 전체회의를 개의해 예산안 심사보고를 청취하는 등 별 무리없이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나 뒤늦게 보이콧 방침을 전해들은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이 회의실에서 퇴장하며 문제가 불거졌다. 의결정족수 미달로 예산안·의사일정 변경안 처리가 무산된 것이다. 자리를 지키던 통합신당 의원들이 거칠게 항의했다. 이후 정회와 속개를 거듭했지만 오후 5시40분쯤 최병국 위원장이 기습적으로 산회를 선포했다. 통합신당 선병렬 의원이 의사봉을 뺏고 항의했지만 최 위원장은 다른 의사봉으로 두드려 회의를 공식 종료했다. 통합신당 의원들은 산회 이후에도 자리를 지킨 채 한나라당을 공격했다. 김동철 의원은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 ‘이명박 검증’을 무산시키면 대통령은 떼어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하는 한나라당의 오만과 방자함이 도를 넘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20분쯤 텅빈 회의실에서 한숨을 내쉬며 항의하다 “한나라당의 이명박 방탄국회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낭독한 뒤 자체 해산했다. 박지연 구동회기자 anne02@seoul.co.kr
  • BBK 김경준씨 조기 송환 또 불투명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이자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의 연관성 여부로 주목받아온 김경준(41)씨의 조기 송환이 다시 불투명해졌다. 김씨가 조기 귀국해 한국 검찰의 조사를 받겠다며 지난 3일 소환명령 항소취하 신청을 내자 이명박 후보의 미국 소송 대리인인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가 9일 “김씨의 한국 송환 이전에 상대 증인 심문을 마치게 해달라.”고 미국 연방법원에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에 김씨는 이튿날인 10일 법원에 긴급신청을 제출, 김 전 감사의 요청을 기각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씨 송환 재판의 당사자인 미 연방검찰은 이 요청에 대해 법원에 반대 의사를 전달하지 않는 등 양측 공방에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다만 김 전 감사가 이번 사건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여서 법원에 그런 신청을 했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관측이 일부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은진수 법률지원단장은 “김씨 송환 재판과는 별도로 김씨는 엘케이이(Lke) 뱅크 자본금을 횡령한 사건에 대한 민사재판이 진행 중”이라면서 “이 재판과 관련해 김씨 상대의 증인 심문이 예정돼 있는데, 심문이 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김씨가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하니까 증인심문을 마무리하라는 취지로 현지 변호사가 법원에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靑·한나라 ‘NLL 충돌’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논란이 된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로 정면 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가진 5개 정당 대표 및 원내대표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NLL은 ‘영토선’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도 “헌법상 북쪽 땅도 우리 영토”라면서 “영토 안에 영토 분계선을 그어놓고 자꾸만 영토선이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의 발언은 충격적”이라며 정면 반발했다. 이에 따라 NLL 문제가 대선 정국의 쟁점 현안으로 부상하는 한편 남북정상선언의 일부 합의사항에 대한 국회 동의 과정에서도 거센 논란이 예상된다. 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NLL이 처음에는 우리 군대(해군)의 작전 금지선이었다.”면서 “이것을 오늘에 와서 ‘영토선’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휴전선은 쌍방이 합의한 선인데,NLL은 쌍방이 합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그은 선”이라며 “정치권에서 사실관계를 오도하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헌법상 영토 개념은 한반도와 부속도서”라면서 “NLL이 영토선이라는 주장은 헌법을 부정하고 영토를 반으로 줄이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간담회 직후 “매우 충격적이고 황당하다. 시각 교정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현실을 무시한 안이한 발상”이라면서 “북한은 헌법적으로 우리의 영토이지만, 실효적 지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노 대통령은 종전선언 등을 위한 관련 당사국 정상회담의 형식과 관련, 남북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참여 의사를 표시했다며 “(남·북·미·중의) 4자로 확정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 임기 동안 과연 종전선언이 가능할지에 대해 나도 ‘상당히 좀 버거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아주 늦어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통일 비용에 대해 “급작스러운 흡수통일로 엄청난 비용을 치른 독일의 방식으로 가진 않는다는 것이 이미 합의됐다.”면서 “국가연합이나 연방을 전제로 했을 때는 통일비용이 더 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남북정상선언 이행에 따른 국민 부담 문제와 관련,“사전 동의는 국회가 요구하면 피하지 않겠다. 법적으로 국회의 동의를 받을 성격이다, 아니다는 국회에서 각당 대표께서 논의를 모아 판단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지원과 기업적 투자가 병행될 것이지만, 어느 것이나 다음 정부에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우리는 핵무기를 가질 의사가 없다. 유훈이다. 우리 의지는 확고하다.6자회담에 성실히 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소개하고 “핵 폐기 과정은 이미 이행단계로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국군포로·납북자 송환 문제를 이산가족 처리 차원에서 추진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자 “민심이 그걸 구분해서 표시해 주길 바라는데 문제가 있다.”면서 “국회에서 이산가족이란 큰 틀에서 묶어서 처리해 보라고 정치적 위임을 해주면, 정부가 융통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또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단대표가 “6·15의 기념일 제정 문제는 국무회의에서 해결할 수 있지 않으냐.”고 묻자 배석한 백종천 안보실장에게 “논란이 될 여지가 없는지 잘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강 대표는 간담회 말미에 ▲NLL 문제를 확실히 할 것 ▲납북자·국군포로 문제를 국방장관 회담에서 철저히 해결할 것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총리회담에서 획기적으로 해결할 것 ▲경협은 민간주도 상업적 베이스 원칙에서 할 것 등을 요구했다. 강 대표는 특히 “청와대가 어느 당 후보의 공약을 평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심판을 보는 것은 가능하지만 중립의무를 저버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12일 관련 회의를 거쳐 남북정상선언 이행 추진 체계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찬구 구혜영 박지연기자 ckpar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