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기행/ 서형욱 지음
‘유럽축구에 빠지다.’
축구 선수라면 한 번은 꼭 뛰고 싶은 무대, 유럽 빅리그. 축구 팬들도 마찬가지다. 단 한 번이라도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를 피부로 느껴 보고 싶은 무대도 그곳이다.
유럽축구에 시선이 몰리는 이유는 단지 경기 수준이 높아서가 아니라, 선수와 관중이 하나가 되어 뿜어내는 스펙터클에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전후로 ‘태극 전사’들이 속속 유럽에 진출하며 관심과 갈증이 동시에 생겨났다. 최근에는 네덜란드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던 박지성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고, 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의 이적이 가시화되며 열기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경기 중계를 빼놓고는 유럽축구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기가 어려운 현실. 유럽축구의 참모습을 향한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 줄 청량제 같은 책이 나왔다.
영국 리버풀에서 축구산업학을 공부했고,MBC 등에서 국내 최연소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축구저널리스트 서형욱(30)씨가 ‘유럽축구기행-세계 축구 중심에 가다’(도서출판 살림)를 펴냈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독일 등 5개국 20여개 도시를 발로 뛰며 몸으로 느낀 유럽축구 현장을 생생하게 글로 옮겼다.
유럽에서 축구 티켓을 사는 방법 등 사소한 것에서부터, 각 도시 명문 구단의 역사와 라이벌 관계, 경기장에 얽힌 사연들, 실제 경기가 열리는 순간의 경기장 표정, 또 유럽인이 바라보는 해외파 ‘태극전사’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배낭여행하듯 직접 찍은 사진 200여장을 곁들이며 국내 축구팬들에게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의 안내를 받으며 유럽을 돌아다니다 보면 한편으로는 진한 아쉬움도 베어 나온다. 상대적으로 척박한 한국 프로축구의 현실-이 부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때문이다.
축구 최고의 축제인 월드컵을 개최했고,4강에도 올랐으며 최근 6회 연속 출전이라는 위업을 달성했지만, 한국 프로축구의 현 주소는 사뭇 다르다. 박주영의 출현으로 인기 몰이를 하고 있으나,3만명 이상 들어갈 수 있는 경기장에 1000명에도 못 미치는 관중이 모이는 경우도 있다.1부-2부리그간 업다운 제도는 아직도 먼 현실.
예전 한 축구 에이전트에게 들었던 말이 떠오른다. 브라질 출신 외국인 선수가 K-리그를 경험하고는 세 번을 놀랐다고 한다. 첫 번째로 K-리그 수준이 높아서 놀랐고, 두 번째로 그럼에도 관중이 너무 없어서 놀랐고, 마지막으로 관중이 없는 데도 선수들에게 월급이 꼬박꼬박 나와서 놀랐다는 것.
저자도 이 책 곳곳에서 한국 축구에 대한 안타까움을 남겨놓고 있다.“유럽축구기행이 아닌 한국축구기행으로 더 많은 독자들과 호흡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그의 말처럼,2002년 월드컵의 감동을 매주 재현할 수 있을 정도로 국내 축구 저변이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1만 6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