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공무원·시공사 결탁/주택 재개발 비리 23명 구속
◎건축단가 올려주고 수십억 받고/인가∼준공 단계마다 뇌물수수/9명 입건·6명은 전국 수배
서울시내 12개 지역의 주택 재개발사업과 관련,거액의 뇌물을 주고받은 시공회사·공무원·주택조합 간부 등 38명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지검 특수 2부(박주선 부장검사)는 19일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 3지구 주택조합장 홍진구씨(62·서울시의회의원)와 하왕십리 21지구 주택조합장 유병춘씨(54) 등 주택조합 관계자 16명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수수)혐의로 구속했다.이들은 도시재개발법에 따라 공무원 신분이다.
시공회사인 대림산업 재개발사업본부장 김관수씨(57·부사장)와 벽산건설 부사장 이진학씨(50),태영 전무 이규씨(49) 등 5명을 뇌물공여,양천구청 주택과 직원 조광휘씨(40·7급) 등 구청관계자 2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각각 구속했다.
또 주택조합 간부인 이민이씨(37·여) 등 9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하고,동작구청 주택과장 노종희씨(43) 등 6명을 지명수배했다.
이들이 주고받기로 한 뇌물 액수는 총공사 규모의1·5% 정도인 48억원에 이르고,실제로 수수한 규모는 28억원을 웃돈다.
주택 재개발사업 비리에 연루된 모든 당사자들이 적발되기는 처음이며 규모도 가장 크다.
조합장 유씨는 지난 6월 시공회사인 대림산업 등으로부터 아파트 공사 수주 및 공사단가 인상의 청탁 사례금으로 22억원을 받기로 각서를 작성한 뒤 2차례에 걸쳐 9억5천만원을 받았다.
민주당원인 조합장 홍씨는 지난 94년 11월 벽산건설 등으로부터 공사단가 인상 청탁사례금으로 13억원을 받기로 하고 5억7천만원을 받았다.
시공회사 관계자들은 사업시행 인가와 철거용역·하도급·공사수주·단가인상·상가분양 지정 등 모든 공사단계에서 9억∼3천7백만원을 주택조합 관계자 등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구청 간부 등 공무원들의 수뢰금액은 6백만∼1천5백80만원이다.〈박선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