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복지장관 부인 구속/안경사협회장도 구속
◎검찰/1억7천만원 수뢰 확인… 이 전 장관 무혐의 귀가
서울지검 특수1부(박주선 부장검사)는 13일 이성호 전 보건복지부장관의 부인 박성애씨(49)가 대한안경사협회로부터 법률개정 로비청탁과 함께 1억7천만원의 돈을 받은 사실을 확인,제3자 뇌물취득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돈을 준 안경사협회장 김태옥씨(48)는 제3자 뇌물교부혐의로 구속했다.〈관련기사 2·3·4면〉
검찰은 이날 이 전 장관을 소환,부인의 뇌물수수를 알았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했으나 뚜렷한 혐의점이 드러나지 않음에 따라 일단 귀가시켰다.
검찰은 이 전 장관이 김씨로부터 법령개정 건의를 수차례 받은 사실을 확인했지만 부인 박씨의 뇌물수수를 알았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물증이 없어 사법처리가 어렵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관계자는 이와 관련,『부인 박씨가 김씨에게 되돌려준 1억4천9백50만원의 어음이 부도났는데도 이 전 장관이 이를 막지 않았고 로비설을 흘리던 김씨를 공개석상 등에서 수차례 꾸짖은 사실 등은 이 전 장관이 몰랐다는 것을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7월과 9월 김씨로부터 『의료기사법 시행령이 개정될 수 있도록 힘써 달라』는 부탁과 함께 자택에서 각각 2천만·5천만원을 받은데 이어 같은해 10월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 주차장에서 현금 1억원이 든 가방을 받는 등 1억7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에게 건너간 돈은 지난해 6월 안경사협회가 전국 1만5천여명의 안경사들로부터 로비자금 명목으로 1만∼10만원씩 2억6천여만원을 거둔 돈가운데 일부이며 박씨는 이 돈 전액을 개인빚을 갚는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지난 12일 검찰에 전격 소환돼 뇌물수수 사실을 자백했으나 『남편은 돈을 받은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안경사협회장 김씨는 지난 3월 이 전 장관이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장관직을 물러난 것을 보고 『법령 개정이 안될 것같으니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문제 삼겠다』고 박씨에게 을러댔고,박씨는 모두 1억4천9백50만원의 「딱지어음」 3장을 구해 김씨에게 준 것으로 드러났다.하지만 이 어음은 지난 6월과 7월 각각 부도처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