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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희
    202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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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박근혜 대선후보 비방글 네티즌 무죄”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당시 후보를 비방한 혐의로 기소된 네티즌들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김동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29)씨와 공모(34)씨에게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한 인터넷 사이트에 ‘박근혜님은 한 게 뭐가 있죠’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했고, 공씨는 이 글을 다른 사이트에 옮겼다. 이 글에는 “결혼 안 해봄, 직장 생활 안 해봄, 수첩 없인 말도 못함, 5·16은 어쩔 수 없다함” 등의 문장이 포함돼 있다. 재판부는 이씨가 쓴 글이 박 후보를 깎아내리거나 헐뜯는 것이라면서도 “선거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일부 과장된 표현이 있다고 해도 내용의 전체 취지가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같은 글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다카키 마사오’로 호칭한 것도 선거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이정희 “진보당 제거는 유신시대로의 회귀”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정당 해산 심판청구를 당한 통합진보당은 “헌정 사상 유례없는 정당 해산이란 사문화된 법조문을 들고나와 진보당을 제거하려는 것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를 유신시대로 되돌리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정희 진보당 대표는 5일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유신독재 공식 선포이자 1979년 해제된 긴급조치들에 이은 ‘긴급조치 제10호’”라면서 “부정하게 정권을 차지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의 후계자가 모여 만든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유신의 망령을 부활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부활한 유신독재에 모두가 신음하게 될지 모른다”며 “깨어 있는 양심들은 떨쳐 일어나 달라”고 촉구했다. 진보당은 오전 서울 동작구 대방동 당사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연 데 이어 오후 서울광장에서 기자회견과 정당연설회를 잇따라 개최해 이번 조치의 부당성을 호소했다. 새누리당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정부의 결정을 환영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헌법을 무시하고 집행마저 방해하는 정당은 헌법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책임 있는 역사의식에 기초한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어떤 경우에도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가 유지돼야 하고 모든 정당의 목적도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이 시대 마지막 어릿광대 국악인 김뻑국

    [김문이 만난사람] 이 시대 마지막 어릿광대 국악인 김뻑국

    살면서 가장 좋은 재미를 꼽으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 보는 것, 아니면 듣는 것일까. 대체적으로 보는 것보다는 듣는 편이 낫다고들 말한다. 눈을 감고 음악을 듣는 재미가 특별하기 때문이다. 재담(才談)은 익살과 재치를 부리며 재미있게 이야기한다는 뜻이다. 창작보다는 전승(傳承)에 기초를 두고 흥미롭게 이야기를 실타래처럼 풀어나간다. 장구와 북을 치며 서로 주고받는 재담과 여러 타령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 그렇다면 잠깐, 남녀가 주고받는 재담의 한 장면을 들어보자. 남:억조창생 만민시주님네, 이 내 말을 들어보소. 청춘이 가고 백발이 올 줄 알았으면 10리 밖에다가 가시철망을 쌓을 걸.(나무관세음보살 목탁소리를 한다) 여:이봅세 아즈바이, 이봅세 아즈바이, 어쩌면 그 소리를 잘 지르시지비? 남:아즈마이~여기가 어니 고장, 어니 댁이지비? 함경도 어랑타령 고장 아니메~아즈마이 가만히 관상 보니 혼자 삼동? 여:말 맙소, 갈라새끼 술지방 앙카이(남편이 술집 여자를 데리고 도망갔다는 함경도 지방의 욕) 옆에 차고 후르륵 날러 혼자 삼둥. 어쩌면 좋겠소, 어쩌면 좋겠소, 가슴 답답해서 못 살겠다. 내 눈에 햄세국물(김칫국)이 쫄쫄 흘리메, 정말 가슴 답답해서 못 살겠다. 아즈바이 아까 잘하던 소리 한번 아니 들려주겠소? 남:니가 먼저~살자고~옆구리 꾹꾹 찔렀지, 내가 먼저 살자고 계약에 도장 먼저 찍었나? 여:무주공산 뜬 달은 뜨나마나 하구요, 멍텅구리 새서방은 있으나마나 허다. 이어 둘이 합창을 한다. ‘날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나고, 이십리 못 가서 불한당 맞고, 삼십리 못 가서 되돌아오리리라, 아하하 어이야 어야더야 내 사랑아. 아리랑 고개에다 초가삼간 짓고 양친부모 모셔다가 천년만년 살자~’ 김뻑국을 아시는가. 젊은이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40대 후반 이상의 사람들에게는 추억의 이름으로 남아 있다. 재담의 명인 김뻑국씨는 한국의 찰리 채플린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1934년생이니까 올해 우리 나이로 팔순이다. 예전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여전히 공연무대에 올라 특유의 민요재담을 펼치면서 대표적 만담 콤비로 알려진 ‘장소팔·고춘자’ 이후 마지막 재담꾼으로 외롭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국립민속박물관 대강당에서 ‘김뻑국예술단의 소리여행’이라는 제목으로 소리극 공연을 열고 관객들에게 웃음을 흠뻑 선사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 농협 대강당에서 2인 소리극 형식으로 제자와 함께 조용한 무대를 갖기도 했다. 앞에 언급된 남녀의 재담 장면에서 남자는 김씨, 여자는 제자 김순녀씨가 맡았다. 둘은 이 무대에서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아리랑을 불러 눈길을 끌었다. 외국어로 아리랑을 부르게 된 계기는 우리의 아리랑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였다. 종로3가 국악로에 있는 ‘김뻑국예술단’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민요재담이 대중으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는 현실에서 무슨 인터뷰를 하느냐고 했다. 재담인생 55년에 요즘도 열심히 공연을 다니고 있지 않느냐고 했더니 “재담은 춥고 배고팠던 시절 민초들의 해학이고 한풀이이자 격조 높은 풍자였다”면서 파란만장한 세월을 먼저 회고한다. 그는 일제 때 일본에서 태어나 광복이 되던 11살 때 부친의 출생지인 충남 보령에 정착했다. 하지만 적응이 잘되지 않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학생들한테 ‘일본 하꼬짝(궤짝)’이라고 놀림을 받으며 ‘왕따’를 당했던 것. 한글을 잘 모른다는 이유에서였다. 쫓아다니면서 때리는 등 못살게 구는 학생들 때문에 도망치듯 기차를 타고 서울로 왔다.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다가 뚝섬 근처에서 우연히 국악인 이충선씨를 만나 1년 넘게 머슴살이를 했다. 굿판이나 질펀한 놀이마당이 펼쳐지는 날 이씨를 따라다니며 구경하는 것이 큰 재미였다. 그러다가 6·25전쟁이 발발하자 인천과 수원을 거쳐 용인 남사초등학교에서 숨어 지냈다. 끼니는 빈집 광을 뒤져 남아 있는 씨알로 근근이 해결했다. 그렇게 1년 3개월을 지낸 뒤 다시 서울로 왔다. 탑골공원에서 배회하고 있을 때 공연 중인 국악인 최경명씨를 만났다. 이후 그는 최씨를 따라다니면서 장구와 피리, 배뱅이소리를 어깨너머로 배웠고 인천과 강화 등지에서 약장수 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배뱅이굿을 하는 이은관씨의 공연을 보고 감동을 받아 이씨와 인연을 맺고 40년 동안 같이 지내게 된다. “하루는 육영수 여사의 초대를 받고 소록도 위문공연을 가게 됐습니다. ‘쾌지나 칭칭나네’를 부른 김상국, ‘노란 샤스 입은 사나이’의 가수 한명숙씨도 함께 갔지요. 이때 다른 분들은 10분 정도 노래를 불렀으나 저는 이충선씨를 따라다니면서 배운 재담으로 30분 가까이 무대 위에 섰지요. 환자들도 막 웃고 그러니까 무대가 화기애애했어요. 육영수 여사도 좋아하시면서 몸소 무대까지 다가오시더니 악수를 청하더군요. 엊그제(10·26) 박정희 대통령을 추모하러 간 것도 그런 인연에서였습니다.” 김씨가 재담가로 유명해진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 박정희 정권 때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의 만남이다. 사연은 이렇다.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발표 직후였다. 김씨는 이은관씨와 함께 종로3가에 있는 요정집 ‘오진암’으로 초대받았다. 가 보니 김지미, 서수남, 하청일 등 유명 연예인 20여명이 모여 있었다. 이후락 부장이 북한에 무사히 다녀온 기념으로 파티를 연 자리였다. 이 부장은 술을 한 잔씩 돌리면서 각자 노래 한 곡씩 부르게 했다. 당시 중앙정보부장이라고 하면 매우 근엄한 위치여서 다들 조용하게 불렀다. 그러나 김씨 차례가 오자 원래 하던 대로 소리 내어 불렀다. ‘네가 먼저 살자고 옆구리 꾹꾹 찔렀지. 내가 먼저 살자고 계약에 도장을 찍었나’를 민요풍으로 불렀다. 분위기가 확 반전됐다. 이 부장이 기분이 좋았던지 “바로 그거야 한 번 더 불러 봐”라고 했다. 이왕 내친김에 야한 노래를 했다. ‘○○산 자리봉에 좁쌀 서말 심었더니 공알새가 날아와~’ 다들 웃으면서 박수를 쳤다. 이 부장은 “저런 사람 세 사람만 있으면 남북통일도 문제 없어”라고 하면서 김씨를 옆자리에 앉힌 뒤 백지수표(100만원 이하) 한 장을 건넸다. 당시 100만원은 집 한 채 값이었다. “그 수표를 들고 한국은행을 갔습니다. 은행장이 직접 나와 인사를 하더군요. 이후락씨 사인을 보더니 다들 굽실굽실하는 거예요. 어떻게 받았으며 다 찾아갈 거냐는 등 아주 친절하게 물어봤습니다. 그래서 10만원만 우선 달라고 했지요. 그것으로 양복점에 가서 옷을 맞춰 입고 남대문시장에 가서 해군 단화를 구입했습니다. 나머지는 안비취, 묵계월, 박동진 등 국악인들에게 공연을 하도록 도와주었지요.” 아울러 ‘김뻑국예술단’을 창단한 뒤 전국 면소재지까지 가서 공연을 하면서 암울했던 시절에 해학과 웃음을 선사할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재담 한마디 툭 던진다. “서방님의 양말을 꿰맬 때 본처는 이빨로 실을 끊고, 둘째 마누라는 가위를 사용합니다. 셋째는 냄새를 맡고는 아예 양말을 버리지요. 하하하.” 김씨는 살아온 세월이 그래선지 팔순의 나이에도 악동(樂童)처럼 웃는다. 얼핏 보면 동자승 같기도 하고 철없는 촌놈 같기도 하다. 김뻑국이라는 이름은 방송국 데뷔 시절 ‘뻑국 뻑뻑국’이라는 소리를 잘 내서 그렇게 됐다고 말한다. 본명은 김진환이다. 김씨는 2010년 자신의 예술인생 50년을 맞아 남산 국악당에서 화려한 공연무대를 가졌다. 이때 각계 인사들이 참여해 한마디씩 덕담을 건넸다. 단국대 명예교수인 서한범 문학박사는 “김뻑국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름이 재미있어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보다 재담과 소리, 몸짓과 연기로 청중을 몰고 다니는 유명세 때문이다. 선생은 익살스러운 말이나 행동, 노래와 춤으로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능력이 있어 이 시대의 마지막 어릿광대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분이다”라고 했다. 그랬다. 어린 시절 피리의 명인 이충선을 따라다니면서 굿당의 대감놀이를 배웠고 김윤심의 재담과 소리를 익히기도 했으며 최경명에게는 장구와 피리, 1960년도에는 이창배 문하에서 경기민요를 배웠다. 그러면서 김뻑국만의 독특한 스타일의 영역을 개척하면서 많은 국악인들의 앞날을 열어주기도 했다. 꿈은 무엇일까. “일본에는 재담이나 만담 문화재들이 많은데 우리나라에는 한 명도 없습니다. 꼭 인간문화재가 아니더라도 ‘명예문화재’라는 증서 하나라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재담을 배우려는 제자들이 없는 게 안타깝습니다.” 그러면서 노래를 한다. ‘만나보세~만나보세~어머님 아버님 앞마당에서 만나보세~얼쑤.’ 팔순에 눈을 감고 장구 치고 북 치며 달밤에 외로이 홀로 앉아 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김뻑국은 1934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김진환이다. 11살 때 광복을 맞아 아버지 출생지인 충남 보령에 정착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에서 정처 없이 떠돌아 다니다가 국악인 이충선씨를 만나 머슴살이를 했다. 6·25전쟁을 겪은 뒤 국악인 최경명씨를 만나 피리와 배뱅이소리를 배웠다. 인천과 강화도에서 약장수를 하던 시절 배뱅이굿을 하는 이은관씨를 만나 40년을 같이 지냈다. 1960년 이창배의 문하에 입문해 본격적으로 경기민요를 배우게 된다. 이정업의 장구, 김천흥의 춤, 박동진의 판소리, 박해일의 재담을 배우면서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한다. 1974년 남북적십자회담 환영공연을 했으며 1975년 ‘김뻑국예술단’을 창단했다. 최근에는 정선아리랑 연주법을 독창적인 기법으로 개발했고 우리 아리랑을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부르면서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김뻑국예술단’의 단장이다.
  • 진보당 “유신망령이 민주주의 파괴” 강력 반발…장외투쟁 등 저항 나서

    진보당 “유신망령이 민주주의 파괴” 강력 반발…장외투쟁 등 저항 나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안이 5일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통합진보당은 ‘총력 저항’을 선언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헌법재판소에서 청구안이 가결될 경우 정당이 해산될 수 있는 최악의 위기상황에 처한 통합진보당은 ‘민주주의 파괴’, ‘유신망령’, ‘헌법위반’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진보당은 이날 법무부가 상정한 청구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는 시점과 거의 때를 같이해 서울 동작구 대방동 중앙당사에서 의원총회와 긴급투쟁본부 회의를 잇따라 열었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는 시종일관 무겁고 비장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희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헌정 사상 유례없는 정당해산이라는 사문화된 법조문을 들고 나와 진보당을 제거하려는 것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를 유신시대로 되돌리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회의를 마치고 밖을 나온 이정희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홍성규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권이 유신독재를 공식 선포하며 ‘긴급조치 10호’를 발동했다”면서 “본질은 대선 부정선거 의혹을 덮으려는 치졸한 정치보복”이라고 강도높게 성토했다. 홍성규 대변인은 ‘정치보복’이라고 규정한 이유에 대해 작년 대선을 앞둔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당시 후보였던 이정희 대표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향해 “일본군 장교가 된 다카키 마사오”라고 공격한 일 등을 언급하며 “여당의 친일적 뿌리를 제기해 당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규 대변인은 “헌법재판소는 상식적이고 헌법정신을 수호하는 판결을 할 것”이라면서 “진보당은 다른 야당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국민과 함께 하겠다”고 강조하겠다. 진보당은 적극적인 장외투쟁으로 정당 해산을 막아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선 이날 오후 2시 서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대국민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당 중앙위원장과 지역위원장이 참여하는 연석회의와 정당연설회를 진행한다. 당내에서는 향후 진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한 당원은 진보당 홈페이지에 남긴 글에서 “현재 법률에 따르면 정권이 마음대로 정당해산을 청구할 수 있다”며 “헌법소원으로 맞서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당원은 이어 “해산청구서 접수 후 헌법재판소에 반대의견서 보내기 운동을 벌이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정당해산 결정이 날 경우 진보당이 유사한 정당을 다시 만들 것이라고 전망이 나오고 있다. 헌재 결정 전 자발적 해산 후 재창당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정당의 관계자는 “진보당은 소수지만 뚜렷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며 “재창당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현행 법령에서는 해산 결정이 내려진 정당과 강령과 기본정책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대체정당의 창당을 전면 금지해, 재창당이 쉽지만은 않다는 예측도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몰매에도 꼼짝않는 ‘공기업 방만경영’

    몰매에도 꼼짝않는 ‘공기업 방만경영’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 등 각종 형태의 공공기관 가운데 지난 4년간 대졸 초임이 가장 많이 오르고 초임 수준도 가장 높은 곳은 공기업들이다. 공기업들은 고용 승계나 학자금 무한 지원 등으로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몰매를 맞았다. 정부도 인건비나 복리후생비를 방만하게 지출하는 곳에 대해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관리 강화가 아니라 심도 있는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3일 공공기관 알리오(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공기업의 대졸 사무직 평균 초임은 2009년 2588만 7000원에서 올해 3144만 1000원으로 21.5% 증가했다. 준정부기관과 기타공공기관의 올해 초임은 4년 전보다 각각 19.5%와 20.1% 증가한 3043만 8000원과 2961만 1000원이었다. 올해 대졸 초임이 3000만원을 넘는 공기업의 전체 비중은 58.5%로 준정부기관(44.6%), 기타공공기관(44.9%)을 앞섰다. 공기업들이 높은 부채 비율 등 악화되는 경영지표에도 불구하고 직원에 대한 임금과 각종 혜택을 늘리고 있다. 이는 나중에 국민 부담으로 귀결될 수 있다. 이번 국감에서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공기업의 각종 방만경영 사례가 도마에 올랐다. 한국철도공사 등 5곳은 직원 가족에게 채용 혜택을 줘 총 22명을 선발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최근 3년간 직원 복지에 성과급을 포함해 1조 895억원을 지급했고 직원 자녀들에게 한도 없이 장학금을 펑펑 써댔다. 한국거래소는 연봉 1억 3000만원이 넘는 부부장급 이상 직원 117명 중 중간관리자나 일반 직원도 할 수 있는 일반 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이 5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로공사는 부채에 대한 이자가 하루 32억원에 이르지만 4년간 직원 성과급으로 2389억원을 지급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최근 4년간 부채가 3조원에서 14조원으로 늘었지만 기관장 연봉은 2억 6000만원으로 42%나 인상했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전력은 중간관리자급도 해외출장 때 항공기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정부의 예산편성 지침 위반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주로 공기업에 대한 과도한 보수가 비판을 받는 만큼 향후 예산편성 및 인사 운영 지침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공기업의 막대한 부채가 4대강 사업 및 보금자리 주택 사업 등 정치적 결정에 따라 생긴 것임을 감안할 때 공기업을 경영 차원에서 독립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포스코가 성공한 것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공무원들이 손을 못 대게 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기업 스스로 시대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개척해야 한다”면서 “외환위기 때 국가 부실자산을 처분하던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역할이 사라지자 가계 부실과 신용불량자 관리로 설립 목적을 바꾼 것이 좋은 예”라고 전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기관의 문제는 곧 정부의 문제인데 모든 부실이 마치 공기업만의 책임인 것처럼 미루는 경향이 있다”면서 “정부와 공공기관이 책임을 서로 떠넘기지 못하도록 공공기관마다 정부 관할 부처를 명확히 하고 경영평가도 부처별로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금서의 역사(베르너 풀트 지음, 송소민 옮김, 시공사 펴냄) 책이 발명된 이래 끈질기게 존재해 온 책에 대한 억압의 역사를 다뤘다. 애인이 죽자 그 무덤에 사랑의 시를 함께 묻어버리는 식으로 ‘자기검열’을 한 시인 겸 화가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주인공이 불륜을 저지른 후 예전보다 더 아름다워졌다고 묘사했다는 이유로 금지된 ‘보바리 부인’, 열여섯 살 소년이 우연히 만난 창녀에게 동정을 잃었다는 묘사가 문제가 된 ‘호밀밭의 파수꾼’ 등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간의 두려움이 몰살시킨 금지된 책들의 역사가 촘촘하게 소개된다. 저자는 “금서의 역사는 단순히 억압의 사슬, 파괴된 작품과 살해된 작가에 대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권력에 대항해 언어가 거둔 승리의 연대기이기도 하다”고 썼다. 408쪽. 2만원. 이야기 인문학(조승연 지음, 김영사온 펴냄) ‘글래머’(glamour)는 흔히 육감적인 몸매의 여성을 일컫는 말로 쓰이지만 미국에선 ‘고급스러운 여성’을 의미한다. 고대 로마시대에 글래머러스한 사람은 ‘그래머’(grammar) 즉, 문법을 철저히 공부한 사람을 뜻했기 때문이다. 럭셔리(luxury)는 ‘뼈가 삐었다’는 의미의 라틴어 ‘럭셔스‘(luxus)에서 비롯됐다. 무절제한 생활로 가치관이 삐딱한 이들을 ‘럭셔스한 사람’이라고 불렀는데 , 17세기 프랑스에서 ‘절제없는 인생’을 부러워하는 풍조가 일면서 럭셔리라는 단어가 고급이란 뜻으로 바뀌었다. 책에는 이처럼 단어 하나에서 건져 올린 흥미로운 인문학 이야기가 풍부하게 소개돼 있다. 영어와 프랑스어, 이탈리어 등 7개 국어에 능한 저자는 욕망과 유혹, 사랑과 가족, 전쟁과 계급 등 인문학이 다루는 모든 범위에 걸쳐 시공간을 관통하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쳐낸다. 340쪽. 1만 5000원. 중국 철학이 등장할 때가 되었는가?(리쩌허우 지음, 류쉬위안 외 엮음, 이유진 옮김, 글항아리 펴냄) 살아있는 중국 사상계의 거목으로 불리는 리쩌허우(李澤厚)의 신작이다. 책 대부분은 작가이자 평론가인 류쉬위안이 2010년 10월 리쩌허우를 찾아가 세 차례에 걸쳐 그의 학문 역정과 철학 체계에 대해 좌담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중국근대사상사론’ ‘미의 역정’ ‘역사본체론’ 등 중국 사상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저작으로 유명한 리쩌허우는 현대 문명에서 여러 한계를 드러내는 서양 사상의 새로운 탈출구를 중국 전통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세계 주류 철학에서 부족한 점과 중국 사상 전통에서 필요한 점 등을 파악해 둘의 빈자리를 메우는 사상 체계인 ‘정(情) 본체’를 제시했다. 이 밖에 베이징대 철학과에 입학하게 된 과정, 대표작 ‘비판철학의 비판’을 출간할 때 출판사와 빚은 갈등 등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전한다. 356쪽. 1만 8000원. 나폴레옹도 모르는 한·프랑스 이야기(정상천 지음, 국학자료원 펴냄) 전직 외교관인 저자는 프랑스 외교 사료에 근거해 한국과 프랑스 간 숨겨진 외교 비사를 들려준다. 1905년 을사보호조약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프랑스 정부에 서한을 보낸 안동군수 권재중 이야기, 동양척식주식회사가 파리주식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한 사연, 박정희 대통령이 큰딸 근혜에게 프랑스어를 배우도록 권유했다는 기록 등 알려지지 않았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또한 일제 강점기에 프랑스 정부가 한때 상해 프랑스 조계지에 있는 독립운동가 200여명을 모두 프랑스로 소개시키는 방안을 고려했다는 사실을 비롯해 프랑스의 6·25전쟁 참전, 해방 이후 한·불 관계 등 140년에 걸친 양국 관계의 중요한 기록들을 가감 없이 담았다. 프랑스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상공부, 외교통상부를 거쳐 통일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372쪽. 2만 7000원.
  • [열린세상] 사이버 공간의 권력정치와 한국/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사이버 공간의 권력정치와 한국/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미국 정부가 외국 정상들과 대사관, 심지어 유엔본부 등을 무차별 도청해 왔다는 미 하원 청문회 증언과 언론 보도가 벌집 쑤신 듯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닐 테지만 충격이 크다. 우방국에 대해서도 예외 없는 도청과 감청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박정희 정권 시절 주한 미국대사관이 청와대를 도청했다는 사실도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다. 이번에는 주미 한국대사관을 도청했다는 것을 미국 정부가 사실상 시인했다. 이런 파문의 핵심에는 기술 발전과 정치적 의지가 깔려 있다. 정보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사회·정치적 변화는 두말할 나위 없이 크다. 그 효과가 얼마나 큰 지 별 감각 없이 지내곤 하지만, 이런 파문이 일면 법석을 떤다. 2010년 줄리언 어산지가 위키리크스에 미국 외교문서를 공개하면서 미국 정부를 곤혹스럽게 한 바 있다. 올해 6월에는 미 정보기관에서 근무했던 컴퓨터 전문가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정부의 무차별적 정보수집 행태를 국제사회에 폭로했다. 미 하원 청문회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반응을 보고 있노라면 몇 가지 점에 눈길이 간다. 먼저 사람들이 정보시대에 들어와서조차 매우 순진하거나 또는 다른 사람들이 순진할 것이라고 전제한다는 사실을 강조해야겠다. 고도로 발달된 정보기술(IT)을 국가전략과 정보수집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을 ‘순진한’ 나라는 세상에 없다. 위키리크스와 스노든사태, 미 하원 청문회 폭로 건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해킹 전쟁이 벌어지고, 국가마다 사이버사령부를 만들어 새로운 전쟁에 대비하는 시대다. 세계 최고의 IT역량을 지닌 미국이 도청과 감청을 안 했다면 그게 더 이상하다. 그동안 미국은 세계의 안정과 질서를 유지한다는 대의명분을 중시했다. 한·미동맹도 넓게 보면 이런 경찰기능의 일부로 작동해 왔다. 하지만 9·11테러 이후 일방주의 외교정책 노선은 노골적으로 강화되었다. 위키리크스나 도·감청 폭로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미국의 정보수집으로 우방국도 혜택을 누린 것 아니냐는 힐러리 국무장관의 반론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상상을 초월하는 기술발전과 더불어 이제는 명분조차 집어던진 국가적 실리 추구가 대세이다. 미국은 오래전에 ‘세계의 안정’이라는 구호를 포기하고 생존의 기회와 국가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해 왔다. 인터넷 주소 자원을 둘러싼 갈등도 미국의 정치적 야심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인터넷 도메인네임을 관리하는 국제인터넷주소기구(ICANN)는 외견상으로 ‘다중이해 당사자주의’를 내세우면서 중립적 관리기구를 표방한다. 하지만 이면에는 미국 정부와의 직접적 계약관계가 자리 잡고 있다. 필요할 때마다 이런 갑을 관계를 통제함으로써 미국 정부의 입김을 강화할 수 있다. 최근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을 중심으로 각국 정부가 이런 거버넌스 구조를 바꾸기 위한 도전장을 내민 것도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디지털 사회의 발전과 더불어 급속도로 확산하는 사이버 공간은 현실 세계와의 경계선을 무너뜨리면서 기술적 우위를 노리는 선진국들의 싸움터로 바뀌고 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과 테러 위험에 직면한 우리도 국가정보원에 국가사이버안전센터(NCSS)를 설치하여 사이버 위기를 관리해왔다. 2010년에는 국군사이버사령부를 설치하여 본격 대응하기 시작했다. 치열한 정보전쟁이 벌어지는 오늘날 세계정치 속에서 총력을 기울여 정보를 수집하고 지키는 일이야말로 최우선의 어젠다가 되고 있다. 세계정치는 예나 지금이나 권력정치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기술은 끊임없이 진보하면서 영원히 권력정치의 동반자로 남을 것이다. 도·감청 사건은 이런 추세의 아주 작은 일부 현상일 따름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정보전쟁에 뛰어들어 치열하게 싸워야 할 핵심기관들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논쟁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 여야 모두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이유는 자못 다르다. 서로 다른 이유로 안타깝다고 말하는 상황이 더 안타까울 따름이다. 정치적 다툼을 봉합하고 국가적 차원의 전략적 해법을 신속하게 모색할 때이다.
  • 교육부 권고 중 4~19건씩 수정 거부

    교학사를 제외한 7종 고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이 교학사 교과서를 ‘불량’ 교과서로 지칭하고 교육부의 수정·보완 권고안의 잘못된 점을 지적한 자체 수정안을 31일 공개했다. 자체 수정 건수는 교육부가 수정·보완을 권고한 578건보다 많은 623건이다. 하지만 지난 21일 교육부가 수정·보완을 권고한 내용 중 출판사별로 4~19건(총 64건)을 반영하지 않겠다고 선언, 교육부가 수정 명령 등 행정 제재를 취할지 주목된다. 금성출판사, 두산동아, 리베르, 미래엔, 비상교육, 지학사, 천재교육 등 7종 교과서 집필자들로 구성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 협의회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교육부 장관의 수정·보완 요구는 적법 절차가 아니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지만 이번 기회에 내용상의 오류는 자체 수정 과정을 통해 고쳤다”고 밝혔다. 집필진 협의회는 단순한 사실 오류뿐 아니라 불필요한 논란이 된 부분까지 자체 수정안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교육부 수정 권고보다 자체 수정 건수가 늘어난 이유다. 출판사들은 교육부가 정한 마감 기한인 1일 자체 수정안을 검인정교과서협회에 내기로 했다. 교육부는 검인정교과서협회 자료를 받은 뒤 수정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출판사들이 수정 권고를 충실하게 이행했는지 판단하게 된다. 출판사별로 교육부 수정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대목 64건이 집중 검토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교육부는 “금성출판사가 박정희 정부의 외자 도입을 통한 경제 개발과 수출 주도형 성장정책의 부작용을 언급하며 1997년 말 외환 위기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한 것은 잘못”이라며 수정을 주문했지만 금성출판사는 이를 고치지 않기로 했다. 금성출판사 측은 “박정희 정부 시기 외자 도입을 외환 위기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해 서술한 것도 아닌데 수정하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집필진이 자체 수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교육부 수정 권고에 포함된 오류가 드러나기도 했다. 교육부는 금성출판사 교과서 중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 중 한반도에서 핵무기의 시험’이란 대목을 ‘~핵무기의 실험’으로 수정하라고 했지만 실제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은 금성교과서가 당초 채택했던 ‘핵무기의 시험’이란 용어를 채택했었다. 또 교육부는 천재교육이 조선왕조실록 권수를 ‘888책’으로 한 것을 ‘2077책’으로 고치라고 했지만 역시 잘못된 수정 권고였다. 천재교육 측은 “문화재청 확인 결과 888책이 맞았다”면서 “교육부 지적대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는 2077책으로 돼 있긴 하지만 이는 사고에 보관된 책을 중복해 계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사 교과서 보급 지연 사태를 촉발시킨 교학사도 1일 수정·보완 대조표를 교육 당국에 제출하기로 했다. 교학사의 한 관계자는 “교육부의 수정·보완 권고안에 따라 수정을 거의 끝마친 상태”라면서 “자료의 출처를 재확인하는 등의 기본적인 작업만 남았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국정원 ‘사이버司 활동비’ 작년 40%↑”

    김광진 민주당 의원은 30일 대선이 있던 지난해 국가정보원의 국군사이버사령부에 대한 특수활동비 예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사이버사령부에 책정된 국정원 특수활동비는 창설 첫해인 2010년에는 없었지만 2011년 30억원, 2012년 42억원으로 늘었으며 2013년에는 55억원, 2014년에는 64억원으로 책정됐다. 김 의원은 “총선과 대선이 있던 지난해에는 전년도 대비 40%나 증가했다”면서 “‘묻지마 예산’으로 통하는 특수활동비의 구체적 사용내역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일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전국 통일관 중 13곳에서 보수편향적인 안보교육 동영상이 상영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통일관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관광·교육 기능을 하는 곳으로 서울 구로구, 인천 남구 등 13곳에서 상영됐다. 같은 당 우상호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난하는 등 편향된 내용을 담은 ‘안보교육 동영상 DVD’를 지난해부터 일반인들에게 상영했다”면서 “많은 사람이 찾는 통일관에서 야당을 종북세력으로 규정하는 동영상을 대선 기간에 틀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기식 민주당 의원도 국가보훈처의 지원단체로 정치활동이 금지된 재향군인회가 지난해 대선 때 공식 트위터에 박근혜 후보의 선대위 청년본부 회원 모집 공고를 내고 민주당 문재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남기는 등 선거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향군은 “대선에 개입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차라리 유신시대가 좋다”…도 넘은 박정희 前 대통령 추도식

    “차라리 유신시대가 좋다”…도 넘은 박정희 前 대통령 추도식

    박정희 전 대통령의 34주기를 맞아 열린 추도식에 참석한 일부 인사들이 5·16 쿠테타와 유신 체제를 지나치게 미화했다는 논란에 휩말렸다. 지난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박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손병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정부의 종북 척결 움직임이 유신으로 회귀하는 것 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우리 서민들은 ‘간첩이 날뛰는 세상보다는 차라리 유신 시대가 더 좋았다’고 부르짖는다”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또 “서민을 사랑한 각하의 진심을 서민들이 가슴으로 느끼고 있다는 얘기”라면서 “아직도 5·16과 유신을 폄훼하는 소리에 각하의 심기가 조금은 불편하실 걸로 생각하지만 마음에 두지 마십시오”라고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이인제 의원과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유족으로는 박 대통령의 동생 근령씨만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 신분으로 민간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수일 전에 미리 묘역을 찾아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린 추도식도 현충원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박 전 대통령이 구국의 결단을 나설 때는 잘 몰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참 대단한 어른이란 생각이 든다”면서 5·16 쿠테타을 추켜세웠다. 심학봉 새누리당 의원은 “아버지 대통령 각하, 아버지의 딸이 이 나라 대통령이 됐다”는 말을, 남유진 구미시장은 “님께서 난 구미 땅에서 태어난 것만으로도 무한한 영광” 말을 하기도 했다. 또 기독교인들이 주최한 추모예배에서 한 원로목사는 “한국은 독재를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한길 “아버지 대통령 각하 칭송은 ‘어버이 수령’ 닮아 ”

    김한길 “아버지 대통령 각하 칭송은 ‘어버이 수령’ 닮아 ”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27일 새누리당 심학봉 의원이 10·26 34주기 추도식 행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아버지 대통령 각하”라고 칭송한 것과 관련, “부자세습 정권의 ‘어버이 수령’이란 신격화 호칭과 매우 닮았다”고 표현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10·26 34주년을 맞아 ‘유신시대가 더 좋겠다’,‘한국에는 독재가 필요하다’ 등 온갖 망언들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아버지 대통령 각하라는 극존 찬양 존칭은 우리를 섬뜩하게 만들고 있다. 이 땅에서 다시 영구집권을 꿈꾸는 유신의 잔존세력들이 독초처럼 자라고 있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전날 열린 10·26 추도식에서 심 의원은 “아버지 대통령 각하,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34년이 됐습니다. 아버지의 딸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셨다”고 말했고, 전경련 부회장과 서강대 총장을 지낸 손병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우리 서민들은 ‘간첩이 날뛰는 세상보다는 차라리 유신시대가 더 좋았다’고 부르짖는다”면서 “최근 국가반란 음모를 꾸민 종북좌파 세력을 척결하려는 공권력의 집행을 두고 유신회귀니 하는 시대착오적 망발이 나온다. 아직도 5·16과 유신을 폄훼하는 소리에 각하(박정희 전 대통령)의 심기가 조금은 불편할 것으로 생각하나 마음에 두지 말라”고 추도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김한길 “아버지 대통령 각하 호칭 ‘어버이 수령’ 닮았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27일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34주기 추도식에서의 손병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발언과 관련, “’아버지 대통령 각하’라는 극존, 찬양 호칭은 (북한) 부자세습 정권의 ‘어버이 수령’이란 신격화 호칭과 매우 닮아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이러한 호칭은 우리를 섬뜩하게 한다”며 ‘박정희-박근혜’ 부녀 대통령을 북한 세습체제에 빗대어 비난, 논란이 예상된다. 김 대표는 또 손 이사장의 추도사에 대해 “’유신시대가 더 좋았다’, ‘한국에는 독재가 필요하다’ 등 온갖 망언들이 쏟아졌다고 한다”며 “이 땅에서 다시 영구집권을 꿈꾸는 유신잔존세력들이 독초처럼 우리 사회에 자라나는 건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지금 헌법 불복 세력과 싸우고 있다”고 규정한 뒤 “국가기관 대선개입이 헌법 불복이라면 이를 비호하고 은폐·방조하는 행위 역시 헌법불복”이라며 “헌법불복 행위에 대한 박 대통령의 침묵은 방조이며 헌법에 대한 부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기관을 동원한 조직적 대선개입은 정권 연장 차원의 범죄이며, 이를 은폐·축소하는 수사 방해나 외압 역시 중대범죄”라면서 “워터게이트 사건도 은폐기도가 더 큰 쟁점이었다”며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하야로 이어진 워터게이트 사건을 거론했다. 김 대표는 “집권세력은 국가기관의 대선 불법개입 사실이 탄로나자 이를 덮으려 온갖 무리수를 둔다. 참으로 철면피한 일로, 분통이 터진다”며 “이런 식으로 한다면 앞으로 어떤 수사결과, 재판결과가 나오든 국민은 신뢰하지 않을 것이고 정국 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경질된 윤석열 전 수사팀장에 대해선 “죄가 있다면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맡은 바 직무에 충실했다는 것”이라며 “이건 죄가 아니라 훈장을 줘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대표는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 박 대통령의 사과 및 진실규명에 대한 의지 천명을 비롯, ▲국정원장-법무장관-서울중앙지검장 문책 ▲윤석열 전 팀장의 특임검사 지명을 통한 특별수사팀의 수사권 보장 ▲국정원 등 국가기관 제도개혁 등을 거듭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병두 “차라리 유신시대가 좋았다”…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 발언 논란

    손병두 “차라리 유신시대가 좋았다”…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 발언 논란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차라리 유신시대가 더 좋았다”는 발언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서강대 총장을 지낸 손병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26일 현 정부에 대한 야권 일부의 ‘유신회귀’ 주장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는 이 말에 대해 우리 서민들은 ‘간첩이 날뛰는 세상보다는 차라리 유신시대가 더 좋았다’고 부르짖는다”고 말했다. 손병두 이사장은 이날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거행된 박정희 전 대통령의 3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말하는 형식으로 낭독한 추도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손병두 이사장은 “최근 국가반란 음모를 꾸민 종북좌파 세력이 적발됐는데 이들을 척결하려는 공권력의 집행을 두고 유신회귀니 하는 시대착오적 망발이 나온다”면서 “아직도 5·16과 유신을 폄훼하는 소리에 각하(박정희 전 대통령)의 심기가 조금은 불편할 것으로 생각하나 마음에 두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서민을 사랑한 각하의 진심을 서민들이 가슴으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손병두 이사장은 “무지한 인간들의 생떼와는 상관없이 대한민국은 조국 근대화 완성의 길로 매진하고 있다”면서 “그 길로 질주하는 따님(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60%를 넘었다”고 덧붙였다. 또 “오늘은 당신의 따님 박근혜 대통령 정부 아래서 마음껏 당신을 추모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니 당신을 향한 그리움이 더욱 간절하고 사무친다”면서 “당신께서 만들고자 했던 대한민국을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반드시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병두 “차라리 유신시대가 좋았다”…김관용 “5·16, 구국의 결단”(종합)

    손병두 “차라리 유신시대가 좋았다”…김관용 “5·16, 구국의 결단”(종합)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 34주기 추도식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유신시대를 지나치게 미화하는 발언이 잇달아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서강대 총장을 지낸 손병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26일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거행된 박정희 전 대통령의 34주기 추도식에서 “정치권 일각에서 ‘유신회귀’ 주장이 나오는데 우리 서민들은 ‘간첩이 날뛰는 세상보다는 차라리 유신시대가 더 좋았다’고 부르짖는다”고 말했다. 손병두 이사장은 이날 추도식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말하는 형식으로 추도사를 낭독했다. 손병두 이사장은 “최근 국가반란 음모를 꾸민 종북좌파 세력이 적발됐는데 이들을 척결하려는 공권력의 집행을 두고 유신회귀니 하는 시대착오적 망발이 나온다”면서 “아직도 5·16과 유신을 폄훼하는 소리에 각하(박정희 전 대통령)의 심기가 조금은 불편할 것으로 생각하나 마음에 두지 말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 주관으로 열린 추도식에 참석한 새누리당 의원과 경북도지사 등도 앞다퉈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찬사 발언을 쏟아냈다. 심학봉 새누리당 의원은 추도사에서 “아버지 대통령 각하”라고 운을 뗀 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34년이 됐다”, “아버지의 딸이 이 나라 대통령이 됐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공직선거법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아 대법원 상고심을 기다리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인사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구국의 결단’을 나설 때 나는 구미초등학교 교사여서 그때는 잘 몰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참 대단한 어른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관용 도지사가 언급한 ‘구국의 결단’은 1961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제2군 부사령관 소장일 당시 일으킨 5·16 쿠데타를 가리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참여재판 주진우·김어준 손들어줬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관련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시사인 기자 주진우(40)씨와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45)씨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환수)는 이들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들의 권고 의견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가 별도로 선고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대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사실을 악의적으로 왜곡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가 명백한데 무죄를 선고한 것은 부당하다. 즉시 항소하겠다”고 전했다. 참여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9명 가운데 주씨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지만(55)씨에 관한 의혹을 시사인에 기사화한 것에 대해 6명이 무죄, 3명이 유죄로 판단했다. 이 내용을 주씨와 김씨가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 방송에서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 5명, 유죄 4명으로 갈렸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8명이 무죄, 1명이 유죄 의견을 냈다. 주씨와 김씨는 지난해 11월 시사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지만씨가 5촌 조카 피살사건에 연루된 것처럼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한 출판기념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을 말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후보자 검증이라는 명목으로 특정 후보의 가족을 반인륜적 패륜범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주씨에게 징역 3년, 김씨에게 징역 2년을 각각 구형했다. 주씨는 “취재하는 동안 수많은 협박을 받았지만 그래도 기사를 써야 했다”며 무죄를 호소했다.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던 지만씨는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한강(하)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한강(하)

    ●모래 위의 욕망 ‘한강의 기적’이란 이름으로…여의도보다 컸던 밤섬 희생되다 “한강개발계획을 세워라. 첫째, 여의도에 제방을 쌓아서 가능한 한 많은 택지를 조성한다. 둘째, 여의도와 마포·영등포를 연결하는 교량을 가설한다. 셋째, 한강을 사이에 두고 남북의 제방도로를 연차적으로 축조함으로써 한강 홍수를 방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동차가 고속으로 달릴 수 있도록 한다.” ‘불도저’ 김현옥 서울시장이 여의도 건설을 주축으로 하는 한강개발 3개년계획이라는 것에 착안한 것은 1967년 8월이었다.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을 지낸 손정목 전 서울시립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3월에 기공한 한강연안도로(강변도로)가 모습을 드러내자 재미있는 현상이 김 시장의 눈에 띄었다고 한다. 새로 생기는 도로와 기존 제방 사이에 새로운 택지가 조성됐는데 제방을 종전보다 안으로 들여 쌓은 결과였다. 여의도를 개발하면 엄청난 택지가 생기고 그것을 판 수익금으로 그동안 구상했던 일들을 한꺼번에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김현옥의 머리를 스쳤다. 같은 해 9월 서울시는 한강개발 3개년계획을 수립했다. 주무부서인 건설부와의 협의를 통해 여의도와 영등포 사이에 샛강을 두되 소양강댐이 완공되면 폐쇄해 택지를 더 조성하고, 홍수방지 차원에서 한강 본류의 폭을 1300m로 유지하는 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여의도의 총면적은 127만평에서 샛강 면적 등 40만평을 뺀 87만평으로 확정됐다. 여의도 방죽(윤중제)의 높이는 15.5m, 제방 너비는 21m이며, 제방 안에 조성되는 택지는 강바닥에서 13m 높이로 정했다. 총 둘레는 7.6㎞였다. ‘여의도의 몇 배’라는 대한민국 면적의 기준치는 이렇게 해서 만들어졌다. 한강 폭을 1300m로 한다는 건설부와 서울시의 합의는 참으로 교묘했다. 여의도를 개발하되 강물의 흐름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밤섬을 없애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제방을 쌓으려면 엄청난 골재가 필요한 마당에 코앞 밤섬 폭파로 골재를 얻는 ‘땅 짚고 헤엄치기’였다. 당시 밤섬의 면적은 1만 7393평으로 지금의 40배 크기였다. 어마어마한 골재가 채취됐다. 밤톨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 붙은 밤섬(栗島)에는 78가구 443명이 거주하고 있었다. 조선 초기부터 17대를 살아온 마(馬), 판(判), 석(石), 인(印), 선(宣)씨 등 5개 희성 씨의 집성촌이었다. 이들은 토지보상비 838만원과 건물보상비 702만원을 지급받고 마포구 창전동 와우산 기슭의 대지 1000평 연립주택으로 옮겨갔다. 사람들은 이곳을 ‘밤섬 마을’이라고 불렀다. 밤섬은 고려시대 유배지였으며 주민들은 길이 18m짜리 장도릿배와 15m짜리 조깃배, 12m짜리 늘배 등을 만드는 배 목수 일을 주로 했다. ‘배 제작술을 배우려면 밤섬으로 가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여의도에 제방을 쌓고 땅을 다지느라 한때 여의도보다 더 컸던 섬이 무참히 희생됐다. 밤섬은 1968년 2월 10일 오후 3시 폭파돼 시야에서 사라졌다. 방죽을 쌓는 와중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10만평의 부지에 국회의사당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여의도 입주신청 1호였다. 종묘 앞과 남산 등지를 전전하며 터를 구하지 못한 국회가 ‘신천지’ 여의도로 걸어 들어온 것이다. 이호철의 소설 ‘서울은 만원이다’가 신문 연재를 시작한 것이 1966년이었고 1968년 서울인구는 400만명에 이르렀다. 비록 1인당 국민소득은 123달러,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8층(소공동 반도호텔), 차량대수는 2만 5000대(승용차 1만대)에 불과했지만 모든 것이 광적으로 팽창하던 시기였다. 서울의 교통난, 주택난, 급수난을 해결할 요술방망이가 필요했다. ‘한강의 기적’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110일 만에 제방 축조공사가 끝났다. 기적에 가까운 초스피드 공사였다. 홍수가 오기 전 완공이 유일한 목표였고, 생태나 환경은 돌볼 틈이 없었다. 개발연대기의 원초적 불행이었다. 여의도라는 섬은 사실상의 육지가 됐다. 지금 국회가 들어앉은 양말산(羊馬山)은 높이 190m로 양이나 말을 기르던 목축장이었는데 이때 완파돼 평평해졌다. ●모래 위의 도시 차는 지상·보행은 위층… 초현대적 입체도시 꿈꾸었던 여의도 새로 탄생한 하중도시(河中都市) 여의도를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 남산 국회의사당 현상설계(1959년) 당선자이며, 워커힐호텔(1962년), 세운상가(1966년), 청계고가(1967년) 계획과 설계를 맡았던 건축가 김수근이 또 등장한다. 김수근은 김종필 국무총리, 김현옥 서울시장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건설기술종합 용역업체인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라는 국영기업체의 부사장을 거쳐 사장으로 재직했다. 건축사무소는 문을 닫고 ‘공간’이라는 건축잡지만 발행했다. ‘문학청년’ 김현옥은 김수근에게 초현대적이며 후세에 길이 남을 예술적 설계를 요구했다. 국회에 이어 사법부와 서울시청이 입주해 여의도를 중심으로 하는 ‘제2의 서울’을 건설한다는 포부였다. 10층 이상의 스카이라인에, 자동차는 지상으로, 보행자는 2층으로 다니는, 지하도나 육교가 없는 초현대적 입체도시를 꾸미겠다고 발표했다. ‘여의도 개발 마스터플랜을 위한 전제와 가설’(공간 1969년 4월호)과 서울시에 제출한 ‘여의도 및 한강연안 개발계획’ 등을 종합해 보면 이 계획을 완성하는 데는 무려 20년이 걸리며 107억원의 서울시 선행투자와 1000억원 이상의 막대한 민간투자가 필요했다. 1968년 당시 서울시의 일반회계 세입은 138억원이었고, 한강개발특별회계의 세입결산액은 11억원이었다. 서울시 재정상황은 직원 봉급주기도 빠듯한 지경이었다. 한마디로 실현불가능한 장밋빛 청사진이었고 실패한 도시계획의 전형이었다. 김수근의 여의도개발계획은 일제강점기 ‘백화점 왕’ 박흥식이 해방 후 재기를 노리며 세웠던 남서울 신도시계획안과 어딘가 닮았다는 느낌을 준다. 둘 다 천재였고, ‘강남시대’를 예견한 시대를 앞선 아이디어를 제시했지만 현실이라는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좌초됐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모래 위의 광장 ‘비상용 활주로’ 5·16 광장… 거대한 집회장소 기억 남기다 ‘밤섬의 저주’였나. 밤섬 폭파 후 2년여 흐른 1970년 4월 마포구 창전동 와우아파트가 무너져 33명이 죽고, 39명이 다쳤다. 공교롭게도 밤섬에서 강제이주한 주민들이 사는 밤섬 마을 바로 옆에서 초대형 사고가 터졌다. ‘건설은 나의 종교’를 외치던 김현옥은 물러났다. 같은 해 10월 여의도 한가운데에 12만평 규모의 ‘텅 빈’ 대광장을 만들라는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졌다. 여의도계획에 잡혀 있는 상업·업무지구를 동서로 나누라는 허탈한 지시였다. 여의도 입체도시 건설의 꿈이 허물어지는 순간이었다. ‘5·16광장’ 건설로 여의도 계획은 뿌리째 뒤틀렸다. 새로운 계획이 필요했다. 1971년 8월 서울시는 서울시청사를 1976년까지 여의도에 건립하며, 여의도 전역을 미관지구로 지정하고, 통행금지 해제지역으로 지정하며, 여의도를 통과하는 지하철 2호선을 건설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여의도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김수근보다 더 허황했지만 불가피했다. 투입 예산은 50여억원인데 수입은 국회 제공 부지 10만평을 평당 1만원에 판 10억원이 전부였다. 대법원지구로 예정된 땅 전부와 시청이 들어설 땅 절반에 시범아파트를 지어 팔기로 했다. 후임 양택식 시장을 비롯한 시 간부들이 거리로 나서서 시범아파트를 선전하는 홍보전단을 돌렸다. 분양이 쉽지 않았다. 서울시민들은 110일 만에 급조한 여의도 제방의 안전이 미덥지 못했고 모래섬 위에 사는 것을 꺼렸다. 그러나 극적인 반전이 찾아왔다. 대한민국 최초이자 최고를 내세운 시범아파트가 팔리기 시작한 것이다. 민영아파트도 따라 들어섰고 택지도 덩달아 팔려나갔다. 서울시청 건설예정부지였던 지금의 산업은행 자리도 팔았다. 국회와 방송 3사, 증권거래소 입지가 결정적이었다. 서울시는 투자한 54억원을 뽑고 30억원의 순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여의도는 시대를 앞서가는 첨단도시를 포기한 대가로 빈사상태의 서울시 재정난을 회생시켰다. 이 중 10억원이 지하철 건설비로 계상됨으로써 지하철 건설의 역사가 돛을 올렸다. 후에 드러난 일이지만 박 대통령이 의도한 여의도광장 조성은 전시 비상용 활주로 용도였다. 여의도는 1916년 간이비행장이 생긴 이래 1961년 김포공항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서울의 국제관문이었다. 공군의 발상지였으며 1971년 성남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공군 K16 비행장이었다. 1968년 김신조 일당의 서울 침입, 울진·삼척 무장공비사건 등 안보위기가 겹치면서 여의도는 예상치 못한 운명을 맞았다. 같은 해 북악스카이웨이가 개통되고, 다음 해 서울시민 30만명이 대피할 수 있는 지하대피용 남산1, 2터널이 굴착되는 등 이때부터 일련의 남북체제 대결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1971년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 TV중계를 통해 처음 선보인 여의도와 여의도 광장의 엄청난 규모에 온 국민은 놀랐다. 이후 반공궐기대회와 대통령 유세, 취임식 등이 광장의 주요 용도였다. 1973년 닷새 동안 200만명이 모인 빌리 그레이엄목사 서울전도대회를 시작으로 국풍, 이산가족 찾기, 부처님 오신 날, 천주교 200주년 행사 등이 잇따르면서 매번 집회 참가인원 신기록을 갈아 치웠다. 텅 빈 광장은 소통의 광장이 아니라 ‘아고라포비아’(Agorafobia·광장공포증)를 유발한다는 비판도 따랐다. 1999년 조순 초대 민선 서울시장이 100억원을 들여 광장을 시민공원으로 바꿨다. 여의도와 여의도광장은 한국 현대사의 영욕이 담긴 기억저장소이다. joo@seoul.co.kr
  • 박정희 前 대통령 일가 친필사인 등 경매

    박정희 前 대통령 일가 친필사인 등 경매

    1960~197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대신했던 박근혜 대통령 등 일가의 친필 사인 11점이 경매에 나온다. 경매회사인 마이아트옥션은 오는 31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공아트스페이스 옥션하우스에서 열리는 경매에서 박 전 대통령의 친필 서명이 담긴 사진을 비롯해 청와대 초청장·서적 등 9점, 육영수 여사의 친필 서명이 담긴 서적 1권, 퍼스트레이디 수행 시절 박근혜 대통령의 친필 서명이 담긴 서적 1권 등을 경매에 내놓는다고 24일 밝혔다. 이들 물품의 추정가는 총액 5000만∼8000만원. 매로이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선물한 박 전 대통령의 사진에는 “친애하는 매로이 장군에게, 박정희”라는 친필 서명이 적혀 있다. 마이아트옥션 관계자는 “경매에 나온 작품들은 당시 대통령 일가의 활동상을 유추해 볼 수 있는 현대사 자료”라고 평가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유시민, 남북정상 회의록 논란 정면 반박

    유시민, 남북정상 회의록 논란 정면 반박

    “이래도 되는 것일까. 회의록을 이토록 아무렇게나 다루어도 괜찮은 것일까?” ‘정치인’에서 ‘자유인’으로 돌아간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과 ‘사초(史草) 실종’ 논란 등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돌직구’를 날렸다. 유 전 장관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에 대한 해설서 격인 ‘노무현 김정일의 246분-남북정상회담 대화록(회의록)의 진실’을 23일 발간해 노 전 대통령 측 주장에 힘을 실었다. ‘노무현의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불렸던 유 전 장관은 이 책에서 “정부 여당과 권력기관, 언론에 의해 회의록의 진실이 심하게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유 전 장관은 “회의록 갈피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나누었던 번민과 분노, 기대와 희망, 비전과 전략, 분노와 열정이 비친다”며 회의록이 인터넷 공간에서 함부로 다뤄지고 있는 현실을 개탄했다. 그는 또 “회담은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둘이서만 한 것이 아니었다. 회의록에는 비록 직접 만나지는 않았으나 참모들을 통해 진지한 대화를 주고받았고 중요한 합의문을 만들었던 박정희 대통령과 노태우 대통령, 김일성 주석의 고뇌와 꿈이 깔려 있고, 김대중 대통령의 비전이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은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나눴던 대화를 정확하게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집필하게 됐다”고 발간 배경을 밝혔다. 총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주요 쟁점별로 노 전 대통령의 생각을 소개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NLL 발언 내용, 1급 국가기록물인 회의록 유출 과정,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구상과 점진적 자주론 등 노 전 대통령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 등을 설명했다. 역대 남북한 정상들의 선언과 성명, 합의문 등도 부록으로 실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여야 ‘제2의 새마을운동’ 설전

    여야 ‘제2의 새마을운동’ 설전

    정치권이 21일 박근혜 대통령의 새마을운동 관련 언급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박 대통령은 전날 ‘2013 전국 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미래지향적 시민의식 개혁운동으로 발전시키고 범국민운동으로 승화시키길 기대한다”며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작한 새마을운동을 계승적으로 확대·발전시켜 제2의 새마을운동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민주당은 이에 ‘또 다른 10월 유신’이라고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고, 새누리당은 어려운 경제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정식적 각오’가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아버지의 명예회복 외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국가정보원에 이어 군 사이버사령부의 불법 대선 개입이 드러나도, 수사를 지휘하던 검찰총장이 쫓겨나고 수사팀장까지 밀려나도 오직 아버지 시대 타령”이라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또 ‘새마을운동은 유신 이념의 실천도장’이라는 박 전 대통령의 글을 언급하며 “국민은 박 대통령이 말하는 새마을운동 부흥을 또 다른 10월 유신, 과거 회귀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새마을운동을 강조한 게 하루 이틀이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민주당의 ‘10월 유신’ 언급에 대해 “박 대통령이 새마을 정신을 강조하는 것을 유신과 같은 체제를 만들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은 견강부회”라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국민을 계도해 제2 한강의 기적을 만들겠다는 뜻이 아니라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 그런 자세와 정신적 각오가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될 것”이라며 “성장동력을 새로 찾아야 하는 게 사실인데 새마을운동과 같은 각오도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새마을운동, 현대사 바꾼 정신혁명”

    “새마을운동, 현대사 바꾼 정신혁명”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대표적 업적인 ‘새마을운동’에 대해 “우리 현대사를 바꿔 놓은 정신혁명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역 간 격차와 세대·계층 간 갈등 해소 등을 ‘제2의 새마을운동’ 과제로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20일 전남 순천에서 열린 ‘전국 새마을지도자 대회’에 참석, “새마을운동은 우리 국민의식을 변화시키며 나라를 새롭게 일으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고 평가한 뒤 “미래지향적 시민의식 개혁운동으로 발전시키고, 범국민 운동으로 승화시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앞으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기 위해 새마을운동의 정신을 살려서 국민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를 또다시 마련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전남 지역 방문은 취임 후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4000여명의 새마을 지도자가 참석했다. 부친인 박 전 대통령의 대표적 근대화 업적인 새마을운동과 관련, 사실상 제2의 부활 선언을 호남지역에서 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는 관측도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새마을운동 정신과 연결시켜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계승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박 대통령은 “제2의 새마을운동은 나눔, 봉사, 배려의 실천 덕목을 더해 국민 통합을 이끄는 공동체 운동이 돼야 한다”며 “새로운 공동체 운동을 통해 도시와 농촌,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해소하고 세대·지역·계층 간 갈등의 골을 메워 나가는 것이 제2의 새마을운동의 중요한 과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 정부는 지구촌 새마을운동을 국제 협력 프로그램의 중요 사업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새마을운동의 국제사회 전파 의지를 피력했다. 새마을운동을 지원하는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이날 행사에 참석해 “새마을운동 민간 조직인 새마을운동중앙회가 실천 계획을 마련하고, 안행부는 지방자치단체, 국제기구 등과 이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안행부는 제2의 새마을운동을 문화, 이웃, 경제, 지구촌이 공동체가 되는 운동으로 구상해 미얀마, 르완다 등과 새마을 협력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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