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테이프 공개 특별법 만들어야”
노무현 대통령은 8일 김영삼 정부와 김대중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불법도청에 대해 “최선을 다해 진상을 밝혀야 하고, 그것밖에 없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기자실인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도청은 정·경·언 유착보다 훨씬 심각하고 더 중요한 문제이고, 인권침해가 국가권력에 의해 국민에 대해 가해지는 범죄행위이기 때문에 더 심각한 것”이라면서 “정말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이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도청문제는 파헤친 게 아니고 그냥 터져나온 것”이라면서 “아무런 정치적 의도도, 음모도 없다.”고 민주당 등에서 제기하고 있는 음모론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민주당 죽이기’라면서 제기하고 있는 음모론이 수그러들지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정치권에서 불법도청의 진상규명 등을 위해 특별법 제정과 특검 발의 등으로 논란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해 “공개의 문제와 수사의 문제가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어디까지 공개하고 어디까지 공개하지 않을 것이냐는 것은 수사의 문제와는 전혀 다르고, 법에 따라야 한다.”고 특별법 제정을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특검 하면 특별법을 안 해도 되느냐는 것은 아니다.”면서 “특별법에서는 공개여부와 자료의 관리에 대한 것을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자료를 폐기할 것이냐, 보존할 것이냐, 보존한다면 앞으로 누가 관리할 것이냐, 공개할 것이냐 비공개할 것이냐의 문제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면서 “국회가 (특별법 제정에)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 요구에 대해 “1600명의 검찰 조직이 도청사건 하나 조사하지 못할 만큼 그렇게 믿을 수 없는 조직이냐는 점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 4당은 이날 불법도청 파문과 관련해 9일 중 특별검사제 도입 법안을 공동 발의하기로 했다.
이에 맞서 열린우리당은 불법도청 테이프의 공개 정도를 결정하기 위한 가칭 ‘구 안기부 도청테이프의 처리에 관한 진실위원회법’을 9일 확정, 단독 발의할 방침이다. 종교계와 법조계 등 사회지도층 인사 5∼7명으로 구성될 진실위원회는 활동기한을 6개월로 하되 한 차례에 한해 최고 6개월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도청여부에 대해 “국정원과 검찰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면서 “결과를 보고 참여정부에서 도청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현 박찬구기자 jhpar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