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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레니엄] 세계경제 ‘디플레’오나

    세계 경제의 축인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논쟁이 끝나는가 싶더니 이제는 디플레 논쟁이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디플레 논쟁은 세계 주요국의 물가하락 현상과 맞물리면서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도 단기적으로는 인플레 걱정을 해야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디플레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 경제의 현실과 문제점,세계적인 공황의 늪에 빠지지 않는 방안들을 진단해본다. ■美 침체 계속… 경기 사이클 불안 영국의 경제전문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끝나지 않은 경기침체’란 특집기사를 다뤘다.기사 내용은 미국경제를 매우 비관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기사를 쓴 팜 우달 이코노미스트 편집장은 “미국 경제는 앞으로 수년간 더욱 더 불안정하게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다음은 이코노미스트지의 기사요약. “썰물이 빠져나갔을 때가 돼야 누가 나체로 수영하고 있는 지를 알 수 있다.” 미국 경제의 현황을 가장 잘 설명하는 유명 투자자 워렌 버펫의 말이다.기업과 가계의 막대한 부채,기업회계의 부정 사건,경영자의 무능 등은 1990년대 말의 거품경제에 가려져 있었다.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앞으로 1년동안 3∼3.5%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내놓고 있지만,이들은 90년대 미국 경제가 거품을 겪고 있다는 주장을 무시했던 사람들이다. 미국 주가는 1930년대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미국 경제는 지금 썰물이 완전히 빠져나가 거품이 사라진 상태다.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시점에서 엔론과 월드컴사의 회계부정 사건이 드러났다.어느 때보다 미국 주가가 과대평가돼 있고 주식투자가 숫자도 많다.미국 역사상 가장 큰 거품이 터진 것이다. ◆미국·유럽·일본의 경기순환 지난해 미국의 완만한 경기침체는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랜 경기호황 뒤에 나타난 현상이다.9년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유럽지역도 전반적인 경기침체에서는 탈피했지만 가파른 경기성장 둔화를 겪고 있다.일본 경제는 1990년대초 버블경제가 끝난 뒤 세 차례의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의 호황을 거치면서 경기순환은 옛 일로 여겨져 왔다.경기순환이 사라졌다는 것은 종종 과장돼 왔다. 1920년대의 고도 경제성장기에 기업과 투자자들은 경제호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믿었다.1990년대의 신경제는 경기순환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여겨져 왔으나 경제는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완만한 경기침체 경기순환은 끝나지 않고 완화된 것처럼 보인다.최근 버블경제는 주식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경제전반을 왜곡시키고 있다.기업은 경기순환 기능이 사라졌다는 생각에서 무분별하게 차입해 과잉투자를 했다. 소비자들은 주식시장 상승세로 자신들의 부(富)가 증대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바람에 막대한 부채를 안게 됐다.투자증가와 달러화 강세로 인플레와 이자율 상승이 억제되면서 경제성장 속도가 가속화되고 주가는 상승했다. 2000년 3월 이후 S&P 500지수는 40% 이상 폭락했고,미국 주식의 시가총액은 7조달러 이상 하락했다.그런데도 주가는 여전히 과대평가된 것처럼 보인다.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 지탱해 왔는데,이는 가계부문의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다. ◆기업 수익률 감소 미국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빠른 생산성의 증가로 경제적 성장을 누려왔다.생산성 증가의 혜택은 기업의 수익보다 소비자와 근로자에게 보다 낮은 가격과 임금 형태로 주어졌다.앞으로 10년 동안의 자기자본이익률은 이전 10년보다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주가하락으로 가계가 저축을 늘려나가면 미국은 경기침체로 빠져들 것이다.달러화 약세로 경기침체를 누그러뜨릴 수도 있겠지만 이는 다른 나라의 경제성장을 압박해야 가능한 일이다.미국의 투기적 호황의 혜택을 본 세계 국가들은 부작용도 공유해야 할 것이다. 경제가 다시 침체기에 접어들면 금리가 하락할 여지도 별로 없다.경기침체로 1%대인 물가상승률을 더 끌어내리면 일본같은 디플레 위험에 빠질 수 있다.물가하락으로 실질 부채부담이 늘어나면 소비가 위축되고 물가는 더욱 하락할 것이다.물가상승률이 낮을 때 버블경제가 붕괴되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비록 미국이 디플레에서 탈출하더라도 낮은 물가상승은 임금과 수익이 보다 완만하게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악순환 각국의 경제가 경기순환의 다른 단계에 있다면 세계화는 경제를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하지만 세계경제 통합의 힘이 경제적 순환을 더욱 긴밀하게 동조화시킴으로써 경기둔화는 상호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금융자유화는 가계가 불경기 때 대출받는데 도움을 줌으로써 소비를 진작시키는 효과를 줄 것이다.기업과 가계가 지나친 부채를 갖게되면 다음에 오는 경기둔화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경기 사이클이 앞으로 몇년동안 더욱 불안해질 것이고,미국의 경기침체는 끝나지 않았다.미국의 과잉투자가 제거될 때까지 활발했던 경제성장은 다시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다. 정책결정자들의 역할은 과잉투자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이다.침체국면에 접어든 경제를 살리기 위해 보다 많은 신용대출로 해결하려들면 경기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박정현기자 jhpark@ ■디플레란? - 물가 하락·생산 감소·실업 증가 국가경제 ‘위축 악순환' 디플레(디플레이션·Deflation)는 물가는 하락하고 생산이 감소하면서 실업은 늘어 나라경제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이다.수요(소비·투자 등)에 비해 공급이 초과되면서 생기는 다양한 부작용의 연쇄반응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위축’의 악순환 디플레의 원인은 ①소비심리 위축 등에 따른 수요 감소,②과도한 생산 등에 의한 공급 초과 등의 두가지 요인 가운데 하나에서 비롯된다.‘10년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은 ①번,향후 디플레 가능성이 우려되는 중국은 ②번에 해당한다.두 경우 모두 ‘수요[공급’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어 물건이나 서비스상품이 시장에서 소비되지 않는다.이로 인해 결국에는 상품·서비스가격이 떨어지고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된다.임금은 줄어들고 실업률이 높아지게 된다. ◆‘유동성 함정’으로 발전한 일본 일본은 거품경제의 후유증이 디플레로 이어진 대표적 사례다.80년대 후반정점에 달했던 부동산·증시의 거품이 붕괴되면서 자산가치가 순식간에 하락했다.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일본인들이 소비보다는 저축에 주력하면서 국가 전체의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생산이 둔화됐다.디플레의 해결책으로는 금리인하와 재정확대 등 두가지가 있지만 어느 카드도 써먹기 어렵다.금리는 0%대에 와 있는데도 투자가 살아나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빠져있는데다,정부 부채가 GDP(국내총생산)의 140%에 달해 재정정책으로 돈을 풀기도 어렵다. ◆우리나라도 가능성 디플레가 일어날 가능성은 전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IT(정보기술) 등 기술발전으로 상품의 가격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값싼 중국산 제품이 전세계에 퍼지고 있다.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다른나라에 비해 소비심리가 높아 상대적으로 디플레 가능성이 약한 것으로 인식돼 왔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용수(高瑢秀) 한국은행 아주팀장은 “증시침체에 이어 부동산 값까지 빠르게 하락할 경우,일본처럼 소비심리가 위축돼 디플레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대공황으로 비화 막으려면/ 세계이익 앞세울 리더십 필요 미국·유럽·일본….정도와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선진 자본시장이 온통 디플레 우려에 사로잡혔다.자산가치 하락을 동반하는 경기침체,디플레가 공포스러운 것은 나라안의 불황으로만 그치지 않았다는 점.1차 세계대전 직후 국제 자본주의 시스템의 혈관을 타고 번져 전세계를 대공황의 고통속으로 몰아넣었다. 한 나라의 불황이 세계 대공황으로 비화하는 것을 차단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국제경제학의 권위자인 찰스 P 킨들버거 MIT 경제학과 교수는 해답을 찾기 위해 뼈아픈 선례로 되돌아가 본다.1929∼1939년의 대공황을 해부한 저서 ‘대공황의 세계’(부키 펴냄)에서 그는 ‘세계경제의 리더십’을 공황의 해결책으로 제시한다.리더는 ▲시장을 개방해 과잉생산품을 흡수하고 ▲해외투자로 경기확대를 촉진하며 ▲긴급 대출로 금융위기를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29년 대공황이 그토록 오래 지속되고 광범위하게 번진 것은 그런 리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킨들버거 교수는 강조한다.영국은 이런 능력을 상실했고,능력이 있던 미국은 이를 떠맡을 의사가 없었다. 킨들버거는 30년 공화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업고 미국 의회를 통과한 ‘스무트­홀리 관세법’을 대표적인 미국의무책임 사례라고 질타한다.농산물,1차 생산품 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제조품까지 보호무역 대상에 포함한 이법으로 전세계적 보호무역 열풍이 불었다. 개방된 상품시장도,급전을 빌려줄 기구도 나라도 없어지자 국제금융시스템은 극도로 불안해졌다.세계은행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 같은,민간을 대신할 대부기구도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다.킨들버거 교수는 “모든 나라가 자국의 국익만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가자 세계 전체의 이익이 고갈됐고 각국의 개별적 이익도 결국은 사라졌다.”고 요약했다. 시장 통합 가속화와 함께 유럽은 미국을 밀어내고 70년전 잃어버린 리더의 지위를 되찾을 수 있을까? 킨들버거는 세계 경제에 대한 미국의 지도력이 약화되고 유럽이 강해질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시나리오로 낙관적 경우와 비관적 경우를 각각 세가지씩 제시했다.낙관론은 ▲미국 지도력이 부활되거나 ▲유럽이 세계 경제에 대한 책임을 인수하거나 ▲세계은행 등과 같은 국제금융기구에 각국이 경제주권을 완전히 넘겨주는 경우다.세번째는 실현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각국은 미국이나 유럽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는게 킨들버거의 지적이다. ▲미국과 유럽연합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거나 ▲대공황 당시처럼 능력있는 쪽에선 의사가 없고,의사있는 쪽은 능력이 없는 경우는 파국을 초래하는 시나리오다.또 각국이 개별적 안정화 노력도 없이 세계시스템 안정계획에 비토(거부)만 하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된다. 손정숙기자 jssohn@
  • 北 지원설 공방/ 잇단 ‘嚴포’…뒷거래說 의혹 증폭

    산업은행의 4000억원 현대상선 대출과정에 청와대 개입설이 불거져 나오면서 ‘대북지원설’을 둘러싼 ‘진실게임’은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한광옥(韓光玉)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직접 대출압력을 가했다는 엄낙용(嚴洛鎔)전 산업은행 총재의 국정감사 증언에 대해 관련 당사자들은 전면부인하고 있어 의혹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계좌추적이 이뤄지지 않는 한 대북지원설을 둘러싼 의혹과 공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대북지원설의 새로운 의혹과 쟁점을 짚어본다. ◇4000억원 대출에 청와대 외압논란-청와대가 대출압력을 가했는지,압력을 행사했다면 이유는 무엇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엄낙용 전 산업은행 총재는 2000년 8월 취임인사차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을 찾아간 자리에서 현대상선 4000억원 대출과 관련,“한 실장이 전화를 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 얘기를 위원장으로부터 분명히 들었다고 진술했다.이에 대해 한광옥 전청와대 비서실장(현 민주당 최고위원)과 이 위원장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강력하게 부인한다.누구 말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엄 전 총재-이 위원장의 대질신문으로 확인될 수 있으나,이 위원장은 대질신문을 거부했다. ◇이 위원장의 석연찮은 해명-이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국감에서는 2000년 9월말 청와대 회의 당시 엄 전 총재로부터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 건을 처음 들은 것처럼 말했다.하지만 일주일여 뒤인 지난 4일 국감에서는 엄 전 총재를 9월초쯤 만나 보고받은 사실을 시인했다.청와대 회의 전에 이미 김충식 사장 건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대출금의 행방은-4000억원의 행방에다 3000만달러(약 330억원)의 정상회담 착수금 제공,2400만달러 북한 지원 언급설이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4000억원이 북한에 건네졌을 것이라는 주장과 현대계열사 지원에 쓰여졌을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엄낙용-김보현씨 왜 만났나-엄 전 총재가 2000년 당시 임동원 국정원장 면담을 신청했는지에 대한 진술도 엇갈린다.엄 전 총재는 자신이 직접 국정원장 비서실에 전화를 걸어 면담신청을 했고,용건을 밝히지 않았는데도 북한담당 김보현 차장이 대신 만나자고 했다고 진술했다. 박정현 안미현기자 jhpark@
  • 생산자물가 두달째 상승

    도매물가인 생산자 물가가 두달째 올라 소비자물가도 뒤따라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생산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4% 올라 8월(0.3%)에 이어 두달 연속 올랐다.지난해 9월에 비해서는 2.2%나 오른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태풍과 추석수요 증가 등으로 농림수산품 값이 오른데다 공산품 값도 오르면서 생산자물가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농림수산품 가격은 0.3%,공산품 가격은 0.4% 올랐다. 박정현기자 jhpark@
  • 北 4억弗지원설 공방/’3000만弗 회담 착수금’새의혹 제기/””南北 접촉·인출시기 일치””

    4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산업은행)와 정무위원회(금융감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현대상선을 통한 추가 대북지원 주장이 불거져 나왔다. 자민련 이완구(李完九) 의원과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대북지원 4억달러와는 별도로 3000만달러(330억원)가 산업은행을 통해 현대상선에 지원됐으며,이 돈이 다시 ‘정상회담의 착수금’으로 북한에 지원됐다는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3000만달러는 남북정상회담 착수금”-국회 재경위의 산업은행에 대한 국감에서 자민련 이완구 의원은 “현대상선이 산은에서 4000억원을 대출받기 두달여 전인 2000년 4월 3000만달러를 별도로 대출받았다.”고 주장했다.이의원은 “산업은행이 2000년 3월 여신심사위원회를 열고 현대상선에 경상운영비로 3000만달러를 대출했으며,현대상선은 곧바로 4월 해외지점에서 이를 한꺼번에 인출했다.”고 말했다.그는 남북정상회담 밀사인 박지원(朴智元)당시 문화관광부 장관과 북한의 송호경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2000년 3월17일부터 같은 해 4월8일까지 만났다는 점으로미뤄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뒷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홍준표 의원도 정무위의 금감위 국감에서 “현대상선이 해외지점을 통해 인출한 3000만달러는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착수금으로 북한에 전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4000억원을 송금했나-민주당은 4000억원을 환전해 4억달러를 송금했다면 외환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현대계열사 지원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 강운태(姜雲太) 의원은 “대북송금을 위해서는 4억달러를 며칠 동안 나눠 환전한다 해도 대고객 외환거래규모가 하루 평균 4억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에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쳐야 했을텐데 당시 환율은 정상적으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정건용(鄭健溶) 산은 총재는 이에 대해 “외환시장의 하루 거래규모는 20억∼30억달러이고 통상 단기간에 달러를 사들이면 시장에서 루머로 퍼지고 공급부족이 생겨 환율이 변동된다.”고 말했다.하지만 서울 외환시장의 한 딜러는 “4억달러를 외환시장에 쪼개서 내놓으면 시장 참여자들조차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고말했다. 홍준표 의원은 “현대상선의 인출자금은 해외에서 달러로 만들어 제3국으로 보내는 환치기 수법으로 세탁해 북한으로 송금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엄낙용(嚴洛鎔) 전 산은총재가 국정원 대북담당 제3차장을 만난 점도 이와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금은 왜 잘게 쪼개 인출했나-민주당 박병석(朴炳錫) 의원은 현대상선이 인출한 수표 64장이 남북정상회담(6월13일) 이후인 2000년 6월16일까지 교환회부됐다고 지적했다.이는 정상회담 전에 4000억원을 북한에 송금했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이 허구임을 말해 준다고 강조했다. 박정현 안미현기자 jhpark@
  • “”4000억 대출 윗선 지시””, 엄낙용씨 “”이근영씨가 한광옥실장 지시라 했다””

    청와대 한광옥(韓光玉) 전 비서실장이 2000년 산업은행의 현대상선 4000억원 대출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엄낙용(嚴洛鎔) 전 산업은행 총재가 밝혀 ‘대북지원설’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엄 전 총재는 4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산업은행에 대한 국감에서 “2000년 8월 총재 취임 인사차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을 찾아간 자리에서 ‘나도 현대상선 대출이 그렇다고(정상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상부의 지시로 그렇게 됐다.’는 말을 이 위원장으로부터 들었다.”고 증언했다. 엄 전 총재는 “윗선이 누구냐?”는 의원들의 추궁에 “이 위원장은 ‘한실장이 전화를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엄 전 총재가 취임한 후 몇번 만난 적은 있지만 그의 주장대로 상부의 지시를 받았다고 얘기한 적은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민주당 한광옥 최고위원도 자신의 지시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이에 따라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 위원장과 엄 전 총재의 대질신문을 요구했다. 엄 전 총재는 국감에서 “우리가 지원한자금으로 서해교전에서 우리 장병들이 공격당하는 일이 있었다면 나의 고민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런 고민을 몇몇 사람과 상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산은이 현대상선에 4000억원을 지원하기 두 달 전 이미 현대상선에 3000만달러(약 330억원)를 대출했으며,이 돈은 현대상선 해외지점을 통해 인출돼 남북정상회담 착수금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자민련 이완구(李完九) 의원은 “산은은 2000년 3월 3000만달러를 경상운영비로 여신 승인했다.”며 “현대상선은 4월4일 도쿄지점에서 500만달러,상하이지점에서 1500만달러,싱가포르지점에서 1000만달러 등 3000만달러를 일시에 인출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현대상선이 해외지점을 통해 인출한 3000만달러가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착수금으로 북한에 전달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현대상선이 외화자금을 인출한 같은 해 3,4월 박지원(朴智元)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과 북한의 송호경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자주 만났고,4월10일쯤 남북정상회담 발표가 있었다.”며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박정현 안미현 김유영기자 jhpark@
  • 北 4억弗지원설 공방/엄낙용 前산업은행총재 국감증언 파장/’청와대 압력설’로 비화되나

    엄낙용(嚴洛鎔) 전 산업은행 총재가 4일 현대상선 대출과정에서 한광옥(韓光玉)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압력설을 제기하면서 ‘대북지원설’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관련 당사자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엄 전 총재의 발언은 앞으로 ‘메가톤급 후폭풍’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북지원설’ 관련 증언을 하고 잠적한 지 9일 만인 이날 재경위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낸 엄 전 총재는 시종 단호한 표정과 어투로 답변했다.답변도중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공격적으로 답변하지 말라.”는 말을 듣기도 했고 때로는 신경전을 벌였다. 하지만 현대상선 대출금이 북한으로 흘러들어갔는지에 대해서는 시인도,부인도 하지 않았다.엄 전 총재는 현대상선 대출 건에 대해 보고를 받았느냐는 민주당 정동영(鄭東泳) 의원의 질문에 “정철조(鄭哲朝) 부총재로부터 보고를 받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운을 뗐다.이어 “취임 인사차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을 찾아간 자리에서 보고를 했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민 많이 했다.상부의 강력한 지시로 그렇게 됐다.’는 말을 이 위원장으로부터 들었다.”고 작심한 듯 ‘폭로’했다. 한나라당 임태희(任太熙)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에 나서 “상부가 누구인지 밝혀달라.”고 요구하자 “한 실장이 전화를 했다고 들었다.”고 답변했다.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그게 언제쯤이냐.”고 묻자 “취임 며칠 뒤여서 (금감위)방명록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민주당 송영길(宋永吉) 의원은 청와대 회의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느냐고 물은 뒤 엄 전 총재가 “사실대로 얘기할까.”라고 맞받아치자 “아니.됐다.”고 물러서기도 했다.다음은 의원들과 엄 전 총재의 일문일답.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을 자주 만나나. 종친 모임 등에서 자주 만나는 사이다.(비장한 어투로)지난 6월 서해교전후에 일부 신문에서 우리 함정을 공격한 적의 함정이 새로운 무기와 화력으로 보강됐다는 보도를 보고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남한측에서 북한에 지원한 자금으로 우리 장병들이 공격당하는 일이 있다면 나의 고민은 말로 표현할수 없을 것이다. ◆증인의 말 때문에 남북정상회담 대가로 대북지원설이 일파만파다. 나는 사실만 말했다. ◆정치 편향을 갖고 발언하는 게 아니냐는 일부 견해가 있다. 나는 정치에 일절 관심없다. ◆현대상선 대출금이 북한으로 갔다는 심증이 있나. 지금도 현대를 통해 많은 돈이 북한으로 간다. ◆당시 청와대 회의는 엄 전 총재가 요청했나. 이 사안에 대한 회의가 아니라 경제전반에 대한 회의였다.끝날 무렵 이 사안을 얘기했다.이기호 당시 수석은 “알았다.걱정말라.”고 했다.별도로 만난 김보현 당시 국가정보원 3차장도 “알았다.걱정말라.”고 말했다. ◆경질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공식적으로 들어본 바도 없고,물어본 적도 없다.임명권자와 생각이 다르면 그만둘 수도 있는 것이다.제청권자인 진념(陳념) 당시 재정경제부 장관이 사표를 내라고 해서 사표를 냈다. 박정현 김유영기자 jhpark@
  • 교육·통신·보험 개방 서둘러야

    한국은행은 서비스 수지 적자가 만성화되는 것과 관련 우리 경제를 살리기위해서는 서비스업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2일 밝혔다. 이를 위해 교육·통신·보험 등의 서비스 시장을 개방하고 서비스업에 대한 세제·금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서비스산업의 확대가 경기동향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에서 경기침체기에는 서비스산업이 경기하강의 버팀목 역할을 한다고 분석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대한매일 ‘서비스경제를 살리자’ 시리즈(9월28일∼10월2일) 참조] 이와관련,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 참석중인 박승(朴昇) 한은 총재는 지난 1일(현지시각) 미국내 경제학자와 금융계인사들로 이뤄진 ‘한국경제연구소(KEI)’ 강연에서 “여행수지가 막대한 적자를 나타내고 있어 내년 경상수지는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지난 2000년 3·4분기부터 2001년 3분기까지의 경기침체기에 국내총생산(GDP)과 제조업의 성장은 함께 감소했지만 오히려 서비스 산업의 증가율은 높아져 서비스업이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국내 GDP 성장률이 3.0%로 급락했지만 서비스산업은 5.3%의 견조한 상승세를 나타냈다.이런 추세는 올해에도 이어져 2분기 서비스산업 성장률은 8.0%로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인 6%대를 크게 웃돌았다. 한은은 이처럼 서비스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서비스산업을 개방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특히 교육시장을 비롯해 통신·보험·금융시장을 조속히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서비스산업과 제조업이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면서 “서비스산업이 제조업보다 불리하지 않도록 금융 및 세제 지원에서 제도개선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또 서비스업은 최근 구조조정 등으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를 흡수하면서 고용을 안정시키는 효과도 갖고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증안기금 투입 검토 안팎/ ‘주가급락 방어’ 의지 표현 추가 증시안정책 ‘신호탄’

    정부가 1일 증시안정기금의 주식시장 투입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것은 주가급락상황을 수수방관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실제로 이날 시장에서는 증시 안정의지로 받아들여져 주가급락세에 제동이 걸렸다. 증안기금은 세계증시가 미국증시와 동반급락하는 상황에서 주가급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다만 주가가 더 떨어질 경우 정부의 추가 대책이 잇따를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증안기금 검토는 상징적 의미-증안기금은 상장기업·증권회사·은행 등 시장참여자들이 1990년 자금을 갹출해서 조합형태로 만든 기금이다.한때 4조원을 넘던 증안기금은 현재 기금 9000억원과 수익금(주가 상승이익금) 2500억원 가량이 남아있다.이 가운데 수익금을 증시안정에 쓰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96년 4월 이후 사용하지 않던 케케묵은 ‘증안기금 카드’를 꺼낸 것은 주가급락에 따른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패닉(공황)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다.주가폭락으로 자산가격 버블(거품)이 빠지면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디플레(물가하락과 경기침체)에 전염될 수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하지만 증안기금이 실제로 투입될 지도 미지수인데다,투입돼도 실효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정부 관계자는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증안기금조합원들의 동의를 받아내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도 “미증시와 동반급락 중인 국내증시를 증안기금으로 지탱할 수 있을 것으로는 보지않는다.”고 말했다.LG투자증권 황창중(黃昌重) 투자전략팀장은 “증안기금 투입규모가 작아 실효를 거둘 수 있는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주목되는 추가 증시안정책-증안기금 투입 검토는 오히려 추가 증시안정책검토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증권사 관계자는 “정부가 증시 급락 속에서 관심을 표명한 것은 추가적인 안정책을 내놓겠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며 “단기적인 측면에서 정부는 수급에 당장 영향을 줄 수 있는 조치들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부의 추가 증시 안정책으로는 ▲기관의 역할 강화를 위한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 ▲기업연금 시행 ▲주식투자때 세금혜택 부여등이 예상된다.하지만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는 연기금 운용기관들이 투자를 꺼리는 등 어느 카드도 쉽지 않다는 데 한계가 있다. 박정현기자 jhpark@
  • 예금·대출금리 모두 하락

    은행들에 돈이 넘쳐나지만 굴릴 데가 마땅치 않는 가운데 예금금리가 6개월만에 하락했다.대출금리도 내림세로 돌아섰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중 가중평균금리 동향’에 따르면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예금금리는 전월 4.08%에서 4.02%로 0.06%포인트 하락했다.평균 대출금리는 전월 6.79%에서 6.72%로 0.07%포인트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풍부한 자금을 갖고 있으면서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은행간 우량고객 확보를 위한 경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계대출금리는 주택담보대출금리 하락(6.86%→6.73%)과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금리 하락(9.61%→8.50%)으로 전월 7.31%에서 7.17%로 0.14%포인트 떨어졌다. 기업대출금리도 대기업대출금리 하락(6.49%→6.35%)과 중소기업 대출금리 내림세(6.56%→6.50%)로 전월 6.54%에서 6.47%로 0.06%포인트 떨어졌다. 박정현기자 jhpark@
  • 北 비밀지원설/ 대출관련 4대 의문 - 계좌추적 뒷짐 ‘의혹 눈덩이’

    산업은행의 현대상선 대출금 4900억원이 북한에 전달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산은의 지원 과정을 놓고 갈수록 의문점들이 증폭되고 있다. 현대상선은 이사회도 거치지 않고 4000억원 대출을 받은데다 4000억원이 통째로 회계장부에서 빠져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산은의 지원결정에서 자금사용에까지 나타나는 4대 주요 의문점과 당사자들의 해명을 정리해본다. ◆정부·채권단도 모르게 지원?= 정부와 채권단도 모르게 산은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지원하는 일이 가능할까.이에대한 주장은 엇갈린다.정부 관계자는 “4000억원씩이나 지원해주면서 정부가 돈을 떼이면 보전해 준다는 약속이 있어야 대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산은 출신의 금융권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그러니까 산업은행이 국책은행”이라고 말했다.당시 대출업무를 맡았던 실무자는 “유동성 위기를 맞은 회사를 지원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으나 ‘지원금이 많지 않았느냐.’는 등의 질문에는 “말할 수 없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대출금 4000억원 어디로 갔나.= 현대상선측은 산업은행에서 당좌대월금 4000억원을 약정받았으나 2000년 6월말까지는 1000억원만 필요해 이만큼만 썼다고 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대출승인 당일 4000억원을 전액 찾아썼다.’는 산은 박상배(朴相培) 부총재의 발언과 맞지 않는다.오히려 박 부총재의 발언은 “현대상선이 대출당일 1000억원짜리 수표 2장과 2000억원짜리 수표 1장으로 쪼개 전액 인출했다.”는 한나라당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산은이 5월18일 1000억원을 당좌대월로 지원한 지 불과 20여일만인 6월7일에 추가로 4000억원을 또 지원해준 점도 석연치 않다.분기보고서에 나타난 1000억원은 5월18일 대출분일 가능성이 높다.그렇다면 4000억원 대출금은 “우리는 만져보지도 못했다.”는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의 말처럼 곧바로 딴데로 샜을 가능성이 높다. 5월18일 당좌대월금 1000억원중 일부는 지금껏 미상환 상태여서 현대상선은 어떤 형태로든 분식회계 혐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현대상선,이사회 안거치고 4000억원 대출신청?= 산은에 4000억원 대출신청할 때는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현대상선은 1000억원의 현대건설 기업어음(CP) 매입 때는 이사회 의결을 거쳤다. 규정상 1조원 이하의 대출을 받을 때는 이사회를 거칠 수도,거치지 않을 수도 있어 산은 4000억원 대출은 이사회를 거치지 않았다는 게 현대상선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대출받은 다음날 현대건설의 CP 1000억원어치를 사주면서 이사회를 개최한 점에 비춰보면 설득력이 약하다.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현대아산 등의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무구조가 나은 현대상선을 이용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계좌추적 왜 안하나= 물증없이 의혹만 눈덩이처럼 불어가는 현재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금추적’이 유일한 해법임에도 금융감독원은 ‘권한밖’이라며 뒷짐을 지고 있다.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원장은 “정치공세때마다 숱한 의혹이 제기되는데 그때마다 계좌추적권을 발동하면 시장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역설했다. 박정현 안미현기자 jhpark@
  • 당시 현대담당 재경부 국장·채권은행 “産銀 자금지원 몰랐다”

    산업은행이 현대상선에 지원한 긴급자금 4900억원이 현대아산을 통해 북한에 제공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당시 재정경제부의 현대지원담당 주무국장과 채권단은 산은의 현대상선 자금지원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산은이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 자체적으로 판단해 지원을 결정했거나 공식 정책 결정라인과 다른 채널을 통해 지원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음을 나타낸다.또 일차 지원액 4000억원에 이어 지원된 2차 자금 900억원은 달러표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관련기사 4·5면 현대그룹 전체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던 지난 2000년 현대그룹 문제를 다뤘던 조원동(趙源東·국제통화기금 자문관) 전 재경부 정책조정심의관은 27일 국제전화통화에서 “현대상선 문제는 경제장관간담회의 공식 안건으로 다뤄진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산은의 현대상선 지원은 경제장관간담회 등 정부내 정상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지 않고,별도의 채널에서 추진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이연수(李沿洙) 전 부행장(현대담당)도 “산은이 현대상선에 4900억원이나 지원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이는 현대상선 유동성 위기가 심각했다는 산업은행측 의견과 배치된다.이에 대해 산은 박상배(朴相培) 부총재는 “현대건설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가 표면화되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고 판단해 미리 쉬쉬하며 막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정현 안미현기자 jhpark@
  • 北 비밀지원설 파문/ 관련자 진술…누구말이 맞나

    ■조원동 당시 재경부 현대 담당국장 “4000억대출 논의한적 없다”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우리 경제가 휘청거리던 지난 2000년 재정경제부에서 현대그룹 문제를 전담했던 조원동(趙源東·사진) 전 정책조정심의관은 27일 기자와의 국제전화통화에서 “현대상선 지원 문제를 다뤘던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 자문관은 1999년 6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재정경제부 정책조정심의관으로 근무했고,지금은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자문관을 맡고 있다.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은행이 4000억원을 지원했는데.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당시에는 현대건설·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투자신탁 얘기가 많았고,조치 내용은 언론에 보도됐다. ●경제장관간담회에서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는 얘기인가. 내가 아는 바로는 현대상선의 유동성 문제를 다룬 적이 없다.간담회에서 현대그룹 전체의 유동성 문제를 점검했고,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장으로부터 전체적인 유동성 보고를 받았다.현대상선 문제는 경제장관간담회에 공식 안건으로 다뤄진 적이 없다.만약 경제장관들이 다르게 논의했다면 내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엄낙용(嚴洛鎔) 전 산업은행 총재가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장관간담회에 참석해 현대상선 지원자금이 북한으로 건네졌다는 보고를 했다는데. 그런(경제장관간담회) 자리에서 말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혹시 회의가 끝나고 나가면서 그런 얘기를 했을지는 모르지만,그랬다면 보고 여부를 알 수 없다. ●산은 총재가 경제장관간담회에 참석한 적은 있나. 산은 총재는 2000년에 몇차례 경제장관간담회에 참석했다. ●경제장관간담회에서 현대상선 지원 문제가 논의도 안 됐는데 산은이 4000억원을 지원했다면 이상한 일 아닌가. 간담회에서는 현대상선 문제를 다룬 적이 없다.은행에서 알아서 할 수는 있었을 것이다. 박정현기자 jhpark@ ■박상배 산업銀부총재 “긴급지원 절박했었다” 현대상선에 대한 거액의 자금지원을 결정한 산업은행 박상배(朴相培·사진) 부총재는 27일 “당시 산은이 긴급지원하지 않았으면 현대상선은 위험했다.”며 종전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산업은행의 4900억원 지원사실을 주채권은행도 몰랐다고 한다.현대상선의 유동성 사정이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다는 말이 아닌가. 2000년 6월 당시는 대우자동차 부도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현대건설도 위태위태했다.여기에 현대상선마저 쓰러지면 국가경제가 위태로워진다고 판단했다.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가 표면화되는 것 자체도 위험하다고 판단해 미리 쉬쉬하며 손을 써 막은 것이다.그러지 않았다면 유동성 문제가 표면화됐을 것이다. ●그렇다면 주채권은행이 지원을 떠맡아야지 왜 산은이 나섰나. 외환은행이 지원을 거부했지 않는가.국가경제를 위해 국책은행이 나선 것이다. ●현대상선이 대출을 먼저 신청하지 않았다는데. 무슨 소리냐.대출 신청서류가 분명히 있다. ●현대상선이 4000억원을 지원받은 뒤 막상 지원된 그 달에는 1000억원밖에 쓰지 않았는데. 내가 확인해본 바로는 지원받은 바로 그 날 4000억원을 모두 뽑아썼다.그런데 왜 현대상선의 반기보고서에 1000억원만 쓴 것으로 나와있는지 잘 모르겠다.중도상환이 있었는지 파악중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은행 관행상 당좌대월로 4000억원을 일시에 약정해준 것은 매우 드문 일인데. 처음엔 깎을 생각도 있었다.그러나 어차피 지원할 것이라면 여유있게 지원해 아예 위기설의 불씨를 제거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지금 생각하니 금액이 다소 컸다는 판단이 든다. ●현대상선에 추가대출한 900억원은 달러화로 지원했는데. 지급은 원화로 하고 장부상의 표시만 외화로 한 것이다. ●이근영 당시 산은 총재는 지원에 부정적이었다는데. 그렇지 않다.당좌대월은 내 전결사항이었지만 사전에 총재에게 보고했고,이근영 총재도 반대하지 않았다. ●현대상선에 지원한 돈이 북한에 건네졌을 가능성은. 현대상선이 선박용선료 등 현대아산으로 인해 물린 돈이 3000억원이 넘는다.그런데 또 4억달러를 뒷돈으로 댔겠는가. 안미현기자 ■이연수 前외환銀부행장 “유동성 큰문제 없었다” 현대그룹 계열사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2000년부터 현대를 담당했던 외환은행 이연수(李沿洙·사진) 전 부행장은산업은행의 현대상선 지원 내용을 전혀 몰랐다고 털어놓았다.외환은행은 현대의 주채권은행이다. ●주채권은행이 어떻게 그런 거액의 지원 사실을 모를 수 있나. 당시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는 그렇게 공론화되지 않았었다.은행권이 모여 지원을 논의한 적이 없다.물론 산은이 현대상선의 회사채와 CP(기업어음)가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조금씩 도와줬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솔직히 그렇게 큰 돈을 지원해 준 줄은 몰랐다. ●주채권은행도 가만히 있는데 산은이 나서 지원해 줄 만큼 현대상선의 자금사정이 심각했나. 유동성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현대건설만큼 심각하진 않았다. ●외환은행도 2000년 5월 현대상선에 500억원을 지원했다.이후 자금지원을 거부한 까닭은. 금강산관광사업에서 적자를 지속하는 한 지원해 줄 수 없다고 못박았다. ●외환은행이 현대상선에 대한 자금지원을 계속 거부해 주채권은행이 산은으로 넘어간 것 아닌가. 그렇진 않다.당시 우리가 현대 계열사를 모두 갖고 있어서 벅찼다.분산해야겠다는 필요성을느끼던 차에 정부에서도 비슷한 제안을 해 산은으로 넘어간 것이다. ●현대건설도 1억 5000만달러를 북한에 몰래 보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데. 2000년 5월에 외환은행을 포함해 채권단이 2000억원을 현대건설에 지원하면서 우리가 전부 자금계획서를 받고 재무구조를 주시했다. 하루하루 숨넘어가며 돌아오는 자금도 제대로 잘 막지 못했는데 돈을 빼돌렸다는 건 있을 수 없다.혹시나 싶어 현대건설의 투자유가증권 내역을 다시 조사해봤지만 아무 이상이 없었다.2000년 이전이라면 모를까,2000년에 채권단을 속이고 돈을 빼돌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에게서 ‘쓰지도 않은 은행빚을 갚으라 한다.’는 식의 말을 들은 적 있나. 없다. 안미현기자
  • [서비스 경제를 살리자] (1)換亂망령 되살아난다

    달러가 샌다.조기유학 바람에다 급증하는 해외관광,골프관광으로 여행수지는 지난 7,8월 두 달 동안 사상 최대의 적자기록을 경신했다.이로 인해 서비스수지(무역외수지) 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위협하고 있다.자칫 또 다른 외환위기 가능성도 우려된다.대한매일신보사는 여행수지 등의 서비스수지 적자를 초래한 국내의 열악한 교육,컨설팅,국내 관광산업여건과 개선 방향을 네 차례의 시리즈를 통해 진단한다. 골프관광,사치성관광,조기 해외유학 등으로 올들어 지난 8월까지 여행수지적자 규모는 25억달러(약 3조원)나 된다.외환위기 직전 너도나도 해외여행에 나서면서 기록했던 지난 97년 한 해 동안의 22억달러(약 2조 6400억원)를 훌쩍 넘어섰다.외환위기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8월 한 달 동안 여행수지 적자는 4억 6000만달러(5520억원)로 7월의 적자규모인 4억 1000만달러를 넘어섰다.휴가와 방학을 맞아 한 달 동안 77만 4000여명이라는 사상 최대 인파가 외국으로 빠져나가 달러를 물쓰듯 써버린 탓이다.외국인 관광객들의 한국행 숫자가 40만명대에 정체돼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8월에도 경상수지(상품수지+서비스수지+소득수지+이전수지)는 7월(1000만달러)에 이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수출호조로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그러나 서비스수지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수출이 되살아난다고 안도할 상황이 아니다.8월의 서비스수지 적자는 10억 3000만달러였다.상품수지(무역수지)는 10억 1000만달러의 흑자를 냈다.근로자들이 공장에서 땀흘려 일해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를 해외여행 등에서 고스란히 쓰고 있는 셈이다. 사치성 물품 수입도 증가하고 있다.외제 승용차는 올들어 7월까지 2억 8070만달러어치가 수입돼 지난해 연간 수입액(2만 2860억달러)을 넘어섰다.서울 강남에서는 외제차가 없어서 못팔 지경이다.외국산 위스키와 포도주는 2억 950만달러,골프용품은 7080만달러어치를 각각 수입했다. 매년 20%씩 증가하는 초·중·고등학생들의 조기 유학은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1개월여간 300만∼500만원이 드는 고급 해외 외국어 연수캠프를 떠나는 초·중학생들로 방학 때면 공항은 북새통을 이룬다.기업들은 지난 1∼8월 외국에 컨설팅을 의뢰하는 비용과 홍보비 등으로 38억달러를 지출했다.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나 증가한 수치다.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는 “서비스수지 적자가 만성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한다. 금융연구원 정한영(鄭漢永) 거시금융팀장은 “서비스수지 적자는 당분간 지속되고 교육부문의 적자는 더 커질 것”이라면서 “교육개혁과 함께 상품수지의 흑자폭을 유지하면서 소비재 수입이 줄어들게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曺東徹) 거시경제팀장은 “내년 우리나라는 수출 8∼9%,수입 11∼12%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보다 크게 감소한 0∼20억달러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0∼20억달러 흑자는 적자로 반전될 가능성도 포함하고 있다.”면서 “서비스·소득·이전수지 적자는 100억달러에 근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총액한도대출 축소등 안팎/ 부동산값 안정 시중 돈줄죄기

    정부와 한국은행이 시중에 넘쳐나는 돈줄을 죄기 위해 두 가지의 대책을 마련했다.한은이 26일 총액한도대출을 2조원 축소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재정경제부는 가계대출을 억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두 가지 정책 모두 부동산가격안정을 겨냥하고 있다.금리인상이라는 ‘큰 칼’을 일단 제외하고 가능한 다른 수단을 동원해 과잉유동성의 미세 조정에 나서는 것이다. ◇총액한도대출 축소 효과는 미미= 총액한도대출을 줄인다고 해도 시중의 돈을 많이 흡수하기는 어렵다.대출한도를 2조원 축소하면 시중금리는 0.07%포인트 인상압력을 받는다.하지만 은행 금고에 돈이 풍부하게 쌓여 있는 데다 은행권이 치열한 대출경쟁을 벌이기 때문에 금리상승 압력을 자체적으로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박승(朴昇) 한은 총재가 “총액한도대출을 줄이면 유동성 환수에 도움은 되겠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따라서 총액한도대출을 줄이기로 한 것은 넘치는 자금을 흡수하는 실효성보다는 상징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한은 박재환(朴在煥)정책기획국장은 “총액한도대출 축소는 한은이 과잉유동성에 유의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洪淳瑛) 상무는 “변죽만 올린다는 측면이 있지만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용한 통화정책수단”이라고 평가했다. ◇금리인상할까=시중에 풀린 돈을 어떻게 흡수할지에 대해 한은은 심각하게 고민중이다.돈줄을 죄는 방법은 금리인상,지불준비율(지준율) 상향 조정,공개시장조작 등이 있지만 모두 제약 조건을 안고 있다.공개시장 조작은 통화안정증권·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을 통해 시중의 돈을 흡수하는 방식이지만 한은의 이자부담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따라서 한은은 공개시장 조작을 통한 통화 흡수를 점차 줄일 방침이다. 은행들이 예금의 일정비율에 해당되는 금액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지준율을 상향 조정하는 카드는 금리인상과 연계해 사용해야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때문에 통화 흡수를 위해 지준율 조정 카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결국 금리인상이 강력하고도 효과적인 처방이지만 미국 등 세계주요 국가의 증시 침체,이라크 전쟁설 등으로 금리를 움직이기에 적절치 않은 게 나라 안팎의 경제여건이다.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이런 점을 감안해서인지 금리인상을 놓고 논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金京源) 상무는 “저금리정책이 지속되면 내년 초쯤에는 부동산거품 붕괴에 따른 경제혼란이 우려되며,일본식 디플레 현상이 초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한편 가계대출 억제책으로 주택담보대출에 따른 위험가중치를 상향 조정하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은행권은 자기자본비율(BIS)을 맞추는 부담이 커지는 점을 들어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현기자 jhpark@
  • 총액한도대출 2조 축소, 韓銀 가계대출억제 대책

    금리는 올리지 않지만 유동성 조절로 시중 돈줄은 한층 조여질 것 같다.당장 다음달부터 시중에 풀려 있는 돈을 흡수하기 위해 총액한도대출 규모가 2조원 줄어든다.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를 상향조정하고 은행별 주택담보대출 총액한도제 도입도 추진된다. 한국은행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총액한도대출 규모를 2조원 축소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9·11사태 이후 2조원 늘어났던 총액한도대출 규모는 다시 9조 6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총액한도대출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연 2.5%의 낮은 이율로 한은이 시중은행에 대출해 주는 통화정책수단이다. 박재환(朴在煥) 한은 정책기획국장은 “총액한도대출 축소는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있는 데 유의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밝히고 “하지만 한도를 축소한다고 유동성이 줄어드는 효과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지역본부별 한도를 3조 6000억원으로 6000억원 늘려 지방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금융기관별 배정한도는 8조 2000억원에서 5조 6000억원으로 줄였다. 이와 함께 재정경제부·금융감독위원회·한은은 오는 30일 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를 현재 50%에서 60∼70%로 상향조정,가계대출 억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정현기자 jhpark@
  • 경제 비상/주가 폭락 657,코스닥 50 붕괴,유가 2년來 최고,디플레우려 고조

    미국의 이라크 공격가능성과 미국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증시가 동반추락,금융불안이 심화되고 있다.또 중동사태의 영향을 받아 국제유가도 2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미국,일본과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의 디플레 가능성까지 제기돼 국제경제 여건에 빨간불이 켜지고있다.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는 전일 폭락에 이어 25일 다시 660선이 무너지면서 650대로 내려서 투자자들은 ‘심리적인 공황’ 상태에 빠졌다.이날 일본과 타이완 주가도 모두 급락했다.전일에는 미국 주가가 4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종합주가지수는 14.32포인트(2.12%) 하락한 657.96으로 마감하면서 이틀째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코스닥지수는 1.62포인트(3.20%) 떨어진 48.79를 기록하면서 12개월만에 50선이 무너졌으며 사상 최저치(2001년 9월14일 45.67)에 바짝 다가섰다.특히 외국인들은 23일 909억원,24일 2177억원어치를 매도한 데 이어 이날도 1481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주가하락을 부추겼다.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는 9165.41로 1.68% 떨어졌으며,타이완 가권지수는 2.36% 하락했다. 미국 다우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1.75%) 동결 발표로 24일 2.40%(189.02포인트) 떨어진 7683.13을 기록했다.이는 지난 98년 10월1일 이후 최저치다.영국 FTSE지수(1.83%),독일 DAX 지수(1.41%)도 모두 하락했다.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24일 배럴당 27.64달러로 전일보다 0.66달러 올라 2000년 11월30일 27.65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경제여건과 관련,정부의 고위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급등을 감안하면 지금은 인플레보다 디플레를 우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洪淳英) 상무는 “아직 우리나라에 디플레 조짐은 없지만 아시아 국가를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만 예외로 남아 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7,8월 홍콩과 싱가포르의 물가는 3.2∼3.4%의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일본 0.8∼0.9%,중국 0.7%,미국 1.6%,독일 1.0%의 물가하락을 겪고 있다.모건 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도 부동산 가격상승 등으로 주변국들처럼 디플레이션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으며,금융연구원 최공필(崔公弼) 연구위원은 “디플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그러나 한국은행은 “우리는 인플레를 걱정해야 할 때”라며 디플레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경제 비상등/ 세계증시 붕괴… 금융위기 ‘신호’

    ■추락도미노 파장 속락(續落),또 속락.미국의 경제불안 여파로 세계증시가 ‘추락 도미노’에 휩싸였다.자고 나면 미국·유럽쪽에서 주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는 속보가 날아든다.국내 주가가 덩달아 큰 폭으로 떨어지는 장(場) 마감 무렵에는 무기력증에 빠진 일본 증시의 폭락 소식이 가세한다.바닥을 알 수 없는 세계증시 폭락세가 세계 금융시장 위기설의 뇌관이 되고 있다. ◇세계증시,얼마나 빠졌나-2000년 3월 5043까지 치솟았던 미국 나스닥지수는 24일 1182.17까지 곤두박질했다.2년6개월만에 77% 가까이 가치를 잃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이날 9200선이 무너지며 지난 89년 말 고점 대비 76% 정도 떨어졌다.런던 FTSE100 지수도 24일 3671.10으로 9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파리(CAC40),프랑크푸르트(DAX지수) 등 유럽 전역이 일제히 5∼6년내 최저 수준을 보였다.세계 증시는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침체되고 있다.교보증권 김석중(金碩中) 상무는 “1929년 말 하이테크 기업들의 버블(거품) 붕괴로 다우지수는 3∼4년간 시가총액의 89%를 허공에 날렸다.”면서 “앞으로 10% 가량 거품이 더 빠져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 실적악화 우려 가속화-미 증시는 회계스캔들로 인한 심리적 공황에서 실물경기 악화에 대한 구체적 우려감으로 옮아가고 있다.두어달 전만 해도 경기지표는 하나가 나빠지면 다른 쪽은 호전됐었다.하지만 최근에는 일제히 경고 신호쪽으로 줄서고 있다. 24일 콘퍼런스 보드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4개월 연속 내리막길이라고 발표했다.3개월째 상승세인 소매판매지수도 속을 들여다보면 자동차 무이자할부판매 증가 때문일 뿐 IT(정보통신)는 2개월 연속 감소세다.리먼브러더스,UBS워버그 등 금융기관들은 미국의 4분기 GDP(국내총생산) 증가율을 1.8∼2.5%포인트씩 하향 조정했다. ◇세계적 안전자산 선호 심화-금융시장 불안에 이라크 전쟁 가능성 등이 가세하면서 미 국채와 금 등 안전자산 가격은 치솟고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은 44년만에 최저치인 3.6%대에 진입했다.국채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일본은 트리플 약세(주가·엔화가치·채권가격하락)에 빠져 ‘팔자’ 공세의 표적이 되고 있다.홍춘욱(洪椿旭) 한화투신투자분석팀장은 “일본의 금융기관들이 부동산 버블 붕괴에 따른 담보가치 하락의 타격에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인상 시사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은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부동산가격 거품이 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 때문이란 분석이다. ◇국내증시 전망-최저치를 잇따라 경신하는 미 증시의 추세 전환 없이 바닥을 말하기 어렵다고 증시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LG투자증권 황창중(黃昌重) 투자전략팀장은 “이미 내재적 호재와 악재에 휘둘리는 장세가 아니다.”면서 “외국인 매도,기관의 로스컷(손절매) 매물 등으로 당분간 최악의 수급상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대책은 없나/ ‘디플레'냐… ‘인플레'냐… 한국경제 엇갈린 진단 물가가 하락하고 경기가 침체하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경고음이 높아지고 있다.시중의 과잉 유동성 탓에 눈앞에 다가온 인플레 걱정을 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디플레 조짐은 ‘강건너 불’만은 아니며 ‘발등의 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디플레는 전염성이 강한 데다,우리의 부동산 버블(거품)이 붕괴할 경우 디플레를 촉발할 수 있는 폭발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물론 디플레 가능성에 반박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디플레 외풍(外風)-세계적인 디플레는 과잉 설비투자,자산거품 붕괴와 값싼 중국산 상품 등의 교역 증가 등에서 비롯되고 있다.부동산 버블이 무너진 일본이 10여년째 장기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미국은 지난 97년 이후 27% 상승한 주택가격의 하락이 점쳐지고 있다.모건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로치는 “미국의 부동산과 소비거품은 머지않아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인플레 추세를 보여온 한국도 좋은 시절이 지나가고 있다.”고 디플레 경고를 내놨다. ◇인플레 내환(內患)-그동안 금리인상을 주장해온 한국은행은 디플레 가능성을 부인하면서 지금은 인플레 걱정을 해야 할 때라는 입장이다.박승(朴昇)총재는 디플레 전염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외국과)상황이 다르다.”면서 과잉 유동성과 가계부채 급증을 더 걱정했다. 강형문(姜亨文) 부총재보도 “세계적으로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전반적인 공급과잉으로 디플레 요인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는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여 인플레를 걱정할 때”라고 말했다.한국개발연구원(KDI) 신인석(辛仁錫) 연구위원은 “디플레 주장은 일부 학자나 애널리스트들의 주장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거시정책 대비해야-한국금융연구원 정한영(鄭漢永) 거시금융팀장은 “디플레 상황에서는 급격한 거시정책 변화는 어렵다.”면서 “정책당국은 미리미리 경제가 적정수준을 찾을 수 있도록 미세조정을 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디플레란 디플레이션(Deflation)의 줄임말이다.고전적인 의미는 ‘통화량 축소에 의해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현상’이지만 최근에는 생산성 저하,실업 증가 등 경기침체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의미로 쓰인다.일반적으로 재화 등 경제요소의 수요가 공급보다 부족할 때 일어난다.반면 인플레(인플레이션·Inflation)는 초과수요가 존재할 때 일어난다.디플레가 일어나면 생산활동 위축→수요(소비·투자 등) 감소→실물공급 위축→물가와 임금·지대 하락 등의 연쇄작용이 나타난다.물가가 떨어진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다.디플레는 인플레보다 경제에 충격이 더 크다.디플레가 일어나면 당국은 통상 금리인하,재정지출 확대 등 정책을 쓰게 된다. ■국제유가·금값 폭등 이라크악재 현실로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세계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울 것이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분위기다.전운이 고조되면서 미국,유럽,아시아 등 각국의 주가가 일제히 폭락하고 있다.전쟁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국제유가와 금(金)값 등 원자재 가격은 폭등세를 나타내 전쟁 불안감을 여지없이 반영했다. 특히 세계경제의 조타수 역할을 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4일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과 함께 이라크 공격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공식 언급하고나서면서,비관론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불길한 징후들-24일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40%(189.02포인트) 하락,4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7683.13을 기록했다.영국 FTSE100지수도 1.83% 떨어진 3671.1로 마감,95년 말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25일 도쿄 닛케이평균 주가도 156.23엔이 하락했으며,타이완의 가권지수는 100.99포인트가 떨어졌다. 24일 런던국제석유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가격은 장 초반 1년만의 최고치인 배럴당 29.88달러를 기록한 후 전날보다 배럴당 42센트가 뛴 29.55달러에 마감했다.미국 원유도 19개월만에 최고수준으로 치솟았다. 24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2월물 금 가격은 온스당 3.10달러(1%) 치솟아 3개월여만에 최고치인 327.20달러에 마감됐다. ◇불가피한 충격-대다수 전문가들은 전쟁이 실제 일어날 경우 세계경제는 한동안 충격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라크 공격이 임박했다는 소문만으로 국제원유가가 배럴당 30달러를 넘어선 것은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적나라하게 반영한다는 것이다. 실제 전쟁이 발발하면 유가는 50달러를 넘을 것이란 전망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셰이크 아흐메드 자키 야마니 전 사우디 아라비아 석유장관은 24일 “이라크전이 터지면 국제유가는 100달러 선으로 치솟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현재 세계 석유 수요와 생산 간에는 하루 200만배럴의 차이가 있는데,전쟁수행에 필요한 에너지가 하루 80만배럴인 데다,겨울철에는 에너지 수요가 하루 160만배럴 정도 더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에너지 수급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되는 게 사실이다.이같은 원유가의 상승은 대다수 상품의 가격상승 요인으로 작용,투자와 소비는 위축되는 가운데 물가는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투자자들이 특히 우려하는 것은 전쟁이 장기화하는 것이다.이 경우 단기적 악영향들이 고착화하면서 세계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중동지역은 세계 원유공급의 70%를 책임지고 있어 파급효과가 간단치 않다.전쟁비용 증가에 따른 미국의 재정적자 누적도 부담이다.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가 24일 “이라크가 45분만에 대량살상무기를 가동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자마자 유럽 증시들이 일제히 대폭락한 것은 투자자들이 지금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김상연기자 carlos@
  • 韓銀 통안증권 ‘자승자박’

    한국은행이 넘치는 시중의 돈을 흡수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하고 있으나 되레 통화량 증가 요인이 되는 정반대의 정책 효과가 생기고 있다.한은이 부담하는 통안증권 이자가 고스란히 시중자금으로 풀리는데다,이자부담이 큰 만기 1년 이상의 장기 채권을 통안증권으로 선호하는 데 따른 부작용이다. 한은은 통화 흡수를 하다보니 생기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해명한다.하지만 가뜩이나 과잉 유동성(넘치는 자금)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는 터여서 통안증권으로 인한 통화증가 부담은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24일 한은에 따르면 통안증권 발행 규모(잔액 기준)는 지난 98년 45조 7000억원에서 올 8월에는 86조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3년 만기 국공채 금리와 비슷한 5%대의 이자는 다시 통안증권을 발행해서 갚게 되기 때문에 통안증권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이자부담으로 시중에 새로 늘어나는 통화량은 매년 3조 2000억원에서 4조 9000억원에 이른다.하지만 이자 가운데 불필요한 부분이 많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민주당 김영환(金榮煥) 의원은 이날 한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1년 미만 채권보다 이자부담이 0.7%포인트 비싼 1년 이상 채권의 비중을 늘리면서 추가 부담이 생기고 있다.”면서 “장기채권을 1년 미만 채권으로 전환해 이자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98년 통안증권의 만기별 비중은 1년 미만 23.5%,1년 이상 76.5%였다.그러나 올해에는 1년 이상 82%,1년 미만 18%로 역전됐다.한은은 “시장에서 장기채권을 선호하는데다 한은이 단기채권을 많이 발행하면 시장에서는 긴축통화정책을 펴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장기 채권의 비중을 늘렸다.”고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장기 채권 비중이 늘어나면서 추가 부담액은 97년과 98년에 각 1000억원,99년과 2000년에는 각 3000억원이었다.지난해에 2000억원,올해에는 4000억원이다. 통화 흡수를 위한 통안증권이 통화증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한은이 통화정책을 임기응변책으로 편데 따른 ‘자승자박(自繩自縛)’이라는 지적이다.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 의원도 이날 국감에서 박승(朴昇) 총재에게 “자승자박을 아느냐.”고 물은 뒤 “박 총재가 한은의 시책을 수행하는 총재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유동성 흡수를 위해서는 금리인상,지불준비율 조절,통안증권 발행 등의 방안이 있지만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는 통안증권에 의존하다보니 이런 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통안증권 발행 대신 금리인상이라는 정공법으로 진작 대처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박정현기자 jhpark@
  • 국감 하이라이트/ 재경위 “금리인상 시기 놓쳤다”“집값폭등 韓銀에 책임”

    24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는 금리인상의 시기를 놓친 게 아니냐는 질타가 쏟아졌다.부동산투기과열 현상의 원인이 저금리정책을 편 한은에 있다는 ‘책임론’도 제기됐다. 한나라당 임태희(任太熙) 의원은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1년전부터 나타났기 때문에 금리로 막기에는 기회를 놓친 느낌”이라며 “한은이 금리인상을 주저하고 있는 까닭은 미국 경기 하강 가능성 등 대외변수 때문이 아니라 가계부채가 부실덩어리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같은 당 이한구(李漢久) 의원은 “그동안 시중의 과잉유동성을 우려하는 지적을 했는데도 한은은 별 문제가 없다고 얘기해 왔다.”며 부동산 가격 급등은 금리정책 실패의 결과라고 몰아세웠다. 민주당 정동영(鄭東泳) 의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선제적 통화정책으로 물가를 안정시켜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다.”며 “한은은 과연 신뢰를 받을 자격이 있는가.”라고 질타했다.한나라당 김정부(金政夫) 의원은 “부동산 버블(거품)이 붕괴되면 제2의 금융위기로 확산될 조짐이 있는데도 미국경기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예방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따졌다. 민주당 김효석(金孝錫) 의원은 “부동산 가격폭등 과정에서 통화당국이 한일이 뭐냐.”고 질문했다.같은 당 김영환(金榮煥) 의원은 “콜금리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총액대출한도 축소는 기업의 자금사정만 어렵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제기했다. 한나라당 김동욱(金東旭) 의원은 “시중에는 300조원의 대기성 자금이 갈곳을 몰라 방황하고 있다.”면서 1·4분기에 선제적으로 금리인상을 했어야했는데 실기(失機)했다고 지적했다.안택수(安澤秀) 의원은 “금융거품이 경기후퇴나 장기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면서 선제적인 금리정책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반면 일부 의원들은 금리인상에 부정적이거나 오히려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놔 주목을 받았다.민주당 강운태(姜雲太) 의원은 “통화량 축소가 급선무이지만 금리인상을 통해 통화량을 축소하는 것은 부작용이 심각하다.”면서 “총액대출한도를 줄이고 외환보유고를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는 견해를 냈다.같은 당 박병윤(朴炳潤) 의원은 “미국 경제가 다시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통화환수를 중단하고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밀레니엄] ‘장기불황’ 일본의 교훈

    최근 일본경제불안설이 고개를 들면서 엔·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은 10여년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의 원인과 교훈에 대한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았다.일본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자는 것이다. 일본은 장기불황을 겪으면서 툭하면 위기설에 휩싸이고 있다.우리의 부동산 투기과열 현상에 잘못 대응하면 우리도 일본식 장기불황에 들어갈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대한매일은 일본경제전문가인 고용수(高瑢秀) 한국은행 아주팀장과 KDI의 일본 관련 보고서 작업에 참여한 우천식(禹天植) 장기비전팀장의 대담을 갖고 일본의 장기불황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와 교훈 등을 짚어봤다. ◆고용수 팀장-일본 경제가 위기라고들 하지만 사실은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봅니다.한국은행 도쿄사무소에서 5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느낀 점은 일본사람들은 엄살이 심하다는 것입니다.자그마한 어려움도 마치 위기처럼 말하곤 합니다.일부에서는 일본이 위기불감증에 걸렸다는 지적도 하지만,일본에는 위기의 분위기를 찾을 수 없습니다. ◆우천식 팀장-최근 장기침체라고 하는 것은 1980년대 후반에 일본경제가 워낙 좋았기 때문이죠.10년 장기불황에 비하면 최근에는 새로운 균형기에 접어들었습니다.KDI는 ‘일본경제의 10년 불황에서 배워야할 교훈’보고서에서 세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첫째는 성공적인 구조개혁을 통해 성장동력을 찾는다는 것이고,둘째는 10년동안의 점진적인 체질개선 노력으로 최소한의 안정을 되찾는다는 것입니다.마지막 시나리오는 구조적인 침체로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는 것입니다.저는 일본이 어느 정도의 조정기를 거쳐 회복의 발판을 마련해 안정될 것으로 봅니다. ◆고 팀장-일본의 구조조정은 10년동안 진행돼 왔지만,한국식 관점으로는 성과가 없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습니다.하지만 일본의 구조조정은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영·미식과 다릅니다.일본은 이해관계자 모두를 중시합니다.따라서 쉽게 구조조정을 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앞으로도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일본이 공적자금을 투입할줄 몰라서안하는 게 아닙니다.우리는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을 택했지만 일본사람들은 은행 책임을 정부로 떠넘기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우 팀장-일본이 불황을 겪게 된 원인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일본의 침체는 우리의 외환위기 전개과정과 비슷한 측면이 있습니다.일본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에 비정상적인 거품이 생겼고 과감히 금리를 올렸어야 했는데 방치하지 않았습니까?그런 경험은 최근 우리의 거시정책 운용기조에도 함축적인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고 팀장-일본경제의 장기불황은 버블(거품) 붕괴와 정책 타이밍의 실기에서 촉발됐습니다.85년 플라자합의 이후 87년까지 엔화강세에 대응하기 위해 내수진작 정책을 폈고 13개월동안 재할인율을 무려 2.5% 포인트나 내렸습니다.이것이 부동산 버블을 가속화시켰어요.경기과열 조짐을 느낀 일본은 89년까지 5차례에 걸쳐 금리를 3.5%포인트 인상해 긴축정책을 폈지만 이미 타이밍을 놓친 뒤였습니다.버블이 고조됐을 때 긴축정책을 폄으로써 붕괴를 가속화시킨 셈입니다.우리도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중동정세불안 등 대외경제불안 요소가 있어 금리인상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일본의 실패 교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우 팀장-일본의 금리정책은 미온적,사후적이었고 미국은 과감한 선제적인 정책을 취해 안정적인 기조를 마련했습니다.일본의 경험은 금리인상의 폭과 점진적인 인상의 필요성에 대한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금리인상의 충격이 크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일본은 자산 디플레와 주가하락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우리는 주가는 보합·안정화돼 있고 부동산가격이 오르는 양상입니다.일본의 경우 기업들이 부동산을 많이 갖고 있어 버블이 꺼지는 데 민감하지만 우리는 개인이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어 거시정책적인 의미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 팀장-금리를 올려야 한다기보다는,금리 인상의 폭을 생각하면서 점진적인 인상을 생각해야 합니다.80년대 후반 일본에서는 실물시장이 주식시장을 주도했지만 금융시장이발달한 요즘에는 금융의 영향이 더 큽니다.일본의 상황을 우리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정책의 타이밍은 그만큼 중요합니다. ◆우 팀장-일본 경쟁력의 한계에 대해 논의는 많지만 아직 확실히 정리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경쟁력의 한계는 80년대부터 나타났습니다.일본은 경제주체간 긴밀한 거래를 하면서 자체 조달하는 구조입니다.경쟁·비경쟁이 결합된 이중구조이기도 하지요.하지만 이런 자급자족·폐쇄형 경제는 세계화에 직면하면서 한계를 보여줬습니다.재정과 금융정책을 통한 거시적인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시스템 전환에는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고 팀장-거기에는 관점의 차이가 있습니다.경쟁을 중시하는 미국식 경제는 세계화의 흐름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회계부정 등으로 문제점을 노출했습니다.일본식 자본주의 모델이 세계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지만 일본이 자신들의 모델을 바꿔서 경쟁력을 확보할 지는 생각해 봐야 합니다. 한국은 미국식 스타일에 접근해 가고 있지만,일본의 장점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봅니다.일본의 장점은 경영자·노동자의 장기적인 관계를 중요시하는데 있습니다.경쟁과 협조 가운데 협조에 무게를 뒀던 일본식 경영방법은 분명한 장점이 있다고 봅니다.우리는 미국식 장점과 일본식 장점을 지혜롭게 조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우 팀장-맞습니다.미국의 최대장점은 개방성과 유동성에 있습니다.일본의 폭넓은 관계지향성은 그동안 폐쇄적인 범위내에서 이뤄져 왔지만 앞으로는 개방적인 관계로 바뀔 가능성이 높습니다.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일본의 모든 것을 폄하하기보다는 단점을 생각하면서 학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지난 5년동안 우리가 받아들이려고 했던 글로벌 스탠더드를 다시 평가하는 게 우리의 새로운 과제입니다. ◆고 팀장-장기불황 속에서도 일본 대기업들은 중국에 진출해 연구개발에 투자합니다.이런 노력들은 설비투자 지표에 반영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일본의 생산능력 자체를 축소해석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일본 기업들의 이런 노력을 우리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지만 일본은 정부의공공적인 측면을 중시합니다.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40%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공공재를 만든다는 것은 우리가 배워야 할 점입니다. ◆우 팀장-대기업 중심인 우리의 경제구조는 일본과 비슷하지만 일본에 비견할 실력을 갖고 있지는 못하지요.허리에 해당하는 중견기업들이 특히 취약합니다.성장동력이 취약하다는 것입니다.이런 점에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정부가 새로운 역할을 하도록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팀장-일부에서 일본이 디플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기를 부양시킬 것이라는 얘기도 나옵니다만,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일본은 연금·고용 등에 대한 불안으로 소비가 늘지 않고 저축률이 상승했습니다.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지 않으면 경제가 회복되기 어렵습니다.일본이 엔화약세 정책을 펴기도 어려울 것입니다.과잉고용 문제를 해결하면서 일본은 해고보다는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감축 등의 방법을 택했고 우리는 해고를 택했습니다. ◆우 팀장-외환위기를 겪은뒤 우리나라에서는 글로벌 시스템이 모범답안처럼 돼버렸습니다.미국식 인력구조의 문제점은 인적 자원 투자가 약하다는 것입니다.실험적인 제도를 도입하면서 부작용도 많습니다.일본 시스템의 장점은 사람에 투자를 한다는 것이지요.일본식조차 제대로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미국식 인센티브 성과주의에 의존하다가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습니다. ◆고 팀장-일본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해고된 사람들을 어떻게 재배치할 것인가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고이즈미 내각의 목표는 ‘국민 모두가 개성과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경제사회 구축’을 내걸 정도로 사람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우 팀장-우리는 5년동안 심층적인 구조조정을 했고 최저생계비 등의 사회안전망을 구축했습니다.하지만 아직까지 국민들의 정서는 ‘능력이 없어 구조조정을 당한다.’는 것이지요.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사람이 불이익을 당한다면 사회적인 책임이 있을 것입니다.재교육과 재배치 등에 대해 국가는 고민해야 합니다.범국민적인 동의가 없다면 시스템의 위기가 올 수있습니다.구조조정 과정의 피해를 국가가 최소한 보상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리 박정현 김유영기자 jhpark@ ◇고용수 한국은행 조사국 해외조사실 아주팀장 ▲47세 ▲연세대 경제학과 ▲81년 한은 입행,조사국·기획국 등 근무 ▲도쿄사무소(94년 10월∼99년 6월) 근무 ◇우천식 KDI 장기비전팀장 ▲42세 ▲서울대 경제학과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석·박사 ▲클렘슨대 경제학과 교수 ▲저서 ‘위기극복이후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지식기반경제발전 종합전략’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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