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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실과 환상… 그 경계를 흐리다

    현실과 환상… 그 경계를 흐리다

    욕망과 사랑의 혼재·순간 이동…7편의 단편 통해 독특한 색 선봬 3년 전 서울신문 신춘문예 등단문학상 휩쓸며 평단과 독자 주목 현실과 상상 사이의 똑 부러진 구분은 가능한가. 세계 내 인간의 삶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합리와 미신, 상식과 주술이 마구 혼재되고 얽힌다. 그렇다면 인간을 살게 하는 것은 현실인가, 환상인가. 함윤이(33)의 첫 소설집 ‘자개장의 용도’에 실린 일곱 개의 단편은 이 질문으로 수렴하는 것처럼 보인다. 소설은 지극히 핍진한 현실의 이야기를 그린다. 거기에 마치 탈출구와도 같은, 환상적인 이야기를 한 방울 떨어뜨린다. 투명한 물에 떨어뜨린 잉크가 서서히 풀어지듯 현실과 환상의 경계도 흐려진다. “천사는 관계에서 태어나. … 관계가 끝나면 천사도 죽어. 천사도 죽는 건 싫으니까, 연인이 헤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지. 권태기에 빠진 연인을 졸졸 쫓아다니며 각종 이벤트를 벌이는 거야. 하지만 연인은 천사를 보지도 듣지도 못해서 그가 옆에 있다는 것도 몰라. 아니, 애초에 그런 존재가 있다는 사실조차 상상하지 못해.”(‘천사들(가제)’ 부분) 지난해 문지문학상 수상작인 ‘천사들(가제)’은 주인공이 친구를 만나러 부산으로 내려가면서 기차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꾸는 꿈이다. 현실과 꿈, 욕망과 사랑이 묘하게 뒤섞이는 이 소설의 핵심은 단연 ‘천사’의 존재다. 그의 말대로 천사가 ‘관계’에서 태어난다면 사랑하는 모든 연인에게는 저마다의 천사가 있을 것이다. ‘너’가 없이는 ‘나’도 성립하지 않는다. 관계는 존재의 본질이다. 천사는 그 본질을 관장하는 무언가다. 그리하여 헤어짐은 소멸이고 죽음이다. 하지만 헤어짐이 있어야 새로운 만남도 있다. 거기서 새로운 천사가 피어날 것이다. “엄마는 말했다. 예전에 너더러 자개장을 쓸 때는 돌아올 거리를 꼭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지. 사실 그건 거짓말이야. 돌아올 길을 생각하면 자개장을 제대로 쓸 수 없어. 오히려 그걸 전혀 개의치 않아야만 자개장을 잘 쓸 수 있다.”(‘자개장의 용도’ 부분) 표제작 ‘자개장의 용도’는 사용자가 상상하는 어디로든 순간이동 시켜주는 물건인 자개장을 둘러싼 이야기다. 여행과 관광이 중요한 산업인 것에서 알 수 있듯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은 실로 강력한 욕망이다. 하지만 여행은 반드시 ‘돌아옴’을 전제로 한다. 권태로운 일상이 없다면, 삶의 모든 순간이 여행이라면 그 순간 여행은 더 이상 여행이 아니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늘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여행한다. 모든 걸 내던지고 떠날 수 있는가.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이 일상을 당신은 포기할 수 있는가. “머리카락이란 죽은 세포들이 몸 밖으로 밀려난 것이라던데, 지금 잘리는 것이 한때 누구였을지 궁금했다. 피나 뼈 또는 살, 눈썹이나 각막 혹은 입술에 속했을지도 알고 싶었다. 어쩌면 이것들이야말로 귀신과 가장 닮지 않았나?”(‘수호자’ 부분) 202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함윤이는 현재 평단과 독자 양쪽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소설가다.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에 이어 최근에는 장편 ‘정전’으로 문학동네소설상을 받기도 했다. 연일 문단에 화제를 일으키는 문학 전문 출판사 ‘무제’의 대표 영화배우 박정민이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목하고 있는 작가”라고 치켜세운 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26일 함윤이에게 ‘현실과 환상은 어떤 관계인지’ 질문했다. 밤이 늦어서야 작가에게 대답이 왔다. “때로는 친구 같고 때로는 맞수 같으며 어느 때는 앞뒷면에 다른 얼굴이 그려진 탈처럼 한 몸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이야기를 읽는 일은 경계를 넘는 일이기도 하니, 구태여 현실과 환상의 관계를 한정 지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그보다 양측이 맺어온 관계의 지도를 더 세부적으로 그려보면 어떨까 합니다.”
  • 개봉 한 달만에 10만 관객 돌파하더니…올해 관객수 1위 기록한 이 ‘독립 영화’ 정체

    개봉 한 달만에 10만 관객 돌파하더니…올해 관객수 1위 기록한 이 ‘독립 영화’ 정체

    윤가은 감독의 독립 영화 ‘세계의 주인’이 올해 한국 독립영화 관객 수 1위에 올랐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세계의 주인은 개봉 한 달만인 지난 22일 누적 관객수 12만 1509명을 기록했다. 지난 2월 개봉한 김혜영 감독의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11만 8148명)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세계의 주인은 적은 상영관에도 불구하고 개봉 5주 차까지 흥행을 이어왔다. 특히 배우 김혜수, 김태리, 김의성, 박정민, 이준혁과 최동훈 감독 등 영화계 인사들의 ‘릴레이 응원 상영회’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세계의 주인을 먼저 관람한 유명인들이 더 많은 관객에게 영화를 소개한다는 취지로 자발적인 상영회를 진행한 것이다. 배급사 바른손이앤에이 측은 “단체 관람과 대관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세계의 주인은 ‘우리들’, ‘우리집’을 연출한 윤가은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영화로, 개봉 전부터 해외 유수 영화제의 부름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이목을 샀다. 작품은 토론토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한국 영화 최초로 초청됐고, 핑야오국제영화제에서 2관왕에 올랐다. 바르샤바국제영화제에서는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세계의 주인은 전교생이 참여한 서명운동을 혼자 거부해버린 열여덟 여고생 ‘주인’이 의문의 쪽지를 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인싸’와 ‘관종’ 사이에서 흔들리는 청춘의 미묘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다뤄내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 일본 도쿄에서 K-북 페스티벌 열려…배우 박정민, 나태주 시인 참여

    일본 도쿄에서 K-북 페스티벌 열려…배우 박정민, 나태주 시인 참여

    문학, 영화, 전시를 아우르는 ‘K-북 페스티벌 2025’이 일본 도쿄에서 열린다. 일본에서 한국 문학을 알리는 데 앞장서 온 K-북 진흥회와 한국국제교류재단은 도쿄 서점가인 진보초 출판클럽빌딩에서 ‘K-북 페스티벌 2025’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오는 22∼23일 열리는 이 페스티벌에서는 58개 출판사가 부스를 마련하고 저자, 편집자, 번역가 대담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일본 독자에게 한국 현대 문학을 소개한다. 특히 올해는 ‘한국문학 100년사 전시’와 문학 원작 영화인 ‘밀양’, ‘동주’ 상영회 등 문학·영화·전시가 융합된 종합 문화 축제로 치러질 예정이다. 특별상영 영화 ‘동주’의 주연배우 박정민도 이번 행사에 참여한다. 박정민은 출판사 무제의 대표로서 인터뷰를 비롯해 토크 이벤트를 통해 축제 무대에 직접 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나태주, 최은영, 백수린, 이승우 작가의 질의응답, ‘BTS 레전드 10곡의 가사로 배우는 한국어’ 발간 기념 토크. 작가 이유리의 일상 기담 소설 ‘브로콜리 펀치’ 창작의 비밀 토크 등이 마련된다. 일본 전국 75곳 서점에서도 한국 책을 소개하는 ‘K-북 페어’를 통해 국내 화제작을 소개한다. 모든 주요 프로그램은 행사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된다. K-북 진흥회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다양한 한류 가운데 최근 문학 한류가 지속해서 주목을 받고 있다”며 “지난해 3000명이 넘는 관객이 행사장을 찾았고 계속해서 늘고 있어서 양국 문학 교류의 한마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제31회 문학동네소설상에 함윤이 장편 ‘정전’

    제31회 문학동네소설상에 함윤이 장편 ‘정전’

    올해 제31회 문학동네소설상에 소설가 함윤이의 ‘정전’(停電)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고 문학동네가 5일 밝혔다. 202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되돌아오는 곰’이 당선되며 등단한 함윤이는 2023년 젊은작가상, 지난해 문지문학상 대상, 올해 이효석문학상 우수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평단과 독자가 고루 주목하는 신예 작가로 떠올랐다. ‘정전’에는 주변의 전류를 차단할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지닌 인물이 등장한다. 노동과 진로, 우정과 사랑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정전’은 내년 3월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문학 전문 출판사 ‘무제’의 대표로 올해 연일 문단에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영화배우 박정민이 지난 8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목하고 있는 작가”라며 함윤이를 치켜세운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심사위원인 김유진 작가는 “비밀의 고백이라는 흥미로운 도입부로 시작돼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며 “마음을 놓고 이야기를 따라가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시상식은 다음달 19일 열린다.
  • 지난달 한국 관객들이 극장에서 가장 많이 본 영화는?

    지난달 한국 관객들이 극장에서 가장 많이 본 영화는?

    지난 한 달 동안 한국 관객들이 극장에서 가장 많이 본 영화는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와 박정민 주연의 ‘얼굴’이 ‘귀칼’의 뒤를 이었다. 24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9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를 보면 지난 한 달간 국내 전체 극장 매출액은 778억원, 전체 관객 수는 752만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223억원(-22.3%), 관객 수는 259만명(-25.6%) 감소했다. ‘귀칼’은 지난 한 달 동안에만 매출액 205억원, 관객 187만명을 동원했다. 9월ᄁᆞ지 누적 매출액 545억원을 기록해 전체 흥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13일까지 누적 584억원 매출을 올렸는데, 앞서 2023년 ‘스즈메의 문단속’(특별판 포함, 매출액 578억원)을 넘어서며 매출액 기준 국내 개봉 일본 영화 역대 흥행 1위에 올랐다. 순제작비 2억원대 저예산으로 제작된 연상호 감독의 ‘얼굴’이 매출액 96억원, 관객 수 93만명을 기록하며 전체 3위에 오른 점은 특기할 만하다. ‘귀칼’과 ‘어쩔수가없다’ 개봉 사이 틈새를 메우며 지난 13일까지 누적 매출액 109억원, 누적 관객 수도 107만명을 기록하며 ‘100만 관객’ 고지를 넘어섰다. 이 외에도 재개봉 일본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매출액 20억 7780만원, 관객 수 16만 9706명), ‘퍼펙트 블루’(매출액 2억 7376만원, 관객 수 2만 8401명)가 각각 독립·예술영화 흥행 1위와 4위에 올랐다.
  • 한국 영화의 AI·저예산 실험… 투자 ‘보릿고개’ 넘을까

    한국 영화의 AI·저예산 실험… 투자 ‘보릿고개’ 넘을까

    국내 최초 AI 장편영화 ‘중간계’괴수·차량 폭발 장면 등 AI로 제작“4~5일 걸리는 CG, AI는 10분 안팎”2억으로 100만명 돌파한 ‘얼굴’투자받기 어렵자 자비 들여 제작박정민 노개런티 참여·촬영일 단축국내 영화계가 극심한 보릿고개를 겪는 가운데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영화적 실험이 늘고 있어 주목된다. 올해 순제작비 30억원 이상의 한국 상업 영화 개봉작은 20편에 불과하고 관객 500만명을 넘은 건 ‘좀비딸’이 유일하다. 1000만 관객은 고사하고 손익분기점 맞추기도 어려워졌다. 영화 애호가들이 자주 찾았던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와 개관 6년에 불과한 메가박스 성수점이 잇달아 문을 닫는 등 극장가 경영난도 심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투자를 기다리기보다 제작 규모를 줄이는 등의 다양한 시도가 나오는 것이다. 지난 15일 개봉한 ‘중간계’는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장편으로 제작비와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이 6년 만에 내놓은 신작인 이 영화는 교통사고를 당해 이승과 저승 사이 중간계에 떨어진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다수의 추격전을 비롯해 차량 폭파, 건물 붕괴, 괴수 장면에 AI 기술이 쓰였다. 통상 1시간 분량의 영화를 제작하려면 후반 작업에 1년여 정도가 소요되는데 ‘중간계’는 한 달 반밖에 걸리지 않았다. 강 감독은 “차량 폭발 장면을 컴퓨터그래픽(CG)으로 구현하려면 4~5일이 걸리는데 AI는 10분 안팎이면 된다”면서 “효율성 면에서는 압도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CG가 많은 블록버스터는 적어도 80억~9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가지만 ‘중간계’는 손익분기점을 관객 20만명으로 대폭 낮췄다. 총제작비는 10억~15억원으로 추정된다. 물론 AI를 활용한 장면 중에는 한층 높아진 관객 눈높이를 만족시키기에 부족한 장면도 눈에 띄었다. AI 연출을 담당한 권한슬 감독은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빨라 현재의 문제점도 곧 해소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후반 작업은 물론 사전 영상, 스토리보드 등 영화 제작 전체 과정에서 AI 기술이 활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11일 개봉해 관객 107만명을 동원한 연상호 감독의 ‘얼굴’은 저예산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2억원 남짓한 순제작비를 투입해 10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50배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얼굴’은 연 감독이 10여년 전 시나리오를 썼지만 소재가 대중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번번이 투자를 거절당한 작품이다. 먼저 만화로 만들었다가 변화하는 제작 환경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 보기 위해 자비를 들여 직접 제작했다. 주연배우 박정민이 노개런티로 출연하는 등 배우와 스태프가 흥행 성적에 따른 러닝개런티를 받기로 하고 최소 비용으로 참여해 가능해진 작업이었다. 상업 장편영화는 대개 50회차 내외로 촬영하지만 ‘얼굴’은 3주 13회차로 감량했다. 연 감독은 “요즘 상업 영화의 경우 관객들의 불호 요소를 줄이는 작업을 많이 해 결과적으로 작품들이 비슷해지는 것 같다”면서 “대중은 점점 독특한 콘텐츠를 찾는 경향이 늘고 있다. 개성이 있어야 집중적인 팬덤이 생긴다”고 짚었다. 국내 영화계에서는 중·저예산 제작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편당 예산 규모를 줄이는 대신 다양한 장르로 제작 편수를 늘려 위축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지난달 투자배급사 쇼박스와 드라마제작사 KT스튜디오지니는 3년간 총 10편의 중·저예산 상업 영화를 공동투자·제작·배급하기로 했다. 정근욱 KT스튜디오지니 대표는 “제작 전 과정에 AI 기술을 도입해 위험을 최소화하고 작품 완성도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제작 편수가 줄어 볼만한 작품이 없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다양한 소재와 규모의 작품이 지속해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 형제·사촌 경영으로 101년… 화학·의약·식품·신소재 삼양의 미래 [2025 재계 인맥 대탐구]

    형제·사촌 경영으로 101년… 화학·의약·식품·신소재 삼양의 미래 [2025 재계 인맥 대탐구]

    김연수, 1924년 ‘삼수사’로 창업광복 이후엔 염전·제당공장 짓고주식회사 ‘삼양사’서 아들들 수업 2세 김상홍 체제 때 신소재 발굴동생 김상하, 화학·의약 집중 육성현재는 그룹 회장+사장 체제 정착 삼양그룹이 지난 6월 배우 박정민을 내세워 선보인 기업 광고 ‘스페셜티’ 편이 큰 인기를 끌었다. “라면 만드는 그 회사 아니라고!”라는 대사가 화제를 모으며 석 달 동안 유튜브 조회수 1400만여회를 기록했다. 삼양그룹과 삼양식품은 ‘삼양’(三養)을 이름으로 쓰는 데다 한자마저 같아 종종 오해받지만, 두 회사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다음달 1일 101주년을 맞는 삼양그룹은 창립 초기 식품과 섬유로 사업을 시작해 지금은 식품과 화학, 의약·바이오 사업을 모두 아우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고(故) 김연수 창업주와 2세인 고 김상홍·김상하 명예회장의 ‘형제 경영’ 체제에 이어 3세 김윤(72·김상홍 명예회장의 장남) 삼양홀딩스 회장과 김량(70·차남) 부회장, 김원(67·김상하 명예회장의 장남)·김정(65·차남) 부회장 간 ‘형제·사촌 경영’으로 이어 온 한국의 대표 장수 기업이다. ●“라면 그 회사 아니라고” 광고의 역설 김 창업주는 1896년 10월 1일 전북 고창군 부안면 봉암리 인촌마을에서 태어났다. 김 창업주의 형인 고 김성수 전 부통령은 경성방직과 동아일보사를 설립하고 고려대를 인수해 운영했으며, 대한민국 제2대 부통령으로 우리 근대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김 창업주는 호남지역 거부였던 부친의 부를 기반으로 1924년 10월 1일 전남 장성군 남면의 장성농장 정미소에 ‘삼수사’(三水社) 현판을 내걸고 창업했다. 1931년까지 모두 7개의 농장을 조성했는데, 우리나라 근대 기업의 첫발이었다. 그해 4월 사명을 ‘기른다’는 의미의 ‘양’(養)으로 바꿔 ‘삼양사’(三養社)로 변경했다. 1936년 만주 봉천에 최초의 해외 기지인 삼양사 봉천사무소를 설립하고, 1940년에는 맥주 제조사인 오리엔탈맥주합자회사를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광복 이후에는 만주와 38선 이북에 있던 모든 사업 및 자산 일체를 포기하고 남하했다. 사업 기반을 잃었지만 1947년 2월 전북 고창군 해리면에서 염전 축조 공사를 시작하며 다시 일어섰다. 1949년 천일염 8998가마를 처음 수확했는데, ‘삼양소금’이라는 이름을 달고 전국으로 나갔다. 광복 이후 김 창업주는 한국전쟁으로 다시 타격을 받았다. 식품과 섬유 분야를 재기의 발판으로 삼았는데, 전쟁이 끝나면 의식주 해결이 가장 시급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울산읍 매암리(현 울산시 매암동)에서 바다를 매립하고 임야를 깎아 조성한 32만 740㎡ 부지에 1955년 12월 삼양의 제조업 진출 출발점인 울산 제당공장을 완공했다. 1956년에는 주식회사 ‘삼양사’를 출범시켰다. 김 창업주가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하고 사장에 3남 김상홍 명예회장, 상무에 5남 김상하 명예회장을 각각 앉혔다. 당시 삼양사보다 수익률이 높았던 해리 염전을 삼양염업사라는 별개 회사로 독립시키고 맏아들 김상준을 사장으로 임명해 경영을 맡겼다. 차남 김상협에게는 삼양염전 지분 25%를 떼어 주며 경영권을 일찌감치 정리했다. 김 창업주는 1962년 삼양수산을 설립했는데 냉동선만 21척을 보유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제당과 수산 등 식품 사업에서 성공하며 경영이 안정 궤도에 오르자 1963년 전주방적사를 인수하며 섬유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폴리에스터는 전량을 외국에서 수입하던 터였다. 애초 울산공장 유휴지를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전주시의 요청으로 1969년 전주공장이 들어선다. 김 창업주는 1975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삼양사 회장에 김상홍 명예회장, 사장에 김상하 명예회장을 임명하면서 ‘2세 경영’을 출범시키고 80세에 은퇴한다. 그 후 1979년 12월 4일 그는 84세를 일기로 생애를 마감했다. 1956년 34세에 삼양사 회장으로 취임한 김상홍 명예회장은 어렸을 때부터 부친에게 철저한 경영 수업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944년 일본 와세다대에 재학 중이었을 때 김 창업주가 김 명예회장을 만주로 불러 삼양사 농장에서 일을 시켰는데, 농장 직원들과 똑같이 숙식하고 생활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김상홍 회장과 김상하 사장 체제 이후 10여년간 삼양그룹은 제당, 수산, 배합사료, 화학섬유, 이온교환수지, 주물 및 산업기계, 그리고 전분 및 전분당 등을 생산하는 견실한 중견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1984년에는 2393억원의 매출을 실현하며 50대 재벌 가운데 매출 순위 34위에 올랐다. ●안정 지향해 탄탄한 재무구조 유지 김 명예회장의 자서전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에는 “재계 랭킹 몇 위 어쩌구 하는 언어의 마술에 홀려 방만한 기업 경영을 해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고 도리어 나라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그런 기업은 되지 않았다”는 구절이 나온다. 1960~ 1970년대 급성장한 기업들은 정치권과 야합하고 차입 경영으로 성장한 사례가 많은데, 김 명예회장은 안정을 지향했다. 삼양그룹은 그때나 지금이나 탄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식품과 섬유를 중심으로 사업 영역과 규모를 확대했지만, 기업이 한 단계 도약하려면 첨단 산업으로 사업 분야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었다. 김 명예회장이 선택한 것은 첨단 신소재였다. 1986년 12월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그는 “앞으로는 그동안 쌓아 온 화학 기술을 기초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비롯한 신소재 개발에 노력하고, 이온교환수지 기술을 토대로 한 정밀화학 분야에도 기술력을 집중시킬 것”이라며 신소재 및 석유화학 부문 진출을 선포했다. 이어 전주 2공단에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콤파운드 공장과 폴리부틸렌 테레프탈레이트(PBT) 중합 공장을 신설하고, 테레프탈산(TPA) 생산을 위해 삼남석유화학을 설립했다. 폴리카보네이트수지(PCR)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삼양화성 설립도 추진했다. 식품 부문에서는 신한제분을 인수해 품종 다양화를 꾀했다. 1988년 3월 1일 그룹 경영 체제로 전환한 ‘삼양그룹’이 공식 출범했다. 식품·섬유·화학·사료를 주로 생산하는 모기업 삼양사를 필두로 삼양중기(기계), 선일포도당(식품), 신한제분(식품), 삼남석유화학(화학), 삼양화성(화학)의 5개 계열사와 육영재단(양영회·수당장학회)으로 재편했다. 그룹 회장제를 도입해 김상홍 삼양그룹 회장과 김상하 삼양사 회장 체제를 확립했다. 이어 이듬해 4월 삼양그룹은 총자산 4000억원 이상인 신규 기업집단에 포함됐다. 김상홍 회장은 1996년 동생인 김상하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겨 줬다. 김상하 명예회장은 형인 김상홍 명예회장과 함께 창업주에게 물려받은 회사를 성장 궤도에 정착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김 명예회장은 1949년 삼양사에 몸담은 뒤 줄곧 부친과 형을 도왔다. 1952년 삼양사 일본 도쿄사무소 첫 주재원으로 파견돼 공장 설계와 채용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다. 10년에 걸친 증설을 이끌며 삼양사를 국내 최대 폴리에스터 업체로 만들었다. 1980년대에 집중된 화학·의약 등의 사업 다변화에도 주도적 역할을 맡았다. 폭넓은 교분을 토대로 미쓰이, 미쓰비시화학과의 각종 기술 제휴 및 합작이 추진돼 삼양화성, 삼남석유화학을 설립했다. ●담장 너머 살 정도로 우애 깊은 형제 형제여도 성격이 매우 달랐다고 한다. 김상홍 명예회장은 조용한 성품이었지만 김상하 명예회장은 적극적인 사회 활동을 했다. 그룹 경영과 관리는 꼼꼼한 김상홍 명예회장이 맡고, 활동적인 김상하 명예회장이 영업 최전선에 나서는 등 형제간 역할 분담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특히 김상하 명예회장은 1988년부터 12년 동안 최장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했는데, 당시 100여개의 대외 직함을 수행할 정도로 전방위적인 활약을 펼쳤다. 성격이 달랐지만 형제간 우애는 돈독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담장 하나를 두고 함께 살았을 정도였으며, 담장에 쪽문이 있어 수시로 오갈 수 있었다고 한다. 동생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형에게 수시로 의견을 구했다. 김상홍 명예회장은 자서전에서 “동생과 집을 나란히 짓고 살게 된 것은 동생이 스스로 땅을 함께 사고 집도 순서대로 나란히 짓고 살아온 덕”이라고 소개했다. 김상하 명예회장은 2004년 김상홍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조카인 김윤 삼양그룹 부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겼다. 아들인 김원 삼양사 부사장이 사장이 되면서 3세에서도 ‘그룹 회장+사장’ 체제를 유지하도록 했다. 1975년부터 30년간의 2세 형제 경영에 이어 3세에서는 ‘형제·사촌 공동 경영 시대’가 시작됐다.
  • 좌충우돌 출판사 사장 박정민의 화려한 ‘본업 모먼트’

    좌충우돌 출판사 사장 박정민의 화려한 ‘본업 모먼트’

    ‘배우 박정민’이 돌아온다. 최근 몇 달 새 ‘출판사 사장님’으로 친근해진 박정민이 스크린과 무대를 통해 관객과 만난다. 오는 11일 개봉하는 연상호 감독의 영화 ‘얼굴’에서 박정민은 시각장애를 가진 전각 장인 ‘임영규’의 젊은 시절과 그의 아들 ‘임동환’ 역을 소화한다. 배우 인생 최초로 1인 2역에 도전하는 것이다. 박정민은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을 통해 연상호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공개된 스틸을 보면 ‘젊은 임영규’와 아들 ‘임동환’을 동시에 연기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정반대다. ‘임영규’를 연기하는 박정민의 얼굴에서는 얼마간의 공허함이 느껴지는 한편, ‘임동환’으로 와서는 고뇌와 긴장이 느껴진다. 아들 ‘임동환’은 영화에서 40년 만에 백골 사체로 돌아온 어머니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파헤친다. 오는 12월에는 8년 만에 연극 무대에도 오른다. 한국 초연으로 선보이는 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파이 역을 연기할 예정이다. 박정민이 연극 무대에 오르는 것은 2017년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처음이다. 박정민이 연기하는 파이는 세상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영리하고 호기심 많은 인물. 작품은 얀 마텔의 소설 ‘파이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다. 소설은 2002년 맨부커상을 받았으며 영화로도 만들어져 2013년 미국 아카데미상 4관왕을 받기도 했다. 박정민은 2019년 설립한 독립 문학 출판사 ‘무제’의 대표로 소설가 김금희의 ‘첫 여름, 완주’를 베스트셀러 자리에 올려놓은 바 있다. TV 예능, 유튜브 등에 출연해 초보 출판사 사장으로서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소탈하게 보여주기도 했다. 소설가 성해나의 책 ‘혼모노’ 띠지에 활용된 박정민의 코멘트, ‘넷플릭스 왜 보냐.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는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달 출판사 대표 자격으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정민은 “산업으로서 문학이 넷플릭스를 이기긴 어렵겠지만, 문학만이 할 수 있는 내밀함이 있다”며 문학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 “퍼펫 예술의 절정” ‘라이프 오브 파이’ 국내 초연…박정민·박강현 주연

    “퍼펫 예술의 절정” ‘라이프 오브 파이’ 국내 초연…박정민·박강현 주연

    캐나다 작가 얀 마텔의 소설 ‘파이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공연 ‘라이프 오브 파이-라이브 온 스테이지’(Life of Pi-Live on Stage)가 12월 2일부터 서울 역삼동 GS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다. 국내 초연의 파이 역에는 배우 박정민과 박강현이 낙점됐다. 2001년 출판된 ‘파이 이야기’는 화물선 사고로 구명보트로 태평양을 표류하게 된 소년 파이가 리처드 파커라는 이름의 뱅골호랑이와 227일간 벌인 생존기를 그렸다. 신학과 철학,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펼치는 이야기는 이듬해 맨부커상을 받았고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출판되며 1000만부 이상 판매됐다. 이안 감독의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2012)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최우수 연출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2021년에는 무대화해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했다. 호랑이, 오랑우탄, 하이에나 등 다양한 동물을 본뜬 정교한 퍼펫과 실감 나는 망망대해를 표현한 무대 연출로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답다”, “감탄만이 나오게 하는 경이로운 광경” 등 호평이 쏟아졌다. 2022년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즈에서 우수 신작 연극상, 남우주연상 등 5개 부문에서 상을 거머쥐었다. 2023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선보인 공연도 토니상 무대 디자인상 등 3관왕에 올랐다. 국내 초연은 오리지널 공연 무대를 그대로 제작하는 레플리카 방식이다. 영국 출신 배우 겸 각본가 로리타 차크라바티가 대본을, 미국 드라마데스크 어워즈를 수상한 연출가 맥스 웹스터가 연출을 맡았다. 지난해 8월부터 진행한 오디션 끝에 초연 캐스팅이 확정됐다. 에스앤코 측은 1500여명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 오디션에서 최고의 역량을 지닌 27명의 주역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세상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는 호기심 많은 파이 역은 ‘변신의 귀재’ 박정민과 ‘뮤지컬 스타’ 박강현 배우가 열연한다. 이야기 속 등장 인물과 이야기 밖 청자로 흐름에 따라 변하는 조연 캐릭터는 30년 가까이 무대와 TV를 오가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로 채워졌다. 동물원을 운영하며 가족의 안전을 위해 캐나다 이민을 결심하는 파이의 아버지는 서현철·황만익, 따뜻하면서도 강인함을 지닌 엄마와 간호사 등은 주아·송인성이 연기한다. 신동원 에스앤코 프로듀서는 “보석 같은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가 될 가치가 있다”면서 “공연예술의 신선한 경험을 선사하고 한국에 새로운 장르가 탄생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학 향한 진심, 진정성으로… 출판의 세계에 발 디뎠다 [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문학 향한 진심, 진정성으로… 출판의 세계에 발 디뎠다 [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출판은 이 거대한 우주에 절대 지워지지 않을 흔적을 남기는 일이다. 2019년 문학 전문 출판사 ‘무제’를 차린 영화배우 박정민(38)이 여기에 도전장을 내밀었을 때 문학계는 반신반의했다. ‘배우 인지도로 적당히 돈 벌다가 빠지겠지.’ 의심의 눈초리도 있었다. 이런 시선은 이제 다 거두어진 듯하다. 어엿한 출판사 사장으로 문단을 종횡무진 누비며 진정성을 내보이고 있어서다. 이미 그에게 마음을 연 작가들도 여럿이다. “소설을 쓰는 작가와 책을 파는 사람의 마음가짐은 달라야 한다”며 제법 출판인 같은 말도 한다. 문학으로 그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지난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박정민을 만났다. “많은 분이 지켜보고 있다는 걸 체감해요. 솔직히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혼자서 작게 하고 싶은 거 만들고 있었는데, 이제 출판과 문학이라는 세계 안쪽으로 살짝 들어온 느낌이에요. 출판계 선배나 독자들이 저한테 기대하는 것도 생겼을 테죠. 괜한 책임감이 들어요. 안 그래도 되는데.” ●첫 장편 ‘첫 여름…’ 단숨에 베스트셀러로 박정민을 올해 문학·출판계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이라고 소개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무제에서 처음으로 펴낸 소설인 김금희의 장편 ‘첫 여름, 완주’를 단숨에 베스트셀러 자리에 올려놓았다. 지난 6월 역대 최고 흥행을 거둔 서울국제도서전의 배경에도 박정민과 무제가 있었다. 그를 보기 위해 무제의 부스를 찾은 관람객은 도서전 내내 장사진을 이뤘다. ‘첫 여름, 완주’의 성공으로 무제는 ‘배우 박정민’의 사비를 사용하지 않고도 앞으로 3~4권의 책은 여유롭게 만들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작은 출판사인 만큼 치열한 명분과 이야기가 필요해요. ‘배우 박정민인데, 저희랑 책 냅시다’ 하는 건 멋이 없죠. 좋은 글을 대형 출판사가 아니라 우리에게 줘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야 작가들을 설득할 수 있겠죠. 그게 기획입니다. 앉아서 씨름한다고 되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걸 하되 ‘감각을 열어 두는 것’이 중요하죠.” ●시각장애인 아버지께 바친 ‘듣는 소설’ ‘첫 여름, 완주’의 성공 뒤에는 박정민의 내밀한 이야기가 있었다. 시각장애인인 아버지를 위해 ‘듣는 소설’을 만들어 선물하고 싶다는 진심. 이 소설이 종이책으로 출간되기 전 오디오북으로 먼저 나온 이유다. 진심에서 비롯된 기획은 그 어떤 인위적인 마케팅보다 힘이 세다. 박정민은 이날 인터뷰가 끝난 뒤 서울맹학교로 향했다. 시각장애가 있는 학생들에게 직접 피드백을 듣기 위해서다. 소설 출간 이후 박정민은 꾸준히 시각장애인 당사자들을 만나며 ‘듣는 소설’ 프로젝트를 보완하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요즘엔 신문 기사와 출판을 접목하기 위해 열심히 스크랩하고 있단다. “대정전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산업적으로 문학이 넷플릭스를 이기긴 어렵겠죠. 하지만 문학만이 할 수 있는 ‘내밀한’ 게 있어요. 영상과 달리 소설 속 장면은 저마다 다른 이미지로 기억되잖아요. 개인적이죠. 들인 시간도 더 길어서 한 권 한 권이 소중하죠. 글자만으로 사람의 감정을 움직인다는 게 신기해요.” ●내가 좋아하는 책 재밌게 만들고 싶을 뿐 ‘넷플릭스 왜 보냐.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 박정민이 성해나 소설집 ‘혼모노’ 띠지에 쓴 이 문장은 아마 올해 문학 시장을 요약하는 펀치라인이 될 듯하다. 띠지에 힘입은 ‘혼모노’는 최근 몇 주간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고 있다. 박정민은 웃으면서 “다른 출판사(창비) 좋은 일만 한 것 같다”며 억울해했다. 농담과 과장이 섞인 문장이지만 그리 간단하게 볼 것만은 아니다. 산업으로서 문학이 처한 위기의 본질과 그걸 돌파할 해법의 실마리가 담긴 아포리즘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계간 문예지 2종 정도는 꼭 챙겨 본다는 박정민이 요즘 주목하고 있는 작가는 함윤이다. 지난 6월 나온 신작 ‘소도둑 성장기’를 재밌게 봤단다. 서울신문 신춘문예(2022년) 출신 작가를 호명해 줘서 고맙다고 했더니 박정민은 “그렇습니까” 하며 멋쩍어했다. 무제는 다음달 말 에세이 한 권을 출간할 예정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시정잡배가 잔잔한 호수에 끼어든 형국이죠. 하지만 모르니까 용감한 부분도 있죠. 문학인으로서 고귀한 책임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재밌는 책을 예쁘게 만들고 싶어요. 모르니까 좌충우돌할 수 있지만 이렇게도 저렇게도 만들어 보면서 독자들에게 책을 한 발짝 더 가까이 소개하고픈 마음입니다.”
  • “귀뚜라미 영역적 활동 새롭게 알게 됐어요”

    “귀뚜라미 영역적 활동 새롭게 알게 됐어요”

    중학생 40명 ‘생명공학 꿈’ 키워국내 최고 수준 강의·실험 체험 “우리 조 대표는 이 2.8㎝짜리 귀뚜라미로 하자.” 3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200동 강의실은 귀뚜라미 울음소리와 중학생들의 웃음소리로 뒤섞였다. 귀뚜라미의 경쟁 행동을 실험하는 ‘센 귀뚜라미 대회’가 시작되자 6~7명씩 조를 이룬 학생들은 ‘대표 선수’를 뽑고 조별 대결을 시작했다. 이후 학생들은 머리를 맞대고 눈을 반짝이며 경기장 안에 있는 쌍별귀뚜라미들을 관찰했다. 이날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이 주관한 ‘제21회 생명공학캠프’에는 생명공학에 흥미가 있는 중학생 꿈나무 총 40명이 선발됐다. 학생들은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2박 3일간 합숙하며 서울대 교수의 생명공학 강의를 듣고 각종 실험과 실습을 한다. 첫날 귀뚜라미의 영역성과 경쟁 행동 실험을 주도한 강창구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교수는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며 각 조의 진행 상황에 맞춰 지도를 이어 갔다. 강 교수는 “학생들이 동물 행동의 원인과 양상에 대해 과학적으로 실험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동물의 상호작용을 보게 되면 동물에 흥미를 가질 수 있다”며 “평상시 생각하지 않았던 동물의 삶을 배우고 이 분야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캠프에 참여하기 위해 제주도에서 온 이현지(15·제주여중)양은 “생명공학에 호기심이 많은데 진로를 아직 못 정해 다양한 시도를 해 보고 싶었다”며 “새벽 5시에 일어나 비행기를 타고 왔다”고 했다. 박정민(15·목동중)군은 실험 후 “곤충을 처음 만져 봤는데 곤충의 영역적 활동이 있다는 걸 새롭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캠프에 지원했는데 떨어져 올해 다시 신청했다는 최아리(14·천안성정중)양은 “처음에는 귀뚜라미를 만지는 게 무서웠지만, 이제는 귀여워서 데려가 키우고 싶다”며 웃었다. 안미현 서울신문 마케팅본부장은 입소식에서 “여러분은 국내 최고 수준의 강의와 실험·실습을 통해 미래 과학도의 길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강병철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학장은 “생명공학은 지금 이 순간에도 굉장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우리 핵심 산업이 될 것”이라며 “여러분이 생명공학에 새로운 눈을 뜨길 바란다”고 밝혔다. 농업생명과학대 재학생들이 캠프 참여 학생들의 멘토가 되어 동행한다. 식물생산과학부 2학년 임은오(19)씨는 “2023년 한 과학 캠프 참여를 계기로 식량 위기를 해결하는 연구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며 “이번 캠프가 학생들에게도 진로를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 “무서웠던 귀뚜라미 이젠 데려가 키울래요”...생명공학 강의듣고 실험하며 미래 과학자 꿈 키운 중학생들

    “무서웠던 귀뚜라미 이젠 데려가 키울래요”...생명공학 강의듣고 실험하며 미래 과학자 꿈 키운 중학생들

    2박 3일 합숙하며 ‘생명공학’에 몰입 “우리 조 대표는 이 2.8㎝짜리 귀뚜라미로 하자.” 3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200동 강의실은 귀뚜라미 울음소리와 중학생들의 웃음소리로 뒤섞였다. 귀뚜라미의 경쟁 행동을 실험하는 ‘센 귀뚜라미 대회’가 시작되자 6~7명씩 조를 이룬 학생들은 ‘대표 선수’를 뽑고 조별 대결을 시작했다. 이후 학생들은 머리를 맞대고 눈을 반짝이며 경기장 안에 있는 쌍별귀뚜라미들을 관찰했다. 이날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이 주관한 ‘제21회 생명공학캠프’에는 생명공학에 흥미가 있는 중학생 꿈나무 총 40명이 선발됐다. 학생들은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2박 3일간 합숙하며 서울대 교수의 생명공학 강의를 듣고 각종 실험과 실습을 한다. 첫날 귀뚜라미의 영역성과 경쟁 행동 실험을 주도한 강창구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교수는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며 각 조의 진행 상황에 맞춰 지도를 이어 갔다. 강 교수는 “학생들이 동물 행동의 원인과 양상에 대해 과학적으로 실험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동물의 상호작용을 보게 되면 동물에 흥미를 가질 수 있다”며 “평상시 생각하지 않았던 동물의 삶을 배우고 이 분야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캠프에 참여하기 위해 제주도에서 온 이현지(15·제주여중)양은 “생명공학에 호기심이 많은데 진로를 아직 못 정해 다양한 시도를 해 보고 싶었다”며 “새벽 5시에 일어나 비행기를 타고 왔다”고 했다. 박정민(15·목동중)군은 실험 후 “곤충을 처음 만져 봤는데 곤충의 영역적 활동이 있다는 걸 새롭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캠프에 지원했는데 떨어져 올해 다시 신청했다는 최아리(14·천안성정중)양은 “처음에는 귀뚜라미를 만지는 게 무서웠지만, 이제는 귀여워서 데려가 키우고 싶다”며 웃었다. 안미현 서울신문 마케팅본부장은 입소식에서 “여러분은 국내 최고 수준의 강의와 실험·실습을 통해 미래 과학도의 길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강병철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학장은 “생명공학은 지금 이 순간에도 굉장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우리 핵심 산업이 될 것”이라며 “여러분이 생명공학에 새로운 눈을 뜨길 바란다”고 밝혔다. 농업생명과학대 재학생들이 캠프 참여 학생들의 멘토가 되어 동행한다. 식물생산과학부 2학년 임은오(19)씨는 “2023년 한 과학 캠프 참여를 계기로 식량 위기를 해결하는 연구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며 “이번 캠프가 학생들에게도 진로를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 [베스트셀러]성해나, 김애란…여름은 소설의 계절?

    [베스트셀러]성해나, 김애란…여름은 소설의 계절?

    여름 휴가철을 앞둔 가운데 베스트셀러 목록 곳곳에 소설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25일 교보문고가 밝힌 7월 셋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면 성해나의 소설집 ‘혼모노’(창비)가 1위에 올랐다. ‘혼모노’는 이번을 포함해 5주 연속 종합 1위다. 김애란의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는 지난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양귀자의 장편소설 ‘모순’이 4위, 정대건의 장편소설 ‘급류’가 6위에 오르는 등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배우 박정민이 차린 출판사 무제에서 나온 김금희의 장편소설 ‘첫 여름 완주’는 7위에 올랐고,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는 9위를 차지했다. 문학 외 책에서는 ‘어남선생’ 배우 류수영이 쓴 요리책 ‘류수영의 평생 레시피’가 3위에 오르며 인기를 끌었다. ◇ 교보문고 7월 셋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7월 16~22일 판매 기준) 1. 혼모노(성해나·창비) 2. 안녕이라 그랬어(김애란·문학동네) 3. 류수영의 평생 레시피(류수영·세미콜론) 4. 모순(양귀자·쓰다) 5.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가져야 할 부에 대하여(고명환·라곰) 6. 급류(정대건·민음사) 7. 첫 여름, 완주(김금희·무제) 8. 청춘의 독서(유시민·웅진지식하우스) 9. 소년이 온다(한강·창비) 10. 세계 경제 지각 변동(박종훈·글로퍼스)
  • 성해나 ‘혼모노’ 인기 언제까지…베스트셀러 종합 1위

    성해나 ‘혼모노’ 인기 언제까지…베스트셀러 종합 1위

    성해나 소설집 ‘혼모노’가 4주 연속 베스트셀러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교보문고가 17일 발표한 최신 주간(7월 9~15일) 종합 베스트셀러 집계에 따르면 성해나의 ‘혼모노’는 1위를 차지, 4주째 정상을 유지했다. 일본어로 ‘진짜’를 뜻하는 단어를 제목으로 하는 이 책은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탐구하는 동시에 진짜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로 이뤄져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배우이자 출판사 대표인 박정민의 추천사도 이 책의 인기몰이에 한몫하고 있다. 종합 2위는 2계단 순위가 상승한 김애란의 ‘안녕이라 그랬어’가 차지했으며, 배우 류수영이 쓴 ‘류수영의 평생 레시피’는 3위를 기록했다. 박정민의 출판사에서 나온 김금희의 ‘첫 여름, 완주’는 종합 4위에 올랐으며 양귀자의 ‘모순’은 5위, 정대건의 ‘급류’는 7위를 차지했다.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도 10위에 오르며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저력을 보여줬다. ‘여름’을 키워드로 하는 도서도 각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여름 피치 스파클링’(시 3위), ‘여름어 사전’(에세이 7위), ‘아무튼, 여름’(에세이 10위), ‘여름은 고작 계절’(한국소설 13위) 등이 대표적이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무더운 여름과 장마를 이기는 법으로 시원한 곳을 찾아 독서로 피서하는 독자들이 움직임이 엿보인다”며 “휴가철과 어린이 방학 기간에 맞춰 문학 분야가 더욱 관심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스24가 같은 날 발표한 7월 3주 종합 베스트셀러에서도 성해나의 ‘혼모노’가 3주 연속 1위에 올랐다. 2위는 배우 류수영의 첫 요리책 ‘류수영의 평생 레시피’, 3위는 양귀자의 ‘모순’이 각각 차지했다. 금융 유튜버 박곰희의 신작 ‘박곰희 연금 부자 수업’이 지난주 9위에서 4위로 순위가 상승했고,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가 5위로 그 뒤를 이었다. 예스24 베스트셀러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아 수험서·자격증 분야 도서들도 주목을 받았다.
  • 박정민 “고려대 조치원 나온 주제에…” 댓글에 보인 반응

    박정민 “고려대 조치원 나온 주제에…” 댓글에 보인 반응

    배우 박정민이 과거 댓글에 직접 댓글을 달며 해명하던 시절을 떠올렸다. 최근 유튜브 채널 ‘사나의 냉터뷰’에는 ‘귀엽다, 미치게 귀엽다!’라는 제목의 박정민 인터뷰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사나는 “댓글을 보면서 상처받은 적이 있느냐”고 질문했고, 이에 박정민은 “네이버 연예기사에 댓글 달던 시절이 있었다”고 답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박정민은 “고려대는 본교 캠퍼스와 조치원 캠퍼스가 있는데, 둘 다 좋은 학교지만 본교가 들어가기 조금 더 어렵다”며 “어느 날 ‘고려대 조치원 캠퍼스 나온 주제에 겁나 으스대네’라는 댓글을 보고 ‘제가 알기론 본교 캠퍼스라는데요?’라고 직접 대댓글을 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박정민 아이큐 100이라던데’라는 댓글에는 ‘아이큐 130이라고 하던데요’라고 답했고, 배우 친구에 대한 잘못된 정보에도 ‘제가 알기론 아니라던데요’라고 쓰고 다녔다”고 덧붙였다. 박정민은 학창 시절 우수한 성적으로 고려대학교에 입학했지만, 영화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자퇴 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다. 박정민은 최근 출판사 ‘무제’를 설립하고 대표로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 [한기호의 서로서로] 도서전이 아니라 굿즈전이라고?

    [한기호의 서로서로] 도서전이 아니라 굿즈전이라고?

    지난 6월 22일 끝난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은 입장권 15만장 전체가 얼리버드(온라인 선예매)로 매진됐고, 5일 내내 오픈런이 펼쳐졌다. 오픈런이 굿즈(파생상품)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말하며 서울국제도서전이 아니라 서울국제굿즈전이라고 비아냥거리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도서전을 주로 찾은 이는 20~30대의 여성이다. 작년에는 책과 활자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는 젊은 세대가 대거 몰려들자 ‘텍스트힙’(text hip)에 엄청난 자극을 받았다며 출판의 희망을 말하려는 이들이 많았다. 올해는 부스를 신청하고도 참가하지 못한 출판사가 많아서인지 냉소적인 평가가 적지 않았다. 젊은이들이 굿즈를 선망하는 분위기는 콘서트, 스포츠경기 등 어디서든 읽힌다. 그렇다면 우리는 청년 세대가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읽은 책 사진을 올리고, 출판사가 판매한 티셔츠를 입거나 가방을 드는 것을 ‘책 읽는 나’를 전시하려는 지적 허영이라고 비난하면 그뿐인가. 그들이 국회 앞에서 응원봉을 흔들며 이룬 ‘빛의 혁명’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그램 릴스 같은 짧은 영상을 즐기던 Z세대(19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태어난 세대)가 텍스트 관련 활동에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책멍’, ‘북톡’ 등 책 관련 신조어가 등장했다. 독서를 힙한 문화로 여기는 그들은 책 읽는 모습을 ‘섹시하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지금 학교 현장에서는 이들 세대가 텍스트힙에서 텍스트딥(text deep)으로 책을 즐기는 방법을 진보시켜 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려고 분투 중이다. 트렌드 분석가인 최수진은 ‘Z세대는 텍스트힙에 왜 열광할까?’(학교도서관저널 2025년 1+2월호)에서 이들을 “본인의 취향을 더 빠르게, 더 확고하게 만들어 가는 세대”라고 했다. 그는 “디지털 기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왕성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사회적·심리적으로도 빠르게 성장”한 이 세대가 “소비 취향도 확실하고, 사회 이슈에 대한 가치관도 일찍 정립”했기에 앞으로 “소비자에서 한발 더 나아가 크리에이터로서 활약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봤다. 이들은 도서전에서 굿즈만 산 게 아니라 책도 많이 구입했다. 나는 도서전에 오래 머물며 그들이 어떤 책을 찾는지를 유심히 살펴봤다. 그들은 정확하게 자신의 소비 취향에 맞는 출판사 부스에서 자신의 욕망에 맞는 책을 구입하곤 했다. 그들은 자신이 평소 온라인에서 소통하던 작가나 임플로이언서(회사를 위해 영향력을 활용하는 직원)와 만나 대화하는 것을 즐겼다. 이번 도서전에서 최고 인기인은 신생출판사 ‘무제’를 운영하는 박정민이었다. 그는 도서전 개막에 맞춰 출간한 세 번째 책 ‘첫 여름, 완주’(김금희)를 잠시나마 온라인서점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올려놓기도 했다. 출판이 혼자 큰일을 내는 업종이 된 지 오래다. 이것은 엄청난 가능성이다. Z세대가 크리에이터가 돼 출판사 대표나 작가로 거듭날 때 책의 가능성이 훨씬 커지지 않겠는가!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 연구소 소장
  • 어엿한 출판사 대표 배우 박정민의 힘…종합 베스트셀러 1·3위 견인

    어엿한 출판사 대표 배우 박정민의 힘…종합 베스트셀러 1·3위 견인

    지난해 12월 3일 반헌법적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달 초 장미 대선까지 6개월여 동안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정치 관련 책들이 물러나고, 무더위와 함께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다시 소설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다수 차지했다. 교보문고가 27일 발표한 ‘2025년 6월 3주 베스트셀러’에 따르면 성해나 작가의 ‘혼모노’가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 독서’를 제치고 종합 1위를 차지했다. 배우이자 출판사 대표인 박정민이 “넷플릭스 왜 보냐.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라는 추천사 때문에 독자의 관심이 집중됐다. 올 상반기에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외에 소설로는 처음 종합 1위에 올랐다. 주요 독자층은 20~30대 여성으로 조사됐다. 혼모노의 뒤를 김애란 작가의 신작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가 출간과 동시에 종합 2위를 차지했다. 독자층을 보면 30대 여성 독자가 27.6%, 40대 여성이 23%로 가장 많았다. 종합 3위에는 김금희 작가의 ‘첫 여름, 완주’가 이름을 올렸다. ‘첫 여름, 완주’는 배우 박정민이 운영하는 출판사 ‘무제’에서 시각 장애인 독자들의 독서 접근권을 위해 기획한 ‘듣는 소설 프로젝트’의 첫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실제로 오디오북 목소리에 고민시, 김도훈, 염정아, 최양락, 김의성 등 배우들이 재능기부로 참여하고, 출간 전 국립장애인도서관에 기증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주 28계단이나 상승해 종합 4위를 차지했다가, 이번 주에 한 계단 더 올랐다. 상반기 소설 분야 상위권은 역주행 베스트셀러와 한강 작가의 작품이 오래 머물며 인기를 이어갔는데, 신간들이 대거 선보이면서 독자층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5주 연속 종합 1위에 오르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 독서’는 종합 4위로 내려앉아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교보문고 관계자에 따르면 “소설 베스트셀러의 주요 독자층이 30대 여성이고, 기존 팬덤이 있는 작가의 독자층과 새로 유입된 20대 독자층까지 아우르며 인가를 끌고 있다”며 “정치적 이슈와 대선으로 뜨거웠던 상반기를 지나고 하반기에는 한국소설의 인기를 이어갈 것을 보인다”고 말했다.
  • 출판사 대표 박정민 ‘열일’, 김금희 소설 순위 급상승

    출판사 대표 박정민 ‘열일’, 김금희 소설 순위 급상승

    출판사 ‘무제’의 대표로 변신한 배우 박정민의 적극적인 책 홍보 활동으로 이금희 작가의 소설 ‘첫 여름 완주’가 베스트셀러 순위 4위에 올랐다. 박 대표는 지난 18일부터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 직접 나서 책을 홍보하고 있다. 앞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도 출연하기도 했다. 김금희의 신작 소설 ‘첫 여름 완주’는 무제에서 선보이는 첫 소설이자, ‘듣는 소설’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선보였다. ‘듣는 소설’은 독서에서 소외된 시각 장애인을 위해 만들어졌다. 기존 출판 시스템에서 종이책을 먼저 공개하고 후에 오디오북을 공개하던 것을 뒤집어, 배우 고민시, 염정아 등이 참여한 오디오북을 먼저 공개하기도 했다. 교보문고가 20일 발표한 6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첫 여름 완주’는 4위를 차지했다. 지난주보다 28계단이나 상승했다. 책은 지난달 8일에 출간됐으나 박 대표가 인기 예능에 최근 출연하면서 순위가 급상승했다. 30대와 40대 독자들이 흥행을 견인했다. 30대의 구매 비율은 37.3%, 40대는 29.0%에 달했다. 여성 독자(76.6%)가 남성 독자(23.4%)를 압도했다. 성해나 소설집 ‘혼모노’도 2위를 차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1위는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 독서’였다. 김영하 ‘단 한번의 삶’(3위), 양귀자 ‘모순’(5위), 한강 ‘소년이 온다’(6위), 정대건 ‘급류’(8위) 등 다른 문학작품들도 주목받았다.
  • 윌라, 2025 서울국제도서전 참가… 전자책 확장을 위한 발판 마련

    윌라, 2025 서울국제도서전 참가… 전자책 확장을 위한 발판 마련

    통합 독서 플랫폼 윌라가 6월 18일(수)부터 22일(일)까지 코엑스 A&B1홀에서 열리는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 공식 부스로 참가한다. 이번 도서전에서 선보이는 윌라 부스의 주요 영역은 ▲전자책 체험존 ▲독서 AI 체험존 ▲오디오북 체험존 등 크게 총 3개 구역으로 나뉜다. 관람객은 윌라가 보유한 20만 콘텐츠의 전자책 중 일부를 현장에서 직접 읽어볼 수 있으며, 실제 일상 속에서 듣는 오디오북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국내 최초로 실제 사람 목소리처럼 자연스럽게 책을 읽어주는 ‘AI TTS’ 기능을 체험하는 공간과, 책을 2배속으로 읽어도 1배속처럼 명확하게 잘 들리는 ‘AI 배속’ 기능 체험 공간도 마련된다. 특히, 윌라에서 전자책과 오디오북 모두로 만나볼 수 있는 김영하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별도 공간과 함께, 오디오북 체험존에서는 최근 박정민 배우의 출판사 무제에서 출간해 인기를 얻고 있는 <첫 여름, 완주>를 들을 수 있다. 현장에서는 참여형 이벤트도 진행된다. 각 체험존을 돌며 미션을 수행하면 굿즈와 경품 추첨 기회를 제공하는 ‘스탬프 이벤트’를 비롯해, 인기 작가 사인회, 오디오북 콘서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예정되어 있다. 특히 6월 20일(금) 오후 1시 30분, 책만남홀1에서 열리는 ‘윌라 오디오북 낭독 콘서트’에서는 박정민 배우의 <첫 여름, 완주> 낭독과 함께, 전문 성우진이 직접 들려주는 <재벌집 막내아들>, <퇴마록> 등 인기 오디오북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윌라를 서비스하는 인플루엔셜 문태진 대표는 “이번 서울국제도서전 참여는 윌라가 지향하는 ‘다양한 독서 경험’의 방향성과 기술 기반 콘텐츠의 진화를 현장에서 직접 선보일 수 있는 자리”라며, “전자책 멤버십 출시를 기점으로 더 많은 이용자가 부담 없이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콘텐츠 라인업을 확대하고, 오디오북과 전자책을 아우르는 통합 독서 경험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 책 축제에 온 독자들 사로잡았다…거대한 한정판 굿즈 팝업 스토어

    책 축제에 온 독자들 사로잡았다…거대한 한정판 굿즈 팝업 스토어

    10~30대 키링·스티커 등 구매 행렬맞춤 책 추천… ‘텍스트힙’ 살리기文 전 대통령 시상자로 참석 ‘축사’ “독자들이 ‘한정판 굿즈’에 관심이 많다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열광하실 줄은….” 책 축제인가 아니면 거대한 ‘한정판 굿즈 팝업 스토어’인가.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만난 한 출판계 관계자의 말이다. 오는 22일까지 5일간 열리는 이번 행사의 개막일인 이날 현장에는 경력이 오래된 출판인들조차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압도적인 인파가 몰렸다. 대다수가 10대에서 30대까지 젊은 세대였다. 키링(열쇠고리), 스티커, 책갈피…. 도서전 어디를 가나 굿즈가 있었다. 굿즈는 원래 책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미끼상품이다. 그러나 이제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느낌이다. 출판사마다 독자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다양한 굿즈를 선보였다. 이를 겨냥한 상품들이 눈에 띄었다. 문학과지성사는 대표 브랜드인 ‘문지시인선’의 표지 디자인을 활용한 스티커북 ‘나는 스티커를 보면 붙이고 싶어진다’를 판매했다. 문지시인선 1호 황동규 시인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를 재치 있게 패러디한 것이다. 불경을 작은 판형으로 압축해 열쇠고리 형태로 만든 도서출판 ‘도반’의 굿즈도 ‘힙불교’(힙한 불교) 열풍 속에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도서전을 찾았다는 대학원생 최강현(28)씨는 “원래 책이 많은 곳을 좋아하는데, 이곳에서는 책뿐만 아니라 예쁜 엽서나 스티커 등도 둘러보고 살 수 있어 더 즐거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출판사가 소품 판매점은 아니다. 굿즈로 독자를 유혹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들에게 책을 팔아야 한다. 최근 젊은 층에서 불고 있는 문학·독서 열풍 ‘텍스트힙’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몇 가지 설문조사로 독자의 독서 유형을 분석해 이에 맞는 책을 추천해 주는 민음사의 ‘상상독서단’이 대표적이다. 모든 부스가 전반적으로 붐볐지만 그중에서도 압도적인 곳이 있었다. 올해 초 문학·출판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배우 박정민의 출판사 ‘무제’다. 작은 부스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린 나머지 입장을 위해서는 별도의 공간에서 오래 줄을 서야 할 정도였다. 출판사 대표인 박정민은 이날 직접 현장에서 검은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책을 판매했다. 작은 출판사들도 저마다 ‘필살기’를 챙겨 온 듯했다. ‘읻다’는 한국인 최초로 테이트 모던에 진출한 설치미술가 이미래 작가가 김언희 시인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과 시를 함께 담은 책 ‘나는 사랑에 미쳐 날뛰는 오물의 분수’를 가지고 왔다. 올해 첫 책 출간 100주년을 맞은 한국 최초의 여성작가 김명순을 기리기 위해 ‘핀드’는 ‘애인의 선물’을 비롯한 작가의 대표작을 출간 당시 모습 그대로 복각한 책을 선보이기도 했다. 올해부터 도서전의 지분 구조가 주식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사유화 논란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이날 한국출판인회의 등 9개 출판·사회단체가 뭉친 ‘독서생태계 공공성 연대’는 도서전이 열린 코엑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에 반대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소설가 김금희, 김이설, 백수린 등 다양한 작가와 명사들의 북토크가 열리며 작가와 독자가 직접 소통하는 장이 되기도 했다. 퇴임 후 경남 양산에서 평산책방을 운영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이날 ‘한국에서 가장 좋은 책’ 시상식에 시상자로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김정숙 여사와 함께 도서전을 찾은 문 전 대통령은 “책으로 축적한 지식의 힘으로 대한민국은 근대화됐고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의 성장을 이뤘다”며 “지난해 지원금이 전액 삭감되고 예산 집행이 중단된 가운데서도 도서전이 더 큰 성원으로 성황을 이룬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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