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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권 성폭력은 구조적 문제 세상 바꿀 ‘투철함’으로 맞선다”

    “정치권 성폭력은 구조적 문제 세상 바꿀 ‘투철함’으로 맞선다”

    가해자 낮은 형량에 피해자 더 고통정당의 늦은 진상조사와 반성도 문제4월 재보궐선거는 ‘성평등 선거’ 돼야“‘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성폭력 피해를 입은 수많은 여성이 고통을 속으로만 삭이지 않았습니다. 여성들은 성폭력·성차별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정치적 문제라고 계속 지적해 왔어요. 그 흐름 속에서 신지예라는 개인도, 장혜영이라는 국회의원도 피해를 당당히 밝히며, 성폭력이 사회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라고 얘기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젊은 여성들의 ‘미투’ 움직임을 ‘투철함’으로 설명했다. 이전과는 다른 사회를 만들기 위한 ‘야망’을 넘어 의무에 가까운 ‘투철함’이라는 것이다. 신 대표는 그 ‘투철함’으로 2018년 6월 서울시장 선거에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표방하며 출마한 이래 여성 정치인으로서 행보를 이어 왔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이 불거진 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라는 단체를 만들어 진상 규명 및 여성 정치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 대표 본인도 정치권 성폭력 피해자다. 지난해 2월 그는 당시 녹색당의 여권 비례위성정당 참여 논란 와중에 같은 당 당직자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 지난달 열린 1심 재판에서 가해자는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가해자 측과 검찰 모두 항소했다. 신 대표는 낮은 형량과 함께 녹색당의 늦은 반성문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제도 개선, 안전망 구축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일이라 누구도 책임지지 않아도 될 이야기예요. 사건이 일어났을 때 제대로 해결되려면 내부에서 조사하고 기록해 처벌하는 게 우선이죠. 당에 진상 조사를 요구했는데, 아직도 안 이뤄졌어요. 같은 맥락에서 박 전 시장 사건도 피해자의 피해 호소를 묵인하거나 2차 가해를 한 혐의가 있는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등 전·현직 비서실장, 젠더 특보 등을 감사해 문제가 있다면 책임지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여넷은 지난달 29일 감사원에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 불법 명의변경 및 공금유용 실태에 대해 국민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신 대표는 4월 재보궐선거가 성평등을 실현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귀책사유가 있는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않아야 한다는 게 신 대표의 주장이다. “여성의 정치적 열망을 구체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 게 아쉬워요. 여성, 성소수자, 비정규직 노동자, 장애인, 세입자, 동물 등을 대변할 시민연합후보가 필요해요. 직접 출마하는 방법을 포함해 어떤 식으로든 힘을 보탤 생각입니다.” 젠더연구소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박영선 “주 4.5일제 확립, 워라밸에 관심”…우상호 “주거·일자리” 강조

    박영선 “주 4.5일제 확립, 워라밸에 관심”…우상호 “주거·일자리” 강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주자인 박영선·우상호 경선후보는 8일 청년정책 강화를 약속했다. 박 후보는 이날 당이 주최한 청년정책간담회에서 “제가 서울시장이 된다면 주 4.5일제를 확립시키고 싶다”며 “우리 젊은이들이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생활의 균형)과 직결된 문제, 자신의 삶을 더 향상하는 것에 굉장히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 4.5일제’에 대해 “청년·일자리 문제와 여성의 삶과 육아·보육 문제 등 여러 복지 문제와 연결돼있다”며 “이것을 통해 서울시 대전환의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전체적으로 격차의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며 “청년 격차 해소를 위해 출발자본이라든가, 기본자산 쪽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함께 한 우상호 경선후보는 “1년 2개월의 임기동안 적어도 청년에게 가장 절실한 주거와 일자리에서만큼은 청년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결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를 향해 도전하는 세대에게 더 좋고,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저같은 기성세대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우 후보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공백 기간 청년정책이 다소 후퇴했다는 지적에 “제가 시장이 되면 원상복구 하겠다”며 “보수언론에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받았던 정책들이 어떤 사람에게는 기나긴 고통의 역사를 끊는 정책이 된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정 공백 7개월이 이렇게 컸구나라는 생각에 답답하다”며 “소통을 통해서 청년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김재련 “박원순 피해자 살인죄 고발? 이성없는 믿음은 폭력”

    김재련 “박원순 피해자 살인죄 고발? 이성없는 믿음은 폭력”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를 살인죄로 고발하겠다는 움직임에 대해 피해자 측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가 “이성에 기반하지 않은 믿음은 곧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8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 전 시장 사건의 사실 관계는 어느 정도 정리됐다”라며 “그럼에도 피해자를 살인녀로 고발하겠다는 주장에 동참하겠다는 사람이 1000명을 넘었다. 국가기관이 인정한 사실도 그들 앞에서는 무력하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 실명과 소속기관, 피해자 얼굴사진이 인터넷을 떠돌아다닌다. 피해자를 대리하는 노랑대가리를 자살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버젓이 SNS 댓글에 달린다”며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저 그들의 믿음을 추동할 수 있는 동력뿐인듯 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 전 시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공개적으로, 집단적으로 움직이지만 피해자는 자신을 드러내지도 못하고, 피해자를 응원하는 사람들 또한 무언의 응원을 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피해자를 살인죄로 고발하겠다는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에 대한 법적 대응 여부에 대해서는 “박시장 지지자들은 수천, 수만명이다. 피해자는 단 1명이다. 이런 상태에 피해자가 어떻게 일일이 선동꾼들에게 대응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변호사는 “이성에 기반하지 않은 믿음은 곧 폭력이다. 이런 선동을 우리 사회가 계속 수용해도 무방한지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러한 선동에 대한 피해자의 입장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적 판단능력을 가진 시민들이 그들의 선동에 대해 ‘멈추라‘고 용기내어 주는 동참”이라고 강조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신지예 “서울시장 선거에 소외된 다수 대표 시민후보 나와야”

    신지예 “서울시장 선거에 소외된 다수 대표 시민후보 나와야”

    2018년 6월 서울시장 선거에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슬로건으로 당찬 출사표를 던졌던 여성 정치인.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그렇게 사람들 기억에 박혀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갑에 무소속으로 출마, 3위를 차지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이 불거진 이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한여넷)라는 단체를 만들어 피해자 지원 및 여성 정치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수면 위로 올랐을 때 누구보다 빨리 ‘장 의원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고 지지했다. 행동하는 정당인, 정치인, 활동가로 ‘살아 있는’ 신 대표를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요즘 어떻게 지냈나. “한꺼번에 많은 일이 돌아가서 정신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성폭력 사건 1심이 끝났고, 피의자와 검사가 모두 항소해 2심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맡으면서 그 안에서 정치 세력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다. 정치권 성폭력 사건이 계속 터지는데 예방도 중요하지만, 사후 우리 사회가 이를 제대로 처벌하느냐 또한 중요하다. 박원순 전 시장 성폭력 사건 관련해서는 진상 규명 활동 및 공론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여성신문 젠더폴리틱스연구소에서 매주 글을 쓰며 여성 재산권 보장을 위한 특별법 제정 관련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 -정치권 성폭력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다. 가장 최근엔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있었다. 정의당의 조처를 어떻게 봤나. “정의당이 기존에 조직이 보여주지 못했던 ‘공동체적 해결’을 시민들에게 인식시켜줬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피해자가 그곳에서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 사건에 대해 다른 구성원들도 2차 가해를 하지 않고 더 이상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구조적 해결에 천착하는 것이 필요한데, 거기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사건 해결을 맡은 배복주 부대표의 강단 있는 결정, 장혜영 의원의 용기가 시작을 잘 열어줬다. 다음 몫은 정의당 당원들의 힘에 달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장 의원에 대한 지지 발언을 올렸다. “작년 2월 같은 당 당직자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사건 직후 바로 고소했고, 조사를 받았다. 이후 21대 총선에 출마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왜 녹색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지 설명해야 했다. 정치인은 국민의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하고 피해를 받는 게 아니라 피해당한 사람을 구제하고 도와줘야 하는 존재다. 그런 사람이 ‘내가 피해자’라고 나서면서 출마하는 걸, 유권자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이 됐다. 이번에 장 의원을 보면서 그때 생각이 떠올랐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밝힐 때 주홍글씨가 될까 봐 두렵다. 그런데 장 의원은 용감하게 자기 목소리를 냈다. 이게 윗세대들이랑 다른 지점이다. 수많은 여성이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에 고통을 속으로 삭이지 않고, 이것이 개인적 문제가 아닌 사회적·정치적 문제라고 밝히며 사건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신지예라는 개인도, 장혜영이라는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젊은 여성들은 완전히 다른 사회를 만들기 위한 ‘야망’을 넘어, ‘투철함’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본인 사건으로 넘어가 보자. 지난달 부산지법에서 나온 1심 판결에서 피의자는 준강간치상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치상 혐의를 인정한 재판부에 감사드리지만 죄질에 비해 형량이 낮다고 생각한다. 상해 정도가 미미하다는 것과 가해자가 반성한다는 점, 가해자 가족들이 쓴 탄원서 등을 감경 요인으로 꼽았다. 가해자의 어린 딸도 탄원서를 썼는데, 그 사실 자체로 가슴 아팠다. 또 다른 폭력 아닌가. 가해자 측 변호인은 내가 약속된 한 행사에 축사를 하러 참석한 것을 근거로 ‘상해가 미비하다’고 주장한다. 상해가 심했으면 축사를 할 수 있었겠느냐는 논리다. 그렇다면 성폭력 피해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정해진 업무를 다 취소하고 집안에 틀어박혀야만 피해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말인가. 성폭력 피해를 입고도 아픈 몸과 마음을 이끌고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 여성들이 부지기수다. 전형적인 피해자다움 요구다. 이것이 반성하는 가해자의 태도인지 묻고 싶다.” -사건 발생 1년 만에 나온 녹색당의 입장문에 대해 SNS에 쓴 글을 봤다. 진상조사단을 꾸려 달라는 요청에 수개월 묵묵부답하다 이제 와 안전망 구축과 제도개선 교육을 얘기한다는 내용이었다. “박 전 시장 성폭력 사건 이후 서울시가 내놓은 입장도 ‘시스템 정비’였다. 그러나 제도 개선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것이기 때문에 누구도 책임지지 않아도 될 이야기다. 사건이 제대로 해결되려면 제도 개선뿐 아니라 처벌이 필수적이다. 내부에서 제대로 조사하고 기록해야 한다. 녹색당도 그걸 제대로 하지 않고 사건의 맥락을 제대로 해석하지 않았다. 성폭력 사건은 구조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였다. 당시 녹색당에 비례위성정당을 준비하는 집단이 있었다. 나는 당 공동 운영위원장임에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당내 가부장 권력을 중심으로 한 모든 논의에서 일방적으로 배제됐다. 나는 ‘녹색당’ 차원의 선거 준비를 제안했으나 오히려 ‘신지예 때문에 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이 시작됐다. 이 상황에서 가해자는 나에 대한 허위 소문을 없애는데 도움을 주겠다며 유인해 성폭력을 저질렀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성폭력이 벌어진 게 아니라 위성정당 합류의 흐름 속에서 당 내부에서 자행됐던 마녀사냥의 끝이 성폭력이었다. 한국 위성정당의 흐름, 특히 비례대표 후보 공천 등이 매우 가부장적으로 진행되었는데 이 가부장적 정치가 개인에게는 성폭력이라는 사건으로 발생한 것이다. 사건 이후 당에 진상조사단을 만들 것을 요구했는데, 아직까지도 꾸려지지 않았다. 작년 3월, 당이 위성정당 참여 결정을 내릴 때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겠다는 생각으로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서울 서대문갑에 출마했다.”신 대표는 중학교 2학년 때 두발자유화운동을 하며 ‘한국청소년모임’이라는 온라인 카페를 만들었다. 이후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대안학교(하자작업장학교)에 입학했다. 사회적 기업, 시민단체, 정당활동과 세 번의 선거에 출마(2016년 총선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2018년 서울시장 선거, 2020년 총선 서울 서대문갑)했다. 그가 끊임없이 세상을 바꾸겠다고 나서는 이유와 동력이 궁금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왜 두발자유화운동에 나섰나. 당시 많은 중·고등학생이 두발 제한 규정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어도 선생님한테 반항하는 것 이상의 용기를 내는 일은 드물었다. “‘중2병’이었던 것 같다.(웃음) 세상에 반항하고 싶고, 아빠랑 사이가 안 좋았다. 학교는 ‘늙은 아버지’ 같았다. 선생님 중에 왜 두발단속을 해야 하는지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파마, 염색을 하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헌법에 ‘모두에게 신체의 자유가 있다’고 써놓고 학교는 그걸 왜 안 지키는지 얘기해주지 않았다. 당시 막 생겨난 ‘다음 아고라’에 이런 얘기를 올리면 “학생은 공부나 할 것이지” 같은 답을 들었다. 화가 났고, 많이 분노했다.” -왜 정치를 하고 싶었는지 궁금하다. “정치를 할 거라고 생각 못했고, 정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지 않는 편이었다. 두발자유화운동을 하면서 정당에 일찍 발을 들였는데, 당시 치고받고 싸우는 어른들을 보면서 ‘저렇게는 세상을 바꿀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대안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대안학교에 가고, 사회적 기업·시민단체 회원으로 일했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도 기업이라 이윤 창출이 제1 목표더라. 시민단체에서는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월세 8만원짜리 쪽방촌에 들어가 어르신들과 함께 사는 프로젝트를 했다. 그런데 재개발, 재건축 바람이 불며 망원동이 갑자기 ‘망리단길’이 되었다. 여든, 아흔 되는 어르신들이 쫓겨났다. 3평짜리 방에서 할머니들이 이웃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게 큰 꿈도 아닌데 그걸 사회는 못 지켜보는구나, 결국은 법과 정치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을 보면서 탈핵, 기후 생태에 대한 정치적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여겼고, 전원 추첨제 대의원 제도를 가진 녹색당이 민주주의적 권력 분배에 관심이 많은 정당 같아 2012년 가입했다. 당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건 2015년이다.” -신지예 하면 사람들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페미니스트 서울시장’ 슬로건을 기억할 것이다. “부끄럽지만 당시 나올 사람이 없었다. 서울시당 위원장이었는데, 후보자를 못 만들어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페미니스트’라는 슬로건에 부담감은 없었다. 사회적 기업이나 대안학교처럼 성인지 감수성이 높은 분들과 일하며 ‘온실 속 화초’처럼 산 것인지, 포스터 훼손 등 구체적 공격이 현실에서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2018년 서울시장 선거를 돌아본다면. “여성의 정치적 열망을 구체적으로 권력화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8만 표를 얻었는데, 그 사람들이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정치지형이 만들어졌느냐, 미래를 같이 그릴 수 있는 정치적 동료 혹은 느슨한 형태의 연대체라도 만들어졌느냐는 점에서 많이 부족했다. 페미니즘 정치라는 게 의회에 더 많은 여성을 보내는 것, 질적인 능력을 높이는 것 등 많은 게 있겠지만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정치적 조직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한데 그걸 못했다. 그러나 페미니즘을 중심으로 한 사회가 필요하다는 열망을 가진 사람이 8만 명 이상이라는 걸 확인한 건 나에게도 사회적으로도 큰 의미였다.” -2016년 20대 총선부터 2018년 서울시장 선거, 2020년 총선까지 세 번의 선거를 치렀다. 힘들지 않았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기 어려운 세상이다. 옛날처럼 결혼하고 아이 낳고 은퇴해 노후를 즐긴다는 삶의 노선이 더 이상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길이 됐다. 한국에서 살 방법은 ‘영끌’해서 주식투자하고 부동산 투자해서 시세 차익 노리고, 연봉 높이는 것이다. 여기서도 여성은 유리천장 때문에 더 어렵다. 정치가 아직까지도 굉장히 구리고, 재미없는 영역이긴 해도 바꿔낼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기술보다 빠르게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영역이라 생각해 계속 하고 있다. 하다 하다 안 되면 어쩔 수 없고.”-한여넷 얘기를 해보자. 박 전 시장의 성폭력 사건 이후 발족한 것으로 안다.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활동을 하나. “박 전 시장 사망 이후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긴급회의를 했다. 단체를 만들어 반복되는 정치권 성폭력을 막고, 해결책을 내놓고, 더 많은 여성이 정치적인 존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하자는데 뜻이 모였다. 녹색당에서 활동했던 사람, 선거 때 활동했던 분들, 여성단체 활동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지난달 25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박 전 시장 사건 직권조사 결과에 아쉬움을 많이 토로했다. “인권위 결과에 매우 박한 평을 주고 싶다. 예전에 서울대 신 교수 사건(1993년) 때 성희롱·성추행에 관한 얘기가 나와 어떤 것이 성희롱인지 명징하게 밝혔는데, 최영애 인권위원장이 쓴 보고서와 수십 년 전에 나온 보고서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느낀다. 2021년 다운 보고서라면 더 나아가 2차 가해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피해자한테 2차 가해를 하거나 묵인해온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을 포함한 전·현직 비서실장, 젠더특보, 오성규, 김민웅 같은 인물이 대표적이다. 또한 피해자에게 박 전 시장이 서울대병원에 처방전을 갖고 가 약을 타오라고 한 의료법 위반 의혹,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를 이용해 개인적 용도로 물품을 구매하도록 지시한 부분 등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한여넷에서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를 제출했다.” -4월 재보궐은 성평등 선거가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지난달 15일 ‘줌’(ZOOM)으로 ‘미투선거 시국회의’를 열었다.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정치적 전망을 내부에서부터 만들어나가자는 취지로 각계각층의 사람을 초대해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130명 정도는 두 시간 반 내내 참석해 여성들의 의지가 높음을 알 수 있었다. 오는 10일 저녁 8시30분 2차 회의를 열 예정이다.” -재보궐선거가 성평등 선거가 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출마할 계획은 없나. “시민연합후보를 내자는 제안을 금태섭 후보와 권수정 정의당 후보께 제안했었다. 금 후보께는 시민연합선거의 판을 만들자고 제안 드렸다. 여성뿐 아니라 성소수자, 동물, 장애인, 세입자, 자영업자, 노동자, 노인 등을 대변할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 선거 이후에는 새로운 정치의 판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숙고 끝에 거절하시더라. (금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의지를 밝혔고, 정의당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무공천 결정을 내렸다.) 아직 시간은 있다고 생각한다. 선거에서 조금이라도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할 것이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후보들 정책을 보면 미래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적은 듯하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는 강을 메워 주택을 짓겠다고 하는데 후대에 죄를 짓는 범죄다. 박영선 후보는 ‘콤팩트 시티’의 개념을 잘못 차용해 갖고 왔다. 서울은 이미 ‘메가 시티’인데 이 도시를 어떻게 더 밀집시킨다는 건지 모르겠다.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도 개발을 외치고 있는데, 서울을 끝없이 개발하는 정책으로는 한국 사회의 산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서울 집중의 문제는 결국 일자리, 부의 재분배, 풀뿌리 민주주의, 낮은 에너지 자립도 등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50년 후, 100년 후를 바라보고 큰 비전 아래 도시 계획이 세워져야 한다. 여성과 성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성평등도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생태도시, 빈틈없는 사회 안전망을 갖춘 돌봄 도시를 지향해야 한다.” -페미니스트로서 자신을 지키며 살기 쉽지 않다. 어떻게 자신을 지키고,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으며 사는가. “요즘에는 기를 모아 SNS에 글을 쓰고, 마이크를 들고 기자회견을 한다. 힘들지 않느냐고 묻는데 나는 ‘무엇이 문제인지 말하고 설득하면서’ 분노가 삭여지는 것 같다. 또래 여성들로부터 큰 힘을 받는다. ‘2030’ 여성들은 무슨 일이 터지면 자기 일처럼 분노하고, 댓글이라도 달면서 움직인다. ‘나 혼자만 고군분투하는 게 아니구나’라고 느낄 때 버틸 수 있다. 현 민주당 집권 세력, ‘586’도 운동하던 시절의 그 자신만만한 열망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온 것 같다. 정권을 창출하고, 180석이라고 하는 유례없는 의석을 만들어냈다. 페미니스트라고 그러면 안 될까. 페미니스트들이 ‘나라 한 번 뒤집어 봐’하는 작정으로 일상 속 실천과 사회적 싸움을 계속해나가며 느슨하고도 너른 정치적 연대체를 꾸린다면 10년 안에는 결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10년 안에 결실’이라는 건? “평등한 한국을 만들 진정한 페미니스트 정권창출이다.” 젠더연구소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남편 박원순 그런 사람 아냐” 강난희 편지…‘2차 가해’ 논란(종합)

    “남편 박원순 그런 사람 아냐” 강난희 편지…‘2차 가해’ 논란(종합)

    “내가 아는 박원순 정신의 본질은 도덕성박원순의 도덕성 믿고 회복시켜야” 주장추모 단체 ‘인권위 판단 수용’에 유감 표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부인 강난희씨 이름으로 쓰인 손편지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편지에는 “박원순은 그런 사람이 아니고, 그의 도덕성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강씨의 편지는 지난 6일 ‘박원순 시장님의 명예를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그룹 계정 페이스북 등에 올라왔고, 민경국 전 서울시 인사기획비서관 등이 공유했다. 강씨는 편지에서 “아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 나의 남편 박원순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박원순의 삶을 믿고 끝까지 신뢰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사실로 인정한 것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강씨는 박 전 시장 추모 사업을 하는 ‘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박기사)이 인권위의 판단을 수용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강씨는 “이번 박기사의 입장문을 본 후 저희 가족은 큰 슬픔 가운데 있다”고 했다. 앞서 박기사는 인권위가 박 전 시장의 행위를 성희롱이라고 결론내린 것과 관련해 “인권위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피해자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며 “그의 삶의 역정과 가치를 추모하면서 공과 모두를 기록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씨는 편지를 통해 “40년을 지켜본 내가 아는 박원순 정신의 본질은 도덕성”이라며 “저와 우리 가족은 박원순의 도덕성을 믿고 회복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피해자 두 번 죽이는 행위” 지적 거세 일부 박 전 시장의 지지자들이 이 편지를 공유하며 온라인상에 퍼졌고, 2차 가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온라인 상에서는 “성폭력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행위”, “조두순 아내도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하더라”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 측 김재련 변호사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진실은, 믿음의 영역이 아닌 사실의 영역에 존재한다”고 강조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故박원순 뉴스 삭제됐다”…KBS1노조 편파방송 추가 확인

    “故박원순 뉴스 삭제됐다”…KBS1노조 편파방송 추가 확인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내용 삭제KBS 1노조 “여당 불리한 뉴스 축소·삭제”임의·자의적 방송 사례 11건 추가 확인 KBS 라디오 뉴스에서 김모 아나운서가 정부 및 여권에 불리한 기사를 제외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부 및 여권에 우호적인 편파 방송을 했다는 이른바 ‘내맘대로 뉴스’ 사례가 추가 확인됐다. 8일 KBS 노동조합에 따르면 ‘KBS1라디오 편파·왜곡방송 2차 실태조사 결과’에서 “지난해 4~9월 김모 아나운서가 진행한 주말 오후 2시 KBS1 라디오 뉴스에서 진행자가 임의적·자의적으로 방송한 사례 11건이 추가 확인됐다”며 “그 외, 기사 삭제로 큐시트를 임의 변경한 사례까지 20여건의 추가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1차 실태조사 기간(10~12월)까지 포함하면, 김 아나운서가 주말 오후2시 라디오 뉴스를 새롭게 맡은 작년 4월 이후 9개월 동안 뉴스 진행자 임의로 기사 내용을 변경한 사례가 40여 건 이상 발견된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김모 아나운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서울특별시장(葬)’ 반대 청와대 국민청원에 50만명이 동의했다는 내용을 비롯해 박원순 전 시장 명의 휴대전화 통신조회 영장기각, 여성단체 및 시민단체 등이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서울시 공무원 및 책임자를 조사하라고 촉구한 사실 등을 다룬 뉴스를 큐시트에서 삭제했다. 또 라임 사태 관련 검찰 수사 속보, 탈북민 단체 대북 전단 살포를 정부가 방관했다고 주장한 북한 성명, 청와대의 송철호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의 뉴스도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KBS 1노조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일요진단 라이브’ 출연 기사에 3문장이 추가된 사례도 들었는데, 이를 김모 아나운서가 자의적으로 늘렸다는 주장이다. 추가된 3문장은 정세균 총리가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경질론을 두고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고 발언한 내용 등이다. 앞서 KBS 노조는 지난 1일 김모 아나운서의 이 같은 정부 및 여권 우호 편파 방송 의혹을 제기하면서 김모 아나운서를 방송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김모 아나운서를 비롯해 라디오 뉴스 편집기자 등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또 김모 아나운서에 대해서는 업무정지 조치를 했다. 한편, KBS에는 현재 3개 노조가 있다. 조합원이 가장 많은 진보 성향의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2노조다. 보수 성향의 KBS노동조합과 KBS공영노조는 각각 1노조와 3노조로 불린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박원순, 그런 사람 아냐” 부인 손편지 공개 논란

    “박원순, 그런 사람 아냐” 부인 손편지 공개 논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부인 강난희씨가 남편의 성추행 의혹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손편지를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강씨는 “박원순의 동지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편지에서 “아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며 “나의 남편 박원순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박원순의 삶을 믿고 끝까지 신뢰한다”고 적었다. 지난달 25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사실로 인정한 것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강씨의 편지는 지난 6일 오후 ‘박원순 시장님의 명예를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박 전 시장 팬클럽 페이스북 계정에 게시됐고 민경국 전 서울시 인사기획비서관,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등이 공유하면서 온라인에 퍼졌다. 강씨는 박 전 시장 추모 사업을 추진하는 ‘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박기사)이 인권위의 판단을 수용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40년을 지켜본 내가 아는 박원순 정신의 본질은 도덕성”이라면서 “저와 우리 가족은 박원순의 도덕성을 믿고 회복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기사 측 관계자는 “인권위 판단에 대해 유족 측이 내놓은 최초의 입장 표현으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 측 김재련 변호사는 “강씨의 편지가 일반 대중이 아닌 지지자에게 보내는 것인 만큼 코멘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이 편지를 박 전 시장 지지자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공개한 것이라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가 안전하게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어떤 의미가 될지 신중히 생각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속보] 안철수·금태섭 “3월 1일 단일화 후보 발표”

    [속보] 안철수·금태섭 “3월 1일 단일화 후보 발표”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은 7일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단일화 경선 결과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3월 1일 발표한다”고 합의했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 측은 이날 ‘제3지대’ 단일화 경선과 관련한 실무협의를 가진 뒤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렇게 밝혔다. 양측에 따르면 두 후보간 토론회의 첫 주제는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서울 시정에 대한 평가’, 두 번째 주제는 ‘정책 및 서울 미래 비전에 대한 제시’로 하기로 했다. 양측은 다만 “전체 토론 횟수와 첫 토론 시작 시기는 추가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며 “토론 방법에 대해서는 두 후보 측이 선호하는 방식에 대해 교환했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단일화·합당 논의에 골몰하는 ‘그때그사람들’의 보궐 선거전

    단일화·합당 논의에 골몰하는 ‘그때그사람들’의 보궐 선거전

    정책보다 단일화, 합당 주목받는 상황‘무상급식’ ‘박원순 돌풍’처럼 신선함 없어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가 후보 단일화와 합당 논의에 골몰하는 ‘정치공학적 선거’로 치닫는 양상이다. 여야 모두 본경선 후보를 확정했지만 후보간 새로운 정책 비전 대결이 불붙을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10년 전 ‘그때 그 사람들’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예상된 수순이란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예비후보는 7일 국회에서 열린민주당 정봉주 예비후보를 만나 양당 통합을 전제로 후보단일화에 합의했다. 둘은 합의문에서 “양당의 뿌리가 하나라는 인식하에 통합의 정신에 합의하고 이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한다”며 “통합을 전제로 한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다”고 밝혔다. 보궐선거 후보 신분으로 합당을 거론한 건 이례적이다. 여당 경선에서 추격자 입장인 우 예비후보는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이슈를 통해 권리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자 박영선 예비후보도 관련 질문을 받고 “이미 찬성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다”고 나섰다. 박·우 예비후보는 이날 각각 발표한 스마트서울과 노동공약은 단일화 이슈에 묻혔다. 일찍부터 유권자의 관심이 쏠린 야권 단일화도 비슷한 논쟁이 반복돼 피로도를 높이고 있다. ‘계단식 단일화’라는 틀은 갖췄지만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무시 전략은 계속되고 있다. ‘묘수’라 여겨졌던 안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 간 제3지대 단일화도 실무협의 단계에서 발목이 잡혀 여론의 관심을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특히 국민의힘은 ‘나경원-오세훈’ 양강 체제가 확고해 감동 없는 경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은 한때 ‘40대 기수론’ 등으로 보수정당 세대 교체를 강조했다. 하지만 100% 국민 여론조사로 이뤄지는 경선에서 오신환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 후발주자가 선전하긴 힘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성 정치인 후보들에 대한 인지도만큼이나 피로도도 높다는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정치 신인이 경선판을 이끌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영선·나경원·오세훈·안철수 등은 출마 선언 당시 2011년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의 재등장으로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이미 받았다. 이런 가운데 초기 선거 이슈도 합당, 단일화 등 정치공학적 유불리를 따지는 식으로 흘러가면서 한동안 정책 대결에 집중하는 모습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2010년 ‘무상급식’ 공약이나 2011년 ‘박원순 돌풍’처럼 청년들에게 신선함을 줬던 진보적인 측면도 약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 예비후보에게 청년은 월세에 사는 계층이 아닌 스타트업에서 새로운 것을 내놓는 그룹 개념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무공천을 결정하면서 기후변화 등 새로운 의제나 청년들의 목소리 등을 선거과정에서 알리기 어려워졌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박원순, 그럴 사람 아니다” 부인 강난희씨 추정 손편지 확산

    “박원순, 그럴 사람 아니다” 부인 강난희씨 추정 손편지 확산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아내 강난희씨가 자필로 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가 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강씨가 직접 쓴 글인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박 전 시장 측근인 민경국 전 서울시 인사기획비서관과 여권 인사인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편지를 공유하는 등 여권 지지자를 중심으로 글이 확산하고 있다. 편지는 “박원순의 동지 여러분 강난희입니다”라고 시작하는 A4용지 3장짜리 글이다. 2장은 지난 6일 작성됐고, 나머지 1장은 ‘국가인권위원회 판결 발표 전, 제가 안타깝고 간절한 마음으로 직접 인권위에 제출했던 탄원서’라는 설명이 있는 글이다. 글쓴이는 “40년 전 박원순은 저와의 첫 만남에서 ‘세상에 얽혀있는 매듭을 풀겠다’고 했다”며 “그 순간부터 앞으로 남은 시간들까지 박원순은 나의 남편이자 나의 동지”라고 밝혔다. 그는 ‘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박기사)’의 입장문을 언급하기도 했다. 글쓴이는 “이번 ‘박기사’의 입장문을 본 후 저희 가족은 큰 슬픔 가운데 있다”며 입장문 구절을 짚어 “아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앞서 인권위는 지난달 25일 박 전 시장의 성희롱 등 직권조사 결과 보고를 통해 “박 전 시장의 행위는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으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박기사는 지난 1일 입장문을 내고 “인권위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피해자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글쓴이는 “나의 남편 박원순은 그런 사람이 아니고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다”며 “저는 박원순의 삶을 믿고 끝까지 신뢰한다”고 말했다. 또 “40년을 지켜 본 내가 아는 박원순 정신의 본질은 도덕성”이라며 “저와 우리 가족은 박원순의 도덕성을 믿고, 회복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그러면서 “저는 호흡을 가다듬고 신발 끈을 동여매고 천천히 무엇을 어떻게 해야 그를 끝내 지킬 수 있을지 온 마음을 다해 고민할 것”이라며 “동지 여러 분도 잘 해나가실 거라 믿는다”라는 내용과 함께 ‘2021년 2월 6일 강난희 드림’으로 끝을 맺었다.강씨가 직접 이 글을 쓴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박 전 시장 측근인 민 전 비서관이 글을 인용했고, 김 이사장도 편지를 인용하며 “드디어 박원순 시장의 아내이신 강난희 여사께서 입장을 내셨다”고 전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진혜원, 조국 딸에…“조 선생님, 제인 에어 못지않은 자신감”

    진혜원, 조국 딸에…“조 선생님, 제인 에어 못지않은 자신감”

    “조 선생님, 1년 린치에도 인턴 합격”“조 선생님은 제인 에어, 숭고한 직업인 되시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씨가 서울 한일병원 인턴모집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진혜원(46·사법연수원 34기)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가 조씨를 ‘제인 에어’에 빗대며 격찬했다. 진 검사는 5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제인 에어, 조민 선생님을 응원한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제인 에어는 영국 작가 샬럿 브론테가 1847년 발표한 소설 ‘제인 에어’의 주인공이다. 진 검사는 “제인 에어는 고아로서 이모 집과 학교에서 정신적·신체적으로 학대받고 자랐지만, 총명하고 성실한 본성을 잃지 않으면서 삶의 지향점을 발견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삶을 선택한, 현명하고 아름다운 여성의 성장 소설”이라며 “최근 의사 자격을 부여하는 국가고시에 당당히 합격하고, 명성 있는 병원에서 인턴으로 실습을 시작할 한 분이 계속 떠오르는 작품”이라며 조씨를 언급했다. 진 검사는 조 전 장관에 대한 압수수색, 검찰 수사,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법정구속된 점 등을 거론하며 “집단 린치(정당한 법적 수속에 의하지 않은 잔인한 폭력)를 겪은 분이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대견하고, 또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사는 힘들고 어렵지만 숭고한 직업”이라며 “제인 에어의 마지막 장에서 제인이 선택한 삶은 화재로 불구가 된 로체스터에게 봉사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제인 에어 못지않은 자신감·집중력·선한 마음” 아울러 진 검사는 “나이가 어린 조 선생님이 1년 이상의 린치에 시달리면서도 당당히 시험에 합격하고 면접도 통과한 것만 봐도, 제인 에어 못지않은 자신감과 집중력 그리고 선한 마음을 갖고 계신 것으로 짐작된다”고 강조했다. 진 검사는 “조 선생님이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을 발휘해 다양한 트라우마를 겪은 많은 환자들에게 큰 힘과 용기를 심어 주시기를, 숭고한 직업인으로 성장하시길 진심으로 응원하고, 또 그렇게 되시리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최근 한일병원 인턴에 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집인원은 3명으로, 조씨를 포함한 3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서 공부했으며 지난해 ‘2021년도 의사 국가고시’에 응시해 합격했다.조국 “최소한의 인권 보장받을 수 있기를 소망” 조 전 장관은 전날 “호소합니다”라며 “시민의 한 사람으로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들 SNS를 통해 “근래 제 딸의 병원 인턴 지원과 관련하여 악의적 허위보도가 있었고, 그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과 온·오프라인에서의 무차별 공격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스토킹’에 가까운 언론 보도와 사회적 조리돌림이 재개된 느낌”이라며 “이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제 딸의 거취는 법원의 최종적 사법판단 이후 관련 법규에 따른 학교의 행정심의에 따라 결정 나는 것으로 안다”며 “제 딸은 자신의 신상에 중대한 불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이 과정에서 진솔하고 진지한 소명을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제 딸이 시민의 한 사람으로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로 알려진 진 검사는 지난해 7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당시 SNS에 박 전 시장과 팔짱 낀 사진을 올리며 “권력형 성범죄 자수한다. 페미니스트인 제가 추행했다고 말했으니 추행”이라고 적어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한국여성변호사회로부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며 징계 요청을 받고, 감찰이 진행 중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정의당, 서울·부산시장 후보 안 낸다

    정의당, 서울·부산시장 후보 안 낸다

    정의당이 오는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최근 발생한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당 차원에서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다. 갈 곳을 잃은 정의당 지지층의 표가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쏠린다. 정의당은 3일 당 최고 의결기구인 전국위원회를 소집하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김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결과적으로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 것이 책임정치의 대원칙을 지키는 것이자 공당으로서 분골쇄신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실천하는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무공천 찬성은 45명, 반대는 16명이었다. 지난달 25일 김 전 대표가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했다는 사실이 공개된 뒤, 정의당은 즉시 김 전 대표를 대표직에서 직위 해제하고, 당내 최고 수위 징계 조치인 제명을 결정했다. 앞서 정의당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으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더불어민주당에 책임을 묻고 무공천을 압박해 왔던 터라 당 안팎에서는 정의당도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있어 지난달 30일 열린 전국위원회에서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이번 결정에 대해 “무한책임과 전면적 혁신의 의지로 이번 결정을 이해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당 쇄신에 매진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정의당이 보궐선거를 포기하면서 정의당 지지자들의 표를 결국 민주당이 흡수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이번 결정에서도 드러나듯이 ‘정치적 올바름’을 지키려는 기류가 더욱 강해지면서 이번 보궐선거의 원죄가 있는 민주당보다는 기본소득당이나 시대전환 등 제3의 진보 정당으로 양분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의당 관계자는 “민주당으로 일부 표가 움직일 수도 있겠지만 시대전환과 기본소득당 등 진보정당으로 옮겨 갈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권칠승 “조국·김경수 옹호, 생각 변함없다. 하지만…”(종합)

    권칠승 “조국·김경수 옹호, 생각 변함없다. 하지만…”(종합)

    “전통시장 소비 0원, 대단히 부끄럽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김경수 경남지사를 옹호했던 발언에 대해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권칠승 후보자는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김경수 경남지사를 옹호했던 자신의 발언을 두고 ‘생각에 변함이 없냐’고 묻자 “바뀌었다고 얘기하면 오히려 잘못된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답했다. 다만 “국무위원이 된다면 정치적인 현안에 대해 발언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최근 5년간 전통시장 소비가 전무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거주지) 주변에 전통시장이 없었다”면서 “대단히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에 대해선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존중돼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이 ‘피해호소인’ 용어를 썼던 것은 잘못됐다. 처음부터 피해자라고 하는 것이 정확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이 과거 보도자료를 근거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USB 내용을 사전에 알았던 것 아니냐”고 묻자, 권칠승 후보자는 “사전에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권칠승 후보자는 2018년 5월 “정부가 북한 해주·원산·김책 등지에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국회 산자중기위는 오는 4일 권칠승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적격’ 의견으로 채택할 전망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권칠승 “조국·김경수 옹호, 생각 변함없다. 하지만…”

    권칠승 “조국·김경수 옹호, 생각 변함없다. 하지만…”

    “전통시장 소비 0원, 대단히 부끄럽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김경수 경남지사를 옹호했던 발언에 대해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권칠승 후보자는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김경수 경남지사를 옹호했던 자신의 발언을 두고 ‘생각에 변함이 없냐’고 묻자 “바뀌었다고 얘기하면 오히려 잘못된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답했다. 다만 “국무위원이 된다면 정치적인 현안에 대해 발언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최근 5년간 전통시장 소비가 전무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거주지) 주변에 전통시장이 없었다”면서 “대단히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에 대해선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존중돼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이 ‘피해호소인’ 용어를 썼던 것은 잘못됐다. 처음부터 피해자라고 하는 것이 정확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국민의힘 ‘성폭행’ 프레임 씌우기에 정총리 “맥풀려”

    국민의힘 ‘성폭행’ 프레임 씌우기에 정총리 “맥풀려”

    정세균 국무총리가 3일 국민의힘이 대정부질문에서 정부에 ‘성폭행’ 프레임을 씌워야 한다는 문건을 의원들에게 공유했다는 보도에 맥이 풀린다는 심경을 밝혔다. 정 총리는 “국회 대정부 질문은 국회와 행정부가 국정운영을 조율하고 정책을 의논하는 소중한 시간”이라며 “대정부 질문 시기가 오면 각 부처 공직자들은 밤을 새워가며 국회에 보고할 자료와 답변을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당이 정책 토론을 해도 모자랄 시간에 정쟁의 프레임을 덧씌우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자당 의원들에게 배포했다는 내용에 “저 역시 정부가 혹여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긴장의 고삐를 다잡는데 그만 맥이 풀리는 보도를 보고 말았다”고 털어놓았다. 정 총리는 “코로나로 근심에 빠진 국민을 위한 질의도 아닌 오로지 정쟁과 분열의 프레임으로 가득하다”면서 “차라리 이 보도가 가짜뉴스였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도 “김종인 대표님, ‘성폭행’ 프레임이 가당키나합니까?”라며 국민의힘의 대정부 질문 전략을 비판했다. 우 의원은 2월 임시국회에서 피해 중소상인, 비정규직, 프리랜서에 대한 충분한 지원안을 결정하고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시국에 ‘성폭행’ 프레임이라니 코로나로 고통받는 국민들의 절규는 들리지 않습니까”라고 한탄했다. 국민의힘이 오는 4일부터 시작되는 대정부질문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여당 출신 광역단체장들의 성비위 문제를 집중 공격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대정부 질의 의원들에게 나눠줬다. 국민의힘이 2일 배포한 ‘대정부질문 사전전략회의 관련’ 보고서에는 대정부질문 시 ‘프레임 씌우기 전략을 구사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정부에 ‘반(反)기업, 반 시장경제, 반 법치주의, 성폭행’ 프레임을 씌우는데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대정부질문은 4일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5일 경제 분야, 8일 교육·사회·문화 분야로 진행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지자체장 등 고위직 별도의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 의무화”

    “지자체장 등 고위직 별도의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 의무화”

    지방자치단체장 등 공공부문의 고위직에 대해 별도의 성희롱·성폭력예방 교육이 의무화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공공부문 고위직 인사들의 성희롱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이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2일 서울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지자체장이나 고위직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내용적으로나 여러 면에서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 달라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맞춤형으로 교육할 수 있는 부분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현재 지자체장 등 고위직의 경우 일반 공무원들과 함께 단체로 교육을 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교육시간에 잠시 인사만 하고 자리에서 이탈하는 등 교육이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정 장관은 “지자체장 등 기관장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기에 이들의 성인지 감수성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여가부는 성추행 예방 교육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각 기관의 평가와 연계하고, 직원들의 승진·전보 인사에도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대학의 경우 예방교육 점검 결과를 대학에 대한 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국내 첫 여성학 박사인 정 장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 등을 지내며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정 장관은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공식화하기 전 다른 여권 인사들과 달리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들의 성추행은 ‘권력형 성범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 장관은 여가부가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정치권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해 “여가부에 와서 보니 권한 한계 등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앞으로 더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내부 조직을 정비하고 다른 기관과의 협력체계도 강화해 국민 여러분께 공감받는 여가부가 되도록 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그는 “올해 처음으로 스토킹과 데이트폭력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고, 성희롱·성폭력 대응을 위한 전담 부서를 신설해 디지털 성범죄, 아동·청소년 대상 (유인·착취인) 온라인 그루밍 등 성범죄 근절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코로나19로 위기에 몰린 여성들을 위해 “경력단절 인턴을 정규채용 시 기업에 장려금을 지급하는 ‘세일고용장려금’ 사업을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윤미향 전 대표의 기부금 유용과 부실회계 의혹을 낳았던 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 대한 여가부의 보조금 지급에 대해 “정의연과 하던 사업은 지난해 종료됐다”며 “올해부터 사업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정의연이 하던 사업을 여가부 산하기관인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직접 할머니들의 의료지원 등을 맡게 된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고인의 공과 모두 기록하겠다” 박원순 추모단체 입장

    “고인의 공과 모두 기록하겠다” 박원순 추모단체 입장

    “인권위원회 판단 무겁게 받아들여모든 인간 완전할 수 없단 사실 인정”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추모사업단체가 고인의 공과 모두를 기록하겠다고 밝혔다. 1일 ‘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을 일부 인정한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달 25일 나온 인권위 결정과 관련해 “박 전 시장을 둘러싼 사건에 대한 사실상 유일한 판단이자 모든 관련 쟁점의 종합적인 결정”이라며 “인권위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피해자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또 인권위 조사에서 전현직 비서실 직원들의 성희롱 행위 묵인·방조 의혹이 증거가 없다고 판단됐다며 “피해자 대리인과 일부 여성단체들은 사과 등 이번 사건을 둘러싼 혼란에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모든 인간이 온전하고 완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따라서 우리는 그의 삶의 역정과 가치를 추모하면서 공과 모두를 기록해나갈 것이다. 이는 그와 친구로, 동지로 수십 년을 함께했던 우리들의 마땅한 책임이다”라고 밝혔다. 성공회 신부인 송경용 나눔과미래 이사장이 대표인 이 단체는 참여연대·아름다운가게·아름다운재단·희망제작소·서울시 등에서 박 전 시장과 인연을 맺은 각계 인사 70여명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달 25일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피해자에게 한 성적 언동 일부를 사실로 인정하며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이 늦은 밤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 이모티콘을 보내고 집무실에서 네일아트한 손톱과 손을 만졌다는 피해자의 주장은 사실로 인정 가능하다”며 “이와 같은 박 전 시장의 행위는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으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정봉주 “서울 토지엔 계급 있어…강남 양반·강북 상놈”

    정봉주 “서울 토지엔 계급 있어…강남 양반·강북 상놈”

    열린민주당 정봉주 서울시장 경선 후보가 “서울의 토지에는 계급이 있다”면서 “강남이 양반 토지, 한강변이 중인 토지, 강북이 상놈 토지”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1일 유튜브로 생중계된 같은당 김진애 후보와의 일대일 토론에서 “토지 계급제를 철폐해야 한다. 강남 용적률은 기본적으로 250%지만 강북은 대체로 150%다. 서울 전역의 용적률을 250%로 통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강북에 살던 분들이 지방세 국세를 다 냈고, 그 재원으로 1970년대 강남 개발을 했다. 떡을 줘야 할 사람들에게 40년간 벌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우상호 서울시장 경선후보를 겨냥해 “민주당의 한 후보는 ‘강남 재건축을 하겠다’, 한 분은 ‘35층 제한을 해제하겠다’고 하는데 서울 역사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진애 후보도 “11년 전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와 ‘10분 동네’ 공약을 같이 만들었다. 이미 많은 부분이 추진되고 있는데, 왜 쓸데없이 ‘21분 동네가 어떻다’는 어리석은 짓을 왜 하나”라며 박영선 후보의 ‘21분 콤팩트 도시’ 공약을 직격했다. 김 후보는 “우리는 박원순 서울시장, 한명숙 후보의 정책까지도 계승하겠다”라면서 “박 시장의 ‘사람의 가치’를 지향하고, 고건 시장의 노련한 리더십을 구사하겠다”고 했다. 민주당과의 통합 및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선 정 후보는 “안이한 단일화가 아니라 민주당과의 당 대 당 통합에 대한 문제 제기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작은 차이를 다 털어놓고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단일화나 통합을 위해 서울시장 후보에 나가는 것이 아니다. 정치적 협상으로 해석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정춘숙 “민주당, 박원순 사과 충분하지 않았다”

    정춘숙 “민주당, 박원순 사과 충분하지 않았다”

    “민주당이 박원순 전 시장 사건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에요. 그럼에도 (국민들이) 충분하다고 느끼지 않은 것이죠. 공적인 판단이 정리될 때 당의 대표를 포함한 모두가 충분히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박 전 서울시장의 성희롱 사실을 국가인권위원회가 인정한 이틀 뒤인 지난 27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사과했다. 민주당 여성위원장인 정춘숙 의원은 전날 이 대표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정 의원은 ‘공식적으로 사과를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미 사과했는데 또 사과해야 되느냐, 남인순 의원이 사과했는데 당대표까지 나서야 하느냐´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정 의원은 한국여성의전화에서 20년 넘게 여성운동을 해 왔다. 인권변호사인 박 전 시장은 동지였다. 정 의원은 지난해 8월 시사인 인터뷰에서 ‘그럴 리 없는 사람은 없다’고 이야기했고, 박 전 시장 지지자에게 비판을 받았다. 지난 29일 서울신문과 만난 정 의원은 “처음부터 이 사건이 무고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 사건에는 무고가 없고, 그럴 리 없는 사람은 없다”며 “법원에서 성추행을 인정한 것도, 인권위의 결론도 모두 예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위 발표를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나. “살살(약하게) 나왔다고 생각했다. 손톱을 만지거나 속옷 사진을 보냈다는 건 법원에서 말한 것과 수위가 다르지 않나. 구체적인 내용이 많았겠지만 인권위 설명대로 반론권이 없는 점을 감안했다고 생각했다. 확정할 수 있는 부분만 나왔구나 싶더라. 인권위가 애썼다. 직장 등 공적 영역에서 벌어지는 성희롱에 대한 고민이 보인다. ‘거부 의사 표시가 문제가 아니라 권력 관계가 문제다’, ‘손을 몇 번 만진 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는 지침을 내려 준 것이라 굉장히 의미가 있다.” -민주당에서 피해호소인, 2차 가해 문제, 피소 사실 유출 논란이 있었다. 정 의원은 피해자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고 주장했던데. “피해호소인 논란은 많이 아쉽다. 이번 사건이 젠더 감수성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를 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피해호소인이라는 건 원래 있는 말이었는데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맥락으로 사용하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랐다. 그런 느낌의 차이를 사람들이 알기 때문에 문제가 됐던 것이다.”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문제까지 정치권에서 끊이지 않고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는데. “당대표가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놀랐지만 한편으로는 그럴 리 없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놀라지 않았다. 20대 때 국회에 들어와 보니 사회 변화보다 훨씬 늦더라. 여성 의원을 ‘꽃´, ‘미인군단´으로 부르거나 여기자에게 ‘그 회사는 얼굴로 사람 뽑나 봐´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그런 말이 너무 싫다고 하면 깜짝 놀란다. 철저하게 가부장적인 곳이다. 여성 대변인은 아직도 다 젊고 어린 사람만 한다.” -이 대표가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했는데. “국제회의를 가면 외국의 경우 정치권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화두로 다뤄진다. 여성 국회의원이 성폭력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정의당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나. 한국도 캐나다, 유럽의회처럼 법을 제정하려고 한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선거법 등 정치 공간에서 일어나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명시하고 해결에 필요한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정춘숙 인터뷰 “민주당 사과 충분하지 않았다, 정치권 여전히 경각심 없어”

    정춘숙 인터뷰 “민주당 사과 충분하지 않았다, 정치권 여전히 경각심 없어”

    박원순 변호사와 여성운동 동지지만 ‘그럴리 없는 사람은 없다’ 피해호소인 용어, 많이 아쉬워…젠더 감수성 알아보는 계기 여성 대변인 젊고 어린사람만…정치권 변화 사회보다 늦어  “민주당이 박원순 시장 사건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에요. 그럼에도 (국민들이) 충분하다고 느끼지 않은 것이죠. 공적인 판단이 정리될 때 다시 한번 당의 대표를 포함한 모두가 충분히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희롱 사실을 국가인권위원회가 인정한 이틀 뒤인 지난 27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사과했다. 민주당 여성위원장인 정춘숙 의원은 전날 이 대표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정 의원은 ‘공식적으로 사과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하게 어필했다. ‘이미 사과했는데 또 사과해야되냐, 우리가 그렇게까지 사과를 또 할 필요가 있냐, 남인순 의원이 사과했는데 당 대표까지 나서야 하냐‘는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이 대표는 또다시 사과했다.  정 의원은 한국여성의 전화에서 20년 넘게 여성 운동을 해왔다. 인권변호사인 박원순 변호사는 동지였다. 정 의원은 지난해 8월 시사인 인터뷰에서 ‘그럴리가 없는 사람은 없다’고 이야기했고, 당내의 박 시장 지지자에게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 29일 서울신문과 만난 정 의원은 “처음부터 이 사건이 무고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 사건에는 무고가 없다”며 “법원에서 성추행을 인정한 것도, 인권위도 모두 그런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인권위 결론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나.  “살살 나왔다고 생각했다. 인권위가 인정한 사실, 손톱을 만지거나 속옷 사진을 보냈다는 건 법원에서 말한 것과 수위가 다르지 않나. 구체적인 내용이 많았겠지만 인권위 설명대로 반론권이 없는 점을 감안했다고 생각했다. 확정할 수 있는 부분만 나왔구나.”  -박 시장 사건에 대한 공적 판단은 끝났는데.  “인권위가 애썼다. 직장 등 공적 영역에서 벌어지는 성희롱에 대한 고민이 보인다. ‘거부의사 표시가 문제가 아니라 권력관계 문제다’, ‘손을 몇번 만지게 중요한게 아니다’라는 지침을 내려준것이라 굉장히 의미가 있다.”  -민주당에서 피해호소인, 2차 가해 문제, 피소사실 유출 논란이 있었다. 정 의원은 피해자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고 주장했던데.  “피해호소인 문제는 많이 아쉽다. 이번 사건으로 어느 정도의 젠더 감수성을 갖고 있는가를 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피해호소인이라는 건 원래 있는 말이었는데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맥락으로 쓰냐의 문제가 있었다. 피해호소인이 문제가 된건 받아들이는 사람이 그 느낌이 다르다는걸 알기 때문이다.”  -안희정, 오거돈과 박원순 사건에 대한 대처가 왜 달랐나.  “안희정 오거돈 사건은 피해자가 완전히 자기를 다 드러내거나, 가해자가 인정을 하거나, 수사가 시작되는 등 명백한 상황이었다. 박 시장이 사망하는 바람에 사람들이 명백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박 시장이 여성인권문제에 기여한 행적을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사망한 것에 대한 충격도 영향을 미쳤다. 그렇지만 그럴리가 없는 사람은 없다. 성차별적이고 여성에 대한 성적 착취가 얼마든지 가능한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문제까지 정치권에 끊이지 않고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는데.  “당대표가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놀랐지만 한편으로는 그럴리 없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놀라지 않았다. 20대 때 국회에 들어와보니 사회 변화보다 훨씬 늦더라. 여성의원을 ‘꽃,’, ‘미인군단‘으로 부르거나 여기자에게 ‘그 회사는 얼굴로 사람 뽑나봐’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그런 말이 너무 싫다고 하면 깜짝 놀란다. 철저하게 가부장적인 곳이다. 여성 대변인은 아직도 다 젊고 어린 사람만 한다.”  -이낙연 대표가 재발방지대책 약속했는데.  “국제연합 경제사회이사회 여성지위위원회(CSW) 회의를 가면 정치권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화두로 다뤄진다. 여성 국회의원이 성폭력을 당한다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솔직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정의당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나. 국회에서는 선수, 나이가 너무 중요하고 그에 따른 위계질서가 강하다. 그런 50대 남성 위주로 공천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도 캐나다, 유럽의회처럼 법을 제정하려고 한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선거법 등 정치공간에서 일어나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명시하고 해결에 필요한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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