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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달청 임산부 전용 휴게실

    조달청 임산부 전용 휴게실

    서울지방조달청이 13일 임신ㆍ출산 여성 직원의 휴식과 편의를 위한 전용 휴게실을 설치했다. ‘아름 쉼터’로 이름 붙여진 20평 정도의 휴게실에는 출산을 앞두고 있거나, 출산한 여성 직원이 휴식과 모유 수유를 할 수 있는 편의시설을 갖추어 놓았다. 이 공간을 마련한 것은 여성 직원의 비율이 40%에 이르는데도 마땅히 쉴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청은 지난 2002년도부터 ‘반포청사 어린이 집’을 운영해 현재 내부 직원 및 기획예산처 직원 자녀 등 54명이 이용하고 있다. 서울청의 이주현 사무관은 “여성전용 휴게실이 만들어져 심리적 안정감을 갖고 근무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제는 보육시설 등의 보유 여부가 직장 선택의 중요한 고려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문화재청 차장보직 기피?

    변화를 달가워하지 않는 기존 공무원 조직의 속성 때문일까, 학자 출신 청장의 ‘무리수’ 때문일까. 문화재청 차장 자리가 ‘구인난’을 겪고 있다. 보름 가까이 비어 있지만, 후속인사는 늦어지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다음주 후반에는 발령을 낸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대상자가 완전히 마음을 굳히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 차장은 직업공무원으로는 가장 높은 자리인 1급. 현재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는 인사는 문화관광부의 국장급 두 사람과 문화재청의 국장급 등 모두 2급 세 사람이다. 그럼에도 영예로운 문화재청 차장으로의 ‘발탁’을 그리 반가워하지 않는 것 같다. 이와 관련해 문화부 관계자는 13일 “승진 대상자들이 유홍준 청장과 일하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듯하다.”고 말했다. 앞서 전임 차장이 지난 1일 명예퇴직을 신청하고 휴가에 들어갈 때도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청장이 워낙 일을 ‘저지르는’ 스타일로 차장이 되면 뒷수습하기에 바쁘지 않겠느냐는 것이 안팎의 시각”이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실례로 예산과 조직을 다루는 기획예산처와 행정자치부로부터 “문화재청 두고 보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는 것. 부처간 협의없이 유 청장이 ‘윗선’에 줄을 대 거꾸로 지시가 내려오는 데 대한 반감이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밖에 직업 공무원 출신 청장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지시도 종종 내려오는 것이 사실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유 청장은 전임 청장들과는 확연히 다른 업무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유 청장은 정부대전청사보다는 서울 경복궁 안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에 머무는 시간이 오히려 더 많다. 세세하게 업무를 챙기기보다는 정부 안팎의 유력인사들과 만나 문화재청의 장관급 부처 격상을 설득하는 등 문화재 행정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청장의 ‘큰 뜻’을 관료들이 못따라 준다는 불평이 나올 법도 하다. 정부대전청사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전문성 갖춘 외청 ‘낙하산’ 못간다

    외청일수록 ‘인사 독립’을 원한다면 전문성을 확보하라. 특허청과 중소기업청이 같은 산업자원부의 외청이면서도 인사철만 되면 희비가 엇갈린다. 특허청은 올들어 청장과 차장을 비롯해 국장급 인사에서도 내부 인사가 약진한 반면 중소기업청은 산자부의 ‘밀어내기식’ 인사관행이 여전해 직원들의 사기가 말이 아니다. 특허청은 전체 20명인 국장급 직위 가운데 13명이 내부 승진자다. 반면 중기청은 본청과 지방청장을 포함한 국장급 16명 가운데 7명만이 내부 인사로 분류된다. 이른바 ‘낙하산’ 국장의 비율이 특허청은 35%에 그친 반면 중기청은 56%나 된다. 이유는 두 기관의 국장 직위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중기청 본부에는 ▲정책홍보관리관과 ▲중소기업정책국장 ▲소상공인지원국장 ▲창업벤처국장 ▲기업성장지원국장 ▲기술지원국장 등 6개 국장 자리가 있다. 산자부에서 뼈가 굵었다면 특정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무리없이 일 할 수 있다. 그나마 중기청 내부 출신이 홍보관리관과 기업성장지원국, 기술지원국을 맡고 있는 것이 위안거리이다. 반면 특허행정은 최근 정부 업무평가 방식이 달라지면서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국장급인 본부장은 경험에 더하여 전문성이 없으면 평가 결과에서 ‘낙제점’을 면키 어렵게 됐다. 특허청에는 ▲정책홍보관리관과 ▲산업재산정책국장 ▲정보기획본부장 ▲상표디자인심사본부장 ▲기계금속건설심사본부장 ▲화학생명공학심사본부장 ▲전기전자심사본부장 등의 국장급 자리가 있다. 역시 국장급인 특허심판원 심판장도 3년 이상 특허행정 경험이 있어야 한다. 특허청은 정부안에서도 가장 전문성이 요구되는 기관의 하나인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특허청 공무원들은 여기에 더욱 전문성을 쌓기 위해 노력한다. 지난 11일 서기관 승진 1년 만에 발탁된 안미정 환경화학심사팀장은 면역학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데다 특허청에 근무하면서 법학석사 학위를 따 환경 및 에너지기술 분야의 지식재산권 전문가로 발돋움했다. 한편으로는 중기청도 ‘인재풀’에 한계가 있는 만큼 산자부 출신을 무작정 달갑지않게 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과장으로 내려보내 국장급으로 승진시키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행태는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중기청의 한 공무원은 “전문성을 갖춘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 하느냐, 두루 잘하는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하느냐는 공직사회의 해묵은 과제였다.”면서 “하지만 이제 외청일수록 전문성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해외 조림에 노하우 축적”

    “국가적으로는 환경재해를 복구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참여한다는 의미가 있고, 산림 공무원으로서는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산림청의 김상균(50·기술고시 14회) 전 남부지방청장이 2004년 지진해일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의 ‘망그로브’숲을 복원하는 작업에 참여하기 위해 휴직계를 냈다. 새달 초 출국하는 김 국장은 민간인 신분으로 파괴된 아체주의 망그로브 550㏊를 복원하는 책임자로 2년 6개월 동안 인도네시아에 체류한다. 그는 12일 “산림복원은 물론 산림청이 추진하는 해외 조림사업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김 국장의 파견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인도네시아의 지진해일 피해를 지원하는 사업에 산림청이 참여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김 국장말고도 산림과학원, 산림기술인협회, 북부지방산림청 등의 전문가가 참여한다. 김 국장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조림에 성공한 국가로 명성을 얻고 있지만 해외지원은 초보수준”이라면서 “이번 사업은 난대림 연구의 기반을 구축하고 자원확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망그로브(mangrove)란 열대해안 지역에서 빽빽하게 자라고 있는 야자나무과 등 60여종의 잡목림을 일컫는다. 어패류 등 수생생물의 서식처일 뿐 아니라 파도로 인한 토양침식을 막아주고 해일·태풍 등의 완충지대로 경제성도 높다. 김 국장은 “이번 프로젝트에는 세계 각 국이 참여하는 만큼 비교평가가 이뤄진다는 부담도 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25년동안의 산림공무원으로 체득한 노하우를 펼쳐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망그로브 프로젝트는 단순히 나무를 심는데 한정되어 있지는 않다. 아체지역 주민과 공무원들에게 현장을 보여주어 숲의 중요성을 알리고 스스로 보존토록 하는 계획도 포함됐다고 한다. 김 국장은 “탄소 배출이 많은 우리나라가 배출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해외 조림이 필수적”이라면서 “해외지원은 국가간 협력 강화는 물론 클린청정 체제를 인정받는 부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부고]

    ● 박숙현 前의원 제3공화국 말기 공화당 정책위 부의장을 지냈던 박숙현 의원이 8일 노환으로 별세했다.82세. 고인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해 보건사회부를 거쳐 64년부터 70년까지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경제·사회 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고향인 경북 월성에서 8,9,10대 국회의원 선거에 내리 당선됐으며 정계 은퇴 후에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이웃돕기운동추진협의회장을 지냈다. 유족은 부인 이정혜씨와 1남3녀. 발인 12일 오전 6시 삼성동 성당. 빈소 건국대학교 부속병원 장례식장 201호 (02) 2030-7900∼1. ●추점수(전 서울신문 총무국)씨 모친상 8일 시립동부병원, 발인 10일 오전 6시 (02)928-0499 ●백남진(전 한국법제연구원장)남찬(사업)남석(〃)씨 모친상 인기(사업)용기(평안운수)대일(휴먼데이타시스템)대성(한국특허정보원)씨 조모상 9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30분 (02)921-9499 ●남호현(남명엔지니어링 대표)영진(한국방송광고공사 감사)세진(고운식물원 이사)용진(성오 〃)경진(시영성공학원 원장)씨 모친상 김해룡(자영업)정진원(경기대 교수)씨 빙모상 8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 (02)590-2540 ●김찬은(전 울산중앙고 교장)씨 별세 김군자(전 부산 주례여중 교감)씨 상배 웅규(대전대 법경찰학부장)웅대(창원 유니드치과 원장)진아(대전 온누리우성약국 대표)진형(부산 자하연약국 〃)씨 부친상 김영운(대전 김영운내과 원장)오상헌(부산 새로운치과 〃)씨 빙부상 임연희(부산 참편한치과 원장)씨 시부상 9일 부산의료원, 발인 11일 오전 8시30분 (051)607-2654 ●이동열 무열(사업)태열(대구일보 회장)경열(사업)씨 모친상 김원길(그린종합관리 대표)씨 빙모상 후태(대한환경 대표)후탁(대구일보 광고팀장)후달(한솔종합관리 대표)후혁(대구일보 정치부 기자)후국(미국 거주)후민 후섭씨 조모상 8일 경북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 (053)420-6151 ●정흥만(목포신항만 상무)씨 부친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3010-2265 ●김공석(자영업)용두(성원ENT 이사)인수(금산인삼 대표)씨 모친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 (02)3010-2294 ●박승기(오성특수인쇄사 대표)형기(한진정밀 대표)문기(〃)완기(원진산업 생산부장)상기(신세기정보통신 대표)씨 부친상 윤보현(안양 한진정밀공업사 대표)씨 빙부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3010-2292 ●유재우(삼성SDS 과장)씨 부친상 수열(로고스필름 사장)광열(엠마오치과 원장)씨 형님상 7일 경희의료원, 발인 10일 오전 9시 (02)958-9552 ●류재영(KT 자산경영실 자산기획담당 상무)재현(농협 차장)재관(싱가포르 선교사)씨 부친상 백승호(서울경찰청 총경)씨 빙부상 7일 광주 무등장례식장, 발인 10일 오전 9시 (062)515-0499 ●윤태자(서울 대현초등학교 교사)순자 애자(충북 청주 율량초등학교 교사)태진(영진기업 차장)태호(자영업)씨 모친상 장기연(서울시 노인복지과장)유진태(신한은행 충주지점장)장명완(청주 주성대 교수)씨 빙모상 9일 충북 청주의료원, 발인 11일 오전 (043)279-2763 ●조승수(전 국회의원)씨 부친상 박이현숙(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여성위원장)씨 시부상 9일 울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52)259-5242 ●황명주(SK텔레콤 수도권네트웍본부장)씨 별세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1일 오전 10시 (02)3410-6915 ●정영훈(해양수산부 어업지도과장)영목(청해진 농협)씨 부친상 오순화(KBS 시청자서비스팀 차장)씨 시부상 8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40분 (02)590-2697
  • 이철 한국철도공사 사장 인터뷰

    이철 한국철도공사 사장 인터뷰

    지난해 6월 한국철도공사에 정치인 출신 이철(56) 사장이 취임하자 안팎에서는 ‘러시아 유전 파문을 진화하기 위한 소방수’로 해석했다. 하지만 요즘 그를 ‘그저 왔다가는 사장’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사장은 그동안 감사원과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스스로 진단한 대로 구조개혁을 추진하는가 하면 경영정상화에 대한 정부의 ‘언질’을 이끌어냈다. 지난달 1일 철도노조가 불법으로 파업했을 때는 “불편해도 조금만 참아달라.”며 국민들을 설득하면서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 방침을 고수하는 뚝심을 보이기도 했다. 취임 당시 “경영정상화를 위한 피나는 자구 노력과 별개로 정부에는 특단의 지원을 요구하겠다.”는 공언을 지켜나가고 있는 셈이다. 지난 1일 노조와 지루했던 단체협상을 마무리한 이 사장을 7일 대전정부청사 12층의 사장실에서 만났다. 그는 “남북·대륙철도시대를 앞둔 지금은 치열하게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철도공사에 기업형 조직과 기업형 사고를 아무리 투입해도 넘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도공사는 지난달 이후 노조의 파업과 작업거부 등 노사대립이 한 달 동안이나 이어졌다. 자연스럽게 노사 갈등 원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 사장은 “철도에 노사문제는 없다.”고 단언했다. 근본적인 문제를 노조가 제기한 것을 두고 마치 사용자와 대립하는 양상으로 비쳐지는 것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파업 당시 법과 원칙을 밝힌 것을 강경 대응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파업만은 안 된다고 수없이 호소했지만 불법파업을 하는 바람에 당연한 원칙을 적용한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빠르고, 정상적으로 사태를 수습하는 방안으로 생각했지요. 과거에는 파업이 일어나면 조기수습하는 데만 급급해 한쪽의 이익만 일방적으로 보장하는 비정상적인 방법이 성행했습니다. 파업만능주의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지요.” 이런 관행을 없애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파업 당시 무려 2244명의 조합원을 직위해제하여 세상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노사교섭이 마무리된 지금 이 사장은 “징계는 징계 자체가 목적이 아닌 불법파업의 재발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불법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사람들까지 징계를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책임은 물어야 하겠지만 직장인에게는 ‘사형선고’와도 같은 ‘배제징계’는 최소화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여전히 파업농성을 벌이며 복귀하지 않는 KTX 여승무원 문제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버린 것이 아닌가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자회사 정규직을 약속했고, 성차별적 요소도 개선하는 등 가능한 일은 다 했다.”면서 “그런데도 지난 4일 복귀한 승무원을 폭행한 사건이 일어난 것은 정상적인 대화를 할 수 없는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6일에는 노조원의 가족에게 편지를 보내 “안타깝게도 우리의 귀한 딸들과 헤어져야 할 순간이 시시각각 다가옴을 느낀다.”며 간곡하면서도 단호하게 복귀를 호소하기도 했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고,1980년에는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다시 투옥되는 등 민주화 진영의 핵심인물이었던 그가 노조를 상대하는 데 갈등은 없을까. 그는 “공공성 강화와 비정규직 문제 해결, 해고자 복직 등 파업에 이르게 한 노조의 요구는 노사협상으로는 풀 수 없는 우리 사회의 문제”라면서 “현실적으로 이런 요구를 사용자에게밖에 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 사장은 줄곧 “철도부채는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근거는 무엇일까. 그는 먼저 “고속철도 건설에 투입된 공사비 18조 4000억원 가운데 약 10조원이 차입됐다. 이중 4조 5000억원을 철도공사가 떠안았다. 나머지 5조 5000억원도 시설사용료 명목으로 철도가 갚아나가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015년에는 누적적자가 22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현황을 설명했다. 그는 “건설부채 탕감은 당연하고 정당한 요구”라고 했다. 적자노선을 운영하고 있고, 신규사업에 따른 운영부채 발생도 불가피한데 사실관계에 대한 설명없이 철도 부채를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비춰져 안타깝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지난달 러시아에서 열린 북한 및 러시아와의 3국 철도 대표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일단 “3국 철도 대표의 만남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회담에서 남북한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 연결의 단초가 될 수 있는 나진∼하산간 개량사업에 러시아가 분명한 의지를 밝힌 것을 주목하고 있다. 이 사장은 남북철도를 경원선으로 연결하는 방안이 깊이 있게 논의됐음도 비쳤다. 그는 “화물의 70% 이상이 수도권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기존에 논의되어 왔던 동해선보다 경쟁력이 있고 러시아의 관심도 크다.”면서 “다만 통과노선이 군사시설 밀집지역이라는 점에서 북측의 양보를 얻어내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에게 “철도 사장 역할은 언제까지로 보고 있느냐.”는 직설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는 지금도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아닌 ‘이철’을 앞세운 별도의 인터넷 홈페이지(www.leechul.net)를 운영하고 있다.‘이제는 이철입니다’라는 사이트 제목에서부터 자신의 글을 담은 코너를 ‘철이 생각’으로 지어 방문객들을 슬그머니 미소짓게 하는 데까지 ‘나는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감추지 않는다. 그는 “크든, 작든 자리를 탐하지 않았고, 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요구가 있는지를 먼저 판단했다. 부산에 출마할 때도 그랬고, 철도공사 사장으로 선임될 때도 마찬가지였다.”면서 “앞으로 정치를 하느냐, 마느냐 역시 같은 기준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10일부터 일주일 동안 병가를 냈다고 한다. 그동안 지나치게 과로해 주변에서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서울광장] 양극화 논쟁을 보는 눈/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양극화 논쟁을 보는 눈/우득정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연설에 이어 청와대가 국정브리핑을 통해 양극화 시리즈를 쏟아내면서 양극화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지방선거의 쟁점을 양극화 문제로 몰고갈 태세다. 국정브리핑은 1탄 ‘기적과 절망, 두개의 대한민국’에서 9탄 ‘시장맹신주의와 성장지상주의를 극복하자’에 이르기까지 지금의 양극화는 과거 개발독재시대가 추구한 ‘압축성장’의 그늘이라고 진단한다.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카지노 경제’ 논리가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약자의 목을 죄고 있다는 식이다. 그러면서 양극화의 혜택을 누려온 보수층은 대척점에서 신음하고 있는 빈곤층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고 힐난한다. 참여정부의 잘못된 배분정책으로 성장잠재력이 위축되고 빈곤층은 도리어 늘었다는 보수층의 공세에 대한 ‘의도된’ 역공인 셈이다. 여권은 대립과 갈등의 ‘비정한 사회’에서 상생과 협력의 ‘따뜻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양극화의 실상을 ‘폭로’하고 있다. 하지만 우선 양극화는 단어 자체가 지극히 계급이념적이고 전투적이다. 야권과 보수층이 논리에 앞서 조건반사적으로 반발하는 이유다. 그리고 글로벌경제에 편입된 한국을 따로 떼어내어 양극화의 수혜계층과 피해계층으로 이분화하는 것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한국이라는 외딴섬에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의 제로섬 게임이 아닌 것이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지적했듯이 양극화 심화의 직접적인 이유인 경쟁 격화는 효율적인 자본주의로 가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특히 중국과 인도라는 거대한 ‘블랙홀’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잃은 산업과 기술은 낙오자 대열로 편입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끊임없는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낙오자는 사회안전망의 확충을 통해 보호해야 한다. 민간부문은 경쟁력을 북돋우고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는 보호와 훈련을 통해 재활의 기회를 부여해야 하는 것이다. 양극화를 사전적으로 제어하겠다고 정부가 섣불리 개입하면 규제로 이어져 경쟁력 약화와 자원배분의 왜곡으로 귀결된다.100m선상에서 함께 손잡고 출발해 동시에 골인하려다가는 공멸하게 되는 것이다. 국정브리핑의 지적처럼 보수층이 양극화 문제를 외면해온 탓에 현재로서는 여권의 공세가 먹혀드는 듯하다. 보수층은 선거를 앞두고 특정계층 공격을 통한 세(勢)결집 의도라며 반발하기에 급급한 모습이다.‘양극화의 심화는 참여정부의 정책 실패 탓’(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이라거나 ‘성장이 분배를 개선한다’는 고답적인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최근 이상 조짐을 보이고 있는 지표를 들먹이며 ‘경기도 신통찮은데 양극화 타령만 하느냐.’며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야권이나 보수층은 공격을 해도 시원찮을 판에 수비하기에 바쁘니 분통이 터질 노릇일 것이다. 사실 과거 같으면 야당이나 보수층은 “참여정부 3년 동안 살림살이가 좀 나아졌습니까?”라고 빈정대기만 해도 절로 불만세력을 규합할 수 있었다. 상대적 박탈감을 부채질하는 것으로 충분했다는 얘기다. 지난달 말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의 양극화 대토론회에 이어 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여권과는 전혀 다른 분석과 처방을 내놓았다. 어차피 양극화 문제가 공론의 장으로 옮겨온 이상 접점이 모아질 때까지 치열한 논쟁이 지속됐으면 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개그중의 개그 보여드립니다”

    “개그중의 개그 보여드립니다”

    ‘당신의 THE 웃긴 밤을 위해.’ 케이블ㆍ위성TV 오락채널인 코미디TV가 야심차게 준비한 스탠드업 코미디 ‘THE 웃긴밤’이 7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 12시에 방송된다. 요즘 최고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맨들이 총출동, 새로운 개그를 선보인다는 각오다. 이들 대부분은 KBS ‘개그콘서트’와 ‘폭소클럽’ 출신. 특히 늦은 밤에 방송되는 만큼 지상파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소재들을 바탕으로, 다소 위험한 수위까지 넘나드는 코미디를 선보인다. 출연진은 ‘고음불가’의 이수근,‘화니지니’의 최현진과 오승환,‘김샘’의 김홍식을 비롯, 장동민·김준호·심현섭·장동혁·박성호·김병만·권진영·홍인규·김진철 등 웃기는 데 도가 튼 인기 개그맨들로 탄탄하게 짜였다. 특히 심현섭과 권진영, 김진철 등은 오랜만에 얼굴을 보이게 됐다. 연출진과 작가진도 출연진 못지 않다.‘폭소클럽’과 ‘개그콘서트’의 작가로 지난해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최우수 방송작가상을 수상한 김은미 작가와 코미디TV의 시트콤 ‘란제리’ 등을 연출한 박병준 PD, 박승호 PD 등이 뭉쳤다. 주요 코너는 개그계의 최단신 남자 콤비 이수근과 김병만이 샐러리맨들의 취중진담을 개그로 풀어내는 ‘술 한잔 했습니다’, 장동민의 ‘천기누설’, 동물을 소재로 한 김진철의 ‘내셔널 주(Zoo)그래픽’, 홈쇼핑 쇼호스트로 변신한 김준호의 ‘별난 3종 세트’, 심현섭의 코미디 완전 정복 ‘코미디 코치’, 화니지니의 ‘∼歌’ 등이다. 특히 ‘애니멀맨’으로 변신한 김진철의 동물개그와 화니지니가 밤에만 들을 수 있는 갖가지 소리를 찾아서 떠나는 ‘∼歌’ 등에서는 성(性)에 대한 솔직한 토크가 이뤄진다. 첫 녹화현장에서 출연진들은 “그동안 지루하고 마지 못해 웃었던 개그가 아닌, 솔직하면서도 수준을 한층 높인 개그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조달청 상담은 힘들군요”

    “조달청 상담은 힘들군요”

    “상담이라면 자신있었는데 전문성이 필요한 조달청 상담에는 주눅이 들어 더 공부해야겠다는 걸 느꼈습니다.” 강수정(29) KBS아나운서가 6일 조달청 콜센터 일일 상담원으로 근무했다. 강 아나운서는 조달청이 정부조달콜센터 설립 5년을 맞아 마련한 전 직원 콜센터 체험 첫날 진동수 조달청장과 함께 상담원으로 활동했다. 조달청은 이날 강씨를 ‘나라장터’ 홍보대사로 임명하고 위촉장도 수여했다. 강 아나운서는 “세계적 브랜드로 인정받은 나라장터를 알리는 데 노력하겠다.”며 “기회가 된다면 직접 상담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진동수 조달청장은 “하루 3명씩 전 직원이 돌아가면서 6개월간 콜센터 상담을 맡게 된다.”면서 “고객 상담을 통해 직원들의 업무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철도공사직원 봉사팀 운영 서울역 노숙자 크게 줄여

    “억지로 내보내도 늘어나기만 하던 노숙인들이 말 상대도 돼 주고, 치료도 받게 해주니 오히려 줄어드네요.” 한국철도공사 직원들의 ‘발상의 전환’이 서울역의 ‘골칫거리’인 노숙인들을 줄이는 효과를 낳았다. 서울지역 철도공사 직원들은 지난해 11월 ‘아웃리치(Out-reach)’라는 봉사팀을 만들었다.2003년 달려오는 기차로부터 어린이를 구하고 자신은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아름다운 철도인’ 김행균(45·서울지역본부 화물사령)씨 등 6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하루 2명씩 일과를 마친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서울역 주변의 노숙인들로부터 애로를 듣고, 아픈 사람은 병원에 데려가는 활동을 펼쳤다. 서울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불편케 했던 노숙인을 ‘단속 대상’에서 노숙인을 도움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로 인식을 바꾼 것이다.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skpark@seoul.co.kr
  • 7년만에 산불없는 식목일

    5일은 1999년 이후 7년 만에 ‘산불없는 식목일’이 됐다. 산림청은 제61회 식목일을 맞은 이날 전국적으로 단 한 건의 산불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최근 5년 동안 식목일에는 평균 31건의 산불이 일어나 140㏊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특히 2002년에는 식목일 하루에 63건의 산불이 일어나 620㏊를 태웠다. 지난해 식목일에는 강원도 양양의 ‘1000년 사찰’ 낙산사가 전소되기도 했다.산림청은 “식목일이 올해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되어 상춘객이 크게 줄어든 데다,4일 전국적으로 내린 봄비가 산불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대전청사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KTX여승무원 어디로 가나

    KTX 여승무원 문제가 노노(勞勞)갈등으로 치달으면서 실마리 찾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여승무원들이 농성을 벌이는 동안 새로운 위탁관리 업체가 기존 승무원을 우대하는 새로운 채용절차를 밟으면서 상황은 악화됐다. 한국철도공사는 5일 “농성을 벌이고 있는 KTX 여승무원들이 업무에 복귀해 교육을 받고 있던 동료승무원들을 지난 4일 집단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승무원 위탁관리 사업체인 KTX관광레저는 “가담한 KTX 여승무원들을 고소·고발하는 등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KTX 여승무원 노조는 “항의방문은 갔지만 물리적 마찰은 없었다.”면서 “집단폭행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는 철도공사와 KTX관광레저의 ‘언론플레이’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KTX관광레저는 지난달 경력직 KTX 승무원 모집공고를 냈으며,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기존 승무원 14명이 채용에 필요한 교육을 받고 있었다. 철도공사는 이번 파문에 따라 KTX 여승무원 노조에 제안한 ‘무제한 토론’도 철회했다. 당초 철도공사는 이해당사자 전원이 참석하는 토론을 계획했었다. 철도공사는 한걸음 나아가 앞으로 이뤄질 KTX 여승무원 채용에서는 기존 승무원을 우대하는 조치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토론·대화의 장은 승무원들의 요구로 마련됐음에도 답변을 미룬 채 상상할 수 없는 불법이 저질러졌다.”면서 “4일 사건에 대한 공개사과 없이 더 이상 대화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무제한 토론은 방식과 장소 등 모든 면에서 수용이 어려운 일방적 통보였다.”면서 “토론 이외 대안이 없다고 명시한 것도 해결의지가 없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한국은행 ‘이성태 시대’ 개막

    한국은행 ‘이성태 시대’ 개막

    “때에 따라서는 불확실성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이성태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3일 취임식에서 통화정책과 관련해 던진 메시지다. 중앙은행 수장(首長)으로서 이 총재가 앞으로 4년간 통화정책을 어떻게 운용해 나갈지 가늠해 볼 수 있는 표현이다. 물가나 경기상황, 부동산시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하다면 선제적으로 콜금리 (금융기관간 초단기금리)를 올리는 등 과감한 통화정책을 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시장에서도 비슷한 분석을 한다. 물론 박승 전 총재 때와 금리정책의 큰 기조는 당장은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 총재는 금리조절에 보다 역동성을 둘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리를 올려야 할 때 올리고, 내려야 할 때 내리는 등 조절 횟수가 과거보다 눈에 띄게 늘면서 금리정책의 템포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취임사, 정책의 적시성 강조 이 총재는 이날 취임사에서 정책의 ‘적시성(適時性)’을 유독 강조했다. 그는 “경제 상황을 예측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중앙은행이 정책 결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지만 실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몇 차례 콜금리를 손대야 할 때 기회를 놓쳐 결국 시장에 부작용을 빚었던 것에 대한 반성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1년 하반기에서 2002년 초반기다.2001년 9·11테러 직후 경기하강을 우려, 콜금리를 무려 0.50%포인트나 내렸지만, 이듬해 초부터 ‘카드대란’과 부동산 가격 급등 등 부작용이 빚어졌다.2002년초에는 박승 전 총재도 취임 직후 줄곧 “콜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요구에 부딪혔지만 결국 시기를 놓쳐 거품으로 연결됐다는 비난이 지금도 나오고 있다. ●“상황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이 총재는 일부에서 제기되는 ‘매파’(강성파)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해갔다. 그는 “상황은 항상 바뀌며 어떤 시점에서 한 이야기가 상황이 바뀌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면서 “내가 ‘매파’적이라는 말도 나오지만 통화정책은 그때그때의 상황에 적합하게, 경제의 큰 흐름에서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론적인 수준으로 볼 수도 있지만, 금융시장과의 의사소통도 원활히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금융시장은 통화정책의 1차적인 파급 경로인 만큼 중앙은행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면서 “정책 의도를 시장에 적절하게 전달하고 시장참가자의 기대와 반응을 수렴하는 피드백 채널을 보강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장은 교과서대로 움직이지 않아”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이 총재의 이같은 약속을 환영하면서도, 보다 구체적인 조치가 나와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서철수 책임연구원은 “시장은 경제교과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한은이 먼저 알아야 한다.”면서 “시장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라도 시장참가자와 한은 정책 입안자들이 비공식적인 자리를 자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총재는 이번 취임사에서 해외 투자은행(IB)이 이미 ‘매파’로 분류했듯 나름의 소신과 고집을 시장에 충분히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선임연구원은 “취임후 처음 갖는 자리인 만큼 전체적으로 원론적인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정책의 시의성을 유달리 강조한 점으로 볼 때 예전에 비해 금리 조절의 횟수는 많아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연구원은 “(이 총재는) 금리를 올려야 할 시기가 오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시장에 분명히 전달했다.”면서 “그러나 현재 국내외 여건상 오는 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여전히 콜금리는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환경·생명] 남해안 벨트는 거대한 ‘소나무 무덤’

    [환경·생명] 남해안 벨트는 거대한 ‘소나무 무덤’

    정부대전청사를 이륙한 산림청의 재선충병 방제 헬기가 시내를 벗어나자 겨울을 견뎌낸 짙푸른색 솔숲 사이사이로 연녹색 봄기운이 완연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시속 240㎞로 대전에서 통영을 잇는 고속도로를 따라 한시간쯤 날아간 헬기가 서부 경남 지역에 다다르자 상황은 달라졌다. 산중턱마다 늦가을 볏가리처럼 쌓아놓은 나무더미가 널려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를 잘라낸 뒤 훈증처리한 ‘소나무 무덤’이라고 했다. 사람이 오르기 어려운 깊은 산속은 물론 바닷가·등산로·도심·인가 주변 할 것없이 소나무가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무덤이 만들어졌다. 경남 사천시 곤양면 검정리 남해안고속도를 따라 있는 2㏊의 산림은 아예 ‘까까머리´였다. 울창했던 소나무숲은 이제 나무 밑둥만 남겨진 채 흔적을 찾을 수 없게 사라져버렸다. 사천 와룡산 들머리에서는 산불현장처럼 산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가까이 날아가 보니 재선충병에 걸려 벌목한 소나무를 소각처리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불구덩속으로 던져진 소나무들이 뿜어내는 희뿌연 연기가 포연이 자욱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진주시에서는 방제단이 일정규격으로 피해목을 자른 뒤 연기로 재선충을 박멸한 뒤 비닐을 덮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비닐색깔이 흰색, 파란색, 녹색으로 갖가지였다. 벌목한 연도를 색깔로 구분하고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요즘에는 감염된 소나무뿐 아니라 재선충이 확산될 우려가 있는 지역의 소나무까지 톱날이 가해진다고 했다.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은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5∼7월 소나무, 전나무, 가문비나무, 삼나무 등의 새잎을 갉아먹을 때 상처부위를 통하여 전파 감염된다고 한다. 진주시 관계자가 “이유가 없다.”면서 “매개충의 유충이 성충이 되는 우화(羽化)시기 이전인 4월까지는 붉게 말라죽은 소나무를 모두 없애야 한다.”고 다급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에는 재선충병의 최대 피해지인 부산으로 기수를 돌렸다. 사천에서 진주∼김해∼양산∼부산으로 이어지는 ‘남해안 벨트’는 어느 곳이나 전해듣기보다 훨씬 처참한 모습이었다. 부산 해운대구와 기장군은 더욱 심각했다. 구철웅 부산시 산림팀장은 “지난해 10월 부산지역의 산은 재선충 감염으로 내장산 단풍을 방불케 할 만큼 울긋불긋했다.”면서 “부산에서만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제거될 소나무가 76만여그루”라고 안타까워했다. 재선충병 발생 밀도가 30%가 넘으면 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있는데, 이 때문에 민둥산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11일 부산 기장군 기장읍 당사리에서는 300년이 넘은 당산목 3그루가 베어졌다. 당연히 주민들은 벌목에 동의하지 않았다. 심지어 작업반조차 “당산목을 건드리면 다친다.”며 나서지 않았다. 결국 당산목에 제사를 지내고서야 베어낼 수 있었다. 오기표 산림청 재선충병방제과장은 2일 “재선충병은 다른 병해충과 달리 한 그루만 방제작업에서 누락되어도 피해가 급속히 번지는 암세포와 같다.”면서 “방제에 ‘올인’하고 있는 만큼 올해와 내년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산림청 헬기에서 글 사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환경·생명] “위기를 기회로” 다양한 노력

    남해안에서 시작된 소나무재선충병이 중부지역까지 북상하면서 방제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기존의 재선충병 방제는 확산을 지연시키는 벌목 및 훈증처리에 집중돼 있다. 이 작업은 한 그루에 3만 5000원의 비용이 드는데다 자원의 손실이 크고, 사후관리까지 요구되는 비경제적 방법이다. 다만 소각이나 파쇄보다 처리가 쉬워 작업속도를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박규종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연구소장은 “훈증은 경관을 훼손시키고, 일정시간이 경과한 뒤 다시 손이 가는 부담이 있다.”면서 “자원 재활용을 위한 파쇄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 해운대구와 기장군에서는 피해목을 잘게 부순 톱밥을 축산농가에 제공하고 있다. 훈증약제의 무해성이 확인되면 방치된 100만그루 이상의 피해목을 산업·축산용으로 널리 활용할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부산림연구소는 경남 진주시 금산면 장사리에서 재선충병의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생태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애벌레에서 성충이 되는 우화시기를 정확히 파악하면 항공방제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솔수염하늘소의 천적으로 알려져 중국에서 공수된 기생봉도 길러지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최근 국내의 기생봉을 증식하는 연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나무를 베어낸 자리에 경제성 있는 나무를 심는 수종갱신도 이루어지고 있다. 경남 사천시 곤양면 검정리에는 편백나무를 심어 경관림을 겸한 방화선으로 삼을 계획이다. 이상길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연구센터장은 “우리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면 세계 최고의 재선충병 방제 기술 보유국이 될 것”이라면서 “아직 남아 있는 우리의 소나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박승 한은 총재 “자연인으로 돌아가 팔도강산 유람”

    “이제 본래의 위치인 촌사람, 순수 ‘자연인’으로 돌아갑니다.1일부터는 손수 차를 운전해 팔도강산을 누비며 세상 돌아가는 것을 구경할 생각입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4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반쯤은 아쉽고, 반쯤은 시원하다.”는 그는 이임식에서도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화폐 제도 개혁 제대로 못해 아쉬워” 박 총재는 “1961년 25살의 나이에 한은에서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이제 일흔의 나이에 총재에서 물러나 공인으로서의 생활을 마감한다.”면서 “한은을 가장 사랑한 총재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4년전 총재로 오면서 남북화폐 통합, 한은 독립성 강화, 한은 내부개혁, 화폐제도 개혁 등 네 가지가 구상했던 목표”라면서 “우리 힘만으로 어려운 남북 화폐통합을 제외하고는 웬만큼 이뤘지만, 고액권 발행 등 화폐 제도개혁을 제대로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최근 화두로 등장한 양극화 문제에 대해서는 “양극화는 경제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이뤄진다는 뜻으로, 실패의 결과가 아니라 성공의 결과”라면서 “양극화의 해결은 조속한 구조조정의 완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때 ‘스트레스를 술로 풀지 말라.’는 집사람의 잔소리를 들을 만큼 억울한 일도 겪었다.”면서 “그러나 총재로서 후회없이 정열을 바쳤고 100%는 아니지만 60∼70%는 하고자 하는 대로 했다.”고 회고했다. ●‘박승자박´ ‘오럴 해저드´ 대가 톡톡히 박 총재는 전임 총재들과 달리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소신을 드러내 뉴스거리에 목말라하는 기자들에게는 인기만점이었다. 하지만 ‘박승자박’,‘오럴 해저드(Oral Hazard)’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톡톡히 대가도 치렀다. ●‘한은 독립성 강화´ 최대 치적 임기중 한은의 지상목표인 물가안정을 이루는데는 성공했지만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부동산가격이 급등하는 단초를 제공한 것은 부담으로 남는다. 다만 대(對) 정부 관계에서 한은의 독자적인 목소리를 높이면서 한은의 독립성을 강화한 점은 최대 치적으로 꼽힌다. 그는 동네 목욕탕을 다니고 행원 시절 갔던 을지로, 무교동의 대중식당을 총재가 되어서도 즐겨 찾을 정도로 소탈한 면모를 지녔다. 사후에 재산을 모두 기증하겠다고 이미 밝혔고 39년째 살고 있는 동네의 구청(은평구청)에는 때가 되면 남모르게 이웃돕기 성금을 내는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서울 부산 새마을·무궁화호 검수 거부로 28일 감축운행

    철도노조 서울·수색·부산차량사무소 검수원들의 차량정비 거부에 따라 28일부터 해당 차량기지에서 담당하던 서울∼부산간 새마을·무궁화호 12편의 운행이 중단된다.또 29일부터는 이 구간 왕복 10편의 운행이 추가로 중단된다. 이에 따라 철도공사는 28일 이 시간대에 열차예약을 한 고객들은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구입한 승차권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에는 승차일로부터 1년 이내에 전국 모든 역에서 전액 환불받을 수 있다. 운행이 중단되는 열차는 서울과 부산에서 28일 낮 12시 이후에 출발하는 서울발 부산행 ▲새마을 1009·1015호 ▲무궁화 1209·1249·1255호, 부산발 서울행 ▲새마을 1010·1040·1012·1016호 ▲무궁화 1210·1212·1256호 등 12편이다.29일에는 서울발 부산행 ▲새마을 1001·1017·1005호 ▲무궁화 1201·1205호와 부산발 서울행 ▲새마을 1002·1018호 ▲무궁화 1202·1242호 10편 등 총 22편이다.한편,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한국철도공사 서울사옥을 무단 침입,5시간 동안 불법 점거한 KTX 승무원과 철도노조원 200여명이 출동한 경찰병력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2회전] 백번 필승의 징크스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2회전] 백번 필승의 징크스

    총보(1∼200) 제1회 강원랜드배 한중바둑대전에서 창하오 9단의 4연승에 힘입어 또다시 우승컵이 중국에 넘어갔다. 이로써 한국바둑은 작년말부터 삼성화재배, 정관장배, 농심배에 이어 연속으로 우승컵을 빼앗기고 있다. 더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LG배도 중국기사들끼리 결승전을 치르고 있으므로 사실은 5회 연속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우리나라 선수가 마지막 우승을 차지했던 것은 지난해 8월의 후지쓰배와 중환배.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바둑은 계속 잘 나가는 분위기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중국의 기세가 좋아진 것이다. 물론 몇 번 연달아 졌다고 해서 그동안 한국바둑이 세웠던 찬란한 금자탑이 갑자기 빛이 바래는 것은 아니다.1988년 처음으로 세계대회가 생긴 이래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중국과 일본이 우승한 것을 합한 것보다 배 이상이나 많은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훌륭했던 과거에만 연연하는 것도 우스운 노릇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나 현재가 아니라 미래이다. 그런데 최근의 상황으로 봐서는 미래에도 한국이 예전처럼 독주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고 실망할 일만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그동안의 독주가 오히려 이상했다. 실력 자체만을 놓고 비교했을 때,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의 정상급 기사들 간의 실력 차이는 사실상 거의 없다. 그런데 미세한 정신력의 차이로 그동안 우리나라가 연거푸 우승을 차지했었던 것이다. 바둑팬의 입장에서 본다면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겠지만 바둑 3국이 치열하게 경쟁하게 됐다는 측면에서는 관전하는 재미가 훨씬 더 커졌다고 할 수 있겠다. 본국은 전체적으로 보면 허영호 4단의 완승국이라고 할 수 있다. 초반부터 흑의 두터움에 잘 맞서며 실리 작전으로 나간 것이 주효해서, 계속 앞서 나갔다. 다만 마지막 순간에 백164라는 방향 착오로 반격을 당해 위험에 처한 것은 옥에 티였다. 한편 박승현 4단은 그 절대적인 찬스를 흑171이라는 실착으로 놓쳐 버린 것이 더없이 아쉬웠을 것이다. 이로써 두 기사간의 통산 전적은 2승 2패. 그것도 모두 백을 든 기사가 이기고 있다. 징크스라는 것은 별게 아니지만 깨지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인가 보다. 200수 끝, 백 불계승( 133=47,173=146,200=71) (제한시간 각 10분, 초읽기 40초 3회, 덤 6집반) 유승엽 withbdk@naver.com
  • 서울~부산 새마을·무궁화호 내일 감축운행

    철도노조 서울·수색·부산차량사무소 검수원들의 차량정비 거부에 따라 28일부터 해당 차량기지에서 담당하던 서울∼부산간 새마을·무궁화호 12편의 운행이 중단된다.또 29일부터는 이 구간 왕복 10편의 운행이 추가로 중단된다. 이에 따라 철도공사는 28일 이 시간대에 열차예약을 한 고객들은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구입한 승차권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에는 승차일로부터 1년 이내에 전국 모든 역에서 전액 환불받을 수 있다. 운행이 중단되는 열차는 서울과 부산에서 28일 낮 12시 이후에 출발하는 서울발 부산행 ▲새마을 1009·1015호 ▲무궁화 1209·1249·1255호,부산발 서울행 ▲새마을 1010·1040·1012·1016호 ▲무궁화 1210·1212·1256호 등 12편이다.29일에는 서울발 부산행 ▲새마을 1001·1017·1005호 ▲무궁화 1201·1205호와 부산발 서울행 ▲새마을 1002·1018호 ▲무궁화 1202·1242호 10편 등 총 22편이다. 한편,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한국철도공사 서울사옥을 무단 침입,5시간 동안 불법 점거한 KTX 승무원과 철도노조원 200여명이 출동한 경찰병력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경제정책 돋보기] 외환은행 매각 계기 ‘金産분리’ 논란 확산

    [경제정책 돋보기] 외환은행 매각 계기 ‘金産분리’ 논란 확산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금산분리) 원칙의 완화 또는 폐지 여부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을 계기로 정부 내에서도 금산분리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고, 학계와 재계·시민단체 등에서 다양한 의견을 내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완화·폐지에 찬성하는 쪽은 금산분리 원칙을 제정할 때와 지금은 경제 상황이 많이 달라졌고,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제한되면서 알짜 은행들이 외국자본의 손에 넘어가 국부가 유출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대기업이 은행을 지배하게 되면 은행이 사금고화되는 등 폐해가 예상되므로 금산분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정부도 “유지” “폐지” 나뉘어 금산분리는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을 가리킨다. 은행법에서는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가 금융기관의 의결권있는 주식을 4% 초과해서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지난 1982년 도입됐다. 금산분리 폐지 논란에 포문을 연 사람은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다. 윤 위원장은 지난달 9일 “금산분리 원칙을 철저히 지키면 국내자본이 역차별 당한다는 지적은 타당하다.”며 사회적 합의, 폐해에 대한 예방책 마련을 전제로 금산분리 원칙 완화를 주장했다. 이에 강철규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은 다음날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분리돼 가야 경제발전이 잘 된다.”고 맞받아쳤고,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같은달 14일 “금산분리 문제는 정책변화 가능성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일단락되는 듯했던 금산분리 논쟁은 최근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금산분리 원칙은 재검토해야 할 때가 됐다.”고 밝히면서 재점화됐다. 이어 이 문제의 당사자격인 은행장들까지 금산분리 완화·폐지에 동조하는 의견을 내면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환은행 매각 계기로 이슈화 금산분리 원칙이 이슈화된 것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지난 2003년 외환은행을 사들인 론스타는 이를 되팔면서 4조원 이상의 막대한 차익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제일은행은 1999년 미국계 뉴브리지 캐피털, 한미은행은 2000년 칼라일이 인수해 엄청난 매각차익을 남겼다. 금산분리 원칙이 폐지 또는 완화된다면 향후 우리은행 민영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가운데 예금보험공사가 77.97%를 갖고 있는데 정부는 이를 2008년 3월까지 매각, 민영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재경부는 ‘금산분리 원칙 유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재경부 실무자는 “은행들이 외국계 자본에 넘어간 것을 금산분리 때문 만으로 볼 수는 없다.”면서 “금산분리 원칙을 유지한다는 입장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금산분리 재고해야” VS “오히려 강화해야” 재계에서는 금산분리 원칙 폐지를, 시민단체에서는 유지를 주장하는 가운데 학계의 의견도 양분되고 있다. 양세영 전국경제인연합 기업정책팀장은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엄격하게 통제하는 국가는 전세계에서 미국뿐”이라며 “은행의 사금고화는 다른 견제장치로 막을 수 있으며 국제적인 은행을 만들려면 주인이 있는 은행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에서는 그동안 금융자본보다는 산업자본이 많이 성장했는데 산업자본의 투자를 규제하다보니 은행이 외국자본의 공격대상이 되는 것”이라며 “산업자본이 사모펀드(PEF) 등 형태로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감독 기능이 발전했기 때문에 은행이 한 기업에 돈을 몰아주거나, 기업이 은행의 자본만 빼먹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홍종학 경실련 정책위원장(경원대 경제학과 교수)은 “한국의 금융수준은 제2금융권의 도덕적 해이조차 막지 못하는 단계인데 은행에 대해서까지 산업자본의 지배를 인정하라는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며 “선진국처럼 은행의 소유분산이 잘 된다면 외국자본이 국내은행을 소유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도 막을 수 있다.”고 금산분리 원칙 유지를 요구했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도 “재벌에 은행 소유를 허용하면 외국계 자본에 넘겼을 때보다 더 큰 폐해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금산분리는 더욱 강화돼야 한다.”면서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견제와 감시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위기상황을 맞으면 은행 자본을 악용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주장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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