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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의 문화인물 화가 박수근

    문화관광부는 ‘5월의 문화인물’로 서민들의 소박한 삶을 한국적 서정성으로 표현한 화가 박수근(朴壽根·1914∼1965)을 선정했다. 강원도 양구 태생의 박수근은 12세 때 밀레의 ‘만종’을 보고 독학으로 그림공부를 시작해 18세인 1932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수채화 ‘봄이 오다’로 입선했다. 그는 한국전쟁 후 미8군에서 초상화를 그려주는 대가로가족의 생계를 꾸리는 등 궁핍한 생활을 했다.이후 국전에 여러 차례 입선과 특선을 했으며 이때부터 가난한 이웃을 소재로 해 평면적이고 독특한 질감을 가진 독창적 작품세계를 만들어 나갔다. 그러나 1957년 심혈을 기울여 그린 대작 ‘세 여인’이국전에서 낙선하자 크게 낙심해 과음으로 한 쪽 눈을 실명하기에 이르렀고 간경화도 심해졌다.그런 가운데서도 창작을 계속했으며,1965년 건강이 악화돼 세상을 떠날 때까지‘나무와 두 여인’‘모자’(母子)‘절구질하는 여인’‘농악’ 등 다수의 걸작을 남겼다. 임창용기자 sdragon@ ■박수근씨 미술품 경매 신기록 행진 서양화가 박수근의 미술품 경매 신기록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 옥션하우스 경매장에서열린 제 53회 한국 근현대 미술품 경매에서 박수근의 유화‘아이 업은 소녀’(38×17㎝,5∼6호)가 5억 500만원(수수료 포함 5억 5054만원)에 낙찰됐다.이는 지난 3월 같은 화가의 작품 ‘초가집’의 낙찰가 4억 7500만원을 경신한 것이다.‘아이 업은 소녀’는 화강암을 연상시키는 차분한 색조의 마티에르와 단정한 윤곽선으로 서민적 향토성을 표현하는 화가의 개성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신연숙기자 yshin@
  • 어린이날의 주말 엄마 아빠와 함께 “덩실덩실”

    5월5일 어린이날이 들어있는 이번 주,예술의전당 등 주요문화공간이 일제히 어린이를 위한 이벤트공간으로 탈바꿈한다.교육적 내용은 물론 재미에 있어서도 놀이공원에 뒤지지 않을 어린이축제 내용과 주요 공연,전시 프로그램을 문화공간별로 알아본다. ◆예술의전당=피아니스트 강충모 등이 출연하는 ‘아빠와함께하는 클래식’음악회와 이탈리아 디자이너 ‘브루노무나리 전시회’의 ‘학교전의 학교’ 등 문화프로그램 외에 넓은 야외공간을 세 구역으로 나눠 각각 특성화된 이벤트를 펼친다.오페라하우스 앞 상징광장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캐릭터들이 돌아다니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맞아주는 곳.서예관과 음악당 사이 만남의 광장은 놀이위주의 공간으로 숭실대 창의력교실의 체험학습,고적대 퍼레이드,풍물단공연,요요배우기,캐릭터 풍선만들기 등을 펼친다.또 음악당과 자료관 사이의 돌의 광장은 딱지치기,색팽이놀이,망줍기 등 50∼60년대의 놀이문화를 즐기는 장소로꾸며진다.예술의전당은 우면산 공원 숲 속에 자리잡아 가족나들이에제격일 듯하다.(02) 580-1130. ◆국립극장= 남산 봄나들이 ‘꽃바람 신바람’프로그램을중구청과 공동으로 4·5일과 11·12일 두 차례 펼친다.달오름극장에서는 어린이영어뮤지컬 ‘춘향의 사랑이야기’가 올라가고 로비와 극장 앞 문화광장은 전시와 야외공연,체험행사 공간으로 꾸며진다.전시행사는 ‘남산 우리꽃’‘닥종이인형전’‘식물표본전’ 등이 마련되고 문화광장에서는 오후1시부터 시간대별로 암행어사 출두행렬,사랑의 국악여행,무용극 ‘춤·춘향’중 주요장면을 맛보기로 보여주는 ‘춘향퍼포먼스’ 등이 펼쳐진다.체험 프로그램들로는 전통과 현대의 놀이마당,남산골 먹거리,페이스페인팅,타임머신 가족사진 등이 준비된다.(02) 2264-8448. ◆갤러리 현대=‘한국의 화가박수근전’과 함께 박수근이즐겨 그린 나무를 테마로 한 체험공간 ‘신나는 나무여행’을 19일까지 운영한다.4·5일 오후 2시엔 박수근 화백의 장녀 박인숙씨가 아버지로부터 들었던 동화를 들려주는동화 구연 시간도 준비돼 있다.(02)734-6111. ◆대학로=혜화동로터리근처 연우소극장(747-7090)에서는천재작가 이상이 남긴 유일한 동화를 각색한 연극 ‘황소와 도깨비’를 5월1일 선보인다.혜화동로터리에서 성대 쪽에 있는 인켈아트홀(741-0251)에서 5월3일∼6월2일 뮤지컬 ‘아나콘다의 정글여행’을 만날 수 있다.남미의 이국적문명을 통해 환경의 소중함을 전한다. 혜화역 1번출구로 나와 왼쪽 골목으로 쭉 올라가면 동숭아트센터(741-3391)에서 5월19일까지 뮤지컬 ‘토토’가 반긴다.쓰레기 천국 화성을 구하는 토토의 모험은 과학과 환경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다.동숭아트센터 오른쪽 골목의학전 블루(1588-7890)에서 5월1일까지 모든 대사를 라이브 연주로 표현하는 ‘피아노와 플롯으로 만든 그림연극’이 공연된다. 혜화역 2번출구 옆 샘터 파랑새극장(763-8969)에서는 5월2∼31일 잃어버린 선물을 찾아가며 진정 소중한 것을 알게되는 연극 ‘모자와 신발’이 어린이 관객을 맞는다. ◆세종문화회관= 100년전 스코틀랜드 작가 제임스 베리의소설 주인공 피터팬을 기념하는 연극 ‘피터팬’이 5월5일까지 대강당에서 동심의 나래를 펼친다.모래시계,황금종,요정가루 등 화려한 볼거리가 풍성하다.피터팬 역은 인기댄스그룹 NRG의 노유민이 맡았으며 하이틴 가수 다나,탤런트 전무송도 열연한다.컨벤션센터에서는 5월5일까지 어린이연극 극단 사다리가 꾸미는 ‘내친구 플라스틱’이 공연된다.유리병이 병플루트로 변신,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한다. 소극장에서는 환상적인 ‘SIAF 서울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www.anifestival.seoul.kr)이 5월4∼12일 열린다.세계 30여개국 220여편의 장·단편 애니메이션이 선보인다.(02) 399-1514. 신연숙 김소연기자 yshin@
  • 서민의 삶에서 발견한 아름다움 ‘박수근전’

    가난한 서민들의 모습을 따스하게 표현한 그림들로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화가 박수근(1914∼1965)의 진면목을한자리서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화가의 ‘5월의 문화인물’선정을 기념해 갤러리 현대가16일부터 5월19일까지 개최할 ‘한국의 화가 박수근전’. 박 화백은 평범한 삶에서 발견한 아름다움을 절제된 선과단순한 색상,회백색 화강암을 연상시키는 표면감으로 표현하여 향토색 짙은 작품세계를 구축한 작가. 전시에는 자신의 아내와 아들을 모델로 해 그린 ‘젖먹이는 아내’ 등 미공개작품 10점을 포함,80여점의 유화,수채화,드로잉들이 나온다.어린이를 위한 ‘신나는 나무여행’체험공간과 작품설명회,박수근 생가(양구)기행 등 부대행사도 다채롭다.(02)734-6111. 신연숙기자yshin@
  • 박수근 ‘초가집’ 4억 7500만원 경매

    박수근(1914∼1965)의 유화 ‘초가집’이 국내 현대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4억7500만원에 팔렸다. ‘초가집’은 28일 ㈜서울경매 주최로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 하우스에서 열린 제50회 한국 근현대및 고미술품 메이저 경매에서 이 가격에 낙찰돼 지난해 박수근의 유화 ‘앉아있는 여인’(4억6000만원)이 세운 기록을 경신했다. 가로 30㎝,세로 15㎝ 크기의 ‘초가집’은 초가집을 배경으로 물동이를 이고가는 여인을 토속적인 질감으로 표현한 그림이다. 신연숙기자yshin@
  • 박수근 그림 ‘겨울’ 7억5000만원

    고 박수근(1914∼1965) 화백의 유화 ‘겨울’이 지난 22일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한국 현대회화 경매사상 최고가인 57만 8000달러(약 7억 5000만원)에 낙찰된 것으로 25일 전해졌다.이 작품은 세로 22.5㎝,가로 44.3㎝로 예상가인 20만달러의 세 배에 가까운 가격으로 팔렸다. 이제까지 해외에서 경매된 한국 현대회화 작품 중 최고가는 1996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27만달러에 낙찰된 박수근의 유화 ‘농가’였다.한국미술품의 최고 낙찰가 기록은 역시 96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765만달러에 팔린 조선후기 백자철화용무늬항아리가 갖고 있다. 유상덕기자 youni@
  • [2002문화계 새인물,새지평] 이명옥 갤러리 사비나대표

    갤러리 사비나는 돈없고 학연·지연이 시원찮은(?) 작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화랑 가운데 하나이다. 이명옥(46) 대표가 인간관계 등은 따지지 않고 오직 작품성만을 기준으로 판단해 전시를 열기 때문이다. “제 나름의 기준으로 우리 화랑에서 전시할 작가를 선정했더니 대학에 몸담고 있는 교수들은 거의 없고 대부분 경제적으로 어려운 전업작가들이더군요.” 그 역시 화랑을 운영하면서 다달이 쌓이는 적자로 고통을받고 있다.그래도 화랑을 포기하지 않고 지난 96년 문을 연이래 꾸준히 운영하고 있는 것은 결코 접을 수없는 꿈을 꼭이뤄야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아직 달성하지 못했지만 우리 미술사에 우뚝선 화가를키웠다는 발자취를 남긴 화랑을 만들고 싶어요.”이어 그는“클래식 음악에서는 조수미, 정경화,장영주라는 스타가 있어요.그러나 미술에서는 이미 작고한 박수근,이중섭,김환기,이응노 등을 제외하고는 큰 스타가 거의 보이지 않느다는게 제 생각이예요,80년대 이후 작가와 화랑 모두가 위축돼있어요.”라고 말한다. 이 대표는 어릴 때부터그림과 책을 좋아했다. 시에 특히 관심이 많아 신문사 등에서 주최하는 신춘문예에 서너차례 응모했으나 번번이 낙방했다. 그래서 그녀는 성신여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소녀적부터좋아했던 그림을 배우러 불가리아의 국립 소피아미술아카데미에 입학했다.화가로 성공하기 위해 무척 노력했으나 그림에는 재능이 없다고 판단해 90년대초 화가로서의 길을 접었다.대신 좋은 그림을 보는 눈이 있다고 느껴 화랑주로 나섰다. “작가들의 작품을 두루 살피다보면 제 눈에 천재성이 있는 작가가 보여요. 개인적으로는 개성이 강한 작가들과 작가혼이 들어있는 작품들을 좋아해요.”그는 화랑을 운영하면서 365일 하루도빠지지 않고 출근했다. 요즘에는 휴일을 도서관이나 집에서 미술 칼럼 관련 자료를 모으는 데 사용하고 있다. 사비나는 주제가 있는 톡톡 튀는 기획전을 여는 화랑으로이름나 있다.개관 기념전인 ‘1966 인간의 해석’을 비롯해‘교과서 미술’ ‘머리가 좋아지는 그림’ ‘2000 일기예보’ 등 하나같이 주제가 뚜렷하다. 이런 주제기획전 가운데97년 여름방학때 예술의 전당에서개최한 ‘교과서 미술’은 7만명 가까운 관람객이 찾아 그때까지 순수미술 전시 사상 최고의 관람객을 기록했다. “초중고 교과서에 나오는 박수근,김환기 등 국내 작가들의 원작을 전시했어요.아무래도 교과서의 축소된 그림이 원작의 감흥을 따라갈 수가 없다는 생각에서였지요.” 그는 전시활동이 뜸한 여름,겨울 등 비수기에도 기획전을꼭 연다.여름에는 방학을 맞이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겨울에는 연초의 세시풍속이나 흥겨운 우리놀이 등을 주제로 전시를 개최한다. 기획 아이디어는 독서와 영화,작가들과의 대화 등에서 얻는다.그동안 틈틈이 모은 책만도 1만권이 넘는다. 갤러리 사비나는 입장료를 받은 최초의 화랑이다. “저는기획전을 열 때는 입장료를 반드시 받아요.볼만한 가치가있는 작품들을 내걸 때는 분실 등에 대비한 보험료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지요.” 국내 갤러리로서는 처음으로 미술품 컬렉터를 위한 강좌도개최했다. 이번 봄에는 서울 종로구 관훈동에서 임대료가 싼 안국동으로 이사간다. 6년간 누적된 경영수지 적자를 벗어나기 위해서다. “전시공간을 현재의 40평에서 100여평으로 늘리고 전시에필요한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교육강좌등 몇가지 수익사업을 벌일 예정입니다.그동안 쌓인 노하우가 있어 흑자 운영도 내다 볼 수있을 거예요.” 인터뷰를 마친 이 대표의 표정은 밝았다.그의 말대로 “미술사에 남을 작가를 키우겠다”는 꿈을 먹고 살기 때문일까. 유상덕기자 youni@
  • 포커스/ 짧은 삶 굵은 예술혼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화가들의 작품을 모은 ‘요절과 숙명의 작가전’이 7일∼10월7일 개관3주년 기념으로 가나아트센터 전관에서 열린다.요절 작가 17명의 대표적 작품 100여점이 전시된다. 가나아트센터의 정희정씨는 “한국 근·현대 작가중 정열적으로 활동했지만 40대 이전에 세상을 떠난 작가들을 대상으로 했다”면서 “50을 갓 넘겼지만 작품활동이 비교적 짧았거나 너무큰 가능성을 남겨 둔 채 떠난 권진규,박수근도 포함했다”고 밝혔다. 그는 “짧은 작품 활동 기간이었지만 수작을 남긴 단명한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봄으로써 그들이 단지 요절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신비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전시회가 그들을 평가하고 추모하는 자리가될 것”이라고 말했다.(02)720-1020유상덕기자 youni@
  • 모범 국가유공자 18명 훈포장·표창

    정부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13일 김한섭(金漢燮·63·4·19상이자 6급)에게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하는 등 모범 국가유공자 18명에게 훈·포장 및 대통령·국무총리 표창을 각각 수여했다. 국가보훈처 회의실에서 열린 포상식에서 백정현(白正鉉·71·공상군경 1급)씨에게는 국민훈장 목련장,김상규(金相奎·49·전상군경 3급)씨와 김요섭(金要燮·52·전몰군경유자녀)씨에겐 국민포장이 각각 수여됐다. 김한섭씨는 경희대 한의학과 재학중 4·19혁명에 참가,부상했음에도 불구하고 75년부터 25년간 소외된 이웃에게 의료봉사를 편 공로를 인정받았다.백정현씨는 60년 수도사단 헌병대 교관으로 교육중 척추를 다쳐 전역한 뒤에도 부산의용촌을 건립,상이용사들의 자립을 지원했다. 다음은 대통령 및 국무총리 표창 수상자 명단이다. ◇대통령 표창 ▲양석(54·파월전상 5급) ▲유영호(69·전상군경 5급) ▲유재철(73·전상군경 5급) ▲장정수(63·공상군경 5급) ▲한효기(46·공상군경 1급) ▲엄노미(72·전몰군경 미망인) ▲박정용(51·애국지사 유족)◇국무총리 표창 ▲김대복(71·전상군경 3급) ▲김석호(66·전상군경 1급) ▲이종록(76·전상군경 2급) ▲황동춘(55·공상군경 2급) ▲서정용(54·전몰군경유자녀) ▲박수근(55·인헌무공훈장)노주석기자 joo@
  • [굄돌] 작은것이 아름답다

    며칠 전 서울 인사동에서 우연히 만난 몇몇 화방이나 표구사를 하는 분들이 점포 때문에 푸념을 하는 소리를 들었다. 작품들이 점차 대작으로 달라져서 도저히 좁은 공간으로는화판이나 액자제작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작품들의 대형화 추세는 공모전,대학의 강의실을 비롯하여 일상생활에서도 얼마든지 느껴진다.작품의 질과는 상관없이 일단 시위를 하고 보자는 식의 규모 확장은 결국 공사로 따진다면 부실공사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다.그만큼 밀도가 없는 부실한 작품들을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생전에 불과 20여 점만을 남기고 갔지만 77×53cm의 ‘모나리자’를 비롯한 대표적인 작품들은 우리들에게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고 있다.안견의 ‘몽유도원도’가 그렇고,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나 ‘부작난도’ 역시 대작은 아니지만 미술사에서 보석같은 작품들로 꼽힌다.이중섭이 그렇고 이상범,변관식,박수근이나 장욱진 등대표적인 작가들이 그렇다.양적으로도 소수에 그치지만 정수를 보여주는 예가 너무나 많다.고려청자가 그렇고,고려불화 역시 얼마 남지 않은 작품들이지만 모두가 국보급으로지정해도 좋을 만큼 우리문화의 유산이 되고 있다.미술사에서 이같은 예는 얼마든지 있다. 최근 우리의 의식 속에는 언제부터인가 양적인 과시에 집착한 부풀리기나 규모의 시위가 질적인 절대가치보다 앞서가는 추세이다.보다 크고,높고,많은 숫자를 좋아하게 된 것은 심리적으로 보면 단기적으로라도 규모에서 압도하려는의식이 반영된 것이지만 이같은 흐름이 결국 거품가치를 양산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호당가격제라는 신기한 그림값을 통해 거래되어온 우리 미술시장의 기이한 현상 역시 작품의 절대가치를 무시한 오류이며,거시적으로 보면 백화점식의 확장을 해가는 기업이나 교육기관의 팽창도 결국 전문화된 경영이나 밀도있는교육과 연구를 포기하는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다. ‘작은 것은 아름답다’라는 말이 있다.미술작품에 한정된 말은 결코 아닐 듯 한 이 한마디가 다시금 새롭게 다가온다. 최병식 경희대 교수미술 평론가
  • 선화랑 개관 24돌 기념

    한국 화단의 대표급 작가 200명의 작품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그림축제가 열리고 있다.서울 인사동 선화랑의 ‘200인 작가 작품전’.선화랑이 개관 24주년을 기념해마련한 이 행사는 ‘작지만 큰’ 전시다.비록 10호 이하의 소품이지만 작품성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박수근 김환기 김기창 김흥수 권옥연 남관 이종상 김서봉 송영방 구자승 도상봉(이상 회화) 민복진 전뢰진 백윤기 윤영자 강희덕(이상 조각) 등이 작품을 냈다.지난 97년 처음 시작해인기기획전으로 자리잡은 이 그림축제는 미술인구의 저변을 넓히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는 평.비교적 싼 값에 유명작가의 작품을 장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전시는회화 5월10일까지,조각 5월27일까지.(02)734-0458.
  • [이사람] 화가 이상원

    일찍이 역사 속의 화가들은 독학을 한 천재가 많았다. 예술학교에 다니지 않아도,미술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천부의 재능과각고의 노력으로 보는 이를 감동시켰다.고흐 고갱 박수근 이인성이모두 그랬다. 지금처럼 예술이 엄격한 수련과 정치한 이론,후견으로축조되는 때에도 독학 화가가 빛을 발할 수 있을까. 한국화가 이상원화백(66)은 우리에게 “그렇다”는 대답을 준다.공사판 막일꾼에서 극장간판장이로,상업초상화가에서 세계가 인정하는 현대회화작가로 우뚝 선 이화백의 삶은 예술지망생뿐만 아니라 손에 잡히지 않는 욕망과 좌절로 번뇌하는 모든 현대인들에게 “꿈과 야망을 잃지말라,목표가 확실하면 고통도 즐겁다”고 위무한다. 이상원화백은 1935년 강원도춘천시 신북읍유포리에서 7남매중 둘째로 태어났다.초등학교4학년때 할아버지 얼굴을 그린게 소문나 동네 노인들의 초상화를 죄다 그릴 정도로 그림에 재주를 보였다.6·25를 만나 공부 때를 놓치고 고교2년 중퇴, 17세때 가출 상경했다. 아무데나 끼여 자며 노동판을 전전했다.공사장에서 쉬던 중우연히그린 스케치 한장 때문에 당시 동양극장 간판부장을 소개받게 됐다. 간판장이가 됐다.‘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벤허’‘닥터지바고’‘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닥치는대로 그렸다.프로가 끝나면 흰페인트로 쓱쓱 지워 없어져버리는 화면을 보며 허탈감을 느꼈다. 그러던 차 양씨라는 미8군납품업자가 찾아와 초상화를 권유했다.젊은 사람이 돈도 벌고 학교도 가야하지 않느냐고 집요하게 설득했다.데생엔 자신이 있었고 인기가 좋아 하루에 많게는 70장까지 그렸다.이때 그린 미8군 사령관 초상화를 보고 노산 이은상선생이 안중근의사공식 영정을 부탁해 왔다.유명화가가 그려온 것이 마음에 안든다는것이다.70년10월 박정희대통령이 참석한 영정봉안식에서 많은 찬사를 받았고 그때부터 박대통령 부모,부부등 요인 초상화제작 주문이 줄을 이었다.외국까지 소문이 나 험프리부통령등 국가원수급 회담때 공식선물이 될 정도였고 중동건설 특수 때는 왕가의 공주,사위까지 그렸다.돈도 많이 벌었다.노산선생은 순수미술 얘기를 꺼냈다.어느날은 부르더니 ‘후암예술세계(厚岩藝術世界)’란 휘호를 써주며 제갈길을 가라고 당부했다.그리곤 한 달 후 별세했다.그의 뜻대로 진짜 미술을 하기로 했다. 독학을 했다.초상화는 다시 그리지 않았다.국내외 유명작가의 화집을 수집해 연구하고 미술관도 찾아다녔다.당시 유명화가를 찾아가볼까생각도 해 봤지만 마음뿐이었다.학연도 인맥도 없어 존재를 알리는길은 공모전밖에 없었다.74년 마흔의 나이로 국전에 도전해 첫 입선했다.78년엔 민전인 제1회동아미술제와 중앙미술대전에서 차석을 차지해 작가로서 당당히 자격인정을 받았다.그러나 세차례의 개인전.국내화단의 반응은 냉랭했다. 작품가치를 알아보고 높이 평가한 곳은 오히려 해외 화단이었다.98년 연해주 주립미술관을 필두로 중국미술관(98,베이징),프랑스 살페트리에르미술관(99,파리),국립러시아미술관(〃,상페테르부르크),중국상해미술관(2001)등 세계 정상급 미술관서 초대전을 잇달아 열어주며 뜨거운 반응을 보내줬다.작품도 구입해갔다.지난달 30일 끝난 상해전시서는 “감동적인 박애정신”이며 “아시아예술탐색의 앞날을 밝혀주는 작품”이란 평가(미술평론가 水天中)를 받기도 했다. 이젠 국내서도 외톨이가 아니다.지난해엔 국전의 후신인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한국화부문 심사위원장도 맡았다.국전 대상은 놓쳤지만한국화단의 스승으로 거듭난 것이다. *화가 이상원 인터뷰. ◆화가가 됐다는 느낌은 언제부터 들었는가. 민전에서 두달 새 두번 차석을 하고나서다.두번째 국전 응모때 작품두점을 냈는데 내가 좋다고 생각한 것이 제외돼 실망했다.더구나 입선작을 놓고 평론가들이 대상감인데 아깝게 됐다고 말하는 걸 보고울분이 치솟았다.아끼던 낙선작을 78년 처음 열린 동아미술제에 내봤더니 차석이었다.중앙미술대전에선 대상을 다퉜으나 두 달 전 민전 차석자를 대상으로 뽑을 수 없어 또 다시 차석이 됐다는 말을 들었다.자신감이 들었다.그때부터 외곬으로 내 세계를 밀고 나갈 수 있었다. ◆작품을 보면 한국화인지 서양화인지,구상화인지 추상화인지 착각이 들 때가 많다.극사실주의 기법을 써 서양화같기도 하고 바퀴자국,마대,밧줄,인물을 세밀히 묘사해구상계열에 속하면서도 화면구성이나형태는 추상화 같은 느낌을 준다. 내작품은 한국화,구상화라기보다는 ‘현대회화’라는 편이 맞다.엄격한 조형성에 철학적 내용을 추구한다.기법면에서도 세계적으로 장지에 유채와 수묵을 혼합처리한 그림은 나밖에 없다.나름대로 기존의벽을 허물었다고 생각하며 나만의 길을 갈 것이다. ◆독학시절부터 지금까지 영향을 준 화가가 있다면. 스승은 없다.밀레와 파리 오르세미술관의 인상파작품들을 좋아했다. 큰 스케일,과장된 표현은 간판작업서,세밀한 묘사는 초상화작업의 영향일 거다.평론가 신양섭씨는 직선적인 발언으로 많은 자극을 주었다. ◆작가활동은 성공적이었나. 독학의 설움을 많이 받았다.86년 첫개인전을 열었는데 보러 와 주는화가,평론가가 거의 없었다.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다른 작가들이 얼마나 부러웠던지.이런 구박과 설움에서 내 작품의 힘이 나오는거라고 생각한다.인생의 힘겨운 무게,쓸쓸함,낡고 버려진 것들에 대한 충만한 애정은 나의 자화상이다. ◆작품을 팔지 않는것으로 유명한데 그 이유는.팔기 위한 그림은 실컷 그렸다.10,000점 이상 그렸고 돈도 많이 모았다.내 작품이 개인창고에 묻히는 건 바라지 않는다.러시아국립미술관 같은 좋은 미술관엔 작품을 기증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어두운 테마 말고 다른 그림을 그려볼 생각은. 미인도나 아기 그림을 그려보라는 사람이 많다.누드를 하고 싶다.흔한 누드가 아니라 나만의 작품.갯벌현장에서 수십명의 여성이 뒤얽혀 있는 누드군상 어떤가. ◆인사동에 화랑을 갖고 있는데. 그동안 모은 돈으로 건물을 사뒀다가 97년 갤러리로 꾸몄다.나처럼정규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어도 작품만 좋으면 발표를 할 수 있는 곳이다.전시장 얻기도 쉽지 않았던 내 과거를 생각해 마련했다.두 아들이 내 취지를 잘 살려 운영한다.앞으로 미술재단을 만들어 좋은 일을 하고싶다. 신연숙편집위원
  • 한국 현대미술 최고의 작가…한국화 박생광·이응노씨

    미술평론가와 큐레이터들은 한국 현대미술을 살찌운 ‘최고’작가로누구를 꼽고 있을까.최근 제호를 바꾼 월간 ‘art in culture’ (옛이름 ‘art’) 1월호는 전국 미술평론가와 큐레이터 21명이 뽑은 베스트작가 10인을 발표해 눈길을 끈다. 195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한국화가 박생광과 이응노는 각각 8명의 추천을 받아 가장 선호받는 작가로 선정됐으며,서양화가 박서보와 비디오작가 백남준이 각각 7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서양화가 박수근과 이우환은 6명,서양화가 김환기와 조각가 이승택은5명의 추천을 얻어 10위권에 들었다. 조각가 권진규,서양화가 김구림,신학철,판화가 오윤도 4명으로부터 추천됐다.‘국민작가’로 불리는이중섭은 2명의 추천을 받는데 그쳤다. 모두 115명의 추천작가중 남성은 102명.이에 비해 여성은 13명에 불과해 현대미술사에서 여성이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왜소함을 보여줬다.한국화도 18명에 불과해서양화에 비해 수적 열세에 있음을 드러냈다.이번 작가 선정에는 오광수 국립현대미술관장,윤범모 경원대 교수,윤진섭 호남대 교수 등이참여했다.
  • 국내 미술시장 갈수록 위축

    국내 미술품시장이 작품가격 하락으로 지난 10년사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한국화랑협회가 지난 27일 서울 선재미술관에서 열린‘21세기,한국미술시장의 진흥방안’ 세미나에서 관련 자료를 제시함에 따라 밝혀졌다. 화랑협회는 미술계가 활황을 누렸던 1991년 9월과 올해 9월의 미술품을 호당 가격으로 내놓은 한편 97년과 현재의 화랑 숫자도 비교했다. 유명작가의 호당 가격의 경우 138명의 작품이 비교대상이 됐다. 서양화에서는 호당 1억원을 호가하던 박수근,장욱진,이중섭의 작품이 절반인5,000만원으로 모두 떨어졌으며 2,500만원과 2,000만원 하던 도상봉과 김환기의 그림도 각각 800만원과 500만원으로 급전직하했다. 오지호와 김흥수 작품 역시 800만원에서 350만원과 300만원으로 각각 추락했고,윤중식과 남관 그림의 가치도 500만원에서 300만원과 200만원으로 떨어졌다. 한국화도 하락폭이 크긴 마찬가지였다.가장 값이 많이 나가던 천경자의 그림이 호당 5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폭락했으며 이상범의 작품 또한 4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큰 하락폭을 보였다.변관식은 3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3분의1이 떨어졌고,노수현의 작품값도 2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화랑협회가 제시한 작가 중 작품값이 상승한 작가는 한 명도 없었다. 이같은 불황을 반영하듯 화랑 숫자도 지난 3년 사이에 대폭 줄었다. 지난 97년476개소에 달하던 전국 화랑숫자가 올해는 265개소로 감소한 것.서울의 경우 290개소에서 115개소가 문을 닫아 175개소만 남았으며 지방도 186개소에서 절반 가량이사라져 현재는 90개소가 영업을하고 있다. 고미술품은 940개소에서 870개소로 70개소가 감소해 화랑보다는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화랑협회는 미술품시장의 하강국면이 92년에 시작돼 바닥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하고 하락 이유로 ▲전반적 구매력 저조 ▲미술품의 환금성 상실 등을 꼽았다. 협회는 특히 90년 입법된 ‘서화 및 골동품에 대한 종합소득세 과세’가 구매의욕 위축을 가져오는 결과를 빚었다며 이의 재검토 요청탄원서를 지난 8월 말 재정경제부장관에게 보냈다. 재경부는 그동안 미뤄온 미술품에 대한 종합소득세 과세를 내년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 국내 대표화가 228명 작품 한자리에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작가 228명의 작품을 한 자리서 감상할 수 있는 그림잔치가 열린다.서울 인사동 선화랑이 24일부터 6월 23일까지 개최하는 '2000년-200인 작가의 작은 그림축제'.선화랑이 개관 23주년을 기념해 마련한이 행사는 '작지만 큰' 전시다.자그마한 그림이지만 평소 접하기 어려운 대가들의 노작에서부터 비교적 젊은 작가들의 풋풋한 그림에 이르기까지 한국 유명작가들의 작품이 망라돼 있기 때문이다. 작은 그림축제는 올해로 4회째.지난 97년 시작된 이래 미술문화의 대중화에적잖은 기여를 했다. 특히 98년 IMF경제위기 이후 움츠러든 화랑계에 활력을불러 넣었다는 평이다. 전시장은 한국 화단의 축도라 할 만하다.김환기 김은호 남관 도상봉 박득순박고석 박수근 변관식 오지호 이상범 이응노 장욱진 최영림 등 작고작가와권옥연 김구림 김기창 김서봉 김흥수 박서보 서세옥 송영방 이세득 이종상황영성 구자승 이왈종 이두식 홍정희 장지원 김병종 석철주 정우범 황창배황주리 임효 등 원로·중진작가들의 작품이 나온다.한국화와 서양화,구상,추상 등 다양한 구색을 갖췄다. 그림의 크기는 1호에서 4호까지 걸쳐 있다.서양화에서 1호는 흔히 관제엽서한 장 크기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22.7×15.8㎝로 관제엽서 2장을맞대 놓은 정도다. 한국화에서 1호는 이보다 작아 서양화 1호의 절반 크기다.그러나 작품이 작다고 해서 그리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평소 100호 이상의대작을 그려온 작가들은 작은 화폭에 회화적 상상력을 압축해 풀어놓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고 고백한다.선화랑 학예연구실장 이재언씨(42·미술평론가)는 “소품이 꼭 대작보다 작품의 밀도가 떨어진다고 할 수는 없다”며 “최근들어 작은 그림의 미학적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번 출품작의 경우 그림값은 30만원대서부터 이뤄져 있다.그런 만큼 국내유명작가의 그림을 감상하고 큰 부담없이 알찬 그림을 마련할 수 있다.이 전시가 미술과 대중의 거리를 좁히는 그림축제로,또한 ‘미니 마켓’으로 제구실을 다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02)734-0458. 김종면기자 jmkim@
  • 어린이를 위한 박수근 그림집

    ‘나무가 되고 싶은 화가 박수근’(김현숙 지음)은 도서출판 나무숲의 ‘어린이 미술관 시리즈’ 첫번째 작품이다. ‘어린이 미술관 시리즈’는 어린이들에게 조선 후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 미술가의 삶을 느끼면서 작품 보는 즐거움을 알게 하는 전기 형식을 띤 어린이 화집이다. ‘박수근’편은 ‘느릅나무 아래서’ 등 작가의 작품 16편에 대한 작품설명과 ‘박수근선생님 추억하기’ 등 작가의 생활과 작품세계를 소개한 부록편으로 꾸며져 있다. 이 책은 그림만 덩그마니 있는 감상용 책이 아니라 그림과 더불어 작가의숨결을 살갑게 느끼며 볼 수 있도록 돼있다.특히 작품 설명은 어린이들의 시선에 맞춰 쉽고 흥미있게 했다.부록편의 ‘박수근선생님 처럼 그려보기’에서는 작가의 특징인 화강암 같은 재질감을 표현하는,톱밥과 사포를 이용해그리기를 단계별로 알기 쉽게 설명했다. 박수근은 1914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했다.32년조선미술전람회에서 ‘봄이 오다’란 작품으로 입선,화단에 발을 내디뎠다. 막노동 등 고생하면서도 착하고 부지런하게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돌의 느낌을 빌려 작품으로 만들었다.65년 51살의 나이로 삶을 마감했다.생전보다 사후에 더 높은 평가를 받았고 이중섭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로꼽힌다.값 10,000원. 김명승기자
  • 근대미술사 드로잉 회고展

    20세기 초반에 활동한 작가들의 드로잉작품들을 한데 모아 보여주는 이색 전시회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분관에서 열리는 ‘선과여백-작고작가 드로잉전’. 4월9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에는 구본웅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이쾌대 장욱진김은호 박생광 이상범 이응로 권진규 문신 등 34명의 작품 240점이 선보인다. 대부분이 처음 일반에 공개되는 것들이다. 한국근현대미술사에서 드로잉이 주목받은 예는 일부 작가들의 작품을 빼고는없었다. 유화만큼이나 드로잉도 생소한 분야였다.흔히 데생 또는 소묘로 부르는 드로잉은 한국인 최초의 동경유학생인 춘곡(春谷)고희동 등에 의해 도입됐다. 드로잉은 이중섭 박수근 등 개인적 불행과 가난으로 마술 재료를 구하지 못하던 작가들이 많이 사용한 방법이기도 하다.사실주의적 화풍을 지닌 화가들의 경우 한번 그리고나면 지울 수 없는 먹보다,연필이나 색연필 등으로 그리는 드로잉은 실제작품을 구상하는 데 한층 긴요했다. 김은호 박생광 이상범 등은 유화에서보다 더 치밀한 묘사를 드로잉 작품에남겼다.드로잉 장르만을 다루는 이번 전시는 개별 작가들의 작가정신뿐 아니라 근대미술사에서 드로잉이 차지하는 위치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02)779-5310.
  • 한국미술 반세기 조망 ‘미와 질서’ 기획전 마련

    한국미술 반세기를 조망하는 대규모 기획전이 서울 관훈동 노화랑에서 열린다.‘미와 질서’라 이름 붙은 이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 태동에 기관차 구실을 한 작가들을 다룬 1부(12∼18일)와 한국미술의 미래를 보여주는 젊은 작가들이 주축이 된 2부(21∼27일)로 나뉘어 치러진다. 1부 ‘한국 현대미술의 탄생 주역들’에는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오지호 도상봉 이상범 변관식 장욱진 서세옥 김흥수 유영국 박서보 윤형근 이우환 김종영 심문섭 백남준씨 등이 초대됐다.전시작은 박수근의 40년대 후반작 ‘맷돌질하는 여인’을 비롯해 김환기의 ‘달밤’(51년), 변관식의 ‘천산홍수’(68년), 김흥수의 ‘염원’(77년), 유영국의 ‘산’(80년대), 서세옥의 ‘춤추는 사람들’(99년)등 각 시대에 걸쳐 망라돼 있다.또 한국 현대미술양식사에서 특히 주목받는 작품으로 모노크롬 추상화의 대표적 작가인 박서보의 ‘묘법’연작과 윤형근의 단색조 회화가 소개된다.20세기 한국 미술사에서 가장 독창적인 조형언어로 평가받는 이 작품들은 한국 모더니즘 미술의 정점을 이룬다. 2부 ‘21세기 새로운 표현과 실험가들’에는 독특한 조형감각으로 신선함을안겨주는 ‘미래형’작가들이 참여한다.문범 곽남신 이인현 김용수 도윤희이석주 엄정순 황주리 허진 김성남 김준 민병헌 이강우 홍성도 전수천 조덕현씨 등이 그 주인공.작품은 회화성 회복(도윤희 ‘존재-숲’), 사진과 매체실험(전수천 ‘행성의 침묵’), 새로운 표현과 주제의식(황주리 ‘두 사람’)등 세 부류로 나눠 볼 수 있다. 김종면기자
  • [99문화계 결산] 미술

    올 미술계는 다른 분야보다 국제통화기금 충격의 해소가 더딘 가운데서도 창작과 전시 활동의 맥을 잇고 살을 붙이는 데 힘을 쏟았다.그러나 큰 테두리에서는 90년대의 미술계 장기불황에 억눌린 채 박두한 새 밀레니엄이란 대이벤트에는 어색할 정도로 평이한 한해를 보냈다. 지난해말 전시총감독 전격해촉으로 세인의 눈길이 쏠렸던 광주비엔날레는 10월 무난히 작가선정까지 끝냈으나 사람들의 관심은 연초보다 줄어들었다.이행사와 관련 9월에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한민국미술축전’이 지역 미술계의 고질적인 편가르기 병폐를 드러내며 무산됐다.또 광주비엔날레 새 전시총감독이 됐던 오광수씨가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 선임되었는데 미술계에적지않은 논란을 일으킨 인사였다. 여름에는 미술품 위조·위작 파문이 잇달았다.1,000여점의 고미술품 위조사건에 한국고미술협회 전 회장과 감정위원이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고 위조범으로 구속된 권모씨는 몇년전 핫이슈였던 천경자의 ‘미인도’가 자기 작품이라고 주장했다.이어 변관식의 대표작으로 꼽히는‘외금강 옥류천’를 두고 제자 조순자씨가 스승과 공동으로 그려 자기 이름으로 국전까지 냈다가이름 부분을 잘라낸 뒤 스승의 사인을 붙여 판매했다고 밝히는 스캔들이 뒤따랐다. 서울 강남 포스코사옥 앞에 설치된 프랭크 스텔라의 환경조형물 ‘아마벨’에 대해 소유주 포항제철이 흉물스럽다는 이유로 퇴출키로 해 뜨거운 찬반양론을 일으켰다.‘데몬스트레이션-버스’ 전의 버스에 걸려있던 이동기의‘수배자’ 그림이 탈옥범 얼굴을 확대한 것이라며 경찰에 의해 철수되기도했다. 미술계의 불황과 여러 불미스러운 사건 속에서도 올 초 유료로 열린 갤러리현대의 ‘이중섭 특별전’에 9만명의 관람객이 몰렸다.이외 ‘소정과 금강산’전(호암갤러리) ‘우리의 화가 박수근’전(호암갤러리) 및 ‘한국미술 50년’전(갤러리 현대) 등 대가들의 대형 회고전은 큰 인기를 끌었다.여러 새로운 조류에 도전받아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평면회화의 역습이 눈에 띠기도 했지만 그보다 미술의 대중화를 표방한 이벤트 형 전시회들의 활기가 훨씬강했다.이 전시회들의 내실을 문제삼는 지적 또한 끊이지 않았다. 기존의 전시공간을 대신하는 다른 공간을 뜻하는 대안공간이 비영리 성격으로 여럿 등장한 점이 긍정적으로 주목되고 있다.또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경매가 활발하게 모색되었다.화랑협회가 정기경매를 시도한 가운데 전문회사 서울경매가 전문공간 옥션하우스를 개관했다. 젊은 설치작가 이불이 노래방 작업으로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수상해 미술팬들을 고무시켰다.이로써 한국은 전수천 강익중과 함께 세차례 연속 특별상을 받는 큰 기록을 세웠다. 김재영기자
  • 갤러리 현대 한국미술 50년전

    갤러리 현대는 1999년을 마감하면서 한국미술 50년을 정리하는 기획전을 연다. ‘한국미술 50년;1950∼1999’이란 이름의 이 전시회는 그간 한국미술을 뿌리내리고 발전시킨 대표적인 작가 50명의 작품을 1,2부로 나눠 차례로 선보일 계획이다.“한국미술을 이끌어 온 작가들의 명작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기회이며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중요한 전시”라고 갤러리 현대의 박명자 대표는 말한다. 10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1부는 주로 구상계열의 한국화·서양화로 한국미술을 현대화하는 데 모체적인 역할을 한 작품들을 골랐다고 한다.26명 작가의 80여점이 전시될 예정이다.이어 25일부터 내달 5일까지 2부 전시를 통해비구상 위주의 24명 작품 70여점이 나온다.특히 한국미술 중추를 이루는 작가들의 대표적 작품이 상당수에 달하는 이번 전시는 일반인들이 평소에 보기어려운 개인소장품들로 이루어져 관심이 더해지고 있다. 1부에는 현대 동양화의 1세대인 ‘5대가’들이 포함되어 있다.김은호는 전통적인 인물화의 기법을 간직하면서 현대적 감각을 가미했으며 허백련은 고결한 문인화의 정신을 지켜 왔고 노수현은 사경에 관념미를 가미해 독자적산수를 개척했다고 평론가 오광수는 말한다.사경산수의 새로운 경지를 연 이상범과 변관식의 방법은 18세기 진경산수의 맥과 연결되면서 산수화의 존재양식에 대해 많은 교훈을 던져주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어 대담한 묵법을 구사하여 동양화의 형식적 굴레를 벗어난 김기창,성재휴,채색의 방법으로 동양화의 또다른 경지를 열어보인 박생광,천경자,격조높은 문인화의 정신을 현대화한 장우성 등이 뒤따르고 있다. 전시 서양화가들은 고전적 형식미를 추구한 도상봉,김인승,이인성,오지호와자기양식을 개척한 장욱진,이중섭,박수근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고 오광수는 말한다.장욱진,이중섭은 향토적 소재를 고도로 압축된 양식화해 개성을가다듬었으며 박수근은 소재는 비슷해도 소박한 양식미를 완성한 점이 두드러져 보인다는 평이다.자연에서 오는 감동을 표현적인 터치로 구사해 보인이대원,박고석,임직순,자연에서 오는 감동을 설화적인 해석과 절제있는 양식으로 구현한 최영림,권옥연,변종하,구성주의적 감도를 가미해 나간 윤중식,문학진,김흥수 등으로 이어진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중 이중섭의 ‘황소’와 박수근의 ‘시장’은 미공개작품으로 알려졌다. 2부 작가는 김환기,남관,유영국,한묵,이성자,유경채,이승조,최욱경,하인두,김영주,이응노,박래현,이준,이세득,백남준,김창렬,이우환,윤형근,박서보,정상화,정창섭,권영우,박노수,서세옥 등이다.(02)734-6111. 김재영기자 kjykjy@
  • 朴문화 강연 ‘단골메뉴는 개혁’

    출범 두달여가 지난 새내각에서 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부 장관의 왕성한행보가 단연 돋보인다. 박장관의 일정표를 보면 하루도 빈 칸이 없다.문화관광부가 관장하는 분야가 각종 문화행사,게임산업,관광진흥,체육까지 포함해 워낙 넓기도 하지만박장관의 행사 챙기기는 각별하다. 산하 단체의 기념식등을 챙기고 관련행사의 개막식에 꼬박꼬박 참가하는 것은 물론이고,특별한 일정이 없을 때는 상영중인 국내 영화나 연극,악극 등을 관람하는 열성을 보인다.최근 영화 ‘용가리’,악극 ‘가거라 삼팔선’의극장과 ‘박수근전시회’에 박장관이 나타나기도 했다. 또 문화관광과 직접 관련이 없는 단체들의 초청 강연도 유난히 많다.경찰,교원,ROTC 등의 행사에 초청돼 강연을 했다. 이같은 박장관의 각종 행사참석과 강연에는 어김없이 따르는 단골메뉴가 있다.바로 김대중(金大中)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한 설파다. ‘개혁의 전도사’를 자임하고 있는 박장관은 지난 5일 한국교원대학교에서 교장자격 연수생들을 대상으로 “현정부의 개혁과 햇볕정책에 대한 계속적인 지지를 부탁한다”면서 “현재 가장 절실한 문제는 북한과의 전쟁을 피하는 것이니만큼 햇볕정책을 지지해 달라”고 당부했다.이에앞서 지난 6월 출판협회 주최로 제주도에서 열린 경영자 세미나에서는 “국민의 정부에 들어와서 대통령께서 문화의 중요성을 각별히 강조하고 있다”면서 김대통령의문화에 대한 관심도를 입증했다. 서정아기자 se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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