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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 이정석 前대한언론인회장 별세

    이정석 전 대한언론인회 회장이 16일 오후 7시30분 별세했다.76세. 고인은 평북 정주 출신으로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1954년 조선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해 동아일보와 동아방송을 거쳤다. 이후 KBS로 자리를 옮겨 보도국장과 워싱턴ㆍ런던특파원, 올림픽방송본부장, 기획조정본부장을 역임한 뒤 한국방송제작단 사장과 대한언론인회 회장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소현씨와 장녀 이수린(미국 거주), 장남 이인욱(아크인터내쇼날코리아 부장), 차남 이인용(그로스베커드 사원)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19일 오전 8시.(02)3410-6901.
  • ‘웃음 파문’ 문지애 아나 하차… MBC 5시뉴스 진행자 교체

    생방송 뉴스 진행 중 웃음을 터뜨려 물의를 빚은 문지애 아나운서가 결국 하차한다. MBC TV는 8일 평일 오후 5시 ‘MBC 뉴스’의 진행자를 이날부터 문지애 아나운서에서 하지은 아나운서로 교체한다고 밝혔다.MBC 성경환 아나운서 국장은 “앵커는 균형된 사고, 냉철한 이성, 감정 절제 등의 자질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데, 문 아나운서는 적절치 못한 웃음으로 파문의 빌미를 제공한 만큼 책임을 묻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5시 ‘MBC 뉴스’ 진행자였던 문 아나운서는 7일 휴가를 낸 박소현 아나운서 대신 6시 30분 ‘MBC 뉴스’까지 진행하다 마무리 인사를 하던 도중 발성에 문제가 생기자 참지 못하고 웃음소리를 내 빈축을 샀다.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3국] 허영호,2007 마스터즈 우승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3국] 허영호,2007 마스터즈 우승

    제7보(124∼130) 2007 마스터즈 토너먼트에서 허영호 6단이 우승을 차지했다.24일 한국기원 본선대국실에서 열린 남자부 결승전에서 허영호 6단은 홍성지 5단을 맞아 265수만에 흑3집반승을 거두었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결승에서는 박소현 2단이 이민진 5단을 누르고 우승했다. 2005년에 처음 창설된 마스터즈 토너먼트는 프로기사들이 자체적으로 재원을 조달해서 만든 대회. 기존의 대회방식과는 다르게 개별 대국료 없이 32강부터 차등적으로 상금을 지급한다. 이번 대회에는 40세 이하 139명의 기사들이 참가, 남자부와 여자부로 나누어 토너먼트를 벌였다.2007 마스터즈 토너먼트의 남자부 우승상금은 1200만원, 여자부 우승상금은 900만원이다. 백124는 백이 진작부터 노려오던 흑의 약점. 흑은 전보에서 반상최대의 곳을 차지하며 겨우 실리의 균형을 맞추었지만, 이곳에서 또 한차례 고비를 맞게 된다. 흑125로 젖힌 것은 최선의 응수. 만일 백이 (참고도1) 백1로 받아준다면 흑2,4로 연결해 아무 탈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백이 실전처럼 126으로 늘었을 때이다. 흑으로서는 일단 127로 넘고 버틸 수밖에 없는데 백이 128로 막고 나니 어느 한쪽은 끊어지는 모양이 되었다. 백130은 (참고도2) 백1로 찝어 흑 두점을 잡는 것도 가능한 장면. 실전은 백이 좀더 욕심을 내서 가,나 등의 약점을 동시에 노리겠다는 뜻이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서울시 건축위원 31명 신규위촉

    서울시는 28일 1974년 건축위원회 발족 이후 처음으로 외부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공모제를 통해 건축위원 31명을 신규위촉했다. 기존 위원 6명의 임기는 2년간 연장했다. 전체 건축위원 37명 가운데 건축계획이 15명, 건축 디자인 및 건축환경 각 4명, 도시설계 및 초고층 분야 각 3명 등이었다. 이들은 앞으로 2년간 시내 21층 이상 또는 연면적 10만㎡ 이상의 대형 건축물에 대한 건축계획과 서울시 건축조례의 제·개정을 심의하게 된다. 다음은 서울시건축위원 명단. ▲장림종(연세대)▲서기영(성균관대)▲오경은(피아건축)▲장현숙(제이드건축)▲김소라(시립대·연임)▲박항섭(경원대·연임)▲남지연(건인이앤씨건축)▲신은영(건설기술연구원)▲김우영(성균관대·연임)▲이명주(명지대·연임)▲이경희(다인그룹ENG)▲류재은(시건축·건축상)▲이종호(한국예종)▲박소현(서울대)▲정현화(구간건축)▲구영민(인하대)▲김광배(고려대)▲김용미(금성건축)▲김정곤(건국대)▲배웅규(중앙대)▲윤효진(경기대)▲신중진(성균관대·연임)▲홍영균(홍익대)▲최기수(시립대)▲김선미(한국토공)▲조택근(한조ENG)▲신혜숙(동림PND)▲정광섭(산업대)▲박근국(대우건설)▲최안섭(세종대)▲김병선(연세대·연임)▲김형수(CDS건축)▲이애란(해안건축)▲김동춘(산업안전공단)▲이영학(경희대)▲조영상(한양대)▲김남희(서울대)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14일 박소현 파이프오르간 음악회

    14일 박소현 파이프오르간 음악회

    파이프오르간은 교회음악에서 비롯된 악기지만 그 장중한 소리가 주는 감동은 종교를 초월한다. 14일 오후 7시30분 서울 감리교 신학대 웨슬리 채플에서 열리는 ‘박소현 파이프오르간 음악회’는 좀 더 친밀하게 파이프오르간을 접할 수 있는 기회다. 오르가니스트 박소현은 이화여대 종교음악과를 마친 뒤 독일 쾰른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국립음대의 최고 연주자 과정을 졸업했다. 2004년 덴마크 오덴제 국제 콩쿠르에서는 한국인 최초로 3위에 입상하기도 했다. 이번 연주에는 바리톤 최상규, 트럼펫 이희석, 기타 박종석 등 여러 연주자들이 함께 한다. 트럼펫과 오르간의 협주로 바흐의 음악을 연주하고 기타와 오르간은 스페인 작곡가 호아킨 로드리고의 아랑후에스 협주곡 가운데 ‘아다지오’를 선보인다. 파이프오르간의 장엄한 소리와 섬세한 현악기인 기타가 만나 들려줄 스페인의 구슬픈 멜로디가 기대를 모은다. 아랑후에스 협주곡은 TV 명화프로그램이 시작될 때 배경음악으로도 오랫동안 사용된 만큼 낯설지 않은 클래식 명곡이다. 전석 초대.(02)2280-0153.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평창, 아쉽지만 잘했다] 충격·허탈… “다시 희망의 싹을”

    ‘충격과 허탈…’ 5일 오전 8시22분 강원 평창군청 광장에 ‘NO 평창’이란 소식이 전해지는 순간, 탄식보다는 정적만이 감돌았다. 이어 여기저기에서 한숨이 터져나왔다.‘재수’를 하면서 준비했기에,‘유리하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더욱 분통이 터졌다.●“새벽부터 기도” 엉엉 운 어린이들8년 동안 겨울올림픽 유치 준비를 해왔던 강원 도민들은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 군청 광장에서 생방송을 지켜보던 3000여명의 주민은 “믿을 수 없다.”고 했다.한 여성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앞자리에서 개최지 발표를 지켜보던 박소현(13·평창초교6)양과 같은 반 친구 10여명은 엉엉 소리내며 통곡을 했다. 박양은 “새벽 5시30분부터 엄마, 여동생과 함께 광장에 나와 올림픽 유치를 간절히 바라며 기도를 했다.”며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겨울올림픽이 유치되면 지역 발전을 20여년 앞당길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던 터라 도민들의 상실감은 더했다.강릉시 정순철(45·사업)씨는 “답답하다. 무슨 희망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평창읍 홍금숙(51)씨는 “딸 쌍둥이를 겨울올림픽이 유치되면 2014년에 합동결혼식을 시키기로 약속했는데 너무 서운하다.”며 발길을 돌렸다. 시간이 흐르면서 일부 주민 사이에서 “이대로 주저앉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오지 산골마을을 세계인이 찾는 국제적인 규모의 관광도시로 만들어 보겠다던 열정은 꺾였지만 다시 새로운 희망의 싹을 틔우자.”는 주장도 나왔다. 권순철 평창 부군수는 이날 군민에게 드리는 메시지를 통해 “2010년 유치 실패의 쓰라린 눈물을 삼키고 군정의 최대 현안으로 또 군민의 최대 염원으로 유치에 전력을 기울였는데 또 좌절돼 매우 죄송스럽다.”며 유감을 표했다.●“소홀했던 생활행정 펼쳐야”전수산 춘천상공회의소장은 “슬픔을 추스르고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면서 “강원 도정도 그동안 겨울올림픽으로 소홀했던 점을 살펴 도민들을 위한 생활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다.”고 주문했다.평창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라디오 방송들, 가을 콘서트로의 초대

    가을의 한 가운데에서 라디오 방송들이 마련한 콘서트가 풍성하다.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과, 인기 가수들이 함께하는 특별한 시간이 펼쳐진다. KBS 해피FM ‘최백호 김민희의 라디오 챔피언’은 26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가을 콘서트-추억과 낭만에 대하여’를 개최한다. 남진·송창식·김도향·정훈희·심수봉·윤시내·김수희 등 한 무대에서 만나기 힘든 중견 가수들이 총 출연, 열정의 무대를 꾸민다.‘애모’‘내 마음 갈 곳을 잃어’‘바보처럼 살았군요’‘그때 그 사람’ 등 주옥같은 노래들을 들을 수 있다. 콘서트 진행을 맡은 최백호씨는 “오랜 세월 팬들의 기억 속에 살아있는 끈질긴 생명력의 중견 가수들을 섭외하기 위해 정성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번 콘서트는 오는 31일 오후 6시10분 라디오 챔피언을 통해 방송된다. KBS 제3라디오(AM639㎑)는 20일 오후 8시 서울 평창동 재즈카페 ‘김준 재즈클럽’에서 ‘청년작가’ 박범신이 함께하는 특별한 콘서트 ‘비우니 향기롭다’를 마련했다. 작가의 문단후배와 제자들, 지인들이 게스트와 방청객으로 참석, 문학과 함께한 박 작가의 외길 33년 여정을 돌아보고, 그의 소설과 시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 박 작가가 직접 부르는 노래도 감상할 수 있다.29일 오후 4시부터 제3라디오에서 방송한다. SBS 파워FM은 개국 10주년을 맞아 최화정과 하하가 진행하는 ‘사랑 모아 콘서트’를 다음달 4일 오후 6시 서울 올림픽공원내 88마당에서 갖는다. 비·SS501·인순이·YB·손호영·MC몽 등 정상급 가수들과 파워FM DJ인 김창완·이수경·컬트·박소현·허수경·심혜진 등이 출연, 풍성한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콘서트는 다음달 14일 낮 12시 ‘최화정의 파워타임’을 통해 방송된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스토킹 무서워 이혼도 못해…”

    결혼 15년차 주부 김모(40)씨는 남편의 폭력으로 고통받다가 집을 뛰쳐나와 쉼터에서 이혼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남편(43)은 지난 1년간 하루에도 수십번 문자메시지와 전화로 이혼하면 죽이겠다는 협박을 하고 김씨를 미행하고 있다. 이혼을 결심한 지는 오래지만 남편의 스토킹(지속적인 괴롭힘)과 협박이 두려워 김씨는 결단을 못 내리고 있다. 이혼을 결심하고도 남편의 스토킹 때문에 이혼하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다. 이혼을 했다가 보복 등 더한 고통이 두려워 어쩔 수 없이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부부간 스토킹이란 말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사는 여성들도 많다. 지난해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이혼 관련 여성 상담 3112건의 3분의1인 1000여건이 현재 배우자의 스토킹과 이혼 후 전 배우자의 스토킹을 걱정하는 내용이었다. 남편과 성격 차이로 별거 중인 박모(32)씨의 경우 남편의 스토킹이 두려워 이혼을 하지 못하고 자포자기 상태로 살고 있다. 별거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이를 보겠다고 자꾸 집에 찾아오는 남편의 요구를 거절하지도 못한다. 박씨는 “이미 남편과 남남이 되기로 결심했지만 남편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이메일, 전화, 문자메시지로 ‘사랑하고 있다.’‘헤어지면 안 된다.’‘아이는 어떻게 하느냐.’며 괴롭히고 있다.”고 말했다. 가정법률상담소와 성폭력상담소 등에 따르면 남편들의 스토킹은 이혼을 결심하고 별거 중일 때 특히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서모(51)씨는 남편의 거듭된 미행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남편과 갈라서기로 마음먹고 변호사 사무실 등을 찾았지만 남편은 끊임없이 서씨를 따라다니고 있다. 서씨는 “주위에서는 남편이 나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 것 아니냐면서 대화로 풀어보라고 하지만 도가 넘은 남편의 행동으로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면서 “헤어지면 남편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공포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토킹을 당하고 있는 여성의 대부분이 남편의 폭력과 폭언을 오랫동안 경험해 무기력한 상태라고 진단한다. 또 여성들이 남편들의 협박을 진짜로 믿는 경향이 있어 법적인 해결 방법을 찾는 데 소극적이라는 것도 지적한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박소현 상담위원은 “가정폭력의 가해자들 중에는 이혼하면 배우자와 그 가족들까지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때문에 이혼 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할 것을 걱정해 이혼을 결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실제로 이혼을 하고 나서 전 배우자의 재결합 요구 등 스토킹을 막기 위한 방법을 물어오는 사람도 많다.”고 덧붙였다. 제도적인 해결방안에 대한 논의는 답보 상태다. 스토킹을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은 만들어졌지만 국회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열린우리당 염동연 의원이 스토킹 피해자가 피해 신고와 동시에 법적 보호 및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스토킹 피해센터를 만드는 내용의 ‘지속적 괴롭힘 행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안(스토킹범죄처벌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법사위에 계류돼 있다.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한여름 ‘쌍춘년 결혼전쟁’

    한여름 ‘쌍춘년 결혼전쟁’

    200년 만의 ‘쌍춘년’(雙春年)을 맞아 ‘결혼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여름에도 결혼 행렬이 이어져 결혼식을 치르기까지는 신랑 신부들에게는 행복보다는 고역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빈 예식장이 없어 웬만하면 피하는 불볕더위에 비지땀 흘리며 결혼식을 치러야 할 판이고 신혼여행지 잡는 것도 경쟁이 치열하다. 입춘(立春)이 두 번 있는 쌍춘년에 결혼하면 잘 산다는 속설 때문이지만 신혼부부들에게 출발은 어느 해보다도 힘든 한 해가 되고 있다. ●비수기 7,8월 윤달에 평일 결혼도 회사원 김지형(29)씨는 다음달 26일(토요일) 결혼식을 올린다. 어지간하면 피한다는 음력 7월 윤달(양력 8월24일∼9월21일)이다. 하객들이 식사하기 편한 주말 점심시간을 잡기 위해 윤달에 결혼하는 찜찜함을 무릅썼다.“억울하죠. 나름대로 부지런히 한답시고 5개월 전에 식장을 알아 봤는데도 도저히 그때 아니고서는 주말시간 잡는 게 불가능하더군요. 우리끼리야 윤달, 뭐 그런 얘기에 신경 안 쓰지만 양가 부모님들은 많이 걱정들 하세요.” 하지만 당장 더 골치 아픈 것은 신혼여행 문제다. 휴가철과 겹치면서 항공권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 김씨는 “주위에서 예식장만 잡으면 신혼여행은 천천히 알아 봐도 된다고 해서 여유있게 생각했는데 웬만한 여행사는 항공권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박소현(29·여)씨의 결혼식 날짜는 다음달 22일(화요일)이다. 아예 주말을 피해 평일인 화요일로 날짜를 잡았다. 그는 “남자친구의 9월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식을 올리려고 결혼을 서두르기는 했지만 비수기인 여름에 식장 잡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나마 윤달 시작 전에 결혼할 수 있는 게 위안이다. 하지만 박씨 역시 신혼여행이 문제다.“신혼여행은 꼭 유럽으로 가고 싶었지만 예약이 이미 두세 달 전에 다 끝났다더군요. 결국 파타야로 정했는데, 신혼여행 상품이라 할인도 못 받는 처지에 어쩔 수 없이 생각하지 않았던 곳을 가게 돼 속상하죠.” ●하객 400명이 안 되면 예약 거부 횡포도 웨딩컨설팅업체 IS의 경우 지난해 7,8월 예약이 30여건에 불과했으나 올해 40건이 넘을 정도로 늘어났다. 스카이시티 컨벤션센터도 지난해 7,8월 예약이 20건 정도였지만 올해에는 40% 정도 증가,30건에 가깝다. 추카클럽 웨딩플래너 홍희정씨는 “8월 결혼을 문의하는 상담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정도 늘었다.”면서 “쌍춘년 특수 말고 윤달을 피하려는 심리도 7,8월 한여름 결혼을 불사하게 만드는 이유”라고 했다. 이렇다 보니 예비부부들을 골탕 먹이는 ‘배짱 상혼’들이 활개치고 있다. 지난달 결혼한 정모(31)씨는 예식장의 횡포 때문에 결혼시간을 오후 5시로 늦춰 잡아야만 했다. 어렵사리 토요일 점심시간에 예약이 가능한 곳을 찾았지만 예식장측은 “하객이 400명이 안되면 예약이 불가능하다.”고 거부했다. 예식업계 관계자는 “예년에도 성수기 황금시간대에 비슷한 현상이 있었지만 올해에는 지나칠 정도”라면서 “사진이나 꽃, 드레스, 한복 등도 최고급 상품만을 강요하는 등 사실상 웃돈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 김준석 윤설영기자 whoami@seoul.co.kr
  • 여름방학 영어캠프

    여름방학 영어캠프

    날씨가 더워지면서 여름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자녀를 둔 부모들은 무더위도 걱정이지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여름방학을 알차게 보낼 수 있을지가 더 고민이다. 각종 영어 캠프가 마련되는 여름방학은 아이들에게 영어에 대한 흥미를 붙여주고 기초를 잡아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자녀 영어교육에 관심있는 학부모들을 위해 다양한 여름방학 영어캠프 일정을 소개한다. 영어캠프는 해외와 국내, 민간업체가 운영하는 캠프와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캠프로 나눌 수 있다. 각각의 장단점을 꼼꼼히 따져보고 우리 아이에게 딱맞는 캠프를 골라야 한다. ●국내캠프 서울신문은 지난해 캐나다, 싱가포르, 필리핀 영어연수캠프를 열었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밴쿠버 서리교육청 공립학교 프로그램은 서울신문이 독점적으로 운영하며 교육청에서 엄선한 가정에서 2인 1가정 홈스테이로 진행된다.3주·6주 코스 중 고를 수 있다. 싱가포르 캠프는 세계에서 가장 치안이 훌륭한 곳에서 단기간에 영어와 중국어를 함께 정복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필리핀 수비크 캠프는 동양의 캘리포니아로 불리는 수비크에서 1대1 개별 맞춤학습으로 진행된다.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서울시내 11개 지역교육청이 주관하는 영어캠프가 있다. 원어민 교사와 프리토킹이 가능한 현직교사의 지도하에 3주 합숙기간 중 영어로만 대화하며 영어와 친숙해지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기간, 참가비 등은 교육청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신청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올해로 10회째 진행되고 있는 고려대학교(서창캠퍼스) 캠프코리아 영어캠프는 캐나다·호주의 초등학교, 중학교 교사진으로 강사진이 구성된다. 초등 저학년, 고학년, 중학생으로 나누어 철저한 수준별(level) 테스트를 통해 반을 편성한다. 특히 특목고 입학 또는 미국학교 유학을 위한 특별반이 구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외대는 초등학교 1학년∼중학교2학년을 대상으로 한 주니어 통·번역 과정 캠프를 연다. 미국, 캐나다, 전 현직 교사 출신 원어민 강사가 집중적으로 영어를 가르친다. 전화 인터뷰 테스트와 필기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고려대학교에서 진행되는 한영OSP(Overseas Study Program)GCK(Global Camp korea)캠프는 우수한 중학생들을 선발하여 한영외고 유학반을 체험해보고 준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한영외고의 OSP는 국내에서 미국 아이비리그 입학을 준비하는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경기도 여름방학 영어캠프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에버랜드 캐빈호스텔에서 2주간 진행된다. 국내최고의 영어마을 운영프로그램이면서도 참가비는 40만원이다. 신청가능 대상은 경기 및 충청남도의 초등학교 3학년∼중학교 3학년생이다. 전체 참가학생중 20%는 국민기초생활수급대상 자녀에게 무료 참가하게 할 계획이다. 경기도 안산캠프 4주 방학 집중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외국에 간 것과 같이 실제와 유사한 상황속에서 자연스럽게 의사소통 능력을 기를 수 있다. 교실수업외에도 드라마, 노래, 역할극, 스포츠, 미술·공예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해외캠프 호주 퀸즐랜드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호주캠프는 현지 공립학교 정규수업에 그대로 참여할 수 있다. 완전한 호주학교체험을 위해 한반에는 2명씩만 배치되어 운영된다. 방과후에는 교육청소속 교사가 ESL을 진행하며 주말에는 다양한 호주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 호주 조기유학을 결정하기전 체험코스로 적합하다. 어린이들의 천국 디즈니월드에서 운영하는 영어캠프도 있다.Disney Youth Program은 애니메이션, 자연과학, 문화 등 17가지 다양하고 재미있는 주제별 체험학습으로 테마파크를 비롯해 호텔식 리조트, 골프코스 등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그동안 디즈니 본사 자녀와 미국의 우수학생들만을 위해 10년전부터 운영해왔던 프로그램으로 롤러코스터를 타며 운동의 법칙에 대해 배우고, 애니메이션 동산에 가서 애니메니션의 역사에 대해 배우는 등 신나는 놀이시설을 백분 활용한 교육프로그램이다. 캐나다 나이애가라 교육청에서는 단기유학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캐나다의 공립학교에 한반에 2명씩만 배정돼 현지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게 된다. 방과후에는 4시간에 걸쳐 ESL수업 및 수준(level)별 나머지 공부가 진행된다. 레벨에 따라 SSAT,TOEFL, 듣기훈련, 학교숙제 등을 하고 주말에는 한국교과목수업도 따로 배운다. 골프, 승마 등 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잡으려면 중국 동북사범대학과 영국 케임브리지 에듀케이션이 공동진행하는 제3회 영어·중국어 캠프를 노려볼 만하다. 중국 창춘에서 개최되는 캠프는 어려운 중국어 발음을 현지에서 정확하게 습득할 수 있고 영어는 원어민 교사에게 배울 수 있어 일석이조다. 주말에는 현지문화체험과 백두산 관광, 고구려 문화체험도 마련돼 있다. CTS코리아에서 운영하는 싱가포르 현지학교(Macpherson Primary School)Immersion Program도 싱가포르 현지 학교 수업에 참여해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영어캠프 다섯 번 참가해봤더니… 3년간 국내 영어캠프 4번, 해외 영어캠프 1번 총 5번의 영어캠프를 섭력한 박소현(11)양의 어머니한테 캠프 고르는 노하우에 대해 들어봤다. ●언제 어떤 캠프를 다녀왔나? 1학년 겨울방학을 빼고 방학마다 영어캠프를 보냈다. 한림대에서 하는 15일짜리 영어캠프 3번, 고려대 9일짜리 영어캠프 1번, 지난해 여름에는 한달짜리 캐나다 나이애가라 교육청 주관 영어캠프에 다녀왔다. ●영어캠프를 다녀오고 아이가 달라진 점은?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 지난해 6월초에 태국으로 가족여행을 갔는데 현지인들과 아무 거리낌없이 영어로 대화를 했다. 외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다는 말도 한다. 영어를 친숙하게 느끼니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단어 외우는 속도도 굉장히 빠르다. 지난해 교내 영어회화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국내캠프와 외국캠프를 비교해보면? 아이를 보면 효과적인 면에서 국내캠프와 외국캠프의 큰 차이는 못 느낀다.1년 이상 해외유학을 보내고 싶지만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어 단기 영어캠프로 만족하고 있다. 아이가 영어캠프를 워낙 좋아해 올 여름방학에도 보낼 생각이다. ●어떤 기준으로 캠프를 골랐나? 외국에서 살다온 사촌동생이 여름방학때 다녀온 영어캠프가 좋았다고 소개해줬다.2주동안 합숙하면서 수준이 비슷한 아이들끼리 모아 한 방에 3명씩 생활한다. 수업은 원어민 교사와 외국 유학 경험이 있는 한국인 교사가 진행한다. 합숙기간 동안에는 한국어를 쓰면 벌칙을 주는 식으로 영어를 사용하게 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캠프에서 익힌 영어를 계속해서 활용할 곳이 없다는 것이 가장 아쉽다. 주위에 외국인이 있거나 학원을 다니면서 꾸준히 영어를 사용했더라면 영어실력이 훨씬 늘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에게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고 강요하지는 않았다. ■ 캠프선택 이런점 주의하세요 ●국내로 보낼까, 국외로 보낼까? 국내캠프도 사설기관이 운영하는 캠프와 지자체 등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영어마을로 나뉜다. 사설 영어캠프는 국내 대학교, 연수원 등의 시설을 이용해 1∼4주에 걸쳐 이뤄지며 원어민 1명당 10여명의 학생이 생활하며 1일 8시간 정도 영어로 학습한다. 세분화된 연령과 수준별 학습으로 각자의 목표에 맞는 프로그램을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고를 수 있고 꽉 짜여진 스케줄 속에서 철저한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이들도 심적으로 안심하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지만 한국 학생들끼리 있으므로 영어환경 노출에 약하다는 것이 흠이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영어마을은 시설을 마치 외국에 온 것 같은 상황을 만들어 영어환경을 체험할 수 있다. 지자체에서 후원하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체험이 가능하다. 다만 체험위주의 과정이므로 1회 이상 참가하면 내용이 중복될 수 있다. 해외캠프는 영어환경에서 영어와 문화체험을 동시에 습득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유학을 가기전 미리 외국생활에 대한 체험을 해보고 견문을 넓히는 기회로 활용하기에도 적절하다. 그러나 역시 최저 2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또 현지 적응을 하지 못하면 오히려 영어에 대한 거부감만 얻어올 수 있어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우리 아이 수준에 맞는 캠프는? 수준에 맞지 않는 캠프에 참여시켰을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내 돈·시간을 낭비하고 영어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할 수 있다. 수준별 수업이 진행되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수업에 사용되는 교재를 보면 우리 아이 수준에 맞는지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좋은 강사를 고르는 방법은? 네이티브 스피커라고 하더라도 직업과 학력, 자격증 소지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외국인 학생을 가르친 경험이 있는지도 중요하다. 또 강사와 학생의 비율은 학생 10명당 원어민 1명, 한국인 1명이 적합하다. ●숙소 및 생활 환경도 체크 기숙사가 따로 마련돼 있는지 홈 스테이를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냉·난방여부, 식당의 위생상태 및 식단 등도 확인한다. 긴급상황 발생 시 병원 및 응급처치 준비상태와 보험가입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홈페이지 게시판을 조사하면 다 나온다 지난 캠프의 자유게시판, 사진자료 등을 꼼꼼히 보며 과거에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었는지 강사진들의 질은 어떤지 확인한다. 지난 캠프에 대한 게시판 내용이 많지 않거나 매회 새로운 게시판을 올리는 캠프는 피하는 것이 좋다. 불만 사항이 많아 게시판을 막아 놓는 곳일 수 있기 때문이다. ●캠프 참가 후 후속조치, 다음 프로그램과의 연계성도 체크 캠프참가에서 얻은 영어학습 동기유발을 이후에 연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후속작업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캠프는 비교적 단기이기 때문에 사실 동기유발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동기유발을 계속 이어가지 못한다면 효과적인 캠프라고 할 수 없다. 안전하고 즐겁고 재미 있으며, 계속적인 영어학습으로 이어갈 수 있는,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영어학습을 하는데에 캠프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이혼숙려제 법제화 논란

    이혼숙려제 법제화 논란

    이혼숙려제도의 법제화를 놓고 찬반 논쟁이 뜨겁다. 이혼숙려제는 경솔한 이혼을 막기 위해 협의이혼을 신청한 부부에게 일정 기간 ‘숙려기간’을 주고 재고하도록 한 뒤 이혼 확인을 해 주는 제도로, 지난해 3월부터 서울가정법원에서 시범 실시되고 있다. 지난해 말 관련 법안이 제출되면서 본격 법제화 과정을 밟고 있지만, 그 효용과 방법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의무화’ 법안 계류중…반대 법안도 곧 제출 현재 이혼숙려제와 관련, 국회에 계류돼 있는 법안은 2개다. 지난해 11월 의원 37명이 공동 발의해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혼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정안’은 가정폭력이나 질병 등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3개월간 숙려기간을 거치며, 미성년 자녀가 있을 경우 외부 기관의 상담을 받아야만 법원이 이혼을 확인해 주거나 조정·화해·결정 등을 판결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보다 며칠 앞서 한나라당 안홍준 의원 등 13명이 발의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숙려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경우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 일방의 신청에 따라 6개월의 숙려기간을 주도록 하고 있다. 일단 법원의 시범실시 결과는 긍정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가정법원은 지난해 3월부터 이혼 신청후 1주일의 숙려기간을 갖거나 무료 상담을 받도록 한 뒤 이혼 취하율이 9.99%에서 17.24%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국여성단체연합, 여성민우회 등 여성계를 중심으로 “이혼숙려기간은 또다른 고통의 연장이며, 실효가 없다.”는 반대 의견이 거세다. 이혼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40대로서,‘충동적 이혼’이란 실상 많지 않으며, 현행처럼 원하는 경우 상담 또는 숙려기간을 갖게 하는 것만으로도 완충 역할이 충분하다는 것. ●“무료상담등 이혼절차 전반에 법제도 보완 필요” 사생활에 대한 국가의 과도한 침해라는 주장도 있다. 열린우리당 유승희 의원은 “이혼은 개인 자유 영역인데 국가가 개입해 강제적 규제를 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상담 유료화도 한 쟁점이다. 이 의원 법안에 따르면 미성년 자녀가 있을 경우 법원이 지정한 외부기관에 유료 상담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아직 법도 통과되지 않았는데 지난해 말부터 수백명이 이혼상담교육을 받고 있다.”면서 “특정 이익집단의 배만 불리는 정책”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긍정적 의견도 많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박소현 상담위원은 “숙려제도는 국가가 만들어 놓은 이혼이라는 제도를 보다 책임있게 운영하자는 것”이라면서 “무조건 이혼을 막자는 것이 아니라, 불가피하다면 이혼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유승희 의원은 ‘원하는 경우만 숙려기간을 갖고 무료상담을 받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곧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지금은 女性진행자 시대

    지금은 女性진행자 시대

    □ YTN스타에서 자신의 이름 딴 토크쇼 진행 정지영 아나운서 “방송인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이름을 단 프로그램을 하고 싶어하죠. 저도 오랫동안 토크쇼를 하고 싶었어요.”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로 삼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또 한 명의 여성이 나왔다. 지난해 프리를 선언하고 TV와 라디오를 오가며 맹활약하고 있는 정지영(30) 아나운서다. 그녀가 YTN스타에서 마련한 음악 이야기쇼 ‘정지영의 원 파인 데이’를 진행한다. 시청자들은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 음악의 향기를 곁들이며 그녀의 정감어린 ‘토크’를 들을 수 있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일산 라페스타에서 쌀쌀한 날씨 속에 첫 녹화를 기다리고 있는 정 아나운서를 만났다. 그녀는 “화려하지 않은 반면, 편안하고 따뜻하고 유쾌한, 그래서 초대 받으면 나가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네요.”라는 바람을 전했다. 사실 그녀는 라디오 진행 등을 통해 편안한 진행으로 정평이 나있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셈인데, 얼마나 오래 ‘원 파인 데이’를 진행하고 싶냐는 짓궂은 질문을 던졌더니 “7년 정도”라는 답이 냉큼 돌아온다. 최근 TV에서 여성 단독 진행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 그녀는 어떻게 생각할까.“여성 솔로 진행에 대해 막연하게 우려하던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제는 여성 혼자라도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거죠. 여성이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정 아나운서는 이번 프로그램이 기획되던 지난 2달 동안 제작 회의에도 자주 참여하며 아이디어를 내는 등 애착을 보였다고 한다. 프로그램 제목도 그녀의 아이디어가 당첨됐다는 후문. 방송 진행 7년의 공력을 가지고 초대 손님 선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혹시 여타 뮤직토크쇼의 진행자처럼 직접 무대에서 연주나 노래를 하고 싶지는 않을까 궁금했다.“사실 피아노 연주를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어요. 하지만 그런 부분은 여백으로 남겨놓고 싶어요. 제가 아니라 초대 손님들을 돋보이게 해야 하니까요.” 2시간 정도 펼쳐졌던 첫 녹화의 느낌은 어땠을까. 정 아나운서는 “토크쇼로서는 흔치 않은 야외무대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조용한 진행은 불가능했지만, 되레 관객들의 호흡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앞으로는 초대손님의 속 깊은 이야기에 더욱 귀를 기울이려고 해요.”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여자=보조진행자’ 이제그만 男보란듯 당당히 ‘홀로 마이크’TV 프로그램에 여성 솔로 진행자 시대가 열리고 있다. 과거에도 이승연이나 김혜수, 심혜진, 이소라 등 연예인이 단독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요즘처럼 봇물을 이루지는 않았다. 버라이어티쇼 같은 집단MC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개 어떤 장르 프로그램이든 남녀가 투 MC로 동시에 진행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특히 여성은 남성 진행자의 보조 역할에 치우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죽하면, 여성은 항상 남성 진행자 왼쪽에 꽃처럼 앉아만 있다는 비판이 나왔을까. 이제는 다르다. 지난해부터 속속 여성 진행자들이 대거 등장하더니 오히려 남성보다 여성 단독 진행이 압도적인 상황이 됐다. 여성 아나운서들이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게 주목된다. 반면 남성 솔로 진행자는 음악프로그램을 제외하곤, 중장년층 대상 일부 프로그램에서 간간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KBS만 따져봐도 ‘파워인터뷰’(이금희)‘VJ특공대’(황정민) ‘열린음악회’(김경란) 등이 있고, 최근 유학에서 복귀한 황수경 아나운서는 ‘놀라운 아시아’,‘낭독의 발견’,‘신화창조’ 등 무려 3개 프로그램을 홀로 도맡아 진행하고 있다. MBC는 지난 봄 개편 당시 보기 드물게 해외 시사프로그램 ‘W’를 최윤영 아나운서에게 단독으로 맡기며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요리보고 세계보고’(나경은),‘문화사색’,‘주말 스포츠뉴스’(이상 이정민)‘공감 특별한 세상’(박소현)도 있다. SBS는 ‘다국적군’이다. 봄 개편 때는 ‘8시뉴스’ 앵커 출신 한수진 기자에게 ‘한수진의 선데이 클릭’을 마련해줬고, 가을 개편 때 ‘자우림’의 김윤아에게 뮤직토크쇼 ‘뮤직웨이브’를 맡긴데 이어 낮방송을 실시하며 ‘김미화의 유’라는 토크쇼를 신설했다. 개그우먼 송은이도 ‘TV 영어마을’을 단독 진행한다. 방송사 관계자는 “지난해 가을부터 여성 단독 진행 프로그램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청소년이나 20∼30대 등의 시청자를 겨냥하는 프로그램은 여성이 더욱 어필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독자의 소리] 운전중 통화 자제를/박소현(경기 파주시 금촌1동)

    등·하굣길에 광화문과 서울시청 앞 도심을 매일 지나고 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지나가는 차량의 운전자들이 휴대전화로 통화하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의외로 그런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놀라게 됐다. 나 자신이 특별히 모범적인 시민은 아니지만 운전 중에 휴대전화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몇 년 전 휴대전화로 직접 전화하는 것을 교통법규로 규제하면서 핸즈프리가 나오거나, 거의 모든 차에 설치되어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새로 출시되는 대부분의 승용차에는 내장되어 있을 정도지만 법규를 지키지 않고 있는 셈이다. 운전중의 휴대전화 사용은 자신의 안전이나 편리함보다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서로가 조심하고 지켜나가자. 박소현(경기 파주시 금촌1동)
  • 탄천에 눈부신 ‘빛의 향연’

    탄천에 눈부신 ‘빛의 향연’

    분당신시가지를 가로지르는 탄천에서 대규모 페스티벌이 열린다. 성남시는 19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간 탄천변을 중심으로 분당구청 잔디광장, 중앙공원, 남한산성 야외공연장 등에서 ‘2005 성남탄천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올해 처음 시작되는 탄천페스티벌은 19일 오후 분당구청 특설무대에서 난타공연과 해외 민속예술공연단의 지구촌 퍼레이드,SBS FM ‘박소현의 러브게임’ 공개 콘서트를 시작으로 화려하게 펼쳐진다. 둘째날은 러시아 등 10개국 민속예술공연단과 ‘동화’의 퓨전 국악,‘코라’와 ‘벨라트릭스’의 퓨전 클래식공연,‘문화마을 들소리’의 집단신명 퍼포먼스 등 국내외 초청 공연단의 예술무대가 이어진다. 공연 첫날부터 23일까지는 중앙공원 광장에서 영국 루미나리움 컴퍼니의 ‘공기로 만든 빛의 집(Architects Of Air)’ 시리즈의 신작(levity Ⅱ)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다. 유료로 개방되는 빛의 집에서는 명상음악과 함께 에어돔을 통해 투영되는 화려한 빛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다. 공연무대가 없는 지역 주민들을 찾아가는 이동 예술무대인 ‘찾아가는 페스티벌’은 분당 위스타트마을 등 3곳에서 22일부터 3일간 열린다. 성남지역 소규모 공연단체와 아마추어 예술단체 등이 꾸미는 ‘프린지 페스티벌’이 태평동 탄천 특설무대에서 펼쳐지며, 중앙공원 야외공연장에서는 21일 춤짱선발대회, 민속체험, 포토체험 등 시민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성남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탄천을 축제의 소재로 끌어올린 국내 첫 천변(川邊)축제”라며 “신구시가지의 주민화합과 수도권 대표축제로 자리잡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이혼할때 재산 못 빼돌리게 조회제도 도입

    이혼할때 재산 못 빼돌리게 조회제도 도입

    이혼 때 부부중 한쪽이 재산을 빼돌리지 못하도록 이혼소송에서도 재산명시, 재산조회제도가 도입된다. 한쪽이 재산을 빼돌리는 경우 현재는 다른 한쪽이 이를 확인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법원이 조회하겠다는 것이다. 서울가정법원 산하 가사소년제도개혁위원회는 지난 8일 열린 제2차 전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부부재산 파악의 효율화 방안’에 합의했다고 18일 밝혔다. 필요할 경우 관련 법률도 개정할 방침이다. 건설업자 최모(51)씨와 전업주부 이모(48)씨는 지난 2월 이혼을 하려고 법원을 찾았다. 다른 여성을 만나던 남편이 1년 전부터 집을 나가 동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내는 이혼 뒤 자녀 2명을 양육하는 데 합의하고 재산을 나누는 과정에서 깜짝 놀랐다. 사업하던 남편이 재산을 몽땅 관리해 자세한 내역은 모르지만, 최씨가 전 재산이 시가 2억원짜리 아파트 한 채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남편의 사업규모나 동거녀의 씀씀이로 미뤄볼 때 터무니없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아내가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 아내는 “1년 전 남편이 집을 나갈 때만 해도 이혼하리라 생각지 않아 남편 명의재산에 가압류 등 법적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사소년제도개혁위는 “이혼소송과 함께 제기된 재산분할청구에서 한 배우자가 재산을 은닉, 부부의 재산 파악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어 민사집행법에 규정된 재산명시·재산조회제도를 가사소송까지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재산명시는 법원이 돈을 갚지 않는 채무자에게 재산내역과 재산 처분 현황을 적은 재산목록을 제출하도록 명령하는 제도다. 정당한 이유없이 재산목록을 내지 않으면 처벌할 수 있고, 재산목록이 거짓일 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재산조회는 채권자의 요청에 따라 법원이 채권자의 재산·신용상황을 전산망을 통해 조회하는 제도다. 채무자가 재산을 누락해도 법원이 적극적으로 재산을 찾아내는 방안이다. 여성계는 오랫동안 부부공동명의가 일반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방이 재산을 숨겼다는 사실을 당사자에게 입증하도록 요구하는 현행 법률은 여성에게 큰 불이익을 안겨주고 있다며 미국처럼 이혼재판에서 부부의 재산을 숨기면 형사처벌을 받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한국가정법률사무소 박소현(44) 상담위원은 “이혼할 때 남편이 재산을 빼돌려도 확인하기 어렵고, 금융기관을 일일이 쫓아다니며 찾기란 불가능하다.”면서 “재산명시·조회제도를 도입하면 은닉재산을 한결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환영했다. 이지은 변호사는 “이혼재판의 주요 쟁점인 부부재산 파악에 법원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정은주 김효섭기자 ejung@seoul.co.kr
  • [여성&남성] 가정폭력 남편 상담소를 찾아

    [여성&남성] 가정폭력 남편 상담소를 찾아

    지난 15일 저녁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가정법률상담소(소장 곽배희). 아내를 때린 30∼50대 남성 4명이 집단상담을 받으려고 모였다. 가족폭력특례법에 따라 법원이 상담을 위탁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이미 5주 동안 5차례의 개별상담을 마친 상태. 상담 프로그램은 3∼4단계로 나누어진다. 개별상담은 가정불화와 폭력의 원인과 감정을 맨투맨으로 진단한다. 다음은 몇 사람이 모여 토론하는 집단상담으로 각자의 문제를 객관화시킨다. 집단상담은 가해자 집단과 피해자 집단을 나누어서 3시간씩 6차례에 걸쳐 이루어진다. 상담이 끝나면 개개인에 맞는 교육이 뒤따른다. 상담과 교육은 모두 60시간에 이른다. ●“상담에 나온 용기에 박수를” 상담 경력 10년의 베테랑 이서원(40) 박사는 가벼운 농담으로 쑥스러운 분위기를 풀어나갔다.“여기 나오신 용기에 서로에게 박수를 보냅시다. 짝짝짝.”참석자들의 얼굴이 조금씩 펴지기 시작한다.“앞으로 6주일 동안 매주 한 차례씩 만날 텐데, 통성명은 하지 못하겠지만 이니셜로라도 자기소개를 하자.”는 이 박사의 말이 끝나자 참석자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B(46·공장근로자)씨가 말문을 연다.“결혼한 뒤 5년 동안 아내는 벌이가 시원치 않아도 불평 한마디 없이 성실했어요. 그런데 아들이 다섯 살 되던 해 공장에 나가기 시작하면서 사람이 변했습니다. 이웃과 싸우지를 않나, 술에 취해 새벽 2시에 들어오지를 않나.”결국 B씨의 아내는 가출해 2년 동안이나 친구집을 전전하다 집으로 돌아왔다.B씨는 이웃이 알새라 이사를 하면서 받아줬는데, 아내는 또 사고를 쳤다. 택시기사와 싸우고 7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것.“엄마와 함께 경찰서에 있는 일곱 살짜리 막내를 데리고 가라는 연락이 왔으니 속이 터지지….”그는 “이렇게 참으면서 술먹고 들어온 아내를 침대 위로 밀어 넘어뜨린 것이 폭력이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박사는 L(48·회사원)씨에게 직접 조언을 하라고 했다. 침묵이 흐른 뒤 무겁게 입이 떨어졌다.“내 생각에 아니다 싶으면 일찍 정리하는 것이 좋은 것 같네요. 참고 산다는 것은 이제 의미없는 세상인데….” 그러나 K(33·회사원)씨의 생각은 달랐다.“B씨의 아내에게 말못할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남자들 생각에는 아무 것도 아닌 일이 여자에겐 상처가 될 때가 있으니까요.”십몇년의 결혼생활에서 9년을 부부싸움으로 보냈다는 Y(55·노동)씨는 “헤어질 생각이 없으면 이혼하자는 말이 안 나오게 ‘약점’을 잡아야 된다.”면서 “결국 힘으로 누르는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삼인삼색, 의견이 팽팽하다. 이 박사는 “아내에게 화가 나면 어떻게 하느냐.”고 화제를 돌려본다.B씨는 “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어쩌면 제가 행복했던 5년 동안 아내는 점점 불행해 졌는지도 모르지요. 그렇지만 아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말린 적도 없었고 최선을 다한다고 했는데, 왜 결과가 이런지 모르겠어요.”B씨의 아내는 하루에도 몇번씩 이혼을 요구한다. 하지만 B씨는 “부모님에게 이혼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없다.”고 했다. 이 박사는 “아내와 대화를 하고 좀 더 생각하면 불화의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부모님 때문이 아니라 아내의 조그만 장점 때문에 이혼을 안 하는 거라고 생각을 바꾸라.”고 충고했다.B씨의 얼굴이 밝아졌다.“사실 아내가 애들한테는 끔찍이 해요. 그래서 같이 살지요.” ●‘남성의 무지’가 가정폭력 불러 박소현(45·여) 상담위원은 “개별상담을 하다 보면 남성들은 가부장적인 분위기에 익숙해진 탓인지 아내를 때리고도 폭력을 휘둘렀다는 의식조차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나이에 관계없이 ‘뺨 한두 대 때린 것이 무슨 폭력이냐.’고 항변하는 남성들이 대다수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내는 TV드라마에 나오는 ‘매맞는 아내’처럼 쭈그려 앉아 맥없이 우는 것이 아니라, 남편의 폭력에 반항하고 맞선다. 결국 남편들은 자신이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른 것이 아니라 부부싸움을 한 것으로 인식한다. 이런 상황을 두고 김경신 전남대 가정관리학과 교수는 “한국 가정폭력의 문제는 남성들의 무지에서 기인한다.”고 단언한다. 그는 “우리나라는 가해자 상담 프로그램의 효과가 외국보다 훨씬 높다.”고 전했다. 한국 남성들은 폭력을 용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잘못이라는 것을 깨닫기만 해도 행동을 고치려 노력한다는 설명이다. 여성부가 지원하는 상담 프로그램이 아내만큼이나 남편을 챙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성부 박동혁 사무관은 “아내에 대한 보호와 상담이 사후적이고 소극적인 대책이라면 남편을 대상으로 하는 상담은 예방적이며 적극적인 조치”라면서 “장기적으로는 부부가 함께 상담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날 모인 사람들과 같은 ‘폭력남편’들에게 검찰이 상담을 받는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한 것도 같은 차원이다. 상담을 마치면서 이서원 박사는 이야기를 하나 들려 주었다.“중국 사람들은 아이가 울면 세 가지 방법을 쓴다고 합니다. 때리거나, 달래거나, 원인을 찾아 문제를 풀어주는 것이지요. 때리는 것은 가장 쉽지만 문제를 확대시키고, 달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결국 원인을 찾아야 문제가 해결되지요.” 이날 3시간 동안의 첫번째 집단상담에 참여한 남편들은 가슴 속에 ‘왜?’라는 의문을 품고 집으로 돌아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잘살고 학력높은 사람일수록 이혼 덜한다

    잘살고 학력높은 사람일수록 이혼 덜한다

    ‘경제적으로 넉넉하고 많이 배운 사람일수록 이혼을 덜 한다?’ 30일 통계청이 발간한 ‘2002·2003 인구동태통계연보(혼인·이혼편)’를 분석한 결과 전국 2년 평균 ‘조이혼율’(인구 1000명당 발생한 이혼건수)은 3.25건 (2002년 3.0건,2003년 3.5건)이다.이 가운데 서울 강남·서초구 등 ‘중산층’ 거주지역의 조이혼율은 각각 2.3건,2.25건으로 평균치를 훨씬 밑돌았다.반면 ‘서민층’ 거주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중랑·강북구의 조이혼율은 3.95건,3.75건 등으로 강남지역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이들 지역의 연령별 인구 구성에 큰 차이는 없다.다만 학력 수준에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2000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전체 주민 중 대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강남구 50%,서초구 52% 등이다.반면 중랑구와 강북구는 각각 21%,22%이다. 조이혼율의 지역별 격차는 경제력과 학력 등 사회경제적 특징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가정법률상담소 박소현 상담위원은 “연령 구성이 비슷하다면 두 지역간의 조이혼율 격차는 사회·경제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같은 사실은 중랑구와 이웃하고 있는 노원구의 낮은 조이혼율(2.7건)로도 뒷받침된다.최근 유명 사설학원이 개설되는 등 중산층 거주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노원구의 경우 대졸 이상 학력자 비율이 30%,중산층이 선호하는 주거형태인 아파트가 전체 주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6%에 이른다.반면 중랑구의 아파트는 전체 주택의 46%에 불과하다. 특히 통계청의 지난해 이혼통계자료를 통해 이혼자의 학력수준을 살펴보면 남자의 80%,여자의 86%가 고졸 이하의 학력 소유자로 나타났다.또 이혼 사유 중 경제문제가 16.4%를 차지,성격차이(45.3%)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즉 우월한 학력 및 경제력을 바탕으로 안정된 사회적 지위를 누릴 경우 이혼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고 볼 수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승권 박사는 “이혼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성격차이’는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정확한 원인으로 간주할 수 없다.”면서 “경제문제를 이혼의 주된 원인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또 저학력자의 높은 이혼율과 관련,김 박사는 “서구에서는 고학력자일수록 생각이 자유롭고 자립능력이 있어 이혼을 쉽게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경기불황 등의 영향으로 고학력자의 소득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비롯된 특수한 사례로 이해된다.”고 덧붙였다. 중산층 거주지역인 경기 과천시(1.85건)와 성남시 분당구(1.9건),대구 수성구(2.65건) 등의 조이혼율이 낮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반면 경기 동두천시(5.35건)와 성남시 중원구(4.75건),인천 서구(4.6건) 등의 조이혼율이 높은 것은 학력과 경제력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김 박사는 “이혼율에 대한 지역별 차이를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앞으로 학술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완전한 사랑’ 꿈꾸는 50대 여성들

    초혼은 ‘사랑’으로,재혼은 ‘돈’보고 한다?천만에.이는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고 50∼60대 여성들은 말한다.여성에게서 ‘독립적인 사고’가 최고의 덕목 중 하나로 꼽히는 시대에 이르러 이는 분명 달라진 여성들의 모습이다.더이상 여성들은 경제력을 가진 ‘기댈 언덕’으로 남성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가 되는 상대’를 원한다.“경제력으로 얽히기보다는,서로 마음맞는 사람들끼리 여생을 함께 하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아예 한발 더 나아가 “완전한 사랑은 경제적인 문제를 벗어나야만 가능하다.그러므로 자신의 밥은 해결할 능력은 있고,욕심이 없어진 50대부터라야 완전한 사랑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50∼60대 여성들의 이야기는 달라진 세상의 한 단면임이 분명하다. ●이젠,행복할 자신있다고 올 5월이면 재혼한다는 김숙례(58·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씨.“15년전,사업체가 기울어지면서 동시에 건강도 잃어버린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뜬 후 4남매를 힘겹게 공부시켜 독립시켰어요.아직 25살난 막내가 결혼하지는 않았지만,이젠 내 책임은 다했죠.그러던차 좋은 영감님을 만났어요.2년 전에….”‘남세스럽다.’고 자녀들에게 숨겼던 김씨는 이젠 자녀들의 적극적인 지지로 재혼을 생각하게 됐단다. “내게도 집 칸은 있고,아직은 내 몸을 움직여서 월 80만∼90만원은 벌고 있으니 뭐 특별히 영감님께 바라지 않고,자기가 가진 것은 각자 관리하기로 했어요.” 마음 맞는 사람과 여생을 함께 하지만 혼인신고를 할 생각은 없고,재산에 관해서는 독립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는 50대 여성과 60대 초반 남성의 만남,이를 ‘동거’라고 말하기엔 조심스럽다.오히려 ‘계산’이 없어 보인다 할까,‘사람’과 ‘마음’만 보겠다는 것이 신선해 보인다. 조건을 앞세운 영악한 젊은이들보다 오히려 순수해 보이기도 한다. 재혼을 하려고 딸과 함께 결혼정보회사를 찾은 남진숙(60·서울 성북구 장위동)씨는 아예 ‘재산관리는 각자 할 것’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요즘 신용불량자가 많은데,자기 앞가림만 확실하고 자신이 먹고 살것만 마련해 놓은 사람이라면 좋겠어요.나는 상대방의 재산을 넘볼 생각 없어요.재산이 크게 있어서가 아니라 재산보다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거든요.” 그는 38세에 남편과 사별한 후 아이 셋을 키웠고 아이들 독립할 때까지는 딴 생각할 틈이 없었다고 한다.“그런데 내가 고생하고 혼자 살았다는게 아이들에겐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딸의 말을 듣고 3년전부터 내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지요.” 어머니 남씨와 함께 상담소를 찾은 정영란(37·서울 노원구 상계동)씨는 “이젠 어머니도 자신의 삶을 살아야할 때라고 생각하죠.혼자 사시기엔 너무 젊고….그런데 우리들도 돈 많은 분을 만나는 것은 오히려 반대입니다.만약 상대방 자녀들과 재산문제 때문에 낯 붉힐 일이 생기면 어머니의 노년이 괴로울 것이니까요.”라고 말했다. ●이제야말로 완전한 사랑을… 도박을 일삼았던 남편과 30대 중반에 이혼한 후 자영업을 하며 남매를 키웠다는 전민자(59·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씨는 자신이 재혼을 할 생각을 할 줄은 미처 몰랐다고 수줍은 웃음을 보였다.“남자라면 신물이 나서 난 재혼하는 사람들을 이해 못하겠더라고요.그래서 혼자 살면서 악착같이 일했지.남편은 없어도 돈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으로….그런데 60이 되니 뭔가 허전하다할까,또 사람을 만나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고…” 우연히 만난 고경수(64·서울 은평구 역촌동)씨와 곧 재혼한다는 그는 “혼인신고나 뭐 그런 것은 안하려고 해요.아들이 내가 호적을 파가는 것을 섭섭해하는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전씨는 8년간 병상의 아내를 간호하느라 자신의 건강까지 해쳤다는 고씨와 결혼하면 서로 건강을 위해 투자할 생각이다. 겁이 많아 운전은 생각지도 못했던 그는 최근 운전면허도 땄다.“같이 여행이라도 다니려면 번갈아가면서 운전해야한다는 말씀을 듣고 보니 용기가 났어요.참,아이들이 제 몫을 하니까 이렇게 내가 툴툴 털고 새 삶을 살 수 있다는 것,그것이 아이들에게 고마울 뿐이에요.뭐 엄마가 재혼하는 게 아이들로서야 좋겠어요?”흔쾌히 어머니의 재혼을 받아들이지 않는 아이들에 대한 섭섭함을 애써 접었다. 전씨의 딸 김숙경(33)씨는 “부끄러움이 많고 우리들이 하자는 대로 했던 엄마가 달라졌어요.자유로워졌다고 할까요,자신의 목소리를 낸다고 할까.처음엔 낯설었어요.하지만 ‘애인 아저씨’와 엄마의 인생을 인정하기로 했어요.주위에 보니 연세드신 분들 중에서도 우리 엄마처럼 자기 인생 찾는 사람도 적잖은 것 같고….” 그러나 재혼이 말만큼 쉽지 않다.좋은 사람을 만나기도 쉽지않고 세상이 달라졌다 해도 50대 이후 여성의 재혼은 남성의 재혼과 다른 잣대로 보게 되기도 한다. 꽃가게를 운영하는 조영미(58·인천시 연수구)씨는 요즘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아이들은 바빠 주말에야 겨우 얼굴을 마주치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생각을 하면 맥이 빠진다.”며 “이 나이에 남자가 그립다면 욕일테고 같이 여행하고,등산하고,사회봉사활동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혼에 앞서 대화하라 결혼정보회사 ‘매치 코리아’ 허수경 대표는 “30∼40대의 재혼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반면 최근 50∼60대의 재혼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만큼 늘고 있다.”며 사회 전반에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엷어지면서 자녀들이 오히려 재혼을 적극적으로 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부간의 갈등이나 홀시아버지를 모시는 며느리와의 갈등 등 가족내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면서 재혼을 또다른 탈출구로 생각하는 사람도 적잖다.그러다보니 재혼은 초혼보다 더 복잡하게 얽혀들기도 한다. 박소현 가정법률상담소 상담위원은 “50대 이후 여성들의 의식은 놀랄 정도로 빨리 달라져가는데 남성들의 의식은 아직도 이에 못미치기 때문에 재혼한 후 문제가 생긴다.특히 재혼에 있어 경제적인 것이 불씨가 되게 마련이다.더욱이 혼인신고를 하지않을 경우 문제가 더욱 불거지기도 한다.”고 들려줬다. 정신과전문의 김준기 박사는 “세대간에 서로 자신들의 인생과 여생에 대해 인정하고 나이든 층에서도 자신의 인생을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50대 이후의 재혼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김 박사도 “재혼 전에 재산상의 문제를 서로 털어놓고,자녀들과도 서로 합의를 하는 것이 좋다.재산문제와 새 배우자와 자녀들과의 관계를 명확하게 조율한 다음 재혼을 결정하지 않으면 처음 생각과 달리 크고작은 상처를 입을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대화할 것을 권했다. 허남주기자 hhj@seoul.co.kr ˝
  • 딸 가진 아버지와 性평등

    남성이 남녀 불평등에 진정으로 분노하는 것은 자신의 딸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의 딸이 처한 불평등한 현실을 통해 비로소 그 남성은 아버지란 이름으로 여성의 현실에 눈뜨게 된다. 아버지와 딸,그들의 관계를 통해 앞으로 달라질 여성과 남성의 역학관계를 알아본다. ●딸이 겪을 일 생각하니 남의 일 같지않아 딸을 낳고 싶지 않았다고 말하는 아버지들이 많다.낡은 남아선호 때문이 아니다.“여자들이 살기엔 너무 험한 세상이라서…”라는 것이 그들의 솔직한 답이다.“분만실 앞에서 간호사의 ‘딸입니다.’는 말을 듣는 순간 덜컥 겁이 났습니다.내 어머니나 아내가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삶이 편치 않은 것을 모르진 않았지만,사실 그것은 내가 아닌 타인의 일이었는데….내 딸이 겪을 일을 생각하니 그게 남의 일이 아니더라고요.” 아버지들은 내 딸만은 다른 세상에서 살기를 원하게 마련이다.아버지의 노력에 따라선 달라질 것 같아도 보인다.실제로 교육년수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높아진 현실도 역시 아버지의 의식변화와 깊은 관계가 있다. 회사원 신재영(51·서울 노원구 상계동)씨는 공부가 싫다는 딸(18)을 위해 넉넉지 않은 경제형편이지만 골프를 가르쳤다.“대학이라도 가야 괜찮은 남자를 만날 확률이 높아지는 현실에서 딸에게 삶을 업그레이드 시켜주기 위해 골프를 택했어요.”딸에게 지출이 많아 둘째인 아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는 “남자는 여자보다는 자신의 의지대로 살기가 쉽다.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달라진 세태는 이혼상담소를 찾는 아버지들에게서도 읽을 수 있다.딸(32)과 함께 이혼상담을 받으러온 김성태(66·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나도 이혼만은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부모 체면 때문에 딸의 불행에 눈감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부모가 빨리 결론을 내려줘야 딸이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가정에 충실하지 않은 남편에게 ‘참고 살라.’고 강요하지 않겠다.”고 했다.“여자라는 이유로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세상이 달라졌는데….”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박소현 상담위원은 “아버지와 함께 이혼상담을 오는 예는 5∼6년전만해도 좀체 볼 수 없었다.”며 “때로는 어머니보다 아버지가 더 적극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다오 직업을 가진 아내를 대신해 자신이 살림을 맡고 ‘전업주부(主夫)’라는 명함을 갖고 있는 ‘프로주부’ 오성근(39·경기 과천시)씨.그는 아내를 ‘바깥 양반’이라 부르고 딸 다향만은 ‘여자의 덫’으로부터 ‘구출’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는 아이가 자랄수록 사회적 편견으로부터 아이를 ‘지키기’가 쉽지 않단다.“흔히 남자아이들에게 ‘넌 남자니까 여자친구를 지켜줘야 한다.’고 가르칩니다.저는 여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그것은 또다른 여성편견을 만든다는 생각인데,저의 문제제기 자체에 공감하는 여성들이 많지 않습니다.” “‘예쁜 여성’을 강요당하는 여성들은 10대 여학생이 되면서 달리면서 자연스럽게 앞뒤로 팔을 젓는 자세에서,옆으로 팔을 휘젓는 ‘예쁜 척하는 자세’로 바뀐다.”고 예리하게 지적하는 오씨는 “우리 아이들이 자랄 때는 많은 점이 달라지고,특히 여성이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 세상은 아닐 것이다.그 시대에 맞도록 여성이란 사실 때문에 콤플렉스를 갖지 않도록 교육시키고,태어난 그대로 자연스럽게 당당하게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아버지의 기대만큼 세상이 그리 빨리 친여성적으로 변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러나 오씨는 많은 아버지들이 문제인식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딸 둘을 건강하고,당당하게 키우고 싶다는 조영석(42·서울 송파구 문정동)씨는 6학년인 큰딸이 남자친구들과 다투고 나면,으레 “여자애가 왜 그리 드센지…”라고 하는 흉을 잡는 남자아이들의 엄마 때문에 속상하단다.“남자애들끼리 다투면 그렇게 말하지 않죠.하지만 여자애가 남자애를 밀치기라도 하면 단번에 ‘여자애가‘라고 말하거든요.”그는 딸들에게 “여자와 남자는 똑같다.결코 여성이 약한 존재가 아니다.따라서 맞아서는 안된다.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교육한다며,나아가 딸들의 진로 결정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할 생각이다.“여자로서 사회적 제약을 덜 받는 법관이 됐으면 합니다.” 양성 평등 사회를 꿈꾸는 아버지 100여명이 모여 2001년 6월,발족한 ‘딸사랑아버지모임(daughterlove.org)’은 이 시대 아버지들의 생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회원 강우철(59·오산고 교사)씨는 “딸사랑이 바로 평등사상을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딸을 당당하게 키우는 것은 물론 여성을 동등한 인격체로 생각하는 것이 바로 나자신을 낡은 사고의 틀에서 빼내어 젊게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이 모임의 공동대표 정신과전문의 김병후씨는 “아버지와의 관계형성이 잘못된 여성은 성장해서 남자와의 관계나 사회생활에서도 좋은 관계맺음이 되지 않는다.”고 충고하며,동시에 좋은 아버지로서의 변화는 아버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딸에게 역할모델을… 최근 ‘내 딸들을 위한 여성사’란 책을 쓴 정기문(37·군산대 사학과)교수는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예다. 아버지 정 교수는 초등학교 2학년 딸 혜인에게 늘 가르친다.“외모가 중요하지 않다.여성의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남성들의 잘못된 의식에 불과하다.꾸며서 남자에게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스스로 네 가치를 알아야 한다.” 발레 대신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는 태권도가 더 낫다는 생각이고,흔히 ‘팔자 사나운 여자’‘기센 여자’란 여자에 대한 나쁜 말이 오히려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사는 여성’이란 생각으로 딸을 키운다. 그러나 생각만큼 딸에게 독립적인 여성교육은 쉽지 않다.“남자는 의사,여자는 간호사…”라고 말하는 딸에게 “의사나 간호사가 되는데 남자,여자 구별이 없다.”고 가르치는 아빠에게 딸은 “유치원에서 여자가 간호사 하는 거라고 배웠는데,그럼 나보고 남자가 되란 말야?”라고 버럭 화를 내는가하면,“왕비가 되면 왕이 준 돈을 마음껏 쓰니까 좋다.”고 백설공주를 부러워하기도 한다.그때마다 정 교수는 “왕이 기분 나빠져서 돈을 안 주면 어떻게 하니?자기 돈을 써야 눈치 안 보고 마음껏 쓰지.그러려면 왕비보다는 왕이 되는 게 좋겠다.”고 딸을 설득하지만 딸은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 중에는 아들딸을 구별하지 않은 아버지로부터 자신감을 얻었다는 여성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그들은 사회인으로서의 아버지를 역할모델로 삼았다고 말한다. ‘내 딸만은‘ 억압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싶어하는 아버지들.그러나 이를 현실화하기에 여성에 대한 편견과 억압은 생각밖으로 두텁다.그럼에도 아버지인 남성이 불평등한 현실을 인식한 순간부터 그 벽은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는 것 같다. 허남주기자 hhj@seoul.co.kr˝
  • ‘부부 재산계약’ 이혼예방·사랑의 묘약

    서로 사랑하고 행복할 때는 아파트가 누구 명의인들 무슨 문제랴. 그러나 부부 사이에 작은 틈새라도 생기면 재산은 사랑으로 쌓아올린 결혼생활을 무너뜨리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16일,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발표한 2003년 상담통계에 의하면 부부재산제와 관련해 갈등을 빚는 경우가 날로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특히 이혼할 때 재산분할은 여성이 가사노동을 포함해 일시적이든 계속적이든 사회적 노동에 종사해 재산형성에 기여했더라도 그 기여도는 최고 50%를 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날로 여성의 사회참여가 늘어나면서 재산관련문제는 결혼생활에 있어 또하나의 불씨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서 재산문제를 분명하게 하는 것이 옳다는 의식도 높아지고 있다.부부재산계약을 하는 것이 오히려 이혼을 예방한다는 견해도 늘고 있다.더 깊게 사랑하기 위해 경제적인 문제는 선명해야 한다지만,아직도 경제적인 문제를 이야기하기란 각박해보이는 게 사실이다. ●재산은 당연히 남편의 것? 요즘 남성들은 “경제력을 잃었다.”고 말한다.한 달내내 고생해도 월급은 만져보지도 못한 채 고스란히 아내의 손에 들어간다는 것이다.아내로부터 용돈을 받아쓰는가 하면 ‘용돈인상’을 위해서는 ‘애교작전’까지 동원해야 한다며 스스로를 ‘불쌍하다.’고도 말한다. 얼핏보면 한국 전업주부들의 가정내 경제적 권리는 막강해진 것같다. 그러나 여자의 목소리가 크다는 한국가정에서도 집이나 부동산 등은 65.1%가 ‘남편’의 단독명의로 등록하고 있다.부부공동명의를 택하지 않는 것에 대해 남편은 물론 아내도 ‘당연히 돈을 번 사람이 남편이니까’‘가장이니까’라고 답했다.심지어 아내 혼자 재산을 축적한 경우에도 그 재산을 아내명의나 부부공동명의로 등록하지 않고 남편의 명의로 등록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부부사이가 삐걱대는 순간 여성들은 평생을 함께 마련한 재산을 남편이 자신에게는 단 한마디 동의없이 처분했다는 사실에 놀란다. 또한 이혼에 앞서 청구할 재산분할을 회피하기 위해 재산을 일방적으로 처분해버린 남편으로부터 또다른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약국을 경영하면서 실질적으로 생계를 꾸려온 윤혜란(45)씨는 우울증에 빠졌다.“고시공부 하느라 40이 다되도록 돈 한푼 벌어본 적 없는 남편이지만 기죽지 않게 하려고,아파트를 사면서 당연히 남편명의로 했었죠.그런데 남편이 제 몰래 집을 저당잡혀서 4억원이나 대출을 받아 그 돈을 몽땅 날렸다는 겁니다.”윤 씨는 그동안 ‘돈 버는 유세한다고 할까봐 속이야 어떻든 남편에게 최선을 다했던 지난 날이 억울하다.’고 울먹였다. 현행 민법에서는 부부간의 재산관계,부부재산제를 ‘법정재산제’와 ‘부부재산계약’등 두가지로 대별하고 있다.부부재산계약이란 결혼 전에 계약을 체결하는 것인데,우리 문화에서 이는 매우 낯설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부부는 아무런 준비없이 결혼한다.자연스럽게 우리 부부들사이에는 법정재산제,즉 별산제가 적용된다. 별산제란 부부는 각자 자신의 재산을 관리하고 처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남편이 아내의 재산을,아내가 남편의 재산을 마음대로 관리·처분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는 매우 평등한 제도임에 분명하다.그러나 혼인 중 취득한 재산이 한 사람의 명의로 표시된 경우,실질적인 공유재산임에도 불구하고 그 배우자는 자신의 지분을 주장할 법적근거가 없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타인에게 적용되는 재산법 원리가 부부에게 적용되는 것으로,결혼을 해도 재산관계에 관한 한 우리나라 대부분 부부들은 타인인 셈이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91년 민법에 이혼시 재산분할청구권제도가 신설됐다.부부간에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가 되지 않을 때에는 가정법원이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는 제도는 진일보했음에도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에 대한 가치는 여전히 논란을 빚고 있고,여성의 기여도는 낮게 책정되게 마련이다. 별산제가 재산에 관한 한 부부를 ‘타인’으로 전제했다면,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을 원할 때에야 비로소 부부의 혼인공동체성을 고려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올 정도로 재산에 관한 한 부부간 제도는 미비한 상태다. 2003년 상담통계에 따르면 아내의 기여를 인정하지 않고,남편이 ‘무일푼’ 혹은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의 재산분할을 주장한 경우가 88%에 이르렀고,경제활동을 거의 하지 않은 남편이 오히려 아내에게 지나치게 높은 액수의 재산분할을 요구한 경우도 10%에 이르렀다. 전업주부 최순자(44·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씨는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으로부터 50%의 재산분할을 약속받았다. 그런데 최근 알아보니 남편은 6억원의 아파트에 이미 2억 5000만원의 근저당을 설정해뒀고,이혼이 가시화되자 “네가 한 일이 뭐 있냐?”며 이젠 단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가정법률상담소 박소현 위원은 “대부분의 남편들이 문제가 없을 때에는 ‘이혼하면 애들도 키워야 하니 전 재산을 주겠다.’라고 말하지만,정작 이혼에 이르게 되면 단 한푼이라도 적게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게 현실이다.현행 부부별산제는 대부분의 재산 명의자인 남편에게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고 부부계약이란 새로운 시도를 권했다. ●계약하면 행복해져요 회사원 이상호(35)·이지용(32)씨 부부는 2001년 결혼하면서 ‘부부재산계약’을 체결해 법원의 공증을 받았다. 우선 이들의 계약서에 의하면 남편이 산 집에 관한 권리를 남편 6,아내 4로 명시했고,각자의 수입 중 50%씩은 생활비로 사용하고,20%는 저축,그외는 각자의 용돈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한편 상속이나 증여재산은 공동소유로 할 것과 주식을 제외한 행운소득은 각자의 특유재산으로 정했다. 결혼한 지 만3년이 된 이들 부부는 자신만의 자산을 늘리기위해 용돈에서 복권을 즐겨사고,외식을 하고 싶을 때에는 서로의 입에서 “내가 쏠게!”라는 말이 나오도록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 “사실 이 제도는 여성에게 유리하지만 저희는 남편이 먼저 제안했죠.더욱이 남편은 시댁에서 사주신 집인데도 5:5로 공평하게 권리를 행사하자고 했을 정도인데,제가 미안해서 6:4로 했으니까요.”부인 이씨는 경제문제뿐 아니라 가사노동까지도 공동으로 할 것을 약속했다. 남편 이씨는 “유난한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서로가 사랑하고,행복하기 위해 아내를 존중하고 우리의 결혼생활을 존중하는 것이 계약이라고 생각했습니다.주변에서 ‘왜 남성의 기득권을 포기하느냐?’는 말도 들었지만,지금 되돌아볼수록 서로에게 성실하도록 구속력을 갖는 계약을 한 것은 잘했다는 생각입니다.”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부부재산계약’에 관심은 많지만 결혼하면서 이혼을 준비하는 것같아 보인다는 편견때문에 용기를 못내는 사람들이 답답하다고 말했다.“공증을 받은 부부재산계약은 평등부부의 조건입니다.”부부재산계약은 결혼 전에 해야만 효력을 갖는다고 이씨 부부는 덧붙였다. 허남주기자 h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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