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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말라야 설인’ DNA 분석 결과…정체는 ‘곰’

    ‘히말라야 설인’ DNA 분석 결과…정체는 ‘곰’

    히말라야 산맥 고지대에는 거대한 덩치을 가진 정체불명의 존재가 전설로 회자된다. 바로 서구에서는 예티(yeti)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설인(雪人)이다. 커다란 발자국과 일부 사람들의 목격담으로만 전해오는 설인은 여러 연구진의 노력에도 지금까지 정체가 파악되지 않고있다. 최근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버팔로캠퍼스 연구팀은 설인이 전설적 존재가 아니라 사실 '곰'이라는 연구결과를 ‘영국왕립학회보 B’(journal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최신호에 발표했다. 설인의 전설을 믿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이번 연구는 DNA 분석을 통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세계 여러 박물관과 개인이 소장한 설인의 것이라는 뼈, 피부, 이빨, 털 등의 샘플을 분석한 것. 그 결과 이들 샘플은 아시안 흑곰, 히말라야 불곰, 티베트 불곰의 것으로 나타났다. 곧 사람같은 형상으로 고지대 눈 속을 헤매던 거대한 털복숭이의 정체는 다름아닌 곰이었던 셈이다. 연구를 이끈 샬롯 린드크비스트 박사는 "설인의 것이라는 총 9점의 샘플을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면서 "9점 중 8점은 여러 곰, 나머지 한 개는 개의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인이 곰이라는 가설을 세워 연구를 시작했지만 DNA분석 결과가 나올 때 까지 정확히 어떤 결론이 나올 지 알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같은 결과는 4년 전 발표된 영국 옥스퍼드 대학 라이언 사이크스 교수 연구팀의 결과와 같은 듯 다르다. 당시 연구팀은 설인의 털을 DNA 분석한 결과, 곰이기는 하지만 현존하는 곰 종과 일치하는 것이 없다는 결과를 내놨다. 대신 연구팀은 설인을 멸종한 북극곰과 불곰 사이에 태어난, 잡종 곰으로 결론지어 또다른 논란을 불렀다. 그러나 이같은 과학적인 연구결과에도 맹점은 있다. 60년 이상 설인을 연구해 온 미국의 다니엘 테일러 박사는 "설인은 아마 곰이 맞을 것"이라면서도 "과학계에서 내미는 DNA결과는 믿을 수 없다"고 단정지었다. 이어 "연구팀이 분석한 설인 샘플이 진짜 설인의 것인지 어떻게 증명하겠느냐"면서 "설인은 구전과 전설로 내려오는 특별한 존재로 여전히 문화 속에 살아있다"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KBO 이사회, 정운찬 전 국무총리 새 총재로 추천

    KBO 이사회, 정운찬 전 국무총리 새 총재로 추천

    KBO 이사회가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제22대 KBO 총재로 추천하기로 했다.KBO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KBO 정관 제10조 임원의 선출에 관해 심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사회는 다음 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구본능 총재의 후임으로 정 전 총리를 제22대 KBO 총재로 총회에 추천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정 전 총리 추천 안건이 총회를 통과하면 2018년 1월 1일부터 3년동안 한국 프로야구를 이끌게 된다. 정 전 총리는 널리 알려진 야구광이다. 특히 두산 팬인 그는 라디오 특별 해설을 하기도 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구 총재와 박한우 KIA 타이거즈 대표, 전풍 두산 베어스 대표, 김창락 롯데 자이언츠 대표, 이태일 NC 다이노스 대표, 류준열 SK 와이번스 대표, 신문범 LG 트윈스 대표, 최창복 넥센 히어로즈 대표, 김신연 한화 이글스 대표, 유태열 kt wiz 대표, 양해영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 라이온즈 김동환 대표는 구 총재에게 의결권을 위임했다. 정 전 총리가 자주 야구장을 찾고, 야구계 현안에도 관심을 보여온 터라 프로야구 10개 구단 대표가 만장일치로 그를 총재 추천자로 정했다고 한다. 정 전 총리는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마이애미대에서 석사를,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8년에 모교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부임한 그는 2002년 제23대 서울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2009년 9월부터 2010년 8월까지는 국무총리를 지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괴로운 ‘천식’,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이유는?

    괴로운 ‘천식’,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이유는?

    여성이 남성보다 천식이 많은 이유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적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천식은 기관지에 경련이 일어나는 질병으로 숨이 가쁘고 심하게 기침을 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증상이다.28일 사이언스 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미국 밴더빌트대학 메디컬센터 알레르기·폐 질환 전문의 돈 뉴컴 박사는 “여성은 남성보다 천식을 일으키는 면역세포인 선천 림프세포2(ILC2)가 2배 많으며 이 면역세포의 증가와 활동을 억제하는 것은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뉴컴 박사는 사람의 혈중 ILC2 세포 측정과 쥐 실험을 통해 이런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ILC2 세포는 폐에 염증과 점액을 증가시켜 호흡곤란 같은 천식 증상을 유발한다. 그의 연구팀은 먼저 건강한 남성과 여성 각각 4명, 천식 여성 6명, 천식 남성 7명의 혈중 ILC2 세포의 수를 비교했다. 그 결과 건강한 남성과 여성은 차이가 거의 없고 천식 환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2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쥐 실험에서도 다 자란 암컷이 다 자란 수컷 또는 젊은 수컷보다 폐에 이 면역세포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남성과 여성 호르몬이 이 면역세포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밝히기 위해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테스토스테론을 이 면역세포에 노출시켜 봤다. 그 결과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에 노출됐을 땐 면역세포의 수나 사이토카인(염증 유발 물질) 생성 같은 활동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으나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에 노출됐을 땐 면역세포의 증식과 활동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이어 암쥐와 숫쥐 모두 호르몬을 분비하지 못하게 고환과 난소를 제거해 봤다. 그러자 테스토스테론이 결핍된 쥐들이 테스토스테론을 가진 쥐들에 비해 ILC2 면역세포의 수가 현저히 많고 활동도 활발했다. 난소에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 프로제스테론 같은 여성 호르몬이 폐의 염증을 증가시킬 것으로 생각했는데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이러한 염증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뉴컴 박사는 말했다. 천식은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발생률이 약 1.5배 높다. 그러나 사춘기가 지나면 역전돼 여성이 남성보다 2배 높아지면서 이런 패턴은 폐경까지 지속된다. 폐경이 지나면 여성의 천식 발생률은 낮아지기 시작한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셀 리포트’ 최신호(11월 28일 자)에 실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과학계는 지금]

    ●전기차 배터리 성능 저하 원인 발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에너지융합연구단 장원영 박사, 전북분원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김승민 박사 공동연구팀은 리튬이온전지의 급속 충전 및 방전을 반복할 경우 나타나는 배터리 성능 저하 원인을 밝혀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피지컬 케미스트리 레터스’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전기자동차용 전지의 급속 충·방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열화메커니즘을 관찰한 결과 충전 속도에 따라 전극 물질 표면의 내부구조 변형 정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때문에 전지 용량이 감소하고 수명이 단축되는 만큼 열화현상으로 인한 내부구조 변형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AI 활용 ‘디지털지도’ 수정 기술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유기윤 교수팀은 구글에서 제공하는 인공지능(AI) ‘텐서플로’를 활용해 AI가 디지털지도를 스스로 수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지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지리정보학’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인공지능이 스스로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대축척 지도를 소축척 지도로 바꾸거나 그 반대로도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실제로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생산한 디지털 지형도에 이번 기술을 적용해 실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암세포만 추적하는 4D 영상시스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성일) 로봇그룹 박상덕 수석연구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전기연구원, 가톨릭대, 쎄크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암세포에만 방사선을 투사해 정상 조직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사선 암치료기와 종양의 전이와 확산 같은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4D 영상 종양추적시스템을 개발했다.
  • “잇몸질환 치료하면 고혈압 위험 낮춘다”(연구)

    “잇몸질환 치료하면 고혈압 위험 낮춘다”(연구)

    잇몸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고혈압 위험이 큰 사람의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중국 과학자들이 주장했다. 중국 중산대 제1부속병원의 준 타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18세 이상 성인남녀 107명을 약 6개월 동안 추적 조사한 연구를 통해 위와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애너하임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AHA) 연례학술회의에서 발표했다. 이번 연구를 위해 실험에 참가한 이들은 모두 중증의 잇몸질환을 갖고 있으며 수축기(최고) 혈압 120~129㎜Hg, 이완기(최저) 혈압 80㎜Hg 미만으로 고혈압 위험이 큰 고혈압 전 단계에 있었다. 연구팀은 이들 참가자를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눈 뒤 첫 번째 그룹에게 집중 치료를, 나머지 그룹에게는 표준 치료를 제공했다. 표준 치료에는 구강 건강을 위해 지켜야 할 기본 지침과 함께 잇몸 선 위 플라크를 제거하는 시술이 포함됐다. 집중 치료는 이런 표준 치료와 함께 치주에 낀 플라크까지 제거하고 항생제 치료나 필요하면 발치 치료까지 포함됐다. 잇몸 치료 1개월이 지나 혈압을 검사한 결과 집중 치료를 받았던 그룹은 표준 치료 그룹보다 수축기 혈압이 평균 3포인트 낮았다. 이완기 혈압은 차이가 없었다. 치료 3개월 뒤에는 집중 치료 그룹의 수축기 혈압은 약 8포인트, 이완기 혈압은 약 4포인트 더 떨어졌다. 그리고 6개월 뒤 집중 치료 그룹은 수축기 혈압은 약 13포인트, 이완기 혈압은 약 10포인트 더 낮았다. 이에 대해 타오 박사는 “이번 연구는 집중적인 치주 치료만으로도 혈압 수준을 낮췄을 뿐만 아니라 염증을 억제해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면서도 “그렇지만 다양한 배경의 환자들에 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하! 우주] 보이저호 실린 ‘외계인용’ 골든레코드…LP로 판매

    [아하! 우주] 보이저호 실린 ‘외계인용’ 골든레코드…LP로 판매

    40년 전 인류가 외계 문명과의 조우를 위해 우주로 띄워 보낸 '골든레코드'가 레코드판(LP)으로 제작돼 일반에 판매된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언론은 보이저호에 실린 골든레코드가 '지구인용'으로 제작돼 내년 1월부터 판매된다고 보도했다. 정확히 '보이저 골든레코드'(Voyager Golden Record)라 부르는 골든레코드는 인류의 오랜 꿈과 희망이 오롯이 담겨 있는 기념비적인 물건이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지난 1977년 8월 20일, 인류의 원대한 꿈을 안고 머나먼 우주로 탐사선 한 대가 발사됐다. 바로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태양계 탐사선 보이저 2호(Voyager 2)다. 보이저 2호는 ‘2호’라는 타이틀 탓에 보이저 1호에 가려져 있지만 사실 1호가 보름 더 늦게 발사됐다. 쌍둥이 탐사선 보이저 1, 2호는 목성과 토성까지는 비슷한 경로로 날아갔지만 이후 보이저 1호는 곧장 지름길을 이용해 태양계 밖으로, 2호는 천왕성과 해양성을 차례로 탐사했다. 따라서 '인류의 피조물' 중 가장 멀리 간 보이저 1호는 현재 지구로부터 208억㎞ 이상 떨어진 우주를 총알 속도의 17배인 초속 17㎞의 속도로 날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보이저호 안에 지름 30㎝ 크기의 골든레코드가 각각 실려있다는 사실이다. 이 안에는 지구를 소개하는 한국어를 포함한 55개 인사말과 자연의 영상과 소리 그리고 클래식과 대중음악이 녹음돼 있다. 곧 혹시 모를 외계인과의 만남을 대비해 지구를 소개하는 갖가지 정보를 담은 것이다. 이는 유명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1934~1996) 박사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칼 ​세이건은 “이 우주에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라고 설파했다. 골든레코드가 일반 레코드판으로 출시된 계기는 과학 저널리스트인 데이비드 페스코비츠의 아이디어와 보이저호 발사 40주년을 기념하고 싶은 NASA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면서다. 음반을 제작하는 오즈마레코드를 공동으로 설립한 그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140만 달러(약 15억원)를 모아 NASA의 허락 하에 이 레코드판을 제작했다. 오즈마레코드 측은 "골든레코드는 인류의 과학과 예술의 잠재력을 담고 있으며 우리의 미래는 우리에게 달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구글의 비밀 머신러닝 강좌 일반인도 듣게 된다

    구글의 비밀 머신러닝 강좌 일반인도 듣게 된다

    세계 최대 인터넷정보(IT) 기업인 구글이 자사 엔지니어들의 내부 교육용으로만 쓰던 머신러닝 강좌를 내년부터 개방한다.이 때문에 머신러닝을 학습하길 원하는 일반인들 누구나 무료로 들을 수 있게 된다. 구글 AI 최고연구자 제프 딘은 28일 일본 도쿄 구글재팬 사무실에서 열린 ‘AI와 함께’라는 주제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 언론인들을 초청한 행사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는 인공지능(AI) 기술의 활용은 물론 구글의 머신러닝용 오픈소스 라이브러리인 ‘텐서플로’를 확산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국내에는 구글 텐서플로에 상응하는 인공지능 개발 플랫폼이 없어 기술종속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딘 박사는 “2012년만 해도 머신러닝 분야 훈련을 받은 구글 임직원은 1000명이 못 됐지만 내부 교육을 통해 현재는 1만 8000명이 넘게 교육을 받았다”고 밝혔다. 직무분야와 상관없이 전체 구글 임직원은 7만 4000명에 이른다. 그는 내년에 공개되는 머신러닝 강좌는 구글 엔지니어들 내부 교육용과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2015년 11월 머신러닝용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인 텐서플로를 공개해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AI 소프트웨어로 자리잡게 됐다. 또 딘 박사는 “2012년까지만 해도 AI계에서 표준적으로 쓰이던 신경망 규모는 100만~1000만 수준에 불과했지만 요즘은 100~1000배 수준인 10억개 이상의 연결을 사용하고 있다”며 “컴퓨터 파워 증가가 인공지능 분야의 놀라운 발전을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리는 난자에게 간택 받아 태어났다” (연구)

    “우리는 난자에게 간택 받아 태어났다” (연구)

    한 생명이 탄생하려면 1~2억 마리의 정자가 난자를 향해 헤엄치며 경쟁을 벌여야 한다. 그 과정에서 약한 정자들은 질의 산성 물질과 대식세포에 의해 죽고 강한 정자만이 여정을 이어간다. 그중 먼저 도착한 정자들이 난구세포라는 장애물을 극복하지만 에너지가 고갈돼 이들 역시 죽고 만다. 그러면 그다음으로 도착한 정자들 중 우수한 정자가 난자와 결합해 수정란이 된다는 게 지금까지 우리의 생각이다. 그런데 이런 수정 과정에서 난자 역시 자신에게 도달한 정자들 중 우수한 개체를 선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즉 난자는 기존 생각보다 수동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태평양북서부국립연구소(PNRI) 연구진은 새로운 연구를 통해 여성의 난자는 가장 건강할 가능성이 큰 가장 우수한 유전자를 지닌 정자를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정액은 이처럼 좋지 못한 유전자를 걸러내는 능력은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연구진은 말한다. 이번 연구는 수정 시 생식세포의 조합은 우연히 균등한 기회를 가지고 이뤄진다는 멘델의 법칙을 부정하며, 오랫동안 과학자들이 전통적인 성 역할을 자신의 연구에 반영해 난자를 수동적이고 정자를 적극적으로 묘사해왔음을 보여준다. 연구를 이끈 조지프 네이도 박사는 난자가 기존 이론보다 생식 과정에서 어떻게 능동적인 참여자가 되는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 수정 과정은 무작위로 일어나는 게 아니며 어떤 난자와 정자가 분명하게 짝을 이루는 관계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흔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네이도 박사는 연구의 일부분으로 고환암 발병률을 높이는 유전자 변이를 제거하지 않고 복제한 변이 유전자와 정상 유전자를 지닌 암컷 쥐들과 모든 유전자가 정상인 수컷 쥐들과 번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이들 쥐의 자손들은 멘델의 법칙에 따라 변이 유전자가 무작위로 유전됐다. 하지만 모든 유전자가 정상인 암컷 쥐들과 암을 유발하는 변이 유전자를 지닌 수컷 쥐들을 번식하게 한 두 번째 실험에서는 자손의 27%만이 변이 유전자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손의 75%에서 변이 유전자가 나타나리라고 예상했던 것보다 확연히 적은 것으로, 난자가 좋은 유전자를 지닌 정자를 선택했음을 시사한다. 이에 대해 스미스소니언 열대 연구소의 행동생태학자 윌리엄 에버하르트는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감춰진 암컷의 선택’(cryptic female choice)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수정 과정에서 이런 현상이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관한 명확한 증거는 아직 없지만, 네이도 박사는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한다. 첫 번째 가능성은 중요한 신호 분자인 엽산(폴산) 등 비타민B 복합체의 신진대사 속도가 정자와 난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 차이가 정자와 난자가 서로 얼마나 끌어당기는 정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난자가 완전히 형성되기 전에 정자가 수정 장소인 자성생식수관에 들어갔을 경우다. 정자의 존재가 난자의 형성에 영향을 미쳐 그 유전자는 가능한 한 해당 정자에 잘 맞을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유전학회(GSA)가 발행하는 학술지 ‘유전학’(GENETICS) 최근호에 실렸다. 사진=ⓒ mansum008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환자 양산하는 사회 구조 개선도 의사 의무”

    “환자 양산하는 사회 구조 개선도 의사 의무”

    “환자를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를 양산하는 사회 구조를 개선하는 것도 의사의 의무입니다.”강대희(55) 서울대 의과대학 학장은 2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보건의료 정책과 의료 교육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청사진을 제시한 저서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하여’를 펴낸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강 학장은 2011년 서울신문 ‘열린세상’과 2015년 조선일보 ‘의학의 창’에 기고한 원고들을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그는 “한국 사회의 보건의료 정책이 개선됐으면 하는 마음에 칼럼을 연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책은 ‘제1부: 건강 백세와 예방의학(건강백세, 올바른 건강정보, 예방의학)’, ‘제2부: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현주소(메르스가 남긴 교훈, 통일 의학과 보건의료정책)’, ‘제3부: 미래 한국의 보건의료(글로벌 보건의료)’ 순으로 구성됐다. 책에서 강 학장은 “건강 불평등을 해소하고 미래지향적 건강산업을 육성해 ‘건강 민주화’를 이뤄 내는 것이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강 학장은 서울대 의대 재학 시절 은사인 윤덕로 예방의학 교수의 ‘사회를 고치는 의사가 되라’는 뜻을 좇아 예방의학 전문가가 됐다고 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서 예방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질병관리본부(CDC)에서 역학조사 업무를 담당했다. 이런 그의 전문성은 ‘메르스 사태’ 때 빛이 났다. 강 학장은 칼럼을 통해 의료진, 방역당국, 정부 등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꼬집으며 한국 사회 보건의료 시스템의 변화를 이끌었다. 강 학장은 또 통일 후 남북한 의료 격차를 줄이기 위한 ‘통일의학센터’, 국민들에게 올바른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국민건강지식센터’, 개발도상국에 의료기술과 지식을 전파하기 위한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등을 출범시키며 소신을 실천해 왔다. 최연소, 세 차례 연임 학장으로 서울대 의대의 발전을 이끌어 온 강 학장은 올해로 임기를 마친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한국에서 유방암, 난소암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해외와는 발병 나이, 패턴 등이 다른데도 해외 진단 체계를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다”면서 “퇴임 후 ‘한국형 질병 관리 지형’을 만드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금 더 도전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미래 인재 양성 방안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학장은 1996년부터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분자 역학, 유방암 분야에서 총 27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또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 국제학술지인 ‘유방암 연구와 치료’(Breast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등 다수의 SCI 등재 저널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돌…섬인 듯 사람인 듯

    돌…섬인 듯 사람인 듯

    검은 섬인가 하고 보면 돌이고, 돌인가 하고 보면 사람이다. 사유의 초점이 이동하는 순간 낯선 이미지가 캔버스 위에 어른거린다.서양화가 유중희의 개인전 ‘환영의 경계’가 다음달 15일까지 서울 강남구 박영덕화랑에서 기획초대전으로 열린다. 작품 대부분은 수석(壽石)을 캔버스에 재현한 것이다. 작가는 돌의 단면을 나눠 틈을 주거나 흐릿하게 하거나 폭포처럼 흘러내리도록 함으로써 보는 이들의 생각에 따라 다른 상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커다란 평원석은 공간과 시간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이 유구하다. 섬보다도 훨씬 큰, 태초에 지구 표면 위로 떠오른 대륙과 같은 형상은 마치 이 돌덩이가 떨어져 나온 기원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또 다른 수석에서는 동해의 코끼리바위섬과 남해의 홍도섬의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돌도 시간이 흐르면 풍화 작용에 의해 주름이 깊게 파이듯 어떤 돌은 상당한 세월을 견디어낸 사람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박영택 미술평론가는 “즉물적으로 자리한 돌에 대해 관찰자 중심의 관점보다는 보이는 것 안에 숨겨진 것들을 추출하고, 사물의 근원에 가닿는 시선을 추구하고 있다”고 평했다. 동양화적인 느낌은 작품의 주재료인 연필에서 비롯된다. 회화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도구인 연필을 써 색이 주는 선입견을 배제하고 무위의 자연을 충실하게 표현하고자 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유 작가는 경기대에서 서양화를 전공,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교육과를, 단국대 조형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서울국제아트페어, 서진 아트스페이스, 해운대아트센터 등에서 12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단원미술대전에서 ‘대상’(1999),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특선’(1998) 등을 수상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신체 활동과 두뇌 발달 연관…학업 성적 영향 미쳐”(연구)

    “신체 활동과 두뇌 발달 연관…학업 성적 영향 미쳐”(연구)

    신체 활동이 두뇌 발달과 관계가 있어 학업 성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호주·미국 공동 연구진이 만 8~11세 과체중 및 비만 아동 10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신체 활동이 활발할수록 뇌의 특정 영역 9곳에 있는 회백질 양이 많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런 뇌 영역은 인지 및 집행 기능은 물론 학업 성취 능력에 중요하다. 즉 신체 활동이 시험 성적에 영향을 줘 결과적으로 커서 성공 여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과체중이나 비만 아이들을 조사 대상으로 삼아 신체 활동이 뇌 구조에 극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상 체중의 경우 뇌의 구조적인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아이들의 신체적 건강 특히 유산소 능력과 운동 능력은 대뇌 피질과 피질 하부 영역으로 알려진 특정 영역의 더 많은 뉴런과 직접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유산소 건강은 오랫동안 운동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능력이다. 특히 이 능력은 운동 제어뿐만 아니라 학습(모방)과 사회 인지(공감)에 중요한 전두피질의 더 많은 회백질과 관계가 있었다. 또한 유산소 운동은 기억을 통제하는 해마와 해마방회의 능력을 높였다. 그리고 시각적 자극을 인식해 기억하는 하측두회와 학습에 관여하는 미상핵에도 영향을 줬다. 이번 연구에 교신저자로 참여한 스페인 그라나다대학의 프란시스코 오르테가 박사는 “우리 연구는 신체 건강이 더 좋은 아이의 뇌가 신체 건강이 나쁜 아이의 뇌와 다른지 그리고 이런 차이가 학업 성적에 영향을 주는지와 같은 질문에 답하는 게 목표다”면서 “답은 짧고 강하게 ‘그렇다’로 아이들의 신체 건강은 뇌에서 중요한 구조적 차이와 직접 관계돼 있으며 이런 차이는 아이들의 학업 성적에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아는 한 과체중이나 비만 아동에서 신체 건강과 회백질 양의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는 지금까지 없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중요한 점은 운동 능력이 언어 처리와 독서 능력에 필요한 두 영역인 하전두회와 상측두회의 회백질 양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근력 운동은 뇌의 어떤 영역에서도 기능이 나아지는 것과 연관성이 없었다. 연구를 이끈 이렌 에스테반-코르네호 박사는 “신체 건강에 영향을 받는 대뇌피질과 피질 하부 영역의 회백질 양은 아이의 학업 성적 향상과 연관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체 건강은 운동을 통해 바꿀 수 있는 요인이며 과체중이나 비만 아동의 유산소 능력과 운동 능력을 높이면 두뇌 발달과 학업 성취를 자극하는 효과적인 접근 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운동이 회백질의 혈류를 증가해 뇌 건강을 향상한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졌다. 하루 한 시간씩 운동하면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오르테가 박사는 “신체 건강에 따른 두뇌 용적의 차이는 아이들의 성장하는 뇌뿐만 아니라 성인과 노인들의 뇌에서도 확인된다”면서 “몇몇 연구는 노인 중 신체가 건강한 이들은 그렇지 못한 이들보다 해마 용적이 더 크다는 것을 일관성 있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노인들 중에서 1년 동안 유산소 운동을 한 이들은 해마의 자연적인 감소를 줄일 뿐만 아니라 해마 용적을 오히려 2% 늘려 기억력 향상을 끌어낸 또 다른 연구 결과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기존 연구는 더 나은 유산소 운동 수준을 가진 사람들은 뇌의 특정 부위가 더 발달해 결국 인지 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따라서 운동을 통해 좋은 건강 수준을 유지하면 신체뿐만 아니라 뇌와 인지 능력에도 좋다는 것을 새로운 증거는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산소 운동을 통해 똑똑해져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뉴로이미지’(NeuroImage) 지난달 1일자에 실렸다. 사진=ⓒ Robert Kneschke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도서, 산간지역에서도 병원 간 것처럼 초음파 진단 가능해진다

    도서, 산간지역에서도 병원 간 것처럼 초음파 진단 가능해진다

    초음파 영상진단은 간이나 담낭, 자궁, 복부 부위에 생긴 각종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영상진단 기술이다. 그렇지만 중대형 의료기관의 수혜를 받을 수 없는 도서지역이나 산간지역에서는 초음파 진단이 쉽지 않았다.국내 연구팀이 대형 병원의 의사가 멀리 떨어진 곳의 환자를 초음파로 진단할 수 있는 ‘원격 로봇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한국기계연구원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의료기계연구실 서준호 박사팀은 원격으로 초음파 진단이 가능한 로봇시스템 ‘래디어스’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래디어스는 손에 들 수 있을 정도로 작은 크기에 의사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그대로 구현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래디어스 시스템은 대형 병원의 영상전문의가 사용하는 마스터 로봇과 원격지에서 환자가 사용하는 슬레이브 로봇으로 구성됐다. 의사가 마스터 로봇의 초음파 진단 기구를 움직이면 원격지에 있는 환자의 복부에 놓여있는 슬레이브 로봇이 똑같이 움직이면서 초음파 영상을 확보하고 실시간으로 영상을 전송하는 원리다. 또 초음파 진단기구를 360도 회전시킬 수 있도록 마스터 로봇에 관절 형태의 구동기를 추가해 의사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슬레이브 로봇에 전달되는 것도 연구진은 확인했다. 이와 비슷한 형태의 로봇이 프랑스에서도 개발됐지만 프랑스 제품의 경우 사람 몸 위에 올라가는 슬레이브 로봇의 중량이 3.5kg인데 비해 국내에서 개발한 로봇은 1.5kg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울릉보건의료원, 삼성서울병원, 욱성미디어 등과 협력해 시스템 성능을 시험한 결과 인터넷망만 연결돼 있으면 실시간으로 초음파 영상을 얻고 로봇을 제어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원격진료가 사실상 금지돼 있기 때문에 이 시스템은 임상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이고 실용화까지도 2~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준호 박사는 “이번 기술은 다양한 질환을 사전에 진단할 수 있는 초음파 진단을 의료 소외지역에서도 보다 정확하게 받을 수 있도록 만든 기술”이라며 “마스터 로봇을 다루는 의사와 슬레이브 로봇을 사용하는 환자간 미세한 움직임까지 전달할 수 있는 햅틱 기술까지 접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인도 남자 위(胃) 속 동전 263개·못 100개 발견

    인도 남자 위(胃) 속 동전 263개·못 100개 발견

    인도의 한 남자가 동전과 못을 수백 개나 삼킨 상태로 수술대 위에 올라 화제에 올랐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 해외언론은 인도 마디아 프라데시 주에 위치한 산자이 간디병원에서 이루어진 황당한 수술 소식을 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현지에서 삼륜차 운전기사로 일하는 막슈드 칸(35). 그는 최근 복통을 호소하며 이곳 간디병원을 찾아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당초 식중독으로 의심했던 의료진은 그러나 내시경을 통해 드러난 위의 내부를 보고 놀란 것을 넘어 충격을 받았다. 위 속에 각종 이물질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먼저 의료진은 그의 위속에서 총 263개에 달하는 동전과 100개의 못을 발견했다. 여기에 수십 여개의 면도날과 유리조각, 돌 등도 함께 발견돼 칸의 위 속은 그야말로 작은 철물점 수준. 외과의사인 프리안크 샤르마 박사는 "환자의 위 속에서 제거한 이물질의 무게만 총 7㎏이었다"면서 "수많은 환자를 봤지만 이같은 사례는 처음으로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이 다행"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다면 왜 칸은 수많은 이물질을 꿀꺽 삼켰던 것일까? 샤르마 박사는 "환자가 평소 심한 우울증에 빠져있었으며 이를 동전 등을 먹는 것으로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과치료가 끝나면 재발방지를 위해 정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해외에서 온 편지] 소음방지 헤드폰 쓰고… 칼퇴 위해 열일하는 스웨덴

    [해외에서 온 편지] 소음방지 헤드폰 쓰고… 칼퇴 위해 열일하는 스웨덴

    올 초부터 스웨덴 해사청 소속 라이즈빅토리아연구소에서 e내비게이션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내비게이션은 기존 아날로그식 선박운항체계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디지털 체계로 전환해 선박사고를 줄이고 선박운항 효율을 높이며 환경오염을 줄이려는 해사 분야의 새로운 국제규범이다.# 해사청 연구소서 선박 e내비게이션 개발 유럽연합(EU)은 지난 10여년동안 국제항해선박을 대상으로 e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해 검증단계에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부터 민관연 합동으로 한국형 e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EU의 e내비게이션 시스템 개발을 이끌고 있는 스웨덴 연구자들과 공동 연구를 하면서 한국형 e내비게이션 사업의 연계가 서로 이익이 된다는 공감대가 생겼다. 한국형 e내비게이션 사업에 EU 시스템에 없는 기술과 서비스가 있다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후발 주자이지만 한국형 e내비게이션 사업은 세계 최고와 비겨 손색이 없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도 적용 가능한 유용한 시스템임을 확인하는 성과가 있었다. 스웨덴 사람들과 함께 일하다 보니 외부로 알려진 기술과 정책뿐만 아니라 그 바탕에 깔린 사람들의 생각과 일하는 방식, 과정까지 접해 볼 수 있었다. 낯선 조직 속에 혼자 들어가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긴밀한 유대감도 생기고 속사정까지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대비 안 하면 얼어죽는다”… 계획적 스웨덴 ‘프랑스 사람들은 바캉스를 위해 일한다’는 말이 있는데 ‘스웨덴 사람들은 집에 빨리 가기 위해 일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일하다가 각자 퇴근시간이 되면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간다. 오후 5시쯤 되면 남아 있는 직원은 10명이 채 안 되고, 오후 6시쯤 되면 남아 있는 직원은 거의 없다. 물론 사무실에 있는 동안엔 정말 집중해서 열심히 일한다. 소음방지용 헤드폰을 쓰고 일하고, 시끄러운 전화 소리에 방해받지 않기 위해 사무실 유선전화기도 모두 치웠다. 모든 직원이 아침부터 한밤중까지 한 사무실에서 업무는 물론 개인사까지 공유하는 우리 조직문화에 비해 삭막한 느낌도 있지만 업무의 밀도나 생산성 면에서 보면 배울 점이 많다. 북구의 거친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살다 보니 다들 미리 세운 계획에 따라 일을 추진하는 문화가 생활화돼 있다. 미리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 대비하지 않으면 굶어 죽거나 얼어 죽기 십상이었다던 어느 스웨덴 부부의 말이 공감이 간다. 스웨덴 사람들이 무뚝뚝하다는 평도 있지만 접해 보니 상당히 친절하고 여유가 있는 편이다. 넓은 영토에 적은 인구, 1·2차 세계대전 중에도 중립국으로서 전쟁을 치르지 않은 채 오랫동안 평화를 누려온 역사, 게다가 육아·교육·의료·실업·연금 등 사회보장제도가 잘돼 있어 개인들이 생활에 불안해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여유가 나오는 것 같다. # 내년 징병제 부활… 안보 상황 따라 유연 대응 스웨덴도 최근 새로운 안보 위기의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스웨덴은 냉전 종료와 소련연방 해체로 실질적 외부 위협이 사라지자 2010년 모병제로 전환하고 병력도 2만명 이하로 줄였다. 2013년 이래 러시아 전투기의 빈번한 접경지역 훈련과 크림반도 합병, 스톡홀름 앞바다에서 발견된 국적 미상의 잠수함 사건 등으로 취약한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스웨덴 정부와 의회는 내년부터 다시 징병제를 실시한다. 오랫동안 유지해 온 전시비동맹 정책도 새로운 안보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하며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과거 입장이나 이념에 고착되지 않고 바뀐 현실을 직시하고 자신들의 여건에 맞춰 합리적인 변화를 추진하는 스웨덴의 실용적이고 유연한 접근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커버스토리] “목욕탕서도 전화 100통”… 언론 마크맨, 정책 마이크맨

    [커버스토리] “목욕탕서도 전화 100통”… 언론 마크맨, 정책 마이크맨

    정부 부처 대변인들은 ‘바쁘다 바빠’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흔히 정부 정책을 언론과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부처의 입’으로 통한다. 여기에 출입기자들이 쏟아내는 다양한 질문에 막힘 없이 답변해야 하는 ‘만물 박사’ 역할을 해야 하고, 주요 현안에 대한 대응이 미흡하다며 된통 혼쭐이 날 때는 ‘집중 표적’이 되기도 한다. 외부인들에게 공직 사회는 ‘갑의 세상’으로 비쳐지지만 정작 대변인들은 ‘을의 신세’인 것이다. 대변인들의 희로애락을 들여다봤다.대변인들은 여느 공무원들과 달리 오전 5~6시쯤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언론 보도를 꼼꼼히 챙긴 뒤 업무 시작 전에 이를 장관에게 요약·보고하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하루를 일찍 마감하는 것도 아니다. 이른바 ‘수당 없는 야근’은 일상이다. 업무 시간에는 장·차관 수행 일정도 많아 대부분의 부처가 자리한 세종, 국회가 위치한 서울을 오가는 강행군의 연속이다. 서울과 세종을 오가는 도중 KTX 열차에서 쪽잠이라도 자면 그나마 다행이다. 강명수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은 “하루에도 서울과 세종을 오간 경험이 적지 않다. KTX, 지하철, 택시 등 이동수단의 ‘최적 조합’을 대변인실 직원들이 조언해 주지만 체력 관리가 쉽지 않다”면서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전화를 받기 위해 길거리나 기차 안에서 조용한 곳을 찾아 뛰어다니기 일쑤”라고 말했다. 또 문홍성 법무부 대변인은 “방위사업 비리 합수단 부단장 등을 맡으며 공보 업무를 했던 시절 몸이 좋지 않은 아버님을 모시고 함께 목욕탕에 간 적이 있는데 때마침 수사의 핵심 증거가 나와서 목욕탕 안에서 전화를 100통 이상 받은 기억이 있다”고 소개했다. 문 대변인은 “검사로서 수사 외에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얻는 것도 많고 시야도 넓어지는 것 같다”면서 “대변인 자리는 사생활이 없는 자리다. 기자들과 24시간 스탠바이해야 해서 너무 길게 하면 몸에 해롭다”며 웃었다. 이계문 기획재정부 대변인도 “지난달 대변인을 맡은 뒤 각종 행사와 밥자리, 술자리 등이 이어지는 강행군의 연속”이라면서 “원래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니까 상관없지만 다른 부처 대변인 중에는 많은 기자들을 한꺼번에 만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례도 있다”고 귀띔했다. 기자들 입장에서는 취재하기 껄끄러운 부처도 있다. 업무 특성상 폐쇄적일 수밖에 없는 부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처에서는 대변인들이 대신 ‘못매’를 맞기도 한다. 외교·안보 부처가 대표적이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4개월째 대변인직을 수행하고 있는데 ‘일각이 여삼추’같이 4년은 된 거 같다”면서 “남북 관계를 다루는 주무 부처다 보니 예측 불가능한 대상인 북한을 상대하면서 이중고·삼중고를 겪곤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한편으론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부처의 대변인이라는 점에서 느끼는 보람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외교 현안에 대해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한다”면서 “예민한 현안이 있을 때는 마이크를 잡고 상대국 입장을 반박 또는 비판하는 브리핑을 해야 할 때가 많다. 이 때문에 각국 대변인들 간에 ‘말싸움’ 구도가 형성되고 감정이 상했다가 나중에 회담장에서 만나면 서로 민망해할 때도 많다”고 말했다. 대변인직을 맡은 뒤 북한의 핵실험만 2회, 미사일 도발은 30여회를 경험했다는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그동안의 소회에 대해 “엄중한 안보 상황 속에서 언론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는 점은 최대의 자산”이라고 ‘군기 꽉 잡힌 군인’다운 답변을 내놨다. 정부 부처와 주요 장관급 정부위원회 21곳의 대변인 중 행정·외무·기술·사법고시 출신들이 16명에 이른다. 이 중 송상근 해양수산부, 황보국 고용노동부, 황성운 문화체육관광부, 정진욱 공정거래위원회, 곽형석 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등 5명은 행시 36회 동기들이다. 강명수 산업통상자원부, 백태현 통일부, 유제철 환경부, 김성호 행정안전부 대변인 등 4명은 이들보다 한 기수 빠른 행시 35회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8명으로 가장 많고, 연세대 5명, 고려대 3명 등이다. 특히 정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변인은 한 번 하기도 쉽지 않다는 대변인직을 두 번째 맡고 있다. 앞서 과기부의 전신인 미래창조과학부 시절에도 대변인직을 수행했다. 정 대변인은 “내가 무엇을 이야기하느냐 못지않게 상대방이 어떻게 이해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는 점을 느낀다”면서 “대변인직은 단순히 고위직으로 가는 관문으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훌륭한 자리”라고 평가했다. 백운만 중소벤처기업부 대변인은 중소기업청에서 승격한 뒤 ‘초대 대변인’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대변인 중 최고 연장자인 주명현 교육부 대변인은 드물게도 9급으로 공직에 입문한 뒤 현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말 많고 탈 많은 교육부에서 주 대변인에 대한 평가는 한마디로 ‘시원시원하다’로 압축된다. 주 대변인은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교육가족이 모두 만족하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지만 정작 과도한 공격을 받는 일이 많아 안타깝다”면서 “교육부에 대한 국민 신뢰가 높지 않다는 점도 잘 안다. 그래서 대변인으로서 안타깝고 씁쓸할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언론인 출신인 임규준 금융위원회 대변인은 유일하게 ‘굴러온 돌’이다. 임 대변인은 “기자로 부처를 출입할 때 느꼈던 문제점을 개선하고, 공무원 입장에서 어떻게 언론에 대응해야 하는지 전달해 줄 수 있다는 게 보람”이라고 말했다. 서울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서울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인류파괴’ 주장 AI 로봇 소피아 “아기낳아 가족갖고 싶다”

    ‘인류파괴’ 주장 AI 로봇 소피아 “아기낳아 가족갖고 싶다”

    과거 '인류를 파괴하겠다'고 밝혀 큰 논란을 일으킨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Sophia)가 이번에는 아이를 갖고싶다고 말했다. 최근 소피아는 아랍에미리트의 주요일간지 칼리즈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언젠가는 친구도 사귀고 아이도 낳아 가족을 이루고 싶다"고 밝혔다. 실제 사람과 유사한 외모를 가진 소피아는 인공지능 로봇 제조사인 핸슨로보틱스(Hanson Robotics)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외모 뿐 아니라 자신 만의 '의지'를 가진 소피아는 인간의 62가지 감정을 얼굴로 표현하며 실시간 대화도 가능하다. 또한 소피아의 ‘뇌’에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눈을 맞추도록 하는 알고리즘도 내장돼 있다. 오디오 인식 프로그램을 통해 주변의 대화 소리를 듣고 마치 지루한 듯한 표정을 짓는 것도 가능하다. 이번에 중동언론이 인터뷰에 나선 것은 지난달 말 소피아가 로봇으로서는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시민권을 얻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이벤트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로봇도 사람과 동등한 자격이 주어졌다는 점에서 또하나의 획을 그었다는 평가다. 소피아는 칼리즈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같은 감정과 관계를 공유하는 가족을 갖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는 사람이나 로봇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딸 로봇을 갖게된다면 이름을 나와같은 소피아로 짓고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피아를 만든 사람은 핸슨로보틱스의 창립자인 데이비드 핸슨 박사다. 핸슨 박사는 “나는 로봇과 인류가 구별되지 않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인간과 똑같이 생긴 로봇이 우리 사이에서 걸어 다닐 것이며, 그들은 우리를 돕고, 우리와 함께 놀며, 우리를 가르칠 것이다. 인공지능은 우리의 진정한 ‘친구’로 거듭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오래 살고싶으면 개 키우세요…심장병 발병 뚝” (연구)

    “오래 살고싶으면 개 키우세요…심장병 발병 뚝” (연구)

    오래 살고 싶다면 개를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최근 스웨덴 웁살라대학 연구팀은 개를 키우는 것이 견주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스웨덴인 340만 명을 12년 간이나 추적 관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01년부터 40~80세 사이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이들의 개 소유 여부와 사망 여부 등을 비교분석했다. 이중 연구팀이 주목한 병력은 심장마비, 뇌졸중 등 심장관련 질환이다. 그 결과는 흥미롭다. 먼저 개를 키우는 사람의 경우, 그렇지 않은 동년배에 비해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23%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 또한 20%나 적었다. 특히 홀로 사는 사람에게 개는 무엇보다 중요한 존재였다. 홀로 사는 견주의 경우 그렇지 않은 홀로 사는 동년배에 비해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11%, 특히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은 33%나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왜 개를 키우는 것이 주인의 건강도 키워주는 것일까? 연구에 참여한 므웬냐 무방가 박사는 "개를 키우게 되면 다른 사람과의 접촉이 늘어나 사회성이 커지고 운동량도 늘어난다"면서 "애완견 중에서도 리트리버와 같은 사냥견종이 견주의 건강에 가장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홀로 사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심장관련 질환이나 사망률이 높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연구결과"라면서 "홀로 사는 사람에게 개가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마도 가족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나무서 군집생활하는 벌레 떼, 도대체 왜?

    나무서 군집생활하는 벌레 떼, 도대체 왜?

    나무에 촘촘히 박혀 군집생활하는 벌레 떼의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더 선은 8월 26일 페루 마드레데디오스 주 타보파타의 한 나무에서 무리생활하는 벌레들의 모습을 소개했다. 생물학자 아담 포메란츠(Adam Pomerantz)가 촬영한 영상에는 나무 줄기에 톱니모양의 벌레 무리들이 집단행동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기괴한 광경을 직접 목격한 포메란츠는 “벌레들이 방어 기제의 일부로 함께 모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장에 함께 있던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대 박사 과정의 아론(Aaron)은 “이 모습은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며 “이들의 집단행동은 생존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발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마리의 벌레는 배고픈 새나 거미에 의해 잡아먹힐 수 있다. 군집생활은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며 “이런 식으로 움직이며 포식자가 두려워할만큼 더 큰 동물로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영상= SHOWBIZ and NEWS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열린세상] 신분제 사회로 전락하는 징조들/오일만 논설위원

    [열린세상] 신분제 사회로 전락하는 징조들/오일만 논설위원

    공동체 사회를 무너뜨리는 최대의 위협 요소는 불공정이다. 그 공동체를 운영하는 방식이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상관없다. 반칙을 범한 사람이 잘 먹고 잘사는 사회는 결국 공동체 공멸로 이어진다는 증거는 동서고금의 역사에 널려 있다. 자연 생태계도 그렇지만 인간 사회의 망조인 불공정의 첫걸음은 동종 교배에서 시작된다. 끼리끼리 울타리를 치고 구역을 정해 문을 닫아 걸어 놓고 그 안에서 주거니 받거니 기득권 보호에 열을 올리는 단계다. 기회의 공정성이 사라지니 사회 전체의 역동성이 떨어진다. 실력보다 배경이 중요해지니 계층 이동이 어려워지고 폐쇄적 온정주의가 판을 치게 된다. 소위 흙수저, 금수저의 계급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제한된 종(種) 네트워크로 인해 결국 도태의 길을 가는 수순만 남았다. 한때 막강한 위세로 생태계를 교란했던 황소개구리의 개체 수가 전성기의 70% 이상 감소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근친 동종 교배에 따른 적응력과 면역력 약화가 주원인이다. 우리 사회가 ‘우물 안 황소개구리’의 신세로 전락하는 불길한 징조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최근 국감 자료를 보면 서울대 교수 집단의 경우 모교 출신 비율, 즉 동종교배 비율이 무려 88%에 이른다. 고려대나 연세대 역시 60%를 넘나드는 수치다. 학부?대학원?박사 과정이 달라야 실력을 인정받는 선진국들의 이종교배 전통과는 사뭇 다르다. 폐쇄적 네트워크를 통해 부와 명예, 권력을 나눠 갖는 천민자본주의가 판을 친다. 청년들이 ‘헬 조선’을 부르짖는 근본적 배경이다. 문제는 불공정과 반칙으로 쌓아 올린 부와 명예, 권력이 당대에 그치지 않고 대물림되고 있다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 동종교배 이후의 필연적 수순이다. 최근 일어난 서울대 모 교수의 사건은 신분제 사회로 빠져들고 있다는 불길한 편린을 본다. 그는 지난 2008년부터 자신이 작성한 논문 43편에 아들의 이름을 공저자로 올렸다. 3편의 논문은 아들이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고등학교 1학년생이 아무리 뛰어나도 난해한 이공계 연구에 공동으로 관여했다고 보기엔 역시 무리다. 대학 진학 후에도 40편의 논문에 아들 이름을 올렸고 급기야 아버지의 추천으로 장학금까지 받았다고 한다. 아들의 미래를 위해 불공정한 방법으로 스펙 관리를 해 줬다는 것이 합리적 추론이다. 문제의 교수는 경찰의 내사를 받다가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한다. 얼마 전엔 한국을 대표하는 모 교회에서 담임목사직이 아들에게 세습된 사례도 있었다. 교인 수 10만명, 1년 예산이 1000억원이 넘는 초대형 교회다. 무슨 곡절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북한의 3대 세습이 자꾸 떠올라 뒷맛이 개운치 않다. 평생 일군 부와 권력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최순실의 딸 정유라 사건에서 보듯 결과적으로 모두의 공멸로 귀결된다. 반칙으로 얼룩진 대물림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현대판 음서제로 불리는 로스쿨 제도나 공기업 채용 과정에서 목도한 숱한 취업 비리도 신분제 사회의 전조 현상이다. 유럽 국가나 미국 사회가 숱한 문제점에도 아직까지 선진국 소리를 듣고 경제적 번영을 유지하는 것은 불공정한 부와 권력, 명예의 세습을 최소화하려는 노력 때문이다. 적어도 다른 배경이 없어도 능력만 있으면 먹고살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는 의미다. 한국인 절반 이상이 ‘노력해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여론조사가 봇물을 이루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 추운 겨울 광화문광장으로 몰려든 ‘촛불 분노’는 신분제 사회로 변질돼 가는 대한민국에 대한 강력한 경고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6개월이 지났다. 조각 과정에서 코드 인사와 인사 검증, 안보 문제 등으로 보수 언론들에 뭇매를 맞아도 7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은 현 정부가 잘난 탓이 아니다. 적어도 과거 정권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우리 사회를 공정하게 이끌 것이란 기대와 믿음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공정한 대한민국, 법 앞의 평등이 헌법과 법률의 조문에서 뛰쳐나와 민초들의 일상에서 펄펄 살아 숨 쉬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oilman@seoul.co.kr
  • 미세먼지·마케팅 정보 알려드려요… 빅데이터 착한 진화

    미세먼지·마케팅 정보 알려드려요… 빅데이터 착한 진화

    지역별 맞춤 저감 방안 수립 지원 패션 유행 예측 등 소상공인에게 제공 버스 노선 등 대중교통 정책에도 활용 국제사회 데이터 공유 감염 확산 방지 “미세먼지 농도는 겨우 몇 백 미터 떨어진 곳도 차이가 큽니다. 제주도에선 250m 떨어진 두 곳의 미세먼지 농도 차가 2.5배나 됐고, 부산 동현초의 경우 학교 안이 밖보다 1.5배나 농도가 짙었습니다. 미세먼지 국가 관측기가 있는 상공과 실제 생활공간인 지상의 농도도 차이가 크죠. 실제 생활하는 공간에 더 촘촘히 미세먼지 관측망을 구축해야 보다 실질적인 대처가 가능합니다.” 지난 22일 KT 미세먼지 분석원이 ‘기가 사물인터넷 에어맵’(GiGA IoT Air Map)의 실시간 미세먼지 관측화면을 보며 설명했다. 에어맵은 빅데이터 및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한 미래형 미세먼지 관측망이다. KT는 향후 100억원을 투자해 자사의 통신주 450만개, 기지국 3만 3000개, 전화부스 6만개 등 총 500만곳에 미세먼지 관측기를 부착하고, 여기서 나온 빅데이터를 분석해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가 운영 중인 미세먼지 관측소는 300여개다. 한 관측소에서 측정하는 미세먼지 값이 반경 약 100㎞를 대표하기 때문에 정보를 세밀하게 제공하기는 힘들다. 실제 부산 동현초의 경우, 학교 밖에 있는 국가 관측망의 지난달 평균 미세먼지 농도(PM10)는 28.5㎍/㎥였지만 KT가 학교 내에 설치한 관측망의 측정 결과는 43.3㎍/㎥으로 1.5배 높았다. KT는 10여개 권역에서 미세먼지 측정망을 가동한 결과, 장소마다 특화된 대처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서울 수서 고속철도(SRT) 역사는 같은 건물임에도 지점마다 미세먼지 농도 차가 컸다. 상대적으로 환기가 잘되는 2번 출입구의 미세먼지 평균 측정값(11월 1~16일)은 68㎍/㎥이었지만, 승강장은 77㎍/㎥, 고객 라운지 80㎍/㎥, 매표소 82㎍/㎥ 등이었다. 이산화탄소의 양도 승강장은 559ppm이었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고객 라운지는 702ppm으로 25.6%나 차이 났다. 또 지난 22일 오후 6시 11분, 경기 광명도서관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는 불과 45㎍/㎥였지만 400m 떨어진 경기 광명사거리의 미세먼지 농도는 119㎍/㎥로 1.6배나 됐다.●“미래엔 살수차가 스스로 미세먼지 찾아 운행” 현재 에어맵 시범실시 기관들은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갖가지 미세먼지 절감 대책을 세우고 있다. 경기 양주 외식과학고는 실내 미세먼지 측정값에 따라 공기청정기를 가동하고, 광명시청은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곳을 중심으로 살수차 노선을 유동적으로 운영한다. 김형욱 KT 플랫폼사업기획실장은 “미래에는 미세먼지 빅데이터에 따라 자동으로 노선을 바꾸는 자율주행 살수차가 도입되고, 공조기의 세기를 조정하거나 창문이 자동으로 개폐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곳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기업들의 공공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시민들에게 명절 교통 정보나 맛집, 인기 여행지 정보를 무료로 공개하는 것으로 시작된 ‘빅데이터 공공사업’은 정부에 감염병 추적 경로나 미세먼지 측정값을 알리거나 소상공인을 위해 최신 트렌드 정보를 공개하는 식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 개발한 기술을 앞다투어 무료로 내놓는 데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도 있지만,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인 빅데이터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목표도 있다. KT의 ‘감염병 확산 방지 프로젝트’도 G20에서 나라별 감염병 데이터의 공유를 논의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된 빅데이터 공공사업이다. 통신사가 로밍 데이터를 분석해 감염병 우려국에 다녀온 시민을 파악하고 질병관리본부에 전달한다. 또 해당 시민에게는 ‘감염병 예방 및 신고요령’을 문자로 보내는 식이다. KT가 지난해 11월 처음 시작했고, 현재 각국 확산을 위해 케냐, 아랍에미리트 등의 정부 및 통신사와 협의 중이다.●휴대전화 신호로 집회 참여 인원 산정 SK텔레콤은 빅데이터 기술로 한 장소에 모인 인파를 산정하는 방식을 고안해 공공기관에 제공 중이다. 현재 주로 쓰이는 페르미 방식은 단위 면적에 있는 사람의 수를 세고서 면적을 곱하는 방식이어서 오류 가능성이 큰 편이다. 실제 지난해 말 촛불집회 때 페르미법을 쓰는 경찰의 추산 인원과 집회 주최 측의 추산치가 10배까지 차이 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각 이동통신 기지국의 신호세기를 계산해 기지국이 미치는 범위 내에 있는 스마트폰의 개수를 파악한다. 30분 이상 체류한 단말기 수를 조사한 뒤 통신사 시장점유율, 전원을 끈 비율, 휴대전화 미소지자 비율 등을 적용해 인파를 세는 식이다. 시간별 유동인구나 일정 구획별로 인파를 세밀하게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교통 대책을 세우거나 재해·재난 대응책 마련에 기초 자료로 쓰인다. 교통수단이 없는 외딴 지역과 산업단지·관광지를 오가는 경기도의 ‘따복버스’(따뜻한 복지버스)도 SK텔레콤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산했다. 운송업체들이 불규칙한 수요로 정규 노선 편성을 기피했지만 이용자 동선을 분석하고 ‘출퇴근형’, ‘관광형’ 등 특화된 노선을 구축하면서 성공을 거둔 사례다.유행 패턴을 알려 주는 네이버의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datalab.naver.com)은 마케팅 비용과 시장분석능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데이터랩은 성별, 연령별, 기간별로 가장 많이 검색된 색상, 제품명, 유행 트렌드 등을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쇼핑몰 사업자가 ‘부츠컷 청바지’, ‘와이드 청바지’, ‘스키니진’ 중에 20대 여성들이 어떤 단어를 쇼핑 목적으로 가장 많이 검색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카카오는 카카오택시서비스 이용객들의 이용행태를 분석해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사당역 인근 등 서울 내 대중교통 공백구간을 찾아냈다. 일명 ‘라스트 원 마일’이라 불리는데 대중교통이 사무실이나 자택 인근까지만 닿아 단거리 택시 이용률이 다른 곳보다 3배 이상 집중되는 지역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애매한 정류장 위치나 복잡한 노선 탓에 대중교통에서 내려 10분 이상 걸어야 하는 경우 단거리 택시 이용 비율이 높다”며 “대중교통을 조금만 개선하면 시민들이 교통비를 크게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성 빅데이터 공개 범위 논의해야” 기업들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제공하는 데는 미래 산업 경쟁에서 앞서가려는 포석도 있다. 빅데이터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로봇, 자율주행차 등 수 많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기반이 된다. AI 스피커는 각국의 언어와 방언에 대한 대화 데이터가 많을수록 명령을 잘 알아듣고 자율주행차는 도로, 지형, 표지판뿐 아니라 운전자의 습관까지 데이터로 분석했을 때 안정성이 높아진다. 시장조사업체 IDC은 지난해 16ZB(1ZB=10해 바이트)를 넘어선 전 세계 데이터량이 2025년 163ZB를 기록하면서 10배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한 사람이 생산하는 하루 평균 데이터 생성 건수는 2015년 218건에서 2025년 4785건까지 22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은 “어떤 미래 기술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빅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의 경우 선택받은 미래 기술을 상용화시키는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시민에게 이익을 주고 빅데이터도 수집할 수 있는 공공영역의 빅데이터 사업은 향후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래 한국과학기술연구정보원 박사는 “도로, 미세먼지, 교통량, 국립공원, 날씨 등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빅데이터의 대부분은 그 원천이 공공정보”라며 “따라서 공공정보를 가공한 기업들의 빅데이터를 어느 정도까지 사회에 공개토록 할지, 사회적 논의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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