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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저자 가로채고 부실논문 최다… 부끄러운 연구윤리 민낯

    1저자 가로채고 부실논문 최다… 부끄러운 연구윤리 민낯

    교수가 대학원생 대신 저자 표시 ‘갑질’ 생사여탈권 쥐고 있어 부당함 주장 못해 韓, 171국 중 부실 학술지 논문 5% 최다 “관행 고치려면 반성·제도개선 함께해야”“외국 저널에 실으려던 논문인데 대학 가는 데 써야 해서 빨리 실리는 쪽을 택해 국내 저널에 실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에게 의학논문 제1저자라는 ‘대입 스펙’을 만들어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장모 단국대 의대 교수의 말은 조씨가 ‘선물 저자’에 불과했다는 비판으로 돌아왔다. 논문에 기여하지 않았는데도 연구자의 판단에 따라 고교생이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학술지 제1저자의 지위를 ‘선물’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학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조 후보자 딸의 ‘의학 논문 제1저자’ 논란은 그동안 국내 학계에 만연했던 연구 부정의 민낯을 보여 줬다는 지적이 많다. 장 교수가 조씨의 소속을 고등학교가 아닌 연구소 연구원으로 기재한 것도 연구윤리 위반으로 꼽히는 대목이다. 학계에서는 이 기회에 정부와 학계가 연구 윤리를 뿌리에서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연구논문의 저자 표시에서 만연한 연구 부정은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가장 심각한 연구윤리 위반으로 꼽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연구재단이 지난달 발간한 ‘연구논문의 부당한 저자 표시 예방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재단이 지난 2월 대학 교원 218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부당한 논문저자 표시에 대해 ‘심각하다’고 응답한 연구자는 총 1114명(51.1%)으로, 표절(616명·28.3%)과 논문 대필(608명·27.9%), 자료의 중복 사용(471명·21.6%) 등 다른 부정 사례들을 압도했다. 특히 부당한 논문저자 표시는 20대 연구자들(70.4%) 사이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심각하다’는 응답이 나왔다. 서울의 한 대학 이공계 박사과정 A(38)씨는 “이공계 연구실에서는 교수가 대학원생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면서 “교수가 숟가락만 얹고 제1저자 자리를 가져가거나, 제1저자가 돼야 할 대학원생을 밀어내고 자신이 챙기는 대학원생을 제1저자로 올려도 부당함을 주장하는 건 상상하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부터 논란이 돼 온 이른바 ‘부실 학술지’에 논문을 싣는 관행도 우리 학계의 신뢰도 추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의 ‘부실 학술 활동의 주요 특징과 예방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체코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데이터베이스 스코퍼스(Scopus) 등을 통해 2013~2015년 부실 학술지 405종에 실린 논문 15만 4000여편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논문의 투고 비율은 5%로 분석 대상이 된 171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국을 제외한 170개 국가는 모두 2% 미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는 대부분 1% 미만이었다. 연구재단이 체코 연구진의 분석을 토대로 부실 학술지 160종을 재검토한 결과 2013~2018년 부실 학술지에 실린 논문 30만 3567편 중 6.8%(2만 601편)가 우리나라 논문이었다. 연구재단은 “부실 학회의 경우 동료 심사 절차가 없거나 형식적인 경우가 많아 논문 승인 여부가 금방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을 개정해 논문 등에서 연구자의 소속과 직위 등을 정확하게 밝히도록 했다. 또 연구 부정을 저지른 교수는 중대성 등에 따라 국가 연구개발 사업에서 영구 퇴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기도의 한 사립대 교수는 “교수와 대학원생 간의 ‘갑질’이나 교수들 간 ‘논문 품앗이’ 등 학계에 만연한 관행들을 뜯어고치기 위해서는 학계의 반성과 정부의 제도 개선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1906년 ‘민족의 소리’… 국내서 녹음된 첫 음반 발견

    우리나라에서 녹음된 가장 오래된 음반이 발견됐다. 25일 한국음반아카이브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선교사,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던 호머 헐버트(1863~1945) 박사가 1906년 조선의 소리꾼, 연주자들을 모아 민요, 왕실 음악, 시조 등 당대 대표 음악을 녹음한 음반이 최초 공개됐다. 이 음반은 경성 최고의 명창이었던 기생 벽도·채옥이 노래한 경기 12잡가 중 하나인 ‘유산가’, 평안도·황해도에서 주로 불렸던 서도 민요 ‘수심가’ 등을 포괄하고 있다. 궁중음악 중에는 관리들의 공식적인 행차에 따르는 행진음악 ‘대취타’가 포함됐다. 1906년 헐버트가 미국 빅터 음반사와 함께 녹음한 이 음반은 당초 101곡을 녹음했으나, 판이 부서지거나 분실돼 90여곡만 실제 음반으로 나왔다. 한국 최초 근대공립교육기관인 육영공원 교사로 재직하며 한글학자로도 활동한 헐버트는 아리랑을 최초로 서양 음계로 채보해 세계에 알린 인물이다. 그러나 음반을 제작한 이듬해인 1907년, 그가 고종의 밀명으로 헤이그 특사를 돕다 일제에 의해 미국으로 쫓겨난 뒤 음반의 행방은 묘연해졌다. 해방 이후 연구자들이 헐버트가 부모에게 보낸 편지에서 음반 제작 사실을 확인했고, 이후 30년 넘게 국내외를 돌며 101곡 중 일부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음반 소장자인 배연형 한국음반아카이브연구소 소장은 “우리나라 전통 음악이 궁중음악 등 극히 일부를 빼면 악보 없이 전승됐다“며 “(헐버트 음반은) 옛날 민속음악·판소리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자료”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조국 딸 의혹 규명” 부산대 학생들도 촛불집회 예고

    “조국 딸 의혹 규명” 부산대 학생들도 촛불집회 예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대학 입시·진학 및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재학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서울대·고려대 학생들에 이어 부산대 학생들도 촛불집회를 열기로 잠정 결정했다. 부산대 촛불집회추진위원회는 오는 28일 오후 6시에 교내에서 촛불집회를 열기로 잠정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추진위는 집회를 통해 조 후보자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을 다니는 동안 최초 유급 이후 여러 학기에 걸쳐 장학금을 받은 일에 대한 학교 차원의 진상 규명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추진위는 재학생 441명의 서명을 받아 조 후보자 딸에게 장학금이 지급된 일과 관련한 의전원 교수 2명과 대학의 해명을 요구하는 대자보를 교내에 붙이기도 했다. 앞서 조 후보자 딸은 2008년 외고 재학 시절 의학 논문을 썼다. 단국대 의과대학 연구실에서 2주 간 인턴 활동을 하면서 논문을 완성했는데, 다른 교수와 박사 등 6명이 함께 썼지만 제1저자로 조 후보자 딸이 등재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논문은 2009년 대한병리학회 학회지에 실렸고, 조 후보자 딸은 2010년 고려대 이과계열 수시전형에 응시해 합격했다. 당시 조 후보자 딸을 이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한 단국대 교수는 현재 대한의사협회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이후 조 후보자 딸은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거쳐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했는데, 당시 지도교수가 조 후보자 딸에게 학업 격려를 목적으로 장학금을 6학기에 걸쳐 지급한 일이 논란이 됐다. 당시 지도교수는 지난 22일 낸 입장문을 통해 “지도학생 중 유일한 신입 1학년이던 조국 후보자의 딸은 2015년 1학년 1학기에서 유급되었는데, 2016년 다시 1학년으로 복학했을 때 의학 공부에 전념할 자신감을 잃고 학업을 포기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서 “학생과 면담을 통해 지도교수된 도리로 복학 후 만일 유급만 당하지 않고 매 학기 진급을 한다면 200만원의 소천장학금을 주겠다고 격려했다”고 밝혔다.이후 조 후보자 딸은 6학기 동안 유급당하지 않고 약속대로 잘 진급했기에 장학금을 지급했지만, 마지막 학년인 4학년 진급을 앞둔 2018년 3학년 2학기에 다시 유급을 당해 장학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게 당시 지도교수의 설명이다. 조 후보자 딸은 또 서울대 환경대학원 재학 시절 장학금을 두 차례 받았는데, 이 장학금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대 총동창회 장학재단 ‘관악회‘가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특혜 논란이 추가로 제기됐다. 이에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립대 총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조국 후보자의 딸이 받은 장학금이 어떤 목적이었는지는 동창회에서 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대에서 500여명, 고려대에서 600여명의 재학생과 졸업생이 참석한 촛불집회가 전날 오후에 열렸다. 학생들은 조 후보자 딸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에 대한 진상 규명과 조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노원구, 생활 속 민주주의 실천 시민교육에서 그 길을 찾는다

    노원구, 생활 속 민주주의 실천 시민교육에서 그 길을 찾는다

    서울 노원구가 민주시민으로서 요구되는 자질과 소양 함양을 도모하고자 ‘민주시민교육’을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오는 10월까지 계속되는 이번 교육은 민주주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참여의식을 높임으로써 성숙한 민주시민을 양성하기 위해 마련했다. 운영은 민주시민 교육을 위해 설립된 ‘노원시민대학’이 맡았다. 본격적인 교육에 앞서 오는 28일에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교육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민주시민교육 함께 공유하기’라는 사전 토론 학습이 진행된다. 이후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입문 및 심화과정 교육이 이뤄진다. 입문과정은 다음달 4일 노원평생교육원 대강당에서 ‘민주주의, 시민교육에서 그 길을 찾다’라는 주제의 첫 강연을 시작으로 16일에는 ‘주민자치의 주인은 바로 나’, 25일에는 ‘협치를 넘어 자치의 시대로’, 10월 2일에는 ‘헌법으로 알아보는 주권이야기’라는 주제로 각각 강연이 열릴 예정이다. 10월 10일에는 치열했던 민주주의 현장을 통한 시대적 변화에 대한 이해와 대한민국 미래의 민주주의 발전방향을 다함께 생각하고 느껴보고자 주민 40여명을 대상으로 민주화 역사 현장탐방도 준비했다. 진행코스는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백범광장을 지나 서울 유스호스텔(옛 중앙정보부 본관), 한옥마을(옛 일본 헌병대 사령부) 등으로 이어지며 약 3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또한 10월 16일에는 앞서 입문과정 2강 이상을 이수한 수강생 40여명을 대상으로 심화과정을 운영한다. 민주주의 정착과 실천을 위한 구체적 방안 마련과 우리 주변의 비민주적인 사례를 주제별로 나누고 토론을 통한 대안을 찾는 등 민주시민교육의 효과적 실행을 위한 실천적 방안을 모색한다. 특히 이번 강의는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MBC 100분 토론 진행자 김지윤 박사 등 대중들에게 익히 알려진 명사가 강사로 나서 주민들의 이목을 끌 전망이다. 한편 구는 오는 9월에는 직원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10월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권 현장탐방 프로그램’을 통해 인권의식 향상 및 인권 존중 문화 확산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민주시민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경험하고 실천하는데서 만들어진다”면서 “이번 교육이 일상에서 민주적인 생활태도와 가치를 채워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단국대 학생들 시국선언문 “장영표 교수, 책임지고 물러나라”

    단국대 학생들 시국선언문 “장영표 교수, 책임지고 물러나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씨가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연구논문에 참여해 의학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과 관련해 단국대 학생들이 책임자인 장영표 교수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단국대 천안캠퍼스 학생들로 구성된 연구부정 비상대책위원회는 23일 교내 체육관 앞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오늘날 대한민국 교육계는 일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고 대한민국 교육이 공정하다고 하는 믿음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장 교수는 고교 2년생인 조양이 영향력 있는 인물의 자녀라는 이유로 의과학연구소 의학논문 제1저자로 허위등재 시켰다”며 “이에 단국대 학생들은 개탄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 교수는 지인 자녀의 대학진학을 위해 논문을 조작했다고 인정해야 하며 학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학의 정수인 논문 제작에 있어서 투명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학 총학생회는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에서 고교 시절 의학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뒤 대학 내부 시스템에 의과학연구소 소속의 ‘박사’로 기록된 부분, 연구 전반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의 딸이 실제로 논문 작성에 참여했는지와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된 과정이 적법했는지 등에 대해 사실 여부 확인을 요청했다. 총학생회는 “앞으로 진행되는 연구윤리위원회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논란이 된 부분들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남정태 한국판소리보존회 이사장 “중견명창 중심 무대올려 전세계에 판소리 활성화”

    남정태 한국판소리보존회 이사장 “중견명창 중심 무대올려 전세계에 판소리 활성화”

    남정태(63) 제16대 한국판소리보존회 신임 이사장은 23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그동안 원로 명창위주로 무대에 올리는 관행이 지속되다 보니 판소리계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중견명창 중심으로 공연사업을 운영해 판소리를 전세계에 활성화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한동안 끊겼던 전국 대통령상 대회를 복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남 이사장은 8살 때부터 한학을 배우며 초·중·고교를 검정고시로 졸업했다. 젊은 시절 포장마차와 세탁소 등 잡역일을 하며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31살에 서울대학교 국악과에 늦깎이로 입학했다. 한때는 민주당 총무국장으로 정계에 발을 디딘 적도 있어 판소리계에서는 독특한 경력을 가진 소리꾼으로 화제다. 다음은 남 이사장과 일문일답. -한국판소리보존회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달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자리잡은 한국판소리 보존회는 조선시대 협률사로부터 기원해 118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이후에 조선성악회로 맥이 이어졌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판소리에는 삼강 오륜 사상이 포함돼 있다. 예를 들어 5바탕 중 부자유친은 심청가, 군신유의는 적벽가, 부부유별은 춘향가, 장유유서는 흥보가가 해당한다. 일제는 충효사상이 깃든 판소리를 경계하곤 했다. 그래서 일제강점기에 우리 판소리가 탄압도 많이 받았다. 그러다 1971년 판소리 보존회가 탄생해 박록주(1905~1979) 선생이 초대 이사장이 됐다. 이때 최초로 각 유파발표회가 시작됐다. 제2대 박초월 명창에 이어 김소희·정광수·조상현·성우향·송순섭 이사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1973년 사단법인이 설립됐고 올해로 48년째, 유파발표회는 49회째 전해지고 있다.”-기존 판소리보존회 정관 중에는 이상한 조항이 있다는데. “예전에는 정관에 국가문화재가 아니면 이사장직에 도전조차 못하고, 또 회원만 이사장을 할 수 있었다. 또 언제부터인지 국내서 가장 권위적이었던 대통령상대회도 박탈당하고 모든 수상대회가 없어졌다. 앞으로는 판소리보존회도 행정과 예술이 구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젠 글로벌시대에 소리만 배워서는 답답해 의사소통이 안되고 보존회도 그만큼 역량이 축소될 수 있다. 예술가들도 자기분야뿐만 아니라 행정과 시사·정치 등 다양한 세계를 알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번에 이사들도 무용이나 군장교·사업가·문화·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신임 이사장으로서 판소리보존회의 포부와 목표는 뭔지. “그동안 판소리계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지속돼 왔다. 민주주의 병폐중 하나가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거다. 판소리계도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중견명창들로 좀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앞으로 공연무대를 중견명창 중심으로 활성화시키겠다. 국내무대뿐만 아니라 해외공연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다음 목표는 전국 대통령상 대회를 복원하겠다. 문체부장관상대회가 5년 이상 유지되면 신청이 가능하다. 현재 6~7년간 지속됐으니 요건은 갖춰져 있다. 우리는 판소리를 전공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단체다. 다른 대회엔 있는데 정작 소리꾼들의 모임인 우리 보존회엔 대통령상 대회가 없다. 현재 문체부장관상과 국회의장상·교육부장관상 등 일부 대회만 부활돼 진행하고 있다. 문체부 규정에 5년동안 줄 수 없다고 규정돼 있는데도 모 대회는 1년 지나서 바로 부활해줬다. 이는 형평성 차원에 맞지 않는다. 우리 보존회도 이른 시일내 부활해줘야 마땅하다.”-새로운 변화시도로 원로가 아닌 젊은 소리꾼을 교육강사로 영입했다는데. “최근 우리 보존회에서 팔순인 박계향 선생이 판소리강의를 진행하다가 건강상 이유로 중단됐다. 보존회를 상징하는 얼굴로 이미지가 중요하기에 남도민요 강사로 누가 적임자인지 신중히 물색해 왔다. 새로운 변화시도로 이번에 남도민요 교육강사로 40대의 젊은 소리꾼 원진주 명창을 영입했다. 오는 10월부터 남도민요를 가르칠 예정이다. 젊어서 에너지가 넘치면서 개성있고 활력있다. 원 명창은 앞으로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낼 인물로 소리뿐만 아니라 참신하고 깨끗한 이미지에 열정까지 대단하다. 임방울국악제 제21회 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소리꾼으로, 일찍이 36세때 김세종제 춘향가 중 ‘십장가’ 대목을 불러 판소리 지존에 올랐다. 이화여대 한국음악과를 졸업하고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다. 현재 원 명장은 경기 김포아트빌리지에서 판소리교실을 운영 중이다. 칠판까지 설치해 판소리의 이론과 실기를 병행하며 90분간 열정적으로 가르치는 덕에 수강생들로부터 평판이 좋다. 판소리교실을 연 지 1년 만에 지난 6월 열린 경기도청소년종합예술제 김포시 대회에서 문하생들이 3관왕을 휩쓸었다고 한다. 우리소리의 불모지인 김포에서 판소리 붐을 일으키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31살 늦깎이로 서울대 국악과에 입학했다고 하는데. “제 선친께서 기존 유교가 아닌 새로운 종교인 ‘갱정유도’에 다니셨다. 청학동에서도 믿는 종교라고 한다. 선친께서 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서당공부를 시켰다. 전북 부안 변산의 해발 700고지 산에 들어가서 11년간 서당공부를 했다. 8살 때부터 19살까지 11년간 수학했다. 이후 상경해서 세탁소를 운영했고 27살에 검정고시를 시작했다. 초·중·고교를 검정고시로 합격한 뒤, 86학번으로 서울대학교 국악과 판소리 전공으로 입학했다. 판소리는 2명 뽑았는데 그때 나이 31살이었다. 판소리를 시작한 건 검정고시를 준비하기 전 전북 군산의 ‘월산’ 최란수 선생한테 사사하러 갔을 무렵이었다. 3년간 주경야독으로 포장마차를 운영하면서 판소리를 공부했다.” -정계에도 몸담았은 적 있나. “서울대 국악과를 졸업한 후 국민대에서 정치외교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서울 중구청장 비서실장으로 발탁돼 3~4년 근무했다. 이후 민주당에서 총무국장을 맡았다. 이때 행정과 회계업무 등을 두루 경험한 계기가 됐다.” ■남정태 이사장은 1953년 6월 16일 전북 정읍 출생. 초·중·고교 검정고시 졸업, 서울대학교 국악과 졸업, 국민대 대학원 석사졸업, 박사과정 수료. 현 제16대 한국판소리보존회 이사장, 한국판소리보존회 전라북도지회 지회장, 전 한국판소리보존회 군산지부 지부장, 2000년 전 민주당 총무국장. 2000년 전 서울시 중구청장 비서실장.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靑 1부속 신지연·정무 김광진·민정 이광철...비서관 5명 인사

    靑 1부속 신지연·정무 김광진·민정 이광철...비서관 5명 인사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제1부속 비서관에 신지연 제2부속 비서관을 임명하는 총선 출마 예정인 비서관 5명에 대한 교체 인사를 단행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대통령 비서실 제1부속 비서관에 여성인 신지연(52) 제2부속 비서관이 자리를 옮겼다. 미국 변호사 출신인 신 비서관은 부산 경남여고를 졸업해 미국 미시간대에서 국제정치학 학사학위를 받고 미국 뉴욕 로스쿨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수료했다. 이후 김앤장 등을 거쳐 2012년 대선 때 문 대통령의 외신 대변인을 맡았고 지난 대선때는 스타일리스트 역할을 담당했다. 문 정부에선 해외언론 비서관과 2부속비서관을 맡았다. 정무비서관엔 김광진(38) 전 국회의원이 내정됐다. 김 비서관은 전남 순천고를 나와 순천대에서 조경·경영학 학사학위를 받았다.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했다. 자치발전 비서관엔 유대영(53) 정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승진했다. 유 비서관은 서울 세종고를 나와 국민대에서 정치외교학 학사 학위, 서강대에서 경제대학원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국민대에서 정치대학원 겸임교수로 일했다. 민정비서관엔 이광철(48)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승진했다. 이 비서관은 서울 보성고를 나와 한림대에서 법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사법 고시에 합격해 법무법인 동안에서 대표 변호사로 일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회 사무처장을 역임했다. 사회정책비서관에 정동일(50)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내정됐다. 서울 영일고를 나와 서울대에서 사회학과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은 정 비서관은 미국 코넬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림대 사회학과 조교수로 일하다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국민성장분과 위원을 역임했다. 이번 교체로 청와대를 떠나는 비서관들은 총선 출마가 예상된다. 조한기 전 1부속비서관은 충남 서산·태안, 김영배 전 민정비서관은 서울 성북갑, 복기왕 전 정무비서관은 충남 아산갑, 김우영 전 자치발전비서관은 서울 은평을, 민형배 전 사회정책비서관은 광주 광산에 도전할 예정이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과천시, 독서의 달 맞아 작가초청, 전시, 체험 행사 개최

    경기도 과천시는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한달간 독서문화행사를 운영한다 23일 밝혔다. ‘Book, 나를 두드리다’를 주제로 작가초청, 전시, 체험 행사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며 정보과학도서관과 문원도서관이 주관한다. 정보과학도서관은 주요 행사로 쌤튜버 ‘달지’의 토크콘서트, 웹툰 ‘랜덤채팅의 그녀’ 박은혁 작가와의 만남을 준비했다. 또 여행작가 노중훈의 ‘여행의 맛’, 가족공연으로 ‘빛과 모래가 들려주는 동화이야기’ 샌드아트 공연도 진행한다. 특히 21일 열리는 과천사람 책잔치는 ‘책, 사람, 소통’을 주제로 체험 및 전시, 가족 프리마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는 1층 카페 ‘페이지’와 에어드리 공원 일대에서 펼칠 예정이다. 문원도서관은 노성두 박사와 함께하는 ‘이탈리아 도시와 미술’, 시와 음악이 있는 클래식 공연 ‘가을이야기’, 여행작가 김남희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등을 진행한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가천대 2018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

    가천대 2018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

    가천대학교는 22일 대학 예음홀에서 2018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학위수여식에는 김신복 이사장을 비롯해 최미리 부총장 등 교무위원, 졸업생과 학부모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수여식에서 박사 39명, 석사 296명, 학사 956명 등 1291명이 학위를 받았으며 수석 졸업은 경영학과 이지은씨(25·여)가 차지했다. 전체수석 이지은 학생을 비롯해 11명이 이사장상을 받았으며, 총장상, 대학원장상, 총동문회장상 등이 33명에게 수여됐다. 이길여 총장은 최미리 부총장이 대신 읽은 축사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지금까지 배운 학문과 지식이 순식간에 새롭고 더 혁신적인 지식으로 대체 된다”며 “끊임없이 학습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에 진출하는 졸업생들의 앞길에 수많은 장애물과 역경이 있겠지만 뜻을 높이 세우고, 꿈을 키우며 다가오는 역경에 과감히 맞서 치열하게 도전하라”고 당부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조국 부부, 세 번 아파트 거래로 17억 벌었다

    曺부인, 증여받은 잠실아파트 1999년 매각IMF 1998년 부산아파트 ‘매매예약’ 취득 曺 같은 해 방이아파트 경매로 싸게 매입 현재 보유 중인 방배아파트 18억대 시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배우자가 3번의 아파트 거래로 17억여원(증여분 제외)의 소득을 올렸다는 주장이 22일 제기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정점식 의원은 1998년부터 2017년까지 조 후보자 부부의 아파트 매매 현황과 조 후보자 부부가 실현했을 시세차익을 추정한 결과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정 의원에 따르면 조 후보자가 서울대 법대 박사과정 중이던 1990년 4월 부인 정경심씨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우성아파트를 증여받았다. 부부는 이 아파트를 1999년에 팔았는데 당시 시세는 약 1억 6000만원으로 전해졌다. 부부가 처음 취득한 아파트는 서울 송파구 방이동 대림가락아파트(30평형대)로 1998년 1월에 취득해 2003년 5월에 매각했다. 정 의원은 “조 후보자는 당시 경매를 통해 감정가보다 35% 낮은 가격으로 아파트를 취득했기 때문에 매도 시 3억 3000만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씨 또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시기인 1998년 12월에 부산 해운대구 좌동 경남선경아파트(40평형대)를 사들였다. 해당 아파트는 전 동서인 조모씨에게 2017년 11월 3억 9000만원에 팔았다. 이때 시세는 5억 4000만원 정도였다. 정 의원 측은 그럼에도 ‘매매예약’(가격이 요동칠 때 매물을 먼저 잡아 두는 것)과 외환위기라는 특수한 상황을 이용해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해당 아파트를 취득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2억 3000만원 이상의 차익을 남겼을 것으로 봤다. 현재 조 후보자가 보유 중인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삼익아파트(40평형대)에 대해서는 올해 5월 사업시행계획을 인가받으며 재건축 사업이 본격 추진될 기회도 맞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의원은 “부동산 전문 사이트의 시세정보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올해 8월에 18억원대의 시세를 보였다”며 “2003년 5월 조 후보자 부부가 취득할 당시 시세는 7억원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단 관계자는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조국 부부, 세 번의 아파트 거래로 17억 벌었다

    曺부인, 증여받은 잠실아파트 1999년 매각 IMF 1998년 부산아파트 ‘매매예약’ 취득 曺 같은 해 방이아파트 경매로 싸게 매입 현재 보유 중인 방배아파트 18억대 시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배우자가 3번의 아파트 거래로 17억여원(증여분 제외)의 소득을 올렸다는 주장이 22일 제기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정점식 의원은 1998년부터 2017년까지 조 후보자 부부의 아파트 매매 현황과 조 후보자 부부가 실현했을 시세차익을 추정한 결과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정 의원에 따르면 조 후보자가 서울대 법대 박사과정 중이던 1990년 4월 부인 정경심씨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우성아파트를 증여받았다. 부부는 이 아파트를 1999년에 팔았는데 당시 시세는 약 1억 6000만원으로 전해졌다. 부부가 처음 취득한 아파트는 서울 송파구 방이동 대림가락아파트(30평형대)로 1998년 1월에 취득해 2003년 5월에 매각했다. 정 의원은 “조 후보자는 당시 경매를 통해 감정가보다 35% 낮은 가격으로 아파트를 취득했기 때문에 매도 시 3억 3000만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씨 또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시기인 1998년 12월에 부산 해운대구 좌동 경남선경아파트(40평형대)를 사들였다. 해당 아파트는 전 동서인 조모씨에게 2017년 11월 3억 9000만원에 팔았다. 이때 시세는 5억 4000만원 정도였다. 정 의원 측은 그럼에도 ‘매매예약’(가격이 요동칠 때 매물을 먼저 잡아 두는 것)과 외환위기라는 특수한 상황을 이용해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해당 아파트를 취득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2억 3000만원 이상의 차익을 남겼을 것으로 봤다. 현재 조 후보자가 보유 중인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삼익아파트(40평형대)에 대해서는 올해 5월 사업시행계획을 인가받으며 재건축 사업이 본격 추진될 기회도 맞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의원은 “부동산 전문 사이트의 시세정보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올해 8월에 18억원대의 시세를 보였다”며 “2003년 5월 조 후보자 부부가 취득할 당시 시세는 7억원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단 관계자는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훈민정음, 신미대사가 만들었다고?… 창제가 아니라 보급에 이바지했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훈민정음, 신미대사가 만들었다고?… 창제가 아니라 보급에 이바지했죠”

    ‘훈민정음학 박사’ 김슬옹 원장이 전하는 한글 창제 전후“훈민정음을 신미대사가 만들었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신미대사 그분을 욕뵈는 일입니다. 훈민정음을 누가 창제했는지 모르거나 불분명할 때 소설이나 영화에서 신미대사가 만들었다고 주장한다면 상상예술로서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글은 훈민정음 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 등에서 세종대왕이 창제했다고 명확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신미대사는 훈민정음 창제에는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불교 지식으로 불경의 한글화 등을 통해 훈민정음에 보급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훈민정음 창제에 신미대사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영화와 소설이 최근 사람들의 관심을 끌면서 훈민정음학 해례본 간송본 원본을 최초로 직접 보고 해설한 훈민정음학 박사 김슬옹(58) 세종국어문화원 원장은 여러모로 답답해 한다. 인터넷에도 신미대사 창제설이 넘쳐나고 있다. 훈민정음을 제대로 가르치는 곳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를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일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그가 어떻게 하면 훈민정음에 대해 제대로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사직로에 있는 연구실로 찾아갔다. “훈민정음 창제는 세종, 실록·해례본 기록 명확세종, 신미대사 창제 후 이름 들어… 문종 실록불경을 먼저 한글로 낸 이유?… 소헌왕후 명복”- 신미대사는 허구의 인물인가? 아니면 조선왕조실록, 특히 세종실록에 등장하는 사람인가. “신미대사는 당연히 왕조실록에 나오는 실존 인물입니다. 세종대왕이 신미대사를 만났다는 기록은 세종실록에 나옵니다. 1446년 5월 27일, 운명한 왕비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대재암에서 금으로 베껴쓴 불경 봉정식을 할 무렵 세종이 신미대사를 만났을 겁니다. 금사 불경 봉정식에는 전국의 내로라하는 승려 2000여명이 모였답니다. 불사는 7일간 계속됐습니다. 세종을 가장 가까이 지켜본 문종도 훗날 ‘대행왕(세종)께서 병인년(1446)부터 비로소 신미의 이름을 들으셨다’고 증언합니다.” - 세종이 신미대사를 처음 만난 게 1446년 5월이면, 훈민정음 창제 이후이고 반포 직전의 시기다. “그렇죠. 세종은 훈민정음을 1443년 완성하고, 시험 기간을 거쳐 1446년 9월 상순에 반포했습니다. 그 사이 즉 반포 6개월 전인 1446년 3월 소헌왕후가 운명합니다.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불경을 금사했고, 그때 신미대사를 만났다는 것이 실록의 기록입니다. 물론 그 이전에 세종대왕이 신미대사를 비밀리에 만났을 수도 있겠지만, 세종 대신 섭정을 했던 문종이 이런 주장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문종 실록 1450년 4월 6일자 기록에서 문종이 직접 말하기를 ‘대행왕께서 병인년부터 비로소 신미의 이름을 들으셨었는데…’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 창제에 개입하지 않았다면 신미대사는 무슨 역할을 했나. “운명한 소헌왕후를 위한 대법사가 있은지 4개월쯤 뒤에 훈민정음 해례본이 완성됩니다. 이와 거의 동시에 불경을 통해 훈민정음 보급을 시도하자 사대부들의 반발에 부딪칩니다. 최만리, 하위지와 같은 많은 학자들의 반대로 훈민정음 보급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때 세종이 내세운 논리를 요약하면 ‘왕비가 죽었지 않느냐. 괴롭고 외로운 내 처지를 이해해 달라’며 감성적으로 호소하면서 한글로 풀어쓴 언해 불경을 낸 것이지요. 명복도 더욱 빌고, 세종 자신도 위로하고, 새 문자도 보급하는 다중 포석을 놓은 겁니다. 불경 언해를 펴내기 위해서는 불경과 관련된 산스크리트말에 능통하고 훈민정음 취지를 잘 아는, 이미 불사를 통해 검증된 신미대사와 그의 동생 김수온이 있어 마음 든든했을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훈민정음 해례본이 나온 이후 가장 먼저 나온 한글 보급서가 1447년 완성되고 1449년 간행된 석보상절과 월인천강지곡입니다. 불교지식이 넓은 신미대사가 불경의 한글화를 통해 훈민정음 보급에 앞장 섰지만 한글 창제에 기여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훈민정음 산스크리트 모방?…한글은 차원 달라범어·파스파·티벳 곡선… 한글은 점과 직선 위주문자 비슷해?… 해례본서 자모 모양 근거 밝혀”어려서 천자문을 배웠던 그는 학교에서 ‘한자 박사’로 통했다. 외솔 최현배 선생의 영향을 받아 한글과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 고교시절 부모님이 주신 이름 김용성에서 ‘슬기롭고 옹골차다’는 뜻의 우리말 ‘슬옹’으로 이름지었다. 대학교 2학년때 법적으로 개명했다. 대학시절인 1984년 당시 흔히 부르던 ‘서클’을 ‘동아리’로 바꾸는데 앞장섰다. 새내기(신입생), 해오름식(창단식) 등도 그가 앞장서 보급한 우리말이다. 유별난 한글 사랑에 인터뷰 당일 훈민정음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 신미대사가 범어 전문가라고 하는데 훈민정음에 범어 흔적이 남아있지 않나. “신미대사가 범어 즉 산스크리트말에 능통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당시 뛰어난 스님이니까 불경을 공부하면서 범어를 익히지 않았을까 추정합니다. 세종대왕이 문자를 창제할 당시 오늘날 사용하는 모든 언어의 문자가 다 나와있었습니다. 세종은 소리문자를 만들고 싶어하셨고, 소리문자인 산스크리트 문자, 티벳 문자, 파스파 문자를 당연히 참고했겠지요. 그렇다고 모방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문자는 도형(모양)과 음가(소리)가 중요한데, 이들 문자는 곡선 위주입니다. 곡선은 쉽고 간단하게 쓸 수가 없습니다. 배우기 어려워 지금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거나 사어나 다름없게 됐어요. 그러나 한글은 점과 직선 위주입니다. 곡선은 동그라미, 즉 이응(O) 밖에 없어요. 그리고 산스크리트 문자와 마찬가지로 한글은 초성·중성·종성으로 되어 있지만 산스크리트 문자는 모음이 어떤 자음과 대응하느냐에 따라 모양이 달라져요. 한글은 그런 게 없잖아요.” - 그러면, 훈민정음이 산스크리트 문자를 모방했다는 주장은 어처구니가 없는 것 아닌가. “모방설을 주장하는 이들의 가장 큰 근거는 글자 모양이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훈민정음은 글자 모양이 왜 그런 형태가 되었는지를 해례본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음은 발음기관, 모음자는 하늘과 땅, 사람의 상형이라고 분명히 밝혀두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모방설을 주장하는 이들은 서로 닮은 사람을 보고 형제라고 우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방은 그 기원이 같고, 그 차원이 같다는 것이지만 한글은 그 어떤 문자와도 차원이 다릅니다. 민족주의 차원에서 과장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 과학입니다. 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 용비어천가, 석보상절과 월인천강지곡, 동국정운 등 관련 책을 보면 서로 연결되면서 서로의 관계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 한글 창제에 집현전 학자들의 역할은 얼마나 컸나. “훈민정음은 세종이 주도적으로 창제한 것입니다. 집현전 학자들은 한글 창제 과정에서 자료를 찾아주거나 하는 식으로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었겠지만, 창제 아이디어, 직접적인 연구는 절대로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그 증좌로 집현전 학자 8명이 개인적으로 훈민정음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공동 창제라면 안 쓸 리가 없잖아요. 당시 집현전 학자 대다수가 아무리 천재라고 해도 20대 중반이었습니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 창제에 힘쓸 때 이들은 과거 시험을 준비하는 10대였을 겁니다. 굳이 도왔다고 한다면 정인지와 최항 정도였을 겁니다. 하기야 소통을 중시했던 박지원, 박제가, 정약용과 18~19세기 실학자들도 한글 쓰기를 거부했습니다. 조선시대 양반 사대부들은 한자 이외의 문자를 상상하는 게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창제에 개입했겠습니까.” “배익기 소유 해례본… 몇쪽 남았는지 밝혀야상주본 공개사진 보니 글자 획 간송본과 같아상주본 주석은 경상도 방언에 18세기 표기법조선시대 훈민정음 연구사·소장자 규명길 열려”한글과 훈민정음, 해례본을 칭송하지만 정작 훈민정음 해례본 전공자는 국내에서 5명이 채 되지 않는 실정이다. 대학의 국문과 및 국어교육과 과정에서도 훈민정음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있다. 반면에 그는 우리말과 관련해 80권의 책을 냈고 120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국어교육학 및 훈민정음학 2개의 박사학위 취득자인 그는 20여개 대학에서 40여차례 임용에서 퇴짜를 맞았다. 대학에서 훈민정음 전공자를 뽑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훈민정음 해례본 입체강독본’ 책을 내고 두 달 간 강의하는 강좌를 개강했다. 유튜브로 훈민정음대학교 채널을 만들어 방송도 하고 훈민정음 해례본 한글본 손바닥책을 만들어 학생신문사와 함께 온국민 읽기 운동을 벌이겠다고 한다. - 훈민정음 해례본과 관련해 배익기씨가 보관하고 있다는 상주본이 뉴스에 자주 등장한다. 실물을 본 적이 있나. “2016년 11월 배익기씨를 경북 상주에서 한글운동 단체 대표로 이대로, 최기호 선생님과 같이 만난 적이 있습니다. 훈민정음 해례본 실물은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배씨가 소장한 해례본을 통상 ‘상주본’이라고 하는데, 절반 정도만 남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66쪽 전체 갸운데 30~40쪽 남아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정확히 밝혀주면 좋은데…, 배씨가 공개한 일부 사진 등을 보면 남아있는 상태가 비교적 좋고, 주석 같은 기록이 여백에 쓰여 있습니다. 글자에 삐친 획이라든지, 계선이 간송본과 똑같아요. 여백의 주석은 경상도 방언으로, 18세기 이후 표기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경상도 선비가 소장하면서 연구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 배씨 소장본 가치가 1조원이라는데, 어떻게 그런 어마어마한 금액이 나왔을까요. “해례본은 값어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해 무가지보(無價之寶)라고 합니다. 서울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해례본이 2016년 40일간 전시된 적이 있습니다. 그때 하루 보험료가 1억원이었습니다. 이는 보험회사가 평가한 것으로 유럽의 고문서나 대가의 그림 작품 등의 가치를 감안해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루 1억원의 보험료라면 최소 1조원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지요. 상주본이 간송본과 같다면 가치가 그렇겠지만, 남아있는 상태가 같지 않으니 가치가 꼭같지 않을 겁니다. 다만 서지학적으로 상주본은 위아래 여백이 간송본보다 온전히 남아 있어 해례본의 원래 크기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상주본의 여백에 남은 주석 기록이 조선시대 한글 연구 및 소장자의 역사를 알 수 있지 않을까요.” “해례본, 세종 당시 딱 한번 발행돼간행 50여년만에 희귀서적으로 변해문자 기득권, 해례본 빨리 폐기한 듯”- 해례본, 왜 이렇게 귀한 책이 됐나. “지금까지는 간송본과 상주본 두 권의 존재가 확인됐습니다. 1446년 딱 한번 인쇄되었지요. 해례본은 간행 후 50여년 만에 희귀 서적으로 변했습니다. 당시 목판으로 500권 정도를 발간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만 그만큼 빨리 책들이 사라진 것지요. 이는 아마 문자 기득권층인 양반들이 해례본을 보고 하층민들이 문자 공부하는 것을 싫어해 폐기하고 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고 추정합니다. 어딘가 또 해례본이 나올지 모릅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적이 없는 세종대왕 서문이 온전히 남아있는 해례본이 발견되면 빅뉴스가 될 겁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김생환 서울시의회 부의장 “오늘의 도전과 경험이 꿈을 이루는 초석이 되도록”

    김생환 서울시의회 부의장 “오늘의 도전과 경험이 꿈을 이루는 초석이 되도록”

    서울특별시의회 김생환 부의장(더불어민주당·노원4)은 22일 서울시립대학교 대강당에서 개최된 2018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 행사에 참석해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 날 행사에는 서울시, 서울시의회를 대표하여 김생환 서울시의회 부의장이 참석했고, 오중석 서울시의원, 서순탁 서울시립대학교 총장, 서울시립대 총동창회장 및 졸업생과 학부모 등 약 1000여명이 참석하여 대성황을 이뤘다. 김생환 서울시의회 부의장은 축사에서 “어려운 과정을 마치고 영예로운 학위를 받은 1,000여명의 졸업생들께 진심으로 축하의 마음을 전해 드린다”라는 메세지를 전했다. 김생환 부의장은 “서울시립대학교는 1918년 개원한 이래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울의 자부심 이라 불리며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인재를 양성해 왔다”고 말했고, “서울시립대의 인재들이 곳곳에서 사회변화를 주도하고 서울발전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전하면서 “오늘의 새로운 도전과 경험은 미래의 꿈을 이루는 초석이 될 것” 이라고 격려했다. 이번 2018학년도 서울시립대학교 후기 학위수여식에는 박사 43명, 석사 379명, 학사 668명 등 총 1008명의 졸업생이 학위를 수여 받았고, 졸업생과 학부모들 천여명 이상 참석하여 축제의 분위기를 만끽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미세먼지에 지속노출 때 우울증, 조현병 쉽게 걸린다

    [달콤한 사이언스]미세먼지에 지속노출 때 우울증, 조현병 쉽게 걸린다

    지난해에 비해 덜 했지만 사람들을 지치게 만든 폭염과 열대야가 서서히 힘을 못 쓰면서 계절은 가을로 성큼 걸어들어가고 있다. 오곡이 익어가는 풍요의 계절이 몇 년 전부터는 대기정체로 인한 미세먼지가 시작되는 때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정부도 다양한 미세먼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은 눈에 띄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미세먼지를 비롯한 환경오염 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우울증이나 조현병과 같은 뇌신경질환을 앓게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대 의대,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사회·유전학연구소, 덴마크 오르후스대 경제경영학부, 환경과학부,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역학·생명통계학과 공동연구팀은 대기질이 열악한 환경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경우 우울증, 조현병, 성격장애 같은 정신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PLOS 생물학’ 21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 건강보험 청구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약 1억 5110만명의 기록과 1979년부터 2002년 사이에 덴마크에서 태어나 10살을 맞은 사람들 140만명의 기록을 분석했다. 미국팀은 개인의 대기오염 노출을 정량화하기 위해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 활용하고 있는 87가지 대기질 측정 수치를 덴마크 팀은 이보다는 적은 14가지 대기질 지표를 사용했다. 특히 연구팀은 환경오염 물질이 사람의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주목했다.생쥐를 이용한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초미세먼지나 산화질소, 오존 등 대기오염 물질은 코와 폐를 통해 뇌로 이동하면서 우울증, 강박증과 같은 행동장애를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조현병이나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은 유전적 요인이나 특정 경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지만 환경적이나 신경화학적 요인에 의해 나타날 수도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팀은 건강기록과 환경오염 정도를 비교분석한 결과 동물실험에서와 마찬가지로 사람들도 대기오염 물질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양극성 장애, 경계선 인격장애, 조현병,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은 물론 뇌전증이나 파킨슨병 같은 신경정신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일반인들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했다. 아티프 칸 시카고대 의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삶의 물리적 환경, 특히 대기질이 인간의 신경, 정신과적 장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라며 “미세먼지에 오래 노출됐다고 모두 정신질환을 앓게 된다는 것이 아니라 대기오염물질들이 유전적, 신경화학적 영향을 미쳐 정신과적 질환 발병을 쉽게 만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기억력 높여줄 수 있는 머리카락 굵기의 칩 개발

    기억력 높여줄 수 있는 머리카락 굵기의 칩 개발

    방금 떠올린 것인데도 뭔지 기억이 안나거나, 공부를 할 때 자꾸 까먹을 때 누구나 한 번쯤은 기억력을 좋게 만들어주는 장치나 약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동물실험 수준이지만 국내 연구진이 기억력은 물론 뇌의 특정 부위를 강화시키거나 약화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마이크로시스템 연구진은 뇌의 여러 부위에서 발생하는 신경신호를 동시에 측정하고 약물이나 빛을 전달할 수 있는 초소형 브레인 칩을 개발하고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2일자에 실렸다. 최근 뇌과학 분야가 활발히 연구되면서 뇌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뇌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세포 수준에서 정밀하게 측정하려는 시도들이 많아지고 있다. 뇌에 칩을 삽입하거나 영상장치를 이용해 신경신호를 측정하려는 것들이다. 이런 연구들은 신경신호를 통해 생각만으로 기계를 움직일 수 있는 뇌-기계 인터페이스(BMI) 기술 분야에서도 주목할만하다. 연구팀은 이에 머리카락 굵기의 40㎛(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초소형 브레인 칩을 개발했다. 이전에도 브레인 칩들이 있었지만 뇌에서 나오는 신호를 읽을수만 있을 뿐 뇌에 신호를 보내는 양방향 소통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또 파킨슨병 환자 같은 퇴행성 뇌질환을 앓는 이들의 뇌 기능을 제어하기 위한 심부자극술 칩이 있었지만 뇌 회로의 정밀 자극이나 측정은 사실상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초소형 브레인 칩을 활용해 기억에 관여된 해마 부위에 빛과 약물을 전달함으로써 뇌 회로를 강화하거나 약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존에 있는 브레인 칩과는 달리 삽입 시 뇌조직 손상이나 이식으로 인한 감염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사실을 조직 면역반응 염색으로 알게 됐다. 또 기존 브레인 칩의 탐침과 비교했을 때 6분의 1~8분의 1 수준으로 작아진 탐침 4개와 32개의 전극이 내장돼 약물이나 빛을 수 초내에 원하는 부위에 직접 전달해 뇌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조일주 KIST 박사는 “이번 기술은 뇌 기능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으로 기존 뇌 회로 연구방법의 한계를 극복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이번 기술이 실제 상용화되면 기억력을 강화하거나 나쁜 기억을 지우는 것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심상정 “조국, 칼날 위에 선 자세로 성찰하고 해명해야”

    심상정 “조국, 칼날 위에 선 자세로 성찰하고 해명해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대학 입시·진학 및 의학전문대학원 진학 과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자 조 후보자에 대한 판단을 유보해온 정의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22일 상무위원회 모두발언에서 “그동안 조 후보자는 ‘위법이냐 아니냐’의 법적 잣대를 기준으로 대응해왔다. 그러나 조 후보자 딸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허탈감은 법적 잣대 이전의 문제”라면서 “국민은 (조 후보자 딸이) ‘특권을 누린 것이 아닌가’, ‘그 특권은 어느 정도였는가’를 묻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30대는 상실감과 분노를, 40·50대는 상대적 박탈감을, 60·70대는 진보진영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 후보자 딸은 2008년 외고 재학 시절 의학 논문을 썼다. 단국대 의과대학 연구실에서 2주 간 인턴 활동을 하면서 논문을 완성했는데, 다른 교수와 박사 등 6명이 함께 썼지만 제1저자로 조 후보자 딸이 등재돼 논란이 되고 있다. 고교생이 대학 교수와 박사들을 제치고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것이 흔한 일이냐는 비판이다. 이 논문은 2009년 대한병리학회 학회지에 실렸고, 조 후보자 딸은 2010년 고려대 이과계열 수시전형에 응시해 합격했다. 조 후보자 딸은 또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두 차례 유급을 받고도 지도교수로부터 6학기 내내 장학금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자 조 후보자가 과거 개천의 용’만을 추구하는 사회를 비판했으면서 정작 딸은 ‘개천의 용’이 될 수 있는 스펙을 쌓도록 도운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다. ‘공정한 사회’, ‘특권 없는 세상’을 외친 문재인 정부의 국정 철학과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심상정 대표는 “조 후보자는 오랜 시간 도덕적 담론을 주도했다. 짊어진 도덕적 책임도, 그 무게도 그에 비례해서 커진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면서 “조 후보자는 칼날 위에 선 자세로 성찰하고 해명하기 바란다. 조 후보자로 인해 누구의 말도 진정성이 믿어지지 않는 정치적 허무주의와 냉소주의가 확산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이정미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저희들도 많이 충격적이다. 다들 ‘예전에 우리가 알던 조국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냐’고 의아해하고 있다”면서 “평소 조 후보자가 밝혔던 신념, 소신 때문에 여론이 더 혹독하게 질책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해당 논문(조 후보자 딸이 고교 때 쓴 논문)이 대입 과정에서 제출됐는지, (대입 때) 소개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는데 이것도 철저하게 검증돼야 한다”면서 “보다 핵심적인 것은, 국민들은 학부형 인턴십이라고 하는 관행이 불법이냐 아니냐 이런 것을 묻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국민들은 사회적인 지위가 있는 부모, 좋은 집안 출신들이 누리는 특권이 조 후보자 딸에게도 그대로 나타났다는 것, 그래서 공정에 대한 조 후보자의 감각을 묻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이날 조 후보자에게 소명 요청서를 보내기로 했다. 이정미 의원은 “사실 저희 당이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속한 위원이 없기 때문에 실제 청문 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 그런데 청문회는 또 열리지 않고 있고, 그래서 당 차원에서 제대로 검증을 해야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심상정 대표는 “조 후보자는 (소명 요청서에) 신속하고 성실하게 부응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심상정 대표는 또 이날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그는 “법 위에 군림하는 법치농단 세력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국면을 최대한 키워서 선거제 개혁을 좌초시키고 자신들의 반개혁을 은폐하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아하! 우주] 엄마 몸 속에서 자라듯…태아처럼 크는 아기 행성 포착

    [아하! 우주] 엄마 몸 속에서 자라듯…태아처럼 크는 아기 행성 포착

    과학자들은 오랜 세월 행성이 별 주변에 있는 가스와 먼지 디스크에서 생성된다고 생각했다. 다만 생성 중인 행성 대부분이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일반적으로 가스와 먼지에 가려져 있어 실제 관측은 매우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과학자들은 최첨단 관측 기기와 고성능 망원경을 통해 과학자들은 기존의 관측 한계를 극복하고 행성 탄생의 비밀을 풀어가고 있다. 그 선두에 있는 망원경이 세계 최대의 전파 망원경인 ALMA(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이다. ALMA는 칠레의 고산 지대에 건설된 거대 전파 망원경 집합체로 66개의 대형 안테나가 하나의 거대한 전파 망원경처럼 작동해 먼 우주를 관측한다. 이름처럼 밀리미터 및 서브 밀리미터 파장(구체적으로 0.3-9.6mm)을 관측하는데, 가스나 먼지가 많은 조건에서는 이렇게 파장이 긴 쪽이 광학 망원경보다 더 유리하다. 예를 들어 가스 성운 안쪽에서 생긴 아기 별과 그 주변 환경을 관측하는 일은 광학 망원경보다 ALMA 같은 전파 망원경이 훨씬 유리하다. 호주 모나쉬 대학의 크리스토프 핀트 박사와 그 동료들은 ALMA를 이용해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 별인 HD97048 주변에 생성 중인 원시 행성이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물론 아무리 ALMA의 분해능이 뛰어나도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행성을 직접 관측하기는 어렵지만, 이 행성의 중력에 의해 주변 가스 디스크가 변형되는 것을 관측하는 일은 가능하다. (사진) 연구팀은 이론적 모델을 통해 가스와 먼지 디스크에서 생성 중인 원시 행성의 중력이 이런 독특한 형태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타당한 가설이라는 점을 입증했다. 흐르는 시냇물 중간에 있는 바위처럼, 디스크 중간의 행성은 가스와 먼지의 흐름을 변형시킨다. 이 행성은 목성 질량의 2-3배 정도 크기로 현재 주변에서 가스와 먼지를 흡수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ALMA의 관측 이미지는 어머니 몸속에서 자라고 있는 작은 태아의 모습을 연상하게 만든다. 이렇게 생성 중인 행성의 모습을 관측한 경우는 아직 손으로 셀 정도로 드물다. ALMA는 같은 방법으로 2015년에 다른 원시 행성을 발견한 후 이번에 두 번째 원시 행성을 발견했다. 이 원시 행성들은 목성형 가스 행성의 생성 비밀을 풀 단서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중요한 관측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해직 언론인 상징’ 이용마 MBC기자 암투병 끝 별세

    ‘해직 언론인 상징’ 이용마 MBC기자 암투병 끝 별세

    文대통령 “치열했던 그의 삶 기억할 것” 이낙연·박지원 등 정치권 추모 잇따라 내일 오전 MBC앞 광장서 시민사회장2012년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던 이용마 MBC 기자가 암 투병 끝에 5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이 기자는 21일 오전 6시 44분 서울아산병원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해직 기간 발견된 복막 중피종으로 투병한 그는 최근 병세 악화로 치료마저 거의 중단한 상태였다. 전북 남원 출생인 고인은 전주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MBC에 입사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방위적으로 취재하면서 산림보전지역 내 호화 가족묘지 고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감사 등을 보도하기도 했다. 2012년 3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홍보국장으로서 공정방송을 위한 170일 파업을 이끌다 해고됐다. 해직 후 국민라디오에서 ‘이용마의 한국정치’를 진행했고 정치학 박사로서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투병 중에도 파업콘서트에 참여해 동료들을 격려하는 등 언론 민주화를 위한 목소리를 냈다. ‘방송 민주화 투쟁의 상징’이라는 평과 함께 제5회 리영희상을 수상했고, 저서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MBC 뉴스 이용마입니다’를 펴내 한국 사회와 언론의 문제점을 냉철하게 분석했다. 최승호 MBC 대표이사의 해직자 복직 선언에 따라 2017년 12월 11일 휠체어를 타고 출근하며 “한 번도 의심해 본 적 없는 일인데 오늘 막상 현실이 되니 꿈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언론은 비판과 감시를 하는 게 본연의 역할이지만 동시에 사회적 약자를 끊임없이 대변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사흘 후부터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 더이상 출근하지 못했다. 고인을 두 차례 문병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치열했던 삶과 정신을 기억하겠다”며 “이용마 기자가 추구했던 언론의 자유가 우리 사회의 흔들릴 수 없는 원칙이 되고 상식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애도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박지원·표창원·이재정 등 여야 의원들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언론노조도 입장문을 내고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언론개혁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수영씨와 쌍둥이 아들 현재·경재군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다. MBC는 언론·시민사회단체, 유족과 의논해 23일 오전 9시 마포구 상암동 MBC 앞 광장에서 시민사회장으로 영결식을 열기로 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인사검증 7대 기준 중 5개 의혹 연루… ‘부실·셀프검증’ 논란

    인사검증 7대 기준 중 5개 의혹 연루… ‘부실·셀프검증’ 논란

    음주운전·성비위 제외하고는 모두 제기 아들 병역비리 관련 “내년에 입대” 해명 위장전입 의혹엔 “2005년 이후만 결격”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문재인 정부 고위 공직자 인사검증 7대 기준 중 5개 분야에 의혹이 제기된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사퇴한 지 2주 만에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셀프 검증’ 논란이 제기된 조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인사검증 7대 기준은 병역기피, 세금 탈루, 불법적 재산증식, 위장전입, 연구 부정행위, 음주운전, 성 비위다. 이 중 음주운전과 성 비위를 제외하고는 조 후보자와 가족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2017년 11월 청와대는 고위공직후보자 7대 인사검증 기준표를 제시하면서 하나라도 해당되면 임용을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세금 탈루와 불법적 재산증식 분야는 법무장관의 경우 엄격하게 가중 적용하겠다고도 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각 부문의 구체적인 기준에 미달되더라도 고의성·상습성·중대성이 있을 경우 임용배제하겠다”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에게 엄격하게 적용되는 불법적 재산증식, 세금 탈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조 후보자는 민정수석으로 임명되고 두 달이 지난 2017년 7월 가족의 총재산 56억 4224만원보다 많은 74억 5500만원을 사모펀드인 ‘블루코어밸류업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에 출자하기로 투자 약정했다. 약정금액은 조 후보자의 배우자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67억 4500만원, 아들과 딸이 각각 3억 5500만원이다. 공직자로서 적절하지 못한 처사라는 지적과 함께 세금 탈루나 편법 증여 목적이라는 의혹도 나온다. 이 펀드가 관급공사를 수주하는 업체에 투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무 연관성 의혹까지 제기됐다. 세금 탈루 문제도 있다. 조 후보자의 배우자는 종합소득세 589만원을 뒤늦게 납부했다. 조 후보자의 어머니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법인 웅동학원은 지방세 2248만원을 체납해 2013년 경남도가 공개한 고액체납자명단에 올랐다가 뒤늦게 세금을 납부했다. 조 후보자의 아들(23)은 한국과 미국 이중국적자로 5차례 병역을 연기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를 다니다 현재 국내 대학원에 재학 중인 조모씨는 2015년 현역병 입영 대상이 된 후 ‘24세 이전 출국’ 사유로 세 차례, ‘출국대기’로 한 차례 입영을 연기했다. 지난해 3월에는 학업을 이유로 입영을 연기했다. 과도하게 입영을 연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자 법무부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입대를 위해 2017년 11월 외국국적불이행 확인서를 제출했다”며 “내년에 입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장전입 의혹도 있다. 울산대 교수 시절인 1999년 10월 조 후보자와 딸만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에서 서울 송파구 아파트로 전입신고를 했다가 한 달 반 만에 다시 부산으로 주소를 옮겼다. 배우자와 아들은 그대로 부산 주소에 남았다. 당시 초등학생인 딸의 학교 배정 문제 때문일 것이라는 의혹이 나왔다. 조 후보자 측은 “인사검증 기준에 따르면 2005년 이후 것만 결격 사유가 된다”고 해명했다. 연구 부정행위와 관련해서는 조국 교수 본인의 박사 논문에 대해 표절 의혹이 제기됐지만 조 후보자 측은 서울대와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로스쿨이 무혐의로 판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딸(28)이 한영외고 재학 시절 단국대 의대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된 것이 밝혀지면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의협, 조국 딸 논문 지도교수 윤리위 회부…의학회 긴급이사회

    의협, 조국 딸 논문 지도교수 윤리위 회부…의학회 긴급이사회

    의협 “고교생, 의학논문 제1저자 극히 드물어”“2주 인턴한 조국 딸 등재 자격 충분한지 논란” 의협, 지도교수 부정행위 발견시 징계 방침교수 “논문 영작에 조 후보 딸 굉장한 기여”“외국 대학가는 데 도움될거라 생각”“적절하지는 않지만 부끄러운 짓 안해”조국 딸, 고려대 자소서에 등재 사실 기록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고교 재학 당시 한 의과대학 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한 뒤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의학논문을 지도한 교수가 대한의사협회 윤리위원회에 회부됐다. 대한의사협회는 21일 상임이사회를 열고 조씨의 지도교수인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를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윤리위에서는 장 교수가 조씨를 논문 제1저자로 등재하는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부정행위가 확인되면 징계할 방침이다. 의협 관계자는 “고등학생이 의학논문에 제1저자로 참여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면서 “장 교수가 언론을 통해 ‘조씨를 도와주려고 했다’ 등의 발언을 한 정황 등을 봤을 때 윤리 위반 행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논문의 제1저자는 연구 주제를 정하고 실험 대부분에 참여하는 등 논문 작성에 주도적 역할을 하며 기여도가 높아야 한다”면서 “당시 고교생으로 2주간 인턴 활동을 했던 조씨가 제1저자로 등재된 데 충분한 자격이 있었는지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사실과 자료에 근거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의협에 이어 대한의학회도 22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조씨 논문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대한의학회는 186개 의학 관련 학회가 가입된 의료계 원로 학술단체다. 조씨는 2008년 서울 한영외고 유학반(해외진학 프로그램·OSP)에 재학하던 중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하며 장 교수의 연구에 참여했다. 이후 장 교수는 해당 연구를 바탕으로 박사 과정 대학원생이 공동 저자로 참여하는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제목의 영어논문을 그해 12월 대한병리학회에 제출했고 조씨를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논문은 이듬해 3월 정식으로 국내 학회지에 등재됐다. 조씨는 학회지 논문 등재 1년 만인 2010년 3월 고려대 생명과학대학의 ‘세계선도인재전형’에 수시전형으로 합격했고 당시 자기소개서에 의학논문의 제1저자 등재를 밝혔다. 이후 2015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했다. 이에 대해 장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PD와의 통화에서 “논문은 영어로 쓴다. 외국 저널은 (논문의) 영어가 신통치 않으면 읽어보지도 않고 리젝트(게재 거절)한다. (조 후보자 딸이 논문 영작에 참여한 것은) 굉장히 기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장 교수는 제1저자로 올리면서 불이익을 받은 사람은 없냐는 질문에 “저자 중 (조 후보자 딸이) 가장 많은 기여를 했고, 제1저자를 누구로 할지는 책임저자인 내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서브 미션(보조 임무)을 도와준 사람을 제1저자로 하면 그게 더 윤리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논문에 참여한 박사 과정 대학원생보다 조 후보자 딸이 더 많이 기여했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그러면서도 장 교수는 조 후보자 딸의 대학 진학에 도움을 주기 위해 제1저자로 올렸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장 교수는 “외국 대학 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제1저자로 하게 됐다. 그게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져야지 어쩌겠느냐”면서 “적절하지는 않지만 부끄러운 짓을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또 “손해는 내가 제일 많이 봤다. 외국 저널에 실으려고 계획했던 논문”이라고도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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