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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만년전 죽은 동굴사자들, 보존상태 뛰어나 ‘복원 계획’ 진행 중

    수만년전 죽은 동굴사자들, 보존상태 뛰어나 ‘복원 계획’ 진행 중

    최근 시베리아에서 2만5000년 전 멸종한 동굴곰이 완벽한 미라 상태로 발견되면서 당시 또다른 포식자였던 동굴사자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60만 년 전쯤 오늘날 유럽에 출현해 1만3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에 멸종한 동굴사자는 다 자랐을 때 몸길이가 꼬리를 제외하고 약 2.1m, 네 발로 걸을 때 어깨까지 높이는 1.2m로, 몸길이 3~3.5m, 높이 1.7m에 달한 동굴곰보다 몸집이 작긴 했지만, 종종 동면 중이던 동굴곰을 사냥했다. 물론 이들 사자는 오늘날 사자와 달리 적은 수나 홀로 단독 생활을 했기에 무리 사냥을 하는 동굴하이에나의 표적이 될 때도 있었다. 이들 사자의 서식지는 스페인부터 유라시아대륙, 북아메리카 알래스카까지 광범위하게 존재했다.그런데 2018년 시베리아 영구동토에서 발견된 동굴사자 새끼 두 마리는 보존 상태가 매우 뛰어나 과학자들은 이들의 DNA를 이용해 이 종을 되살리는 복원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사체는 지금까지 연구로 각각 2만6000년 전과 4만4000년 전 숨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서로 1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발견돼 처음에는 형제 관계에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조사 결과 두 개체는 서식 연대가 크게 달라 2만6000년 전 죽은 쪽은 암컷이고 4만4000년 전 죽은 쪽은 수컷으로 밝혀졌다. 이후 암컷은 스파르타(Sparta), 수컷은 보리스(Boris)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두 사자 모두 어미에게 버려졌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중에서 스파르타는 아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조사를 맡은 앨버트 프로토포포프 박사는 “발견 당시 왜 이렇게 말랐는지 의문이었지만 단층 촬영을 했을 때 내장에 지방 성분이 전혀 없었다”면서 “이는 스파르타가 극도의 영양 부족 상태에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즉 스파르타는 어미에게 버림받아 굶어 죽었거나 그게 아니면 어미가 먹이를 찾지 못해 죽게 됐을 것이라는 것이다.반면 스파르타보다 1만8000년 전에 죽은 보리스는 무거운 물체에 깔려 손상돼 죽은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아마 보리스는 어미가 사냥을 간 사이 무너진 낙석에 짓눌린 것 같다”고 이 연구자는 지적했다. 프로토포포프 박사에 따르면, 이들 동굴사자의 사체는 놀라울 정도로 완벽하게 보존돼 있어 체모나 수염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 남아 있다. 동굴사자와 현생 사자는 약 30만 년 전 별개의 종으로 분기했지만, 원래는 같은 속이다. 이는 현생 사자의 DNA를 이용하면 동굴사자의 복원도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동굴사자의 복원은 매우 현실적이어서 매머드를 되살리는 것보다 훨씬 더 쉬울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반면 이미 멸종한 동물을 복원하려는 이런 연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당시 생태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없어 복원 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동물이 야생으로 풀려나는 사고라도 발생하면 생태계를 무너뜨릴 우려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와우! 과학] ‘한반도 3배’ 남극 주요빙하 2곳, 붕괴 속도 “어느때보다 빨라”

    [와우! 과학] ‘한반도 3배’ 남극 주요빙하 2곳, 붕괴 속도 “어느때보다 빨라”

    남극 대륙의 두 주요 빙하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붕괴하고 있다는 사실이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로 밝혀졌다. 국제 전문가 연구팀은 서남극 아문센해역에 있는 파인아일랜드와 스웨이츠라는 이름의 두 빙하가 붕괴의 길을 걷고 있다고 경고했다. 두 빙하는 노르웨이 면적 크기로 한반도보다 3배 정도 더 크며, 남극 대륙에서도 가장 동적인 특징을 지닌 빙하에 속한다. 이는 두 빙하가 녹으면서 지금까지 전 세계 해수면의 약 5%를 높이는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만일 두 빙하가 주변 해역의 온난화 탓에 완전히 소실한다면 지구의 해수면은 1m 정도까지 상승할 것이다. 따라서 파인아일랜드와 스웨이츠라는 두 빙하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를 예측하는 것은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 지구의 미래 바다 모습을 이해하는데 꼭 필요하다.이번 연구에 참여한 네덜란드 지구과학자 스테프 레미트 델프트공대 교수는 “파인아일랜드와 스와이츠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밝히기 위해 여러 다른 위성에서 이미징 데이터를 입수했다”면서 “우리는 빙붕(바다 위에 떠 있는 빙하)의 전단(剪斷) 주변부에서 구조적 손상을 발견했는데 이는 빙붕이 서서히 갈라지고 있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재 빙붕은 교통정체에 걸려 속도가 느린 자동차와 약간 비슷하다. 빙붕은 그 뒤에 있는 모든 얼음이 속도를 줄이게 강제하기 때문”이라면서 “일단 빙붕이 사라지면 더 내륙 쪽에 있는 얼음이 밀려 나오는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고 이는 결국 해수면을 더 빠르게 상승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빙하가 갈라져서 생긴 좁고 깊은 틈인 크레바스의 크기가 지난 20년 동안 빠르게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성 자료는 유럽우주국(ESA)의 크라이오샛(CryoSat)과 코페르니쿠스 센티넬-1(Copernicus Sentinel-1)뿐만 아니라 미국항공우주국(NASA) 및 미국지질연구소(USGS)의 랜드샛(Landsat) 프로그램과 NASA 테라 위성에 탑재된 아스터(ASTER) 카메라 등 다양한 임무에 의해 수집된 것이다. 연구팀은 빙붕과 빙하의 지형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파악하고 얼음이 움직이는 속도를 평가했는데 이 속도에서 손상된 주변부의 영향을 모형화할 수 있었다. 또다른 연구 저자인 오스트리아 환경지구관측정보기술(ENVEO·Environmental Earth Observation Information Technology)의 토머스 나글러 박사는 “이런 균열은 되먹임(feedback) 과정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빙하가 약한 부분부터 손상되면서 이는 더 많은 빙붕의 붕괴 속도를 높이고 퍼져나가며 약해져 더 많은 빙붕이 더 악화해 빙붕이 더 빨리 붕괴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ESA에서 크라이오샛 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마크 드링크워터 박사는 “이 연구 결과는 빙붕 후퇴와 빙상 질량 손실 그리고 해수면 변화의 모형 예측에 그런 되먹임 과정을 포함해야 한다는 절박한 필요성을 강조한다. 우리는 서남극 대륙의 상당량 빙하가 현지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사실 최근 한 연구는 빙하의 24%가 급속도로 얇아지고 불안정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이어 “이런 새로운 결과는 이 피해가 얼마나 빨리 일어나고 있는지를 강조하고 파인 아일랜드와 스웨이츠 빙하가 그 어느 때보다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9월 14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개발 조직 신설

    현대자동차가 미래형 모빌리티(이동수단) 개발 전담 조직인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를 신설한다고 29일 밝혔다.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는 미래형 모빌리티의 핵심 분야를 구체화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로봇 등 신기술을 활용해 자동차 등 기존 이동수단의 한계를 보완하는 게 목표다. 지난해 공개된 현대차의 걸어다니는 자동차 ‘엘리베이트’를 기반으로 첫 번째 프로젝트를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엘리베이트는 바퀴가 넷 달린 로봇으로 포유류, 파충류 등의 걸음걸이를 모방해 기존 이동수단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현재 보행속도는 시속 5㎞ 정도이며 로봇 다리를 차체 안쪽으로 접어 주행 모드로 변신한 뒤 기존 자동차처럼 일반 도로를 달릴 수도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자동차 혁신 연구소에서 ‘사람과 자율주행차의 상호작용’ 연구를 주도했던 어네스틴 푸 박사도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에 참여한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현대 크래들’을 이끌었던 존 서 상무도 머리를 맞댄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수돗물 이어 흙에 사는 ‘뇌 먹는 아메바’에 사망한 美 남성

    수돗물 이어 흙에 사는 ‘뇌 먹는 아메바’에 사망한 美 남성

    미국 텍사스주 수돗물에서 일명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검출돼 재난 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또 다른 지역에서는 토양에서 유사한 성격의 아메바로 사망한 사례가 알려졌다. 사이언스타임스 등 현지 과학 매체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조지아주에 사는 82세 남성은 토양에서 자란 것으로 추정되는 아메바에 감염된 뒤 사망했다. 미국 국립생명공학정보센터는 이 남성의 부검을 실시했고, 그 결과 뇌에서 융해괴사가 발견됐다. 융해괴사는 뇌백질부에서 나타나는 괴사 중 하나로, 조직단백성분의 융해가 분해 효소의 영향으로 강하게 발생하면서 조직이 괴사하는 현상이다. 사망한 남성의 뇌 조직 괴사를 유발한 것은 가시아메바(또는 아칸타모에바)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와 마찬가지로 수돗물뿐만 아니라 토양에서도 서식하는 원생동물이다. 사례에 소개된 남성은 화초를 돌보는 과정에서 토양에 있던 아메바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가시아메바로 인한 괴사 현상은 아메바에 노출된 뒤 단 몇 시간 만에 발생할 수 있는데, 이 남성의 경우 아베마 감염 진단을 받은 뒤 9일 만에 사망했다.사례 연구에 참여한 에모리대학의 이샨 메타 박사는 “가시아메바에 대한 정보는 다른 아메바에 비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토양과 환경에서 번성하는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면서 “다만 호흡계를 통해 혈류로 들어가 질환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망한 남성은 림프종 관련 질환 병력이 있었지만 화학치료 등은 받지 않았다”면서 “고령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가시아메바에 노출돼 사망한 경우는 11건 정도 밖에 보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 유형의 아메바가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와 마찬가지로 주로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할 수는 있지만, 토양에서 자란 가시아메바에 의해 사망에 이르는 사례는 매우 희귀하므로 지나친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자세한 사례는 미국 매사추세츠 의학협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하! 우주] 표면온도 3200℃…철도 녹이는 ‘뜨거운 목성’ 발견

    [아하! 우주] 표면온도 3200℃…철도 녹이는 ‘뜨거운 목성’ 발견

    우리의 태양보다 뜨거운 항성을 불과 2.7일만에 공전할 만큼 바짝 붙어있는 매우 뜨거운 행성이 발견됐다. 최근 스위스 베른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항성 'HD 133112'의 주위를 도는 외계행성 'WASP-189b'를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천체 물리학 저널’(the journal Astronomy & Astrophysics) 최신호에 발표했다. 지구에서 약 322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WASP-189b는 태양계 큰형님인 목성의 1.5배 크기로 표면온도는 무려 3200℃에 달할만큼 뜨겁다. 이 정도 온도면 철도 녹여 기체로 만드는 수준으로 역대 발견된 행성 중 가장 극단적인 천체 중 하나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 행성의 극단적인 특징은 항성 HD 133112와 바짝 붙어있기 때문으로 두 천체의 거리는 지구와 태양과 비교하면 20배나 가깝다. 이 때문에 WASP-189b의 공전주기는 3일이 채 되지 않아 ‘뜨거운 목성’(hot Jupiter)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특히 항성 HD 133112는 태양보다 2000℃는 더 뜨거워 태양같은 색이 아닌 파란색으로 보인다. 논문의 선임저자인 모니카 렌들 박사는 "HD 133112는 행성계를 가진 것 중 가장 뜨거운 별"이라면서 "WASP-189b의 경우 항성과 너무 가까이 붙어있어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일치하는 조석고정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곧 지구의 달 처럼 WASP-189b도 한쪽 면만 영구적으로 항성을 바라보는 것으로 이는 행성에 극단적인 환경을 만든다.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지난해 12월 유럽우주국(ESA)이 쏘아올린 외계행성 탐사용 우주망원경 위성 ‘키옵스’(CHEOPS)가 사용됐다. 키옵스는 행성을 거느린 것으로 파악된 가까운 항성을 관측하는 용도로 발사된 첫번째 위성으로, 지구 700㎞ 상공을 돌며 ‘해왕성∼지구 크기의 행성’을 집중적으로 관찰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내비게이션 켜놓고도 길 못 찾는 ‘길치’되는 이유 알고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내비게이션 켜놓고도 길 못 찾는 ‘길치’되는 이유 알고보니...

    지난주 ‘놀면 뭐하니’라는 연예프로그램에서 신예 걸그룹 ‘환불원정대’의 매니저로 등장한 가수김종민이 내비게이션을 보고도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장면이 나와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터뜨리게 만들었다. 우리 주변에서도 몇 차례 가본 길이나 장소도 제대로 찾지 못하는 등 공간감각이 다소 떨어지는 이른바 ‘길치’라고 부르는 이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이는 공간감각이 공간기억으로 연결되지 못하기 때문인데 국내 연구진이 공간기억을 형성하는 메커니즘을 발견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운영단 연구팀은 기억에 관여하는 뇌 부위인 해마 속에 과립세포, 이끼세포 등이 장소를 학습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29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하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해마는 새로운 장소에 갔을 때 환경과 위치정보를 인식해 학습하고 기억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낯선 공간에 가면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고 특정 장소를 찾아가는데 어려움을 겪지만 이후 익숙해지면 주변 지표들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길을 헤메는 일은 줄어들게 된다. 이처럼 장소나 공간에 대해 인식하고 기억하는데 관여하는 세포를 장소세포라고 한다. 장소세포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뇌의 공간 탐색과 기억에 대한 많은 연구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장소세포가 어떻게 변화하고 생성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생쥐를 공간훈련장치인 트레드밀에서 27일 동안 다양한 환경변화를 주면서 훈련을 시켰다. 훈련을 하는 동안 뇌의 해마 내부 영역인 ‘치아이랑’을 구성하는 뇌세포인 이끼세포와 과립세포 변화를 관찰했다.그 결과 해마 속 과립세포와 이끼세포가 다양한 신경네트워크를 통해 장소를 학습하고 기억하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새로운 공간환경에 놓여지면 과립세포와 이끼세포가 사물의 위치나 거리(간격) 정보를 형성하게 되고 이후 공간에 익숙해지면서 사물의 위치, 거리정보를 나타내는 세포들은 사라지고 장소 자체를 기억하는 장소세포가 만들어지고 그 숫자가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장소정보가 장소 기억으로 전이되는 것이다. 또 이끼세포는 과립세포가 위치정보를 공간의 위치 기억으로 변화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연구팀은 밝혀내기도 했다. 연구를 주도한 세바스찬 로열 박사는 “이번 연구는 장소, 공간기억에 있어서 해마의 역할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라며 “기억상실, 알츠하이머, 인지장애 같은 해마 손상과 관련된 뇌질환을 이해하고 치료 예방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기반 신경공학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미 CDC 국장, 트럼프 의학고문 겨냥해 “그의 말은 모두 거짓”

    미 CDC 국장, 트럼프 의학고문 겨냥해 “그의 말은 모두 거짓”

    미국의 코로나19 상황 전반을 관리하는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학 참모를 가리켜 “그가 말하는 모든 것은 거짓”이라고 비난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최근 조지아 애틀랜타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전화 통화를 하던 중 누구인지 모르는 상대방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을 근처 좌석에 앉아 있던 NBC 기자가 우연히 들었다고 28일(현지시간) N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착륙한 뒤 해당 기자가 누구를 얘기한 것이냐고 묻자 레드필드 국장은 스콧 아틀라스 대통령 의학 고문이라고 확인해줬다는 것이다. 스탠퍼드대 신경방사선 학자인 아틀라스 박사는 전염병 전문가가 아닌데도 폭스뉴스 보건의료 해설자로 고정 출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견해를 피력해 왔다. 지난달 초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에 새로 합류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상당한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틀라스 고문은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과학계의 결론에 의심스러운 대목이 있다고 비판하며 집단면역이 잠재적으로 득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그는 이달 초 CNN에 “모든 국민이 모든 상황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온전한 과학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때문에 레드필드 국장은 물론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등 정부 내 전문가들과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레드필드 국장의 발언에 대한 NBC 뉴스의 질의에 아틀라스 고문은 “내가 말했던 모든 것은 데이터와 과학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것은 스탠퍼드·하버드·옥스퍼드 대학 등의 수많은 세계 최고 의학자들이 말한 것을 반영한다”고 반박했다. 마스크 착용을 강조해 왔던 레드필드는 최근 미국 내 백신 배포 시점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가 공개 반박을 당하는 등 수모를 겪기도 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마스크는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공중보건 도구”라며 “8, 10, 12주 동안 그것을 했다면, 대유행은 통제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의 29일 오전 10시 30분(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3327만 3720명, 사망자는 100만 555명인 가운데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714만 7241명, 사망자는 20만 5031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英 경매 나왔던 수메르인 석판, 다시 이라크 품으로

    英 경매 나왔던 수메르인 석판, 다시 이라크 품으로

    이라크에서 도굴된 뒤 영국 온라인 경매에 나왔던 수메르인 조각 석판이 본국의 품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기원전 2400년에 제작돼 사원 벽에 부착됐던 것으로 추정되는 석판은 지난해 대영 박물관의 제보로 런던 경찰에 압수된 뒤 반환 절차를 밟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석판은 남부 이라크의 초기 왕조 3기 시대 봉헌된 사원의 벽판 일부로, 이 지역 석회암에 ‘카우나케스’로 알려진 수메르식 긴 치마를 입은 커다란 남성 좌상이 조각돼 있다. 세계 최초 문명인 이라크 남부 수메르 문명 지역의 텔로 유적지에서 도굴된 것으로 보인다. 대영 박물관 수석 큐레이터인 세인트 존 심슨 박사는 “이런 수준의 질을 가진 작품을 보는 것은 정말 예외적인 일”이라면서 “석판이 수메르(문명) 심장부에서 약탈된 것으로 보이며, 어떤 박물관 목록에도 게재된 적이 없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석판이)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알려진 예는 50여개에 불과해 높은 희소성을 지닌다”며 “이 작품은 1990년대와 2003년 사이 심하게 약탈당한 수메르 심장부에서 나온 것임을 확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슨 박사는 “오른손에 의식용 포도주잔을 들고 왼쪽 무릎에 손을 대고 있는 남성은 대제사장이나 통치자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석판은 온라인 경매사 타임라인 옥션스가 지난해 5월 판매를 위해 내놓은 것으로, 당시엔 ‘1990년대 개인 소장품에서 나온 서방 아시아계 아카디아인의 명판’으로 소개됐다. 작품은 심슨 박사의 동료이자 대영 박물관의 큐레이터인 세바스티앵 레이가 경매 계획을 알아채고 제보하면서 구출됐다. 무함마드 자파르 알 사드르 이라크 대사는 성명에서 “대영 박물관 측이 우리와 함께 노력하며 협조해 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석판은 이라크로 돌아가기 전 두 달간 대영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청와대 인사비서관에 윤지훈 내정

    청와대 인사비서관에 윤지훈 내정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신임 인사비서관에 윤지훈(45) 인사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내정했다. 윤 비서관은 서울 한성고와 연세대 신학과를 나와 성공회대에서 사회학 석·박사를 수료했다. 국회에서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 인사수석을 지낸 박남춘 인천시장의 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일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는 비서실장실 행정관과 국정상황실 선임행정관 등을 거쳤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코로나 이후의 산업 환경 예측

    코로나 이후의 산업 환경 예측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는 연구, 저술,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국내에 디지털 헬스케어를 소개한 이 분야 대표 전문가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함께 배운 최 대표는 같은 학교 대학원 시스템생명공학부에서 전산 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서울대 의대 암연구소, KT종합기술원 컨버전스연구소, 성균관대 디지털 헬스학과 등 학계와 산업계를 넘나들었다. 대표 저서로는 ‘그렇게 나는 스스로 기업이 되었다’,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의 미래’ 등이 있다. 최 대표는 이번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 코로나19 이후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서 기업들은 어떤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역대 최강 바다 괴물 ‘플리오사우루스 화석’ 칠레 사막서 발견

    역대 최강 바다 괴물 ‘플리오사우루스 화석’ 칠레 사막서 발견

    전세계에서 가장 건조하고 메마른 해안 사막인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에서 바다 괴물인 플리오사우루스(Pliosaurus)의 화석이 발굴됐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약 1억6000만 년 전 살았던 플리오사우루스의 턱, 이빨, 몸통 일부의 화석이 발굴됐다고 보도했다. 플리오사우루스는 흔히 수장룡으로 불리는 중생대 해양 파충류 그룹으로, 지구 역사상 가장 강력한 바다의 포식자로 꼽힌다. 특히 플리오사우루스는 육지의 최강자인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보다 무는 힘이 몇배는 더 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완전한 화석이 없어 전체적인 크기와 몸무게는 학자마다 주장이 다르다.이번에 발굴된 화석의 전체 길이는 6~7m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두개골은 약 1m, 또한 이빨은 8~10㎝로 추정됐다. 발굴을 이끌고 있는 칠레대학 고생물학자 로드리고 오테로 박사는 "플리오사우루스는 커다란 두개골과 짧은 목, 역동적인 몸통과 지느러미, 무시무시한 이빨로 바다를 주름잡았다"면서 "이번에 발굴된 화석을 통해 인근의 범고래와 생태학적으로 유사하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설명했다.한편 플리오사우루스의 화석이 발굴된 아타카마 사막은 전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해안 사막이다. 특히 아타카마 사막은 빛공해가 없어 보석처럼 반짝이는 별들과 은하, 성운들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남반구 밤하늘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곳에서 바다에 살았던 플리오사우루스가 발견된 것은 한때 아타카마 사막이 태평양 아래에 잠겨있었기 때문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84세 구두수선공, 전남대 명예 철학박사 됐다

    84세 구두수선공, 전남대 명예 철학박사 됐다

    서울 명동의 귀퉁이에서 30여년 구두수선공으로 살아온 80대 할아버지가 전남대에서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남대는 27일 학내 용지관 광주은행홀에서 김병양(84) 할아버지에게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고 밝혔다. 정병석 전남대 총장은 “김 할아버지의 팔십 평생은 마치 전남대 어귀의 느티나무가 척박한 땅에서도 거목으로 자라 동네 사람들에게 쉼터를 내주는 것과 흡사하다”면서 “김 할아버지의 삶은 긴 호흡으로, 멀리 보며, 최후의 승리자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할아버지는 “보잘것없는 내가 영광스러운 자리의 주인공으로 서게 돼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전남대는 이제 나의 학교가 된 만큼 여생도 전남대를 생각하며 보탬이 될 일을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남 장성 출신인 김 할아버지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광주에서 직공생활을 하다 30대에 상경해 남대문시장에서 배달장사 등을 했다. 52세의 늦은 나이에 서울 명동거리에서 구두수선공으로 일하며 30여 년 동안 돈을 모아왔다. 그는 지난 4월에는 후학 양성을 위해 전남대에 12억원 상당의 재산을 기부하기도 해 많은 사람에게 찬사를 받았다. 또 지난 6월에는 열린 청룡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또 살아난 디지털교도소… 사라지기엔 아까운 사이트인가

    또 살아난 디지털교도소… 사라지기엔 아까운 사이트인가

    성범죄자 등의 신상을 임의로 공개하는 사이트인 ‘디지털교도소’가 지난 26일 주소를 옮겨 운영을 재개했다. 지난 22일 30대 남성 운영자가 베트남에서 검거된 데 이어 24일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사이트 전체를 차단했지만 또다시 살아난 것이다. 앞서 이른바 ‘2기 운영자’는 지난 11일 “사적 제재 논란으로 많은 비판에 직면해 있지만 디지털교도소는 이대로 사라지기엔 너무나 아까운 웹사이트”라며 “비상식적 판결에 상처 입은 피해자를 위로했고 온라인 지인능욕범죄도 응징했다”고 주장했다. 디지털교도소가 여전히 사법부의 솜방망이 처벌을 대신한 ‘사회적 응징’을 내세우는 지금, 디지털교도소의 출발과 그것이 남긴 명과 암을 되짚어 봤다. 디지털교도소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처음 만들어진 지난 3월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당시 텔레그램에서 스스로를 ‘텔레그램 자경단’이라고 부르는 대화방 ‘주홍글씨’가 “텔레그램 강력범죄에 대한 신상공개 및 범죄자의 경찰 검거를 돕기 위해 범죄자들을 감시한다”며 활발하게 활동했기 때문이다. ‘n번방’ 피의자들에 대한 신상공개 요구가 거센 분위기 속에서 주홍글씨는 성착취물 영상을 제작·구매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이름이나 얼굴, 연락처, 나이 등을 임의로 공개해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주홍글씨는 가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가족이나 피해자의 신상도 유포한 데다 운영자 다수가 가해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신뢰를 잃었다. 주홍글씨 운영자 중 송모(25·닉네임 ‘미희’)씨는 성착취물 수백 개를 제작·유포한 혐의 등으로 지난 6월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디지털교도소는 그 빈틈을 파고들었다. 지난 5월 말 별도의 사이트를 개설하고 신상공개 범위도 넓혔다. ‘주홍글씨’에서 ‘박제’된 자료나 n번방, 박사방 피의자를 주로 공개하다가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나 살인범, 아동학대범,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었던 판결을 내린 판사들의 신상까지 공개했다. 지난 7월 법원이 손정우의 미국 인도 불허를 결정하자 “사법부가 범죄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아 디지털교도소가 나온 것”이라는 분노가 거세게 일었다. 디지털교도소는 제보를 받아 검증을 거쳐 신상을 공개한다고 공언했지만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바탕으로 신상정보가 공개되는 피해가 이어졌다. 지난 6월 성착취 동영상 구매를 시도했다며 채정호 가톨릭대 의대 교수의 신상이 디지털교도소에 공개됐지만 경찰 수사 결과 이는 허위 사실로 드러났다. 채 교수는 누명을 벗기 위해 지난 8월 대구지방경찰청에 휴대전화를 자진 제출해 포렌식 수사를 받았다. 또 지난 7월 디지털교도소는 격투기 선수 출신 유튜버 김도윤씨가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가해자 중 한 명이라며 신상을 공개했지만 김씨는 단순한 동명이인이었다. 같은 달 고려대 학생 정모씨가 지인의 얼굴을 영상물에 합성하는 ‘지인 능욕’을 요구했다며 신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학교 커뮤니티에 억울하다는 글을 올렸던 정씨는 지난 3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신상이 공개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전화, 문자 등을 통해 각종 욕설과 비난을 받는 등 고통을 겪었다. 디지털교도소가 연락처 등을 공개하며 ‘공격하라’고 선동한 결과였다. 사후 대처도 미흡했다. 김씨는 “공개 사과문에는 ‘직접 만나 사과하겠다’고 적더니 연락도 없다”면서 “보여 주기식으로 대중에게 신뢰를 얻으려 할 뿐”이라고 짚었다. 제보가 사실이라 해도 확정판결을 받기 전에 피의자의 신분을 공개하는 것은 형사소송법상 무죄 추정의 원칙과도 위배된다. 물론 수사 중에 일부 공개되는 사례도 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8조의 2에 따라 피의자가 죄를 저질렀다고 볼 충분한 증거가 있으며,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재범 방지나 범죄 예방 등 오로지 공익을 위한 경우에 한해서다. 공개 대상자가 행정소송을 거쳐 불복할 수도 있다. 또한 법원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중 일부에 대해 범죄 예방을 위해 유죄판결과 함께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디지털교도소처럼 개인이 성범죄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소지가 있다.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아버지의 신상을 공개한 사이트 ‘배드파더스’의 운영자는 법원에서 공익성을 인정받았지만, 전문가들은 디지털교도소의 경우 공익성을 인정받기 쉽지 않다고 본다. 법원은 사실관계에 기초했는지나 표현 등을 바탕으로 공익성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배드파더스는 판결문, 양육비 부담조서 등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양육비를 받으면 정보도 삭제했다. 특히 신상공개 대상자에 대한 공격을 유도하거나 비난 섞인 표현도 쓰지 않았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디지털교도소는 제도 개선을 이끌어 내는 공익적 효과를 가져왔다기보다 사적 복수나 분노를 쏟아 내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어 공익적인 사이트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일각에서는 디지털교도소 운영자의 의도 자체를 의심하기도 한다. 디지털교도소 운영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가족이 n번방 피해자”라고 활동 배경을 밝혔지만 정작 제보자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도 제기하지 않았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주홍글씨에 있던 운영자들도 있지만 성착취 사건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확신하며 공동 운영자들을 두둔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증거라며 게시된 캡처를 보면 결국 ‘지인 능욕’을 의뢰받아 제작했거나 성착취물을 가지고 있던 판매자가 디지털교도소에 제보한 것”이라며 “디지털 성범죄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왜 제작·판매자들의 연락처를 공개하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베트남에서 검거된 운영자를 한국으로 소환해 ‘2기 운영자’에 대한 수사가 진척되면 이들의 범행 동기도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방심위가 ‘늦장 대응’을 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방심위는 지난 14일에야 디지털교소도의 17건만 접속을 차단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차단하기로 한 페이지에 지속적으로 접속이 가능하자 지난 24일 사이트 전체 접속을 차단하기로 결정을 바꿨다. 방심위 관계자는 “https로 접속하면 기술적으로 차단이 되지 않을 수 있어 디지털교도소 운영자에게도 페이지 삭제를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재심의 배경을 설명했다. 디지털교도소가 부침을 거듭하는 사이 사적 제재를 촉발한 원인으로 지목되던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낮은 양형기준은 시민사회의 요구에 맞춰 정비됐다. 지난 15일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범죄의 기본 형량을 징역 5~9년으로 정했고, 딥페이크 등 편집 영상물을 제작하면 기본 징역 6개월에서 1년 6개월을 선고하도록 했다. 사적 제재는 사그라들 수 있을까. 서혜진(더라이트하우스 법률사무소 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양형위가 피해자의 처벌 불원 의사 등도 신중하게 판단하기로 하는 등 진일보한 양형기준을 내놨다”며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회복된다면 사적 제재나 복수는 점차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상공개를 통한 사적 제재가 호응을 얻는 배경에는 정의감 외에 범죄자에 대한 호기심도 있다”면서 “사적 제재를 가하는 이들은 국가가 형벌권을 독점한 취지를 다시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들은 어떻게 사법부를 감시하고 가해자를 주시해야 할까. 이에 대한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D’(마녀)라는 활동명으로 알려진 반성폭력활동가와 성신여대 자치언론 ‘온성신’, ‘eNd’(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 시위)는 시민들과 전국 법원에서 열리는 디지털 성범죄 재판을 방청하고 이를 대중에게 알렸다. 결국 사법부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은 디지털교도소가 아니라 성범죄의 실질적인 근절을 위해 활동한 시민들의 꾸준한 노력이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미, 학생비자 최대 4년으로 제한 추진

    미국 정부가 학생비자 유효기간을 최대 4년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국토안보부(DHS)가 이같은 내용의 비자 규정 개정안을 24일 관보에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유학생에게 발급하는 F비자와 인턴 등 교환방문자에게 발급하는 J비자, 언론인용 I비자의 유효기간을 학업 등 관련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로 하되, 최대 체류기간은 4년을 못 넘게 했다. 현재는 학생비자 소지자에 대해서는 학업이나 학위를 마칠 때까지 체류를 허용했다. 비자 소지자들이 너무 많아 관리가 어렵다는 게 개정안이 나온 이유이지만, 박사 취득까지 4년 이상이 걸리는 대학원 유학생들은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게 된다. 이같은 논란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월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새 대통령 취임 전에 개정된 규정을 시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국제교육연구소(IIE)에 따르면 미국 고등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지난해 109만 5000여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한국인은 약 5%인 5만 2000여명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와우! 과학] ‘잠수왕’ 민부리고래, 어떻게 4시간 동안 숨 참나

    [와우! 과학] ‘잠수왕’ 민부리고래, 어떻게 4시간 동안 숨 참나

    고래 한 마리가 거의 4시간 동안 잠수해 과학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 포유류는 모든 고래 종 가운데 가장 깊이, 가장 오래 잠수해서 가장 신비한 고래로 꼽히는 고래 종인 민부리고래에 속한다. 미국 듀크대 등 국제연구진은 민부리고래 한 마리가 기록한 3시간 42분이라는 잠수 시간은 전례 없는 신기록으로, 실제로 산소를 가지고 호흡한 시간은 77분까지였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즉 민부리고래는 잠수한 지 77분이 지나고 나서 산소 없이도 물속에서 계속해서 머무를 수 있었다는 것. 이에 대해 연구진은 어떻게 민부리고래가 그렇게 오래 잠수할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지만, 필요한 경우 무산소 호흡을 몇 시간 동안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결과적으로 민부리고래는 신진대사 속도가 매우 느리고 다른 일반적인 고래들보다 산소를 저장하는 양이 더 많고 통증을 유발하는 젖산의 분비를 견딜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이전 추정에 따르면, 다른 고래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민부리고래는 잠수한 지 약 33분이 지나야 체내에 비축해둔 산소가 고갈된다. 이 시점에서 이들 고래는 효율이 떨어지고 젖산을 생성하는 무산소 호흡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젖산은 일반적으로 장시간이나 격렬하게 운동하면 근육에서 불타는 것 같은 통증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이 계산을 다시 한 결과, 민부리고래의 무산소 호흡은 잠수한 지 77.7분 뒤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연구진은 민부리고래 종의 잠수 시간을 기록하려고 애썼다. 민부리고래가 잠수를 한 차례 마친 뒤 수면에서 2분도 채 안 되는 시간을 머물렀기에 연구진은 고래 등뼈에 꼬리표를 부착하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연구진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해터러스곶 앞바다에서 꼬리표 부착에 성공한 민부리고래 23마리를 대상으로 3600회가 넘는 잠수 행동의 시간을 기록했다. 기록 중 가장 짧은 잠수 시간은 33분이었다. 전문가들은 모든 해양 포유류의 모든 잠수 행동 가운데 95%에서 산소가 고갈되기 전에 수면으로 올라온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총 3680회의 잠수 과정에서 수집한 자료를 사용해 산소 호흡인 95%의 임계 값은 비축해둔 산소가 고갈돼 무산소 호흡이 시작되는 시간을 77분으로 추정할 수 있게 했다. 2017년 조사 당시 가장 긴 잠수 시간 기록 2건은 3시간 42분과 2시간 53분이었지만, 자료집에 넣지 않았었다. 왜냐하면 두 기록은 민부리고래가 각각 해군의 수중 음파 탐지 신호에 1시간가량 노출되고 나서 24일과 17일이 지나서 세운 것이기 때문이다. 고래는 다른 고래들과 의사소통하고 자기 자신의 위치와 방향을 파악하기 위해 초음파를 이용하는 데 음파 탐지기는 민부리고래에게 비정상적인 반응을 유발해 비정상적으로 길어지는 잠수 행동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이렇게 엄청나게 긴 잠수 시간은 아마 이 종의 잠수 행동에 관한 진정한 한계를 더 잘 드러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잠수하는 이들 고래의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무산소 호흡 기술로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를 주도한 듀크대의 니컬라 퀵 박사는 “민부리고래들이 예상되던 잠수 한계를 훨씬 더 뛰어넘을 수 있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었다”고 회상했다. 퀵 박사는 또 3시간 42분이라는 가장 긴 잠수 기록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우리도 믿지 않았다. 민부리고래는 결국 포유류다”면서 “따라서 물속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시간을 보낸 포유류는 그저 믿을 수 없게 보였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실험생물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최신호(9월 23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달의 우주방사선, 우주정거장보다 2.6배 ↑…“체류, 2달 한계” (연구)

    달의 우주방사선, 우주정거장보다 2.6배 ↑…“체류, 2달 한계” (연구)

    미국은 10년 이내 인류를 다시 달로 보낼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들 우주 비행사가 직면할 가장 큰 위험 중 하나에는 장기적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우주 방사선이 있다. 이는 백내장이나 암 또는 신경 퇴행성 질환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아폴로 계획의 임무에서는 며칠간이라면 인간이 달에 있어도 안전하다는 점이 입증됐지만, 우주 비행사가 얼마나 달에 머물 수 있는지를 계산하는 데 필요한 일일 방사선 허용량을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측정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 수수께끼는 중국과 독일 공동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25일자)에 게재한 중국 달 탐사선 ‘창어 4호’의 지난해 실험 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연구논문의 공동저자로 독일 킬대학의 천체물리학자인 로버트 비머슈바인그루버 박사는 AFP통신에 “달 표면의 우주 방사선량은 국제우주정거장(ISS) 안에서보다 두세 배 더 높다”고 밝혔다. 달과의 왕복에는 2주 정도가 걸리므로, 그만큼의 피폭량을 고려하면 달에 머물 수 있는 기간은 약 2개월이 한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선량은 인체 조직이 흡수하는 양을 수치화한 단위 ‘시버트’(㏜)로 나타낸다. 연구진에 따르면, 달 표면에서의 피폭량은 하루에 1369마이크로시버트(μ㏜)로, ISS 승무원의 일간 피폭량보다 약 2.6배 높다. 이런 차이는 부분적으로나마 ISS가 지구의 ‘자기 거품’으로 지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기권이라고도 불리며 우주방사선의 대부분을 막아준다. 또 비머슈바인그루버 박사는 “달 표면에서 측정한 방사선량은 지구 표면보다 약 200배 높고 미국 뉴욕발·독일 프랑크푸르트행 여객기보다 5~10배 높다”고 밝혔다.다만 만일 2~3개월을 넘어 달에 머물고 싶을 때 대처법은 하나 있다. 주거가 가능한 달 기지를 건설해 그 표면을 두께 80㎝의 달 표면 토양으로 덮으면 방사선 피폭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우주를 보다] 혜성에도 신비한 오로라 존재…원자외선 극광 포착

    [우주를 보다] 혜성에도 신비한 오로라 존재…원자외선 극광 포착

    지구에서 꾸준히 관찰해 오던 혜성에서 ‘원자외선 오로라’가 처음으로 포착됐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리 런던의 대기물리학자 마리나 갈란드 박사 연구진은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혜성 67P)에서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오로라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극광으로도 불리는 오로라는 태양이 태양풍에 실어 보내는 전기를 띤 하전입자가 지구 자기장을 따라 극지의 대기권 상층부로 유입됐을 때, 대기권의 산소와 충돌하면서 만들어내는 아름다움 빛이다. 이러한 오로라는 태양계에서 수성을 제외한 모든 행성이 가지고 있으며, 목성의 위성인 가니메데와 유로파에서도 오로라 현상이 관측된 바 있다. 다만 지금까지 그 어떤 혜성에서도 오로라가 포착된 적은 없는데, 연구진은 혜성 67p를 2년간 관측한 유럽우주국(ESA)의 로제타 탐사선이 보낸 데이터에서 혜성에도 오로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활용했다. 연구진은 로제타에 장착된 원자외선 분광기와 이온·전자센서 등을 활용했고, 이 과정에서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원자외선 형태의 오로라가 혜성 67P에서 관측됐다고 설명했다.연구진은 “태양풍을 타고 혜성에 도달한 태양의 하전입자인 전자가 혜성의 얼음과 먼지로 된 가스와 상호작용하면서 오로라를 만들어냈다”면서 “이온전자센서를 이용해 오로라 발생을 유발한 전자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지구에서는 자기장이 태양풍을 타고 온 하전입자를 극지 대기권 상층부로 보내 독특한 빛을 형성하지만, 혜성에는 이러한 자기장이 없기 때문에, 오로라가 혜성을 둘러싼 채 분산된 형태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혜성 주변에서 오로라를 발견한 것은 매우 놀랍고 흥미로운 사실이며, 이번 연구결과는 지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태양풍의 변화를 연구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천문학‘ 최신호에 실렸다. 한편 2004년 3월 아리안 5호 로켓에 탑재돼 우주공간으로 발사됐던 혜성탐사선 로제타는 무려 10년 넘게 고독한 비행을 계속해 2014년 8월 6일 목적지인 67P과 만났다. 혜성 주변을 돌며 임무를 수행한 로제타는 2016년 9월 혜성 지표면에 출동해 장렬히 전사, 12년에 걸친 활동을 마무리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핵심은] 악에서 구하려다 악에 빠진 디지털교도소

    [핵심은] 악에서 구하려다 악에 빠진 디지털교도소

    8평짜리 방에 갇혀 군만두만 15년째. 할 수 있는 건 오직 TV 보는 일뿐입니다. 남자는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로 사설 감옥에 갇혔습니다. 영화 ‘올드보이’의 주인공 오대수의 이야기입니다. 오대수가 뱉은 말로 누나를 잃게 된 이우진은 사적 복수를 택합니다. 법적으로 처벌할 수도 없거니와 충분한 응징이 되지 않으리라 생각했죠. 영화 같은 일은 현실에서도 벌어졌습니다. 사설 감옥 대신 강력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디지털교도소로 실현됐습니다. 이 디지털교도소를 운영해온 30대 남자가 지난 22일 베트남에서 검거됐습니다. 사적 처벌 논란부터 사이트 폐쇄에 이르기까지, 이번 주엔 디지털교도소 사건의 핵심을 짚어보겠습니다.■ 핵심 ① 엉뚱한 사람까지 몰아넣은 디지털교도소 ‘지인을 능욕하기 위해 합성된 음란물을 배포했다’ 디지털교도소에 얼굴 사진을 비롯한 학교와 전공, 전화번호 등 신상정보가 낱낱이 올라왔던 한 대학생의 죄목입니다. 악플과 협박 전화에 시달리던 그는 지난 5일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대학생은 신상이 알려진 직후 고려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자신이 해킹당한 것 같다면서 “디지털교도소에 올라온 사진과 전화번호, 이름은 맞지만, 그 외의 모든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교수도 피해자가 됐습니다. 한 의과대학 교수는 ‘n번방 자료(성 착취물)를 구하려 했다’며 텔레그램 대화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하지만 포토샵으로 조작된 것이었습니다. 이 교수도 학회 윤리위원회에 회부되는가 하면 강의를 중단하라는 압박까지 들어왔습니다. 격투기 선수 출신인 김도윤씨는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됐고, 한 시민은 여성들을 납치해 살해한 ‘엽기토끼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몰렸습니다. 수사기관에서는 이들 모두 오인당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이처럼 무고한 사람들을 범죄자로 단정하고 신상정보를 무단으로 공개한 ‘디지털교도소’ 운영자가 지난 22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검거됐습니다. 운영자는 지난해 2월 캄보디아로 출국해 베트남에서 거주하고 있던 30대 남성으로 밝혀졌습니다.■ 핵심 ② 성범죄자에 대한 미온적 처벌이 근본 원인 디지털교도소의 탄생 배경에는 성범죄자에 관대한 처벌이 있습니다. 사법부의 심판으로는 부족하니 범죄자들의 신상정보를 직접 공개해 사회적 심판을 받게 하겠다는 겁니다.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인 ‘웰컴 투 비디오’의 운영자 손정우(24)씨가 “미국 송환만은 막아달라”고 호소한 것 기억하시나요. 손씨는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특수 브라우저를 통해서만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에서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유료회원 4000여명에게 수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받고 아동음란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내려진 형량은 불과 징역 1년 6개월. 만약 미국이 요청한 대로 범죄인 인도가 됐다면 자금세탁 혐의만으로 최소 징역 10년에서 최대 20년까지 받았을 겁니다. 이마저도 이중 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일부 혐의만 적용된 것이고요. 이를 알기에 손씨도 한국에서 재판받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고, 손씨 아버지도 아들을 직접 고소하면서까지 미국 송환을 막으려고 했습니다. 손씨만 이렇게 빠져나간 게 아닙니다.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박사방’, ‘n번방’ 운영자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강화된 양형 기준을 감안하더라도 죄의 무게에 비해선 가벼운 처벌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핵심 ③ 불법성 심각해 결국 사이트 접속 차단 디지털교도소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고, 그에 따른 제재도 이뤄지긴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논란이 된 게시물만 차단했습니다. 사이트 자체를 폐쇄해버리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였죠. 그런데 이제는 사이트 접속도 완전히 차단됐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소위원회는 24일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호해야 하지만, 현행 사법체계를 부정·악용하는 것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접속 차단을 결정했습니다. 디지털교도소로 이중처벌이 행해지고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하는 점도 고려됐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인 만큼 제재는 최소한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방심위의 원칙입니다. 전체 게시물 중 불법 정보가 70%에 이를 때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접속을 차단합니다. 불법 정보가 차지하는 비중만 보는 건 아닙니다. 해당 사이트의 제작 의도도 따집니다. 혐오표현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일베’나 ‘워마드’ 같은 사이트가 차단까지 이어지지 않은 이유도 제작 의도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일베는 인기 게시물을 공유하는 사이트이고, 워마드는 여성인권신장 목적으로 만들어져 폐쇄할 근거가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디지털교도소도 접속 차단을 보류했던 겁니다. 이달 14일 방심위는 디지털교도소 게시물 중 불법 소지가 있는 17건을 차단하기로 하고 시정을 요구했습니다. 그럼에도 이행되지 않자 결국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크다고 보고 차단을 결정했습니다. 디지털교도소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명제가 뚜렷이 드러난 사례입니다. 사적 처벌이라는 수단을 쓰려 했던 출발점부터 잘못됐습니다. 다만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성범죄에 합당한 처벌은 어느 정도인가, 의구심이 들지 않도록 국가도 나서야겠죠.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토요일 아침, 한 주간 가장 뜨거웠던 이슈의 핵심을 짚어드립니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인질 외교’를 통해 상대를 압박하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인질 외교’를 통해 상대를 압박하는 중국

    중국의 ‘인질 외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영 중국중앙방송국(CCTV)의 영어방송채널 중국국제방송(CGTN)의 중국계 호주인 유명 앵커가 별다른 이유 없이 중국에서 구금된 지 1개월을 훌쩍 넘겼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청레이(程雷·49) CGTN 앵커의 구금 사태 계기로 “중국의 ‘인질 외교’ 위험성과 이중 국적자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이 부각되고 있다”고 지난 21일 보도했다. 청레이는 8월 중순부터 중국에 구금돼 주거 감시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금 이유는 즉각 공개되지 않고 있다. SCMP는 청레이 앵커가 중국계 호주 소설가겸 시사평론가인 반체제 인사 양헝쥔(楊恒均)을 접촉했다고 전했다. 주거 감시는 공식적으로 체포나 기소되기 전까지 변호사 없이 최대 6개월 간 지정된 장소에서 가두는 구금의 한 형태다. 중국에서 태어난 청레이는 10살 때 박사과정을 밟는 아버지를 따라 호주 멜버른으로 이주했다. 멜버른에서 금융 관련 일을 했던 그는 2000년 자신의 2개 국어 능력을 활용하기 위해 중국으로 귀국해왔고 2003년부터 CCTV 영어채널에서 언론인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9년 간 미국 경제매체 CNBC의 베이징 특파원을 일하다가 2013년 CGTN에 들어가 ‘글로벌 비즈니스 쇼’의 진행해 왔다.양헝쥔은 지난해 1월 18일 부인과 자녀 등 가족과 함께 미 뉴욕에서 출발해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 도착한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광저우를 경유해 상하이에 있는 친척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중국 외교관 출신인 양헝쥔은 시드니 기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2000년 호주 국적을 취득했다. 소설가인 그는 중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유명 블로거이자 호주와 미국에서 중국 공산당 체제를 비판하고 민주화 개혁을 주장해왔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중국계 청년들이 성화 봉송을 명분으로 내세워 중국 국기 오성홍기(五星紅旗)를 들고 호주 수도 캔버라에서 시위를 벌이자 중국이 호주 내정에 간섭하는 증거라고 주장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미국과 중국을 오가는 이중 스파이를 주제로 한 소설 ‘치명적 약점‘(Fatal Weakness)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하기도 했다. 2011년 3월에도 중국을 방문했다가 일시 억류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두 사람의 구금 사건은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중국과 호주관계와 관련이 있는 듯하다. 호주가 ▲ 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국제조사 요구 ▲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의 5세대 이동통신(5G) 인프라 배제 ▲ 코로나19 발원지 조사 요구 ▲ 홍콩 국가보안법 반대 공동성명 발표 ▲ 미군의 남중국해 군사훈련 참여 등으로 중국을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이에 중국은 ▲호주산 쇠고기 수입 금지 ▲ 호주산 보리 고율 관세 부과 ▲ 호주 관광 자제 ▲ 호주산 화신 반덤핑 조사 등 경제 분야로 보복조치를 취했다. SCMP는 청레이의 구금은 수개월 간 이어진 중국과 호주의 갈등 시기에 이뤄진 만큼 앞으로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주 정부는 양헝쥔과 청레이의 구금 사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이중 국적을 인정하지 않는 중국 정부는 중국 출신 호주 시민권자에 대한 호주 정부의 영사 서비스 접근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경고문을 발표하며 일축했다. 현재 호주에 거주하는 중국계 시민은 120여만 명이고 이중 41%가 중국에서 태어났다. 캐나다 싱크탱크인 맥도널드-로리에의 찰스 버튼 선임 연구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중국이 외국인 구금을 외교 전술로 활용한다”고 지적했다.중국의 인질 외교는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서구 국가들에 대해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얻어내기 위한 협상카드로 줄곧 이용해 왔다. 중국이 2018년 해외로 도피한 경제사범을 귀국시키기 위해 미 국적의 가족들을 억류한 것이 대표적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그해 6월부터 경제사범 류창밍(劉昌明)의 아내 산드라 한, 아들 빅터 류, 딸 신시아 류를 사설 감금 시설인 이른바 ‘흑감옥’(黑監獄)에 감금했다. 중국 교통은행 광저우지점장 출신인 류는 98억 위안(약 1조 7000억원) 불법 대출에 연루된 뒤 2012년 미국으로 도주했다. 그의 가족들은 할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중국에 방문했다가 억류됐다. 신시아와 빅터는 미 국적 보유자이고 아내 산드라도 미 시민권자로 알려졌다. 이들이 중국 국적을 포기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중국 외교부는 이들이 중국 시민이라며 외국인 불법 억류는 오해라고 주장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캐나다 정부가 미 정부의 요청으로 2018년 12월 화웨이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을 이란 제재위반 혐의로 밴쿠버 공항에서 체포한 직후 중국은 외교관 출신 마이클 코브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등 캐나다인 2명을 잇달아 체포해 구금했다. 이후 벨기에 폴란드가 미 정부 요청으로 중국인을 억류하고 러시아와 이란이 미국인을 구금하며 ‘인질 외교전’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이에 질세라 중국은 캐나다인을 13명이나 억류하고 한 명에게는 사형 선고를 내렸다. 이중 사형이 선고된 로이드 셸렌버그는 1심에서 징역 15년이 선고됐는데 멍 부회장 체포 뒤에 혐의가 바뀌었다. 갑자기 종범이 아닌 주범으로 바뀌더니 새 혐의를 적용해 사형을 선고한 것이다. 중국은 법을 준수하는 서방 국가에서는 무고한 중국 시민을 자의적으로 구금하는 ‘맞대응 보복’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런 만큼 중국 정부의 자의적 구금 앞에서 서방 국가들은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8일 청레이의 구금에 대해 “법적 절차에 따라 조사 중”이라며 “청레이의 법적 권리와 이익을 전면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인질 외교’를 펼치고 있다는 지적을 강력히 부인했다.그러나 청레이의 구금은 공교롭게도 호주와 중국의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와중에 벌어졌다. 호주 라트로브대 아시아 전문가 벡 스트레이팅은 “중국 공산당이 정치적 목적으로 자의적 구금을 포함해 강압적인 외교술을 쓰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캐나다가 미 정부의 요청으로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하자 중국이 2명의 캐나다인을 간첩혐의로 기소한 사례를 예로 들었다. 그는 “캐나다가 멍 부회장을 석방하면 중국도 두 캐나다인에 대해 대화를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주 전략정책연구소가 지난 1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8년부터 유럽연합(EU)과 27개국을 상대로 무역과 투자, 관광 분야에서 152건의 강압적인 외교전술을 구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중국의 이러한 외교 전술이 목적을 달성하기 보다 중국의 대외적 평판과 위상만 해칠 뿐이라는 지적이 많다. 캐나다 브리티시콜럼비아대 폴 에반스 교수는 “중국에 억류된 두 캐나다인 사례만 봐도 캐나다 정부가 그것에 굴복해 멍 부회장을 석방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반면 중국계 캐나다인들 사이에서 중국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인질 외교’에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만의 대(對)중국 기구인 대륙위원회의 천밍퉁(陳明通) 위원장은 앞서 7월 “홍콩보안법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이용해 인질외교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보안법은 홍콩이나 중국 본토 밖에서 법 위반 행위가 이뤄졌거나 외국인이 이 법을 위반했을 경우에도 기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체제를 비판하는 외국인이 홍콩으로 여행을 하거나 홍콩을 경유할 때 이 법에 따라 중국 사법 당국에 의해 기소되거나 중국으로 송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명원 경기도의원,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 동부천IC 건립 토론회 개최

    김명원 경기도의원,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 동부천IC 건립 토론회 개최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김명원(더불어민주당·부천6) 의원은 지난 24일 부천시청에서 부천시 관계자, 부천시민연합 등과 함께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 동부천IC 건립의 문제점과 대안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고 25일 밝혔다.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는 광명시에서 부천을 거쳐 서울 강서구 방화동을 연결하는 총 연장 20.2㎞, 사업비 1조 7654억 원이 소요되는 민자사업으로 부천 통과구간은 6.4㎞이다. 해당 공사는 작동산 훼손 등 자연환경 파괴, 소음·분진 등 주거지역 피해, 학교 인근 어린이들의 통학안전 문제 등의 이유로 주민들이 계속 반대 의견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발제를 맡은 최진우 도시생태학연구센터 박사는 동부천IC 건립으로 인해 작동산 훼손, 까치울초등학교 인접에 따른 학생들의 통학위험, 훼손 예정지의 생태보호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동부천IC의 문제점과 대안을 설명했다. 김 도의원은 “동부천IC 건설로 인해 발생하는 녹지훼손, 차량소음, 분진으로 인한 환경피해는 있어서는 안 될 상황”이라면서 “까치울역 옆 진출입로를 지하화하고, 지하 진출입로에 무인 하이패스를 설치하면 환경을 보존하면서도 동부천IC를 건립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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