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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수도권 대학 총장들 “반도체 학과 증원, 수도권 안 돼”…공개 반대

    비수도권 대학 총장들 “반도체 학과 증원, 수도권 안 돼”…공개 반대

    지방대 총장들이 정부가 검토 중인 수도권 대학의 반도체 학과 정원 규제 완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비수도권 7개 권역 127개 대학 총장들로 구성한 ‘7개 권역 대학 총장협의회 연합’은 7일 입장문을 내고 반도체 학과 정원을 수도권을 제외한 9개 광역지자체 중심으로 양성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7일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인력 양성 대책을 교육부에 주문하면서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 완화 논의가 시작됐다. 교육부는 수도권 대학 입학정원을 늘리지 못하도록 한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푸는 방안을 비롯해 2015년부터 대학들이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줄인 정원을 반도체 학과 설립 시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총장협의회는 “수도권 대학 정원 총량규제는 지역인재의 수도권 유출에 대한 가장 확실한 방어책이자 최후의 보루”라면서 “지방대학 시대를 표방한 정부의 행정부처에서 수도권 대학 정원 증원을 언명하는 것은 심각한 모순이며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한 순간에 무너뜨린다”고 우려했다. 다른 방안인 유보정원 활용에 대해서도 “본질은 동일하다. 지역대학에 직접 타격을 주는 수도권 학생정원 증원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도체 인력 부족 규모는 약 1600명 정도다. 반도체 계약학과와 거점국립대 등 지역 대학에서 매년 배출되는 관련 학과 졸업생을 포함하면 전국 대학에서 양성 가능한 반도체 관련 학생 정원은 연간 약 1000명 정도다. 총장협의회는 “대졸 인력 부족분 30%인 530명의 효과적인 조달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분석하고 “530명을 수도권을 제외한 9개 광역지자체에 속한 국·공·사립대 10여 개를 선정해 대학별로 평균 60여명씩 양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수도권 대학은 대신 대학 자체 정원을 조정하거나 기존 반도체 관련 학과 학생들이 추가로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방식으로 반도체 관련 설계전공트랙, 연합전공 등 시스템 반도체 특화 전공을 자체적으로 신설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다만 “우수한 석·박사급 인력 양성을 위해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의 관련학과 대학원 정원을 확충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총장들은 지난 6일 교육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도권 대학 반도체 학과 증원에 반대하는 성명을 낼 예정이었으나 교육부 반대로 기자회견을 유보했다. 대신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간담회를 하고 이런 내용을 요구할 예정이다.
  • 섹스리스 부부 초대한 오은영… ‘탈지상파 수위’에 공감·반감 교차 [넷만세]

    섹스리스 부부 초대한 오은영… ‘탈지상파 수위’에 공감·반감 교차 [넷만세]

    ‘국민 멘토’로 통하는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박사와 ‘섹스리스 부부’(성관계를 거의 하지 않는 부부)의 만남이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MBC 예능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의 ‘섹스리스 특집’에서 출연자들의 내밀한 부부관계에 대한 고민을 오 박사가 상담해주면서다. 지난 4일 방송된 ‘오은영 리포트’ 섹스리스 특집 2주차에는 라디오·유튜브 등의 여러 프로그램에서 ‘소(少)성욕자·왕성욕자’ 커플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결혼 7년차 전민기·정선영 부부가 출연했다. 아내 정선영은 자신들을 ‘정전커플’로 소개하며 “결혼 후 부부관계가 암흑과도 같아서”라고 설명했다. 남편 전민기는 “아예 정전은 아니고 센서등 같다”고 반박했다. ‘19세 미만 시청 불가’를 내걸고 진행된 방송에서 이들 부부는 5개월간 부부관계가 없었음을 밝혔고, 9박 10일간의 신혼여행에서도 잠자리를 갖지 않았다고 해 오 박사 및 출연진을 놀라게 했다.‘소성욕자’를 자처하는 전민기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성욕이 적다. 식욕이나 물욕도 사람마다 다르듯 (성욕이 없지는 않다)”고 주장했지만, 정선영은 “없는 것과 거의 비슷한 상황”이라며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들은 방송을 통해 서로가 원하는 성관계 횟수와 방법 등을 얘기하고, 서로 몰랐던 자위 횟수를 털어놓으며 솔직한 대화를 통해 부부관계에 대한 고민과 갈등을 풀어가는 시간을 가졌다. 종전 지상파 예능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19금 수위의 발언이 방송 내내 이어지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5일 ‘디시인사이드’(디씨)의 관련 글에는 1000개 넘는 댓글과 함께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그중에는 “방송이 선 넘네. 이게 공중파 방송 맞나?”, “여기가 북유럽이냐. 말세네”, “무슨 서양처럼 성 개방적이라고 코스프레 억지로 하는 것 같음” 등 지상파 방송에서 방영하기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그러나 대다수 반응은 출연자들의 사연에 집중됐다. 디씨 이용자들은 “40살 넘으면 당연히 섹스리스 되는 거 아니냐”, “일주일에 1회는 의무전 아닌가. 둘 다 극단적이다”, “속궁합 안 맞는 것도 이혼 사유 중 하나 아닌가”, “나도 무성욕 여자 만나고 싶다. 귀찮다” 등 부부관계에 대한 여러 이견을 내놨다. 한 이용자는 “솔직하게 서로 대화하는 게 얼마나 보기 좋냐. 성 엄숙주의는 빨리 사라져야 한다”며 19금 수위 방송을 비판하는 의견을 반박하기도 했다. 방송이 부부관계에 대한 진지한 상담보다 자극적인 면을 부각하기에 급급했다는 비판이 일부 언론에서 나오기도 했다. 한 연예매체는 “남녀관계에서 빠질 수 없는 스킨십 이야기를 거침없이 언급한 점은 신선하다”면서도 “그 수위가 선을 넘은 듯하다”고 비평했다. “몸정, 삽입, 야동 등 낯 뜨거운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며 “남의 집 이불 사정을 전 국민이 다 보는 지상파 방송에서 굳이 심층적으로 깊게 파헤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 비판의 요지다.또 다른 연애매체도 “시청 등급이 19세 이상이지만 TV로 송출되는 만큼 청소년 등 미성년자가 방송을 접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그런데도 케이블 방송보다도 자극적이다.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는 부부관계 고민을 털어놓은 방송을 환영하는 분위기도 많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저 정도 이야기도 방송에서 못 하는 사회가 이상한 거다”, “이런 게 살아 있는 성교육이다. 우리 부부를 그대로 대입해 놓은 것 같아 몰입했다”, “자극적인 불륜 재연 프로그램 말고 이런 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등 반응이 많았다. 한편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등을 통해 아동 전문가로 인기를 얻은 오 박사가 부부 상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데 대해 일각에서는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 디씨에는 “(‘오은영 리포트’가) 오은영 선생님을 너무 막 쓰는 거 아니냐”, “예능 너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지금은 (아동 상담 외) 솔루션이 좋은지도 모르겠다” 등 반응도 있었다. 섹스리스 특집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지만 ‘오은영 리포트’의 2주간 시청률은 다소 하락했다. 지난달 27일과 지난 4일 방송된 섹스리스 특집 1부와 2부는 닐슨코리아 집계 전국 가구 기준 4.0%와 3.5%를 기록했다. 19금 연령 제한이 걸려 있지 않았던 직전 방송의 6.0%보다 2%포인트 넘게 하락한 수치다. [넷만세] 네티즌이 만드는 세상 ‘넷만세’. 각종 이슈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 [지구를 보다] 새빨간 밀라노…‘지표면 온도’ 치솟는 유럽, 열섬 현상 비상

    [지구를 보다] 새빨간 밀라노…‘지표면 온도’ 치솟는 유럽, 열섬 현상 비상

    이탈리아가 70년 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우주에서 측정한 지표면 온도를 한데 모은 히트맵(Heat Map)이 공개됐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 가장 긴 강인 에밀리아로마냐주 등 포강(Po river) 주변으로 프리울리 로마냐, 프리울리 베네치아 줄리아, 롬바르디, 피드몬트, 베네토 등은 최근 몇주새 70년 만에 닥친 최악의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기상기구는 전 세계 많은 도시의 기온이 평균보다 10도 이상 높게 기록됐다고 밝힌 가운데, 일부 대도시에서는 고온으로 인한 ‘열섬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열섬 현상은 다양한 지리적 요인으로 인해 도심 번화가 지역의 기온이 주변 교외 지역에 지해 수 도 가량 더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한다.실제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장착된 에코스트레스(ECOSTRESS) 장비를 이용해 지표면 온도를 측정한 결과, 지난달 18일 기준 이탈리아 밀라노와 프랑스 파리, 체코 프라하 등지의 도심 지표면 온도가 매우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밀라노의 경우 대다수 지역의 지표면 온도가 41~48도를 기록해, 열섬 현상에 대한 우려를 더욱 높였다. 파리 역시 인구와 빌딩 밀집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최고 48도의 지표면 온도가 측정된 지역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에코스트레스가 측정한 지표면 온도가 실제 대기 기온 및 기후 패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입을 모았다.특히 도심의 열섬 현상은 인구의 증가와 각종 인공 시설물의 증가, 콘크리트 포장 도로 및 자동차 통행의 증가 등의 영향으로 발생하고 이는 기후변화를 악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코스트레스를 운영하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 소속 물리학자인 글린 훌리 박사는 “에코스트레스는 최근 유럽과 미국을 기존 기록을 깨뜨린 폭염을 포함해 전 세계 도시의 극심한 더위를 이미지화 하고 있다”면서 “해당 데이터는 폭염에 취약한 지역을 식별하고, 열기를 낮추는 방법을 논의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은 극단적 폭염, 아시아는 극단적 홍수와 폭염으로 몸살 한편 지난달부터 유럽의 많은 도시는 40도 이상의 고온으로 몸살을 앓았다. 특히 이탈리아는 최악의 가뭄으로 100개 이상의 도시에 물 소비 제한 명령이 내려졌다. 겨울 동안 비가 거의 내리지 않은데다 몇 달 동안 가뭄이 계속되면서 이탈리아에서 가장 크고 긴 강인 도라 발테아강과 포강의 수위는 평소의 8분의 1까지 떨어졌다. 두 강 모두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농업 지역에 농업용수를 대주고 있는데, 현재 생산량의 30%가 가뭄으로 위협받고 있다. 아시아도 폭염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일본 도쿄에서는 5일 연속 35도 이상의 고온이 관측됐다. 이는 1875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6월 최고 온도였다. 반면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동남아에서는 우기 폭우가 쏟아져 수백명이 사망했다. 인도 등 남아시아에서는 매년 6월부터 남동부 지역에서 몬순 우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올해는 인도 동북부 등의 경우 이보다 이른 5월부터 호우가 시작됐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때문에 몬순 주기에 변동이 생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 광양여순10·19시민연대, 여순사건 알리기 본격 나서

    광양여순10·19시민연대, 여순사건 알리기 본격 나서

    여순사건 희생자와 유족 신고 접수가 미진한 가운데 광양여순10·19시민연대가 지역민을 상대로 여순사건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21일 이후 6일 현재 전남도 총 접수는 2212건이다. 이중 여수시 496건, 순천시 404건, 광양시는 220건이다. 희생자가 1만 1131명으로 예측돼 접수율은 20%에 머물고 있다. 광양에서도 1000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판단한 광양여순10·19시민연대는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 1주년을 맞아 여순사건 작품전 등 의미 있는 행사를 마련했다. 7일과 14일 여순사건 전문가 주철희 박사의 ‘시민대강연’을 한국창의예술고 2층 강당에서 2회에 걸쳐 진행한다. 7일은 ‘동포의 학살을 거부한다’, 14일은 ‘여수에서 백운산으로’라는 주제로 여순사건의 발생부터 광양에서 있었던 여순사건의 실상을 시민들에게 알린다.오는 13일부터 20일까지는 광양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실에서 여순사건을 그림으로 만날 수 있다. 여순사건의 아픔을 ‘역사화’라는 장르를 통해 예술로 승화시킨 박금만 작가의 ‘여순항쟁 역사화전’이 ‘과거를 상상하여 미래를 기억하라’는 주제로 1주일간 전시된다. 전시개막은 7월 13일 오전 11시로 작가와의 대화시간도 마련돼 있다. 박두규 시민연대 대표는 “광양에서도 많은 희생자를 낳는 등 피해를 입었으나 여수, 순천에 비해 사건의 참상을 조명하거나 희생자를 기리는 일들이 늦어지고 있다”며 “아픈 과거를 통해 교훈을 얻고 희생자들과 그 유족들을 위한 크고 작은 일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고 밝혔다. 광양여순10·19시민연대는 여순사건광양유족회 등 관내 22개 단체로 구성됐다. 한편 지난달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여순사건 특별법 통과 1주년을 기념하는 포럼이 유족회원, 시민단체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서동용 의원(광양)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아픔에도 그날의 진실을 밝혀 우리사회가 화해, 평화, 인권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데 앞장서 오신 유가족들께 감사드린다”며 “온전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길에 늘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여순사건 특별법’의 정확한 명칭은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다. 여순사건 희생자와 유족, 도민의 염원을 담아 지난해 6월 29일 국회를 통과, 올해 1월 21일부터 시행됐다. 이후 여순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와 실무위원회가 출범하고, 내년 1월 20일까지 진상규명 및 희생자·유족 신고·접수를 받고 있다.
  • [씨줄날줄] 늦깎이 수학자/문소영 논설위원

    [씨줄날줄] 늦깎이 수학자/문소영 논설위원

    필즈상(Fields Medal)은 수학자 존 찰스 필즈의 유산을 기초로 1936년부터 4년에 한 번 수상자를 선정하는데, 노벨상에 수학 부문이 없는 탓에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인식된다. 이 상은 4년에 한 번 발표되는 데다, 40세부터 수상 자격이 제한돼 노벨상보다 더 까다롭고 영예로운 상이다. 지금까지 수상자가 68명에 불과하고,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해결한 앤드루 와일스가 41세에 특별상을 받았다.  이 ‘필즈상‘’을 한국계 미국인 허준이(39) 프린스턴대 수학과 교수가 그제 받았다. 허 교수는 아버지 허명회 고려대 통계학과 명예교수와 어머니 이인영 서울대 노어노문학과 명예교수가 미국에서 유학 중일 때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났다. 2살 때 귀국해 석사까지 한국에서 공부했다. ‘사실상 한국인’으로서 첫 필즈상 수상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이유이다.  보통 수학은 어린 시절부터 천재성이 드러난다지만, 허 교수는 신통치 않았던 모양이다. 중3 때 수학경시대회에 나가려다가 담당교사가 “너무 늦었다”고 만류해 포기도 했다고. 야간자습이 싫어 고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로 서울대 물리천문학과에 진학했으나 학점이 낙제 수준이었단다. 인생의 전기는 1970년 필즈상 수상자인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토대 명예교수의 서울대 초빙교수 시절 강의를 들으면서였다. 대수기하학에 빠져들면서 같은 대 수학과학부 대학원에 진학했다. 히로나카 교수가 추천했지만 11개 대학에서는 입학을 거절당한 끝에 일리노이대 박사 과정에 가까스로 들어갔으니 늦깎이 수학자다.  어렵게 박사 과정에 들어간 그는 2010년 50년간 수학계의 난제였던 ‘리드의 추측’을 해결했고, 2018년에는 ‘로타 추측‘’도 해결했다. 허 교수의 필즈상 수상은 한국인으로는 첫 번째다. 일본인은 히로나카를 포함해 3명, 그 밖의 아시안계는 허준이까지 6명째다. 기초과학 분야가 척박한 한국에서 ‘허준이 키즈’도 나올 듯하다. 그러려면 뒤늦게 발동이 걸리는 슬로 스타터들에게 기회를 주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시작하기에 늦은 건 없다”는 허 교수의 수상 소감이 큰 울림으로 남는다. 국화빵 찍어 내는 듯한 현행 교육시스템을 개편하고 기초학문에 투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나팔꽃, 정원에서 화분으로/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나팔꽃, 정원에서 화분으로/식물세밀화가

    어릴 적 여름이면 등굣길에 다채로운 나팔꽃을 만날 수 있었다. 남색, 보라색, 분홍색, 빨간색. 덩굴은 매일 생장하고 꽃은 늘어 갔다. 어른이 돼 식물을 그림으로 기록하고 나팔꽃을 관찰하면서 도시에서 만나는 나팔꽃이 대부분 화분에 심어진 채 살아간다는 걸 알게 됐다. 어릴 적 봤던 학교 앞 나팔꽃들도 마찬가지였다. 덩굴성인 데다 색도 다양해 분화보다는 화단 식물로 적절할 것 같은 이들이 왜 비좁은 화분째로 골목골목에 놓인 것인지, 나팔꽃 전용 화분이 왜 존재하는 것인지 그 이유를 알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3년 전 한 주간지로부터 나팔꽃에 관한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도쿄올림픽을 앞둔 때였는데, 도쿄올림픽위원회에서 더위 방지 대책으로 경기장에 나팔꽃 화분을 두는 캠페인을 벌였다고 한다. 내게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실제로 도쿄올림픽위는 플라워 레인 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의 학생들이 재배한 나팔꽃을 경기장에 배치했다. 이 소식에 세계 사람들은 더위 방지 대책이라는 게 고작 나팔꽃 화분을 두는 것이냐며 비난했다. 나 역시 나팔꽃 화분 몇 개로는 더위 해결이 되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다. 한편으론 날씨를 조절할 수 있다는 인간의 오만함이 버겁기도 했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더위 대책이란 늘 그렇듯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비하는 것일 게 뻔한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팔꽃의 효용성을 사실에 근거해 이야기하는 것뿐이었다. 실제로 나팔꽃은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식물이다. 1970년대 일본에서는 공해 측정용으로 나팔꽃을 활용했다. 이들이 대기오염물질에 민감하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방출되는 곳에 놓아두고 공해도에 따른 생장 속도를 측정하는 방식이었다. 물론 도시 열섬현상을 저감하는 효과도 있다. 건물 외벽, 베란다 등에 나팔꽃, 여주, 수세미와 같은 덩굴식물을 심으면 때에 따라 기온이 5도 이상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도쿄올림픽위는 이러한 근거에 따라 캠페인을 벌였을 것이다. 물론 일본의 나팔꽃 사랑이 유별난 것은 사실이다. 일본에서는 학생들이 여름방학 숙제로 나팔꽃을 씨앗부터 키워 관찰일지를 작성한다고 한다. 일본 사람들이 생애 처음 재배하는 식물이 나팔꽃인 셈이다. 하필 나팔꽃을 실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이들이 유전학 연구에 활용되는 이유와 같다. 생장 속도가 빠르며 교잡이 잘 생기고 변화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육종학자 우장춘 박사의 기록 전시에서도 나팔꽃과 관련된 것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흔히 네덜란드에 튤립 붐이 있다면 일본에는 나팔꽃 붐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나팔꽃은 일본에서 더이상의 발전이 불가능할 만큼 모든 걸 이뤘기 때문이다. 사실 나팔꽃이 일본의 자생식물은 아니다. 1200여년 전 중국으로부터 도입된 뒤 800여년간은 야생의 원종 모습 그대로 존재한 기록이 있다. 그러나 에도시대(1603~1867) 이후 산업이 발달하고 도시가 급성장하면서 나팔꽃은 유례없는 유행 흐름을 탄다.돈을 벌어들이는 상인이 많아지면서 귀족들이 정원에서 식물을 재배하고 감상하던 문화가 대중에 널리 퍼지게 됐다. 집에 딸린 정원이 없는 도시의 보통 사람들은 정원 대신 화분을 두기 시작한다. 물론 화분에서 재배할 수 있는 식물은 한계가 있다. 많은 토양을 필요로 하지 않고 수고가 적으며 환경에 예민하지 않은 식물. 무엇보다 에도시대에는 다른 나라와의 교류를 금했기 때문에 이미 일본에 있던 식물을 화분에 심어야 했고, 그렇게 선택된 식물이 나팔꽃이었던 것이다. 나팔꽃은 정원이 아닌 화분에서 비로소 발달했다. 첫 화분에는 야생에 있던 원종이 심어졌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다양한 꽃잎 색으로, 다음은 가느다란 꽃잎이나 겹꽃처럼 여러 형태로 육성됐다. 에도시대에 육성된 나팔꽃만 해도 무려 1000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19세기에 들어서며 나팔꽃의 인기는 사그라들고, 유행 흔적만 남은 지금의 형태에 이르게 된다.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는 과거 일본에서 유행한 분화 형태의 나팔꽃이 화훼시장에서 판매된다. 나팔꽃의 역사는 도시에 온 수많은 식물이 겪는 역사이기도 하다. 겨울 화단을 빛나게 해 주는 팬지, 대표 화훼식물인 장미, 네덜란드의 튤립 모두 야생의 모습에서 변형돼 숲에서 들로, 들에서 정원으로, 정원에서 화단과 화분으로 와 갇혔다. 화훼식물들이 겪은 이 역동적인 역사를 떠올리면 나팔꽃의 자유로운 덩굴줄기마저 무척 꼿꼿해 보인다.
  • “재택근무 확산에 여성 가사활동 늘고 수면 줄어… 성별 분업 강화”

    “재택근무 확산에 여성 가사활동 늘고 수면 줄어… 성별 분업 강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보편화된 재택근무·유연근무제가 전통적인 성 역할 강화에 일조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재택근무제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가사노동시간 증가, 수면시간 감소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최근 발간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여정연) 학술지 ‘여성연구’ 제113호에 실린 논문 ‘재택근무제도 사용이 근로자의 시간 사용에 미치는 성별효과 연구’에 따르면 재택근무자의 가사시간 변화를 묻는 질문(10점 척도)에 남성은 5.38, 여성은 6.00으로 나타났다. 남녀 모두 가사활동 시간이 증가했는데, 여성의 증가폭이 조금 더 컸다는 의미다. 남성 재택근무자의 92%가 가사노동시간에 변화가 없었던 반면, 여성 재택근무자의 37%는 가사노동시간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수면시간 변화는 남성 5.08, 여성 4.89였다. 연구를 수행한 김지현(연세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씨는 “여성에게는 재택근무가 가사 및 돌봄을 수행하기 용이한 환경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여성 재택근무자가 수면시간을 줄이는 것은 수면이 다른 활동에 비해 후순위의 영역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여성들의 가사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배우자 출산휴가 확대 및 육아휴직 쿼터제 도입 등을 제언했다. 유연근무제 또한 노동시장의 성별 양상을 뚜렷히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정연의 ‘젠더리뷰’ 여름호 ‘통계로 보는 여성: 여성근로자의 일·생활 균형, 현실과 전망’에 따르면 2015~2021년 유연근무제 활용률은 상용, 임시, 일용 근로자 순으로 집계됐다. 상용근로자 중에서는 지난해 기준 남성(22.3%) 비중이 여성(19.7%)보다 더 높고, 임시 근로자에서는 여성(7.6%)이 남성(6.7%)보다 더 높았다. 연구진은 “특히 유연근무제 활용률이 늘어나기 시작한 2018년에는 300인 이상 기업규모에 종사하는 남성 임금근로자들의 참여율이 확연히 높아졌다”며 “여성은 주로 비정규직, 저임금, 서비스직, 중소기업 등에 종사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유연근무제의 성별 양상은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를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 [아하! 우주] 우리은하 블랙홀과 가장 가깝네…초당 8000㎞ 공전하는 별 발견

    [아하! 우주] 우리은하 블랙홀과 가장 가깝네…초당 8000㎞ 공전하는 별 발견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블랙홀 주위를 역대 가장 가깝게 도는 별이 발견됐다. 최근 독일 쾰른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블랙홀 주위를 초당 8000㎞의 속도로 공전하는 별 'S4716'를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천체물리학 저널(Astrophysical Journal) 최신호에 발표했다. 지구가 속한 우리은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430만 배에 달하는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Sagittarius)A*가 얌전하게 똬리를 틀고있다. 지구와의 거리는 약 2만7000광년(1광년=9조5000억㎞)에 달하며 지난 5월 사상 처음으로 세계 주요 전파망원경을 통해 실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놀라운 점은 이 블랙홀 근처에 'S 성단'이라 불리는 밝기와 질량이 다른 100개 이상이 별들이 빽빽하게 모여있다는 사실이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강력한 중력을 가진 블랙홀 주위에도 이를 공전하는 별들이 많다는 것이 확인된 것. 과거 쾰른대학 연구팀은 이 지역에서 S2를 비롯한 여러 별들을 차례차례 발견했다.이중 가장 유명한 S2의 경우 블랙홀을 공전하는데 16년이 걸렸다. 2020년에는 공전주기 9.9년인 S62, 또한 공전주기 7.2년의 S4711도 확인되면서 연구팀은 점점 더 블랙홀과 가까운 별을 찾아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보다 더 가까운 공전주기 4년의 S4716을 찾아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블랙홀과 S4716의 거리는 약 100AU(1AU=지구와 태양 사이의 평균 거리로 약 1억5000만㎞)로 천문학적인 관점에서는 가깝다.   논문의 주요저자인 플로리안 파이스커 박사는 "S2는 마치 영화관에서 당신 앞에 앉은 덩치 큰 사람처럼 행동한다"면서 "이 때문에 우리은하 중심을 관측하는 시야가 S2에 의해 자주 가려지지만 잠깐의 순간 우리는 블랙홀의 주변을 관측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거대질량 블랙홀 근처에서 별이 그렇게 가깝고 빠르며 안정적 궤도에 있다는 것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면서 "이번 발견은 우리은하 중심부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별의 기원과 진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 민선8기 출범 이후에도 단체장 고발 잇따라…경찰 수사 속도낸다

    민선 8기 시작과 함께 선거사범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6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현재 수사 선상에 오른 대상자는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등 모두 14명으로 파악된다. 선거 기간 난무했던 고소·고발이 민선 8기가 출범한 이후 더 확대되는 모습이다. 혐의도 금품살포 의혹과 선거 브로커 개입 여부, 허위사실 유포 등 다양하다. 최경식 전북 남원시장은 허위학력을 기재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이 구설에 올랐다. 최 시장은 지난해 출마 의사를 밝히는 과정에서 보도자료에 ‘한양대학교 졸업’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대 후보 측에서 “최 시장이 해당 대학을 졸업했다는 근거가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고 이와 관련해 최근 경찰에 고발장이 접수됐다. 또 최 시장은 공보물에 원광대 소방학 박사를 원광대 소방행정학 박사라고 기재한 것으로 전해져 경찰은 이 부분도 사실관계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수사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5일에는 전북지역 일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전주시장 선거 브로커 개입 사건과 관련해 우범기 전주시장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올해 말이면 공소시효가 끝나는 만큼 수사력을 집중해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 러軍이 학대한 개, 우크라군 찾아간 결과 [김유민의 노견일기]

    러軍이 학대한 개, 우크라군 찾아간 결과 [김유민의 노견일기]

    러시아군에 의해 “바보”라는 글씨가 적힌 개가 배고픔에 우크라이나군을 찾아왔다. 굶주림에 지친 개에게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음식을 나눴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페인트로 얼룩진 털을 깎아주고, 목욕을 시켰다. 따뜻해진 개는 ‘앨리스’라는 이름을 얻었고, 반짝거리는 눈을 되찾았다. 우크라이나24 뉴스는 4일(현지시간) 앨리스의 근황 사진을 공개했다. 처음 앨리스를 발견했을 때 포격이 강해 곧바로 구출할 수는 없었지만 앨리스는 있는 힘껏 달려 탈출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체중이 늘었고, 건강해졌다. 함께 지내고 있다”라고 따뜻한 소식을 전했다.앞서 우크라이나 제2도시 북동부 하르키우 소재의 펠드먼 에코파크에서는 전쟁이 시작되고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동물원에 머물렀던 직원이 러시아군의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러시아의 침공 직후 수도 키이우를 탈출할 때, 키이우 동물원 소속 행정 직원 및 수의사, 사육사 등 80여명은 동물원으로 향했다. 직원들은 러시아의 폭격에도 불구하고 동물을 버린 채 떠날 수 없다고 판단했고, 결국 피난을 포기한 채 동물원에서 생활했다.대피소, 지하철역 어디든 함께 우크라이나인들은 참혹하고 급박한 상황에서도 반려동물을 챙겨 대피소에 머물고, 피난을 가는 모습으로 감동을 줬다. 피난을 가지 않고 낮에는 집에 돌아오고, 밤에는 방공호로 대피하는 생활을 하는 우크라이나인들 역시 반려동물과 함께 대피소, 구호소에 머물며 지내고 있다. 국제동물보호기구는 “반려동물과 함께 피난하는 사람들, 오랜 시간을 캐리어 안에 있어야 하는 동물 모두 엄청난 비극을 겪고 있다. 한 우크라이나 난민은 전쟁으로부터 대피하기 위해 60km 넘는 길을 고양이와 함께 지나왔다.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사람들과 동물 모두 두려움에 떨고 있다. 그들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국제동물보호단체 ‘PETA’(페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루마니아,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이카 4국은 피난민과 반려동물에게 국경을 개방했다. 외국인의 반려동물에게 입국 전 예방접종 증명서나 광견병 항체 피검사 등을 요구하지만, 이들 인접국은 피난민들에게 반려동물 반입 규정을 면제 또는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반려동물들은 주인이 같이 가지 못해 버려지기도 하고 주인과 함께 총격을 받아 죽기도 하는 등 인간의 비극을 함께 겪고 있다. 소중하게 반려동물을 안고 탈출길에 나서 성공한 경우도 있지만, 차에 공간이 부족한 등의 이유로 함께 피난하지 못하기도 했다. 역사학자인 피터 캐딕 애덤스 박사는 우크라이나 전역의 기차나 버스 역에서 여러 마리의 개가 묶여 있는 사진을 올리며 “가슴을 찢는 장면”이라고 적었다.한국에서는 해마다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세계 3대 전염병원체 발견… ‘한국 1호 신약’ 위업 남겨

    세계 3대 전염병원체 발견… ‘한국 1호 신약’ 위업 남겨

    ‘괴질균’ 한탄·서울바이러스 규명노벨과학상 유력 후보자로 거론한국을 대표하는 바이러스 학자이자 노벨상 유력 후보로 자주 거론됐던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가 5일 별세했다. 94세. 1928년 함경남도 신흥에서 출생한 고인은 1954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의학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60년 귀국한 뒤 미군 연구비를 지원받아 당시 주한미군들에게서 유행했던 ‘유행성 출혈열’ 연구를 시작했다. 유행성 출혈열은 들쥐, 집쥐 등을 통해 감염돼 두통, 근육통,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는 법정 감염병이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감염 원인을 정확히 몰라 정체불명의 괴질로 불렸다. 고인은 에이즈, 말라리아와 함께 세계 3대 전염성 질환으로 일려진 유행성 출혈열의 병원체인 한탄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이들을 포괄하는 새로운 병원균을 ‘한타바이러스’라고 이름을 붙였다. 한타바이러스는 한국인이 발견한 최초의 병원성 미생물로 1950년대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이자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한탄강 이름을 딴 것이다. 고인은 바이러스 발견뿐만 아니라 1989년 유행성 출혈열 진단법을 개발하고 1990년에는 예방 백신인 한타박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1991년 상용화되기 시작한 한타박스는 ‘대한민국 신약 1호’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고인은 병원체 발견에서 진단, 백신 개발까지 완성한 세계 최초의 과학자다. ‘한국의 파스퇴르’라는 별명을 가진 그의 연구 업적은 전 세계 대학에서 배우는 모든 의학 및 생물학 교과서에 실려 있다. 이 때문에 1976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가이듀섹 교수에 의해 처음 노벨생리의학상 후보자로 추천받은 이후 꾸준히 유력 후보자로 거론돼 왔다. 외국 과학계에서도 ‘한국에서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나온다면 1호는 바로 이호왕 박사’라는 평가를 해 왔다. 고인은 고려대 의과대학장, 대한민국학술원 회장을 역임하고 미국 최고민간인공로훈장, 태국 프린스 마히돌상, 일본 닛케이 아시아상, 과학기술훈장 창조장 등을 수상했다. 유족은 부인 김은숙씨와 이성일 성균관대 공대 교수,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이며 발인은 7일이다.
  • 푸틴 침공 비판한 죄? 최측근인 前부총리까지 피의자로 조사

    푸틴 침공 비판한 죄? 최측근인 前부총리까지 피의자로 조사

    지난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며 사임했던 아나톨리 추바이스 대통령 특별대표가 범죄 피의자로 러시아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푸틴의 최측근이던 추바이스 전 특별대표에 대한 수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면 누구든 ‘반체제 인사’로 몰아 물어뜯을 수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추바이스는 1990년대 러시아 민영화 계획의 설계자로 보리스 옐친 대통령 당시 재무장관과 경제부총리를 지냈다. 침공 이후 공개 사임한 최고위급 인사인 그는 터키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변 안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와 이코노미스트도 이날 친서방 인사들을 반역자로 낙인찍는 푸틴 정권의 노골적 탄압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 이사이자 유명 경제학자인 블라디미르 마우도 사기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러시아의 경제 개방 정책을 이끌어 온 주요 인물로 꼽힌다. 같은 날 연방보안국(FSB)에 체포된 물리학자 드미트리 콜케르 박사는 모스크바 감옥에 투옥된 지 이틀 만에 숨졌다. 췌장암으로 투병 중인 그는 중국 간첩으로 몰려 병상에서 체포됐다. 시베리아 지역 언론인 마리야 포노마렌코도 지난 4월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폭격 게시물을 텔레그램에 올린 후 체포됐다. 정신병원에 갇힌 그는 군 관련 가짜 정보 유포 혐의로 기소됐다. 최근 체포된 유명 인사들의 경우 푸틴을 비판하지 않았지만 ‘누구든 처벌할 수 있다’는 본보기 차원의 탄압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옛 소련 비밀경찰인 KGB의 후신인 FSB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배신자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전쟁을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구구단 겨우 외웠던 자퇴생, 독창적 해법으로 난제 풀고 세계적 수학자 반열 오르다

    구구단 겨우 외웠던 자퇴생, 독창적 해법으로 난제 풀고 세계적 수학자 반열 오르다

    수학 답지 베끼다가 혼쭐 나던 아이 검정고시로 서울대 물리천문 입학 히로나카 강의 듣고 수학자 길로 美박사과정 1년차에 첫 난제 풀어 “수학자로서의 삶 행복” 수상 소감 父허명회 교수 “들뜨지 말고 정진”어려서는 구구단도 제대로 못 외우고 수학문제집 답지를 베끼던 ‘수포자’, 고등학교 때는 기형도를 좋아해 시인을 꿈꾸며 학교를 중도에 그만둔 학생. 대학 시절엔 좋아하는 수학자를 만나기 위해 과학기자를 꿈꿨던 사람이 수학계 최고 영예인 ‘필즈상’을 거머쥐며 세계적 석학으로 우뚝 섰다. 주인공은 한국계 미국 수학자 허준이(39·June Huh)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 수학부 석학교수다. 국제수학연맹(IMU)은 5일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에서 열린 국제수학자대회(ICM) 개막식에서 ‘2022 필즈상’ 수상자를 발표하면서 “그는 리드 추측을 비롯해 오랫동안 난제로 남아 있던 문제들을 독창적인 방법으로 풀어냄으로써 앞으로 수학이 나갈 방향을 제시해 수학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소개했다.허 교수는 IMU가 공개한 사전 인터뷰 영상에서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학과 가족이며 그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며 “수학자로서의 삶이 행복하며 이대로 조용히, 그리고 열심히 공부하면서 살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허 교수는 리드 추측, 로타 추측, 다울링윌슨 추측 등 수학 난제들을 차례로 해결해 ‘난제 컬렉터’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리드 추측은 1968년 영국 수학자 로널드 리드가 제시한 채색다항식 관련 조합론 문제다. 중고등학교 수학 교과서에 나오는 ‘쾨니히스베르크에 있는 다리 7개를 반드시 한 번씩만 건너서 모두 지날 수 있는가’라는 문제와 같다. 허 교수는 이런 조합론 문제를 1차, 2차, n차 다항식으로 표현되는 대수기하학으로 풀었다. 세계적인 수학자 반열에 오른 허 교수의 학창 시절은 차라리 ‘수학을 포기한 학생’에 가까웠다. 초등학교 2학년 끝무렵에 구구단을 겨우 외우고 아버지인 허명회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가 낸 수학문제집 풀이 숙제에 답지를 베꼈다가 혼쭐이 나기도 했다. 어머니인 이인영 서울대 노어노문학과 명예교수는 아들에게 알파벳을 가르치다가 두 손을 들었다. 시인을 꿈꾸며 고등학교를 중퇴했다가 검정고시로 대학에 입학했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에 입학한 뒤 세계적인 과학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과학기자를 희망 직업으로 삼았다. 1990년대 국내에서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던 필즈상 수상자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의 자서전 ‘학문의 즐거움’을 읽고 감동을 받았던 허 교수는 학부 4학년 때 서울대 초빙석좌교수로 온 히로나카 교수의 강의를 듣고 전공을 수학으로 바꾸면서 수학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허 교수는 서울대 수학과 석사 과정을 마치고 지도교수인 히로나카의 조언으로 박사 과정 유학을 위해 미국의 대학 12곳에 지원했지만 11곳에서 떨어지고 히로나카 교수 추천서 덕분에 일리노이대에만 겨우 합격했다. 허 교수는 박사 과정 1학년 말에 ‘리드 추측’을 증명했지만 자신이 푼 문제가 유명한 수학 난제였다는 걸 몰랐다는 사실도 유명하다. 허 교수의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직후 학계에서는 축하가 쏟아졌다. 아버지 허명회 명예교수는 “통계학도 크게 보면 수학계에 포함되기 때문에 수학계 일원으로 가까운 가족에게서 큰 성취가 이뤄진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번 수상으로 들뜨지 않고 꾸준히 정진했으면 한다”며 기쁨을 나눴다. 허 교수의 석사 과정 지도교수인 김영훈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는 “맹자가 이야기한 군자가 누릴 수 있는 세 가지 즐거움 중 하나가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라는데 그 같은 즐거움을 누리게 돼 행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대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과 ‘스누라이프’에도 동문인 허 교수의 필즈상 수상 소식을 반기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 과학기자·시인 꿈꿨던 수포자, 세계 수학계 석학으로 우뚝…허준이 교수 ‘수학계 노벨상’ 필즈상 수상

    과학기자·시인 꿈꿨던 수포자, 세계 수학계 석학으로 우뚝…허준이 교수 ‘수학계 노벨상’ 필즈상 수상

    어려서는 구구단도 제대로 못 외우고 수학문제집 답지를 베끼던 수포자, 고등학교 때는 기형도를 좋아해 시인을 꿈꾸며 학교를 중도에 그만 둔 학생. 대학시절엔 좋아하는 수학자를 만나기 위해 과학기자를 꿈꿨던 사람이 수학계 최고의 영광인 ‘필즈상’을 거머쥐며 세계적 석학으로 우뚝 섰다. 주인공은 한국계 미국 수학자 허준이(39·June Huh) 프린스턴대 교수이자 한국 고등과학원 수학부 석학교수이다. 국제수학연맹(IMU)은 5일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에서 열린 국제수학자대회(ICM) 개막식에서 허 교수를 포함해 4명의 수학자를 ‘2022 필즈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허 교수는 수상자 4명 중 두 번째로 호명됐다. IMU는 “허 교수는 리드 추측을 비롯해 오랜 동안 난제로 남아있던 문제들을 독창적인 방법으로 풀어냄으로써 앞으로 수학이 나갈 방향을 제시해 수학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허 교수는 한국인은 물론 한국계 수학자 중 첫 필즈상 수상자이다. 이번 수상자 중에는 고차원에서 케플러 추측이란 난제를 해결한 우크라이나 출신의 마리나 비아조우스카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 교수도 선정돼 필즈상 역대 두 번째 여성 수상자로 기록됐다. 필즈상은 4년에 한 번 열리는 ICM 개막식에서 40세 이하 수학자에게 수상한다. 2026년 열리는 ICM에서는 필즈상의 나이 제한 때문에 올해가 허 교수의 마지막 기회였다. 허 교수는 ‘리드 추측’을 비롯해 ‘로타 추측’, ‘다울링-윌슨 추측’ 등 수학 난제들을 차례로 격파해 ‘난제 콜렉터’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리드 추측은 1968년 영국 수학자 로날드 리드가 제시한 채색다항식 관련 조합론 문제이다. 채색다항식은 꼭지점과 변으로 이뤄진 그래프에 색을 칠할 때 이웃하는 면은 서로 다른 색으로 칠한다고 할 때 n개 이하의 색만 써서 칠하는 방법의 수를 나타낸 것이다. 중고등학교 수학 교과서에 나오는 ‘쾨니히스베르크에 있는 다리 7개를 반드시 한 번씩만 건너서 모두 지날 수 있는가’라는 문제와 같다. 허 교수는 조합론 문제를 1차, 2차, n차 다항식으로 표현되는 대수기하학으로 풀어낸 것이다. 세계적인 수학자 반열에 오른 허 교수가 처음부터 수학을 잘 했던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 2학년 끝날 때가 되서야 구구단을 겨우 외우고 아버지인 허명회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가 수학문제집을 풀라는 숙제를 내니 답지를 보고 베끼다가 혼나서 수학을 포기하기까지 했다. 어머니인 이인영 서울대 노어노문학과 명예교수가 알파벳을 가르치다가 포기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시인을 꿈꾸며 고등학교를 중퇴해 검정고시로 대학을 입학했다.대학 물리천문학부에 입학했지만 세계적인 과학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장래 희망을 과학기자로 바꿨다. 허 교수는 미국 시민권자로 군대를 면제받았지만 F학점이 너무 많아 6년만에 학교를 졸업했다. 1990년대 국내에서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던 필즈상 수상자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의 자서전 ‘학문의 즐거움’을 읽고 감동을 받았던 허 교수는 학부 4학년 때 서울대 초빙석좌교수로 온 히로나카 교수의 강의를 듣고 전공을 수학으로 바꾼 ‘늦깎이 수학자’이다. 허 교수는 서울대 수학과 석사과정을 마치고 지도교수인 히로나카의 조언으로 박사과정 유학을 위해 미국의 대학 12곳에 지원했지만 11곳에서 떨어지고 히로나카 교수 추천서 덕분에 일리노이대에만 겨우 합격했다. 허 교수는 박사과정 1학년 말에 ‘리드 추측’을 증명했지만 자신이 푼 문제가 유명한 수학 난제였다는 것도 몰랐다는 사실도 유명하다. 엄상일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교수는 “허 교수는 조합수학 분야의 오랜 난제들을 해결한 것도 좋지만 그 추측들을 해결할 때 다른 사람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한 대수기하학을 통한 접근방법을 제시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허 교수의 수상은 오히려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 빙하 녹고 경작지 줄고 … 서유럽에 닥친 최악 이상 기후

    빙하 녹고 경작지 줄고 … 서유럽에 닥친 최악 이상 기후

    적어도 등반객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탈리아 알프스 산맥의 빙하 붕괴 사고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 서유럽 지역이 겪고 있는 최악의 이상기후가 낳은 비극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빙하가 녹고 강이 바닥을 드러내는 등, 지난 겨울부터 이어진 가뭄과 올 여름 극심한 폭염의 여파가 가시적으로 드러나며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7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북부 에밀리아로마냐주 등 포강(Po river) 주변 5개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탈리아 북부를 관통하는 650㎞ 길이의 포 강 일대에서는 이탈리아의 농작물 생산량의 30%가 재배되는데, 지난 겨울 강설량이 급감하면서 강으로 물이 흘러내리지 않아 지류가 마르고 이로 인해 농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형식적 절차를 건너뛰고 물 배급제와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된다. 또 가뭄 피해 농가 등의 지원에 3800만 달러(492억원)를 투입한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3일 빙하 붕괴 사고가 발생한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산맥 마르몰라다산의 현장을 찾아 “이번 비극은 확실히 환경 악화와 기후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가 이뤄질 수록 빙하가 녹아내리는 사태가 빈번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위스 로잔대 자크 무레이 박사는 “기온이 높아질수록 빙하의 강도가 약해져 균열이 생기고 물이 녹아 바위까지 다다르면 빙하가 미끄러진다. 기후 변화는 이미 등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스페인과 포르투갈 일부 지역이 40도가 넘는 폭염에 신음하는 가운데 이베리아 반도가 1200년 만에 가장 건조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저널에 발표된 논문 ‘지난 1200년 동안 전례가 없었던 아조레스 고기압의 팽창’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이 이베리아 반도의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아조레스 고기압에 대해 기원전 850년부터의 데이터를 컴퓨터 모델로 분석한 결과 고기압의 팽창 주기가 1850년부터 급격하게 짧아졌다. 이로 인해 이베리아 반도에 폭염과 가뭄이 빈번해지면서 이베리아반도 전역의 포도 재배 지역이 2050년까지 25%에서 많게는 99%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논문은 내다봤다.
  • 한국 최초 ‘수학계 노벨상’…허준이 교수는 누구

    한국 최초 ‘수학계 노벨상’…허준이 교수는 누구

    허준이(39.June Huh)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가 5일(현지시간) 필즈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 수학자로는 최초 수상으로, 이전까지 한국계나 한국인이 이 상을 받은 적은 없었다. 허준이 교수는 이날 국제수학연맹(IMU)이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학교에서 연 시상식에서 필즈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936년 제정된 필즈상은 4년마다 수학계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고 앞으로도 업적을 성취할 것으로 보이는 40세 미만 수학자에게 주어지는 수학 분야 최고의 상으로, 아벨상과 함께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40세 이하라는 조건상 1983년생인 허준이 교수는 이번이 필즈상을 탈 마지막 기회였다. 이날 시상식에선 허 교수 외에 3명이 공동 수상했다. 수상자 중에는 우크라이나의 마리나 비아조우스카도 포함됐다. 비아조우스카는 필즈상 사상 두번째 여성 수상자다. 수상자에게는 금메달과 함께 1만 5000 캐나다 달러(약 1500만원)의 상금을 준다.  허준이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출생해 국적은 미국이다. 허 교수 아버지는 고려대 통계학과 허명회 명예교수, 어머니는 서울대 인문대학 노어노문학과 이인영 명예교수다. 시인 꿈꾸며 자퇴…과학상 휩쓸어 허준이 교수는 서울 방일초등학교, 이수중학교, 상문고등학교(중퇴) 등 국내에서 초중고를 나왔다. 고등학교 때 시인이 되고 싶어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보았던 일화는 유명하다. 2007년 서울대 수리과학부 및 물리천문학부 학위를, 2009년에는 같은 학교에서 수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으로 건너간 허 교수는 2012년 박사 과정을 이수하고 있던 대학원 시절 50년 가까이 지구상 누구도 풀지 못한 수학계의 난제였던 ‘리드 추측’을 해결해 스타로 떠올랐다. 리드 추측은 1968년 영국 수학자 로널드 리드가 제시한 조합론 문제다. 또 다른 난제인 ‘로타 추측’도 풀어내 ‘블라바트니크 젊은 과학자상’(2017) ‘뉴호라이즌상’(2019) 등 세계적 권위의 과학상을 휩쓸었다. 로타 추측은 1971년 미국 수학자 잔 카를로 로타가 제시한 난제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고 학술상인 호암상도 받았다. 지난해 프린스턴대에 부임하기 직전엔 6년간 프린스턴 고등연구소(IAS) 장기 연구원과 방문 교수로 있었다. IAS는 아인슈타인 등 세계 최고 지성이 거쳐 간 곳이다. 2020~2021년엔 스탠퍼드대 교수로도 있었다. 한국 고등과학원(KIAS) 석학교수이기도 하다.
  • 몬트리올 심포니 “다양한 음식 맛보듯 다양한 음악을...오마카세 같은 무대”

    몬트리올 심포니 “다양한 음식 맛보듯 다양한 음악을...오마카세 같은 무대”

    “저희는 다양한 음식을 맛보듯 각국의 다양한 음악을 추구합니다. 이번 공연은 관객 여러분께 제공하는 ‘오마카세’(주방장에게 일임한 특선 메뉴) 같은 무대라고 할 수 있죠.” 캐나다를 대표하는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14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라파엘 파야레(42) 음악감독은 5일 첫 공연에 앞서 서울 강남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는 7년 만의 내한인데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관객들과 함께 만나고 호흡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특권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1989년 이래 네 번째 내한 공연을 펼치는 몬트리올 심포니는 이날 서울 롯데콘서트홀을 시작으로 6일 서울 예술의전당, 7일 대구콘서트하우스, 8일 통영국제음악당으로 투어를 이어 간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물류 대란’ 속에서 이번 내한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공연을 주최한 인아츠프로덕션의 박준식 이사는 “아시아 투어는 통상 4~5개 국가를 대상으로 하지만 이번 투어는 한국에서만 진행된다”고 귀띔했다. 파야레 감독도 2020년 몬트리올 심포니 취임 이후 첫 해외 투어인 만큼 심사숙고를 거듭해 라벨의 ‘라 발스’, 드뷔시 ‘바다’, 말러 교향곡 5번,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및 바이올린 협주곡 등을 선보인다. 그는 “특히 ‘라 발스’와 ‘바다’는 몬트리올 심포니의 DNA를 보여 주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파야레 감독은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빈민가 아이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가르치는 모국의 음악 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를 통해 음악에 입문했다. 경제학자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가 1975년 만든 ‘엘 시스테마’는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더블베이스 연주자 에딕슨 루이즈 같은 세계적 음악가를 배출했다. 그는 “음악이 특권층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생각을 바탕에 둔 엘 시스테마는 노력과 헌신·열정적 훈련을 알게 해 주고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세대의 음악가를 키우려면 아이들이 계속 음악의 꿈을 꿀 수 있게 해 줘야 한다”며 “지난 7년간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모국을 방문하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해 도우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5일과 6일 공연에서 각각 피아노와 바이올린 협연을 맡은 선우예권(33)과 힐러리 한(43)도 이날 자리를 같이했다. 한은 무대 위에서의 냉정하고 치밀한 연주로 ‘얼음공주’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3년 만에 한국을 찾은 그는 “이제 공주가 아닌 ‘여왕’으로 불러 달라”며 웃음을 유발한 뒤 “한국 관객은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어 한국에 올 때마다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선우예권은 “팬데믹 시기 음악을 통한 인간적 교류의 중요성을 많이 깨달았기에 오늘 공연이 더욱 감사하고 기쁘다”고 했다. 그는 최근 같은 콩쿠르에서 우승한 임윤찬에 대해 “대회 전부터도 잘 알던 사이였고, 우승 이후 개인적으로도 축하 인사를 했다. 연주가 매우 인상 깊었고, 우승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미래가 더 기대된다”고 극찬했다.
  • 성폭행 임신한 10세 소녀, 낙태 금지에 이웃 주에 도움 요청

    성폭행 임신한 10세 소녀, 낙태 금지에 이웃 주에 도움 요청

    50여 년간 미국 여성들의 낙태권을 보호하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이 최근 연방대법원에 의해 뒤집힌 가운데 성폭행을 당해 임신한 10세 소녀가 낙태 수술을 못 하는 상황이 처했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및 미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의 산부인과 인사인 케이틀린 버나드 박사는 오하이오주의 동료 의사로부터 낙태 수술을 도와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보도에 따르면 오하이오주의 의사는 성폭행으로 임신한 10살 소녀 환자의 낙태 수술을 준비하던 도중 더이상 수술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 연방대법원 결정 직후 오하이오주에서 6주 이후 낙태 금지령이 발효됐기 때문이다. 오하이오주 법무장관 데이브 요스트는 태아의 심장 활동 후 낙태를 금지하는 2019년 주법이 발효되도록 요청했고 그것은 몇 시간 만에 현실화됐다. 당시 10세 소녀는 임신 6주를 갓 넘긴 상태였다.인디애나주의 한 낙태 클리닉에는 최근 오하이오주와 켄터키주의 임신부들로부터 엄청난 양의 낙태 문의가 쏟아졌다. 이웃한 켄터키주에서는 낙태를 금지하는 주법이 발효된 후 낙태 수술을 하는 업체들이 잇따라 문을 닫았다. 그러나 인디애나주에서도 낙태 금지가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 오는 25일 관련 특별 회의가 예정돼 있고, 이 회의에서 논의 후 이르면 이달 안에 자체 낙태법을 통과시킬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 [여기는 중국] 과학 천재의 엽기행각..中 박사 女동료 물컵에 정액 넣어

    [여기는 중국] 과학 천재의 엽기행각..中 박사 女동료 물컵에 정액 넣어

    중국 과학 분야 최고 학술기구이자 공산당 과학 분야 최고 자문기구인 중국과학원 소속 연구원이 자신의 정액을 동료에게 먹이려 한 엽기적인 혐의로 붙잡혔다.  중국 매체 펑파이신원은 최근 중국과학원 상하이 유기화학연구소에 소속된 한 연구원이자 박사 과정의 이 남성은 여성 동료가 마시던 물컵에 자신의 정액을 넣은 것이 적발돼 관할 구치소에 수감됐다고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사건은 사건이 있었던 지난 30일 당일 한 익명의 누리꾼이 연구소에서 촬영된 폐쇄회로cctv를 증거로 남성의 엽기적인 행각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기 이전에도 여성 연구원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마시고 있었던 물컵 안에 의심스러운 물체가 떠다니는 것을 수차례 목격했던 동료들이 이 같은 일이 수일에 걸쳐 반복되자 실험실 내부에 소형 cctv를 설치해 범인을 붙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설치한 cctv 영상 속에는 남성 연구원이 준비해온 정액을 여성들의 물컵에 넣는 범행 전 과정이 촬영됐다.  엽기적인 행각을 벌인 가해 남성은 상하이 경찰이 붙잡아 형사 구류된 상태다.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문제의 남성이 중국 과학계 최고의 학술 기구에 소속된 인재였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 사건을 계기로 학문에 대한 천재성과 인간의 본성이 반드시 연관되지 않았다는 것이 증명됐다”면서 “비록 내 주변에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많은 친구들이 있지만 이런 악행은 차마 저지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대학 입시에서 도덕, 윤리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높은 수준을 가진 집단에 속한 인물 중에 이런 더러운 행각을 벌이는 자들이 출현한 것”이라면서 “학문적인 우수성으로 도덕적인 잣대를 측정할 수 없는 사회가 됐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엽기적인 행각이 중국에서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017년 중국 대형 마트에서 앞서 걷는 여성 고객의 등에 정액을 뿌린 뒤 도주했던 남성이 붙잡힌 사건이 공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피해자는 이 여성 뿐만이 아니었다. 사건 이후에도 이 남성은 자신이 미리 준비했던 정액을 담은 종이컵을 들고 한동안 피해 여성을 물색한 뒤, 한 여성 고객에게 접근해 정액을 뿌린 채 도주하는 행각을 반복했다.  결국 다수의 피해 여성들은 “누가 등에 끈적이는 액체를 뿌리고 도망쳤다”면서 마트 내부의 폐쇄회로cctv 확인을 요청했고 이 가해 남성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 11대 서울시의회 전반기 의장에 국민의힘 4선 김현기 의원

    11대 서울시의회 전반기 의장에 국민의힘 4선 김현기 의원

    6·1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지난 1일 출범한 11대 서울시의회 전반기 의장으로 국민의힘 4선 김현기 의원이 선출됐다. 4일 개원한 서울시의회는 이날 오후 309회 임시회를 열고 11대 의회 전반기를 이끌 의장과 2명의 부의장을 선출했다. 김 의장은 동국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고 국회의원 입법보좌관으로 일했다. 시의회에는 7대에 입성해 8·9대까지 일했으며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며 4선에 성공했다. 김 의장은 “의회는 두 바퀴의 수레이자 공동 운명체”라면서 “원칙과 상식에 입각해 의회를 운영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여야 협치를 이뤄 내겠다”고 말했다. 부의장은 국민의힘 남창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우형찬 의원이 뽑혔다. 남 의원은 9대 서울시의원으로 일한 뒤 이번 선거에서 재선했다. 방송사 PD 등을 거쳐 9대 서울시의회에 입성한 우 의원은 10·11대까지 당선되며 3선 의원이 됐다. 의장과 부의장의 임기는 각 2년이다. 11대 서울시의회는 상임위원장 선거 등 원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본격적인 의정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의석 수는 전체 112석 중 76석을 국민의힘이 차지했고, 더불어민주당이 나머지 36석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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