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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 대가야 문화재 야행 프로그램 11월 12~13일 이틀간 운영

    고령 대가야 문화재 야행 프로그램 11월 12~13일 이틀간 운영

    경북 고령군은 11월 12~13일 이틀간 ‘고령 대가야 문화재 야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29일 밝혔다. 행사 기간 오후 6시부터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과 대가야박물관,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일원에서 펼쳐질 이번 대가야 야행은 ‘고분에 걸린 달빛소리’를 주제로 모두 23개의 특색있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야경(夜景), 지산동 고분군 야경 외 3개 프로그램 ▲야로(夜路), 달빛고분산책 외 2개 프로그램 ▲야사(夜史), 가야금소리마당 외 3개 프로그램 ▲야화(夜畵), 고령갤러리 외 1개 프로그램 ▲야설(夜說), 달빛랩소디 외 2개 프로그램 ▲야식, 고령 로컬 푸드트럭 ▲야시(夜市), 夜한 포토샵 외 2개 프로그램 ▲야숙(夜宿), 월하야숙 외 2개 프로그램 등이다. 특히 ‘달빛고분산책’에서는 대가야의 역사와 지산동의 고분군의 가치를 소개해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 전통의 국악기 대가야의 가야금 선율과 힙합+K팝 댄스 콜라보레이션 공연으로 시간의 경계를 넘어 현재의 고령에서 만나는 음악 공연을 즐길 수 있다. 행사 기간 총 8곳의 프로그램 스팟에서 스탬프를 받으면 기념품을 증정 받는 스탬프 투어도 함께 진행된다. 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행사장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거리두기를 하면서 프로그램을 관람할 계획이다. 야행 행사장 입장 때는 마스크 착용 확인, 발열 체크, QR코드 인증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등 방역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군은 행사 참가자들을 위해 11월 1일부터 온·오프라인으로 사전예약을 받는다. 곽용환 고령군수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진행되는 고령 대가야 문화재 야행이 참가자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드는데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고령군관광협의회 054)950-6423, (www.yahaeng.or.kr)
  • 국내 가장 오래된 무예교과서 ‘무예제보’ 보물된다.

    국내 가장 오래된 무예교과서 ‘무예제보’ 보물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무예교과서로 알려진 ‘무예제보’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무예서로 알려진 ‘무예제보’(武藝諸譜)를 비롯해 고려·조선 시대 전적 및 불교조각, 괘불도 등 7건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무예제보’는 1598년(선조 31년) 문인 관료 한교(1556~1627)가 왕명을 받고 편찬한 무예기술에 대한 지침서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무예서다. 당시 조선은 임진왜란(1592)과 정유재란(1597) 등 일련의 전쟁을 치르면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군사훈련이 필요한 상황으로, 이를 위한 지침서 간행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에 명나라 군대의 전술을 참조해 조련술과 무기 제조법을 군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과 함께 한글로 해설을 붙여 간행한 것이 바로 ‘무예제보’다. 곤봉·방패·창·삼지창·장검 등 다양한 무기의 제조법과 조련술을 한문·한글·그림 등으로 설명했다.1598년 첫 간행된 ‘무예제보’ 초간본은 수원화성박물관과 프랑스동양어대학 두 곳에만 소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수원화성박물관 소장 ‘무예제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조선 전기 무예 관련 서적으로 희소성과 역사성을 인정받았다. 이 책은 1610년 최기남이 한글로 발행한 보물 ‘무예제보번역속집’과 1790년에 이덕무·박제가가 중심이 돼 펴낸 ‘무예도보통지’ 등 후대 무예서에 영향을 미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이외에도 문화재청은 ‘대승기신론소 권하’, ‘초조본 아비달마대비바사론 권175’, 강진 무위사 ‘감역교지’, 강릉 보현사 ‘목조문수보살좌상’, 울산 신흥사 ‘석조아미타여래좌상’, 서울 흥천사 ‘비로자나불 삼신괘불도’ 등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대구 용문사에 있는 ‘대승기신론소 권하’는 당나라 승려 법장이 저술한 ‘대승기신론소’를 저본(底本)으로 삼아 1461년 간경도감이 만든 목판으로 찍은 책이다. 대승기신론소는 1434년 제작한 금속활자인 갑인자로 1457년에 만든 책과 1528년, 1572년에 간행된 목판본 등만 있어 용문사 소장본이 유일한 1461년 목판본으로 알려졌다.‘초조본 아비달마대비바사론 권175’는 11세기에 완성된 고려 초조대장경 중 200권으로 구성된 경전 ‘아비달마대비바사론’의 한 권이다. 소장처는 중랑구 법장사이며, 12세기 전후에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초조대장경 목판 조성 성격과 경전 유통 상황을 알려주는 유물이어서 가치가 있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 경제효과 61조원 대축제… 부산, 2030 월드엑스포 유치 총력전

    경제효과 61조원 대축제… 부산, 2030 월드엑스포 유치 총력전

    5년마다 열리는 세계 3대 메가 이벤트모스크바·로마·오데사와 4파전 될 듯 국가사업 확정… 정·재계 똘똘 뭉쳐 지원박 시장, 12월 두바이 엑스포서 교섭 활동 취업 유발 50만명·관광객 3200만명 효과마이스 산업 도시로 브랜드 가치 향상 기대“미래세대를 위한 2030부산세계박람회(이하 월드엑스포 ) 반드시 유치하겠습니다.” 부산시는 28일 부산의 위상을 한 단계 상승시킬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시정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5년마다 열리는 월드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메가 이벤트 가운데 하나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범정부유치단장인 유명희 외교부 경제통상대사는 6월 23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국을 방문, 유치신청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박 시장은 “부산세계박람회는 대한민국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는 물론 부산의 현안을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엑스포 유치는 부산의 문제가 아닌 국가 행사인 만큼 유치에 성공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내년 9월 현지실사 거쳐 2023년 후보 결정 월드엑스포 후보 도시는 내년 9월 BIE 현지 실사를 거쳐 2023년 상반기에 결정된다. 우리나라가 월드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면 세계 12번째, 아시아에서는 4번째 등록엑스포 개최국이 된다. BIE는 1928년에 프랑스 파리에 설립됐으며 현재 회원국은 170개이다. 우리나라는 1987년 BIE에 가입했다. 부산시는 2014년 유치 추진 방안을 수립했으며 2019년 5월 국무회의에서 국가사업으로 확정됐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공식 유치 의향을 표명했다. 2030세계박람회에는 러시아 모스크바, 대한민국 부산,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 등 4개 도시가 출사표를 던졌다. BIE는 후보 도시들이 최종 확정되면 내년 현지 실사를 거쳐 2023년 회원국들의 투표로 개최지를 뽑는다. 개최국은 부지만 제공하고 참가국이 자비로 국가관을 짓는다. 이탈리아는 1906년과 2015년 밀라노에서 두 차례 월드엑스포를 개최했다. 러시아는 이번이 4번째 도전이다. 이들 경쟁국을 제치고 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의 유치 열망 결집과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부산시에서는 지역 차원의 유치 분위기 조성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유치 열기를 확산해 나가는 데 힘쓰고 있다. 엑스포 유치 사업이 국가사업으로 확정됨에 따라 정부 차원의 지원도 본격화하고 있다. 6월 11일 ‘2030부산세계박람회’ 민간유치위원장으로 김영주(전 산업자원부 장관) 전 한국무역협회장이 선출됐다. 국내 5대 그룹 중심 재계 총수가 부위원장으로 참여해 힘을 보탠다. 유치위원장은 재계의 유치활동 지원,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 등 조정 역할을 맡는다. 국내 5대 그룹 총수는 유치활동 지지와 세부 실행 영역을 담당한다. 정부와 부산시, 재계가 참여하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거버넌스형 유치위원회’도 지난 7월 13일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이달 말쯤 정부유치위원회 발족에 이어 하반기에는 국회 유치 특별위원회도 구성되는 등 범국가적 유치 추진체계가 완료될 예정이다.●市의장·경제부시장 등 해외 홍보 총출동 전국 16개 시도지사와 시도의회, 부·울·경 경제계 등도 범 국민적 유치 지지 열기 조성을 위해 지난 8월과 9월 잇따라 유치 지지 공동선언문을 채택하는 등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부산시는 정부·유치위원회·코트라와 함께 2020두바이엑스포 개최 기간을 활용해 본격적인 해외 홍보에 나선다. 두바이엑스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1년 연기된 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제벨알리에서 지난 1일 개막해 내년 3월 31일까지 6개월간 열린다. 192개국 3000여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열려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3일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정욱 2030부산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 사무총장, 신상해 부산시의회 의장, 김윤일 부산시 경제부시장 등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림 빈트 이브라힘 알 하시미 아랍에미리트 외교·국제협력부 특임장관 겸 2020두바이엑스포 조직위원장을 면담하고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지지해 달라고 부탁했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12월 지역 경제사절단과 함께 두바이를 방문, 교섭 활동을 펼친다. 부산시와 정부는 두바이엑스포를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의 주요 홍보 무대로 보고 정책 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할 계획이다. 한국관(지상 4층, 지하 1층 구조)은 행사장 내 4651㎡ 부지에 마련됐다.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프랑스에 이어 다섯 번째로 면적이 크다. 두바이 한국관에는 부산엑스포 홍보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관은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한국의 첨단기술과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김윤일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이번 방문은 대한민국과 부산이 지닌 가치, 기술 등을 어떻게 보여 줄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는 시간이었다”며 “내년 하반기에 예정된 BIE 현지 실사 준비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8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부산시 등이 주최하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제8회 국제콘퍼런스가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라는 주제로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가덕신공항 조기 건설 등 인프라 확충 과제 부산시가 성공적으로 엑스포를 유치하려면 해결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후보지 확보다. 엑스포 개최 예정지는 북항 재개발 1단계 부지 일부와 2단계(자성대 부두) 부지, 감만부두 등이 포함된 북항 일대 지역이다. 항만친수공간, 오페라하우스, 랜드마크 등이 들어서는 1단계 구간은 내년에 기반시설 준공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성공하면 2030년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6개월간 부산북항 일대에서 열린다. 반면 엑스포부지 대부분을 차지하는 북항 2단계 구간은 예비 타당성 통과 및 기간 단축이 필요하다. 시는 2030년 준공 목표로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정부와 긴밀한 협력을 해 나갈 방침이다. 엑스포는 국내외 관람객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만큼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공항이 필요하다. 현재의 김해공항시설은 엑스포 항공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참가 예상국은 160개국에 이르는데 김해공항까지 직항노선을 갖춘 나라는 고작 13개국에 불과하다. 항공편 등 공항 인프라는 엑스포 개최 지역 결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국인 러시아 모스크바 예정부지도 브누코보 국제공항과 인접했다. 시는 이를 근거로 가덕신공항 조속 건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시는 내년 3월 국토부의 사전타당성 조사가 마무리되면 기재부 예타 면제, 설계와 시공을 병행하는 패스트 트랙 방식으로 공항건 설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부산시는 월드엑스포가 유치되면 글로벌 해양도시 부산을 전 세계에 알리고 북항 일대 등 원도심을 비롯해 지역경제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엑스포를 위해 만든 각종 조형물과 기념관, 박물관, 대규모 전시컨벤션 시설 등은 계속해서 관광명소로 활용할 수 있어 마이스(MICE) 산업 도시 부산의 브랜드 가치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에 따르면 엑스포를 유치하면 생산유발 효과는 43조원, 부가가치유발 효과는 18조원, 취업유발 효과는 50여만명으로 추정된다. 또 6개월 동안 3200만명 이상의 국내외 관람객과 61조원에 달하는 경제 파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엑스포에서 선보이는 새 제품, 발명품은 전 세계로 확산하고 행사가 오랜 기간 열리면서 기업들을 널리 알릴 기회를 제공한다.
  • 광명에 국내 첫 국립소방박물관 2024년 준공

    광명에 국내 첫 국립소방박물관 2024년 준공

    국내 첫 국립소방박물관이 2024년 까지 경기 광명시에 건립된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임오경 국회의원, 신열우 소방청장, 정문수 LH공사 광명시흥사업본부장과 함께 국립소방박물관 부지 현장을 점검했다고 29일 밝혔다. 국립소방박물관은 광명시가 소방청과 공동으로 광명동 산127번지 일대에 국비 370억원 등 총 400억원을 투입해 지상2층 연면적 5000㎡ 규모로 건립한다.박물관에는 국내 소방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 장비, 조직, 디지털영상관, 교육, 연구시설, 정보관 등이 들어선다. 정보관에서는 소방산업의 육성, 소방공무원 채용정보, 소방학술자료 등을 제공해 소방관 취업준비생과 소방산업 종사자들에게 필수 방문지가 되도록 할 계획이다. 앞서 소방청은 2018년 박물관 건립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통해 광명동을 최적지로 선정했다. 광명시는 박물관 부지에 있는 묘지를 95% 이전 했으며, 나머지 5%의 분묘는 내년 11월 예정된 공사 착공에 차질이 없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국립소방박물관이 지난 과거를 단순히 보여주는 박물관이 아니라 미래의 첨단기술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살아있는 박물관이 되도록 행정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설적인 인디언 추장 머리칼 4㎝에서 유전자 추출해 증손자 확인

    전설적인 인디언 추장 머리칼 4㎝에서 유전자 추출해 증손자 확인

    1876년 리틀 빅혼 전투에서 1500명의 아메리칸 원주민 전사들을 이끌어 조지 암스트롱 커스터 중령이 이끄는 미국 제7기병대를 섬멸한 전설적인 추장 ‘시팅 불’이 남긴 머리카락 덕분에 사우스 다코타주에 사는 증손자가 그의 후손임이 증명됐다. 과학자들은 워싱턴 DC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보관돼 있었던 시팅 불의 머리카락 샘플에서 DNA를 추출해 어니 라포인테(73)가 그의 핏줄임을 확인했다고 영국 BBC가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번 연구는 오래 전 세상을 등진 이의 DNA 조각으로도 가계도와 혈연 관계를 분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역사적 유물로도 현재를 살아가는 후손을 확인할 수 있는 문을 열었다는 것이다. 서부 시대의 전설적인 무법자 제시 제임스가 러시아 차르를 배출한 로마노프 왕가의 후손이란 얘기가 맞는 얘기인지 검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라포인테는 로이터 통신에 “이번 DNA 연구는 증조할아버지와 나의 관계를 확인하는 또다른 방법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한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우리 조상과 나의 관계를 의심스러워했다. 이런 사람들은 어쨌거나 고통을 가할 뿐이며 이번 연구 결과도 역시나 의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통해 시팅 불의 증손자란 그의 주장을 믿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루드벡 재단 유전센터의 에스케 윌러슬레브 소장이 이끈 연구진은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다. 이 방법은 머리카락에서 검출한 유전자 조각, 상염색체(常染色體, autosomal, 보통염색체라고도 불림) DNA를 기반으로 하는 방법인데 이렇게 완성하는 데만 14년이 걸렸다고 방송은 전했다. 지금까지는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만 전달되는 Y염색체 내 특정 DNA를 비교하거나, 어머니로부터 딸에게 이어지는 미토콘드리아 내 DNA를 비교하는 방식이었다. 라포인테는 외증손자이고 자매만 셋 있고 외동아들이라 Y염색체나 미토콘드리아 내 DNA를 이용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했다. 이번에 개발된 상염색체 DNA를 이용한 방식은 부모로부터 절반씩 물려받기 때문에 외증손자라도 유전자 비교를 통해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윌러슬레브 소장은 수족(다코타족)의 일파인 테턴족의 추장으로서 수족을 떨쳐 일어나게 만들어 북아메리카 대평원을 백인의 침탈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일전을 벌인 시팅 불 얘기에 어릴 적부터 매료돼 10년 전 라포인테에게 이렇게 조상을 확인하는 방법을 제안했다고 했다. 시팅 불의 스카프 록(scalp lock, 인디언들이 머리 가죽에 저항과 도전의 의미로 남긴 한줌의 머리털)은 2007년 스미소니언 박물관이 라포인테에게 반환했다. 그러나 스카프 록을 넘기기 전에 라포인테는 윌러슬레브에게 무당이 주관하는 행사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시팅 불의 영혼이 윌러슬레브의 연구에 축복을 내리도록 간구하는 자리였다. 라포인테는 시팅 불의 영혼이 시키는 대로 스카프 록의 대부분을 태웠지만 딱 4㎝만 남겨 연구진에게 넘겼다.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혁신적인 방법을 개발할 수 있게 했다고 윌러슬레브는 말했다. 라포인테는 증조외조부의 묘를 옮기고 싶어했는데 이번에 외증손자임이 증명됨으로써 그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원주민 언어로 타탄카 이요탄카로 불린 시팅 불은 리틀 빅혼 전투에서 커스터 중령이 이끄는 다섯 연대를 초토화했다. 이 참패에 자극 받은 미국 군대가 인디언 소탕에 박차를 가하고 들소들을 학살해 먹을 것이 없어 여러 부족이 투항하자 시팅 불은 캐나다로 옮겨 계속 항전 의지를 불태웠으나 캐나다도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굶주림 때문에 항복하고 말았다. 그가 춘, 이른바 영혼의 춤 때문에 투항했던 부족들 사이에서 소요가 잇따르자 미국 정부는 그를 어떻게든 제거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인디안 경찰”이었다. 시팅 불은 1890년 이들에게 붙잡혔고, 인디언들의 구출 시도에 앞서 이들의 총탄에 스러지고 말았다.
  • [거리 미술관]21. 행복한 순간

    [거리 미술관]21. 행복한 순간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미국의 코미디 영화 시리즈가 있었다. 뉴욕 맨허튼에 있는 미국 자연사 박물관의 전시물들이 밤이 되면 살아나 시·공간을 거스른채 종횡무진한다. 구경하기에 재미없고 딱딱할 수 있는 박물관에 대한 인식을 즐겁고 신나는 공간으로 바꾼 기억에 남는 영화였다. 5000년 역사를 간직한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은 어떨까? 관람목적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벼운 마음으로도 찾아볼 만한 하다. ‘사람, 숫자 : 인구로 보는 한국현대사’라는 특별전이 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는 지난 8월 20일부터 시작해 다음달 21일까지 이어진다. 가족계획 포스터, ‘가정의 벗’ 창간호 등 258건 300점의 전시자료를 통해 인구변화와 삶의 변화를 시기별로 살펴볼 수 있다. 또 하나 볼거리는 박물관 앞 조각작품들이다. 벤치에 마주 앉아 사랑을 속삭이는 젊은 남녀, 함께 자전거를 타며 행복해하는 나들이 가족, 두 손을 하늘로 치켜든 아들을 목말 태운 아빠가 빨간 스카프와 하트를 날리며 엄마에게 달려가는 모습 등 정겨운 조각작품들이다.모두 김경민(49) 조각가의 작품이다. 역사박물관은 인구 특별전 취지에 부합하는 조형물로 가족을 테마로 작품활동을 해온 김 작가에게 작품 설치를 의뢰했다. 조각품들은 인구 특별전이 끝나도 연말까지 계속 볼 수 있다. 작품은 모두 청동을 재료로 해 우레탄 도장처리를 했다. 김 작가는 주부작가다. 아이 셋을 키우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자연스레 자신이나 아이 등 가족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나온다. “일산 호수공원에서 아이들과 자전거를 즐겨 탔다”는 김 작가는 자전거를 타고 즐겨워하는 가족 나들이 작품을 특히 좋아한다. 김 작가가 그려낸 인물은 모두 늘씬한 몸매에 경쾌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그는 “예술이 관람객들에게 사회 이슈를 소재삼아 무거운 테마를 던지는 것도 좋지만 어릴 때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본 한 편의 만화처럼 나의 소소한 일상이나 추억, 가치관을 그렇게 직관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자세나 바람에 뒤로 날리는 머리카락, 하늘로 향한 시선 등은 그의 꾸밈없는 일상의 증표들인 셈이다. 조각 속 남녀가 모두 날씬한 것은 의도한 것인지 궁금했다. “초기 때보다 사람형체가 가늘어지고 길어진 건 발레리나들이 무용할 때 몸동작으로 언어를 표현하듯 저도 형태를 통해 표현하려다 보니 자연스레 그렇게 된 것같다. 손 끝, 발 끝에 감정을 담아내려고 했다“고 말한다. 유독 발이 크게 보인다고 하자 “예술의 대중화를 위해서였다”고 말문을 연다. “중세시대 때부터 내려온 서구 상류사회의 특권으로서의 예술에 공감하기 힘들었다”는 그는 “비싼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있는 갤러리의 문턱을 없애듯 작품을 길바닥에 툭 내려 놓고 싶었다. 좌대도 없애고 싶었다. 작품의 무게중심을 고려해 발을 크게 만든 측면도 있지만 예술이 대중화됐으면 좋겠다는 의도가 커다란 발에 담겨 있다”고 덧붙인다.코로나 방역 규제로 사람간 소통은 뜸해지고 삶은 지쳐만 간다. 이럴수록 소소한 일상에서 가족과 사랑의 소중함을 확인하며 재충전을 할 필요가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나들이를 가보자. 1970년대 영상이나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사진 등 인구 특별전시물은 물론 김 작가의 조각작품도 우리의 삶을 반추해볼 수 있는 기록들이다.
  • ‘일본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3년…사과 받지 못한채 떠나는 피해자들

    ‘일본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3년…사과 받지 못한채 떠나는 피해자들

    “많은 피해자분들은 병마와 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분들이 돌아가신다고 해서 일본 강제 동원 문제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28일 서울 용산구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 기자회견에서 이국언 근로정신대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판결을 확정한 뒤 3년이 흘렀다. 전원합의체는 이춘식(97)씨 등 4명이 신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대해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원이 소멸되지 않았다”고 봤다. 그러나 일본 기업들은 판결을 이행하지 않았다. 고령의 피해 생존자들은 세상을 떠나고 있다. 근로정신대 소송 원고 5명 가운데 2명은 사망했고, 나머지 3명의 피해 생존자는 90대다. 2018년 확정판결을 받은 사건에서도 이춘식씨를 제외한 3명의 원고는 소송 도중 사망해 최종 판결을 직접 보지 못했다. 피해자 대리인 임재성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3년이 지났지만 강제동원을 사죄하고 배상하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그대로 하는 게 안타깝고 답답하다”면서 “일본 정부와 기업의 태도는 무시를 넘어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한국 정부가 원고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고 나중에 일본 측에 청구하는 대위변제안에는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6일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주일대사관 국정감사에서 대위변제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임 변호사는 “피해 당사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대위변제는 사실상 판결을 무효화시키려는 방안으로 불가능하다”면서 “피해자들은 압류나 강제집행이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기업들과 같이 협의하고 피해자들이 과거에 겪은 피해와 고통을 인정받고 배상받기를 희망하다”고 밝혔다.
  • [서울포토]‘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3년 피해자 및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서울포토]‘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3년 피해자 및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28일 서울 용산구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3년 피해자 및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2021. 10. 28
  • 39대1… 달고나 뽑기·딱지치기 나선 뉴요커

    39대1… 달고나 뽑기·딱지치기 나선 뉴요커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일대에서 달고나 뽑기, 딱지치기 등 드라마에 나온 게임을 하는 행사가 열렸다. 한국관광공사 뉴욕지사가 주최한 이 행사의 참가인원은 80명으로, 신청 기간 1주일 만에 몰린 3114명 중 39대1의 경쟁률을 뚫은 이들이었다. 먼저 참가자들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한국관, 코리아타운, 뉴욕 한국문화원 등을 관광했고 맨해튼의 실내 행사장인 ‘스튜디오 525’로 이동해 서바이벌식으로 게임을 했다. 참가자들은 드라마와 같이 초록색 유니폼을 입었고 진행요원들도 분홍색 복장을 착용하고 얼굴에는 네모, 세모, 동그라미가 각각 그려진 마스크를 썼다. 첫 게임은 달고나 뽑기로 미국인들은 이정재가 연기한 드라마 속 인물처럼 달고나를 혀로 핥거나 바닥에 엎드린 채 바늘로 달고나를 긁는 데 집중했다. 뽑기에 실패한 이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고, 드라마 내용이 생각난 듯 “난 곧 죽을 거야”라고 말하며 웃는 이도 있었다. 이어 딱지치기는 팀 대항전으로 열렸고 앞선 두 게임을 통과한 이들은 마지막 관문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 도전했다. 규칙은 3분 안에 술래에게 들키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이었다. 이날 우승자는 뉴욕에 사는 한 남성으로 한국 왕복 항공권을 받았다. 박재석 관광공사 뉴욕지사장은 “미국 내 ‘오징어 게임’ 열풍을 실감할 수 있었다”며 “드라마로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호기심이 높은 상황에서 미국인들에게 한국 관광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려 행사를 열었다”고 말했다.
  • 전주는 멋있다…전주는 맛있다

    전주는 멋있다…전주는 맛있다

    전북 전주 한옥마을. 아, 듣기만 해도 얼마나 예스럽고 고즈넉한 곳인가. 가을과도 딱 어울린다. 단청에 익숙하기 때문일까. 가을 단풍의 색은 전주의 고옥(古屋) 느낌을 그리도 닮았다. 한옥마을. 전국에 한옥들이 모여 있는 곳은 많다. 예전부터 내려오던 곳도 있고 새로 조성한 곳도 많다. 서울만 해도 북촌과 남산골, 익선동, 은평에 한옥마을이 있다. 대구 옻골, 달성한옥마을과 대전 이사동, 강원 강릉 오죽과 왕산, 고성 왕곡마을, 충북 청주 오창, 충남 아산 외암, 경북 경주 교촌과 송림,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양동마을, 안동 하회마을, 전남 순천 낙안읍성, 영암 구림마을 등 한옥마을이야 전국에 수두룩하다. 그럼에도 전주 한옥마을이 가장 특별한 이유는 전주라는 큰 도시의 도심 한복판에 있기 때문이다. 기와 처마가 이리저리 이어진 곡선이 마음에 편안함을 준다. 그 아래 숨어 있는 골목이야말로 전주한옥마을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리저리 돌다 갑자기 끊기는 막다른 골목을 어디 요즘 사방격자 도시에 익숙한 도시인들이 알겠나? 차 한 대 들어가지 못할 만큼 좁은 골목은 상상조차하기 어려운 세대들도 이 ‘불편한’ 마을을 찾아온다. 전주 한옥마을이 가진 저력이다.●경기전~전주향교~한벽당~전동성당 ‘쉼’있는 마을 통칭 한옥마을이라 부르지만 행정구역상 명칭은 전북 전주시 완산구 교동과 풍남동이다. 인근 구도심과 함께 전주 역사문화벨트에 속한다. 경기전을 끼고 전주향교, 한벽당, 전동성당을 품은 이 평평하고 너른 마을을 오목대와 이목대가 둘러쌌다. 그 간극을 길게는 100여년 가까운 한옥 고택들이 채우고 있다. 실핏줄 같은 골목이 이들을 연결하니 비로소 마을 자체가 숨을 쉰다는 느낌을 준다. 곳곳에 나지막한 담장과 그 위로 삐죽 튀어나온 기와집 처마들이 옆집과 파도처럼 줄줄이 이어진다. 자고 일어나면 수직과 수평으로 이뤄진 직선의 세상에서 살다 온 이들에겐 그 얼마나 생경한 풍광일까.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곡선미를 자랑하는 한옥 지붕 아래서 대대로 살아온 우리에겐 정말 숨통이 트이는 ‘곡선 처방’이다. 수직 스트레스에 대한 ‘백신’ 같은 곡선을 눈으로 받아 마음에 항체를 형성한다. 전주 한옥마을에 찾아가면 아직 잔여 백신이 잔뜩 남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한옥마을엔 한복을 입은 이들이 한가득 골목을 메우며 용의 눈에 점을 찍는다. 가을 노염을 피해 곡선 처마 아래 몸을 숨긴 한복 차림의 젊은 관광객들. 길을 걷는 양반님네 행차, 추노꾼과 함께 꼬치구이를 사 먹는 관기(官妓) 차림까지 있다. 물론 현대화된 것도 있고, 저승사자인지 군관인지 정체(신분)를 알기 어려운 차림새도 섞였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 곡선 거리에 곡선 옷이 다닌다. 또 한 차례 눈이 쉬어 가는 순간이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 길도 넓히고”(새마을운동 노래 2절) 근대화 시절, 개발은 절대 미덕이었다. 철근 콘크리트 앞에서 기와 역시 적폐였다. 만지면 손을 벨 만큼 반듯반듯한 직선의 교차 속에 대한민국의 ‘새마을’이 곳곳에 들어섰다. 이후 최근까지 거침없이 줄곧 이어진 신도시와 부동산 개발 열풍 덕분에 모든 국민이 서로 비슷한 집(집값은 아주 다르지만)에서 살게 됐다. XY좌표로 아파트를 표시해도 되고 몇 열의 몇 번째로 집을 지목하는 콘크리트의 매트릭스에 길들여졌다.●일제와 개발 맞서 100여년 전통 지킨 전주의 힘 그런데 어떻게 전북의 중심지 전주에는 이런 한옥마을이 오롯이 남았을까. 전통과 옛것을 소중히 여기는 전주 시민의 성향이 이를 지켜낸 것이다. 서울을 비롯한 모든 중세 및 근대도시에도 한옥마을이 있었지만 교조적 개발주의의 광풍에 휩쓸려 사라지고 말았다. 을사늑약(1905년) 이후 일본인들이 대거 전주에 들어왔다. 전주 부성 밖에 모여 살았다. 서문 밖 전주천변에 일본인 마을이 형성됐다. 대개 이 시기의 대도시 읍성들이 그렇듯 행정 편의상 성곽이 허물어지고 풍남문만 남았다. 상업에 종사하던 일본인들이 성안으로 들어와 점포를 냈다. 다가동과 중앙동에 일본인 상가가 생겨났다. 1930년대에는 전주부성 내부 공간 역시 개발에 의해 격자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일본인들의 세력 확장에 대한 반발이 생겨났다. 전주 시민들은 슬금슬금 밀려드는 일본인 거주지 확장에 맞불을 놓을 요량으로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집을 짓고 모여들었다. 마치 테마파크에서 일부러 조성한 각각의 구역처럼 풍경이 나뉘게 됐다. 일본식 가옥촌과 한옥마을, 서양식 선교사촌으로 나뉘고 태조의 어진을 모신 조선 경기전과 비잔틴 로마네스크 혼합양식 전동성당이 맞보고 섰다. 유교의 향교와 서양식 학교도 이곳에서 한데 어우러졌다. 한옥도 양식이 혼재됐다. 성곽이 있던 태조로를 중심으로 경기전 인근의 가옥들은 일식 가옥에 조선식 기와를 얹은 혼합 양식이다. 내부 역시 중간에 복도가 있는 등 일본식 건축기법을 보여 준다. 반면 전동성당 뒤쪽 한옥과 향교 쪽 가옥들은 전통 한옥이다. 복합 한옥 공간이라 건축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곳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는 한옥마을에 사는 이들에겐 큰 갈등의 시기였다. 꽤 너른 대지에 비해 단층인 한옥 특유의 구조 탓에 공간이 부족한 데다 차량이 보급되면서 주차하기도 불편했다. 생활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혹여 이웃집 한옥이 양옥으로 개축하면 도미노가 이뤄졌다. 덩달아 화장실을 들인 개량 한옥으로 바꾸거나 번듯한 2층 양옥집을 올리는 경우도 생겼다. 비싼 기와 대신 볼품없는 플라스틱 기와로 올린 사례도 많았다.●볼거리·먹거리·놀거리… KTX 타고 청춘들 명소로 2000년대 후반 들어 한옥마을을 보존하기 위해 전주시가 정비에 나섰다. 낡아빠진 ‘양옥’을 철거하고 신축 한옥을 늘려 나갔다. 인근에 관광지가 밀집해 있는 한옥마을만 제대로 정비해도 예향 전주의 고유한 색깔을 살릴 수 있으리라 판단한 전주시의 판단은 주효했다. 주5일 근무제 시행 후 인기 관광지로 떠올랐으며 2011년 전라선 KTX의 개통으로 전주역에 고속열차가 정차하자마자 20~30대 젊은층의 최고 관광명소가 됐다. 2016년 연간 1000만 관광객을 돌파했고 여행잡지 론리플래닛에서 ‘1년 안에 가봐야 할 아시아의 10대 명소’로 전주가 선정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현재 전주시는 한옥마을에 관광트램 도입 계획을 진행 중이다.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한 관광트램은 순환선이며 교통수단이라기보다는 케이블카 같은 관광시설이다. 경기전~전동성당~전주천~전주향교~오목대 등을 찬찬히 둘러보는 노선이라고 한다. 원래부터도 전주는 ‘한’ 스타일의 도시다. 한정식, 한지, 한선(韓扇) 등 한옥 이외에도 우리 전통을 지켜온 곳이다. 또한 예(禮)를 따지며 예(藝)를 추구하는 전주 사람들의 풍류는 남달라, 다른 어느 지역의 정서와는 딱히 비교하기 어렵다. 마주치면 눈인사라도 나눠야만 할 것 같은 한옥마을의 비좁은 골목에서 자란 정(情)이 가득한 덕이다.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기도 잘한다. 가져와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전주식’으로 재해석한다. 카카오 열매를 갈아 만든 수제 초코파이가 전주에서 그리도 맛이 좋아지고, 17세기 초 지은 경기전 너머로 보이는 20세기 초의 전동성당이 퍽 어울리는 이유다. 동문 사거리에서 출발해 좁은 골목길을 걷다 보면 마음이 넓어진다. 걸음을 멈추고 칼국수, 도넛, 회오리감자, 지팡이 아이스크림, 비빔밥 크로켓(고로게) 등 주전부리를 챙겨 먹으면 위장도 커진다. 몇백 년 세월이 조성한 마을이다. 한옥마을을 지켜보는 오목대와 이목대를 살짝 다녀오면 한옥마을의 전경이 눈에 든다. 곳곳에 아기자기한 숍과 전시관, 체험관이 있어 둘러보는 데 한나절쯤은 거뜬히 걸린다. 낮 풍경도 좋지만 해질 녘부터 가랑비처럼 푸른 밤이 내리면 한옥마을이 아름다운 야경으로 갈아입는다. 고풍스러운 가로등과 담장, 기와지붕이 밤하늘과 그렇게도 어울릴 수가 없다. 특히 달이라도 활짝 뜬다면 운치가 좋아 당장 한옥 숙박을 찾아 짐을 풀고 대청마루에 앉아 달 삼매경에 빠져들고 싶다.●한옥스테이서 단청 밤풍경·풀벌레 소리와 1박2일 게스트하우스와 한옥스테이가 곳곳에 많은데 조용히 하룻밤 묵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침 가을 풀벌레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리니 뜨끈한 구들장에 몸을 누이고 단단히 여독을 풀 수 있다. 심심하면 전시관이나 숍에서 한지 공예품을 둘러보고 출출할 때 국수나 한 그릇 챙겨 먹으면 시간이 쏜살같이 지난다. 최명희문학관, 한지문화관, 강암서예관, 완판본문화관, 전통술박물관, 김치문화관 등을 둘러보면 좋다. ‘위드 코로나’로 재개되는 행사가 많다. 가끔 마당창극이나 풍물 등 공연도 펼쳐질 테니 이를 꼼꼼히 챙겨봐도 좋다. 골목 어귀에 서 있으면 왠지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이 들어 아는 사람을 만날 것 같다. 대도시 아파트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같이 느끼는 게 인지상정일 테다. 몰아치듯 다가온 가을, 날은 쌀쌀하지만 마음은 푸근하다. 졸졸 흐르는 전주천 개울을 따라 한벽루까지 걷는다. 야속한 비가 섞인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지만 한벽루 앞 평상에는 칼칼한 오모가리(민물고기 매운탕)를 앞에 두고 역시 서늘한 소주를 마시는 이들이 눈에 띈다. 도심 한복판 개천변에 평상 술판이라니. 한 상 차려 걸터앉아만 있어도 절로 흥이 나는 곳이다. 어둑해질 무렵. 어느새 나도 우리가 됐다.●50년 된 노포 갈까, 원도심 ‘객리단길’ 갈까 ‘전주에서의 밥걱정’이야 재벌과 연예인 걱정만큼 부질없다. 한정식, 비빔밥, 콩나물국밥, 피순대 등 전주 대표 메뉴부터 칼국수(베테랑분식)에 물짜장(영흥관), 석갈비 등 단품 메뉴도 한가득이다. 삼천동, 평화동, 서신동, 효자동 등에 막걸리집들이 몰려 있다. 서신동 옛촌막걸리는 내공이 보통 아니다. 바깥에 어디 방송프로에 소개된 집이라 붙여 놓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집은 미국 뉴욕타임스, 일본 NHK, 중국 CCTV 등에 나온 집이다. 체험 상차림을 고를 수 있어 막걸리를 많이 마시지 않아도 음식을 착착 내온다. 고기나 생선, 해물 반찬 등을 상이 떡 벌어지게 차린다. 삼천동 막걸리 골목 다정집은 그날 장을 봐 온 찬거리로 맛있는 안주를 내는 집이다. 관광객보다 시민들이 즐겨 찾는 집이다.거한 상차림이 싫다면 쫀득한 족발 맛집이 있다. 효자동 권씨네족발은 국내산 생족을 특제 간장에 부들부들 삶아내 족발 특유의 야들한 식감을 최대한 끌어낸 맛으로 유명하다. 취향에 따라 앞다리와 뒷다리를 고를 수 있으며 집에서 담은 깻잎지에 싸 먹으면 궁합이 좋다. 커다란 족발에 비빔막국수와 신동진흑미주먹밥을 곁들인 파티메뉴도 있어 집에서 주문해 먹기에도 딱이다.한벽루는 50년째 한옥마을 전주천변에서 오모가리탕을 줄곧 해 온 노포다. 화려한 상차림과 더불어 각종 민물고기 매운탕과 민물새우탕을 끓여 낸다. 부드러운 시래기도 넉넉히 들었고 따로 밑국물을 잡아 국물의 풍미가 좋다. 서늘한 가을 바람 불어오는 평상에 앉아 매콤시원한 탕 한 그릇에 식사를 겸해 한 잔 걸치기 딱 좋다.영흥관은 50년째 영업해 온 중식 노포다. 전주 명물인 물짜장을 잘한다. 물짜장은 춘장을 쓰지 않고 각종 해물과 채소를 전분소스로 볶아낸 면이다. 그래서 수이자장(水炸醬)이다. 매콤한 소스에 손반죽으로 쫄깃한 면을 비벼 먹으면 전주여행의 즐거움이 더하다. 바삭하게 튀겨낸 두툼한 고기 튀김에 달큼한 소스를 끼얹은 탕수육을 곁들이면 더욱 좋다.한옥마을은 풍남문 남부시장과 이어지고 또 객사길로도 이어진다. 전주 원도심 중앙 객사길은 상권이 밀집한 곳이다. 요즘은 카페와 식당이 그득한 ‘객리단길’로 불리며 한옥마을과는 또 다른 매력을 풍긴다. 전주국제영화제 거리로부터 이리저리 이어진 길에는 눈여겨 찾아볼 곳이 꽤 많다. 서울 명동처럼 이름난 국수와 보리밥을 파는 집, 메밀국수로 소문난 집, 갈비집 등 수십 년을 이어 온 노포들이 여전히 건재하고 바리스타와 소믈리에가 차린 트렌디한 커피숍과 와인 레스토랑 등이 생겨나 공존하고 있다. 전주 행원은 100년 가까운 고택 카페다. 풍남문 옆 골목에 있다. 은행나무 정원이란 뜻을 가진 행원(杏園)은 일제강점기 일본식 건축법이 녹아든 한옥이다. 따로 마당 없이 ‘디귿’ 자 건물을 짓고 중정(건물 가운데 있는 정원)과 못을 두었다. 이곳은 전주 예술인의 성지였다. 1928년 조선요리를 팔던 식도원으로 출발했지만, 요정을 거쳐 한정식집으로 운영되다 2017년 전북전통문화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카페로 바뀌었다. 행원은 전통차와 음료뿐 아니라 판소리와 국악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뒀다. 글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 세계 최초 우표 ‘페니 블랙’ 경매 나온다…예상가는 최대 96억

    세계 최초 우표 ‘페니 블랙’ 경매 나온다…예상가는 최대 96억

    세계 최초로 발행된 우표 ‘페니 블랙’이 경매에 부쳐진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페니 블랙은 12월 7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소더비 경매에 출품된다. 낙찰 예상 가격은 최소 400만 파운드(약 64억 원)에서 최대 600만 파운드(약 96억 원) 사이다. 빅토리아 여왕의 옆모습이 그려진 이 우표는 영국의 우편 제도 개혁에 관여한 스코틀랜드 정치인 로버트 월리스의 소장품이었던 1840년 4월 10일자 문서에 첨부돼 있었다. 페니 블랙은 같은 해 5월 6일 발매됐을 때 대성공을 거뒀다. 무게가 0.5온스인 편지를 전국 어디에나 1페니라는 가격에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페니 블랙은 6800만 장 이상이 팔렸다.특히 이번 경매에 나오는 페니 블랙은 첫 번째로 인쇄됐던 초판으로 A-1이라는 약자가 쓰여 있다. 이는 왕립우편협회와 영국우편협회에 의해 인증을 받은 것인데 지금까지 존재하는 초판 우표는 단 3장으로 여겨지며 나머지 2장은 영국 우정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한편 이 우표가 경매에 부쳐지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 프랑스 약탈 베냉 문화재 돌려주기 전 마지막 전시, 우리 ‘직지’는요?

    프랑스 약탈 베냉 문화재 돌려주기 전 마지막 전시, 우리 ‘직지’는요?

    프랑스가 130년 전 식민지로 경영하던 서아프리카 베냉에서 군인들이 약탈한 문화재들을 베냉에 돌려주기 전에 마지막으로 국내 전시하고 있다. 26일(이하 현지시간)부터 31일까지 파리의 케 브랑리 국립박물관에서 이들 문화재 26점을 대중에 공개한다. 이들 문화재는 프랑스가 1892년 다호메(베냉의 옛 이름) 왕국에 있던 아보메 왕궁에서 약탈한 보물들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실현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연설에서 과거사를 바로잡겠다며 아프리카 문화유산이 프랑스에 있는 것을 더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베냉 문화재 26점, 세네갈 문화재 한 점을 반환하는 법률을 만들어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검 한 자루는 미리 세네갈 육군박물관으로 돌아갔고 베냉 문화재 26점이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공식 유물 인수서는 다음달 9일 파리에서 서명된다. 며칠 뒤에 베냉으로 돌아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베냉 퀴다 역사박물관의 칼릭스테 비아 큐레이터는 “반환 절차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베냉은 반환되는 문화재를 소장하기 위해 프랑스의 일부 지원을 받아 따로 박물관을 신축하고 있다.앞서 독일도 1897년 영국이 베닌 왕국(현 나이지리아 남부 에도주 베닌시티)에서 약탈한 청동 문화재의 반환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박물관들을 중심으로 이런 움직임을 경계하는 시선도 눈에 띄고 있다. 영국은 제국주의 시절에 약탈한 파르테논 신전의 대리석 조각 ‘엘긴 마블’을 두고 그리스와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 반대파인 영국박물관은 문화재 반환의 물꼬가 터져 서구 박물관들을 텅텅 비우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로 인쇄된 책인 ‘직지심체요절’(직지)을 비롯한 한국 문화재도 2900점 정도 보관하고 있다. 직지는 해외에 있는 대다수 한국 문화재와는 달리 약탈이나 도난을 당한 것이 아니라 구한말에 프랑스인이 적법하게(?) 사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로슬린 바셸로 프랑스 외무부 장관은 베냉 문화재 반환이 법적인 선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바셸로 장관은 프랑스 법률은 반환할 문화재 27점을 의도적으로 적시해 다른 문화재들도 반환해야 한다는 요구를 피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프랑스 박물관들이 문화재를 계속 보유할 권한에 의문을 제기할 소지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프랑스가 이번에 반환하는 문화재 27점은 프랑스 박물관들이 보유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문화재 9만여점과 비교하면 시쳇말로 ‘새 발의 피’다. 전문가들은 프랑스의 아프리카 문화재 반환이 과거 식민지 국가들과의 관계를 고려한 지정학적 고려의 일부일 뿐이라고 보기도 한다.
  • 네덜란드 항소심도 “크림반도 ‘스키타이 유물‘ 우크라이나 돌려줘야”

    네덜란드 항소심도 “크림반도 ‘스키타이 유물‘ 우크라이나 돌려줘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항소법원도 우크라이나의 다섯 군데 박물관에서 대여 받아 전시한 고대 스키타이 유물들을 우크라이나에 반환해야 한다고 26일(이하 현지시간) 판결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손을 들어준 2016년 12월 암스테르담 1심 법원의 판결을 재확인한 것이다. 항소심 판사는 “크림 박물관들에 속했던 유물은 우크라이나 문화유산의 일부”라면서 우크라이나에 돌려주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유물들이 대여됐을 때 크림 반도는 우크라이나에 속해 있었지만 전시가 시작된 2014년 2월에 러시아가 무력으로 쳐들어가 크림을 귀속시키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은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지금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암스테르담 대학 부속 고고학 박물관인 ‘알라르드 피르손’ 박물관은 지난 2014년 2월부터 8월까지 스키타이 유물 전시회를 열었다. 네 군데 크림 박물관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박물관 등 모두 다섯 곳의 우크라이나 박물관들로부터 대여받은 유물들이었다. ‘크림: 금과 흑해의 비밀’로 제목이 붙여진 전시회에는 금 장신구, 기원 전 4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금 투구, 보석 등 2000점의 스키타이 유물들이 출품됐다. 기원 전 6세기부터 기원 전 3세기에 걸쳐 러시아 남부와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에 거주했던 이란계 스키타이 유물들은 값을 따지기 어려운 만큼 귀중한 문화재들이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항소심 판결에 대해 “오래 기다린 것으로 정당한 판결”이라고 환영했다. 트위터에는 “우리는 항상 우리 것들을 되찾아왔다. 스키타이 금도 우리는 크림에 돌려줄 것”이라고 적었다.반면 러시아 중앙정부의 통치를 받는 크림공화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세르게이 악쇼노프 공화국 수장은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부당하고 불법적인 판결”이라며 유물 반환을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측도 네덜란드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는 국제 소송의 한복판에 뛰어들지 않고 네 곳의 크림 박물관들이 유물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이들 유물이 국가 유물로서 자국 정부에 반환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러시아와 크림 박물관이 상고하면 최종 판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유물은 한동안 알라르드 피르손 박물관에 남아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씨줄날줄] 17세기 조각승 색난/서동철 논설위원

    삼국시대를 대표하는 불교 조각이라면 누구나 국립중앙박물관의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을 으뜸으로 꼽을 것 같다. 통일신라시대로 내려오면 아무래도 본존불을 비롯한 일련의 경주 석굴암 조각이 먼저 생각난다. 공통점은 작가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양지(良志)라는 통일신라시대 조각승의 이름이 남아 있는 것은 이례적이다. 일연이 ‘삼국유사’에 “양지가 영묘사 장륙삼존상·천왕상·전탑 기와와 천왕사탑 아래 팔부신장, 법림사 주불 및 삼존과 좌우금강신을 만들었다”고 적어 놓았기 때문이다. 679년(문무왕 19) 창건된 천왕사, 곧 사천왕사는 일제강점기 동해남부선 철길이 절터를 관통하면서 발굴 조사가 이루어졌다. 목탑지에서 소조 파편이 많이 나왔는데, 그것을 복원한 것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양지의 녹유신장상이다. 반면 고려시대 이후 나무로 만든 불상 가운데는 조각가를 알 수 있는 사례도 적지 않다. 목조 불상의 배 부분에 공간을 만들어 불경 등을 넣는 복장(腹藏)이 일반화되었는데 누가 발원하고 누가 조각했는지를 기록한 조상기(造像記)를 남기기도 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불교 조각가로 기억해야 할 인물이 색난(色難)이다. 1640년 전후 태어나 1660년대 수련기를 거치고 1680년 이후 조각가 그룹의 우두머리인 수조각승(首彫刻僧)이 되어 전라도와 경상도 일대에서 활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유명 조각승이 10건 안팎의 작품을 남긴 반면 색난의 작품은 알려진 것만 해도 20건에 이르는데, 불상 조각가로 활동한 기간이 40년이 넘는 것도 중요한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미술사학자들은 색난 작품의 특징을 세부적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당대 조각 양식에서 벗어나기 어려웠을 여래상과 보살상에서 ‘작가의식’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보통 사람의 눈에는 아마도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했을 나한상과 시왕상이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그런 점에서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가섭존자상이 매력적이고, 16나한상으로 세트를 이루어 메트로폴리탄 것과 함께 조성했다는 영암 축성암 나반존자상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웃음 짓게 한다. 색난이 제작을 주도한 불상 가운데 4건이 보물로 지정됐다. 광주 덕림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고흥 능가사 목조석가여래삼존상 및 십육나한상, 김해 은하사 명부전 목조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구례 화엄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사보살입상이다. 그의 작품은 시도 지정문화재도 13건에 이른다. 이제 ‘색난 조각을 따라가는 문화유산 탐방’ 같은 주제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싶다.
  • 올해 ‘김만중문학상’ 소설 황정은, 시 맹문재 수상

    올해 ‘김만중문학상’ 소설 황정은, 시 맹문재 수상

    경남 남해군은 올해 ‘제12회 김만중문학상’ 소설부문 대상에 황정은 소설가의 연작소설 ‘연년세세’, 시·시조 부문 대상에는 맹문재 시인의 시집 ‘사북 골목에서’가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남해군은 지난 12일과 19일 각각 ‘제12회 김만중문학상 심사위원회’와 제12회 김만중문학상 제3차 운영위원회’를 열어 수상자 선정을 마무리 했다. 소설부문 신인상은 ‘자연사박물관’ 작가 이수경 소설가, 시·시조 부문 신인상은 ‘허물어지는 마음이 어디론가 흐르듯’을 쓴 이세화 시인이 각각 수상자로 뽑혔다. 유배문학특별상은 문학작품을 통한 애향심 고취로 남해문학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이처기 시조시인이 받는다. 소설부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황정은 작가는 서울 출신으로 200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마더’로 등단했다. 황 작가는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 ‘올해의 문제소설’에 선정되고 한국일보 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 굵직한 문학상 후보에 오르는 등 발표 작품마다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2013년 ‘양의 미래’로 제59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했으나 해당 출판사에서 특정 주제의 원고 게재를 거부한 이른바 ‘현대문학 사태’로 상을 반납했다. 시·시조 부문 대상에 선정된 맹문재 시인은 충북 단양 출신으로 1991년 ‘문학정신’으로 등단했다. 노동 열사들을 추모한 ‘기룬 어린 양들’을 비롯해 ‘먼 길을 움직인다’, ‘물고기에게 배우다’, ‘책이 무거운 이유’ 등의 시집을 냈다. ‘한국민중시문학사’, ‘페미니즘과 에로티시즘 문학’ 등을 펴냈다. 전태일문학상, 윤상원문학상, 고산문학상 등을 받았다. 현재 안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소설 부문 대상 수상작 ‘연년세세’는 네 편의 연작소설로 이루어진 작품집으로, 순자씨로 불리는 1946년생 이순일과 두 딸에 관한 이야기가 줄거리를 이룬다. 심사위원들은 ‘연년세세’는 구어체와 문어체의 구분이 분명한데도 그 경계를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허물어 말이 곧 소설 속 인물의 삶인 경지로 이끌어간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미 무르익고 있지만, 앞으로 더 무르익어 한국문학을 빛낼 작가의 노작에 서포 김만중의 이름을 또 하나의 무게로 더 한다”고 대상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시·시조 부문 대상 ‘사북 골목에서’는 사북항쟁 4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시집으로 광산촌에서 살아가는 광부들과 그의 가족 및 이웃들의 삶을 체험적으로 증언한다. 심사위원들은 “노동의 역사를 증언하면서 동시에 폐광화 되어가고 있는 오늘의 삶을 성찰케 한다”고 평가했다. 시상식은 오는 11월 6일 남해유배문학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각 부문별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0만원, 신인상과 유배문학특별상 수상자에게는 각 500만원의 상금을 준다. 남해군은 서포 김만중 선생의 작품 세계와 문학 정신을 기리고 유배문학을 계승해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2010년부터 김만중문학상을 제정하고 해마다 수상자를 선정·시상한다. 남해군은 김만중문학상은 지난해부터 이전 공모 방법에서 벗어나 추천위원회로 부터 추천작품을 접수 받아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치는 2단계 과정을 도입해 문학상 제도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 [서울포토] ‘자체발광’ 골드걸

    [서울포토] ‘자체발광’ 골드걸

    애니아 테일러 조이가 25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의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에서 열린 영화 “라스트 나잇 인 소호(Last Night in Soho)” 시사회에 도착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서기 400년 전후 부산 가야사 복원 연구자료 발굴

    서기 400년 전후 부산 가야사 복원 연구자료 발굴

    서기 400년 전후 부산지역 가야사를 연구·복원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쓰일 유물이 발굴됐다. 부산시립박물관은 부산 기장군 철마면 고촌리 고분군이 있는 구릉 150㎡를 정밀 조사한 결과 목곽묘 6기, 석곽묘 1기, 옹관묘 2기, 구상유구 1기를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목곽묘에서는 그릇받침 등 다수 토기류가 나왔다. 특히 금관가야를 대표하는 토기인 외절구연고배(外切口緣高杯·그릇의 입구가 바깥으로 꺾인 굽다리 접시)가 다수 출토돼 주목받았다. 이 토기는 금관가야 지배자 집단의 고분군으로 알려진 경남 김해 대성동 고분군과 부산 동래구 복천동 고분군에서 4세기 이후부터 출현하는 것으로, 금관가야의 권역을 설정하는 지표가 된다. 이번에 출토된 목곽묘 부장 토기는 금관가야 중심고분군 부장 토기와 유사한 형태로 400년 전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목곽묘에서는 도끼, 낫, 주머니칼 등 철기류와 목걸이에 자주 쓰이는 곡옥(굽은 옥)도 나왔다. 고촌리 고분군은 1960년대 동래고 향토반 학생들에 의해 처음 알려졌다. 이후 여러 차례 지표조사를 거쳐 4세기 후반에서 6세기 후반까지 축조된 삼국시대 고분군인 것으로 1998년 학계에 보고됐다.
  • 살고 싶은 거마, 일하고픈 ICT 클러스터… ‘리더 도시’ 송파 뜬다

    살고 싶은 거마, 일하고픈 ICT 클러스터… ‘리더 도시’ 송파 뜬다

    거여·마천, 사람·문화·자연 ‘명품도시’로‘지붕 없는 박물관’ 풍납동 도시재생 사업방이동 노후 청사 복합 개발해 청년 지원성동구치소 부지, 원안대로 개발 총력전보안클러스터+문정 개발 ‘성장 동력’ 육성서울 송파구가 ‘서울을 이끄는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 취임 이후 송파의 미래를 이끌 굵직한 개발사업이 속속 추진되면서다. 이 과정에서 박 구청장은 주민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귀를 기울이면서 지역균형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거여·마천지역 종합발전 계획’부터 ‘송파 정보통신기술(ICT)보안클러스터 개발사업’까지 구가 역점을 두고 있는 각종 개발사업들을 살펴본다. 우선 그동안 개발이 더뎠던 거여·마천지역(거마지역)이 사람, 문화, 자연이 어우러진 새로운 명품도시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거마지역 인근에 있는 위례 신도시와 하남 감일지구 등 대규모 택지개발이 진행되면서 거마지역의 개발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거마지역 종합발전계획은 단순히 도심지 재개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의 균형발전을 위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거·도시·공원, 교육·문화·복지, 교통·도로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신도시 조성 수준의 대규모 개발계획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구는 지난해 12월 ▲명품주거단지 조성 ▲하천공원 등 생태환경 명소화 ▲도로·교통체계 확충 ▲복지·문화시설 다양화 등을 골자로 한 ‘거마지역 중장기 도시발전 기본계획’을 세웠다. 또 내년 3월까지 종합발전계획에 대한 연구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구는 무엇보다 교육, 문화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 거여 2-1구역 기부채납 부지에 모든 연령층이 이용할 수 있는 교육문화복합센터 건립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한성백제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풍납동에는 도시재생사업으로 활기를 불어넣는다. 그동안 풍납동은 문화재 보존정책과 강남권이라는 이유로 여러 가지 개발사업에서 배제돼 왔다. 그러나 ‘풍납동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에 따라 서울시 마중물 예산을 활용해 2025년까지 주민거점시설 세 곳이 조성된다. 또 침체된 풍납시장 상권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사업들이 추진된다. 구는 ‘주민이 주인 되는 풍납, 지붕 없는 박물관 마을’을 내걸고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풍납토성 보존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 6월 시행돼 풍납동 일대에 주택을 새로 짓거나 소규모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할 경우 문화재 발굴 비용을 모두 지원받게 된다. 구는 방이동 노후공공청사 복합개발을 통해 청년 지원에도 힘을 쏟는다. 낡은 청사가 들어서 있던 방이2동 주민센터 일대 1만 1276㎡ 부지에 지하 2층~지상 17층 규모의 방이2동 복합시설을 조성한다. 박 구청장의 역점 사업으로, 2024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복합시설에는 현대화된 동주민센터 및 복지관을 비롯해 도서관, 어린이집, 돌봄센터, 공영주차장 등이 들어서 주민들이 다양한 생활 사회간접자본(SOC)을 접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업 공간과 지원주택(106호)도 함께 조성된다. 청년 주거안정부터 취업과 창업 및 복합문화행정서비스까지 한 번에 제공되는 것이다. 이 밖에 풍납2동, 잠실본동, 장지동, 마천1동 등에서도 복합청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성동구치소가 2017년 문정지구로 옮겨지면서 그동안 기피 장소로 여겨지던 이 부지가 ‘소통과 미래 혁신’의 장소로 탈바꿈한다. 옛 성동구치소 부지 개발은 주택공급과 공공기여부지를 활용한 복합공공시설 조성을 골자로 한다. 신혼희망타운(700가구)과 공동주택(600가구)을 건립하고, 공공기여부지는 ▲주민소통거점시설 ▲문화체육복합시설 ▲청소년교육문화복합시설 등을 조성하는 내용의 토지이용계획이 수립돼 있다. 구는 올해 말까지 구치소 본건축물을 철거하고 내년 하반기까지 도로 등 기반시설 조성공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서울시가 옛 성동구치소 부지 개발과 관련해 공공분양 확대 등 일부 계획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송파구는 계획이 원안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서울 강남 코엑스~현대차그룹 GBC~잠실종합운동장으로 이어지는 서울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은 서울 동남권 최대 개발사업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는 국제 기능을 갖춘 글로벌 비즈니스 거점,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국제회의·전시이벤트) 복합단지 및 잠실종합운동장의 상징성을 살린 새로운 스포츠·문화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구는 이 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개발 주체인 서울시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방문객의 동선이 송파로 유입될 수 있도록 잠실종합운동장 진출입로를 아시아공원 사거리 쪽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송파 ICT보안클러스터 개발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구는 가락동 중앙전파관리소 부지를 개발해 4차 산업의 일자리 창출 거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구는 송파 ICT보안클러스터를 문정도시개발사업 등과 연결해 미래성장동력산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신성장 생태계를 조성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공공기여사업을 통해 주민 생활환경이 향상될 수 있도록 관련 시설을 도입할 예정이다.
  • “7000년 전 미라들과 부대끼며 살아요” 아타카마 사막 친초로 후예들

    “7000년 전 미라들과 부대끼며 살아요” 아타카마 사막 친초로 후예들

    “묘지 위에서 산다고 하면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우리에겐 익숙한 일이다.” 칠레의 항구 도시 아리카에 사는 아나 마리아 니에토가 24일(현지시간) 영국 BBC 월드 뉴스 ‘디스커버리’에 털어놓은 말이다. 페루와 국경을 이루는 이 도시는 세상에서 가장 건조한 아타카마 사막의 사구(沙丘)에 세워졌다. 16세기에 이 도시가 세워졌는데 친초로 사람들이 집으로 삼기 시작한 것은 한참 오래 전의 일이었다. 친초로 문명이란 페루 남부와 칠레 북부의 사막과 태평양이 만나는 곳에 등장했으며 주로 어로와 수렵채취를 했으며 과학자들은 이들 식단의 90%가 해산물로 이뤄졌음을 밝혀냈다. 지난 7월 유네스코는 수백 구의 미라가 이곳 사구 곳곳에 흩어져 있다면서 세계 문화유산 목록에 이 도시를 포함시켜 이들의 문화가 새삼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1917년 독일 고고학자 막스 울레가 해변에 잘 보존된 시신 몇 구가 나딩구는 것을 다큐로 기록했지만 이들의 연령을 파악하는 데 몇십 년이 걸렸다. 방사성 탄소 연대로 이 미라들이 무려 7000년 전의 것임이 확인됐다. 이집트 미라 가운데 가장 오래 된 것들보다 2000년이나 더 오래 된 것이라 세상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친초로 전문가인 인류학자 베르나르도 아리아자는 그들이 의도적으로 미라화 관습을 갖고 있었다고 말한다. 워낙 건조한 지역이라 자연적으로 미라가 될 수 있고, 실제로 일부 자연스런 미라들도 발견됐지만 시신을 잘 보존하는 방법으로 이렇게 했다는 것이다.시신을 조금 절개해 장기들을 끄집어내고 빈 공간을 말려 피부가 썩어 문드러지는 중에도 형태를 보존하게 했다. 천연섬유와 나뭇가지 같은 것으로 몸을 지탱하게 하기도 했다. 미라의 머리에는 두터운 검정색 머리카락을 붙였고, 얼굴은 점토 마스크로 덮되 눈과 입은 열어 뒀다. 그 뒤 몸에는 광물이나 망간, 철산화물 등을 이용해 빨강색이나 검정색으로 칠했다. 아리아자는 친초로 사람들이 택한 방법은 이집트인들의 그것과 확연히 다르다고 했다. 이집트에서는 기름과 붕대를 썼고, 귀족 엘리트들만 미라로 만든 반면, 친초로 사람들은 갓난아기와 어린이, 남녀를 가리지 않았으며 심지어 태아도 미라로 만들었다. 지난 몇 세기에도 아리카와 다른 곳에서 수백 구의 미라가 발견돼 사람들은 그 옆에서 삶을 영위하는 법을 배우고, 때로는 그 주검들 위에서 생활하기도 한다. 건설 작업 도중 인간의 유해가 발견되기도 하고 견공들이 냄새를 맡아 파헤치다 미라 일부를 발견하고 기겁하는 일도 곧잘 일어나곤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사람들의 흔적이 발견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지 못한다. 인류학자 자닌나 캄포스 푸엔테스는 “때때로 주민들은 우리에게 아이들이 두개골을 찾아내 축구공으로 이용했다거나 미라의 옷을 벗겼다고 얘기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뭔가를 발견하면 그냥 놔두고 우리에게 얘기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니에토와 이웃 파올라 피멘텔은 유네스코가 친초로 문명의 중요성을 인정한 사실에 짜릿하다고 말했다. 근처 산미구엘 드 아자르파 박물관에 300개 이상 미라를 전시해 방문객이 강화 유리를 통해 관람하게 하는 방안 등이 계획 중인데 주민들을 훈련시켜 가이드로 직접 나서 자신들이 물려 받은 유산을 관광객들에게 설명하게 하는 구상도 하고 있다. 이 박물관은 아리카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으며 타라파카 대학이 소유해 운영하고 있다. 아리아자와 캄포스는 아리카와 그 주변 고개들이 아직도 발견되지 못한 보물들을 많이 묻혀 있을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자면 더 많은 재원을 필요로 한다. 게라르도 에스핀돌라 로하스 시장은 세계유산 목록에 미라가 추가됨으로써 관광객들을 불러 모아 기금 확대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물론 관광 개발을 하면서도 올바른 방향, 예를 들어 지역사회와 협력하며 이 곳을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념물 위에 자리한 로마와 달리 아리카 사람들은 인간이 남긴 것 위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미라를 잘 보호할 필요가 있다. 작은 마을이며 친절한 곳이다. 우리는 전 세계 과학자들과 여행객들이 보러 와서 우리가 일생 동안 살아 온 믿기지 않는 친초로 문명에 대해 배우길 바란다.”
  • 현존하는 태조 이성계 유일한 초상화…어진 진본 일반에 공개

    현존하는 태조 이성계 유일한 초상화…어진 진본 일반에 공개

    조선왕조를 세운 태조의 어진(御眞·왕의 초상화) 진본이 일반에 공개된다. 전북 전주시 어진박물관은 국보 제317호인 태조 어진을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특별 공개한다고 25일 밝혔다.이 어진은 구본이 낡아 1872년 새로 모사한 것으로, 현존하는 태조 이성계의 유일한 초상화다. 앞서 태조 어진은 조선 건국 후인 1410년 태조의 본향인 전주 경기전에 처음 봉안됐다. 이번 전시회에는 어진 뒤에 놓였던 일월오봉도와 왕의 위엄을 높이기 위한 의장물인 용선, 봉선도도 함께 소개된다. 태조 어진 진본은 평소 어진박물관 수장고에 보관하다 1년에 1∼2차례 특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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