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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징계한다면서 당사자에게 연락도 안해준다는게 말이 되나요?”

    “징계한다면서 당사자에게 연락도 안해준다는게 말이 되나요?”

    “징계를 한다면서 당사자에게는 알려주지도 않는게 말이나 됩니까? 이렇게 되면 저는 어떻게 항변합니까?” 광주시교육청의 황홍규 부교육감은 26일 교육부와 감사원의 업무처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황 부교육감에 따르면 감사원은 초등 교감 승진 업무처리와 관련한 감사 결과 ‘초등 교감 승진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황 부교육감을 국가공무원법 규정에 따라 징계처분(경징계 이상)하기 바란다’고 지난 25일 교육부에 통보했다. 이에 앞서 광주시교육청은 지난해 3월 1일자 초등교감 승진 임용 과정에서 교육공무원법을 근거로 ‘결원된 직위의 3배수’를 심의해 승진 인사를 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교육공무원 임용령’의 ‘승진예정 인원의 3배수’를 들어 법 적용이 잘못됐다며 감사를 벌였다. 황 부교육감은 이와관련, “법과 대통령령이 다르다”면서 ‘대통령령에 따르면 위반인지 모르나 법률위반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특히 황 부교육감은 ”감사원법에 조사를 시작한 때와 마친 때에는 10일 이내에 소속기관의 장에게 통보하게되어 있다“면서 ”그런데 감사원은 지난 5월 15일 조사개시 통보를 교육부에 했더라. 나는 광주교육육청에 소속돼 있는데 감사원은 법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황 부교육감은 장희국 교육감으로부터 자신에 대한 조사개시 통보사실을 전해들은 것은 지난 18일. 그는 ”장 교육감이 지난 17일 교육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나에 대한 조사개시 통보가 있어 교육부 인사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얘기를 듣고 알게 됐다“면서 ”이에 대해 교육부 담당부서에 문의하니 조사개시 통보가 있었다는 것을 당사자에게 알려줄 의무가 없다고 하더라. 항변권도 부여하지 않고 징계요구를 한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 홍보담당관실 관계자는 “당사자는 문답과정도 거치고 감사원에 직접 와서 소명서도 제출했다. 그리고 당사자의 소속기관은 교육부인만큼 교육부에 지난 5월 12일 조사개시를 통보한 것”이라며 규정과 절차에 따른 조사였음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같은 승진관련 감사의 경우, 다 징계해 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 부교육감은 박근혜 정부 시절, 공직 전문성 강화를 내세워 자신을 인사혁신처 산하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교육 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삼청교육대‘ 선발과 다를 바 없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일반직 공무원의 블랙리스트도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황 부교육감은 이날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누가 관리하느냐는 확실치 않지만, 나는 좌파로 낙인찍혀 청와대 차원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대학연구기관지원정책관으로 재직할 당시 청와대에 불려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노무현 정부 때 구성된 좌파 위원을 교체하라는 지시를 ’임기 보장‘을 이유로 거부한 것이 정권에 낙인찍히는 빌미가 됐다“며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도왔던 일부 사학 재단에서 나를 좌파로 몰아 쫓아내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그는 2009년 1월부터 반강제 고용휴직을 하고 한양대 초빙교수로 3년 11개월 동안 일하게 됐다. 황 부교육감은 ”당시 사학분쟁조정위원회 관련 좌파로 몰아서 차관, 실장, 국장, 과장을 모두 인사조치했다“며 ”나에게는 인사과장이 부르더니 고용휴직을 권고해 받아들였다“고 회고했다. 또 박근혜 정권 들어서 학생복지안전관으로 복귀했는데 2013년 11월 어느 날 장관이 부르더니 ’나가줘야겠다”고 해서 대한민국학술원 사무국장으로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술원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다 세월호 사건이 터진 이후 국장에 대한 인사권한이 청와대에서 각 부처 장관에게 넘어가면서 광주시교육청 부교육감으로 오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송영무, 軍 사조직 적폐부터 청산하라/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송영무, 軍 사조직 적폐부터 청산하라/오일만 논설위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방산 비리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박근혜 정권에서 감사원과 검찰의 잇단 비리 보고서가 철저하게 무시됐다고 한다.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국가 권력으로 사익을 취했던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방산 비리는 단순한 적폐가 아니다. 국가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이적 행위다. 폐쇄적 군 조직 문화와 복잡한 먹이사슬이 온상이다. 철저한 보안 속에 이뤄지는 무기 구입 과정에서 정보를 특정 계층이 독점하는 구조가 출발점이다. 무기 구매 인력의 전문성 부족과 군피아로 불리는 전관예우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종합비리 세트가 된 측면이 강하다. 박근혜 정권에서 결정된 KFX(대한민국 차세대 전투기 사업)나 KF16 성능 개량, PAC3 등 대형 프로젝트 등에 대한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KFX는 무려 18조 3000억원의 돈이 들어간다. 가격이나 기술이전 등 모든 조건에서 불리한 록히드마틴사의 F35A로 갑작스레 기종이 변경됐다. 당시 김관진 국방장관은 정무적 판단에 의해 기종을 변경했다고 밝혔지만 누구도 ‘정무적’이란 의미를 모른다. 박근혜 정권에서 록히드마틴사가 한국의 무기시장을 석권한 이유도 석연치 않다. 국제 무기시장의 로비스트로 활동했던 린다 김이 최소 6번 이상 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를 들락거렸다. 언론에서 제기했던 ‘최순실-린다 김-박근혜 3각 의혹’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군부 내 사조직 문제도 심각하다. 최순실 게이트와 ‘사드 보고 누락’ 파동을 통해 그 일단이 드러났다. 대표적인 것이 알자회와 독일 유학파(독사파)다. 알자회는 육사 34기부터 43기까지 100명 안팎의 조직으로 김영삼 대통령 당시 해체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근혜 정권에서 군 핵심 보직을 독차지했다. 지난해 최순실 사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최순실을 통해 조현천 육군 소장을 기무사령관 추천했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검증 보고서에 적힌 ‘알자회 골수 인물’ 기록을 삭제, 지시한 정황이 있다. 조현천은 당연히 기무사령관으로 취임했다. 독사파는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이 정점이다. 1964년 입학한 육사 24기 생도부터 55명이 이 그룹에 속해 있다. 김관진·김태영 전 장관 등을 비롯해 유보선 차관, 하정열 전 3군 부사령관은 물론 사드 배치에 깊숙이 관여했던 류제승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이들 사조직을 중심으로 군 요직이 배분됐고 군의 비리가 조직적으로 은폐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군이 지나치게 육군 위주로 편제됐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 권영근 한국국방개혁연구소장은 “1960년 이후 진행된 10여차례의 국방 개혁은 한국군의 파워 그룹인 육군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한다. 지난 60년간 해·공군의 파워가 지속적으로 약화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해·공군이 현대전을 치르는 핵심 전략이라는 점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측면이 있다. 김대중 정권 당시 육군 1, 3군 사령부와 지구사령부를 통합하는 지상작전사령부 창설 문제가 육군의 조직적 저항으로 무산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성급 자리 감축 등 조직 축소에 반발한 것이다. 당시 한미연합사령관 틸러리가 작전사령부 창설에 반대한다는 왜곡된 정보를 흘렸다고 밝힌 바 있다. 국방 개혁은 이처럼 군부 내 온존하고 있는 기득권 세력과의 지난한 싸움이다. “단순한 국방 개혁 차원을 넘어 새로운 국군을 건설하겠다”는 송영무 국방장관에게 거는 기대가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가 청문회 과정에서 적지 않게 흠집이 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을 국방 개혁의 당위성을 훼손하는 데 악용해선 안 된다. 과거 10여 차례의 국방 개혁은 육군 출신의 장관들이 주도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송 장관이 해군 출신이라는 점에서 과감하고 균형 잡힌 개혁을 실현할 적임자가 될 수 있다. 국가 수호에 혼신을 다하는 대다수 군인의 명예에 먹칠하고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국가 농단 사태는 결단코 막아야 한다. oilman@seoul.co.kr
  • 靑 “MB정부 제2롯데 인허가 문건 발견”

    관계자 “자세한 내용 확인 중”… 사정 칼날 MB까지 향할지 관심 청와대가 이른바 ‘캐비닛 문건 파문’과 관련, 과거 정권이 남기고 간 문서 목록을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명박(MB) 정부 당시 생산된 문건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비닛 문건 파문의 후폭풍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재조사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이른바 ‘적폐청산’ 대상이 MB 정부에까지 미칠지 주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국가안보실에서 발견된 문건 가운데 MB 정부 당시 생산된 문건도 나왔다”면서 “그중에는 ‘제2롯데월드 인허가 검토’라는 제목의 문건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MB 정부 문건이 남은 경위는 알 수 없다”면서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관계자가 출력해서 보관했던 일종의 사본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2008년 MB 정부는 애초 불가 방침을 밝혔던 롯데월드타워 건립을 허가,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경기 성남 서울공항 이·착륙 전투기의 안전성 문제로 국방부는 반대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롯데월드타워 건설을 신축하는 방향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정부는 결국 활주로 각도를 3도 트는 조건으로 신축 허가를 내줬다. MB 정부 당시 대표적 ‘특혜 의혹’이 일었던 사업과 관련한 문건이 나오면서 현 정부의 사정 칼날이 박근혜 정부를 넘어 과거 이명박 정부에까지 미칠지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이 검찰, 경찰을 비롯한 거의 모든 사정기관이 참여하는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 복원을 지시하며 적폐청산 의지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권 개입 의혹을 규명할 문건이 발견된 만큼 이 사안도 정밀하게 들여다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청와대가 MB 정부 당시 문건이 발견됐다는 점을 앞선 사례와 달리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거꾸로 이번 사안이 특별히 보안을 유지할 만큼 중대하다는 뜻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청와대는 안보실에서 다량의 문건이 발견됐다는 내용은 공개하면서도 외교·안보 현안의 민감성 등을 고려해 추가 발표는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실제 그런 문건이 있는지, 내용은 무엇인지 확인하는 중인데, 확인돼도 공개가 가능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정치검찰 확실히 책임 물어야… 공수처 대상에 대통령도 포함”

    “정치검찰 확실히 책임 물어야… 공수처 대상에 대통령도 포함”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문무일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정치검찰은 통렬히 반성해야 하며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한 것은 검찰개혁 과정에서 인적쇄신이 불가피함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정부 당시 ‘우병우 라인’으로 불리는 일군의 검찰 엘리트들이 국정농단을 방관하고 조력자나 적극 가담자로 나섰다는 현실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 조직에 남아 있는 ‘정치검찰’들에 대한 인사를 포괄한 단호한 조치를 언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검찰개혁의 핵심 사안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서 명확하게 방향성을 밝힌 것도 주목된다. 특히 수사권 조정을 위한 제3의 논의기구 구성을 언급한 점이 눈에 띈다. 앞서 수사권 조정 논란이 처음 불거진 2004년 ‘수사권 조정 협의체’(검·경 5명씩 참여)나 이명박 정부 때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는 조정안 도출에 실패했다. 까닭에 검·경 외에도 법률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 일반인 등이 참여하는 논의기구의 가능성도 거론된다. 문 대통령이 대화를 통한 갈등 조정 모델을 중시하는 만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및 시민배심원단 같은 형식도 가능하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제3의 논의기구’를 단정적으로 지시했다기보다 지혜를 모아 달라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에 대해서는 “검찰만 견제하려는 게 아니라 대통령을 포함한 권력을 가진 고위공직자가 대상이고 그 중 검찰도 포함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두 가지 모두 검찰의 반발 기류가 심상치 않다는 점에서 대통령 발언을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문 총장은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경찰 수사가 잘못됐다면 검찰이 보완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검찰의)직접 수사와 특별수사로 사회 부정부패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공수처보다)더 효율적인 시스템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해 여당 일각에서 개혁에 미온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편 문 총장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의 다양한 주문이 있었다면서 대만 학자 난화이진(南懷瑾·1918~2012)의 한시 주천난(做天難)을 인용, 눈길을 끌었다. 문 총장은 “‘하늘이 하늘 노릇하기가 어렵다지만 4월 하늘만 하랴. 누에는 따뜻하기를 바라는데 보리는 춥기를 바라네. 집을 나선 나그네는 맑기를 바라고 농부는 비 오기를 기다리는데 뽕잎 따는 아낙네는 흐린 날씨를 바라네’라는 선배가 가르쳐 준 시인데 청문회를 거치며 생각이 났다”고 설명했다. 이를 전해들은 취재진이 “총장과 대통령의 생각이 다르다는 의미 아닌가”라고 묻자 임명장 수여식에 배석했던 청와대 관계자는 “여야 5당(누에·보리·나그네·농부·아낙네)의 다른 목소리를 빗댄 것이었다. 문 총장이 대통령에게 ‘인사청문회를 해보니 한 시간도 힘든데 각계각층의 요구를 매일 충족시켜야 하느라 얼마나 힘드시냐’고 말했고, 대통령은 웃기만 했다”고 전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이혼조정 신청’ 최태원 오는 27일 이재용 재판 ‘증인’ 채택

    ‘이혼조정 신청’ 최태원 오는 27일 이재용 재판 ‘증인’ 채택

    아내 노소영(56)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상대로 법원에 이혼조정을 신청한 사실이 알려진 최태원(57) SK그룹 회장이 이재용(49·구속기소)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하지만 최 회장은 개인 일정으로 불출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오는 27일 열리는 이 부회장의 공판에서 최 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매일경제가 25일 보도했다. 재판부는 또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증인 채택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 회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우 전 수석은 자신의 재판 등을 이유로 이 부회장의 공판에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은 지난 10일 박근혜(65·구속기소) 전 대통령 등의 공판에서 이 부회장과 최 회장이 지난해 2월 15~17일 주고받은 통화·문자내역 19건을 제시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2월 16일 오전 9시 49분에 직접 통화도 했다. 이 부회장과 최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청와대 안가에서 단독 면담을 한 날짜가 각각 지난해 2월 15일과 16일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22일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구속기소)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적이 있다. 당시 최 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약 40분 동안 단독 면담을 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최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SK그룹이 미르·K재단에 출연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도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재벌가와 대통령 딸’ 결국 이혼으로 끝나나

    ‘재벌가와 대통령 딸’ 결국 이혼으로 끝나나

    최 회장 ‘혼외자식’ 고백 2년 만에 노씨, 靑에 최 사면 반대 편지 보내 양측 조정 결렬 땐 소송으로 진행 최 회장 재산 SK 지분 등 4조원대 재산 분할 소송 여부 등 관심 쏠려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이 최근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최 회장이 한 일간지에 편지를 보내 아내 노소영(오른쪽)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 의사를 밝힌 지 2년 만이다.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9일 노 관장을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조정소장을 냈다. 최 회장은 조정 대상에 재산 분할을 포함하지는 않았지만, 노 관장이 이혼에 동의하고 재산 분할을 청구하면 조정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둘 사이에 1남 2녀를 두고 있지만 모두 성년이 돼 친권·양육권을 다툴 여지는 없다. 최 회장은 2015년 편지를 통해 “저와 노 관장은 10년이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내왔다”며 노 관장과는 별거 중에 있고, 다른 여성 사이에 아이가 있다는 사실까지 고백하면서 이혼할 의사를 표명했다. 최근엔 2015년 최 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풀려나기 전 노 관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사면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사실이 박 전 대통령 재판 중에 공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노 관장이 꾸준히 “이혼할 뜻이 없다”는 의사를 밝혀 온 터라 이혼 조정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양측이 조정에 합의하면 이혼이 성립되지만, 조정이 결렬되면 이혼 소송을 해야 한다. 두 사람의 결혼은 재벌가와 대통령 딸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고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의 장남인 최 회장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 관장은 미국 시카고대에서 유학 중 교제를 했고, 1988년 결혼에 골인했다. 결혼식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됐고, 주례는 이현재 당시 국무총리가 봤다. 굴곡도 많았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94년 함께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기도 했다. 1990년 2월 20만 달러를 미국 캘리포니아주 11개 은행에 불법 예치한 혐의였다. 두 사람의 재산 분할도 관심이 쏠린다. 최 회장이 보유한 재산은 4조원대 중반으로 이 중 대부분은 SK㈜ 지분 23.4% 등 유가증권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부동산과 동산, 월급과 배당 등이다. 일각에선 최 회장의 지분 형성에 처가인 노 전 대통령의 도움이 상당히 있었다는 것이 증명될 경우 최대 절반 가까이 재산을 떼어줘야 한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 이혼 소송은 결혼 생활이 사실상 파탄 났을 때 이혼을 허가하는 ‘파탄주의’ 대신 관계 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측은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유책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소송으로 갈 경우 노 관장의 사면 반대 편지를 결혼 파탄의 원인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공방이 양측 간에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김종 “민정수석실서 스포츠 챙겨 당혹스러웠다”

    김종 “민정수석실서 스포츠 챙겨 당혹스러웠다”

    특검 “禹 지시로 만들어진 것”…최태원, 이재용 재판 증인 채택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최근 청와대에서 발견된 ‘캐비닛 문건’ 가운데 삼성 경영권 승계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한 당사자라는 의혹에 대해 거듭 ‘모르쇠’로 일관했다.우 전 수석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 심리로 열리는 자신의 재판 출석에 앞서 “민정비서관 당시 삼성 관련 문건 작성을 지시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난번에 다 답변드렸다”고만 답했다. ‘박근혜(65·구속 기소) 전 대통령의 지시’에 대한 질문에도 침묵한 채 법정으로 향했다. 우 전 수석은 지난 17일 캐비닛 문건의 존재를 묻자 “무슨 상황인지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 시절 삼성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고, 최근 발견된 캐비닛 문건은 보고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게서 우 전 수석이 광범위하게 관여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발언이 나와 주목된다. 김 전 차관은 지난해 3~6월 우 전 수석이 근무했던 민정수석실에서 K스포츠클럽 사업에 대한 감사와 점검, 최순실(61·구속 기소)씨가 개입했다고 보는 강릉빙상장 활용 방안, 스포츠토토 빙상팀 운영 방안 등 체육 관련 지시를 받았다면서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평소 문체비서관이나 교육문화수석실에서 받은 지시가 민정수석실에서 전달돼 당혹스러웠다고 덧붙였다. 김 전 차관은 구체적인 이유는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캐비닛 문건은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부터 줄줄이 거론될 예정이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의 이 부회장 등에 대한 뇌물 공여 혐의 재판에 문건을 작성했거나 작성에 관여한 전 행정관들이 증인으로 소환된다. 특검팀은 이들에게 문건 작성 과정과 경위를 확인해 문건의 증거능력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재판부는 오는 27일 우 전 수석을 증인으로 불러 보고서 작성 과정을 물을 방침이다. 우 전 수석이 문건의 존재와 지시 여부를 끝까지 부인하면 ‘안종범 수첩’처럼 간접증거가 될 확률이 높다. 이 재판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과 최 회장이 지난해 2월 15~17일 사이 연락을 주고받은 것을 확인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문무일 “檢, 직접·특별수사 유지돼야” 수사권 조정 반대 ‘무게’

    문무일 “檢, 직접·특별수사 유지돼야” 수사권 조정 반대 ‘무게’

    文 “경찰 기록만 보고 기소 어려워 공수처 설치문제 찬반 의견 있어 국회서 요구 땐 본회의 출석 의향 우병우라인 국정농단 책임 물을 것” 홍준표 대표 상고심 특수팀서 대응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는 24일 검찰의 과도한 권한을 인정하고 외부 통제 전문가의 통제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문 후보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도 검찰의 직접수사·특별수사 기능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는 당일 바로 채택됐다.문 후보자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검찰이 과도한 권한을 행사했고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했다는 지적이 많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그는 “관련 법이 정해질 때 검찰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으면 할 것”이라며 “그전에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통제하는 방안, 특히 외부 전문가를 통해 통제를 받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으로 제시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에 대해 문 후보자는 즉답을 회피하거나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수사권 조정에 대해 문 후보자는 “경찰로부터 송치된 기록만 보고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며 “기록이 조금 미흡하거나 의견이 잘못된 부분 등에 대해 검찰 단계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수처에 대해 문 후보자는 “국민의 열망을 잘 알고 있다”며 “다만 공수처에 대해 찬반 의견이 있고 찬성에도 여러 방안이 있어 저희가 한 입장을 서둘러 말하기는 부적절하다”고 대답했다. 자유한국당 윤상직 의원은 “문 후보자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검찰 개혁 의지에서 차이가 있다”며 “박 장관은 공수처 설치 필요성을 명확히 했지만 문 후보자는 그렇지 않다”며 질타했다. 검찰총장의 국회출석 거부 관행에 대해 문 후보자는 “국회에서 요구가 있으면 정치 중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에 해가 되지 않는 이상 본회의는 물론 상임위에도 출석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특히 국가정보원이 2012년 정치개입 정황이 담긴 문건을 수사 없이 청와대에 이첩했다는 의혹도 수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대법원 선고를 앞둔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대해선 “(공소유지를 위해) 당시 특별수사팀 부장급 구성원이 상고이유서와 각종 의견서, 법리검토서까지 쓰며 대응하고 있다”고 문 후보자는 설명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개입한 검찰 내 이른바 ‘우병우 라인’에 대해 “정확한 의미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책임소재가 있다면 책임을 묻겠다”고 답변했다. 형사부 검사가 소외된다는 지적에는 “서울중앙지검 부장으로 승진하려면 일선 청에서 형사부 부장을 1회 이상 거치도록 하는 인사 건의안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퇴임 후 변호사 개업 여부에 대해 문 후보자는 “가급적 공익 활동에 치중하겠으며 후배 검사에게 부끄럽지 않게 지내겠다”고 답했다. 법사위는 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곧장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여야 간사 간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문무일 “국정원 대선 개입 문건 청와대 반납 과정 조사해 책임 묻겠다”

    문무일 “국정원 대선 개입 문건 청와대 반납 과정 조사해 책임 묻겠다”

    검찰이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의 실체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를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에 반납했다는 의혹에 대해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가 이 반납 과정을 조사하겠다고 24일 밝혔다. 문 후보자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현재 관련 내용(청와대 이첩 과정)을 정확히는 몰라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취임을 하면 진상조사를 해 책임을 물을 것은 엄중하게 묻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7일 JTBC ‘뉴스룸’은 이명박 정부 시절 검찰이 국정원의 정치 개입 물증을 확보했는데도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가 박근혜 정부로 바뀐 다음에 이걸 청와대에 반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2012년 출범한 이른바 ‘디도스 특검팀’은 수사 활동이 종료되자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김모 행정관에게서 압수한 국정원과 경찰의 ‘청와대 보고 문건’을 검찰에 넘겼다. 국정원이 다수의 정치인을 사찰한 정황과 함께 소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장악 보고서’등 모두 700여건이다. 모두 원세훈 전 국정원장 시절에 작성된 문건들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2014년 5월 검찰이 문건들의 원본을 돌연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 고스란히 반납했다면서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을 밝힐 유력한 증거를 확보하고도 검찰이 수사는 하지 않고 오히려 청와대에 되돌려 줬다고 JTBC는 보도했다. 당시 검찰은 김 행정관만 대통령기록물 유출 혐의로 약식기소하고 당시 진행 중이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개입 의혹 재판에 활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야, 문무일 청문회서 ‘靑 캐비닛 문건’ 공방…“비밀누설” “범죄증거”

    여야, 문무일 청문회서 ‘靑 캐비닛 문건’ 공방…“비밀누설” “범죄증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4일 연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가 최근 청와대 캐비닛에서 발견된 박근혜 정부 당시 문건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문 후보자에게 질문하면서 “자유한국당은 박수현 대변인 등을 공무상 비밀누설과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대검에 고발했다”며 “중대한 범죄로 총장이 되면 상세하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정무비서관으로 일한 경험을 들면서 “청와대 내부 사정을 안다고 생각하는 본인으로서는 발견 장소와 동기 등에 대한 청와대 발표에 대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1361건의 문서가 발견된 자리의 캐비닛에 대해서는 인턴 직원이 작년 12월 퇴직하고 나가면서 모두 비웠다고 말하고 있고, 인턴이 열쇠 등을 반납하기 전에 선임자가 서랍 등에 기록물로 분류될 서류가 있는지 확인하므로 발견 경위를 이해할 수 없다는 의미다. 주 의원은 “문건의 발견과 입수 경위, 문건 공표에 따른 법 위반 사항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 치우침 없이 수사해 명명백백히 밝힌다면 이것이 검찰개혁의 제대로 된 첫 출발”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문 후보자는 “취임하게 되면 사건을 잘 검토해서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해서 면밀히 수사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질의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와대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지원방안 등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고, 재판에도 주요 증거로 쓰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문건 공개와 관련한 위법성 논란에 “해당 기록물은 대통령 퇴임 전에 기록관으로 이관 조치가 되지도 않았고, 비밀 표시가 없으므로 결과적으로 지정·비밀기록물이 아닌 일반 기록물”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도 적법하다고 해서 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문 후보자는 “언론을 통해서 알게 돼 잘 모른다”는 취지로 답했으나 질문이 계속되자 “(수사팀과 공소유지팀이) 적법하게 판단해서 제출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와 관련해 우 전 수석의 수사·기소 가능성을 물었고, 문 후보자는 “관련 사항을 면밀히 살펴서 수사를 엄정하게 할 건 하고 원칙대로 하겠다”고 대답했다. 문 후보자는 이어 ‘문건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세월호 대리운전 기사 폭행사건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것도 우 전 수석이 개입한 정황’이라는 지적에 “범죄 단서로 파악할 수 있는 게 있는지 살펴보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이번에 공개한 문건은 유력한 범죄증거 단서”라면서 “절대 보호받아야 할 기록이 아니다”라고 거들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포토] ‘靑 삼성보고서’ 지시의혹 우병우 속행공판 출석

    [서울포토] ‘靑 삼성보고서’ 지시의혹 우병우 속행공판 출석

    청와대에서 발견된 박근혜정부의 ’삼성 경영권 승계’관련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한 의혹을 받는 우병우 전 청와대민정수석이 24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호정 전문기자 hojeong@seoul.co.kr
  • ‘캐비닛 문건’ 작성자 법원 나올까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발견된 ‘캐비닛 문건’의 작성자와 작성 경위가 일부 규명되면서, 이 문건이 재판에서 3세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삼성의 로비 전모를 밝혀 낼 근거로 쓰일지 주목된다. 더불어 검찰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문건을 넘겨받은 검찰과 특검의 향후 수사 기대감은 지난 14~17일 총 1600여건의 전 정권 문건을 공개할 당시 청와대가 보여 준 흥분감보다는 조금 낮은 분위기다. 대부분 구속 상태인 국정농단 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재판 마무리 일정은 촉박한 반면 1심 공판 증거 제출을 위해 방대한 문건을 규명하는 과정은 힘겨울 전망이기 때문이다. 열악한 수사·공소유지 환경 속에서도 일단 주사위가 던져진 이상 특검은 캐비닛 문건 분석을 1심 선고가 날 때까지 정리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23일 밝혔다. 만약 늦어질 경우 항소심에서 추가 증거로 제출할 계획이다. 특검은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뇌물공여 혐의 공판에 문건 16건을 제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낸 현직 이모 검사 등이 “2014년 하반기에 우 전 민정비서관 지시로 문건을 작성했다”고 특검 조사에서 밝혔다. 이 부회장 측이 향후 문건을 증거로 채택하는 데 반대한다면, 작성자들이 법정에 출석해 진술하는 방법이 있다. 이미 이 재판에선 청와대가 삼성 경영권 승계의 일환으로 진행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관여한 간접 증거로 ‘순환출자 해소’나 ‘엘리엇’과 같은 단어가 적힌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을 정황 증거로 채택했다. 이어 캐비닛 문건도 정황 증거로 채택되면 재판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증거 목록은 한결 두꺼워진다. 캐비닛 문건 때문에 새로운 의혹 제기의 표적이 된 쪽이 또 있다. 우 전 수석이다. 공직자 인사검증과 사정 업무가 본업무인 민정비서관이 경제 이슈인 삼성의 경영권 승계 관련 문서를 생산하거나 문화체육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다만 민정수석실 업무 범위를 사회 전반 이슈를 포괄한다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문건만으로 우 전 수석에 대한 재수사를 시작하긴 무리라는 견해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민정수석실 문건이) 직접 국정농단 사건과 관계가 있는 것인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내용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해석에는 검찰 출신인 우 전 수석 관련 의혹엔 유독 ‘신중 모드’를 고수하던 수사 선례가 묘하게 겹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중앙지법 휴정에도 재판하는 ‘국정농단’ 재판부

    서울중앙지법이 24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휴정기에 들어가지만 국정농단 관련 사건을 맡고 있는 형사 재판부는 오히려 더욱 숨가쁜 2주를 보내게 됐다. 휴정기에도 결심 및 선고가 예정된 재판들이 있는 데다 최근 청와대에서 발견된 ‘캐비닛 문건’이 돌발변수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재판을 맡은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오는 26일과 다음달 2일을 제외하고 매일 재판을 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전·현직 삼성 임원들의 뇌물 공여 혐의 재판을 다루는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도 주3회 재판을 진행한다. 두 사건 모두 워낙 수사기록이 방대하고 피고인들이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 증인신문 절차 등이 길게 이어졌던 만큼 휴정기에도 쉴 틈이 없는 상황이다. 8월 27일이 구속 기간 만기인 이 부회장의 결심공판이 다음달 4일로 예정돼 있어 재판부는 더욱 속도를 높여야 한다. 재판부는 26일 최씨를 불러 증인신문을 하고 27~28일 피고인 신문, 8월 1~2일 공방기일을 거쳐 4일 양측의 최종 의견을 듣기로 했다. 박 전 대통령도 한 차례 더 증인으로 부를 계획이다. 27일에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관리 혐의로 기소된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선고공판이 열린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여성 장관 6명, 실세 부처 꿰차다

    여성 장관 6명, 실세 부처 꿰차다

    여성장관 헌정 사상 첫 30%…역대 83% 여가·복지 등에 몰려문재인 대통령은 23일 고용노동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의 3선 중진 김영주(62) 의원을 지명했다. 조대엽 전 후보자가 낙마한 지 열흘 만으로, 고용부 사상 첫 여성 장관 후보자다. 이로써 지난 21일 국회를 통과한 새 정부조직법에 따라 신설되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제외한 17개 부처 장관 인선이 마무리됐다.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현역 의원 중 5번째 입각이다. 문 대통령의 ‘여성 장관 30%’ 공약도 사실상 지켜지는 셈이다. 아울러 역대 정부 가운데 특정 시점에서 여성 장관급이 30%를 넘는 것도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의원이 통과되면 (초대 내각에서) 여성 30% 비율을 넘기는 문제도 충분하게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8부·5처·17청의 장관급 기관장 19자리 가운데 6자리를 여성으로 하게 되면 32%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수차례 임기 내 남녀 동수 내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고, 출발점으로 초기 내각의 여성 장관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0% 선으로 하겠다고 밝혀왔다. 현행 정부조직법상 17명(중소기업벤처부 신설·국가보훈처장 장관급 격상을 포함한 정부조직개편안은 아직 국무회의 의결 안 됨) 가운데 5명(강경화 외교부·김현미 국토교통부·김은경 환경부·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및 김 후보자)으로 29.4%이지만, 25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조직법(17부 5처 16청→18부 5처 17청)이 의결되고 ‘장관급’까지 넓혀 보면 피우진 보훈처장을 포함해 31.6%(19명 중 6명)가 된다. 중기부 장관에 여성이 임명되면 33.3%(18명 중 6명), 장관급 비율은 36.8%(19명 중 7명)까지 올라간다. 다만 호칭상 ‘장관’으로 국한하고, 중기부 장관에 남성이 임명되면 18명 가운데 27.8%(18명 중 5명)로 30%에 조금 못 미친다. 1기 내각의 여성 장관 비율은 노무현 정부(21%) 이후 가장 높다. 이명박 정부가 6.7 %로 가장 낮았다.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로는 정치권에서 민주당 박영선·윤호중 의원 등이, 학계에서는 문재인 캠프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 공약을 만든 이무원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최장수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한정화 한양대 교수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숫자보다 중요한 건 여성 장관의 역할이다. 박근혜 정권까지 총 41명(중복 포함)의 여성 장관이 임명됐는데, 34명(83%)이 여가·복지·환경·문화부에 몸담았다. 여가부가 19명(46%)으로 제일 많고, 복지(8명), 환경(5명), 문화(2명) 순이다. 노무현 정부 첫 내각에서 강금실 법무장관이 임명되면서 비로소 ‘여성 몫 장관’에 대한 고정관념이 파괴됐다. 흥미로운 사실은 당시 강 장관을 추천 한건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이다. 자서전 ‘운명’(2011)에서 “당시 판사를 거쳐 민변 부회장을 하고 있던 강금실 변호사를 추천한 건 나였다”고 밝혔다. 물론 당시 문 수석조차 강 장관에게 우선 환경부나 보건복지부를 맡겨 본 뒤 법무부 장관을 생각해 보는 게 좋겠다고 건의했지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남성 전유물처럼 생각됐던 자리에까지 여성을 과감하게 발탁해야 한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철학은 문 대통령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는 게 참여정부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김무성 “문재인 대통령, 기본 모르고 실현 불가능한 주장 한 사람”

    김무성 “문재인 대통령, 기본 모르고 실현 불가능한 주장 한 사람”

    김 의원 “문 대통령, 후보 시절 사드배치 중단 발언” 지적“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천권 쥐고 흔들어 새누리당 참패”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이 22일 “지난해 총선 때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상향식 공천제를 자빠트리는 바람에 새누리당은 참패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박 전 대통령을 강력 비판했다.김 의원은 이날 오후 수원의 한 북카페에서 열린 ‘바른정당 주인찾기’ 행사에 참석해 이와 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권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나쁜 것이다. 정당 민주주의를 하려면 공천권을 권력자로부터 빼앗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당 대표로 있었지만 9명 최고위원 집단지도체제여서 여의도연구원장 하나 내 맘대로 임명할 수 없었다”며 “선거를 앞두고 상향식 공천을 하려 했지만, 청와대의 방해로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당시 문재인과 안철수의 야권 분열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상향식 공천이 이뤄졌다면 의석 절반을 넘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최순실 사태가 생겼다면 이렇게 됐겠느냐”고 한탄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이날 작심한 듯 박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5·9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정치 일선에 나오지 않다가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의 탈(脫)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토론회에서 첫 공개 행보에 나섰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해서도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사드배치를 중단하겠다고 했던 것을 기억하느냐”면서 “기본을 모르고 실현불가능한 주장을 한 사람이 대통령이 돼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개성공단을 넓히는 것은 미국에서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박 전 대통령이 결단을 해서 중단을 했는데 이걸 재개하자는 사람이 대통령이 됐다”고도 말했다. 그는 행사에 참석한 남경필 경기지사를 일컬어 “내가 경험한 성공적인 정치는 이상 30%에 현실 70%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남 지사는 이상 70%에 현실 30%의 정치를 추구하는 분”이라며 “남 지사 따라가면 여러분 망한다”고 뼈 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남 지사는 앞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신을 ‘래디컬 센트럴리스트’, 극단적인 중도정치인이라고 했다”며 “보수, 진보라는 말은 이제 안 썼으면 좋겠다. 저 역시 이념을 뛰어넘는 정치를 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남 지사는 또 자유한국당을 겨냥해 “개혁을 한다고 해놓고 친박, 국정농단 세력을 다시 다 받아들이고 탄핵이 잘못됐다는 사람을 혁신위원장으로 앉히는 정당하고 비교되는 것 자체가 자존심이 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발언을 마무리하며 카페에 모인 시민들에게 팝송 ‘타임 이즈 온 마이 사이드(Time is on my side)’를 들려주고는 “시간은 바른정당의 편”이라며 “행동과 철학과 사람, 3박자를 갖춘 바른정당이 희망을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혜훈 대표도 이날 행사에 참석해 “국민이 바르다고 생각하는 것을 빠르게 이루겠다”며 “바르게, 빠르게를 꼭 기억해 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해 “결국 정부·여당이 어제 아침 바른정당의 안을 받아들였다”며 “낡은 보수 정당은 정족수 미달 작전으로 표결을 방해하다가 민심의 역풍이 두려워 다시 들어와 추경안이 통과됐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KAI ‘군·정·관계 로비 의혹’도 수사하나

    KAI·협력업체 이상한 자금흐름 포착… 軍 납품 ‘보이지 않는 손’ 곧 드러날 듯 검찰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협력업체 간 이상 거래징후를 포착하고, 실무진 소환조사를 통해 비자금 조성 의혹 얼개를 맞춰가고 있다. KAI 임직원의 횡령·배임 혐의를 규명하는 수사에 이어 KAI 내 조직적인 비리를 가능하게 하고, 결함있는 제품을 군에 납품할 수 있게 한 ‘보이지 않는 손’을 찾는 수사도 조만간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KAI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KAI와 협력업체 5곳에서 확보한 회계자료 등 압수물을 분석해 비상식적인 자금 흐름을 확인했다. 하성용 전 KAI 사장이 취임했던 2013년을 전후해 특정 협력업체들에 KAI 일감 몰아주기가 자행됐고, KAI와 이 협력업체들 간 이상 거래 및 이상 계약이 맺어졌단 뜻이다. 2015년 감사원이 KAI의 직원 손모(수배중)씨가 처남 명의 용역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수십억원을 착복한 의혹, 상품권을 대량 구입해 군·정·관계 로비에 활용한 의혹 등을 검찰에 통보했을 때 경남지방경찰청에서도 관련 혐의를 수사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또 다시 ‘늑장수사’ 의혹이 제기되자 검찰 관계자는 21일 “감사원 조사와 경찰 수사 제보자가 같은 사람이었고, 감사원 통보 검찰 수사 중 경찰 수사가 중복되고 있는 것을 파악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KAI는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항공기를 만들며 경남 진주·사천 지역경제를 주도하는 회사”라면서“제보만 듣고 압수수색을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충분한 내사가 필요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독점 항공기 체계종합 업체라는 KAI의 위상은 수사를 신중하게 만든 요인일 뿐 아니라 결함 있는 무기를 군에 납품하는 원동력으로도 작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방위산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국산화란 당위성에 힘입어 KAI는 제품 결함·불합리한 계약에 대한 지적을 실무선에서 제기할 때, 청와대를 움직여 상황을 반전시킬 로비력을 갖춘 곳”이라고 전했다. 합법적으로 이뤄졌지만 하 전 사장이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1000만원, 지난해 친박계 국회 국방위원에게 50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낸 일이 눈총을 받는 이유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靑 캐비닛 속 삼성 경영권 승계 문건… 우병우 지시로 작성”

    “2014년 하반기 민정실서 보고서 작성… 우 前민정수석에게 보고 사실까지 확인” 삼성 측 “전혀 검토 못한 상태” 곤혹… 박근혜·최순실 재판에도 제출 계획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발견된 ‘캐비닛 문건’ 가운데 삼성의 경영권 승계에 관한 문건 일부는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지시로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1일 “2014년 하반기 당시 민정비서관의 지시에 따라 민정비서관실 행정관들이 삼성 경영권 관련 보고서를 작성해 민정비서관에게 보고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캐비닛에서 발견된 삼성 경영권 관련 자료들은 그 보고서를 쓰는 과정에서 작성된 문건들”이라고 밝혔다. 우병우 전 수석은 2014년 5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민정비서관으로 일했고 이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민정수석으로 재직했다. 특검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전현직 삼성 임원들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 공판에서 캐비닛 문건 중 16건을 증거로 제출했다. 양재식 특검보는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작성해 출력, 보관한 문건으로 청와대로부터 제출받았다”면서 “당시 청와대가 삼성의 현안(경영권 승계)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문건은 당시 민정수석실로 파견됐던 현직 검사인 이모 전 행정관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최근 이 전 행정관과 문건 작성에 관여한 최모 행정관을 조사해 문건에 대한 내용을 확인했다. 이날 제출한 증거자료에도 청와대에서 받은 문건 사본과 함께 이들의 진술서 사본이 첨부됐다. 양 특검보는 “2014년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쓰러진 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삼성그룹의 최대 현안이었고, 2014년 6월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수첩에 ‘삼성그룹 승계 과정 모니터링’이라고 기재돼 있는 등 민정수석실에서도 경영권 승계 작업에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검토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재판장은 “시기가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증거를 배척할 수는 없는 것 같다”면서 변호인 측에 의견을 물었다. 변호인 측은 “전혀 검토를 못 한 상태라 즉답을 하기 어렵다”며 추후 의견을 밝히기로 했다. 특검팀은 이 문건들을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에 대한 뇌물수수 혐의 재판에도 증거로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靑 “안보실 문건 예민한 내용 많아” 공개 안 할 듯

    “더 공개할 것 있는지는 충분히 검토”… 분석 작업 후 기록관 일괄 이관 관측 청와대가 최근 발견된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문건을 공개하지 않거나 최대한 신중을 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4일부터 3차례에 걸쳐 경내 민정수석·정무수석·국정상황실에서 발견된 문건의 제목과 개요, 일부 메모를 공개했다. 하지만 다음주 초 예정됐던 국가안보실 문건은 외교·안보현안을 담고 있어 주변국과 외교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야권에서 문건 공개의 위법성과 정치적 논란을 제기하면서 불필요한 정치공방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해 추가 공개에 부정적 기류가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1일 “국가안보실에서 발견된 문건은 예민한 내용들이 많아 공개했을 때 법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고, 특히 외교·안보는 상대국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공개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정무수석실에서 발견된 문건 중 공개 안 한 800여건은 내용상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라 보면 된다”면서 “일부는 앞서 발표한 것과 내용이 겹치는 것들도 많다. 전날 회의에서 말한 내용이 다음날 또 되풀이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적어도 이번 주말 공개는 없다”면서 “다만 추후 국민에게 알릴 게 있는지 내용 분석 및 법률 검토는 충분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지정기록물이나 비밀기록물이 아닌 문건 가운데 누가 봐도 적법하지 않은 자료의 제목과 개요만 공개했음에도 야당이 반발하는 것은 마치 ‘잘못은 눈감아주고, 그 잘못을 지적하는 손톱 끝에 때가 끼었다’고 말하는 식”이라고도 말했다. 실제 청와대 내부에서는 과거 사초(史草) 논란처럼 본말이 전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방대한 해당문건들에 대한 분류·분석 작업과 함께 법리적 검토는 물론, 정무적 판단에도 신중을 기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작업이 끝나면 대통령기록관으로 일괄 이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재벌·슈퍼리치 ‘핀셋 증세’ 급물살… “178조 감당 못해” 반론도

    재벌·슈퍼리치 ‘핀셋 증세’ 급물살… “178조 감당 못해” 반론도

    문재인 대통령이 ‘부자 증세’ 방침을 공식 표명하면서 재벌기업과 슈퍼리치를 대상으로 한 선별 증세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정부는 새달 2일 발표할 세법 개정안에 이런 증세안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핀셋 증세’를 통해 조세 저항을 줄이면서도 적극적인 재정 지출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게 정부와 여당의 계산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방식대로라면 해마다 약 4조원의 세금이 더 걷힐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부자 증세만으로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 소요 재원 178조원을 감당할 수 없다는 반론도 여전하다.21일 국회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추 대표가 주장한 증세안대로라면 연 3조 7800억원의 세금이 더 걷히게 된다. 추 대표는 전날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 2000억원을 초과하는 기업에 대해 현행 최고세율 22%보다 높은 25%를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지난해 과표 기준으로 해당 기업은 116곳이다. 삼성, 현대·기아차, SK, LG 등 5대 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대부분 해당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이에 따른 세수 증가분을 2조 7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전날 여당이 제시한 세수 증가 효과(2조 9300억원)보다는 다소 적다. 소득세의 경우 과세표준 5억원 초과 구간이 신설되고 현행 최고세율(40%)보다 높은 42% 세율이 적용되면 1조 800억원의 세금이 더 걷힌다. 대상자는 4만명이다. 과표 3억~5억원 이하 구간(세율 40%, 대상자 5만명)도 새로 만들자는 게 추 대표의 제안이지만 이로 인한 세수 증가분은 미미한 것으로 추산됐다.애초 증세를 최후의 수단으로 미뤘던 정부와 여당이 태도를 바꾼 것은 ‘국정과제 5개년 계획에 견주어볼 때 재원 대책이 너무 허술하다’는 안팎의 지적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심지어 자신들이 야당 시절 “국민에게 ‘증세 없는 복지’의 허상만 심어줬다”고 비판했던 박근혜 정부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성토까지 나오자 차별화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부처 관료는 “(박근혜 정부와 달리) ‘문재인 정부는 증세를 피해가지 않겠다. 하지만 (정권 지지 기반인) 중산·서민층에게는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청와대와 여당은 이번 부자 증세가 보편 증세로 가는 징검다리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초고소득자와 초대기업에 국한된) 선별 증세 기조는 (집권) 5년 내내 지속될 것”이라고 못박음으로써 증세 대상이 확산될지 모른다는 중산·서민층의 불안감을 차단했다. 김영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도 “일반 기업이나 국민에게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핀셋 증세”라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재정 수요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보면 증세 없는 재원 조달이 불가능해 보이는 만큼 이를 인정하고 증세를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4조원(증세 예상분)은 현실적으로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소득이 높은 계층을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세금을 강화하고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법인세율을 낮추는 추세인데 우리만 높이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법인세를 낮추는 분위기에서 우리만 올리게 되면 자칫 기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소득세수의 80%를 상위 20%가 부담하고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근로소득자가 48%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소득세 최고구간을 신설하는 것도 국민개세주의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특검 ‘靑 캐비닛 문건’ 삼성 경영권 승계 증거 제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나온 이른바 ‘캐비닛 문건’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거로 제출했다. 증거능력이 인정될지 주목된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과 전·현직 삼성 임원들에 대한 뇌물 공여 혐의 공판에서 특검팀은 캐비닛 문건 16건을 증거로 추가한다고 밝혔다.  양재식 특검보는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작성해 출력, 보관한 문건으로 청와대로부터 제출받았다”면서 “당시 청와대가 삼성의 현안(경영권 승계)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장은 특검 측에 “청와대에서 발견됐다는 메모 등에 대해서는 최소한 청와대에서 발견됐다는 사실 확인이 돼야 할 것 같다”고 지적하자 특검팀은 “기본적으로 오늘 제출한 문건들은 작성자와 작성 경위가 확인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검팀은 문서 작성자인 청와대 이모 전 행정관과 작성에 관여한 최모 전 행정관에게 문건에 대한 내용을 확인했다. 이날 제출한 증거자료에도 청와대에서 받은 문건의 사본과 함께 이들의 진술서 사본도 첨부했다.  양 특검보는 “2014년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쓰러진 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삼성그룹의 최대 현안이었고, 2014년 6월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수첩에도 ‘삼성그룹 승계 과정 모니터링’이라고 기재돼 있는 등 민정수석실에서도 경영권 승계 작업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검토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재판장은 “늦게 제출한 사유가 인정되거나, 시기가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증거를 배척할 수는 없는 것 같다”면서 변호인 측에 의견을 물었다. 변호인 측은 “전혀 검토를 못한 상태”라며 추후 의견을 밝히기로 했다.  이날 재판에선 ‘안종범 수첩’을 두고 특검팀과 변호인 측의 공방도 이어졌다. 특검팀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단독 면담 관련, 청탁을 명시한 말씀자료와 안종범 수첩 메모 등에 따르면 명시적 청탁이 맞다”고 주장했다. 또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부 부처에 현안이 이뤄지도록 도와달라고 청탁해 대통령에게까지 전달됐다”면서 이는 묵시적 청탁도 성립한다고 말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안종범 수첩으로는 두 사람의 실제 대화내용을 예단하지 못한다”면서 “특검팀이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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