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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노영민 주중 대사가 해야 할 일/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노영민 주중 대사가 해야 할 일/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역대 주중 한국대사는 두 부류로 나뉜다. 대통령의 최측근 또는 전문 외교관이 맡아 왔다. 김영삼 정부 시절의 황병태 대사, 이명박 정부의 류우익 대사 그리고 박근혜 정부의 권영세·김장수 대사가 대통령의 측근이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권병현·홍순영·김하중 등 베테랑 외교관들이 주중 대사를 맡았다. 각자 장단점이 있다. 대통령과 직접 통화가 가능한 측근 대사는 정치적인 힘이 세다. 그러나 베이징보다는 한국의 정치판에 더 촉각을 곤두세운다. 외교관 출신 대사는 전문성은 강하나 청와대와 외교부의 심부름꾼으로 전락하기 쉽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주중 대사로 내정된 노영민 전 의원은 자타가 인정하는 대통령 측근이다. 2012년 대선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았으며, 올해 대선에서도 선대위 조직본부장을 맡았다. ‘측근 배제 원칙’이 아니었다면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았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베이징 현지의 분위기를 솔직히 전하자면 신임 대사에게 거는 기대가 그리 큰 편이 아니다. 대통령이 와도 풀 수 없을 정도로 꼬여 버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중국과는 아무 인연도 없는 대통령 측근이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난해 6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정부는 한국대사를 때때로 초치해 항의나 할 뿐 제대로 만나 주지도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신임 대사 노영민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현장 외교’를 하라고 권하고 싶다. 중국 정부의 고관들이 만나 주지 않는다고 대사관 집무실에만 앉아 있지 말고 청주에서 선거를 치를 때처럼 중국을 누비며 중국인들을 만나길 바란다. 대중 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표밭을 갈아 본 정치인이 가장 잘할 수 있다. 사드 이후 벼랑 끝에 몰린 우리 교민들도 대사관저에서 리셉션이나 하는 대사보다 선술집에서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대사를 더 원하고 있다. 북한 사람들과의 만남도 일부러 피할 필요는 없다. 베이징은 남한 학생이 북한 학생과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고, 우리 교민이 북한 교민과 같은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곳이다. 남북한 대사가 다양한 자리에서 만날 일도 많다. 그때마다 먼발치에서 눈만 흘기지 말고 먼저 다가가 말을 걸었으면 좋겠다. 대사가 북한 외교관 접촉을 범죄시하면 그 누구도 북한 사람을 만날 수 없다. 비록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문재인 정부의 남북대화 원칙이 폐기될 위기에 놓였지만 누군가는 훗날을 준비해야 한다. 대통령 측근이라는 점도 적극 활용하기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2015년 당시 라디오 토론회에서 사회자가 ‘주요 정치 현안을 누구와 상의하느냐’고 묻자 “노영민 의원과 상의한다”고 말했다. 지금도 대통령과 상의하는 관계라면 주요 정치 현안이 아닌 주요 중국 현안을 정확하게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대사가 돼야 한다. 2010년 8월 민주당 대변인 노영민은 1년 6개월간의 대변인직을 그만두면서 “야당 대변인이라 어쩔 수 없이 많은 분께 상처를 줬다. 너그러운 용서를 빈다”고 말했다. 국회 기자실에서 사퇴의 변을 들으면서 ‘유약한 야당 대변인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했다. 4대강 예산과 법안의 날치기 통과가 예사롭게 벌어지던 시절이었다. 주중 대사 노영민의 임기가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겠으나 선 굵은 현장 외교로 한·중 관계를 복구하는 데 일조한 대사로 기억되길 바란다. window2@seoul.co.kr
  •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해?…하수구 저널리즘과 알 권리의 경계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해?…하수구 저널리즘과 알 권리의 경계

    1997년 8월 31일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다이애나 스펜서 전 영국 왕세자비. 이미 찰스 왕세자와 이혼한 뒤였지만 그녀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높았고, 그녀는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도 파파라치의 카메라를 피해 다녀야만 했다. ● 다이애나 사망 20주기, 공인의 사생활 보도 논란에 불 지핀 언론 지난 31일로 다이애나 사망 20주기를 맞았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편히 쉴 수 없다. 언론이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헤집고 들춰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6일 영국 준공영방송 채널4가 방송한 ‘다이애나 다큐멘터리’는 공인의 사생활 보호와 언론의 국민 알 권리 보장 논란에 불을 지폈다.해당 다큐멘터리는 다이애나가 생전 연설 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찍은 영상으로 구성됐다. 여기에는 찰스 왕세자와의 불화, 왕실 경호원과의 불륜, 그리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의 갈등 등이 솔직하게 담겨있다. 다이애나 측근들은 사생활 침해라며 방영 취소를 요구했다. 유족이 받을 상처도 염려했다. 그러나 채널4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는 명분으로 예정된 날짜에 방송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보다 10년이나 앞선 2007년 다이애나의 사생활이 담긴 영상을 입수하고도 공개하지 않았다. 채널4의 판단과 달리 아무리 공인이더라도 그저 사생활에 대한 것이라면 ‘공적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인의 사생활과 알 권리라는 두 가치의 충돌은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논란의 대상이 됐다. 공인의 사전적 의미는 ‘공직에 있는 사람’을 뜻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중에게 이름이 알려진 사람’ 정도로 통용된다. 그래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이 음주운전을 하거나 폭력 시비에 휘말리면 ‘공인으로서’ 잘못을 사죄한다. ‘알 권리’는 법에 명시된 개념은 아니지만 통상 국민이 정치·사회·경제 등 공적인 영역에 대한 정보에 접근하거나 이를 요구할 권리 등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 제21조에 근거해 알 권리를 국민이 요구하고 국가가 지켜야 할 헌법적 가치로 두고 있다. 우리 사회는 공인의 정의 자체도 광범위하면서도, 공인의 사생활은 그저 알 권리 보장이라는 주장에 짓눌리며 발가벗겨졌다. 최근의 사례로는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의 배우 송선미 남편 장례식장 몰래카메라 방송이 대표적이다. 송씨는 피살된 남편의 장례식과 관련해 언론에 보도 자제를 요청했고, 대부분의 매체가 요청을 받아들였지만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은 장례식장에 몰래 출입해 영상까지 담아 방송했다.방송 직후 MBC와 제작진은 여론의 거센 뭇매를 맞고서야 유족에게 사과하고 논란이 된 장면을 삭제했다. 이는 단순히 과잉취재·보도 논란을 넘어 우리 사회가 바라보는 공인에 대한 관점이 점차 사전적 의미와 가깝게 좁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과거에 비해 언론 보도에 비판적인 수용자가 늘어나면서 사생활 보호에 대한 대중의 요구 또한 커졌음을 시사한다. ● 프랑스 “사생활이 공직과 무슨 상관?” 공인의 사생활 보도 논란과 관련해 주목 받는 국가로는 프랑스가 꼽힌다. 대체적으로 개인 생활과 공직자로서의 능력은 분리해서 본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은 1981년과 1988년 두 차례 당선될 정도로 프랑스인들의 신망을 얻었다. 1984년 주간지 파리 마치는 그에게 혼외 딸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러자 다른 언론사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르몽드는 “그래서 어떻다는 말이냐”라고 반문했다. 르 피가로도 ‘하수구 저널리즘’이라면서 사생활 보도를 비판했다. 올해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은 39세다. 그의 부인 브리지트 트로뉴는 현재 64세로 마크롱과는 25살 차이가 난다.마크롱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스승과 제자 사이로 만났다. 트로뉴는 당시 기혼 상태였다. 아이가 셋이었고, 그중 맏이는 마크롱과 같은 학년이었다. 한국사회에선 부도덕하게 보일 수 있는 관계가 프랑스에선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 채동욱의 혼외자, 그리고 여성 대통령의 사생활 한국에서는 공인의 사생활 보호와 알 권리 충돌에 있어 이중 잣대가 적용되는 등 아직 확립된 문화는 없다. 정치권 혹은 언론의 이중 잣대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논란과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논란에서 두드러졌다. 조선일보는 2013년 9월 6일 1면 기사를 통해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에게 혼외 아들이 있다고 보도했다.채 총장이 고위공직자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인사청문회에서 이를 밝히지 않았으며 혼외 관계의 여성과 아들이 사는 집의 전세자금을 마련해줬다면 재산 허위 신고에 해당한다고도 지적했다. 이는 검찰총장 업무와 직접적 연관성은 떨어지지만, 여론의 비난이 빗발쳤다. 초등학생 아들이 다니는 학교 생활기록부까지 까발려졌다. 당시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되는 과정에 국가정보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었고, 정치권의 갖은 외압을 채 총장이 직접 막으며 수사팀을 이끌었지만 황교안 법무부 장관까지 나서서 채 총장 감사를 지시하면서 결국 자리에서 쫓기듯 물러났다.이후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을 통해 ‘채동욱 혼외자’ 보도에 앞서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채 전 총장은 이미 부도덕한 공직자로 낙인찍힌 뒤였다. ‘대통령 혼외 딸’ 보도 이후 프랑스의 상황과는 대조되는 대목이다. ●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 사생활 있다”는 궤변 채 전 검찰총장 혼외자 보도에는 깊이 개입했던 박근혜 정부는 국민적 관심이 박근혜 당시 대통령으로 향하자 정반대의 입장을 취했다. 대한민국 권력 서열 1위인 대통령의 평일 집무시간 행적에 대한 언론과 국민의 물음에는 철저하게 입을 닫았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31분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 완전히 침몰했지만 박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은 시간은 오후 5시 15분이었다. 그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세월호 승객 구조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지시를 내렸는지는 지금까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후 박 대통령 탄핵심판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사는 ‘대통령의 7시간’ 등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는 것도 고려해 달라”고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국민 생명권을 보호할 책무가 있다. 이는 헌법재판소의 “직책을 성실하게 수행할 의무는 탄핵 심판의 판단 대상이 아니다”라는 판단에 따라 탄핵에 직접 인용되지는 않았지만, 탄핵 사유로 거론될 만큼 중대한 일이었다. ● 공론화를 통한 조정이 필요한 시점 공인의 사생활 보호와 알 권리 보장에 대한 자의적 선택에 대해 공론화를 통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전공 교수는 “한국은 지금까지 국민의 알 권리가 절대적 명제처럼 보장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알 권리를 내세워 선정적이고 비도덕적 보도를 일삼는 황색 저널리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론화를 통한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공직자의 경우 보도 내용이 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에 조금이라도 효용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사생활이라도 보도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신문협회의 ‘신문윤리강령 및 실천 요강’에는 “공익을 위해 부득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개인의 사생활을 보도·평론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되어있다. 또한 “공인의 사생활을 보도·평론하는 때에는 절제를 잃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도 존재하지만 사실상 사문화 된 게 우리 언론의 현실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법정에 선 ‘朴의 문고리들’… “청문회 불출석 정당한 사유 없었다”

    법정에 선 ‘朴의 문고리들’… “청문회 불출석 정당한 사유 없었다”

    안봉근·이재만, 檢 공소사실 인정 박 前대통령·靑 문건 등 묻자 “…” 우병우 장모 김장자도 모습 드러내지난해 12월과 올해 초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던 인사 11명이 1일 나란히 법정에 섰다. 특히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나타나지 않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청와대 ‘문고리 3인방’ 멤버였던 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도 이날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박평수 판사의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한 두 사람의 변호인들은 각각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7일과 22일 두 차례 청문회 증인 출석 요구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한 혐의(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 위반)로 기소됐다. 이 전 비서관의 변호인은 “다만 당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선처해 달라”고 덧붙였다. 지난 1월 7일 청문회에 불출석해 기소된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과 박 전 대통령의 미용사 정매주씨 변호인도 “사실관계는 다투지 않겠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고발 절차가 법리적 요건에 맞는지를 재판부에 설명하겠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던 핵심 인물들이 당시 박 전 대통령을 위해 증언을 거부한 게 맞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나머지 7명의 피고인은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며 무죄를 주장하거나 특검의 고발 절차를 문제 삼으며 공소 기각을 요구했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대표,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한일 전 서울지방경찰청 경위는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했다고 주장했다. 박재홍 전 한국마사회 승마팀 감독은 정유라 승마 논란 이후 개인적 사유를 언급했고,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장은 신분상 공개적인 위원회에 나갈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일부 피고인은 전날 이임순 전 순천향대 교수의 위증 혐의 항소심에서 공소가 기각된 점을 토대로 국조특위 활동 기한이 끝난 뒤 이뤄진 고발 절차는 부적법하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검찰은 “불출석 혐의는 국조특위 활동 중에 고발이 접수됐다”고 반박했다. 재판을 마친 뒤 두 비서관에게는 취재진이 몰려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중인 점에 대한 소회나 청와대 부속실에서 발견된 문건 등에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이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법원을 떠났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靑 “박성진, 뉴라이트 아닌 생활보수…청문회까지 간다”

    靑 “박성진, 뉴라이트 아닌 생활보수…청문회까지 간다”

    “중기부 장관 업무 수행 문제 안돼…박근혜 탄핵 반대 밝힌 적 없어”청와대는 1일 ‘비상장 주식 대박’ 의혹으로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것에 대해 이 후보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간략한 입장만 내놨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5번째로 낙마자가 발생하면서 ‘부실검증 책임론’이 불거졌지만 ‘뉴라이트 사관’ 논란에 휩싸인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직을 그만둘 만큼의 흠결은 아니라는 기류가 강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로 이날 오전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선 언론과 정치권에서 제기된 의혹, 제보와 투서를 조사한 민정수석실의 보고가 있었다. 수석·비서관의 토론이 벌어졌고 장관업무를 수행하는 데 지장은 없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참석자에 따르면 7대3 정도 비율로 박 장관 후보자에게 청문회까지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안점검회의에서 심층 토론이 있었고 여러 관점이 제기됐지만 청와대의 입장은 바뀐 것이 없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역사관과 대척점에 서 있는 박 후보자가 국무위원으로 적합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좀 과한 지적”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공대 출신으로 일에만 전념해 온 분은 건국절 관련 부분을 깊이 있게 파악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면서 “청와대와 내각에 여러 생각을 가진 분들의 다양성이 필요하며 교육부 장관이 아닌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다. 보수라고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가 적극적인 ‘뉴라이트’도 아니며 환경적으로 내재화된 보수성이어서 ‘생활보수’라는 표현도 현안점검회의에서 나왔다. 또 다른 핵심관계자는 “박 후보자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의견을 밝힌 적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고 사실이라면 지지층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만큼 샅샅이 조사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퇴와 관련해 사전 교감은 없었으며 청와대도 언론 속보를 통해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사퇴했다고 의혹을 인정했다는 건 결코 아니다”라며 “로펌의 다른 변호사가 산 비상장 주식을 이 후보자 등 3명에게 다시 파는 과정이 있었고 매도 시점은 전부 달랐는데, 애초 주식을 산 사람은 손해를 봤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 과정에서 불법적 부분을 확인한 바 없다”며 ‘부실검증’에 따른 책임론을 경계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증세·방송법 등 대립각… 여야 100일 ‘입법전쟁’

    증세·방송법 등 대립각… 여야 100일 ‘입법전쟁’

    與, ‘개혁 입법’ 통해 주도권 확보 총력 野, 예산안·靑 인사 문제 등 집중 부각 김이수 인준안은 4일 ‘직권 상정’ 합의 靑,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가동 제안국회가 1일 정기국회 개회식을 열고 100일간의 활동을 시작했다. 정기국회는 교섭단체 대표연설(9월 4~7일), 대정부 질문(9월 11~14일), 국정감사(10월 12~31일), 내년도 예산안 의결(12월 1일)을 거친 뒤 12월 8일 종료된다. 이번 국회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이자 여소야대 구도에서 4개 교섭단체로 진행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약 4달밖에 안 된 만큼 지난 박근혜 정부의 적폐 찾기를 계속해 국회 운영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민주당은 정기국회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안과 초고소득자 증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을 ‘개혁입법’ 대상으로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또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담은 문재인 케어, 양도소득세 인상 등의 부동산 대책 입법 등도 밀어붙일 계획이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봉사자가 아닌 정권의 손발이 되어 온 사법기관, 정보기관, 군, 공영방송 등을 국민의 편에 서도록 철저히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에서는 내년 예산안을 ‘퍼주기 복지’로 지적하고 청와대의 인사 문제 등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견제할 방침이다. 다만 여당이 추진하는 개혁입법에 대해서는 야당마다 입장이 조금씩 달라 사안별로 이합집산할 것으로 보인다.공수처 설치에 대해 한국당은 반대 입장인 반면 국민의당은 원론적 찬성, 바른정당은 조건부 찬성 의견을 보이는 등 이견이 크다. 특히 안철수 대표 체제의 국민의당은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강조해 반여 투쟁의 선봉에 나설 공산이 크다. 일단 여야는 지난 대선에서 각 당의 공통 공약을 정기국회에서 입법화하는 데 합의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공통 공약 62건의 법안목록을 야 3당에 전달했다. 공통 공약으로는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아동수당 도입, 기초연금 30만원까지 인상 등이 있다. 지난달 31일 본회의에서 처리가 무산된 2016 회계연도 결산안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안도 문제다. 일단 여야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개회식에 앞서 만나 4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끝난 후 정세균 국회의장의 인준안 직권상정에 합의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야당이 주식 대박 논란으로 반대했던)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사건만 없으면 8월 31일 직권상정하는 것으로 했었다”면서 “이 후보자가 그만둬서 의장이 직권상정하면 그만이다. 안건 상정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국회는 또 오는 12~13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정기국회를 계기로 여야 간 입법전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개원일인 이날 국회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또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가동을 공개 제안했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협력의 정치를 열어 가는 틀로서 지난 5월 청와대 5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합의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국회와 야당의 협조를 부탁드린다”면서 “대통령은 상설협의체가 운영된다면 입법과 예산을 포함해 국정 현안에 대해 여야 지도부와 깊이 소통하고 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김장겸 MBC 사장 체포영장] 정권따라 낙하산 몸살… 2008년부터 18명 해직

    [김장겸 MBC 사장 체포영장] 정권따라 낙하산 몸살… 2008년부터 18명 해직

    정부 입맛에 맞춰 경영진 선임 내홍 양사 정직·감봉 등 부당징계 200건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영방송의 수난사는 되풀이됐다. 정권마다 공영방송을 대국민 홍보 수단으로 여긴 터라 어떤 정권이든 늘 입맛에 맞는 경영진을 앉히려고 안간힘을 써왔다. ‘낙하산 인사’가 수장으로 올 때마다 KBS와 MBC 양대 공영방송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기간 산업 가운데 하나이면서도 정치권의 입김으로 한 번씩 큰 홍역을 치러야 했다. 공영방송 수난사는 처음 민선으로 사장을 선임한 노태우 정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88년 KBS 이사회에서는 시민사회계 원로였던 서영훈 사장을 선출했으나 노태우 정권은 방만 경영을 문제 삼아 그를 해임했다. 이후 유신 정권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서기원 사장이 후임으로 내려왔다. 노조원들은 격렬하게 반대하며 방송 제작 거부에 들어갔으며, 정부는 전경 3000여명을 투입해 조합원을 연행하는 등 사태를 무력으로 해결했다. 김대중, 노무현 등 진보 정권에 들어서도 낙하산 사장 논란은 여전했다. 2003년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후보 당시 언론특보를 맡은 서동구 사장이 선임됐지만 곧장 낙하산 논란에 시달렸고 부담을 느낀 서 사장은 한 달 만에 자진해서 물러났다. 공영방송 사장을 ‘정권의 나팔수’쯤으로 여긴 지난 10년간 이명박, 박근혜 보수 정권을 거치면서 국가기간 방송사의 비극은 극에 달했다. 2008년 정권을 잡은 이명박 정부는 제일 먼저 전 정부에서 임명한 두 공영방송 수장 내치기에 나섰다. 엄기영 당시 MBC 사장은 ’PD수첩’의 광우병 소고기 보도 이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의 사퇴 압박에 시달리다 임기 1년을 앞두고 사퇴했으며, KBS의 정연주 사장은 적자 등 방만 경영의 책임을 물어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이후 이명박 후보 당시 언론 특보를 맡았던 김인규씨가 KBS 사장으로 임명되며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이명박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 후보 당시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당시 김재철 청주 MBC 사장을 MBC 본부 사장에 앉히면서 방송장악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김재철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후 플러스’ 등 반정부 성향의 시사 프로그램을 폐지했으며, 진보 성향의 노조원들을 무더기로 징계하거나 해고했다. 2012년 170일간의 노조 파업으로 물러난 김 사장의 뒤를 이어 안광한 부사장이 수장 자리에 올랐다. MBC는 김재철 사장 때부터 낙하산 인사보다는 내부 적폐 세력의 전횡으로 몸살을 앓아야 했다. 안광한 전 사장과 후임인 현재 김장겸 사장은 모두 MBC 출신으로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보도국장 등 핵심 요직을 잇달아 맡으며 정권 입맛에 맞춰 편파 방송 제작을 지시하고 내부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부당 전보 인사와 해고를 일삼는 등 현재 MBC의 추락을 조장한 주범들이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2008년부터 최근까지 두 방송사에서 해직된 기자, PD 등은 18명이며, 정직·감봉 등 부당징계는 200건에 이른다. 100명이 넘는 기자, PD, 아나운서들이 자신의 직무와는 상관없는 스케이트장 관리, 송출 담당 등으로 보내졌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문고리 3인방’ 안봉근·이재만, 청문회 불출석 혐의 인정

    ‘문고리 3인방’ 안봉근·이재만, 청문회 불출석 혐의 인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이른바 ‘청와대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던 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이 1일 법정에서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안 전 비서관의 변호인은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박평수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 기일에서 “공소사실을 다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 전 비서관의 변호인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선처해달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 7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쳐 국조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오라는 통보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한 혐의(국회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됐다. 두 사람은 재판장이 직업을 묻자 “없습니다”라고 짧게 답변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윤전추 전 행정관과 박 전 대통령의 미용사였던 정매주씨 측도 현재 직업을 ‘무직’이라고 밝히며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다만 고발 경위 등에 대한 적법성만 재판부의 판단을 받겠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한 인사 4명이 한 법정에 피고인으로 서서 박 전 대통령을 위해 사실상 증언을 거부했다는 사실관계를 인정한 셈이다. 다만 이들은 형사재판에서 처벌 여부를 가릴 때 고려 요소가 되는 동기, 경위, 기타 평가요소 등에 대해 참작해 달라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았다. 같은 시각 박 전 대통령은 본인의 재판에 출석했다. 이들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대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 등은 건강상의 이유로 국회 증언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재홍 전 한국마사회 승마팀 감독 역시 개인 사정이 있었다고 주장했고,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은 당시 현직 신분으로서 공개 위원회에 나가 증언하기가 적절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건강상 이유를 대자 “대법원은 당뇨 치료를 위해 입원하느라 증인 출석을 안 한 사람에 대해 ‘증언이 어려울 정도로 거동이 불편하거나 급작스럽게 입원해야 할 절박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대법 판례를 들어 반박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법리적 다툼도 없는 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에 대해선 사건을 분리하고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서만 이달 22일 한 차례 준비절차를 열기로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민의당 대선 패배 요인에 포함된 안철수 “MB 아바타” 발언

    국민의당 대선 패배 요인에 포함된 안철수 “MB 아바타” 발언

    국민의당이 ‘제19대 대통령선거 평가보고서’를 1일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안철수 후보를 내세웠던 국민의당이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요인들이 적혀 있다. 패인 중에는 안철수 당시 대선 후보가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를 겨냥해 “제가 ‘MB 아바타’입니까?”라고 거듭 물은 일도 포함돼 있다.보고서를 작성한 국민의당 대선평가위원회는 먼저 “안 후보가 대선에서 어떻게 이길 것인가에 대한 전략을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더 중요한 것은 안 후보가 정책에 대한 철학을 확고하게 보여주는 데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대선 국면 당시 더불어민주당보다는 자유한국당과 각을 세우는 전략이 필요했는데 안 후보가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대선평가위의 설명이다. 평가위는 또 “지난 5월 9일 대통령선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보궐선거이자 ‘촛불 대선’인데 이에 적합한 전략과 홍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2017년 조기 대선의 핵심 슬로건은 ‘촛불혁명’과 ‘적폐청산’이었으나 안 후보는 이러한 메시지로부터 계속 일정한 거리를 뒀다”고 꼬집었다. 평가위는 안 후보가 지난 대선 TV토론에서 크게 실패했다고도 언급했다. 대선 캠프나 당 차원에서도 TV토론에 대한 준비를 잘하지 못했지만 안 후보 본인도 정치적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것은 물론, 정치적 레토릭(수사) 자체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적혀 있다. 보고서는 “안 후보는 TV토론을 통해 오히려 아무런 가치를 갖지 않고 내용도 없는 ‘중도’를 표방함으로써 오히려 ‘MB 아바타’라는 이미지를 강화했고 적폐청산에 반대한다는 이미지, 대북정책과 대외정책에 대해 비판은 하지만 대안은 없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면서 “안 후보의 캠프는 당내 경선에서 후보가 확정될 때까지 본선 홍보에 아무런 대책을 갖고 있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선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정치홍보 경험이 전혀 없는 이제석이라는 개인에게 선거와 관련된 모든 홍보를 맡기고 전권을 부여하는 사태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MB 아바타’ 발언이 나왔던 상황을 복기해보면, 지난 4월 23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열린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TV토론회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설전을 벌였다. 안 후보는 문 후보에게 “제가 ‘갑철수’인가”, “제가 ‘MB(이명박 전 대통령을 가리키는 말) 아바타’냐”라고 거듭 물었다. 문 후보는 “항간에 그런 말도 있다”는 말로 맞받아쳤다. 이어 안 후보는 “제가 지난 (제18대) 대선 때 이명박 정부가 연장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 대선 후보직을 양보했는데, 그래도 제가 ‘MB 아바타’냐”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문 후보는 “아니라고 생각하면 본인이 해명하라”면서 “문재인이 아니라 국민을 바라보고 정치를 하라”고 응수했다. 현재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내고 있는 당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안 후보의 ‘MB 아바타’ 발언을 놓고 “정치적으로 최악의 질문”이라면서 “이제 시청자의 기억에는 ‘MB아바타’, ‘갑철수’란 단어만 남게 된다”는 촌평을 페이스북에 남기기도 했다. 보고서는 또 당 중앙선대위의 정책과 공약을 평가하면서 “‘미래’라는 슬로건을 선점했지만, 후보의 정책과 공약에 잘 스며들었는지는 의문”이라면서 “안 후보의 자강론이 지지의 확장이 시급한 시점에서 별반 새로울 것이 없는 허무한 구호로 작용했다”고도 비판했다. 오히려 자강론이 당과 후보의 이념적 및 정책적 스탠스(입장)를 모호하게 하면서 호남과 영남 모두로부터 외면받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재만·안봉근 등 ‘박근혜·최순실의 사람들’ 오늘 첫 재판

    이재만·안봉근 등 ‘박근혜·최순실의 사람들’ 오늘 첫 재판

    지난해 12월 ‘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안봉근·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의 재판이 1일 열린다. 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은 정호성(구속기소) 전 비서관과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인물들이다.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박평수 판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 등 11명의 첫 공판을 연다. 현행 국회증언감정법은 정당한 이유없이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은 증인 등은 징역 3년 또는 1000만~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은 지난해 12월 7일과 22일 열린, 청와대·정부부처의 기밀 문건 등이 최순실씨에게 유출된 경위 등을 묻는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없이 출석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둘과 함께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 의혹 등을 다룬 청문회 당시 증인신문에 나오지 않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박재홍 전 한국마사회 승마팀 감독도 함께 재판을 받는다. 박 전 사장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최근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고 다시 별건으로 재판을 받게 됐다. 이성한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재단 설립과 운영 등에 관련해,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은 최순실씨의 인사 개입과 관련해 각각 국회로부터 증인 출석 요구를 받았지만 역시 출석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의 화장을 담당했던 미용사 정매주씨는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한 내용을 확인하려는 청문회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했다. 이 외에도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대표, 한일 전 서울경찰청 경위,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장도 함께 기소됐다. 당초 우 전 수석도 함께 기소됐지만, 법원은 우 전 수석이 이미 다른 혐의로 공판이 진행 중이어서 국회 청문회 불출석 혐의 부분을 함께 심리하게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박성진 “건국·정부수립 차이 처음 알았다”

    박성진 “건국·정부수립 차이 처음 알았다”

    靑 “국민이 받아줄지 지켜봐야” 野 “대통령 국정철학 배신한 꼴”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자진 사퇴는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지만 여권 내부에서조차 박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박 후보자는 1948년 정부수립을 ‘건국’으로 본다는 뉴라이트 역사관 등이 드러나면서 사퇴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黨선 朴후임 누가 유력하단 얘기 돌아 청와대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는 있지만, 일단 청문회까지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자는 쪽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 등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들여다보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본인 해명을 국민이 받아들여 줄지 좀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벌써부터 박 후보자의 후임자로 누가 유력하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결국 본인이나 청와대가 결단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또 다른 산자위 소속 여당 의원은 “해명으로 여론이 더 안 좋아질 것 같다”면서 “여태까지 패턴을 보면 해명을 듣고 자진 사퇴로 결론을 내리고 가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30명 넘게 후보를 찾았지만 주식 백지신탁 문제로 다들 고사해 결국 박성진 후보자를 지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해명을 했으니 (여론 추이를) 지켜보자”고 말했다. 야당은 공세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박근혜 시대에나 있을 법한 인사로, 대통령 스스로 국정철학을 배신하는 꼴”(이정미 정의당 대표), “박 후보자는 ‘적폐 백화점’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추천에도 실패하고 검증에도 무능한 청와대 인사추천팀과 검증팀을 즉각 경질하라”(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요구가 쏟아졌다. 박 후보자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사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어제(30일) 저녁 청와대 쪽에서 ‘소시민으로 살 때 흔적(역사관 논란, 창조과학 논란)은 결격사유가 되지 않는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해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지 않음을 드러냈다. 박 후보자는 뉴라이트 논란과 관련, “대한민국 건국과 정부수립의 개념이 다르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면서 “잘 몰랐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해 왔지만 헌법과 이번 정부의 국정철학에 대해 100% 공감하고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 내면에 의식을 만드는 데 크게 작용한 것은 박태준 포스텍 설립 이사장의 가르침과 기독교 신앙”이라면서 “그렇지만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전에 정치적, 이념적 성향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공공연구노조, 朴 지명철회 촉구 성명 칼럼에서 문제 됐던 뉴라이트 사관, 과도한 노동운동, 지나친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서는 “단순히 여러 사람의 인터뷰를 모은 정도의 수준이고 깊은 지식을 갖고 논증을 하고 글을 쓴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런 부분은 내가 잘 모르는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과학기술인들이 중심이 된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은 박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공공연구노조는 창조과학을 믿는 것은 단순한 개인적 종교적 신념이나 신앙의 문제가 아닌 정책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연구노조는 “박 후보자의 장관 임명은 국민 대다수의 정서와 맞지 않고 대통령 국정철학을 스스로 배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검찰, 박근혜 재판 증인 무더기 철회 “시간 끌기 방지”

    검찰, 박근혜 재판 증인 무더기 철회 “시간 끌기 방지”

    검찰이 31일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서 95명에 달하는 증인 신청 계획을 무더기로 철회했다고 연합뉴스가 같은 날 보도했다.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미 다른 국정농단 관련 사건 재판에서 증인신문 등 충분한 심리가 이뤄진 95명에 대해 절차의 중복을 피하고 향후 신속하고 효율적인 심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당 증인들에 대한 검찰 작성 진술조서의 증거 신청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대신 해당 증인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다른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증언한 증인신문 조서를 박 전 대통령 재판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 김세윤)에 제출할 계획이다. 검찰이 재판 증인을 대거 철회한 이유는 이 부회장이 지난 25일 뇌물수수 등 5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받음에 따라 결정적인 승기를 잡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법조계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박 전 대통령 역시 뇌물수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받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을 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과감하게 증인 신청을 철회한 것은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해 (피고인 측이) 시간 끌기를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존 재판 선고로 명백하게 사실로 확인됐거나 다른 재판의 조서로 대체 가능한 인물을 중심으로 증인 신청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검찰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등 핵심 증인은 그대로 유지했다.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 기존 검찰 조서를 바탕으로 재신문해 범죄 혐의 입증에 활용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해?…하수구 저널리즘과 알 권리의 경계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해?…하수구 저널리즘과 알 권리의 경계

    1997년 8월 31일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다이애나 스펜서 전 영국 왕세자비. 이미 찰스 왕세자와 이혼한 뒤였지만 그녀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높았고, 그녀는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도 파파라치의 카메라를 피해 다녀야만 했다. ● 다이애나 사망 20주기, 공인의 사생활 보도 논란에 불 지핀 언론 지난 31일로 다이애나 사망 20주기를 맞았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편히 쉴 수 없다. 언론이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헤집고 들춰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6일 영국 준공영방송 채널4가 방송한 ‘다이애나 다큐멘터리’는 공인의 사생활 보호와 언론의 국민 알 권리 보장 논란에 불을 지폈다.해당 다큐멘터리는 다이애나가 생전 연설 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찍은 영상으로 구성됐다. 여기에는 찰스 왕세자와의 불화, 왕실 경호원과의 불륜, 그리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의 갈등 등이 솔직하게 담겨있다. 다이애나 측근들은 사생활 침해라며 방영 취소를 요구했다. 유족이 받을 상처도 염려했다. 그러나 채널4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는 명분으로 예정된 날짜에 방송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보다 10년이나 앞선 2007년 다이애나의 사생활이 담긴 영상을 입수하고도 공개하지 않았다. 채널4의 판단과 달리 아무리 공인이더라도 그저 사생활에 대한 것이라면 ‘공적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인의 사생활과 알 권리라는 두 가치의 충돌은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논란의 대상이 됐다. 공인의 사전적 의미는 ‘공직에 있는 사람’을 뜻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중에게 이름이 알려진 사람’ 정도로 통용된다. 그래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이 음주운전을 하거나 폭력 시비에 휘말리면 ‘공인으로서’ 잘못을 사죄한다. ‘알 권리’는 법에 명시된 개념은 아니지만 통상 국민이 정치·사회·경제 등 공적인 영역에 대한 정보에 접근하거나 이를 요구할 권리 등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 제21조에 근거해 알 권리를 국민이 요구하고 국가가 지켜야 할 헌법적 가치로 두고 있다. 우리 사회는 공인의 정의 자체도 광범위하면서도, 공인의 사생활은 그저 알 권리 보장이라는 논리에 짓눌리며 발가벗겨졌다. 최근의 사례로는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의 배우 송선미 남편 장례식장 몰래카메라 방송이 대표적이다. 송씨는 피살된 남편의 장례식과 관련해 언론에 보도 자제를 요청했고, 대부분의 매체가 요청을 받아들였지만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은 장례식장에 몰래 출입해 영상까지 담아 방송했다.방송 직후 MBC와 제작진은 여론의 거센 뭇매를 맞고서야 유족에게 사과하고 논란이 된 장면을 삭제했다. 이는 단순히 과잉취재·보도 논란을 넘어 우리 사회가 바라보는 공인에 대한 관점이 점차 사전적 의미와 가깝게 좁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과거에 비해 언론 보도에 비판적인 수용자가 늘어나면서 사생활 보호에 대한 대중의 요구 또한 커졌음을 시사한다. ● 프랑스 “사생활이 공직과 무슨 상관?” 공인의 사생활 보도 논란과 관련해 주목 받는 국가로는 프랑스가 꼽힌다. 대체적으로 개인 생활과 공직자로서의 능력은 분리해서 본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은 1981년과 1988년 두 차례 당선될 정도로 프랑스인들의 신망을 얻었다. 1984년 주간지 파리 마치는 그에게 혼외 딸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러자 다른 언론사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르몽드는 “그래서 어떻다는 말이냐”라고 반문했다. 르 피가로도 ‘하수구 저널리즘’이라면서 사생활 보도를 비판했다. 올해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은 39세다. 그의 부인 브리지트 트로뉴는 현재 64세로 마크롱과는 25살 차이가 난다.마크롱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스승과 제자 사이로 만났다. 트로뉴는 당시 기혼 상태였다. 아이가 셋이었고, 그중 맏이는 마크롱과 같은 학년이었다. 한국사회에선 부도덕하게 보일 수 있는 관계가 프랑스에선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 채동욱의 혼외자, 그리고 여성 대통령의 사생활 한국에서는 공인의 사생활 보호와 알 권리 충돌에 있어 이중 잣대가 적용되는 등 아직 확립된 문화는 없다. 정치권 혹은 언론의 이중 잣대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논란과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논란에서 두드러졌다. 조선일보는 2013년 9월 6일 1면 기사를 통해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에게 혼외 아들이 있다고 보도했다.채 총장이 고위공직자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인사청문회에서 이를 밝히지 않았으며 혼외 관계의 여성과 아들이 사는 집의 전세자금을 마련해줬다면 재산 허위 신고에 해당한다고도 지적했다. 이는 검찰총장 업무와 직접적 연관성은 떨어지지만, 여론의 비난이 빗발쳤다. 초등학생 아들이 다니는 학교 생활기록부까지 까발려졌다. 당시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되는 과정에 국가정보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었고, 정치권의 갖은 외압을 채 총장이 직접 막으며 수사팀을 이끌었지만 황교안 법무부 장관까지 나서서 채 총장 감사를 지시하면서 결국 자리에서 쫓기듯 물러났다.이후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을 통해 ‘채동욱 혼외자’ 보도 과정에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채 전 총장은 이미 부도덕했던 공직자로 낙인찍힌 뒤였다. ‘대통령 혼외 딸’ 보도 이후 프랑스의 상황과는 대조되는 대목이다. ●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 사생활 있다”는 궤변 채 전 검찰총장 혼외자 보도에는 깊이 개입했던 박근혜 정부는 국민적 관심이 박근혜 당시 대통령으로 향하자 정반대의 입장을 취했다. 대한민국 권력 서열 1위인 대통령의 평일 집무시간 행적에 대한 언론과 국민의 물음에는 철저하게 입을 닫았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31분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 완전히 침몰했지만 박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은 시간은 오후 5시 15분이었다. 그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세월호 승객 구조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지시를 내렸는지는 지금까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후 박 대통령 탄핵심판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사는 ‘대통령의 7시간’ 등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는 것도 고려해 달라”고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국민 생명권을 보호할 책무가 있다. 이는 헌법재판소의 “직책을 성실하게 수행할 의무는 탄핵 심판의 판단 대상이 아니다”라는 판단에 따라 탄핵에 직접 인용되지는 않았지만, 탄핵 사유로 거론될 만큼 중대한 일이었다. ● 공론화를 통한 조정이 필요한 시점 공인의 사생활 보호와 알 권리 보장에 대한 자의적 선택에 대해 공론화를 통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전공 교수는 “한국은 지금까지 국민의 알 권리가 절대적 명제처럼 보장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알 권리를 내세워 선정적이고 비도덕적 보도를 일삼는 황색 저널리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론화를 통한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공직자의 경우 보도 내용이 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에 조금이라도 효용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사생활이라도 보도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신문협회의 ‘신문윤리강령 및 실천 요강’에는 “공익을 위해 부득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개인의 사생활을 보도·평론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되어있다. 또한 “공인의 사생활을 보도·평론하는 때에는 절제를 잃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도 존재하지만 사실상 사문화 된 게 우리 언론의 현실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대한애국당 조원진, 창당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문재인씨”

    대한애국당 조원진, 창당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문재인씨”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이 모인 대한애국당은 30일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당원 3000명이 모인 가운데 창당대회를 열었다.대한애국당 공동대표로 선출된 조원진 대표는 “문재인 정부 들어 100일 만에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 헌법재판소장, 대법원장, 검찰총장 등에 죄다 왼쪽 눈만 뜬 사람이 앉았다. 좌파 정권으로부터 정의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있는데 주사파 청와대는 거짓말만 하고 있다. 대한민국에 포탄 한 발이라도 떨어지면 문재인씨 책임”이라며 문 대통령을 ‘문재인씨’로 지칭했다. 이들은 오후 5시부터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무죄 석방’, ‘사기 탄핵’, ‘탄핵 무효’ 등을 외치며 장충체육관부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동대문(흥인지문)을 거쳐 종로5가까지 약 2.4㎞를 행진했다. 동대문 일대부터 종로5가까지 진행방향 4개 차로 전 차로를 이용해 행진한 데다,대열이 1㎞에 이를 정도로 길게 늘어진 탓에 퇴근 시간인 오후 6∼7시께 인근에 심각한 교통 혼잡이 발생했다. 퇴근 차량 수십 대가 한 번에 경적을 울리면서 정체에 불만을 표시하자 행진 참가자들은 차량에 고함을 치거나 태극기를 휘두르며 위협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국정원 댓글 유죄, 당시 靑 개입 여부 규명해야

    제18대 대선에 국가정보원 직원들을 동원해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 파기환송심 선고에서 국정원법과 선거법 모두를 유죄로 인정했다. 어제 법원이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 원 전 국정원장에 대해 “특정 정당과 정당인을 지지하는 글은 정치 관여 행위로 볼 수 있다”며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한 것이다. 대법원이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낸 지 2년 만의 결론이다. ‘국정원 댓글’ 파문은 주지하다시피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12년 심리전단 직원들이 문재인 당시 후보를 비방하고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인터넷 사이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하면서 불거진 사건이다. 2014년 9월 1심 재판부는 국정원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판단했다가 2심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가 추가로 인정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5년 7월 사실관계 추가 확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한 이후 지난 2년간 25차례 공판을 거듭하며 국민적 관심을 모았다. 재판부의 판결대로 공무원의 정치 중립을 정면 위반해 정치 관여를 하고 나아가 특정 후보자의 선거운동이란 지적이다. 1심 집행유예 판결과 관련해선 당시 김동진 부장판사가 법원 내부 통신망에 ‘지록위마’(指鹿爲馬)라고 공개 비판했다가 정직 2개월을 당했다. 법과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법원 내부의 목소리조차 침묵을 강요받던 암울한 시대였다. 재판부가 어제 원 전 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함에 따라 검찰 수사는 새로운 차원에서 시작돼야 한다. 정권 유지와 재창출에 정보기관이 동원되고 국기 문란 행위에 국민 세금이 사용된 것은 국가의 통치 시스템을 허무는 중대 사건이다. 많은 국민들은 원 전 국정원장 단독으로 이런 엄청난 일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암묵적 지시 등 직간접으로 연루됐을 개연성이 높다. 실제 당시 청와대가 개입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011년 국정원이 작성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장악’ 문건도 청와대 지시로 만들어진 사실이 확인됐다. 총선·대선에서 여당 후보 지원 방안을 마련해 청와대에 보고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4년간의 재판 기간에 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진 수사 외압도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 경찰과 검찰, 법무부의 고위층이 수사를 노골적으로 방해한 정황이 많다. 당시 윤석열 검찰 수사팀장은 좌천됐고, 채동욱 검찰총장은 혼외자 논란으로 옷을 벗었다. 청와대를 비롯한 정권 차원의 조직적인 개입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국정원의 정치공작 행태를 뿌리 뽑으려면 국정원뿐 아니라 당시 최고 권력들이 어떻게 개입했는지를 밝혀야 한다. 국가 정보기관의 헌법 유린 행위는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하게 규명해 처벌해야 한다.
  • [손성진 칼럼] 조선의 ‘대간’ 정치와 소통

    [손성진 칼럼] 조선의 ‘대간’ 정치와 소통

    박근혜 정권의 실패 원인 중 하나는 간언(諫言)을 멀리한 것이다. 대신에 환관과도 같은 ‘문고리 3인방’의 입만 바라봤으니 도통 민심을 알 수 없었다. 최순실의 농간에 놀아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언로를 막아 놓은 탓이 컸다. 최순실이 몰래 들락날락하며 대통령과 부정한 행위를 해도 감히 진언을 할 비서, 관료가 없었다. 이런 맥락의 칼럼을 작년 11월 3일자에 쓴 적이 있는데 그 후에도 박 전 대통령에게 고언을 아뢴 청와대 인사는 없어 보였고 결과는 정권의 몰락이었다. 조선왕조실록에 ‘간언’이란 말이 날수로 따져 1456일에 걸쳐 등장하는데 그 10분의1인 141회가 연산군일기에 나온다. 그만큼 간언이 활발했다는 뜻이기도 하고 연산군이 간관(諫官)들의 간언을 받아들이지 않아 임금의 그런 행동을 탓하는 간언을 재차 삼차 올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후사를 두려워하지 않고 폭군의 실정을 바로잡으려 극력으로 간언을 하다 귀양을 가거나 참형을 당한 간관들이 연산군대에 허다했다. 그럼에도 목숨을 건 간관의 입을 막지 못하자 연산군은 마침내 재위 말기인 12년 4월 사간원과 홍문관을 없애 버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과는 분명히 다르다. 야당으로부터 ‘쇼통’이라는 비아냥 섞인 비판을 들어도 국민, 언론과의 소통을 어떤 대통령보다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광화문 1번가’도 민성(民聲)을 직접 들어 보려는 소통 창구로서 목표로 했던 것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동인 위민관으로 옮겨 비서진들과 가까이 있으면서 거리낌 없는 진언과 간언을 듣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탁현민 선임행정관의 경우를 볼 때는 문 대통령이 언론과 관료의 제언과 고언에 귀를 열고나 있는지 의심스럽게 한다. 언론은 그렇다 쳐도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의 고군분투는 안쓰럽게까지 느껴진다. 탁 선임행정관의 능력을 떠나 언행의 문제점을 잘 알기에 정 장관은 수차 청와대에 간언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무력감마저 느끼고 있다고 한다. 정 장관은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젊은 비서실장의 점잖은 질타를 받은 뒤라 더 말을 꺼내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 ‘탈원전’에 찬성하는 쪽도 많지만 반대하는 사람도 그만큼 된다. 언론을 포함해 찬성파와 반대파가 각자 자기 논리를 전개하기에 바쁘다. 그러나 요즘 탈원전에 반대하는 학자나 전문가들은 무엇이 두려워서인지 공개적인 석상에서 소신 밝히기를 꺼린다고 한다. 뭔가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막연한 걱정 때문이거나 아니면 정부 기관의 압력이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탈원전을 놓고 공론화 과정이 진행 중이지만 반대파의 입을 막으면 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공론화는 신뢰를 얻기 어렵다. 쓴소리를 듣기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중차대한 국사(國事)일수록 반대파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나중에 무탈하다. 설령, 비난을 위한 비난을 하는 야당의 주장일지라도 귀담아듣고 혹시 바른 소리가 있다면 받아들이는 게 큰 정치다. 한 눈만 뜨고 한쪽 귀만 열어서야 바른길을 똑바로 나아가지 못한다. 공영방송이 파행에 이른 것도 그런 까닭이다. 제작 거부 사태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다음 경영진도 정권과 밀착해 언론으로서 간언과 쓴소리를 하지 못한다면 이후의 정권에서 똑같은 과정을 겪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노조를 비롯한 여러 이익 집단들이 연일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해 길 위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물론 그들의 원(願)도 합당하다면 풀어 줌이 마땅하다. 그러나 언로를 열어 준다는 것은 ‘해 달라는 것’을 듣는 것만이 아니다. ‘하지 말라는 것’도 들을 줄 알아야 성공하는 정치다. 조선이 왕의 1인 지배로 600년을 존속할 수 있었던 것은 ‘대간(臺諫·간언을 맡아 보던 관리) 정치’의 덕이다. 다행히도 문 대통령은 간언을 받아들일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다. 비서, 관료들이 할 일만 남았다.
  • 윤석열 ‘화려한 복귀’… 채동욱은 변호사로 새 출발

    윤석열 ‘화려한 복귀’… 채동욱은 변호사로 새 출발

    2012년 12월 11일 당시 민주당 의원들이 댓글 작업을 벌이던 국가정보원 직원 김모씨의 서울 강남 오피스텔을 찾아가면서 시작된 ‘국정원 댓글 사건’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뿐 아니라 검찰 수사팀의 운명도 뒤바꿨다. 1·2심 재판과 대법원 판결, 30일 파기환송심까지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검찰을 휘감은 유례없는 긴장과 내부 갈등, 사회적 파장이 요동쳤다.●윤석열, 文정부 중앙지검장으로 부활 가장 극적인 운명을 보인 이들은 역시 채동욱(오른쪽) 전 검찰총장과 윤석열(왼쪽) 서울중앙지검장이다. 두 사람은 2013년 4월 18일 경찰이 정치 개입 혐의를 적용해 국정원 직원을 검찰에 송치한 뒤 각각 검찰총장과 특별수사팀장으로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법무부의 난색에도 불구하고 그해 6월 14일 원 전 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적용해 불구속 기소한 것도 두 사람의 뚝심이 통한 결과라는 게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그만큼 국정원장의 선거 개입 의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당선시킨 18대 대선의 정당성을 흔들어 놓을 만큼 중대한 사안이었다. 1심 재판이 한창이던 9월 6일 느닷없이 채 전 총장의 혼외자 문제가 불거졌고, 의혹 제기 24일 만에 채 전 총장은 옷을 벗었다. 이어 윤 지검장도 그해 10월 국정원 직원을 압수수색하는 문제로 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빚다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고 대구고검으로 좌천되는 수모를 겪었다. 10월 21일 국정감사 자리에서 윤 지검장이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수사 축소를 지시했다”며 이어 간 폭로는 검찰에서 찾아볼 수 없던 ‘항명’이었다. 3년 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재등장한 윤 지검장은 새 정부가 임명한 첫 서울중앙지검장이 되면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전임자보다 5기수가 낮은 파격 인사였다. 채 전 총장도 지난 29일 변호사 사무실을 내고 새 출발을 시작했다. 윤 지검장과 갈등을 빚은 조 전 지검장은 국정감사 직후 사직했고, 현재 대형 로펌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채동욱 “국정원 개혁 전기 삼아야” 당시 수사팀에 속했다가 함께 좌천된 박형철 전 부장검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 자리에 올랐다. 이번에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공공형사수사부 부장에 오른 진재선, 김성훈 검사도 수사팀에서 활약했다. 채 전 총장은 이날 원 전 원장의 징역 4년 실형 선고에 대해 “사필귀정”이라며 “국정원 개혁의 전기로 삼아 국민을 위한 국정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이 국정원 댓글 수사 축소 및 은폐 혐의로 기소한 김용판 전 경찰청장은 2015년 1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돼 의혹을 벗었다. 반면 경찰 지휘부의 수사 개입을 폭로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지난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대선 개입’ 원세훈 징역 4년…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필귀정”

    ‘대선 개입’ 원세훈 징역 4년…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필귀정”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30일 파기환송심에서 국정원법 위반 혐의 외에 관심을 끌었던 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유죄가 인정돼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검찰총장 재임 시절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을 지휘한 채동욱(58·사법연수원 14기) 전 총장은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채 전 총장은 원 전 원장에 대한 법원의 실형 선고에 대해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이라면서 “국정원 개혁의 전기로 삼아 명실상부한 국민을 위한 국정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고 연합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채 전 총장은 “이번 사건은 정보기관이 나서서 조직적으로 정치와 선거에 관여한, 법치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제대로 된 국정원 개혁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원 전 원장에게 실형을 선고한 재판부도 “국가기관이 이처럼 장기간 조직적으로 정치, 선거에 관여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 “국정원의 이런 활동은 여론 왜곡 위험성을 높이고, 국가기관의 정치 중립과 선거 불개입을 신뢰한 국민에게 충격을 안기는 정당하지 못한 처사”라고 질타했다. 채 전 총장은 박근혜 정부 초기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지휘하다 원 전 원장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말라는 윗선과 마찰을 빚은 뒤 조선일보 보도에서 촉발된 ‘혼외자 의혹’ 논란으로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지난달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 결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 관련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법무부에 계획을 보고하자 공직선거법 위반 적용은 곤란하고 구속도 곤란하다는 등 다각적인 말들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면서 수사에 압박을 준 윗선이 “청와대와 법무부”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해 11월 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해 “법대로 하다가 (검찰총장 직에서)잘렸다”면서 “자기(박근혜 대통령)만 빼고 법대로였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채 전 총장은 전날 법무법인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부활한 윤석열·옷 벗은 채동욱 ‘엇갈린 운명’

    부활한 윤석열·옷 벗은 채동욱 ‘엇갈린 운명’

    2012년 12월 11일 당시 야당 의원들이 댓글 작업을 벌이던 국가정보원 직원의 강남 오피스텔을 찾아가면서 시작된 ‘국정원 댓글 사건’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뿐 아니라 검찰 수사팀의 운명도 뒤바꿔 놓았다. 1·2심 재판과 대법원 판결, 또 30일 파기환송심까지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검찰을 휘감은 유례없는 긴장이 내부 갈등으로 번진 결과다.가장 극적인 운명을 보여 준 사람은 역시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다. 두 사람은 2013년 4월 18일 경찰이 정치 개입 혐의를 적용해 국정원 직원을 검찰에 송치한 뒤 각각 검찰총장과 특별수사팀장으로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법무부의 난색에도 불구하고 그해 6월 14일 원 전 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적용해 불구속 기소한 것도 두 사람의 뚝심이 통한 결과라는 게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그만큼 국정원장의 선거 개입 의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당선시킨 18대 대선의 정당성을 흔들어 놓을 만큼 중대한 사안이었다. 1심 재판이 한창이던 9월 6일 느닷없이 채 전 총장의 혼외자 문제가 불거졌고, 의혹 제기 24일 만에 채 전 총장은 옷을 벗었다. 이어 윤 지검장도 그해 10월 국정원 직원을 압수수색하는 문제로 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빚다 정직 1개월 징계를 받고 대구고검으로 좌천되는 수모를 겪었다. 10월 21일 국정감사 자리에서 윤 지검장이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수사 축소를 지시했다”며 이어 간 폭로는 검찰에서 찾아볼 수 없던 ‘항명’이었다. 3년 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재등장한 윤 지검장은 새 정부가 임명한 첫 서울중앙지검장이 되면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전임자보다 5기수가 낮은 파격 인사였다. 채 전 총장도 지난 29일 변호사 사무실을 내고 새 출발을 시작했다. 윤 지검장과 갈등을 빚은 조 전 지검장은 국정감사 직후 사직했고, 현재 대형 로펌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밖에 당시 수사팀에 속했다가 함께 좌천된 박형철 전 부장검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 자리에 올랐다. 이번에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공공형사수사부 부장에 오른 진재선, 김성훈 검사도 수사팀에서 활약했다. 한편 검찰이 국정원 댓글 수사 축소 및 은폐 혐의로 기소한 김용판 전 경찰청장은 2015년 1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돼 의혹을 벗었다. 그러나 지난해 총선에서 당내 경선에서 탈락해 국회 입성의 꿈은 실현하지 못했다. 반면 경찰 지휘부의 수사 개입을 폭로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지난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이재용 뇌물 유죄 판결문’ 朴재판 증거로 쓴다

    특검·檢 요청… 朴측도 찬성 문형표 “윗선의 지시 없었다” 삼성 합병 靑 개입 의혹 부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선고 이후 처음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삼성 합병과 관련한 ‘윗선의 지시’는 없었다며 청와대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29일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60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문 전 장관은 “청와대의 어떤 관계자로부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찬성 지시를 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없었다”고 답했다. 또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합병 관련 지시를 개별적으로 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물음에도 “없었다”고 밝혔다. 문 전 장관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금은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015년 6월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돕기 위해 당시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과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을 통해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라고 지시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문 전 장관은 “국무회의에서도 대통령이 삼성물산 합병을 언급한 적이 있느냐”, “박 전 대통령에게 합병 찬성 건을 보고한 사실이 있느냐”는 등의 질문에 일관되게 부인했고, “안 전 수석과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통화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법정에서 공개된 문 전 장관의 항소이유서에는 ‘문 전 장관을 제외한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안 전 수석과 김진수 전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이 한 축으로, 최 전 수석과 이태한 전 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이 또 다른 축이 돼 합병 찬성 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이 담겼지만 문 전 장관은 “변호인이 상의 없이 작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검찰과 특검팀의 요청과 변호인 측 동의를 받아 이 부회장의 1심 판결문을 증거로 채택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측은 판결문을 증거로 활용하는 데는 이견을 보이지 않았지만,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판결문 내용을 적극적으로 반박하며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 등 삼성 측 피고인들에 대한 1심 판결에 대해선 전날 변호인에 이어 특검도 이날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사유로 항소서를 제출했다. 특검은 “이 사건은 국정농단 범행 중 핵심적인 범죄이고 범행 과정에서 피고인들의 역할과 횡령 피해금이 변제되지 않은 점, 피고인들이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은 점 등을 비춰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박근혜 정부, 국정교과서 추진 과정 매달 보고받았다

    박근혜 정부, 국정교과서 추진 과정 매달 보고받았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교육부 산하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이 국정역사교과서 개발 진행상황을 거의 매달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29일 교육부에 자료요청을 한 결과 이같은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교육부 답변에 따르면 박성민 전 추진단 부단장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에 지난해 1월 22일, 2월 26일, 3월 9일 등 거의 한 달에 한 차례씩 총 11번에 걸쳐 개발 진행 상황을 보고했다. 이와 함께 편찬기준의 사본, 현장검토본, 최종본도 청와대에 전달한 바 있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교육부는 “현장검토본은 추진단 소속 연구사가 청와대에 60세트를 전달했고, 최종본은 올해 1월 31일 15세트를 출판사로부터 청와대로 택배로 송부했다”고 설명했다. ‘국정교과서 관련 예비비 사용에 대해 법적 검토를 받은 일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별도의 법적 검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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